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 부동화현상 심화…신용경색 우려
시중자금이 실물경제로 투입되지 못하는 부동화(浮動化)현상이 다시 심해지고 있다.이로 인해 자금시장의 악순환과 신용경색이 재연될 것으로 우려된다.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초 선순환 흐름을 보였던 자금시장은 2월15일을 기점으로 다시 악순환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채권형펀드 자금유입 뚝 떨어져=2월15일 이후 시장금리가반등하면서 채권투자상품의 수신 증가세는 눈에 띄게 줄었다.시장금리 급등으로 펀드수익률이 떨어진 것이 주 원인이다.
투신사 채권형펀드의 경우 지난 1월중 8,550억원이 늘어난데 이어 시장금리 급등 이전인 2월15일까지 3조3,562억원이증가했었으나 16일부터 27일까지의 증가 규모는 2,771억원에 그쳤다.
단기로 운용하는 MMF(머니마켓펀드)도 1월중 9조7,444억원의 순증을 기록한데 이어 2월1∼15일 5조1,228억원의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16일부터 27일까지는 1조5,659억원이 빠져나갔다.
◆은행 정기예금도 급감=정기예금은 1월중 4조3,076억원이늘었었다.그러나 2월부터 급격한 감소세로 반전돼 27일까지1조2,727억원이 빠졌다.이는 2월16일 전철환(全哲煥) 한국은행 총재가 국고채 과열조짐을 경고하면서 채권시장에서 경계매물과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실제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월15일 5.14%에서 하루 뒤인 16일에는 5.32%로,23일에는 6.00%로 뛰었다.
◆빠진 자금 어디로?=한국은행 관계자는 “은행 정기예금은금고와 은행의 금전신탁쪽으로 간 것으로 보이고,투신권 MMF는 프라이머리 CBO발행 여파로 빠진 것 같다”고 밝혔다.콜시장으로도 일부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2월 투신권이 조달한 자금으로 기업어음 1조4,000억원과 회사채 2조1,000억원 가량을 매입했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그러나 “같은 달 16일부터 27일까지는 모두 4,000억원을 사들이는데 그쳤고,대신 1조2,000억원을 은행 등 금융권에 단기로 빌려준 것으로 파악돼 기업으로 자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은행 정기예금의 경우,금고와 은행의금전신탁쪽으로 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용경색 심화 우려=금감원은 금리의 급반등 현상이 지속될 경우 기업의 신용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자금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우사태 이후 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올초 투신권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등 자금시장의 선순환 움직임이 있었으나 다시 악순환 조짐이 보인다”면서 “기업들은 부채감축 등을 통해 시장의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금융소비자들도 금리변동시기에는 자금운용을 보수·안정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