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차 키
    2026-07-10
    검색기록 지우기
  • 청담동
    2026-07-10
    검색기록 지우기
  • 안타
    2026-07-10
    검색기록 지우기
  • 우디
    2026-07-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637
  • 음식문화거리에 ‘음식점 옥외 영업’ 허용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허용됐던 음식점 옥외 영업이 음식문화거리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외국인 전용 시내 면세점이 도입되고 외국인 투자 촉진책의 하나로 외국인 학교 설립 요건이 완화된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는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25차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보고했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는 2009년 1차, 지난해 2차에 이은 3차 진입 규제 개선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현재 음식점 옥외 영업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으며 호텔과 관광특구에서만 부분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음식문화거리와 시·군·구청장이 지정하는 지역에서 옥외 영업을 허용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정부는 또 치과의사의 지정을 받아야만 개설이 가능하고 지정을 취소하면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제도를 폐지키로 했다. 사회복지시설 가운데 유일하게 비영리법인만이 설치·운영할 수 있는 정신요양시설도 개인이나 기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정신요양시설은 정신의료기관(정신병원)에서 의뢰하거나 가족이 돌보기 어려운 정신질환자가 장기 요양을 하는 비의료기관이다. 외국인 친화적으로 규제를 개선하는 안도 포함됐다. 올해 말까지 외국인 전용 시내 면세점 제도를 도입해 내년부터 사업자 신청을 받기로 했다. 한류 영향 등으로 늘어난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고 시내 면세점이 내국인의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외국인 학교와 유치원은 국가 혹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산에 한해 부지나 건물을 빌릴 수 있어 신규 설립 또는 기존 시설 확장에 어려움이 따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 학교가 빌릴 수 있는 대상을 민간으로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9월까지 관련 규정을 개정키로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충북 오송-대구 신서, 첨복단지 ‘알짜’ 유치 전쟁

    충북 오송-대구 신서, 첨복단지 ‘알짜’ 유치 전쟁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조성될 예정인 충북 오송과 대구 신서지구 간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정부가 오송은 바이오신약, 신서는 합성신약 중심의 특성화계획을 발표했으나 큰 의미가 없어 사실상 성격이 같은 국책기관과 민간기업, 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동시에 조성되는 산업단지다. 한쪽이 활성화되면 다른 한쪽은 고전할 수밖에 없는 터라 양측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18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현재 두 지자체는 첨복단지 내에 국립암센터 분원과 줄기세포 재생연구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충북도는 최근 서명운동을 벌여 40만명을 참여시켰고, 대전시와 충남도의 공조도 이끌어냈다. 대구시는 정치권의 지원을 기대하며 물밑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오는 11월쯤 국립암센터 분원 후보지부터 결정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첨복단지 분양이 시작돼 두 지자체 간 ‘제2라운드’가 펼쳐질 전망이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충북도다. 도는 오송첨복단지 총 면적 가운데 공공용지 36만 7000㎡와 이미 입주가 확정된 핵심연구지원시설 부지 24만 3000㎡를 제외한 52만 1000㎡에 대한 분양을 새달 하순쯤 시작할 예정이다. 1차로 첨단임상시험센터와 민간연구소 부지 15필지 11만 2420㎡를 공급하고 내년 초에는 기업과 대학, 병원 등의 연구시설이 들어설 30필지 20만 2291㎡를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17필지 20만 6000㎡는 예비부지로 확보한 뒤 정부 출연기관이나 국립연구소 등의 수요가 발생하면 공급키로 했다. 민간에 공급되는 부지의 분양가는 3.3㎡당 38만원 정도다. 당초 50만원으로 책정됐으나 도가 부지를 매입하는 민간에 대해서는 분양 가격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법으로 가격을 낮췄다. 충북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단지 분양에 나서기로 하자 대구시도 분양가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10월쯤 분양이 시작될 예정인 대구 신서지구의 현재 분양가는 3.3㎡당 236만원으로 잠정 결정된 상태다. 290만원에서 한 차례 내린 가격이지만 아직도 오송보다 6배나 비싸 100만원 정도 더 인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분양가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이 지역이 오송과는 달리 도심과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또 충북도는 10여년 전에 땅을 매입했고, 대구시는 2007년 혁신도시 부지를 마련하면서 사들였다. 대구시 첨복기획팀 김수복 주무관은 “땅값 자체가 워낙 비싸 지자체가 한두 푼 지원해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국비를 지원받아 분양가를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북도 기관유치팀 전도성 주무관은 “오송이 수도권과 가깝고 땅값도 저렴해 단지분양 경쟁에서 우리가 앞설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하지만 국책기관 유치는 정부가 정치적으로 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승승장구’ 女배구 김연경·장영은

    [피플 인 스포츠] ‘승승장구’ 女배구 김연경·장영은

    한국 여자배구의 현재와 미래가 한 곳에서 만났다. 그랑프리 세계대회에 참가한 대표팀의 김연경(23·페네르바체)과 장영은(18·경남여고) 얘기다. 예선 2주차 경기를 위해 온 폴란드 지엘로나구라의 호텔방에서 둘을 만났다. 엠티 온 여대생처럼 킥킥대며 수다를 떨다가도 배구 얘기가 나오니 금세 눈빛이 달라졌다. 김연경과 장영은이 털어놓는 대표팀 생활 뒷얘기와 각자의 마음속에 품은 것을 풀어놓는다. ●“태극기 달고 뛰면 더 어려워” 김연경(왼쪽·이하 김) 영은아, 처음으로 대표팀에 들어와 보니까 어때? 난 언제나 대표팀이 더 힘들어. 태극기를 달고 뛰니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거든. 장영은(오른쪽·이하 장) 대표팀 합류는 신문을 보고 알았어요. 운이 좋았죠. 언니들이 부상 등으로 못 들어오게 되면서 제가 된 거잖아요. 민폐만 끼치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김 너 보니까 옛날 생각나더라. 넌 생각보다 빨리 적응하던데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던 2004년에 난 안 그랬어. 대표팀을 정말 우러러봤거든. 국가대표가 되자마자 시합도 뛰었는데, 그땐 어떻게 뛰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너보다 그때 당시 내가 더 잘한 거 알지? 으하하. 장 그럼요. 여기서 언니랑 같이 뛰는 게 얼마나 영광인지 몰라요. 언니를 실물로 처음 본 게 2008년이었는데 ‘잘하고 키도 크고 멋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어요.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 김 넌 이제 시작이지. 지난 6일 한·일전 때 기억나? 네가 교체멤버로 들어왔는데 어벙하게 있기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저쪽 선수한테 공 갈 거니까 블로킹 따라가라.’고 소리친 거. 너무 강하게 말한 것 같아 시합 끝나고 ‘화내서 미안하다.’고 말하니까 ‘긴장해서 언니가 무슨 말 하는지 못 들었다.’고 했잖아. 한·일전은 그냥 시합이랑 달라. 나 같은 경우엔 2년 동안 일본에서 뛰었으니 건너편 선수들이 다 친구잖아. ‘연경 너랑 싸우고 싶지 않다.’고들 하더라. 그래서 ‘나도 그렇다.’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됐고, 우리가 이길 거야!’라고 했어. 홈경기이기도 했고, 그런데 져서 정말 분했지. 장 하필 제 고향 부산에서 하는 바람에…. 그렇게 긴장한 시합은 처음이었어요. 전 코트에 들어가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거든요. 서브 넣은 것만 해도 영광이었죠. ●“멀티플레이어 돼야 해외진출 가능” 김 그래도 넌 가능성이 충분해. 파워가 좋더라. 몸도 배구선수 하기에 딱 좋고. 기본기만 다지면 좋은 선수가 될 거야. 세계적인 추세가 기본기를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해. 근데 네가 생각하는 내 장점은 뭐냐? 장 개그본능? 큭큭. 팀 분위기를 확실히 살려주잖아요. 거기에 서브리시브도 되고 공격도 잘하고. 김 얼굴 예쁜 것도 넣어라. 장 어, 얼굴도 예쁜 것 같아요. 김 하아~ 난 모든 게 너무 완벽해. 그나저나, 너도 해외 진출에 관심 있니? 장 그럼요. 언니처럼 되는 게 꿈이라니까요. 김 그런 후배 없는 줄 알았는데 있네? 이미지 관리 좀 해야겠군. 해외 진출하려면 운동뿐만이 아니고 공부도 많이 해야 돼. 영어도 중요하고. 아시아 선수가 공격만으로 해외 진출하기는 쉽지 않거든. 리시브에 블로킹 서브까지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해. 나도 일본에서 배구 공부 죽어라 했어. 혼자 생활하다 보니 인간적으로도 많이 성숙했고. 요새 말수도 좀 줄었잖아. 이제 터키에서 잘해야지. 장 9월 아시아선수권대회랑 내년 런던 올림픽도 기대돼요. 김 나도 그래. 올림픽은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어서 더 떨려. 중요한 건 우리팀의 마음가짐인 것 같아.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겠지. 팬들이 응원해주시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글 사진 지엘로나구라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원유공급 이틀째 중단 우유대란 현실화 되나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간 원유(原乳) 가격인상 협상이 10일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11일 이틀째 원유공급 중단사태가 빚어지게 됐다.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돼 장기화되면서 우유대란 조짐이 빚어지고 있다. 원유공급이 3일 이상 중단되면 우유대란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공업체는 지난 3일 낙농가의 1차 집유 거부 때 비축해 놓은 물량을 대부분 소진했기 때문에 원유 공급 없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이 극히 짧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유업체 관계자는 “내일(11일)은 평소 물량의 80% 정도를 출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오늘 원유를 공급받지 못했기 때문에 내일 유제품 생산이 거의 어려울 것이고 모레 시중에 내보낼 수 있는 우유량이 급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원유 공급이 속히 재개되지 않으면 시중에 우유가 고갈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미 출고된 우유가 소진되는 2∼3일 뒤부터는 일반 가정에서 우유를 마시기 어려울 정도의 우유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낙농농가와 우유업체는 10일 이틀째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으며, 11일 오후 2시 협상을 다시 갖기로 했다. 정부가 원유 가격 ℓ당 130원 인상을 중재안으로 내놓으면서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모두 내부에서 수용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려 협상은 진통을 겪었다. 낙농농가와 우유업체들은 이날 협상보다는 내부 의견 수렴에 치중하느라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협상의 추진동력마저 떨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양측은 협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내부 의견을 정리해 11일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1일 오후 협상이 원유 가격 인상 결정을 위한 최종담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풍 낙농진흥회 회장은 “정부가 원유 기본가격 130원 인상, 체세포 2등급 원유 인센티브 지급액을 현행 23.69원에서 47원을 상향조정하는 중재안을 냈지만 (양측이 내부적으로) 좀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결정을 하기 위해 내일 오후 2시에 협상을 재개키로 했다.”고 밝혔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워크 포 밀레’ 김명숙 작가의 청원 작업실 가보니…

    ‘워크 포 밀레’ 김명숙 작가의 청원 작업실 가보니…

    난삽해 보인다. 어린아이가 얇은 펜으로 찍찍 그은 듯 선들이 어지러이 춤춘다. 형체가 쉬이 눈에 잡히지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키질하는 서양 농부의 모습이 보인다. 3점 연작인데 차이라면 키질하는 곳이 점점 밝아진다는 점이다. # ‘생짜 노동’서 느끼는 정신적 극치감 인터뷰를 위해 지난달 28일 충북 청원군 산막리, 그것도 마을과 조금 떨어져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작업실을 찾은 것은 이 작품, 김명숙(56) 작가의 ‘워크 포 밀레’(The Works for Millet) 때문이다. 밀레의 ‘키질하는 사람’을 모사해 재해석한 이 작품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왠지 모를 환희감에 젖게 한다. 동시에 이런 ‘생짜 노동’ 그 자체에 몰두하는 이가 궁금해진다. ‘만종’ ‘이삭줍기’로 유명한 밀레는 가난한 자들의 고된 노동이 지닌 경건함에 심취했던 작가다. 주 5일 마음껏 즐기다가 딱 하루 회개하고 안식을 구하는 ‘머릿기름 바른 교인’이 아니라, 비록 남이 버린 낱알을 주워 먹더라도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는 절대자’에게 고개 숙여 감사할 줄 아는 이들이야말로 종교적이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작가의 연작은 이 얘기를 마치 동영상처럼 구현해놨다. 반복되는 고된 노동 속에 나타나는 세상에 대한 이해, 여기에는 동서양의 만남까지 깃들어 있다. 서양식으로 말하자면 지혜의 발견이다. ‘키’라는 도구 자체가 서양화 전통에서는 분별력, 지혜를 뜻한다. 그래서 왕이나 귀족 초상화에 자주 등장하는 소품 가운데 하나다. 동양적 맥락에서는 키 자체보다 반복적으로 키를 흔드는 팔 동작이 핵심이다. 소 잡는 백정의 칼 쓰는 법에서도 도를 발견했다는 장자의 얘기를 떠올리면 된다. 전반적으로 침침한 그림 속에서 점차 환하게 밝아오는 빛, 그것은 일종의 정신적 극치감이다. 노동은 노동이되 ‘레이버’(Labour)가 아니라 ‘워크’(Work)다. 그래서 밀레를 위한 ‘워크’다. 작가도 비슷한 말을 했다. “밀레를 그저 바르비종파 화가 정도로만 알았어요. 그러다 딸에게서 러시아 에미타주박물관 화집을 받았는데 ‘땔감 나르는 소녀들’이란 작품을 보고 충격 좀 받았지요. 집에 가서 저 땔감으로 불을 때면 몸뿐 아니라 온 정신이 따뜻해지겠구나 하는, 이름 없이 사라져간 저들이 바로 프로메테우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겁니다.” 한 가지 더 있다. “혜능법사에게 하루는 고명한 스님이 수양을 많이 했느냐, 물어봅니다. 혜능의 대답은 ‘방아는 다 찧었으나 키질을 못 했습니다’였지요.” 어쩌면 키질하는 서양 농부는 동양 혜능법사의 미래인지 모른다. # 수세미로 누런 장지 위에 작업 정신적 극치감은 곧 자유다. “자유는 외줄타기 광대 같은 것이라 생각해요. 보는 사람들은 위태롭다, 불안하다 말하지만 광대 스스로는 가장 집중된 순간을 즐기죠. 고도의 집중이 이뤄지고 있는 그 순간, 그 사람은 자유로워지는 겁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작가답게 “잘 그려서 그리는 게 아니라 그리는 것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그린다.”고 했다.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나와 미국 휴스턴대에서 공부한 작가가 유화를 버린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유화를 그릴 때면 내가 무슨 대단한 영웅이 된 양 흥분해서 작업하게 돼요. 그런데 종이에다 수세미로 단색 톤 작업을 하다 보면 단출하게 되죠.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작업용으로 쓰는 특출한 수세미가 있나 싶어 둘러봐도 눈에 띄는 건 흔히 가정주부가 쓰는 수세미뿐이다. 전시에도 근사한 작품을 내놓는다기보다 그간 공부한 것을 정리한다는 심정으로 임한다. 그래서 자신의 작업을 배설에 비유했다. 작업실에는 책들이 엄청 많다. 미술책들이 아니라 역사나 철학에 관한 책들이다. “음식이에요. 저걸 맛있게 먹고 잘 소화시켜 똥을 싸는거죠.” 꾸준히 ‘싸둬서’ 뒷간이 꽉 차면 방출한다. “너무 많이 싸서 내 엉덩이에 묻을 정도가 되면 그냥 화랑에 전화해요. 이름 있는 작가도 아니고, 그림이 잘 팔리게 생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면이 있는 것도 아니고…. 화랑마다 1년 정도 전시 일정은 미리미리 잡아두는데 중간에 끼어들 수가 없죠. 그러다 보니 (화랑이 밀집한 서울) 인사동에는 소문이 안 좋게 났어요. 하하하.” 솔직히, 쉽게 인기를 끌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반적으로 그림이 어둡다. 캔버스를 쓰지도 않는다. 수세미에 물감을 묻혀 누런 장지 위에 문지르듯 그린 뒤 핀으로 꽂아 벽에 고정시킨다. 종이에 물감을 두껍게 발랐으니 당연히 이리저리 우그러진다. 한 수집가는 “정말 사고 싶은 작품인데 사고 싶지 않게 작업한다.”고 볼멘소리를 내뱉었단다. 폼이 안 난다는 얘기다. # 포장 없이 둘둘 말아 직접 전시장 배달 한때는 정말 그런가 싶어 캔버스를 산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캔버스가 주는 덩치감이 불편하더라고요. 결국 다 부숴 버렸습니다.” 순간 작업실 앞에 있던 낡은 밴이 떠올랐다. “맞아요. 전시할 때면 조심스럽게 포장하는 게 아니라 둘둘둘 말아서 제가 직접 배달해요.” 작업실에는 “요즘 작업 중”이라는 작품이 몇 점 걸려 있었다. 대부분 대작이다. 그런데도 “그냥 손 풀기용으로 하는 작업”이란다. 그래 놓고는 나중에 한데 모아 불태운다. “한번 발동이 걸리면 미친 듯이 그려대는데, 다음 날 보면 참 가관도 아니에요. 그래서 불놀이 자주 해요(웃음).” 마련한 지 2년 된 아늑한 작업실을 버리고 싶다는 작가. 그 전에 7년간 살았던 외양간이 작업실로는 더 좋았다며 웃는다. 땔감을 주우러 다니는 소녀는 작가 본인이었을지 모른다. 김 작가의 ‘워크 포 밀레’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9월 2일까지 열리는 ‘스터디’전에서 만날 수 있다. 스터디전은 김 작가처럼 아날로그적으로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아뒀다. 뒷담화를 재밌는 설치작품으로 표현한 박혜수, 분자생물학적 작업을 선보이는 양대원, 오래된 철도 침목으로 인간을 형상화한 정현, 귀신처럼 눈이 뻥 뚫린 인물들을 통해 사람의 내면에 접근하는 김정욱 등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오각형 모나드(Monad·그 자체로 완전무결한 하나의 단위)를 반복적으로 배열한 고낙범과 옵티컬 아트(시각 예술)를 선보이는 빅토르 바자렐리의 작품은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생각하게 한다. (02)736-4371. 글 사진 청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렌트’로 뮤지컬 배우 데뷔하는 가수 브라이언

    ‘렌트’로 뮤지컬 배우 데뷔하는 가수 브라이언

    1세대 아이돌 스타로 꼽히는 그룹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멤버 브라이언(30)이 뮤지컬에 도전한다. 오는 28일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무대에 오르는 ‘렌트’(Rent)에서 마크 역을 맡았다. 데뷔 12년 차 중견 가수이지만 뮤지컬 무대에선 신인 배우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큰 탓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너스레를 떤다. 지난 2일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브라이언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국내 뮤지컬 제작사에서 그에게 러브콜을 보낸 건 수년 전부터다. 그때마다 그는 매번 거절했다. “시기가 안 맞았어요. 제가 앨범 활동을 하거나 해외 공연을 계획하고 있을 때마다 뮤지컬 제안이 들어왔거든요. 이번에는 앨범 활동 마무리하는 시기에 출연 제의가 들어와 참여할 수 있었어요.” 그중에서도 ‘렌트’는 그가 고등학생 때부터 출연 욕심을 냈던 작품이란다. “미국에 살 때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렌트’를 본 적이 있어요. 내가 만약 뮤지컬 배우가 될 수 있다면 꼭 이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주저하지 않았죠.” 하지만 그는 박칼린 연출과의 첫 미팅 이후 한 차례 출연을 거절했다. “박칼린 선생님과 미팅을 하고 난 뒤 부담감이 컸어요. 뮤지컬이 쉬운 게 아니구나 싶었죠. 무대에서 가요를 부르는 것과 뮤지컬 창법은 차이가 컸어요. 근데 집에 가니 후회가 밀려들더군요. 기회를 놓친 것 같아서요. 다행히도 다음날 박칼린 선생님이 한 번 더 생각해보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용기를 냈습니다.” 러브콜은 받았지만, 오디션은 정식으로 거쳤다. 박칼린 연출 앞에서 그는 ‘렌트’에 나오는 ‘왓 유 오운’(What you own)을 불렀고, 당당히 합격해 마크 역을 꿰찼다. 좀 더 비중 있는 ‘로저’ 역 제안이 먼저 들어왔지만, 자신의 발랄한 이미지가 ‘마크’에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해 연출부에 뜻을 전했다. 이런 그의 태도에 제작사와 연출부 쪽에서 적잖이 놀랐다고. 비중이 큰 배역을 맡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꼭 멋있는 역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로저는 마크보다 키가 크고, 노래 음역도 너무 높아 사실 어려워요. 하하.”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하자 이번엔 12년간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던 그의 발라드 창법이 문제가 됐다. “왜 뮤지컬 노래를 알앤드비(R&B) 부르듯이 하느냐는 지적을 참 많이 들었어요. 음악감독님도 비브라토, 애드리브 다 빼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고요. 근데 12년간 그렇게 불렀으니 일주일 안에 고치기 쉽지 않더라고요.” 동료 배우들과의 탄탄한 팀워크 덕분에 용기를 얻고 있단다. 처음엔 무서웠던 박칼린 연출도 지금은 친한 큰 누나 같다고. ‘렌트’는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하고 젊은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삶에 대한 희망을 그린 록 뮤지컬이다. 유복하게만 자랐을 것 같은 그가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의 삶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사실 그런 경험은 별로 없어요. 고등학교 졸업 이후 미국에서 한국으로 왔는데, 미국에서 한창 오디션을 보러 다닐 때 뉴욕에서 바로 계약을 하자던 형이 있었어요. 여름방학 때 그 형과 지내며 연습생 시절을 보냈죠. 근데 말로는 계약이라고 하는데 어떤 프로듀서랑 일을 한다든지 그런 이야기가 전혀 없더라고요. 먹는 것도 매일 같은 것만 먹고…. 그래서 ‘렌트’에 나오는 젊은 예술가의 심정을 어렴풋이 알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 무대에 계속 도전하고 싶다는 브라이언. 다음엔 그의 ‘로저’ 연기가 기대된다. 10월 9일까지. 3만~9만원. (02)2230-6600.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0) 금산 요광리 행정 은행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0) 금산 요광리 행정 은행나무

    나무에 전설이 담기는 건, 그 나무에 대한 사람들의 사랑이 얼마나 지극했는가를 보여주는 뚜렷한 예다. 하나의 전설은 또 하나의 전설을 낳고, 세월이 흐르면서 전설은 실제 있었던 일처럼 부풀려진다. 세월은 옛 전설에 또 하나의 전설을 보태고, 보태진 전설은 사람들의 입을 타고 새로운 전설로 탈바꿈한다. 어느 틈에 전설은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이미지와 환상이 되고 사람살이의 상징이 된다.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는 시간의 흐름을 짚어본 ‘옛날에 대하여’에서 “옛날이란 완결될 수 없는 출발”이라고 했다. 옛날 이야기는 그러고 보면 지금 이 순간까지 유효할 때에 살아남는 법이고, 다시 또 새로운 전설을 싹 틔울 씨앗인 셈이다. ●굶주린 호랑이도 뒷걸음질치게 한 위용 충남 금산 요광리 행정 은행나무 그늘에 트럭 한 대가 찾아 들었다. 트럭을 몰고 온 사내는 비를 피하려기보다는 나무 그늘에 들어서서 비를 응시하려는 낌새다. 빗줄기가 가늘어진 틈을 타, 사내는 차문을 열어젖히고 열린 창틀 위로 두 발을 뻗어 올린다. 불편한 자세의 사내는 차 안에서 권태로운 몸짓으로 꿈지럭거리며 낮잠에 들 요량이다. 넉넉한 품의 나무가 품어 안은 트럭이 앙증맞다. 아주 오래 된 옛날, 이 마을에 살던 한 사내도 지금 트럭의 사내처럼 여름 한낮에 나무 그늘에 들어섰다. 나무 그늘에서 빠져든 달콤한 낮잠은 들판에 땅거미가 밀려올 때까지 이어졌다. 그 즈음 뒷산에서 배고픈 호랑이가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왔다. 마을 어귀를 어슬렁거리던 호랑이는 들판에서 풍겨오는 사람 냄새를 맡았다. 저녁거리인 사람을 잽싸게 찾아내기는 했지만 호랑이는 다가서지 못했다. 사람이 누운 자리에는 도저히 덤빌 수 없을 만큼의 위엄을 갖춘 거대한 ‘무엇’이 떡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무엇’은 숲 속에서 흔히 보던 나무라 하기에는 어마어마하게 컸다. 먹이를 앞에 놓고 두리번거리던 호랑이가 거대한 ‘무엇’을 향해 몇 차례 ‘어흥’ 거렸지만, 그건 꿈쩍도 않았다. 두려워진 호랑이는 그 자리를 냉큼 피하는 수밖에 없었다. 굶주린 호랑이를 뒷걸음질하게 한 건 한 그루의 나무, 옛날에 그랬듯이 지금 트럭의 사내를 품은 요광리 은행나무였다. 무려 1000년을 넘게 살았다는 이 나무에는 숱하게 많은 전설이 전해온다. 오래 된 나무들에 전하는 거개의 전설을 총망라한 집대성판이라고 해도 될 만하다. 1000년에 걸쳐 마을 살림살이를 지키며 사람들의 숱한 이야기를 담은 나무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부러진 가지로 3년동안 쓸 밥상 만들어 요광리 은행나무는 생김새부터 사람을 압도한다. 키는 24m이고 줄기 둘레는 13m다. 원래는 더 컸다. 오래 전에 폭풍을 맞아 남쪽과 동쪽으로 난 큰 가지가 부러져 작아진 게 이 정도다. 그때 부러진 가지로 사람들은 요긴하게 쓸 가구를 만들었다. 무려 3년 동안 마을 모든 집에서 쓸 밥상과 37개의 관을 만들었다는 게 이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다. 부러진 가지의 크기뿐 아니라, 그전까지 나무가 보여주었던 위용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큰 가지가 부러졌지만 여전히 나무는 크다. 게다가 벌판에 홀로 서 있어서 더 커 보이기도 한다. 중요한 부분이 부러진 탓에 나무는 특별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남쪽의 가지는 순한 모습으로 둥글게 자랐는데, 북쪽으로 솟구친 가지들은 끝 부분이 사각형 꼴로 사납게 뻗었다. 두 그루의 나무가 붙어서 자라는 것처럼 보인다. 나무 곁에는 ‘행정헌’(杏亭軒)이라는 이름의 아담한 육각정자가 있다. 새로 지은 정자이지만, 500년 전부터 이 자리에는 정자가 있었다. 당시 전라감사를 지낸 이 마을 선비가 짓고, ‘은행나무 정자’라는 뜻에서 행정이라고 했다. 이 나무를 ‘행정 은행나무’라고 부르는 것도 그래서다. 그때부터 이 나무에서는 해마다 음력 정월 초사흗날 밤에 당산제를 올렸다고 한다. 나무 줄기에서는 능히 1000년의 세월을 짚어보고도 남음이 있다. 잘 빚어낸 항아리처럼 가운데가 불룩하게 부푼 줄기는 곳곳에 깊은 상처를 안고 있지만 전체적인 수형만큼은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이 은행나무에는 그가 지나온 세월만큼 다양한 전설들이 전해온다. 마을에 재난이 닥쳐 올 기미가 있으면 큰 소리로 울음 소리를 내서 대비하도록 예고했다거나 나무에 치성을 드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웬만한 노거수에 전하는 평범한 전설들이다. ●한밤중에 아이 세워놓으면 똑똑해져 잠잠했던 비가 다시 쏟아붓는다. 차문을 열고 낮잠을 자던 사내도 빗줄기를 감지하고 차문을 닫고 흐트러진 매무시를 바로잡는다. 호랑이까지 물리친 나무이건만 하늘의 뜻은 물리치지 못한다. 떠날 채비를 하는 사내에게 다가가자, 창문을 빼꼼히 열고 털어놓는 사내의 이야기 끝에 또 하나의 전설이 담겼다. “하도 비가 와서 일을 못 하잖아요. 집에서 빈둥거리느니, 비 구경이라도 하려고 나왔어요. 밤에 비 그치면 방학이라고 집에서 노는 딸 아이도 데려올 거예요. 밤에 이 나무 아래에 아이를 한 시간쯤 세워놓으면 똑똑해진다고 하거든요.”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전설이지만, 익숙해지지 않는다. 게다가 왜 하필이면 아이들이 무서워 하는 밤중인가. 호랑이도 쫓아 보낼 만큼 못할 게 없는 나무의 영험함에 기댄 이야기이겠지만, 들을 때마다 재미있지만, 낯설고 어설프다. 그래도 사람들은 1000년 동안 나무의 전설을 소중히 간직했다. 다시 수천의 세월이 흐르면 나무에 또 다른 전설이 보태질지도 모른다. 옛날은 또 하나의 출발이라는 파스칼 키냐르의 발언은 충남 금산 요광리에서 충분한 증거를 얻는다. 글 사진 금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충남 금산군 추부면 요광리 329-8. 요광리는 통영~대전 간 고속국도가 통과하는 곳이다. 나무의 위치를 정확히 알아두면 고속국도를 지나는 중에도 은행나무를 찾아 볼 수 있다. 대전 쪽에서 나무를 찾아 가려면 고속국도의 남대전나들목으로 나가서 오른쪽 도로로 6.5㎞ 가면 요광리에 들어서는 요광교에 닿는다. 무주 쪽에서 북진하여 갈 때는 추부나들목으로 나가서 우회전하여 2㎞ 쯤 가면 된다. 다리를 건너면 곧 나무가 있는데, 건너편에서도 나무가 보인다.
  • [프로야구] 불펜 불패

    삼성이 광주에서 KIA를 5-1로 누르면서 8일 만에 선두에 복귀했다. 두 팀 사이 승차는 없다. 그러나 승률에서 삼성이 앞선다. 전날처럼 불펜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KIA 선발은 김희걸이었다. 무게감 있는 선발 요원은 아니다. 결국 어느 타이밍에 어떻게 불펜을 활용할지가 승부의 키였다. 그 시점은 1-1 동점이던 5회초에 찾아왔다. 무사 1·3루. KIA는 김희걸을 내리고 유동훈을 올렸다. 그러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첫 타자 진갑용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후 조동찬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 강봉규를 홈에서 잡았지만 김상수에게 또 안타를 내줬다. 1점 헌납. 다음 타자 박한이에겐 3타점 2루타를 맞았다. 1-5. 4점차. 사실상 여기서 승부가 나버렸다. 삼성의 단단한 불펜을 감안하면 역전은 힘들다. 더군다나 삼성 선발 윤성환이 7이닝 1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다. LG-두산(잠실), 넥센-한화(목동), 롯데-SK(사직) 경기는 폭우로 취소됐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제주 탑동 앞바다 ‘마리나’ 조성

    제주항에 인접한 제주시 탑동 매립지 앞바다에 마리나시설이 조성된다. 제주도는 국토해양부가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거쳐 이 같은 내용의 제3차 항만기본계획(추진 기간 2011∼2020년)을 최근 확정, 고시했다고 26일 밝혔다. 기본계획은 탑동매립지 동쪽과 서쪽 앞바다 9만여㎡를 메우고, 매립지와 연결해 동·서쪽으로 방파제 1181m, 방파제 보호시설물인 호안 1576m를 시설하는 것으로 돼 있다. 방파제로 둘러싸인 항만에는 길이 200m의 요트 계류장과 500t급 유람선 2척이 정박할 수 있는 유람선 부두, 등이 조성된다. 도는 방파제가 시설되면 해마다 되풀이되는 해일과 월파 피해가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기본계획에는 제주시 애월항에 3000t급 화물선 2척과 1000t급 화물선 1척이 접안할 수 있는 화물부두 개발사업도 포함됐다. 도는 마리나 조성에 필요한 바다 매립을 위해 용역을 맡기기로 하고, 국토해양부에 사업비를 지원해 주도록 요청키로 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권혁 회장 2차소환 앞두고 병원行… 혐의 입증 열쇠는

    권혁 회장 2차소환 앞두고 병원行… 혐의 입증 열쇠는

    전날 검찰에 출두, 6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고 귀가했던 시도상선 권혁(61) 회장이 26일 돌연 병원에 입원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성윤)는 지병을 고려해 권 회장을 돌려보내며 이날 오전 다시 출두하도록 요청했던 터다.권 회장 측은 당뇨와 고혈압 등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고 검찰에 알렸다. 검찰은 당혹스러워했다. 배려의 대가가 출두 거부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권 회장에 대한 추가조사가 어려워지자 즉시 정식 소환장을 발부키로 했다. 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도 발부, 강제 구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수사 일정에 큰 차질이 우려되는 까닭에서다. 그러면서도 검찰은 이달 안에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권 회장의 진술 여부와 상관없이 차근차근 준비된 수사다.”면서 “수사팀은 자신감을 갖고 있고 권 회장 개인 비리 외에 다른 부분까지도 수사 선상에 올려놓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자금의 용처 등에 대한 수사까지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 초점은 시도상선의 한국지사가 실질적인 본사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맞춰져 있다. 권 회장이 완강하게 부인하는 대목이다. 권 회장이 2004년 설립한 홍콩 본사가 직접 영업에 참여했고 계약서 등에서 당사자로 표기돼 있다면 국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큰 탓이다. 당초 국세청도 권 회장에 대해 홍콩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 조세피난처에 거주하는 것처럼 위장해 9000억원대 소득에 대한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세금을 빼돌리기 위해 해외 본사에 이름만 올렸을 뿐, 실질적인 영업은 한국에서 이뤄진 만큼 세금도 한국에서 내야 한다는 논리다. 검찰은 권 회장 사건과 유사한 다국적 기업의 법인세 청구 소송을 신경 쓰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이인형)는 지난달 10일 영국 로열더치셸그룹의 계열사 ‘쉘퍼시픽 엔터프라이시스(쉘그룹)’가 서대문세무서의 법인세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세무서는 쉘그룹이 조세회피를 위해 홍콩에 페이퍼컴퍼니를 뒀지만 지사인 한국 지점에서 실질적인 영업이 이뤄졌다고 판단, 수익금 12억원에 대한 법인세 7억여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법원은 쉘그룹의 홍콩 본사가 계약관계에서 당사자로 기록되어 있는 점 등을 들어 본점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과세 권한을 홍콩 측에 줬다. 검찰의 고민이 깊은 이유다. 검찰은 또 권 회장의 차명 부동산 등 국내 재산을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법원이 실제 거주 기간이 짧아도 재산 상당수가 국내에 있다면 소득법상 거주자로 볼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어서다. 오이석·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기업엔 ‘채찍’ 투자자 ‘보호’… 자본시장 대수술

    기업엔 ‘채찍’ 투자자 ‘보호’… 자본시장 대수술

    26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정부가 금융위기 동안 미뤄 두었던 자본시장을 대수술했다는 의미가 크다. 대수술 이후 국내 자본시장은 빅뱅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우선 투자은행(IB) 자격 획득 여부에 의해 증권업계가 양극화되고, 대체거래소(ATS)가 도입될 경우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한국거래소 역시 독점적 권한을 내놓아야 한다. 그간 실권주를 통해 주식편법증여를 시도해 온 기업에는 채찍을 가하고 시세조종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향후 보호받는 효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벌써부터 일부 정책에 대한 현실성 문제가 지적되고 있으며 법안 처리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시장감시 거래소 ATS 자회사 설립 가능 금융위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ATS 설립을 포함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자본시장 규모는 세계 10위 수준임에도 거래비용은 하위권에 머무는 현실을 고려한 것이다. 실제 ATS를 도입한 미국과 유럽의 주식 매매체결속도는 한국거래소보다 8배나 빠르다. 현재 미국 80여개, 유럽 20여개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총 120여개의 ATS가 운영 중이며 아시아에는 최근 홍콩,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이 ATS를 도입했다. ATS가 도입되면 주식투자자는 매매수수료가 좀 더 싼 곳에서 거래를 하면 된다. 같은 삼성전자 종목이라도 거래소에 따라 가격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사려는 시도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단, 여러 ATS의 가격차를 이용한 초단타매매로 시세조종을 시도하는 경우 처벌을 받게 된다. 반면 매매체결 업무 외에 법인 청산이나 시장감시업무는 지금처럼 거래소가 담당하게 돼 매매체결을 놓고 경쟁에 참가한 참여자가 직접 시장을 감시하는 이해상충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공공성을 위해 ATS 지분을 개인의 경우 15%까지, 금융기업은 금융위의 허가를 받아 30%까지만 소유할 수 있도록 했음에도 한국거래소는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ATS를 만들 수 있도록 해 형평성 논란도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의 이해상충 부분은 충분한 보완장치를 마련할 것”이라면서 “이미 외국의 경우에도 거래소가 ATS 자회사를 만들었지만 다른 ATS들과 충분한 유효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IB 등장으로 증권업계 양극화 예상 또 IB에 배타적인 업무를 허용하면서 자기자본을 3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도록 유도한 점에서 업계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대우, 삼성, 현대, 우리투자, 한국투자 등 상위 5개 증권사의 평균 자기자본이 2조원 중반대를 겨우 넘는다. 골드만삭스의 30분의1 수준이다. 그래도 이들은 자기자본을 확충해 IB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는 시장을 다 빼앗길까 우려한다. IB 자격을 갖추면 인수·합병(M&A) 자금 대출, 기업 융자·보증, 비상장주식 내부 주문 집행이 허용된다. 무엇보다 연내 출범 예정인 헤지펀드에 대출할 수 있는 프라임브로커 업무가 가능해진다. 코스닥 기업들을 중심으로 그간 악용해 온 섀도 보팅은 2015년 폐지된다. 그간 정족수 미달로 주주총회가 무산되지 않게 하려고 예탁원은 예탁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대리행사해 왔다. 대상자는 참석한 것으로 처리되지만, 표결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참석 주주들이 투표한 투표수의 비율대로 분할해 반영하는 것이 섀도 보팅이다. 그러나 예탁원의 의결권 행사는 대주주에 의한 기업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변질됐다. 예탁원은 발행회사의 주주도 아니고 실질주주의 대리인도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엔 실권주 임의배정 제한 시민단체의 고발로 불거진 에버랜드 편법 경영승계 논란을 계기로 유명해진 실권주에 대해서는 기업 이사회가 임의처리하도록 해 온 것도 제한키로 했다. 앞으로는 제3자에게 임의로 배정하던 것을 일반공모를 해 처리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외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장외파생상품을 이용해 시세를 조종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또 주식워런트(ELW)시장 교란의 주범이었던 초단타 매매(스캘핑)도 불공정거래로 분류돼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된다. 지금까지 불공정거래를 제재할 유일한 수단이던 형사처벌은 혐의가 인지되고서 재판 확정까지 2~3년이 걸려 규제망이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외 1차 정보수령자에게서 정보를 얻은 2차 수령자가 이를 이용해도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된다. 한편 이번 자본시장법의 입법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문제를 두고 고심중인 국회의원들이 이 법안의 발목을 잡을 경우 내년에는 총선 등으로 더 통과가 힘들어질 것”이라면서 “특히 IB가 헤지펀드를 지원할 수 있는 부분에서 헤지펀드로 불거진 미국 금융위기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는 묘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재정부 - 한은 “물가 최우선”

    재정부 - 한은 “물가 최우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25일 첫 거시정책협의회를 갖고 물가 안정 방안 등을 논의하며 본격적인 공조에 나섰다. 임종룡 재정부 제1차관과 이주열 한은 부총재, 양 기관 실무자들은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만나 경제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물가 안정에 둬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특히 물가 상승에 대한 주요국 대응책을 파악하고 우리나라가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회의는 지난 6월 박재완 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은 총재가 양기관 간 부기관장급 회의를 매월 개최키로 합의한 것에 따라 열렸다. 임 차관은 “정부와 한은은 급변하는 경제상황에서 긴밀하게 협력해 왔으나 그간의 협력을 한단계 발전시켜 정부와 중앙은행이 각각 담당하는 거시정책의 적시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협의회를 열게 됐다.”고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정책 당국 간 협조체계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면서 미국은 금융안정감시위원회(FSOC)를, 영국은 금융정책위원회(FPC)를 신설한 바 있다. 또 양 기관은 물가 문제와 함께 선진국 재정위기 및 성장세 둔화 우려, 신흥국의 인플레이션 확산에 따른 긴축 가능성 등 대외리스크 요인도 집중 점검했다. 전반적으로 양호한 외화유동성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위기대응 능력이 높아졌지만 불안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향후 대외리스크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국내 경제에 대한 영향 분석 등 관련정보를 지속적으로 교환키로 했다. 재정부와 한은은 이날 협의한 내용을 점검, 발전시키면서 다음 달에도 주요현안을 안건으로 2차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4) 피살 20대 얼짱女,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4) 피살 20대 얼짱女,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2008년 11월 경기 화성시 송산면 우음도 갈대밭 옆 고속도로 공사장. 불도저로 갈대숲을 밀어내던 장모씨가 바닥에서 하얀 물체를 발견했다. 사람의 뼈였다. “여기는 원래 개펄이던 곳을 막아 생긴 땅인데…내가 남의 묏자리를 잘못 건드렸을 리는 없지. 그렇다면 누군가가 갖다 버린 시신이 백골로 변한 것인가?”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는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일명 ‘강호순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때. 연쇄살인의 네번째 희생자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흘러나왔다. 현장 수사팀에 경찰 최고위층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감식반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이미 백골이 돼 버린 시신 1구와 그가 입었던 속옷, 회색 윗도리에 운동복 바지, 수건 조각 2장이 전부였다. 시신을 옮기는 데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 대형 가방도 눈에 띄었지만 단서는 되지 못했다. ● 뼈 추스려 162~170㎝ 여성 추정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일단 뼈의 크기와 모양을 보고 희생자를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으로 추정했다. 키는 162~170㎝ 정도로 어림됐다. 여기서 잠깐. 사람의 뼈 중 외관만 보고 남녀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두개골과 엉덩뼈가 대표적이다. 남성의 두개골은 요철(凹凸)이 심하고 크고 길며 두껍다. 남성의 뼈가 전체적으로 여성보다 크고 단단하지만 두개골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그러나 여성에게도 남성보다 강한 뼈가 하나 있다. 엉덩뼈다. 분만이라는 자연의 섭리 때문에 여성의 골반은 남성에 비해 튼튼하고 폭이 넓다. 사람의 나이는 아래턱의 각(角)과 위팔뼈, 넓적다리 관절 등을 보고 알 수 있다. 아래턱의 각은 귀 옆으로 볼 때 아래턱이 꺾이는 부분을 말한다. 보통 둔각(100~180도)을 이룬다. 흥미로운 점은 각도가 나이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는 각이 작아졌다가 노화를 거치며 다시 커진다. 갓 태어난 아이의 아래턱 각은 통상 170도이지만 배냇니가 빠질 때쯤 150도가 되고 영구치가 완성될 때면 100도까지 줄어든다. 이후에는 다시 커져 35세 110도, 55세 120도, 70세 130도를 평균적으로 기록한다. 키는 팔과 다리뼈 길이에 부위별로 상관계수를 곱해 산출한다.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대퇴골의 크기는 43.6㎝였다. 여기에 상관계수 3.9를 곱해 계산한 여성의 키는 약 170㎝(43.6㎝×3.9)였다. 그러나 요골, 척골, 비골, 경골 등을 통해 추론한 키는 이보다 작아 162~170㎝의 넓은 범위의 추정밖에 불가능했다. 이래 가지고는 그야말로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가 아닌가. ● 강남 성형외과 572곳 뒤져 암담해하던 수사팀에 한 줄기 서광이 비쳤다. 부검의의 마지막 한마디였다. “수사에 얼마나 도움될지는 모르겠는데, 피해자의 광대뼈가 갈라져 있는 걸 보니 광대뼈 축소술을 받은 것 같아요.” 경찰은 서울 강남지역의 성형외과 572곳을 수소문했다. 어차피 전국의 모든 성형외과를 다 뒤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에 ‘적중확률’이 높은 강남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병원들마다 ‘환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며 아우성을 해댔다. 우여곡절 끝에 2000년 이후 광대뼈 축소수술을 받은 여성 1949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경찰은 2000명에 가까운 이들 모두에게 전화를 돌렸다.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 중에 백골의 주인이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였다. 하지만 웬걸. 연락 불통인 사람이 650여명에 달했다. 3명 중 1명꼴. 남 모르게 수술 받으려고 많은 사람이 가명을 쓴 탓이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시신과 신체적 특징이 비슷한 사람의 가족을 일일이 수소문해 DNA 일치 여부를 확인했다. 그렇게 꼬박 2개월이 흘렀다. 국과수에서 연락이 왔다. “DNA가 일치하는 가족이 나왔습니다.” 가족들은 이미 5년 전부터 죽은 여인과 연락을 끊고 살았다. 그래서 가출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백골의 주인은 유흥업소 종사자 A(당시 30)씨였다. 2006년 3월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병원에서 광대뼈 축소술을 받았다. 경찰은 A씨의 과거 동거남 고모(당시 33)씨를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렸다. A씨가 나가던 유흥업소의 단골손님이었던 고씨는 2006년 12월부터 살림을 같이 차린 것으로 파악됐다. 행적을 추적하던 경찰은 고씨가 중고차 매매상을 통해 그랜저XG 승용차를 팔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어렵게 그랜저XG를 찾아 샅샅이 훑어냈지만 육안으로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범행의 흔적을 지우려고 수십번을 닦았을 트렁크에 핏자국이 남아 있을 리 만무했다. 마지막 희망은 시간이 지난 혈흔에 강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는 ‘루미놀’(luminol) 시험. 시약을 뿌리자 잠시후 기역(ㄱ)자 모양으로 발광현상이 나타났다. 시신을 담았던 가방에서 스며나온 피의 흔적이었다. DNA 감식 결과 A씨의 혈액으로 판명됐다. ● 미인에 대한 남자의 소유욕이 불러온 비극 고씨는 “우발적이었다.”면서 순순히 범행을 자백했다. 손님과 종업원으로 만났을 때 고씨는 A씨에게 팁을 아끼지 않았다. 한달 술값으로 무려 1억원을 쓰기도 했다. 아름답고 성격 좋은 A씨에게 잘 보이고 싶은 허세였다. 얼마 후 두 사람은 논현동 A씨의 원룸에 한 살림을 차렸다. A씨는 업소 생활을 접고 한 남자의 아내로서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행복은 거기까지였다. A씨가 확인한 남자의 현실은 악몽이었다. 술집에 뿌렸던 돈은 사업투자를 빌미로 후배에게서 꾼 돈이었다. 극심한 채무변제 독촉과 협박이 이어졌다. 사랑이 파국으로 결딴난 것은 2007년 5월 어느날이었다. 생활비 문제로 시작한 다툼이 시작됐고 얼마 후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거칠게 밀쳐진 A씨는 머리를 벽에 부딪혀 많은 피를 흘리기 시작했고 고씨는 이런 그녀의 목을 졸랐다. 숨을 쉬지 않자 겁이 난 고씨는 시신을 가방에 넣어 무작정 화성 우음도로 차를 몰았다. 두 사람이 데이트 장소로 자주 찾던 곳이었다. 그렇게 남자는 사랑을 속삭이던 곳에 그의 사랑을 버렸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14)] 백골의 성형수술 자국이 살해된 여성의 한을 풀다

    2008년 11월 경기 화성시 송산면 우음도 갈대밭 옆 고속도로 공사장. 불도저로 갈대숲을 밀어내던 장모씨가 바닥에서 하얀 물체를 발견했다. 사람의 뼈였다. “여기는 원래 개펄이던 곳을 막아 생긴 땅인데?내가 남의 묏자리를 잘못 건드렸을 리는 없지. 그렇다면 누군가가 갖다 버린 시신이 백골로 변한 것인가?”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는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일명 ‘강호순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때. 연쇄살인의 네번째 희생자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흘러나왔다. 현장 수사팀에 경찰 최고위층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 백골이 일러준 작은 힌트 감식반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이미 백골이 돼 버린 시신 1구와 그가 입었던 속옷, 회색 윗도리에 운동복 바지, 수건 조각 2장이 전부였다. 시신을 옮기는 데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 대형 가방도 눈에 띄었지만 단서는 되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일단 뼈의 크기와 모양을 보고 희생자를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으로 추정했다. 키는 162~170㎝ 정도로 어림됐다. 여기서 잠깐. 사람의 뼈 중 외관만 보고 남녀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두개골과 엉덩뼈가 대표적이다. 남성의 두개골은 요철(凹凸)이 심하고 크고 길며 두껍다. 남성의 뼈가 전체적으로 여성보다 크고 단단하지만 두개골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그러나 여성에게도 남성보다 강한 뼈가 하나 있다. 엉덩뼈다. 분만이라는 자연의 섭리 때문에 여성의 골반은 남성에 비해 튼튼하고 폭이 넓다. 사람의 나이는 아래턱의 각(角)과 위팔뼈, 넓적다리 관절 등을 보고 알 수 있다. 아래턱의 각은 귀 옆으로 볼 때 아래턱이 꺾이는 부분을 말한다. 보통 둔각(100~180도)을 이룬다. 흥미로운 점은 각도가 나이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는 각이 작아졌다가 노화를 거치며 다시 커진다. 갓 태어난 아이의 아래턱 각은 통상 170도이지만 배냇니가 빠질 때쯤 150도가 되고 영구치가 완성될 때면 100도까지 줄어든다. 이후에는 다시 커져 35세 110도, 55세 120도, 70세 130도를 평균적으로 기록한다. 키는 팔과 다리뼈 길이에 부위별로 상관계수를 곱해 산출한다.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대퇴골의 크기는 43.6㎝였다. 여기에 상관계수 3.9를 곱해 계산한 여성의 키는 약 170㎝(43.6㎝×3.9)였다. 그러나 요골, 척골, 비골, 경골 등을 통해 추론한 키는 이보다 작아 162~170㎝의 넓은 범위의 추정밖에 불가능했다. 이래 가지고는 그야말로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가 아닌가.   ▣ 광대뼈 수술한 20~30대 여성 찾기 암담해하던 수사팀에 한 줄기 서광이 비쳤다. 부검의의 마지막 한마디였다. “수사에 얼마나 도움될지는 모르겠는데, 피해자의 광대뼈가 갈라져 있는 걸 보니 광대뼈 축소술을 받은 것 같아요.” 경찰은 서울 강남지역의 성형외과 572곳을 수소문했다. 어차피 전국의 모든 성형외과를 다 뒤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에 ‘적중확률’이 높은 강남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병원들마다 ‘환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며 아우성을 해댔다. 우여곡절 끝에 2000년 이후 광대뼈 축소수술을 받은 여성 1949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경찰은 2000명에 가까운 이들 모두에게 전화를 돌렸다.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 중에 백골의 주인이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였다. 하지만 웬걸. 연락 불통인 사람이 650여명에 달했다. 3명 중 1명꼴. 남 모르게 수술 받으려고 많은 사람이 가명을 쓴 탓이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시신과 신체적 특징이 비슷한 사람의 가족을 일일이 수소문해 DNA 일치 여부를 확인했다. 그렇게 꼬박 2개월이 흘렀다. 국과수에서 연락이 왔다. “DNA가 일치하는 가족이 나왔습니다.” 가족들은 이미 5년 전부터 죽은 여인과 연락을 끊고 살았다. 그래서 가출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백골의 주인은 유흥업소 종사자 A(당시 30)씨였다. 2006년 3월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병원에서 광대뼈 축소술을 받았다. 경찰은 A씨의 과거 동거남 고모(당시 33)씨를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렸다. A씨가 나가던 유흥업소의 단골손님이었던 고씨는 2006년 12월부터 살림을 같이 차린 것으로 파악됐다. 행적을 추적하던 경찰은 고씨가 중고차 매매상을 통해 그랜저XG 승용차를 팔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어렵게 그랜저XG를 찾아 샅샅이 훑어냈지만 육안으로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범행의 흔적을 지우려고 수십번을 닦았을 트렁크에 핏자국이 남아 있을 리 만무했다. 마지막 희망은 시간이 지난 혈흔에 강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는 ‘루미놀’(luminol) 시험. 시약을 뿌리자 잠시후 기역(ㄱ)자 모양으로 발광현상이 나타났다. 시신을 담았던 가방에서 스며나온 피의 흔적이었다. DNA 감식 결과 A씨의 혈액으로 판명됐다.   ▣ 미인에 대한 남자의 소유욕이 불러온 비극 고씨는 “우발적이었다.”면서 순순히 범행을 자백했다. 손님과 종업원으로 만났을 때 고씨는 A씨에게 팁을 아끼지 않았다. 한달 술값으로 무려 1억원을 쓰기도 했다. 아름답고 성격 좋은 A씨에게 잘 보이고 싶은 허세였다. 얼마 후 두 사람은 논현동 A씨의 원룸에 한 살림을 차렸다. A씨는 업소 생활을 접고 한 남자의 아내로서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행복은 거기까지였다. A씨가 확인한 남자의 현실은 악몽이었다. 술집에 뿌렸던 돈은 사업투자를 빌미로 후배에게서 꾼 돈이었다. 극심한 채무변제 독촉과 협박이 이어졌다. 사랑이 파국으로 결딴난 것은 2007년 5월 어느날이었다. 생활비 문제로 시작한 다툼이 시작됐고 얼마 후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거칠게 밀쳐진 A씨는 머리를 벽에 부딪혀 많은 피를 흘리기 시작했고 고씨는 이런 그녀의 목을 졸랐다. 숨을 쉬지 않자 겁이 난 고씨는 시신을 가방에 넣어 무작정 화성 우음도로 차를 몰았다. 두 사람이 데이트 장소로 자주 찾던 곳이었다. 그렇게 남자는 사랑을 속삭이던 곳에 그의 사랑을 버렸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박태환 이번에도 펠프스 울리나

    런던올림픽의 전초전 격인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16일 중국 상하이에서 막을 올린다. ‘마린보이’ 박태환(22·단국대)을 비롯해 쑨양(중국), 마이클 펠프스(미국), 파울 비더만(독일)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국제수영연맹(FINA)이 주최하는 이 대회는 181개국 2220명의 선수가 출전해 31일까지 보름간 레이스를 펼친다. 다이빙(16~24일)을 시작으로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17~23일), 수구(17~30일), 장거리 레이스인 오픈워터(19~23일), 경영(24~31일) 순으로 경기가 치러진다. 한국은 경영(19명)과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2명)에 총 21명의 선수를 출전시킨다. 당초 다이빙에 4명을 내보내려 했지만 기량 차가 커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전념키로 했다. 대회의 ‘빅 매치’는 24일 박태환과 펠프스가 맞붙는 자유형 200m다. 지난달 미국 샌타클라라 국제그랑프리대회 자유형 100m에서 펠프스를 꺾은 박태환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박태환은 자유형 100·400m에서도 금메달에 도전한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200m·400m·1500m 결승 진출에 모두 실패했던 수모를 이번에 설욕하겠다는 자세다. 지난해부터 전담 지도자인 마이클 볼(호주) 코치와 호흡을 맞추며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100m·200m·400m 금메달을 휩쓸어 대회 2연속 3관왕을 차지한 박태환은 이후 7개월만에 나선 국제그랑프리대회에서도 최고의 컨디션을 선보였다. 지난해 10월 광저우에서 깜짝 선전을 펼친 한국 선수들도 ‘상하이 돌풍’을 꿈꾼다. 물론 세계 대회인 탓에 메달권 진입은 어렵지만 결승 진출을 노린다는 각오다. 2009년 로마 대회 여자 평영 200m 준결승에서 전체 16명 중 12위에 머물러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던 정다래는 이번에 같은 종목에서 다시 도전장을 던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한국, 남북관계 넘어 당당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한국, 남북관계 넘어 당당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한국이 오랫동안 남북관계에 얽매여 왔지만 이제는 당당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한 차례 역임했던 만큼 다시 된다면 더욱 왕성하게 활동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연임을 위해 뛰었던 유엔 사무국의 ‘넘버 3’(사무차장)인 비자이 남비아르 유엔 사무총장 비서실장이 한국의 유엔 가입 20주년 행사 참석 차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14일 숙소인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난 남비아르 비서실장은 반 총장의 연임 및 한국의 대유엔 외교에 대한 기대와 전망 등에 대해 밝혔다. ●일관되고 실용적인 반 총장 스타일 어필 →반 총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연임 과정을 지켜본 소회와 두 번째 임기에 대한 전망은. -국제사회가 반 총장이 다뤄 온 의제뿐 아니라 접근 방법도 인정했기 때문에 연임이 부드럽게 이뤄졌다고 본다. 이슈들을 적극적으로 다루면서, 외교적으로는 ‘로 키’이지만 일관되고 실용적인 반 총장식 스타일이 어필했다. 반 총장은 기후변화를 국제사회의 가장 큰 관심 과제로 끌어올렸고, 빈곤퇴치를 위한 새천년개발목표(MDG)·평화유지·인권 등에 대해 다국적 차원의 새로운 접근법을 적용, 적극적이고 실용적으로 풀어갈 것이다. →반 총장이 연임하면서 유엔 개혁, 북한문제에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국제사회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유엔 개혁은 불가피하다. 반 총장은 유엔의 유연성과 실용성, 복원력 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마련, 추진 중이다. 반 총장은 또 취약한 국가들을 위해 목소리를 더 내려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도 개혁이 필요하다. 북한문제에 대해서도 반 총장은 적극적인 활동을 할 의향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내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에 북한을 초청한 것은, 한국이 국제적 역할 강화를 바탕으로 비핵화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반 총장도 남북문제, 비핵화 해결을 위해 조력할 것이다. ●한국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되면 잘 할 것 →한국의 20년 대유엔 외교 평가와 전망은. -한국의 유엔 가입이 20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역할 면에서 놀라운 발전을 이뤘다. 총회 의장에 이어 사무총장을 배출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한국의 적극적인 활동의 결과다. 한국은 특히 국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했고, 오는 11월 부산에서 세계개발원조총회를 개최하는 등 개발도상국의 역할 모델이 되고 있다. 경제 성장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면서 주요 의제들을 다루는 중요한 플레이어가 돼 왔다. 이런 차원에서 이미 한 차례 역임했던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이 다시 된다면 맡은 바 역할을 더욱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30조 규모 용산개발사업 정상화

    30조 규모 용산개발사업 정상화

    교착상태에 빠진 용산개발사업이 최대 주주인 코레일이 전면에 나서면서 물꼬를 트게 됐다. 코레일은 30조원 규모의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출자사인 드림허브㈜의 토지대금 납부일정을 연기하고, 랜드마크 빌딩 선매입에 따른 계약금과 매출채권을 유동화하는 등 드림허브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13일 코레일과 드림허브는 서울 세종로 광화문빌딩에서 이 같은 내용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완전 정상화안’을 발표했다. 정상화 안에는 모두 6조 1360억원 규모의 6가지 재무개선안이 담겼다. ▲드림허브의 유상증자 ▲코레일의 랜드마크빌딩 선매입 ▲토지대금 분납이자 경감 ▲토지대금 현재가치보상금 조정 ▲토지대금 납입일정 조정 ▲SH공사의 서부이촌동 주민보상 업무 위탁 시행 등이다. 이는 사업부지를 갖고 있는 코레일이 직·간접적인 자금 지원과 빚 탕감을 통해 정상화에 동참하기로 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드림허브 출자사들은 오는 9월 1500억원, 내년 3월 2500억원 등 총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1조원 규모인 자본금을 1조 4000억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코레일은 분양수입이 들어올 때까지 드림허브에 사업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4조 1632억원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을 드림허브로부터 선매입하기로 했다. 이 돈은 서부 이촌동 사유지 보상금 등에 활용된다. 또 코레일이 토지를 네 차례 분할 매각하는 데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해 요구했던 보상금 가운데 4차 매각 보상금 2800억원을 감면키로 했다. 2012~2014년 받기로 했던 중도금 2조 3000억원의 납부일도 분양수입이 들어오는 2015~2016년으로 연기했다. 대신 드림허브는 8320억원의 계약금과 잔금 80%를 활용한 매출채권 유동화로 모두 2조 4960억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드림허브 측은 “건설사들이 공사비를 떼일 염려를 덜고 지급보증 부담을 지지 않으면서 공사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울시도 이날 서부이촌동 주민 보상업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산하 SH공사를 수탁기관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사업을 놓고 용산사업이 부실화될 경우 코레일도 동반 부실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30조원을 들여 국제업무시설, 호텔, 백화점, 쇼핑몰, 아파트 등 67개동의 건물을 짓기로 했으나 분양 성공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코레일 측은 이자 등을 감면하면서 손해보는 부분은 있으나 용산사업이 성공해야 기대했던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흥성 코레일 대변인은 “용산개발사업은 코레일의 미래가 걸린 사업으로 총괄적인 지원을 펼쳐 반드시 살려 내겠다.”면서 “9월 중 유상증자한 금액으로 남은 토지매매계약을 맺으면 드림허브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돼 사업을 본격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주변 지자체들 경기장·도로망 등 유치 혈안…‘평창에 묻어가기’ 빈축

    주변 지자체들 경기장·도로망 등 유치 혈안…‘평창에 묻어가기’ 빈축

    강원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뒤 주변 지자체들의 막무가내식 ‘경기장 끌어들이기’가 벌어져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자칫 강원도 내 지자체들 간의 갈등도 우려된다. 원주시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주요 경기종목인 아이스하키장의 원주 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회 성공을 위해 강릉에 집중 배치된 5개의 빙상경기장 가운데 아이스하키 1·2경기장을 원주에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횡성군은 “2014동계올림픽 유치를 신청할 당시 횡성 둔내지역에서 스노보드와 봅슬레이 등 2개 종목을 개최키로 했다가 변경됐다.”면서 “강원도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이 종목들이 유치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도에 건의했다. 이광준 춘천시장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 도내 18개 시·군이 참여하도록 해 달라고 최문순 강원도지사에게 건의했다. 동계올림픽 특수를 유치지역에 국한시키지 말고 강원 균형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를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 “IOC 양해 없이는 곤란”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치에 성공했다고 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약속한 것을 곧바로 바꾸면 국제적인 신뢰가 무너져 안 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만수 강원도 동계올림픽유치지원단장은 “개최지 주변 지자체들의 주장대로 일부 경기장을 분산 개최하려면 타당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IOC의 양해를 얻어야 가능할 것이다.”면서 “하지만 내부 갈등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지금은 성공개최를 위한 역량을 최대한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원도와 인접한 충북지역도 평창동계올림픽 특수를 잡기 위해 묘안을 짜내며 편승할 눈치다. 단양군은 청주공항으로 입국한 외국 선수와 관광객들이 단양을 거쳐 평창에 갈 수 있도록 내륙도로 건설을 추진키로 했다. 군 관계자는 “충주~제천~단양~영월 구간만 연결하면 외국인들이 단양을 경유해 평창에 갈 수 있다.”면서“도로개설에 1000억원 이상이 필요해 도와 중앙부처의 지원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천시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따른 지역 발전방안을 찾기 위해 전담팀까지 구성했다. 교수·공무원 등 27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은 평창에 이르는 도로망을 조기에 확충하기 위해 동서고속도로(음성~충주~제천) 조기 개통과 청풍대교~연금리조트 구간 4차선 확장·포장을 서둘러 추진하기로 했다. 충북도는 동계올림픽 기간에 맞춰 화장품 뷰티박람회와 제천한방엑스포를 개최해 관광객 유치 시너지효과를 노린다는 계획까지 세워 놓았다. 충북도 관계자는 “충북은 동계올림픽의 2차 수혜지역으로 강원도와 인접한 도내 북부지역은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반기고 있다. ●평창 주민 “욕심 말고 도움을” 이에 대해 개최지역 주민들은 “어렵게 유치한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도와주어야 한다.”며 “아전인수식으로 주변 지자체들이 욕심을 내면 성공 개최는 어렵게 될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춘천 조한종 청주 남인우기자 bell21@seoul.co.kr
  • [씨줄날줄] 퇴역 항공모함/이춘규 논설위원

    1970년 제작된 영화 ‘도라도라도라’는 1941년 12월 7일 일본군의 진주만 기습을 그렸다. 미국의 원자재 금수조치에 일본군이 진주만을 기습한다.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일본 조종사들은 미군 전투기와 전함이 집결돼 있던 진주만 상공에 도착해 작전 성공을 알리는 암호 도라도라도라를 외치며 전함과 전투기들을 박살내 버린다. 진주만 인근에 정박 중이던 미 항공모함과 전투기들이 폭격을 피해 일본군과의 전투에 돌입하는 내용이다. 항공모함은 제1차 세계대전 때 영국이 처음 건조한 뒤 각국이 항모 경쟁을 한다. 2차 세계대전 뒤 함대의 주력으로 등장했지만 정규 항모 전단을 운용하는 곳은 미 해군뿐이다. 항모 보유국은 미국, 러시아, 브라질,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인도, 태국 등이다. 인도는 퇴역 항모를 수입해 운용하다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미국 엔터프라이즈함은 세계 최초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이다. 원자력 추진이라 일반 함정과 달리 연돌이 없다. 1950년 한국전쟁은 항공모함 역사의 전기가 됐다. 한국 근해에서 작전한 항공모함들은 초대형화됐고, 육지 공격 임무가 중시되기 시작했다. 항모가 즉시 출격 가능한 항공기지로서 존재감을 보인 것이다. 미국 해군이 건조한 에식스급 디젤 항모 24척 가운데 11척이나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전쟁 기간 한국인들이 쌕쌕이라고 불렀던 미국 제트전투기 상당수는 에식스급 항공모함 4척에서 출격했다. 나머지 7척에는 프로펠러기가 탑재됐다. 항모들은 50년 안팎 현역에서 활약한 뒤 퇴역한다. 퇴역 뒤 운명은 다양하다. 미 항공모함 미드웨이호는 1943년에 만들어져 2차대전에 참전한 뒤 1991년 걸프전을 끝으로 1992년 퇴역했다. 지금은 샌디에이고만에서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던 항모 오리스커니호는 5년여 전 미 플로리다 해변에서 39㎞ 떨어진 멕시코만 바다에 폭파돼 잠겨졌다. 인공어초로 쓰인다. 러시아의 일부 퇴역 항모들은 고철로 해체됐다. 홍콩 이글밴티지자산관리회사가 영국의 퇴역 항모 아크 로열 경매에 참여키로 해 화제다. 아크 로열은 2015년까지 운용예정이었지만 재정난으로 조기퇴역했다. 이글사는 낙찰받으면 레저휴양시설로 이용할 계획이라지만 군사목적 전용 의심을 받는다. 지난 1998년 홍콩의 한 여행사가 해상 호텔로 쓰겠다며 우크라이나로부터 미완성 항모를 사들였지만 결국 중국 군당국에 넘어간 선례 때문이다. 항모는 퇴역 뒤에도 살아 숨쉬는 것 같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작년 3월 부산 여중생 납치 사건의 범인 김길태가 공개 수배 8일 만에 체포됐다. 명확한 범행 증거가 드러난 상황에서도 김길태는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며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하곤 했는데…. 이에 경찰은 김길태에게 ‘P300’(뇌파탐지검사법)을 시도해 보기로 한다. 과연 그의 뇌도 거짓말을 할 수 있었을까. ●KBS 월화 드라마 스파이 명월(KBS2 밤 9시 55분) 한류 단속반으로 일하는 명월은 특수공작원이 되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뭔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비밀 경호 임무를 받고 싱가포르에 도착한 명월은 쇼케이스차 방문한 한류 스타 강우와 만나게 된다. 강우와 엮이면서 상황이 꼬여가던 중 명월은 뜻하지 않게 중요한 작전을 망치게 된다. ●일일시트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혜옥은 김 집사가 혼자 밥먹는 모습에 속상하기만 하다. 혜옥은 김 원장에게 앞으로 밥 먹을 때 김 집사도 함께 먹자고 한다. 그러자 김 원장은 혜옥의 변화를 의심스럽게 생각한다. 한편 한영의 할아버지와 소개팅하게 된 영옥. 소개팅 자리에서 자신보다 훨씬 키가 큰 한영의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당신이 국가대표입니다(MBC 오후 6시 50분) 페루에 한류 스타가 나타났다. 젊은 한국인들의 길거리 공연에 페루인 100여 명이 쫓아다니며 구경을 한다. 미국 공연 중 경찰의 제지를 받게 되자 현지인들이 그들의 공연 연장을 부탁할 정도다. 이들은 소녀시대도, 빅뱅도 아닌 바로 ‘독도레이서’ 팀이다. 6명의 한국인 대학생들이 전 세계에 독도를 알리기 위해 나섰다. ●직업의 세계-일인자(EBS 밤 10시 40분) 김규흔은 2005년 전통식품 한과 명인 지정 한과 제작에 최초로 자동화 공정을 도입했다. 그리고 포장법을 개발해 한과의 유통기한을 늘린 주역이다. 한과의 대중화, 세계화를 이끌어가는 그의 한과 인생은 어느새 3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번듯한 기업 최고경영자지만 그는 여전히 작업복을 입고 공장에서 하루를 보낸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새벽 4시경, 전남 보성에서 잔인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에는 피 흘린 채 싸늘하게 죽어 있는 시체만 있었다. 원정 도박으로 수천만 원을 탕진한 아들이 이를 해결하려고 아버지의 재산을 노린 범행을 저지른 것이었다. 더구나 아들은 자기 아버지를 살해하는 이 끔찍한 범행 계획에 친구까지 가담시켰다고 하는데….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