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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경기 부양 유혹에 빠져선 안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연 7% 성장을 공약했지만 4% 초반의 성적을 거두는 데 그쳤다.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 능력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경제대통령’을 자임하는 이명박 당선자도 연 7% 성장 공약을 내세웠다. 이 당선자가 ‘선(先)성장론자’로 불리는 이유다. 압도적인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시킨 국민들의 기대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높다. 하지만 국내외 여건은 결코 순탄치 않다. 고유가와 국제원자재값 폭등이 물가를 위협하고 있고 미국 경기는 내리막길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초조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건설과 소비 등 총수요를 부추기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문민정부 시절의 ‘신경제 100일계획’에서 보듯 인위적인 경기 부양은 득보다 폐해가 더 크다는 게 정론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에도 정권성적표를 끌어올리기 위해 카드 소비를 조장했다가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등 엄청난 후유증을 남겼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4월 총선과 국민의 기대 부응이라는 유혹이 있더라도 섣부른 경기 부양에 눈길을 돌리지 않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시간이 걸리고 고통스럽더라도 공급부문에서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 공공부문의 개혁을 통해 규제를 혁파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투자가 절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하라는 뜻이다. 그래야만 일자리도 생길 수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단기 실적보다 체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제운용의 키를 잡기 바란다.
  • [이명박 시대] 해외전문가 진단

    [이명박 시대] 해외전문가 진단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이명박 당선자는 한·미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는 많은 요소를 갖고 있다는 것이 워싱턴의 전반적인 평가다.” 지난 2월과 9월 서울을 방문, 이 당선자를 만났던 한·미연구원의 돈 오버도퍼(존스홉킨스대 교수)의장은 19일(현지시간) 이 당선자가 “양국간의 신뢰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하고 “미국측도 실무적이고 솔직한 이 당선자의 스타일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에서 외교전문 기자를 지냈던 오버도퍼는 박정희 전 대통령 이래 한국의 모든 대통령을 만난 이례적인 경험을 갖고 있다. ▶이명박 후보의 압승에 놀랐나. -워싱턴에서도 이미 이 후보의 당선을 예상했다. 다만 그처럼 많은 득표를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한국인들이 김대중·노무현 2대에 걸친 진보 정권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 같다. ▶한·미관계가 어떻게 변할까. -변화를 예상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에서도 내년에 대선이 실시되고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른다. ▶이명박은 한·미관계에 대해 뭐라고 말했나. -신뢰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다. 현재 신뢰가 부족하다고 했다. 그 때문에 양국 관계가 최선이거나 이상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신뢰 회복을 위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반면에 북한에 대해선 신뢰가 부족하다(not trustworthy)는 지적도 했다. ▶북한 핵 문제는 어떻게 풀릴까.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서울에서 이명박 후보를 만났을 때 북핵 문제에 대해 정확한 보고를 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9월에 만났을 때 북한 문제에 더욱 확신과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이 후보는 기꺼이 북한을 돕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도 어떤 식으로든 지원에 대한 대가(Price)를 치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대북 지원 행태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한·미 군사동맹에 대한 이 후보의 입장은. -주한미군의 주둔이 한반도 평화와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주한미군은 한반도 통일 후에도 한동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명박은 어떤 인물이라는 느낌을 받았나. -매우 실질적(Businesslike)이고 솔직한(Straig htforward)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후보는 나와 대화를 하면서 노트북 컴퓨터를 꺼내놓고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제시했다. 지금까지 한국의 대통령 등 많은 정치인을 만났지만 노트북을 이용한 인물은 그가 처음이다. 이 당선자는 또 국제적인 경험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미국에서도 머물렀고, 현대건설에 있을 때 중동도 많이 방문했으며, 리비아의 카다피 지도자와도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이 당선자의 외국 경험은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매우 긍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외국 경험이 많지 않았다. ▶워싱턴에서는 이명박 후보를 어떻게 보나. -대체로 이 후보가 실무적이고 솔직하기 때문에 쉽게 대화하고 일해나갈 수 있는 인물로 본다. ▶미국에서는 어떤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이 후보와 가장 조합이 맞을까. -정치적·개인적이라는 2가지 관점에서 봐야 한다. 정치적으로는 보수적 또는 중도보수적인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면 이 당선자와 잘 맞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후보가 잘 맞을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 당선자가 어느 후보와도 잘 지낼 것으로 본다. dawn@seoul.co.kr ■日 “후쿠다 총리와 셔틀외교 재개해야” 한·일간의 중단된 정상외교, 셔틀외교가 재개돼야 한다. 한국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된 만큼 경색된 한·일 관계를 푸는 좋은 계기가 마련됐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아시아 중시외교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한국과의 근린외교를 회복하지 않고서는 빛을 낼 수 없다. 현재 일본은 중국과의 외교기반은 닦아놓은 상태이다. 때문에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예전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나올 것 같다. 후쿠다 총리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을 추진하는 것도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한·일 정상간에는 포괄적인 외교가 요구된다. 역사·영토 문제는 분명한 원칙 아래 국익에 맞게 대응하면 된다. 쉽게 풀 수 있는 현안이 아닌 이유에서다. 후쿠다 총리는 취임 직후 한국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키로 밝혔기 때문에 대화의 마당은 준비된 셈이다.19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의 취지에 맞게 양국이 신뢰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국은 또 대북정책에 있어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대북정책에는 시각차가 뚜렷하다. 일본이 가장 주시하는 분야이다. 북핵 문제에 있어 한국이 당사국이지만 6자회담 참여국인 일본의 협조도 중요하다. 북·일 관계가 진전돼야 북핵의 해결도 수월해지는 까닭에서다. 일본은 현재 납치문제를 북핵 문제와 한데 묶어 단계적으로 푸는 정책을 펴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북·일 관계에 중재 역할을 꺼리면 안 된다. 북한도 장기적으로는 일본의 경제적 협조가 필요하다.2004년 11월 끊긴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한 논의가 활발해 질 것 같다. 일본도 마냥 소극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 물론 일본의 농업보호정책이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종원 일본 릿쿄대 교수 ■中 “韓中관계 기존 틀 큰 변화없을 것”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대(對) 중국 및 북한 정책에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한·중관계도 이미 여러 방면에서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됐기 때문에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갈 수밖에 없다. 북한 당국이 아직 이명박 당선자에 대해 아무런 논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당선자와 교류·협력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북한은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만을 공격했을 뿐이다. 북한은 이 당선자가 남북관계를 동북아 국제정치의 큰 흐름 속에서 이해해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북한은 앞으로 이 당선자의 말과 행동을 관찰한 뒤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 당선자와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정상회담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 이 당선자가 제2차 남북정상회담 때 발표된 공동성명의 정신을 존중한다면 북한도 긍정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다. 미국은 대북정책에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과 동북아 정책에 관한 결단이다. 한국은 미국의 이러한 결단을 잘 읽어야 한다. 대북관계에서 ‘엄격한 상호주의’같은 발상은 맞지 않다. 한국을 둘러싼 한반도와 동북아 관계는 해마다 달라지고 있다. 옛날의 잣대로만 보면 안 된다.6자회담도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니고 6개국이 유기적으로 얽혀서 하나로 작동하는 메커니즘이 됐다. 중국은 한·중 FTA를 가능한한 조속한 시일내에 체결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경제 대통령을 내세운 이 당선자는 한·중 FTA 체결에 현 정부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생각된다. 퍄오젠이 中 사회과학원 한반도硏 비서장 ■佛 “북핵 폐기 이행 여부 중요한 변수” 한국에 10년 만에 우파 정권이 들어서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폐기 약속 준수 여부가 중요한 변수다. 이 문제는 아직도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향후 북한의 핵폐기 일정에 따라 한국 새 정부와 주변국과의 관계가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이전 대통령보다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덜한 데다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아시아 지향적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대북 정책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 노무현 정부의 대 북한 긴장완화 정책에 계속 비판적이던 미국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는 지지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약속한 대로 핵폐기 일정을 잘 준수한다면 이명박 새 대통령이 이전 정권의 대 북한 정책을 완전히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 경우라면 미국·일본과 블록을 형성해 새로운 대북 정책을 수립할 가능성도 있다. 어쨌거나 북한과 화해 무드를 유지하면서 통일로 나아가는 게 한국 정부에는 이익이다. 경제 분야의 전망은 밝지 않아 보인다. 이명박 새 대통령은 세계 경제상황이 좋지 않을 때 당선됐다. 미국 경제가 후퇴하고 중국의 거품이 빠지는 국면이다. 또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이자율도 인상되고 있다. 이런 경제적 상황 때문에 새 대통령이 비록 친 기업적이고 경제 공약을 많이 내걸었지만 단기간에 한국이 경제발전에 속도를 내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수아 고드망 佛 아시아센터 소장
  • 태안 물고기 46종 실종

    원유 유출 재앙을 맞은 태안해안국립공원 생태계가 제모습을 찾기까지는 적어도 2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추정됐다. 긴급 조사 결과 바다 밑바닥에 사는 저서생물과 어패류 등의 생태계 파괴가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어류 46종도 거의 사라진 것으로 조사돼 장기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환경부는 18일 태안 유류오염사고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및 생태계 복원 방안을 마련, 발표했다. 환경부는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살고 있는 2500여종의 생물과 철새 도래지, 특정 도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며 해양수산부와 공동으로 실태 조사 및 장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홍 자연보전국장은 “기름막이 산소와 햇빛 공급을 막아 바닷속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으며, 김·미역·전복 등 양식기반도 무너졌다.”면서 “피해가 심한 종은 해조류와 해초류, 저서 무척추동물이고 어패류를 먹고 사는 조류는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해조류·해초류는 보호막이 없고, 저서생물도 도피성이 적어 가장 많은 피해를 입게 된다. 상괭이(이빨고래아목) 7마리가 죽은 것도 확인됐다. 산란장 오염으로 어린 어류들도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성이 적고 현지 바위 틈에 정착해 사는 망둥어류·배두라치 등도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몸집이 큰 포유류는 수가 적고 이동성이 강해 피해 지역을 벗어났을 것으로 환경부는 예측했다. 환경부는 사고 3년이 지나야 해조류, 갯지렁이와 바위에 붙어 사는 생물이 점차 복원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개류는 5년 이상 지나야 회복되고 적어도 10년은 지나야 비로소 모든 생물이 회복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20년이 지나면 원상회복될 수 있지만 피해 범위가 넓거나 일부 중심 지역은 자칫 회복 불가능 사태도 예견된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국립생물자원관 강재신 박사는 “갯벌이나 모래에 섞인 기름 성분이 제거되기 전 퇴적물이 쌓여 오염 물질이 깊은 암반층까지 스며들기 때문에 피해가 오래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번주 중 해양수산부와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생태계 실태를 조사하고 내년 말까지 태안국립공원 및 주변 습지지역의 자연자원 정밀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2009∼18년에는 장기적인 생태계 변화 모니터링과 복원사업을 동시에 추진키로 했다. 특히 기름 성분을 먹어치우거나 분해시키는 효소를 동원해 복원하는 생물학적 처리기법을 적용키로 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시네마인생 53년 이길웅 영사기사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시네마인생 53년 이길웅 영사기사

    “무슨 일을 하건 네가 사랑하는 일을 하렴!” 영화 ‘시네마 천국’에 나오는 명대사다. 수염 덥수룩한 알프레도가 도시로 떠나는 젊은 토토에게 애틋하게 건네는 말이다. 이 영화를 가슴 뭉클하게 기억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추억의 필름을 잠시 맛보기로 돌려보자.2차대전 직후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작은 마을. 여기에는 ‘시네마 파라디소’라는 낡은 영화관이 있다. 소년 토토와 영사기사 알프레도. 토토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곧장 성당으로 달려가 신부님의 일을 돕는다. 영화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이 마을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모두 신부가 검열을 했으며 웬만한 키스신은 모두 삭제가 된다. ●‘드림시네마´서 마지막 상영작업中 영사기를 천직으로 여기는 알프레도는 토토가 영사기술을 배우는 것을 싫어한다. 부활절도, 크리스마스도, 휴일도 없이 영사실에 갇혀지내는 영사기사 생활의 고독과 허상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압권은 다른 영화관과 동시 상영을 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필름을 운반하는 장면이다. 특히 나중에 ‘시네마 천국’ 극장도 철거되고 유명한 영화감독이 된 중년의 토토가 홀로 초현대식 극장에서 알프레도가 남긴 필름을 감상하는 장면은 관객들의 눈가를 흠뻑 적시게 한다. 이 영화는 1989년 칸영화제 등 대부분의 국제영화제를 휩쓸며 전세계 영화팬들을 감동시켰다. 이쯤해서 한국판 ‘시네마 천국’을 한번 떠올려보면 어떨까. 이길웅(68)씨. 영사기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와 알프레도와 닮았다. 또 토토와 비슷하게 어린 나이에 영사기술을 익혔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대에도 불구하고 한번쯤 뛰쳐나올 법도 한데 오로지 집과 영사실만 오고간 흔치 않은 인생이다.14세 때 영사실에 처음 들어간 이후, 어느덧 53년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도 늘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홀로 영사실에 앉아 ‘촤르르∼’ 관객들의 눈과 귀를 감동시킨다. ●14살부터 목포극장에서 영사일 시작 이씨는 현재 서울시내에서 유일하게 남은 마지막 단관극장인 ‘드림시네마’(옛 화양극장·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에서 영사주임으로 일하고 있다. 멀티플렉스 시대에 스크린 하나만을 고집해왔던 ‘드림 시네마’는 이 지역 재개발로 인해 내년이면 사라질 운명에 놓여 있다. 그래서 ‘드림 시네마’측에서는 마지막 떠나는 모습을 아름답게 남기기 위해 모든 것을 20년 전으로 돌려놨다. 선정된 영화는 ‘더티 댄싱’이다. 사라졌던 대형 붓간판을 다시 내걸었으며 티켓도 20년 전의 모습으로 바꿨다. 또한 오드리 햅번 등 유명한 배우들의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실까지 마련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 각지의 중장년층과 20대 젊은층들이 찾아와 단관극장에서 추억의 명화를 감상하며 향수를 달래고 있다. 이씨가 바로 이들을 위한 마지막 필름을 돌리고 있는 것.‘드림 시네마’가 문을 닫게 되면 마지막 상영작 ‘더티 댄싱’과 함께 자신의 ‘시네마 인생’도 어쩌면 마감해야 할 처지. 또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3일간 심야시간대에 추억의 명화 ‘벤허’를 돌릴 예정이다. 이래저래 회한과 아쉬움이 가득한 이씨를 ‘드림 시네마’ 영사실에서 만났다. 처음에는 “뭐 한 일도 없는데 쑥스럽게 인터뷰를 하느냐.”며 손사래다. 그러면서 화면과 영사기를 번갈아 응시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1940년 출생이니 다시 해가 바뀌면 칠순이 코 앞이다. 하지만 나이보다 훨씬 젊게 보였다. 영화는 자주 봤지만 영사실에 들어오는 것은 처음이라며 관심을 가졌더니 그는 “필름 갈아끼우느라 진땀을 빼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하고 입을 연다. 요새는 1만 2000커트 정도가 연결된 필름을 한번 끼우면 영화가 다 끝날 때까지 계속 돌아간다며 격세지감을 피력했다. 옛날에는 영화 한 편을 상영하면서 필름을 여러번 갈아 끼워야 했고, 또 영사기에 필름이 걸리거나 불이 붙기도 했다는 것. 또 영화관에 정전도 자주 났지만 그때의 관객들은 조용히 다시 상영되기를 기다렸다고 술회했다. 지금은 성인의 키만한 영사기 두 대가 과열방지를 위해 시간대별로 번갈아 사용되니 불이 붙을 일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필름의 질도 좋아져 상영 도중 끊기는 적이 별로 없다고 했다. 어찌하여 영사기사가 됐을까.“그냥 영화가 좋아서 그랬고 지금까지 한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었다.”고 웃는다. 목포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무조건 목포극장으로 찾아가 영사기사가 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엄격한 사수 밑에서 바닥 닦고 걸레질 등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영사기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못했다. 할 수 없이 어깨 너머로 배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아침 일찍 출근해 밤 12시에 퇴근하는 일을 거른 적이 거의 없었다. 사춘기도 잊고 그렇게 10대를 보냈던 것. 당시 목포극장에서는 진도 등 크고 작은 섬지역에 임시 가설극장을 마련하기도 했는데 이때 출장을 가기도 했다. 초창기 때 어떤 영화를 주로 상영했느냐고 물었더니 “당시 목포극장은 하루에 다섯번 상영하고 가끔씩 막간을 이용해 국악공연도 펼쳤다.”고 회고하면서 ‘판도라’ ‘카르멘’ 같은 영화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아울러 영화 상영 전에 인근 식당이며 예식장 등의 광고가 아주 많았다고 했다. ●“자정무렵 들어가서 가족얼굴 못본 게 미안” 그는 1963년 맹호부대 정훈병으로 입대했다. 그의 영사기술은 여기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맹호부대 이 하사’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16㎜ 빅터영사기를 들고 여기저기 전후방 부대를 돌아다녔다. 극적인 장면에서 필름을 갈아끼울 때면 장병들로부터 어김없이 ‘빨리 돌려라.’는 원성을 자주 들었다. 이때마다 괜히 어깨가 우쭐거려지곤 했다. “당시 영사기는 미 대사관에서 빌려준 것이었지요. 육군본부에서 필름을 수령한 뒤 며칠동안 전방 등지에서 상영을 하고 나서 다시 반납하곤 했지요. 덕분에 서울로 외출외박을 자주 나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군대생활이 가장 재미 있었던 것 같아요.” 군 제대 후에도 계속 목포극장에서 필름을 돌렸다.‘벤허’ ‘로마의 휴일’ ‘노틀담의 꼽추’ ‘외인부대’ 등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명화들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그러기를 30년. 어느새 40대 중반의 나이가 됐다. 이 무렵 서울 서대문 네거리에 ‘화양극장’이 개관됐고 평소 알고 지내던 영화인의 권유로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에서는 ‘영웅본색’ 등 주로 홍콩영화를 단골로 상영했다. 신형 영사기를 처음 접한 것도 바로 이때였다. 또 화양극장으로 옮길 무렵에는 떠나는 영사기사들이 많아 늘 혼자서 하루종일 필름을 돌려야 했다. 그러다보니 쉴 틈이 더욱 없어졌다. 집안 친척의 경조사를 챙기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정무렵에 퇴근하다보니 가족들 얼굴조차 보기 힘들어졌다. 영사기사의 보수는 얼마나 될까. 이에 “1960∼1970년대 극장 앞에서 줄을 쭉 서고 볼 적에는 그래도 나은 편이었지만 멀티플렉스 다관 극장이 생겨나면서 더욱 어려워졌다.”고 한숨 섞인 표정을 짓는다. 다른 사람처럼 직업을 왜 바꾸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속 없어서 그렇지 뭐.”라고 하면서 그게 다 천직이 아니냐고 했다. 시네마 인생 53년을 뒤돌아보면서 “자식들이 다 건강하고 훌륭하게 자라줘 가장 기쁘다.”며 나름대로 보람을 찾는다. 슬하에 4남매를 두었으며 경찰, 스튜어디스, 애니메이션 감독 등으로 일하고 있다. 막내는 서울대를 나와 현재 미국 유학 중이다. 변변한 재산도 없이 오로지 영사기사 월급으로 자식공부를 시켰다. 경기도 원당 자택에서 부인과 단둘이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글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선택 2007 D-2] 특검수사 향후 일정과 전망

    [선택 2007 D-2] 특검수사 향후 일정과 전망

    16일 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특검법’을 전격 수용함에 따라 이른바 ‘이명박 특검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특검은 늦어도 내년 1월21일부터는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후보가 오는 19일 대선에서 이길 경우 사상 초유의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특검수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제출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BBK 특검법’이 17일 국회에서 통과되면 대통령은 최대 15일 안에 법안을 공포해야 한다. 이후 대법원장의 추천을 거쳐 열흘 안에 특검을 임명하게 되고, 다시 열흘 간의 특검 준비기간을 거치게 된다. 최대 30일로 돼 있는 수사기간까지 고려하면 법안 통과부터 수사 마무리까지 최장 65일이 걸린다. 내년 2월20일까지 특검 수사가 마무리되는 것이다.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2월25일 이전에 모든 수사를 마무리하도록 한 것이다. 이 후보가 19일 대선에서 승리하면 정권 인수위가 막 출범한 시점에 바로 특검의 수사대상이 된다. 이명박 후보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BBK와 관련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거듭 밝혔고, 한나라당도 특검이 수사해도 더 나올 게 없다고 강조했지만 당선자가 특검 수사대상이란 그림 자체만으로 신당은 정치적인 효과를 기대할 법하다. 검찰 수사 때는 ‘서면조사´만 받았지만 특검이 전격 ‘소환´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특검 수사결과가 고스란히 내년 4월 총선 판세에 직결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특검 수사결과 BBK 의혹과 관련해 신당의 주장이 하나라도 밝혀질 경우 한나라당이 입을 타격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은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조항에 따라 이 후보의 취임과 직무수행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모처럼 기회를 잡은 신당이 집권 초기부터 정치공세의 키를 쥘 것이란 점은 명약관화하다. 반론도 있다. 박형준 대변인이 “특검을 통해 후보의 결백함이 입증되면 국정 운영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그런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 게 그렇다. 특검 수사결과로도 이 후보의 무혐의가 판명된다면 신당은 회복불능의 치명상을 입고 4월 총선에서 참패할 공산이 크다. 이번 특검을 ‘양날의 칼’로 부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다만 17일 국회에서 최종 통과될 특검법안은 신당의 원안을 수정할 게 분명하다. 현 시점에서 이 후보를 둘러싼 모든 의혹을 망라한 수사대상 등에서 신당측에 양보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로든 한나라당은 이 후보 당선을 전제로 집권 초기에 여대야소(與大野小) 정국을 만들어야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신당으로서는 또 정반대로 ‘정치적 생명’을 위해서 다시 한 번 특검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현실·가상 혼돈시대 온다”

    “현실·가상 혼돈시대 온다”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될 수 있다. 현실에서 이뤄지는 것보다 훨씬 빨리 의사가 될 수도 있고, 변호사가 될 수도 있다. 평소 갖고 싶던 차를 타고 질주할 수도 있고, 비행기도 탈 수 있다. 회사를 가는 것도, 사업을 하는 것도 마음대로다. 벌어들인 돈은 현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모니터 앞에, 앉아 컴퓨터의 전원을 키는 것만으로 가능한 정보통신(IT)이 만들어낸 세계다. ●인구 1000만명의 새로운 세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IT기업 ‘린든 랩’이 2003년 첫 선을 보인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는 이름부터 ‘두 번째 인생’이다. 현재 가상공간인 세컨드라이프에 사는 사람은 전세계적으로 무려 1000만명에 이르고, 갈수록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초 세컨드라이프 거주자는 고작 10만명에 불과했다. 지난달 말 정식서비스가 개시된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수십만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무료로 가입한 뒤 분신인 아바타를 만들면 그 순간부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 회사를 다니는 것은 물론, 장사를 할 수도 있고 영화를 보거나 다른 사람과 데이트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린든 랩은 그들이 창조한 세계를 현실 세계를 나타내는 ‘유니버스(universe)’라는 말 대신 ‘가공·추상’이라는 접두사를 붙여 ‘메타버스(metaverse)’라고 부른다. 세컨드라이프가 ‘리니지’ 또는 ‘뮤’ 같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다른 점은 ‘현실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게임이 가상 공간 속에서 마법사나 전사, 성직자 등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을 내세웠다면 세컨드라이프는 철저하게 현실에 존재할 수 있는 공간과 인물로 구성돼 있다. 사용자들은 판타지 세계에 빠져 들었다 깨어나는 공허함 대신, 새로운 인생을 가지고 현실의 꿈을 꾸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MIT가 발간하는 ‘테크놀로지 리뷰’는 “세컨드라이프에는 신이 존재한다. 그가 손을 대자 새로운 세상이 생겨났다. 그는 수백만 명에게 생명을 불어 넣었다.”며 세컨드라이프를 만든 필립 로즈데일을 창조주에 비유하기도 했다. ●사용자가 만드는 통제없는 세상 글로벌 기업들도 세컨드라이프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실과 비슷한 휴대전화 홍보공간을 마련했고, 자동차 회사들은 실존하는 차는 물론 차세대 컨셉트카도 판매한다. 세컨드라이프에서 쓰이는 돈 역시 게임 내에서만 쓸 수 있는 기존의 게임머니와는 다르다. 세컨드라이프 내에서 사업을 하거나 회사를 다녀 번 돈은 현금화가 가능하다. 화폐인 린든달러는 270대 1의 비율로 현실의 1달러와 같은 가치를 가지고 매일 100만 달러 규모의 경제활동이 이뤄진다. 세컨드라이프는 싸이월드로 대표되는 개인화 서비스나 유튜브 같은 사용자제작콘텐츠(UCC)에서 좀 더 발전해 사람들의 생활 자체를 뒤흔드는 킬러 콘텐츠다. 일각에서는 세컨드라이프의 등장을 ‘인터넷’의 등장과 비견될 만한 사건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사람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현실감은 그래픽 기술의 발전으로 상당부분 실현됐고, 실제 사용자들 중 일부는 세컨드라이프를 현실보다 더 믿는 현상도 보고되고 있다.‘사이버 섹스’가 가능하고, 수백개의 도박장이 개설돼 있으며 성희롱이나 절도 등의 범죄도 급속히 늘고 있다. 전문가들도 세컨드라이프가 어느 수준까지 현실과 가까워질지 섣불리 예측하지 못한다. 몸에 장치를 부착하는 것만으로 촉각, 후각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장치가 시제품 단계에 접어든 점을 감안하면 세컨드라이프와 현실을 분간할 수 없는 시대가 곧 열릴 수도 있다. 실제로 전신마비 환자를 위해 뇌파를 이용해 세컨드라이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린든 랩측은 “세컨드라이프는 3차원 인터넷으로 들어가는 플랫폼”이라며 “회사는 세컨드라이프가 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기술적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세컨드라이프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는지는 다른 문명의 이기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손에 달렸다는 얘기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LG화학,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카 2차 전지 단독공급

    LG화학이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카의 2차 전지 독점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신성장 사업 확보와 함께 총 30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16일 “2009년 하반기 양산이 시작되는 아반떼 하이브리드카의 리튬 폴리머 전지 단독 공급권을 따냈다.”며 “충북 청원군 오창테크노파크에서 하이브리드카용 2차 전지를 본격 양산한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가 기존 하이브리드카에 적용되는 니켈수소 전지 대신 차세대 리튬 폴리머 전지를 탑재키로 한 것은 리튬 폴리머 전지가 50% 이상 출력이 높으면서도 가볍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튬 폴리머 전지 세계시장 규모는 2012년 1조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온실가스 감축량’ 합의 또 못할 듯

    인도네시아 발리에 모인 180여개국 정부대표단은 14일 총회 폐막시한을 넘겨가며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협정인 ‘발리로드맵’ 최종합의안을 도출해내기 위해 막판까지 협상을 계속했다. 2013년 이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일부터 발리에서 열린 제13차 유엔기후변화총회에 참가한 세계 각국 대표단은 이날 오후 6시인 폐막시간을 한참 넘긴 자정까지 마라톤 회의를 하며, 진통을 거듭했다. 동티모르를 방문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예정을 바꿔 15일 오전 발리로 되돌아가겠다고 밝혀 합의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AP,AFP통신 등 외신들은 각국 협상대표들의 말을 인용, 발리로드맵 초안에 포함됐던 ‘선진국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25∼40% 줄일 여지가 있다.’는 문구는 미국 등의 거센 반대로 결국 최종합의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대신 참가국들은 ‘범 세계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이 향후 10∼15년간 정점에 달했다가 2050년까지는 2000년 대비 50% 이하로 줄도록 한다.’는 절충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참가국들이 개도국들도 ‘계량화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우리나라도 교토의정서 1차 공약기간이 끝나는 2013년부터는 온실가스를 감축할 의무를 부담하게 됐다. 온실가스 감축이 ‘발등의 불’이 된 이상 우리 정부는 국가적 감축목표 설정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 한편 회의참가국들은 온실가스 감축과 적응기술을 개발하고 개발도상국에 기술을 이전하는 방안과 새로운 재원확보 방안은 추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발리로드맵에 합의할 경우 각국은 2009년까지 이번에 합의한 분야와 절차를 정하는 협상에 착수해야 한다. 발리로드맵은 교토의정서 이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 지구적 협상의 틀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발리 기후변화총회 참여 180여개국은 첨예하게 엇갈리는 이해관계에도 불구,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급박성에는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더욱이 교토의정서에서는 온실가스 감축대상에서 제외됐던 개도국들도 이번에는 예외 없이 감축부담을 지게 된 것도 진전으로 볼 수 있다. 대신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감축과 적응기술을 개도국에 이전해주는 등 새로운 재원확보 방안을 마련키로 하는 등 개도국의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하지만 ‘포스트 교토의정서’의 가장 핵심 사항이었던 구체적인 감축목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데는 끝내 실패, 전 지구적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온실가스 배출순위 세계 9위인 우리나라가 2013년부터 온실가스 의무감축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산업계에 미칠 타격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보다 적극적인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주요 이산화탄소 배출국 협상에 적극 참여하는 동시에 멕시코, 스위스 등 우리와 이해관계가 비슷한 환경건전성그룹과 함께 협상력을 높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발리회의는 폐막일인 14일 오전까지도 최종선언문 합의 여부가 불투명했다. 미국과 유럽이 로드맵에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20∼45% 줄인다는 문구의 삽입 여부를 놓고 한치 양보 없는 줄다리기를 벌였다. 인도네시아가 의장 중재안을 제시,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했지만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선택 2007 D-5] 李 독주 투표당일까지 갈까

    [선택 2007 D-5] 李 독주 투표당일까지 갈까

    대선을 6일 앞둔 13일 발표된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독주체제는 오히려 더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투표에서도 이 구도가 이어질지, 그렇다면 2위 후보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지, 아니면 막판에 급속도로 좁혀질지 주목된다. YTN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에서 이명박 후보는 46.1%의 지지율로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뒤를 이어 정동영 후보가 16.2%, 이회창 후보가 14.0%를 기록했다.CBS와 리얼미터의 조사로는 이명박 후보 45.0%, 정동영 후보 16.0%, 이회창 후보 12.9%의 순이었다. 이명박 후보는 조선일보-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압도적 1위였다. 그의 지지율은 45.5%로 2위 정동영 후보의 17.5%를 28%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중앙일보·SBS-TNS코리아 조사에서도 이명박 후보는 44.7%로 1위를 질주했다. 이처럼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43.1∼46.1%로 BBK 사건의 김경준씨 입국을 전후해 한때 30%대 중·후반까지 내려갔던 것을 모두 회복했다.2위 후보와는 30%포인트 가까이 격차를 벌린, 역대 대선 사상 유례 없는 독주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구도가 실제로도 그대로 나타날 것으로 분석한다.5년 전 2002년 대선 때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후보가 39.9∼45.7%를 기록해 36.6∼38.8%에 그친 이회창 후보를 3.3∼6.9%포인트가량 앞섰다. 실제 투표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48.9%, 이회창 후보가 46.6%로 둘의 격차는 좁혀졌지만 1,2위 순서는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조사는 대선을 22일 앞두고 실시한 조사였고, 이번에는 공직선거법이 개정돼 선거 일주일 전까지 조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훨씬 더 실제 결과에 근접해 있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만 승자독식에 따라 1위에게 표가 쏠리는 ‘밴드웨건 효과’가 나타날 것인지, 패자 동정론이 일면서 1,2위 격차가 좁혀지는 ‘언더독 효과’가 나타날 것인지는 예단키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연구실장은 “‘이명박 독주체제’가 워낙 굳어져 이 구도 자체가 흔들리거나 변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매우 낮다.”면서 “정동영 후보가 ‘숨은 진보층’의 지지를 얼마나 끌어낼 것인지, 또 투표율이 얼마나 될 것인지 정도가 남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농구대잔치 첫 준우승 돌풍 이호근 동국대 감독

    [스포츠 라운지] 농구대잔치 첫 준우승 돌풍 이호근 동국대 감독

    지난 7일 농구대잔치 결승전. 동국대가 일으킨 ‘돌풍’은 중앙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호근(42) 동국대 감독은 내내 소리를 지르다 목이 쉬었다. 포기하지 않고 땀을 흘리는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어서였다.26점차 패배. 그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고생했어, 잉∼”이라고 짧은 한마디를 던지며 선수들을 얼싸안았다. 농구계에서 사나이 중의 사나이로 꼽히는 이 감독의 눈에선 뜨거운 그 무엇인가가 치밀어 올랐다. 1998년 여름 여자프로농구 신세계 코치로 가자마자 첫 우승 감격을 누린 이후 눈물이 맴돈 것은 처음이라고 토로하는 이 감독. 먼 길을 돌고 돌아와 다시 성공시대를 열고 있다. 지난해 중반부터 모교인 동국대 코치를 맡고 있다가 지난 6월 사령탑이 됐다. 대학농구 변방이었던 동국대는 이후 종별선수권 준우승, 전국체전과 2차 대학연맹전 3위에 이어 팀 사상 처음으로 농구대잔치 결승까지 진출하며 날개를 펼쳤다. 이 감독은 “운이 좋았고, 졸업반 선수들이 묵묵히 따라줘 얻은 결과”라고 했다. 하지만 큰형 같은 모습으로 감싸주고 믿어주는 그가 만들어낸 조직력이 없었더라면 동국대의 비상도 없었을 터. 밑바닥까지 떨어졌던 시절이 있기에 이 감독은 더욱 빛난다.‘깡촌’ 출신인 그는 바구니에 공을 집어넣는 게 재미있어서 키가 크다는 것만 믿고 중학교 3학년 막바지에 농구를 시작했다. 실업 현대에서 김성욱과 더블포스트를 이뤄 기아의 한기범-김유택과 겨뤘던 그는 95년 유니폼을 벗은 뒤 현대전자 영업과장으로 넥타이를 맸다. ●전자랜드 감독대행때 ‘12연패´ 아픔도 우직하게 일 잘한다고 칭찬도 많았지만 농구쟁이는 코트가 그리웠다. 지도자의 길을 결심하고, 아주 잠깐 용인대 감독을 거쳐 신세계 코치로 갔다.98년부터 2003년까지 이문규 감독을 도와 4회 우승을 달성하며 잘나갔다. 하지만 남자프로농구 전자랜드 코치로 둥지를 옮긴 뒤 쓰라림을 맛봤다. 특히 05∼06시즌 초반 덜컥 감독대행이 된 뒤 12연패를 포함해,5승29패의 초라한 성적을 냈다. 전임 감독 성적까지 합치면 전자랜드는 8승46패로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농구 인생 최대 위기였죠. 앞이 깜깜하다는 말을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하지만 실패에서 배운다고, 당시 경험이 이제는 큰 자산입니다.” 이 감독에겐 요즘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자녀 모두가 농구 유망주로 유명하다. 아들 동엽이는 명문 용산중학교에서 허재 KCC 감독의 장남 웅이와 한솥밥을 먹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팀을 소년체전 정상에 올려놓고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던 아들은 3학년 진학을 앞두고 주장이 됐다. 농구공을 잡은 지 1년 남짓된 딸 민지도 지난 8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총재배에서 선일초등학교를 1위로 이끌며 MVP로 뽑히기도 했다. ●딸·아들도 초·중학교 선수 ‘농구가족´ 운동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토록 말렸는데 그 역시 자식을 이기는 부모가 되지 못했다. 프로 때는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지만 대학에 와서는 그나마 집에 자주 갈 수 있어 미안한 마음을 덜고 있다.“요즘은 애들과 대화할 시간이 있어서 좋아요.”라는 그에게 자녀 칭찬을 해달라고 하자 “어렸을 때 조금 한다고 커서도 잘하는 건 아닙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지도자 인생에서 올해가 가장 뿌듯하고 자부심도 생깁니다.”고 할 정도로 농사를 잘 지었으나 내년이 걱정이다. 주력이었던 4학년들이 빠져나가기 때문. 그럼에도 이 감독은 이번 겨울 뜨거운 담금질을 통해 돌풍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진다.“1985년 제가 2학년 때 동국대가 우승해보고 아직 우승이 없어요. 쉽지는 않겠지만 내년에는 정상을 밟고 싶습니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책꽂이]

    ●처칠을 읽는 40가지 방법(그레첸 루빈 지음, 윤동구 옮김, 고즈윈 펴냄) 자칭 ‘처칠 광’인 저자가 영국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지도자 처칠의 전기 수백권을 읽고 40가지 주제를 추려내 다시 썼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을 승리로 이끈 영웅이었지만 실패한 정치인으로, 전쟁광으로도 기억되는 ‘인간 처칠’을 돌아봤다. 명연설가이자 재담꾼이었으나 술꾼에 울보이기도 했던 처칠의 복잡한 면모를 보여준다.1만 2800원.●기빙(Giving)(빌 클린턴 지음, 김태훈 옮김, 물푸레 펴냄) 2004년 자서전 ‘마이 라이프’를 냈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에 낸 두번째 책.2001년 백악관을 떠나며 클린턴 재단을 설립하고 2005년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조직해 지구촌 사회봉사에 나선 그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개인과 비영리 단체들의 현장사례를 소개한다.1만 2000원.●에리히 프롬, 마르크스를 말하다(에리히 프롬 지음, 최재봉 옮김, 에코의서재 펴냄) 마르크스는 과연 오만하고 독선적인 인간이었으며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유물론자, 인간을 획일주의로 몰고 간 비현실적 사회주의자였을까.20세기를 대표하는 인본주의 철학자 에리히 프롬의 마르크스 비평서. 지은이가 본 마르크스는 인간의 정신적 해방을 꿈꾼 정신주의자, 개인주의의 완전한 실현을 위해 노력한 휴머니스트였다.1만 2000원.●바이블 키워드(J 스티븐 랭 지음, 남경태 옮김, 들녘 펴냄) 성서가 그리스 문명과 함께 오늘의 서양세계를 낳은 근간이란 주장을 펴는 교양서. 구약·신약성서에 언급된 인명, 지명, 사건 등을 500여개의 소주제로 분류하고 해설을 곁들였다. 예컨대 ‘노아’란 소주제어 아래 창세기 노아의 방주 이야기가 소개되고,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원작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설명하는 식이다.2만 5000원.●음모론(데이비드 사우스웰 지음, 이종인 옮김, 이마고 펴냄) 지난 2004년 출간된 책에 사진자료 100장과 새로 대두된 음모론들을 추가한 개정판.9·11 사태, 알카에다, 이라크전, 힐러리 클린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인간복제 등을 둘러싼 음모론을 넣었다. 저자는 음모론의 95%는 쓰레기이지만 나머지 5%가 당신을 한밤중에도 깨어있게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2만원.●힐러리 로댐 클린턴(힐러리 로댐 클린턴 지음, 김석희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2003년에 출간된 힐러리 클린턴 자서전의 한글 개정판으로, 두 권이던 것을 한 권으로 묶었다. 책 출간 후의 독자들 반응에 대해 힐러리가 쓴 글이 서문 뒤에 붙었다.“상원의원으로서 나는 현재와 미래의 모든 미국 어린이들에게 똑같은 선택과 기회와 꿈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썼다.1만 8000원.●조선인 60만 노예가 되다(주돈식 지음, 학고재 펴냄) ‘청나라에 잡혀간 조선 백성의 수난사’란 부제에서 엿볼 수 있듯 병자호란 이후의 조선인 피랍사를 다룬 역사 다큐.60만명이 넘는 조선인이 참혹하게 포로로 끌려간 상황, 효종이 10년 동안 북벌의 꿈을 갈고닦는 과정을 사실(史實) 그대로 복원했다. 가공인물 두 사람을 중심으로 역사적 상황을 재연하는 방식이 돋보인다.1만 3000원.●사해사본의 진실(마이클 베이전트 등 지음, 김문호 옮김, 예담 펴냄) 현존하는 구약성서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평가되는 사해사본. 사해사본 발굴 이면의 감춰진 진실을 추적했다.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했으며 예수의 혈통이 비밀리에 이어져 왔다는 주장을 편 ‘성혈과 성배’의 저자들이 다시 공동집필했다.1947년 사해 연안 쿰란 지역에서 발견된 사해문서가 수십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사실에서부터 의문을 제기한다.1만 5000원.
  • 영재반 운영 초·중·고 두배 늘린다

    영재 교육 프로그램이 대폭 강화된다.2012년까지 영재 학급을 운영하는 초·중·고등학교 수가 두 배로 늘고 영재 선발 대상도 초등학교 1∼3학년 이상으로 확대된다. 고교 교육과정의 과학영재학교는 2∼3곳 추가 신설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국가인적자원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제2차 영재교육진흥 종합계획안’(2008∼2012)을 확정, 보고했다.2003년부터 올해까지 실시한 1차 종합계획이 영재교육의 도입 단계라면, 이번 2차 계획은 영재교육을 사회 전반으로 확대하기 위한 발전 단계에 해당된다. 우선 영재 학급을 운영하는 학교를 현재 408곳에서 2012년까지 80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방과후학교나 주말·방학 특별 프로그램으로만 운영되던 방식도 주중 특별활동이나 재량활동 시간에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영재선발 대상도 낮추기로 했다. 지금은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어야 영재교육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 수학과 과학 분야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 예·체능 분야는 초등학교 1학년 이상으로 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조기에 영재를 발굴하기 위한 조치다. 교육부는 특히 영재성 검사도구 등을 새로 개발할 방침이다. 영재교육이 이른바 ‘명문대’ 진학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영재교육 체계도 개선한다. 초·중·고교 단계의 영재교육이 고등교육 단계인 대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학들이 최우수 학생을 위한 별도의 교육과정을 개발, 운영하도록 권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각 지역 교육청에 1개 이상의 영재교육원을 설치하고 소외 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했다.2012년까지 약 3만명의 영재교육 담당 교사도 양성한다. 현재 과학 분야 1곳(부산과학영재학교)에서만 운영되고 있는 고교 과정의 영재학교도 2012년까지 2∼3곳으로 늘리고, 예술·체육 분야도 2곳을 추가 지정할 방침이다. 특허청에서는 발명 분야 영재학교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선택 2007 D-8] TV토론회 빅3 전략

    11일 밤에 열리는 중앙선관위 주최의 두 번째 합동 토론회를 앞두고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무소속 이회창 후보 등 ‘빅3’는 10일 토론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앞서 1차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던 이명박 후보는 이번에는 ‘방어 논리’를 철저히 갖추는 데 집중하면서 동시에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 후보측은 이번 토론 주제가 사회·교육·문화·여성인 만큼 위장 전입, 위장취업,‘마사지걸’ 발언 등에 대한 공세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이 후보는 이날과 토론회 당일 외부 일정을 최소화하면서 반격 전략을 구상하기로 했다. 문제점으로 지적된 ‘등을 기댄 자세’도 개선키로 했다. 이회창 후보는 지난 토론회에 비쳐 볼 때 후보자 간 1대1 토론이 여의치 않은 점을 감안, 보다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토론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번과 같은 간접화법이 아니라 직접화법을 적극 구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 주제가 교육 개혁과 사교육비인 만큼 그가 내세우는 ‘국가 개조론’에 입각해 구체적으로 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또 보수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여성·문화 부문에서 개방적 사고를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에 강하다고 자평하고 있는 정 후보는 이번 토론회를 ‘대역전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 1차 토론에 이어 이번에도 도덕성면에서 이명박 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하면서 동시에 ‘바람직한 대통령상’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지난 토론회에서 분장이 어색했다는 지적에 따라 전문 코디네이터를 급히 구했다는 후문이다. 또 대표 공약인 대입 폐지 구상 등을 강조함으로써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을 특권층을 위한 교육으로 몰아붙일 계획이다. 나길회 홍희경 김지훈기자 kkirina@seoul.co.kr
  • 가로림·근소만 기름띠 ‘초비상’

    가로림·근소만 기름띠 ‘초비상’

    태안 앞바다의 기름 유출사고 나흘 만에 태안반도 해안선 167㎞ 전체가 시커먼 ‘기름밭’으로 변했다. 피해 양식장과 어장, 해수욕장만 7100㏊를 넘어섰다. 충남 최대의 양식장 밀집지역인 가로림만과 근소만도 결국 피해지역으로 편입됐다. 경기 남부지역인 경기만과 안면도까지도 피해 지역에 들어섰다. 한국해양연구원은 10일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사고의 피해 범위가 서해 연안에 그치지 않고 황해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태안 앞바다를 비롯한 태안군 소원면, 원북면 등 4개 면지역을 11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키로 하고, 이날 관계부처 긴급 차관회의를 열어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11일 국무회의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 문제가 보고될 것”이라면서 “현지 조사가 끝난 뒤 결정할 문제이지만, 요건이 누가 봐도 충족되면 먼저 선포한 선례가 있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피해 면적은 서산 가로림만∼태안 남면 거아도 해안선 167㎞로 확대됐다. 어장 피해가 2108㏊, 해수욕장 221㏊, 피해 예상 어장이 385곳 4823㏊로 집계됐다. 특히 가로림만을 비롯해 양어장이 몰려 있는 안면읍 내의 내·외파수도까지 기름띠가 몰려 왔다. 가로림만의 피해 예상 어장 규모만 현재 112곳 107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나흘째를 맞아 주민, 군병력 8800여명과 방제 선박 138척, 항공기 5대 등이 사고 해역과 해안에서 방제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기름띠가 해상과 해안가 곳곳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상의 기름띠는 가로림만에서 안면도 중간 앞에 있는 내·외파수도까지 70㎞에 걸쳐 퍼져 있다. 소량의 기름띠만 유입됐던 근소만도 유입량이 점차 늘고 있다. 해경은 이날 가로림만 4.2㎞, 학암포 1.5㎞, 근소만 2㎞, 모항 0.6㎞, 태안화력 1㎞ 등 모두 9.3㎞의 오일펜스를 설치해 기름 유입을 막고 있다. 하지만 이날이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크고 물살이 센 ‘백중사리’여서 해안과 해상의 오염범위가 크게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해졌다. 해양환경연구본부장 이재학 박사는 “황해는 남쪽만 열려 있고 동·서·북쪽이 막힌 폐쇄성 바다”라면서 “해류의 순환이 더뎌 기름으로 오염된 바닷물이 완전 순환되기까지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도권과 전북도 대책마련에 분주하다.24시간 감시체제에 들어간 평택시에 이어 군산시와 부안군도 상황실을 설치해 기름띠와 유막 확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도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 행정자치부는 사고 수습을 위해 우선 충남도 59억원 등 예비비를 지원하며, 부족한 부문은 특별교부세를 즉각 교부할 방침이라고 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공공시설 피해액의 최대 80%를 국고에서 지원받는다. 복구에 필요한 행정·금융·세제·재정 등의 특별지원도 받는다. 군산 임송학·태안 이천열·서울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서울광장] 국민의 선택, 프랑스의 교훈/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민의 선택, 프랑스의 교훈/함혜리 논설위원

    얼마전 유럽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프랑스 파리를 들렀다. 도시의 모습은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구름이 낮게 내려앉은 날씨도 똑 같았다. 그런데 뭔가 달라진 게 분명했다. 시장, 공원, 거리를 다녀봤다. 활기가 느껴졌다. 지난 1년 동안 프랑스에서 있었던 변화를 꼽는다면 대통령이 바뀐 것이다. 대통령 한 사람 바뀐다고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질 수가 있을까? ‘그렇다.’는 것을 프랑스는 보여주고 있었다. 프랑스 국민들은 지난 5월6일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를 선택했다. 전후세대인 그는 정계에 입문하려면 으레 거쳐야 하는 국립행정학교(ENA) 출신이 아니다. 헝가리 이민 2세다. 대통령이 되기엔 키가 너무 작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인종차별주의자라며 그를 증오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렇지만 사르코지는 1차 투표에서 31.2%라는 높은 지지를 받았고, 결선 투표에서는 53.06%를 기록하며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에 낙승했다. 프랑스 사회는 변화가 필요했고, 국민들은 사르코지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사르코지는 유세기간 내내 “프랑스는 변화가 필요하다.” “더 일하고, 더 벌자.”고 외쳤다. 당시 프랑스인들의 걱정거리는 높은 실업률, 낮은 구매력, 치안부재, 그리고 교육 경쟁력 상실 등이었고 그의 구체적인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투표 이후 여론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사르코지라는 인물(23%)보다는 정책을 지지하기 때문(47%)에 그를 지지했다. 그는 추진력과 결단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그는 국민과의 약속을 하나 둘씩 실천해 나가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취임 직후 각료회의에 참가하는 장관 자리를 31개에서 15개로 줄이고, 여성장관을 대거 기용했으며, 야당인 사회당의 거물을 외교장관에 영입하며 작은 정부, 열린 정부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총선에서 UMP가 577석 중 313석이라는 안정적인 의석을 차지한 뒤 고실업·저성장이라는 ‘프랑스병’ 치유를 위한 개혁을 본격화했다. 고질적인 경제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내린 처방은 ‘작은 정부, 큰 시장’이다. 대학의 자율권과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교육개혁안도 강행 중이다. 사르코지의 개혁안은 대학생들과 공공부문 노조의 거센 반발을 샀지만 그는 타협을 거절했다. 변화를 원했고, 그래서 사르코지를 선택했던 국민들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사르코지 정부의 개혁안에 힘을 실어줬다. 파업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전통적으로 파업에 관대한 국민들이었지만 파업 기간 중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68%가 파업이 부당하다고 답했고,69%는 정부가 노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확실히 프랑스는 달라졌다. 한 사람의 지도자가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앞으로 5년은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느냐, 아니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주저앉고 마느냐를 가늠하는 중대한 시기다. 국가의 먼 장래를 바라볼 줄 아는 통찰력을 지닌 지도자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강력한 추진력은 필수다. 정치권, 재벌기업, 공무원 집단에 휘둘리지 않고 단호하게 개혁을 밀어붙여야 하기 때문이다. 제 17대 대통령을 뽑는 날이 8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명한 유권자라면 누가 국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킬 인물인지 정도는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당신 삶의 가치를 바코드에 넣는다면…

    당신 삶의 가치를 바코드에 넣는다면…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을 받은 국내 대표적 설치미술 작가 전수천(60·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교수)의 새 화두는 ‘바코드’이다. 바코드는 현대사회 만물의 가치 척도다. 그러고 보면 작가에게 그것이 어떤 메시지로 다가가 있을지 막연히 넘겨짚히기도 한다.“3년 전쯤 물건을 사러 갔다가 돈이 모자라서 집으로 되돌아온 일이 있었다.”는 그는 “까만 선들의 기계적 배열일 뿐인 바코드가 모든 가치를 결정하고 그것에 세상이 휘둘린다는 생각이 그때 번쩍 들었다.”고 했다. 그렇게 인연이 된 바코드 작품들이 이번엔 미국에 간다. 뉴욕 화랑가인 첼시의 ‘화이트 박스’에서 내년 1월22일부터 2월23일까지 한달동안 ‘바코드로 읽는다’(Reading Beyond Bar Codes) 초대전을 갖는다. 화이트 박스는 비영리기구가 운영하는 대안공간 성격의 전시공간. 열차로 미국 대륙을 횡단한 대형 설치프로젝트(움직이는 드로잉·2005년)를 선보인지 햇수로 2년 만의 미국전시이다. “바코드 작품들을 만드는 내내 스스로에게 끝없이 자문한 게 ‘내 삶의 가치는 얼마나 되는가?’였어요. 관람객들에게 던지고픈 메시지도 똑같습니다. 자신의 삶의 가치가 진정 어느 정도인지, 한번쯤 성찰해보자는 의미지요.” 서울 성북구 석관동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작업실에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작가는 “(바코드의)선과 선 사이 미묘한 간극에 통제된 우리 모두의 자화상을 돌아봤으면 한다.”고 작품의도를 덧붙여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작품은 9점. 어른 키높이의 대형 지구본에 장난감 냄비 카메라 바퀴 등 온갖 잡동사니들을 오브제로 붙인 ‘사물에서 상상을 읽다’, 모조 반가사유상을 바코드가 새겨진 쇳덩이 위에 앉혀놓고 인식의 차이를 은유한 ‘헤아릴 수 없는 가치’, 바코드 선으로 채워진 마룻바닥 위의 바코드 방석에 앉아 관람객 스스로의 가치를 재보게 하는 ‘나를 읽는 오브제’ 등이다. 동심을 부추기는 장난감 오브제를 많이 동원한 ‘사물에서 상상을 읽다’에는 전쟁, 환경오염 등의 강렬한 메시지를 숨겨놓기도 했다. “여지껏 작품생활을 해오면서 지구본에 붙일 오브제를 고르느라 고물상을 뒤질 때 만큼 신났던 적이 없었다.”는 작가는 “바코드 방석의 마지막 두 자릿수를 비워놓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도 무척 즐거웠다.”고 했다. 길쭉한 바코드 탁자 위에 오래된 사발을 올려놓은 작품 ‘생각을 담는 샘’도 작업 과정 그 자체가 희열이었다고 말했다.“황학동을 뒤져 원하던 그릇을 찾았는데, 미술작업이 이런 기쁨을 줄 수도 있구나 새삼 느꼈다.”는 그다. 2년 전 미국 대륙횡단전은 야심차게 덤벼들었으나 곤욕도 많이 치러야 했다. 흰 천을 덮은 열차 15량이 미국 동부 뉴욕에서 서부 로스앤젤레스까지 5500㎞를 횡단한 프로젝트에서 “왜 하필이면 흰색 천이냐?”는 등 현지의 삐딱한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몇번이고 “작품을 할 수 있어, 살고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뉴욕의 낯선 공간을 상상의 힘 하나로 밝힐 그 시간은 또 얼마나 행복할까. 글 사진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설] ‘죽음의 바다’ 살리기에 총력 다하라

    청정해역인 충남 태안 앞바다가 ‘죽음의 바다’로 돌변했다. 지난 7일 오전 만리포 북서방 5마일 해상에서 일어난 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사고 때문이다. 사고 원유선인 홍콩선박 ‘허베이 스피리트호’의 손상 부위에 대한 응급 폐쇄작업이 끝났지만 이미 1만 500㎘의 원유가 바다로 흘러나간 상태다. 기름 유출량은 1995년 7월 남해안 여수 앞바다에서 일어난 씨프린스호 사건의 2배 규모다. 태안군 이원면과 근흥면을 잇는 해안선 150㎞에 기름띠가 형성되는 등 오염지역은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씨프린스호 사고로 여수 소리도에서 경북 포항에 이르는 230㎞ 해안이 기름에 오염돼 어장과 양식장 피해만 443억원이나 됐고 기름을 회수하는데만 다섯달 가까이 걸렸다.12년이 지난 지금도 사고 현장의 모래 밑에는 썩은 기름층이 남아 있다고 한다. 이처럼 기름 유출사고는 엄청난 피해를 안긴다. 한번 훼손된 자연을 다시 회복시키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이 들어간다. 그런데도 당국은 이번 사고 초기에 안이하게 대응했다. 초동 대처가 미흡해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지만 지금은 그것을 논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당장에 시급한 문제는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방제작업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군·경, 지역주민 외에 전국 각지에서 방제작업을 돕겠다고 나서고 있다. 체계적인 현장 지휘통제와 방제요령 및 안전교육은 효율적인 방제작업에 필수적이다. 아울러 환경 전문가들의 국제적 공조를 통해 2차 피해를 막고, 죽음의 바다를 살려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아주기 바란다.
  • [씨줄날줄] ‘럭키’ 대통령/이목희 논설위원

    지난 주말 뉴욕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한국 대선에서의 정책실종을 꼬집었다.“누가 되더라도 정책적 부담이 없기 때문에 가장 ‘럭키’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 백악관 관리를 지낸 빅터 차는 한국계로 우리 정세에 밝은 편이다. 그러나 한국 대통령은 항상 정치투쟁에 휩싸여 있으며 정책공약은 뒷전이라는 사실을 빅터 차는 간과했다. 1987년 직선제 실시 직후 무더기 정책공약을 내놓았던 후보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었다. 농어가부채 경감, 고속전철 건설 등 그야말로 죽기살기식으로 선심성 공약을 만들어 냈다. 노 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이런 공약으로 인해 밤잠을 설쳤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를 괴롭힌 공약이 있긴 했지만 정치적인 것이었다. 중간평가 약속을 했다가 없던 일로 돌려 버렸다. 노 전 대통령은 공약보다는 여소야대로 고통받았다. 이를 타개키 위해 3당합당을 했으나 이번에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치받아 소화장애를 일으킬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어 YS와 김대중(DJ) 전 대통령,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도 정책보다는 주로 여권내의 권력투쟁, 여소야대 상황으로 곤란을 겪었다.YS·DJ 정권에서는 연합체 성격의 국정운영이 문제였다. 정권을 잡기 위해 손을 잡은 김종필(JP)씨와 이념성향이 너무 틀려 불협화음을 빚었다. 결국 둘다 JP와 갈라서고 말았다. 그런 점에서 노 대통령의 출발은 ‘럭키’했다. 보수적인 정몽준 의원이 나중에 지지를 철회했음에도 노 대통령은 당선되었다. 아무 부담없이 자신의 정치철학을 펼칠 수 있었고, 함께 일할 인물을 선택하는 데 재량권이 넓었다. 이렇게 좋은 조건과 환경을 노 대통령은 활용하지 못했다. 좁은 인재풀로 ‘코드인사’ 논란을 낳았고, 끊임없이 적대세력을 넓혀왔다. 차기 대통령 역시 ‘럭키’하다고 하기엔 넘어야 할 장애가 많다. 이명박 한나라당,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소속당 장악력이 떨어진다. 이회창 후보는 무소속이다. 당선된 뒤 야당과 관계에 앞서 집안정리부터 쉽지 않다. 빅터 차의 지적처럼 정쟁보다 정책공약을 지키는 것에 골머리를 앓는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남북 경협분과위 연내 개최

    남북은 제1차 경제협력공동위원회 마지막날인 6일 종결회의 시간을 미루면서까지 막판 절충을 벌였으나 분과위 원회 일정을 잡는 선에서 회담을 마무리지었다. 이번 회담은 차관급이 맡아온 경제협력추진위원회가 부총리급이 위원장인 경협공동위로 격상되면서 열리는 첫 회의여서 기대가 모아졌지만 사실상 실무접촉 수준에 머물렀다는 지적이다. 남북은 이날 저녁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종결회의에서 총리회담의 경제협력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이달 중 개성공단, 조선해운, 농수산, 보건의료환경 등 4개 분과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이 가운데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농수산 분과위를 열어 동해의 일정한 수역에서 입어 및 어로, 수산물 가공 등을 협의하기로 했다. 총리회담에서 구성키로 한 도로와 철도 분과위는 내년 초 개최하기로 했다. 또 자원개발협력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자원개발과 경제협력제도 등 2개 분과위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총리회담 합의 사안으로 남측이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내세웠던 개성공단 ‘3통(通)’, 즉 통행·통신·통관 문제에서 전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이날 당초 오전 열릴 예정이던 종결회의를 저녁까지 미루면서 실무접촉을 갖고 남북이 막판 의견 조율에 나섰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최광숙 이영표기자 bori@seoul.co.kr
  • 체급변경 김재범 金빛 매트

    그는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6·KRA)와 ‘무서운 아이’ 왕기춘(19·용인대)이 두려워서 73㎏급에서 81㎏급으로 체급을 올린 게 아니다. 키(179㎝)에 맞게 체중 조절 부담을 덜기 위해서였다. 체급을 바꾼 지 이제 겨우 한 달.‘이원희 킬러’였던 김재범(22·KRA)이 81㎏급 새 강자로 우뚝 섰다.30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KRA컵 코리아오픈 국제유도대회 남자 81㎏급 결승에서 노리카네 신(일본)을 상대로 안뒤축후리기를 구사, 효과 2개를 따내며 정상에 오른 것. 지난달 체급 변경 뒤 처음 나갔던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도 터줏대감 권영우(26·KRA)를 제압하며 2위를 거머쥐었던 김재범은 이날도 4강에서 권영우를 제친 뒤 금메달까지 따내 기세를 올렸다. 김재범은 “체급을 올린 뒤 힘과 기술 모두 밀린다는 것을 느꼈다. 운이 좋아 우승한 것 같다.”면서 “최종 목표는 베이징올림픽이다. 최선을 다해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재범 경기의 해설을 맡아 눈길을 끌었던 이원희는 “체급 변경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그 과정을 딛고 정상에 선 것은 정말 의미가 있다.”면서 “(김)재범이가 연결 기술과 마무리 등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 큰 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은 이날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7개를 따내 일본(금3, 은1, 동1)과 종합 우승을 다투게 됐다.제주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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