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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칼럼] 기본기에 충실한 사회 가꾸자/윤용로 기업은행장

    [CEO칼럼] 기본기에 충실한 사회 가꾸자/윤용로 기업은행장

    국가대항 운동경기를 보게 되면 우리 선수들의 기본기가 외국선수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 기본기를 착실히 다지기보다는 승부 위주의 훈련에 매달리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축구경기에서의 문전처리 미숙이라는 오랜 난제는 신세대로 이루어진 요즘 대표팀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왜 이런 것일까. 필자는 축구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는 못한다. 다만 좀 더 중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기본부터 착실히 가꿔가는 자세가 약한 데에도 일부 원인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기본기가 약하면 처음에는 성과를 보일지 몰라도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그 이상의 발전이 어려운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스포츠에서의 기본기를 우리의 삶에 비유하면 ‘기초질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지선·신호 지키기, 길거리에 침 안 뱉기, 꽁초 안 버리기 등은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사항들은 로버트 풀검이 쓴 베스트셀러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에서처럼 우리가 다 아는 것이다. 다만 실천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일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한 국가에서 이런 기본적인 예의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몹시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다. 몇 년 전 ‘이경규가 간다’라는 TV 프로그램에서 횡단보도 정지선과 신호 지키기 운동을 벌인 바 있다. 꽤 인기를 끌었던 그 코너의 장기방영으로, 운전자들 사이에서 질서 지키기가 상당히 뿌리내렸다는 보도를 접한 기억도 있다. 그러나 상당한 시간이 지난 지금은 이 프로그램이 다시 방영되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교차로에서 꼬리를 물고 들어가 결국 정체를 야기하는 얌체족이나 고속도로 갓길운행 및 버스전용차선 위반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창밖에 담뱃재를 터는 운전자들이 늘어난다고 하는데 이것도 씁쓸한 소식이다. 특히 새벽 시간대에 남이 보지 않는다고 신호를 무시하는 운전자가 많다는 소식을 들으면 우리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낙담하게 된다. 미국 카터 행정부시절 안보담당보좌관이었던 브레진스키는 세계사에서 헤게모니를 쥐었던 나라들은 단순히 군사력이나 경제력만의 우위에 의해 1등이 됐던 것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로마 시대에는 로마가 군사력과 경제력은 물론 교육 법제 문화 정치 모든 분야에서 세계를 끌고 갔던 것이다. 현재 세계를 주도하는 선진국들도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인의 존경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일류국가로서의 위상 확립이 가능했던 것이다. 우리는 자원 없고 가난한 국가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했고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가입했다.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일을 이룩한 우수한 민족이라는 것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경제력만이 아닌 우리 삶의 기본기에도 충실해야 한다. 채근담에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라는 말이 있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같이 하고 자기 자신에게는 가을서리처럼 엄격히 하라는 말이다. 결국 남을 배려하는 기본기에 충실하라는 말일 것이다. 하나 요즘 세태를 보면 자기에게는 봄바람 같고 남에게는 가을서리같이 엄격히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노파심도 가지게 된다. 윤용로 기업은행장
  • [씨줄날줄] 카파라치/함혜리 논설위원

    몇해 전 잇따라 날아 온 교통위반범칙금 청구서 때문에 무척 분개했던 기억이 있다. 기재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함정 단속에 걸린 게 거의 확실했기 때문이었다. 버스 전용차로 시작되는 지점에서 차선을 바꾸기 직전에 같은 위치에서 찍힌 경우가 두번이나 됐다. 교통법규 위반을 전문으로 적발하는 ‘카파라치’의 카메라에 딱 걸린 것이었다. 2001년 3월 교통법규 위반차량에 대한 신고포상금제도가 도입된 뒤 포상금을 노린 전문 신고꾼, 이른바 ‘카파라치’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도로상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하기 딱 좋은 취약지점에 망원렌즈를 맞춰놓고 있다가 위반차량을 ·찍고 신고해 포상금을 챙겼다. 월 평균 6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월 2000만원까지 버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면서 갑작스레 늘어난 카파라치 때문에 신고건수도 크게 늘어나 430만건에 이르렀다. 카파라치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의 원성도 자자했다. 결국 경찰청은 2003년 1월 효과보다는 문제점이 더 많다는 결론 아래 이 제도 자체를 폐지했다. 카파라치는 사라졌지만 선파라치(부정·불법선거), 식파라치(불량·위해식품), 쓰파라치(쓰레기 무단투기), 노파라치(노래방 불법영업) 등이 등장해 활동하고 있다. 비법을 전수하는 사이트도 있다. 정부가 교통안전 종합시행계획의 일환으로 교통법규위반 신고보상제를 내년부터 부활시킨다는 계획이다. 자격을 갖춘 시민단체 회원만 신고할 수 있고, 신고대상 지역도 경찰청이 지정한 사고다발지역으로 제한하는 등 과거에 드러난 문제점들을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많았던 ‘어두운 제도’를 굳이 다시 도입해야 하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서로 믿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문제고, 순수하고 자발적이어야 할 시민감시 기능을 돈으로 사겠다는 발상도 문제다. 단속효과는 관련 부처나 기관에서 누리지만 과태료 및 신고포상금 지급금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다. 그보다는 교통법규 준수에 대한 시민의식을 강화하고, 준법정신을 독려하면서 도로 등 교통여건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경찰 ‘촛불끄기’ 무리수

    경찰 ‘촛불끄기’ 무리수

    경찰이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강행에 코드를 맞춰 법 절차를 무시한 강경진압으로 본격적인 ‘촛불끄기’에 나섰다. 시민 수백명은 25일 오전 고시강행 소식이 알려지자 오후 3시15분쯤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앞에 모여 기습적인 정부 규탄시위를 열었다. 경찰은 왕복 6차선 자하문길의 2개 차로를 경찰버스로 막고 나머지 차선도 전경 부대로 차단한 뒤 오후 3시45분쯤 방패를 앞세워 시민들을 내자동 네거리 쪽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15분 뒤 경찰은 “여러분들, 이거 불법이다.”라고 말한 뒤 바로 강제해산과 연행에 들어갔다. ●3차례 이상 자진해산 명령 규정 위반 경찰의 이런 해산과정은 명백한 불법이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17조는 불법 미신고 집회라고 하더라도 ‘해산요청을 한 뒤 자진해산 요청에 따르지 않을 경우,3차례 이상 자진해산을 명령하고 난 뒤 직접 해산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어청수 경찰청장 취임 뒤 ‘선진국 수준의 법질서 확립’을 소리 높여 오던 경찰이 스스로 법질서를 위반하는 이율배반을 저지른 셈이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대통령이 말한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불법’을 경찰이 저질렀다.”면서 “법집행 기관이 법절차를 어기면 국민들에게 법에 대한 냉소가 생겨 국가 근간이 흔들린다.”고 꼬집었다. ●초등생도 연행했다 10분 뒤 풀어줘 경찰은 또 12세에 불과한 초등학생을 한때 연행하기도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이 강력하게 항의했고, 경찰은 처음엔 ‘초등학생 연행’을 부인하다 10여분 뒤 이 학생을 풀어줬다. 또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경찰버스 앞에서 시민 연행에 항의하자, 여경 5명이 문을 연 뒤 다짜고짜 이 의원의 몸을 들어 연행했다. 이 의원은 “초등학생이 연행된 것에 항의하고 있는데 여경들이 나를 낚아채 버스에 태웠다.”면서 “미란다 고지 원칙도 지키지 않았고, 해산 방송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연행과정에 항의하는 시민 8명을 “인도로 가시라.”고 유도한 뒤 이에 응해 인도로 간 이들을 무조건 연행하는 꼼수를 부리고 대책회의 안진걸 조직팀장을 표적 연행하기도 했다. 한 경찰 간부는 “법원에서 알아서 한다. 전원 다 체포하라.”고 현장에서 명령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나정훈(81)씨 등 모두 100여명의 시민을 연행했다. ●무차별 연행·고시 강행 항의 집중 촛불집회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7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경찰의 무차별 연행과 고시 강행에 항의하는 집중 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시민 1만여명(경찰 추산 3000여명, 주최측 추산 2만여명)이 모였으며 이들은 오후 7시30분부터 세종로 네거리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일부 시민들은 오후 9시10분부터 대책회의 측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서대문 새문안교회 인근 골목길을 통해 청와대 쪽 행진을 시도하다 경찰에 막혀 줄줄이 연행됐다. 한편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HID) 회원 300여명은 이날 낮부터 서울광장에서 6·25전쟁 추모식을 가졌고, 추모식이 끝나자마자 같은 장소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가 주최한 ‘국민과 함께하는 6·25 국가 기도회’가 열렸다. 이재훈 김정은 장형우기자 nomad@seoul.co.kr
  • 스쿨존서 30km 넘으면 ‘자동 위반딱지’

    스쿨존서 30km 넘으면 ‘자동 위반딱지’

    노인·어린이 보호구역에 운행속도 감지 신호등이 설치되는 등 오는 9월까지 교통안전시설이 대폭 개선된다. 서울시는 117억 3600만원의 예산을 투입, 이달 말부터 노인 및 어린이 보호구역 216곳의 교통안전개선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양천구 19곳 등 자치구별로 지정된 노인·어린이 보호구역에 제한 속도인 30㎞/h를 넘으면 자동으로 적색 신호등이 켜지는 ‘운행속도 감지 신호등’을 설치한다. 제한 속도 위반 차량은 경찰청 위반자 단속시스템에 의해 처벌받는다. 이와 더불어 녹지교통섬, 지그재그 차선, 일방통행,S형 차선 등 설치를 확대할 방침이다. 시는 지난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한 교통안전개선 사업이 마무리돼 올해부터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노인보호구역 교통안전개선사업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어린이 보호구역 1052곳 가운데 611곳에 대해 교통안전개선사업을 추진했으며 노인보호구역은 지난해 처음으로 3곳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고승효 교통운영 팀장은 “여름방학 이전까지 착공준비를 하고 방학기간내 공사를 완료해 학생들의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열린세상] 불법과 초법의 차이/성석제 소설가

    [열린세상] 불법과 초법의 차이/성석제 소설가

    거리의 교통 표지판에 ‘불법’ 주정차 금지라는 말은 있어도 ‘탈법’,‘무법’ 주정차 금지는 없다. 불법, 탈법, 무법은 법을 어긴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불법에 비해 탈법은 조금 더 고의성을 가지고 위법을 저지른다는 의미가 있다. 탈법은 능동적인 법규 위반이 상습화된, 이를테면 무허가 도박장 같은 ‘탈선의 현장’으로 일컬어지는 곳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주정차 금지처럼 ‘금지’가 붙어서 ‘하지 말 것(부작위)’을 강조하는 곳에는 불법이 탈법보다 잘 어울린다. ‘없다’는 의미의 무(無)와 법이 결합하여 ‘무법천지’가 되면 아예 법이 없는 상태가 된다.‘무법자’는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이 무법천지라도 되는 양 법이 있든 없든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을 형용하는 말이다. 무법자의 행동이 무시가 아닌 무지에서 출발한 것으로 간주되면 상대적으로 탈법보다는 약하게 처벌받는 게 보통이다. ‘불법 주정차 금지’라는 표지판은 불법적인 주정차가 많이, 자주 일어나는 위치에 세워지게 되어 있다. 오래된 상가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거리의 편도 2차선 도로의 바깥 차선이 늘 불법 주정차한 차들로 채워져 있는 게 좋은 예이다. 불법 주정차를 하는 이유는 대부분이 생업이다.‘먹고 살자니 주차장 찾아서 차 세우고 물건 내리고 할 시간도 없고 돈도 없어서’ 불법을 무릅쓰고 주정차하는 경우는 충분히 상정할 수 있다. 지난 시절에는 당연하게 여겨지던 불법적 관행이 있었다. 이를테면 ‘촌지’니 ‘전별금’이니 ‘떡값’ 같은 게 그런 것들이다.‘떡값’에는 못 끼지만 한 핏줄을 나눈 먼 친척지간인 ‘떡고물’도 있었고 ‘성의 표시’라는 말도 있었다. 다 큰 어른들이 ‘장학생’이 되어 ‘스폰서’에게서 용돈을 받기도 했다. 일을 매끄럽게 잘하는 데는 ‘기름칠’이 필요하고 빠르게 하는 데는 ‘급행료’가 드는 게 당연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관행이 달라졌다. 한 주체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사사롭게 주고받는 돈은 뇌물이며 범죄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떡값’과 ‘촌지’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주고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거기에는 어떤 잣대를 들이대야 할까. 불법인가 탈법인가 무법인가. 혹시 자신들만은 예외라는 생각에 법을 자기 편한 대로 위반하는 초법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가. 법과 제도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고 그 그물이 성글어서 빠져나갈 구멍이 많던 시절에는 무법자가 많았다. 법에 걸리면 재수 없는 것이고 운수 나쁜 일일 뿐이었다. 이런 의식을 앞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데다 자수성가한 앞 세대의 부와 권력을 세습 받은 경우에는 준법 관념 자체가 희박할 수 있다. 시대의 변화를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데다 주변에 있는 사람이 그게 틀렸다,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라면 사실상 고정관념이 바뀌기는 어렵다. 당장의 불편과 장애를 없애는 데 상식에 따라 한 단계씩 진전을 이뤄나가는 게 아니라 돈과 인맥을 동원해서 빠르고 경제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죄를 처벌하는 데는 고의냐 과실이냐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법을 어기는 줄 모르고 어긴 사람들, 생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법을 어긴 사람들에 대해서는 처벌 수위를 감경할 이유가 있다. 하지만 남들은 다 죄가 된다 해도 나는 상관없다는 식으로 법을 어긴 이 사회의 ‘특별한’ 사람들의 초법적인 위법 행위는 특별한 잣대에 의해 특별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 특별한 잣대는 실상 평범한 것이니 뭇사람의 입에서 근자 자주 오르내리는 법과 원칙이 그것이다. 성석제 소설가
  • [현장 행정] 양천구 첨단 불법 주차 단속

    [현장 행정] 양천구 첨단 불법 주차 단속

    각 자치구마다 민원발생의 소지를 줄이고 단속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CCTV가 달린 단속 차량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다음달 대대적인 주·정차단속을 앞두고 시범운영 중인 양천구의 특수단속 차량을 이용한 주·정차위반 단속 백태속으로 들어가 봤다. ●5분간격으로 단속 28일 양천구 목동 현대백화점 옆 일방통행로. 지붕에 CCTV를 매단 주차단속 차량이 속도를 줄이자 차 지붕 위 CCTV가 가장자리 차선으로 고개를 돌린다. 줄줄이 불법주차 중인 10여대의 차들을 보며 마치 눈을 흘기는 듯하다. 바로 앞에 넓고 가격도 저렴한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늘 불법주차가 만연하는 상습위반 지역이다. 단속은 달리며 진행한다. 이동식 차량 단속의 경우 최소 5분 이상의 간격을 두고 같은 장소를 2번 돈다. 연이어 촬영되면 주차위반으로 간주하는데 결국 5분의 유예시간을 주는 셈이다. 하지만 횡단보도나 인도, 자동차전용도로 등을 막는 불법주차 등은 1회만으로 단속대상이다. 이때 번호판 인식은 컴퓨터가 담당한다. ●“도보 단속의 4배 속도” “이렇게 차안에서 단속하면 우리 입장에선 불필요한 실랑이를 안해 좋죠. 시간까지 딱 찍히니까 언쟁할 필요도 없고요.”한 단속원의 말이다. 말이 씨가 됐는지 방금까지 불법주차를 했던 차량이 단속차량을 가로막아 선다. “당신 지금 내 차 단속한 거야.” 처음부터 말투가 곱지 않던 30대 남자는 ‘지금은 시험운행 중’이라는 이야기에 머쓱한 듯 차를 뺐다. 단속차량 지붕 위 CCTV엔 2대의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하나는 차량번호를, 또 다른 하나는 주차된 자리가 주차금지구역이란 증거를 담기 위해 보다 넓은 배경까지 찍는 카메라다. 카메라는 350도 회전이 가능해 중앙선 넘어 반대편 차선의 차량번호판까지 인식할 수 있다. 또 차량에 조명등이 달려 있어 야간단속도 가능하다. 차량 안에는 전체 시스템을 제어하는 컴퓨터와 터치스크린 방식의 모니터 2대가 달려 있다. 차량을 뺀 시스템 가격만 3000만원∼4000여만원이다. 현재 서울에서 운행 중인 이동식 CCTV주차단속 차량은 총 17대. 양천구와 서초구 등 10개 자치구에서 모두 13대, 서울시에서 4대를 각각 운영한다. 만만찮은 가격에도 도입이 이어지는 것은 불법주차를 뿌리 뽑지 않고서는 교통난을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트렁크 열어 놓는 얌체족도 2달간 시범운영결과 성공적이란 자체평가를 내렸다. 시스템 점검과 주민홍보를 병행했는데 상습 불법주차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주차단속원과 공익근무 요원 31명이 하루 평균 467건의 주차단속을 한다. 한달에 약 1만대의 차량이 주차위반으로 단속되는 셈이다. 시속 30㎞의 속도에서도 단속이 가능해 기존 단속에 비해 최대 4배 정도 빠르다. 하지만 벌써 단속을 피하기 위한 얌체차량도 보인다. 앞차에 바짝 붙여 주차하거나 트렁크를 열어 뒤 번호판을 가리는 식이다. 양천구 주차관리팀 신현식 주임은 “단속을 피하려고 고의적으로 차량번호판을 가렸다고 판단되면 관련조항에 따라 100만원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불법주차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가수 현진영 무면허 운전

    서울 강남경찰서는 운전면허 없이 승용차를 운행한 가수 현진영(36·본명 허현석)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현씨는 지난 5일 오후 8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국기원 부근에서 역삼역까지 운전면허 없이 리스한 BMW 승용차를 1㎞ 가량 운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씨는 차선을 왔다갔다하며 지그재그로 운행하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 검문에 걸려 무면허 운전 사실이 들통났다. 현씨는 “며칠 뒤 운전면허를 따는 데 시운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전국 곳곳서 ‘反 FTA’ 집회

    한·미FTA 추가 협상이 타결된 29일 전국에서 대규모 ‘반 FTA’ 집회가 열렸다. 서울 도심은 오후 늦게까지 계속된 집회로 몸살을 앓았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부터 노동자, 농민, 학생 등 1만 4000여명(이하 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종로 일대에서 ‘한·미 FTA저지 범국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오종렬 범국본 공동대표는 “FTA는 노동자에게 큰 불행을 안겨줄 것이다.”라면서 “단체행동권이 민주주의의 근간임에도 노무현 정권은 FTA 저지 투쟁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범국본측은 6시30분쯤 집회를 마친 뒤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광화문사거리로 진입했다. 경찰이 주한 미 대사관 방면 10차선 도로에 저지선을 구축했지만 시위대가 광화문사거리 한복판을 점거하면서 종로2가, 시청, 사직터널 등 모든 방면의 교통이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시위대는 세종로와 을지로, 종로 일대에서 2000여명이 남아 게릴라식 시위를 벌이다 8시10분쯤 자진 해산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오후 2시쯤부터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에서 1만 2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6월 총력투쟁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부산과 대구, 울산, 전주, 광주, 창원 등 전국 6곳에서도 1만 3900여명이 모여 집회와 행진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광화문 등 서울 도심일대에서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경찰을 폭행한 집회 참가자 5명을 집시법 위반 혐의로 연행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임일영 강국진 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대통합의 딜레마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면 왜 그리 길이 굽어 있는지, 분명 반듯하게 달려 왔는데…”(영화 ‘예의없는 것들’중에서 신하균의 마지막 대사) 100년을 가겠다던 열린우리당이 해체되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였는지 모르겠다.”며 푸념했다. 제3지대 신당에 또 다른 기대를 걸고 싶다며 희망의 끈은 놓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비한나라당 세력이 마지막 분열의 시기를 맞으며 대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대통합 시한인 14일 통합수임기구인 국회의원·당원협의회장 연석회의를 연다. 하지만 대통합 시한이 되기도 전에 탈당 도미노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 정치세력의 이해관계마저 얽히고설켜 전망이 밝아보이진 않는다. 당장 ‘총선용 소통합’이 장애물이 되고 있다. 중도통합민주당의 김한길·박상천 공동대표는 신설 합당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실제로 ‘지역구 나누기’를 논의했고, 지역구별 구체적인 리스트는 합당 이후 협상하기로 이면 합의한 것으로 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뚜렷한 자체 독자 후보가 없는 이들로서는 대통합 협상에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참여정부 실패론과 선관위의 선거 중립 위반 결정 등에 반박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대통합 논의에 딜레마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당 지도부가 지금대로라면 노 대통령의 정치적 적자인 친노(親盧) 세력과 균열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열린우리당이 대통합의 주도권을 행사하려면 참여정부 실패론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생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 관계자는 “실패한 정부로 매도되는 것을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노 대통령의 문제 제기를 뒷받침해줄 정치세력이 마땅치 않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뭘 버리고 뭘 지킬 것인지 분명하고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의중이 ‘동교동과 국민의 정부를 배신하지 않을 후보’에 있다면 노심(盧心)은 ‘참여정부의 도덕성과 정책성과를 이어받는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 후보’에 있는 셈이다. 제3지대 신당은 ‘도로 우리당’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것이 승패의 관건으로 보인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나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 파괴력 있는 외부 인사가 합류하지 않는다면 ‘기획탈당’이라는 정치 공세에 계속 시달릴 수밖에 없다. 열린우리당 고위 당직자는 “당 잔류파들이 제3지대의 추이를 예의주시할 것”이라면서 “손 전 지사 등의 참여로 신당의 동력이 탄력을 받고 대통합의 가능성이 구체화되면 다른 대선 주자들도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통합 무산 시 차선책으로 거론되는 후보 단일화 방안에도 함정은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친노와 비노(非盧), 반노(反盧) 등 3개 그룹의 대표주자 3명이 후보단일화에 합의할 수 있을지는 아이로니컬하게도 한나라당의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한나라당의 본선 후보와 겨뤄볼 만하다고 판단되면 이들이 대선용 대통합에 기꺼이 나설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부 세력은 내년 4월 총선체제로 직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ckpark@seoul.co.kr
  • “무단 주·정차 꼼짝마”

    다음달부터 종로에서 ‘나몰라 식’으로 무단 주·정차를 하면 느닷없이 과태료 고지서가 날아들 수 있다. 불법 주·정차 차량의 번호판을 순간적으로 촬영하는 첨단 이동단속 차량 ‘왕눈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5일 종로구에 따르면 지하철 종로3가역 주변 등 차량소통이 많은 도로에 자동차를 대놓고 교통흐름을 방해하는 고질적인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 ‘왕눈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동단속 차량 1대가 투입된다. 왕눈이는 단속차량에 고감도 카메라를 부착, 종로를 지나는 다른 주행차량과 비슷한 40㎞ 속도로 이동하면서 촬영을 한다. 조수석의 단속원은 모니터를 보면서 셔터를 누른다. 디지털로 저장되는 사진에는 초 단위까지 단속 시간과 위성 좌표를 통한 단속 위치가 표시된다. 지금도 이동단속 차량이 있으나 20㎞ 이내 속도로 천천히 움직여야만 번호판을 찍을 수 있다. 단속 차량을 뒤따르는 운전자가 ‘빨리 가라.’고 경음기를 울리거나 핀잔을 퍼부을 게 뻔하다.왕눈이는 또 구형 단속차량과 달리 가로가 긴 유럽형 번호판도 인식할 수 있다. 단속원이 차에서 내려 운전자와 말다툼을 할 필요도 없다. 운행중인 차가 많기도 하고 불법으로 세워둔 차도 많은 종로3가역, 대학로, 왕산로 주변 등의 단속에 안성맞춤이다. 종로3가역에서는 버스정류장에 길게 늘어선 택시가 골칫덩어리다.대학로에서는 젊은이들이 끌고온 승용차 행렬이 아예 차선 한개를 점령하곤 한다. 지난해 14만 294건이 주·정차 위반으로 적발됐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열린세상] 준법 운전이 정착되려면/정문성 울산대 물리학 교수

    영국에서는 서로 차량이 마주치는 경우 상대한테 먼저 지나가라는 신호로 전조등을 번쩍인다. 케임브리지 유학생이 쓴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라는 책에 유의사항으로 나와 있어 짐작은 하였지만, 새삼스럽게 신사의 나라라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조등뿐만 아니라 경음기도 사용하는데, 그 의미가 정반대로 자기가 먼저 간다는 경고성 신호이다. 모두 먼저 가려면 아무도 못 가는데, 큰 차일수록 또 센 차일수록 더 우겨댄다.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듯하다. 아직 바람직한 교통문화가 자리잡기에는 마이카 역사가 짧아서일까. 수치스러운 모습이 줄을 잇는다. 보행자에게 경음기를 울리면서 주행한다. 빨간 신호로 바뀌어도 차는 멈추지 않고 반대로 가속한다. 뒤엉키는 교차로라도 계속 진입하여 서로 꼼짝 못하게 한다. 어디에서든지 서슴없이 끼어들고, 차이가 조금이라도 날듯 하면 차선을 바꾼다. 골목에서 나오는 어떤 차의 운전자는 모두 막는 손짓을 하면서 차를 들이민다. 재미난 것은 막무가내 운전자가 손을 올리거나 비상등을 깜빡거리는 제스처이다. 예의를 못 지켜서 미안하다는 뜻이란다. 얼마 전 필자는 골목으로 들어가다가 입구 횡단보도에 주차한 차와 접촉사고를 냈었다. 살짝 부딪쳐서 단지 범퍼에 페인트 묻은 정도라 손으로 문지르니, 젊은 운전자는 렉서스라며 못 만지게 하면서 경찰을 부른다. 불법주차로 좁아져버린 입구를 통과하려다 빚어진 사고에 대한 경찰과 보험회사의 말이 흥미롭다.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불법 주차에는 10% 과실만이 있고, 운행하는 차량에 주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교통량이 많은 도로이더라도 멈추어 받히는 게 낫다는 말까지 들으니, 정말 법원판결을 납득할 수 없었다. 어느 나라든 일반적으로 사고를 최소화하는 교통법규가 제정된다. 하지만 그 집행은 나라마다 많이 다르다. 자동차 역사가 오랜 외국에서는 사고를 유발한 원인이 법규위반이라면 그것에 전적으로 책임을 부과한다. 만일 큰 도로에서 주행하는 차가 그 도로로 진입하려고 정지선을 넘은 차와 부딪쳤다면, 정차한 차가 100% 과실을 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쌍방과실이다. 주행차에는 주의하지 않아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책임을 지운다. 그 결과 외국에서는 준법운전이면 충분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양보운전까지 해야 한다. 양보운전하자는 표어가 재미있다. 준법운전하자고 해야지, 왜 양보운전하자고 하나. 공격운전 때문에, 얌체족 때문에 양보운전을 원칙으로 해야 하는 것일까. 사고를 일으키게 하는 행위에 경미한 책임을 부과하므로 불법의식이 약해져서, 그만큼 사고유발 요인이 많아지고, 그만큼 사고 가능성이 많아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언젠가 지하철노조가 압력수단으로 준법운전한다고 했듯이, 지킨다면 곤란하기 때문일까. 운전자를 못 알아보게 하는 선팅은 어떤가. 그게 위법이라면서도 방치했다가, 다시 어느 기준 이상은 단속한다는데 말뿐이다. 불법주차의 단속에서도 단순 기계적이다. 적극적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위법에 대하여 방조와 약한 처벌은 오히려 불법을 부추김을 모르지 않을 텐데. 또한 선진국에서 준법정신이 높은 건 한번 걸리면 속된 말로 쪽박 차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란 것도 모르지 않을 텐데, 사법기관의 기준은 여전히 근시안적이다. 그러다 보니 무의식적인 불법이 사회에 만연해진다. 거짓진술을 강요하고, 전관예우로 판결하고, 강자의 불법에는 저절로 관대한 사법기관의 행위는 그런 사회 분위기를 조장하는 듯하다. 정말 준법의 버팀목이 되어줄지 막연하지만, 그래도 더불어 사는 사회를 추구하려면 당사자인 사법기관에 바라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사회분야에 걸쳐 준법운전의 정착에 적극적인 사법기관의 역할을 절실히 기대해 본다. 정문성 울산대 물리학 교수
  • [현장 행정] 정혜숙 주부의 주차단속 자원봉사 첫째날

    [현장 행정] 정혜숙 주부의 주차단속 자원봉사 첫째날

    상습적인 교통체증과 주차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서울 양천구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주차단속 현장에 주민을 직접 투입시킨 것이다. 상습정체의 주원인인 불법주차의 현실을 주민 스스로 보고 느낀 후 함께 풀어보자는 취지다. 양천구는 이날부터 지역 주민 자원봉사요원 40명을 선정해 불법 주·정차 차량이 많이 발생하는 지점에 대한 집중단속에 들어갔다. 대부분 주부 자원봉사자들이다. 근무시간은 하루 2시간 정도. 참가자에게는 식비와 교통비(1만원)가 지급된다. 물론 전문 주차단속요원과 함께 한다. 주민 주차단속 첫날인 13일 주차단속원과 함께 나선 정혜숙(43)주부의 하루를 따라가 봤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욕설과 실랑이의 연속 “XX들. 아침부터 구청이 장사 방해하는 거야 뭐야. 너무 뜯어먹는 거 아냐.” 오전 10시15분 신정2동 한 편도 1차선도로 앞. 단속이 시작되자마자 가게 주인이 삿대질과 욕설을 하며 항의한다. 최근 손님들이 주차단속에 연이어 걸렸고 이런 탓에 통 손님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초장부터 주부 정씨가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항의하는 주인 바로 옆에는 아이러니하게 견인지역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차 한대만 서 있어도 인근이 꽉 막혀 주차금지 구역으로 지장된 곳이지만 가게주인은 의기양양하다. 그 사이 단속차량을 보고 황급히 뛰어나오는 사람들로 도로가 분주하다. 다들 자신의 차가 불법주차 중임을 잘 아는 사람들이다. 세상사가 다 그렇겠지만 순간에 희비가 엇갈린다. 스티커를 발부하고 사진 체증을 하는 동안 밖으로 나온 운전자에게는 구두경고에 그쳤지만 그 순간을 놓친 운전자는 단속이 이뤄졌다. 이어 스티커가 발부된 쏘나타 차량의 주인이 나타나 정씨에게 항의를 했다. 주차한 지 5분이 안됐는데 단속을 했으니 무효라는 주장이다. 분위기가 험악해질 쯤 14년째 주차단속원 일을 해온 베테랑 직원 김선숙(40)씨가 나섰다.“5분 동안은 괜찮다는 건 잘못된 상식입니다. 운전자가 없으면 주차로 여겨져 바로 단속대상인데 보통 잘 모르시죠. 단 차안에 다른 사람이 앉아있으면 정차로 간주해 5분의 여유를 줍니다.”. 그제야 남자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단속보다는 주민계도가 주 목적 자기 차에 붙여진 단속스티커를 보고 기분 좋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욕설은 기본, 여성 주차단속원의 멱살을 잡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남자 공익요원을 한명씩 주차단속조에 배치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엔 차를 길가에 대놓고 노점상을 하는 속칭 ‘이동식 노점’이 문제다. 노점들이 선호하는 곳은 이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 주변이나 시장 등 번화가. 당연히 교통체증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택배차량들도 문제다. 초를 다투는 직업이 다보니 도로건 인도건 불법 주정차하는 일이 많다. 점심시간 무렵, 택배차량이 단속됐다. “택배 사정 아시잖아요. 스티커 한 장이 하루 일당이에요. 제발 봐주세요.”. 기사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사정했다. 인간적으로 고민스러워지는 대목이지만 스티커는 발부됐다. 한 주차단속원은 “사정은 알지만 그렇다고 단속에 예외를 두면 그 지역은 엉망이 된다.10년 넘게 단속을 해도 참 쉽지 않는 노릇”이라고 오히려 하소연했다. 이렇게 양천구에서 하루 평균 420대의 차량이 주·정차 위반으로 단속된다. 계도되는 차량도 수 천대. 그야말로 전쟁이다. ●나 자신부터 불법주·정차 안할래요 이날 주차단속을 마친 정씨는 “단속 당하는 입장에 있다가 단속하는 입장으로 바뀌니 이렇게 불법 주·정차가 많은지 몰랐다.”면서 “내 가족부터 불법주차를 안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승일 구청장 권한대행이 팔을 걷고 나서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담장 허물기와 공용 주차장 개방 등은 주민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 대행은 “주민들의 참가를 결정한 것은 단속을 강화보다는 주차위반의 심각성을 주민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면서 “구민들 사이에서 불법주차를 안하는 분위기를 조성된다면 단순히 단속을 강화하는 것보다 몇 배나 효과있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졸음운전이 빚은 참극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버스전용차로에서 5중 추돌사고가 발생,10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부상했다. 13일 오후 12시50분쯤 경기도 성남시 동원동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요금소 1.1㎞ 전방(부산기점 402㎞) 버스전용차로에서 경남 합천에서 서울로 오던 C고속버스(운전사 권모·41)가 앞서가던 스타렉스승합차(운전자 이모·52)를 들이받아 승합차가 옆차선으로 튕겨나갔다.C 고속버스는 이어 이스타나승합차(운전자 최모·59)를 들이받아 앞서가던 프레지오승합차(운전자 김모·39)와 D고속버스(운전사 심모·49)가 추돌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오숙희(54·여)씨 등 이스타나승합차 승객 7명과 강명순(50·여)씨 등 스타렉스승합차 승객 3명 등 모두 10명이 숨졌다.경기 분당경찰서는 사고를 낸 C고속버스 운전자 권씨로부터 졸음운전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 권씨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車구조 문제 아예 없애 교통법령 지식은 최소화

    ‘다음은 자동차 냉각 팬 벨트에 대한 내용이다. 틀린 것을 골라라.’‘운전 중 차선 위반으로 단속됐을 때 부과되는 벌점은 얼마인가.’ 지난달 1일 이후 운전면허 학과시험에서 이런 문제가 사라졌다. 그 전에는 이렇게 어려운 법령과 자동차 구조에 대한 지식을 묻는 문제가 가득했다. 구체적인 벌점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숫자를 묻거나 자동차 부품·동력 전달방식 등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테스트하는 문제들이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었다. 교통문화운동본부 박용훈 대표는 “요즘은 자동차 관리를 스스로 하지 않고 전문 수리 등은 대개 정비업체에 맡기기 때문에 실제 운전에 필요한 지식을 문제로 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바뀐 학과시험은 실용과 안전을 묻는 문제 위주로 대폭 바뀌었다.‘시내 편도 3차선 도로를 50㎞로 달리고 있는데 오른쪽 앞에서 왼쪽 깜빡이를 켠 택시가 3차로에서 2차로로 진입하려 한다. 어떻게 대처하면 가장 바람직할까.’와 같이 실제 운전자가 특정 상황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스스로 판단해 풀 수 있게 하는 문제들이 추가됐다.‘스쿨존은 학교 출입문에서 몇 m 반경이며 속도는 얼마나 낮춰야 하는가.’처럼 보행자·운전자 안전과 관련한 문제도 대폭 늘었다. 법령 지식은 필수항목만으로 최소화했고 용어도 쉽게 풀어썼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정말 어려움이 많다 이제 개혁은 끝났다”

    “정말 어려움이 많다 이제 개혁은 끝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개혁은 끝났다.”면서 “기존 정책들을 관리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3일 서울신문을 비롯, 한겨레, 한국일보, 경향신문의 논설위원들과 2시간 40분 정도 청와대 관저에서 오찬을 함께 하면서 “(전반적으로) 정말 어려움이 많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이 자리에는 이병완 비서실장, 송민순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 5명이 배석했다. 다음은 일부 신문 보도와 청와대 관계자 등의 전언을 통해 재구성한 현안별 주요 발언요지이다. ●“지지율 요즘엔 고민해” (자신의 지지율과 관련)고민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고민한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결과가 안 좋다. 정말 어려움이 많다. 내 지지율이 낮으니 옳은 정책도 훼손되는 것 아닌가 싶다. 요즘 내 지지도는 전임자들보다는 낫다. 임기가 이제 거의 끝나간다. 국회가 지난 8개월 동안 안 열리고 있다. 그런데 국회를 열라는 여론의 압력도 전혀 없다. 뭔 일을 하려고 해봐야 잘 안된다. 개혁은 끝났다. 내 집권기에 발생한 사안 중 문제는 성인오락실 상품권 문제뿐인데, 그건 성격이 청와대가 직접 다룰 것은 아닌 것 같다. ●“잘 물려줘야겠다.” 전시 작통권 문제와 관련한 비판이 많아 국책연구원에 자료를 만들어 보내라면 틀에 박힌 보고서가 올라온다. 다시 시켜도 소용없다. 지금 국책연구소들은 옛날부터 해오던 연구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요즘 다음에 ‘누가 오든 잘해 봐라.’는 식의 꼬부라진 마음과 잘해서 물려줘야지 하는 펴진 마음이 반반이다. 지금은 잘 물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더 많다. 정부 관리 통제만큼은 성실히 할 것이다. ●전시 작통권 환수,“노무현이 하니까 문제인 거 아닌가.” 작통권 환수가 잘못이어서가 아니라 노무현이 하니까 문제인 거 아닌가. 이승만 대통령이 전시에 급하니까 준 것이다. 사실상 헌법 위반 사항인데 초법적 통치행위로서 한 것이다.(작통권을)찾아오는 게 당연하고, 안 찾아 오려면 오히려 헌법을 바꿔야 한다. 결국 비상조치를 원상대로 회복하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나를 좋아한다.” (부시 미 대통령과 관련),‘현재까지는’ 나를 좋아한다. 다른 사람 통해서 들었다.‘기면(맞으면) 기고(맞고) 아니면 아니고 확실해서 좋다.’고 하더라.‘승부사다.’라고도 얘기했다. ●“(언론으로부터) 좌우로 협공 당하고 있다.” 기존의 차선에서 한 두 차선을 왼쪽으로 가는 것도 힘들다. 그런데 언론은 하늘에 헬기를 띄운 것과 같다. 위에서 내려다 보면서 내가 왼쪽으로 가면 왼쪽에다 기총소사하고, 오른쪽으로 가면 오른쪽에 쏘아댄다. 어떻게 당하겠냐. 진보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보수쪽에서는 전시 작통권 때문에 공격한다. 좌우로 협공 당하고 있다.YS(김영삼 전 대통령)는 언론사 세무조사를 한 뒤 결과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보다 결국에는 언론에 당했고,DJ(김대중 전 대통령)는 세무조사 발표해서 당한 거다. 해도, 안해도 당하니까 나는 세무조사를 하지 않는다. ●“북핵 관련, 좌절감 느껴” (6자회담에 대해)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좌절감을 느낀다.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빗나갈 때가 많다. 북한과의 대화는 공식적인 통로가 정확하다. 북한과의 비공식적 통로도 시도해 봤지만 성과가 없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북한과 접촉할 수 있는 가장 신뢰할 만한 통로다. 중국은 북핵이 없는 걸로 본다. 북한 문제를 놓고 미국에 대해 더 이상 설득하기가 힘들다.9월 정상회담에서도 설득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독자의 소리] 고속도로 지정차로 준수 절실/이재기

    몇 년전 대형화물, 승합차의 차선 진입을 잠시나마 허용했다가 금지시킨 이후 지정차로를 지키도록 하고 있으나 준수율은 미흡하다. 또 지정차로 위반으로 인한 교통사고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많은 운전자들이 고속도로 지정차로통행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도로교통법에서는 편도 4차선의 고속도로의 경우 지정차로에 대하여 2차로는 승용자동차, 중·소형승합자동차 및 적재중량이 1.5t이하의 화물자동차의 주행차로이고 3차로는 대형승합자동차, 적재중량이 1.5t을 초과하는 화물자동차의 주행차로,4차로는 특수자동차 및 건설기계의 주행차로로 되어 있다. 앞차가 저속운행해 추월을 하고자 할 때에는 자신의 주행차로보다 한 단계 상위차로 앞지르기할 수 있고 끝난 후 본래의 주행차로로 신속히 복귀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만약 지정차로를 지키지 않고 대형화물, 승합차량의 급차선 변경이나 과속시 다른 운전자에게는 엄청난 위협운전이 되며 자칫 대형 인명교통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이재기 <전남 장성군 장성남면 고속도순찰대 제5지구대>
  • [서울광장] 고건씨 DJP연합 꿈 꾸나/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고건씨 DJP연합 꿈 꾸나/진경호 논설위원

    정치학자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지방선거를 며칠 앞두고 “고건 전 국무총리가 지금 화장실에서 웃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먼저 했다 뿐이지 사실 저작권을 주장하기엔 좀 멋쩍을 말이다. 종합격투기로 따져 실신 KO패를 당한 열린우리당을 보면 국민 누구라도 생각할 법한 상황이다. 웬만큼 웃었는지-물론 당사자는 ‘웃기는 뭘 웃냐.’고 어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펄쩍 뛰었다-고 전 총리가 깃발을 치켜 들었다.‘희망국민연대’라는 이름으로 중도개혁세력을 결집할 모임을 다음달 안에 만들겠다고 한다. 정치는 타이밍의 싸움이다. 지금 여당은 만신창이다. 민심 이반과 구심력 상실의 이중고에 빠져 있다. 유력 대선주자인 정동영 전 의장은 지방선거 참패로 정치생명마저 걱정할 처지다. 대안이라는 김근태 의원 역시 당내 견제에 부닥쳐 허덕댄다. 이해찬 전 총리, 한명숙 총리, 천정배·유시민 장관 등은 아직 상비군 성격이 짙다. 그로서는 더 좋을 수 없는 정국지형이다. 그를 중심으로 민주당과 연대하자는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간다.20%대의 탄탄한 지지율은 한나라당 대항마에 목마른 여심(與心)에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국민들에게도 그는 분명 매력적인 정치상품이다. 풍부한 국정경험과 안정감이 구매욕을 자극한다. 사실 참여정부 3년여간 많은 국민들이 지쳐버렸다. 빠르고, 깨끗하고, 힘차게 달릴 것이라 생각하고 올라탔으나 정작 이 ‘노무현 신형버스’가 과속과 차선위반, 난폭운전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보안법 개폐 등 정책이념 논쟁에서 좀 과속한다 싶더니 이라크 파병 등에서는 아예 주행차선을 바꿔버렸다. 왼쪽 깜빡이를 켠 채 우회전을 해버리고는 ‘나는 좌파 신자유주의자다.’고 했다. 거침없는 발언과 측근들의 막말이 얹어진 난폭운전도 불안불안했다. 그리고 그렇게 고생하며 3년여를 왔건만 막상 창 밖을 보니 후진-경제난, 양극화 심화-해 있는 것이다. 이런 정서가 지방선거에서 폭발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국민들에게 고 전 총리는 편하고 안락해 보이는 럭셔리형 버스라 하겠다. 그런데 문제는 이 럭셔리형 버스가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중도개혁으로 간다는데 다른 어느 버스라고 맨날 왼쪽, 오른쪽으로 돌기만 하겠는가. 노선도 없이 승객을 부를 수는 없다. 정치와 행정은 기능과 역할이 다르다. 풍부한 국정경험과 달인 소리를 듣는 행정력이 곧 국가지도력을 뜻하지는 않는다. 국가가 나아갈 비전과 이를 향해 국론을 결집할 능력이 없다면 버스를 정비할 수는 있어도 운전대를 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반사이익을 노린 정치는 수명이 짧다. 고 전 총리가 정말 운전대를 잡겠다면 ‘국민운동’이니 하는 어정쩡한 결사체는 접어야 한다고 본다. 국가비전과 정책이념, 정강정책을 마련해 당당히 정당을 만들고 국민에게 심판받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앞서 손 교수는 여권이 갈 길로 제2의 DJP연합을 꼽았다. 고 전 총리를 중심으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충청·호남 대연합을 이뤄 한나라당 고립구도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의 주장이 전망인지, 아니면 주문인지는 모르겠다. 혹여라도 고 전 총리가 이런 퇴행적 구도를 구상하고 있다면 이는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과거 40년간 우리 정치를 지배해 온 3김 정치의 틀로 국민을 다시 집어넣는 꼴이 된다. 참여정부가 그리 애썼고 그 결과 지역정치구도를 조금이나마 허문 노력도 허사가 된다. 정당정치를 뒤로 돌림은 물론이다. 그렇다고 집권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고 전 총리는 여권의 분열상으로 향한 시선을 지금이라도 국민 쪽으로 돌리길 바란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면허시험 소속 경찰관 만취 운전

    경찰청 산하 운전면허시험관리단 소속 경찰관이 만취 상태에서 운전하다 택시를 들이받아 택시기사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남운전면허시험장 총무계 소속 전모(36) 경사는 지난 18일 밤 11시46분쯤 혈중 알코올 농도 0.131% 상태에서 서울 지하철 8호선 장지역 1번 출구앞 편도 5차선 도로에서 차를 몰고가다 신호를 기다리던 이모(59)씨의 택시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이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두 시간 만에 숨졌고 타고 있던 승객 대모(21·여)씨도 부상을 입었다.송파경찰서는 20일 전 경사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주의의무 위반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범칙금 높여 사고예방’ 외국사례

    ‘범칙금 높여 사고예방’ 외국사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주요 회원국은 교통법규와 범칙금 강화를 통해 ‘교통사고 줄이기’ 노력을 하고 있다.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2002년 재선 공약으로 ‘교통사고와의 전쟁’을 내세웠다. 유럽 최악의 교통사고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다. 그는 아울러 15∼25세 사상자 가운데 무려 19%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현실을 통탄하며 경제활동인구 보호를 통한 ‘경제살리기’라고 역설했다.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자신이 교통대책추진위원장을 맡고 참여 장관에게 직접 보고를 받으며 지시를 했다. 범칙금은 원래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교통사범에 대한 사면 관행은 전면 폐지했다. 범칙금은 8일 안에 물게 하면서 하루라도 먼저 내면 할인 혜택을 주고, 기한을 어기면 3배나 할증했다. 나중에는 은행계좌마저 동결시켰다. 음주운전 측정 거부 등은 무조건 구속했고, 청소년 교통교육도 강화했다. 이런 대책의 영향으로 교통사고 사망자는 2002년 7242명에서 이듬해 5731명으로 20.8%나 급감했다. 범칙금 징수율은 99%에 달했다. 프랑스는 등록차량이 3500만대에 달하지만 교통사고는 연간 9만건 정도다. 우리나라는 등록차량이 1450만대이지만 사고가 24만건에 달한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이를 모방한 시행령을 발표했다. 영국, 미국, 프랑스 등 주요국의 교통범칙금 수준은 한국보다 최고 15배나 높다. 할리우드 액션 영화의 무대로 많이 등장하는 미국 캘리포니아는 도로에서 자동차경주로 과속을 하면 최고 1000달러(약 110만원)를 물고 6개월 징역형도 받는다.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낮은 영국에선 주·정차 위반만 해도 최고 29만원을 물어야 한다. 미국은 신호·차선 위반 등 안전을 무시하는 항목에 대해 한국보다 20배 높은 범칙금을 부과한다. 우리가 가벼운 잘못으로 여기는 기초법규 위반을 주요국에선 무겁게 처리하는 셈이다. 한국의 범칙금은 안전거리 미확보 등이 2만원이다. 과속만 최고액인 9만원일 뿐이다. 주요국의 대부분은 한국과 달리 교통 행정과 단속이 분리돼 표준 모델을 갖고 있다. 미국은 1961년 연방정부 표준안을 마련했다. 교통행정은 주정부의 ‘도로청’이 맡고 그 아래 각종 사업소가 교통시설 등을 만들어 관리한다. 경찰은 법규위반 단속만 하기 때문에 교통정책이 엇갈릴 일도 없고, 시설이 중복되거나 미뤄지지도 않는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박가연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주 5일제 시행으로 교통사고가 해마다 1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런데도 교통사범의 사면은 확대되고, 법규위반 신고 보상금은 폐지되는 등 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245만㎞·35년 무사고 운전

    245만㎞·35년 무사고 운전

    1분 30초에 한명씩 교통사고 사상자가 발생하고 하루 18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는 나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교통사고 발생률이 가장 높은 나라. 후진적인 우리나라 교통문화의 현주소다. 만 36년 가까이 운전을 하면서 단 한 차례도 사고를 내지 않은 국내 최장 무사고기록 보유자 김기태(58·경기 분당 야탑동)씨. 그의 안전운전은 그래서 더욱 빛나는지 모른다. ●지구 61바퀴 도는 동안 무사고 서울에서 개인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김씨의 공식 무사고 기록은 만 37년 4개월(경찰청 등록). 장롱면허 기간을 빼고 실제로 운전에 나선 1970년 4월부터 따지면 만 35년 9개월이다. 버스, 택시, 화물차 운전자 통틀어 국내 최고다. 경찰기록상 국내 사업자 운전면허 보유자 240만명 중 30년 이상 무사고 운전자는 김씨를 포함, 단 3명뿐이다. 그동안 김씨가 운전한 거리는 약 245만㎞. 꼼꼼한 김씨가 차를 바꿀 때마다 기록해온 거리의 총합이다. 지구둘레(4만㎞)를 61바퀴 넘게 돌고, 국내 도로 총연장(10만㎞)을 24차례 이상 달리는 동안 단 한번도 사고가 없었다는 얘기다. 35년여 동안 그는 포니Ⅰ·Ⅱ, 스텔라, 쏘나타Ⅰ·Ⅲ,EF쏘나타 등 6대의 택시와 트럭을 몰았다. 지인들은 “큰 사고가 없어 김씨가 운전했던 택시는 폐차될 때까지 외형상 흠집 하나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전한다. ●친구의 죽음이 운전 습관 바꿔 “스무살을 갓 넘기면서 화물차를 몰기 시작했지요. 어렵게 살던 시절,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해 과속, 불법, 졸음 운전을 밥 먹듯이 했죠.”혈기방장했던 20대 초 그의 운전습관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그의 발은 항상 브레이크보다는 가속페달에 가까이 있었다. 그렇게 위험한 질주에 익숙해져 있던 77년 10월 어느날. 김씨는 친구(당시 28세)와 함께 각자의 5t 덤프트럭에 김장용 배추를 가득 싣고 나란히 강원도 산길 국도를 달리고 있었다. 구불구불 위험한 길에서 친구의 차는 연방 차선을 넘나들며 지그재그로 움직였다. 걱정스러워 잠깐 쉬어가자고 신호를 보내려던 순간, 트럭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됐다. 친구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졸음운전이었다. “정말 한순간이더군요. 차 속에 깔려 피를 흘리는 친구를 그저 바라만볼 뿐 아무 도움도 줄 수 없었지요. 한번 운행에 4만∼5만원이란 돈에 눈이 멀었던 거죠.” ●“사고 안 내는 것이 운전 잘하는 것” 무사고의 노하우를 묻자 김씨는 다소 난감해했다. 안정적인 마음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고 신호와 규정 속도 지키는 것 외에 별 뾰족한 수가 있겠는가 하는 표정이었다.“운전을 잘한다는 것은 사고 없이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지 얌체운전하며 빨리가는 것은 결코 아니지요.” 그는 “차는 운전자의 발보다는 마음과 함께 움직인다.”면서 “상대방 차가 끼어들겠다면 기분 좋게 자리를 내주라.”고 했다. 작은 일에 화내고 흥분하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무사고 못지않은 대단한 기록은 36년 가까운 기간 동안 받은 범칙금 딱지가 단 3장뿐이라는 것. 그나마 과속, 신호위반 등 운행 중 잘못이 아니라 택시승객을 기다리거나 내려주는 과정에서 일어난 주정차 위반 때문이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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