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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 업고 12시간, 결국 사망… 아마존 원주민 백신 문제

    아버지 업고 12시간, 결국 사망… 아마존 원주민 백신 문제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업고 왕복 12시간 동안 밀림을 뚫고 걸었던 타위(24). 아버지 와후(67)는 아들의 노력으로 백신을 맞았지만 지난해 9월 사망했다.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고, 타위는 최근 3차 접종을 받았다. 새해 첫날 원주민 부자(父子)의 사진을 공유한 에릭 제닝스 시모스 박사는 지난해 1월 이 사진을 찍었다며 “부자간 사랑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새해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공유하게 됐다”고 BBC브라질에 말했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팬데믹 타격을 가장 심하게 입은 나라였고, 백신 접종 당시 와후는 만성 비뇨기 질환을 앓고 있어 제대로 걷지 못했고 앞을 보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브라질 현지 보건 당국은 지난해 1월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원주민을 우선 접종 대상자로 선정했다. 통계에 따르면 현지에서 코로나로 사망한 원주민은 853명이지만, 브라질원주민협회(APIB) 측은 2020년 3월부터 1년간 원주민이 1000명 넘게 사망했다고 밝혔다. 타위와 와후가 속한 조예족은 인구가 320여명에 불과한데 축구 경기장 120만개에 달하는 크기의 밀림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당장 의료 문제에 직면했다. 의료진은 조예족이 흩어져 살기 때문에 직접 방문해 백신을 접종할 경우 몇 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고, 숲속에 오두막을 짓고 라디오 등으로 감염병 정보를 전달하면서 한곳에서 기다리면서 접종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시모스 박사는 “조예족의 문화와 지식을 고려하고 그들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조처를 했다”고 말했지만, 이 때문에 왕복 12시간을 걸어 백신을 맞으러 오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사람들은 “원주민 부자의 사진이 복잡한 물류 문제를 상징한다”라고 지적했다.대면접촉 줄이기 위해 흩어졌다 알고 보니 타위가 사는 마을의 원주민들은 집단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뿔뿔이 흩어진 것이었다. 주민들은 대면접촉을 줄이기 위해 최대 18가구까지로 인원을 제한해 50개 마을에 분산해 생활했다.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는 밀림에서 원주민들은 외부와의 교류를 완벽하게 차단했다. 그 덕분에 900여 가구가 있는 타위의 마을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1명도 나오지 않았다. 브라질 코로나 확진자가 2230만 명, 사망자 62만 명이 나온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결과다. 이들을 본 의사는 “원주민들은 이동할 때도 접촉을 피하기 위해 밀림 속 길을 각각 정해놓고 다녔다고 한다. 문명사회보다 훨씬 철저한 방역수칙을 실천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 울산, 해양·산악·역사문화 갖춘 생태관광도시로

    산업도시 울산이 해양·산악·산업·역사문화가 어우러진 생태관광도시로 거듭난다. 앞으로 5년간 2조 888억원이 투입된다. 울산시는 생태관광도시 조성을 위한 ‘제7차 울산권 관광개발 계획’(2022~2026년)을 확정, 시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시는 울산형 생태관광 기반 확충을 비롯해 스마트관광 기반 구축, 체류형 관광거점 개발, 울산권만의 관광 매력 발굴, 생태관광 도시 인식제고, 경쟁력 있는 울산권 관광생태계 조성 등 6대 전략을 마련했다. 시는 관광개발·관광진흥·관광단지 조성 등 3개 분야 22개 세부사업을 선정했다. 중장기 과제 7개 사업도 선정했다. 주요 사업은 태화강 국가정원 활성화를 비롯해 수상스포츠 체험센터와 달천철장 불꽃정원 조성,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활성화 등이다. 반구대암각화 역사관광자원화와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개발, 옹기마을 관광명소화, 강동해안공원 조성, 방어진항 관광어항 조성,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개발, 고래여행 스마트 선박 운영 등 관광객 유인 효과가 큰 사업도 포함했다. 생태관광도시 울산을 알리기 위해 태화강 국가정원 사계절 축제주간 개최, 울산 ‘큰애기’ 마케팅 강화, 관광 약자와 반려동물을 위한 관광환경개선 사업도 벌인다. 시는 해양중심관광지와 울산관광단지·서생해양관광단지 조성과 남산 울산전망타워 건립, 강동온천지구 조성, 한글역사문화특구 지정 및 활성화, 울산권 종교유산 관광자원화 사업 등 중장기 과제도 선정했다. 시 관계자는 “동해남부선 광역전철 개통 등 관광환경 변화를 고려하고 관광객 이용 편의 기반 구축을 통해 관광친화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 여가부 폐지·명칭 변경뿐 구체 대안 없어… 성소수자 인권·포괄적 성교육 비전 ‘전무’

    여가부 폐지·명칭 변경뿐 구체 대안 없어… 성소수자 인권·포괄적 성교육 비전 ‘전무’

    대선 D-49. 정치권은 ‘여성가족부 폐지’ 한 줄 공약에 들끓고 ‘이대녀’, ‘이대남’은 여전히 동네북이다. ‘젠더 갈등’이 정쟁으로 비화됐지만, ‘젠더 공약’은 실종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후보들의 젠더 공약 중 절대다수는 ‘젠더폭력’과 ‘임신·출산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n번방 사건’이나 사회적으로 대두된 스토킹·교제 폭력 문제에 관한 문제의식에서 기원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젠더 폭력 공약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감옥 신설 등의 ‘엄벌’과 ‘성폭력 무고죄 신설’이라는 억울한 가해자 구제를 앞세웠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성범죄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성 불평등 사회가 만든 구조의 문제라는 점에서, 국가가 가진 공권력을 과도하게 행사하는 방식이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그보다는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환경·문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계에서 오랫동안 주장해 온 강간죄 구성요건을 ‘폭행과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바꾸는 비동의 강간제 도입도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만 언급했다. 여성 건강권 확보도 임신·출산에 관한 지원에만 국한됐다. 윤 후보는 임신·출산 전 여성 건강검진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 확대, 난임 지원 강화, 출산 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등 임산부인 여성만을 위한 지원책을 내놨다. 그에 반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생애 전반의 성과 재생산 건강권 보장’을 앞세워 피임·임신중지 건강보험 확대를 공약했지만, 유산유도제인 ‘미프진’ 도입 등은 말하지 않았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 건강권이 인구 재생산의 문제에 치중돼 있다”며 “임신, 출산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임신 중지와 같은 여성의 전 생애적 건강권에 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에서의 성평등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은 ‘성별임금공시제’에 집중됐다. 그러나 성별 임금 격차 완화를 내세우는 한편 직접적으로 기업들을 움직일 유인책이 없는 것은 약점으로 거론된다. 이 교수는 “‘동아제약 사건’ 등으로 이슈화됐던 채용 시 성차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거나 성평등을 실현하는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 등 처벌·유인책이 보이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대선 때마다 불거진 여가부 개편 논의가 폐지와 명칭 변경에만 매몰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운영상의 문제점을 언급한다거나 구체적인 발전 방향은 찾기 어렵다. 권 대표는 “성 주류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여가부의 존재 설정이 중요한데 이를 논하는 대안이 없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사실상 모든 정책에 젠더 관점이 포함돼야 하는데 이를 포괄할 컨트롤타워에 대한 플랜이 없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꼬집었다. ●성소수자 인권 등 무관심 변화하는 가족 개념에 대한 개선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일례로 다양한 가족구성권에 대한 논의는 심 후보 등 진보 후보들 외에는 거론하지 않았다. 여가부는 지난해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발표하며 혈연을 넘어선 가족 개념을 다시 정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0년 여가부 조사에서 ‘혼인이나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생계와 주거를 공유하면 가족’이라는 데 동의한 응답자 비율은 69.7%에 달했다. 지지율 1~3위를 다투는 후보들 모두 관련 언급이 없는 가운데 심 후보가 ‘시민동반자법’을, 오준호 기본소득당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생활동반자법 제정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김순남 가족구성권연구소 소장은 “이 후보가 ‘1인가구 안심사회’라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1인가구도 결국은 돌봄과 관계성에 기반한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간과한 주장”이라며 “노령층의 비혼 동거, 동성혼을 원하는 커플처럼 오늘날의 다양한 관계를 포괄하는 가족구성권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무관심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지난해 변희수 하사가 사망한 후 그해 10월 재판부는 그가 생전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고, 국방부는 ‘성전환자 군 복무’에 들어갔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이야기한 후보도 심 후보에 그친다. 양선우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대표는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같은 성소수자에 관한 공약은 전무하다시피 하다”며 “차별금지법 제정, 다양한 가족구성권 확보와 함께 현재 법원에서 내규로서만 효력을 발휘하는 트랜스젠더 성별변경법이 제정되는 한편 트랜지션(자신이 원하는 성별 표현을 위해 받는 의료 조치)에 건강보험이 적용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포괄적 성교육에 관한 비전도 부재하다. 포괄적 성교육이란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특징만을 가르치던 기존 교육에서 벗어나 인간의 생애에서 성과 관련된 모든 경험을 포괄하는 교육이다. 유네스코가 만든 국제 성교육 지침서는 5세부터 성교육을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대선에서는 심 후보만 ‘조기 성교육 제도화’ 방안을 밝혔다.
  • 여가부 폐지·명칭 변경뿐 구체 대안 없어… 성소수자 인권·포괄적 성교육 비전 ‘전무’

    여가부 폐지·명칭 변경뿐 구체 대안 없어… 성소수자 인권·포괄적 성교육 비전 ‘전무’

    대선 D-49. 정치권은 ‘여성가족부 폐지’ 한 줄 공약에 들끓고 ‘이대녀’, ‘이대남’은 여전히 동네북이다. ‘젠더 갈등’이 정쟁으로 비화됐지만, ‘젠더 공약’은 실종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후보들의 젠더 공약 중 절대다수는 ‘젠더폭력’과 ‘임신·출산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n번방 사건’이나 사회적으로 대두된 스토킹·교제 폭력 문제에 관한 문제의식에서 기원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젠더 폭력 공약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감옥 신설 등의 ‘엄벌’과 ‘성폭력 무고죄 신설’이라는 억울한 가해자 구제를 앞세웠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성범죄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성 불평등 사회가 만든 구조의 문제라는 점에서, 국가가 가진 공권력을 과도하게 행사하는 방식이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그보다는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환경·문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계에서 오랫동안 주장해 온 강간죄 구성요건을 ‘폭행과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바꾸는 비동의 강간제 도입도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만 언급했다. 여성 건강권 확보도 임신·출산에 관한 지원에만 국한됐다. 윤 후보는 임신·출산 전 여성 건강검진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 확대, 난임 지원 강화, 출산 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등 임산부인 여성만을 위한 지원책을 내놨다. 그에 반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생애 전반의 성과 재생산 건강권 보장’을 앞세워 피임·임신중지 건강보험 확대를 공약했지만, 유산유도제인 ‘미프진’ 도입 등은 말하지 않았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 건강권이 인구 재생산의 문제에 치중돼 있다”며 “임신, 출산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임신 중지와 같은 여성의 전 생애적 건강권에 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에서의 성평등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은 ‘성별임금공시제’에 집중됐다. 그러나 성별 임금 격차 완화를 내세우는 한편 직접적으로 기업들을 움직일 유인책이 없는 것은 약점으로 거론된다. 이 교수는 “‘동아제약 사건’ 등으로 이슈화됐던 채용 시 성차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거나 성평등을 실현하는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 등 처벌·유인책이 보이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대선 때마다 불거진 여가부 개편 논의가 폐지와 명칭 변경에만 매몰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운영상의 문제점을 언급한다거나 구체적인 발전 방향은 찾기 어렵다. 권 대표는 “성 주류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여가부의 존재 설정이 중요한데 이를 논하는 대안이 없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사실상 모든 정책에 젠더 관점이 포함돼야 하는데 이를 포괄할 컨트롤타워에 대한 플랜이 없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꼬집었다. ●성소수자 인권 등 무관심 변화하는 가족 개념에 대한 개선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일례로 다양한 가족구성권에 대한 논의는 심 후보 등 진보 후보들 외에는 거론하지 않았다. 여가부는 지난해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발표하며 혈연을 넘어선 가족 개념을 다시 정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0년 여가부 조사에서 ‘혼인이나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생계와 주거를 공유하면 가족’이라는 데 동의한 응답자 비율은 69.7%에 달했다. 지지율 1~3위를 다투는 후보들 모두 관련 언급이 없는 가운데 심 후보가 ‘시민동반자법’을, 오준호 기본소득당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생활동반자법 제정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김순남 가족구성권연구소 소장은 “이 후보가 ‘1인가구 안심사회’라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1인가구도 결국은 돌봄과 관계성에 기반한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간과한 주장”이라며 “노령층의 비혼 동거, 동성혼을 원하는 커플처럼 오늘날의 다양한 관계를 포괄하는 가족구성권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무관심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지난해 변희수 하사가 사망한 후 그해 10월 재판부는 그가 생전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고, 국방부는 ‘성전환자 군 복무’에 들어갔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이야기한 후보도 심 후보에 그친다. 양선우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대표는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같은 성소수자에 관한 공약은 전무하다시피 하다”며 “차별금지법 제정, 다양한 가족구성권 확보와 함께 현재 법원에서 내규로서만 효력을 발휘하는 트랜스젠더 성별변경법이 제정되는 한편 트랜지션(자신이 원하는 성별 표현을 위해 받는 의료 조치)에 건강보험이 적용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포괄적 성교육에 관한 비전도 부재하다. 포괄적 성교육이란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특징만을 가르치던 기존 교육에서 벗어나 인간의 생애에서 성과 관련된 모든 경험을 포괄하는 교육이다. 유네스코가 만든 국제 성교육 지침서는 5세부터 성교육을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대선에서는 심 후보만 ‘조기 성교육 제도화’ 방안을 밝혔다.
  • 젠더 공약에 젠더 철학이 없다

    젠더 공약에 젠더 철학이 없다

    대선 D-49. 정치권은 ‘여성가족부 폐지’ 한 줄 공약에 들끓고 ‘이대녀’, ‘이대남’은 여전히 동네북이다. ‘젠더 갈등’이 정쟁으로 비화됐지만, ‘젠더 공약’은 실종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후보들의 젠더 공약 중 절대다수는 ‘젠더폭력’과 ‘임신·출산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n번방 사건’이나 사회적으로 대두된 스토킹·교제 폭력 문제에 관한 문제의식에서 기원했다.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젠더 폭력 공약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감옥 신설 등의 ‘엄벌’과 ‘성폭력 무고죄 신설’이라는 억울한 가해자 구제를 앞세웠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18일 “성범죄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성 불평등 사회가 만든 구조의 문제라는 점에서, 국가가 가진 공권력을 과도하게 행사하는 방식이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그보다는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환경·문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계에서 오랫동안 주장해 온 강간죄 구성요건을 ‘폭행과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바꾸는 비동의 강간제 도입도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만 언급했다. 여성 건강권 확보도 임신·출산에 관한 지원에만 국한됐다. 윤 후보는 임신·출산 전 여성 건강검진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 확대, 난임 지원 강화, 출산 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등 임산부인 여성만을 위한 지원책을 내놨다. 그에 반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생애 전반의 성과 재생산 건강권 보장’을 앞세워 피임·임신중지 건강보험 확대를 공약했지만, 유산유도제인 ‘미프진’ 도입 등은 말하지 않았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 건강권이 인구 재생산의 문제에 치중돼 있다”며 “임신, 출산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임신 중지와 같은 여성의 전 생애적 건강권에 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에서의 성평등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은 ‘성별임금공시제’에 집중됐다. 그러나 성별 임금 격차 완화를 내세우는 한편 직접적으로 기업들을 움직일 유인책이 없는 것은 약점으로 거론된다. 이 교수는 “‘동아제약 사건’ 등으로 이슈화됐던 채용 시 성차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거나 성평등을 실현하는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 등 처벌·유인책이 보이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대선 때마다 불거진 여가부 개편 논의가 폐지와 명칭 변경에만 매몰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운영상의 문제점을 언급한다거나 구체적인 발전 방향은 찾기 어렵다. 권 대표는 “성 주류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여가부의 존재 설정이 중요한데 이를 논하는 대안이 없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사실상 모든 정책에 젠더 관점이 포함돼야 하는데 이를 포괄할 컨트롤타워에 대한 플랜이 없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꼬집었다. ●성소수자 인권 등 무관심 변화하는 가족 개념에 대한 개선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일례로 다양한 가족구성권에 대한 논의는 심 후보 등 진보 후보들 외에는 거론하지 않았다. 여가부는 지난해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발표하며 혈연을 넘어선 가족 개념을 다시 정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0년 여가부 조사에서 ‘혼인이나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생계와 주거를 공유하면 가족’이라는 데 동의한 응답자 비율은 69.7%에 달했다. 지지율 1~3위를 다투는 후보들 모두 관련 언급이 없는 가운데 심 후보가 ‘시민동반자법’을, 오준호 기본소득당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생활동반자법 제정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김순남 가족구성권연구소 소장은 “이 후보가 ‘1인가구 안심사회’라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1인가구도 결국은 돌봄과 관계성에 기반한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간과한 주장”이라며 “노령층의 비혼 동거, 동성혼을 원하는 커플처럼 오늘날의 다양한 관계를 포괄하는 가족구성권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무관심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지난해 변희수 하사가 사망한 후 그해 10월 재판부는 그가 생전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고, 국방부는 ‘성전환자 군 복무’에 들어갔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이야기한 후보도 심 후보에 그친다. 양선우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대표는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같은 성소수자에 관한 공약은 전무하다시피 하다”며 “차별금지법 제정, 다양한 가족구성권 확보와 함께 현재 법원에서 내규로서만 효력을 발휘하는 트랜스젠더 성별변경법이 제정되는 한편 트랜지션(자신이 원하는 성별 표현을 위해 받는 의료 조치)에 건강보험이 적용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포괄적 성교육에 관한 비전도 부재하다. 포괄적 성교육이란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특징만을 가르치던 기존 교육에서 벗어나 인간의 생애에서 성과 관련된 모든 경험을 포괄하는 교육이다. 유네스코가 만든 국제 성교육 지침서는 5세부터 성교육을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대선에서는 심 후보만 ‘조기 성교육 제도화’ 방안을 밝혔다.
  • 세월호 이후 더 위험해진 바다…“2026년까지 사고 36% 감소 목표”

    세월호 이후 더 위험해진 바다…“2026년까지 사고 36% 감소 목표”

    2016년 이후 4년 새 사고 36% 증가정부, 국가해사안전기본계획 발표 국가적 비극이었던 세월호 참사(2014년) 이후에도 우리 바다에서 발생한 해양사고가 매년 늘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26년까지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18일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연도별 해양사고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해양사고는 최근 증가세를 이어왔다. 2016년 2307건(인명피해 411명)이었던 해양사고는 ▲2017년 2582건(523명) ▲2018년 2671건(455명) ▲2019년 2971건(547명) ▲2020년 3156건(553명) 등이었다. 4년 새 사고가 36%나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바다 안전에 관한 정책 방향과 추진전략을 담은 ’제3차 국가해사안전기본계획‘(2022∼2026년)을 18일 발표했다. 2011년 해사안전법 제정에 따라 수립·시행된 1·2차 해사안전기본계획은 해사 안전 감독관제도를 도입하고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을 설립하는 등 해사안전관리제도를 체계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이번 3차 계획은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바다 실현‘이라는 비전 아래 2026년까지 해양사고와 인명피해를 2020년 대비 30%씩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안전한 해양 이용을 위한 제도기반 마련 ▲탈탄소·디지털화에 대응한 해사 신산업 선도 ▲공간 중심의 해상교통 안전관리체계 구축 ▲실생활 중심 해양 안전 교육·문화 정착 ▲국제 해사 분야 위상 확립 등 5대 추진전략과 67개 세부 이행과제를 담고 있다. 먼저 국민의 안전한 해양 이용을 위해 안전관리체계가 대대적으로 혁신된다. 해수부는 안전정책, 해상교통, 선박항법 등 해사 안전의 주요 제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현행 해사안전법을 ‘해사안전기본법’, ‘해상교통안전법’, ‘선박의 항법 등에 관한 법률’로 세분화한다. 또 이달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을 위해 항만건설현장 등 고위험분야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안전 문화 확산을 위해 전담 인력도 확보한다. 급변하는 해상교통환경에 대응해 교통안전관리체계도 대대적으로 개편된다. 선박 대형화와 자율운항 선박 출현 등에 대응해 안전한 항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연안 해역에 해상교통로가 새로 지정되고,원격운항 선박 운용기준 등 안전기준도 마련된다. 또 해수부는 바다 내비게이션,해상교통관제 서비스 등 각종 정보제공 서비스의 고도화를 추진하고,한국형 위성항법 시스템 개발에도 착수한다. 실생활 중심의 해양 안전 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체험 중심으로 교육을 확대하고,외국인 선원,고령 선원 등 취약계층의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일반 국민과 선원 등 해양수산 종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체험형 교육시설과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이 개발·보급된다.또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자기 주도 해양 안전교육을 제공하는 ‘스마트 해양 안전 시범학교’도 운영된다.
  • 관악 ‘강·감·찬’… 코로나엔 강경, 주민엔 감동

    관악 ‘강·감·찬’… 코로나엔 강경, 주민엔 감동

    “감염병 차단을 위한 최일선에서 모두 혼신의 힘을 다해 애써주고 있어 고마울 따름입니다. 구청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테니 함께 이겨나갑시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의 대표적인 코로나19 방역 모범 도시인 서울 관악구의 한 어린이집과 대형마트, 노인복지시설 등에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깜짝 등장했다. 코로나19 3년 차를 맞는 새해 지쳐있는 지역 주민들을 만나 격려하고, 방역 대상 시설에는 최근 달라진 방역수칙 준수와 협조를 요청할 목적이었다. 이날 박 구청장은 주민들과 시설 관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어린이집 관계자가 “입구에 자동 체온측정기 설치가 필요하다”고 건의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방역패스 탓에 애로사항이 많아진 대형마트의 점장에겐 공감과 위로를 건넸다. 코로나19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라면 이날의 박 구청장은 전시 상황과 전력을 세밀하게 체크한 뒤 장기화로 지친 주민들의 사기를 북돋는 최전선의 ‘지휘관’을 연상케했다. 평소 박 구청장의 구정 철학인 ‘강·감·찬’에서 두번째 글자를 딴 ‘감동 행정’으로 코로나19라는 공공의 적을 이겨보겠다는 각오가 느껴졌다. 박 구정창은 민선 7기를 시작하며 이 지역의 상징적인 영웅인 귀주대첩의 주인공 강감찬 장군의 앞글자를 각각 따서 ‘강한 경제, 감동 행정, 찬란한 문화’를 앞세운 강감찬같은 구청장이 되겠다고 소개해 왔다. 강감찬 장군에 ‘빙의’한 박 구청장의 열정은 실제로 관악을 코로나19 방역 모범 도시로 만들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코로나 방역의 성공 사례 가운데 하나로 영국 공영방송 BBC에 보도된 데 이어 올해도 경각심을 갖고 방역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어서다. 특히 구는 확진자가 폭발한 지난해 12월부터 재택치료팀 조직 및 인력을 대폭 확대 개편해 코로나19 대응에 만전을 기했다. 기존 재택치료전담팀을 재택치료지원반으로 변경하고, 격리관리반과 건강관리반을 신설했다. 조직 확대에 따라 전담 인력도 기존 18명에서 56명으로 크게 늘렸다. 또 재택치료 전담공무원 210명을 별도 지정해 빈틈없는 재택치료 대응체계를 구축했으며, 늘어나는 재택치료자에 신속하게 대응하고자 21개 동 주민센터와 연계해 행정차량을 활용한 재택치료 키트 배송 등 철저한 초기 대응에 나섰다.
  •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쇼핑하러 박물관 안 가실래요?/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쇼핑하러 박물관 안 가실래요?/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오래전에 어떤 분이 말하길 해외 박물관에 가면 꼭 사고 싶은 뮤지엄 굿즈(문화상품)가 있다고 했다. 그 박물관만이 갖고 있는 것들인데 비싸진 않지만 꼭 사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립중앙박물관에도 그런 물건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난 자신 있게 어떤 것이 좋다고 말하지 못했다. 한데 몇 년 전부터는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문화상품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고려청자를 모티브로 만든 ‘고려청자 에어팟 케이스’는 초히트 상품이었다. 지난해에는 총천연색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가 온라인 상품점 서버를 마비시킬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조기 품절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는 소셜미디어(SNS)상에서 입소문까지 더해져 6차 예약 판매까지 이루어졌다. 파스텔톤의 반가사유상이라니 예전엔 상상하지 못했던 상품이 아닌가. 엄숙함을 벗어나면서 젊은 세대들에게 제대로 통한 것이다. 요즘 가장 인기를 끄는 문화상품은 ‘자개소반 충전기’다. 자개소반 모양의 상 위에 핸드폰을 올려 두면 충전이 된다. 박물관 문화상품점에 들이자마자 품절됐고, 지금은 온라인 상품점에서 예약 구매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자개소반 충전기’는 특별전시회 ‘칠(漆), 아시아를 칠하다’와 연계해 개발한 것이다. 요즘은 특별전을 준비하면서부터 관련 문화상품은 어떤 것이 좋을지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전시 부서가 같이 고민한다. 지금 특별전시실 앞의 문화상품점에 가면 칠기를 소재로 만들어진 다양한 상품을 확인할 수 있다. 며칠 전엔 지인이 친구와 함께 박물관을 방문했는데 박물관에 올 때마다 문화상품점도 꼭 들른다며 그곳에 데려가 소개해 주기까지 했다고 한다. 문화상품점이 전시 관람과 더불어 꼭 들러야 하는 장소가 돼 가고 있는 것이다. 필자도 어느 순간부터 문화상품을 사서 선물하기를 즐기는 사람이다. 오늘은 한 달 넘게 기다렸던 ‘자개소반 충전기’를 받았다. 박물관을 좋아하는 지인에게 생일선물로 줄 생각이다. 선물을 받으며 웃는 그분의 모습을 상상한다. 문화상품 구입은 이제 하나의 추세다. “나는 박물관에 공부하러 간다”는 말 대신 “나는 쇼핑하러 박물관 간다”는 말로 바뀌고 있다고 하면 과한 것일까.
  • 구리시, 메이커스페이스 ‘꿈꾸는 공작소’ 운영 시간 확대

    경기 구리시는 시민의 창작·창업 공간인 메이커스페이스 ‘꿈꾸는 공작소’를 17일부터 주중 야간과 주말 개방으로 확대 운영 한다고 밝혔다. ‘메이커스페이스’란 디지털 기기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여 4차산업 시대의 기술과 정보를 제공하고 메이커들이 함께 공유하고 협업하는 창의 제작 공간을 뜻한다. 현재 구리시 메이커스페이스 ‘꿈꾸는 공작소’는 인창도서관 대강당 지하 1층에 소재해 있고, 기초 장비 과정, 계층별 체험 교육, 기관연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꿈꾸는 공작소’ 구축 전에는 시민들이 시제품 제작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레이저커터기, 3D프린터 등의 다양한 장비를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시제품 제작에 따르는 번거로움이 사라지고 편의성 증대됐다. 안승남 시장은 “시민들이 올 한해 메이커스페이스 ‘꿈꾸는 공작소’를 통해 메이커로서 성장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메이커 문화를 확대하고, 청소년들에게는 메이커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진로 모색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양천, 구립여성합창단 신규단원 모집

    양천, 구립여성합창단 신규단원 모집

    서울 양천구는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양천구립여성합창단의 신규단원을 공개 모집한다고 14일 밝혔다. 특히, 올해부터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해 수석(지도)단원을 처음으로 모집한다. 양천구립여성합창단은 음악 활동을 통해 지역문화의 발전과 구민의 정서함양 및 화합을 도모하는 양천구의 대표 문화사절단이다. 지원자격은 만 19~55세의 여성으로, 수석(지도)단원은 성악 전공 학사학위(4년제 대학) 이상 취득(예정)자이며, 일반단원은 양천구에 주소를 둔 거주자여야 한다. 공통 제출서류는 ▲응모원서(사진첨부) ▲이력서 ▲실기심사곡(지정곡, 자유곡) 악보 ▲경력증명서 등이며, 수석단원 응시자는 최종학력증명서와 독창영상물(선택사항)을 추가로 첨부해 접수하면 된다. 응모원서는 양천구청 홈페이지의 공지사항과 고시공고 게시판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구청 문화체육과로 방문하거나 등기우편, 이메일(litigoncj@yangcheon.go.kr)로 접수하면 된다. 구는 1차 서류심사와 2차 실기심사 및 면접을 거쳐 2월말 최종합격자를 발표(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위촉된 단원은 정기연주회 및 전국합창대회, 구의 각종 문화행사 등에 참여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합창뮤지컬, 뮤직비디오 출연 등 재능을 십분 발휘한 특색있는 활동을 통해 구민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합창단 활동은 음악적 기량을 맘껏 발휘하면서도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기쁨도 느낄 좋은 기회”라며 “새로운 목소리로 아름다운 선율을 함께 완성할 신규단원 모집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란다”고 전했다.
  • 우리나라 성인 한 해 읽는 책은 4.5권…20대·전자책 독서율은 조금 올라

    우리나라 성인 한 해 읽는 책은 4.5권…20대·전자책 독서율은 조금 올라

    우리나라 국민들의 종합 독서율이 또 감소해 성인은 한 해에 평균 4.5권을 읽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전자책을 읽는 비중은 조금 늘었고 20대의 독서율도 약간 올라 전 연령 가운데 가장 높은 독서율을 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9세 이상 성인 6000명과 초등학생(4학년 이상) 및 중·고등학생 3320명을 대상으로 한 ‘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 성인들의 연간 종합 독서율은 47.5%로 2019년에 비해 8.2% 포인트 줄었다. 성인 한 명당 한 해에 읽는 책의 수도 4.5권으로 이전 조사시점인 2019년에 비해 3권 줄었다. 이 가운데 20대 청년층(19~29세)의 독서율은 78.1%로 2019년에 비해 0.3% 포인트 늘었고 모든 성인 연령층과 비교해 높은 독서율과 많은 독서량을 보였다. 초·중·고등학생들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91.4%, 연간 종합독서량은 34.4권으로 2019년에 비해 독서율은 0.7% 포인트, 독서량은 6.6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종이책을 읽는 비율은 갈수록 줄지만 전자책 독서율은 조사마다 오르고 있다. 성인들의 독서율을 보면 2017년 종이책 59.9%, 전자책 14.1%에서 2019년 종이책은 52.1%로 줄었지만 전자책은 16.5%로 올랐다. 지난해 조사에서도 종이책 독서율은 40.7%로 크게 줄었지만 전자책은 19%로 소폭 올랐다. 특히 20대의 전자책 독서율은 2017년 34.7%, 2019년 39%에서 2021년 50.5%로 크게 증가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조사한 ‘코로나19 발생 이후 독서 생활 변화’에서 성인들은 대체로 큰 변화가 없다고 답했지만 학생들은 도서량(40.6%)과 종이책 독서 시간(47.6%)이 증가했다는 답변이 많았다. 그러나 실제 학생들의 전체 독서량과 종이책 독서기간은 지난 조사와 비교해 증가하지는 않아 학생들의 주관적 인식과 실제 독서생활의 차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조사에서 성인들은 ‘일 때문에 시간이 없다’(26.5%)는 점을 독서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어 ‘다른 매체·콘텐츠 이용’(26.2%)이 뒤를 이었다. 학생들은 ‘스마트폰, 텔레비전, 인터넷 게임 등을 이용해서’(23.7%)라는 이유를 독서 장애 요인으로 가장 많이 답했다. 문체부는 “20대 청년층 독서율이 소폭 높아지고 20~30대의 전자책 이용률이 높게 나타난 것은 긍정적 요소”라면서 “새로운 매체에 대한 수용성이 비교적 높은 청년들의 전자책 이용이 많은 것으로 볼 수 있어 습관적 독자를 늘리기 위해 전자책, 소리책(오디오북) 등 디지털책 콘텐츠를 확산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영·유아부터 어르신까지 아우르는 생애주기별 독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2022 청년 책의 해’, ‘2022 대한민국 독서대전’ 등과 연계한 독서문화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독서활동 소외계층에 대한 정책 사업과 ‘제3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2019~2023)’의 주요 정책 과제인 디지털책 콘텐츠 확산 지원 정책도 추진한다.
  • 아파트 울타리에 남았을까… ‘호랑이 등’에 올랐던 태종·세종의 꿈

    아파트 울타리에 남았을까… ‘호랑이 등’에 올랐던 태종·세종의 꿈

    ■조선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머물렀던 이궁(離宮) ■서울 광진구 뚝섬로 58길 101 자양현대3차아파트 301동 앞 울타리의 펜스형 표석(복원한 낙천정은 인근 현대강변아파트 102동 옆)“천명을 알아 즐기노니 근심하지 않는다.” 학창 시절 교과서로 배운 동아시아 겨울 날씨의 특징은 ‘삼한사온’이었다. 사흘은 춥고 나흘은 따뜻한 날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한데 이제 한반도의 겨울에는 두 가지 선택지만이 남은 듯하다. 춥고 맑은 날, 그게 아니면 따뜻하고 미세먼지 심한 날. 망설이다 결국 전자를 택했다. 영하의 기온에 고추바람이 불어 길을 나서기 좋은 날씨는 아니지만 눈이 따갑고 목이 칼칼한 날보다는 낫다.오랜만에 나가려니 채비가 많다. 모자와 장갑, 마실 물 따위의 기본 준비물 외에도 무릎과 발목 보호대를 챙겼다. 졸저 ‘도시를 걷는 시간’(2018, 해냄출판사)을 쓰기 위해 길을 나섰던 왕일과 달리 관절이 부실해지고 눈은 어두워졌다. 모두가 시간에 스친 흔적일지니 조금은 느리게 걷고 차근히 어루더듬어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도시 여행자가 되기 위해 신발 끈을 단단히 조인다. 무뎌졌던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2018년 3월 기준으로 316개 설치된 것으로 확인했던 서울시내 표석의 수는 2020년 2월 기준 320개로 조정됐다. 주변 경관에 맞게 디자인을 변경하고 역사적 사실 확인을 통해 위치까지 변경하는 정비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전에 찾았던 20여개를 제외하고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천명을 알아 즐기노니 근심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지닌 ‘낙천정 터’(樂天亭址)다. 때마침 공영방송에서 부활한 대하사극의 주인공 이방원과 관련된 장소이기도 하고, 그가 아들 세종을 통해 실현코자 했던 ‘조선의 꿈’이 얼비친 의미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다. 변화와 변동의 해로 일컬어지는 임인년에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 나라와 지역의 대표를 뽑는 중요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누가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탈 것인가? 누가 하늘로 호랑이를 잡을 것인가? 권력을 호랑이(범)에 비유하는 옛말은 하고많다. 겁 없는 사람들이야 호랑이를 잡을 욕심에 들뜰 테지만 평범한 민인들에게는 ‘예기’에 나오는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말이 더 생생하다. “18년 동안 호랑이(虎)를 탔으니, 또한 이미 족하다!”(‘태종실록’ 태종 18년 8월 8일 기사) 태종이 세자(세종)에게 국보를 주며 했던 말이다. 그는 호랑이를 잡아탄 사람이다. 그리고 호랑이의 등에서 스스로 내려온 사람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호랑이를 잡아탄 자는 뭇별처럼 많으나 스스로 내려온 사람은 드물다. 세자와 대언들이 울며불며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양녕을 폐하고 충녕을 왕세자로 삼은 날이 같은 해 6월 3일이니 딱 두 달 닷새 만에 모든 일이 종료됐다. 해묵은 소재의 재탕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태조와 태종의 조선 건국 서사가 끊임없이 변주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태종 이방원, 그는 분명 특별한 욕망과 의지를 지닌 ‘문제적 인간’이었다.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4번 출구를 빠져나와 자양대로 큰길에서 좌회전한 뒤 눈앞에 바라보이는 롯데타워를 향해 1㎞쯤 직진한다. 스마트폰의 지도 애플리케이션은 도시 여행자의 알뜰한 벗이지만 손바닥에 지도를 펼치고 걸어도 길눈이 어두운지라 번번이 헤맨다. 골목과 갈림길에서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근방까지 자동차로 접근하면 편할 것을, 한겨울에 뚜벅이로 낯선 동네를 헤매 다닐 것을 걱정하며 친구들은 혀를 찼다. 하지만 다정한 그들이 모르는 것도 있다. 천천히 걷지 않으면 놓치는 사람살이의 풍경들. “주여, 이제 회복하게 하소서!” 길가 교회 벽에 붙어 있는 플래카드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느닷없는 역병의 창궐로 멈춰버린 듯한 세상. 그래도 사람들은 살기 위해 발버둥질하고 시나브로 세월은 흘렀다.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의 시대를 살았던 이들은, 두창과 온역과 이질 등의 전염병이 연이었던 18세기의 조선 사람들은 어떻게 그 시절을 견뎠을까? 훗날의 역사는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을 어떻게 기록하고 기억할까? ‘코로나19’라는 병명과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만으로 입김으로 축축해진 마스크 안에서 숨을 내뱉고 들이마시며 하는 생각들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이어지는 일상과 희로애락까지를 이해할 수 없을 테다. “내가 역사를 읽고, 이해하는 방법은 그러하다. 수천수백 년 전 바로 이곳에서 살았던, 이 땅을 밟고 지났던 사람들과 삶을 상상하며 그려내는 것.” 어쩌면 차가운 돌에 불과한 표석(標石), 역사문화유적지를 표시하는 푯돌들을 찾아다니며 되뇌던 말이다.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은 박제된 기록이 아니라 인문학적 상상 속에서 만난다. 거대 역사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속에 역사가 있다. 오늘도 우리는 역사의 현장에서 역사를 살고 있다. 그러니 선인들이 그러했듯 우리도 견딜 것이며, 이 순간 또한 지나서 마침내 역사가 될지니. 종교는 없지만 간절히 기도해 본다. 부디, 병고와 생활고와 마음의 상처까지 고통을 앓고 있는 모든 이들이 회복되기를!광양중학교를 지나 일방통행로인 자양강변길을 걷다가 광양고등학교를 오른편에 두고 이면도로를 곧장 따라간다. 두리번거릴 필요도 없이 자양현대3차아파트 301동 앞 교차로 울타리에 낯설고도 익숙한 그것이 눈에 띈다. ‘낙천정 터: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지은 이궁(離宮) 낙천정이 있던 곳이다. 이곳에서 세종은 태종과 의논하여 대마도 정벌군을 파병하였고, 이기고 돌아온 정벌군의 환영식을 베풀었다.’ 표석으로서는 보기 드문 펜스형 표석, 혹은 표식이다. 광화문광장의 기로소 터 표석처럼 바닥에 표기하거나 유명 인물의 집터인 경우 벽에 부착한 것은 보았는데 울타리에 걸린 건 처음이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풍수지리를 강의하는 문화답사 길잡이 야초 김석중 선생의 티스토리를 참고하니, 전에는 모퉁이에 화강암 표석 형태로 자리했다가 정비 작업을 통해 현재의 형태가 된 듯하다.사실 낙천정은 이름 그대로 정자(亭)이고,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거처했다는 이궁은 서울 동쪽 풍양궁과 서쪽 연희궁과 달리 별다른 이름이 없었나 보다. 벽 없이 기둥과 지붕만 지어 좋은 경치를 감상하는 것이 정자의 기능이니 ‘낙천정 터’ 표석 자리에 정자가 있었을 리는 없다. 표석은 강변북로 저편의 한강을 등진 모양새로 걸려 있기 때문이다. 자양현대3차아파트 301동 자리에 낙천정이 있고, 표석을 포함한 주차장 인근에 이궁이 있어야 이치에 대략 맞을 듯하다. 하긴 자양현대3차아파트가 1996년에 사용승인을 받았으니 2009년에 표석을 세울 때는 별다른 수가 없었을 테다. 막강한 현재에 가로막혀 과거는 추측과 상상의 영역으로 멀찍이 밀려난다. (하에 계속)
  • “신공항·신청사·취수원 3대 숙원사업 매듭… ‘위대한 대구’로 도약”

    “신공항·신청사·취수원 3대 숙원사업 매듭… ‘위대한 대구’로 도약”

    “2022년은 대내외적으로 대전환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19 종식 가능성과 더불어 미래 신산업으로의 산업생태계 전환 노력이 가속화하고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러져 도시 간 경쟁 구도가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러한 대전환의 시대를 기회로 삼아 위대한 대구로의 도약을 시도하겠습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권 시장은 이를 위해 오는 5월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가스총회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 가스 연관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군위군 편입과 동서남북 균형 거점 완성을 통해 살고 싶은 도시, 머물고 싶은 대구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권 시장과의 일문일답이다.-지난해 평가와 주요 성과는. “코로나19로 인한 고난 속에서도 지난 8년간 혁신의 씨를 뿌리고 싹을 틔운 노력이 가시적으로 증명되고 열매를 맺기 시작한 한 해였다. 오랜 숙제였던 통합신공항 건설, 취수원 다변화, 신청사 건립 등 3대 숙원 사업이 해결 실마리를 찾은 것은 큰 성과였다. 또 3000억원 규모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혁신사업과 물산업 핵심 전초기지인 국가물산업클러스터도 유치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10개 기업 3554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2019년에 이어 두 번째 대구형 일자리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서대구역 복합환승센터 건립과 서대구 하·폐수처리장 통합 지하화 민간투자사업 등을 확정했다. 수도권에 대응하는 대구경북 초광역도시의 국가적 모델 제시와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국가철도망계획 반영 등을 통해 대구·경북, 대구·광주의 상생 영토를 확장했다, 1조 400억원 규모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공공배달앱 출시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들어줬다. 복지사각지대 해소로 현장 중심 복지행정 분야 전국 최고의 성적을 냈다.” -큰 관심 사항인 군위군의 대구 편입 진행 상황은.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1월 12일부터 40일간 군위군 대구 편입 법률안에 대해 입법예고했다. 이달 중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상정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2월 국회 임시회에 법률안이 상정돼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 5월부터 법률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돼 후속조치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더 큰 대구 구현을 위해 중장기 발전 목표와 미래 비전을 제시해 군위가 함께 발전할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 군위군 편입 후 개발 수요, 산업구조 혁신, 정주 여건 개선 등에 대한 시민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 -통합신공항 건설 사업은 어디까지 와 있나. “지난해 8월 신공항 이전부지 확정 후 우리 시는 군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국토교통부는 민간공항 규모와 항공수요 산정 등을 위한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고 연내 마무리한다. 그렇게 되면 군공항은 기획재정부 심의 등의 선정 절차를 거쳐 2024년 건설을 시작한다. 민간공항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완료한 뒤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건설이 추진된다. 공항철도는 대구경북의 지속적인 건의와 노력으로 지난해 7월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과 8월 정부의 광역철도 선도사업으로 반영됐다. 현재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중이다. K2 종전부지 개발은 지난해 초 외부전문가를 총괄계획가로 임명하고 개발 기본구상을 수립하고 있다. 신속하고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 제정과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에 적극 건의하고 있다.” -취수원 문제 현재 상황은. “페놀 사고 등 9차례의 수질오염사고를 겪은 대구시민들은 구미공단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취수원을 갖는 게 오랜 염원이다. 구미해평취수장 인근 지역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 등 입지 규제로 인해 오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러한 대구와 구미 주민들의 어려움을 상생협력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 취수원 다변화 방안이다. 지난해 정부정책으로 확정됐다. 해평취수장에서 모두 취수하는 기존의 ‘취수원 이전’과 달리 대구의 필요수량 절반 정도인 취수함으로써 수량부족·수질악화·재산권 침해 확대 등 구미의 우려 사항들을 모두 해소할 수 있다. 구미 발전을 위해 대구시의 일시금 100억원 지원과 농산물직거래 장터 마련, 낙동강 수계기금을 통한 매년 100억원 지원, 구미숙원사업 해결 등의 지원방안도 제시했다. 이에 구미에서는 대구와 상생 발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장세용 구미시장도 구미에 피해가 없고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지역 간 상생을 위해 조건부 수용 입장을 밝혔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2038년 광주·대구 하계아시안게임 유치 선언에 따른 추진 계획은. “시민들의 공감대 확산을 위해 체육계와 함께 범시민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5일에는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100여명의 유치위원들과 공동유치준비위원회 출범식을 했다. 아시안게임 개최지가 14년 전에 발표되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2024년도에 유치 결정이 예상된다. 현재 대구경북연구원과 광주전남연구원에서 공동 연구하는 유치기반 조사 및 경제파급 효과분석 용역을 바탕으로 하반기에 대한체육회 국내 유치 후보도시 선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세계가스총회가 열릴 예정인데 행사 성격과 기대효과는. “세계가스총회는 가스산업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가스 분야 최대 규모 행사다. 현재 셰브론, 엑손모빌 등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 기업 25개사가 참가 및 후원을 결정했고 전시장 예약도 80% 이상 완료됐다. 50여개 글로벌 미디어사가 참가하는 만큼 개최 도시 대구가 전 세계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산유발 4499억원, 부가가치유발 1944억원, 취업유발 4185명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와 시민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올해 역점 추진 사업은. “산업구조 혁신, 인재 혁신, 군위군 편입을 계기로 한 미래도시 공간구조 혁신, 신공항·취수원 다변화·신청사 등 3대 현안 사업의 완전한 매듭과 민생 회복에 힘을 쏟고 살고 싶은 도시로 거듭나는 소프트웨어적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겠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완전한 일상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세대별, 산업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을 추진하겠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적극적 금융지원 등을 통한 민생 회복을 앞당기겠다.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과감한 출산지원금 확대는 물론 청년 주거 안정 대책을 실시하겠다. 경북도청 후적지를 K컬처를 선도하는 글로벌 한류 문화 허브로 조성하고, 새로운 여행 트렌드에 맞는 관광 프로그램 개발과 해외 각국과의 여행협정 등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관광의 새 시대를 열어가겠다. 미래에 대한 집중투자로 시민들의 꿈이 현실이 되도록 하겠다.”  ■ 권영진 시장은 경북 안동 남선면에서 태어났다. “큰 뜻을 이루기 위해서 보다 큰 도시로 가서 공부를 해야 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대구 청구고로 진학했다. 고려대 영문학과에 입학했지만 영어보다는 사회에 관심이 많아 정치, 경제, 철학 등을 더 열심히 공부했다. 대학원에서 결국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전국대학원 총학생회를 창립하고 초대회장에 올랐다. 2006년에는 43세에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발탁됐다. 민주당 텃밭인 서울 노원구을에서 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제6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에 내려와 시장에 도전했다. 재선인 그는 대구경북신공항건설 등 대구의 3대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대구경제의 판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대구 최초의 3선 시장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 진중권 “달랑 18개월 다녀와서 군대 자랑하냐” 네티즌과 설전

    진중권 “달랑 18개월 다녀와서 군대 자랑하냐” 네티즌과 설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위문 편지 쓰는 건 일제의 잔재”라며 자신의 일화를 공개한 뒤, 이를 지적하는 네티즌과 설전을 벌였다. 진중권 전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국군 장병들에게 보낼 위문 편지를 쓰라고 해서 억지로 썼는데, 그걸 보고 누나들이 배꼽을 잡고 웃더라”며 “전방에 계신 파월장병 아저씨 (중략) 끝으로 아저씨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그 문화가 아직 남아 있었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이 게시물을 본 네티즌은 “정신 차리라. 사람 목숨 왔다 갔다 하는 곳에 있는 군인한테 명복 드립친 게 뭘 자랑이라고 공개된 곳에 올리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진중권 전 교수는 “너 아프냐”며 “꼰대질 한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참았는데 너 ‘사람 목숨 왔다 갔다 하는 곳’에 몇 달 있었냐. 달랑 18개월 다녀와서 여자들 앞에서 나 군대 갔다 왔다고 자랑하고 다니느냐. 군사정권 시절 군 생활한 고참 앞에서 무슨 깡패질이냐. 진지충 바이러스가 도나? 좀비 같다”고 댓글을 달았다. 앞서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는 군 장병들에게 “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라며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라고 썼다. 이 학생은 “저도 이제 고3이라 죽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라고 썼다. 또 다른 학생은 “군대에 샤인 머스켓은 나오나요”라며 “아름다운 계절이니 만큼 군대에서 비누는 줍지 마시라”고 적었다. 편지 내용이 논란이 되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2일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편지 금지해주세요’라는 청원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이번에 위문편지가 강요된 여자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배포된 위문편지 주의점에는 명확하게 ‘개인정보를 노출 시키면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음’이라고 적혀 있다”며 “이렇게 편지를 쓴 학생에게 어떤 위해가 가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편지를 써야 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 ‘디지털 대전환 추진위원회’ 신설해 데이터·AI 정책 조정·실행력 높여야/이성엽 고려대 교수

    ‘디지털 대전환 추진위원회’ 신설해 데이터·AI 정책 조정·실행력 높여야/이성엽 고려대 교수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세계 각국은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디지털 패권 전쟁이 있다. 미중은 자국에 유리한 데이터 규범 정립, AI 기술과 산업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은 데이터에 대한 자유로운 국경 간 이동을 주장하면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 미국·일본 디지털무역협정을 맺었으며 최근 탈퇴했던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재가입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빠른 속도로 자국 데이터 보호를 위한 법규를 제정하고 있다. 2017년 6월 1일 발효된 네트워크안전법에 이어 지난해 9월 데이터보안법, 11월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 시행했다. 유럽연합(EU)은 G2를 견제하기 위해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에 이어 또다시 AI 규제 입법안을 제안하고 있다. 이런 데이터·AI 정책이나 규제를 담당하는 부서는 나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데이터 규제 관련해서는 미국이 경쟁 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는 데 반해 EU 등은 독립적인 규제기관을 두고 있다. 영국의 정보보호청, 독일의 연방정보보호청, 일본의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그 사례이다. 데이터 정책에 관해서는 미국은 대통령실 소속의 관리예산처가 연방데이터정책위원회를 설립해 연방 데이터 정책을 조정하고 있으며, 영국은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가 주무부서이다.AI 정책의 경우 미국은 국가인공지능전략법에 따라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내 국가인공지능주도전략실이 설치돼 있다. EU의 경우에는 집행위원회가 2018년 인공지능 윤리 대응을 위한 ‘인공지능 고위 전문가 그룹’을 출범시켰다. 한국의 데이터 정책은 공공데이터는 행정안전부, 민간데이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분리돼 있고, 데이터 규제와 관련해 독립규제기관으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있다. AI 정책과 규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표부처 역할을 하고 있지만 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융위원회가 별도의 규제 가이드를 발표하는 등 여러 부처가 관여하고 있다. 한편 데이터 관련 정책 조정을 위해 4차산업혁명위원회 데이터특위가 운영되고 있다. 오는 4월 시행되는 데이터기본법에 따라 설치되는 총리 소속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가 데이터 정책에 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정책의 경우에는 지능정보화기본법에 따르면 과기정통부가 종합계획을 수립하도록 돼 있는데, 이 계획은 총리 소속 정보통신전략위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돼 있다. 결론적으로 데이터 정책은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 AI 정책은 정보통신전략위원회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다만 이런 자문 성격의 위원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 통합조정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여러 부처가 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차기 정부에서는 대통령실에 디지털정책수석과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디지털대전환추진위원회’를 신설해 데이터, AI 정책을 포함한 디지털 정책 전반의 조정력과 실행력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황량했던 고향 폐교… 10년 만에 고창 으뜸 ‘책 창작공간’ 변신

    황량했던 고향 폐교… 10년 만에 고창 으뜸 ‘책 창작공간’ 변신

    황량했던 폐교가 10년 만에 아이와 작가들이 모이는 창작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고향으로 돌아와 폐교를 문화체험공간 ‘책마을해리’로 만드는 마법을 부린 이대건(51)씨를 만나 책으로 지역을 소생시키는 방법을 들어 보았다. 도서관으로 시작해 책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공간으로 변모한 ‘책마을해리’는 이제 대안학교를 꿈꾸고 있다. 수도권에서 책 편집자로 20년 이상 일했던 이씨는 스스로를 ‘책마을해리’의 해리포터 촌장이라고 소개한다. 그의 고향인 전북 고창군 해리면에 자리잡은 체험학습장 ‘책마을해리’의 주소에다 마법사인 소설 주인공 이름을 덧붙인 것으로 이씨의 편집 감각이 살아 있는 작명이다. 나무집 도서관, 부엉이 도서관이 자리잡은 책마을해리의 운동장에 겨울이면 소담스러운 눈이 쌓이고, 여름이면 푸릇한 풀이 빛난다. 책과 디저트를 파는 카페공간에는 장작불에 군고구마가 익고 삽살개 구름이가 난로 옆에 순하게 앉아 있다. 이씨가 폐교를 10년간 4000여명의 사람이 모여 400여종의 책을 만들어 낸 ‘책마을해리’로 탈바꿈시킨 것은 해리포터의 마법과도 같은 힘이었다. 책마을해리는 이씨의 할아버지가 1936년 세웠던 광승간이학교에서 나성국민학교, 나성분교를 거쳐 2001년 폐교가 된 공간에 자리잡았다. 책 만드는 놀이터, 마을학교로 시작해 시인학교, 만화학교로 확장했으며 2017년부터는 책영화제도 열고 있다. 오로지 책만 읽는 공간인 책감옥, 작가들을 위한 레지던시, 1500년 역사의 고창한지를 체험하는 공방, 책을 읽으며 쉬어 갈 수 있는 북스테이 등 책과 연결된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확장을 보여 주는 곳이 책마을해리다. 할아버지가 세웠던 학교가 도축장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이씨는 폐교를 사들여 2012년 가족과 함께 이주했다. 그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고향을 떠났지만 영원히 떠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지역을 건강하게 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책마을해리가 고창의 보물로 자리잡게 된 데는 어르신 마을학교 ‘밭 매다 딴짓거리’가 큰 도움이 됐다. 한글을 읽거나 쓰는 데 서툰 할머니들이 마을학교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우리 곧 죽어. 뭐 하라고 하지 마”라고 하던 80대 할머니들도 청년과 다를 바 없는 성취감에 학교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나이가 들면 감정도 무뎌지는 줄만 알았던 할머니들에게 시샘과 질투, 수줍음은 남아 있었다. 글씨를 배우며 드러나는 실력 차이 때문에 할머니들 사이에서 감정이 상하는 일이 벌어지자 마을학교는 주로 그림을 그리는 과정으로 바뀌었다. 마을학교를 졸업하고 돌아가신 할머니의 그림 전시회도 책마을해리에서 열리고 있다. ‘인문학 마을, 도서관 도시’가 관청에서 하는 정책이라면 이씨가 하는 일은 책을 매개로 작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키워 가는 것이다. 마을회관 가는 길에 있는 폐교 앞을 지나며 무서워했던 할머니들은 이제 마을을 지켜 줘서 고맙다며 이씨의 손을 잡는다.오로지 책과 마을만을 생각하며 책마을해리를 키워 온 이씨의 ‘마법’은 2019년 사회혁신가들의 노벨상이라 할 수 있는 ‘아쇼카 펠로우’로 선정되며 인정받았다. 아쇼카 펠로우는 1980년 미국에서 사회혁신기업가들에게 상금을 주면서 시작됐고 한국인은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등 15명이 선정됐다. 노벨상 상금보다는 적지만 펠로우가 되면 3년간 평균 1억 5000만원을 맘껏 쓸 수 있다. 책마을해리는 작은 민간단체가 대기업과 함께 크는 사례이기도 하다. 책마을과 차로 10분 떨어진 곳에는 2016년 매일유업에서 문을 연 상하농원이 있다. 농촌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6차 산업’의 성공 모델로 꼽히는 상하농원은 대기업에서 만든 농업 체험공간으로 책마을해리와 규모 면에서는 비교되지 않는다. 하지만 책마을해리에서 출판한 그림책과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전시회 등을 상하농원에서 열어 상생하고 있다. 이씨는 “지방에서 가능성을 찾을 때는 사람을 먼저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아마섬은 소멸 위기의 섬에 청년들이 찾아가 기업을 만들고 마을공동체를 성공적으로 살린 모델로 유명한 곳이다. 아마섬은 도시에서 ‘바보 젊은이’들을 불러모아 지역을 살려냈다. 이씨 역시 스스로 바보스러운 구석이 있어서 10년간 고창에서 책마을해리를 일궜다고 자평했다.
  • 다독다독… 경계의 삶 위로한 ‘그림 같은 집’

    다독다독… 경계의 삶 위로한 ‘그림 같은 집’

    기시감이 들었다. 충남 홍성. 서해안고속도로를 오갈 때 홍성나들목이란 이름을 자주 봐서 그랬을까. 여러 차례 돌아본 곳 같았다. 혹은 홍성에 대해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이 많아 그랬을런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 기억은 착각이었다. 큰 눈이 예보된 날, 홍성으로 발걸음을 이끈 건 ‘이응노의 집’이었다. ‘한국 출신의 프랑스 화가’ 고암 이응노(1904~1989)를 기리는 공간이다. 시대와 불화했던 한 화가의 삶이 켜켜이 쌓인 공간들을 둘러보자니 여태 모르고 있던 홍성의 진짜 모습들이 딸려 나왔다. ‘이응노의 집’은 지난해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건축 기행을 즐기는 이들 사이에선 이미 많이 회자됐다. ‘건축학 개론’은 잘 모르더라도 누구나 스스럼없이 다가설 수 있는 공간이라는 평들이 많았다. 고암은 이념 대립이 극심했던 근현대 공간에서 ‘빨갱이’로 몰려 타지를 전전하다 숨을 거둔 화가다. ‘문자추상’이란 장르를 정립하며 세계 미술계에 이름을 알린 그는 1967년 ‘동백림 사건’으로 국내에서 2년여 실형을 산 데 이어, 1977년 ‘백건우·윤정희 부부 납치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이후 국적을 프랑스로 바꿨다.●돌다리·개울… 소박한 쌍바위골 풍경 ‘이응노의 집’은 고암이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홍성 북쪽의 홍북읍에 세워졌다. 생가를 재현한 초가집과 북카페 등 부속건물로 이뤄져 있다. 쌍바위골이라 불렸던 이 일대의 옛 모습 자료에, 설계를 맡은 조성룡 전 성균관대 석좌교수의 상상이 더해져 조성됐다. 건축가로서 자신의 설계작이 단순히 그림을 수집해 보여 주는 미술관이 아니라, 한 인물의 삶을 극적으로 드러내 주는 공간으로 인식되길 바랐던 듯하다. 그래서 이름도 미술관이나 기념관이 아닌, ‘집’이 됐을 것이다. ‘이응노의 집’은 야트막한 산들이 감싼, 평이한 풍경의 구릉 위에 없는 듯 서 있다. 다분히 의도적이면서도 노련하게 스스로의 존재를 주변 풍경과 합치시키는 느낌이다. 마을 밖에서 ‘이응노의 집’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주차장에서 얕은 개울 위의 돌다리를 건너면 ‘이응노의 집’으로 곧장 갈 수 있다. 더 아래로 내려가 녹이 잔뜩 슨 것 같은 코르텐강의 다리를 건널 수도 있다. 고향 마을을 돌아보듯, 생가를 거쳐 우회하는 방법이다. 아마 오래전 쌍바위골 사람들이 제집을 오가던 모양새도 이와 같았을 것이다. ●사라진 시간들의 되새김질 ‘이응노의 집’은 정육면체에 가까운 큐브 모양의 건물 4동과 직사각형의 건물 한 동이 어우러진 형태다. 긴 섞박지 하나에 깍두기 네 개가 매달린 모습을 연상하면 알기 쉽겠다. 건물 외벽은 황토와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섞박지’와 ‘깍두기’ 사이엔 매개공간을 뒀다. 이 공간에 외부의 빛과 풍경을 건물 안으로 이끄는 창을 여럿 뒀다. 차가운 느낌의 건물 안에서도 따스한 겨울 볕과 온화한 시골 풍경에 안도할 수 있는 건 이 때문일 것이다. 전시장 사이엔 야트막한 단차도 뒀다. 이 땅의 생김새와 호응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내부에선 ‘먼 먼 산-헤치고 흐르고’전이 열리고 있다. 화가 이진경의 개인전으로, 고암의 작품 세계를 기리고, 그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굿의 의미를 담은 전시다. 고암의 아카이브전도 열리고 있다. ‘군상’을 테마로 한 그의 작품들과 동백림 사건 등의 관련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다. 두 전시 모두 4월 24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전시실 아래는 고암의 생가다. 생전 고암의 기억 등을 토대로 지었다. 생가 앞엔 작은 텃밭과 연밭 등도 조성했다. 조 전 교수는 완공 당시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건물만이 아니라 산과 들판, 길 등이 모두 어우러진 풍경 전체가 기념관”이라는 요지의 말을 했다. 관람객들이 건물의 앉음새와 땅의 생김새, 한 인간의 삶 등을 고루 살펴 이 공간에서 사라진 시간들을 복원해 달라는 주문일 것이다. ‘이응노의 집’ 북동쪽엔 용봉산, 남서쪽엔 백월산이 있다. 둘 다 ‘이응노의 집’ 설계 당시 모티브가 됐던 곳이다. 용봉산은 홍성의 진산이다. 우람한 암릉이 인상적이다. 들머리인 용봉사에 신라시대 조성된 마애불 등 볼거리가 있다. 백월산은 정상 언저리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정상에서 보는 일대 풍경이 장쾌하다. 다만 오르는 길이 좁고 가팔라 눈이 쌓인 날엔 찾지 않는 게 좋겠다.●예산 수덕여관, 일엽·나혜석 머물기도 고암의 여정을 짚으려면 예산 수덕여관까지는 가야 한다. 수덕사 일주문 옆에 있는 옛 여관이다. 현재는 수덕사 소유의 복합문화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거리도 멀지 않다. 지역만 다를 뿐 ‘이응노의 집’에서 홍성 읍내로 나가는 거리나 예산 수덕사로 가는 거리나 엇비슷하다. 수덕여관에는 몇몇 인물들의 인생이 얽히고설켰다. 이를 보는 시각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저마다의 관점으로 당대를 봤기 때문이다. 수덕여관은 원래 비구니 스님들의 거처였다고 한다. 탈속하려는 여성들이 머물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일엽’으로 알려진 일엽스님(속명 김원주, 1896~1971)과 나혜석(1896~1948)이다. 둘 다 개화기의 깨어 있는 여성을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먼저 발을 들인 이는 일엽이다. 이화학당을 나와 일본 유학에 이어 여성운동가로 활동하던 그는 1933년 수덕사를 찾아 불교에 귀의했다. 동년배인 나혜석이 수덕사를 찾은 건 4년 뒤인 1937년이다. 비구니로서의 삶에 안착한 일엽과 달리 나혜석은 이듬해인 1938년에 경남 합천 해인사로 건너갔다가 다시 수덕여관으로 돌아오는 등 좀처럼 불교에 발을 붙이지 못했다. 지금도 나혜석이 비구니가 되지 못한 것인지, 안 한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이 와중에 고암과도 인연이 닿았다. 당시 30대 초반의 미술가였던 고암은 나혜석과의 교류를 통해 미술에 대한 안목을 넓힌 것으로 전해진다. 고암이 수덕여관을 인수한 건 1944년이다. 한데 실제 여관을 운영한 이는 전처 박귀희(1909~2001)였다. ●고암 전처, 기약 없는 기다림 켜켜이 그리고 1958년. 22세 연하의 여제자와 사랑에 빠진 고암은 프랑스로 날아간다. 하루아침에 ‘신여성’에게 남편을 뺏긴 아내의 심정은 어땠을까. 수덕여관이 다시 주목을 받은 건 1969년이다. 동백림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고암은 수덕여관으로 내려와 몸을 추스렸다. 여관 뒤뜰 바위에 남은 추상문자 암각화 2점은 이때 새긴 것이다. 앞서 고암의 옥바라지를 했던 박귀희는 고암이 몸을 추슬러 프랑스로 떠나기까지 옛 남편을 보살폈다. 그리고 수덕여관을 운영하며 평생을 홀로 지냈다. 언젠가 고암이 돌아오리라 믿으며. 이후 박귀희에겐 ‘조강지처’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게 된다. 남자에겐 더없이 애틋하지만 여자에겐 멍에이자 족쇄였을 그 말. 그에게 그 수식어는 화관이었을까, 가시관이었을까.
  • [씨줄날줄] 코리아 디스카운트/문소영 논설위원

    [씨줄날줄] 코리아 디스카운트/문소영 논설위원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는 한국 기업 주가가, 비슷한 외국계 기업 주가에 비해 낮은 현상을 말한다. 남북 대치와 전쟁 발발 우려 같은 지정학적 안보불안이 요인으로 일컬어진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문화사업에도 적용된다. 이를테면 고흐 등 유럽 인상파의 그림을 빌려 올 때 보험료를 더 많이 내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재벌’이라고 불리던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및 회계의 불투명성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에 추가됐다. 여기에 최근 더해진 것은 자본시장법의 후진성이다. 최근 기업이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사업부를 분할해 자회사로 만들어 상장하는 게 유행이다. 오너와 임직원에겐 대박이지만 기존 주주는 물론 외국인 투자자도 앉아서 당한다. LG화학은 배터리 자회사로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하고 조만간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주 청약일이 18~19일이다. 자사주로 임직원들은 5년치 연봉 수익을 기대한다는데 LG화학의 기존 주주들은 불만이 크다. 2차 전지 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했는데 그 핵심 사업부를 자회사로 빼내 상장하니, LG화학의 주식 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대주주는 지배력을 강화하고 신규 자금도 조달하니 큰 이익이다.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사업부인 SK온을 물적분할하고, NHN 역시 클라우드의 분할을 예고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하는 원인이 됐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거드는 또 다른 사례는 ‘혁신산업’의 대표 주자들이 굴뚝산업보다 못한 천민자본주의를 드러내는 일이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골목상권에 대한 문어발식 진출로 비판받자 철수한다고 한발 뺐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공동대표 내정자와 임원 7인은 지난해 12월 소유 지분을 시간외 매매로 대량 처분했다. 상장 한 달 만에 경영진이 주식을 매도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급락했고,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의 부도덕한 행위에 분노했다. 엊그제 류 대표 내정자는 사임했지만 어디 CEO 사퇴 하나로 끝낼 일인가. 국가의 지정학적 요인에 더해 글로벌 기준에 역행하는 행동으로 기업들 스스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하지 않았나 돌아보길 바란다.
  • 데이터센터·창업캠프·사관학교… 광주 ‘AI 거점도시’로 무한확장

    데이터센터·창업캠프·사관학교… 광주 ‘AI 거점도시’로 무한확장

    10일 오후 광주 북구 오룡동 광주첨단산업단지 3지구 내 인공지능(AI) 산업융합 집적단지 건립현장. 겨울철인데도 자재와 흙 등을 실은 대형 트럭이 분주히 오간다. 지난해 11월 착공한 집적단지는 기초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 관계자는 “현재 공정률 20%인 건물과 시설 등은 내년 7월 완공된다”고 말했다. 전체 4만 6200㎡(약 1만 3976평) 부지에 조성 중인 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는 국비 2921억원, 시비 790억원 등 모두 4119억원이 투입된다.집적단지는 AI 인프라스트럭처와 연구개발(R&D), 창업 지원, 인재양성 등 4개 축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핵심 시설은 국가인공지능데이터센터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인 NHN이 데이터센터 구축에 3000억원을 투자한다. 이 업체가 데이터센터를 위탁 운영한다. 데이터센터는 컴퓨팅 연산 능력 88.5페타플롭스, 저장 용량 107페타바이트(PB·1PB는 100만GB) 규모이다. 88.5페타플롭스는 1초에 8경 8500조번의 부동 소수점 연산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최대 슈퍼 컴퓨팅 시스템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누리온 5호기의 25.7페타플롭스(세계 17위)보다 훨씬 뛰어난 세계 10위 수준이다. 국가인공지능데이터센터는 2024년까지 예정된 AI 중심도시 육성 1단계 사업의 ‘두뇌’에 해당하는 시설이다. 광주시는 이를 기반으로 자동차와 에너지, 헬스케어 등 지역 주력산업과 연계하는 2단계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복안이다.광주시가 AI 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선택한 것은 민선 7기를 열면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당시 4차산업 혁명시대를 이끄는 ‘소프트 파워’에 주목했다. 이를 대표하는 AI가 미래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광주에 안성맞춤이란 판단에서다. 곧바로 AI 산업 육성을 기치로 내걸었다. 처음엔 ‘뜬구름을 잡는다’는 비아냥도 흘러나왔다. 정부는 때마침 낙후지역 활성화를 위한 예비타당성 면제사업을 신청받았다. 다른 지자체들은 도로·철도 등 기존 사회간접자본시설(SOC) 예산 확충에 열을 올렸다. 시는 이와 달리 미래산업인 AI 산업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제안했다. 급기야 2019년 1월 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광주 북구 오룡동 첨단3지구 교육단지 내 66만 1157㎡가 사업부지로 선정됐다. 이곳에 2027년까지 1조원가량이 투입되는 AI 시스템이 구축된다. 1단계 사업으로 현재 국가인공지능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이다. 2024년부터 시작되는 2단계 사업에는 국가기관인 가칭 ‘인공지능산업진흥원’ 설립과 지속가능한 국가 지원을 담보하는 특별법 제정 등이 포함된다. 시는 이런 내용의 2단계 사업을 올 대선 공약에 반영하기 위해 여야 정당 관계자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 2만 7500개, 창업 2000곳, AI 전문 인력 5150명을 양성한다. 광주가 AI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키로 선언한 이후 국내외 AI 기업들의 ‘광주행’이 줄을 잇고 있다. NHN 등 모두 133개 AI 관련 기업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지난 3년 남짓 만에 미국에 있는 에너지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P&P 등 95개 기업이 광주에 사무실을 여는 등 정착을 서두르고 있다. 광주시는 동구 금남로 유오빌딩에 마련한 ‘AI 창업 캠프’를 통해 예비 창업자와 스타트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곳 입주 업체들은 임대료와 관리비 등을 내지 않는다. 시는 100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만들어 2027년까지 운용한다. 시제품 제작에도 40여억원을 지원한다. 미래 AI 전문 인재 양성은 유치원생부터 기업인까지 생애 주기별 ‘성장 사다리 로드맵’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치밀하게 진행된다. 국립광주과학관을 중심으로 유치원생 AI 교육이 시작된다. 초·중·고교에서는 미래형 AI 융합학교와 융합교실 등도 운영된다. 인공지능사관학교도 개설했다. 2020년 155명, 지난해 157명의 교육생을 배출했고, 올해는 3월쯤 300명을 추가 모집한다. 사관학교에서는 기계언어, 딥러닝, 머신러닝 등 AI 전문 분야를 교육한다. 졸업생의 상당수가 창업 또는 관련 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는 전남대 인공지능 융합대학, 광주과기원 인공지능 대학원에 진학해 고급 인재로 양성된다.AI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아이콘’이다. 광주시는 2024년까지 자동차·에너지·헬스케어·문화콘텐츠 등 지역의 주력 산업을 AI와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플랫폼, 에너지 빅데이터 수집 및 AI 알고리즘 분석을 통한 에너지 서비스플랫폼 구축 등이다. 헬스케어와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는 AI 기반 노화질환 예측·맞춤재활,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공공서비스와 생활문제 해결 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면서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는 최근 환경부에 AI 활용 도시침수 대응, 하수 악취관리사업 등을 제안해 국비 480여억원을 확보했다. 내년까지 침수피해가 잦은 극락천과 서방천 수계에 도시침수 대응 시스템을 구축한다. 집중 호우 시엔 AI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즉시 가동되면서 하천수 역류와 범람 등을 제어한다. 또 시 소방안전본부는 지난해 9월부터 119안전센터 구급차 5대를 대상으로 AI 응급 의료시스템 구축 실증작업을 수행 중이며, 올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지자체 최초로 AI 공공의료서비스 플랫폼도 구축한다. 2025년까지 250억원을 들여 시민에게 AI 의료앱을 보급하고, 5개 보건소와 2200여개 병·의원을 대상으로 한 AI 의료지원 플랫폼과 AI 헬스케어실증센터 등을 구축한다.
  • 서울 동부간선로 램프 신설…수락고가~ 노원교 진출 구간 내년 상반기까지 완공 목표

    서울시는 도봉지하차도 개통으로 인한 동부간선도로 진·출입 불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부간선도로 수락고가에서 노원교로 진출하는 램프를 신설한다고 10일 밝혔다. 이 일대는 2020년 말 3차로의 도봉지하차도(상계∼녹천교)가 개통한 이후 당시 4곳이던 진출로가 2곳(상계·월계1교)으로 줄면서 교통 혼잡이 발생했다. 이에 시는 2023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동부간선도로(성수 방면) 상계교 전방 수락고가에서 노원교로 진출하는 램프를 신설하기로 했다. 램프 신설 때 상계교 교통량은 하루 3325대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됐다. 시는 아울러 현재 진입만 가능한 녹천교∼월계1교 사이를 진·출입이 모두 가능하게 해 교통량을 분산할 계획이다. 문화고교 교차로에는 좌회전 차로를 추가하고, 상계교 문화고교 교차로까지 차량정체 구간의 신호체계도 개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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