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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종 공격 백인 남자 혼쭐낸 중국 할머니에 7억원 성금 답지

    인종 공격 백인 남자 혼쭐낸 중국 할머니에 7억원 성금 답지

    “할머니 가족이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셨으면 해요.”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아침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 다짜고짜 자신의 얼굴에 주먹질을 가한 39세 백인 남성에게 나무 막대기를 들어 용감하게 응징한 중국계 샤오젠 셰(76) 할머니에게 온정이 쏟아지고 있다. 손자 첸이 용감한 할머니의 안과와 트라우마 치료 비용에 도움을 달라고 설정한 고펀드미 모금 페이지에 목표액 5만 달러의 12배인 60만 달러(약 6억 8700만원) 이상이 벌써 답지했다고 야후! 뉴스가 19일 전했다. 조국인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 용감한 할머니로 추앙받고 있는데 보험이 있긴 하지만 워낙 미국의 병원 비용이 비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 중국인들의 정성이 쏟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손자 첸은 따듯한 격려와 후원에 감사하다며 암을 극복하고 10년 이상 당뇨를 앓은 할머니가 조금 상태가 나아졌지만 여전히 울기만 하고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죽만 든다며 정신적, 신체적, 감정적 상처가 상당하다고 했다. 어지럼증도 호소한다고 했다. 딸 동메이 리는 할머니가 이제 양쪽 눈이 모두 부어올라 눈을 제대로 뜰 수도 없다고 했다. 손자는 할머니가 광둥어로 자신에게 “아시아 출신 젊은이들도 인종차별 등 부당한 공격이나 모욕을 당하면 가만 있지 말고 단결해 맞서 싸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건 당일 할머니는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다 갑자기 “차이니즈”라고 소리를 지르며 달려든 백인 남성에게 얼굴을 맞았다. 하지만 곧바로 주변에 있던 나무 막대기를 들어 백인 남자에게 여러 차례 휘둘렀다. 이 남자는 입 주변에 피를 흘리며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는데 할머니를 공격한 혐의로 수갑이 채워졌다. 그는 할머니에게 주먹을 날리기 전 같은 장소에서 83세 아시아계 남성을 비슷하게 공격해 두 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조깅을 하다 할머니가 봉변을 당하는 것을 지켜본 지역방송 KPIX의 스포츠 국장인 데니스 오도넬은 “내가 봤을 때 할머니는 들것에 누워 있는 남자를 더 혼내고 싶어했는데 경찰이 뜯어 말려” 그 정도에서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마침 경찰은 전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국계 여성 4명과 중국계 여성 둘 등 8명이 연쇄 총격에 희생된 것을 의식해 순찰 경관을 늘린 상태에서 곧바로 대처가 가능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된장 뚝배기’ 정의당 여영국, 당원과 국민 신뢰 얻어낼까

    ‘된장 뚝배기’ 정의당 여영국, 당원과 국민 신뢰 얻어낼까

    여영국 “나는 당의 기반인 지역과 노동으로 성장한 정치인”한석호 “여영국은 된장 뚝배기처럼 서서히 끓지만, 오래가는 사람”당의 기반인 ‘지역’에서 당의 지향인 ‘노동’으로 성장한 여영국 정의당 대표 후보는 오는 23일 결과 발표를 앞두고 당원들의 마음을 모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임 당대표의 성추행으로 치러지는 당 대표 선거인만큼 실망하고 좌절한 당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손을 건네는 것이 위기의 정의당을 살리는 첫 출발이라는 판단에서다. 여 후보는 1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원들에게 마지막 희망의 끈, 불씨를 다시 한 번 살려보자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원들에게 어떤 말로 힘을 모으냐’는 질문에 “다른 유혹할 수 있는 말이 있습니까”라며 “다시 한번 진보정당 정의당을 중심으로 재도약 계기를 마련해보자”고 답한다고 했다. 공고를 졸업하고 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금속노동자’ 출신의 여 후보는 당원들을 설득할 때도 ‘그럴 듯한 단어’를 쓰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제가 당선되면 100여명이 집단 입당을 하겠다는 사업장도 있다”며 희망을 언급한다. 그의 노동운동 동지인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은 여 후보를 ‘된장 뚝배기’에 비유했다. “된장 뚝배기는 은근하면서도 서서히 끓고, 끓고 나면 오래 유지되잖아요. 여영국이 노동운동을 할 때 그랬어요. 구속되거나 투쟁이 힘들때도 항상 자기 자리를 지켰어요. 여영국은 반짝반짝 튀지는 않지만, 끈기있는 정치를 하면서 당원들의 신뢰도를 끄집어 낼 것입니다.” 그의 꿋꿋하고 일관된 모습이 현재 정의당에 필요한 리더십이라는 설명이다. 여 후보는 ‘노동자 출신’이라는 말보다는 지역정치와 노동정치를 통해 성장한 정치인이라는 점에 집중해달라고 했다.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지역에서 오래 활동해오다 최근 당에 실망한 당원들도 바로 이 점에서 자신에게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여영국은 정의당이 국민의힘과 1:1로 붙어서 이긴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당의 성장은 결국 지역구 승리라는 확고한 생각도 있는 후보”라고 말했다.여 후보는 지방정치위원회를 당의 상설기구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일상적으로 기초, 광역, 국회의원을 꿈꾸는 사람들이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며 “지역을 기반으로 정치인들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당이 성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남 도의원을 역임했으며, 2019년 노회찬 전 의원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경남 창원성산 지역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바 있다. 그는 당 내적으로 지역과 노동을, 외부로는 ‘정의당 노선의 대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여 후보는 “‘‘우리가 민주당보다 더 진보다’라는 프레임은 국민들의 삶과 별로 상관없는 선명성 경쟁에 불과하다”라면서 “이제는 그 틀에서 벗어나겠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노선을 대전환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만나는 당원들도 “단호하게 했으면 좋겠다, 당이 노동이나 가장 힘든 사람들 곁으로, 더 좀 아래로 가까이 가면 좋겠다”고 그에게 말한다고 했다. 여 후보가 만들고 싶은 정의당의 모습이기도 하다. 한 총장은 “여영국은 불평등, 기후위기, 각종 혐오와 차별 문제 등 3가지 핵심을 이야기하는데, 실제로 뭔가 만들어낼 것 같다는 신뢰감이 있다”며 “그는 밑바닥 정치를 계속 해온 사람이다. 당원들의 신뢰뿐만 아니라 밑바닥 계층의 신뢰까지 올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어린이극 세 편… “방역 수칙 철저히 지키며 공연”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어린이극 세 편… “방역 수칙 철저히 지키며 공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어린이 관객들과 만남을 놓지 않은 무대들이 이어지고 있다.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따뜻한 메시지와 웃음을 건네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 갤러리아 포레 할리퀸 전용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알사탕’이 올 여름까지 어린이와 가족 관객들을 만난다. 아동문학계 노벨상으로도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백희나 작가의 동명 그림책을 무대로 옮긴 ‘알사탕’은 누구에게도 쉽게 말을 건네지 못하는 아이 동동이가 문방구에서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신비한 알사탕 한 봉지를 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상상력 넘치는 판타지와 섬세한 드라마를 다양한 무대 효과로 보여주며 그림책 속 마법 같은 장면들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2021 서울아시테지’ 관객인기상을 수상한 넌버벌 공연 ‘네네네’가 오는 26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에서 다시 막을 연다. 2017년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진행한 노르딕 커넥션을 계기로 만들어진 ‘네네네’는 한국과 스웨덴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의 우수 어린이 공연 제작단체가 함께 창작한 작품이다. 미스터리한 세눈박이 도깨비가 기다리는 ‘네네네’ 숲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숲 속의 나무와 작은 연못, 물고기와 작은 동물들, 움직이는 찻잔 등을 만나는 과정을 춤과 마임, 놀이, 소리 등으로 보여주며 따뜻한 감성과 상상력을 깨운다. 공연은 오는 28일까지만 이어진다. 5월 1일부터는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창작 가족 뮤지컬 ‘드래곤 하이’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남들과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 하이가 자신의 모습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동생 로우와 용의 나라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남들과 똑같지 않아도 자신만이 지닌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어린 하이의 모습을 통해 차별에 맞서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며 따뜻한 교훈과 웃음을 줄 예정이다. 특히 전설 속에 등장하는 용이 현실로 눈 앞에 펼쳐지는 등 역동적인 퍼포먼스로 어린이 관객들에게 새로운 자극과 감동을 전한다. 세 작품 제작사들은 어린이들이 가족들과 함께 봄나들이로 극장을 찾아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안전하게 공연을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시 “안정성 확보” vs 대사관 “과도한 침해”…외국인 코로나검사 ‘충돌’

    서울시 “안정성 확보” vs 대사관 “과도한 침해”…외국인 코로나검사 ‘충돌’

    서울시와 주한영국대사관이 외국인노동자의 코로나19 진단검사 의무화 조치를 놓고 충돌했다. 서울시는 19일 외국인노동자의 코로나19 진단검사 의무화가 안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주한영국대사관이 개인 자유의 과도한 침해라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한데 이어 주한미국대사관도 우려를 제기하면서 충돌이 확산하고 있는 분위기다. 주한미국대사관은 19일 트위터를 통해 서울시가 시내 모든 외국인노동자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한 행정명령 조치에 대해 “모든 시민들이 공정하고 동등하게 대우받길 바란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우리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한 현지 규정을 인지하고 있으며, 한국 고위 당국자들에게 이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팬데믹을 막기 위한 공동 노력 차원에서 모든 미국 시민들이 공정하고 동등하게 대우받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사이먼 스미스 주한영국대사도 전날 트위터에 올린 영상메시지에서 “우리는 한국 정부와 서울시, 경기도에 이런 조치가 불공정하고, 과하며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며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이 문제를 긴급 사안으로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은철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관은 이날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에서 “그간 방역상 위험도가 높은 불특정 다수에 검사 이행 명령을 발동하는 경우에도 차별이라기보다는 개인의 건강, 그 집단에 대한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였음을 다시 말씀드린다”며 “이번 조치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날 사이먼 스미스 주한영국대사가 공개적으로 서울시 행정명령이 불공정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입장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양한 곳에서 오는 의견을 계속 잘 듣고 진행 과정에 참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17일 서울시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외국인노동자는 등록 또는 미등록을 불문하고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사업주는 이들이 검사 조치를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 서울시는 이 행정명령 이후 17일 4139명, 18일 6434명의 외국인노동자가 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6명이 18일 확진됐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애틀랜타 총격 사건 희생자의 안타까운 사연들(종합)

    애틀랜타 총격 사건 희생자의 안타까운 사연들(종합)

    지난 16일 21세 백인 남성의 총격으로 희생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하나둘씩 알려지고 있다. 애틀랜타 체로키 카운티의 사법당국은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이 처음으로 총을 난사한 ‘영스 아시안 마사지’에서 총격을 입은 피해자 5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4명은 사망했다. 미국 당국은 아직 롱이 두번째와 세번째로 총격을 가한 ‘골드 스파’와 ‘아로마테라피 스파’에서의 피해자 신원은 밝히지 않았지만, 유가족들이 성금 모금 사이트 등을 통해 안타까운 사연을 공개하고 나섰다. 인종차별에 따른 범죄로 보이는 롱의 무차별 총격으로 한인 여성을 포함한 총 6명의 아시아 여성이 사망했고, 모두 8명이 목숨을 잃었다.애틀랜타 교외 애쿼스에 있는 영스 아시안 스파의 주인 샤오제 에밀리 탄(49)은 총격이 벌어진 스파에서 약 7마일 거리에 ‘왕스 발&몸 마사지’도 소유하고 있었다. 탄은 자격증을 갖춘 마사지사로 정부 기록에 따르면 손톱과 피부관리 자격증도 갖추고 있었다. 탄의 마사지 가게 고객은 그녀를 열심히 일하는 사람으로 기억했으며, 친구들은 탄을 에밀리라고 불렀다. 최근 조지아주 최고 명문대인 조지아 주립대(UGA)를 졸업한 딸이 있다. 그녀의 고객은 “탄은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사랑스러웠다”면서 “그녀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심장이 터지는줄 알았고, 믿기지가 않는다”며 애도했다.델라니아 애슐리 위안(33)은 마사지 가게에서 남편과 데이트를 하다 총격을 입고 사망했다. 이들 부부는 마사지 가게가 있는 애쿼스 지역 주민으로 결혼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혼부부였다. 남편은 총격이 있을 당시 문을 잠그고 방 안에 머물렀다가 살아남았다. 위안의 친척은 그녀의 남편 상태에 대해 괜찮지 않다고 밝혔다. 위안은 와플 하우스 레스토랑에서 서버로 일했으며 14살난 아들과 8개월이 된 딸을 두고 있다. 그녀의 친구는 어린 딸을 사랑했던 위안을 기억하며 “위안은 퇴근하고 집에 오면 항상 엄마를 껴안고 미소를 가득 머금은 채 어린 딸에게 뽀뽀를 했다”면서 “그녀는 아기를 마치 자기 심장처럼 사랑했다”고 말했다.폴 마이클(54)은 퇴역한 군인으로 전기 회사를 운영 중이었다. 그의 남동생은 형이 마사지 가게를 열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마이클의 동생은 용의자 롱에 대해 그를 용서했다며, 형을 죽인 살인자가 회개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마사지 가게에서 희생된 다오유 펑(44)은 최근 일하기 시작한 직원으로 알려졌다. 총격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헤르난데즈 오르티스(30)는 마사지 가게 옆에 있는 자신의 직장인 환전소로 가던 길에 주차장에서 피해를 입었다.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생명이 위중한 상태다. 이마와 가슴, 폐, 위 등에 부상을 입었다고 오르티스의 아내는 밝혔다. 아내는 곧 다가오는 10살난 딸의 생일을 기념해 남편의 회복을 기원했다.한편 고 김현정씨(미국 이름 현정 그랜트)의 큰 아들인 랜디 박씨는 19일 자신의 어머니가 애틀랜타의 ‘골드 스파’에서 일하다가 총격에 희생됐다고 밝혔다. 박씨는 온라인 모금 웹사이트 ‘고펀드미’(www.gofundme.com)를 통해 싱글맘이던 어머니가 떠나고 남동생과 미국에 둘만 남겨진 상황이며 당장 이달 말까지 살던 집에서 이사를 가야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적인 문제로 아직 어머니의 시신조차 확보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박원순 성추행, 손 접촉은 인정…성관계 묘사는 불인정된 이유

    박원순 성추행, 손 접촉은 인정…성관계 묘사는 불인정된 이유

    “아직까지 피해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은 이제 소모적 논쟁을 중단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A씨는 지난 17일 기자들에게 모습을 드러내고 이렇게 호소했다. 지난해 7월 성추행 피소를 인지한 박 전 시장이 사망한 후 피해 사실 입증은 오롯이 그에게 떠맡겨졌다. 무차별적인 2차 가해도 8개월 넘게 이어졌다. 검찰과 법원이 A씨의 피해 사실을 일부 인정하긴 했지만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사건을 5개월간 직권조사한 국가인권위원회는 그나마 실체에 가장 근접한 결론을 내렸다. 피해자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에게 60쪽 분량의 인권위 결정문을 공개했다. 인권위가 지난 1월 25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인권위 결정문을 분석해 피해자의 주장 가운데 사실로 인정받은 부분과 인정되지 않은 내용을 구분해 정리했다.● 사건의 배경 피해자는 2015년 7월부터 2019년 7월까지 4년간 서울시장 비서실 데스크에서 비서로 근무했다. 그가 한 일 중에는 박 전 시장의 혈압을 측정하거나 먹을 약을 챙기고 약을 대리 처방받는 등의 돌봄 노동이 포함돼 있었다. 시장이 집무실에서 샤워를 하면 속옷을 준비하고 샤워 후 벗어놓은 속옷을 챙겨 공관으로 보내는 일도 했다. 인권위는 20~30대 신입 여성 공무원이 기관장을 보좌하게 하는 것은 성역할 고정관념에 따른 배치라고 지적했다. 공과 사의 구분이 모호한 비서 업무와 비서의 돌봄 노동, 감정 노동은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친밀성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공적 관계가 아닌 사적 관계의 친밀함으로 오인하게 할 수 있다고 봤다. 서울시 비서실의 이런 환경이 직원들로 하여금 박 전 시장과 피해자를 각별한 사이나 친밀한 관계로 인지하게 해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라는 문제의 본질이 가려졌다는 게 인권위의 판단이다.● 피해자의 주장 피해자는 크게 7가지의 피해 사례를 주장했다. ① 2016년 하반기부터 박 전 시장이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부적절한 내용의 메시지와 사진을 수차례 보냈고 ② 박 전 시장이 2017년 초부터 집무실에서 네일아트한 피해자의 손톱과 손을 만졌으며 ③ 2018년 상반기에 박 전 시장이 텔레그램으로 “오늘 멋졌어”라는 메시지와 함께 여성의 가슴이 부각된 이모티콘을 보냈다는 것이다. ④ 2017년 10월 이후 박 전 시장이 휴대전화 셀카사진을 같이 찍자고 요구했고 그때마다 얼굴과 몸을 피해자에게 가까이 밀착했으며 손으로 등을 쓰다듬었다는 주장도 있었다. ⑤ 박 전 시장이 2018년 9월 집무실에서 피해자의 멍든 무릎을 보고 “여기 왜 그래? 호 해줄까?”라며 입술을 댔으며 ⑥ 2018년 겨울 집무실에 마련된 내실로 불러 안아달라고 요구했고 ⑦ 2020년 2월에는 텔레그램으로 “결혼하려면 여자는 섹스를 잘해야 해”라며 성관계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피해자는 주장했다.● 인정된 피해 사실 3가지 인권위는 참고인의 진술,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등을 토대로 성희롱 여부를 판단했다. 우선 피해자의 주장 가운데 ①, ②, ③번은 사실로 인정됐다.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보낸 상반신 속옷(런닝) 사진과 메시지, 가슴을 부각한 이모티콘을 목격했다는 참고인의 진술과 네일아트를 한 피해자의 손을 만졌다는 이야기를 피해자로부터 들었다는 참고인의 진술이 근거가 됐다. 한 참고인은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뭐해”, “향기 좋아 킁킁”이라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 인권위는 “포렌식으로 복구한 대화 내용과 박 전 시장이 피해자를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 초대한 사실, 박 전 시장이 지난해 7월 8일 ‘(피해자와) 휴대전화로 주고받은 게 문제가 될 수 있겠다’고 발언한 점, 피해자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사실로 인정된다”고 결론지었다.● 인정 안 된 4가지 주장 ④~⑦번에 해당하는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로 인정되지 않았다. 피해자는 2017년 10월 등 박 전 시장과 피해자가 신체를 밀착해 찍은 셀카사진을 제출했지만 인권위는 “얼굴과 어깨 등 상반신이 밀착한 상태이나 박 전 시장의 손 위치는 확인이 어렵다”면서 “피해자가 박 전 시장 요구로 보내기 위해 촬영했다는 네일아트 사진과 얼굴 셀카사진은 실제 전송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무릎 입맞춤 주장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참고인과 나눈 메시지 대화를 볼 때 피해자와 박 전 시장이 그런 취지의 대화를 나눈 것은 사실로 보이지만 실제 이런 언동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사실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 사건 때 영상 촬영 차 박 전 시장, 피해자와 한 자리에 있었다는 한 참고인은 피해자가 박 전 시장에게 술을 마시고 넘어져 다쳤다며 “호 해달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지만 같은 자리에 있던 나머지 2명의 참고인은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포옹을 요구했다는 주장과 텔레그램 대화로 성관계를 묘사했다는 주장은 이를 증명할 참고인이 없고 대화내용이 포렌식으로 복구되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인권위는 밝혔다. 피해자는 지난해 5월 정신의학과 상담에서 박 전 시장이 “냄새가 맡고 싶다”, “오늘 몸매가 멋있다”, “집에 혼자 있어? 내가 갈까? 나 별거 중이야”, “섹스에 대해 알려주겠다”는 등 성적인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지만 인권위는 증거 자료가 없고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을 고소하기로 결심한 후 나온 얘기여서 사실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인권위 “엄격히 판단해도 성희롱” 피해자의 일부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지 못한 결정적 이유는 두 사람이 나눈 텔레그램 대화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박 전 시장은 피해자를 비밀채팅방으로 초대해 대화를 나눴고 대화 내용을 서로 지우자고 요구해 증거를 남기지 않았다. 피해자는 지난해 4월 성폭력 사건을 겪은 이후 정신과 상담을 받기 시작했고 같은 해 5월 박 전 시장 고소를 결심한 뒤 사설업체에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했지만 대화 대부분을 복구하지 못했다.인권위는 피조사자인 박 전 시장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인 점을 고려해 피해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참고인 진술이 없거나 입증 자료가 없으면 사실로 인정하지 않는 등 엄격하게 봤다. 그럼에도 박 전 시장의 언동은 업무상 관계에 있는 부하직원을 성적 대상화하고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였다는 게 인권위의 판단이다. 피해자는 2차 가해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피해 사실을 인정받기까지 험난했던 과정과 피해 사실 전부를 인정받지 못하는 한계, 그리고 이 상황을 악용하여 저를 비난하는 공격들, 상실과 고통에 공감합니다. 그러나 그 화살을 저에게 돌리는 행위는 이제 멈춰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외국인 노동자 코로나 전수검사, 혐오·차별서 기인한 ‘책임전가’”

    “외국인 노동자 코로나 전수검사, 혐오·차별서 기인한 ‘책임전가’”

    최근 서울시와 경기도를 비롯한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 노동자의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리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 등 시민사회에서도 “혐오와 차별에서 기인한 책임전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19일 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 등 60여개 이상의 시민단체는 성명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 전수검사는 방역을 위한 노력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행정명령을 철회하고, 인권과 원칙에 기반한 방역정책을 수립하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자발적 검사 참여와 강제 출국의 위협 제거, 나아가 주거와 노동의 권리 보장과 같은 노력이 (외국인 노동자의) 근본적인 감염 취약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이라면서 “(일부 지자체는) 인간의 존엄을 보장하는 대안적인 방법이 있음에도 강제검진만이 유일한 해법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주 노동자의 집단 감염을 방지하려면 열악한 노동환경과 거주 시설을 즉시 개선하고 (이주 노동자가) 진단검사를 기피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고용허가제를 폐지해 ‘미등록-불법’이라는 공식을 깨뜨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감염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전수검사가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정 시점에 이뤄진 전수검사만으로 확산을 예방할 수 없을 뿐더러, 확진확자와의 직접 접촉 등을 고려하지 않은 무작위 검사는 거짓양성·음성을 양산해 결과를 신뢰하기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지자체와 정부의 이러한 정책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대표적인 전시행정이며, 무책임하고 비과학적인 처사”라고 지적했다.이날 인권위도 최영애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외국인들이 행정명령에 대해 혐오와 인종차별처럼 느껴진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면서 “이에 인권위는 신속하게 차별과 인권침해 여부를 판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정부와 지자체는 이주민을 의사소통 통로에 적극 포함해 소외되지 않도록 하고 이주민을 대상으로 정책을 펼쳐나가는 과정에서 차별적인 관념과 태도가 생산되지 않도록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주한영국대사를 통해 인권위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사이먼 스미스 주한영국대사는 전날 트위터에 올린 영상메시지에서 서울시 등의 행정명령을 “불공정하고 과하며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국인 학생과 교원, 연구원 2000여명이 재학·재직 중인 서울대도 서울시에 행정명령 철회를 요청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보내며 반발한 상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경기도의회 무장애도시 연구회, 연구용역 착수보고회 실시

    경기도의회 무장애도시 연구회, 연구용역 착수보고회 실시

    “장애인이 편리한 사회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공동체 모든 구성원들이 생활하기 편한 사회입니다.” ‘경기도의회 도민이 행복한 무장애도시 연구회’(회장 최종현,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비례)는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의회 소회의실에서 ‘경기도 무장애도시 조성을 위한 진단 및 정책개발 연구’ 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졌다고 19일 밝혔다. 김제선 백석예술대 산학협력단 교수(책임연구원)는 “최근 노인, 장애인 등 이동 취약계층이 증가하면서 친환경적이고 인간 중심적 도시에 대한 관심 증가와 무장애 도시의 가치가 강조되고 있”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 목적으로는 경기도민의 차별 없는 인권중심적 가치 실현을 위해 경기도의 무장애도시 관련 현황조사를 토대로 조성에 필요한 현재의 여건 등을 진단하고, 경기도에서 무장애도시 정책이 필요한 영역을 도출하여 실효성 있는 경기도의 통합적 무장애도시 정책 및 자치입법의 내용을 제안하는 것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현 도의원은 “무장애도시란 차별 없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인권 중심적 가치를 담고 있다. 물리적 장벽과 함께 차별과 편견을 제거해 장애가 삶의 장애가 되지 않거나 최소화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장애도시적 관점에는 장애인 및 노인과 같은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영유아 동반 가족, 여성, 임산부 등 다양한 계층들이 포함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주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영역에서 통합적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도의원은 “경기도는 타 광역 자치단체에 비해 선도적으로 무장애도시의 가치를 지향하고 무장애도시 조성사업의 하나로 장애인들을 위한 이동편의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종합적인 무장애도시 조성을 위한 가이드라인 등은 부재한 상황”이라면서 “이번 정책 연구용역을 통해 무장애도시 조성을 위한 체계적 정책 대안과 조례 제정의 근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보고회에는 권정선·박옥분·이필근·이애형 경기도의원, 조경선 경기도 장애인복지과 팀장 등이 참석했다. ‘경기도의회 도민이 행복한 무장애도시 연구회’는 경기도의원 연구단체로 의원 10명이 참여하고 있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조성을 통해 이동에 제약을 받는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모든 시민이 차별없이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연구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 “외국인노동자 코로나 의무검사는 안전성 확보 위한 조치”

    서울시 “외국인노동자 코로나 의무검사는 안전성 확보 위한 조치”

    서울시는 외국인노동자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의무화한 조치는 안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을 19일 밝혔다. 영국 정부 등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해당 조치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송은철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관은 이날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에서 “그간 방역상 위험도가 높은 불특정 다수에 검사 이행 명령을 발동하는 경우에도 차별이라기보다는 개인의 건강, 그 집단에 대한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였음을 다시 말씀드린다”며 “이번 조치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날 사이먼 스미스 주한영국대사가 공개적으로 서울시 행정명령이 불공정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입장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양한 곳에서 오는 의견을 계속 잘 듣고 진행 과정에 참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17일 서울시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외국인노동자는 등록 또는 미등록을 불문하고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사업주는 이들이 검사 조치를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 서울시는 이 행정명령 이후 17일 4139명, 18일 6434명의 외국인노동자가 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6명이 18일 확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의 행정명령 조치가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며 부당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 스미스 주한영국대사는 트위터에 올린 영상메시지에서 “우리는 한국 정부와 서울시, 경기도에 이런 조치가 불공정하고, 과하며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며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이 문제를 긴급 사안으로 제기했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아시안 목숨도 소중하다’ 미국 곳곳서 증오범죄 규탄 시위

    ‘아시안 목숨도 소중하다’ 미국 곳곳서 증오범죄 규탄 시위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미국 곳곳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와 폭력에 저항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정치권과 유명인도 속속 연대에 나서면서 지난해 미국을 들끓게 했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과 같은 확산세를 이어갈지도 될지 주목된다. 지난 16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21세의 백인 로버트 에런 롱이 마사지숍과 스파 등 3곳을 돌며 총격을 가해 한인 4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하는 충격적 사건이 벌어졌다. 총격사건 이틀째인 17일 밤(현지시간) 워싱턴DC, 뉴욕시, 애리조나주 피닉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각각 추모객들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워싱턴DC의 차이나타운에서는 약 200명이 모여 집회를 열고 ‘아시안 목숨도 소중하다’(Asian Lives Matter), ‘아시안 증오를 멈춰라’(#StopAsianHate)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며 구호를 외쳤다. 지난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 행위로 사망한 이후 인종 차별 항의 시위가 미 전역을 휩쓸 때 사용된 것과 비슷한 구호가 등장한 것이다. 한글로 ‘경찰은 범죄를 예방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를 지킨다’고 적힌 플래카드도 있었다. 온라인 모금 웹사이트 ‘고펀드미’(www.gofundme.com)에서는 이번 총격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공개하고 이들의 장례 비용을 지원해주자는 취지의 계정이 속속 개설됐다.미 하원에서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집중 조명하는 청문회가 18일 열렸다. 청문회에는 한국계인 영 김·미셸 박 스틸, 중국계인 주디 추, 대만계인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과 태국계인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 등 이번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아시아계 여성 6명과 같은 숫자의 여성 의원들이 증인으로 나왔다. 하원에서 이런 청문회가 열린 것은 30여년만이다. 한국계 배우 겸 코미디언인 마거릿 조는 이날 트위터에서 “화가 난다. 이건 테러리즘이다. 이건 혐오범죄다. 우리를 살해하는 것을 멈춰라”고 호소했다. 여배우 귀네스 팰트로는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 깊은 애정을 보낸다”며 “여러분은 미국을 더 좋게 만들고 있으며, 우리는 여러분을 사랑한다”고 소셜미디어에 썼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18일(현지시간) 저녁 뉴욕한인회 주최로 퀸스 플러싱의 레너즈스퀘어에서 열린 애틀랜타 연쇄 총격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해 “유가족들에게 추모와 연대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그들이 경험한 것은 바로 테러리즘”이라며 아시아계를 겨냥한 이번 사건을 테러 사건으로 규정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들은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을 계기로 증오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대규모 차량 시위에 나섰다. 최대 70여대가 동참하는 차량 시위는 증오범죄 근절을 요구하는 포스터와 홍보 문구를 차량에 부착하고 한인타운 일대를 운행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외국인 노동자 강제검사는 중대 차별”…서울대, 서울시에 철회 요구

    “외국인 노동자 강제검사는 중대 차별”…서울대, 서울시에 철회 요구

    서울대학교가 외국인 노동자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강제한 서울시의 행정명령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대는 19일 외국인 노동자 진단검사 행정명령은 외국인에 대한 중대한 차별이자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대는 지난 17일 서울시로부터 서울에 거주하는 모든 외국인 노동자가 오는 31일까지 의무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행정명령을 받았다. 검사를 받지 않으면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서울대는 “외국인 검사 의무화는 과학적 근거가 확인되지 않아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에 부적절하다”라며 “많은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집단감염의 근본 원인은 밀집, 밀접, 밀폐로 감염에 취약한 노동조건과 열악한 주거환경”이라고 밝혔다. 서울대에 재직하는 외국인 교수, 유학생들도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고 이에 불응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학교 측은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등 국제기구가 코로나19 대응 지침이 이주민과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사회적 낙인, 차별, 인종주의, 외국인 혐오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동등하게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서울대는 서울시의 이번 행정명령의 역효과가 크게 우려된다며 향후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신청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규제 자유로운 ‘지식산업센터’에 뭉칫돈 몰린다… ‘청라 더리브 티아모’ 주목

    규제 자유로운 ‘지식산업센터’에 뭉칫돈 몰린다… ‘청라 더리브 티아모’ 주목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의 여파로 오히려 지식산업센터가 틈새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규제에서 자유로웠던 생활형 숙박시설도 최근 새롭게 규제대상에 포함되면서 풍선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저금리 기조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연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낮추는 빅컷을 단행하며 사상 처음으로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약 2개월 만인 5월에는 추가로 0.25%포인트를 인하했으며 이후부터 현재까지 여섯 번째 연속 동결됐다. 저금리 기조로 시중 유동성이 커지자 수익형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특히 LTV가 적용되지 않는 지식산업센터는 법인 기준 최대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낮아진 기준 금리로 대출 이자도 덩달아 낮아지면서 최소한의 자본으로 수익 창출을 극대화하는 레버리지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된다. ● 청라국제도시 초대형 지식산업센터…’청라 더리브 티아모’ 그랜드 오픈 지난 5일 청라국제도시에서 견본주택을 개관한 ‘청라 더리브 티아모’가 인기리에 분양 중이다. 청라국제도시 IHP내에 들어서는 초대형 랜드마크 지식산업센터로 차별화된 상품과 다양한 세제혜택이 적용돼 실입주자 및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청라가 시행하고 SGC이테크건설이 시공하는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10층, 연면적 10만 8998㎡ 규모로 조성된다. 현재 지식산업센터와 업무지원시설, 근린생활을 동시에 분양 중이다. 상품별로는 △근린생활시설 지상 1~3층 86실 △제조업 지상 1층~5층 128실 △IT 지상 6층~10층 335실 △업무지원시설 4층~10층 166실 등 총 715실로 구성되었다. ‘청라 더리브 티아모’는 주거타운이 밀집한 청라 도심과 가까워 출퇴근이 편리하다. 서울 양천구를 잇는 경인고속도로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접근이 쉬워 물류 이동 환경이 우수하다. BRT(간선급행버스)와 GRT(유도고속차량) 노선이 가깝고, 인천지하철2호선 가정역과 가정중앙시장역도 가까워 수도권 전역으로 이동이 수월하다. 굵직한 교통호재도 잇따른다. 지하철 7호선 연장선이 착공을 앞두고 있어, 2027년 개통(예정) 시 가산디지털단지까지 30분대, 강남까지 1시간 내에 접근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인천시 최대 숙원사업이었던 제3연륙교사업도 지난해 12월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5년 개통(예정)시 서울 여의도 및 인천공항 접근성이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일대 택지개발에 따른 배후수요도 풍부하다. ‘청라 더리브 티아모’가 들어서는 IHP첨단산업단지는 117만 9075㎡ 규모, 모두 18필지로 구성돼 있으며, 개발 완료 시 4조 1938억 원의 경제적 효과와 2만 7000여 명의 고용 유발효과가 예상된다. 현재 IHP내에는 현대무벡스와 세아전자, AIT 등 6개 기업이 입주한 상태다. ‘청라 더리브 티아모’는 초대형 지식산업센터 답게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인다. 업무효율을 높이기위해 단지 곳곳에 나무 식재를 활용한 조경과 층별 전용 테라스 및 루프탑 옥상정원 등 휴게공간이 마련된다. 또 단지 내에는 피트니스와 샤워시설 등 다채로운 커뮤니티가 마련될 예정이다. 여유로운 물류 적재 및 보관의 편의성을 위해 입주기업 공용시설인 공용창고가 마련되며, 화물차 출입 및 물건 상하차에 편리한 드라이브 인 시스템(Drive In System),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시스템이 적용됐다. 실입주 기업의 경우 2022년 12월까지 취득세 50% 및 재산세 37.5%를 감면받을 수 있으며 주택수 산정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과세 여부에도 영향이 없다. 또한 청약 시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분양 직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청라 더리브 티아모 견본주택은 인천광역시 서구 청라동에 위치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총격범, 나쁜 하루 보냈다” 분노 부른 美경찰 대변인 교체

    “총격범, 나쁜 하루 보냈다” 분노 부른 美경찰 대변인 교체

    애틀랜타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21)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가 논란을 부른 미국 경찰 대변인이 결국 교체됐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에리카 넬드너 체로키 카운티 커뮤니케이션 국장은 성명을 통해 애틀랜타 총격 사건 조사와 관련해 직접 언론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은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의 제이 베이커 대변인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왔다. 넬드너 국장은 베이커 대변인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대언론 창구에서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베이커 대변인이 총격사건 발생 다음날인 17일 기자회견에서 용의자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베이커 대변인은 당시 용의자 롱에 대해 “그는 완전히 지쳐 있었고, 벼랑 끝에 서 있었다”면서 “(총격을 저지른) 어제 그는 정말 나쁜 하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아시아계 여성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총을 난사한 용의자 롱이 겪은 하루가 “나쁜 날”이었다고 경찰이 덤덤하게 말하는 동영상은 온라인을 통해 급속히 확산했다. 이에 경찰이 용의자에게 온정적 인식을 갖고 있거나 범행을 두둔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켰다. 나아가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이 편향된 시각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불렀다. 베이커 대변인은 과거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티셔츠 이미지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랑스럽다는 듯이 올렸다가 17일 밤 갑자기 삭제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그의 발언과 인종차별적 이미지 게시를 이유로 해고를 촉구하기도 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프랭크 레이놀즈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은 베이커 대변인의 발언이 “많은 논란과 분노를 유발했다”고 인정하면서, 그의 발언이 유발한 “심적 고통”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AP통신은 넬드너 국장과 레이놀즈 보안관 모두 베이커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게시한 이미지에 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시아계 향한 증오 멈춰라” LPGA도 연대

    “아시아계 향한 증오 멈춰라” LPGA도 연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도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LPGA는 19일(한국시간) 공식 인스타그램에 “아시아계 증오를 멈춰라”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LPGA는 인종차별을 참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에서는 한인 4명 포함 8명의 희생자를 낸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계기로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PGA는 “우리는 아시아·태평양계(AAPI) 사회와 함께한다”며 “이들에 대한 괴롭힘과 증오 범죄, 차별은 우리 사회에 발붙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소연(31),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등 LPGA 투어에서 뛰는 아시아 선수를 비롯해 수천 명이 이 게시물에 지지를 보냈다. LPGA 투어에는 세계랭킹 1·2위 고진영(26), 김세영(28)과 5위인 재미교포 대니엘 강 등 아시아·아시아계 선수들이 다수 활동하며 최정상급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중국으로 꺼져!” 한인에 인종차별한 여성 알고보니 美 상원의원 딸

    “중국으로 꺼져!” 한인에 인종차별한 여성 알고보니 美 상원의원 딸

    애꿎은 한인 커플에게 인종차별적인 언사를 퍼부은 중년 백인 여성이 과거 작고한 미 연방 상원의원의 딸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 현지언론은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혐의를 받고있는 중년 여성은 마우라 모이니한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내에서 잇달아 벌어지고 있는 아시아인 관련 인종차별 사건과 연장선상에 있는 이번 사건은 지난 14일 오후 1시 25분쯤 맨해튼 킵스 베이 길거리에서 벌어졌다. 당시 현지에 사는 한인 여성 마리아 하(25)는 처음 보는 한 백인 여성으로부터 인종차별적인 폭언을 들었다. 문제의 백인 여성은 “당신은 여기 출신이 아니다. 중국에서 왔지? 중국공산당(Communist China)으로 돌아가 이X아”라고 폭언을 퍼부었다. 이에 충격을 받은 하 씨는 남편 대니얼 이(31)를 불렀고 그 사이 백인 여성은 택시를 잡아 타고 현장을 빠져나가려 했다. 택시를 잡아 세운 이 씨는 “정말 그렇게 말했느냐”고 따져 물었고, 이에 백인 여성은 “나를 때리려한다”며 도리어 피해자 행세를 했다. 하 씨는 “우리와 대치하던 여성이 손도 전혀 대지 않았는데 자신이 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소리쳤다”고 설명했다.하씨 부부가 자리를 뜨면서 마무리되는가 싶었던 상황은 그러나 백인 여성이 재차 “중국공산당(Communist China)으로 꺼져 이X아”라고 도발하면서 악화했다. 백인 여성은 “거기(중국)가 당신이 사는 곳 아니냐”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하 씨는 “이번 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용의자를 발견하면 즉시 알려달라”며 제보를 호소했으며 뉴욕경찰(NYPD)도 수사에 착수했다. 이같은 사실은 당시 촬영된 영상과 함께 SNS를 타고 번졌고 곧 문제의 백인 여성 신원이 드러났다. 이 여성의 이름은 마우라 모이니한으로 오랜 시간 작가와 영화제작자, 예술가 등으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하버드 대학 교수 출신으로 과거 인도와 UN 대사를 지낸 故 다니엘 패트릭 모이니한 전 연방 상원의원의 딸인 것으로 드러났다.당시 상황에 대해 모이니한은 영상 속 여성이 자신임을 인정하면서도 인종차별 발언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모이니한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논쟁은 택시와 관련된 것이었으며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적인 차별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인생 대부분을 아시아 사람들과 협력했으며 특히 중국 공산당에 대항하는 지속적인 투쟁을 벌여왔다"면서 "이들 커플을 만나 당시 상황을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남편 이 씨는 "그의 인터뷰 발언은 사과가 아니며 만나고 싶은 생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나는 미국에서 태어나 평생 이곳에 살았는데 중국으로 떠나라는 말은 매우 모욕적으로 매우 큰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부천 A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에 부천시는 구조적 원인부터 파악해야”

    “부천 A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에 부천시는 구조적 원인부터 파악해야”

    정의당 경기 부천시갑·을·병·정위원회와 경기도당 청소년위원회는 19일 논평을 내고 부천 소재 A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부천시는 구조적 원인부터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천 A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사건은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사실이 알려졌다. 아동학대 피해자의 어머니가 관련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온 내용은 충격적이다. 수많은 학대 정황이 발견됐고 해당 교사와 원장은 발뺌하기에 급급했다는 여론이다. 정의당 부천시 위원회는 “이 사건은 부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러한 아동학대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책임자 처벌뿐만 아니라 아동학대가 계속 발생하는 구조적 원인을 파악하는 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큰 원인은 소관 부처의 태도로, 아동 학대 예방은 소관 부처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인데도 어린이집 교사 개인과 개별 어린이집의 책임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런 교육 당국의 소극적 태도가 아동 학대를 오히려 조장하고 있던 셈”이라고 덧붙였다. 또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두 번째 원인은 어린이·청소년의 낮은 사회적 지위에 있다”며, “어린이·청소년을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차별적인 사회구조가 이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를 뒷순위로 밀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들을 단순히 ‘미래 세대’로 지칭하고, 연민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게 대표적인 사례이며,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런 구조적 문제들을 외면한 채 이번 사건을 넘긴다면 또 다른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해당 어린이집을 단순히 폐원 조치했다고 그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며, “정의당은 부천시에 아동학대 사건의 사회적 책임을 점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속히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한국계 CNN 기자 “애틀랜타 거리 리포트 준비하는데 ‘바이러스’ 외쳐”

    한국계 CNN 기자 “애틀랜타 거리 리포트 준비하는데 ‘바이러스’ 외쳐”

    한국계 CNN 기자까지 조지아주 애틀랜타 길거리에서 생방송을 준비하다가 반아시안 공격을 당하는 지경이다. 국내에도 제법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아마라 손 워커는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한국계 여성 4명과 중국계 여성 2명 등 모두 8명이 총격에 희생된 애틀랜타 현지로 급파, 다음날 ‘CNN 투나잇’ 생중계를 준비하다가 어떤 이들이 자동차로 지나가면서 “바이러스”라고 외치는 것을 들었다. 그녀는 진행자 댄 레몬에게 “약 10분전 쯤 누군가 이 앞을 지나가면서 우리 쪽을 향해 이렇게 외치며 지나가더라”고 말하며 어이없어했다. 이날 그녀의 리포트 내용은 한국인 등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일상으로 겪는 차별과 혐오에 대한 경험담이었다. 워커는 미선이란 이름의 여성 얘기를 전했다. 미선은 “어제 한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쟁반에 담아 자리에 앉았더니 맞은편에 앉아 있던 숙녀가 날 역겹다는 듯 쳐다보더라. 해서 나도 쏘아봐줬다”고 털어놓았다. 미선의 약혼자도 워커에게 이제는 항상 총기를 소지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워커는 이번 주초 샌프란시스코에서 봉변을 당한 대니 유 창이란 중국계 미국인 사례를 예로 들었다. 대니는 워커에게 “난 그 사람을 본 적도 없었다. 잃어버린 돈도 없다. 소지품은 다 그대로였다. 그들은 내게 강도짓을 하지도 않았다. 해서 난 혐오범죄라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두 눈이 모두 검게 멍들었고 부분적을 시력을 손상한 상태라고 워커는 전했다. 그 뒤 미선이 들어갔던 식당에 들어가 아시아계 여성으로 보이는 이를 붙잡고 미선과 같은 일을 겪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 아시아계 여성은 다 그렇게 지낸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 다음에 자신이 경험한 ‘바이러스’ 얘기를 털어놓은 것이었다. 그녀는 최근 몇달 동안 방송을 통해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리포트하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간간이 섞어 오히려 이런 공격을 쉽게 당하는 것 같다고 인터넷 매체 더랩이 18일 지적했다. 워커는 또 연쇄 총격 용의자 로버트 에런 영(21)이 맨처음 총격을 가한 체로키 카운티 악워스의 마사지 업소를 수사하는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의 제이 베이커 보안관이 영의 성중독 가능성을 언급하고 그가 “진짜 나쁜 하루”를 보냈다고 브리핑한 것과 관련, “희생자들을 욕보이는 짓”이라고 공박했다. 워커는 지난해 10월에도 루이지애나주의 허리케인 피해 상황을 보도하고 뉴욕으로 돌아오는 길에 루이지애나 공항에서 한 시간 사이에 세 차례나 인종차별 공격을 당했다고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한 중년 남성이 “니하오 총칭”이라고, 해서는 안될 인사를 건넸고, 다른 남성이 “영어는 할 줄 아느냐”고 물어 황당했다. 그런데 이걸 따지는 자신과 일행에게 공항 경찰마저 “‘영어를 할 줄 아느냐’고 묻는 게 인종차별은 아니다”라고 말하더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나중에 결국 라토야 칸토렐 뉴올리언즈 시장에게 공식 사과를 받았다. ‘스톱 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섬 거주민(AAPI) 혐오’란 단체의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난 한해에만 폭력, 차별, 희롱 등에 대한 신고 건수가 3800건 가까이 됐으며 캘리포니아주에서만 1691건이 신고됐다. 미국 전체 가운데 무려 45%나 된다. 이들 피해자의 68%는 여성이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애틀랜타와 인종차별/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애틀랜타와 인종차별/서동철 논설위원

    애틀랜타는 조지아주의 주도로 미국 동남부 최대 도시다.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도를 옹호한 남군의 본거지로, 윌리엄 셔먼 장군이 이끈 북군이 1864년 시가지를 완전 초토화한 역사가 있다. ‘셔먼 장군’은 ‘제너럴 셔먼’으로 한국에도 친숙하다. 1866년 대동강을 거슬러 올라간 제너럴 셔먼호를 평양 관민이 불태웠다. 장마로 불어났던 강물이 빠지고 배가 모래톱에 걸린 틈을 탄 것이다. 신미양요의 빌미가 됐다. 무장항일운동의 주역 신흥무관학교의 교가가 애틀랜타를 함락한 북군의 ‘조지아 행진곡’이었다는 사실도 기억할 만하다.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독립문의 자유종이 울릴 때까지/싸우러 나가세’라는 가사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 노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의 군가가 됐고, 대한민국 국군의 공식 군가로도 채택했다. 애틀랜타는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배경이기도 하다. 애틀랜타 출신 작가 마거릿 미첼이 1936년 쓴 소설은 1939년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남북전쟁 때 조지아의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영화는 원작 소설을 재현하는 데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철저한 미국 남부 중심적 시각에서 씌어져 흑백 차별을 정당화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백인은 부유한 농장주로 우아한 삶을 즐기고 있는 반면 흑인은 하나같이 백인이 규정한 편견으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제목 역시 ‘용감한 기사와 우아한 숙녀, 그리고 지주와 노예와 함께 존재하던 남부의 귀족적인 전통’이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1940년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13개 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8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특히 여우조연상의 해티 맥대니얼은 흑인 최초의 아카데미상 수상자로 기록됐다. 그런데 1939년 12월 15일 애틀랜타의 로스 그랜드 시어터에서 열린 이 영화의 공식 시사회에 맥대니얼은 참석할 수 없었다. 흑인은 백인과 함께 극장, 야구장, 버스, 공공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는 당시 조지아주의 ‘짐크로법’ 때문이었다. 한국계 4명 등 8명의 사망자가 나온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성격을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애틀랜타 경찰이 용의자의 진술 그대로 ‘성중독’을 거론하며 ‘인종적 동기에서 유발됐다는 초기 징후는 없다’고 주장한 탓이다. 미국에서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다음으로 많은 한국인이 모여 사는 도시다. 애틀랜타 경찰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나 맥대니얼 시대 인종차별적 정서에 여전히 매몰되어 있다면 교민들이 ‘평등한 안전’을 누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다. sol@seoul.co.kr
  • [열린세상] 우리가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열린세상] 우리가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옆집 선배가 지은 닭장에 여섯 마리의 닭이 둥지를 튼 지도 벌써 일 년이 넘었다. 처음에 수탉이 두 마리여서 틈만 나면 싸워 댔다. 닭은 쇠로 된 횃대에는 올라가지 않는다는 이웃 어른의 경고가 무색하게 권력 싸움에서 진 작은 수탉은 쇠로 된 횃대로 쫓겨 올라가서는 몇 날 며칠이고 내려오지 못했다. 땅을 밟지 못하고 눈치만 슬슬 보는 수컷이 불쌍해서 다른 집으로 보낸 후에야 닭장엔 평화가 찾아왔다. 닭이 이사 온 후로 한 번도 달걀을 사지 않았다. 닭들은 매일 신선한 달걀을 낳았다. 이번 조류독감으로 계란 한 판에 7000원이 넘는다고 했을 때도 우리는 평온하게 매일 아름다운 달걀을 먹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알을 품는 암탉이 없었다. 그들이 알을 품지 않은 덕분에 달걀을 넉넉히 거두어 오면서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참 지난 후 드디어 한 마리가 알을 품기 시작했다. 갈색 털을 가진 암탉은 자기가 낳은 것이건 다른 닭이 낳은 것이건 개의치 않았다.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많았던 올 초엔 달걀이 얼어서 터지곤 했다. 그래서인지 추운 날엔 알을 적게 낳았다. 날이 따뜻해지니 다시 퐁퐁 낳기 시작했는데, 한 마리가 또 알을 품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같은 닭이다. 나는 모든 암탉이 알을 품는 건 아니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알을 품는 닭은 따로 있었다. 어디서도 들어 보지 못한 사실이다. 그제야 옆집 염소 농장 주인이 한 말이 떠올랐다. 어떤 염소는 자기 새끼에게 젖을 물리지만, 많은 염소가 처음에 새끼를 낳고도 돌보지 않는다고 했다. 외면하는 어미 염소에게 새끼를 가져다 냄새를 맡게 하고 젖을 물리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어미도, 새끼도 서로에게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끝끝내 수유를 거부하는 어미가 있는데 그때는 인간이 그 새끼를 거둔다고 했다. 지금껏 모성은 본능이며 동물도 제 새끼를 끔찍이 보살핀다는 말만 듣고 살았는데 이곳에서 경험한 것은 달랐다. 최소한 시골에서 닭이나 염소를 길러 본 사람들은 모든 암컷에게 모성 본능이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것은 본능이라고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말을 하지 않은 건 학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자기들이 본 것을 일부러 외면한 게 아니라면 말이다. 아니면 본 것과 아는 건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일까? 하긴,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혹은 봐야 한다고 생각한 것만 본다는 것을 우리는 일상에서도 확인한다. 그렇게 왜곡된 시각에서 원칙을 만들고, 거기서 벗어나는 것은 비정상적인 ‘예외’이거나 병이라고 주장한다. 모성도, 단 두 개만 존재한다는 성별도, 사랑도, 하여간 그게 뭐가 됐든 말이다. 타고난 성과 자신의 성 정체성이 달라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도 많이 있다. 그들은 내 친구이거나 학생이다. 성기 하나를 근거로 여성이나 남성이 돼 살아야 하기에 그들은 다른 선택지가 없는 이 사회의 폭력을 그대로 안고 살아간다. 그 고통으로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 뉴스에 보도되지 않는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따돌림을 당하고 협박에 시달리고 존재를 부정당하며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지 알 수 없다. 학자들은 문화권에 따라 셋이나 넷, 혹은 더 많은 젠더가 있다고 말하지만, 이번에도 우리는 보고도 모르는 척한다. 제3의 성은 과거에도 있었고, 어떤 문화권에서는 영적인 존재로 존중받았지만, 그들은 지금 우리 주변에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거나 없어져야 하는 존재다. 문화인류학자들이나 역사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인간은 별의별 것들로 인간을 차별해 왔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턱수염이 인간의 고귀함이나 위엄의 표식이라고 생각해서 턱수염이 적은 남자나 아예 없는 여자는 고귀하지 않은 존재로 여겼고, 그 생각은 지금까지 이어져 남미에선 사춘기만 벗어나면 남자들이 수염을 기른다. 여자의 늘어진 젖가슴이 마녀의 표식이었던 때도 있고, 남자의 발기 불능이 여자가 마법을 건 탓이거나 아이가 없는 것도 여자의 잘못이라고 생각한 때도 있었다.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아마도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인간이 단 두 개의 성만 있다고 한 적도 있다’며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이야기할 날이 올 것이다. 더 많은 희생을 치르기 전에 그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 트로피에 맞아 멍든 BTS… 美 수집용 카드 인종차별 논란

    트로피에 맞아 멍든 BTS… 美 수집용 카드 인종차별 논란

    미국의 수집용 일러스트 카드 제작사 ‘톱스’(Topps)가 그룹 방탄소년단에 대한 인종차별적 묘사로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 18일 외신 등에 따르면 톱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제63회 그래미 어워즈를 기념한 스티커 카드 시리즈를 공개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빌리 아일리시 등 많은 아티스트를 재미있게 표현한 카드인데, 유독 방탄소년단만 두더지 잡기 게임기 속에 넣고 상처 입은 얼굴로 그려 놨다. 이런 묘사에 네티즌과 팬들은 “인종차별”, “아시아인 혐오”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톱스는 17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제품에 대한 분노를 이해한다. 카드를 포함시킨 것에 대해 사과한다. 방탄소년단 카드는 세트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방탄소년단의 싱글 ‘다이너마이트’는 미국 레코드산업협회(RIAA)로부터 첫 ‘더블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RIAA는 디지털 다운로드, 오디오 및 비디오 스트리밍, 판매량 등을 집계해 200만 유닛 이상 팔린 음원에 ‘더블 플래티넘’을 수여한다.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수 최다인 총 6개의 RIAA 플래티넘 인증을 보유하게 됐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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