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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마·태풍도 외면… “중부 가뭄 100년 만의 최악”

    장마·태풍도 외면… “중부 가뭄 100년 만의 최악”

    중부지역 가뭄이 재앙 수준이다. 봄 가뭄에 이어 가을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여름 장마가 실종됐고 폭우를 동반한 9월 태풍도 중국, 일본으로 향하고 한반도를 통과하지 않은 탓이다. 충남 서북부 8개 지역과 충북 단양은 지난 1일부터 제한 급수에 돌입했다. 상습 물 부족 지역인 강원 속초시는 절수운동에 나섰다. 저수율이 뚝 떨어진 경기도와 충청도에서는 내년 논농사가 어려울 뿐 아니라 수도권 식수원까지 위협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형 산불 발생도 걱정이다. ●계곡도 말라… 보령댐 급수량 20%로 줄여 강철성 충북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근래 100여년 사이 가장 극심한 중부지방 가뭄 같다”며 “엘리뇨 현상에 따른 지구온난화 탓인데 앞으로 중부지역에 비가 올 확률이 적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5일 충남 보령시 미산면 보령댐 상류를 찾은 기자의 눈 앞에는 너른 들판이 펼쳐졌다. 댐 물이 차 있던 곳이 잡초가 무성한 들판으로 변했고 여기저기 야생화 군락지까지 생겨났다. 가장자리를 따라 왕버들 등 나무들이 어른 키보다 높이 자랐다. 댐 속 들판에는 길이가 300m는 족히 넘을 수몰됐던 도로도 드러났다. 보령댐 가뭄이 상당히 오래 진행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미산면 도화담리 주민 이상두(60)씨는 “댐이 생긴 뒤 이런 일(댐 가뭄)은 처음”이라면서 “댐이 마르면서 썰물처럼 물이 1㎞ 넘게 빠져 들판처럼 변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국수자원공사 보령권관리단은 이날 보령댐 저수율이 22.5%(2630만t)에 불과하다고 했다. 만수위 때 1억 1600만t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송치영 보령권관리단 관리팀장은 “10월 초까지 평균 강우량이 1200㎜는 됐는데 올해는 절반인 660㎜ 안팎에 그쳤다”며 “이 때문에 댐의 주요 수원인 보령 성주산과 부여 만수산 쪽에서 흘러오는 물이 예전의 31%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가을비가 내렸지만 메마른 흙 속으로 스며들 정도밖에 되지 않아 댐에는 거의 유입되지 않았다. 보령댐은 1998년 완공돼 보령, 당진, 서산, 태안, 홍성, 예산, 청양, 서천 등 충남 서북부 8개 시·군 50만명에게 하루 20만t의 식수를 공급한다. 미산면과 웅천읍 등에 농업용수도 대지만 추수를 앞두고 공급이 절실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댐 주변 도로를 따라 하류로 가는 길에 내다본 댐 물이 아득히 멀었다. 수면과 도로 사이로 10m가 넘는 거대한 황토 띠가 끝도 없이 펼쳐졌다. 물이 빠진 흔적이다. 송 팀장은 “예년 평균 수위가 70m인데 지금은 59m로 11m 낮아졌다”면서 “댐 유역 면적 6.4㎢ 중 상류 쪽 호수 바닥이 밖으로 많이 드러났지만 그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류의 댐은 수문을 단단히 잠근 상태였다. 수문 아래 방류 통로에는 물기조차 없다. 댐에서 방류한 물이 흐르는 웅천천도 말랐다. 주산면 화평리 이장 이당우(64)씨는 “댐에서 몇백m 더 내려가면 물이 아예 안 보인다”면서 “물이 말라 하천 생태계가 다 망가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댐을 건설할 때 수자원공사에서 ‘농사짓기 좋게 하겠다’고 해서 따라 줬는데, 특히 올해 논밭에 물을 대 달라고 사정하느라 힘들었다”며 “댐 물을 어떻게 관리하길래 이런 지경이 됐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보령댐은 한 달여 전 전국 댐 중 유일하게 관심, 주의, 경계 등을 거쳐 가장 좋지 않은 ‘심각’ 단계로 진입했다. 이 댐에서 식수를 공급받는 시·군들은 지난 1일부터 제한 급수에 들어갔다. 하루 공급량을 15만t으로 20% 넘게 줄였다. 홍성군은 밤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10시까지 물을 끊는다. 11개 읍·면은 격일제로 이같이 제한 급수한다. 슈퍼마켓과 할인점 등에서는 주민들이 플라스틱 물동이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서산시는 6일부터 종합운동장 수영장 등 일부 시설을 임시 휴관하고 샤워장 5곳, 옥외 음수대 5곳, 행사용 급수시설 2곳을 당분간 폐쇄하기로 했다. 강원 지역 가뭄도 심각하다. 지난 여름 화천·인제 지역에 잠깐 집중호우가 내려 바닥을 보이던 소양강댐 수위가 10m 이상 올라가는 등 물 부족을 해결하는 듯했지만 가을에 접어들면서 가뭄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강원 지역 영동권과 영서권 강수량은 예년에 비해 각각 17%와 16% 수준에 그쳤다. 춘천은 평년의 3%에 불과해 1966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적었다. 상습 물 부족 지역인 속초시는 식수 부족이 우려되자 시민을 대상으로 절수운동에 나섰다. 주요 취수원인 쌍천 집수정의 수위 관리에도 나섰다. 충북 지역도 가을 가뭄 때문에 일부 마을에서 제한 급수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단양군 단성면 고평리와 영춘면 사지원리 등 10여개 마을이다. 예년 평균 강우량은 1170.2㎜인데 올해는 612.6㎜로 절반 수준이다. 1973년 관측한 이래 올해가 최저 강수량이다. 장기봉(60) 단성면 고평리 이장은 “물탱크를 오전 5시에 열어 주고 9시에 잠갔다가 다시 12시에 열어 주는 등 제한 급수를 해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다”라며 “시골 동네도 요즘은 전부 수세식 화장실을 쓰고 있어 화장실을 마음대로 사용 못 하는 게 가장 큰 불편”이라고 말했다. 경기 화성 봉담읍 덕우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낸 채 잡초만 무성하다. 메마른 저수지 안쪽에는 군데군데 모래톱이 생겨났다. 물 한가운데 둥둥 떠 있어야 할 수상가옥 형태의 낚시터는 저수지 바닥에 주저앉아 흉가처럼 변했다. 군데군데 고여 있는 물에서는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덕우저수지 저수율은 고작 18%로 지난해 이맘때 55%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저수지 옆 낚시터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가뭄으로 담수량이 부족하다 보니 낚시꾼들도 안 와 생계 유지가 어렵다”고 울상이다. ●산불 비상… 한달 새 급증 전국 33건·4㏊태워 산불 발생 위험도 커지고 있다. 7~10월은 산불 걱정이 없는 시기지만 올해는 다르다. 가뭄 탓에 바짝 마른 낙엽이 쌓인 상태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크게 확산될 위험이 있다. 지난달 전국에서 33건의 산불이 발생해 4.0㏊의 피해가 발생했다. 최근 5년 평균 1.6건, 0.1㏊ 피해가 발생한 것과 비교해 산불 빈도 및 피해가 급증했다. 홍성숙 강원지방기상청 기후서비스 담당은 “엘니뇨 현상으로 가뭄의 장기화가 예상된다”면서 “연말까지 예년의 강수량이 예보되지만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해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정부 필리핀에 CCTV 증설 등 추진

    필리핀에서 최근 우리 국민에 대한 살해사건 등이 급증하자 정부가 한인 밀집지역에 CCTV를 추가 설치하고 한인사회 방범활동에 대한 예산지원 확대도 검토키로 했다.  외교부는 6일 서울에서 필리핀 한인회 관계자와 필리핀 경찰 내 ‘코리아 데스크’(한인사건 전담반) 에 파견된 우리 경찰관, 검경 관계부처가 참석하는 긴급 민관 대책회의를 8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현재 4명인 우리 경찰 주재관의 증원과 필리핀 경찰출신 고용, 필리핀내 영사인력 증원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필리핀에는 4명의 우리 경찰 주재관(마닐라 주재 한국대사관 3명, 세부 분관에 1명)이 파견돼 있으며, 필리핀 경찰청 내 ‘코리아 데스크’에 2명의 경찰이 나가 있다.  또 마닐라 외곽 한인 밀집지역인 말라테에 한인파출소 한곳이 운영되고 있다. 중부 관광도시 앙헬레스 지역의 코리아타운에는 총 5개 장소에 17대의 CCTV가 설치돼 있다.  정부가 이렇듯 필리핀에 대한 영사지원을 강화하려는 것은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해외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 피살의 약 40%가 필리핀에서 일어났기때문이다. 우리 국민의 해외 피살건수는 2013년 32건, 2014년 23건, 올해 10월 초까지 26건 등 최근 3년간 총 81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필리핀에서 피살된 우리 국민은 2013년 12명, 2014년 10명, 올해 9명(조선족 1명 제외)이다.  실제로 지난 2일에는 마닐라 외곽 지역에서 한국인과 중국 국적 조선족 부부가 총격으로 숨졌다. 8월에는 60대 은퇴자 부부가 자신의 집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고 9월에도 60대 사업가가 사무실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범인 검거율은 지극히 낮다는 것도 정부가 직접 영사지원을 강화하게 된 원인이다. 2012~2014년 발생된 25건의 우리 국민 살해사건 중 범인이 검거된 경우는 8건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중국의 경우 12건 중 12건, 미국은 8건 중 6건, 일본은 4건 중 4건 등 모두 우리 국민과 관련된 살인사건의 범인이 잡혔다. 유독 필리핀에서 살인사건이 빈번한 것은 100만정에 이르는 총기가 불법으로 유통되기 때문인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청부살인이 가능해 강력사건이 빈발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조폭 등이 필리핀 현지로 도피해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을 상대로 한 2차 범죄를 저지른 경우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로서도 보다 철저한 대책을 세우겠지만 우리 국민이 필리핀 내의 치안상황을 충분히 감안해 이민이나 유학, 방문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필리핀 현지 상황에 대해 홍보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中 최고위급 파격 방북… “北, 당 창건일 미사일 발사 않을 듯”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류윈산(劉云山) 상무위원 방북 카드’는 파격적이란 반응이 지배적이다. 양측의 고위급 교류는 2013년 초 북한의 제3차 핵실험 강행과 대표적 친중파로 꼽혀 온 장성택에 대한 처형으로 사실상 끊긴 상황이었다. 중국이 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북한에 보내는 것은 5년 만의 일이다. 시진핑 체제 들어서는 처음이다. 앞서 2013년 7월 북한의 정전협정체결 70주년 기념행사에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 부주석을 보내기는 했지만, 최고지도부인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구성하는 7명 중 한 명인 류 상무위원과는 급이 완전히 다르다. 한층 격을 높인 것이다. 또 정부 대표단이 아닌 공산당 차원의 대표단을 꾸린 점은 북한과의 전통적인 당 대 당 관계, 혈맹관계 회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류 상무위원은 공식적으로는 공산당 내 서열 5위로 분류되지만 당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고 있는 데다 선전 부문을 장악한 그를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원회 서기와 함께 실세 상무위원으로 분류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류 상무위원은 이번 방북 기간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양자 회담을 통해 시 주석의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양국 관계 개선을 논의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까지만 해도 베이징 외교가에선 “핵 문제 등과 관련해 중국에 불만을 품은 북한이 초대장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고 이에 따라 중국 대표단이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더욱이 시 주석은 지난달 말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강행할 경우 제재할 뜻도 내비쳤다. 이 때문에 류 상무위원을 파견하는 것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중국 측에 이미 통보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최고지도부의 일원이 방문하는 마당에 미사일을 발사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양국이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 문제를 고리로 모종의 협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일각에서는 중국 지도부가 북중 관계의 틈이 더욱 벌어지는 것은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류 상무위원을 ‘소방수’로 긴급 투입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베이징의 한 관측통은 시 주석이 미국 방문 기간 중 이례적으로 직접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경고를 보낸 상황에서 중국이 아무런 조건 없이 상무위원을 파견키로 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최소한 일정 기간 동안에는 쏘지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미국 2-0 꺾고 4강 오른 권하늘 “프랑스에 꼭 설욕할 것”

     “결승에서 프랑스를 꼭 다시 만나고 싶어요.”  5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여자축구 조별리그 A조 미국과의 2차전을 2-0 승리로 마친 권하늘(27) 중사가 경기 뒤 취재진에게 이같은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미연 감독이 이끄는 상무는 전반 35분 전한솔의 선제골과 후반 10분 송다운의 추가골을 엮어 완승, 지난 1일 프랑스에 1-2로 역전패한 분위기를 추스르며 1승1패(승점 3)로 조 2위를 확정, 4강에 올랐다.  한국은 이어 열린 경기에서 독일과 1-1로 비겨 1승1무(승점 4)가 된 B조 1위 브라질과 7일 오전 11시 결승행을 다툰다. A조 1위 프랑스는 같은 시간 B조 2위 네덜란드(1승1패, 승점 3)와 준결승을 벌인다.  권 중사는 “간절함에서 우리가 상대보다 강했던 것 같다”며 “회복에 주력하고 정신력을 새롭게 해 7일 준결승에서 만날 것으로 보이는 브라질과 좋은 승부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드필드에서 바지런하게 움직이며 송다운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한 이영주 하사는 프랑스전과 다른 경기력을 보인 데 대해 “한마디로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며 “그 때는 우리가 한 게 아무것도 없다”며 프랑스를 다시 만나면 꼭 되갚겠다는 뜻을 밝혔다.  결과는 완승이었지만 내용은 불만스러웠다. 미국이 여자축구의 강호이지만 이날 선보인 미국의 경기력은 그야말로 군인 정신을 앞세운 아마추어 수준의 조직력.  여자축구 프로리그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상무 선수들에 주전들이 대표팀 출신이라면 더 일방적인 점수 차가 나왔어야 했다. 전반 슈팅 수 15-1(유효슈팅 8-0), 후반까지 25-5(유효슈팅 14-2)일 정도였는데 두 골은 부족해 보일 수밖에 없다. 수비에서 빌드업해 중원을 거치기까지는 물흐르듯 잘 이어갔지만 문전에만 이르면 조급한 슛으로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기회다 싶으면 발목에 불필요한 힘이 가해져 킥이 허공을 가르곤 했다.  이 하사는 선수들이 경기 도중 자주 넘어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 “흙이 다른 구장과 다른 것 같다”고 했는데 권 중사가 “이유 대지 마.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런 거야”라고 핀잔을 줬는데 그 말이 맞았다.  전반 4분 이정은이 송다운의 왼쪽 프리킥 상황에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문전으로 쇄도해 발을 갖다대고 이걸 골키퍼가 걷어내자 재차 슛으로 연결했지만 수비수가 걷어냈다. 곧바로 김원지도 문전에서 강력한 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20분에는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지만 미국의 골문이 열렸다. 권하늘이 절묘한 킥으로 몸을 내던지듯 달려드는 골키퍼 키를 넘겼다. 그러나 빈 골대로 향하던 공이 전다은의 머리에 맞고 그물을 출렁였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었다.  전반 종료 10분을 남기고 전한솔이 문전에서 상대 수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흘러나온 공을 페널티지역 오른쪽 꼭지점에서 그대로 차넣어 한국이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후반에도 맹공을 펼친 한국은 10분 아크서클 부근에서 공을 잡은 이영주가 노마크 상태인 송다운에게 절묘한 패스를 내주자 송다운이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종반 방심한 탓인지 만회골을 내줄 뻔했다. 후반 27분 골키퍼의 실책으로 결정적 기회를 내줄 뻔했으나 한아름이 재빨리 걷어낸 데 이어 41분에도 수비 실책으로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를 내줬으나 수문장 권주영이 몸을 던져 막아내 완승을 매조졌다.   김천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2차 대전 당시 ‘단신 연합군 군인과 장신 나치 포로’ 그후…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치닫던 지난 1944년. 연합군 소속의 한 병사가 노르망디 상륙작전 후 포로로 잡힌 한 나치 병사를 몸수색하는 장면이 사진으로 보도돼 세계적인 화제에 올랐다. 사진 속 주인공은 밥 로버츠 상병, 포로는 독일군 제이콥 나켄이었다. 두 사람의 사진이 화제를 모은 것은 로버츠는 160cm의 키로 영국군 중 최단신 중 한 명, 반대로 나켄은 229cm로 최장신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서구언론들은 '다윗과 골리앗'을 운운하며 이 사진을 헤드라인에 걸었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상징처럼 평가했다.   이 사진을 최근 영국언론들이 다시 보도하고 나선 것은 얼마 전 사진 속 주인공인 로버츠가 프랑스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는 나치로부터 나라를 해방시킨 공로를 기려 그에게 최고 권위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Legion d‘honneur)를 뒤늦게 우편으로 보냈다. 참혹한 전쟁이 끝난지 70년. 이후 사진 속 두 주인공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갔을까? 먼저 이제는 92세의 증조 할아버지가 된 로버츠는 영국 도싯에 살고있다. 캐나다에서 성장한 그는 지난 1942년 입대했으며 벨기에와 네덜란드등 유럽 각지의 전장을 누볐다. 전투 중 옆 전우가 포탄에 사망하는 광경을 지켜본 것은 물론 저격수 총에 맞는 등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긴 것은 빼놓을 수 없는 그의 무용담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친동생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목숨을 잃었다. 전쟁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그는 결혼해 네 자녀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이뤘다. 그렇다면 또다른 주인공 나켄의 삶은 어땠을까? 사실 그의 삶은 더욱 파란만장하다. 독일 뒤셀도르프 출신인 나켄은 전쟁 전 미국의 서커스단에서 일했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자 30대의 늦은 나이에 모국으로 돌아가 군에 입대한다. 이후 그는 사진에서처럼 연합군의 포로가 됐지만 종전 후 삶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이 사진 한장으로 유명세를 얻은 그는 다시 뉴욕으로 돌아가 브로드웨이 배우로 활동하며 전국구 스타가 됐다. 이후 말년에 고향 독일로 돌아간 그는 지난 1987년 81세 나이로 작고했다. 로버츠는 과거 인터뷰에서 "당시 그를 키 큰 독일군 병사로만 기억했으며 이름이 뭔지도 몰랐다" 면서 "영어를 매우 유창하게 잘해 나중에 미국 서커스단에서 일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회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환경부 “12월 국산 경유차도 배기가스 조사”

    환경부 “12월 국산 경유차도 배기가스 조사”

    환경부가 폭스바겐 디젤차량 배기가스 조작 파문과 관련해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국내에서 판매, 운행 중인 모든 국산·외제 경유차에 대한 배기가스 조사를 오는 12월부터 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아우디, 폭스바겐 차종의 배기가스 조작 여부 검사 결과는 11월 중순 발표된다. 환경부는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오는 12월 국내 확대 조사 대상에는 사실상 모든 제조·판매사가 포함된다. 구체적인 대상 차종은 11월 확정할 계획이다. 유로5, 유로6 인증을 받은 경유차량에 대해 인증 시험과 실도로 주행, 임의설정 확인 검사를 한다는 것이 환경부의 방침이다. 유로5형은 2009년부터, 유로6형은 지난해 9월부터 각각 판매됐다. 폭스바겐 사태에서 보듯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리콜과 판매 정지 등의 처분에 그치지 않고 기업 이미지 훼손과 소비자의 손해배상 소송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자동차 제조·판매사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디젤차량에 대한 검사 확대 계획에 대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7월 대표 중형 세단인 현대 쏘나타에 디젤 모델을 추가하고 기아차 신형 K5도 디젤 모델을 출시하는 등 디젤 라인업을 적극 늘려 왔다.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도 다량의 디젤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날 인천의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에서 배기가스 조작과 관련해 국내에서 판매, 운행 중인 폭스바겐 차량 7종에 대한 인증 시험에 착수했다. 시험실에서 이뤄지는 인증 시험은 차량을 원통형 장치에 올려놓고 정해진 주행모드에서 구동하는 ‘차대동력계’ 방식이다. 속도 0~120㎞ 사이에서 주행 성능을 시험한다. 냉난방 장치는 끄고 온도는 20~30도를 유지한다. 오는 6일부터는 일반 도로에서 ‘실도로 조건’ 검사를 진행한다. 냉난방기를 가동한 채 언덕 주행과 급가속 등 실제로 주행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을 상정해 검사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리콜뿐 아니라 판매를 중단하는 인증 취소와 차종당 최대 10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할 수 있다. 한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달 30일까지 국내에 판매된 유로5 기준 차량 12만 1038대에 대해 결함시정(리콜) 계획을 제출했다고 환경부가 밝혔다. 환경부는 배기가스 배출뿐 아니라 연비, 출력, 성능 저하 문제 등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시정계획 승인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하지만 실제 리콜 시행 여부는 불분명하다. 리콜이 이뤄지더라도 저감장치 작동에 따른 연비, 출력 저하를 감수하며 구매자들이 응할지도 불투명하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서울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日 “양국 정상회담도” 韓 “한중일 우선”

    한·일 외교장관이 10월 말~11월 초 한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문제를 놓고 집중 협의했지만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둘러싼 담판 역시 평행선을 달렸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제70차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30일(현지시간) 양국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의견을 나눴다. 45분간 이뤄진 이날 회담에서 윤 장관은 정상회담 전 위안부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본은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 개최가 확실시되는 만큼 위안부 문제 해결과 같은 전제조건을 달기보다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입장 차가 계속되면서 양국은 한·일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양국 외교부 국장급 선에서 실무협의를 계속하며 검토한다’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해 마무리했다. 윤 장관도 회담 후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준비에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 회담에서 3국 정상회의 개최 준비 문제를 많이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9차례나 이뤄지고 있지만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윤 장관은 “이 문제가 얼마나 시급한지를 설명하고 조속히 해결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면서 “(위안부 문제) 양국 관계 개선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점을 많이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국장급 협의를 가속화하고, 마무리될 수 있는 단계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6월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합의한 기시다 외무상의 방한 문제에 대해서도 적절한 시기를 계속 검토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이와는 별도로 조선인 강제 노동의 한이 서린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일본이 약속한 후속 조치의 성실한 이행도 촉구했다. 일본은 지난 7월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조선인 강제 노동 사실이 담긴 인포메이션센터 설치 등의 적절한 조치를 약속했다. 일본의 안보법제 개편과 관련해 윤 장관은 향후 관련 정책 결정과 시행에서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이에 기시다 외무상은 투명성을 유지해 나가면서 한·일 및 한·미·일 간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월드피플+] 2차 세계대전 당시 ‘단신 군인과 장신 포로’ 그후…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치닫던 지난 1944년. 연합군 소속의 한 병사가 노르망디 상륙작전 후 포로로 잡힌 한 나치 병사를 몸수색하는 장면이 사진으로 보도돼 세계적인 화제에 올랐다. 사진 속 주인공은 밥 로버츠 상병, 포로는 독일군 제이콥 나켄이었다. 두 사람의 사진이 화제를 모은 것은 로버츠는 160cm의 키로 영국군 중 최단신 중 한 명, 반대로 나켄은 229cm로 최장신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서구언론들은 '다윗과 골리앗'을 운운하며 이 사진을 헤드라인에 걸었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상징처럼 평가했다.   이 사진을 최근 영국언론들이 다시 보도하고 나선 것은 얼마 전 사진 속 주인공인 로버츠가 프랑스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는 나치로부터 나라를 해방시킨 공로를 기려 그에게 최고 권위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Legion d‘honneur)를 뒤늦게 우편으로 보냈다. 참혹한 전쟁이 끝난지 70년. 이후 사진 속 두 주인공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갔을까? 먼저 이제는 92세의 증조 할아버지가 된 로버츠는 영국 도싯에 살고있다. 캐나다에서 성장한 그는 지난 1942년 입대했으며 벨기에와 네덜란드등 유럽 각지의 전장을 누볐다. 전투 중 옆 전우가 포탄에 사망하는 광경을 지켜본 것은 물론 저격수 총에 맞는 등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긴 것은 빼놓을 수 없는 그의 무용담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친동생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목숨을 잃었다. 전쟁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그는 결혼해 네 자녀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이뤘다. 그렇다면 또다른 주인공 나켄의 삶은 어땠을까? 사실 그의 삶은 더욱 파란만장하다. 독일 뒤셀도르프 출신인 나켄은 전쟁 전 미국의 서커스단에서 일했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자 30대의 늦은 나이에 모국으로 돌아가 군에 입대한다. 이후 그는 사진에서처럼 연합군의 포로가 됐지만 종전 후 삶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이 사진 한장으로 유명세를 얻은 그는 다시 뉴욕으로 돌아가 브로드웨이 배우로 활동하며 전국구 스타가 됐다. 이후 말년에 고향 독일로 돌아간 그는 지난 1987년 81세 나이로 작고했다. 로버츠는 과거 인터뷰에서 "당시 그를 키 큰 독일군 병사로만 기억했으며 이름이 뭔지도 몰랐다" 면서 "영어를 매우 유창하게 잘해 나중에 미국 서커스단에서 일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회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설] 공천 룰 협상 당내 컨센서스가 먼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공천 룰을 놓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엊그제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공천제’를 추진키로 잠정 합의하면서다. 두 대표가 이런 합의를 이룬 배경엔 공히 리더십의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도가 깔렸을 수도 있을지 모르나, 결과적으로 당내 갈등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어차피 진선진미한, 그것도 모든 정파를 만족시키는 공천방식이 어디 있겠나. 여야 모두 이에 대한 당내 컨센서스부터 모으는 게 순서라고 본다. 현행 공천제도를 개혁해야 할 필요성은 차고 넘친다. 여야 각 당의 오너급 보스들이 ‘전략공천’이란 이름으로 줄 서기를 강요하는 후진적 정치를 타파해야 한다는 당위론에 누가 토를 달겠나. 그런 차원에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도 검토할 만한 가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무결점의 대안인지는 의문이다. 굳이 어제 청와대 관계자가 나서 민심 왜곡·조직 선거 등의 사유를 들어 조목조목 비판한 사실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과거 모바일 투표의 피해를 겪은 야권 비노 측에서도 “안심번호라는데 안심할 수 있느냐”는 냉소적 반응이 나오고 있지 않나. 특정 계층을 겨냥한 음성적 조직 동원으로 치러졌던 모바일 선거의 재판이 된다면 민심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시행하는 데 적잖은 혈세를 투입해야 한다는 것도 문제다. 중앙선관위가 주관해 전국 지역구를 대상으로 동시 실시할 경우 지역구당 표본을 2만명으로 잡더라도 1500억원이 소요된다니 그렇다. 이는 정치개혁의 또 다른 대의인 ‘돈 적게 드는 선거’에 역행하는 일이다. 공천 룰엔 하나의 정답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여야가 협상을 통해 정파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모범답안을 찾아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공천 룰을 둘러싼 여야의 내홍, 특히 청와대까지 가세한 여권 내 갈등은 여간 딱해 보이지 않는다. “형제(친박계)를 죽이려고 오랑캐(야당 내 친노계)와 야합했다”느니, “(친박계가)전략공천하자고 솔직히 얘기하라”는 등 거친 언사만 오가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김·문 대표의 이번 합의가 성급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선거구 획정이나, 비례대표 의원 비율 등 보다 큰 틀의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 아닌가. 그런데도 덜컥 공천 룰부터 정하는 것은 본고사 출제 지침을 정하기 전에 예비고사 출제 방식을 공표하는 꼴이다. 여야는 두 대표의 잠정 합의를 제대로 된 공천제도를 창출해내기 위한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기 바란다.
  • 두 팔 없는 16세 소년 어떻게 미식축구를?

     이삭 러프킨(16)은 두 팔 없이 태어났다. 그런데도 장애 때문에 풋볼(미식축구) 선수로 성공하겠다는 그의 꿈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열심히 땀을 흘리는 모습은 동료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자극이 되고 있다.  미국 메인주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뱅고르 데일리 뉴스가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러프킨이 훌턴 고교의 1학년생 풋볼팀에서 키커 겸 노즈 태클(nose tackle·세 가지 수비 포지션 중 하나)로 뛰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ESPN이 29일 전했다. 팔이 없어 약간 뒤뚱거리며 달려가 공을 차는 러프킨은 특별 대우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저 팀의 일원으로 동료들과 어울리며 풋볼 경기가 제공하는 동료애를 키워나가고 있다.  동영상을 보면 키 173㎝에 몸무게 50㎏인 러프킨은 혼자 힘으로 유니폼을 꿰입고 그라운드에 내버려진 헬멧에 얼굴을 던지듯 해 끼워 쓴다. 받침대에 공을 놓는 것은 두 발로 할 수 있다. 다만 헬멧의 끈을 조이는 일은 어쩔 도리가 없어 동료의 손을 빌린다. 노즈 태클로서 스크럼을 짠 채로 상대들과 밀고 당긴다. “몸싸움을 좋아해요.”  러프킨은 “뒤를 받쳐주는 아이들이 있고 그 아이들을 내가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에 팀의 일원이 되는 건 즐거운 일이다. 단지 신뢰를 갖는 것 이상”이라고 말했다.  동료들은 그가 팀 안에서 해내는 올바른 역할을 본받아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라인맨 돌턴 네이슨은 “그의 긍정적 태도는 일종의 아우라 같다”며 “모든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팀 안팎에 이를 확산시킨다”고 말했다.  러프킨은 여느 10대와 다를 것 없이 래퍼 에미넴의 음악을 즐겨 듣고 틈나면 스포츠 중계를 시청한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레전드 레이 루이스. 하지만 일상적으로 ‘그가 해낼 수 있는 게 없을 것’이란 낙인과 마주한다.  그러나 적어도 훌턴 고교 풋볼팀에서는 그러지 않는다. 지역 라이벌인 존 뱁스트 고교 풋볼팀과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생애 처음으로 킥으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존 뱁스트의 댄 오코넬 감독은 러프킨에게 게임볼을 수여하던 순간을 떠올리며 “네가 두 팔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수여하는 건 아니야. 네가 하고 있는 일과 그 일로 사람들을 고무시킨다는 점 때문에 수여하는 거야. 우리는 네가 하는 일 때문에 고무되고 있다는 걸 알아. 그러니 계속 잘해”라고 격려했다고 털어놓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전문]박근혜 대통령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문..키워드 ‘평화’

    [전문]박근혜 대통령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문..키워드 ‘평화’

    박근혜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통일, 동북아 평화·번영 등을 위한 우리의 정책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당부했다. 다음은 기조연설 전문. 리케토프트 총회의장님과 반기문 사무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먼저, 유엔 창설 7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리케토프트 덴마크 전(前) 국회의장님의 제70차 유엔총회 의장직 수임도 축하드립니다. 70년 전 전쟁의 참화를 딛고 탄생한 유엔은 전 세계 인류에게 희망의 등불이었습니다. 이는 무엇보다 현실정치의 제약 속에서도 사람을 중심에 두겠다는 유엔의 정신에 대한 신뢰와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많은 도전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인류를 위한 공공선 증진에 크나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평화의 상징인 ‘블루헬멧(blue helmet)’의 유엔 PKO는 이 순간에도 국제평화와 안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1948년 세계인권선언(UDHR) 채택은 인권신장의 획기적인 계기가 됐고, 인권이사회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설립은 인권보호 제도화의 괄목한 만한 진전이었습니다. 2000년에 시작된 새천년개발목표(MDGs)는 수억 명의 인구를 절대 빈곤에서 탈출시킨 유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빈곤퇴치 캠페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유엔의 노력이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올해는 대한민국에게 있어서도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을 맞는 기쁨과 번뇌가 교차하는 해입니다. 지난 70년 동안 한국은 분단과 전쟁의 시련을 딛고 일어나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냈으며, 정부수립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유엔은 늘 우리와 함께 했습니다. 국제평화와 인권증진, 공동번영이라는 유엔의 가치와 이상은 바로 우리의 비전이었고, 대한민국이 나아가고자 하는 미래 또한 유엔이 꿈꾸는 미래와 같이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이룩한 도전과 성취의 역사야말로, 보다 나은 세상을 추구하는 유엔의 목표가 성공적으로 반영되어 온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의장님, 그러나 유엔과 국제사회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 인류는 세계 도처에서 동시다발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아직도 크고 작은 분쟁과 극심한 내전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ISIL로 대표되는 극단주의 세력의 발호는 해결이 시급한 국제사회의 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불안정은 최근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 한 장이 보여주듯이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난민 발생이라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범지구적인 기후변화는 우리 후손들의 삶까지 위협하고 있고, 에볼라를 비롯한 감염병은 수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으며 보건안보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이제 지구촌 어느 누구도 범세계적, 초국경적 위협과 도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저는 국제질서가 커다란 전환기를 맞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국제평화와 안보, 인권증진, 공동번영을 위해 유엔이라는 희망의 등불이 전 세계에 빛을 발해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국제사회가 유엔을 중심으로 단합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믿음’이라는 유엔 헌장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강한 유엔을 만들어, 새로운 다자주의(renewed multilateralism)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자유와 인권, 정의, 법의 지배에 기초한 인간 존중의 가치를 실현시켜 나가야 합니다. 지구촌의 평화와 행복을 우리 외교의 핵심 가치로 추구하는 한국은 인류애의 이상과 이를 위한 실천을 강조하면서 유엔이 국제사회가 직면한 도전들을 대응해 나가는데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의장님, 유엔이 주도하는 Post-2015의 새로운 개발의제 도출을 위한 노력도 바로 이러한 사람 중심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흘 전, 개발정상회의에서 채택된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불과 반세기 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개발협력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가 지구촌 곳곳에서 제2, 제3의 기적을 일으키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개발의제 이행에 핵심역할을 담당할 유엔경제사회이사회의 의장국으로서 한국은 개발목표 달성을 위해 적극 기여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은 우리의 개발경험과 노하우를 국제사회와 적극 공유해갈 것입니다. 그 동안 한국은 비약적인 발전의 발판이 된 새마을운동 경험을 개도국들과 나눠왔습니다. 새마을운동은 경쟁과 인센티브를 통해 자신감과 주인의식을 일깨우고, 주민의 참여 속에 지역사회의 자립기반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개도국 개발협력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틀 전 우리는 UNDP, OECD와 함께 새마을운동 특별행사를 열고, 개도국 빈곤퇴치와 혁신적 지역공동체 건설에 협력해 가기로 했습니다. 새마을운동이 개도국의 ‘새로운 농촌개발 패러다임’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러한 노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 경제 발전의 또 하나의 중요한 원동력은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육성한 우수한 인재들이었습니다. 교육은 개인의 성장과 국가발전을 이루는 지속가능개발의 핵심과제입니다. 한국은 글로벌교육우선구상(GEFI) 지원국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5월 UNESCO와 함께 세계교육포럼(WEF)을 열어 2030년까지의 세계 교육목표를 설정하는 ‘인천선언’ 채택을 주도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도 교육 분야에서의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 갈 것입니다. 특히, 한국은 UNESCO와 함께 세계시민교육 확산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한국은 글로벌 보건안보를 강화하는 데도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은 작년 말 에볼라 대응 긴급구호대를 시에라리온에 파견한 데 이어, 3주전 서울에서 개최된 제2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회의에서 개도국 역량 강화를 돕기 위해 향후 5년간 총 1억불을 제공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또한, ‘소녀를 위한 보다 나은 삶’이라는 이름으로 향후 5년간 2억불 규모의 개도국 지원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대표단 여러분,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를 이뤄냈지만,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매년 4월 5일을 식목일로 지정하고 산림녹화에 노력한 결과, 1ha당 나무 총량이 50년 동안 20배가 늘었고, 1972년부터는 도시 외곽에 개발을 제한하는 그린벨트를 지정해서 환경과 발전의 조화를 이뤄왔습니다. 이제는 환경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참여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이며, 국제사회가 금년 12월로 예정된 기후변화총회에서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기후변화 대응이 부담이 아니라, 기술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인식 아래 대한민국은 지난 6월 말에 능동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제출하였고, 기후변화 협상에 적극 참여해 가면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녹색기후기금(GCF)과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의 유치국으로서 에너지신산업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서 개도국에 전수하면서,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대표단 여러분, 최근 유엔이 변화하는 안보환경에 맞춰 평화활동, 평화구축 및 여성·평화·안보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참혹한 전쟁 경험과 남북 분단의 상처를 안고 있는 한국은 평화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으며, 유엔의 평화 수호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은 18개 임무단에 약 1만3천500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했고, 한국의 평화유지군은 모범적이고 주민 친화적인 평화유지와 재건활동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조만간 유엔과의 협의를 거쳐 PKO를 추가 파견할 계획이며, 아프리카연합과의 실질적인 파트너십도 강화할 것입니다. 중동의 불안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 등을 위해서도 관련국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한국은 역내 국가들 간에 긴장과 대립이 지속되고 있는 동북아의 평화기반 구축을 위해서도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동북아 지역은 역내 국가들간 높은 경제적 상호의존성에도 불구하고 정치 안보분야 협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동북아 안보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움직임들도 나타나고 있어 역내 국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번에 통과된 일본의 방위안보법률은 역내국가 간 선린우호 관계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투명성 있게 이행되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께서는 긴장과 대립이 지속되는 동북아를 가리켜, 지역협력 메카니즘이 없는 ‘중요한 고리를 잃어버린 곳’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동북아평화협력구상(NAPCI)’을 추진하는 이유도 잃어버린 고리를 다시 연결해서 동북아에 신뢰 구축과 협력 증진의 선순환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현재 역내 국가들 사이에 원자력 안전, 재난관리, 보건을 비롯한 다양한 협력 분야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의 축적은 세계 평화와 협력 증진에도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우리의 노력은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 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북한 핵은 국제 핵비확산 체제의 보존과 인류가 바라는 핵무기 없는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지난 7월 이란 핵협상이 최종 타결되었는데, 이제 마지막 남은 비확산 과제인 북한 핵문제 해결에 국제사회의 노력을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최근에도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추가적인 도발을 공언한 바 있습니다. 이는 어렵게 형성된 남북대화 분위기를 해칠 뿐 아니라 6자회담 당사국들의 비핵화 대화 재개 노력을 크게 훼손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추가도발보다는 개혁과 개방으로 주민들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핵개발을 비롯한 도발을 강행하는 것은 세계와 유엔이 추구하는 인류평화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북한이 과감하게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북한이 경제를 개발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대표단 여러분, 지난 10년 동안 유엔은 특히 인권보호와 자유신장을 위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2005년 유엔 세계정상회의에서는 ‘보호책임(R2P)’ 개념을 채택했고, 르완다 및 구 유고 전범재판소와 국제형사재판소(ICC) 설립으로 제노사이드 관련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확립하였습니다. 저는 오늘날 인류가 처한 인도적 위기 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해, 이러한 보호책임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년 이 자리에서,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어느 시대, 어떤 지역을 막론하고 분명히 인권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금년은 특히 ‘여성, 평화와 안보를 위한 안보리 결의 1325호’가 채택된 지 15년을 맞는 해로서, 국제사회가 분쟁 속의 여성 성폭력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2차 대전 당시 혹독한 여성폭력을 경험한 피해자들이 이제 몇 분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분들이 살아계실 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해결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 문제에 관한 유엔 인권최고대표들과 특별보고관들의 노력이 헛되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과거를 인지하지 못하고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이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유엔에 담긴 인류애를 향한 영원한 동반자 정신이 널리 퍼지길 바랍니다. 지난 1년간 인권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큰 이목을 끈 사안의 하나는 바로 북한 인권문제입니다. 작년에 발표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북한 인권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어 유엔 인권이사회와 총회의 결의채택뿐만 아니라 안보리에서도 논의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였습니다. 북한이 이러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서 인권 개선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대표단 여러분, 저는 작년 유엔 총회에서 한반도 단절의 상징인 DMZ에 평화의 꿈을 만들어 나가는 공간인 세계생태평화공원을 건설할 것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DMZ 지뢰도발 사건이 보여준 것처럼, 한반도의 평화가 한 순간에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은 우리가 직면한 엄연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남북한은 고위급 접촉을 통해 8.25 합의를 이루어냈고, 이제 신뢰와 협력이라는 선순환으로 가는 분기점에 서게 됐습니다. 그 새로운 선순환의 동력은 남북한이 8.25 합의를 잘 이행해 나가면서 화해와 협력을 위한 구체적 조치들을 실천해 나가는데 있습니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가 정치·군사적 이유로 더 이상 외면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8.25 합의에 따라 당국간 대화와 다양한 교류를 통해 민족 동질성 회복의 길로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의장님과 사무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며칠 후인 10월 3일은 독일 국민들이 통일을 맞이한 지 2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저는 유엔이 1948년 대한민국의 탄생을 축복해 주었던 것처럼, 통일된 한반도를 전 세계가 축하해 주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간절히 꿈꾸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냉전의 잔재인 한반도 분단 70년의 역사를 끝내는 것은 곧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얼마 전 대한민국에서는 기차로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유라시아 친선특급이란 철도여행이 있었습니다. 참여한 사람들은 큰 감동과 감격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철로는 굳게 닫혀 있어 통과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그 길을 활짝 열어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 수 있도록 유엔의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평화통일을 이룬 한반도는 핵무기가 없고 인권이 보장되는 번영된 민주국가가 될 것입니다. 또한, 통일 한반도는 지구촌 평화의 상징이자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동북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70년 전 유엔 창설자들이 꿈꾸었던 평화와 인간 존엄의 이상이 한반도에서 통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유엔과 모든 평화 애호국들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대한민국은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위대한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김&문 회동, 국민공천제 원칙엔 공감, 지역구 획정방식은 평행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28일 단독회동은 김 대표가 중점추진해온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에 대한 양당의 원칙론을 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핵심 부문인 지역구·비례대표 의석 배분,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과 관련해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해 추석 연휴 이후 총선룰 논의와 관련, 핵심 뇌관이 될 전망이다.  양당 대표는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의결한 안심번호 도입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을 합의 처리키로 하는 한편, 안심번호를 활용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방안은 정개특위에서 마련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역구 획정과 관련해 김 대표는 지역구를 늘리는 대신 비례대표를 줄여야 한다고 고수한 반면, 문 대표는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주장하고 있어 평행선을 유지했다.  김 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구 획정문제를 10월 13일까지 결정해야 하는데 저는 지금까지 주장해왔던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이자는 주장을 했는데 문 대표는 비례대표를 줄일 수 없다고 해 진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그 문제(선거구획정)도 권역별 비례대표와 함께 연계해서 논의해야 한다는 게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선거연령이나 투표시간 연장, 투·개표의 신뢰성 확보,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와 지역주의 정치구도 완화 방안에 대해서는 더 협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대한 대원칙엔 두 대표가 공감했지만, 이와 연계해 빅딜 대상으로 거론됐던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서는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도 김 대표로서는 추석 연휴 직후인 30일 의원총회에서 오픈프라이머리와 관련한 친박근혜계의 반대를 제압할 명분을 쥐게 됐다. 당장 급한 불은 끄고 야당과 추가적인 협상에 나설 시간적인 여유를 확보한 셈이다.  문 대표 역시 국민공천제 도입에 대한 의지를 천명함으로써 전략공천을 둘러싼 비주류측의 반발을 일정부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공천제 도입과 관련한 세부 방식, 지역구 획정과 관련해 두 대표 간 이견이 여전해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인 험로를 예고했다.  앞서 추석 연휴 동안 두 사람의 회동이 추진되리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날 회동은 측근들도 모르게 급작스레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날 만남은 두 대표가 각자 당 내 반발을 잠재우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나는 미세스 & 미스 캅이다, 잠복·미행…근성도 갑이다

    나는 미세스 & 미스 캅이다, 잠복·미행…근성도 갑이다

    우리나라에 첫 여성 경찰관이 탄생한 것은 1946년이었다. 그해 80명이었던 여성 경찰관 수는 올 4월 현재 전체 경찰의 9.4%인 1만 348명으로 늘었다. 경찰관 10명 중 1명이 여성인 셈이다. 그렇다면 경찰 조직 내에서 ‘금녀의 벽’은 완전히 허물어진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아직까지는 아니다”라고 하는 편이 맞을 듯하다. 직접 범인을 추적하고 검거하는 외근직 여자 형사의 비중은 아직 미미하기 때문이다. 25일 현재 서울시내 31개 경찰서의 형사과 강력·형사계에서 근무하는 여성 경찰관은 15명밖에 안 된다. 경찰서 두 곳당 한 명꼴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근무하는 2명을 포함해도 17명뿐이다. 이 중에서 강력계만 따지면 여형사의 수는 10명으로 줄어든다. 각 부서에서 ‘홍일점’으로 활약하는 강력계 여형사 3명을 통해 ‘미세스캅’, ‘미스캅’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서울 종암경찰서 강력4팀 김선영(34·경사) 형사는 홍일점 중에서도 보기 드문 ‘미세스캅’이다. 경찰 2년차 였던 2006년 직무교육을 받으며 만난 경찰 남편(기동대)과 부부의 연을 맺었다. 지금은 초등학생(8)과 유치원생(6)인 두 살 터울 남매의 엄마다. 지난해까지 경제팀 지능범죄 수사 분야에서 5년 동안 일했고 올 2월 형사계에 자원했다. ‘더 늦기 전에 형사 업무를 꼭 한번 경험해 보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강력계 워킹맘’은 경찰 조직 전체에서도 극히 드문 존재다. ‘강력계 형사’와 ‘아이 엄마’ 두 가지의 양립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기 때문이다. 김 형사는 “울고 싶을 때가 많고 실제로 울어 버릴 때도 있기는 하지만 막상 해 보니 가능은 하더라”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다. 경찰서마다 다르지만 강력팀은 통상 3~5일 간격으로 24시간 당직 근무를 선다. 오전 9시에 시작해 다음날 오전 9시까지 112신고를 받고 출동하거나 순찰을 돌기도 한다. 큰 사건이 터지면 퇴근 시간이 들쑥날쑥일 때가 많다. 김 형사는 “강력계 형사로서의 육체적인 부담 못지않게 아이들 때문에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정신적 고통도 많다”고 말했다. “간혹 남편과 당직 근무가 겹치는 날에는 고향에 계신 친정 엄마께 전화를 드립니다. 너무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부 경찰관이 늘면서 이들을 배려하는 정책들이 하나둘 생겨났다는 점이다. 가령 경찰관 전체 비상소집이 있을 때 취학 전 자녀가 있으면 부부 경찰관 중 한 명은 소집 대상에서 제외된다. 물리적인 힘이 남성에 비해 약한 여형사로서 겪는 고충은 없을까. “솔직히 술에 만취한 사람 등을 상대할 때는 남자 형사들이 먼저 나서게 되거든요. 그래서인지 저도 모르게 자격지심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팀에 짐이 되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 된다는 강박증도 많이 있지요.” 여형사이기에 가능한 일도 많았다. “올해 초 검거했던 피의자에게서 수사할 때 인간적으로 대해 줘 고맙다는 내용의 편지가 왔어요. 여성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성 피의자나 피해자의 상황에 잘 공감하거나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범인과 벌이는 추격전은 현실에서도 일어날까. “보통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범인을 검거하게 되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거친 추격전을 펼치는 일은 드물어요. 영화에서처럼 범인을 보고 ‘누구야, 거기 서!’ 이러면 다 도망갈 거예요. 실제로는 형사 여러 명이 범인을 둘러싸고 포위망을 좁혀 놨을 때, 그러니까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어 놓은 후에 덮치는 거죠.” 그러기 위해 잠복근무는 일상다반사다. 보통 범행을 부인하고 발뺌하지만 형사를 때리고 도망가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한다. “히로뽕 등 마약사범들은 비교적 예외지요. 약에 취해 있으면 힘도 세지고 쉽게 제압이 안 되거든요. 특히 도망가려고 8차선 도로를 그냥 휘젓고 가다가 차에 치이는 사고도 발생하니 가장 조심스러워요.” 미혼의 여형사들은 왠지 모르게 강단 있고 남성스러워 보일 것 같다는 편견이 일반인들에게 있다. 정지윤(32·경장) 형사는 그 편견과 거리가 멀다.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태권도 4단, 유도 2단, 합기도 1단 등 총 7단의 고단자다. 용인대 태권도학과 출신으로 170㎝의 큰 키를 지녔다. 2013년 경찰에 들어와 지구대·파출소와 기동대를 거쳐 올 7월 강력계에 지원했다. 순경 공채에서 8차례나 낙방하면서도 끝까지 경찰관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에게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어린 시절 종암경찰서 관내에 살았어요. 당시만 해도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로 불리던 집창촌이 성업을 이루던 때라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식당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분들이 꽤 있었지요. 어린 마음에 부모님이 다치실까 걱정이 많았는데 항상 경찰관 아저씨들이 도움을 줬어요.” 그때부터 힘든 사람들을 돕는 형사가 되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 때는 ‘미아리 포청천’으로 불렸던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에게 경찰이 되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이메일을 보내 답장을 받기도 했다. 정 형사는 강력계로 오면서 체력 단련을 위해 복싱을 시작했다. 긴 생머리도 범인 검거에 거추장스러울 것 같아 단발로 확 잘랐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상습 절도범을 추적하기 위해 사비를 털어 오토바이도 샀다. 밤낮으로 범죄가 발생했던 장소에 가 보고 범인이 찍힌 폐쇄회로(CC)TV를 돌려 보고서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범인을 검거한 적도 있었다. 남자 형사들도 상대하기 버겁다는 마약범을 전담하는 마약수사대 일이 천직이라는 여형사도 있다. 서울청 광역수사대 마약계 고숙형(33·경사) 형사다. 고 형사는 “끝나지 않는 잠복과 미행을 버티려면 근성이 필수”라며 “업무 강도는 일반 형사·강력계보다 더 셀 수도 있지만 적성에 맞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마약범들은 흉기를 갖고 있을 때도 많고 약 기운에 취해 힘도 강하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아예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 거예요.” 다른 범죄와 달리 마약 투약은 범행 자체가 대부분 집이나 모텔 등 실내에서 이뤄진다. 확실한 첩보가 없으면 수사가 쉽지 않다. 첩보가 있더라도 마약 투약 장소 앞에서 길게는 15시간까지도 잠복한다. 형사의 범인 검거 과정을 다룬 영화 ‘베테랑’에서는 형사가 누군가를 보는 순간 마약범이라고 직감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도 가능할까. 고 형사는 “가능하다. 술 냄새가 나지 않는데 술 취한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약범 검거는 공범의 진술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고 형사는 “마약범들은 서로가 서로를 절대 믿지 않는다. 그래서 위장 거래를 나가는 경우도 많은데 사람들이 형사 하면 대부분 남성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경찰행정학이나 체육 관련 전공을 한 다른 경찰관들과 달리 고 형사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전공에 맞춰 은행에서 일을 한다고 해도 남을 도울 수는 있는데 이왕이면 정말 뭔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약사범 중에는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스스로 끊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도 많아요. 수사 과정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다시 또 그 길로 빠져들지 않도록 설득하는 게 저희들 일이라고 생각해요.” 고 형사는 수갑, 테이저건, 삼단봉 등 세 가지를 챙기는 이 직업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은 일찍 하고 싶었는데…”라는 아쉬움은 숨기지 않았다. 글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커버스토리] 나는 미세스 & 미스 캅이다, 잠복·미행… 근성도 갑이다

    [커버스토리] 나는 미세스 & 미스 캅이다, 잠복·미행… 근성도 갑이다

    우리나라에 첫 여성 경찰관이 탄생한 것은 1946년이었다. 그해 80명이었던 여성 경찰관 수는 올 4월 현재 전체 경찰의 9.4%인 1만 348명으로 늘었다. 경찰관 10명 중 1명이 여성인 셈이다. 그렇다면 경찰 조직 내에서 ‘금녀의 벽’은 완전히 허물어진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아직까지는 아니다”라고 하는 편이 맞을 듯하다. 직접 범인을 추적하고 검거하는 외근직 여자 형사의 비중은 아직 미미하기 때문이다. 25일 현재 서울시내 31개 경찰서의 형사과 강력·형사계에서 근무하는 여성 경찰관은 15명밖에 안 된다. 경찰서 두 곳당 한 명꼴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근무하는 2명을 포함해도 17명뿐이다. 이 중에서 강력계만 따지면 여형사의 수는 10명으로 줄어든다. 각 부서에서 ‘홍일점’으로 활약하는 강력계 여형사 3명을 통해 ‘미세스캅’, ‘미스캅’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서울 종암경찰서 강력4팀 김선영(34·경사) 형사는 홍일점 중에서도 보기 드문 ‘미세스캅’이다. 경찰 2년차 였던 2006년 직무교육을 받으며 만난 경찰 남편(기동대)과 부부의 연을 맺었다. 지금은 초등학생(8)과 유치원생(6)인 두 살 터울 남매의 엄마다. 지난해까지 경제팀 지능범죄 수사 분야에서 5년 동안 일했고 올 2월 형사계에 자원했다. ‘더 늦기 전에 형사 업무를 꼭 한번 경험해 보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강력계 워킹맘’은 경찰 조직 전체에서도 극히 드문 존재다. ‘강력계 형사’와 ‘아이 엄마’ 두 가지의 양립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기 때문이다. 김 형사는 “울고 싶을 때가 많고 실제로 울어 버릴 때도 있기는 하지만 막상 해 보니 가능은 하더라”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다. 경찰서마다 다르지만 강력팀은 통상 3~5일 간격으로 24시간 당직 근무를 선다. 오전 9시에 시작해 다음날 오전 9시까지 112신고를 받고 출동하거나 순찰을 돌기도 한다. 큰 사건이 터지면 퇴근 시간이 들쑥날쑥일 때가 많다. 김 형사는 “강력계 형사로서의 육체적인 부담 못지않게 아이들 때문에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정신적 고통도 많다”고 말했다. “간혹 남편과 당직 근무가 겹치는 날에는 고향에 계신 친정 엄마께 전화를 드립니다. 너무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부 경찰관이 늘면서 이들을 배려하는 정책들이 하나둘 생겨났다는 점이다. 가령 경찰관 전체 비상소집이 있을 때 취학 전 자녀가 있으면 부부 경찰관 중 한 명은 소집 대상에서 제외된다. 물리적인 힘이 남성에 비해 약한 여형사로서 겪는 고충은 없을까. “솔직히 술에 만취한 사람 등을 상대할 때는 남자 형사들이 먼저 나서게 되거든요. 그래서인지 저도 모르게 자격지심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팀에 짐이 되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 된다는 강박증도 많이 있지요.” 여형사이기에 가능한 일도 많았다. “올해 초 검거했던 피의자에게서 수사할 때 인간적으로 대해 줘 고맙다는 내용의 편지가 왔어요. 여성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성 피의자나 피해자의 상황에 잘 공감하거나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범인과 벌이는 추격전은 현실에서도 일어날까. “보통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범인을 검거하게 되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거친 추격전을 펼치는 일은 드물어요. 영화에서처럼 범인을 보고 ‘누구야, 거기 서!’ 이러면 다 도망갈 거예요. 실제로는 형사 여러 명이 범인을 둘러싸고 포위망을 좁혀 놨을 때, 그러니까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어 놓은 후에 덮치는 거죠.” 그러기 위해 잠복근무는 일상다반사다. 보통 범행을 부인하고 발뺌하지만 형사를 때리고 도망가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한다. “히로뽕 등 마약사범들은 비교적 예외지요. 약에 취해 있으면 힘도 세지고 쉽게 제압이 안 되거든요. 특히 도망가려고 8차선 도로를 그냥 휘젓고 가다가 차에 치이는 사고도 발생하니 가장 조심스러워요.” 미혼의 여형사들은 왠지 모르게 강단 있고 남성스러워 보일 것 같다는 편견이 일반인들에게 있다. 정지윤(32·경장) 형사는 그 편견과 거리가 멀다.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태권도 4단, 유도 2단, 합기도 1단 등 총 7단의 고단자다. 용인대 태권도학과 출신으로 170㎝의 큰 키를 지녔다. 2013년 경찰에 들어와 지구대·파출소와 기동대를 거쳐 올 7월 강력계에 지원했다. 순경 공채에서 8차례나 낙방하면서도 끝까지 경찰관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에게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어린 시절 종암경찰서 관내에 살았어요. 당시만 해도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로 불리던 집창촌이 성업을 이루던 때라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식당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분들이 꽤 있었지요. 어린 마음에 부모님이 다치실까 걱정이 많았는데 항상 경찰관 아저씨들이 도움을 줬어요.” 그때부터 힘든 사람들을 돕는 형사가 되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 때는 ‘미아리 포청천’으로 불렸던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에게 경찰이 되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이메일을 보내 답장을 받기도 했다. 정 형사는 강력계로 오면서 체력 단련을 위해 복싱을 시작했다. 긴 생머리도 범인 검거에 거추장스러울 것 같아 단발로 확 잘랐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상습 절도범을 추적하기 위해 사비를 털어 오토바이도 샀다. 밤낮으로 범죄가 발생했던 장소에 가 보고 범인이 찍힌 폐쇄회로(CC)TV를 돌려 보고서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범인을 검거한 적도 있었다. 남자 형사들도 상대하기 버겁다는 마약범을 전담하는 마약수사대 일이 천직이라는 여형사도 있다. 서울청 광역수사대 마약계 고숙형(33·경사) 형사다. 고 형사는 “끝나지 않는 잠복과 미행을 버티려면 근성이 필수”라며 “업무 강도는 일반 형사·강력계보다 더 셀 수도 있지만 적성에 맞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마약범들은 흉기를 갖고 있을 때도 많고 약 기운에 취해 힘도 강하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아예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 거예요.” 다른 범죄와 달리 마약 투약은 범행 자체가 대부분 집이나 모텔 등 실내에서 이뤄진다. 확실한 첩보가 없으면 수사가 쉽지 않다. 첩보가 있더라도 마약 투약 장소 앞에서 길게는 15시간까지도 잠복한다. 형사의 범인 검거 과정을 다룬 영화 ‘베테랑’에서는 형사가 누군가를 보는 순간 마약범이라고 직감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도 가능할까. 고 형사는 “가능하다. 술 냄새가 나지 않는데 술 취한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약범 검거는 공범의 진술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고 형사는 “마약범들은 서로가 서로를 절대 믿지 않는다. 그래서 위장 거래를 나가는 경우도 많은데 사람들이 형사 하면 대부분 남성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경찰행정학이나 체육 관련 전공을 한 다른 경찰관들과 달리 고 형사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전공에 맞춰 은행에서 일을 한다고 해도 남을 도울 수는 있는데 이왕이면 정말 뭔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약사범 중에는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스스로 끊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도 많아요. 수사 과정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다시 또 그 길로 빠져들지 않도록 설득하는 게 저희들 일이라고 생각해요.” 고 형사는 수갑, 테이저건, 삼단봉 등 세 가지를 챙기는 이 직업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은 일찍 하고 싶었는데…”라는 아쉬움은 숨기지 않았다. 글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이태원 살인사건’ 용의자 패터슨, 새달 재판… 검찰 ‘18년전 진실’ 밝힐 열쇠는

    ‘이태원 살인사건’ 용의자 패터슨, 새달 재판… 검찰 ‘18년전 진실’ 밝힐 열쇠는

    미국 도주 후 16년간 도피생활을 하다 한국으로 송환된 ‘이태원 살인사건’의 용의자 아더 존 패터슨(36)이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며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했다. 패터슨은 1997년 서울 이태원의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조중필(당시 22세)씨를 살해한 진범으로 지목돼 23일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강제 송환됐다. 패터슨은 이날 인천공항에 도착해 “내가 여기(한국에)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희생자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여기에 있는 것도 옳지 않다. 난 그 사람(에드워드 리)이 죽였다고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심규홍)는 다음달 중 이 사건의 심리를 시작할 전망이다. 첫 관건은 재판부가 2011년 재수사 때 검찰이 확보한 증거의 효력을 얼마나 인정하느냐다. 검찰은 사건 발생 당시엔 리(36)를 범인으로 지목하면서 제시했던 각종 증거들을 스스로 반박해야 한다. 1차 수사 때 검찰이 패터슨 대신 리를 범인으로 지목한 데에는 서울대 의대의 부검 결과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피해자 목의 칼에 찔린 상처가 위에서 아래로 깊게 향하고 있었다. 키 176㎝의 피해자를 당시 167㎝(이후 176㎝까지 성장)였던 패터슨이 공격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키 183㎝에 105㎏의 거구인 리를 범인으로 지목했던 이유다. 하지만 재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피해자가 배낭을 메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패터슨이 피해자의 배낭을 붙잡아 당겼다면 위에서 아래로 찌를 수 있었다는 것이 검찰 측 논리다. 또 피해자의 살인 방식이 미국의 갱단과 비슷하고, 패터슨 스스로 갱단 출신이라고 주변에 이야기한 점, 피 묻은 바지를 친구와 바꿔 입고 범행도구를 하수구에 버렸다는 범죄은폐 정황 등은 유죄를 입증하는 데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9년 미국으로 간 패터슨은 2000년 범죄 조직원으로 활동하며 총기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2009년에는 폭행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다만 이런 증거들은 패터슨의 유죄를 확정지을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당시 사건의 유일한 ‘직접 목격자’인 리를 법정에 세우는 일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 부장판사는 “과거 재판 과정에서 리가 ‘패터슨이 살인자’라고 진술한 내용은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면서도 “리가 이번 재판에서 증인 선서 등을 거친 뒤 하는 진술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8년 전 증거와 기억이 흐릿해졌을 가능성이 큰 당시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패터슨의 과거 진술이 되레 그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당시 파기환송심을 맡았던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2011년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재판 과정에서 리의 살인을 목격했다고 주장하던 패터슨은 진짜 범인만이 알 수 있는 진술을 했다”면서 “칼을 잡는 방법, 칼을 찌른 횟수와 부위를 정확히 진술한다는 것은 목격 진술로서는 매우 이례적”라고 전했다. 당시 패터슨은 “피해자는 리에게 오른쪽 목을 세 번 찔린 뒤 뒤로 돌아섰고, 그 뒤 가슴과 왼쪽 목을 차례로 찔렸다”고 진술했고, 이는 피해자 부검결과와 정확히 일치했다. 검찰 역시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프로야구] 한 경기 9타점… 역사 쓴 박석민

    [프로야구] 한 경기 9타점… 역사 쓴 박석민

    박석민(삼성)이 한 경기 최다 타점의 새 역사를 썼다. SK는 43일 만에 5위에 등극했다. 박석민은 20일 사직에서 벌어진 KBO리그 롯데와의 경기에서 1회 2점포에 이어 3회 3점포, 5회 만루포를 폭죽처럼 터뜨렸다. 박석민은 홈런 3방으로 무려 9타점을 쓸어 담아 한 경기 최다 타점을 갈아 치웠다. 종전 한 경기 최다 타점은 8개로 모두 13차례 나왔다. 1997년 5월 4일 대구 LG전에서 삼성 정경배가 만루포 2방으로 처음 기록했고 심정수가 혼자 2차례 기록해 12명이 일궈냈다. 올 시즌에는 강민호(롯데), 최정(SK), 테임즈(NC) 등 3명이 8타점을 올렸다. 삼성은 17-13으로 이겨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9로 줄였다. 롯데는 3연패를 당하며 5위에 반 경기 차 6위로 내려앉았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5이닝 7실점하고도 17승째를 챙겼다. SK는 문학에서 대타 브라운의 3타점 2루타를 앞세워 KIA를 9-2로 물리쳤다. SK는 3연승을 달리며 5위에 올라 ‘가을 야구’ 희망을 부풀렸다. SK가 5위에 오른 것은 43일 만이다. 7위 KIA는 3연패로 5위에 1.5경기 차로 밀렸다. SK 선발 세든은 6이닝을 5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막아 3연승을 달렸다. SK는 6회 초 나지완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3-2로 쫓겼지만 6회 말 1사 만루에서 대타 브라운이 중견수 키를 넘는 ‘싹쓸이’ 2루타를 날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NC는 마산구장에서 해커의 역투를 앞세워 넥센을 9-3으로 제쳤다. 2위 NC는 파죽의 7연승을 달리며 3위 넥센과의 승차를 6경기로 크게 벌렸다. NC는 1-1이던 3회 2사 1, 2루에서 나성범의 적시타로 전세를 뒤집은 뒤 3회 무사 1, 2루에서 김태군의 2타점 2루타와 김성욱의 적시타로 5-1로 달아났다. NC 선발 해커는 6이닝 3안타 2실점으로 시즌 18승째를 올렸다. 해커는 유희관(두산), 윤성환에 1승 차로 앞서 다승 단독 선두에 나섰다. 박병호는 2-9로 뒤진 8회 최금강을 상대로 시즌 49호 1점포를 터뜨렸다. 박병호가 홈런 1개를 보태면 2년 연속 50홈런의 신기록을 달성한다. 두산은 대전에서 홈런 3방 등 장단 16안타로 한화를 16-4로 대파했다. 두산은 3위 넥센에 2경기 차로 다가섰고 8위 한화는 5위에 2.5경기 차로 벌어졌다. LG는 잠실에서 kt를 7-3으로 꺾었다. 9위 LG는 한화에 3경기 차로 다가서 막판 8위를 넘보게 됐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2015 불륜 리포트] 기자, 바람피우다

    [2015 불륜 리포트] 기자, 바람피우다

    ■온라인 사이트·앱 ‘기혼자 만남’ 시도… 낯선 밀당을 하다 간통죄 폐지 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기혼자의 만남을 이어 주는 사업이 사실상 합법화됐다는 점이다. 지난 2월 말 방송통신위원회가 애슐리매디슨에 대한 접속 차단 조치를 거둬들이자 온·오프라인에서는 유사한 서비스가 우후죽순 늘었다. 현재 기혼자들의 만남을 전문적으로 주선하는 인터넷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 등은 취재 중 확인한 곳만 10여곳에 달한다. 온라인을 통해 어떻게 기혼자 간 만남이 이뤄질까. 특별취재팀 남녀 기자 3명이 지난 한 달간 각각 기혼자의 만남을 주선하는 온라인 사이트와 앱서비스 등에 가입해 ‘잘못된 만남’을 시도해 봤다. ●프로필 등록 10분 만에 날아온 쪽지… ‘기대감’ 안고 클릭 첫 쪽지를 받은 것은 기자의 프로필을 등록한 지 불과 10분 만이다. 연이어 또 다른 여성에게도 쪽지가 날아왔다. ‘키 175㎝에 체중 76㎏인 40대 직장 기혼남성이 설레는 만남을 기다린다’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프로필이 아직 먹히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애슐리매디슨을 벤치마킹한 G사이트에서 기자에게 관심을 보인 이들은 모두 20~30대 초반이었다. 모자이크한 사진 뒤로 얼굴을 감췄지만 두 여성 모두 미인이라는 인상을 줬다. 주부라고 하기엔 어린 나이. 취재지만 기대감이 없었다면 거짓이다. 그렇게 ‘밀당’(남녀 간 밀고 당기는 심리싸움)은 시작됐다. ●‘조건 만남’ 원하는 여성들 다짜고짜 러브콜 “전 월페이 받는 여자예요~.” 서너 번 쪽지가 오가고서 여성이 본론으로 들어갔다. “전 장기 계약만 해요. 직접 보고 만남을 이어갈지 판단하세요.” 다짜고짜 러브콜을 보낸 이들은 모두 조건 만남을 원하는 여성들이었다. 기혼자 만남 사이트가 성매매 영업창구로 활용되는 것이다. 이 중 한 명을 건대입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A(23)씨는 짙은 화장을 했지만, 매우 앳돼 보였다. 19살 때부터 룸살롱에서 일했고, 아르바이트처럼 하루 단위 조건 만남도 몇 번 가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룸살롱에 다니는 언니가 알려줘서 가입했는데 하루에도 십여 통씩 만나자는 쪽지가 날아와요. 외로운 아저씨들이 참 많은 것 같더군요.” 특별기획팀 tamsa@seoul.co.kr ■“만나요”에 몰려든 40명… “외로운 아저씨들 참 많더군요” 기혼자 만남 사이트에는 A씨 같은 20대 초·중반 여성들이 적지 않다. 공통점은 프로필 사진이 적극적이면서 대담하다는 점이다. 몸매가 드러나도록 특정 부위를 노출하는가 하면 얼굴 사진을 그대로 올리는 사람도 있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만나는 조건으로 A씨는 월 350만원을 원했다. 일수 찍듯 만날 때마다 돈을 줘도 상관없다며 흥정하는 것이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다. 죄책감은 없냐는 질문에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저는 남자가 바람피우는 건 집에 있는 언니(부인)가 잘못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1만명 카페… 등급 높은 회원끼리 비밀데이트도 같은 시간, 대형 포털사이트의 기혼자 만남 커뮤니티에서 유부남과의 만남을 시도한 다른 기자는 어렵지 않게 상대를 구할 수 있었다. 1만명이 넘는 회원 수를 가진 카페는 2분여마다 새 글이 올라올 정도로 활발하게 운영됐다. 등급에 따라 볼 수 있는 ‘일대일 채팅’ ‘번개’ ‘핫채팅(음담패설)’ ‘비밀데이트’ 등 코너를 통해 불륜의 기회를 제공했다. 등급이 높은 회원끼리는 그들만의 비밀 이벤트도 진행한다. “유부남과의 만남을 원한다”는 글을 올리자 삽시간에 신청자가 40명을 넘어섰다. 간택을 받기 위한 유부남들의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요청하지도 않은 자신의 얼굴이나 고급 차 사진, 상의를 탈의한 모습을 보내는 남성도 있었다. B(38)씨를 만난 것은 글을 올린 다음날이었다. 창업컨설팅을 한다는 B씨는 카페 내에서도 유명한 ‘선수’다. 결혼 후 유부녀부터 미혼, ‘돌싱’(이혼녀)까지 다 만나봤지만, 아내가 자신을 의심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는 자부심이 얼굴에 쓰여 있었다. 매일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정리하고 데이트 땐 현금을 쓰며, 의심을 피하려 카카오톡 프로필엔 아내 사진을 올리는 등 철두철미하게 자기관리를 하는 게 비결이라고 했다. “처음이신 것 같은데…. 섹스 파트너(성관계 대상)와는 룰을 정해요. 출근 후 퇴근 전까지는 편하게 전화도 하고, 메시지도 보내지만 이후 시간과 주말에는 절대 연락을 하지 않죠. 뭐든 깔끔해야죠.” 복잡한 ‘밀당’ 과정 없이 지름길을 원하는 기혼자를 위한 유료 매칭 서비스도 등장했다. 성인사이트 등에 소개된 카카오톡 아이디를 등록하자 ‘H실장’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실시간으로 답변이 왔다. 8만원을 입금하면 여성 회원과 1회 만남을 보장해 준다는 내용이다. 그는 “한 달간 만남이 성사되지 않으면 전액 환불해 주겠다”고도 했다. 일주일 후 ‘37살/ 기혼/ 160㎝/ 47㎏’이라는 간략한 프로필만 보고 기자는 성동구의 한 카페로 향했다. C(37)씨는 육아휴직 중인 두 아이의 엄마였다. 옅지도 짙지도 않은 화장. 처음엔 다소 불안한지 눈동자를 한 곳에 두지 못하고 두리번거렸지만 말문이 트이자 오히려 기자보다 차분했다. 서로 지켜야 할 ‘선’ 같은 것이 있냐고 묻자 미소를 띠며 “그런 건 없다”고 했다. “남편 회사 가고 아이들 학교에 있는 주중 낮 시간이 제일 편하니까 그때 만나서 수다 떨고 싶어요. 가끔 잠자리 갖는 것도 상관없고, 1박 2일 정도로는 여행 가는 것도 오케이에요.” 수위 높은 농담도 거침없다. “좀 말라 보인다”고 하자 “아니에요. 이따가 안쪽 살을 보여 드릴 수 있어요. 당장 확인해 보실래요?” 그렇게 한 시간의 대화 후 그녀는 연락처를 건넸다. 이어 아이가 학원 갔다 돌아올 시간이라며 카페를 나섰다. ●회사원·주부… 첫 만남은 조심스러웠다 그러는 사이 G사이트에서는 소득 없는 보름이 흘렀다. 재가입의 대가로 10% 할인된 4만 5000원을 내고 다시 ‘구애’ 활동을 벌여 봤지만, 편지함엔 인사성 멘트로 가득한 160여통의 쪽지만 쌓였다. 생면부지의 기혼 여성과 인터넷 쪽지만으로 만남을 갖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회사원, 가정주부, 미용사 등 다양한 사람들과 안부를 주고받았지만 다들 첫 만남은 조심스러운 눈치다. ‘한번 뵀으면 좋겠어요. 제 카톡 아이디는 *****입니다.’ 기다리던 쪽지가 도착한 것은 3주째 되는 날이었다. 부정기적으로 안부를 묻던 여성이었다. 이태원의 한 음식점에서 공무원이라고 밝힌 D(37)씨를 만났다. 4살짜리 딸이 있다는 D씨는 온라인을 통해 이런 만남을 갖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반만 믿었다. 왜 기혼자를 만나려 하느냐는 질문에 D씨에게서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요.”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말인가. “제 가정을 깰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딸도 누구보다 사랑하고요. 2년 전 우연히 미혼인 남자 친구가 생겼는데 관계가 지속되면서 제게 너무 집착을 하더군요. 그래서 어렵게 헤어졌어요. 데면데면해진 남편과는 달리 다정다감하게 연애할 수 있는 분이 필요해요. 육체적 관계는 그 다음 문제고요. 글 쓰신 걸 보니 그런 분 같아 뵙자고 했어요.” 이 여성을 보며 불현듯 ‘인간은 영원히 살기에는 너무 복잡한 동물’이라고 한 일본의 소설가 야마다 무네키의 말이 생각났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G사이트 대표는 당당했다. 그는 “성인나이트만 가도 기혼자 만남이 많은데 다를 게 뭐가 있냐”고 반문했다. 그는 “누군가 시작할 일을 했을 뿐이다. 국내 서비스가 없다면 아마 애슐리매디슨 등을 통해 상당한 외화가 해외로 유출됐을 것”이라면서 “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건 사업 하는 사람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불륜 조장 사이트 금지법’이 발의된 상태다. 특별기획팀 tamsa@seoul.co.kr
  • 비행기보다 빠른 열차 ‘하이퍼루프’ 실물 최초 공개

    비행기보다 빠른 열차 ‘하이퍼루프’ 실물 최초 공개

    시속 1220㎞의 속도를 자랑하는 초고속 교통수단 ‘하이퍼루프’(Hyperloop)의 이미지가 최초로 공개됐다고 영국 인디펜던트 등 해외 언론이 보도했다. 하이퍼루프는 공기압의 압력차를 이용해 최대 음속의 속도로 승객을 실어나르는 첨단 교통수단이다. 최대 시속이 무려 1220㎞이며, 600㎞가 넘는 거리를 30분도 안되는 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현존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한다면 비행기를 타고도 75분이 걸리는 거리다. 하이퍼루프가 더욱 주목을 받아 온 것은 이 기술을 이끄는 이가 현실판 ‘토니 스타크’로 불리는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와 전기차회사 ‘테슬러’의 CEO 엘론 머스크이기 때문이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앨런 머스크가 운영하는 ‘HTT’’(Hyperloop Transportation Technologies) 측은 자사 SNS를 통해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작업 중인 하이퍼루프의 일부 모습을 공개했다. 대형 트럭 위에 실린 둥근 형태의 회색 물체가 하이퍼루프이며, 이는 차후 캘리포니아 키 밸리에 건설할 것으로 알려진 8㎞ 길이의 테스트용 트랙에서 시범운행에 쓰일 예정이다. 하이퍼루프는 마치 석유수송관처럼 지상에서 일정높이로 떠 있는 상태에서 운행된다. 기존에 공개된 콘셉트 이미지를 보면 거대한 관 안을 매끄럽게 통과하는 원통형에 사람이 탑승하게 되어 있는데, 이번에 공개된 이미지는 실제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인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 하이퍼루프 기술 플랜이 공개됐을 당시, 많은 사람들은 기대가 아닌 의문을 품었다. 전문가들 역시 개념으로만 존재하는 기술이라고 평가했고, 정확한 건설비나 건설기간 등을 추정하는데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 하지만 엘론 머스크의 HTT 측은 “우리는 이미 하이퍼루프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반드시 필요한 특허권, 허가권 등을 얻기 위해 작업 중”이라면서 “내년이면 건설 공사를 시작할 수 있으며 2018년 혹은 2019년에는 운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엘론 머스크는 최근 CNN과 한 인터뷰에서 “하이퍼루프가 대중화된다면 매년 1000만 명을 수송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이퍼루프는) 불가능한 기술이 아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엘론 머스크의 ‘비행기보다 빠른 열차’ 최초 공개

    엘론 머스크의 ‘비행기보다 빠른 열차’ 최초 공개

    시속 1220㎞의 속도를 자랑하는 초고속 교통수단 ‘하이퍼루프’(Hyperloop)의 이미지가 최초로 공개됐다고 영국 인디펜던트 등 해외 언론이 보도했다. 하이퍼루프는 공기압의 압력차를 이용해 최대 음속의 속도로 승객을 실어나르는 첨단 교통수단이다. 최대 시속이 무려 1220㎞이며, 600㎞가 넘는 거리를 30분도 안되는 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현존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한다면 비행기를 타고도 75분이 걸리는 거리다. 하이퍼루프가 더욱 주목을 받아 온 것은 이 기술을 이끄는 이가 현실판 ‘토니 스타크’로 불리는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와 전기차회사 ‘테슬러’의 CEO 엘론 머스크이기 때문이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앨런 머스크가 운영하는 ‘HTT’’(Hyperloop Transportation Technologies) 측은 자사 SNS를 통해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작업 중인 하이퍼루프의 일부 모습을 공개했다. 대형 트럭 위에 실린 둥근 형태의 회색 물체가 하이퍼루프이며, 이는 차후 캘리포니아 키 밸리에 건설할 것으로 알려진 8㎞ 길이의 테스트용 트랙에서 시범운행에 쓰일 예정이다. 하이퍼루프는 마치 석유수송관처럼 지상에서 일정높이로 떠 있는 상태에서 운행된다. 기존에 공개된 콘셉트 이미지를 보면 거대한 관 안을 매끄럽게 통과하는 원통형에 사람이 탑승하게 되어 있는데, 이번에 공개된 이미지는 실제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인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 하이퍼루프 기술 플랜이 공개됐을 당시, 많은 사람들은 기대가 아닌 의문을 품었다. 전문가들 역시 개념으로만 존재하는 기술이라고 평가했고, 정확한 건설비나 건설기간 등을 추정하는데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 하지만 엘론 머스크의 HTT 측은 “우리는 이미 하이퍼루프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반드시 필요한 특허권, 허가권 등을 얻기 위해 작업 중”이라면서 “내년이면 건설 공사를 시작할 수 있으며 2018년 혹은 2019년에는 운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엘론 머스크는 최근 CNN과 한 인터뷰에서 “하이퍼루프가 대중화된다면 매년 1000만 명을 수송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이퍼루프는) 불가능한 기술이 아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 10대 자폐 한인학생 40도 통학버스 방치 ‘참변’

    美 10대 자폐 한인학생 40도 통학버스 방치 ‘참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지역에서 중증 자폐증을 앓는 19세 한인 장애인 학생이 온종일 통학버스에 방치돼 있다가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간) LA 카운티 위티어 경찰국에 따르면 A(19) 군은 지난 11일 오후 4시 20분께 위티어 교육청 주차장에 세워진 통학 버스안에서 발견됐다. A 군은 당시 버스 내 통로에 쓰러져 심각한 호흡곤란과 심장마비 증세를 보였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가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경찰조사 결과 A 군은 섭씨 30도를 웃도는 기온에 장시간 통학버스 내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A 군은 평소 말을 잘하지 못하고 음식을 먹거나 화장실에 갈 때도 도움이 필요한 중증 자폐자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군을 발견할 당시 차 안의 내부 온도가 섭씨 40도를 넘었고 폭행당한 흔적 등이 없었다는 점에서 A 군이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A 군이 통학버스 내에서 어떻게 장시간 혼자 방치돼 있었는지 등과 관련해 통학버스 운전기사와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A 군의 부모도 "키 180㎝에 체중 100㎏이 넘는 아이가 장시간 차 안에 있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당시 A 군 외에 학생 2명이 통학버스를 탔으며, A 군의 집에서 학교까지 거리는 6분 남짓 거리여서 A 군이 통학버스에 방치된 이유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고 당일 A 군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오전 8시 30분께 통학버스를 타고 학교에 갔다고 A 군의 가족은 전했다. 하지만, A 군이 사고 당일 제시간에 돌아오지 않자 A 군의 어머니는 학교에 연락했고, A 군이 아침부터 수업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 군의 어머니는 "아이는 덩치가 컸지만 마음은 여린 어린애였다"면서 "매일 아이를 양치와 목욕을 시켜줘야 했으며 머리를 빗겨줘야 했던 아이"라고 흐느꼈다. A 군이 탔던 통학버스를 운전한 운전기사는 경찰에 구금돼 조사를 받고 현재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운전기사는 사고 당일 임시로 통학버스를 운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브래드 와이트 위티어 경찰국 대변인은 "A 군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했다"면서 "부검 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A 군의 부모는 A 군이 4살 때 자폐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고 미국에 이민을 왔다. A 군의 어머니와 A 군이 2000년에 미국에 왔으며, 2년 뒤 아버지가 사업을 정리하고 누나와 함께 건너왔다. A 군은 주 중에는 공립학교에서 정규 수업을 받고 주말에는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아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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