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차용증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권성동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클래식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에이즈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학부모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36
  • SBS ‘그것이’, 결혼 코앞 김명철 실종 누가 개입?

    SBS ‘그것이’, 결혼 코앞 김명철 실종 누가 개입?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한 남성의 실종사건을 통해 실종사건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모색해 큰 반향을 얻고 있다. 지난 12일 밤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 사라진 약혼자’ 편에서는 지난 6월12일 결혼 4개월을 앞두고 사라진 김명철씨 사건을 다루었다. 실종 직전 김씨가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은 약혼녀의 남자 친구인 사채업자 였다. 김씨는 실종 당일 오후 5시30분 연락이 온 사채업자와 최 실장이라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고 그 뒤 사라졌다. 이후 김씨는 약혼녀에게 “너의 과거와 돈 문제 등으로 힘들었고, 다른 여자가 생겼다. 이제 내게 연락하지 마라.”는 문자 한 통만 남겼다. 약혼녀는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낯선 여자로부터 “명철씨가 너로 인해 힘들어 하니 더 이상 찾지 마라.”는 전화를 받는다. 약혼녀의 남자 친구인 사채업자는 방송에서 “김씨가 자신의 차안에서 최 실장과 사업 이야기를 나눈 뒤 계약금 3000만원을 건네받았고, 자신의 차를 담보로 이 사채업자에게 2500만원을 추가로 대출받았다. 김씨는 돈을 받은 뒤 차를 두고 떠났다.”고 밝혔다. 그는 김씨에게 받아둔 차용증과 대출서류를 보여주며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의 가족은 사채업자의 말이 앞뒤가 맞지 않아 범행을 감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작팀은 “김씨의 사건은 실종된 직후 단순 가출로 접수돼 초동수사가 늦어졌고, 사건해결의 실마리가 될 열쇠들이 사라져 버렸다.”면서 “성인 실종의 경우 대부분 가출로 접수되기 때문에 이 후 범죄와 연루돼 있을 경우 미제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개인사 들춰내 뭘 얻겠다고” “정책검증만 하면 언론 외면”

    “개인사 들춰내 뭘 얻겠다고” “정책검증만 하면 언론 외면”

    특임장관실의 ‘고위공직자 인사청문제도 및 운영 개선에 관한 연구’는 인사청문회를 거친 고위공직자들의 불만을 심층면접을 통해 가감 없이 보여준다. 청문위원으로 참여한 국회의원들 역시 ‘할 말’이 많았다. ●“후보자 소명기회 없어 불만” 우선 언론의 가학적 보도를 비판했다. 현 정부의 A 전 장관은 “언론이 공직후보자의 사소한 개인적 문제를 부풀려 전달, 국민들이 큰 문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청문회 준비과정의 현실적 어려움도 많았다. 참여정부의 B 전 장관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위한 개인 경비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식사비 등은 모두 후보자 개인자금으로 감당해야 하는데 1000만~1500만원가량 필요하다. 정치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큰 비용이다.”라고 말했다. 또 “요구자료가 많고 청문회에서 공격을 막아내려면 부처 실·국장까지 동원하게 되는데, 신세진 사람이 많아서 나중에 인사 단행에 어려움이 생긴다.”고 털어놨다. 지나친 자료제출 요구에 대한 불평도 쏟아냈다. 참여정부의 C 전 장관은 “국회에서 요구하는 항목들은 거의 개인자료밖에 없었다.”면서 “배우자, 아이들, 장인·장모의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성적증명서를 제시하라고 하는데, 뭘 얻고자 하는 것인지 알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D 전 경찰청장은 “청문회? 지옥이더라. 초·중·고 시절 생활기록부까지 170여 항목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면서 “교통스티커 발급 등 준법의식도 확인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공격적인 질문이 주를 이루고 후보자에게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않는 청문회 진행 방식도 문제 삼았다. 현 정부의 E 전 장관은 “미국의 경우 상원에서 피청문자의 소명과 의견을 듣는, 문자 그대로 청문(聽聞)이 이뤄진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 국회에서는 장문의 질문에 단답형 답만 요구하거나 의혹을 추구하는 식으로 질의해 수사하듯이 진행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도덕성 검증과 관련해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제기나 ‘흠집내기’ 위주의 청문회 진행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F 전 장관은 “병역은 국민정서상 상당히 큰 문제인데, 과거 병력자원이 남아서 보충역이나 병역면제 판정이 쉬웠던 점도 감안돼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가족관계에서 형과 아우 사이에 돈을 주고받는 경우 차용증을 쓰는 경우도 별로 없고 이자를 꼬박꼬박 받지도 않는데, 이를 증여로 봐야 한다는 것은 좀 이상하다.”고 말했다. ●“의원실 인력·시간 부족” 여야 청문위원들은 인력과 지원 측면에서 문제점이 많다는 반응을 보였다. G 의원은 “의원실의 특성상 인사청문만을 위한 특별인력 채용이 불가능하고, 보좌진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면서 “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장비, 숙박비, 자료활용비 등이 별도로 사용되는데 수당지급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H 의원 역시 “개별 의원실 중심으로 준비가 이뤄져 인력, 시간이 부족하다.”고 현실적 한계를 토로했다. 후보자 쪽이 자료 제출 요구에 성실히 응하지 않는 것도 큰 불만이었다. I 의원은 “청문회 준비팀에서 정리된 문서로 보내주고, 원자료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문서의 신빙성에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J 의원도 “최소 수준의 자료를 마지막에 보내 실질적 검토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K 의원은 “한번만 지나가면 된다는 생각인지 자료제출 요구에 불응하고 부실하게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청문위원들 역시 지나친 도덕성 위주 검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L 의원은 “후보에 대한 검증이 너무 개인사 위주로 가는 경우는 안타깝고, 좀더 정책적인 검증을 통해 후보의 자질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M 의원은 “정책검증만 하면 언론에 잘 안 나온다. 기자들이 알아듣지도 못하고 관심이 없어서 재미가 없다고 보도가 안 된다.”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했다. 국무위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구속력이 없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N 의원은 “결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더라도 임명권자가 강행할 경우 청문회의 의미가 퇴색한다. 청문회의 결과 존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함바 대부’ 빚더미

    “3~4년 전만 해도 담보 없이 수억원씩 융통해서 ‘영감님 회장님’이라고 불렸는데 최근에는 몇천만원도 못 갚아 ‘이놈 저놈’ 소리를 듣는다.” 12일 함바 브로커 유상봉(65·구속기소)씨의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복수의 함바 운영업자들은 “유씨가 한때 전국 함바 운영권의 70%에 직·간접적으로 관여, ‘함바계의 대부’라 불렸으나 최근엔 1억~2억원 갚을 돈도 없어 차용증을 써주는 신세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혼소송에서 져 재산의 상당 부분을 잃었고, 지난해 9월에는 갑상선암 수술까지 받아 사정이 더욱 나빠졌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로비에도 실패하는 등 악순환을 겪었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변호사비가 없어 변호사인 사위 오모(42)씨에게 사건을 의뢰했으나 최근 사위에게마저 외면당했다. 함바 비리가 정·관계 로비 사건으로 확대되자 사위가 손을 뗐다는 것이다. 사건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것이 장인의 변호를 그만둔 표면적인 이유지만 실제로는 이혼으로 자식들이 유씨에게 등을 돌렸다고 가족들은 설명한다. 유씨의 다른 사위는 “결혼식장에서 장인을 한번 보고 20년 가까이 만난 적이 없다. 장모님을 중심으로 집안 사람이 모이고 있고 장인어른은 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누구랑 지내고 계시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구속되셨다고 해도 안타까운 마음이 안 든다.”고 차갑게 말했다. 유씨에게 피해를 본 사람들이 가족들을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일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의 한 가족은 “전남 해남에 사는 유씨의 여동생(59)은 자주 찾아오는 함바 피해자들을 피해 최근 임시로 거처를 옮겼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성동구치소에 갇힌 유씨를 면회하는 유일한 민간인은 내연녀 B(42)씨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남부지법 무료법률상담 받아보니…

    남부지법 무료법률상담 받아보니…

    25일 오후 서울 남부지법 1층 민원상담실. 9월부터 전국 최초로 시행되고 있는 민원상담위원 상담 창구를 찾았다. 민원상담위원이란 25년 이상 일한 퇴직 법원공무원 가운데 법무사 개업을 하지 않은 위원을 위촉,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민원인들에게 책임 있고 연속성 있는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제도다. 기자는 기존 변호사, 법무사 상담과의 차이점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민원인을 자청해 조언을 받았다. “6개월 전 친구에게 200만원을 빌려줬는데, 친구가 돈이 없다고 모른척 한다.”고 상담을 신청했다. 법원에서 26년 동안 근무하다 2006년 퇴직한 상담위원 송모(57)씨가 “차용증을 쓰지도 않았으니 돈을 돌려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요즘은 통장입금 명세나 증인이 있으면 상황에 따라 민사소송에서 이기는 일도 있으니 포기하지 말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때때로 법전을 펴 확인해 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급명령서를 작성, 법원에 제출하는 것이 소송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소소한 사건이라 법률상담까지 받기는 부담스러운 민원인들이 부담 없이 무료로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다. 지난 9월 문을 연 법률민원상담제도가 법무사·변호사 제도를 뛰어넘는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 조언을 받아보니 이론적인 설명보다는 실무처리를 돕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똑같은 질문을 법무사에게 했을 때 “금전소비대차계약이 있어야 하고, 변제기가 도래해야 한다.”는 등의 답변과는 달랐다. 남부지법·인천지법에 따르면 9월 민원상담위원 총 3명에게 법률상담을 한 민원인은 864명이다. 한달 만에 법무사·변호사 5명에게 상담받은 694명을 앞질렀다. 법원 관계자는 “변호사가 오전 2시간, 법무사가 오후 3시간 상담하는 것과 달리 상담위원들은 오전 9시 30분~오후 5시30분 총 7시간을 상담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상담을 이어서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변호사·법무사는 한달 동안 날마다 바뀌기 때문에 다음날 찾아와도 같은 변호사·법무사에게 상담을 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사정을 매번 반복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변호사·법무사들의 출석이 저조한 점도 보완할 수 있다. 남부지법의 9월 한달 변호사·법무사의 출석률은 65%가 안 된다. 변호사·법무사만 있었을 때, 민원인이 10번 오면 3번은 그냥 돌아가야 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민원상담위원의 출석률은 100%. 단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법무사 개업을 하지 않은 퇴직자들로만 구성했기 때문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500만원으로 SF영화 ‘불청객’ 만든 이응일 감독

    500만원으로 SF영화 ‘불청객’ 만든 이응일 감독

    공상과학(SF), 백수, B급 영화, 황당무계, 장기하, 피터 잭슨…. 30일 서울 대신동 필름포럼에서 단관 개봉으로 스크린에 걸린 ‘국싼’ SF ‘불청객’은 대충 이런 단어들을 떠올리게 한다. 배경지식 없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뉠 듯. 환불을 요구하거나, 기묘한 매력에 홀리거나. 저예산이 아니라 초저예산 영화다. 촬영에만 500만원 들었다. 그래서 이 국산 영화를 말할 때는 절로 된발음(‘국싼’)이 나온다. 화질이나 특수 효과는 우뢰매 같은 1980년대 어린이용 영화보다 더 조악하다. 배우들 연기도 프로와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이를 견뎌내다 보면 분명히 빠져드는 독특함이 있다. ●과학고·서울대 출신… 1년만에 사표 영화판으로 줄거리는 이렇다. 만년 고시생 진식과 취업 준비생 강영, 복학생 응일. 장기하가 노래했던 것처럼 눅눅한 비닐장판에 발바닥이 쩍 달라붙었다 떨어지는 군상이다. 세 사람이 모여 사는 고시촌 자취방에 난데없이 택배가 날아온다. 뜯어 보니 우주악당 포인트맨이 짠 하고 나타나 은하연방 론리스타 수명 은행과의 계약이 성립됐다고 일방 통보한다. 백수들의 수명을 조금씩 빼앗아 소위 ‘잘나가는 어르신들’ 수명을 늘려 주기로 했다는 것. 백수들이 저항하자 포인트맨은 자취방을 통째로 우주로 날려 버린다. 과연 백수들은 무사귀환할 수 있을까. 지난 28일 필름포럼에서 만난 이응일(33) 감독은 “개봉은 생각지도 않았고, 하고 싶은 대로 만들자고 한 일이 커져 버렸다.”며 웃었다. 출발은 이랬다. 과학고와 서울대라는 만만치 않은 간판을 갖춘 그가 선배를 따라 영화 동아리에 들었다가 영화에 푹 빠졌다. 그래도 먹고살아야 하니 졸업 뒤 일단 취직. 1년 정도 다녔다. 그런데 이게 아니다 싶었다. 허전했다. 동아리 졸업생 모임에서 품앗이로 각자 작품을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직장을 다니며 모았던 500만원을 가지고 방에서 찍을 수 있는 간단한 작품을 해보려고 마음먹었다. 그게 2006년 봄이었다. ●발바닥에 장판이 쩍 달라붙는, 장기하 노래 같은 영화 “처음에는 SF를 할 마음이 없었어요. 백수 이야기가 기본이었죠. 그런데 백수가 골방에서 담배 피우며 우울해하는 천편일률적인 단편이 봇물이었습니다. 같은 골방 백수 영화지만 스케일을 키워 자취방을 우주로 보내면 어떨까, 창밖으로 우주만 보이면 되잖아? 그런 생각을 하게 됐죠.” 주연배우? 자취방에서 함께 살며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던 형들을 꼬드겼다. 추억 한번 만들어 보자고. 당연히 무료 출연. 그것도 실명으로. 스태프들은 동아리 인맥을 동원해 역시 무료 봉사. 그럼 촬영 장소는? 그냥 살고 있는 월세 20만원짜리 자취방에서 하지 뭐, 오케이! 5분짜리 단편을 생각했는데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 20분이 넘었고, 한 시간이 넘는 장편으로 변해 갔다. 스태프와 초보 배우들 모두 지쳐 갔다. 어느 순간부터는 부탁하기도 미안했다. 이 감독은 포인트맨까지 1인2역을 맡았는데 카메라를 세워 놓고 혼자 찍기도 했다. “총정리해 보니 42회차 촬영을 했더라고요.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나중에 갚아 주려고 기록을 꼼꼼하게 했죠. 만약 영화가 수익이 나면 일급으로 계산해 주겠다고요. 하하하.” 덜컥 SF로 방향 설정을 했더니 특수 효과가 문제였다.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은 엄두가 안 나 일단 나중으로 미뤘다. 아날로그 특수 효과는 전부 가내 수공업. 창문 깨지는 효과를 내는 슈가글라스는 150만원이나 했다. 헉! 그래서 직접 공예용 설탕으로 만들어 봤다. 수개월 동안 설탕만 20만원 어치를 샀다. 바람 효과는 비싼 강풍기 대신 노래방 앞 막대 고무 인형에 달린 송풍기를 하루 5000원에 빌려 해결했다. 압권인 포인트맨은 이 감독이 직접 수영 모자 쓰고 파랗게 염색한 내복을 입고, 얼굴·손발까지 파랗게 칠한 뒤 찍은 결과물. 나중에 CG로 파란색을 빼 블랙홀 느낌의 그럴듯한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그렇게 촬영을 마무리한 게 2007년 여름. 그 뒤로 돈이 떨어져 진전을 보지 못했다. 후반 작업을 위한 자금을 모으려고 홍보 영상 사업을 했지만 쫄딱 망했다. 실의에 빠져 있던 올해 초. 주변에서 ‘불청객’을 완성하라고 조언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출품하리라며 이를 악물었다. ●‘반지의 제왕’ 잭슨 감독도 황당무계 SF로 출발 염치불구하고 집에서 목돈을 빌렸다. 차용증서를 썼다. 용기를 내 동아리 선후배, 군대 동료들, 사돈에 팔촌까지 만났다. 그렇게 1200만원을 모았다. 그리고 저화질이라고 하지만 431컷에 달하는 CG 작업과 보충 촬영에 몰두했다. 영화제 상영 하루 전날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엥겔계수까지 고려하면 영화 완성에 든 돈은 약 2000만원. “그냥 웃고 자빠지는 B급 영화는 아니에요. 알레한드로 조도르프스키 감독과 김기영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나름 주제 의식과 미장센에도 신경 쓴 작품입니다. 죽음에 대한 인간의 태도, 그리고 죽음을 극복하는 방법 같은 주제를 녹였는데 아직까지는 괴상하고 유치한 부분에만 주목하는 것 같아요. 하하하.” 아이디어와 ‘무대포 정신’으로 가내 수공업 영화를 극장에 거는 일대 사건을 일으킨 이 감독. 검객물, 학원물, 진지한 역사물, 장기 계획으로는 괴수물…. 아이디어가 쏟아진다. 혹자는 불청객을 보고 88만원세대의 아픔을, 론스타 사태에 빗대 신자유주의를 풍자했다고 평가한다. 이 감독을 놓고 ‘반지의 제왕’을 만든 피터 잭슨을 떠올리기도 한다. 잭슨의 출발도 홈 비디오 수준의 황당무계 SF ‘고무인간의 최후’였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인사청문회] 2007년 박연차 기내난동 전날 함께 술자리

    [인사청문회] 2007년 박연차 기내난동 전날 함께 술자리

    2007년 이후에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알게 됐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해 온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둘째날인 25일 “2006년 가을에 알게 됐다.”고 말을 바꿨다. 비슷한 시기 박 전 회장 소유의 골프장에서 함께 골프를 치고, 2007년 박 전 회장의 기내 난동 사건이 발생하기 전날 같이 술을 마신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당초 김 후보자는 서면 답변 등을 통해 “박 전 회장과는 2007년 이후 알게 됐고, 2008년 이후에 몇 차례 골프를 같이 쳤다.”고 밝혔고, 청문회에서도 수차례 같은 입장을 확인했다. 하지만 오후 질의에서 박영선 의원이 이를 다시 추궁하자 “정확하진 않지만 2006년 가을쯤”이라고 말을 바꿨고, 박 의원은 곧바로 김 후보자와 박 전 회장이 2006년 10월 함께 골프를 쳤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김 후보자는 또 “2006년 재선(5·31 지방선거) 전에는 박 전 회장과 전혀 교류가 없었다.”고 했다. 이에 박 의원이 “2006년 6월 이후부터는 만났을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하신 거죠?”라고 묻자 “정확하게 더듬어 보겠다.”고만 답했다. 김 후보자는 2007년 12월3일 박 전 회장의 기내 난동 사건이 있기 전날 골프장 안에 있는 식당에서 함께 식사와 술자리를 가진 사실도 시인했다. 이광재 강원지사가 태광비나를 방문할 무렵인 2006년 8월 김 후보자가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의 일정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의원들은 “서갑원·이광재 의원은 그 직전에 갔던 일로 돈을 받았다고 기소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도내 성직자 한 분과 종교행사 관계로 간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의원이 “함안 마애사 무진스님과 같이 간 것을 목격한 분이 있다. 무진스님은 박 전 회장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알고 있는데, 어디서 무슨 종교행사를 했다는 것이냐.”고 묻자 “저와 상관이 없다. 개인의 문제라 밝힐 수 없으니 양해해 달라.”며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곧이어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이 “동행한 성직자에게서 박 전 회장 이야기를 듣지 못했느냐.”고 묻자 “같은 고향이라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다.”고 해 또다시 말바꾸기라는 빈축을 샀다. 인사청문특위는 삼성의료원에 입원해 증인출석을 거부한 박 전 회장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지만, 박 전 회장의 주치의가 “심장에 문제가 있어 급사의 위험이 있다.”는 의견을 보여 증인 출석은 무산됐다. 김 후보자에게 돈을 빌려준 형수 유귀옥씨는 증인으로 출석해 “2002년 2월 빌려준 3500만원은 운영하던 유치원을 팔아서 받은 계약금이고, 2006년 6월에는 급전이 필요하다고 해서 아파트를 담보로 6000만원을 대출받아 빌려줬다.”면서 “통장으로 거래한 내역이 있기 때문에 차용증 없이도 다 증명이 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아직 채무를 상환하지 않았고, 야당 의원들은 이 자금이 김 후보자 본인의 돈이거나 ‘스폰서’가 대준 돈인데 가족들의 명의만 빌린 것일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지혜·오이석·강주리기자 wisepen@seoul.co.kr [용어 클릭] ●동행명령제 국회의 국정조사·국정감사 등의 증인이나 참고인이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해당 증인과 참고인을 동행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제도. 동행명령을 받은 증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이를 거부할 경우 3년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동행명령제는 1988년 국회 운영위 국회관계법개정5인소위 위원장이던 박희태 국회의장의 제안으로 도입됐다.
  • 金 “박연차게이트 연루 터무니 없다”

    24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불법정치자금 수수 한나라당 권성동 의원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는가.”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정말 터무니없는 얘기”라면서 “기소할 수 있을 정도의 명확한 내용도 없었고, 소문만 무성했지 실체가 없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내사 자료를 직접 받아 제출하라는 야당의 요구에 대해서는 “제 권한 밖의 일”, “검찰수사기록에 대한 부분은 수사기관의 일”이라고 피해갔다. ●‘스폰서’ 민주당에서는 거창에 있는 화성종합건설 회장 최순탁씨가 김 후보자의 ‘스폰서’라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2004년 6월 재·보궐선거를 치르면서 최씨에게 7000만원을 빌렸는데 처음 재산신고를 할 때는 채권자가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았고, 영수증을 달라고 했더니 차용증도 없다고 했다. 7000만원에 대한 차용 관련 자료를 밝히지 못하면 뇌물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그런 사실이 있다면 사퇴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어 “화성건설이 22억원 상당의 태풍 매미 피해 복구사업을 맡는 과정에서 불법 수의계약을 맺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는데 부군수까지만 처벌받았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당시 부군수 최모씨가 2006년 12월 법원에서 2심 확정판결을 받은 뒤 한 달 만에 4급에서 3급으로 승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법원 판결은 징계사유가 되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가족 재산관계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06년 쓴 정치자금 10억원 중에 아버지가 6억원을 납입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아버지의 재산내역 제출을 요구하자 본인이 동의를 안 해서 낼 수 없다고 한다. 부모의 사생활보다 국민의 알권리가 중요하고, 김 후보자가 ‘소장수의 아들’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김 후보자의 지출이 수입보다 많다고 했더니 장모로부터 월 170만원씩 받아 생활비를 충당했다고 답했는데, 실제로 장모 소유의 건물에 가 보니 가게 두 곳에서 나오는 월 임대소득이 40만원밖에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렴성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도청 직원을 가사도우미로 썼다는 의혹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강 의원은 “구내식당에 근무하는 직원의 근무지가 임기 중 도지사 관사 근무로 고정돼 있고 식당에선 근무를 안 했다. 사택에서 일하고 급여를 받았는데 한 달에 한두 번밖에 안 왔다고 해명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김 후보자는 “잘못된 이야기인 것 같다.”고 시인했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공무 외 해외출장이 1년에 8번이고, 인터넷 언론 사진에 보면 부인이 들고 있는 가방이 191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이라면서 “이런데도 후보자가 밝힌 대로 월 500만원 생활비로 감당이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증빙자료를 제출하겠다. 사진 속 집사람 가방은 루이뷔통인데, 평생 고생만 시키고 그래서 결혼기념일 때 하나 선물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선거자금 10억원 불법대출 김 후보자는 2006년 선거에서 쓴 정치자금 10억원에 대해 처음에는 금융기관에서 빌렸다고 했다가, 이날 청문회에서 안상근 당시 부지사와 아버지 명의로 대출받은 것이라고 해명을 번복해 질타를 받았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이렇게 용도를 허위기재한 것은 정치자금 대출을 금지한 은행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홍성규·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해명마저 의혹”… 김태호 벼르는 野

    “해명마저 의혹”… 김태호 벼르는 野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23일에도 야권은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에 대한 해명 자체가 거짓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와 거창 소재 H종합건설 대표인 최모씨와의 관계가 석연치 않다며 최씨가 김 후보자의 ‘스폰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서면답변서에서 2005년 재산신고 내역상의 개인간 채무 7000만원의 출처와 관련, “도지사 보궐선거 시점인 2004년 6월 최씨로부터 차용, 그 이후 상환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차입 및 변제 근거를 대지 못했다며 의혹을 거두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서면답변서에서 “차용증서와 영수증 사본을 별도 관리하지 않아 제출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H종합건설은 김 후보자의 거창군수 재직시절인 2003년 거창군이 태풍 피해로 인한 재해복구사업을 추진했을 때 자회사인 W건설과 함께 22억원의 수의계약을 따냈다가 이후 불법수의계약으로 문제가 되는 등 특혜의혹이 있다고 민주당은 주장했다. 또한 민노당 강기갑 의원은 “경남 선관위 확인 결과 2006년 정치자금 회계보고 때 신고한 선거비용이 10억원이라는 김 후보자 측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면서 “김 후보자는 10억원 모두 금융기관 부채라고 주장했지만, 이 가운데 4억원만 ‘개인간 부채’로 신고됐고 6억원은 자산으로 신고돼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선숙의원 등은 김 총리 후보자가 2006년 재산신고에서 밝힌 아파트 매입대금 6억 7000만원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산신고서에 명시된 자금원은 배우자 소유 아파트 매각 대금 8700만원, 아파트 전세금 1억 7000만원, 경남은행 융자 2억 3800만원, 개인간 채무 증가 1억 1500만원 등이다. 이를 다 합하면 6억 1000만원으로 6000만원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퇴직금이란 표현은 정확하지 않았고 수당 등이 있다.”면서 “아파트 매매 관련 거래를 모두 통장 이체로 했는데 재산 신고 시점과 차이가 나서 계산이 맞지 않는 것으로, 국회에 모든 통장 거래내역을 제출해 오해를 풀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인이 관용차를 사용하고 김 후보자가 도청 직원을 가사 도우미로 썼다는 의혹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강 의원은 “관용차가 내빈 이용이라는 용무로 2010년 상반기에만 84차례나 부인이 거주하는 거창에 다녀왔다.”면서 “가사 도우미로 쓴 적이 없다고 해명한 도청 구내식당 직원의 근무지도 버젓이 ‘관사’라고 기재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 측은 “거창에는 도립전문대학 등 도 업무와 연관되는 시설·기관이 여럿 있어서 관용차가 자주 다녀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이성진, 사기혐의로 긴급체포

    이성진, 사기혐의로 긴급체포

    그룹 NRG 출신 이성진이 사기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24일 청주 흥덕경찰서 관계자는 “사기혐의로 고소를 당한 이성진이 24일 오전 9시경에 조사를 받기 위해 자신 출석했다.”며 “알고 보니 또 다른 사기혐의가 내려진 사실이 확인돼 현장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앞서 12일 오후 강원 정선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 따르면 이성진은 최근 대리기사 이모씨에게 2000만 원을 빌렸지만 약속된 기간 내에 갚지 않아 사기혐의로 고소당했다. 이성진이 강원랜드 소속 대리기사 이씨에게 지난 7일까지 갚는 것을 조건으로 차용증까지 작성했지만 이를 어긴 것이다. 당초 이씨는 자신의 거주지 관할인 강원 정선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성진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청주에서 사건을 조사를 받고 싶다고 부탁해 흥덕경찰서가 이성진 사기혐의 사건을 맡게됐다. 이성진은 사기혐의에 대해 측근이 빌려달라고 해서 대신 빌려줬을 뿐이며 이씨가 선이자 명목으로 200만원을 먼저 떼서 1800만원만 통장으로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84rornfl@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성진 사기혐의 피소…경찰 “출두하라”

    이성진 사기혐의 피소…경찰 “출두하라”

    그룹 NRG 출신 가수 이성진이 사기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12일 오후 강원 정선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 소속된 한 경찰은 서울신문NTN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성진은 최근 대리기사 이모씨에게 2000만 원을 빌렸다. 하지만 약속된 기간 내에 갚지 않아 사기혐의로 고소당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성진은 강원랜드 소속 대리기사 이씨에게 지난 7일까지 갚는 것을 조건으로 차용증까지 작성했지만 이를 어겼다. 이성진을 신고한 이씨는 고소장에서 “이성진은 친분이 있는 방송국 PD가 돈이 필요해 대신 빌린다고 했다.”며 “이성진에게 현금으로 200만원을, 타인 통장으로 1800만원을 송금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이성진에 대해 오는 16일까지 정선경찰서로 출두를 지시한 상태이다.”라며 “이성진 소속사 측에 연락해서 고소장이 접수됐다는 사실을 전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이성진은 안재욱, 탁재훈 등이 소속된 연예인 야구단 ‘재미삼아’의 일정 때문에 일본에 머물고 있다. 오는 13일 일본 효고현 아카시의 아카시공원 제1구장에서 열리는 한신타이거즈 OB팀과의 친선 경기가 있을 예정이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84rornfl@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억원 빌려주고 60억건물 가로채

    광주지방경찰청은 18일 1억원을 빌려주고 이자 등의 명목으로 60억원짜리 건물을 가로챈 사채업자 박모(40)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지난해 6월 이모(35)씨가 7층짜리 병원건물(60억원 상당)을 신축하면서 자금압박을 받는 사실을 알고 이씨에게 접근, 1억원을 빌려주면서 “한 달 간 이자로 2000만원을 주고, 갚지 못할 경우 이 건물 3개 층의 소유권을 이전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박씨는 이씨가 약속한 날짜에 빚을 갚지 못하자 변제일 연장을 조건으로 1개 층에 대한 담보를 추가로 요구하고 1주일씩 기한을 연장하는 방법으로 두 달 만에 3억원 상당의 차용증과 건물 전체를 담보로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박씨가 이 건물을 담보로 전남 화순에 있는 한 금융기관으로부터 20억 5000만원을 대출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대출 과정에서 은행 직원 등의 불법행위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부장판사들과 함께 하는 법률상담 Q&A] 상속재산에 걸어놓은 가압류 풀려면?

    # 사례 A씨는 아버지가 사망한 뒤 상속재산인 임야를 팔아 사업자금을 마련하려고 했다. 그런데 B씨라는 사람이 사망한 아버지를 상대로 아직 상속등기도 마치지 않은 임야에 가압류를 한 사실을 알게 됐다. 경위를 물으니 B씨는 아버지가 보증인으로 되어 있는 아주 오래된 차용증을 내밀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친구를 위해 보증을 서준 적은 있지만 이미 친구가 빚을 갚아 해결된 상태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친구가 어디 있는지, 변제를 했는지 증거를 찾을 수가 없다. Q B씨가 걸어놓은 가압류를 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A 채권자가 비용과 노력을 들여 재판에 이기더라도 채무자가 그 사이 재산을 은닉하거나 현상을 변경시켜 버리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이런 장래의 위험을 방지하고 집행을 쉽게 하기 위해 현재의 재산 또는 현상을 동결하는 제도가 가압류 또는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이다. 종전에는 채권자의 권리행사를 위해 보전처분을 폭넓게 허용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보전 처분이 본래 목적을 벗어나 채무자에 대한 압박수단 등으로 악용되는 일이 잦아 법원에서도 요건에 대한 심리를 강화하거나 일정한 범위 내에서 현금 공탁을 요구하는 등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전처분에 대해 다투기 위해 본안소송을 제기해 판결을 받고 또 보전처분에 대해 따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예를 들어 부동산의 매매계약이 체결되어 있다거나 은행으로부터 융자를 받으려고 하는데, 가압류 또는 가처분 등기가 되어 있으면 곤란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가압류 또는 가처분을 한 법원에 소명자료를 첨부해 신청하면 법원의 심리를 거쳐 보전처분 취소 결정을 받을 수 있다. 또 보전처분을 한 법원에 제소명령을 신청할 수도 있다. 채권자가 본안의 제소명령에서 정한 제소기간 안에 본안의 소 제기 및 소제기증명서류의 접수를 하지 않았다면, 곧바로 제소기간 도과에 의한 보전처분취소 신청을 해서 취소 결정을 받을 수 있다. 채권자가 보전처분이 집행된 뒤 3년 동안 본안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경우에도 보전처분 취소신청을 할 수 있다. 보전처분이 정당한지 여부는 나중에 따지더라도 우선 가압류 등기부터 말소해 매매계약 등을 이행해야 한다면 가압류명령에 적혀 있는 해방공탁금(집행 취소를 위해 공탁할 금액)을 공탁하고 공탁서를 첨부해 가압류집행 취소를 신청하면 된다. 이런 보전처분에 대한 이의 및 취소 절차는 종전에는 대부분 판결절차로 진행됐지만 2005년 개정 민사집행법이 시행되면서 심리의 지연을 막고 신속하게 채무자를 구제하기 위해 결정절차로 변경했다. 사례의 경우 A씨는 상속인의 지위에서 가압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해서 취소를 구할 수 있다. 이미 사망한 사람을 상대로 한 가압류 신청은 부적법하고 이에 따른 가압류 결정 역시 당연무효이기 때문이다. 만약 B씨가 상속인인 A씨를 상대로 다시 가압류 신청을 해 상속등기와 가압류등기가 된다면 A씨는 아버지가 보증을 서준 빚이 변제됐거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증거를 확보해 가압류 결정에 대한 이의 또는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상속재산 처분을 위해 가압류 등기만이라도 말소해야 한다면 해방공탁금을 공탁하면 된다. 사례에서는 B씨가 갖고 있는 차용증이 부당한 가압류의 빌미가 됐다. A씨의 아버지가 변제 뒤 차용증을 회수했다면 자손이 이런 법률 분쟁에 휘말릴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다소 인간미 없게 느껴지더라도 법률관계는 명확히 해두는 것이 좋다. 임범석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 아파트 채무·아들 병역문제 주 타깃

    아파트 채무·아들 병역문제 주 타깃

    13일 열릴 천성관(51)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그동안 제기된 천 후보자의 부동산 관련 의혹을 비롯한 기업인들과의 관계, 아들의 병역 문제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부동산 관련 의혹은 천 후보자가 올해 4월 구입한 서울 신사동의 28억 7500만원짜리 아파트를 둘러싼 채무관계다. 천 후보자는 동생과 처형으로부터 수억원을, 15억 5000만원은 지인인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빌렸다. 박씨에게서 빌린 돈에 대한 해명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당초 천 후보자는 15억 5000만원 중 8억원에 대해서만 차용증 자료를 제출했다. 하지만 7억 5000만원을 더 빌린 사실이 이후에 드러났다. 15억 5000만원에 대해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검찰이 처음엔 ‘전액 현금 거래였다.’고 하더니, 나중엔 ‘고액권 수표로 거래했고 구체적인 수표번호는 모르겠다.’는 답변을 해 왔다.”고 밝혔다. 5억원을 무이자로 빌려준 천 후보자의 동생 성훈씨는 서울 고척동에 있는 부인 명의의 84.56㎡(26평)짜리 아파트에서 살고 있어 자금출처도 해명해야 할 부분이다. 또 천 후보자의 부인 김모(51)씨가 남편이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다음날인 지난달 22일 제네시스 승용차를 보증금 1700여만원, 한 달 임대료 170여만원의 조건으로 시중의 한 캐피탈사와 사용계약을 맺은 과정도 의문이다. 이 차는 지난해 5월부터 건축자재업체인 S사가 임대해 사용해 오던 것이었으나 이번에 김씨가 계약을 승계했다. S사 대표 석모씨 역시 천 후보자의 오랜 지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S사가 리스비를 내는 차를 부인 김씨가 사용하다 천 후보자가 총장으로 내정되자 뒤늦게 임대 승계 계약서를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 차는 지난해부터 천 후보자의 아파트 주차장 주차증이 발급됐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천 후보자의 아들이 유명 게임업체에서 병역특례자로 근무한 점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006년 3월 유명 게임업체인 N사에 웹프로그래머 인턴으로 입사한 뒤 3개월도 채 안 된 6월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성돼 지난해 8월까지 병역특례자로 근무했다. 아들은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아 병역특례자로 선발되는 데에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천 후보자는 아파트 매입과정과 박모씨에게서 돈을 빌린 것과 관련, “직무관련자나 사건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검사윤리강령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오해의 여지가 있었다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성규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부장판사들과 함께 하는 법률상담 Q&A] 채권자 취소권 활용 원상회복 청구 가능

    # 사례 사업을 하는 B씨에게 돈을 빌려 준 A씨는 B씨가 돈을 갚지 않자 소송을 준비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최근 B씨 소유의 주택에 거액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을 알게 됐다. B씨의 사무실은 월세가 밀려 보증금도 거의 공제된 상태이고, 다른 빚도 많아서 그 주택이 사실상 유일한 재산이었다. 그런데 주택에 근저당권이 설정됐으니 A씨가 B씨를 상대로 소송을 해서 이기더라도 집행할 재산이 남아 있지 않게 된 것. B씨는 이에 대해 “C씨에게 채무가 있어서 근저당권을 설정 해 준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돈을 송금받은 은행통장과 차용증 사본까지 보여 줬다. Q A씨가 빚을 받아 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A 통상 이런 경우에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강제집행면탈죄’로 형사고소를 하는 것이다. 강제집행면탈죄는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재산을 은닉, 손괴하거나 허위 양도 또는 허위의 채무를 져 채권자에게 피해를 주는 죄다. 하지만 B씨가 금전거래 자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죄가 쉽게 인정될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실제로 B씨가 C씨에게 돈을 빌린 것이라면 허위의 채무를 부담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민사소송을 통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사해행위취소’라고 부르는 민법 제406조의 채권자 취소권 제도이다. 사해행위란 채권자에게 해를 끼칠 것을 알면서도 채무자가 재산권을 목적으로 행한 법률행위를 의미한다. 재산보다 빚이 많은 채무자가 채권자들과의 관계에서 공정하지 못하게 재산을 처분해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가 바로 사해행위다. 일반적으로 채무자가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돈을 받지 않고, 또는 기존의 빚을 대신해 양도해 주는 경우와 특정 채권자에게만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는 경우 사해행위로 볼 수 있다. 민법은 채권자가 사해행위를 취소하고 원상회복을 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피해를 입게 되는 채권자는 부동산을 양수받은 사람이나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사람을 상대로 원래대로 채무자 앞으로 부동산을 돌려 놓으라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는 정말로 빚이 있어서 양도나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극히 예외적이기는 하지만, 자금난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채무자가 자금을 융통해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채무를 변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 부동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하고 신규자금을 추가로 융통받는 경우도 있다. 이는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채무 변제를 위해 새로 돈을 빌리면서 담보를 제공하는 경우까지 사해행위로 보고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면 빚이 많은 사람이 돈을 빌리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사례의 경우 B씨가 C씨에게 허위의 채무 또는 기존의 채무에 대해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것이라면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때문에 A씨는 이를 취소하라고 청구할 수 있다. A씨가 소를 제기할 때는 통상 B씨와 C씨를 공동피고로 하게 되는데 B씨에 대해서는 대여금 반환, C씨에 대해서는 근저당권설정계약 취소 및 근저당권말소를 청구하면 된다. 단, 사해행위임을 안 날로부터 1년, 또 사해행위가 벌어진 날로부터 5년 이내에 소를 제기해야 한다. 이림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 캘리포니아주 ‘재정비상’ 선포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캘리포니아주가 급기야 재정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1일(현지시간) 주의회가 2010회계연도 예산안 처리시한을 넘김에 따라 재정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263억달러(약 33조 4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재정적자 위기를 맞아 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해 한 달에 3차례 주정부 기관의 문을 닫기로 했으며, 주정부 공무원 23만 5000명에 대해 7월부터 의무적으로 무급 휴가를 가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이날 주의회 특별 회기를 소집했으며, 주의회는 앞으로 45일 내 재정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캘리포니아주 공무원들은 강제 무급 휴가 조치로 이달부터 매월 1~3주 금요일에 업무를 쉬게 돼 민원인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캘리포니아주 공무원들은 무급 휴가로 임금의 14%가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은 이날 교육 예산 50억달러 삭감 등을 골자로 한 ‘재정 위기 해소’ 3개 법안을 상정했으나 3분의2 이상의 지지를 얻지 못해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실패했다. 2010 회계연도가 시작된 이날까지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예산 삭감’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함에 따라 현금 고갈 상태에 직면한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2일부터 이른바 ‘후불수표’로 불리는 단기차용증(IOU)을 발급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의회는 대규모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교육 및 복지 부문 등의 예산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인상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하려고 시도했으나 공화당이 지출 규모를 더욱 줄이는 대신 세금 인상에는 반대,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kmkim@seoul.co.kr
  • [부장판사들과 함께 하는 법률상담 Q&A]남편과 이혼하고 빼돌린 재산 찾으려면?

    # 사례 A씨의 남편인 B씨는 A씨와 A씨의 언니들에게서 수천만원을 빌린 뒤 돈을 갚지 않고 차용증만 써준 뒤 집을 나가버렸다. 이에 A씨는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B씨가 부부 사이의 유일한 재산으로, B씨 이름으로 등기해놓은 아파트를 B씨의 형에게 헐값에 팔아넘긴 사실을 알게 됐다. Q A씨와 언니들이 빌려준 돈을 받고, A씨가 남편이 빼돌린 아파트도 되찾으려면 어느 법원에 어떤 소송을 내야 할까. A A씨는 혼인파탄에 책임이 있는 남편 B씨를 상대로 가정법원에 이혼청구 및 혼인 중 형성된 재산인 아파트에 대해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다. 즉, 이혼과 재산분할청구는 가사사건이다. 이와 달리 A씨의 언니들이 B씨에게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서는 민사 사건으로 소송을 내야 한다. 왜 어떤 사건은 가사법정에서, 어떤 사건은 민사법정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가정법원은 ‘평화의 법원’으로 상징된다.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에만 얽매이지 않고 여러 사정을 두루 참작해 가정의 행복과 자녀의 복지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판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민사사건은 원고와 피고 중 한 사람만의 손을 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승리는 더 분명한 증거를 갖춘 쪽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A씨의 재산분할사건을 담당하는 가정법원은 설령 B씨가 A씨에게 1억원짜리 차용증을 써줬더라도 그 금액을 전부 갚으라고 하지 않고 A씨와 B씨의 직업, 자녀 양육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해 액수를 정한다. 이에 비해 민사사건을 진행하게 되는 A씨의 언니들은 차용증이 진짜라면 정확히 그 액수만큼 돈을 돌려받도록 권리를 인정받게 된다. 한편 B씨가 A씨에게 재산을 나눠주지 않기 위해 아파트를 형에게 넘긴 것처럼 금전관계의 채무자가 고의로 재산을 줄여 채권자가 충분한 변제를 받을 수 없게 하는 것을 ‘사해행위’라고 한다. 채권자는 법원에 이를 취소하고 재산을 다시 채무자에게 돌려놓을 것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이를 사해행위취소권 또는 채권자취소권이라고 한다. 사해행위취소청구는 민사소송이다.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해대립에서 한쪽만 100% 권리를 인정받는 소송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원칙대로라면 A씨는 가정법원에서 B씨를 상대로 이혼재판을 하고, 별도로 B씨의 형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내야 되기 때문에 같은 사안으로 재판을 두 건 진행하는 불편함을 겪게 된다. 이를 감안해 2007년 12월부터 시행된 개정민법은 한쪽 배우자가 상대방이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재산을 처분한 경우에 한해 가정법원에서 재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A씨는 가정법원에 B씨를 상대로 하는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와 함께 B씨의 형을 상대로 하는 사해행위취소 청구를 내서 한꺼번에 재판을 받을 수 있다. 이혼 및 재산분할청구는 가사 사건이지만 이와 관련해서 민사소송을 내 분쟁을 해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소송을 내기 전 가사소송법 2조를 찾아보면 올바른 법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구분을 무시하고 소송을 내면, 법원은 재판권한이 있는 법원으로 사건을 보내는 ‘이송’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상당 시간이 걸리고 소송을 낸 당사자들이 불이익을 입게 된다. 민유숙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드러난 거짓말…‘權 방패’ 뚫리기 시작했나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드러난 거짓말…‘權 방패’ 뚫리기 시작했나

    ‘권양숙 방패’가 뚫렸다. 권 여사가 청와대 관저에서 받아 빚 갚는 데 썼다고 해명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3억원(2006년 8월)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차명계좌에서 고스란히 발견됐기 때문이다. 권 여사의 3억원 해명이 거짓말로 들통남에 따라 똑같은 방식, 똑같은 이유로 받았다고 진술한 100만달러(2007년 6월)도 허위일 가능성이 커졌다. “부인이 자신도 모르게 돈을 빌렸고, 자신은 최근에야 알았다.”는 노 무현 전 대통령의 프레임이 뿌리부터 흔들리게 됐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권 여사가 왜 본인과 관련 없는 돈을 본인이 받았다고 했을까, 그게 수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정 전 비서관이 검찰에 처음 체포됐을 때 그는 박 회장한테서 현금 3억원을 받아 개인적으로 썼다고 진술했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사람사는 세상’에 사과문을 올려 “저의 집(부인)이 부탁해 빌린 돈”이라고 밝히자, 정 전 비서관은 3억원과 100만달러 모두 권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말을 바꿨다. 영장실질심사 때도 정 전 비서관은 중간 전달자라는 사실확인 진술서를 권 여사가 법원에 제출했고, 그 덕분인지 영장이 기각됐다. 지난 11일 검찰 조사에서도 권 여사는 같은 진술을 반복했다. 그러나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통해 검찰은 숨겨진 3억원을 발견하는 동시에 권 여사의 거짓말까지 밝혀냈다. 권 여사는 왜 거짓말을 했을까. 검찰은 공무원인 정 전 비서관과 노 전 대통령이 ‘포괄적 뇌물죄’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으려고 자연인인 권 여사를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른바 ‘사법처리 피하기 작전’이다. 공무원은 직무와 관련해 돈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사법처리 대상이 된다. 그러나 자연인간 거래는 특별한 청탁이 없고, 빌린 것이라면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직후인 지난해 3월 차용증을 써주고 박 회장한테 빌린 15억원이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작전의 총지휘자를 검찰은 법률가인 노 전 대통령이라고 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사과문을 통해 ‘전략적 메시지’를 던졌고, 측근들이 조직적으로 말 맞추기를 했다는 시각이다. 19일 정 전 비서관을 긴급체포해 대검찰청에 붙잡아 둔 것도, 그를 고립시켜 노 전 대통령의 지원을 받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묘책이었다. 노 전 대통령과 소통할 수 없었던 정 전 비서관은 결국 이날 계좌의 3억원이 박 회장한테서 받은 것이라고 시인했다. 정 전 비서관이 검찰에 항복하면서 “증거를 대라.”며 검찰을 공격하던 노 전 대통령은 ‘바람 앞의 등불’ 신세로 전락했다. 100만달러는 물론 500만달러(지난해 2월)의 전말까지 알고 있는 정 전 비서관이 검찰에 협조하면, 노 전 대통령의 치부는 낱낱이 밝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의 운명을 좌우할 정 전 비서관의 입에서 무슨 말이 튀어나올지 주목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휴켐스 저가인수·베트남 발전소 수주 지원했나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휴켐스 저가인수·베트남 발전소 수주 지원했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나온 600만달러가 본인 몫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부인 권양숙 여사가 스스럼없이 100만달러와 3억원을 요청하고, 박 회장이 이를 건넸다는 것은 그가 아무리 ‘통큰 후원자’라고 해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때문에 검찰은 600만달러가 박 회장에 대한 특혜의 대가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 돈의 최종 사용처와 박 회장이 참여정부 때 성공한 사업 등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2007년 6월 권 여사에게 건넨 100만달러는 아들 건호씨의 유학 생활 자금으로, 2008년 2월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씨에게 투자한 500만달러 가운데 300만달러가 건호씨가 대주주로 있는 투자자문회사로 흘러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작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이 돈을 사용했다는 정황은 아직까지 확보된 바 없다. 그래서 검찰은 봉하마을 사저 신축 비용을 꼼꼼히 따져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6년 12월 사저 신축에 12억 955만원이 들고, 이 가운데 절반인 6억여원은 은행에서 대출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퇴임 당시 재산신고에서도 이를 위해 금융기관 2곳에서 4억 6700만원을 대출받았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차용증을 쓰고 박 회장에게서 빌린 15억원도 사저 건축비용이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한나라당 쪽에서 “봉하마을을 꾸미는 데 1000억원이 들었다.”는 주장이 나와 ‘노방궁’이라는 말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뒤의 활동에 욕심을 내 사저신축비용 등으로 이 돈을 받아챙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사저에 유독 애정을 쏟았다면 박 회장이 주력한 사업은 베트남에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일이었다. 발전소 건설 경험이 전무한 박 회장은 2006년 태광실업 계열사인 태광비나와 휴켐스 등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30억달러 규모의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따냈다. 이에 사업 수주 과정에서 청와대 차원의 지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회장은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지금도 오는 6월 화력발전소 사업과 관련해 베트남 주석이 한국을 방문할 때 동행해야 한다고 걱정할 정도로 이 사업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6월 태광실업의 계열사인 정산개발이 경남 진해의 옛 동방유량 공장부지를 사들인 직후 고도제한이 완화돼 1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남긴 일이나 세종증권 주식 매각 차익으로 259억원을 챙긴 것 역시 특혜 의혹의 한 부분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울광장] 법불아귀를 보고 싶다/황진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법불아귀를 보고 싶다/황진선 논설위원

    요즘 검찰이 되새겨야 할 법언(法諺)은 한비자의 법불아귀(法不阿貴)가 아닌가 한다. 법이 귀하고 높은 사람에게 아첨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상이다. 현재 국민정서법으로 보면 노 전 대통령은 구속감이다. 그는 5년 내내 깨끗함과 도덕성을 자랑했다. 그의 어록을 살펴보자. “이권이나 청탁에 개입하면 패가망신시키겠다.”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 “성공한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부동산 문제 말고는 꿀릴 게 없다.” 한데 지금 노 전 대통령 자신이 반칙과 특권의 중심에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봉하대군’ 건평씨의 비리는 차치하자. 현재 노 전 대통령 가족이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돈은 148억원+α이다. 검찰은 그중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권양숙 여사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진 100만달러+3억원과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준 500만달러가 노 전 대통령에게 건너간 뇌물로 보고 막바지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부끄럽고 구차하지만 아내가 한 일이고 나는 몰랐다. 몰랐던 것은 몰랐던 것이고 중요한 것은 증거”라고 항변하며 법정투쟁을 벌일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몰랐다는 것은 믿기 어렵고 법적인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는 게 일반인의 시선이다. 분명한 것은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을 보고 그런 거액을 건넸을 것이라는 점이다. 시중에선 법률가 노무현씨가 싫다는 말까지 나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85억원은 떳떳한 돈일까. 70억원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하는 농촌환경 개선사업을 돕기 위해 만든 (주)봉화에 투자한 것이고, 15억원은 봉하마을 사저 공사를 위해 박 회장에게 차용증을 써주고 빌린 돈이라고 한다. 하지만 과연 강 회장이 아무런 사심없이 70억원을 투자했을까. 박회장은 15억원을 돌려받을 생각이 있었을까. 고개를 가로젓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처신을 가장 조심해야 하는 사람은 대통령이다. 그럼에도 노 전 대통령이 그런 식으로 돈을 받은 것은 자두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매서는 안 된다는 경구를 무시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측은 현 정권의 보이지 않는 손이 검찰권의 배후에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국민 정서는 그보다는 노 전 대통령 가족의 검은 돈의 거래가 용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에 더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봐야 한다. 흔히 정치권의 거물인사를 사법처리하는 것은 정권이 바뀌는 등 기반이 취약해졌을 때만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검찰의 제1의 덕목은 공정성이다. 지난 시절 국민이 검찰을 불신했던 이유는 검찰권을 공정하게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사건을 처리한다고 의심한 것이다. 현재 야당에서는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는 약하고 죽은 권력에만 칼을 휘두른다고 비판하고 있다. 박연차 회장의 로비 대상에는 현 정권의 실세들과 검찰의 고위인사들도 포함돼 있지만 수사 의지가 없는 것 같다는 것이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검찰의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논란을 부를 수 있다. 법불아귀는 노 전 대통령만이 대상은 아니다. 검찰은 죽은 권력이든 살아있는 권력이든 거악(巨惡)이 편안하게 발을 뻗고 잠을 자지 못하게 해야 한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문재인 “권여사 3억+100만달러 받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2006년 8월 현금 3억원과 2007년 6월 100만달러 받았다고 변호를 맡고 있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2일 밝혔다. 문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이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할 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실확인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덧붙였다.권 여사가 11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돼 부산지검에서 조사받을 때 동석했던 문 변호사는 “이번 일에 대한 자책감과 걱정 때문에 권 여사의 심신이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권 여사는 검찰의 배려로 중간중간 몇 번 휴식을 취하며 조사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3억원과 100만달러에 대한 차용증이나 영수증 등 증거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100만달러를 정 전 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물음에는 “권 여사가 받은 것이라 밝혔는데 왜 자꾸 노 전 대통령이 부탁해서 받은 것처럼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사촌매제 연철호씨가 500만달러를 투자받은 것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문 변호사는 “건호씨가 연씨와 함께 박 회장을 만났는지는 몰라도 (500만달러 투자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못박았다. 500만달러는 노 전 대통령은 물론 건호씨와도 상관없는 ‘순수 사업 투자’라는 것이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