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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지·태양광사업 세계 1위 탈환 목표”

    삼성SDI가 기존 전지사업과 새로 인수한 태양전지 사업을 양대 축으로 하는 새로운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삼성SDI는 1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에서 ‘뉴비전 및 중장기 전략’ 발표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박상진 사장은 “삼성SDI는 새롭게 도래할 그린 이코노미 시대를 주도할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면서 “기존 전지사업과 태양전지 신사업이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하게 해 (두 분야 모두) 세계 1위를 탈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가 주도하던 태양광 사업을 인수하면서 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가운데 두 가지를 맡게 된 것에 대해 박 사장은 “삼성의 미래를 이끌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배터리의 경우 기존 단품 위주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배터리 시스템으로 영역을 넓히고 여기에 태양전지를 결합한 솔루션까지 확대해 친환경 에너지 기업의 위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용 전지의 경우 이미 BMW, 피아트 등 유럽 주요 자동차 업체들과 수주를 확정했고, 폴크스바겐 등 톱 브랜드와도 깊은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조만간 미국과 중국·인도 등에서도 좋은 뉴스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올해 안에 예상 수주량에서 업계 1위 수준에 오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가장 큰 변수는 중국 시장으로,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나서 전기차 수요를 촉발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전략을 면밀히 검토해 실행에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삼성전자가 태양전지 분야의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떠넘긴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현재 150㎿ 규모의 양산라인이 있고 추가로 150㎿를 준비할 계획인데, 이 정도 규모만 돼도 영업이익 흑자가 가능해 미래 삼성SDI의 큰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면서 “당장 올해도 수천억원 정도 매출에 기여할 것이고, 추가 라인이 들어가면 기여도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태양전지 분야의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2015년까지 2조원 정도 투자하고, 이 가운데 1조원 정도는 내부 유보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삼성SDI의 부채비율이 27%에 불과해 3조원 정도를 차입해도 회사 경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삼성SDI는 두 가지 성장동력을 주축으로 2015년까지 매출 13조원, 2020년에는 매출 35조원을 달성해 그룹 차원의 신수종 사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데스크 시각] 21세기판 ‘서정쇄신’/손성진 사회 에디터

    [데스크 시각] 21세기판 ‘서정쇄신’/손성진 사회 에디터

    공(功)과 과(過)를 같이 남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功) 가운데 하나는 부정부패 척결이다. ‘서정쇄신’이라는 일본 용어를 차용해 부정부패 일소 방안을 마련한 것은 1975년 3월이었다. 부패 척결을 국가 안보와 동등한 차원에서 다루었고 비리 경력을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서정쇄신연감’을 작성하는 등 충격요법을 쓰기도 했다. 이것이 정치적 쇼였는지는 모르지만 외견상 서정쇄신의 시기에 공직자의 부조리는 상당히 감소한 듯 보였다. 1980년대 이후 정권이 바뀌며 ‘숙정’ ‘중단 없는 사정’ ‘투명 사회’ 등으로 구호만 달리한 부패척결 정책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그렇게 30여년이 흘러갔지만 부정부패에 대한 공직자들의 인식과 태도는 변한 것이 없다. 5공이나 6공이나 비리 공화국이라는 점은 똑같다. 더 정도가 심해진 부패의 실상을 접한 국민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패를 처단해야 할 판사와 검사의 비리는 사법부와 검찰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웠다. 최고 감독기관인 감사원마저 이꼴이니 우리가 믿고 기댈 곳은 더 이상 없어 보인다. 금융감독원의 저 같은 비리는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금감원 고위직 출신들이 거의 모든 금융기관에 고액 연봉을 받고 진출했을 때는 저축은행 사태의 싹은 이미 발아한 상태였다. 감독기관은 전관예우라는 젖줄을 통해 피감기관의 젖을 끊임없이 받아먹고 있는데 부패가 없을 리 만무하다. 그런 지적이 있었을 때 감독기관이나 그 주변자들은 무마하기에 바빴다. 이권이 있는 곳에 부패가 없는 예를 찾기는 어려운 듯하다.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지 않았다면 50억원의 재산을 갖고도 그것도 모자라 억대의 뇌물을 받은 일은 영원히 덮였을 것이다. 반대로 지금 이 순간에도 이권이 있는 어느 곳에서든 부패 행위가 저질러지고 있을 것은 분명하다. 다만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저축은행 사태는 일각에 불과하다. 음습한 곳에서 곰팡이는 자란다. 우리 사회에는 음습한 곳이 너무 많다. 권력과 금력이 그런 곳에서 얽혀 비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 사이를 오가며 부패를 조장하는 기생충 같은 존재들이 이번 수사에서도 드러났다. 최근 제도적으로 전관예우를 차단하자는 움직임이 있지만 끼리끼리 음습한 뒷방에서 어울리며 비리를 잉태시키는 사회 풍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공정사회는 요원해 보인다. 현직에서 수십억원대의 치부를 하고 재야로 나가서 한해에 수억원이 넘는 수임료나 봉급을 받는 감독기관이나 법조계의 현실에서 김홍섭 판사의 일화는 새삼 옷깃을 여미게 한다. 법원장 신분으로 고무신과 작업복 차림에 도시락을 들고 다니고 처가에서 보내준 쌀가마니를 되돌려 보낸 그의 행동을 후배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21세기판 서정쇄신을 벌여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선진국 진입은 자격부터 미달이다. 말로만 투명사회, 공정사회를 외쳐봐야 헛구호다. 비리를 차단할 제도적 장치를 꼼꼼히 마련해야 한다. 공무원들이 민원인들이나 피감기관 관계자들을 접촉하는 것 자체를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비리 공직자의 처벌은 일벌백계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강력한 제재수단이 필요하다. 일본에서는 일반 사건의 기소율은 47%인데 뇌물죄 기소율은 77. 5%로 비교가 안 되게 높다. 한국의 현실은 부끄럽다. 기소율도 낮을뿐더러 법원으로 가면 너무 쉽게 풀려 나온다. 어떤 곳이든 찌르기만 하면 터져 나오는 뇌물 비리를 보는 국민은 허탈하다 못해 불감증에 빠졌다. 나는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공직자의 비율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시빌 서번트(civil servant·주민의 하인)라는 공무원의 원래 뜻을 되새기며 일하는 공직자들은 또 얼마나 될까. 우리의 공무원은 하인 의식이 아니라 군림 의식을 갖고 있다. 이것은 결국 비리로 연결된다. 이제 공무원도 먹고살 만한 봉급을 받는다. 그만큼 국민의 세금부담도 높아졌다. 그래서 공무원은 권위와 금전욕을 버리고 국민을 위해 더욱더 깨끗하고 낮은 자세로 일하기를 우리는 바란다. sonsj@seoul.co.kr
  • LPG가격 5개월만에 또 인상

    지난 2월 이후 동결됐던 액화석유가스(LPG) 국내 가격이 5개월 만인 다음 달부터 인상된다. 대표적인 서민 연료의 LPG 가격 인상에 따라 서민들의 물가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LPG 수입사인 E1은 6월 프로판가스의 충전소 공급 가격을 ㎏당 1373원, 자동차용 부탄가스는 ㎏당 1767원으로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5월 공급가보다 각각 84원, 90원씩 인상된 수치다. E1은 지난 2월 프로판가스 가격을 ㎏당 1289원, 자동차용 부탄가스는 ㎏당 1677원(ℓ당 979.37원)으로 정한 뒤 5월까지 공급가를 올리지 않았다. SK가스도 6월 충전소 공급 가격을 ㎏당 98원 올려 프로판 가스는 1390.8원, 차량용 부탄가스는 1777.18원에 공급한다. SK가스는 2월에 전달 대비 프로판과 부탄 가스를 ㎏ 당 각각 168원, 162원 인상한 뒤 5월까지 동결상태를 유지했다. LPG 업계의 가격 인상은 최근 국제 가격이 10% 정도 올랐기 때문. LPG 가격의 기준이 되는 5월 국제 계약가격(CP)은 프로판은 t당 945달러로 전월 대비 70달러, 부탄은 995달러로 105달러 오른 상태다. E1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따라 최근 가격 인상을 자제했지만 올해 들어 큰 폭으로 뛰어오른 국제가격 인상분을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양산 본격화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양산 본격화

    SK이노베이션이 충남 서산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착공하고 전기차 배터리 양산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30일 서산시 지곡면 서산일반산업단지에서 배터리 생산공장 착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착공식에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안희정 충남도지사, 유상곤 서산시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서산 배터리공장은 서산일반산업단지 내 23만 1000㎡(약 7만평) 부지에 내년 초까지 1차로 200㎿h 규모로 지어지고, 내년 말까지 300㎿h 규모의 생산 라인이 추가된다. 이렇게 되면 대전 SK이노베이션 글로벌테크놀로지에서 가동되고 있는 1호라인(100㎿h 규모)을 포함해 모두 600㎿h 규모의 양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연간 3만대 이상의 순수 고속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이들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이미 공급 계약을 체결한 현대기아차 고속전기차 ‘블루온’과 메르세데스AMG의 전기슈퍼차 ‘SLS AMG E-CELL’, 다임러 산하 미쓰비시후소 하이브리드상용차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최 수석부회장은 “500㎿h 규모의 서산 배터리공장 건설에는 모두 2500억원이 투자된다.”면서 “오는 2015년 매출 1조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이어 “서산 공장이 완공되면 대전의 SK이노베이션 글로벌테크놀로지(배터리기술 개발), 충북 증평의 LiBS(리튬이온전지 분리막) 생산라인(배터리 소재)과 연계, 배터리 연구개발-소재-생산을 아우르는 삼각 벨트를 형성해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지금이 평화롭습니까 현실 못 본 척하는 거겠죠”

    “지금이 평화롭습니까 현실 못 본 척하는 거겠죠”

    경기 평택시 대추리 황새울 들녘과 지구 반 바퀴 가까이 떨어진 이라크 서부 마을 함다니아는 무엇으로, 어떻게 만나 소설의 한 공간에 자리하고 숨가쁘게 오갔을까. 전쟁, 그리고 미국에 의해서다. 이를 문학적으로 명확히 인식한 소설가 강영(51)에 의해서다. ‘나비, 사바나로 날다’(이야기마을 펴냄)는 2006년 미군기지 건설에 맞섰던 대추리 사람들과 같은 해 미군에게 강간, 납치, 학살된 이라크 함다니아 마을의 순박한 이들을 불러냈다. 그리고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이들은 지구상에 어떤 전쟁도 정의로울 수 없음을 각각 삶으로 웅변한다. ‘나비’는 장편소설이다. 그러나 ‘지리산’ 또는 ‘붉은 산 검은 피’나 ‘단테’와 같은 유구한 서사를 품고 있는 장편 서사시라고 해도 그만이다. 작가는 시조의 형식을 빌렸다고 말한다. 모두 2만여행을 갖고 인류의 근원적 문제인 전쟁의 다툼 가운데 개인의 문제를 성찰하고자 했으며 실제 형식적 불변의 원칙인 종장 첫 3음절을 꼬박 지켜냈다. 강영은 “잘 읽히는 소설을 넘어 노래처럼 불리는 소설을 쓰고자 했다.”면서 독특한 형식을 차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덕분에 읽는 맛이 산다. 대추리에 터 박고 살아온 이들의 걸쭉한 입말을 담아 내는 대목에서는 한판 구성진 판소리 사설 같기도 하고, 이라크 함다니아의 잔혹한 실상을 담은 편지는 아리아를 옮겨 놓은 듯 아련하게 읽힌다. 또한 리얼리즘에 대한 원칙을 틀어쥐면서도 전통적인-혹자는 낡은, 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방식이 아닌 ‘몽환적 리얼리즘’의 실험이 엿보인다. 완성도를 한껏 높였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겠지만 현실의 치열한 지점을 직시하되 꿈과 현실의 경계를 무화(無化)시키는 방식은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인식을 도출해 내기에 충분하다. 문장은 몽환적인 원시의 속삭임처럼 들린다. 대추리의 평화로움도, 그저 땅을 부치며 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도 열세 살 소녀의 눈에 비친 그대로, 소녀 ‘여정’의 언어로 그려진다. 여정은 일부러 숨을 꾹 참으면 나비로 변해 황새울 들녘과 이라크 함다니아, 일본의 오키나와 등 평화가 간절한 곳을 자유로이 훨훨 날아다니거나 그리운 엄마 아빠를 만날 수 있음을 안다. 오히려 일부러 기절하며 꿈의 경지로 가지 않으면 도달하기 어려운 것이 ‘평화’임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명한 21세기에 반미 소설이라니. ‘시대착오적’이라는 혐의를 쉬 벗어나기 어려울 성싶다. “이라크를 들여다보고, 팔레스타인을 들여다보고, 멀리 갈 것 없이 한국 사회만 봐도 평화의 가치로, 반전의 시선으로 집중하면 늘 미국이라는 존재가 나오더라고요. 기가 막히죠. 이런 상황에서 ‘반미 문학’이라는 평가에 부담감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사명감만 커져요. 평생을 써도 모자랄 주제예요.” 유별난 운동권 작가는 아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평범하게 공장에서 일하다가 뒤늦게 창원대 영문과에 들어가 문학수업을 받은 강영은 2002년 중편소설 ‘원더풀 패밀리’로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9년의 시간이 흘러서야 첫 장편소설을 상재했으니 많이 늦은 셈이다. 과작(寡作)이었느냐는 질문에 “이 작품 외에도 장편소설만 네 편을 더 썼다.”고 답했다. 당연히 반전과 평화, 자본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단다. 그는 “지금 우리의 상태를 평화롭다고 여기는 것은 착각이다.”라면서 “그저 못 본 척하거나 보지 않으려고 할 뿐”이라고 말했다. “정말로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전체 인류중 0.1%도 되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따져 봐도 전쟁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몇십명밖에 되지 않을 거예요. 그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연대해서 평화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보여줘야 합니다. 저에게는 소설이 그 연대의 중요한 방법입니다.” 세련되게 잘 만들어진, 그러나 형식도, 글감도 뭔가 틀에 박힌 듯한 소설이 주를 이루는 시대다. 애써 꾸미지 않고 찬물에 세수한 말간 얼굴을 만난 듯 반가운 작품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유성기업은 어떤 회사

    파업과 직장폐쇄로 국내 완성차업체를 조업중단 위기로 몰아넣은 유성기업은 1960년 설립된 50년을 웃도는 전통의 엔진 부품업체다. 피스톤링, 실린더라이너, 캠 샤프트, 에어 컴프레서 등을 만들어 국내 자동차회사와 중장비 및 농기계업체 등에 공급한다. 미국, 동남아, 중동, 남미, 유럽 등에도 수출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은 유성기업으로부터 자동차엔진 핵심부품의 70%를 각각 공급받는다. 르노삼성은 30%, 쌍용차는 20%가량을 받는다. 연매출 2000억원대에 불과한 중견기업이 국내 자동차업계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본사는 충남 아산에 있다. 아산 외에 충북 영동, 대구, 인천 남동, 울산 등 5곳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다. 전체 직원수는 761명에 달한다. 계열사로는 일본과 합작투자한 자동차용 스파이니 실린더라이너 생산업체 Y&T 파워텍, 자동차용 밸브시트를 생산하는 유성피엠공업, 일본 및 중국과 합작투자해 중국 내 자동차업체에 피스톤링을 납품하는 중국 허베이성 내 유백안려활색환유한공사 등이 있다. 지난해 유성기업의 48억 5000여만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국내 완성차업체 생산라인 올스톱 위기

    국내 완성차업체 생산라인 올스톱 위기

    ‘링 하나 때문에….’ 자동차 엔진 부품인 피스톤링을 생산하는 유성기업 노조의 파업 여파로 이 회사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아온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생산라인이 멈춰 설 위기에 처했다. 연 매출 2000억원대의 부품업체 파업이 100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완성차 업계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대기업 발목 잡은 ‘피스톤링’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유성기업 노조가 지난 18일 파업을 시작하고, 사측이 아산과 영동공장에 대해 직장을 폐쇄하면서 부품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이에 따라 기아차 소하리공장의 카니발 생산라인은 지난 20일 야간근무조가 작업을 중단했고, 현대차 울산공장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일부 라인은 22일 특근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노조 파업에 직장폐쇄가 불가피했다.’는 사측과 ‘쟁의행위 준비 중 (사측이) 먼저 직장폐쇄했다.’는 노조 측이 맞서고 있어 타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파업에는 민주노총 노조원 2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월급제 등 싸고 대립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한국경영자 총협회 등은 성명을 통해 “자동차 산업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공권력 투입 등 엄정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음 주까지 유성기업 노조의 파업이 이어지면 모닝, 베르나, 아반떼 등 일부 소형차를 제외한 현대기아차의 모든 승용차 및 상용차 라인의 조업이 빠르면 24일부터 전면 중단된다. 한국지엠도 부평과 군산 엔진공장의 피스톤링 재고가 24∼25일쯤 바닥난다. 르노삼성은 중형 SM5 2.0 모델에 들어가는 캠 샤프트의 재고가 4일분에 불과하다. 유성기업 사측은 현장에 관리직을 투입해 생산 재개를 시도했으나 조합원과 노동단체 관계자 등은 폐쇄된 공장을 뚫고 회사를 점거한 채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유성기업은 올해 초부터 주간 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 도입을 놓고 노사가 대립해왔다. ●부품 공급선 다변화 시급 자동차 전문가들은 글로벌 톱3를 지향하는 현대기아차가 피스톤링 하나 때문에 이틀 만에 라인이 멈춰 선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피스톤링을 한 기업에 의존하면서도 적정 재고가 확보되지 않았고, 대체공급선도 없기 때문이다. 피스톤링은 자동차에서 필수 부품이지만 첨단 기술을 요하는 부품은 아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소형차용 피스톤링을 공급하는 대한이연은 현재 100% 가동 중이어서 여력이 없다.”면서 “다음 주까지 파업이 이어지면 지난 4월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고 시장점유율인 9.4%를 기록한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성장세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세계 3위의 자동차회사를 꿈꾸는 현대기아차가 비상사태에 대비한 충분한 응급조치 시스템 등이 허술하다는 것은 큰 문제”이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부품공급 시스템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한국타이어, 中 제3공장 짓는다

    한국타이어, 中 제3공장 짓는다

    한국타이어가 중국 충칭(重慶)에 제3공장을 짓는다. 한국타이어는 18일 충칭시 량장신구(兩江新區) 위푸 산업공원에서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 조현식 한국타이어 마케팅본부장, 웡제밍 충칭시위원회 위원 겸 량장신구관리위원회 주임 등 국내외 관계자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제3공장 착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2015년까지 9억 5000만 달러가 투자될 충칭공장은 연간 승용차용 1000만개, 버스·트럭용 150만개 등 모두 1150만개의 타이어 생산 시설을 갖추게 된다. 충칭공장이 완공되면 한국타이어는 기존의 자싱(嘉興)과 장쑤(江蘇) 공장을 합쳐 중국 내 타이어 생산규모가 연 4000만개를 넘게 되며, 매출액은 200억 위안(3조 3600억원)으로 지난해의 2배로 늘어나게 된다. 한국타이어의 생산규모도 현재 세계 7위에서 5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서승화 부회장은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 생산기지의 증설을 통해 연간 1억개 이상의 타이어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라면서 “충칭공장 건설로 중국시장 1위 기업의 위상을 강화하고 2014년까지 글로벌 5위의 타이어 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중국 승용차용 타이어시장 점유율이 20%로 1위를 차지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모든 임직원 도전과 혁신 실천의 DNA를 공유하라”

    “모든 임직원 도전과 혁신 실천의 DNA를 공유하라”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도전과 혁신, 실천을 강조했다. 허 회장은 18일 서울 역삼동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상무급 이상 임원과 전략·기획·혁신·기술담당 팀장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밸류 크리에이션 포럼’에서 경영혁신에 대한 성공 사례를 공유했다. GS는 각 계열사들의 혁신 사례와 성과를 공유하고 그룹 내에 혁신적 변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밸류 크리에이션 포럼을 개최했다.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된 행사에서도 각 계열사들의 우수 경영혁신 사례가 발표됐다. 허 회장은 인사말에서 “혁신사례 공유를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 배움을 얻어서 잘 활용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각 계층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여했고, 어떤 방법을 구사했는지를 잘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가치를 창출하고 비전을 실천하는 과정에 따로 묘수나 지름길이 있을 리 만무하다.”면서 “나무 한그루 한그루가 모여 멋지고 장대한 숲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수행하는 크고 작은 활동들이 모여서 우리의 비전이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고경영자가 어떤 전략적 방향을 제공했는지, 현장의 리더들은 어떻게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는지, 실무자들은 어느 수준까지 폭발적인 실행력을 발휘했는지 면밀히 파악해 모든 임직원이 도전과 혁신, 실천의 DNA를 확실하게 전달받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GS칼텍스의 ‘전기자동차용 음극재 상업생산 기반기술 확보’ 사례를 비롯해 GS리테일, GS샵, GS EPS, GS글로벌, GS건설 등 주요 계열사가 10여개의 대표적인 혁신 사례를 발표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정유업계 “신재생에너지가 미래 먹거리”

    정유업계 “신재생에너지가 미래 먹거리”

    요즘 정유업계의 속내가 편치 않다. 지난해 말 이후 지속된 고유가에 힘입어 당장은 좋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전기자동차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확산되면서 정유산업이 장기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태양광 발전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라이벌 산업의 장점을 되레 ‘무기’로 삼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SK이노베이션, 녹색에너지 투자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미래 에너지 분야에 가장 역점을 두는 곳은 업계 1위 업체인 SK이노베이션이다. 벙커C유 등 중질유를 휘발유 등 경질유로 변환시키는 고도화 사업에 수조원을 투자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녹색 에너지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상반된 전략을 취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공을 들이는 분야는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2차전지 배터리. 2009년 말 독일 다임러그룹 산하 미쓰비시후소사의 하이브리드 상용차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 7월 국내 최초 순수 고속 전기차인 현대차의 블루온과 기아차 차기 양산 모델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공식 선정됐다. 또 현대기아차그룹에서 개발 중인 전기버스 ‘일렉시티’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다임러그룹 메르세데스-AMG의 최고급 사양 전기 슈퍼카 모델인 ‘SLS AMG E-셀’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대전 유성구 SK글로벌테크놀로지(옛 기술원) 내에 배터리 양산 1호 라인을 보유하고 있고, 2012년 완공 목표로 충남 서산 일반산업단지 내 배터리 양산 2호 라인 건설에 주력할 예정이다. 여기에 2005년 독자 개발한 리튬이온전지용 분리막(LiBS) 기술과 전극기술 등 소재기술을 기반으로 부품·소재부터 최종 제품에 이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단순한 정유회사의 틀을 깨고 미래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GS칼텍스, 배터리 음극재에 집중 GS칼텍스 역시 최근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일본 최대 에너지 회사인 JX NOE(옛 신일본석유)와 손잡고 경북 구미 산업단지에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소프트카본계 음극재를 연 2000t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올해 말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2012년 글로벌 소프트카본 음극재 시장의 100%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앞으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연산 4000t 규모 이상으로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음극재는 양극재와 전해질 등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 중 국산화가 가장 뒤처져 일본 등에서 주로 수입해왔다. S-오일 역시 조만간 태양광 발전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최대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사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달 초 방한한 할리드 A 알팔리 아람코 총재는 “S-오일에도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검토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면서 “특히 태양광은 앞으로 전 세계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한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일단 2조 6000억원을 투자한 충남 대산공장 2차 고도화 설비의 상업 가동과 일본 코스모 석유와의 BTX(벤젠·톨루엔·크실렌)공장 공동 투자 등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역량을 강화한 뒤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올해 초 경영기획팀을 새로 신설하고, 신사업 추진에 대한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전관예우 관행 끝내자] “로비·보수액 상한 규제 필요”

    [전관예우 관행 끝내자] “로비·보수액 상한 규제 필요”

    ‘퇴직공무원 취업제한 기준을 강화하고 필요하면 보수액 기준도 추가하라.’ 한국행정연구원이 17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개최한 ‘공직자 윤리성 확보를 위한 전관예우 관행 개선방안’ 세미나에선 실효성이 떨어지는 현행 공직자윤리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공직사회 내부가 국민 여론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회전문 인사에 대해 너그럽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의 요지를 정리했다.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공직자의 윤리 확보와 이해충돌의 방지’ 주제발표에서 “이해 충돌은 공직 전 생애(입직 전-재직 당시-퇴직 후)에 걸쳐 발생하는데 특히 퇴직 후 발생하는 전관예우가 문제”라고 전제한 뒤 “미국의 정부윤리법을 차용한 우리 공직자윤리법은 첫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고 비판했다. ●유관업종 취업제한 2년→4년 미국은 이해충돌 방지에 초점을 맞췄지만 우리는 이를 외면하고 취업으로만 국한시켰다는 것이다. 미국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3년 취임 후 처음 서명한 법안은 정무직 고위 공직자에 대해 퇴임 후 5년간 해당 기관을 위한 로비활동을 금지시킨 연방집행명령이었다. 또 미국 의회 스스로 20세기 가장 훌륭한 법률이라고 자평하는 뇌물 및 이해충돌법률(1962년 제정)은 전직 공무원·의원들이 특정 문제와 관련해 연방기관에 대해 특정한 정당을 대변하는 행위, 연방 공무원이 연방정부 일처리와 관련해 특정인을 대변하거나 재정적 이해관계를 갖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나카무라 도라아키 우송대 솔브리지 국제대학 교수는 일본의 전관예우 실태와 방지제도를 소개했다. 일본에도 낙하산 인사는 있다. 이른바 ‘아마쿠다리’ 혹은 ‘와타리’로 상급기관의 공직경험을 토대로 유관기관에 재취직하는 ‘특권적 신분보장’이다. 그러나 나카무라 교수는 “전관예우가 사회적인 골칫거리는 아니다. 사법부의 경우 정년퇴직이 당연시되는 분위기에다 전관변호사에 대한 각 지역 변호사회 감시가 매섭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2008년 12월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을 통해 민간기업에 재취업한 퇴직 공무원의 현직에 대한 의뢰·요구를 금지하고 있다. 공무원이 다른 임직원이나 전 임직원의 재취직을 알선해서도 안 된다. 대상기관은 지방공공단체, 국가·국제기구를 제외한 모든 영리기업, 주요 비영리법인이다. 특히 일본은 공무원 취업제한은 물론 이해관계가 있는 행위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직원이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에 대해 구직활동을 할 수 없다. 이환성 한국행정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공직자윤리법 강화를 통한 제도적 보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직자윤리법 제2조의 2에 명시된 이해충돌 방지 의무 대상자를 현 공직자는 물론 퇴직자로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퇴직자의 취업제한 기간도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이해충돌 가능성이 높은 특정업무는 제한기간을 4년까지 확대하고, 고의적인 경력 세탁 방지를 위해 업무관련성 기준 기간도 ‘퇴직 전 3년 이내’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안을 내놓았다. 업무관련성 적용범위도 ‘퇴직 전 3년간 소속부서’로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고 있는데 과장 이하는 소속 과, 국장 이하는 국, 기관장은 기관 전체업무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소속부서 업무와 관련 있는 영리 사기업체’ 범위도 현재보다 넓게 해석해 간접적으로 관련되는 업무도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영리 사기업체 기준이 자본금 50억원 이상이고 연간 외형거래액 150억원 이상인 업체로 한정돼 있다.”면서 “둘 중 한 가지 요건만 충족시키도록 하고 법무·회계·세무법인을 취업제한업체로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의 100% 취업승인률 낮춰야” 이 밖에 공직자 윤리위원회 역할을 강화해 행정심판권을 주는 대신 남발되는 취업승인권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언급도 눈길을 끌었다. 이 연구원은 “취업 후 2년간 연간 보수액을 신고토록 해 기준액을 초과하면 윤리위가 별도로 심사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오승호 서울신문 편집국 정치에디터는 “전관예우 당사자인 법조인, 금융인들의 인식이 일반 시민들과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오 에디터는 “한 은행 지점장은 ‘금감원 출신이 시중 은행 감사로 오는 관행은 필요악’이라고 하더라.”면서 “변호사협회의 한 회원은 판검사 출신 전관예우에 대해 ‘오히려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대형 로펌행이 더 심각한 게 아니냐.”고 반문하는 등 아예 딴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오 에디터는 “로펌의 수익구조 절반 이상이 용역서비스인데 이 곳에 중앙부처 출신들이 몰린다는 건 그만큼 현직 때 인맥을 동원한 로비 가능성을 내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상수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보수액 규정으로 취업제한을 하거나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는 아예 퇴직 후 1~2년간 취업을 못 하도록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전문성·직업자유 훼손 없어야” 그러면서 “재취업은 보장해야 하지만 법의 잣대를 엄격히 들이대고 ‘행위 제한 제도’를 재산등록의무자 전체를 대상으로 도입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퇴직공무원의 법률대리 행위나 고문 역할 등 간접적인 압력행사까지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재근 참여연대 시민감시팀장은 “한승수 전 총리가 부총리·총리를 거치면서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왔다 갔다 했다.”면서 “이런 분들의 청탁이나 알선을 무시할 수 있는 공직자가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직업공무원제의 의미는 공직에만 전념한 뒤 명예롭게 퇴직해 연금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중간퇴직하고 고액 연봉의 직장으로 옮기는 걸 당연시하는 풍토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박재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예로 들면서 “건전한 규제는 강화되어야 하지만 규제권을 가진 공무원의 재량을 과도하게 거둬들이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 연구위원은 “자칫하면 평생 쌓은 공무원의 전문성을 무시하거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저해할 수 있으므로 현재 시행 중인 공직자윤리법의 운영의 묘를 찾아야 한다.”면서 “현재 거의 100%에 이르는 취업승인율을 대폭 낮추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카자흐 ‘1조 신화’ 알고보니 ‘탈세 왕’?

    카자흐 ‘1조 신화’ 알고보니 ‘탈세 왕’?

    국세청이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에 이어 ‘1조원의 사나이’로 유명한 차용규씨에 대해 역외탈세와 관련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는 카자흐스탄에서 억만장자가 된 인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역외탈세 추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차씨의 역외탈세 혐의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차씨는 삼성물산에서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근무하다 1995년 카자흐스탄의 최대 구리 채광·제련업체 카작무스의 위탁경영을 맡으며 ‘인생 역전’을 이룬 인물이다. ●최대 규모 추징금 7000억원 관측 그는 2004년 삼성물산이 카작무스에서 철수하자 지분을 대거 인수한 후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카작무스 대표에서 물러난 뒤 차씨는 홍콩에 살면서 한국 부동산, 증시 등에 투자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차씨가 카작무스 지분 매각으로 번 1조원대 소득에 대한 역외탈세 혐의와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국내 부동산 투자 탈세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에 대한 국세청 조사는 대기업과 대자산가에 대한 역외탈세 집중 조사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권 시도상선 회장에게 4101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한 국세청의 레이더망에 차씨도 걸렸다는 후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차씨에 대한 정확한 추징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 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을 부과받은 권 회장의 추징금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최대 7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논란의 여지는 적지 않다. 관건은 권 회장의 경우처럼 차씨가 ‘거주자’ 요건에 해당하느냐이다. 홍콩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차씨는 국세청의 추징이 이뤄질 경우 ‘비거주자’(세법상 외국인)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국세청도 거주자임을 입증할 증거를 수집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거주자 입증 증거수집 주력 업계에서는 차씨가 말레이시아 라부안 등 조세 피난처에 여러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놓고 이를 통해 국내 호텔·백화점에 투자하고 전국 곳곳의 빌딩을 매입하는 등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1956년생인 차씨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1995년 독일 주재원으로 근무할 당시 카작무스의 위탁경영을 맡아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카작무스는 위탁경영이 만료된 2000년 자산 가치 30억 달러 회사로 거듭났다. 차씨는 2008년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의 부자 1000명’에 재산 14억 달러(약 1조 4000억원)로 세계적으로는 843번째, 한국인으로서는 9위의 갑부로 이름을 올렸다. 오일만·류지영기자 oilman@seoul.co.kr
  • 서규용 농식품·유영숙 환경, 장관 후보자들 잇단 의혹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장남과 며느리에게 은행 대출금 등 3억원 이상의 거액을 변칙 증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배우자의 임금 특혜와 해외 유학 중인 자녀의 주식 투자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 송훈석 의원은 15일 “국회 인사 청문 요청안을 분석한 결과 서 후보자는 2009년 6월 26일 대치동 소재의 본인 소유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에서 2억 7000만원을 대출받아 당일 전액을 장남에게 넘겼지만 당시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뒤 뒤늦게 차용 사실 확인서를 제출했지만 이자, 상환 기간 등 차용 조건이 전혀 명시돼 있지 않은 데다 대출 상환 기일이 2039년으로 30여년 뒤에 갚도록 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3월 말 첫째 며느리에게도 3500만원을 차용증 없이 빌려줬다고 말했다. 서 후보자 측은 이와 관련, “부자지간에 차용증 주고받는 게 이상한 것 아니냐. 청문회 때 다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홍영표 의원은 유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배우자 남모씨가 두 달간 3억원의 상여금을 받는 등 수입이 수직 상승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2008년 1~4월 급여가 320만원에 불과했던 남씨가 그해 한나라당 국회의원 공천에서 떨어진 뒤 5월 SK건설에 취업해 5개월간 1억 5000만원의 급여를 받았고, 11~12월 SK텔레콤 사장 등으로 급여 5500만원 외 상여금 3억원을 받았다.”면서 “두 달의 급여와 상여금으로 3억 5500만원을 수령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또 고등학교 때부터 미국에 유학 중인 유 후보자의 장남(24)이 20개 종목, 1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점을 거론하며 “만약 부모가 아들 이름으로 대신 주식 투자를 했다면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 측은 “상여금은 우수인재 채용을 위한 기업의 특별보너스고, 장남 명의 투자상품은 투자회사가 간접 투자한 것으로 명의 도용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통크게 쏩니다…선루프 공짜! 200만원 인하! 1% 저금리! 호텔 회원권도!

    통크게 쏩니다…선루프 공짜! 200만원 인하! 1% 저금리! 호텔 회원권도!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국내 자동차 업계가 ‘통큰’ 할인에 나선다. 유류비 무상 지원, 액세서리 무상 장착, 신차 할인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현대차는 아반떼 하이브리드에 한해 200만원 할인 또는 1.0% 저금리 혜택을 준다. i30(cw)은 50만원을 지원하고, 쏘나타는 20만원 지원 또는 5.9% 저금리 혜택을 준다. RV의 경우 싼타페 더 스타일을 구입하면 80만원 할인혜택 또는 에어컨과 LED TV 중 하나를 준다. 아울러 6월 호국보훈의 달과 스승의 날을 맞아 경찰과 군인, 소방공무원 및 국가유공자(고엽제 후유증 판정자 포함), 교사 및 교직원(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교, 대학, 대학원)을 대상으로 20만원 특별 할인에 나선다. 기아차는 포르테 하이브리드에 200만원 또는 1% 저금리를 제공하며, 나머지 차종의 경우 지난달과 같은 조건을 제시했다. 프라이드는 50만원 기본 할인에 동승석 에어백 지원을 더해 모두 75만원을, 포르테(쿱)는 70만원을 할인해 준다. 쏘울의 경우 수출 1000만대 달성 기념 이벤트로 신차 구입 후 1년간 5박이 가능한 콘도·호텔 회원권과 자동변속기(135만원 상당)를 무상 장착해 준다. K5와 K7은 10만원, 오피러스는 100만원 할인해 준다. RV는 모하비에 10만원, 쏘렌토R에 30만원, 카렌스에 50만원의 혜택이 주어진다. 아울러 국가유공자, 고엽제 후유증 피해자, 경찰, 군인, 군무원, 소방공무원에 20만원 할인 혜택을 준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아베오 구매자에게 최대 40만원의 주유비를 지원한다. 삼성·롯데카드로 주유하면 80ℓ 한도 내에서 ℓ당 100원씩 5개월 동안 월 최대 8만원을 되돌려 주는 방식이다. 아울러 올해 결혼한 신혼부부가 5월에 쉐보레 크루즈(디젤 제외)를 사면 내비게이션을 무상 증정한다. 쉐보레 스파크 구매자는 다른 조건 없이 내비게이션 혹은 하이패스 내장형 블랙박스를 선택할 수 있다. 르노삼성차는 SM3, SM5, QM5 구입자에게 선루프를 무상 제공한다. 단 선루프 장착을 원하지 않으면 해당 금액만큼 할인해 준다. SM7을 구입하면 유류비 130만원과 자동차용 액세서리를 무상 제공받을 수 있다. 쌍용차는 렉스턴, 카이런, 액티언스포츠 구매자는 6개월(월 10만원 한도)간, 코란도 C는 3개월(월 10만원 한도)간 유류비를 지원한다. 체어맨 W 및 로디우스 구매자에게 300만원을, 렉스턴·카이런·액티언스포츠 50만원, 코란도 C는 30만원을 할인해 준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기름값 인하 효과 한달天下?

    기름값 인하 효과 한달天下?

    지난달 7일 정유사들의 기름값 인하 효과가 ‘한달 천하’에 그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정유사들이 휘발유 등 가격을 ℓ당 100원 인하하겠다고 했지만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실제 할인폭은 50원대에 머물렀다. 6일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보통휘발유의 평균 가격은 ℓ당 1917.06원(오후 4시 기준)으로 정유사들의 기름값 할인 시행 직전인 지난달 6일 1970.92원보다 불과 53.8원 내렸다. 자동차용 경유도 1762.42원으로 39.2원 떨어지는 데 그쳤다. ℓ당 100원을 깎아주는 SK에너지의 신용카드 사후할인 방식을 반영한 수치다.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달 11일 1909.40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뒤 월말까지 1911원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주유소들이 정유사에서 약속한 100원에 미치지 못하는 평균 50원 정도만 인하하고 다시 가격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3일 1915.07원으로 오른 뒤 이날 1917원대를 돌파했다. SK에너지의 카드할인 방식을 반영하지 않으면 기름값 인하 효과는 사실상 온데간데없는 상태다. 이날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1951.36원. GS칼텍스나 S-오일에서 휘발유를 구매하면 1950원대를 기록했던 3월 중순(18일 1951.28원) 즈음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지역 주유소에서 팔린 평균 휘발유값은 5일 ℓ당 2025.42원으로 정유사 인하 조치 전 최고치였던 지난달 5일 가격(2023.43원)을 뛰어넘었다. 자동차용 경유의 전국 평균가격 역시 1796.65원으로 한달 전 최고가격(1801.84원, 4월 5일)에 육박했다. 정유사들의 공급가 인하가 실제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최근 국제유가가 들썩이는 데다 주유소들이 가격 인하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기름값 인하 발표 이후 국제 유가와 함께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공급하는 공급가격 인하분이 상쇄됐다.”면서 “여기에 정유사 직영주유소와 달리 자영주유소들이 공급가 인하분을 판매가에 반영하지 않더라도 정유사가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도 최근 “기름값이 ℓ당 60원 내렸지만 석유 국제 제품가격 상승에 따라 국내 공급가격이 30원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90원 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기름값 인상 추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점. 최근 중동과 아프리카 산유국의 정정불안 등으로 가격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국제 제품가격이 강세로 돌아서 국내 가격도 점진적인 상승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석유공사는 전망했다. 부실한 기름값 인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유류세 인하 목소리도 힘을 받고 있다. 정부가 민간 정유사들에만 기름값 책임을 떠넘길 뿐 정작 기름값의 절반 정도인 유류세 인하에 소극적이라는 뜻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기름값 인하가 끝나는 7월 이후에는 대폭적인 가격 상승에 따라 소비자들의 고통이 가중될 것”이라면서 “유류세 인하 등 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의 특단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끊임없이 적을 만드는 전쟁 선동자…‘지지 않는 탐욕의 해’가 만든 분쟁사

    분쟁 지역 취재를 하던 히로세 다카시는 어느 날 이스라엘 가자 지구를 찾아가 팔레스타인 난민을 만난다. 고통과 증오로 범벅된 눈빛으로 삶을 영위하는 이들을 만나고 돌아온 저녁에는 팔뚝에 나치 강제수용소의 문장과 수인 번호를 찍은 채 살고 있는 이스라엘 여성을 만난다. 어느 한쪽에 서서 다른 한쪽을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도 없는 상황을 몸으로 직접 맞닥뜨린 셈이다. 그리고 인류사에서 벌어진 전쟁과 갈등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 스스로 묻고, 묻고, 또 묻는다. 고민과 성찰 속에서 그는 역사 속 한 인물을 만난다. 군사이론 교범서 ‘전쟁론’을 쓴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1780~1831)다. 히로세는 평화와 생명의 존엄성을 강조하면서도 역설적으로 근대사에서 전투와 전쟁의 기술적 이론을 만들어 내며 ‘천재적 군사 전략가’로 일컬어지는 이를 호출하며 전쟁의 근본 원인에 대한 의문을 풀어 가기 시작한다.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히로세 다카시 지음, 위정훈 옮김, 프로메테우스 펴냄)는 47장의 지도를 앞세워 시작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45년부터 1991년까지 해마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전쟁과 전투, 분쟁을 빼곡히 채워 놓은 분쟁사 연속 지도다. 지도는 지구상에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전쟁이 계속돼 왔음을 한눈에 보여 준다. 구구한 말과 설명 없이도 지도 자체가 전쟁의 지긋지긋함을 웅변해 준다. ‘1인 대안 언론’이자 ‘평화와 대안의 삶’을 직접 실천하며 사는 히로세는 생생하고도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며 전쟁이 세상과 인류를 어떻게 절멸시키는지 생생히 보여 준다. 1984년에 처음 쓰여진 책으로 히로세 평화사상의 원형과도 같다. 평화운동의 고전으로도 꼽힌다. 책의 원제목이 ‘클라우제비츠의 암호문’인 것에서 짐작되듯 그는 전쟁이 미치는 해악과 무엇을 이용해 학살을 자행했는지, 누가 전쟁을 지시했는지를 클라우제비츠가 ‘전쟁론’에서 밝힌 이론을 차용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던진 ‘전쟁의 이유’라는 질문에 ‘클라우제비츠형 인간’이 끊임없이 적을 생산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는 쉼 없이 전쟁을 지향하며 주변을 선동하는 사람을 ‘클라우제비츠형 인간’이라고 구분 짓는다. 히로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사는 ‘클라우제비츠형 인간’에 의한 ‘전쟁 선동사’였으며 이들이 적을 만들어 내는 능력에 의해 전쟁이 이뤄진다고 결론짓는다. 전쟁의 근원적 이유를 탐구하기 위해 클라우제비츠를 불러냈다가 다시 그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셈이다. 히로세에 따르면 역사 속 ‘클라우제비츠형 인간’은 나폴레옹, 클라우제비츠로부터 시작해 히틀러, 스탈린, 부시, 앨런 덜레스(미국 CIA 국장) 등으로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며 이어져 왔다. 그리고 전쟁사는 ‘전쟁 선동사’였다고 규정하고 전쟁은 인간의 본성에 의한 결과물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내용은 분쟁 지도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클라우제비츠형 인간’은 A전쟁 프로젝트를 완수하면 곧바로 B전쟁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그래서 히로세는 권유한다. 독자들 또한 자신처럼 매일 신문에서 분쟁 기사를 보며 분쟁 지도를 만들어 보라고. 미국이건, 구 소련이건 가릴 것 없이 전쟁으로 탐욕을 채워 가는 존재들은 집요한 취재의 결과물 앞에서 낱낱이 까발려진다. ‘핵을 중심으로 한 군사력이 전쟁을 억지한다.’는 논리에 대해 히로세는 “핵은 오로지 핵전쟁만을 방지하고 핵이 없는 나라의 군사적·경제적 지배만을 가능하게 했을 뿐”이라며 그 허구성을 논박한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도 개운찮은 구석이 있다. 뭔가 말을 마치지 않고 책을 닫는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클라우제비츠형 인간’들이 철저히 개인과 집단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고 했는데 추구하는 ‘이익’의 실체 등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어서다. 히로세는 2년 뒤 ‘제1권력-자본 그들은 어떻게 역사를 소유해 왔는가’를 출간했다. 국내에서는 이 책이 첫 번째 책 ‘왜 인간은’보다 먼저 나왔다. 히로세는 두 책을 통해 전쟁과 자본의 연관성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며 자신의 이론을 완성해 나간다. 한국전쟁 때 자행된 세균 전쟁의 진실과 1983년 여객기 격추 사건에 얽힌 음모, 한국과 일본의 군대를 이용한 방위 시스템을 구축해 ‘손 안 대고 코 푼’ 미국 CIA의 첩보전 실상 등도 곁들여져 있다. 세계 패권을 둘러싼 치열하고 야만적인 전쟁의 역사 속에서 한반도 역시 주요 전장이었음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1만 8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기름값 내렸는데… LPG는 눈치만

    기름값 내렸는데… LPG는 눈치만

    요즘 액화석유가스(LPG) 수입 업체들은 좌불안석이다. 다음 달 국내 공급가격을 결정해야 하지만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수입가 상승으로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정부와 소비자들의 시선이 따가워 쉽게 인상 결정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름값을 인하한 정유사와 마찬가지로 가격 인하라는 ‘성의표시’ 여론도 만만찮아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국내가격 1월 소폭 인상 후 제자리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달에 한번 가격을 정하는 LPG 업체들은 지난 1월 가격을 소폭 인상한 뒤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E1의 경우 2월 일반 프로판 가스의 충전소 공급가를 ㎏당 1289원, 차량용 부탄가스는 ℓ당 1677원으로 결정한 뒤 지금까지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SK가스도 이달 충전소 공급 가격을 2∼3월과 같은 프로판가스 1292.80원, 차량용 부탄가스 1679.18원을 유지하고 있다. LPG 가격은 형식적으론 업체가 자율적으로 정하게 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부의 요청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문제는 LPG 수입 가격이 계속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 프로판과 부탄가스 수입 가격은 전달 대비 각각 t당 55달러, 30달러 오른 875달러, 890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1∼4월 영업이익 손실은 SK가스가 500억원 이상, E1은 450억∼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가스는 지난해 매출 4조 9000억원, 영업이익 930억원을 올렸다. E1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조 4000억원, 45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조 단위인 정유업계와 달리 LPG업계는 가격 인하는커녕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LPG 전체 소비량 작년 첫 감소세 하지만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도 상당하다. 특히 부탄가스를 쓰는 택시 기사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지난 15일에는 서울개인택시조합 소속 기사 3만 6000여명이 공급사들을 상대로 LPG 가격 등을 담합했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LPG 업체들이 공급가를 동결하기 전에 가격을 과도하게 올렸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일반프로판 평균 판매 가격은 11월 첫째주 ㎏당 1199.19원에서 올해 1월 첫째주 1446.43원으로 247.24원(20.6%)이나 뛰었다. 자동차용 부탄 가격은 ℓ당 932.72원에서 1068.12원으로 135.40원(14.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반 휘발유(110.25원 상승, +6.5%)나 경유(106.20원, +7.0%)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는다. 수요 감소 역시 LPG 업계에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LPG 차량 등록대수는 지난해 11월 245만 9155대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3월에는 245만 4599대로 줄었다. 가정·상업용 LPG 수요도 2001년 248만t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액화천연가스(LNG) 보급 확대에 따라 지난해 157만t까지 줄었다. LPG 전체 소비량도 2009년 929만t에서 지난해 915만 6000t으로 처음으로 감소세로 꺾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미래 가구산업의 현장’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를 가다

    ‘미래 가구산업의 현장’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를 가다

    이탈리아에서 가구산업은 자동차, 패션과 더불어 국가경제를 이끌어 가는 3대 산업 가운데 하나다. 전 세계 고급가구 시장을 선도하는 이탈리아 가구업계의 힘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은 해마다 4월 패션도시 밀라노에서 열리는 국제가구박람회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 현장을 찾았다. 밀라노 중심부에서 20㎞ 떨어진 전시장 ‘피에라밀라노’ 주변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바이어, 가구업체 종사자들과 기자단을 실어나르는 버스가 몰리면서 이른 아침부터 붐비기 시작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박람회를 다녀간 인원은 약 33만명. 세계 최대 규모로, 2700여개 업체가 참가하는 박람회가 열릴 때면 밀라노 지역 호텔 방값은 최고 3배 이상 뛰고 주변 식당가와 상점은 반짝 특수를 누린다. 단 6일짜리 행사가 파생하는 경제적 효과는 자그마치 4억 5000만 유로(약 7200억원). 디자인 강국 이탈리아가 올리는 부가가치에 다시 한번 입이 벌어진다. 1961년 시작된 행사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는 시장 선도력 때문. 뚜껑을 열어보면 참가업체 2700곳 가운데 2000곳이 이탈리아 업체로, ‘국제’라는 이름표가 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전시관을 돌면서 현지 업체들이 내놓은 창조적인 결과물을 보면 박람회가 왜 국제적인 위상을 가지게 됐는지 수긍이 간다. 2002년부터 매년 빠짐없이 직원들을 이끌고 박람회를 찾고 있는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는 “이탈리아 업체는 1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한 가지 제품을 내놓는 것이 보통”이라며 “엇비슷한 제품을 찍어내는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효율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으나 이처럼 디자인과 기능에서 뚜렷하게 차별화된 2000개의 제품을 볼 수 있는 박람회는 없다.”고 말했다. 수많은 트렌드가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협업·융합·변신이 올해의 굵직한 흐름으로 읽힌다. 산업계 전반에서 협업은 이미 대세. 소파로 유명한 ‘아르플렉스’는 패딩점퍼를 만드는 ‘아스피지’와 손잡고 멋스러운 패브릭 소파를 내놓았다. ‘모다’라는 업체는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등 팝아트 작가의 유명 작품과 일본 애니메이션을 차용한 소파·장식장·옷장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아이폰·아이팟 등의 도킹 시스템을 내장한 거실장도 가구 산업이 갈 길을 보여주고 있는 듯했다. 공간과 상황에 따라 변신 가능한 ‘트랜스포머형’ 가구들의 존재감도 높았다. 카를로 굴리엘미 밀라노 가구박람회 회장은 가구산업의 미래에 대해 “사람을 더욱 편안하게 해주는 기술적 진보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밀라노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市 공무원 명함에 숨은 뜻 많다는데…

    市 공무원 명함에 숨은 뜻 많다는데…

    서울시에선 시장을 필두로 국장, 과장, 주임 등의 명함이 각양각색이다. 직원 명함도 광고용으로 활용하는 기업의 명함 디자인이 한결같은 것과 비교하면 어지러울 지경이다. 1995년 민선시장 등장 이후 시 상징물이나 슬로건이 지속적으로 제작·발표되기 때문이다. 12일 서울시 직원들에 따르면 재미있는 것은 명함에 권력의 현재와 미래·과거가 공존하거나 그 안에서 치열한 위계질서를 보여 준다는 점이다. 현재 시 공무원 명함에 주로 사용되는 상징물이나 슬로건은 5가지 정도다. 서울시 깃발에 사용하는 공식 상징물로 조순 시장(1995~1997년) 시절에 공모해 만든 상징물 ‘해·산·강’이 있다. 초록 북한산과 파란 한강, 빨간 태양을 상징했으나 언뜻 보면 ‘탈춤 추는 소녀’ 같다. 상상의 동물 ‘해치’는 최근의 상징물이다. 오 시장은 조선 600년 도읍이었던 서울의 문화역사적 상징물로 해치를 2009년 선정하고, ‘해치 서울’이란 슬로건까지 도입했다. 서울시민의 유·무형적 정체성 형성과 도시마케팅을 위해 도입했지만, 과자브랜드인 해태를 생각나게 해 꺼리기 일쑤다. 슬로건은 이명박 시장(2002~2006년) 때 만든 ‘하이 서울(Hi Seoul)’과 오세훈 시장(2006~현재)이 초선 시절에 만든 ‘솔 오브 아시아(Soul of Asia)’가 함께 사용된다. 다만 현직 대통령인 당시 이 시장의 슬로건이 원색으로 처리돼 위쪽에, 오 시장의 슬로건은 검은색으로 소박하게 아래쪽에 놓여있는 편이다. 명함에 자주 발견하는 디자인은 강렬한 ‘색동 머리띠’다. 2007년 권영걸 디자인본부장이 지정한 서울색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것이다. 최항도 현 기획조정실장이 대변인 시절(2006년 3월~2007년 7월) 이런 명함을 만들었는데 직원들이 많이 차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직원들이 명함에 자주 쓰는 슬로건은 ‘하이 서울’과 ‘솔 오브 아시아’, 상징물은 ‘해·산·강’이다. 가장 잘 보이는 왼쪽 상단에 슬로건을 새기고, 오른쪽 상단에 ‘해·산·강’을 놓아 둔다. 해산강은 공식 상징물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흑색으로 처리된다. 여기에 ‘색동 머리띠’가 합체해 화려함을 자랑한다. 최초 제작자인 최 기조실장을 비롯해 최동윤 상수도사업본부장, 정효성 행정국장, 최임광 교통운영관, 이종현 대변인, 황정일 시민소통특보 등이 사용한다. 오 시장과 정경원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의 명함에는 오직 해치만 등장한다. 오 시장은 이름 부분을 녹색으로, 정 부시장은 푸른 하늘색으로 제작하고 나머지는 하얀색으로 남겨 둬 세련된 느낌이다. 하지만 명함에서 해치의 사용빈도는 낮은 편이다. 김효수 주택본부장 명함은 보기 드물게 세로형인데 오른쪽 상단에 구멍이 뻥 뚫렸다. 도시개발과 관련해 각종 민원에 부딪히고 실랑이를 해야 하는 처지라 시민들과의 ‘소통’을 강조한 것이라고 한다. 신면호 경제진흥본부장은 ‘글로벌 톱 5, 서울’이라고 파서 다닌다. 현재 서울은 도시경쟁력 9위다. 임기 중 5위까지 올리겠다는 각오다. 그는 복지건강본부장 시절 점자 명함을 파기도 했다. 최광빈 푸른도시국장은 명함의 바탕색에서 업무관련성을 티내려고 흰바탕이 아닌 연두색을 택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씨줄날줄] 기업가 정신/주병철 논설위원

    고(故) 정주영(1915~2001) 전 현대그룹 명예 회장은 생전에 삼성그룹을 생각하면 늘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고 한다. 반도체 사업을 왜 간파하지 못했을까 하는 자책감이었다. 고(故) 이병철(1910~1987) 전 삼성그룹 회장은 생전에 현대그룹의 자동차사업을 늘 부러워했다고 한다. 두 사람이 눈독을 들였던 사업은 각각 세계 굴지의 반도체회사로, ‘글로벌 빅5’를 목표로 뛰는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로 성장했다. 혜안이 놀랍다. 정 전 명예회장은 그룹 내 계열사 한 곳도 인수·합병(M&A)하지 않고 직접 세웠다는 데, 이 전 회장은 인재 양성과 사업보국(報國)이란 기업경영정신을 실천해 왔다는 데 자부심을 가졌다. 이른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구현이다. 이 정신은 미국의 경제학자 슘페터가 처음 주창한 이후 기업가들이 기업의 본질인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을 논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한양행의 창업주이자 초대 회장인 유일한(1895~1971)이 기업가정신을 실천한 1호로 꼽힌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투철한 납세정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혁신정신 등이 당시로서는 선구자적인 표상처럼 여겨졌다. 조선업에 도전하기 위해 500만분의1 지도와 백사장 사진으로 차관을 따낸 정 전 명예회장, 의대 박사과정을 수학하면서 컴퓨터 백신을 만들어 네티즌들에게 무료로 내준 안철수 KAIST 석좌교수 등도 기업가정신의 계승자로 꼽을 수 있다. 철저한 구조조정, 인재제일주의, 혁신주의 등으로 미국 제너럴일렉트로닉스(GE)그룹을 1등 기업으로 만든 잭 웰치 전 회장은 세계가 인정하는 기업가정신의 수호자다. 기업가정신은 기업이 처해 있는 시대 상황에 따라 바뀐다. 강한 도전정신으로 세계의 부러움을 샀던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업가정신이 실종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기업가 2세, 3세들은 선대(先代)에서 키워놓은 가업을 지키는 데 급급한 듯이 비치고 있다. 신수종 사업 발굴보다 안전운행에 촉각을 더 곤두세운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그제 순탄치 않은 과정을 딛고 20년 만에 충북 청원군 오창테크노파크에 세계 최대 전기차용 배터리공장을 준공했다고 해서 화제다. 모처럼 기업가정신을 보여준 사례다. 최근 중소·벤처업계와 정부가 공동으로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을 발족시켰다. 사라져 가는 기업가의 도전정신이 다시 한번 번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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