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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도 “디도스 배후 없다”… 野 “꼬리도 못 찾은 빵점 수사”

    검찰도 “디도스 배후 없다”… 野 “꼬리도 못 찾은 빵점 수사”

    검찰도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의 배후, 윗선을 밝혀내지 못했다. 지난해 10·26 재·보궐 선거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홈페이지를 겨냥한 디도스 공격에 대한 검찰 수사가 범행의 공범을 찾은 선에서 마무리됐다. 그러나 배후를 캐내지 못함에 따른 부실 수사 논란이 제기되면서 특별검사로 넘겨질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봉석)은 6일 이번 사건을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 김모(31)씨와 한나라당을 탈당한 최구식 의원의 전 비서 공모(28)씨의 공동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디도스 공격에 나섰던 K커뮤니케이션 대표 강모(25·구속 기소)씨 등 총 7명을 공직선거법 및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수사팀은 선거 전날 공씨가 K사 직원 차모(27)씨에게 디도스 공격 의사를 묻고 함께 술자리를 한 오후 10시 이전에 선관위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는 등 범행을 사전에 준비한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 선거 6일 전 김씨가 공씨에게 송금한 1000만원은 범행 대가로 결론지었다. 일산으로 이사를 가며 생긴 전세 계약금 일부로 예금통장 기록란에 ‘차용증’이라고 기재됐다. 이 돈은 선거 닷새 뒤 K사 직원 강씨 계좌로 흘러갔다. 검찰은 피고인들 사이에 오간 나머지 9000만원은 김씨가 K사에 개인적으로 투자한 명목의 금액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범행 모의는 박원순 당시 무소속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된 지난해 10월 3일 이후 시작됐다. 5% 포인트 안팎으로 박 후보가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앞서가자 젊은 층의 투표를 방해할 목적으로 디도스 공격을 생각해냈다는 것이다. “경쟁 사이트를 디도스 공격으로 무력화할 수 있다.”는 K사 강 대표의 말이 단초가 됐다. 공씨는 재·보선 하루 전인 같은 달 25일 오후 9시부터 2시간 30분 동안 K사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디도스 공격을 요청했다. 인터넷으로 디도스 공격 프로그램을 무료로 내려받았고, 미리 준비한 좀비 PC 500여대가 동원됐다. 이들은 선거일인 26일 새벽 1~2시 선관위와 박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테스트 공격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오전 5시 53분부터 3시간 동안 본격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막상 공격이 시작되자 김씨가 공격 중단을 지시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김씨는 공씨로부터 디도스 공격을 자신이 했다는 전화를 받고 낮 12시 30분쯤 공격을 중단하라고 부탁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이날 14차례나 통화할 만큼 당시 상황은 긴박했다. 공씨의 우발적 단독 범행이라고 밝힌 경찰 수사와 달리 검찰 수사는 ‘조직적 계획 범죄’로 결론 내렸다. 배후를 찾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범행 목적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에 불리하던 당시 선거 구도를 흔들기 위한 공격이었다는 경찰 수사 결과와 큰 틀에서 달라진 게 없다.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의원 비서에 불과한 김씨와 공씨가 공명심에 자발적으로 저지른 일치고는 범행의 규모와 파장이 엄청났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선 윗선의 강력한 지시가 없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도 의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입증 자료가 없다는 게 검찰 측의 말이다. 또 최구식 의원과 청와대 관계자에 대한 수사도 미진했다. 검찰은 최구식 의원을 한 차례만 소환해 배후 가능성 등을 추궁했지만, 사전에 디도스 공격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홈페이지 서버 로그파일 분석에서도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18대 국회 이후 행정부로의 직역 변경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주변인 진술로 미루어 볼 때 공적을 세우기 위한 무모한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씨도 고향 선배인 김씨와 함께 선거에서 공을 세우기 위한 의도에서 범행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역설적으로 이들이 누구에게 자신들의 공적을 드러내려 했는지를 밝힌다면 배후 실체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석·이영준기자 ccto@seoul.co.kr
  • ‘재보선 전날 회식’ 靑행정관 주내 소환

    10·26 재·보궐선거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김봉석)은 선거 하루 전날 저녁 박희태 국회의장실 전 비서 김모(30)씨와 식사를 함께한 청와대 3급 행정관 박모(38)씨를 이번 주 내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박 행정관은 이미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박 행정관이 디도스 공격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와 대화 내용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8~10월 3개월치 로그파일도 분석하기로 했다.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외부 민간기관이 분석에 동참한다. 검찰은 아울러 박 의장실 전 비서 김씨를 한 차례 더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김씨는 검찰에서 “디도스 공격을 사전에 모의한 사실이 없다. 건넨 1억원은 사업투자금 명목으로 빌려준 돈”이라며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공씨에게 1000만원을 빌려주고 월 25만원의 이자를 받기로 했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이 차용증이 공씨가 직접 작성한 것인지, 사건이 불거진 후 허위로 작성한 것인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영준·최재헌기자 apple@seoul.co.kr
  • 檢, 최구식의원 사무실 등 6~7곳 압수수색

    檢, 최구식의원 사무실 등 6~7곳 압수수색

    10·26 재·보궐선거 당일 발생한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DDos) 공격 사건’이 당초 경찰의 수사 발표와는 다른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범행을 주도한 피의자와 연루자들 사이에 오간 1억원의 ‘대가 가능성’이 드러나는 가운데 검찰은 사건에 얽힌 해당 국회의원 사무실 등 6~7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강도 높게 수사를 벌이고 있다. ‘우발적 단독 범행’이라는 경찰의 수사가 검찰에 의해 ‘조직적 집단 범행’ 쪽으로 무게 중심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당초 사건을 맡았던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홈페이지 공격 사건과 관련, 주범인 최구식 의원 전 비서 공모(27·구속)씨와 범행 당시 술자리에 동석했던 박희태 국회의장 전 비서 김모(30)씨가 디도스 공격을 수행한 정보기술(IT) 업체 대표 강모(25·구속)씨 등에게 건넨 1억원에 대해 “범행 대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14일 발표한 “범죄와 관련없는 개인 간 거래”라던 입장을 불과 하루 만에 바꾼 셈이다. 경찰은 “김씨를 지난 14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거짓말 탐지기로 조사한 결과 이상 반응이 나왔다.”면서 “김씨와 공씨가 이전에 전혀 돈거래가 없었다는 점, 이 돈이 강씨에게 들어간 점 등으로 미뤄 ‘개인 간 거래’라는 단정적 의견을 내놓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공씨에게 1000만원을 송금할 당시 디도스 공격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라는 경찰의 거짓말 탐지기 조사 항목에서 ‘거짓’에 해당하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러면서도 ▲김씨가 공씨에게 1000만원을 보낼 때 송금자명에 ‘차용증’이라고 기록한 점 ▲강씨 소유의 갤럭시탭에 ‘공○○형 1000만원’이라고 공씨에게 돈을 받은 정황이 기록돼 있는 점 ▲급여통장 등 실명 계좌로 거래를 한 점 등을 들어 ‘사건과 무관한 금전 거래’라는 기존 판단에 여전히 비중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 안팎에서는 “향후 검찰 수사에서 김씨의 공모 혐의가 드러날 경우에 대비해 경찰이 책임을 피하기 위한 사전 포석을 놓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사건의 피의자 중 한 명인 차모(27)씨를 16일 검찰에 송치, 사실상 수사에서 손을 뗄 방침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부장 김봉석)은 이날 오전 11시쯤부터 오후 3시 40분까지 4시간여 동안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6층에 있는 최 의원 사무실과 경남 진주 사무실을 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 5개와 각종 서류 등을 압수했다. 또 박 의장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으나 예우 차원에서 영장을 집행하지 않고 임의 제출 형식으로 관련 자료를 받았다. 국회의장실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기는 이례적이다. 검찰은 집행하지 않은 영장을 법원에 반납했다. 검찰은 경찰의 압수수색에서 제외된 공씨의 자택 등에 대해서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확보한 자료 분석을 통해 1억원 자금 출처와 함께 윗선 개입 여부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백민경·이영준·최재헌기자 white@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1)첫 여성 연쇄살인범 김선자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1)첫 여성 연쇄살인범 김선자

    ▲마리 라파르즈(1816~?) 늙은 남편과 원치 않는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결혼 1년 만에 남편을 비소로 독살한 프랑스의 여성 살인범. 그녀의 사건은 법의학사(史)에서 독살 혐의를 최초로 과학적인 방법으로 증명한 사건으로 기록됐다. 강력범죄에서 여성의 위치는 대개 피해자다. 목 졸리고, 찔리고, 베이는 대부분이 여성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강력범죄의 피해를 본 여성은 1만 9254명이었다. 남성(5649명)의 3.4배에 이른다. 하지만 여성이라고 해서 늘 피해자에만 머물러 있지는 않는다. 연쇄살인도 예외는 아니다. 1986년 10월 31일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목욕탕 탈의실. 평일 아침 한적한 여탕 문앞에서 40대 여성이 가슴을 부여잡고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증상은 점점 더 악화됐다. 몸에 심한 경련이 일더니 여성은 곧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목욕탕에 있던 사람들은 여성을 급히 응급실로 옮겼지만,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병원에서 판단한 사인은 독극물 중독. 경찰은 어리둥절해하는 목욕탕 손님들을 모두 경찰서로 데려가 조사를 했지만 이렇다 할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가족들은 “평소처럼 이웃집 여자 K씨가 목욕을 하자고 해 아침 나절에 집을 나섰다.”고 했다. 자살할 만한 이유도 전혀 없었다. 이상한 점도 있었다. 목욕갈 때 걸고 나갔던 목걸이와 반지 등 패물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것은 줄줄이 이어질 비극의 서막에 불과했다. 신당동 목욕탕 독살사건으로부터 5개월이 지난 1987년 4월 4일 시내버스 내부. 의자에 앉아 있던 50대 여자가 갑자기 쓰러졌다. 여성의 입은 타들어 갔고 전신에 심한 경련이 나타났다. 한 버스 젊은 승객이 여인을 들쳐업고 병원 응급실을 향해 뛰었지만 그녀는 이미 절명해 있었다. 사망원인은 이번에도 독극물 중독사. 죽은 여성의 주변을 조사하던 경찰은 50대 여성이 6개월 전 비슷한 사건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K씨와 같은 계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거기까지, 그게 전부였다. 석연치 않았지만 증거도 없는 상황에 무조건 그녀를 잡아넣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사건은 그렇게 잊혀가는 듯했다. 1988년 7월 8일. 시내버스 독극물 사건으로부터 다시 1년 3개월이 흘렀을 즈음. 오후 2시쯤 동숭동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던 40대 여인이 쓰러졌다. 역시 병원으로 가는 도중 여성은 숨을 거뒀다. 구토에 어지럼증, 갑작스러운 호흡곤란과 경련.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죽음의 그림자에 경찰은 비로소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그때는 88서울올림픽을 두 달여 남겨둔 상황. 지구촌을 상대로 잔치상을 차려 놓은 상태에서 연쇄 독살사건이라니, 경찰은 물론이고 당시 정권 차원에서 반가울 리 없었다. 경찰은 어느 때보다 조용히 움직였다. 죽은 여성의 당일 행적을 쫓던 경찰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버스에서 숨진 40대 여인이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은 바로 먼 친척 올케뻘 되는 K씨였다. “집을 사는데 480만원이 모자란다.”는 말에 12촌 조카는 돈을 챙겨 다방으로 나갔고, 둘은 서로 차용증을 주고받았다. 그러고 나서 헤어진 지 3시간여 만에 사건이 일어난 것이었다. 이걸 어찌 우연으로만 볼 수 있을까. 경찰은 K씨를 잡아 들였다. 경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엽기적인 실체가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마지막 사건이 벌어지기 4개월 전인 1988년 3월 27일에는 친척의 회갑잔치에 다녀오던 K씨의 아버지가 시외버스 안에서 갑자기 숨을 거뒀다. 다시 한달 후인 4월 29일에는 그녀의 동생이 똑같이 버스 안에서 세상을 떴다. 그들이 숨진 자리에는 어김없이 K씨가 있었고, 둘 다 K씨가 건넨 건강음료를 마신 뒤 사망했다. 두 사람 모두 심장마비 등 병사로 처리됐다. 법의학 지식이 없는 일반병원 의사로서는 원인이 독극물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힘들었던 것이다. K씨는 완강하게 혐의를 부인했다. “증거를 대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검찰은 신당동 목욕탕 희생자 등 이미 묻혀 있는 시신 4구에 대해 부검을 결정했다. 무덤 속 시신에 대한 부검은 유족이나 수사당국으로서는 극도로 피하고 싶은 일. 관을 쪼개고 무덤을 헤집는 부관참시(剖棺斬屍)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데다 소득이 없을 경우에 쏟아질 세간의 비난이 만만치 않을 터였다. 경찰은 어렵게 유족의 동의를 얻어냈다. ‘불행 중 다행’으로 4구의 시신 중 3구에서 청산염 성분이 검출됐다. 가장 먼저 죽은 40대 여성은 시신은 너무 부패한 탓인지 청산염 성분을 찾을 수가 없었다. 통상 청산가리라고 부르는 물질은 청산염의 일종이다. 정식명칭은 시안화칼륨(potassium cyanide). 극소량만으로도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맹독성 물질이다. 순수한 청산은 수십㎎만 먹어도 10분 안에 목숨을 잃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가 가스실에서 유대인들을 학살하는 데 사용했던 게 청산염이다. 맹독류는 강한 만큼 증거도 오래간다. 해외에서 사형용 물질로 쓰이기도 하는 바르비투르산염의 경우 7년이 지난 무덤에서 성분이 검출된 사례도 있다. 아무튼 무덤을 파헤친 덕에 K씨의 엽기 연쇄 독살극은 종지부를 찍는다. 경찰이 K씨의 집을 수색하자 그동안 피해자들로부터 훔친 다이아몬드 반지, 수표, 통장 등이 쏟아져 나왔다. 도박과 향락에 빠졌던 그녀가 아버지, 동생, 친구 등을 살해한 후 얻어낸 물건들이었다. 결정적인 증거는 다소 황당하게도 압수수색을 하던 경찰관이 K씨의 집에서 변을 보다가 발견했다. 쪼그리고 앉자 일본식 가옥 나무기둥 뒤에 난 작은 구멍이 보였다. 손을 넣어 보니 돌돌 만 신문 뭉치가 나왔다. 그 속엔 밤알 크기의 청산염 덩어리가 숨겨져 있었다. 화공약품 회사에 다니는 친정 조카로부터 “꿩을 잡는다.”며 구한 것이었다. 기세 등등하던 K씨가 고개를 떨구던 순간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20개월 동안 아버지와 동생을 포함해 5명의 목숨을 뺏아갔다. 그녀의 이름은 김선자. 1988년 검거 당시 49세였다. 우리나라에 서양 법과학이 도입된 이후 최초로 검거된 여성 연쇄살인범이었다. 그녀는 검거 후 9년 만인 1997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최초의 여성 연쇄살인범 김선자의 최후

    최초의 여성 연쇄살인범 김선자의 최후

    ▲ 마리 라파르즈(1816~?) 늙은 남편과 원치 않는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결혼 1년 만에 남편을 비소로 독살한 프랑스의 여성 살인범. 그녀의 사건은 법과학사(史)에서 독살 혐의를 최초로 과학적인 방법으로 증명한 사건으로 기록됐다.  강력범죄에서 여성의 위치는 대개 피해자다. 목 졸리고, 찔리고, 베이는 대부분이 여성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강력범죄의 피해를 본 여성은 1만 9254명이었다. 남성(5649명)의 3.4배에 이른다. 하지만 여성이라고 해서 늘 피해자에만 머물러 있지는 않는다. 연쇄살인도 예외는 아니다.  ● ‘K’ 그녀를 만나면 죽는다 1986년 10월 31일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목욕탕 탈의실. 평일 아침 한적한 여탕 문앞에서 40대 여성이 가슴을 부여잡고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증상은 점점 더 악화됐다. 몸에 심한 경련이 일더니 여성은 곧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목욕탕에 있던 사람들은 여성을 급히 응급실로 옮겼지만,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병원에서 판단한 사인은 독극물 중독. 경찰은 어리둥절해하는 목욕탕 손님들을 모두 경찰서로 데려가 조사를 했지만 이렇다 할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가족들은 “평소처럼 이웃집 여자 K씨가 목욕을 하자고 해 아침 나절에 집을 나섰다.”고 했다. 자살할 만한 이유도 전혀 없었다. 이상한 점도 있었다. 목욕갈 때 걸고 나갔던 목걸이와 반지 등 패물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것은 줄줄이 이어질 비극의 서막에 불과했다. 신당동 목욕탕 독살사건으로부터 5개월이 지난 1987년 4월 4일 시내버스 내부. 의자에 앉아 있던 50대 여자가 갑자기 쓰러졌다. 여성의 입은 타들어 갔고 전신에 심한 경련이 나타났다. 운전기사는 급히 버스를 병원으로 돌렸지만, 응급실에 도착할 때쯤 여성은 이미 절명해 있었다. 사망원인은 이번에도 독극물 중독사. 죽은 여성의 주변을 조사하던 경찰은 50대 여성이 6개월 전 비슷한 사건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K씨와 같은 계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거기까지, 그게 전부였다. 석연치 않았지만 증거도 없는 상황에 무조건 그녀를 잡아넣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사건은 그렇게 잊혀가는 듯했다. 1988년 7월 8일. 시내버스 독극물 사건으로부터 다시 1년 3개월이 흘렀을 즈음. 오후 2시쯤 동숭동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던 40대 여인이 쓰러졌다. 역시 병원으로 가는 도중 여성은 숨을 거뒀다. 구토에 어지럼증, 갑작스러운 호흡곤란과 경련.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죽음의 그림자에 경찰은 비로소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그때는 88서울올림픽을 두 달여 남겨둔 상황. 지구촌을 상대로 잔치상을 차려 놓은 상태에서 연쇄 독살사건이라니, 경찰은 물론이고 당시 정권 차원에서 반가울 리 없었다. 경찰은 어느 때보다 조용히 움직였다. 죽은 여성의 당일 행적을 쫓던 경찰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버스에서 숨진 40대 여인이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은 바로 먼 친척 올케뻘 되는 K씨였다. “집을 사는데 480만원이 모자란다.”는 말에 12촌 조카는 돈을 챙겨 다방으로 나갔고, 둘은 서로 차용증을 주고받았다. 그러고 나서 헤어진 지 3시간여 만에 사건이 일어난 것이었다. 이걸 어찌 우연으로만 볼 수 있을까. 경찰은 K씨를 잡아 들였다.   ● 무덤에서 파헤쳐진 시신들, 스스로 한을 풀다 경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엽기적인 실체가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마지막 사건이 벌어지기 4개월 전인 1988년 3월 27일에는 친척의 회갑잔치에 다녀오던 K씨의 아버지가 시외버스 안에서 갑자기 숨을 거뒀다. 다시 한달 후인 4월 29일에는 그녀의 동생이 똑같이 버스 안에서 세상을 떴다. 그들이 숨진 자리에는 어김없이 K씨가 있었고, 둘 다 K씨가 건넨 건강음료를 마신 뒤 사망했다. 두 사람 모두 심장마비 등 병사로 처리됐다. 법의학 지식이 없는 일반병원 의사로서는 원인이 독극물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힘들었던 것이다. K씨는 완강하게 혐의를 부인했다. “증거를 대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검찰은 신당동 목욕탕 희생자 등 이미 묻혀 있는 시신 4구에 대해 부검을 결정했다. 무덤 속 시신에 대한 부검은 유족이나 수사당국으로서는 극도로 피하고 싶은 일. 관을 쪼개고 무덤을 헤집는 부관참시(剖棺斬屍)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데다 소득이 없을 경우에 쏟아질 세간의 비난이 만만치 않을 터였다. 경찰은 어렵게 유족의 동의를 얻어냈다. ‘불행 중 다행’으로 4구의 시신에서 청산염 성분이 검출됐다. 통상 청산가리라고 부르는 물질은 청산염의 일종이다. 정식명칭은 시안화칼륨(potassium cyanide). 극소량만으로도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맹독성 물질이다. 순수한 청산은 수십㎎만 먹어도 10분 안에 목숨을 잃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가 가스실에서 유대인들을 학살하는 데 사용했던 게 청산염이다. 맹독류는 강한 만큼 증거도 오래간다. 해외에서 사형용 물질로 쓰이기도 하는 바르비투르산염의 경우 7년이 지난 무덤에서 성분이 검출된 사례도 있다. 아무튼 무덤을 파헤친 덕에 K씨의 엽기 연쇄 독살극은 종지부를 찍는다. 경찰이 K씨의 집을 수색하자 그동안 피해자들로부터 훔친 다이아몬드 반지, 수표, 통장 등이 쏟아져 나왔다. 도박과 향락에 빠졌던 그녀가 아버지, 동생, 친구 등을 살해한 후 얻어낸 물건들이었다. 결정적인 증거는 다소 황당하게도 압수수색을 하던 경찰관이 K씨의 집에서 변을 보다가 발견했다. 쪼그리고 앉자 일본식 가옥 나무기둥 뒤에 난 작은 구멍이 보였다. 손을 넣어 보니 돌돌 만 신문 뭉치가 나왔다. 그 속엔 밤알 크기의 청산염 덩어리가 숨겨져 있었다. 화공약품 회사에 다니는 친정 조카로부터 “꿩을 잡는다.”며 구한 것이었다. 기세 등등하던 K씨가 고개를 떨구던 순간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20개월 동안 아버지와 동생을 포함해 5명의 목숨을 뺏아갔다. 그녀의 이름은 김선자. 1988년 검거 당시 49세였다. 우리나라에 서양 법과학이 도입된 이후 최초로 검거된 여성 연쇄살인범이었다. 그녀는 검거 후 9년 만인 1997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살인현장에서 왠 대변검사(?)…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엽기살인마는 다른 피를 타고난다? 혈흔 속 성염색체가 지목한 ‘악마’’의 정체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물 마시던 A씨, 갑자기 사망한 이유 알고보니… 생명을 잃을 수 있게 만드는 ‘죽음의 물’ 11) 장문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엄마 사연 알고보니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여성 시신, 단서는 성형수술 자국? 백골의 한 풀어준 광대뼈 축소술 15) 무참하게 살해 당한 20대女…6년만에 연쇄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 CCTV가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자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완전 범죄 될 뻔한 헤어드라이어 살인…범인 잡은 것은 바로… 몸에 남은 전기충격 자국…‘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참혹한 죽음…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에서 발견된 2구의 여성 시신…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한밤중 돌연 사망하는 젊은 남자들…동양인의 저주? 청장년 급사 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려 숨진 60대 시신 크게 훼손됐는데…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흉기에 17번 찔려 죽은 여자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의 화장품 향기…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 여자 살인사건 30) 완전범죄 노리던 컴퓨터 교수, 시신 쇠사슬에 묶은 뒤…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 [사건 inside] (8)“내 애인이 ‘꽃뱀’이라니”…70대 재력가의 비극적 순정

    [사건 inside] (8)“내 애인이 ‘꽃뱀’이라니”…70대 재력가의 비극적 순정

    “그 여자가 그럴리가 없어요. 뭔가 잘못 알고 계신거 아니에요?” 경찰을 찾은 최모(72)씨는 자신의 애인이 사기도박단의 ‘꽃뱀’이었다는 말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는 형사의 말에 끝내 눈물을 보였다. 지난 10일 경기 양주경찰서가 밝힌 ‘사기도박단 사건’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 같았다.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 관계자 역시 “영화 ‘타짜’의 수법과 너무나 똑같아 깜짝 놀랐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들의 타깃은 경제적으로 윤택한 모든 남성들이었다. 이들은 ‘정보통’, ‘꽃뱀’, ‘바람잡이’, ‘선수’, ‘꽁지’ 등 치밀한 역할 분담을 통해 완전 범죄를 노렸다. 이 모든 사기 행각은 이른바 ‘왕회장’ 김모(57·여)의 계획과 지휘로 이뤄졌다. ● 마치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처럼…아리따운 ‘꽃뱀’의 유혹 “최 사장님, 알게 된 동생이 있는데 같이 만나보지 않으실래요?” 최씨가 미모의 여성 이모(44)씨를 만난 것은 지난 3월 쯤. 연 매출 100억원대의 건실한 주류 도매업체를 운영하고 있던 그는 자신이 종종 들르던 경기도 성남시의 한 기원에서 알게 된 바둑친구 또 다른 이모(53)씨를 통해 그녀를 소개받았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만난 그녀는 40대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한 외모와 세련된 감각을 뽐냈다. 게다가 마치 자신에 대해 미리 알고 있기라도 했던 듯 취미와 취향마저 똑같았다. 특히 최씨는 평소 즐기던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금세 친밀해졌다. 최씨는 자신을 ‘오빠’라고 부르며 다정하게 대하는 이씨에게 마음을 빼았겼다. 두 사람 사이는 이내 내연의 관계로 발전했다. 달콤한 연애에 푹 빠진 최씨는 이씨와 전국 각지를 돌며 골프를 치고 맛집을 찾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그까짓 1만원쯤이야”…재미로 시작한 도박이 깊은 수렁으로 “오빠, 다음엔 우리 양평으로 나가보지 않으실래요? 예전에 친하게 지냈던 언니가 그쪽에 있는데 오빠 얘기를 했더니 꼭 뵙고 싶다고 하네요.” 최씨에게 도박의 유혹이 찾아온 것은 지난 8월 중순. 여느 때와 같이 데이트를 즐기던 중 이씨로부터 양평 쪽으로 놀러가자는 제안을 받았다. 사랑하는 애인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인 최씨는 경기도 양평군의 한 식당을 찾았다. 풍광 좋고 공기 맑은 곳에 위치한 식당은 여느 휴양지 식당과 다를 바 없었다. 최씨는 이 곳에서 이씨의 지인들을 소개받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자. 이제 술도 한잔 돌았고 이렇게 즐거운 날 그냥 헤어질 수는 없죠. 최 사장님, 고스톱 치실줄 아시죠? 가볍게 한 게임 어떠세요?” “고스톱? 좋지. 1점당 얼마 걸고 칠까?” “깔끔하게 1점당 1만원. 괜찮죠?” “그럼. 1만원쯤이야.” “와~ 우리 오빠 진짜 화끈하다. 내가 남자보는 눈이 있다니까.” 애인과의 달콤한 밀회에 푹 빠져있던 최씨는 이들이 자신을 먹잇감으로 삼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사기도박은 이렇게 시작됐다. 흔히 고스톱·섯다·포커 등 도박으로 분류되는 게임들은 이기고 지는 데 일정한 확률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일반인들에게나 통용되는 일. 이른바 ‘타짜’, 즉 전문 도박사가 낀 도박판에서 일반인이 돈을 딸 확률은 절대로 없다. 처음에는 평범한 화투판과 다를 바가 없었다. 최씨가 이기고 지는 것을 반복하며 전체적으로는 돈을 조금씩 잃어가는 상황에 놓였다. 패가 나오는 순서를 미리 설계해 둔 ‘탄카드’는 ‘선수’들이 원하는 대로 점수를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주변에서 권하는 술에 조금 취한 최씨가 한눈을 파는 사이 ‘선수’는 1200점을 냈다. 최씨는 순식간에 1200만원을 잃었다. 이런 식으로 오후 3시부터 밤 11시까지 이어진 도박판에서 최씨는 무려 9000여만원을 잃었다. 처음부터 도박을 하려고 간 게 아니었기 때문에 나중에는 차용증을 쓰고 돈을 빌리게 됐다. 최씨가 한눈을 파는 사이 화투는 탄카드로 바꿔치기 됐다. 패가 나오는 순서를 미리 설계해둔 탄카드는 선수들이 원하는 대로 점수를 조작할 수 있게 했다. 보통 고스톱판에서 나오기 힘든 1200점이란 점수도 탄카드 때문에 가능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는 화학약품을 통해 화투패 뒷면에 표시를 남기는 등 다양한 사기수법이 나오고 있지만 이보다 원시적인 방법인 탄카드가 오히려 ‘봉’들을 현혹시키기 쉽다. 이씨 일당은 최씨로부터 딴 돈을 몰래 밖으로 빼돌렸다가 ‘꽁지’를 이용해 배달하는 척 하면서 다시 최씨에게 빌려줬다. 최씨는 이런 방법으로 2개월여 사이 5차례의 도박판에서 모두 5억 3000여만원을 잃었다. 재력이 충분했던 최씨에게는 수억원을 잃은 것보다는 자신과 잠자리를 함께하는 애인이 자신을 속이고 사기 도박했다는 사실이 더 충격이었다. ●‘정보통’·‘꽃뱀’·‘선수’가 혼연일체…치밀한 사기도박단의 정체 양주경찰서가 관내 제보자를 통해 이들 조직의 실체를 파악한 것은 최씨가 사기도박의 마수에 걸렸던 때보다 조금 앞선 지난 7월. 꽃뱀에게 속아 돈을 잃은 피해자가 최씨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수사 결과 이 일당들은 2006년 사기 도박단을 조직해 최근까지 17회에 걸쳐 최씨를 비롯한 남성 재력가 5명에게서 10억여원을 뜯어냈다. 이들은 서울·경기는 물론 광주광역시 등 전국적인 규모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 5명의 손해는 1000만원에서 5억여원까지 다양했다. 이들의 도박행각을 계획한 총책 김씨는 이씨 등 유인책 2명을 고용했다. 40대인 이씨는 50~70대의 노년층을, 30대인 또다른 유인책은 40대 중년층을 공략했다. 김씨는 속칭 ‘정보통’이라고 불리는 모집책을 통해 돈 많고 유혹하기 쉬운 남성들의 정보를 얻었다. 처음 최씨에게 이씨를 소개해 줬던 바둑친구가 바로 모집책이었다. 모집책이 정보를 제공하면 유인책이 봉에게 접근해 성관계를 맺는 등 친밀한 관계를 만든 뒤 도박판으로 끌어들였다. 한 번 도박판에 발을 들이게 하면 돈을 뜯어내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었다. 전문 도박사는 물론 돈을 잃어주는 바람잡이 역할까지 있어 피해자들은 사기도박일 것으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일부 피해자들은 한 게임에 큰 점수가 나오는 것이 미심쩍긴 했지만 사기일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최씨는 이들 일당이 검거된 뒤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끝까지 이씨가 이들과 한패일리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이씨는 나와 같은 피해자”라며 그녀를 감싸기까지 했다. 사랑에 목마른 중장년 남성들을 유혹해 사기 도박의 나락으로 떨어트린 도박단은 결국 덜미를 잡혔지만 믿었던 애인이 자신을 이용했다는 사실에 피해자들은 허탈감과 배신감을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안게 됐다. 검거된 일당들은 유치장에서도 서로 입을 맞추기 위해 다른 공범에게 메모지를 건내다 적발되는 등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총책 김씨와 유인책 이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또 다른 유인책 1명과 모집책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달아난 ‘선수’ 최모씨 등 전문 도박사 3명을 쫒고 있다. 양주경찰서 관계자는 “이들은 신원과 관련된 모든 정보들을 차명으로 이용했다.”면서 “검거된 일당 외에도 이른바 ‘대포폰’, ‘대포통장’을 이용한 공범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이국철 1억 배달사고?

    이국철 1억 배달사고?

    이국철(50) SLS그룹 회장에게서 돈을 받아 검찰 고위층에 전달한 인물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가 1억원을 사업자금으로 썼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금품 제공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12일 “전날 사업가 김씨에 대한 조사에서 이 같은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정권 실세와의 접촉에 다리 역할을 한 한나라당 지도위원 윤모(64)씨를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특히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썼다는 SLS법인카드의 백화점과 면세점의 구매 상세 내역을 일부 확인한 가운데 이 회장과 신 차관의 진술이 크게 엇갈려 13일 두 사람을 동시에 소환, 대질신문하기로 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09년 10월 신 전 차관의 소개로 만난 김씨에게 수표로 1억원을 줬고, 이 돈이 검사장급 인사에게 건네진 것으로 안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이에 “신 전 차관 소개로 이 회장을 만났지만 현직 검사장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이 개인계좌에서 김씨 회사의 법인계좌로 1억 5000만원을 송금한 데 이어 열흘 뒤 다시 5000만원짜리 수표를 입금했으며, 이후 1억원을 다시 현금으로 돌려받았다.”면서 “수표를 직접 건넸다는 이 회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김씨가 작성한 차용증 사본을 공개하면서 “1억원을 먼저 수표로 건네고, 나머지 1억원은 계좌와 수표로 줬다. 또 돈을 주고 얼마 되지 않아 김씨가 ‘검찰 고위층에 인사했다’고 말해 1억원을 로비로 쓴 걸로 생각하고 2년간 상환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차용증 사본에는 ‘위 본인 김○○은 현금 2억원을 이국철 회장으로부터 차용하여 2009년 10월 30일(금)까지 상환하겠습니다. (자금용도 사업용도) 2009년 9월 29일 김○○’이라고 쓰여 있다. 한편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윤씨는 이 회장이 정권 실세 측근들과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10억 진실, SLS법인카드는 알고 있다?

    “(카드 사용) 명세표는 있는데 쓴 사람이 없다면 결국 법인카드가 진실을 알고 있는 것 아닌가.” 신재민(54)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관계자의 발언이다. “10년간 10억여원에 달하는 현금과 상품권, 법인카드를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이국철(50) SLS그룹 회장과 “명절 때 인사조로 상품권만 받았다.”는 신 전 차관의 주장이 엇갈리자 검찰이 금명간 면세점과 백화점 등에서 신용카드 거래내역을 받아 사실 확인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이 회장은 2008년 6월부터 2009년 9월까지 신 전 차관이 사용했다는 SLS 해외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제출했다. 여기에는 호텔롯데, 플라자호텔, 신세계백화점 등에서 모두 2만 5734달러(약 3080만원)가 지출된 것으로 돼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 쓰거나 전표의 서명을 임의로 위조할 수 있어 사용자 확인이 오래 걸리는 백화점과 호텔 대신 여권과 비행기 탑승권 확인이 필요한 면세점은 곧바로 사용자 확인이 가능해 이 부분부터 밝혀낸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신 전 차관도 지난 9일 조사에서 “차관 재직 당시 법인카드 일부를 국내에서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자료를 받는 대로 이번 주에 이들을 다시 불러 대질신문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이 기자들에게 말한 내용이) 검찰 진술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회장이 ‘사업가 김모씨에게 사업자금 2억원을 빌려주고 차용증까지 받았다’고 진술했다.”며 “‘돈을 회사 경비로 썼다’는 말을 김씨에게서 들은 이 회장은 ‘자신의 사건을 위해 청탁하는 데 쓴 것으로 생각한 것’일 뿐 검사장에게 직접 돈을 건넸다는 말은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즉 김씨는 이 회장에게 검사장급에게 돈을 줬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이 회장은 그렇게 해석했다는 의미다. 앞서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으로부터 검찰과 친하다는 김씨를 소개받아 1억원짜리 수표를 건넸고, 김씨가 현직 검사장급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 회장이 신 전 차관으로부터 소개받았다는 사업가 김모씨를 소환, 검찰 고위층에 SLS그룹의 구명 청탁을 했는지 조사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檢, 곽노현 기소] 郭, 교육감 직무 정지… 공소장으로 본 혐의는

    [檢, 곽노현 기소] 郭, 교육감 직무 정지… 공소장으로 본 혐의는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의 돈거래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21일 곽노현 교육감(57)을 공직선거법 232조(후보자 매수 및 이해유도죄)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해 6월 실시된 교육감 선거에서 같은 진보진영 후보였던 박명기(53·구속기소) 서울교대 교수에게 후보자 사퇴 대가로 2억원과 서울시교육발전자문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곽 교육감은 이날 오후부터 직무가 정지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임승빈(54) 부교육감의 권한대행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검찰은 또 2억원을 전달하는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곽 교육감의 측근인 강경선(57)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그러나 강 교수로부터 돈을 받아 박 교수에게 건넨 박 교수의 동생에 대해서는 범행정도가 약하고 친형 박 교수가 구속기소된 점을 고려해 기소유예했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곽 교육감이 처음부터 후보 사퇴를 전제로 돈과 자리를 주기로 박 교수와 합의했고 ▲이를 바탕으로 양측 실무자는 금전적 지원액수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이다 두 후보에게 보고해 최종합의했다. 이후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효과로 당선된 곽 교육감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자 박 교수 측이 지난해 8~10월 지속적으로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 ▲결국 지난 2~4월 양측이 합의한 선거비 보전금 7억원 가운데 2억원만 박 교수에게 전달했다. 2억원 가운데 1억 5000만원은 합의 이후 일주일 안에, 나머지는 8월 말까지 주는 조건을 달았다. 곽 교육감은 검찰 조사에서 “10월에서야 실무진이 합의한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었다. 검찰은 이와 관련, 곽 교육감이 선거사범 공소시효를 선거일 기준 6개월로 잘못 알고 돈 전달을 미룬 것으로 판단했다. 또 “제3자를 통해 은밀히 작업을 거쳤고 현금만 거래한 점, 허위차용증을 작성하는 등 범죄를 은폐하려는 정황이 많은 만큼, 선의로 돈을 줬다는 곽 교육감의 주장은 허구”라고 말했다. 물론 곽 교육감은 ▲후보단일화 협상과정 ▲합의이행 요구 ▲금품 전달과정 등에서 검찰의 주장을 모두 부인,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이 사건을 앞서 박 교수가 배당된 형사합의27부(부장 김형두)에 배당했다. 김효섭·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9일 구속 여부 결정 앞두고 檢 vs 郭 긴장감 팽팽

    9일 구속 여부 결정 앞두고 檢 vs 郭 긴장감 팽팽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다면 (검찰이) 앞으로 금권 선거사범에 대해 영장 청구는 절대 못할 겁니다.”(공상훈 전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 8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주여 저와 다투는 자와 다투시고 저와 싸우는 자와 싸워 주소서. 둥근 방패 긴 방패 잡으시고 저를 도우러 일어나소서.”(같은 시간 서울시의회에 참석한 곽 교육감이 꺼내본 구약성경 시편 35편, ‘다윗의 노래’) 곽 교육감의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8일 수사를 지휘한 공 전 2차장과 곽 교육감의 행보에는 비장함이 물씬 풍겨났다. 지난 5일 성남지청장으로 발령받고도 직무대리로 남아 사건을 지휘한 공 전 차장은 간담회에서 “후보자 매수는 금권 선거사범 중 가장 죄질이 좋지 않다.”며 구속의 필요성을 강하게 말했다. 그는 그동안 피의사실 공표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기자들과의 만남을 자제했다. 공 전 차장은 “선거인(유권자) 매수는 표 하나 둘을 사는 행위지만 후보자 매수는 상대 후보가 가진 표를 통째로 사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후보자가 4~5% 득표하는 사람이라면 매수를 통한 단일화로 4~5%의 선거인을 사는 행위”라며 “이는 민의의 왜곡으로 낙선될 사람이 당선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선거에서 곽 교육감은 34.3%를 득표해 2위인 이원희 후보를 1.1% 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선거사범 중 공천헌금을 제외하고 이보다 큰 액수는 없었다.”면서 “이번 사건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금권 선거사범에 대해서는 단 한 건도 영장을 청구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다. 구속된 박명기(53) 서울교대 교수가 검찰 조사에서 2억원의 대가성을 인정한 적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박 교수가) 왜 계속 (돈을) 요구했겠느냐. 결국 (곽 교육감에게) 합의이행을 요구해서 받은 거 아니냐.”고 말했다. 2억원은 합의이행의 대가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반면 곽 교육감은 이날 오전 서울시의회 임시회에 참석하는 등 공식일정을 모두 소화했지만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시의회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곽 교육감의 수첩에는 “사전합의 부정거래는 없는 것!, 검찰의 언론 이용, 피의사실 공표 규탄, 당시의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대비 要!, 영장실질심사 최후 진술 준비(비공개), 증거인멸 시도? 컴퓨터 본체 없애기? 초기(대변인) 말 바꾸기? 차용증? 2억 출처?” 등 실질심사에서 공격받게 될 내용이 모두 들어 있었다. 무죄를 주장하는 곽 교육감이 자기방어를 위해 쟁점을 정리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곽 교육감의 공동변호인단은 이날 검찰에 의견서를 보내 “사건의 핵심은 2억원의 대가성 여부이고 참고인 조사까지 다 마치고도 검찰이 중대사건, 증거인멸 운운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과장”이라며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와 구속영장청구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오이석·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대가성·이면합의 인지시점이 최대 쟁점

    대가성·이면합의 인지시점이 최대 쟁점

    검찰이 7일 서울시교육감 후보단일화 돈거래 의혹과 관련, 곽노현(57) 교육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면서 수사는 사실상 일단락됐다. 의혹의 핵심은 곽 교육감이 ‘선의’로 지원했다는 2억원의 대가성 여부다. 특히 지난달 26일 검찰 수사가 불거진 이래 곽 교육감 측과 박명기(53·구속) 서울교대 교수 측의 장외 폭로전이 지속됐다. 곽 교육감과 박 교수의 선거본부 핵심 실무자 간에 단일화를 위한 합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대가성 입증의 관건으로 곽 교육감의 ‘이면합의 인지 시점’이 떠올랐다. 양측 실무자의 이면합의는 지난해 5월 18~19일 단일화 발표 직전에 이뤄졌다. 특히 곽 교육감 측 회계 책임자이자 이면합의의 당사자였던 이보훈(57)씨는 곽 교육감이 지난해 10월까지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후보자 매수 혐의가 입증되려면 선거일 이전에 후보자 매수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일부 견해가 있다. 선거가 종료되면 당선자만 있을 뿐 후보자는 없기 때문이라는 논리에서다. 이씨가 주장한 대로 곽 교육감이 지난해 10월 이전에 이면합의 내용을 몰랐다면 지난 2월부터 건넨 2억원이 이면합의를 이행하려는 것이라고 보긴 쉽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선의라고 보기엔 석연찮은 부분이 남는다. 돈을 건네며 계좌이체 등 떳떳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곽 교육감은 주변에서 거액의 돈을 빌려 박 교수에게 여러 차례로 나눠 전달한 점이다. 또 박 교수의 동생 박정기씨의 자택에서 압수한 강경선 교수와 박씨 이름으로 작성된 12장의 차용증에 대한 설명도 명쾌하지 않다. 검찰은 이 차용증이 곽 교육감과 박 교수 간 돈거래를 은폐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선의의 지원이란 주장과 달리 돈이 전달된 방법과 관련 흔적은 수상쩍은 대목이 많다는 것이다. 결국 곽 교육감이 이면합의 때부터 모종의 거래를 알고 있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하지만 곽 교육감은 검찰 조사에서 “선의다. 대가성 없다. (차용증) 본 적 없다.”라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앞서 검찰이 박 교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녹취록 등에서도 곽 교육감이 직접 돈거래를 거론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화 직전인 지난해 5월 18일 양측 선거캠프 관계자 간의 이면합의에서도 ‘곽 교육감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와 같은 대화만 담겼을 뿐 곽 교육감이 이를 알았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9일 예정된 영장실질심사에서 치열한 법리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곽 교육감은 김선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과 최영도·최병모·백승헌 전 민변 회장, 박재승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진보진영 법조인들로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렸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檢 “郭, 돈거래 숨기려 姜·朴씨 동생 명의로 차용증 위장”

    檢 “郭, 돈거래 숨기려 姜·朴씨 동생 명의로 차용증 위장”

    곽노현(57) 서울시교육감의 돈거래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구속영장 청구라는 마지막 수순만 남겨 놓고 있다. 검찰은 6일 곽 교육감이 건넨 2억원을 후보 사퇴 대가로 확증, 법리검토까지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곽 교육감을 두 차례 소환조사한 검찰은 증거 은폐를 시도한 정황을 확보함에 따라 곽 교육감에게 ‘후보자 매수’ 혐의를 적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검찰은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의 동생인 박정기씨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찾아낸 12장의 차용증을 결정적인 증거 은폐의 의도로 보고 있다. 곽 교육감 측이 박 교수와의 돈 거래 사실을 숨기기 위해 차용증의 명의자를 강 교수와 동생 박씨로 위장, 작성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위장 차용증’이 ‘선의’로 돈을 건넸다는 곽 교육감의 주장을 무력화시킬 확증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돈거래 은폐를 위해 6차례에 걸쳐 친인척 명의로 돈을 쪼개 보낸 정황을 밝혀낸 셈이다. 검찰은 또 후보 단일화 당일인 지난해 5월 19일 박 교수 측의 선거대책본부장 양재원씨와 곽 교육감 측의 회계책임자 이보훈씨가 인사동에서 만나 이면합의를 한 직후 이씨가 곽 교육감과 통화한 사실로 미뤄 곽 교육감이 이면합의를 즉시 보고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검찰은 후보자 매수에 대한 사전 협의와 돈이 전달된 사실 관계가 상당부분 확인된 만큼 곽 교육감이 혐의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돈을 받은 박 교수도 같은 혐의로 이미 구속된 상태다. 그러나 법조계 쪽은 “법정에서 다퉈 볼 여지가 있다.”며 일단 유보적인 입장이다. 유무죄를 떠나 곽 교육감의 방어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의미가 짙다. 한 변호사는 “곽 교육감이 알고 있었을 것이란 점과 2억원의 출처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경우 검찰의 논거는 일방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곽 교육감이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허점을 찾아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이 가진 증거가 실무자 간 협의의 증거가 될지는 몰라도 곽 교육감과의 협의 또는 그의 지시에 따랐다는 물증으로 볼 수 없다는 논리다. 곽 교육감의 변호인 김칠준 변호사는 “법정에서 모든 진실을 밝힐 것”이라면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따로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검찰의 고민도 깊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연일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제기하고, 사건 초기부터 표적 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의 불구속 수사 기조도 무시할 수 없다. 검찰은 이날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사건 관계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공보준칙에 따라 브리핑을 했고, 수사 내용을 알려 주거나 확인해 준 바 없다.”고 밝혔다. 사건에 쏠린 이목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검찰은 전날에 이어 이날 9층의 영상녹화조사실에서 곽 교육감을 상대로 2억원의 출처와 대가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곽 교육감이 1억원을 지인들에게서 융통하면서 차용증을 써줬는지, 다른 단체나 제3자가 개입했는지를 조사했다. 실무진의 이면합의를 인지한 시점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곽 교육감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이석·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檢, 곽노현측 위장차용증 확보

    檢, 곽노현측 위장차용증 확보

    검찰이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와 관련, 돈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곽노현 교육감 측이 돈거래를 은폐하기 위해 ‘위장 차용증’을 만든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곽 교육감에 대한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7일 공직선거법 232조(후보자 매수 및 이해유도죄)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6일 검찰 등에 따르면 곽 교육감 측이 지난 2~4월 박명기(53·구속) 서울교대 교수에게 6차례에 걸쳐 2억원을 건네주는 과정에서 돈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던 강경선(57)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와 박 교수의 동생 박정기씨의 이름으로 된 차용증 12장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동생 박씨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채권자가 강 교수로, 채무자가 박정기씨 이름으로 된 차용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돈거래가 곽 교육감과 박 교수 간에 이뤄졌지만 이를 숨기기 위해 두 측근의 이름으로 된 ‘위장 차용증’을 작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교수는 검찰에서 곽 교육감 측의 요구로 똑같은 내용의 차용증을 두 장씩 만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위장 차용증’이 후보 사퇴의 대가성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확신하고 7일 곽 교육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검찰은 아울러 금품전달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이들 2명도 같은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이석·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檢의 창이냐 郭의 방패냐

    檢의 창이냐 郭의 방패냐

    검찰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돈거래에 대한 수사가 정점에 다다랐다.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질질 끌다간 정치적 논란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소환 하루 전날인 4일 검찰은 막바지 수사 쟁점을 정리했고, 곽 교육감도 변호인단과 대책을 숙의하며 검찰 조사에 대비했다. 검찰은 지난달 7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의 제보로 수사에 나선 이래 줄곧 ‘교육감 선거 후보 매수’에 초점을 맞춰 왔다. 지난달 29일 곽 교육감 측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도 공직선거법상 후보 매수 혐의를 적용했다. 곽 교육감은 건넨 2억원을 ‘선의의 지원’이라고 줄곧 주장하고 있다. 물론 검찰은 ‘대가성’이라는 입장이다. 게다가 곽 교육감은 실무자들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이면합의’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2억원 지원의 대가성은 결국 치열한 법리 공방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물론 검찰은 “수사에 필요한 진술과 증거는 이미 확보했다. 재판에서 다 보여 주겠다.”며 곽 교육감을 ‘피의자’로 못 박아 통보할 만큼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의 수사는 쉴 새 없이 진행됐다. 지난달 24일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끝난 직후인 26일 사건을 사실상 공개 수사로 전환했다. 양쪽의 핵심 관계자 조사를 비롯, 곽 교육감의 자택까지 압수수색했다. 불과 10일도 안 돼 수사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밟은 격이다. 검찰은 박 교수 자택과 사무실에서 입수한 자료만으로도 ‘후보자 매수’라는 선거판의 뒷거래를 고스란히 보여 줄 수 있는 사례라고 확신하고 있다. 관련자 조사를 통해 법학교수 출신인 곽 교육감을 사법처리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양측의 수사에서 돈이 오갔다는 차용증이 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인서가 있다면 검찰에 무게중심이 쏠린다. 검찰은 4일 ‘이면합의’의 핵심인 곽 교육감 측 회계책임자 이보훈씨를 불렀다. 이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교수 측 선거대책본부 실무자와 단일화에 따른 대가 지불 ‘이면합의’가 있었음을 확인해준 인물이다. 검찰의 수사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선의로 돈을 건넸을 뿐 대가성과 이면합의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곽 교육감 측의 해명에 대해 ‘하나의 각본’이라고 일축할 정도다. 한편 곽 교육감 측의 주장에는 변함이 없다. 검찰의 잣대가 아닌 법의 잣대로 심판을 받겠다는 태도다. 곽 교육감은 ‘건넨 돈=대가성’이라는 검찰의 논리를 깨 나가겠다는 것이다. 지금껏 펴온 “이면합의 여부는 당시 전혀 몰랐다. 후보 단일화와 관련한 돈거래는 없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조신 시교육청 공보관은 “검찰 출두를 앞두고 필요한 일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헌·이영준기자 goseoul@seoul.co.kr
  • 곽노현 5일 소환

    곽노현 5일 소환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진한)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소환을 하루 앞둔 4일 곽 교육감의 회계책임자였던 이보훈(57)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곽 교육감 측과 박명기(53·구속) 서울교대 교수 측 간에 단일화를 목적으로 한 돈거래 약속 여부, 곽 교육감이 ‘이면합의’를 알게 된 경위 및 시기, 곽 교육감이 전달한 2억원 출처 등에 대해 밤늦게까지 집중 추궁했다. 특히 단일화 발표 당일인 지난해 5월 19일 인사동 점심식사 자리에서 이씨가 손아래 동서이자 박 교수측의 선거대책본부장인 양재원(52)씨와 만난 경위와 곽 교육감 측의 최모 교수가 참석한 배경에 대해 캐물었다. 곽 교육감 소환 조사에 대비한 검찰의 막바지 보완 수사인 셈이다. 검찰은 곽 교육감의 소환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직선거법 제232조(후보자 매수 및 이해유도죄)를 적용해 신병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히 이면합의에 대해 이씨가 인정한 만큼, 곽 교육감이 이를 알고 있었다면 박 교수에게 ‘선의의 지원’이라며 건넨 2억원에 대한 대가성을 비교적 쉽게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박 교수로부터 곽 교육감 측이 2억원을 전달하면서 ‘차용증’을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이석·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현금2억 출처 의문… ‘제3의 제공자’ 가능성 초점

    현금2억 출처 의문… ‘제3의 제공자’ 가능성 초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지원했다는 2억원의 성격과 출처를 밝히는 데 검찰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관련 물적 증거를 확보한 검찰은 이번 수사를 속전속결로 매듭지어 정치적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곽 교육감이 ‘선의’로 박 교수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전액 계좌이체가 아닌 전달자를 통한 방법이 이미 곽 교육감의 의도와 달리 순수성을 잃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돈의 출처도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 돈이 ‘제3의 인물’이나 ‘외부 단체’에서 유입됐을 경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박 교수 측근 A씨에 대한 2차례 조사에서 “곽 교육감이 작년 5월 16일쯤 선거와 관련한 한 행사에 참석해 박 교수에게 직접 ‘(선거에 끝까지 출마한다면) 당신은 낙선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진보 민주진영에서 매장당할 것’이라고 말하며 사퇴를 종용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박 교수는 곽 교육감의 최측근인 강경선(57) 방통대 교수를 통해 박 교수의 동생 부인 등 친·인척 명의의 계좌로 6차례에 걸쳐 모두 2억원을 건네받았다는 진술과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또 박 교수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해 “선거비용 보전차원에서 곽 교육감에게서 7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도 확보했다. 그러나 곽 교육감과 박 교수가 작성한 ‘각서’는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검찰은 지난 3월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주목하고 있다. 곽 교육감이 신고한 재산에는 서울 용산의 주상복합 아파트(11억원)와 경기도 일산의 아파트(4억 4000만원)를 포함해 모두 15억 9815만원이다. 9억원의 예금이 있지만 빚이 9억 5000여만원으로 현금자산보다는 부채가 더 많다. 특히 지난해 선거비용 35억 2000만원을 보전받기 전까지는 총 자산이 마이너스(6억 8000만원)여서 현금 2억원을 융통하기가 어렵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곽 교육감이 2억원을 외부에서 지원받았거나, 특정 단체로부터 유입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경우 차용증 같은 합법적인 근거가 없다면 보는 시각에 따라 곽 교육감이 뇌물로 받은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이럴 경우 검찰 수사가 교육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검찰 수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검찰은 박 교수의 범죄소명이나 증거가 충분하다고 자평하면서 법원이 2억원의 대가성 논란에 대해 일단 검찰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고 있다. 후보 매수에 나선 것에 법원이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구속영장에 사인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서석재 전 의원이 1989년 동해시 보궐선거에서 상대측 후보를 매수해 실형을 받았던 적도 있을 만큼 법조계는 후보 매수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정당 소속이 아닌 곽 교육감이 공직선거법에 따라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선거보전비용 35억 2000만원 전액을 반납해야 한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
  • [26일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살다 보면 한두 번은 가족, 친구, 친지 등과 금전거래를 하게 된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돈도 사람도 잃게 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금전거래. 돈을 빌려주고 차용증을 받았지만 돈을 안 갚거나, 연대보증을 했는데 보증채무범위를 알리지 않아서 연체이자가 가중된 경우 등 금전거래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을 짚어본다.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KBS2 밤 11시 5분) 팀원들의 신임을 받으며 군림하던 블루팀의 리더 김성경. 반면 끝없는 불화와 분란의 중심에 서 있는 레드팀의 리더 김호진. 드디어 그들이 한 팀에서 만났다. 운명의 라이벌에서 이제 한 팀의 동지로 만나게 된 것이다. 호랑이 김호진 대 수사자 김성경.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호랑이와 수사자의 숙명적 대결이 펼쳐진다. ●당신 참 예쁘다(MBC 오전 7시 50분) 유랑은 치영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채고 불안하기만 하다. 강수는 우주와 자신의 간 조직이 맞는다는 소식에 기뻐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비밀 유지를 부탁한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유랑은 간 기증자가 나타났다는 말에 눈물을 글썽인다. 한편 안나는 치영의 건강에 문제가 있음을 직감한다. ●달콤한 고향 나들이 달고나(SBS 밤 9시 55분) 티아라 효민의 작은아버지가 출연했다. 그리고 몽유병에 시달렸던 효민의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어렸을 때 건강이 안 좋은 효민은 꿈을 자주 꿔 현실과 꿈을 구분 못할 정도였다는데…. 심지어 꿈속의 도깨비들이 무서워 119에 도움을 요청한 적도 있다는 효민의 몽유병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들어 본다. ●인생 후반전(EBS 밤 11시 30분) 토목 공학을 전공하고 설계사무소에서 15년 넘게 일을 해온 최철성씨. 그는 3년 전 고향 내도에 뿌리를 내렸다. 뭍에 있는 아이들도 자신의 길을 이어받아 내도에서 함께 지내고 싶다는 명품 일꾼 최철성씨. 어릴 적 추억이 어린 섬을 보존하고 가꾸는 일에 행복을 느끼며 섬을 지키는 그의 인생 후반전을 만나 본다. ●전기현의 씨네뮤직(OBS 밤 11시) 진행자 전기현이 마니아적인 감성으로 무대를 시작한다. ‘불멸의 영화음악’ 코너에서는 그리스의 명장 미카엘 카코얀니스 감독의 1964년작 ‘희랍인조르바’를 소개한다. 그리고 조엘 즈윅 감독의 2002년작 ‘나의 그리스식 웨딩’도 준비됐다. 이 두 편을 엮어서 영화에 그려진 그리스인의 초상을 그려 본다.
  • 공연계 곪았던 치부 터졌다

    뮤지컬 등의 관람료는 비쌌지만 공연이 부실했던 이유가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다. 공연장 간부가 금품 로비 대가로 공연 장소를 빌려주는가 하면 공연기획업자가 투자금을 가로채는 등 공연업계의 곪았던 치부가 한꺼번에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주원)는 19일 공연장 대관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최모(54) 전 세종문화회관 공연사업본부장을 배임 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공연기획업자 최모(47)씨를 구속 기소하고, 또 다른 공연기획업자 임모(41)·이모(43)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최 전 본부장은 공연기획자 임씨로부터 뮤지컬 ‘광화문연가’를 세종문화회관 공동 주최로 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4차례에 걸쳐 42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전 본부장은 또 대관 심사위원으로 직접 참여해 ‘광화문연가’에 높은 점수를 줬고 대관 계약금 및 대관료 잔금 납부를 연기해 주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조사 결과 최 전 본부장은 세종문화회관에 채용되기 이전에 자신이 운영했던 공연기획업체 직원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금품을 수수하고, 허위 차용증서를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최 전 본부장은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대가성이 없다.”며 혐의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연기획업자 최씨는 계속된 공연 실패로 빚 독촉에 시달리자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과 가수 조용필씨의 공연 투자금으로 받은 수백억원 중 12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또 뮤지컬 ‘미션’의 내한 공연을 위해 담보 서류를 위조해 투자금 46억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로 세종문화회관 공연 대관 심사위원 중 외부 위원 비율이 40%에서 80%로 확대됐다. 객관적 대관 평가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서규용 농식품·유영숙 환경, 장관 후보자들 잇단 의혹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장남과 며느리에게 은행 대출금 등 3억원 이상의 거액을 변칙 증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배우자의 임금 특혜와 해외 유학 중인 자녀의 주식 투자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 송훈석 의원은 15일 “국회 인사 청문 요청안을 분석한 결과 서 후보자는 2009년 6월 26일 대치동 소재의 본인 소유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에서 2억 7000만원을 대출받아 당일 전액을 장남에게 넘겼지만 당시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뒤 뒤늦게 차용 사실 확인서를 제출했지만 이자, 상환 기간 등 차용 조건이 전혀 명시돼 있지 않은 데다 대출 상환 기일이 2039년으로 30여년 뒤에 갚도록 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3월 말 첫째 며느리에게도 3500만원을 차용증 없이 빌려줬다고 말했다. 서 후보자 측은 이와 관련, “부자지간에 차용증 주고받는 게 이상한 것 아니냐. 청문회 때 다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홍영표 의원은 유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배우자 남모씨가 두 달간 3억원의 상여금을 받는 등 수입이 수직 상승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2008년 1~4월 급여가 320만원에 불과했던 남씨가 그해 한나라당 국회의원 공천에서 떨어진 뒤 5월 SK건설에 취업해 5개월간 1억 5000만원의 급여를 받았고, 11~12월 SK텔레콤 사장 등으로 급여 5500만원 외 상여금 3억원을 받았다.”면서 “두 달의 급여와 상여금으로 3억 5500만원을 수령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또 고등학교 때부터 미국에 유학 중인 유 후보자의 장남(24)이 20개 종목, 1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점을 거론하며 “만약 부모가 아들 이름으로 대신 주식 투자를 했다면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 측은 “상여금은 우수인재 채용을 위한 기업의 특별보너스고, 장남 명의 투자상품은 투자회사가 간접 투자한 것으로 명의 도용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제3자 등·초본 발급 때 개인정보 보호 의무화

    위조한 차용증이나 허위 위임장 등으로 제3자의 주민등록 등·초본을 발급받는 것을 막기 위해 초본의 주민등록번호 일부를 삭제해 발급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행정안전부에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채권·채무관계 등 이해관계자가 타인의 주민등록 초본을 열람하거나 발급받을 경우에는 초본상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와 가구주 성명 및 관계 등을 삭제해 발급하도록 했다. 현재 주민등록 초본 상에는 성명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가구주 성명 및 관계 등 개인정보가 기재돼있어 불법 채권 추심에 악용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개선안에는 인감증명이나 가족관계증명서 발급 신청 시와 마찬가지로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 시에도 위임한 사람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절차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현재는 위임자의 서명이나 도장만으로 위임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있으나 서명·도장은 위조가 쉬워 제3자가 불법으로 주민등록 등·초본을 발급받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밖에 주민등록 초본 발급 신청이 가능한 금융기관 등을 구체적으로 목록화해 주민등록 담당자들이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무자격 금융기관이나 불법 채권 추심업체가 제3자의 주민등록 초본을 발급받는 일을 방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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