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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저우 아시안게임 D-2] ‘벌떼수비’ 못 뚫으면 金은 없다

    숨이 막혔다. 페널티 지역에 촘촘히 박힌 선수들은 도무지 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수비 라인에서 아무리 볼을 돌려도 전진하는 선수는 없었다. 패스할 최소한의 공간조차 없었다. 한국이 시도한 슛은 번번이 선수들의 몸에 맞고 튕겨 나갔다. 점유율(68-32)도, 슈팅(21-6)도 한국이 압도적이었다. 그리나 딱 한번의 실수가 승점 3을 앗아갔다. 8일 벌어진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첫 경기, 한국-북한전에 대한 단상이다. 한국은 ‘벌떼 수비’에 첫판부터 일격을 당했다. 북한의 ‘인해전술’이라고 치부하기엔 찜찜하다. ‘아시아의 맹주’ 한국과 상대하는 팀들은 일단 한수 접고 들어온다. 이 때문에 수비 지역에서 잔뜩 웅크리는 방법이 매력적이다. 상대의 극단적인 수비전술은 대회 내내 계속될 수 있다.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요르단도 선수비-후역습을 들고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요르단은 객관적 전력에서 한참 떨어진다. 그러나 키가 큰 선수가 여럿 있다. 수비 지역에 잔뜩 머물며 세트피스 득점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한국과 비기기만 해도 대성공이라고 생각할 터. 반면, 승점 0으로 C조 꼴찌로 처진 한국에는 승리가 절실하다. 밀집 수비에 대처할 방법은 뭐가 있을까. 패스의 속도와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첫 번째다. 어린 태극전사들은 지나치게 생각했고, 지나치게 만들려 했다. 단순하더라도 빠르게 내지를 필요가 있다. 패스도, 몸놀림도 반 박자 빨라야 한다. 수비벽을 무너뜨리는 킬패스도 빠르고 예리한 패스에서 시작된다. 중거리 슈팅도 더 자주 필요하다. 수비 라인을 끌어내리는 특효약이다. 구자철(제주)-김정우(광주)-윤빛가람(경남) 등 한방 있는 미드필더들의 자신 있는 중거리포가 필수다. 세트피스도 해법이다. 볼 정지 상황에서 시작되는 프리킥, 코너킥은 가장 쉬운(?) 득점 수단이다. 연습으로 결정력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 상대의 밀집 수비를 감안한 날카로운 패턴을 갈고 닦아야 한다. 대표팀은 9일 중다스타디움에서 훈련을 가지며 10일 열릴 요르단전에 대비했다. 홍 감독은 “북한전 결과가 안 좋았지만, 내용이 나쁘지는 않았다. 다른 것보다 ‘결과’에 변화를 주고 싶다.”고 승부욕을 보였다. 북한전에 뛰지 못한 박주영(AS모나코)은 “이제 한 경기 끝났을 뿐이다. 홍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박주영은 교체투입이 예상된다. 그가 나선다고 해도 벌떼 수비를 뚫지 못하면 금메달은 없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용인시, 직장운동부 11개 폐지

    경기도 용인시가 직장 운동부를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시는 9일 직장운동부 운영심의위원회 3차 회의를 열어 21개 운동부를 10개로 줄이고 연간 운영비도 207억원에서 70억원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회의를 통해 지역 학교체육과 연계육성할 종목으로 태권도, 축구, 씨름, 육상, 유도, 검도, 테니스 등 7개 종목을 선정했다. 또 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종목으로 빙상, 볼링, 조정 등 3개 종목을 선택했다. 반면 보디빌딩, 우슈, 궁도, 배구, 핸드볼, 정구, 수영, 역도, 탁구, 복싱, 체조 등 11개 종목은 폐지키로 했다. 이번 운동부 구조조정은 운영비를 지원하는 시의 재정사정이 악화된 데 이어 생활체육과의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체육관련 총예산 227억원 중 21개 운동부에 207억원이 지원된 반면 생활체육 육성비는 3억 7000만원에 불과하다. 시는 앞으로 체육회 산하에 체육발전협의회를 두고 매년 연말 종목별로 평가 기준을 정해 성적 및 운영 성과를 평가하기로 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GTX,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키로

    경기도가 제안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이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다. 7일 도에 따르면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 5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 공청회를 개최하고 오는 2020년까지 추진될 중장기 철도시설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연구’ 보고서에는 신규 광역철도 사업으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 사업내용이 수록돼 있으며, 이는 정부가 3개 노선 동시 추진을 건의한 도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도는 밝혔다. 도 관계자는 “오는 12월 국토해양부가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고시할 것”이라며 “공청회까지 거친 만큼 GTX 3개 노선 동시 추진은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도는 GTX 사업추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는 오는 12월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고시 후에 민간투자심의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과정을 거쳐 GTX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도는 지난해 4월 고양 킨텍스~동탄신도시(74.8㎞, 수서~동탄 구간 28.5㎞는 KTX 노선 공용), 의정부~군포 금정(49.3㎞), 청량리~인천 송도(49.9㎞) 등 총 연장 174㎞의 3개 노선 GTX 건설 계획안을 마련, 국토부에 제안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구걸하다 아우디 타고 휑~ ‘재벌2세 거지’ 포착

    길거리 구걸 거지, 알고보니 재벌 2세? 지난 4일 중국 장쑤성 싱화시 길거리 한복판에서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시작됐다. 키가 크고 말끔하게 차려입은 한 남성이 거리에 꿇어 앉아 구걸을 하고 있던 것. 이 남성은 “어머니가 병들어 계시지만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하고 있다. 나 또한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며 행인들에게 눈물로 호소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뒤 고급외제승용차가 그의 앞에서 멈췄고, 차에서 내린 검은 정장의 건장한 남성과 그의 작은 몸싸움이 벌어졌다. 남성은 가지 않겠다고 소리를 쳤고 차에서 내릴 사람들은 그를 강제로 차에 태우려 했다. 결국 구걸을 하던 남성은 고급승용차에 실려 어디론가 떠나고 말았다. 이 도시에서 오랫동안 부동산을 해 온 업자에 따르면 이 남성은 매우 부유한 집안의 2세이며 평이한 자신의 삶을 자극하기 위해 벌인 자작극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업자는 “그는 구걸을 하는 내내 집에서 자신을 찾으러 사람들이 오지 않을까 사방을 두리번 거렸다.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눈빛이었다.”면서 “그의 아버지 또한 부동산으로 큰 돈을 벌었기 때문에 나와 잘 아는 사이”라고 증언했다. 이어 “재벌 2세나 다름없는 그 청년은 자신의 삶을 따분하다 느꼈고 자극을 받으려 거리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쑤성 타이저우시의 한 심리학자는 이 남성의 거지 행세에 대해 “집안은 풍족하지만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지 못해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얻고자 하는 것이며, 이로 인해 심리적 만족을 느끼려는 욕심”이라면서 “이러한 행동은 일종의 심리적 장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인천타워, 102층으로 축소 건설키로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인천타워’가 당초 계획된 151층에서 102층으로 축소 건설될 전망이다. 4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미국 포트만그룹이 주도하는 송도국제도시 6·8공구(580만㎡) 개발사업자인 (주)송도랜드마크시티가 인천타워를 151층에서 102층으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사업변경안을 제시해 왔다. 인천경제청은 인천타워 규모를 대폭 줄이는 것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개발상황과 전반적인 부동산경기 침체 등을 감안할 때 인천타워의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론이 문제다. 포트만 측은 인천타워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개발면적 중 10% 수준인 20만㎡의 토지를 내놓겠다고 제안해 왔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은 151층에서 102층으로 축소했을 경우 연면적이 당초보다 47% 줄어들고 사업비(3조 5337억원)가 절반 이상 절감되는 만큼 개발면적의 절반 가량을 되팔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사업자 측에서 환매 의사를 밝힌 토지도 외국인 임대아파트 용지 등 비수익시설이어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홍식 인천경제청 차장은 “6·8공구에 주거용지 등 수익용지가 집중된 것은 인천타워의 건립비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던 만큼 타워의 높이가 줄어들면 사업자에게 제공되는 토지도 비례해서 줄어들어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오 차장은 “이 같은 입장차에도 불구하고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데에는 양측의 인식이 일치하므로 인천타워는 102층으로 축소 건설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타워는 2008년 6월 이명박 대통령까지 참석해 화려한 기공식을 가졌음에도 사업비 조달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행정절차가 지연되면서 아직까지 착공을 못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6·8공구 개발이 국제업무단지로 개발이 추진 중인 1·3공구(570만㎡)와 닮은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길상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사무처장은 “국제도시 개발이라는 국가적 과제가 장기적 비전이나 전략 없이 즉흥적이고 비효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구로 돔구장에 유아시설 설치키로

    서울시는 제19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구로구 고척동 63-6 일대에 건축 중인 돔야구장에 수익시설을 설치하는 내용의 계획안을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상 1층과 지하 1층에 각각 348㎡, 6538㎡ 규모의 유아 시설과 사우나 시설이 들어선다. 앞서 시의회는 지난달 시의 ‘2011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이번 계획안과 같은 내용을 부결시켰으며, 시는 계획안을 보완해 이달 말쯤 계획안을 재상정할 계획이다. 이제원 시 도시계획과장은 “유아 인구가 많은 구로구의 특성과 주변 상권에 주는 영향 등을 고려해 해당 시설의 설치를 결정했다.”면서 “연간 22억원 상당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2012년까지 1406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7만 2457㎡ 규모의 돔야구장 건설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한·미 FTA 쇠고기·車 타협점 찾은듯

    한·미 양국 정상이 2일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전에 자유무역협정(FTA)을 매듭짓기로 의견을 모은 것은 핵심 쟁점인 쇠고기와 자동차 부문에서 일정수준의 타협점을 찾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입불가 방침을 고수해왔고, 미국은 한국이 자국산 자동차 수입을 확대할 것을 요구해 왔다. ●통상교섭본부 “우리 경제에 득 될 것” 통상교섭본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의 FTA를 최종적으로 성사시키는 데 핵심 관건은 재협상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우리나라에 얼마나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느냐는 것”이라면서 “FTA에 대한 평가는 결과적으로 우리 경제에 득이 될 것인지 실이 될 것인지를 기준으로 따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일정 수준의 협상내용 수정은 불가피하게 됐다는 얘기로 읽힌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미 협상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는 함구했으나, 우리나라가 자동차 시장에서 일정부분 양보를 하는 대신 국민적 반감이 심한 쇠고기 시장에서는 미국의 양보를 받아낸 것으로 보인다. ●일정 수준 협상내용 수정 불가피 먼저 한국 내 판매량이 적은 미국 완성차에 대해서는 연비나 온실가스 배출량 등 환경규제 적용을 예외로 두는 방향에서 합의점이 모색된 듯 하다. 지난 9월 말 환경부가 입안 예고한 ‘연비·온실가스 배출 허용기준 고시’에서도 ‘국내 판매량이 소규모인 제작사’에 대해 별도 기준을 적용키로 하고 있다. FTA 협상내용 수정은 재협상 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황식 국무총리는 “한·미 FTA 관련해 재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경기·인천 18개 공동사업 합의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가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GTX)와 경인 급행철도(Express) 조기 구축 등 수도권 공동사업 추진에 발벗고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 송영길 인천시장은 2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열린 제4차 ‘수도권 광역경제 발전위원회’에서 이 같은 방안을 포함한 18개 공동협력과제 추진에 합의했다. 오는 2017년까지 킨텍스~수서(46.3㎞), 송도~청량리(49.9㎞), 의정부~금정(49.3㎞) 구간에 구축할 계획인 GTX는 국토해양부에서 시행 중인 타당성조사 용역 결과와 KTX 고속철도망 구축계획이 올해 말 발표되면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특히 송도~주안~부평~구로~서울역(42㎞) 구간에 2017년까지 신설할 계획인 경인 급행철도와 일부 구간이 중복되는 문제점을 우선 해결하기로 했다. 이어 내년에 민간투자심의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거쳐 2012년에 GTX 공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인천대공원~시흥~광명역 연장은 지난 6월 경기도가 국토부에 신청한 예비 타당성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지하철 7호선을 부평구청역~석남동~청라지구~영종도로 연장하는 사업은 인천시가 내년까지 석남동~청라지구 구간의 타당성 검토 용역을 실시해 추진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지하철 4호선(당고개~진접), 5호선(상일~하산곡동), 6호선(신내~도농), 7호선(장암~포천) 연장사업은 정부가 광역철도사업으로 지정해 시행하도록 공동 건의하기로 했다. 3개 시·도는 서울시의 일부 과밀억제권역과 경기도의 자연보전권역 중 상수도 보호를 위해 필요한 곳을 제외한 지역을 각각 성장관리권역으로 조정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수도권 정비계획법의 각종 규제 적용을 배제하도록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또 수도권 내 4년제 대학 신설 전면허용과 서울시만 제한하고 있는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규제폐지, 인천시 강화·옹진과 경기도 연천·여주·양평·가평·동두천을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수도권 범위에서 제외할 것도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3개 시·도지사가 공동위원장으로 있는 수도권 광역경제 발전위원회는 이날 각 시·도의 해당업무 실·국·본부장과 전문가 21명으로 광역 인프라 기획단과 경제규제혁파추진위원회를 구성, 앞으로 분기별로 1차례 이상 회의를 열어 공동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女배구, 러시아 벽 못넘고 3연승 뒤 1패

    세계여자배구선수권 대회에서 3연승 행진을 벌이던 한국이 러시아 ‘장신의 벽’을 넘지 못하고 패했다. 한국은 2일 일본 오사카 시민체육관에서 벌어진 러시아와의 대회 D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1-3(18-25 17-25 25-19 22-25)으로 졌다. 한국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세 경기를 이긴 상승세를 등에 업고 맞붙었다. 하지만 평균 키가 190㎝를 넘는 세계랭킹 7위 러시아의 공격은 높았고, 블로킹의 벽은 튼튼했다. 1세트는 기대 이상이었다. 18-18 때까지는 팽팽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주포 코셸레바와 소코로바에게 연속으로 실점했다. 한국의 블로킹 최고점보다 한뼘은 높은 곳에서 내리 꽂는 스파이크가 파괴적이었다. 간신히 공격 타이밍을 파악했다 싶었지만 빈 공간을 찌르는 가모바의 백어택이 들어왔다. 결국 한점도 보태지 못하고 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 반전을 노렸지만 김연경(22·JT마블러스)의 공격마저 러시아의 높은 블로킹에 가로막히면서 활로를 찾지 못했다. 그래도 3세트는 달랐다. 한송이(26·흥국생명)가 집중력을 발휘했다. 서브 에이스에 이은 연속 득점으로 12-9 리드를 잡았다. 가모바 등 방심한 러시아 선수들의 서브 및 공격범실이 이어졌고, 한국은 세트를 가져왔다. 하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일격을 당한 러시아는 4세트에서 분발, 공격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막판 러시아의 범실로 22-24까지 쫓아갔지만 결국 거기까지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 첫 패배로 D조 2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3일 터키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벌인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중랑 “내년 봉화산 둘레길 4.2㎞ 재정비”

    중랑 “내년 봉화산 둘레길 4.2㎞ 재정비”

    “인공적인 둘레길이 아닌 주변에 소나무 숲 등 자연 경관을 그대로 살린 둘레길을 만들어 도심명소로 탈바꿈시키겠습니다.” 2일 문병권 중랑구청장이 내년 1월부터 신내동 봉화산 둘레길 4.2㎞ 재조성사업을 추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구청장이 이런 구상을 한 데에는 뼈아픈 사연이 있다. 봉화산 자락 D아파트에 사는 문 구청장은 당뇨를 앓고 있다. 당뇨병을 이겨내려고 아침마다 봉화산을 산책하곤 하는데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다는 점을 절실하게 깨달은 뒤다. 그런데 길이 중간중간 툭툭 끊겨 주민들이 한 바퀴 돌기에 불편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래서 지난해 5월 봉화산근린공원을 휘감고 도는 둘레길을 1차적으로 정비했다. 끊긴 길을 열고 통나무의자, 안내판 등을 갖추어 주민 품으로 돌려줬다. 아직은 2% 부족하다. 길이 협소한 것은 물론 쉴 수 있는 벤치, 정자, 전망대가 거의 없어 공원 산책로 구색을 갖추지 못했다. 이에 구는 내년 3억원을 들여 봉화산 둘레길을 재정비한다. 폭 0.5~1.5m로 걷기에 다소 불편하지만 산책로 확장은 않기로 했다. 시골길처럼 투박하지만 자연을 그대로 살린다는 게 목표다. 대신 곳곳에 목재데크, 벤치, 전망대 등을 확충, 주민들이 보다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날 문 구청장은 1시간 30여분간 둘레길을 돌면서 “여느 산책로와 달리 자연을 그대로 품고 있어 걷는 이들로 하여금 아늑하고 편안한 기분을 준다. 특히 바위나 돌이 거의 없어 어르신들에게 더없이 좋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도심 한복판에 30만평 넘는 정원(봉화산)을 갖고 있는 자치구도 드물다.”며 “산책길에 주민과 얘기하다 보면 구정 가닥도 잡히고 몸도 추스르고 일석삼조”라고 말했다. 지난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역주민 81.4%, 직원 82.2%가 둘레길 조성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구는 내년 1~6월 실시설계용역 실시 및 주민설명회를 한 뒤 7월 본격적인 조성사업에 착수키로 했다. 특히 해발 160.1m 높이의 아담한 봉화산은 아차산 자락의 하나로 서울시 기념물 제15호인 아차산 봉수대(봉화산 봉수대)가 자리잡고 있어 역사 체험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현재의 봉수대는 모형이다. 해마다 시 무형문화재 제34호로 지정된 봉화산 도당제가 열린다. 문 구청장은 “봉수대, 봉화산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만든다면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도심 산책로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책 읽는 밤(KBS1 밤 1시) 21세기 글로벌 시대, 우리는 어떤 세계화 전략을 내세워야 할까. 선진화를 위한 또 하나의 선택, 박세일의 ‘창조적 세계화론’을 분석해 본다. 읽고 나서 미소를 머금게 하는 동화, 생활 속 소소한 장면들에 상상의 날개를 달아 따뜻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 백희나. 그녀의 두 번째 이야기, ‘달 샤베트’를 만나본다. ●1 대 100(KBS2 오후 8시 50분) 영원한 뽀빠이 아저씨, 이상용. 예심 고득점자와 이강훈이 각각 1인으로 나선다. 연예인 퀴즈군단, 청년 백수 취업 준비생들, 1 대 100 1단계 탈락자들, 삼수생들, 내 집 장만을 꿈꾸는 사람들, 단역 출연자들, 다인승 버스가 절실한 야구단, 2010 실연남녀,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들, 그리고 63명의 예심 통과자들이 100인으로 도전한다. ●역전의 여왕(MBC 오후 9시 55분) 특별 기획팀에 계약직으로 입사하게 된 태희.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용식의 말에 태희는 어떤 일이라도 좋으니 기회를 달라고 하고, 용식은 대량의 재고 화장품을 일주일 안에 팔아 보라고 한다. 용식은 여진의 짐을 들어주고 있는 준수를 보게 된다. 한편 준수는 떡볶이집 주인에게 사정사정하여 일을 배우기 시작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10분) ‘학교가 싫다.’ 학교만 가면 안절부절, 교실에도 들어가지 않겠다며 막무가내로 버티는 아이. 하루 종일 복도에서 꼼짝없이 아이를 지키고 앉아 있는 엄마. 선생님과 맞대결하는 ‘무개념 초딩’. 어르고 달래도 소용없다. 도헌이는 왜 이렇게 학교가 싫은 걸까. 학교 안 가는 도헌이, 과연 달라질 수 있을지 지켜본다. ●다큐 10+(EBS 오후 11시 10분) 미국 최고의 주력 탱크인 ‘M1 에이브럼스 탱크’. 제2차 세계 대전 시 탱크 부대 사령관이었던 ‘크레이톤 에이브럼스’가 1972년 제안, 1980년에 처음으로 출고된 이 탱크는 세계적으로 그 위용을 자랑하는 대단한 성능의 탱크다. 역사상 가장 빠르고 강력한 최강의 공격 탱크 ‘M1 에이브럼스’ 를 해부한다. ●멜로다큐 가족(OBS 오후 11시 5분) 170cm의 키와 날씬한 몸매, 한눈에 봐도 아가씨다. 그러나 소녀의 나이 이제 겨우 열세살. 엄마 아빠에게 어리광을 부릴 때면 영락없는 13살 초등학생이지만, 음악에 맞춰 춤을 출 때면 프로들 못지않게 진지하다. 댄스스포츠 국가대표 선수가 되어 세계를 홀릴 춤사위를 선보이고 싶다는 소녀의 일기를 들여다본다.
  • [열린세상]글로벌 경제위기에 새 해법을 제시하다/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열린세상]글로벌 경제위기에 새 해법을 제시하다/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자본 축적의 총아인 기업이 힘을 얻는 것은 당연하다. 구 소련이 미국과 대립하던 냉전시대에도 코카콜라나 맥도널드 햄버거가 러시아인에게 사랑받은 것처럼, 어떤 점에서는 기업이 국가의 힘을 능가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공상과학 영화에서 거대 기업이 사회, 국가, 나아가 세계를 지배하는 설정에 관객들이 수긍하기도 한다. 이런 거창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기업은 우리 실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오·폐수를 몰래 흘려보내 지역사회에 타격을 입히는가 하면, 대규모 공장을 지어 주민에게 새로운 소득원을 제공하기도 한다. 기업이 경제적 이윤 추구에 더해 비경제적 차원에서 사회에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이유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기업은 국제사회의 요구와 기대를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독립적으로 의사를 결정하고 동태적으로 참여할 것을 요청받고 있다. 한 국가의 위기가 도미노 식으로 번져 이웃나라, 나아가 세계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치면서 정부의 힘만으로는 위기극복과 그 이후 예상되는 경기 회복기에 적절히 대처할 수 없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와 거의 동시에 세계적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서밋이 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1차 세계 대공황으로 불리는 1873년과 2차인 1930년, 그리고 1997년의 아시아 외환위기를 거쳐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르기까지 위기 극복은 정부가 주도했지만 정작 경기 부흥의 실질적 수혜자이자 주도세력은 기업이었다. 1873년 불황기에는 철도·전기·철강산업이 태동해 이후 호황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1930년 대공황이 지나면서는 섬유 등 화학산업, 자동차 등 기계산업, 고속도로·댐 등 인프라 개발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한마디로 위기극복의 ‘키 플레이어’(Key Player)는 기업이었던 것이다. 이번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재단 회장을 필두로 로열더치셸·네슬레·뱅크 오브 아메리카·중국 공상은행 등은 물론 삼성·현대·LG·SK·포스코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총수들까지 모두 12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 전 세계 중소기업을 대표해 국제상공회의소(ICC)의 전·현직 회장들도 초청됐다. 이들 기업은 2009년 총 매출액이 4조 달러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4.8배, 그리고 남미대륙 전체 GDP를 상회한다. 자산 총액은 30조 달러로, 전 세계 인구가 하루 세번씩 1년 1개월 동안 빅맥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 전체 근로자 수는 917만명으로 스웨덴과 그리스의 근로자를 합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마디로 이들은 세계인들의 먹거리, 탈거리, 입을거리 등 생활 전반은 물론 생각까지 좌우하는 막강한 힘을 지녔다.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은 현재와 향후 있을지 모를 경제위기에 ‘정부-기업 간 공조를 통한 위기극복’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이를 정례화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는 곧 ‘코리아 이니셔티브’(Korea Initiative)가 확립된다는 뜻으로, 국제 경제질서 논의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을 키울 좋은 기회다. 비즈니스 서밋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다보스 포럼이나 보아오 포럼 같은 이벤트 위주의 토론이나 사교의 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속 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란 주제 하에 ‘무역투자’, ‘금융’, 그리고 G20 회의에서는 논하지 않는 미래 발전전략인 ‘녹색성장’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포함시켜 꾸준히 의견을 교환해 왔으며, 토론 결과를 보고서로 만들어 G20 정상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비즈니스 서밋을 포함한 G20 정상회의가 성공했을 때 우리가 거둘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수출 증대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31조원에 달하고, 16만 6000명의 고용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격이 상승하고 국가 브랜드와 기업 이미지가 높아져 230억 달러의 수출증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오는 10일은 글로벌 민·관 공조체제 시대의 서막이 오르는 날이다.
  • 민주당 여성 대변인에 차영…한 나라 온라인 대변인 신설

    민주당은 29일 차영 전 대변인을 여성 대변인으로 임명하는 등 주요 당직 인선을 마무리했다. 아나운서 출신인 차 대변인은 10·3 전당대회 때 손학규 대표의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정책위 수석부의장에는 우제창 의원, 당 예결위원장에는 조재환 전 의원이 선임됐다. 사무부총장에는 조직 담당 최광웅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손학규계), 재정 담당에는 이학노 전 정동영 대선후보 조직단장이, 대외 담당에는 박주선 최고위원과 가까운 정진우 전 서울시의원이 임명됐다. 상근 부대변인에는 조대현(손학규계), 김영근(정동영계), 황희·김현(정세균계)씨가 임명됐다. 대표 특보단장에는 백원우 의원, ‘4대강 대운하 반대 특위’ 위원장에는 이인영 최고위원이 선임됐다. 한편 한나라당은 온라인 공간에서의 영향력 강화하고자 ‘온라인 대변인’직을 신설키로 했다. 초대 온라인 대변인에는 여성 초선인 이두아 의원과 이학만 부대변인이 임명됐다. 강주리·허백윤기자 jurik@seoul.co.kr
  • [주말 데이트] 마술인생 15년 ‘환상술사’로 변신 이은결

    [주말 데이트] 마술인생 15년 ‘환상술사’로 변신 이은결

    물어본다. 뜬금없이, 마술이 뭐냐고? 진중한 답이 돌아온다. “그건, 속임수도 사기도 아닌 꿈이다. 진짜와 가짜를 떠나 진실을 보여 주고 희망과 꿈을 보여 준다. 눈으로 볼 수 있는 환상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유일한 마술이다.” 국민 마술사 이은결(30)씨. 그가 마술 인생 15년을 맞이하면서 한 단계 발전한, 더욱 화려하고 재미있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가 걸어온 길이 주술사-마법사-마술사로 이어졌다면 이번에는 ‘환상술사’로 새롭게 변신하는 것이다. 우선 다음달 7일부터 12월 4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벌어질 그의 공연 ‘이은결의 더 일루션(The illusion)’을 미리 살펴보자. 그는 여기에서 ‘환상술사’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한다. 기존의 마술에서 영역을 확 넓힌 환상의 무대를 선보이는 것. 그동안 봐 왔던 단편적인 마술의 나열이 아닌 스토리와 메시지가 담긴 ‘환상극’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제작비만 해도 20억원에 이른다. 오페라 ‘미스 사이공’처럼 진짜 헬기가 등장한다. 마술장비, 특수효과 등 국내 마술공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규모다. 예술감독으로 데이비드 카퍼필드와 마이클 잭슨 등의 쇼를 연출했던 돈 웨인이 참여해 흥미와 완성도를 더해 준다. 공연 1막은 지난 14년 동안 일궈온 이은결의 마술세계를 총결산한 무대. 2막에서는 마임과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퍼포먼스 위주의 환상 마술을 보여 준다. ‘자연의 순환’을 담은 그림자 퍼포먼스 ‘아프리카의 꿈’과 5년여의 연구 끝에 완성한 ‘스노맨’ 등을 등장시켜 관객들을 아프리카에 있는 것처럼, 스노맨이 된 것 같은 환상속으로 몰아넣는다. 이씨는 공연을 앞두고 지난 21일 경기 이천에 있는 자신의 연습실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번 공연을 계기로 새로운 마술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자신과 의욕에 가득 차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기존에 TV에서 보여 줬던 평면적 마술은 이제 잊어 달라. 미래의 마술은 비법이 아닌 어떤 메시지나 꿈을 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그에게 별도의 데이트를 청했더니 몇번 미루다가 바쁜 시간을 겨우 쪼갰다. 지난 25일 오전 서울 강남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공연연습 때문에 그런지 얼굴이 약간 초췌해 보였다. “3년 만의 컴백 공연인데 준비는 잘돼 가는지요?” “스태프진과 거의 밤샘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힘들기도 하지만 무대공연을 생각하면 마냥 즐겁습니다.” 무대에 오르는 ‘크루(crew)’ 6명과 마술 도구를 설계·제작하는 일을 맡은 친형 이한결씨를 포함해 기획팀 10여명이 주야로 준비한다. “두 시간 넘는 공연인데 체력관리는 어떻게 합니까?” “저는 무대를 사랑합니다. 정말이지 무대를 생각하면 정신이나 육체가 팔팔해집니다. 무대에 서면 몸을 혹사시킬 만큼 더 역동적이 되지요. ‘노동의 미학’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앞으로 어떤 이미지로 변신하나요?” “그동안 제가 마술을 위한 마술을 하는 이미지였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트릭 창조를 통해 환상을 만들어 내는 이른바 ‘환상술사’로 나아갈 것입니다. 극적인 요소가 가미된 환상술이지요. 관객들과 끊임없이 상상하면서 같이 환상 속으로 빠져드는 것입니다. 2년 전부터 독특한 마술 장르를 개척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이번에 첫 단추를 꿰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환상을 보면서 인간적이고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면서 국내에 체계적인 공연 시스템 등 마술 공연을 전문화하고 시장을 키우겠다는 생각에서 경기 이천에 주식회사 ‘이은결 프로젝트’를 세웠다고 했다. 이곳에서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를 대표하는 마술 공연을 탄생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술 공연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찾아냅니까?” “매사에 긴장감이 있으면 영감이 절로 나옵니다. 그때그때 메모를 하지요. 과거에 적어 두었던 아이디어 노트가 지금의 역량을 키웠다고나 할까요.” 화제를 바꿔 팬들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그랬더니 진지해진다. 여성 팬보다는 남성팬들이 많단다. 대개 마술 지망생 가운데 남자들이 많으며 그들이 많은 격려를 보내온다고 했다. 그중에 농아마술사로 활동하는 최성윤씨와 팬으로 인연이 됐는데 지금은 비록 아마추어지만 농아들을 대상으로 즐거운 마술을 펼치고 있어 무척 기쁘며 보람으로 여긴다고 했다.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같이 공연하고 싶다는 뜻도 피력했다. “왜 마술을 했나요?” “어릴 적 경기도 평택에서 살았는데 서울로 이사를 왔습니다. 시골에 있을 때만 해도 성격이 무척 밝았지요. 그런데 도시로 이사 오면서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의 권유로 마술학원에 다녔지요. 마술이 아주 재미있더라고요. 마술사 카퍼필드의 비디오도 보면서 마법의 세계로 푹 빠져들었지요. 고2 때쯤에는 대중들 앞에 설 정도로 자신감이 생겼어요.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첫 공연을 했는데 예상 밖으로 호응이 뜨거웠어요. 우리나라 최연소 마술사가 된 것도 그때였습니다.” 그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도 유명하다. 아시아 세계매직콘테스트(UGM) 1위(2001년)를 시작으로 미국마술협회(SAM) 컨벤션 3관왕(2002), 라스베이거스 세계 매직세미 황금사자상 그랑프리(2003), 싱가포르 국제 매직페스티벌 매직공로상(2005), 세계마술올림픽(FISM) 우승(2006) 등 숱한 국제대회를 휩쓸며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세계 무대에서도 인정받는 이유 중 하나가 마술이 단순한 눈속임 테크닉이 아닌 종합예술로서 ‘매직 콘서트’라는 공연 장르를 새로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키가 얼마냐고 물었더니 189㎝이며 아버지가 서귀포 출생이어서 고향 얘기가 나오면 제주도라고 답할 때가 있다며 웃는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7)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7)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이른 아침, 한적한 전남 담양 메타세쿼이아 거리 숲에 소녀들의 아우성이 들어찼다. 가까운 장성의 중학교 소녀들이 ‘체험 학습’으로 숲을 찾아왔다. 푸른 숲 그늘 아래 들어선 소녀들의 해맑은 얼굴에는 즐거움이 담겼다. 천천히 걸어도 좋은 길이건만 너나없이 깔깔거리며 뛰어다닌다. 몇몇은 자전거를 타고 냅다 달린다. 2인승 자전거의 뒤쪽에 탄 소녀가 떨어져도 앞쪽의 소녀는 알아채지 못하고 앞으로만 내닫는다. 자전거에서 떨어져 엉덩방아를 찧고 나동그라진 소녀의 얼굴에도 부끄러움은 없다. 멀찌감치 달려간 소녀의 이름을 소리쳐 부르며 성을 내는 듯하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한가득이다. 여느 큰 나무들이 그렇듯 메타세쿼이아의 정령이 소녀의 여린 엉덩이를 지켜준 것일 게다. ●1972년부터 가로수로 심어 키워 우리나라에서 메타세쿼이아라는 다소 생경한 이름의 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다. 처음에는 빠르게 자라는 이 나무를 방음이나 방열 효과를 위한 건축 내장재로 이용했다. 가로수로 심어 키운 것은 1970년대에 이르러서였다. 전남 담양군이 그 시작이었다. 원래 메타세쿼이아는 공룡이 살던 시대에 이미 널리 퍼져 있던 나무이지만, 4000만년 전에 지구에 찾아온 마지막 빙하기에 사라졌다. 멸종한 식물로만 알고 있던 나무의 존재가 다시 세상에 알려진 것은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41년, 양쯔강 상류 지역에서였다. 나무의 생존을 확인한 것은 중국의 산림공무원이었다. 그리고는 몇 년간의 연구를 통해 이 나무가 공룡 시대에 살았던 나무임을 밝혀냈다. 큰 키로 자라는 세쿼이아 나무와 같은 종류이고 생김새도 닮았지만, 세쿼이아 이전부터 존재하던 다른 나무라는 뜻에서 메타세쿼이아라는 이름을 붙였다. 담양군에서 메타세쿼이아를 가로수로 심기 시작한 것은 1972년. 당시 3, 4년생짜리 어린 나무를 국도변에 심었다. 빠르게 자라는 메타세쿼이아는 담양 지역의 토양과 기후에 잘 적응했다. 그로부터 30년쯤 지나는 동안 나무는 키가 20m에 이를 만큼 융융하게 자랐다. 그토록 큰 키에 잘 다듬은 고깔 모양으로 하늘 높이 솟아오른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풍경의 융융함은 한번 보면 잊을 수 없게 됐다. 금세 사람들의 입을 타고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널리 알려졌고, 드디어 2002년에는 산림청과 생명의숲가꾸기 국민운동본부가 지정하는 ‘가장 아름다운 거리숲’이 됐다. ●2002년 ‘가장 아름다운 거리숲’으로 지정 다른 지역에서 메타세쿼이아를 줄지어 심은 것도 담양의 메타세쿼이아에 경탄한 사람들에 의해서였다. 앞으로 이만큼 아름다운 가로수 길이 다른 곳에 만들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담양 군민들의 노력이 특별히 달라지지 않는 한 이 가로수길은 언제까지라도 가장 아름다운 거리숲으로 남을 것이다. 이 훌륭한 거리숲을 지키기 위해 담양 지역 주민들이 그 동안 들인 노력도 남달랐다. 지난 2000년 광주~순창 간 국도 확장공사 계획이 나왔을 때 그랬다. 도로 확장을 위해 나무를 베어내게 되자 주민들은 ‘메타세쿼이아 살리기 군민연대’를 결성해 당국에 맞서 이 숲을 지켜냈다. 메타세쿼이아 거리 숲은 그렇게 담양 사람들의 힘과 땀이 아로새겨진 담양만의 명품 숲이 된 것이다. 벚꽃 길이 명물로 여겨지자 곳곳에 벚나무를 앞다퉈 심은 적이 있었다. 곳곳에 벚나무를 심다 보니, 봄이면 나라 전체가 벚꽃 천국이 되고 말았다. 아름다운 광경에 대해서야 할 말이 없지만, 지역의 특징을 담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이었다. 지역의 특징은 가로수에서도 살려낼 수 있지 싶다. 이를테면 메타세쿼이아 명물 숲을 걷게 되면 굳이 지도를 펼치지 않아도 담양임을 알아채고, 울창한 플라타너스 길은 충북 청주임을, 튤립나무가 무성한 길은 충남 공주임을 알아채는 식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건 사계절 고르게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이뤄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한 지역에서 벚꽃 잔치가 막을 내리면, 늦봄에는 다른 지역에서 이팝나무 가로수가 환한 꽃을 피워올리고, 여름이 되면 배롱나무의 붉은 꽃이 화려하게 피어나도록 하자는 이야기다. 단풍도 그렇다. 은행나무의 노란 단풍과 단풍나무의 붉은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 제가끔 따로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기후와 특징에 맞춰 가로수 길을 조성하면 나무의 생육 관리에 편리할 뿐 아니라, 지역의 상징까지 더불어 챙길 수 있으리라.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 더 고마운 건 그런 이유에서다. ●새달 13일 단풍 맞이 음악회 개최 담양에서 메타세쿼이아를 심고 키운 지 40년. 이제 메타세쿼이아를 이야기할 때면 누구라도 자연스레 담양의 거리 숲을 떠올린다. 이 숲은 담양을 대표하는 명물이자 누구라도 편안하게 찾아와 쉴 수 있는 곳이 됐다. 장엄하게 줄지어 선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는 학동마을부터 순창과의 경계지점인 달맞이공원까지 총 8.5㎞나 이어진다. 그중 학동마을에서 시작하는 1.8㎞ 구간은 아예 보행자 전용도로로 지정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넉넉하게 즐기도록 배려한 것이다. 초록의 큰 나무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여름에 보랏빛으로 꽃을 피우는 맥문동을 커다란 나무 아래쪽에 줄을 지어 심은 것도 이젠 명물이 됐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는 운치 있는 벤치를 듬성듬성 놓았다. 은은하고 편안한 음악을 흘려보내는 오디오의 스피커는 눈에 거슬리지 않게 벤치 바닥에 숨겨두었다. 보행자 전용도로 양끝에는 가볍게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쉼터까지 마련했다. 나무를 즐길 수 있는 모든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콘크리트 도로임이 분명하지만, 이쯤 되면 웬만한 숲에서 느낄 수 있는 넉넉함과 푸르름이 충분하다. 메타세쿼이아 잎에 붉은 단풍이 짙어질 즈음인 11월 13일에는 이 아름다운 거리 숲에서 ‘가로수 사랑 음악회’가 열린다. 단풍 철을 맞아 벌이는 담양 축제의 한 마당이다. 메타세쿼이아 거리 숲이 왜 담양의 명품 숲인지를, 그리고 담양 사람들의 나무사랑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글 사진 담양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전남 담양군 금성면 학동리.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찾아가려면 호남과 영남을 잇는 88올림픽고속국도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서울 쪽에서 출발할 경우에는 담양나들목, 부산 쪽에서라면 순창나들목으로 나가야 한다. 어느 쪽에서든 담양군청을 찾아가면 된다. 담양군청에서 1㎞ 남짓 떨어진 학동리에 보행자 전용의 메타세쿼이아 길이 시작된다. 메타세쿼이아 길은 순창군과의 경계인 달맞이공원까지 이어져 있다.
  • 감사원 겁 안내는 공공기관들

    정부가 공공기관들의 방만경영에 대한 감사와 처벌을 강화한다. 감사원 관계자는 26일 “각급 공공기관들을 대상으로 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이행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추진 실태 점검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는 감사원 감사뿐만 아니라 최근에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도 각급 공공기관의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가 크게 부각된 데 따른 조치다. ●감사원, 경영감사 수위 높이기로 이에 따라 감사원은 국정감사와 감사원의 결산감사 등에서 지적된 사항을 재점검하고 공공기관들의 이행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에 나선다. 만약 감사 지적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기관장과 담당자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감사원이 공공기관들의 방만경영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이게 된 것은 지적된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고 반복되는 데다가 처분요구 사항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월차보전수당 지급, 임차사택 부당 운영, 대학생 자녀 학자금 등을 2008년 감사에서 지적받았으나 경영실적 평가 결과 성과급 지급률은 2009년에도 똑같았다. 이에 대해 자산관리공사는 2008년 말 감사원 지적사항을 시정조치했다고 해명했다. ●회계분야 조치 가장 많아 또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8월 말까지 한국조폐공사 등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를 통해 처분을 요구하거나 권고·통보 등 조치한 사항은 모두 281건에 이른다. 관련 금액은 3316억 2000여만원, 문책 등을 요구한 인원은 26명이다. 분야별로는 회계분야에 대한 조치가 모두 22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예산관리 및 집행에 문제가 드러난 것이 97건, 토목 38건, 경영관리 29건, 기타 61건 등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의 인력·예산감축 등 경영효율화를 위해 현 정부가 2008년부터 6차에 걸쳐 추진 중인 ‘공공기관 선진화’ 작업도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 경영책임 확보를 위해서는 공공기관 지배구조에 대한 내·외부 감독체계가 적절히 작동돼야 한다. 하지만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는 이사회 의결 없이 기관장 임의로 급여성 복리후생비 12억여원을 지급키로 하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 또 노사관계 선진화는 합법적 노사협의, 노조전임자 운영의 적정성 등 합리적 노사관계 운영을 목적으로 하지만 대한석탄공사는 노조전임자를 정부기준보다 많게 운용해 2007~2009년에 노조전임자 급여 4억 9000여만원을 과다 지급한 것으로 감사결과 드러났다. ●도덕 불감증도 심각 특히 인건비 및 급여성 경비는 정부지침을 위반해 과다하게 지급하는 일이 없어야 하는데도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전 직원에게 예산에 없는 단체 포상비 61억여원을 지급하고, 경영평가자료에는 이를 빠뜨려 A 평점을 받았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공기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감사 강화로 도덕적 해이를 막고 지적사항의 이행 여부를 철저히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댄스스포츠 광저우 金 노리는 남상웅·송이나 커플

    댄스스포츠 광저우 金 노리는 남상웅·송이나 커플

    감미로운 선율에 물 흐르듯 몸을 내맡긴다.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부드러운 동작이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25일 서울 서교동의 한 댄스 연습실.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댄스스포츠 스탠더드 부문 국가대표 남상웅(26)·송이나(23) 커플이 폭스트롯의 막바지 훈련에 몰입하고 있다. 김민 대한댄스스포츠경기연맹 전무이사는 “네발 달린 짐승의 움직임을 표현한 것입니다. 부드러운 음악에 맞춘 우아한 동작이 특징이죠.”라고 설명했다. 댄스스포츠는 이번에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금메달은 모두 10개. 왈츠·탱고·폭스트롯·비에니스왈츠·퀵스텝 등 스탠더드 5종목과 룸바·차차차·자이브·삼바·파소도블레 등 라틴 5종목이다. 이번 대회에는 비에니스왈츠와 룸바가 빠지고 5종목을 합산해 점수를 매기는 ‘파이브 댄스’가 포함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총 6커플이 참가한다. 탱고와 폭스트롯 부문에 출전하는 남상웅-송이나 조가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1+1=1이 돼야 합니다.” 연습을 마치고 숨을 몰아쉬던 남상웅이 대뜸 이렇게 말했다. 무슨 수수께끼 같은 소리일까. 커플이 마치 한 사람이 된 것처럼 완벽하게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말이었다. 이것으로도 부족하다. “음악과 파트너, 자신이 삼위일체가 돼야 해요.” ●1+1=1이 되는 그날까지 둘은 댄스스포츠를 접한 계기는 달랐다. 하지만 시작은 고1 때였다. 송이나는 노래와 춤에 소질이 있었다. 춤 경연대회에 나가면 상품은 대부분 그의 몫이었다. 경기 수원 영덕고를 다닐 때 마침 댄스스포츠를 배우고 있던 체육선생이 권유했다. 남상웅은 광주 광일고 재학 시절 공부에 관심 없자 어머니가 강제로 시켰다. “중학교 때까지 말썽만 피워서 부모님 속을 무척 썩였어요.” 어머니는 발레를 했던 아들의 재능에 걸맞은 댄스스포츠를 선택했다. 그런데 둘 다 댄스스포츠를 배우려면 서울로 가야 했다. 특히 남상웅은 “3대 독자가 무슨 댄스냐.”며 극구 반대하는 아버지를 설득해야 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아버지께 무릎 꿇고 울면서 매달렸어요.” 결국 정면돌파로 성공했다. ●강박증 딛고 당당히 국가대표로 2006년 둘은 서울의 한 댄스학원에서 파트너로 만났다. 공교롭게 같은 둔촌고 출신이라 호흡이 잘 맞았다. 온종일 같이 있다가 보니 자연스레 사랑도 키우게 됐다. 하지만 2007년 초 시련이 닥쳤다. 남상웅에게 강박증(신경증의 한 종류)이 생긴 것. 춤출 때는 괜찮았지만, 춤을 안 추면 불안해졌다. 대인기피증에 우울증까지 겹쳤다. 최근까지도 약물치료를 받았다. 그를 치유해준 건 연인이자 파트너였던 송이나다. “(송)이나가 옆에서 보살펴 주지 않았으면 전 아마 지금 이 자리에 있기 힘들었을 거예요.”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지 5년째. 하지만 그동안 송이나는 남상웅을 챙겨주느라 몸도 마음도 지쳤다. 울면서 밤을 지새우던 적도 많았다. 결국 둘은 현재 감정은 자제하고 파트너 관계에만 충실한 상태다. 목표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시련 뒤 둘의 파트너 관계는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결과는 성적으로 나왔다. 지난해 11월 실내아시아경기대회 폭스트롯 부문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은메달을 땄다. “전광판에 우리 이름이 오르는 순간 믿기지 않았어요. 뛸 듯이 기뻤죠.” 올 5월 초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최고보다는 최선이 목표 둘은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온종일 연습에 몰두한다. 남상웅은 최근 머리 스타일도 서구식 스포츠형으로 바꿨다. 심사위원들에게 어필해 한점이라도 더 따내기 위해서다. “키가 커 보이고, 목 라인이 길어 보이는 장점이 있죠.” 당연히 둘의 목표는 금메달. 송이나는 “2관왕이 목표다. 하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입술을 악물었다. 남상웅은 “부모님이 속옷도 노란색으로 보내 주신다고 하더라.”면서 “최고가 되면 좋겠지만,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자연히 따라올 걸로 믿는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이제 남상웅의 아버지는 그의 열렬한 팬이 됐다. 글 사진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남상웅·송이나는 누구? ●남상웅 ▲생년월일:1984년 6월 25일 광주 ▲학력:광주 서산초-광주 숭일중-둔촌고-한양대 4학년 휴학 ▲체격:180㎝, 62㎏ ▲가족관계:1남 2녀 중 둘째 ▲별명:몽키 ▲취미:등산, 제트스키 ▲좌우명:처음처럼 ●송이나 ▲생년월일:1987년 3월 4일 수원 ▲학력:곡선초-동성여중-둔촌고-한양대졸 ▲체격:172㎝, 53㎏ ▲가족관계:1남 2녀 중 둘째 ▲별명:타조 ▲취미:등산, 강아지 산책시키기 ▲좌우명:현재에 충실하자
  • 日시리즈 올해 우승 주니치냐? 지바 롯데냐?

    日시리즈 올해 우승 주니치냐? 지바 롯데냐?

    치열한 포스트시즌을 거치며 살아남은 두팀이 일본시리즈에서 격돌한다. 올 시즌 압도적인 투수력으로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한 주니치 드래곤스와 비록 정규시즌에선 3위에 그쳤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파죽지세의 상승세로 퍼시픽리그 대표로 일본시리즈까지 올라온 지바 롯데 마린스의 대결. 단기전은 귀신도 모르기에 어느팀이 우승을 차지할지는 장담할수 없다. 하지만 승자가 누가 되더라도 명승부가 될것이란 사실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주니치의 오치아이 히로미츠 감독이 현역시절 일본 최다인 3차례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을때 몸담았던 팀이 바로 지바 롯데다. 친정팀과의 결전을 앞두고 있는 오치아이는 오만한 요미우리를 물리치고 일본시리즈까지 올라온 팀분위기가 자랑거리다. 반면 지바 롯데는 여기까지 올라온것만 해도 대단한 업적이지만 충분한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넘본다는 계산이다. 국내팬들에겐 일본진출 첫해에 일본시리즈 무대까지 밟게 된 김태균의 활약여부도 큰 관심거리다. 이미 ‘퍼스트 스테이지’와 ‘ 파이널 스테이지’를 통해 드러났듯 결국 이번 대결도 결국 투수력이 뛰어난 팀이 우승에 보다 근접할듯 보인다. 양팀은 이미 정규시즌(교류전)에서 4차례 맞대결해 2승2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 타력- 중심타선의 파괴력 vs 중장거리포의 대결 주니치 입장에서는 이바타 히로카즈, 지바 롯데는 신인 오기노 타카시가 없다. 결국 이것은 큰 경기에 강한 베테랑 타자의 부재를 의미하며 지바 롯데는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하는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른다는 뜻이 된다. 결국 주니치의 리드오프인 아라키 마사히로와 지바 롯데의 니시오카 츠요시의 확률높은 출루가 팀 승리와 직결된다고 볼수 있다. 주니치는 하위타선이 매우 빈약하다. 반면 지바 롯데는 특출난 선수는 없지만 타선이 전체적으로 안정돼 있다. 이 차이는 어느 이닝에서 찬스가 오더라도 득점할 확률은 지바 롯데가 더 높다는 뜻으로도 풀이할수 있다. 다만 단기전은 큰것 한방으로 승부가 갈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심타선의 파괴력에서 앞선 주니치도 무시못할 전력이다. 올 시즌 주니치는 모리노 마사히코-와다 카즈히로-토니 블랑코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파괴력이 돋보였다. 특히 팀에서 유이한 3할 타자들인 모리노와 와다는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나타났듯 이 타선에서 찬스가 생기면 여지없다. 어차피 주니치는 투수력을 바탕으로한 지키는 야구가 핵심이다. 선취점을 먼저 얻고 경기를 치르면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지바 롯데는 어디서 터질지 모를 중장거리 유형의 선수들이 타순마다 배치돼 있는게 강점이다. 이구치 타다히토와 이마에 토시아키를 지나면 포스트시즌 동안 타격감이 살아난 김태균과 오마츠 쇼이츠 역시 쉽게 볼 선수들이 아니다. 또한 돌아온 안방마님 사토자키 토모야의 한방은 지바 롯데의 공격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었던 세이부와 소프트뱅크전에서 사토자키의 한방은 모두 팀 승리와 직결됐었다. 또한 지명타자로 출전할 후쿠우라 카즈야 역시 경험 많은 베테랑이다. 양팀의 타력과 투수력을 감안하면 큰 점수차의 경기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니치는 시즌막판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아온 지난해 홈런왕 블랑코, 지바 롯데는 시즌 초반과 같은 타구질을 되찾아 가고 있는 김태균의 활약유무가 키 포인트다. ◆ 투수력- 강력한 원투펀치와 불펜 vs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선발진 객관적인 전력 그리고 투수력만 놓고 보면 지바 롯데는 주니치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일본시리즈에선 꼭 주니치의 투수력이 지바 롯데를 앞선다라고 말할수는 없다. 그건 지바 롯데 선발진들이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안정감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주니치는 첸 웨인(1차전)-요시미 카즈키(2차전)-야마이 다이스케(3차전)-나카타 켄이치(4차전)의 로테이션이 예상된다. 물론 요미우리와의 파이널 스테이지 4차전에 선발로 깜짝 출전한 베테랑 야마모토 마사의 출격도 기대할수 있지만 믿고 신뢰할만한 선발투수는 이 네명이다. 첸과 요시미를 지나면 다소 선발진의 무게감이 떨어지긴 하지만 그건 지바 롯데도 마찬가지다. 지바 롯데는 나루세 요시히사(1차전)- 와타나베 순스케(2차전)-빌 머피(3차전)-하이든 펜(4차전)으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이 예상된다. 시즌 막판 극심한 부진으로 2군으로 떨어진 와타나베가 소프트뱅크와의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호투 보이며 살아난 점이 위안거리다. 아직 일본무대가 익숙치 않은 펜을 대신해 강속구 투수 오미네 유타가 그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불펜은 주니치의 타카하시 사토시-아사오 타쿠야, 지바 롯데의 이토 요시히로-야부타 야스히코의 대결로 압축된다. 어차피 팀이 박빙 또는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라오기에 이들의 활약은 팀 승리와 직결된다. 이번 시리즈가 많은 점수가 나지 않을거라고 예상되는 이유도 바로 이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와의 파이널 스테이지 4차전에서 마무리로 올라와 불을 지른 아사오는 일본시리즈에선 다시 자기 자리로 되돌아 갈것으로 보이고, 지바 롯데는 소프트뱅크와의 파이널 스테이지를 통해 기적을 연출해낸만큼 투수들이 자신감을 찾고 있다는게 강점이다. 이와세 히토키와 코바야시 히로유키가 지키고 있는 마무리 대결은 지바 롯데쪽이 더 앞서있다. 비록 리그 세이브왕을 차지하긴 했지만 확실히 이와세는 예전만큼의 위력적인 모습이 아니다. 거침없이 강속구를 뿌리는 코바야시의 자신감이 위기때마다 엄청난 땀을 쏟아내는 이와세보다는 낫다고 볼수 있는데, 겉으로 드러내고 있진 않지만 주니치의 고민은 이와세에 있다고 본다. ◆ 총평 및 기타사항 양팀은 기동력이 위력적인 팀이 아니다. 그래서 잔야구를 펼칠시 작전을 소화내는 능력에서 어느팀이 앞서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수비력은 비슷하다고 볼때 결국엔 오치아이와 니시무라의 지략싸움이 승패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투수를 교체할시 다음 이닝에서 상대하게 될 타자까지 예상해 놓는 것, 7차전중 센트럴리그 룰로 4경기를 치르기에 투수들의 번트능력 여부도 투수교체와 함께 대타 작전시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국내팬들에게 있어 절대적 관심의 대상인 김태균의 활약유무도 지켜볼만 하다. 체력적인 문제로 인해 여름동안은 부진했지만 찬바람이 부는 요즘엔 그때의 김태균이 아니다. 세이부와 소프트뱅크전에서 보여준 타구질이 이전과 비교해 확연히 차이가 날만큼 좋았다. 만약 지바 롯데가 우승을 하게 된다면 김태균의 활약 덕분에 우승할수 있었다 라는 말이 나올수 있도록 유종의 미가 필요한 일본시리즈다. 주니치는 지금까지 일본시리즈 우승 두차례, 지바 롯데는 세차례를 차지한 팀이다. 최근 우승은 주니치가 2007년 니혼햄을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었고, 지바 롯데는 바비 발렌타인 감독시절인 2005년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었다. 정규시즌 1위 팀의 위력을 보여줄 주니치, 그리고 정규시즌 3위팀의 반란을 꿈꾸는 지바 롯데. 일본시리즈 1차전은 30일 오후 6시 주니치의 홈구장인 나고야돔에서 시작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뚝심의 박노석 ‘재기 날갯짓’

    “마지막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은퇴를 놓고 갈림길에 섰던 프로 16년 차의 ‘베테랑’ 박노석(43)이 재기의 불을 지폈다.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먼싱웨어챔피언십 결승전이 열린 24일 충북 청원군의 이븐데일골프장(파72·7183야드). 16살 밑 까마득한 후배 강경남(27·삼화저축은행)과의 결승 첫 티박스에 선 박노석은 의외로 담담했다. 1994년 프로 데뷔 이후 16년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신인왕에 오른 3년 뒤 처음 우승한 이후 아시안투어를 포함해 프로 무대에서 거둔 승수만 7승. 그는 2000년대 안팎에 한국 남자골프를 대표했다. 작은 키에서 뿜어내는 호쾌한 장타는 트레이드마크였다. 시즌 상금 2억 5700여만원을 기록한 2005년이 전성기. 그러나 이듬해 상금 40위권 밖으로 밀려나더니 2008년엔 퀄리파잉(Q)스쿨을 거쳐야 했다. 대회 이전까지 상금 순위는 89위. 60위 안에 들어야 내년 시드를 받을 수 있으니 이대로라면 또 ‘시험’을 봐야 했다. 그는 은퇴를 생각했다. 그러나 박노석은 이번 대회 128명 가운데 단 2명만 추린 결승 티박스에 섰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상금 5000만원을 보태 귀중한 내년 시드를 확보했다. 강경남에게 2홀 차로 지는 바람에 17번홀에서 경기를 끝내며 5년 만에 찾아온 8번째 우승을 놓친 박노석은 그러나 “후회는 없다. 마지막 찾아온 기회를 꼭 붙든 게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청원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39) 권터 그라스 ‘양철북’

    [고전 톡톡 다시 읽기] (39) 권터 그라스 ‘양철북’

    엄마 뱃속에서 양수에 제 얼굴을 비춰 보며 지냈다고 말하는 황당한 꼬마가 여기 있다. 태어나면 눈도 못 뜨고 울기 바쁜 범인(凡人)들과 달리 녀석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의 남편’(결코 아버지는 아니다)이 자신을 장사꾼으로 키우겠다는 소리, 어머니가 양철북을 선물해 주겠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야기는 점입가경이다. 아직 푸르죽죽한 아기는 남자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어머니의 제안을 호의적으로 검토하기로 결심했단다. 이 아이의 이름은 오스카. 독일 전후(戰後) 문학의 대명사이자 가장 잔혹한 성장소설 ‘양철북’의 주인공이다. 그는 어머니와 ‘추정상 아버지’인 어머니의 사촌이 벌이는 질펀한 애정 행각, 어머니 남편의 콤플렉스와 욕망을 관망한다.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을 지켜보고, 두 아버지를 ‘고의적으로’ 죽게 한다. 이런 오스카에게서 동심을 발견하긴 힘들 것이다. 그를 통해 발견되는 것은 아이들의 내면과 세계가 아니라 오히려 어른들의 세계다. 우리는 오스카라는 안경을 통해 독일 사회와 소시민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런데 렌즈 자체가 이미 왜곡되었던 것일까. 안경에 비친 풍경은 모두 처참할 정도로 그로테스크하다. ●정신병자가 회고하는 20세기 초 풍경 작품은 정신병원 환자인 서른 살 오스카의 회고담으로 구성된다. 그는 뭉툭한 손가락으로 단치히를 가리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때는 1920년대부터 50년대, 전 지구적으로 사람들이 불안에 휩싸이고 공포에 휘청이다 고독 속으로 침잠하던 그 시기, 독일인 그리고 독일인들이 경멸하는 ‘폴래커’(폴란드를 경멸하여 부르는 말)들이 뒤섞여 살던 곳에서 오스카는 나고 자랐다. 집안 거실과 안방, 아버지의 식료품점뿐만 아니라 이웃의 집, 학교, 우체국, 시장 등 온갖 곳에서 오스카는 부모와 똑같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어떤 격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사는 소시민, 자신들의 콤플렉스와 탐욕으로 시대의 광기를 부른 부모 세대다. 오스카는 광기의 징후가 어디에서나 발견될 수 있음을 증언한다. 세 살배기 시절 이미 세계에 대한 권태에 사로잡힌 오스카에게 남은 건 이제 양철북뿐이다. 그는 세 살이 되는 생일에 스스로 계단에서 떨어져 추락하면서 성장을 멈춘다. 어른이 되길, 즉 소시민이 되길, 미친 시대에 똑같이 미친 방식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되길 온몸으로 거부했던 셈이다. 그런 뒤 오스카는 부모와 교사가 요구하는 규범에 모르쇠로 일관, 목에 걸고 있는 양철북만 허구한 날 두들겨댄다. 어른들은 그의 북을 빼앗으려 하지만, 오스카는 소름 끼치는 비명으로 멋지게 막아낸다. 오스카는 결코 언어적 규칙하에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다. 떠올려보자. 일반적인 가치 판단에서 비껴난 지대에서 북을 두드리고 소리 지르는 94㎝의 자그마한 아이를. 과거와의 결별은 지금의 변신을 요구하는 법, 어머니의 남편을 죽게 만든 스물한 살의 오스카는 그 장례식에서 ‘자라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기 시작한다. 전체주의 광기의 죽음이 그 다음 세대의 성장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성장’ 거부한 북 두드리는 주인공 그러나 그는 결코 곧게 자라지 못한다. 머리는 점점 더 커지는데 다리와 몸통 길이는 그에 비례해 자라지 않은 데다, 등 뒤에는 혹이 생겨났던 것. 세 살배기 오스카는 이제 곱사등이 오스카가 되어 버렸다. 그는 전쟁 주범인 아버지 세대를 죽게 하긴 했으나 여전히 왜소하고 심지어 불구자다. 드디어 신장이 1m를 넘겼지만, 성장을 거부했던 시절의 흔적은 그의 몸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작은 몸집에 머리만 커다란, 게다가 등 뒤에는 한 짐을 싣고 있는 이 남자의 회고를 우리는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최고의 입담꾼일지는 모르지만, 어쩌면 그는 그저 전쟁의 충격이 빚어낸 몽상가, 제멋대로 날조하는 이빨의 소유자에 불과한 게 아닐까. 그는 유아적이고 불구자인 독일 정신의 현신(現身)은 아닐까. 어머니를 경멸하고 아버지를 증오했던 아들은, 부모가 죽은 후에도 그들과 완전히 결별하지 못하고 또 제 키를 온전히 키우지도 못하고서, 멋대로 과거를 각색해 허풍 떠는 정신병자로 세계 위에 덩그러니 앉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회고자가 난쟁이라는 사실이 이야기를 믿지 못할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건 아니다. 여기서 1m 조금 넘는 그의 키 높이는 그와 세계 간의 미묘한 거리감이다. 그 키 탓에 사람들은 종종 허리 밑에 서 있는 오스카의 존재를 잊은 채 자기들끼리 대화하고, 싸우고, 성교한다. 그리고 오스카는 보고 들은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제 해석대로 적어 내려갔던 것이다. 오스카, 그는 세계 속에 살고, 세계 자체를 자기 신체로 드러내지만, 동시에 그 작은 키로 자신을 감춘 채 다른 각도에서 세계를 향해 눈알을 굴리는 한 마리 개구리다. 이 개구리는 두 개 언어를 구사한다. 그는 한편으로는 비명을 지르고, 북을 두들기지만, 또 한편으로는 정신병원 안에서 글을 쓴다. 글을 쓰는 건 곱사등이 오스카지만, 그의 생애 전반을 결정짓는 것은 그가 ‘어버버’ 소리밖에 못 내던 시절 내지르던 비명과 두드리던 북소리다. ●유아적·불구자 같은 ‘독일 정신’ 꾸짖어 병실 안에서 그가 쓰는 매끈한 텍스트에는 양철북의 깡깡대는 소리로 주조된 날카로운 비명, 유리병 깨지는 소리, 계단을 구르는 소리, 어머니의 만족스러운 신음, 시끄러운 북소리, 수많은 이웃들의 등에 총알이 박히는 소리 등이 겹쳐진다. 미친 인간들의 미친 놀음이 당연시되던 미친 시대의 파편들이 계속해서 오스카의 말 사이사이로 비어져 나온다. 베를린 장벽이 굳건하게 서 있고, 전쟁 중이었던 1937년에 떨어진 명령이 전후인 50년대까지도 유효한 시대에, 오스카는 살아남은 자이자 고아로서 기괴한 전쟁 기록을 남긴다. 거기에서 히틀러, 강제수용소, 연합군 등은 다 미소(微小)한 음향효과에 불과하다. 그는 화약 연기 없이 2차 대전과 전체주의를 그린다. 주요 등장인물은 육욕의 화신, 식욕의 화신, 잔인한 장난을 일삼는 어린 아이, 심약한 이웃사촌. 오스카의 글은 현기증을 불러일으키는 북소리와 펜의 사각대는 소리로 축조된, 한 소년과 가족을 중심으로 한 움직이는 미로, 길고도 잔혹했던 어느 전쟁에 대한 가장 기괴한 기록물 중 하나다. 안명희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서울신문·수유+너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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