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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원희 이혼 고백 “이혼 2년 후...마음의 문 아예 닫아져”

    임원희 이혼 고백 “이혼 2년 후...마음의 문 아예 닫아져”

    ‘미운 우리 새끼’ 배우 임원희가 이혼 이후 외로움을 털어놨다. 2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임원희의 취중진담이 그려졌다. 이날 임원희는 동료 김민교를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김민교가 “최근 연애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냐”고 묻자, 임원희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혼 후 1~2년 동안은 노력하다가 2년 넘어가니 마음의 문이 아예 닫아졌다. (연애는) 아예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착각일 수도 있는데 썸을 타다가도 그냥 두면 되는데 ‘너 내가 몇 살인줄 아냐’며 꼭 내가 초를 친다”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서장훈은 “여러가지로 공감한다. 동병상련의 마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서장훈은 “자신이 없어서 그런다. 우리나라에서 내가 처한 조건이 크게 자신이 없으니 자꾸 물어보게 되는 것”이라며 “상대가 ‘무슨 상관인데?’라고 말해주길 바라는 심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임원희는 이날 “가끔 엄마 집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집으로 넘어올 때가 있다. 수많은 연인들과 마주치는데. ‘수많은 연인 중에 왜 내 연인은 없을까’ 한다. 어머니도 그걸 알고 ‘네가 힘들겠구나’ 하시더라”라고 말하며 외로움을 털어놨다. 사진=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유도 황당한 ‘판정 농단’

    日 “바뀐 규정 고지… 한국이 착각” 주장 ‘한판승=지도승.’ 한국 유도팀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유도에서 황당한 판정에 눈물을 흘렸다.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도 혼성 단체전 8강전에서 한국은 일본과 3:3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포인트에서 밀려 21-30으로 패한 뒤 패자부활전으로 떨어졌다. 이날 경기는 치열하게 전개됐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지도패, 두 번째 경기에서 한판승, 세 번째 경기 한판패, 네 번째 경기 절반승, 다섯 번째 경기 지도승, 여섯 번째 경기 지도패를 했다. 국제 유도 규정집에는 무승부 시 점수 계산에서 한판승을 10점, 절반은 1점, 지도승은 0점으로 계산한다고 나와 있다. 규정대로라면 11-10 한국의 승리가 돼야 한다. 경기 중 스코어보드에도 기존 규정대로 스코어가 계산돼 표기됐다. 그러나 심판은 곧바로 판정을 내리지 않고 한참을 논의하더니 일본의 손을 들어주었다. 심판위원회에서 지도승을 한판승으로 해석해 스코어를 재계산한 것이다. 한국 대표팀은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코치진과 선수들은 한동안 매트에서 항의하다 퇴장하라는 주최 측의 명령을 받고 자리를 떠야 했다. 금호연 감독은 “갑자기 지도(반칙)승을 10점으로 매긴다고 하더라. 우리는 경기 전 이런 내용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분개했다. 그러나 일본 측은 “바뀐 규정이 사전에 고지됐으며 전날 조추첨 때 재확인했다”며 “한국이 착각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억울한 판정 논란에도 한국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열린세상] 어느 정도 버거워야 결과가 좋은 삶과 공부의 역설/박주용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열린세상] 어느 정도 버거워야 결과가 좋은 삶과 공부의 역설/박주용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요건이 있다. 좋은 생활 습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고 적절하게 표현하기,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 등이다. 이들은 저절로 만들어지고 유지되지 않는다. 이들의 가치를 깨닫고 노력을 기울여야 만들어지고 유지되고 발전한다. 한 가지 요소를 더 추가하자면 공부다. 우리 사회를 옥죄는 대입과 취업 혹은 그 밖의 줄 세우기를 위한 경쟁적 공부가 아니라 즐거움, 호기심, 그리고 성장을 위한 공부다. 공부를 통해 얻은 지식과 이를 기반으로 한 우리의 생각은 삶의 지평을 넓히고 깊이를 더해 준다.그런데 한국 사회에서의 삶은 풍요로움과 멀어지고 있다. 왜일까? 한 이유는 빈부 차이가 커지면서 절대 다수의 사람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이들 요소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어서다.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그만큼 삶을 주도적으로 영위하기 어렵다. 경제적 어려움이 크지 않은 사람들 가운데도 적지 않은 사람들은 위에서 언급한 요소들을 발전시키려고 충분히 애쓰지 않는다. 그 대신 즉각적이고 감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오락이나 편안함의 유혹에 지배돼 살아간다. 적절한 휴식과 오락은 에너지를 재충전하게 해 주지만 지나치면 이에 중독되거나 아니면 공허함에 빠지기 쉽다. 답답한 삶을 변화시키려고 모종의 시도를 해 보기도 하지만, 대개 꾸준히 지속하지 못하고 다시 평소 상태로 되돌아간다. 삶의 역설은 편안하고 즐거운 삶에서는 공허함을 느끼기 쉽고, 수많은 역경 속에서 목표를 추구하고 의미를 만들어 갈 때 진가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공부도 이 도식에 들어맞는다. 쉽게 배운 내용은 쉽게 사라지고, 어렵게 공부하면 잘 기억하고 더 잘 활용하게 된다. 이를 보여 주는 실증적 증거는 ‘시험효과’다. 일군의 학생들로 하여금 강의를 듣게 한 다음 3일 후에 그중 반은 강의 내용을 복습하게 하고 나머지 반은 강의 내용에 대해 시험을 보게 했다. 1주일 후에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문제로 최종 시험을 보면 중간에 시험을 본 학생들이 복습을 한 학생들에 비해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 그런데 정작 학생들은 시험이 이렇게 효과적인지를 모른다. 중간에 복습이나 시험을 보게 한 직후에 최종 시험 결과를 예측하게 하면 복습을 한 학생들은 실제 점수보다 더 높게 예측하고 시험을 본 학생들은 반대로 더 낮게 예측한다. 학생들의 점수 예측이 실패하는 이유는 예측의 근거가 착각을 일으키는 느낌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복습을 하는 동안에는 이전에 배웠던 내용을 다시 보기 때문에 쉽게 느껴지는 데 반해 시험을 볼 때는 기억해 내려고 애쓰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진다. 따라서 공부를 잘하려면 느낌에 따르는 대신 시험을 보는 것과 같이 더 효과적으로 입증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중간 시험을 보면 왜 최종 시험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을까. 이를 알아보려고 중간에 시험을 보거나 복습을 하게 한 다음 그 활동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0에서 100까지의 평가하는 실험이 수행됐다. 그 결과 복습을 할 때보다 시험을 볼 때 더 힘들어했는데, 힘들어하는 정도만큼 최종 시험 점수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힘들어하는 정도를 최종 시험 점수에서 빼고 나면 시험을 볼 때와 복습을 할 때 간의 차이가 사라진다. 이 결과는 시험 효과가 단지 중간에 시험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시험을 보는 동안 들인 노력 때문에 초래된 현상임을 알려 준다. 요컨대 애를 쓴 만큼 실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시험효과는 기하학에는 왕도가 없다는 유클리드의 통찰을 심리학 실험으로 확인해 준 셈이다. 머리를 쓰지 않으면서 머리가 좋아질 수 없다. 따라서 잘 가르치는 사람은 강의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적절하게 어려운 수준의 과제를 제시해 학생들이 생각하도록 수업을 진행하고, 머리를 써서 답할 문항으로 평가하는 사람이다. 단지 변별력을 높이려고 이리저리 꼬아서 복잡하게 만든 문제가 아니라 몇 시간 혹은 며칠 동안이라도 생각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로 학생들로 하여금 지적 성장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깊게 고민하는 가운데 성장을 경험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 청출어람은 시간문제다.
  • ‘강남미인’ 차은우, 임수향에 직진 “너는 나 조금 안 좋아하냐?”

    ‘강남미인’ 차은우, 임수향에 직진 “너는 나 조금 안 좋아하냐?”

    ‘강남미인’ 임수향을 향한 차은우의 직진이 고백까지 단 1보만을 앞두고 있다. 짜릿한 직구 엔딩으로 안방극장을 설레게 한 이날 방송은 전국 4.2%, 수도권 4.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지난달 31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이하 ‘강남미인’)에서 도경석(차은우)을 좋아하지만, 그 마음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없는 강미래(임수향)의 짠한 속사정이 드러나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강남미인’이 ‘얼굴 천재’를 좋아한다는 것이 알려지면 비웃음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미래의 불안감에서 오랜 시간 그녀를 힘들게 했던 외모 트라우마를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 이와 달리 미래를 향한 경석의 직진은 한층 더 뜨거워졌다. 함께 일하는 알바생이 미래를 희롱하는 말을 듣고는 난투극까지 벌인 것. 이날 화학과에 알려진 태희(이예림)와 태영(류기산)의 비밀 연애에 대한 소문은 미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연애 소식이 퍼진 후 뚱뚱하다는 이유만으로 구설에 올라간 태희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봤기 때문. 자신이 경석이를 좋아한다면, 그게 알려진다면, ‘비웃지 않을 리가 없어. 더 하면 더했지’라는 불안감은 미래의 마음을 잠식해갔다. 또한, 갑작스레 입대한다는 정호(최성원)의 말에 눈물을 보이는 예나(백수민)를 두고도 입방아를 찧는 사람들의 모습 역시 미래로 하여금 ‘선남선녀는 끼리끼리 만나야 하는 것’이라는 씁쓸한 확신을 갖게 했다. 그래서 미래는 “너 도경석 좋아하잖아. 아니야?”라는 현정에게 “나는 말이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게 싫어”라고 말했다. 좋은 말로 오르내린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과 소문이 더 무서운 미래는 “성괴가 주제도 모르고 얼굴 천재 좋아한다느니 그런 수군거림 참을 자신은 더 없어. 난 그냥 조용히 살 거야”라고. 외모로 인한 오랜 트라우마의 상처가 엿보여 더 안타까운 고백이었다. 한편, 미래의 망설임을 알지 못하는 경석의 직진은 계속됐다. 아르바이트 중, 미래의 몸매를 운운하며 모욕적인 언사를 한 남자 알바생에게 주먹을 날리고 만 경석. 자신 때문에 일어난 난투극으로 경찰서까지 다녀오게 된 경석에게 미안한 듯 미래는 “앞으로 나 때문에 누구 때리고 그러지 마”라고 했지만, 경석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주먹질 밖에 없는 게 답답해서 그래. 니가 왜 그딴 것들에게 오르내려야 하는 건지”라며 분개했다. 그리고는 “나, 만약 너한테 이런 일 또 일어난다면 주먹질 아니어도 또 상관할래. 그건 괜찮지?”라고 물었다. 담담한 질문 속에 담긴 경석의 마음이 전해진 것일까. 결국 미래는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뒀던 질문을 꺼냈다. “너 자꾸 그렇게 얘기하면 내가 착각한다고”라더니, “나처럼 니가..”라며 끝맺지 못한 미래의 말 속에는 ‘좋아한다’는 고백이 담겨있었을 터. 미래는 곧바로 “아니다. 얼른 가”라며 몸을 돌렸지만, 경석은 곧바로 미래의 손목을 붙잡고 머뭇거리며 “너는 혹시 나 조금 안 좋아하냐?”라고 말하며 로맨스를 예고했다. 사진=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분장 아닙니다”…해골 되고싶어 성형수술한 청년의 사연

    “분장 아닙니다”…해골 되고싶어 성형수술한 청년의 사연

    해골을 사랑한 나머지 얼굴을 해골처럼 만든 콜롬비아 청년이 있어 화제다. 에릭 인카피에 라미레스(22)를 처음 본 사람들은 그를 공포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로 착각하기 일쑤다. 정상적인 사람의 얼굴이 아니기 때문이다. 라미레스는 여러 번 얼굴성형을 했다. 하지만 그의 성형은 약간 독특하다. 보다 예쁘게, 보기 좋게 수술을 하는 게 보통이지만 라미레스는 얼굴을 망치는 수술을 했다. 코는 끝을 잘라냈고, 양쪽 귀는 아예 없애버렸다. 혀는 뱀처럼 끝을 갈랐다. 이렇게 수술을 하고 보니 해골과 비슷한 얼굴이 됐다. 하지만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그의 욕심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해골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타투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얼굴 곳곳에 선을 긋고 눈 주변과 눈동자는 아예 검게 칠해버렸다. 인간 같지 않은 인간의 모습, 성형과 타투로 완성된 그의 얼굴은 이렇게 묘사된다. 라미레스가 이런 얼굴을 갖게 된 건 타고난 취향 때문이다. 그는 "지금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왠지 해골이 너무 좋았다. 해골 같은 얼굴을 갖고 싶어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변신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얼굴이 아니다 보니 일상생활에서도 불편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외모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을 만나면 그렇다. 그래도 라미레스는 당당하다. 라미레스는 "성형이라는 건 개인의 취향이자 결정"이라며 "가슴확대수술을 한 것과 전혀 다를 게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해골이 너무 좋아 해골 같은 얼굴을 갖기로 결심한 것뿐"이라며 "편견을 갖지 말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이한 외모 덕에 그는 이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선 스타가 됐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만1000명이 넘는다. 라미레스는 "외모는 타인과 다르지만 나는 정상적인 사람"이라며 "선입견을 갖지 않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라미레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금요칼럼] 저작권을 보호하라/황두진 건축가

    [금요칼럼] 저작권을 보호하라/황두진 건축가

    개업할 때 몇 가지 고민을 했다. 그중에는 부패, 잘못된 관행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굴복하고 타협할 것인가, 저항하고 투쟁할 것인가? 고민을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어서 그냥 우리 사회를 믿어 보기로 했다.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믿음은 어느 정도 보답을 받은 듯하다. ‘인사 좀 하라’는 정도의 이야기는 들어봤으나 그에 응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큰 불이익을 겪지도 않았다. 물론 일이 아주 어렵게 풀린 경우는 있었다. 아마도 그것이 불이익이었는지는 모르나 적어도 하려던 일을 끝내 못한 경우는 없었다. 운도 좋았겠지만, 우리 사회가 많은 발전을 한 결과인 것으로 믿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발전은커녕, 오히려 퇴보하는 것도 있다. 바로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저작권은 발주처에 귀속된다’는 문구가 아직도 비 온 후 잡초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뜻밖에도 민간 기업보다 오히려 공공기관의 갈 길이 더 멀다. 물론 이 문구는 엄연히 저작권법 위반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9년 5월 27일자 보도 자료를 통해 이 문구가 무효라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이 문구가 들어간 계약서에 쌍방이 날인해도 효력이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관행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실제로 이 문제에 대해 항의한 경험이 있다. 당시 좀 엉뚱한 답변을 들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홍보, 출판 등의 필요가 발생하는데 그때마다 매번 동의를 구할 수 없어서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저작권에 대한 이해가 완전히 잘못된 경우다. 그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문구를 별도로 삽입함으로써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또 다른 문제는 완성된 건물의 설계자를 밝히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답변도 놀라운 것이었다. 왜 공공기관이 민간 기업을 홍보해 주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홍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지식정보사회, 그리고 창의적인 사회의 근간은 지적재산권이다. 이 개념이 없다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고도의 문명사회는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사회의 핵심 가치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심지어 특허보다 저작권을 더 오랫동안 인정해주는 것은 창작의 가치를 그만큼 높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검사의 영장까지 동원하는 단속을 통해 국내외 소프트웨어 회사의 저작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것이다. 글이나 음원, 영상 등에 대해서도 높은 수준의 제도적 보호 장치와 이를 어기는 경우에 대한 심각한 처벌이 존재한다. 건축 저작권이 절대 그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런데 이를 선도해야 할 공공기관이 오히려 그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는 것이다.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누군가가 이 글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또 다른 글을 써 주기 바란다. 저작권법과 공정위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압도적 지위를 이용해 창작자의 저작권을 발주처에 귀속시킴으로써 얻는 대한민국의 이익이 무엇인지 밝혀 주기 바란다. 이 끈질긴 관행 뒤에는 명백하게 정립된 입장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존재하는 입장이라면 문장을 통해 밝혀져야 한다. 만약 공개할 수 없는 입장이라면 그것은 그 입장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잘못에 근거한 관행도 당연히 중지해야 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앞으로의 선거에서는 후보자들이 이 문제를 철저하게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모습을 보고 싶다.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많은 창작인들과 함께 유쾌한 저작권 보호 동영상을 찍는 최초의 대한민국 정치인은 누구일 것인가?
  • 임창제, 이수영 불화설 해명 “어니언스 해체의 진짜 이유는..”

    임창제, 이수영 불화설 해명 “어니언스 해체의 진짜 이유는..”

    가수 임창제가 어니언스 해체로 인해 불거진 이수영과의 불화설에 대해 입을 열었다. 30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1970년대 전 국민에게 포크송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그룹 어니언스 임창제 근황이 공개됐다. 임창제는 이수영과 함께 어니언스로 호흡한지 1년 반 만에 돌연 해체, 당시의 팬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이에 임창제는 “노래를 혼자서 하다 보니 섬뜩하다. ‘이때 누가 나와야 하는데 어디갔어? 아 어디갔지’ 그런 착각을 했다. 한 2년동안 허전함을 느끼더라”고 해체 후 심경을 전했다. 어니언스 해체 후 불거진 이수영과의 불화설에 대해서는 “인기가 폭발적으로 오르니 그런 표현을 한 것 같다”며 “첫째는 둘이 음악하면서 한 번도 언성 높인 적이 없다. 다툰 적이 없었다. 이수영의 개인사정에 의해 헤어진거지 다른 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임창제는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한 번도 얘기한 적 없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며 “어니언스는 그런 팀이었다”고 덧붙였다. 남성 듀오 어니언스는 1972년 TBC 신인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어 1973년 데뷔 앨범 중 ‘작은 새’를 히트시켰으며 연이어 ‘편지’, ‘저 별과 달을’ 등의 곡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유정훈의 간 맞추기] ‘수험 적합성’ 권하는 사회

    [유정훈의 간 맞추기] ‘수험 적합성’ 권하는 사회

    로스쿨 교수로 있는 친구를 만났는데, “수험 적합성이 떨어진다”는 강의평가를 받았다고 푸념한다. ‘수험 적합성’이라는 단어가 쉽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친구의 강의는 변호사 시험 준비에 거의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다.로스쿨과 변호사 시험의 문제만은 아니다. 한국의 교육은 수험 적합성이 지배한다. 한국 사회가 수험에 적합한 사람에게 유리하고 반대로 시험에 실패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가혹하기 때문이다. ‘고시 3관왕’ 같은 분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나도 수험 적합형 인간이다. 시험 잘 치는 재주로 좋은 법대에 들어갔다. 사법시험을 준비할 자원이 넘치는 학교였고,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가니 큰 어려움 없이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에서도 괜찮은 성적을 받았고, 대형 로펌에 들어갔다. 로펌은 연수원 성적만으로 사람을 뽑지는 않지만, 성적이 별로였다면 그 로펌에 채용될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 좋은 로펌에 취직하니, 변호사로서 실력을 쌓을 기회와 시간이 주어졌다. 상당수 신규 변호사들이 기초를 닦을 여유조차 없이 현장에 내던져져 소모품처럼 사용되는 것과는 달랐다. 변호사로서의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일이 넘쳤고, 성실하게 따라가면 지식과 경험을 전수받을 수 있는 훌륭한 선배들이 있었다. 지금 내가 조그맣게나마 로펌을 창업해서 운영하는 것도 그 덕분이다. 내가 변호사로 자리잡은 과정은 수험 적합형 인간이 어느 시험에서의 성공으로 확보한 유리한 입지와 자원을 다음 단계의 시험으로, 심지어 사회생활로 이어 나갈 수 있었던 사례다. 전형적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현실성이 없는 경우는 아니다. 오로지 개인의 능력으로 시험이라는 경쟁에서 이긴 것이 아니라는 점은 누구보다 스스로 잘 안다. 하지만 수험 적합성을 권하는 사회에서 수험 적합형 인간은 똑같이 노력해도 더 큰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 있는 사람이 더 받아 더욱 풍족하게 되는 이른바 ‘마태복음’ 효과일 것이다. 입시와 채용에서 부정이 잇따르고 ‘현대판 음서제’ 얘기까지 나오다 보니, 시험이 공정성을 확보하는 대안으로 보인다. 학력고사, 사법시험, 기수별 공채는 최소한 공정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시험제도가 늘 공정하지는 않다. 시험은 시험 잘 보는 사람에게 유리하다. 모두가 알다시피, 시험으로 사람의 됨됨이는 고사하고 능력조차 온전히 평가할 수 없다. 공부 잘하는 것과 시험 잘 보는 것부터 다른 문제다. 하지만 시험제도는 모든 결과를 개인의 성취로 착각하게 만든다. 열심히 노력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나는 누릴 자격이 있다고. 그렇지 않다. 특정한 능력이 있는 사람은 유리한 위치에서 계속 많은 것을 가질 수 있고, 그런 능력이 어쩌다 부족한 사람에게 실패의 낙인까지 얹는 사회는 옳지도 않고 효율적이지도 않다. 시험을 없앨 수는 없지만, 시험 그 너머에 있는 사람의 잠재력을 볼 수 있는 사회, 수험 적합성에 지배되지 않는 사회로 움직이기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 [공무원 대나무숲] “건국 이후 자료 싹 정리해 달라”… 의원보다 더한 보좌관 갑질

    일부 국회의원들이 보좌관의 급여를 되돌려 받아 쓰는 ‘갑질’로 물의를 빚었다. 의원 보좌관들은 언론 등을 통해 ‘을의 설움’을 토로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 같은 중앙부처 공무원들에게는 보좌관들의 갑질 또한 공포의 대상이다. “국회의원들의 위선을 바꾸자”는 보좌관들이지만 정작 이들은 제 눈의 들보를 보지 못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다. ●‘죽음의 계절’ 국감… 도 넘은 자료 요구 국정감사를 앞둔 이 시기는 공무원들에게 ‘죽음의 계절’이다. 예년 일정에 맞춰 의원실에서 일찌감치 자료 확보에 나서기 때문이다. 일부 담당자는 일이 몰려 사무실에 간이침대를 두고 자기도 하는 등 말 그대로 ‘비상’이 걸린다. 하지만 국감이 다가올수록 보좌관들의 갑질은 도를 넘을 때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등 피감기관에 대한 무리한 국감자료 요청이다. 자료 요구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일부 보좌관들이 의원에게 잘 보이려고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자료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10년치는 기본이고, 대한민국 건국 이후 모든 자료를 정리해 달라고 요청할 때도 종종 있다.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려면 1년 내내 자료만 수집해도 다 할 수 없을 정도다. 힘들게 자료를 만들어도 정작 국감장에서는 질문 한마디 하지 않고 넘어갈 때도 부지기수다. ●늦은 밤 전화해서…“내일 아침까지 달라”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밤늦게 전화해서 “내일 아침까지 자료를 보내라”는 주문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면 담당부서 공무원들은 퇴근했다가 다시 사무실로 나와 밤을 새워서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이들은 ‘워라밸’을 깨뜨리는 주범이다. 이렇듯 일부 보좌관들의 과도한 자료 요구는 분명 국가 행정력을 낭비하는 요인이다. ●50대 국장에게 막말… TV 에선 미소천사? 공무원에 대한 반발과 하대도 심각하다. 심지어 30~40대 젊은 보좌관이 50대 중앙부처 국장에게 반말투로 명령하듯 이야기할 때도 있다. 토론회 후원 등 업무 협조가 쉽지 않으면 장관실에 바로 전화해 호통을 치기도 한다. 이런 것이 바로 호가호위(狐假虎威) 아닌가 싶다. 마치 자기 자신이 국회의원이 된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이는 TV에서 온화한 이미지로 나오는 스타 의원들의 보좌관들도 마찬가지다. ●갑질 방지 법안, 국회서는 사각지대 최근 국회는 부하 직원에게 직무 관련성이 없는 지시를 내리는 상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박찬주법’, ‘막말 판사’를 막기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 가맹본부 갑질을 막기 위한 가맹사업법 개정안 등의 갑질 방지 법안을 줄줄이 발의했다. 하지만 국회의 갑질 문화는 방조하고 있다. 일부 보좌관들의 갑질은 결국 국회와 공직사회 전체를 욕되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중앙부처 한 사무관
  • “추행당하고 문자 왜 보냈죠”…‘업무상 위력’ 피해자 탓하는 법원

    “추행당하고 문자 왜 보냈죠”…‘업무상 위력’ 피해자 탓하는 법원

    1·2심 26곳 가운데 위력관계 해석 4곳뿐 고용·상하관계 특수성보다 성폭력 집중 유죄 선고하면서도 ‘위력’ 판단은 안 해 위력관계 성폭력 당시에도 이어지지만 사건 전후 피해자 행동 등 끊임없이 의심 재판장 성별따라 1·2심 판결 뒤집히기도형법 303조에서 규정한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죄’는 폭력이나 협박을 전제로 하는 형법 297조의 강간죄와는 구별된다. 직접적으로 폭력을 가하지 않았더라도 가해자의 지위와 그가 가진 힘을 통해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된다면 성립된다는 취지다. 그러나 서울신문이 분석한 13개 사건의 판결에서 법원의 위력에 대한 판단은 제각각이었다. 회사 사장이나 상사인 40~50대 남성이 20~30대 여성 부하직원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들에 대해 어떤 재판부는 고용관계 자체만으로도 위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는가 하면 사건 전후 피해자의 행실에 따라 죄가 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는 등 오락가락했다. ●“의심은 가지만 위력 행사됐다고 볼 수 없어” 13개 사건들은 대법원에서 모두 상고 기각돼 항소심 결과가 그대로 확정됐다. 1·2심 판결 내용을 모두 확인해 보니 위력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해석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은 겨우 4건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고용·상하관계의 특수성보다는 성폭력 자체에만 집중했다. 피해자들이 어째서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을 했는지를 위력관계에 비춰 해석한 재판부가 1·2심 26곳 가운데 겨우 4곳이었다는 얘기다.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왜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 맞는지 판단하지 않은 판결문도 많았다. 한 회사 사장(48)이 20대 여직원을 불러 술을 마시다 노래방에서 강제로 입을 맞췄다. 피해자를 집에 데려다주는 차 안에서 한 차례 간음을 했다. 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장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자유의사에 반해 범행했는지 의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피해자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배척했다. 술자리에서 서로 안주를 먹여 주었고, 간음을 당한 뒤에도 “잘 도착했느냐”는 사장의 문자에 “네”라고 답한 점 등이 무죄의 근거가 됐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사장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술자리에서 사장이 피해자에게 자신에게 협조하면 월급을 올려주겠다는 등 계속 업무 이야기를 한 점을 들어 “단호하게 거부 의사를 표시하거나 즉시 자리를 이탈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특히 행동·진술분석 전문가의 “피해자가 성폭력에 대해 스스로를 비난하고 있고, 고용상의 불이익이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받아들였다. ●재판부, 판례 근거로 피해자 철저하게 검증 13개 사건을 다룬 각각의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로만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진술에 대한 높은 증명력이 요구되고, 이를 판단할 때는 피해자 진술의 합리성, 일관성은 물론 성품 등 인격적 요소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판례를 근거로 피해자를 철저하게 검증했다. 범행 전후 행실을 끊임없이 의심했고, 오히려 일부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더 공감하고 관대한 태도를 보이며 피해자를 탓하기도 했다. 각 재판부가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규정한 피해자의 행동도 비슷한 양태를 띠었다. 성폭력을 당하는 순간 자리를 박차고 나오지 않은 것,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않은 것, 성폭력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은 것, ‘그 후’에도 가해자와 같은 직장에서 접촉하거나 연락을 주고받은 것(특히 ‘ ·ㅋㅋ·ㅎㅎ’ 등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 등이다. 재판부는 이러한 행동들을 ‘납득하기 어려운’ 피해자의 행위로 보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로 삼았다. 성폭력 피해자 전문 변호사는 “피해 여성들에겐 평소의 위력관계가 성폭력 당시에도 이어지지만 가해자들은 성적 행동을 할 때는 남녀관계로 분리되는 것으로 착각한다”면서 “성폭력 당시의 위력관계를 재판부에 공감시키기가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60대 박물관장은 계약직인 20대 직원들과 출장을 다닐 때 모텔 방을 하나만 잡고 방 안에서 나체 사진 촬영을 요구하거나 “내 허벅지에 앉으라”고 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다른 직원에게 말하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사건 당일부터 50여일을 더 근무하면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오히려 “관장님이 잘해 주시니까 저도 잘해 보고 싶은데…더 노력해 보겠습니다 ”는 문자를 보낸 점 등이 “추행당한 사람의 후속 행동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됐다. 재판부는 특히 “피해자 아버지가 경찰인 것을 아는 피고인이 처벌 위험을 감수하고 대담하게 추행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피고인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한 사건에선 “피해자가 다른 남자와 연애 중이었고 성경험이 있었다”며 가해자의 행동을 알면서도 피하지 않은 피해자를 탓했고, 다른 두 건의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블라우스 단추가 멀쩡한 걸 보면 저항하지 않은 거라면서, 또 다른 두 건에선 피고인이 발기부전이라는 이유로 무죄 판결됐다. 연예기획사 사장(49)이 소속 연습생(32·여)을 추행한 혐의에 대해 2016년 1심은 무죄로 판결했다. 피해자가 그 뒤에도 사장과 행사를 다녔고 회사와 전속계약까지 체결한 점이 지적됐다. 특히 이 사건의 피해자는 자신에게 집요하게 사귀자고 요구하는 사장의 말을 거절하자 사장에게서 “트레이너, 매니저 아무도 붙여 주지 않겠다”는 압박을 당하기도 했지만, 1심 재판장은 이보다는 “결국 나랑 성관계할 생각인 거잖아. 나는 XX가 아니다”라며 메시지로 화를 낸 피해자에게 주목했다. 재판장은 “피해자는 남녀 사이에 하기 힘든 노골적 표현을 섞어 흥분하면서도 추행 사건은 언급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재력에 실망해 계약을 해지하려다가 손해배상이 언급되자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의 성인지 감수성 따라 판결 엇갈려 하지만 이 사건은 2심에서 뒤집혀 기획사 사장이 결국 징역 10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은 피해자에게 항의하지 않은 데 어떠한 사정이 있었는지 물어보고 변명할 기회를 주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고는 “연습생치고 나이가 많아 성추문이 나면 나이 어린 연습생들의 비난을 받고 장래에 (연예계에서) 악영향이 있을 것 같아 말할 수 없었다”는 피해자의 말을 들어주었다. 이처럼 엇갈리는 판결에는 재판부의 성인지 감수성 차이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델들에게 마사지를 해 준다며 추행·간음한 디자이너에게 무죄를 준 1심과 유죄를 준 2심 모두 성폭력전담 재판부였지만 1심 재판장은 남성, 항소심 재판장은 여성이었다는 차이가 있다. 1심은 소극적이나마 피해자의 양해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피해자들이 디자이 너의 행위를 모델 업무를 위한 전신 마사지라고 인식해 거부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마사지 효능이 있다고 착각해 저항하지 않았거나 행위를 소극적으로 용인한 것인데, 설사 사전에 동의했다고 볼 사정이 있어도 범죄 성립을 부정할 수 없다”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당시 항소심 재판장은 민유숙 대법관이었다. 회사의 이사가 소속 팀 대리(36·여)의 팔찌가 예쁘다며 두 차례 손목을 만졌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업무상 지휘감독 관계’라는 이유만으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항소심(여성 판사 1명 포함)에선 “손목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성장기 10대의 적 ‘골종양’ 혹으로 착각해 수술 땐 위험

    성장기 10대의 적 ‘골종양’ 혹으로 착각해 수술 땐 위험

    ‘골종양’은 뼈에 생기거나 뼈와 연결된 연골과 관절에 생기는 종양이다. 모든 뼈에 생길 수 있고 특히 무릎, 어깨 관절 주변이나 골반 뼈에 많이 생긴다. 26일 이재영 부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에게 골종양에 대해 물었다.Q.골종양이 많이 발병하는 연령대가 있나. A.골종양은 주로 성장기 10대 남자 청소년에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동·청소년기는 몸이 성장하는 시기여서 뼈를 구성하는 세포가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Q.사망 위험이 높나. A.모두 그렇진 않다. 골종양은 양성 종양과 우리가 흔히 ‘암’으로 부르는 악성 종양으로 나뉜다. 양성이 악성보다 흔하게 나타난다. 양성 종양은 뼈를 파괴할 수 있지만 생명을 잃을 위험은 없다. 악성 종양은 뼈에 생기는 ‘골육종’과 연골에 생기는 ‘연골육종’ 등이 있다. Q.증상은. A.골종양이 생기면 발병 부위에 혹이 만져지거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개 초기에는 증상을 거의 못 느끼다가 골절, 외상, 퇴행성 질환을 치료하면서 우연히 발견할 때가 많다. 골육종이 많이 진행되면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느껴지고 병변 주위가 부어오르기도 한다. 가벼운 외상을 입었을 때 통증이 오래 가고 밤에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심하면 골절이 일어나기도 한다. 골육종은 다른 뼈나 폐 등의 장기로 전이될 가능성도 높다. 근육, 신경, 인대, 혈관 등에 생기는 ‘연부조직육종’은 멍울이 주요 증상이다. 한쪽에만 생긴 비대칭 멍울이거나 갑자기 커진 멍울이라면 연부조직육종일 가능성이 높다. Q.치료는 어떻게 하나. A.양성 종양은 정기적으로 경과만 관찰할 때가 많다. 통증이 있거나 골절이 일어날 때는 수술로 제거한다. 만약 악성이거나 악성이 될 위험이 높으면 수술과 항암 요법, 방사선 치료를 함께 시행한다.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종양이 생긴 부위를 절단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지금은 절단 비율이 5% 이하에 그친다. 주로 병변만 제거하고 팔, 다리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사지 구제술’을 시행한다. 우선 암세포가 퍼진 부위를 절제하고 손실된 뼈와 연부 조직을 재건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악성종양을 단순한 혹으로 판단해 잘못 수술하면 암세포가 몸 여기저기로 퍼져 나갈 수 있으니 골종양으로 의심되면 반드시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지난주 콘서트] 아이콘, 2년 반 만의 국내콘… 카리스마·귀여움 뽐낸 비아이

    [지난주 콘서트] 아이콘, 2년 반 만의 국내콘… 카리스마·귀여움 뽐낸 비아이

    올 상반기 최대 히트곡인 ‘사랑을 했다’의 주인공 아이콘(비아이, 김진환, 바비, 송윤형, 구준회, 김동혁, 정찬우)이 지난 주말 2년 반 만에 국내 콘서트를 열었다. 아이콘은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아이콘 2018 컨티뉴 투어’ (iKON 2018 CONTINUE TOUR)를 개최하고 팬들과 만났다. 이날 공연의 콘셉트는 아이콘이 향후 나아갈 길을 의미하는 ‘끝 없는 도로’였다. 무대 가운데 스크린에 무언가가 도로를 질주하는 영상이 나오기 시작하자 붉은 ‘콘배트’(아이콘 응원봉)를 든 관객들은 환호했다. 붉은 색과 반짝거림의 조화가 인상적인 강렬한 의상을 입고 등장한 아이콘은 ‘블링 블링’(BLING BLING)으로 이날 공연의 화려한 막을 올렸다.기자픽 #1 세 번째 곡 ‘리듬 타’를 마치고 아이콘 멤버들은 정식으로 인사를 한 뒤 여름휴가에 대한 만담을 시작했다. “해변에 갔는데 내 스타일의 여자가 있다. 저기 혹시 시간 되시면 모히또 마시다 가실래요.”(송윤형) “서머 베이케이션 말고 저희는 YG 사람들이니까 지누션 안 되나요.”(구준회) 멤버들의 어색한 진행이 나름의 재미를 더했던 만담이 지나고 이어진 ‘칵테일’ 무대는 여름 더위를 날려 보내기에 충분했다. 위·가운데·아래 세 개로 나뉜 스크린에는 시원한 해변이 펼쳐졌고 실제로 휴가를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다. 허스키한 보이스가 매력적인 구준회가 가성으로 고음을 시원하게 소화한 부분이 이 무대의 하이라이트였다. 기자픽 #2 대부분의 무대는 일곱 멤버가 함께 꾸몄지만 비아이와 바비의 솔로 무대, 그 둘의 유닛 무대, 그리고 나머지 다섯 멤버의 보컬 유닛 무대가 있었다. 그 중 비아이의 ‘돗대’ 솔로 무대는 왜 비아이가 아이콘의 리더이자 가장 중심이 되는 멤버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무대였다. 화려한 왕좌에 삐딱하게 걸쳐 앉은 채로 등장한 비아이는 완전체 무대에서는 미처 보여주지 못 했던 ‘힙한’ 매력을 독무와 폭풍 래핑을 통해 뽐냈다. 솔로 무대에 앞서 바비와의 ‘떼창 대결’을 펼칠 때는 미리 준비해온 멘트로 공연 열기를 북돋았다. 비아이가 객석을 향해 “떼창은 어떻게”라고 외치자 팬들은 “신나고 활기차게”라고 화답하며 즐거워했다.사심픽 #1 공연 후반부 ‘베스트 프렌드’(BEST FRIEND)를 부르기 전 멤버들끼리 짝을 이루는 시간에 비아이가 홀로 남겨졌다. 둘씩 무대에 올라 ‘베스트 프렌드’를 열창할 때 비아이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궁금할 찰나, 갑자기 노란 병아리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가슴에는 ‘코닉이들 베프’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 있었다. 동물 옷을 입고 등장하는 것은 아이돌 콘서트의 가장 흔한 설정 중 하나지만 공연의 흐름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재미가 배가됐다. 비아이와 바비가 솔로와 유닛 무대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반면 다른 멤버들은 솔로 무대를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아이콘이 여전히 비아이와 바비 위주로만 주목받는 팀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YG 소속 아역배우 갈소원이 ‘사랑을 했다’를 부르며 등장한 부분은 이날 공연에 필요한 장면이었는지 의문이 남았다. ‘사랑을 했다’가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것을 콘서트에서도 기념할 필요는 있었겠지만 일반인 아이들이 등장해 아이콘과 함께 무대를 꾸몄다면 그런 취지에 더 부합하지 않았을까.공연 말미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적어와 읽던 도중 터져 나온 눈물에 말을 여러 번 멈춘 송윤형의 편지는 ‘아이코닉’(아이콘 팬덤명)을 감동시켰다. 바아이 등 다른 멤버들도 끝내 눈물을 보였다. 멤버들은 “저희를 지켜주셔서 너무나도 감사드린다. 오랜만에 하는 콘서트라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렇게 감동을 주셔서 기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독립지의 비극/홍희경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독립지의 비극/홍희경 사회부 차장

    비극은 도처에 있는 것 같다. 먼저 ‘공유지의 비극’이다. 1968년 사이언스에 실린 짧은 논문에 나온 얘기다. 마을 공동 목초지가 있다면 제 것을 아끼느라 먼저 공유지 풀로 가축을 먹일 것이란 직관에서 비롯됐다. 노는 땅 보기 어려운 요즘엔 ‘사유화의 비극’이 더 낯익다. 공유해야 할 자원을 쪼개 사유화하면 투기, 즉 지대 추구 행위로 공멸하게 된다.사법농단 사태에 이 두 개의 비극이 겹친다. 공유지라 믿어 비평을 자제하며 가꾸려 했던 사법체계는 사유화돼 있었다. 법조인의 사유지인데 공유지로 착각하고 물색 없이 법원의 독립을 맹신해 가며 매달린 꼴이다. 뒤늦게 ‘내 사건은 대법원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이기적인 존재’라고 국민을 폄훼한 법원행정처 문건에 무릎을 친다. 잘못 알았었다. 지독한 폄훼에도 불구하고 이 문건은 그나마 ‘국민’을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나머지 문건에 국민은 없다. 대신 사법부와 견주려는 ‘법무부’란 행정기관을 상대로 어떻게 협상할지 전략이 있다. 삼권분립에 따라 서로 견제할 필살기를 나눠 가진 ‘청와대’와 ‘국회’를 어떻게 품을지 복안이 있다. 언제든 경쟁 세력으로 치고 올라올지 모를 ‘헌법재판소’를 견제할 비책도 있다. 국민은 그저 법원이 청와대, 국회, 헌재, 검찰과 다툴 때 볼모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언급된다. 권력의 환심을 사는 방편으로 일제 강제징용 배상 선고 지연을 논의할 때 늙고 쇠약해진 국민이, ‘경제는 보수’란 재판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언제든 삶의 벼랑 끝에 선 국민이 스쳤다 사라진다. 파국이든, 파탄이든 상황은 기어코 끝날 것이다. 법원이란 고도의 관료사회에선 벌써 ‘위기 다음’을 채비하는 낌새마저 있다. 법관회의, 사법발전위원회가 분주하다. 판결문 공개나 전관예우 실태조사처럼 꺼리던 이슈를 선제적으로 잡기 시작했다. ‘양승태 행정처와 다르다’는 각오에 중첩된 메시지가 들린다. ‘일부 엘리트 판사들의 문제였다, 일선에서 재판하는 성실한 판사들은 다르다, 우린 바뀔 수 있다.’ 솔직히 회의적이다. 제도와 체계는 리더십에 감읍해 쉽게 돌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처음에 푸르던 리더십이 체제에 굴종하는 경우를 더 많이 봤다. 나치 체제는 핵심부를 차지한 광신자들이 설계했지만, 명령에 순응해 주어진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던 ‘악의 평범성’에 의해 유지됐다. 핵심부를 손바꿈한다고 체제가 따라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기적 국민들’이란 표현에 뒤지지 않을 만큼 심한 말인 줄 안다. 평범한 국민들이 일생에 어쩌다 한번 사법체계와 씨름할 때의 모순점을 다루는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연재 취재를 하다 보니 격해졌다. 민사의 70%를 소액사건으로 덤핑, 상고심의 70%를 심리불속행으로 또 덤핑, 법원이 책잡히지 않도록 당사자가 다툰 쟁점에 대한 법관의 판단을 생략한 판결문, 법정 뜨내기인 피고인보다 단골인 검찰 심중을 먼저 살피는 유죄추정 원칙의 재판, 설사 법정에서 말을 바꿨더라도 검찰 진술 조서에 준해 이뤄지는 법관의 판단들…. 문건 속뿐 아니라 현실의 법원에서도 국민은 스쳐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일선 법관들은 스스로를 혹사해 가며, 국민이 객식구가 돼버린 사법체계를 지탱해 왔다. 사법부는 왜 독립해야 하는가. 사회의 안정, 체제 유지를 위해서란 법원 내부의 답이 드디어 사법농단 사태로 인해 시효를 다했다. 국민이 원하는 대로, 때로는 미처 알아채기도 전에 인권을 보장할 기관이 되기 위해 문건 속 파트너들로부터의 독립을 바란다. saloo@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입법 미비’ 이유로 비겁하게 숨은 법원…1심은 안희정 아닌 김지은 재판이었다

    [색다른 인터뷰] ‘입법 미비’ 이유로 비겁하게 숨은 법원…1심은 안희정 아닌 김지은 재판이었다

    여성운동을 이끌어 온 활동가들은 ‘안희정 재판’이 남성 편향적인 한국 사회의 틀을 바꿀 변곡점이 되리라 기대했다. 자신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미투’(나도 피해자다) 운동에 대한 제도권의 첫 응답이었기 때문에 많은 여성운동가들이 재판에 주목하고 참여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이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활화산처럼 타오른 미투의 분노와는 달리 우리 사회의 지반은 여전히 여성들에게는 동토(凍土)임을 확인해 줬다. 공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방청한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권김현영(42)씨가 지난 17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재판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계속 재판을 방청한 이유는 무엇인가. -‘위력에 의한 간음죄’가 재판까지 가는 경우가 흔치 않다. 피해자가 나서기도 어렵고 법정에서 제대로 평가받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미투 운동이 여기까지 밀어붙인 셈이다. 더욱이 안희정은 내가 20년간 성폭력 상담과 관련 운동을 하면서 봐 온 피의자 중 권력이 가장 센 사람이었다. →안희정의 권력도 이미 끝난 것 아닌가. -방청 과정에서 엄청난 권력자라는 걸 새삼 느꼈다. 선고공판 당일 새벽 6시 전에 방청권을 얻기 위해 가장 먼저 법원 앞에서 줄을 선 이들이 안희정의 지지자들이었다. 변호사들의 조력도 남달랐다. 재판관을 주로 상대하는 중년 여성의 변호사, 증거 채택 문제에 집중한 두 남성 변호사, 피해자에게 송곳 같은 질문을 던진 젊은 여성 변호사 등 안희정의 변호인단은 전략적으로 치밀했다.→김씨 측은 어떠했나. -김지은을 지지하고 도운 사람들 가운데 남성 변호인이나 전문가는 한 명도 없다. 그 많던 남성 인권변호사들이 모두 외면했다. 한 줌의 여성들이 어떻게든 해보려고 나섰다. 재판 전체가 ‘위력이 행사되는 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유죄를 예상했나. -재판이 진행될수록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재판부가 이 사건의 쟁점을 위력이 존재하는지와 위력이 실제로 행사됐는지로 쪼개서 본다고 말했다. 그러자 변호인이 바로 “저희도 그것을 중심으로 재판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검찰은 “위력 간음죄를 총체적, 맥락적으로 보겠다”고 했다. 재판부와 안희정 측 변호인단이 대화가 잘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판결 가운데 가장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은 무엇인가. -책임을 입법에 돌린 점이다. 판사는 ‘비동의 간음죄’(No means no rule)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무죄를 선고한 것처럼 말했다. 그런데 비동의 간음죄보다 권력형 성폭력 범죄를 더 확실하게 처벌할 수 있는 게 ‘위력에 의한 간음죄’다. 이 조항은 한국과 일본에만 있다. 비동의 간음죄가 있는 서방 국가도 권력형 성폭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미투가 계속 터져 나오니까 오히려 위력에 의한 간음죄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위력에 의한 간음죄(형법 303조)와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성폭력 처벌법 10조)가 다 있다. 이 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되는데 비겁하게 입법 미비로 책임을 돌렸다. →‘비동의 간음죄’ 입법이 굳이 필요 없다는 뜻인가. -비동의 간음죄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비동의 간음죄는 ‘노’(No)라 말했을 때 상대가 ‘노’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인데, 위력 관계에서는 ‘노’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때문에 비동의 간음죄는 부부나 친구 관계 등에서 발생한 성폭력을 처벌하는 데 유효한 조항이다. →위력에 의한 성폭행이라는 본질을 외면한 채 입법 논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인가. -그렇다. 미투가 비동의 간음죄 입법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입법 물타기’를 경계한다. 이번 판결은 법이 문제가 아니라 판사의 재량에 따라 본질이 왜곡된 게 문제다. 재판부 탄핵이나 젠더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성폭력 전담 재판부를 만드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 →위력에 의한 간음죄 처벌이 보편화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피해자들이 숨었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법정까지 갔을 때 잃는 게 너무 많다. 직장 여성으로서 커리어를 다 포기하고 재판을 시작해야 하니까 입을 닫는다. 김지은의 안희정 고발은 미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피해자가 용기 내기 어려운 사회였는데 미투 이후에 달라졌다. 이런 변화 속에서 법원이 “이제 우리가 가진 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어야 했다. →재판부가 판결문에 ‘성적자기결정권’ 등 여성주의 용어들을 언급하며 신경을 쓴 모습이 보인다. -우리가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 쓴 용어들을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면서 쓴 것 같다. 대표적인 게 ‘성적자기결정권’과 ‘성인지 감수성’이다. 성적자기결정권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고 침해당해선 안 되는 권리이지 행사해야 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김지은한테 왜 그걸 행사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마치 ‘돈이 있는데 왜 쓰지 않느냐’고 책임을 묻는 꼴이다.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않은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그걸 침해한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 재판부는 김씨의 성인지 감수성도 문제 삼았다. 그런데 성인지 감수성은 재판관이 가져야 하는 것이다. 법관이 성인지 감수성을 갖고 성인지 감수성이 없는 안희정을 재판해야 하는 것이란 말이다. →‘김씨가 피해자답지 않게 행동했다’는 재판부의 판단도 논란이 되고 있다. -피해자답지 않다고 지적된 행동 대부분이 업무의 연장선에 있었던 일들이다. 강간 다음날 순두부를 챙겨 줬다고 하는데, 식사 챙기는 것은 권력자를 상사로 둔 비서의 기본 업무이다. 제대로 챙기지 않으면 상사가 짜증을 내는데 안 할 수 있겠나. →이번 판결에 가장 분노하는 이들이 여성 직장인들인 것도 그 때문인가. -그렇다. 비단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직장인들도 위력에 의한 등산, 위력에 의한 회식으로 고통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전날 저녁 상사가 술자리에서 욕하고 때렸어도 다음날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출근해야 하는 게 직장 내 ‘을’들의 현실이다. 김지은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기에 성이 개입되니까 ‘이상하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 전체가 ‘피해자다움’을 강요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은 다 쓰러져 있고, 인생 포기하고, 자살을 기도할 거라는 편견이 있다. 그런데 대다수 피해자들은 당장은 그렇게 못 한다. 대부분이 얼어붙는다. ‘내가 어제 뭘 겪은 거지’라고 그 일을 소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김지은이 수행비서에 채용된 지 불과 3주 만에 첫 간음이 일어났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거다. 그리고 두 달간 3번의 성폭행이 일어났다. 김씨는 비서가 된 후 “이제 너는 안희정 사람”, “정치판에서는 평판이 전부”라는 이야기를 매일 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만 가만히 있으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를 사소화시키는 과정을 겪는다. 김지은도 그 과정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위력의 존재’가 곧 ‘위력의 행사’는 아니지 않나. -물론 양자를 동일시할 수 없다. 그런데 재판부는 안희정에게 ‘위력’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의 행사 여부를 증명할 때는 김지은에게 “왜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갑자기 주어가 달라진 거다. 재판부는 안희정한테 “큰 권력을 가진 사람이, 그렇게 인권을 강조하던 사람이 왜 참모한테 그런 행동을 했느냐”고 한 번도 묻지 않았다. 안희정 재판이 아니라 김지은 재판이었다. 안희정이 “외롭다. 안아 달라”고 한 것 자체가 위력의 행사인데도 말이다. →위력에 의한 간음죄가 너무 넓게 인정되면 부하 여직원과의 불륜을 모두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니다. 불륜은 둘이 좋아서 하는 것이다. 보통 위력에 의한 간음죄 재판에서는 둘이 진짜 연인이었는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같이 찍은 사진이나 하트를 보낸 문자가 있는지, 데이트를 한 흔적이 있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다. 위력 관계 속에서도 상호 동의에 의해서 위력이 무력화될 수 있는 연인 관계로 전환됐는지도 중요하다. 그런데 안희정 재판의 쟁점은 이게 아니었다. 오히려 피해자에게 성적자기결정권 행사 여부를 물었다. 안희정은 둘이 연인이었다는 증거를 하나도 제출하지 못했다. →여성들의 분노가 남성 혐오로 흐르는 측면도 있다. 성평등 사회로 가려면 결국 남성과 함께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여성들만의 힘으로 1심까지 왔다면 2심에서는 남성들의 동참이 절실하다. 남성들도 겪었던 갑질 횡포에 대한 증언과 자백이 나와야 한다. 생물학적 성별을 떠나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여성들과 얼마든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공감하는 그 지점을 찾아내는 것은 남성들의 몫이다. 위력에 의한 모욕에 숨죽일 수밖에 없는, 영혼이 죽어 가는 모습들이 얼마나 많은가. →미투 이후 남성들의 젠더 감수성도 발전하고 있지 않나. -그간 남성들이 많이 놀랐을 거라고 생각한다. 강의를 하면서 여성이 겪는 폭력의 현실을 얼마나 몰랐는지 고백하는 남학생들도 많이 만났다. 밤에 택시 타고 들어갈 때 여성이 “잘 들어갔느냐”고 안부 문자를 보내면 남성은 이를 호감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이 문자는 위험 사회에 노출된 여성들의 일상의 언어이다. 이런 현실을 남성들이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 보수 정권에 비해 젠더 감수성이 진일보한 측면이 있지 않나. -현 정부는 ‘386 진보 남성’의 한계에 갇혀 있다. 보수의 한계와는 또 다르다. 진보 쪽 남성들은 자신이 다른 남성보다 낫고 매력적이라고 착각하며 여성들이 모든 것에 동의했다고 말하고 싶어 한다. 보수 남성들이 ‘왕’처럼 군림했다면 진보 남성들은 ‘왕자병’에 걸린 것 같다. 보수는 여성의 입을 막았고 진보는 듣는 척하지만, 결국 ‘너도 동의했잖아’라고 치부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도 페미니스트다”라고 선언했지만, 페미니즘은 선언이 아니라 실천의 문제이다. 선언만으로는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다. →항소심은 어떻게 예상하나. -항소심이든 대법원이든 이겨야 한다. 1심 재판부는 안희정 편이었다. 검찰이 제기한 모든 문제에 아무것도 답하지 않았다. 대법 판례를 볼 때 폭행, 협박이 없고 김지은보다 상황이 더 안 좋은 사건에도 유죄를 내린 경우가 있다. 이번처럼 끝까지 싸우려는 피해자가 등장했을 때 권력형 성폭력 문제가 진전되어야만 한다. 여기서 이겨야 다른 피해자들도 용기를 낸다.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2@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권김현영은 누구 1994년 대학에 들어간 이후 줄곧 여성운동을 해 왔다. 대학 총여학생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대학원 졸업 후 이화여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서 강의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등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등 다수의 책과 연구논문을 냈다. 지난 18일 안희정 무죄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열린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집회에 참여했다.
  • [포토] 마음을 설레게 하는 ‘가을 풍경’

    [포토] 마음을 설레게 하는 ‘가을 풍경’

    대부분 지방에 폭염특보가 해제된 17일 가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풍경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울산 태화강 지방정원에 활짝 핀 코스모스는 파란 하늘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충남 태안군 남면 신장리 청산수목원에 팜파스그라스가 만개해 시원한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 역시 가을의 아름다운 한 장면을 연출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한여름밤, 책으로 만나는 우주

    [금요일의 서재]한여름밤, 책으로 만나는 우주

    해가 진 뒤 밤이 조용히 찾아온다. 인적은 없고 매미만 시끄럽게 울어댄다. 고개 들어 까맣디 까만 하늘을 바라본다. 빛나는 큰 별, 그리고 그 옆에 반짝반짝 작은 별. 우리가 보는 별은 ‘물체’가 아닌, ‘빛’이다. 빛이 빠르다는 사실은 학교에서 배웠다. 우주는 아주 넓다. 빛이 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밤하늘 건너 우리에게 온 저 별의 빛은 결국 아주 오래전 것이란 이야기다. 문득 궁금증이 생긴다. 이 우주는 얼마나 크고,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그 궁금증을 따라 우주를 다룬 신간 3권을 펼쳐본다. ◆빛 분석해 우주 지도 그린다-매일 밤 우리가 보는 수천 개의 별은 우리 은하(Milky Way galaxy)의 별에 지나지 않는다. 눈으로 보지는 못하지만, 우주 안에는 모양·크기·나이가 제각각인 수천억개의 은하가 있다. 은하마다 또 수천억 개의 별을 저마다 거느린다. 우리 지구는 이런 은하들이 각기 방출하고 흡수한 뒤 결합한 빛을 온몸으로 받는다. 이 빛을 연구한다면 우리는 우리 은하와 외부 은하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 또 우주의 구성 성분도 밝혀낼 수 있다. ‘우주의 지도를 그리다’(글항아리 사이언스) 저자 제임스 기치는 관측 천문학자로, 우주를 더 깊이, 더 멀리,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매일 빛을 모은다. 광자 가운데 일부를 포착하고 분석해 그것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방출되었는지 알아내고자 노력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우리 은하와 다른 은하의 존재를 최초로 입증했던 100년 전 ‘나선성운들’로 독자를 데려간다. 그 여정에서 우리는 은하가 어떻게 형성·진화했는지 배울 수 있다. 저자는 우리 은하에서 극도로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의 성질과 진화 방식에 관한 최신 관측 자료는 물론,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관측 천문학 연구 분야 사례를 풍부하게 소개한다. 나아가 우주에 대한 ‘세계 모형(world model)’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깊이 있게 다룬다. 특히 108장에 이르는 컬러 도판이 우주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몰랐던 우주물리학 쉽고 재밌게-우주의 크기는 얼마나 클까. 그런데 왜 우주는 텅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일까. 그리고 우주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우주에 관해 꽤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일뿐이다. 우주는 인류의 직관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런 우주를 ‘코스모스 오디세이’(사회평론) 저자 호르헤 챔과 대니얼 화이트슨이 우주물리학으로 풀어낸다.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강입자 충돌기(LHC)처럼 많이 들어봤지만 알지 못하는 개념에서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쿼크와 반물질 등 우리가 밝혀내야 할 미지의 존재까지 드넓은 우주의 세계로 안내한다. 호르헤 챔은 앞서 스탠퍼드 대학원 재학 시절, 대학원생의 고달픈 삶과 이공계의 현실을 그린 ‘PHD COMICS’를 연재해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에서는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저자는 우주물리학의 개념과 원리를 일러스트와 적절한 설명으로 알려준다. 예컨대 ‘질량’이 무엇인지에 관해 ‘질량이란 그 안에 있는 물질의 양이 아니라 입자에 붙여진 신비한 양자 이름표’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유머러스한 삽화는 이해를 돕고 책을 지루하지 않게 한다.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반물질, 물질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원소, 중력과 공간, 그리고 시간과 차원 등을 비롯해 빅뱅과 우주 너머까지, 우주물리학을 재밌게 즐겨보자. ◆우주 바라보고 인간을 돌아보다-천체를 관측하기 가장 좋은 곳은 어딜까.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하와이 마우나케아 천문대다. 버지니아대 천체물리학 교수 트린 주안 투안이 북반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하늘을 관측할 수 있는 이곳을 찾았다. 청색 밀집 왜소은하에 관한 연구를 위해서다. 망원경을 설치하고 밤이 내려오기를 기다리는 저자는 땅거미에서 새벽녘까지 은하를 분석하고, 우주의 기원을 발견하려고 수십억 년을 거슬러 올라가고, 흑색물질의 수수께끼를 조사한다. 그러면서 세상의 아름다움과 덧없음, 인간 존재에 대한 이런저런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어린 시절 베트남 전쟁을 겪었다. 그에게 밤이란 포탄소리가 울리는, 언제 어디서 공격을 받을지 모르는 위험한 시간이었다. 이후 스위스의 로잔으로 유학을 떠난 저자는 밤중에 유탄이 날아들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안심하며 돌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자신의 내면에 자리 잡은 밤에 관한 이런 생각을 저자는 다양한 문학·예술작품과 함께 녹였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쓴 ‘밤에 드리는 시’를 비롯해 고흐, 샤갈, 피카소, 뭉크, 르네 마그리트에 이르기까지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밤을 돌아본다. 사랑과 두려움, 신비로움에 대한 이야기가 감성적으로 다가온다. 해발 4207m의 천문대 연구 과정과 결과, 그곳에서 찍은 사진, 그리고 명화와 글이 잘 어울린다. ‘과학과 아름다운 예술의 조화’라는 찬사 속에 프랑스 천문학회가 뽑은 ‘2018년 올해의 천문학 도서’로 선정됐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주민 물음에 단체장 답하다] “시민이 시장… 청년기업 100개 육성 ‘더 센 안양’ 완성”

    [주민 물음에 단체장 답하다] “시민이 시장… 청년기업 100개 육성 ‘더 센 안양’ 완성”

    경기 남부에 위치한 인구 60만명의 안양시는 지방선거에서 10년 넘게 두 여야 후보가 번갈아 당선되며 시장직을 맡고 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930여표의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엇갈렸던 까닭에 이번 6·13 지방선거의 승부 예측은 쉽지 않았다. ‘안양 가치 2배로’를 기치로 내건 이필운 자유한국당 후보는 현직 이점을 안고 재선이자 3선에 도전했다. 재선 실패 후 4년 동안 절치부심한 최대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더센안양’을 내걸고 “지난 임기 때 완성하지 못했던 정책을 시민과 함께 완성하겠다”며 이 후보에게 또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2007년부터 시작된 두 후보의 네 번째 맞대결이었다. 하지만 많은 관심과 달리 승부는 일방적으로 끝났다. 4·27 판문점 선언으로 불기 시작한 민주당의 거센 바람이 안양에도 불어닥쳤다. 안양 31개 동 중 2곳을 제외한 모두 29곳에서 앞선 최 시장의 압도적 승리였다.4년 만에 재기한 최 시장. 그는 취임 첫 화두로 ‘시민이 시장이다’를 내걸었다. 시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결정, 평가하는 시정을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최 시장은 “공직자는 모든 권한이 나에게 있는 걸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며 “모든 정책 결정 과정에 항상 시민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면 그것은 틀림이 없다”고 시민 중심의 시정을 강조했다. 다음은 지난 9일 안양시청에서 가진 최 시장과의 일문일답. →당선 소감은. -취임 후 많은 분이 기쁘고 흥분되지 않느냐고 물어보는데 나는 오히려 차분하고 담담하다. 지난 민선 5기 때에는 열심히 시정을 배우고 발로 뛰어다닌 시간이었다면, 낙선 후 4년은 시민과 소통하며 시정 구석구석을 넓고 깊게 살펴보는 성찰의 시간이 됐다. 만일 3선 연임을 했다면 오히려 지금에 못 미쳤을 수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취임한 지 두 달이 다 돼 가는데 차분하게 시정 운영에 몰입하고 있다. →민선 7기 시정 운영 방향은. -여러 현안이 많지만 일자리가 가장 큰 문제다. 청년 일자리는 특히 심각하다. 시 미래 발전을 위해 청년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도시가 돼야 한다. 청년들이 이곳에서 직장을 갖고, 아이를 낳아 터를 잡고 살아갈 수 있도록 양질의 청년 일자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300억원 규모의 창업펀드를 조성, 성공한 청년기업 100개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프라를 구축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계획 중이다. 청년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석수와 인덕원에 청년스마트타운을 선정, 청년 창업 공간을 확보하겠다. 또 청년들의 주거를 위해 실질적인 주택 자금 지원을 고민하고 있다. 아울러 청년정책과를 신설해 청년보좌관을 채용, 청년 눈높이에 맞춰 소통해 나가겠다.→취임 첫날 ‘안양시민 행복선언과 다짐’을 발표했는데. -취임하자마자 곧바로 시민에게 다짐한 소중한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안양시민 행복선언과 다짐을 위한 5대 비전을 발표했다. ‘모두 잘사는 안양’, ‘가족의 행복한 삶을 책임지는 안양’, ‘만안, 동안 균형 발전’, ‘어린이·여성 안전도시’, ‘시민이 주인이고 시장인 도시’를 시민에게 약속했다. 5대 비전과 이에 따른 17개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 앞으로 시의 모든 정책은 시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결정하고 평가하게 된다. 모든 행정의 권한은 시민에게서 나오고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도 시민이기 때문이다. 시민이 바로 안양시의 시장이라는 의미다.→대통령 공약사업 중 하나인 박달 테크노밸리의 발전 방향은. -박달 테크노밸리는 시의 마지막 대규모 개발 지역이다. 대통령 공약사업에 선정된 이 사업은 이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박달 테크노밸리를 박달 테크노스마트시티로 확장해 국가 스마트시티 지역 거점으로, 4차 산업의 핵심 도시로 개발하겠다. 박달 스마트시티를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시의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의 ‘스마트시티추진단’에 합류하고 시에 ‘안양스마트시티기획단’을 구성해 체계적으로 준비할 예정이다. 용역 단계부터 시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시민이 직접 도시설계에 참여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겠다. →국철 지하화는 어떻게 추진되나. -시 발전을 위해 국철 지하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건 단순한 토목사업이 아니라 낙후된 원도심을 개발하고, 환경과 산업을 살리는 사업이다. 오랫동안 소음과 먼지 등으로 고통을 받으면 살아온 주민들에게 생명권을 돌려주는 일이기도 하다. 이 문제를 최초로 인식하고 2012년 경기 안양, 군포시와 서울 용산·동작·영등포구 등 7개 지자체가 경부선 지하화 공동 협약을 체결해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용역 결과를 보면 국철을 40~50m 깊이로 지중화하고 철도 지상 부지 50% 정도를 민간에 매각하면 사업비 90%를 마련할 수 있다. 용산역에서 당정역까지 18개 역사 중 절반의 철도 부지에 1만~2만 가구의 청년·신혼주택을 건설, 주택난도 해결할 수 있다.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통령선거 공약에 반드시 반영되도록 하겠다. →안양교도소 이전 추진은. -안양교도소 이전 추진 동력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시의 미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 추진하고 있다. 국유지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서도 안양교도소를 이전해 그곳에 4개 교정기관(서울구치소, 서울소년원, 서울소년분류심사원)을 한데 모은 경기 남부 법무타운이 조성돼야 한다. 기획재정부도 법무타운 조성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고, 법무부 관계자도 대안만 마련되면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 기재부와 법무부·국방부 등 관계 부처, 관련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의해 나가겠다. 무엇보다 의왕시와 예정지 주민들의 반대가 큰 문제다. 의왕시에 메리트를 주고 예정 부지 주민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면 설득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가시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나가겠다.→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인덕원역 신설 추진은. -최근 시가 국토부에 요구한 GTX C노선 인덕원역 신설 방안이 경제성이 없어 배제됐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이는 정치적인 힘에 의한 논리라 생각한다. GTX 역이 신설 예정인 과천은 주요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해 예전만큼 수요가 없다. 또 금정역에서 인덕원역까지 거리는 GTX 열차가 빠른 속도(110㎞)로 달리기에는 거리가 짧다는 게 또 하나의 배제 이유인데 두 역의 거리인 5.4㎞는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니다. 4호선이 지나는 인덕원역은 월곶~판교선(2024년), 인덕원~동탄 복선전철(2026년)이 개통되면 3개 노선이 지나는 환승역이 된다. 이곳에 GTX 역까지 신설되면 모두 4개의 노선이 지나는 지역 교통의 핵심 거점으로 급부상해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과천에 GTX 역이 신설되면 수많은 환승객이 또다시 이동해야 해 혼란스럽고 비효율적이다. 지속적으로 관계 부처, 국회의원들과 협의해 방법을 찾겠다. →최근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됐는데. -지난달 인구 50만명 이상 대도시 시장으로 구성된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민선 7기 제1차 정기회의에서 제16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협의회는 안양을 비롯해 수원, 성남, 고양, 창원 등 15개 지자체로 이뤄졌는데, 인구는 1200여만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약 23.2%를 차지한다. 지방자치와 분권 시대를 맞아 회장으로서 책임감이 크다. 대도시 간 협력과 상생 발전을 모색하고 지방분권을 위해 불합리한 제도와 구조적인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중앙 부처에 적극 건의하고 협의하겠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대만 도로 한복판 위에서 일광욕한 서양인들 논란

    대만 도로 한복판 위에서 일광욕한 서양인들 논란

    대만의 운전자들이 지난 주말에 도시 도로 한복판에서 일광욕 중인 두 남성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15일 대만 싼리방송(三立電視) 등 현지 언론은 지난 12일 일요일 오후 4시 쯤 장화현에 있는 한 미술관 인근 도로에서 찍힌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에는 반바지 차림의 서양인 두 사람이 도로 위에 수건을 깔아놓고 여유롭게 앉아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이들의 위험천만한 행동이 장난에서 비롯됐을지도 모르지만 현지 네티즌들은 도로 이용자들에게 “외국인들이 도로에서 일광욕을 하고 있으니 오토바이나 차를 운전하시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또한 두 남성의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으면서 “도로를 하와이 해변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내기에 져서 한 짓일 수도 있다”, “두 사람이 술에 취했거나 간이 크거나 둘 중 하나다”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한편 현지 경찰은 해당 사진을 본 뒤 외국인 남성들이 있는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경찰이 도착했을 때 그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경찰 관계자는 “현지 법규에 따르면, 이 두 사람은 300 대만달러(약 1만 1000원)의 벌금을 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플래어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메가로돈’ 개봉, 2.5미터 거대 상어 ‘스크린X로 짜릿 경험’

    ‘메가로돈’ 개봉, 2.5미터 거대 상어 ‘스크린X로 짜릿 경험’

    개봉과 함께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메가로돈’의 스크린X가 중국과 미국 등 해외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UEA 최초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상권인 두바이몰에서는 8일, 9일(현지시간) 양일간 ‘메가로돈’의 스크린X 객석률이 약 70%에 달했다. 또한 ‘메가로돈’은 지난 6월에 미국 미주리주 켄자스시에 오픈한 세계 최대 크기의 스크린X 상영관에서도 상영됐는데 개봉 당일인 9일(현지시간) 객석률 40% 이상을 기록하며 스크린X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국내에서 8월 15일 개봉한 영화 ‘메가로돈’ 스크린X의 관람포인트를 짚어봤다. 영화 ‘메가로돈’은 200만년 전 멸종된 줄 알았던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육식상어 메가로돈과 인간의 사투를 그린 메가톤급 액션 블록버스터다. ‘메가로돈’ 스크린X는 3면 스크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초거대 사이즈의 거대 상어, 극한의 현장감, 압도적인 몰입감과 넘치는 스릴과 긴장감까지 짜릿한 즐거움을 체험하게 만든다. 스크린X로만 체감 가능한 정면에서 양 옆 스크린 밖으로 튀어 나오는 듯한 육식상어 메가로돈의 등장만으로도 아찔함을 전한다. 몸 길이 27미터, 등지느러미 길이만 2.5미터에 5열로 된 290개 이빨, 티라노사우루스의 머리가 한입 거리밖에 되지 않는 어마어마한 입 크기로 모든 것을 먹어 치운 메가로돈의 위력을 스크린X에서는 3면 스크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름 가장 시원한 블록버스터로 ‘메가로돈’의 스크린X는 사상 최대의 포식자 메가로돈과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눈앞을 꽉 채우는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한 그 이상의 재미를 전할 것이다. 스크린 가득 펼쳐지는 거대한 바다의 시원함이 무더위를 날리기에 적격이 아닐 수 없다. 마치 극장에서 심해를 경험하는 듯한 현장감도 관람포인트 중 하나이다. ‘메가로돈’ 스크린X는 관객들을 3면으로 감싸는 스크린이 바다 저 깊은 곳, 심해라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의 즐거움까지 전한다. 메가로돈과 초대형 문어 등 거대 해양 생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스크린X의 파노라마처럼 3면에 펼쳐지는 전경은 관객들은 마치 영화에 등장하는 바다 속에 위치한 해저 연구실 안에서 메가로돈에게 위협받고 있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메가로돈이 정면과 좌우 스크린 중 어디에서 공격해올지 모르는 공포와 긴박감을 짜릿하게 즐길 수 있다. 메가로돈과 제이슨 스타뎀의 전투 장면에서 깊은 바다 속과 해수면, 잠수정 내부 공간을 오가는 역동적인 화면 구성은 오직 스크린X로만 만끽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해저와 수면 위를 오가면서 펼쳐지는 극한 사투를 스크린X로 관람하면 현장감이 최대치로 고조되어 마치 직접 상어와 싸우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할 정도로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한다. 스크린X는 2012년 CJ CGV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다면상영특별관으로, 2015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네마콘(CinemaCon)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후 지난해부터는 할리우드 배급사와의 협업을 통해 다수의 블록버스터를 잇따라 개봉했다. 스크린X는 현재 국내를 비롯해 영국, 프랑스, 스위스, 아랍에미리트, 미국,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터키, 일본 등 전세계 12개국 151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8월 중 미국 어바인에 추가 오픈한다. ‘메가로돈’ 스크린X는 8월 15일 국내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운동권 출신 대북사업가 구속영장 ‘증거날조’ 파문

    운동권 출신 대북사업가 구속영장 ‘증거날조’ 파문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운동권 간부 출신 대북사업가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엉뚱한 증거를 신청서에 기재해 법원에 제출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15일 경찰은 해당 수사팀을 교체하고 진상파악에 나섰지만, 구속된 피의자측은 수사팀 교체가 아닌 ‘독립수사단’ 구성을 요구하며 해당 사건 수사팀 전원을 검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경찰에 구속된 전 서울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서총련) 간부 출신 사업가 김모씨(46)의 변호인 측은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청 보안수사대를 무고, 증거 날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수사팀 교체가 아닌 ‘독립수사단’ 구성을 요청하는 서면을 전달할 예정이다. 서총련에서 투쟁국장을 지낸 김씨는 안면인식 기술 관련 중소기업을 운영해왔다. 그는 2013년 방위사업청 발주 사업을 낙찰 받은 한 컨소시엄에 참여해 중국 업체 소속 북한 기술자들에게 기술 자문을 해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에는 이와 관련해 베이징에서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부총장을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다 지난 9일 김씨는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자진지원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11일 구속됐다. 문제는 10일 경찰이 작성한 김씨의 구속영장에 김씨가 보내지도 않은 문자메시지가 ‘증거인멸 시도’ 사례로 적은 것이다. 이 문자메시지는 “에어컨 수리를 위해 집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영문 메시지로 김씨와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 이것을 경찰은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는 것을 뒷받침할 증거로 영장 신청서에 담았다. 경찰과 김씨의 변호인은 김씨가 발송하지 않은 문자메시지를 김씨가 보낸 것으로 착각해 이런 내용을 영장에 포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 또한 면밀한 검증 없이 영장을 청구해 부실수사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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