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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국 보이콧에 무릎 꿇은 아베… IOC, 내년 개최해도 손해 없어

    각국 보이콧에 무릎 꿇은 아베… IOC, 내년 개최해도 손해 없어

    선수안전 외면 비판받던 강행입장서 후퇴 ‘올림픽 취소’ 최악 시나리오는 벗어난 셈 IOC 중계료 문제로 가을 올림픽은 부담 태극전사 훈련일정 수정 등 타격 불가피오는 7월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오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가 불과 일주일 사이에 올림픽을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합의한 것은 코로나19가 전 세계 곳곳에서 대유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고 있다는 따가운 국제 여론에 부딪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3일 기존 입장에서 한 발 후퇴해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뒤에도 올림픽 보이콧 선언이 이어지자 하루 만인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의 전화 회담에서 올림픽을 약 1년 정도 연기하자고 전격 제안하고 의견 일치를 봤다. 전화 회담 뒤 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공동 성명을 내고 “현재의 (코로나 확산) 상황과 세계보건기구(WHO)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늦어도 2021년 여름까지 여는 것으로 도쿄올림픽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결론 지었다”면서 “선수들을 비롯한 모든 올림픽 관계자들의 건강과 국제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서다”고 발표했다. 당초 코로나19로 인해 도쿄올림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내년 연기론이 유력하게 쏟아져 나왔다. 또 각 나라 선수들과 국가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 연기와 관련한 결정을 신속하게 내려 달라고 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 일본 정부를 압박했다. 내년 연기는 아베 정권으로서도 도쿄올림픽 취소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는 차선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도호쿠대지진으로부터의 부흥을 호소하며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사태로 올림픽이 취소되는 것을 가장 우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6일 주요 7개국(G7) 회담에서 각국 정상으로부터 ‘완전한 형태’의 올림픽 개최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낸 것도 연기를 위한 포석이었다는 게 일본 현지의 평가다. 늦어도 내년 여름까지 개최 합의에는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가 내년 9월까지인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임기 내에 올림픽을 성공 개최한 뒤 이후를 내다보겠다는 의중이 담겼다는 것이다. 1년 연기에 대략 7조 3000억원이 넘는 경제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 측이 먼저 연기를 제안한 만큼, IOC로서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내년 연기의 또 다른 난관은 내년 7월 16일~8월 1일 일본 후카오카에서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8월 7∼16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잇따라 열리는 점이었는데 이미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올림픽 연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대회 일정 조정에 착수했다고 밝히며 IOC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만들었다. 더불어 IOC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미국 내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 NBC도 올림픽이 연기되면 이를 수용하겠다고 거들고 나섰다. 비용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내 연기 방안(가을 개최)도 일본 정부 내에서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연내 코로나19 종식 여부가 불투명하고 또 가을 올림픽은 NBC 등이 가장 꺼리는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가을은 미프로풋볼(NFL), 미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NHL)의 새 시즌이 개막하고 메이저리그(MLB)의 포스트 시즌이 열리는 시기다. 올림픽 지연 개최가 확정되면서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려온 태극전사들은 난감해졌다. 훈련 일정과 계획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지면서 선수와 지도자 모두 목표를 1년 후로 미뤄야 해 컨디션 조절과 대비책 마련에서 대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체육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트럭에 흉기 가득 싣고 상경… 강남 인파 속 그놈, 전 부인을 찌르고 찔렀다

    트럭에 흉기 가득 싣고 상경… 강남 인파 속 그놈, 전 부인을 찌르고 찔렀다

    “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송강호가 카메라를 향해 묻는다. 대한민국 대표 미제 사건으로 꼽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에게 던진 말이었다. 지난해 자칫 완전범죄로 묻힐 뻔한 화성 사건의 진범이 모습을 드러냈다. 놈을 잊지 않고 추적하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33년 만에 이춘재의 가면을 벗길 수 있었다. 흔히 ‘완전범죄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흉악범이 죗값을 치르는 건 아니다.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본모습을 숨긴 채 사는 범인이 당신 곁에 있다. 그놈이 가장 바라는 건 영원히 잊히는 일이다. 그러므로 또렷이 기억해야 한다. 그놈을 잡기 위해. 2008년 6월 17일 오후 8시 30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터미널 센트럴시티 앞. 날카로운 비명이 허공을 갈랐다. 어색한 장발 가발을 쓴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한 여자를 뒤에서 감싼 채 수차례 공격했다. 예리한 접이식 칼을 든 남자의 손이 옆에 있던 남자에게 향했다. 갑작스럽고 무자비한 공격에 김수영(34·가명)씨와 김씨의 남자친구 박상철(가명)씨는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한 채 쓰러졌다. 김씨는 “딸을 서울로 보낼 테니 마중을 나오라”는 전 남편의 말에 터미널을 찾았다가 끝내 숨졌다.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 터미널 앞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 사건. 대범한 범행이었다. 혈흔이 낭자한 현장을 뒤로하고 장발 머리의 남자는 유유히 터미널 앞 8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사라졌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피해자 박씨는 곧바로 범인을 지목했다. “수영이 전 남편이에요. 황주연(당시 33).”●치밀한 계획 뒤 망설임없는 범행 황씨가 김씨 몸에 남긴 흔적은 참혹했다. 상체, 그중에서도 목숨에 치명적인 목과 옆구리에만 집중된 깊은 상처는 분노를 드러내고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김씨 몸에 남은 자창은 심장 등 17군데에 달했다. 황씨와 김씨는 1996년 결혼한 뒤 2003년 이혼했다가 재결합했고 2006년 또다시 헤어졌다. 부인과 질병이 있던 김씨는 “결혼한 상태면 보험금을 탈 수 없으니 위장 이혼을 하자”고 제안했고, 황씨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김씨는 그 길로 황씨를 피해 달아났다. 김씨의 지인들은 살인사건이 일어난 뒤 이렇게 진술했다. “수영이는 결혼 생활 내내 남편에게 시달렸어요. 가정폭력 때문에 두려움에 떨었고 진심으로 이혼하고 싶어 했죠.” 두 번째 이혼 이후 황씨의 집요한 집착이 시작됐다. 흥신소를 여러 군데 찾아다니며 “인터넷 IP 주소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범행 사흘 전에는 119에 전화를 걸어 “아기 엄마가 자살한다고 하는데 마지막으로 통화한 지역을 알 수 있느냐”는 문의도 넣었다. 스토킹에 가까운 집착에도 김씨의 행적을 찾을 수 없던 황씨는 점차 이성을 잃었다. 황씨 지인들은 경찰에 “며칠 전부터 혼잣말로 화를 내고 욕설도 하는 등 좀 이상한 모습이었다”고 진술했다. 사건 당일 황씨는 속임수를 썼다. 김씨를 불러내려고 당시 초등학생이던 딸 유미(가명)양을 핑계 삼았다. “내가 부산에서 하던 사업이 망해서 곡성에 주저앉았어. 유미만 보낼 테니 터미널로 마중 나와.” 황씨는 김씨에게 이런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황씨는 1t 포터 트럭을 직접 몰아 딸과 함께 상경했다. 트럭에는 옷장과 김장용 비닐봉지, 칼, 손도끼, 삽 등이 실려 있었다. 길거리 습격이 황씨의 ‘플랜 A’가 아니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렇게 황씨는 인근 호텔에 차를 주차하고, 딸에게는 “엄마를 데려올 테니 여기서 기다려라”는 말을 남겼다. 황씨는 터미널을 이 잡듯이 뒤졌다. 몇 시간이 흘렀을까. 황씨의 눈에 김씨와 그의 남자친구 박씨가 들어왔다. 목격자에 따르면 황씨의 공격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김씨와 팔짱을 끼며 걸어가던 박씨의 등 뒤를 먼저 노렸다. 수차례 박씨를 찔러 쓰러뜨린 다음 바로 옆에 있는 김씨를 공격했다.●유별난 집착… 추가 피해 우려도 범행 다음날 황씨는 뜻밖의 장소에서 자신을 드러냈다.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공중전화에서 자신의 매형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매형, 지금 숨을 끊으러 가요. 딸을 좀 부탁해요.” 매형과의 통화 이후 확인된 황씨의 행적은 어딘가 묘했다. 신도림역에서 영등포시장역으로, 또 강남역으로, 그다음은 사당역과 삼각지역으로. 서울 서쪽과 남쪽을 가로지르며 헤맨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경찰이 수천 건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돌려 보고, 황씨의 교통카드를 조회한 결과였다. 그의 마지막 행선지는 경기 안양의 범계역이었다. 역 주변 CCTV에서 우산을 쓰고 유유히 범계역 주변을 빠져나가는 황씨의 모습이 발견됐다. 특정된 범인, 확실한 범행 동기까지. 황씨는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서초경찰서 천현길(현재 경정) 팀장은 “지인들도 황씨를 말주변 좋고, 꼼꼼한 성격이라고 설명했을 만큼 보통내기가 아니었다”면서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서울 이곳저곳을 일부러 돌아다닌 것을 보며 ‘이 친구가 경찰 수사 기법을 알고 치밀하게 행동하는구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사건 발생 일주일 뒤인 24일 경찰은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황씨의 외모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키 180㎝에 건장하고 호리호리한 체격. 웃을 때 왼쪽 입술이 올라가는 특징이 있고, 가발을 쓰거나 안경을 벗어 위장할 가능성이 있다.” 당시 수배 전단에 적힌 문구다. 또 다른 특징은 크고 일그러진 듯한 양쪽 귀였다. 추가 피해 우려 때문에 수사를 서둘러야 했다. 황씨의 유별난 집착 때문이었다. 당시 가장 두려움에 떨었던 사람은 황씨와 교제했던 전 애인 이희정(가명)씨였다. ‘다음 차례는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씨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황씨는 범행 전 한동안 이씨를 찾아가고, “안 만나 주면 죽겠다”며 병원에 입원한 자신의 사진을 보내는 등 이씨를 협박했다. 김씨에게 보인 집착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전 부인 김씨에게 “이혼하라”고 권유했던 고향 친구 정다영(가명)씨도 “황씨가 범행 직전 우리 남편에게 ‘네 부인도 죽여 줄까’라고 윽박질렀다”며 두려워했다.●“절대 스스로 목숨 끊지 않았을 것” 수사팀의 노력은 계속됐다. 경찰은 당시 가능한 수사 기법을 모두 동원했다. 천 팀장은 황씨가 난시에 시력도 좋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안경점 7000곳에 일일이 수배전단을 담은 편지를 돌렸다. 제보도 적극적으로 확인했다. 어느 해 여름 경북 구미에서 “한 숙박업소에 중국집 배달을 갔다가 황씨와 닮은 사람을 봤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천 팀장은 제보가 들어온 날로부터 한 달간 해당 모텔의 각 방에 설치된 컴퓨터 검색 기록을 다 뒤져 보기도 했다. 도망 다니는 범죄자의 심리를 고려할 때 ‘혹시나 자신의 이름이나 사건 담당 경찰서인 서초서와 같은 키워드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지는 않았을까’ 싶어서였다. 그러나 소득은 없었다. 황씨는 벌써 12년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사건은 2010년 검찰로 넘어가 기소 중지됐다. 결정적인 단서가 단 하나라도 있으면 수사는 바로 재개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휴대전화나 신용카드 사용, 인터넷 접속 등 뚜렷한 생활 반응이 없다. 올해 마흔다섯 살이 된 황씨는 어디서 무엇을 하며 지내고 있을까. 현재 강남서에서 경제범죄수사1과장으로 근무하는 천 경정에게도 황씨 사건은 죄의식처럼 남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지는 않았을 겁니다. 당시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범죄자들이 잡히는 게 이해가 안 된다. 경찰에 잡히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하고 다녔더군요. 어딘가에 숨어 조용히 남의 신분을 도용하면서 살아가고 있을 겁니다. 사건을 담당했던 팀장으로서 지금도 주기적으로 추적할 만한 단서를 찾고 있습니다. 단 하나의 확실한 제보만으로도 황씨의 꼬리를 잡을 수 있으니까요. 시민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경찰은 황씨의 죄를 잊지 않았습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수배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신 분에게 신고포상금이 지급됩니다. 전화번호 112 또는 모바일앱 ‘스마트 국민제보’, 서울신문 이메일 police@seoul.co.kr로 제보할 수 있습니다.
  • 환희, 새벽 음주운전 적발…면허정지 해당

    환희, 새벽 음주운전 적발…면허정지 해당

    남성 듀오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멤버 환희(38·본명 황윤석)가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21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황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황 씨는 이날 오전 6시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자신의 벤츠 차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음주운전 도중 옆 차로에서 차선변경을 하던 아반떼 차량에 부딪혀 보험처리를 하던 중 황 씨를 수상히 여긴 보험회사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됐다. 음주운전자는 사고를 냈을 경우 보험처리를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환희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적발 당시 황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0.061%였다. 경찰 관계자는 “황 씨는 서울에서 술자리를 가진 뒤 용인 자택으로 귀가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의 음주운전 혐의는 모두 인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우선 황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귀가시킨 뒤 다음 주 중 재소환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낯선 사람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

    낯선 사람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

    타인의 해석/말콤 글래드웰 지음/유강은 옮김/김영사/472쪽/1만 8500원 2015년 7월 10일 백인 경찰관 브라이언 엔시니아는 텍사스주 프리뷰대 인근에서 흑인 샌드라 블랜드의 차를 세운다. 블랜드가 차선 변경 시 깜빡이를 켜지 않아서다. 조사에 협조해 달라는 엔시니아와 강경하게 버틴 블랜드 사이에 말싸움은 점차 거세지고, 결국 엔시니아는 블랜드를 체포한다. 그리고 유치장에 갇힌 블랜드는 3일 뒤 자살한다. 엔시니아가 블랜드를 체포하기까지 영상이 유튜브에 오르면서 미국 전역은 들끓었다. 사건 전에 벌어졌던 백인 경찰관의 흑인 소년 총격사건 등과 겹쳐지며 결국 이 사건은 인종갈등 문제로까지 번졌다. 그러나 그것뿐일까. 우리가 이 사례에서 놓친 것은 없을까. ‘1만 시간의 법칙’으로 유명한 ‘아웃라이어’, 역경과 결점의 힘을 보여 준 ‘다윗과 골리앗’, 처음 2초 직관의 힘을 다룬 ‘블링크’ 등으로 유명한 경영사상가 말콤 글래드웰은 6년 만에 낸 ´타인의 해석´을 통해 이 사건을 분석하고, 낯선 사람을 대할 때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3가지 오류를 짚어 낸다. 저자는 우리가 타인이 정직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진실기본값 이론’을 첫 번째 오류로 꼽는다. 대학 풋볼팀 코치가 소아성애자로 밝혀지는 데 첫 제보 이후 판결까지 16년이 걸렸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쿠바를 위해 일해 온 스파이의 정체가 탄로 나는 데에도 십수년이 걸린 사례를 든다. 두 사건에서 동료들은 적극적으로 가해자를 두둔했다. 우리는 결정적 증거가 나타날 때까지, 믿을 수 없을 때까지 믿는 경향이 강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타인의 태도와 내면이 일치한다고 착각하는 ‘투명성 관념 맹신’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인간 판사와 인공지능의 보석 결정을 비교해 보면 인공지능의 판단이 훨씬 낫다. 판사들이 풀어준 이들의 재범률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판사들은 “피의자가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이유를 들었는데, 저자는 이를 가리켜 우리가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를 너무 믿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특정한 행동이 특정한 조건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결합성 무시´도 오류를 일으킨다. 우리는 우울증이 심한 사람이 자살한다고 생각하게 마련이지만, 환경의 영향이 자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예컨대 도시가스를 천연가스로 전환하자 전체 자살 건수가 확 줄어들었다. 자살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자, 자살률이 매우 줄어든 것이다. 저자는 결국 타인을 제대로 해석하려면 끊임없이 의심하고, 그들이 보이는 태도가 내면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하며, 사건이 자주 벌어지는 환경도 잘 살펴야 한다고 충고한다. 엔시니아와 블랜드의 사례는 결국 두 번째 오류인 ‘투명성 관념 맹신’에 있다. 경찰관인 엔시니아는 타인이 정직할 것이라 가정하는 ‘진실기본값 이론’은 잘 피했지만, 블랜드의 태도를 오인했다. 물론 경찰관이 실적을 올리는 것을 중시하는 정부 당국의 태도, 즉 ‘결합성 무시’도 놓쳐선 안 된다. 극단적인 사례를 일반화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작은 사건 하나에서 시작해 여러 사례를 들고, 이를 통해 인간의 숨겨진 의식을 끄집어내 이론으로 정리한 저자의 식견은 확실히 탁월하다. 여러 사례를 이야기꾼처럼 이어 가는 실력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여전하다. 의사소통의 문제를 다룬 저서가 우리 사정과 다소 다른 부분도 있지만, ‘믿고 읽는 저자’라는 수식어가 이번에도 아깝지 않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진태 역주행 논란으로 본 도로교통법 [이슈있슈]

    김진태 역주행 논란으로 본 도로교통법 [이슈있슈]

    김진태 미래통합당 의원(강원 춘천)이 자전거를 타며 선거유세를 하다가 역주행 논란이 불거졌다. 김진태 의원이 페이스북에 처음 올린 사진에는 핑크색 점퍼를 입고 자전거를 타고 있는 김 의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김 의원은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큰 마음 먹고 자전거 한대 구입해서 시민들을 만나러 갑니다. 자전거도 빨간색입니다”라고 소개했다. 게시물을 본 시민들은 김 의원의 자전거가 일차선 도로에서 차량과 같은 방향 즉, 우측 도로에서 달려야 함에도 옆 노선에서 역주행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네이버 지도에서 확인한 결과 이 사진은 강원도 춘천시 후석로 462번길 15로 도로(후석로)에서 동쪽을 보고 찍은 사진이다. 이 길은 1차선 도로이며 황색선이 없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로 분류되며 헬멧 미착용시 범칙금 2만원, 도로 역주행은 10대 중과실에 포함된다. 김진태 의원은 역주행 논란에 “느닷없이 역주행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사실은 그날 아래 사진처럼 됐던 겁니다”라며 자동차 도로가 아닌 갓길로 추정되는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김진태 의원은 “제 안전에 대해 이렇게 걱정을 많이 해 주시니 고마울 뿐”이라며 “시내 자전거도로도 더 많이 만들어야겠습니다”라고 말했다.김 의원이 다시 올린 사진에서 오른쪽 건물은 춘천 기계공고이며 주소는 춘천시 후석로 462번길 53이다. 도로(후석로)에서 서쪽을 보고 찍은 사진이다. 두 사진 모두 후석로라는 도로 위에서 찍은 것은 맞지만 두 장소는 거리로 350미터 이상 떨어진 곳이다. 논란이 된 첫 사진을 찍은 블럭에서 김 의원이 서 있던 위치에는 황색실선의 갓길이 없다. 자동차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김 의원이 자전거 역주행한 곳을 찾아간 사진이 올라왔다. 한 회원은 ‘춘천의 성지 김진태 자전거 역주행한 곳’이라는 판넬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김 의원의 해명을 네이버 지도와 실제 거리를 근거로 조목조목 반박한 글들도 쏟아졌다. 김진태 의원실은 이데일리에 “역주행은 절대 아니다. 강원도민일보 신문사를 방문한 후 촬영된 사진으로 왼쪽 갓길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었다.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도로 우측을 통행할 수 없을 경우에는 좌측 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우측 도로를 이용하려면 중앙선을 가로질러 가야하는데 그렇게 지나가면 법 위반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도로교통법으로 본 자전거 교통상식 도로교통법상 역주행은 어떤 경우에 가능한 걸까. 원칙적으로 공도상에서 역주행이 가능한 구간은 없다. 다만 도로의 파손 공사 등으로 중앙선 우측 부분을 통행할 수 없거나, 왕복 2차로 도로에서 황색 점선으로 표시된 중앙선이 있을 때 추월을 해야 하는 경우 특정 상황으로 일시적으로 역주행이 가능하다. 이는 도로교통법 제13조 4항에 기재되어 있다. 헬멧미착용의 경우 도로교통법 제50조 제3항 인명보호장구 미착용(범칙금 2만원) 등 행정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다.자전거는 도로 위에선 차로 분류되므로 자전거는 도로 최우측 차로, 그 안에서도 우측으로 통행해야 한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신호를 지켜야 한다. 그러나 좌회전만큼은 예외다. 자전거로 좌회전을 할 때엔 교차로에서 일단 직진 후 가고자 하는 방향의 직진신호를 기다린 다음 한번 더 직진하는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왕복 2차로 도로 같은 곳에서 자전거로 역주행하는 것은 위법이며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자동차와 사고가 날 경우에는 적지 않은 과실 책임을 져야 된다. 횡단보도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가서는 안 된다. 횡단보도에서 자전거와 보행자가 사고가 나는 경우 자전거를 타고 갔느냐, 끌고 갔느냐가 큰 쟁점이 된다. 횡단보도 가장자리에 자전거 통행 표시가 있는 곳은 통행해도 괜찮은 곳이다. 헬멧 착용은 법으로 정해졌지만 단속도 없고, 처벌규정도 없어 문제다. 그러나 탑승자의 안전을 위해 꼭 지켜야 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코로나로 불안한 경제… 서점가 ‘부자되기’ 열풍

    코로나로 불안한 경제… 서점가 ‘부자되기’ 열풍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제목에 ‘부자’, 혹은 ‘부’(富)를 키워드로 내세운 책들이 경제경영서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3월 첫 주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 20위 가운데 책 제목에 ‘부자’나 ‘부’가 들어 있는 책이 7종이었다. 현재 교보문고 경제경영 분야 1위 도서는 ‘존리의 부자 되기 습관’(왼쪽·지식노마드)이다. 3위에 ‘내일의 부 1: 알파편’(가운데)과 6위 ‘내일의 부 2: 오메가편’(트러스트 북스), 8위에 ‘부의 추월차선’(오른쪽·토트)이 올랐다. 10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1’(민음인), 11위 ‘부의 인문학’(오픈마인드), 12위 ‘부의 확장’(다산북스)이 이름을 올렸다. 경제경영 분야에서 ‘부자’만을 키워드로 내세운 제목의 책은 무려 1000여종에 이른다. 해당 책은 2015년부터 서서히 늘어나면서 올해 역대 최다 판매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 1월 1일부터 3월 15일 현재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6% 신장했다. 10년 전 대비로는 108%로, 두 배 넘는 신장률을 기록했다. 전체 구매층 가운데 남성 비율이 57%였고, 이 중 30대가 39%로 가장 많고 40대가 26%, 20대와 50대가 각각 15% 순이었다. 교보문고 측은 이런 ‘부자 되기 열풍’ 현상에 관해 “저금리, 빈부 격차로 인한 불안감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 세계 증시 폭등락 현상이 지속할 경우 세계 경제에 관한 비관을 담은 책도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굴곡졌던 어제…혼란스런 오늘…다시 세운 내일

    굴곡졌던 어제…혼란스런 오늘…다시 세운 내일

    ‘세운상가’라고 부르는 7동의 건물들이 멈춰 선 열차와 같이 서울 도심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다. 건립 때는 ‘동양 최대’의 복합쇼핑센터로 위용을 자랑했지만, 이내 도시 경관을 해치는 철거 대상 흉물이 됐다가 이제는 노후 지역을 되살리는 도시재생의 핵심이 됐다. 반세기가 넘은 이 건물의 극적인 과거는 곧 수도 서울의 역사였고, 앞으로의 운명은 곧 현대 도시의 미래이기도 하다.●‘불도저 시장’ 시대의 빛과 그림자 세운상가가 위치한 일대는 조선시대에 ‘남촌’이라 하여 중산층들의 한옥이 밀집한 주거지역이었다. 상인과 수공업자의 상점과 주택, 통역이나 의원 같은 전문직들의 터전이었다. 태평양전쟁 막바지인 1945년 3월 미국은 344기 전폭기로 도쿄 대공습을 감행해 도시의 40%를 불태웠다. 일제는 일본 본토는 물론 식민지 경성에도 대대적인 ‘소개공지’를 급히 조성했다. 밀집된 도심 지역을 강제 철거해 화재가 번지지 않도록 대규모 빈터를 만드는 일종의 청야작전이었다. 이때의 많은 소개공지들은 이후 율곡로, 흥인문로, 의주로 등 서울의 간선도로가 됐다. 가장 핵심적인 곳은 종묘 앞부터 필동까지 훗날 세운상가가 서게 된 소개공지다. 마치 두발 가운데를 박박 밀어 버린 것처럼 도심의 희괴한 빈터가 갑자기 생겨났다. 소개공지 조성 두 달 후 일제의 항복으로 전쟁은 끝났고, 해방 후 ‘광로3호선’이라는 소개 도로로 방치됐다. 6·25 이후 혼란기에 피난민들이 몰려들어 소개 도로 위에 무허가 판자촌을 형성했다. 종묘 일대는 ‘종삼’이라 하여 국내 대표적인 집창촌이 됐고, 광로3호선 판자촌까지 그 판도가 확장됐다. 불량과 불결, 성매매와 각종 불법이 횡행하는 최악의 슬럼이 됐다. 1966년 김현옥 당시 서울시장은 부임 일주일 만에 광로3호선 도로 정비에 착수한다. 무허가는 강제 철거하고, 이미 불하했던 민간 토지를 비싼 값에 되사는 무리도 불사했다. 6월에 계획을 세우고 8월에 철거를 마쳐 그에게는 ‘불도저시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순식간에 서울시는 폭 50m, 길이 893m, 넓이 4만 4650㎡의 도심 내 거대한 땅을 얻게 됐다. 이 땅의 개발에 대해 당대의 건축가 김수근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주상복합과 공중보행로 등 환상적인 개념들을 제안했고, 곧바로 계획에 착수해 세운상가가 탄생하게 된다. 김 전 시장은 ‘돌격 건설’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수많은 도시정비와 개발 사업을 벌였다. 청계천을 비롯한 곳곳의 무허가촌을 철거하고 경기도 광주(현 성남시)와 양주(현 상계동)에 철거민 이주촌을 조성했다. 도심 고가도로와 강변도로를 건설하고 한강종합개발계획을 세워 여의도와 강남 일대의 대대적인 개발을 시작했다. 4년 남짓 재임 기간 내내 대담한 계획과 무리한 건설을 밀어붙였다. 1971년 6개월 만에 완공한 와우시민아파트가 준공한 지 석 달 만에 붕괴돼 34명의 사망자를 냈고 결국 그 책임으로 사임하게 된다. 세운상가는 김현옥 시대의 공과를 동시에 안고 있는 도시건축 유산으로 남게 됐다.●환상적인 이상과 비루한 실현 도쿄예술대학원생이던 김수근(1931~1986)은 서른 살인 1960년 남산 국회의사당 현상 설계에 1등으로 당선돼 금의환향한다. 비록 5·16쿠데타로 의사당 건립 계획은 무산됐으나, 김종필을 비롯한 쿠데타 주역들과 친분을 쌓게 된다. 30대 약관으로 워커힐호텔, 세계반공연맹(현 남산자유센터), KIST 본관 등 국책 건축들을 도맡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세운상가 설계를 맡긴 김 전 시장 역시 수송부대장 출신의 군부 실세였다. 김수근은 세운상가를 상가와 사무소, 주택과 호텔, 학교와 우체국 등이 어우러진 ‘도시 속의 도시’로 만들고 싶었다. 종로~청계천~을지로~마른내길~퇴계로 사이에 놓인 4개 블록의 대지 형상을 따라 블록당 2동씩 총 8동의 기다란 건물군을 계획했다. 지면보다 7.5m 높은 곳에 콘크리트 데크를 설치해 인공 대지를 만들고 그 위에 상가 건물을 세운다. 5층부터 아파트를 건설해 주택을 도시 위에 띄운다. 1층 전체를 차도와 주차장으로 조성해 차량과 보행을 수직적으로 분리한다. 인공 데크에 마련된 보행로는 각 블록을 모두 연결해 ‘공중보행길’로 만들었다. 이러한 건축 개념들은 모더니즘의 도시론과 1950년대 팀텐그룹의 건축론에 뿌리를 둔 국제적이고 첨단적인 내용이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44달러였던 시절 세운상가에 소요되는 건설비는 44억원으로 그해 서울시 예산의 3분의1이었다. 이 막대한 재원을 민간 건설 자본에 떠맡길 수밖에 없었다. 현대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각 동을 쪼개 맡았다. 건물 이름도 대림상가, 삼풍상가, 진양상가 등 건설사 이름을 따라 붙였다. 민간 자본은 최대 면적 건설과 최대 이윤 추구에 몰두했다. 1층은 분양가가 가장 높은 곳, 양쪽 1차선 차로만 남기고 모두 밀집된 상점들을 배치했다. 상점, 차로, 주차장, 보행로가 혼재된 어둡고 복잡한 곳이 되고 말았다. 에스컬레이터 없는 인공 데크는 오르내리기가 너무 힘들어 보행을 어렵게 했다. 서로 다른 건설사들은 그나마 계획된 연결 육교마저 없애 버렸다. 계획의 핵심인 공중보행길은 애초부터 불구로 태어났다. 계획했던 학교나 우체국은 아예 건설되지 않아 공공성은 사라졌다. 이상적 설계와 현실적 건설 사이의 갭이 너무나도 컸다.●슬럼에서 다시 살아나는 문화 발신 열차로 그래도 준공 후 문을 연 백화점식 상가들은 ‘세계 제1의 쇼핑센터’로 각광을 받았다. 풍전호텔 나이트클럽과 분식센터는 장안 청춘들의 ‘최애’ 유흥장이었다. 한때 아시아 최대의 전자상가로 위용을 떨쳤고, “미사일도 만들 수 있다”는 첨단 기술의 집합소이기도 했다. 아파트는 연예인, 교수, 의사들의 인기를 끌었고, 진양상가에는 95명의 국회의원 사무실도 입주했다. 그러나 1970년대 신세계, 미도파, 롯데 등 백화점들의 명동상권에 고급 시장을 넘겨주고, 1980년대에는 용산전자상가에 전자상권의 주도권도 빼앗겼다. 치명적인 것은 세운상가와 동시에 추진된 강남 개발이었다. 명문 고교들을 이전하는 유인책까지 쓴 강남은 이내 고급 아파트촌이 됐고, 세운상가는 서민 아파트로 전락했다. 두 달 설계와 1년 시공으로 조산한 이 거대 건축군은 태생부터 부실했다. 설상가상으로 서울시의 중구난방식 개발 전략의 피해가 고스란히 세운상가 몫이 됐다. “도시의 흐름을 단절하는 흉물”로 전락한 세운상가는 서울시의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2008년 오세훈 전 시장이 발표한 세운 재정비 촉진계획은 낡고 추해진 세운상가에 내린 사망 선고였다. 세운상가를 모두 철거하고 주변 지역은 초고층지구로 재개발한다는 계획이었다. 실제로 종묘 앞 현대상가를 철거해 공원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세운상가 건설이 무모했다면 철거 계획은 황당했다. 이미 도시 환경의 일부가 된 건축 유산을 지워 버리는 반문화적 발상이었다. 도심 제조업과 유통업의 싹을 자르는 비경제적 계획이었다. 여러 반대에 부딪혀 철거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세운상가는 더 급속히 슬럼이 됐다. 2014년 박원순 시장은 세운상가를 존치하고 재생시키겠다는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현재 2단계 계획을 실현 중이다. 세운상가의 문제는 건축가, 시공자, 시정부 3자가 모두 책임져야 할 업보다. 건축가는 자기 낭만에 홀려서 비현실적 계획을 세웠고, 시공자는 이윤 추구에만 급급해 저급한 욕망 덩이를 낳았다. 가장 큰 책임은 서울시에 있다. 애초부터 즉흥적으로 임신했지만, 그래도 낳았으면 잘 키워야 했다. 그러나 마음은 용산이나 강남으로 떠나 없애야 할 골칫덩어리로 취급했다. 이제 마음을 바꿔 죽어 가는 자식을 돌보기 시작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소생의 치료법은 가해의 역순이다. 우선 현실적인 재생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 공간의 품질과 공공성을 높이도록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일관된 도시재생의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 세운상가는 대체 불가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가깝게는 을지로 일대의 도시제조업과 문화산업의 생태계에 속해 있다. 그 너머로 연극의 대학로, 미술의 인사동, 영화의 충무로 등과 닿아 있다. 문화예술과 지식산업이라는 21세기적 발전을 위한 잠재력을 넘치게 가진 곳이다. 이들 잠재력만 활용해도 세운상가는 첨단 문화를 발신하며 도시를 끌고 달리는 중후한 기관차가 될 것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코로나19 사태, 경제경영 베스트셀러 키워드 ‘부자’

    코로나19 사태, 경제경영 베스트셀러 키워드 ‘부자’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제목으로 ‘부자’, 혹은 ‘부(副)’를 키워드로 내세운 책들이 경제경영서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3월 첫 주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 20위 가운데 책 제목에 ‘부자’나 ‘부’가 들어 있는 책이 7종이었다. ‘부자’나 ‘부’가 키워드인 책은 경제경영 분야 1월 4주차 5종이었지만, 2월 1주차 8종으로 늘어난 이후 여태껏 7~8종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교보문고 경제경영 분야 1위는 ‘존리의 부자 되기 습관’(사진·지식노마드)이다. 3위에 ‘내일의 부. 1: 알파편’과 6위 ‘내일의 부. 2: 오메가편’(트러스트 북스), 8위에 ‘부의 추월차선’(토트)이 올랐다. 10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1’(민음인), 11위 ‘부의 인문학’(오픈마인드), 12위 ‘부의 확장’(다산북스)이 이름을 올렸다. 부제로 ‘세상에서 가장 빨리 99.9% 부자 되는 법’, ‘부를 얻는 방법’, ‘부자의 길’ 등을 내세운 책들은 직접적으로 부자 되는 법에 집중하는 게 특징이다. 주식 투자나 부동산 투자 책들과 달리 돈을 대하는 법, 부를 축적하는 원리를 저자 나름의 노하우를 담아냈다. 현재 경제경영 분야에서 ‘부자’만을 키워드로 내세운 제목의 책은 무려 1000여종에 이른다. 해당 책은 2015년부터 서서히 늘어나면서 올해 역대 최다 판매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0년 1월 1일부터 3월 15일 현재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6% 신장했다. 10년 전 대비로는 108%로 두 배 넘는 신장률을 기록했다. 전체 구매층 가운데 남성 비율이 57%였는데, 이 가운데 30대가 39%로 가장 많고 40대가 26%, 20대와 50대가 각각 15% 순이었다. 교보문고 측은 이런 ‘부자 되기 열풍’ 현상에 관해 “세계적인 저금리, 점차 커지는 빈부격차로 인한 불안감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 세계 증시 폭등락 현상이 지속할 경우 세계 경제에 관한 비관을 담은 책도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길섶에서] 초보운전/이종락 논설위원

    올해 취업한 딸이 최근 운전면허를 땄다. 평생 운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직장과 집이 꽤 멀어 운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중고차를 구입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도로운전교습 강사역을 자청했다. 신혼 시절 아내에게 운전을 가르치다가 고성을 해대며 대판 싸웠던 기억이 났지만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공포감이 든다는 딸의 하소연을 외면할 수 없었다. 자동차 뒤에 초보운전 스티커를 붙이고 나선 도로의 광경은 내게도 생경했다. 초보운전자를 배려해 차선을 피해 가는 운전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초보운전자를 도로 구석으로 몰아세우는 ‘못된 운전자’도 더러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초보운전 스티커의 존재를 잠깐 잊은 채 평소 습관대로 느린 차들을 추월했더니 기를 쓰고 나를 앞지르려고 했다. 초보운전자에게 절대로 질 수 없다는 야릇한 심리가 발동한 모양이다. 인터넷을 검색해 초보운전자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들을 프린트해 딸에게 건네줬다. 주유캡 꽉 안 닫고 주행하기, 풋(사이드) 브레이크 안 풀고 출발하기, 차선 변경 시 방향지시등 안 켜기 등. 그러나 무엇보다도 급하게 달리고 서는 ‘빨리빨리’ 운전습관을 멀리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충고를 해 줬다. jrlee@seoul.co.kr
  • “엄마, 이젠 무릎 꿇지 마세요”… 서진학교에 봄이 왔습니다

    “엄마, 이젠 무릎 꿇지 마세요”… 서진학교에 봄이 왔습니다

    “개학이 또 연기되면 어쩌나 조마조마했었는데, 지난해 가을쯤 학교 건물 뼈대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니까 그제야 실감이 났어요.”서울 강서구에 사는 한유정(50)씨는 올해 중학교 1학년이 된 아들 오정민(14)군이 가방을 메고 새 학교에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일 예정된 개학은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9일로 미뤄졌고, 오는 23일로 또 연기됐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와 정부세종청사 집단감염 사례가 새로 발생하면서 정부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일을 추가로 연기할지 말지를 검토하고 있다. 아들의 등교를 기다리는 한씨에겐 남다른 사연이 있다. 그의 기다림은 약 6년 전 시작됐다. 중증 자폐성 장애인인 아들 오군은 강서구의 공립 특수학교인 서울서진학교에 다닐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이 2013년 11월 처음 설립을 예고했던 학교가 올해 드디어 문을 연 것이다. 한씨는 “서진학교가 개교하기까지 참 많은 일이 있었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아들이 집 밖으로 못 나가 많이 심심해한다. 빨리 이 사태가 진정돼 학교에 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초·중·고교과정서 직업교육까지 29개 학급 서진학교가 올해 처음 새내기를 맞는다. 초·중·고교과정 및 전공과(장애학생이 진로·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로 구성된 29개 학급에 중증 발달장애(지적·자폐성 장애) 학생 139명이 다닐 예정이다. 약 2년 6개월 전 무릎을 꿇으면서까지 서진학교 건립을 호소했던 엄마들은 감회가 남다르다. 서울신문은 지난 11일과 12일 자녀들의 서진학교 등교를 앞둔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었다.엄명희(45)씨의 딸 이서연(17)양은 중증 지적장애인이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으로 서진학교에 입학했다. 중학교는 일반학교에 다녔다. 당시 학교에는 도움반(일반학교에 입학한 장애학생을 위해 편성된 특수학급)이 있었다. 특수교사와 특수교육실무사(특수교사 지원 인력으로, 공익근무요원도 포함)가 도움반에 속한 장애학생들의 학교생활과 학습을 지원했다. 하지만 엄씨는 딸이 중학교에 다닐 때 많이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서연이가 머리카락을 막 뽑았어요. 두피가 훤히 보일 정도로 머리카락을 계속 뽑더라고요. 학교에 가도 교실에 안 들어가려고 하고, 원래 안 그랬는데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도 새로 생기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걸 알았어요.” 이양은 학교에서 비장애학생과 동등한 존재가 아니라 보호와 규율의 대상이었다. 통합교육 차원에서 도움반 학생들은 일반학급에도 가서 비장애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다. 그런데 학교는 갇힌 공간을 두려워하는 이양에게 교실을 이동할 때 계단이 아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도록 했다. 또 ‘비장애학생들이 듣는 수업에 지장을 줘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양의 의사를 존중하거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었다고 엄씨는 전했다. 엄씨는 “일반학교에서 딸은 ‘자신의 욕구를 참아야 하는 존재’였다. 그런 식으로 계속 억눌리다 보니 딸이 견딜 수 없었던 것”이라며 “일반학교가 장애학생의 교육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장애학생 부모로서는 특수학교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3년 특수학교 신설 발표 후 우여곡절 애초 서울시교육청은 2016년 3월 개교를 목표로 2013년 11월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안’을 행정예고했다. 강서구에서는 사설 특수학교(서울교남학교) 1곳만 운영돼 강서구의 많은 장애학생이 구로구의 특수학교(공립 서울정진학교, 사립 성베드로학교 등)로 원거리 통학을 하고 있어 강서구에 공립 특수학교 1개를 새로 설립한다는 내용의 계획이었다.서진학교에 고교 2학년으로 입학한 중증 지적장애인 김태완(18)군의 엄마 김지원(49)씨는 “서울정진학교에 태완이를 늦지 않게 보내려면 무조건 아침 7시 전에 일어나 외출 준비를 하고, 7시 35분에 태완이를 통학버스에 태워야 했다”면서 “태완이가 통학버스를 타고 1시간을 더 이동해야 해서 많이 피곤해했다”고 말했다. 장애학생 부모들의 바람과 달리 서진학교 건립은 계속 지연됐다. 서울시교육청은 강서구 마곡지구로 이전한 가양동 옛 공진초교 부지에 서진학교를 세우기로 하고 2016년 8월 학교 신설안을 다시 예고했다. 그러나 옛 공진초교 부지와 4차선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아파트의 일부 주민은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려 서진학교를 결사반대했다. 이들은 특수학교 대신 지역구 의원인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공약한 국립한방병원이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했다.장애학생 부모들이 2017년 9월 주민설명회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서진학교 설립을 호소했지만 반대 주민들은 혐오의 말을 쏟아 냈다. 서진학교 전공과에 입학한 중증 지적·시각장애인 김태영(20)씨의 엄마인 김미화(46)씨도 당시 무릎을 꿇었다. 그는 “그 자리에 있던 반대 주민 중 일부가 저한테 ‘장애 가진 애들을 가르치는 게 무슨 소용이냐. 산 같은 데 몰아넣고 밥만 주면 되지 않느냐’며 가시 돋친 말을 했다. 지금도 그 말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밝혔다. 엄씨도 “반대 주민들이 ‘왜 이 동네에 와서 집값을 떨어뜨리느냐’, ‘우리 눈에 안 띄게 섬에 가서 살라’고 했지만 서진학교를 세울 수만 있다면 무릎 꿇는 것뿐만 아니라 더한 것도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참고 또 참았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서진학교 공사는 2018년 8월 착수됐다. 그다음 달 반대 주민 대표와 김 의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강서 특수학교 설립 합의문’을 발표했다. 예정대로 서진학교를 짓되 새 부지가 나오면 서울시교육청이 한방병원 건립에 협조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 후로도 반대 민원은 계속됐다. 내진 보강설계와 반대 민원에 따른 공사 지연 등으로 개교 일정은 지난해 3월에서 9월로, 또 11월로 연기됐다가 결국 올해 3월로 결정됐다. 김지원씨는 “엄마들이 정말 힘들게 투쟁했다. 태완이를 서진학교에 보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면서 “태완이보다 어린 장애학생들이 가까운 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것이 무척 기쁘다”고 밝혔다. 한씨는 “서진학교 건립은 뜻을 같이하는 부모들이 뭉쳐 한목소리를 내야 내 아이의 권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결실”이라며 “정민이를 비롯한 장애학생들이 서진학교에 다니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런 학교가 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이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화씨는 “태영이가 다른 걱정 안 하고 서진학교에서 2년 동안 자기 적성에 맞는 직업과 진로를 찾을 수 있게 됐다”고 안심했다. 그러면서도 서진학교가 열린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명칭이 조금 다를 뿐이지 특수학교도 똑같은 학교”라면서 “도서관 등 일부 시설을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주민들이 장애학생들과 만날 기회가 많아지면 사회적으로 여전히 낯선 존재인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역민과 상생위한 시설 개방 고민 중” 홍용희 서진학교 교장은 “지역 주민들과 협의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센터를 만들고 있다”며 “개학 후 어떤 학교 시설을 어떻게 개방할 것인지도 계속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의 ‘2019 특수교육통계’(지난해 4월 기준)에 따르면 특수교육이 필요한 장애학생 9만 2958명 가운데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2만 6084명이다. 장애학생의 절반 이상인 54.6%(5만 812명)가 특수학급이 편성된 일반학교에 다니고 있다. 서진학교 엄마들은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에서 특수학교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서로 어울리는 통합교육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태완이는요. 김치찌개랑 불고기를 제일 좋아하고, 농구 좋아하고, 트로트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것도 좋아해요. 평범한 아이예요. 다만 조금 도움이 필요할 뿐이죠.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모두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장애 정도에 따라 비장애학생과 같이 생활하는 일이 가능하다면 함께 생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우리 아이들도 다양한 개인이 어울려 사는 사회에서 살아가야 하니까요.”(김지원씨)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분당제생병원 간호인력 3명 추가 확진...19명 으로 늘어

    분당제생병원 간호인력 3명 추가 확진...19명 으로 늘어

    분당제생병원 81병동 간호사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 성남시는 분당제생병원 간호사(27.의정부시)A씨가 2차검사 결과 오후 1시 50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간호사 A씨는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본관 8층 81병동에서 근무했고, 밀접 접촉자로 뷴류되어 지난 5일 1차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6일부터 자가격리된 상태였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8층 81병동 근무 간호조무사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성남시 수정구 위례동에 사는 48세 간호조무사와 광주시 퇴촌면에 거주하는 53세 간호조무사 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호흡기내과 병동인 81병동에는 27명의 간호사와 13명의 간호조무사가 교대 근무하고 있다. 간호사 A씨는 의정부 호원동 집에서 자가용으로 출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 5일 첫 확진자 발생이후 분당제생병원의 전체 확진자 수는 모두 19명(의사 1명, 간호사 4명, 간호조무사 6명, 환자 7명, 보호자 1명)으로 늘었다. 지역별 확진자 수는 성남시 8명,이천시 1명,용인시 4명,서울 송파1명,광주시 4명,의정부시 1명 이다. 분당제생병원 관계자는 “자가격리 직전 검사에서는 음성이었는데 일주일 정도 지나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고 추가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고 있어 당혹스럽다” 면서 “유증상자에 대한 철저한 관리로 지역 확산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 밝혔다. 분당제생병원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 만에 전체 직원, 환자, 입주업체 등 1832명에 대한 전수 조사를 벌여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최초 환자와 밀접 접촉했던 자가격리자인 81병동 직원들에게서 증상이 발현되어 확진자가 발견되고 있다. 병원측의 발 빠른 격리 조치로 현재 입원해 있는 입원 환자에게서는 추가 확진이 나오지 않았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만취 역주행’ 택시기사 숨지게 한 30대 입건

    ‘만취 역주행’ 택시기사 숨지게 한 30대 입건

    경기 부천 한 도로에서 승용차로 역주행하다가 택시와 충돌해 60대 택시기사를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부천 원미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의 혐의로 A(34)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0시 20분 경기 부천시 원미동 왕복 4차선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자신의 BMW 승용차를 몰고 역주행하다 마주 오던 택시와 정면으로 충돌해 택시기사 B(69·)씨를 숨지게 한 혐의다. A씨는 중앙분리대를 넘어 700m가량을 역주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0.145%였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영문을 잘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더 어려운 사람들 마스크 구매에 써달라” 성금 건넨 지하철 미화원들

    “더 어려운 사람들 마스크 구매에 써달라” 성금 건넨 지하철 미화원들

    “누군가에게 도움 줄 수 있다니 뿌듯해”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실어나르는 지하철이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한층 바빠진 사람들이 있다. 지하철 역을 청소하는 미화원들이다. 불특정 다수가 지나간 자리를 쓸고 닦는 이들이야말로 감염 위험을 가장 걱정해야 할 처지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미화원들은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이웃을 돕고 싶다며 선뜻 큰돈을 내놨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공사 소속 지하철 미화원 80여 명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150만원을 서울시에 기부했다. 200여만 원의 빠듯한 월급에서 매달 5000원을 빼서 차곡차곡 모은 돈이다. 이들은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취약계층을 위해 써달라는 뜻도 함께 전달했다.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의 청소를 총괄하는 권미향(59)씨는 “미화원을 무시하거나 하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보다 형편이 더 어려운 사람들도 있지 않나”라며 “변변찮은 우리의 정성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퍼지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 이후 지하철 미화원들의 노동 강도가 2배는 세졌다. 청소에 더해 역사 구석구석을 소독하는 일까지 맡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을 괴롭히는 건 아무 데나 뱉어 놓은 가래침이다. 권씨는 “침 방울이 코로나19를 옮길 수 있다는데 아직도 가래침을 바닥에 뱉는 사람이 많다”면서 “작업하기 전에 방진복에 위생 장갑을 꼼꼼히 착용하지만 혹시나 병이 옮았을까 봐 보고 싶은 손자도 만나지 않고 참고 지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미화원들이 이번 기부를 결심한 계기는 또 있었다. 지난 2007년부터 꾸준히 해온 봉사활동을 코로나19 때문에 중단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서다. 권씨는 “어르신들이 지내는 복지시설에 고기를 사 가서 구워 드리고, 소년원에서 출소한 청소년들이 머무는 시설에서 김치를 담그고 캠핑도 같이 가곤 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당분간 못 가게 되어 차선으로 마스크 기부를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렌터카가 교통지주대 들이받아 20대 등 3명 사망…2명 중상

    렌터카가 교통지주대 들이받아 20대 등 3명 사망…2명 중상

    광주에서 렌터카가 교통안전지주대를 들이받는 사고로 20대 등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에 따르면 12일 오전 0시 55분쯤 광주 북구 연제동 연제지하차도 옆 첨단2지구 방면 도로에서 그랜저 승용차가 교통안전지주대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0대 1명은 현장에서 숨지고, 2명은 병원 이송 중 사망했다. 2명은 중상인 것으로 전해졌다.사고가 난 차량은 렌터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고 차량이 차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만취해 도로에 누워있다 차에 치여 사망

    도로에 누워있던 취객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승용차 운전자가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전북 남원경찰서는 도로에 누워 있던 취객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로 A(34)씨를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 24분쯤 남원시 죽항동의 편도 1차선 도로에 만취해 누워있던 B(57)씨를 K5 승용차로 들이받았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숨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두워서 남성을 미처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A씨가 음주 상태이거나 과속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운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검단~경명로 재추진…인천녹색연합 “한남정맥 파괴”반발

    검단~경명로 재추진…인천녹색연합 “한남정맥 파괴”반발

    인천시가 한남정맥을 관통하는 왕복4차선 도로 건설을 다시 추진해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달 말 인천 서구 공촌동에서 계양구 둑실동을 연결하는 ‘검단~경명로 간 왕복4차선 도로건설 계획안’이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고 10일 밝혔다. 인천녹색연합 등은 “계양산 자락에 고가도로와 터널이 건설되면 한남정책 녹지축이 훼손된다”며 10년 여 전 부터 반대해 왔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해 말 도시계획위에서 한 차례 보류된 지 2개월 만이다. 검단신도시와 계양구를 연결하는 이 안건이 도시계획위를 통과하면서 한남정맥 훼손도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3.6㎞ 길이의 이 도로는 모든 구간이 인천 유일의 녹지축인 한남정맥을 관통한다. 수도권매립지 수송도로인 드림로 남쪽으로는 고가도로가 생기고 계양산 자락인 꽃메산에는 터널이 들어선다. 인천녹색연합은 도로 신설 계획이 알려지자 “검단신도시 연결 도로는 과거 인천시가 환경 훼손 논란 등으로 폐기했던 검단~장수 간 도로, 중부광역간선도로와 노선이 거의 일치한다”며 “새로운 도로 건설에만 의존하는 근시안적 행정에서 벗어나 기존 도로 보완, 대중교통 체계 우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가현산~계양산~천마산~원적산~호봉산~만월산~소래산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 자연녹지는 인천대공원을 비롯한 수많은 자연공원과 근린공원을 품고 있는 인천시민들의 허파이자, 휴식공간 역할을 한다. 인천시는 이달 중순 도시관리계획 결정안을 고시하고, 행정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실시설계와 보상 등을 거쳐 2022년 초 착공해 이듬해 완공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한남정맥은 이미 경인아라뱃길로 끊겨 있으며,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노선으로 도로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박남춘 시장은 지난해 말 검단신도시 활성화 시민청원 답변에서 “관계 부처·부서 간 협의가 완료돼 2023년 도로가 개설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코로나19마저 정쟁화… ‘어우이개중’ 작태가 극성 부리는 한국 사회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코로나19마저 정쟁화… ‘어우이개중’ 작태가 극성 부리는 한국 사회

    유몽인은 1618년 집권 대북 세력의 탄핵을 받자 즉각 사표를 내고 서산(지금의 고양시 송추)에 은거해 집필에 몰두했다. 그는 1621년에서 1622년 사이 ‘장자’의 우언적 기법을 빌려 시사와 학문 인륜을 아우른 야담집 10여권을 탈고했다. 문집 80여권도 정리한 뒤 두 책의 표제를 각각 ‘어우야담’과 ‘어우집’으로 했다. ‘어우’는 ‘장자’의 ‘천지편’의 “어우이개중”(於于以蓋衆) 곧 ‘허망한 말로써 백성을 속인다’는 대목에서 따온 그의 호였다. “자공이 하루는 길을 가다가, 항아리로 물을 길어 채소밭에 주는 노인을 보고 ‘왜 두레박을 이용하지 않느냐’고 안타까워했다. 노인이 물었다. ‘뉘시오.’ ‘공자의 문인입니다.’ ‘섣부른 지식으로 성인을 흉내 내며, 허황된 말로 사람들을 속이고, 홀로 현을 타면서 슬픈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천하에 명성을 팔려는 사람?’” 당대의 석학 공자는 졸지에 ‘혹세무민하고 곡학아세하는 자’가 됐다. 유몽인 시절, 공자는 석학 정도가 아니라 당대 지식인이 신앙하는 성인이었다. 유몽인은 그런 성인을 능멸하는 옛말을 제 호로 삼은 것이다. 그에겐 일찍이 응문, 간재 등의 호가 있었지만 50대가 넘어서면서 묵호자(말없음을 즐기는 이)나 어우를 많이 썼고, 50대 중반부터는 어우로 통했다. 절친인 월사 이정구는 그를 ‘유어우’라 했고 남창 김현성의 행장에서도 그는 ‘유어우’로 나온다. 유몽인은 두 저작이 지식인 권력자의 거짓과 허위의식을 남김없이 까발린 ‘매월당집’(김시습 저)의 뒤를 잇기를 희망했다.(‘천덕암 법견에게 남긴 글’) 유몽인은 거짓과 위선에 질색했다. 글쓰기에서조차, 당시 숭상하던 당송의 화장기 짙은 문장은 멀리하고 ‘질박하고 거친 말’을 사용해 심중의 진실을 꾸미지 않고 드러내는 것을 모범으로 삼았다. 그는 ‘어우’를 호로 삼아 허망한 말로 세상을 속이는 것을 경계했으며 동시에 끊임없이 분열하며 거짓을 일삼는 지식인들의 작태를 조롱했다.색목을 굳이 따지자면 그는 북인. 임진왜란 중 광해군을 호종하며 자연스럽게 남명 조식의 제자들과 가까이 지냈으며 북인의 대부 정인홍을 존경했다. 그는 한 번도 ‘북인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북인의 이해를 위해 신념을 팔지는 않았다. 1591년 서인의 영수 정철이 세자 책봉 문제로 궁지에 몰렸을 때 엄벌을 주장하는 당론과 달리 선처를 호소했다. 정철은 1589년 기축옥사를 통해 동인을 쑥대밭으로 만든 공적이었다. 그러나 세자 책봉 문제에 관한 한 이산해의 꾐에 넘어가 선조로부터 날벼락을 맞은 터였다. 동인은 그의 처리를 놓고 남인과 북인을 분열했다. 유몽인은 북인에 발을 담그고 남인의 온건론에 동조했다. 이후 북인은 1599년 홍여순의 대사헌 천거 문제를 놓고 대북과 소북으로 분열했다. 대북과 소북은 1608년 선조의 죽음을 전후로 왕권 승계를 놓고 생사를 건 암투를 벌였다. 정인홍, 이이첨 등 대북은 세자 광해군의 승계를 주장했고 유영경 등 집권 소북은 세 살배기 적자 영창대군의 승계를 추진했다. 유몽인은 도승지로서 선조의 유교를 있는 그대로 처리해 광해군이 승계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 광해군 즉위 후 대북은 정국을 주도했고 1613년 계축옥사를 계기로 권력을 장악했다. 대북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폐모살제’ 주장을 통해 일당 독재를 추구했다. 패륜 논란 속에서 대북은 육북, 골북, 중북으로 분열했다. 유몽인은 중북에 속했으나, 골북이나 육북에 속하지 않은 이들에게 붙여진 이름이었다. 기자헌이나 유몽인 등 중북은 서인, 남인과 입장이 같았다. 유몽인은 일찍이 서인의 정신적 지주였던 율곡 이이, 우계 성혼을 존경하고 마찬가지로 동인의 정신적 지주였던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의 학문과 삶을 흠모했다. 퇴계와 남명의 제자들이 남북으로 분열한 뒤에도 두 스승에 대한 마음은 변치 않았다. 서인이었던 백사 이항복, 월사 이정구 그리고 후일 인조반정의 주역 이귀 등과도 깊은 우정을 나눴다. 그의 성장 과정은 붕당과 거리가 멀었다. 유몽인이 등과한 1589년은 기축옥사와 함께 분당, 분열, 파쟁이 심화되던 시기였다. 그는 서인의 횡포, 동인의 집권과 분열, 동서남북 붕당의 공리공론과 분쟁을 지켜봤다. 당리당략에 따라 세상을 속이는 짓을 지긋지긋하게 경험했다. 1604년 월사 이정구가 세자책봉주청사로 명에 갈 때 준 전별사에는 이에 대한 분노가 잘 녹아 있다. “성인은 붕우의 의리를 오륜에 나란히 놓았다. 조정에서 사론(士論)이 나뉜 뒤부터 봉우의 의리를 평생 지키는 일이 어려워졌다. 벗 사귀는 도리는 하나인데 어찌하여 둘로 나뉘고, 둘도 불행한데 어찌하여 넷이 되고 다섯이 되었는가? 하나인 도리가 넷, 다섯으로 나뉘어 줄을 세워 사당을 만드니 …한편에 들어간 사람은 각기 하나의 세력이 되어 나머지 네다섯 편과 적이 되었다.” 이렇게 다짐하기도 했다. “… 나는 혼자다. 홀로 세상 길을 가는데 어찌 한편에 붙을 수 있을까? 한편에 붙지 않으므로 네다섯이 모두 내 친구가 된다. 파벌의 차가움은 얼음을 얼릴 정도지만 나는 떨지 않을 것이며 파벌의 뜨거움은 흙을 태울 정도지만 나는 불타지 않겠다. 될 것도 없고 안 될 것도 없으니, 오직 내 마음을 따르겠다.” 이런 태도는 계축옥사 이후 집권 대북, 그중에서도 육북이 제기한 영창대군과 인목대비 폐출론 속에서 그대로 관철됐다. 그는 이이첨 등 자신이 속한 붕당 지도부에 맞섰다. 곽재우, 기자헌, 정구, 이항복, 이덕형 등 일부 강개한 지식인들과 함께한 것이었다. 결국 그는 이이첨, 허균 등의 탄핵을 받아 면직됐다. 총애하던 광해군의 부름을 받아 곧 조정으로 돌아왔지만, 해주옥사 등에서 인목대비의 신원을 요구하다가 투옥된 이들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다. 1618년 봄, 그는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넜다. 인목대비가 서궁에 유폐됐을 뿐 사실상 폐서인됐을 때였다. 한성부에 써놓은 ‘백주지창’이 문제였다. 시 중에는 이런 대목이 있었다. “…장사가 홀연히 장검을 들고 일어나니, 취중에 마땅히 노간의 머리를 베리라.” 이에 대해 “허균은 자신을 지칭하는 줄 알았고, 이이첨은 소북의 박승종을 지목했고, 박승종은 이이첨을 지목했으니, 소북 대북의 권간들이 모두 노하여 중상하는 말을 임금께 아뢰었다.”(‘광해군일기’ 중에서) 결국 정인홍, 이이첨은 “그가 원수를 잊고 역적을 비호한다. 목을 베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유몽인은 ‘코흘리개의 놀잇감’이 된 벼슬을 버리고 서산으로 들어갔다. 그가 문집을 정리하고 야담을 완성한 뒤 ‘어우’라 이름한 것은 그런 까닭이었다. 어우야담에는 ‘문장가와 도학 대가들의 당파성’이란 단편이 나온다. 중국 최고의 문장가라는 한유와 소동파, 최고의 도학자라는 주자 등이 ‘상대를 배척하는 데 온 힘을 다했다’는 옛이야기를 상기하고 퇴계와 남명의 제자들이 문묘종사를 놓고 싸우는 것을 한탄한 글이었다. 결론은 이러했다. “(두 사람의) 도학과 절의가 뛰어남에도 다투는 것은 양쪽 제자들의 재주와 지혜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단편 ‘고변이 성행하게 된 연유’에선 “밥숟가락이 남보다 조금이라도 큰 것을 보면 고변을 하는” 작태를 개탄했다. 고변의 주인공은 대개 글줄이나 읽고 쓰는 선비들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어우이개중’의 작태는 민주화 이후 표현의 자유를 방패 삼아 극성을 부린다. 국민의 생명이 걸린 코로나19마저 정쟁화하고 이념화하는 요즘의 작태는 어우당 시절의 극단을 재현한다. 일부 언론과 정당, 지식인 결합체는 마치 우군이라도 만난 것처럼 이 정부가 이 바이러스에 무너지도록 고사를 지냈다. 중국과의 관계 단절과 경제적 파탄을 노리기라도 하는 듯 중국인 출입금지를 줄기차게 주장했다. 공포와 불신을 확산시켜 생산량의 한계로 말미암은 마스크 부족을 대란으로 만들고, 대통령 탄핵까지 운위했다. 저 홀로 의로운 척, 차선을 죽여 최악을 키워야 정의가 산다고 떠드는 자들도 있다. 온갖 고상한 말로 400년 전 대북, 소북, 골북, 육북, 탁소북, 청소북의 분열과 상잔을 재현하려 한다. ‘슬픈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천하에 명성이나 팔고’ ‘허망한 말로 세상을 속이는 자’들이 아니고 무엇일까. 논설고문 kbc@seoul.co.kr
  • 옆차 추월하며 욕하다 전방 부주의로 사고 낸 운전자 (영상)

    옆차 추월하며 욕하다 전방 부주의로 사고 낸 운전자 (영상)

    혼잡한 도로에서 차를 운전하던 한 남성이 속도를 높이고 창밖으로 몸을 내밀며 옆 차량을 향해 욕을 하다가 사고를 내는 순간이 카메라에 찍혀 논란이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최근 캐나다의 한 도로에서 한 승용차의 남성 운전자가 속도를 높이며 좌측 차선에 있는 차량을 향해 몸을 창밖으로 반쯤 내밀고 심한 욕설을 내뱉었다. 그 모습을 욕을 먹은 차량의 조수석에 타고 있던 남성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해 한 영상 공유 사이트에 공유한 것이다.문제는 욕을 하며 속도를 높이던 차량이 전방을 제대로 주시하지 못한 탓에 자기 차선에 있는 앞쪽 노란색 차량을 뒤에서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더구나 그 모습을 촬영하던 남성은 운전자로 추정되는 여성이 처음에 촬영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마치 사고를 예견이라도 한 듯이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촬영하고 사고가 나자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문제의 영상은 10초 분량으로 어떤 상황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났는지 정확하게 확인할 방법이 없지만, 도로 위 난폭 운전이나 우리나라에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는 1차선 정속주행이 원인일 수도 있다.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당시 사고로 피해를 본 앞쪽 노란색 차량의 탑승자들을 우선 먼저 걱정하면서도 도로 주행 중에 욕을 하다가 사고를 낸 운전자와 해당 영상 촬영자를 각각 비난하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사진·영상=라이브리크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마스크 안 쓰면 불안…폭행 사건까지 벌어져

    마스크 안 쓰면 불안…폭행 사건까지 벌어져

    마스크 안 쓰면 불안…폭행 사건까지택시기사들도 ‘콜록’ 소리 들리면 바짝 긴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을 보면 불안하다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폭행 사건까지 발생했다. 9일 광주 서부경찰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며 대리운전 기사에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A(47)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이날 오전 1시쯤 광주 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대리운전 기사 B(43)씨의 멱살을 잡아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왜 마스크를 쓰지 않았느냐”는 자신의 질문에 B씨가 대답을 하지 않자, 화를 참지 못하고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택시기사들 “마스크 안 쓴 승객 승차거부 되나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업무 특성상 종일 밀폐된 차 안에서 많은 고객을 태워야 하는 택시기사들의 걱정 또한 커지고 있다. 손님이 기침이라도 하면 택시기사들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원주에서 택시를 운행한다는 한 이용자는 9일 “이 시국에 택시에서 마스크도 안 쓰고 침 튀기면서 떠드는 손님들이 있다”며 “평균적으로 손님 10명 중 1∼2명은 마스크를 안 쓰는 것 같다”고 썼다. 그러면서 “국가재난 상황인 현 시국에 전염병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 미착용 손님을 승차 거부한다면 관청에서 어떤 처분을 받게 되나”라고 질문했다. 반면 최근 승객이 많이 줄어 마스크를 착용한 손님만 가려 받을 처지가 아니라는 반응도 많았다. 이런 기사들은 궁여지책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소독제를 자주 뿌리거나 차량 내부를 환기하는 등 차선책을 선택하는 편이었다. 종로구에서 만난 택시기사 최모씨는 “회사가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사용하라고 지침만 내리고 사주지는 않았다”며 “사비로 분무형 소독제를 구매해 손님이 탈 때마다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자동차사고 몇대 몇!] ④교차로에서 함께 좌회전하다 쿵!...접촉사고 과실비율은?

    [자동차사고 몇대 몇!] ④교차로에서 함께 좌회전하다 쿵!...접촉사고 과실비율은?

    2018년 한 해 동안 총 21만 7148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자동차 등록 대수(2702만 3553대) 기준으로 100대 당 1대 꼴로 사고가 일어난 셈이다. 한순간의 방심과 예상치 못한 상대방 차량의 돌발 행동 등으로 일어나는 자동차 사고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지만, 일단 사고가 났다면 상대방 차량과 과실 비율을 따지는 일도 중요하다. 서울신문은 손해보험협회 통합상담센터와 함께 자주 일어나는 자동차 사고 사례를 중심으로 과실 비율 산정 기준과 그 결과를 소개하는 ‘자동차사고 몇대 몇!’ 기사를 연재한다. 2018년 5월 A씨는 경기 화성시의 한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던 중 접촉사고가 났다. A씨의 차량은 직진과 좌회전이 가능한 2차로에서 신호를 확인하고 좌회전했으나 좌회전 차로인 1차로에서 진로 변경을 시도한 B씨 차량과 충돌한 것이다. A씨와 B씨는 같은 손해보험사에서 자동차보험을 가입하고 있었다. 보험사 직원은 사고 현장으로 출동해 상황을 확인한 후 A씨 차량도 과실 비율이 10%라고 안내했다. 과연 이 사고에서 A씨의 과실 비율은 10%일까.7일 손해보험협회 통합상담센터에 따르면 이 사건의 과실 비율은 A씨가 0%, B씨가 100%다. 좌회전 차로인 1차로에서 진로를 변경한 B씨의 과실이 사고의 주요 원인이었고, A씨가 사고 발생을 예견하거나 회피할 가능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운전자는 진로를 변경하려는 경우 그 방향으로 주행 중인 다른 차량의 정상적인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전후방 및 측면을 면밀히 주시한 채 안전하게 진로를 변경해야 한다. 또 진로를 변경하기 전 방향지시등, 수신호 등 진로 변경을 예고하는 신호를 보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사고 당시 B씨는 1차로를 주행하며 교차로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직진 또는 좌회전을 시도하며 2차로 방향으로 진로를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옆 차선에서 좌회전하고 있는 A씨 차량을 확실히 앞서거나 먼저 보내지 못한 상태에서 차간 거리 및 속도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진로를 바꿨다. 그러나 B씨는 진로 변경을 미리 알리기 위한 신호를 보내야 할 주의의무에도 불구하고 A씨 차량이 자신의 차량을 지나칠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 사고는 진로를 변경하면서 도로교통법에 정한 주의의무 및 안전운전의무를 다하지 않은 B씨의 주된 과실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A씨는 직진 및 좌회전이 모두 허용되는 2차로에서 주행하면서 유도선을 이탈하지 않은 채 정상적으로 좌회전했다. 또 A씨 차량이 회전에 돌입한 이후 충돌이 발생한 점을 볼 때 좌측 후방에서 자신의 차로로 진입하는 B씨 차량을 발견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B씨가 주행 중이었던 1차로에는 좌회전 지시표시 및 직진 금지 표시가 설치돼 있었다. 이에 따라 A씨로서는 B씨 또한 유도선을 준수한 채 좌회전할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고,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진로 변경을 시도하는 B씨 차량을 미리 발견해 속도를 줄이는 등 회피 조치를 취하기도 어려웠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이 사고는 B씨의 일방과실로 발생한 사고”라며 “B씨 100%, A씨 0%의 과실 비율을 적용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에서 정한 과실 비율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면 손해보험협회의 과실비율분쟁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자동차보험 과실분쟁 소송 전문 변호사 45명으로 구성된 심의위원들이 차량 블랙박스 영상과 현장 폐쇄회로(CC)TV 등의 증거를 갖고 적정 과실 비율을 판단한다. 심의위원회가 정한 과실 비율에도 동의하지 못하면 민사 소송으로 가야 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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