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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희 의원, 성차별ㆍ성희롱 금지법 대표발의

    유승희 의원, 성차별ㆍ성희롱 금지법 대표발의

     유승희 국회여성가족위원장(성북갑)은 성차별·희롱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13일 밝혔다. 총 44명의 국회의원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이 법은 평등 이념에 따라 성차별과 성희롱을 금지ㆍ예방하고, 성차별과 성희롱으로 인한 피해를 구제함으로써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성별, 혼인여부 등을 이유로 하는 차별대우 금지 ▲성희롱 불응을 이유로 불이익 등의 행위 금지 ▲사용자는 성별을 이유로 차별 금지 ▲성희롱 피해 신고로 해고 등 불이익 금지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유 의원은 “고용차별, 장애인차별, 연령차별 금지와 달리 성차별 금지에 관해서는 개별 법률이 없어 성불평등 개선이 매우 더딘 상황이며, 2005년 통합적 차별금지법 추진과정에서 폐지되었으나 되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성차별·성희롱에 대한 체계적인 구제절차를 마련해 성차별·성희롱 방지와 피해자 보호 및 지원을 위한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에서 발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학교, 군대 등 장소를 불문하고 성희롱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어 성희롱 방지를 강화하기 위한 관련 규정을 시급히 체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 여성가족위원장인 김상희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제정안과 제가 최근 논의된 내용을 보완해 발의한 법안을 함께 4월 국회에서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세월호·진보당 해산 쏙 빼고… 인권위의 ‘이상한’ 유엔 보고서

    세월호·진보당 해산 쏙 빼고… 인권위의 ‘이상한’ 유엔 보고서

    국가인권위원회가 국내 인권 현안 및 정부의 유엔 인권규약 이행 정도를 보고하는 자료에서 세월호 참사와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관련 쟁점 등 민감한 현안을 대부분 삭제한 채 유엔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1일 서울신문이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실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입수한 ‘유엔 자유권규약 제4차 국가보고서 심의 관련 정보노트’ 초안과 최종본에서 밝혀졌다. 지난 1월 인권위가 처음 작성한 정보노트는 인권 쟁점이 65개였지만 지난달 14일 ‘유엔자유권규약위원회’(UNHRC)에 최종 제출된 보고서에는 31개 쟁점만 수록됐다. 삭제된 쟁점 가운데는 ▲집회·시위 현장에서의 경찰 채증 ▲쟁의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및 가압류 ▲비판적 언론인에 대한 고소사건 증가 ▲군 영창제도 ▲공권력 집행 시 경찰 식별표식 불명 등 정치적으로 민감하거나 중요한 인권 현안이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 신체의 자유와 안전, 표현·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포괄하고 있는 ‘유엔 자유권 규약’에 가입했으며 유엔은 우리 정부가 2013년 제출한 ‘자유권 규약 이행 내용을 담은 국가보고서’를 오는 10~11월 심의할 예정이다. ‘정보노트’는 한국 사정을 잘 모르는 UNHRC가 보고서 심의를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일부 인권위원들은 실무진이 작성한 초안을 검토하면서 ▲의견 표명을 한 적이 없어서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 ▲중요도가 낮다 ▲보고서 분량이 많다 등의 이유로 상당수 항목의 삭제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영창제도는 지난해 1월 인권위가 부대별 징계권자의 자의적 영창 처분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국방부에 권고했던 사안임에도 제외됐다. 또 경찰의 무차별 채증에 대해서는 지난해 4월 집회·시위 현장에서 불법행위가 있는 등 제한적으로 하도록 경찰청에 권고하고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유엔은 정보노트의 분량을 특별히 제한하지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단체 등을 중심으로 인권위가 정부에 불리한 사안들을 최종본에서 일부러 제외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경찰 식별표식 불명 쟁점은 2011년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경찰 복장에 명찰, 군번 또는 신분 확인이 가능한 정보가 전혀 없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밝혔던 내용”이라면서 “인권위가 유엔이 권고한 쟁점까지 중요도가 낮다는 이유로 뺀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 소수자 인권 현안도 축소된 채 부실하게 담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설문조사와 유엔인권이사회가 2011년에 채택한 성적 지향에 따른 인권침해를 우려하는 결의안에 정부가 찬성했다는 내용도 사라졌다. 또 정부가 17대 국회 회기 만료로 폐기된 차별금지법을 다시 발의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도 누락됐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의 류민희 변호사는 “최근 국제앰네스티도 퇴행했다고 평가한 국내 인권 현실을 유엔에 충분히 알릴 좋은 기회였지만, 인권위가 진실을 막는 ‘게이트키퍼’로 나선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유엔은 물론 국가인권기구 등급을 평가하는 세계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에도 인권위의 전횡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장애인에겐 너무나 높은 영화관 ‘장벽’

    국가인권위원회는 서울·대전·부산 지역의 영화관 73곳을 모니터링한 결과 6곳(8.2%)만 시각·청각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점자·확대·보이스 바코드 형식의 안내 책자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인권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4 장애인 차별금지법 현장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수화통역·화상전화기를 제공하는 영화관은 9곳(12.3%), 영화관람권 자동발매기에 점자·음성지원 형식의 조작 버튼이 설치된 영화관은 10곳(13.7%)에 그쳤다. 자동발매기 조작 버튼 대부분은 점자 표시 등이 없고 터치 방식으로 돼 있어 시각장애인은 이용할 수 없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손을 뻗어 닿을 수 있는 적정 높이에 조작 버튼이 설치된 자동발매기를 갖춘 영화관도 18곳(24.7%)뿐이었다. 한글자막과 음성해설 서비스를 갖춰 장애인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영화관도 14곳(19.2%)에 불과했다. 인권위는 “스스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수화나 문자 등 정당한 편의수단을 제공하는 게 장애인차별금지법에 걸맞다”고 설명했다. 또 키보드만으로 예매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웹사이트는 18곳(24.7%)에 머물렀다. 웹사이트 동영상에 자막·화면해설 및 수화통역을 제공하는 시설은 38곳(52.1%)으로 나타나 웹사이트에 대한 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이 낮았다. 보고서에 함께 실린 전시시설 24곳, 공공기관 14곳의 장애인 편의 관련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화장실 내부에 장애인용 비상벨이 설치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사법기관도 82곳 중 7곳(8.5%)에만 비상벨을 마련해 놨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람을 짐승처럼… 장애인 쇠사슬로 묶고 개집에 가둔 목사님

    사람을 짐승처럼… 장애인 쇠사슬로 묶고 개집에 가둔 목사님

    K(62·목사)씨는 길이 60㎝가량의 대나무 회초리로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의 발바닥을 수시로 때렸다. 아무리 저항해도 체벌을 피할 도리는 없었다. 다른 장애인들에게 저항하는 장애인의 다리를 붙잡게 하거나 배에 올라타 발을 붙잡도록 한 뒤 매질은 계속됐다. 지적장애 2급인 A(17)군은 K씨에게 하루에만 300여 차례 맞았다고 주장했다. K씨는 장애인들을 개집에 가두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직원들이 퇴근한 저녁 시간을 이용해 10대 지적장애인 4명을 개와 함께 여러 차례 가뒀다. 2m 길이의 쇠사슬로 지적장애인을 묶어 두기도 했다. ‘시설 밖으로 나간다’거나 ‘손가락을 빤다’는 게 그들을 감금한 이유다. 일부 지적장애인은 쇠사슬에 묶인 채 밥을 먹거나 잠을 자야 했다. 전남 신안군의 한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H복지원과 정신장애인을 위한 J사회복귀시설에서 장애인을 상습 체벌·폭행하고 개집에 감금하거나 쇠사슬로 묶는 등 심각한 인권침해가 자행된 사실이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해당 시설의 원장인 K씨의 감금·폭행·강박 및 보조금 유용 행위를 확인하고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인권위는 또 관할 감독기관에 해당 시설 폐쇄는 물론 인권침해 사실을 알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담당 공무원의 징계를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H복지원과 J사회복귀시설에 머물고 있는 장애인 30여명 중 10대 청소년 5명 등 지적장애인 10명이 K씨에게 지속적인 가혹 행위를 당했다. 장애인들은 K씨와 법인 소유의 마늘, 콩, 양파 밭에 강제 동원돼 무보수로 농사일을 했다. 또 지적장애 3급인 50대 여성에게 자신의 사촌동생인 장애인 남성과 방을 함께 쓰도록 하면서 용변 처리 등 수발을 들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J사회복귀시설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장애인들의 재활 및 복귀를 돕는 어떤 프로그램도 실시하지 않았다. K씨는 장애인들이 받아야 할 각종 급여도 빼돌렸다. 2011년부터 지난 8월까지 입소한 장애인들에게 들어온 장애연금, 장애수당, 생계비, 주거급여 등을 몰래 인출해 약 5억 4900만원을 시설비 등으로 전용했다. 관할 지자체에서 받은 보조금 2억 3000여만원 중 일부를 사적으로 쓴 정황도 포착됐다. 또 시설 내부에 남녀 공간을 분리하지 않고 화장실에는 대변기 사이에 칸막이가 없어 용변 보는 장면이 그대로 노출되도록 했다. 한편 K씨는 지자체에 의해 신안군 염전 노예 사건 피해자의 성년후견인(성년인 사람이 질병, 장애 등 이유로 신상 문제와 재산 관리 등을 할 수 없을 때 그를 대신해 사무를 처리하는 법률적 권한을 가진 사람)으로 임명돼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는 후견인 지정·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보건복지부와 전남도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
  • [단독] 시각장애인 지하철 추락사고는 본인 탓?

    [단독] 시각장애인 지하철 추락사고는 본인 탓?

    시각장애 1급 최모(26)씨는 지난 9월 20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용산역 승강장에서 계단을 찾다가 선로로 떨어졌다. 승강장에 스크린도어는 물론, 장애인에게 길을 안내하는 ‘선형 점자 블록’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던 탓이다. 추락 후 선로를 빠져나가려고 3분 남짓 애썼지만 실패했다. 폐쇄회로(CC)TV가 작동하고 있었지만 사고 지점은 카메라가 포착할 수 없는 사각지대였다. 결국 최씨는 전동차에 치여 하반신 불구가 됐다. 지난 두 달 사이 병원비만 2600만원에 이른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장애인 단체들은 최씨와 함께 용산역 관리주체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19일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소송을 대리하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김수영 변호사는 “현장검증 결과 사고가 난 승강장은 구조가 독특한데다 ‘선형 점자 블록’조차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며 “한국철도공사가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규정하는 ‘교통사업자가 장애인에게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장애인단체들은 시각장애인의 선로 추락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사법 당국이 교통사업자의 과실 책임을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5년간 시각장애인이 지하철 선로에 추락해 크게 다치거나 숨진 사고 14건 중 9건은 코레일이 운영·관리하는 역에서 발생했다. 이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지하철 1호선(청량리~서울역 지하구간 제외)과 중앙선 등의 전체 역사 223곳 가운데 스크린도어 설치 비율이 31%에 불과한 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장애인단체들의 지적이다. 김강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팀장은 “스크린도어 등 안전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지하철 역에서 시각장애인 추락사고가 집중되는 데도 교통사업자의 과실 책임은 거의 인정되지 않는 실정”이라며 “그나마 지난 5월 서울중앙지법이 2012년 9월 지하철 1호선(수도권전철) 덕정역에서 발생한 시각장애인 추락사고와 관련, 코레일 측에 약 6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과실 책임은 30%만 인정됐다”고 말했다. 코레일 측은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관련, “경찰 수사 결과 형사적으로 무혐의가 인정된 사건”이라며 “보험사가 최씨 가족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장애인·고령자도 손쉽게… 가전제품 ‘국가표준’ 만든다

    TV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만드는 초기 단계부터 장애인이나 고령자의 이용 편의를 고려한 일종의 설계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은 13일 가전제품 제작 시 장애인과 고령자가 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표준(KS)을 다음달 고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시 내용에는 우선 가전제품 개폐장치(문, 손잡이 등) 등을 설계할 때 장애별로 어떤 부분을 유념해야 하는지 등을 정의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은 정해진 위치에 냉장고 손잡이가 달려 있지 않은 경우 문을 여닫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청각장애인은 TV의 음량조정 등 일반인이 단순하게 여기는 기능을 미세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2008년 제정된 장애인차별금지법(제15조)은 모든 물품과 서비스에서 비장애인과 장애인에게 동등한 수준의 편익을 제공해야 한다고 정의한다. 하지만 실제 이 같은 규정이 지켜지는 것은 공공시설물접근(보도블록, 주차장), 전자정부 등 정보통신(웹, 모바일), 교육(점자책), 금융(현금자동인출기) 분야 등 일부에 불과하다. 최근 기술표준원은 이 같은 국제표준의 수립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해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독일, 일본 등 각국 전문가들은 앞으로 3년 동안 구체적인 국제표준을 만들 계획이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가전제품의 각종 입력장치 역시 장애인과 고령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면서 “사회적 약자의 편의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장애인 복지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공직 파워 열전]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

    [공직 파워 열전]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은 우리나라의 여성 인력 개발과 양성평등정책을 총괄하는 상징적인 자리다. 남녀차별을 개선하는 이정표적인 법, 제도가 도입될 때마다 여성정책국의 아이디어와 땀이 밑거름이 됐다. 여성발전기본법 제정(1995년), 제1차 여성정책기본계획 수립(1997년), 남녀차별금지법 제정(1999년), 여성정책조정회의 설치(2003년), 호주제 폐지(2005년), 경력단절여성 경제활동촉진법 제정(2008년), 성별영향분석평가법 제정(2011년), 여성인재활용과 양성평등실천 태스크포스(TF) 설치(2014년) 등 한국 여성정책 발전사가 곧 여성정책국의 역사다. 여성발전기본법이 제정된 지 20년 만에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 개정돼 내년 7월 시행되면 정책 패러다임이 여성 보호에서 양성평등으로 전환되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여성의 대표성 높이기 등 과제는 산적해 있다. 여성 관련 부처는 여성정책의 기획, 조정, 집행을 담당하기 위해 정무2장관실(1988~1998년)과 여성특별위원회(1998~2001년)를 거쳐 2001년 여성부로 출범했다. 그 후 보건복지부로부터 가족 및 보육 업무를 2005년에, 청소년 업무를 2010년에 각각 넘겨받아 여성가족부로 확대 개편됐다. 여성정책국은 여성과 관련한 범정부적 과제를 발굴해 실행 방법과 함께 제시하고 여성정책조정회의나 성별영향분석평가 등을 통해 다른 부처와 협의하고 조정하는 업무가 많다. 따라서 여성정책국장은 노동, 복지, 교육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다른 부처의 업무도 잘 이해하면서 아이디어가 많고 협상 조정과 소통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정부 부처뿐만 아니라 여성 및 시민사회단체, 국제사회와도 파트너십을 이뤄야 해 친화력과 글로벌 마인드도 필요하다. 부처와 국의 이름은 변동이 있었지만 이 자리에 여성부 출범 이후 13년여 동안 9명이 앉았다. 장성자 전 실장은 개방형으로 임용된 여성정책연구원 출신 전문가로 양성평등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김애량 전 실장은 서울시 출신으로 보육업무 이관 작업을 마무리한 뒤 명예퇴직했다. 윤영숙 한국여성경제진흥원 본부장은 여성 취업훈련 전문가답게 여성희망일터지원본부 시범사업과 여성인력개발 종합계획 마련 등의 성과를 냈다. 정봉협 한국폴리텍1대학장은 유일하게 두 차례에 걸쳐 3년여 동안 이 자리를 맡았다. 2006년 여성인력개발 종합계획을 확정하고 2008년 경력단절여성 관련 법 제정에 기여했다. 여성친화도시 조성과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설치도 이끌었다. 적극적이면서 개방적이다. 내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여가부 차관을 지낸 김태석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여성정책본부장으로서 성별영향평가 및 성인지 예산 시범사업을 처음 도입했다. 1995년 여성발전기본법 제정 당시 정무2장관실 담당 과장으로 참여했다. 여성정책 초기 멤버로 온유한 카리스마의 소유자다. 이기순 대변인은 2011년 성별영향분석평가법을 제정, 시행하는 데 한몫했다.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여성문화분과 전문위원으로 파견돼 여성 관련 주요 국정과제의 틀을 짜기도 했다. 여성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여성정책 전문가로서 합리적이면서도 추진력이 강하다. 박현숙 현 국장은 올해 여성발전기본법을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 개정하고 대기업 등이 참여한 여성인재활용TF를 출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11년 경력단절여성지원과장 때 일자리 지원 정책 평가에서 우수 부처로 뽑히기도 했다. 꼼꼼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사설] 정년연장 청년채용 감소 부작용 안 된다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지난해에 비해 줄이려는 대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이 적잖아 96만명에 이르는 취업 준비생들의 불안감이 클 것 같다. 지난 8월 신규 취업자는 59만 4000명이지만 50대 이상이 43만 4000명(73%)이나 된다. 60세 이상이 19만 9000명으로 20대(11만 6000명)보다 훨씬 많다. 60대 고용률이 20대를 웃도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20대 고용률은 40%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업들은 정년이 60세로 늘어나면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거나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할 태세다. 세대 간 일자리 갈등을 해소할 대책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어제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고졸자에 적합한 공무원의 직무와 자격을 추가로 발굴하고, 공공기관·공기업 경영평가 항목에 고졸채용 실적을 반영, 고졸 채용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높은 대학 진학률로 인해 청년 실업자들을 양산하는 부작용을 줄이려는 취지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대졸 취업 재수생들은 27만명가량으로 대입 재수생(14만여명)의 2배에 가깝다. 취업 준비생들의 대기업 쏠림 현상으로 중소제조업체의 생산직 인력 부족률은 20.9%나 된다고 한다. 고졸취업 대책이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해 청년실업을 줄이는 가시적 효과를 얻기를 기대한다. 고용노동부는 통상임금 확대와 정년연장 등으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최대 50%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 인원을 줄이는 것은 경기 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 탓도 있지만 정년 연장 등에 따른 인건비 급증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한다. 저출산·고령화로 정년 연장은 불가피하다. 미국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법’을 만들어 나이를 이유로 한 강제퇴직을 연령차별로 간주해 금지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2027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20.4%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년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로 단계적으로 더 늘려야 할 날도 머지않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정년 연장이 청년층의 취업을 줄이는 부메랑이 돼선 결코 안 된다.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 볼 때 정년 연장이 청년층의 일자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는 국내외적으로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청년층과 중장년층이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근무기간이 오래될수록 임금이 많아지는 연공서열식 임금 시스템을 임금과 생산성을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개혁해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임금 협상 교섭은 마무리지었지만 통상임금 확대를 포함한 임금체계 개편은 내년 3월 말까지 미뤘다. 더 이상의 노사 갈등은 없었으면 한다. 정부는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권장하지만 도입 속도는 느린 편이다. 공공부문부터 앞장서야 한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늘리는 대신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중장년층 활용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을 제조업 수준으로 높여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고용부는 어제 재학 중 기업에서 실무교육을 받는 일·학습병행제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산업현장 일·학습지원법’을 입법예고했다. 차질없이 입법화돼 청년 고용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
  • “日 헤이트 스피치는 표현의 자유 아닌 폭력”

    “日 헤이트 스피치는 표현의 자유 아닌 폭력”

    “국제사회는 헤이트 스피치(특정 인종이나 집단에 대한 공개적 혐오 발언)에 대해 일본에서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대일 심사에 비정부기구(NGO) 자격으로 참석한 시민단체 ‘인종차별철폐NGO네트워크’가 2일 오후 일본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아리타 요시후 민주당 참의원 의원은 “유엔 위원들이 2009년 재특회(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모임)가 교토 조선학교 앞에서 벌인 혐한 시위와 최근 몇 년간의 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영상을 보고 상당히 놀라워 했다”면서 “‘헤이트 스피치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폭력이다’, ‘경찰이 가해자들을 보호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발언을 쏟아 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헤이트 스피치 ▲조선학교 무상화 ▲부락민 차별 ▲일본 내 인권기관 부재 문제 등에 대해 위원회가 지적한 문제점을 자세히 설명했다. 반차별국제행동의 고바야시 메구미는 “위원회는 2010년 권고했던 내용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면서 “차별에 대한 대책으로 차별금지법을 제정한 뒤 헤이트 스피치 대처에 대한 진행을 검토하도록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혐한 시위·위안부 책임자 추궁” 유엔 차별철폐위, 日정부에 권고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지난 29일(현지시간) 일본 정부에 ‘헤이트 스피치’(특정 인종이나 집단에 대한 공개적 혐오 발언)에 대처하고 이를 법률로 규제하도록 권고했다고 일본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위원회는 도쿄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혐한 시위가 일어나는 것과 관련해 처음으로 ‘헤이트 스피치’에 대해 “시위에서 공공연하게 행해지는 인종 차별에 대해 의연히 대처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인터넷 등을 통해 헤이트 스피치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했다. 헤이트 스피치에 관련된 관료와 정치인에 대한 제재도 촉구했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헤이트 스피치에 대해서는 유엔 인권규약위원회도 지난달 대일 심사 최종견해를 통해 우려를 나타내고 차별을 부추기는 모든 선전활동의 금지를 권고했다. 권고에 구속력은 없지만 일본 정부는 신속한 대책 마련에 부심할 전망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앞서 일본 집권 자민당은 지난 21일 헤이트 스피치 대책을 검토하는 프로젝트팀을 설치해 법 규제 여부를 포함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위원회의 이번 최종견해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언급됐다. 인권침해 행위를 조사하고 가해자에게 책임을 추궁하도록 요구했다. 일본 내 조선 학교가 고교무상화 대상에서 제외된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또 일본 정부가 필요성을 부인하고 있는 포괄적인 차별금지법 도입을 검토하도록 거듭 요구했다. 위원회의 일본 심사는 2010년 이후 4년 만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지난 20~21일 실시됐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과잉 선교 차단” vs “역차별” 갈등 빚는 평화법

    “과잉 선교 차단” vs “역차별” 갈등 빚는 평화법

    종교계 일각에서 ‘종교평화법 및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개신교계가 강하게 반발하며 맞서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특히 불교 시민단체들이 관련기관·단체를 상대로 이 법의 제정 촉구와 관련한 연대운동에 돌입해 귀추가 주목된다. ‘종교평화법 및 차별금지법’은 종교나 성적 소수자, 소수 인종, 경제적 약자에 대한 억압·차별을 금지하고 종교 간 갈등을 해소하자는 차원에서 제정이 추진됐던 사안. 프랑스를 비롯한 서구 국가들에서 종교·인종·민족 등에 관한 편견과 증오를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는 ‘차별금지법’이나 ‘증오방지법’과 같은 맥락의 법적 장치로 평가된다. 2012년 불교 조계종을 중심으로 제정을 추진해 당시 몇몇 민주당 의원들이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하기도 했으나 개신교계의 강한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종교계 일각에서 ‘종교평화법 및 차별금지법’ 제정을 다시 촉구하고 나선 것은 최근 불교 성지인 인도 부다가야 마하보디 사원에서 한국의 개신교인들이 찬송을 부르며 기도하는 이른바 ‘땅 밟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등 4대 종교단체는 지난 17일 한국기독교회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법 제정을 촉구하면서 그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이들은 “최근 벌어지는 일부 종교인들의 그릇된 선교행위는 종교 간 분쟁을 더욱 격화시킬 위험성이 크다”면서 “종교 간 평화와 사회적 소수자·약자에 대한 관용 풍토 조성과 분쟁 방지를 위한 종교평화법및 차별금지법 제정을 적극 추진할 것을 해당기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 불교환경연대, 대한불교청년회 등 13개 시민사회단체 연대모임인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불시넷)도 같은 입장의 성명을 내고 법 제정 운동에 동참하고 나섰다. 불시넷은 “근절되지 않는 ‘땅 밟기’ 선교행위를 강제하는 수단이 필요하다”며 “종교 간 화합과 평화를 위한 가장 기본적 토대가 될 차별금지법 법제화를 국회 등 관계기관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종교계에서 번지고 있는 ‘종교평화법 및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은 단지 선언과 촉구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에서 종전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법 제정 운동을 종교계 전체로 확산시키면서 관련 기관을 상대로 공략에 나서고 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개신교 단체에 회원교회 및 목사들의 지도를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개신교계는 보수성향의 기관과 단체를 중심으로 ‘종교자유 침해’와 ‘정교분리 원칙 위배’를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는 “국가의 공권력으로 헌법이 보장한 선교 또는 포교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종교평화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함은 더 큰 종교 간 갈등과 많은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음을 망각한 처사”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특히 “동성애 행위, 또는 동성혼에 대해 반대하는 행위를 국가가 처벌함으로써 합법화한다면 도리어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 대부분의 인권을 침해하는 역차별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변진흥 사무총장은 “한국 사회에서 종교 간 마찰과 갈등은 엄연히 존재하고 더 심화될 조짐”이라며 “그러나 특정 종교의 교리나 신앙 표현을 억압하는 것처럼 인식될 수 있는 법 제정에 앞서 존중과 배려를 중시하는 가이드라인을 종교계가 먼저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장애인 노동자 ‘부상 범위 해석 기준’ 제시

    장애인 노동자 양태범(69)씨의 승리로 끝난 3년간의 법정 공방은 양씨 개인을 넘어 대법원이 의족 등을 신체로 인정한 첫 판단이라는 점과 장애인 노동자의 부상 범위 해석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애초 이번 소송은 장애인 보조기구인 의족을 신체의 일부로 볼 수 있는지, 또 의족의 파손이 관계 법령이 정한 ‘근로자의 부상’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다. 재활의학과 전문의 등 학계에서는 의족을 장애인 신체의 일부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학계에서는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보건복지부 고시와 국제표준화기구(ISO) 등이 의족을 ‘신체를 대체하는 것’으로 보는 점 ▲안경이나 목발처럼 쉽게 탈·부착할 수 있는 기구와는 달리 고도로 훈련된 의학 전문가를 통해 신체에 직접 연결해 사용하지 않고서는 생활이 불가능한 점 등을 들며 양씨의 주장에 힘을 실어 줬다. 국민권익위원회도 2011년 5월 양씨가 제기한 민원에 대해 ‘의족이 양씨의 신체 일부가 아니라고 할 수 없으며, 신체의 일부로서 신체의 필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점을 종합해 볼 때 산재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근로복지공단에 권고했지만 공단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양씨도 앞선 재판 과정에서 “의족을 착용하지 않고는 일을 할 수가 없다”며 “의족은 지팡이나 목발 등 다른 장애인 보조기와 달리 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체의 일부로 봐야 한다”고 호소해 왔다. 하지만 1, 2심 재판부의 판단은 공단의 입장과 같았다. 1, 2심 재판부는 모두 “의족은 탈·부착이 비교적 쉽고 신체의 기능을 보조하는 데 그친다”며 의족을 신체의 일부로 보지 않았다. 결국 재판부는 “의족의 파손을 근로자의 부상으로 볼 수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반면 대법원은 산업재해보상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입법 취지와 목적을 강조하면서 “장애인들에게 의족은 사실상 다리와 다를 바가 없는데도 그동안은 부상의 사전적 개념에만 집착해 의족 파손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아 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의족 파손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으면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보상과 재활에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사업자가 장애인 고용에 소극적이 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치과 보철은 신체 일부로 필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고, ‘업무 중 물건에 부딪혀 치과 보철이 파손되면 요양급여를 지급할 수 있다’는 공단 측의 유권해석도 이번 판결에 반영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대법 “의족·의수도 신체 일부” 첫 판결

    장애인의 신체 기능을 돕기 위한 의족(義足)과 의수(義手) 등은 장애인에게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신체의 일부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이는 장애인 노동자가 노동 중 의족 등이 파손되는 피해를 당한 경우에도 산업재해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이와 비슷한 사고를 당한 장애인들도 판결의 혜택을 누리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다 다친 양태범(69)씨<서울신문 2013년 4월 10일자 10면>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현재 의학기술로는 의족을 신체에 직접 장착하는 대신 탈부착할 수밖에 없어 양씨처럼 의족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은 수면시간을 제외한 일상생활 대부분을 의족을 찬 채 생활하고 있다”며 “의족은 기능적, 물리적으로 신체의 일부인 다리를 사실상 대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할 때 업무상 재해로 인한 부상의 대상을 반드시 타고난 신체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의족이 파손된 경우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2014 공직열전] 국회도서관

    [2014 공직열전] 국회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 국회도서관은 국민을 위한 지식서비스 제공과 함께 국회 입법지원이라는 막중한 임무까지 겸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공간이다. 국회도서관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부산에서 문을 연 국회도서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직원 1명에 장서 3604권으로, 지금의 동네 서점보다도 못한 수준이었다. 책이 부족해 당시 주한 미국 대사로부터 도서 700권을 빌려오기도 했다. 하지만 60여년 만에 2실·2국·1관리관에 정원 304명, 세출예산 389억원(2014년도 기준)으로 성장했다. 1963년 독립적인 국회도서관법이 제정된 이후 1981년에 신군부가 국회 권한을 약화시키려고 국회도서관법을 폐지하기도 했지만, 새 법이 1988년 다시 제정되면서 국회도서관은 독립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았다. 1988년에는 현재의 도서관 건물이 개관됐고 1998년부터는 일반인 누구에게나 개방되면서 한 해 100만명이 찾고 있다. 국회도서관은 시대 변화에 발맞춰 논문 검색과 각종 데이터베이스(DB) 기능 등 전자도서관 기능을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의원실을 위한 정보회답과 각종 법률정보 서비스를 이용한 횟수도 3000건이 넘는다. 5급 입법공무원 공채 사서직을 별도로 채용한다는 점에서도 국회도서관의 특별한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1982년 처음 입법고등고시에 사서직을 선발했으며 현재 10명이 일하고 있다. 홍기철 의회정보실장은 사서직 입법고시 출신의 맏형이다. 사실상 부관장 역할을 하고 있으며 박학다식한 전형적인 사서라는 평을 듣는다. 성균관대에서 문헌정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규담 법률정보실장은 오랫동안 국회사무처에서 일하다 올해 초 국회도서관에 자원했다. 국회전문위원으로 일할 당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에 참여하는 등 풍부한 입법지원 경험을 살려 의원실을 위한 법률 정보 제공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김광진 정보관리국장은 DB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1970년대부터 정보화 관련 업무를 맡은 인연으로 정보화 기획과 DB 구축을 담당하고 있다. 정보기술(IT)에 해박하고 원칙을 중시하는 강직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1990년대 후반 중국 상해임시정부 의정원 기록물 디지털화 작업을할 때 파일 용량 결정만 보름 넘게 고민했을 정도로 꼼꼼한 덕분에 당시 작업한 디지털 자료가 지금도 문제 없이 사용되고 있을 정도다. 이신재 정보봉사국장은 유일한 여성 고위간부다. 정보봉사국은 전통적인 도서관 업무를 담당한다. 그는 대국민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원들을 잘 다독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분석력이 좋고 예리하며 토론 등에도 강하다. 법률정보개발과장과 기획관리관 등을 거쳤고 미국 뉴욕주립대 문헌정보학과에서 법률도서관 관리를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 국장과 입법고시 사서직 동기(13회) 출신인 노우진 기획관리관은 3년간 휴직까지 해가며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 문헌정보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학구파다. “유능하고 효율적인 조직”을 항상 강조하는 것에서 보듯 업무 효율성과 유연성을 중시하고 허례허식을 싫어한다. 부서 간 업무조율을 원만하게 하면서도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다음회는 법원 사무국입니다
  • 장애인 외면하는 유치원 불통 홈피

    장애인 외면하는 유치원 불통 홈피

    사립 유치원과 국공립·법인 어린이집 홈페이지 가운데 60% 이상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부터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차법)에 따라 장애인과 일반인 모두 차별 없이 홈페이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웹 접근성을 보장하게 했지만 현장 준비는 낙제점인 셈이다. 28일 서울신문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남윤인순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2013 장애인 차별금지법 이행 실태 모니터링’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사립 유치원 293곳에 ‘홈페이지의 접근성 및 이용성은 시각 또는 청각장애인이 이용하기에 어떠한 수준인가’를 물어본 결과 어려운 수준이란 대답이 68.3%에 달했다. 반면 접근이 쉽다고 답한 곳은 4.4%에 그쳤다. 국공립·법인 어린이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430곳 가운데 262곳(60.9%)이 접근·이용이 어려운 수준이라고 답했고, 장애인들이 쉽게 이용 가능한 홈페이지는 68곳(15.8%)에 불과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사립 유치원 493곳과 국공립·법인 어린이집 602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9~10월에 걸쳐 진행됐다. 사립 유치원과 국공립·법인 어린이집에 대한 웹 접근성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웹 접근성 인증’에 대한 인지도 또한 낮았다. 사립 유치원은 설문에 응한 493곳 중 399곳(80.9%)이 웹 접근성 인증에 대해 몰랐다. 웹 접근성 인증은 강제 사항은 아니지만 올해 1월부터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정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 3곳 가운데 한 곳의 심사를 통과해야 받을 수 있다.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활동가는 “장차법을 위반하면 법무부 시정명령을 통해 벌금형이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이행된 사례는 2건에 불과해 조항이 사문화된 상태”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28일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열어 장애인의 웹 접근성을 지원하기 위해 ‘웹 접근성 국가 표준 개정’을 추진하고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방송 제작을 지원하기로 했다. 자막·화면 해설 방송 수신기 1만 2200대도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포위드닷컴, 차세대 웹 표준 HTML5 기반 이러닝 콘텐츠 강화

    포위드닷컴, 차세대 웹 표준 HTML5 기반 이러닝 콘텐츠 강화

    차세대 웹 표준 웹 프로그래밍 언어로 HTML5가 각광을 받고 있다. HTML5로 콘텐츠를 제작하게 되면 어느 브라우저로도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기술력이 최근에는 스마트 러닝의 발달과 더불어 이러닝 업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러닝’이 다양한 디바이스 환경과 만나 ‘스마트러닝’으로 확대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소프트웨어의 발전과 더불어 콘텐츠 또한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러닝 콘텐츠는 대부분 플래시로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플래시는 다양한 애니메이션 효과 등으로 역동적인 화면을 표현할 수 있고, 학사관리시스템(LMS)과 손쉽게 연동되어 진도 율이나 이어보기와 같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하기 쉽다는 장점 때문에 거의 모든 이러닝 콘텐츠의 제작에 사용됐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과 같은 모바일 기기가 확산되고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PC의 운영체제도 다양화 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플래시로 제작된 콘텐츠는 더 이상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모바일 기기와 일부 PC 운영체제에서 플래시 기술을 지원하지 않게 되면서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 러닝을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닝 콘텐츠 제작 업체들은 더 이상 플래시를 고집할 수 없게 되었다. 현재와 같은 시장환경에서 주목 받고 있는 것이 HTML5로 제작된 콘텐츠다. HTML5는 차세대 웹 표준 프로그래밍 언어로서 HTML5로 콘텐츠를 제작하게 되면 인터넷 접근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OS 플랫폼, 벤더, 기기 상의 제약에서 벗어나 사용자 위주의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 러닝이 실현되고, 사용자 선택권이 증대될 수 있다. 그러나 HTML5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은 쉽게 제작을 시도하고 있지도 못한 실정이다.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기술력과 인력의 한계로 인해 공급에 차질을 나타내고 있다. 포위드닷컴의 HTML5 콘텐츠는 다음과 같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웹 표준, 자바스크립트, HTML5 등을 활용한 OSMU(One Source-Multi Use) 콘텐츠 개발 ▲ HTML5기반으로 플래시 애니메이션과 동일한 기능 구현(플래시 애니메이션 기능 완벽 대체) ▲ 스마트러닝을 위한 학습 환경 구현(모바일, 웹 학습진도 관리 일원화) ▲ Full HD 고화질 동영상을 구현하여 쾌적한 학습 환경 제공 ▲ 웹과 모바일 학습의 편의성을 고려한 UI 디자인 적용 ▲ 별도의 플레이어 설치 없이 웹과 모바일 이어보기 구현 ▲ 키보드만으로 조작 가능한 ‘장애인 차별금지법’ 대비 웹 접근성 구현 뿐만 아니라 기존에 플래시 기반으로 제작된 콘텐츠를 HTML5로 완벽히 변환해 스마트폰 환경에서 이어보기 기능은 물론이고 진도율 까지 적용이 가능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포위드닷컴의 HTML5 콘텐츠 제작 능력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포위드닷컴은 Total e-learning 전문업체로서 2011년부터 HTML5콘텐츠의 발전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현재는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에 상처 날까봐 장갑 끼고 장애인 구타한 부원장

    손에 상처 날까봐 장갑 끼고 장애인 구타한 부원장

    서울 도봉구의 한 장애인시설에 거주하는 지적장애인들은 지난 4년간 공포에 떨어야 했다. 부원장 이모(58·여)씨와 생활재활교사 최모(57)씨가 ‘냄새가 난다’, ‘더럽다’는 이유로 툭하면 원생들을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쇠자로 장애인들의 손바닥·발바닥을 때렸으며, 그때마다 손에 상처가 날까 봐 빨간 고무장갑을 낀 것으로 알려졌다. 지적장애 1급인 A(32)씨는 최씨에게 발로 15번을 밟혀 고관절 골절상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머리에 침을 발라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지적장애인의 양손을 뒤로 묶은 채 식당에서 밥을 떠먹였다. 다른 장애인에게는 “밥이 아깝다”며 밥을 못 먹게 하는 등 폭행·가혹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을 상습 구타하고 장애수당이나 국고보조금을 빼내 사적으로 써 온 장애인시설의 인면수심 행태가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2일 서울 도봉구 A사회복지법인 소속 장애인거주시설을 직권 조사한 결과 폭행과 금전 착취, 보조금 횡령 등의 혐의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법인이사장 구모(37)씨 등 관계자 5명을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이 시설에 사는 10대 청소년 2명 등 장애인 17명은 이씨와 최씨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했다. 최씨는 지적장애 1급인 한 장애인이 치약을 먹으려 하거나 코를 후빈다는 이유로 15회나 손톱으로 얼굴을 할퀴기도 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장애인에게 월 2만~3만원씩 지급하는 장애수당과 보호작업장에서 일한 장애인 24명에게 줘야 하는 급여 2억여원 등 총 3억여원을 시설에서 횡령·유용한 혐의도 제기됐다. 이사장인 구씨 가족과 교사들은 장애인들의 의사를 묻지 않고 세 차례 해외여행을 데리고 가면서 장애수당 2000여만원을 빼내 자신들의 경비로 썼다. 이사장의 어머니인 이모(63)씨는 장애수당을 빼낸 돈으로 백화점에서 140여만원짜리 옷을 샀다. 법인 측은 1987~2013년 재단 소속 직원 7명이 실제로는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닌 보호작업장에서 일했는데도 거주시설·특수학교에서 일한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 인건비 13억 8000여만원을 지급받는 등 16억여원의 정부보조금을 유용한 셈이다. 1968년 설립된 A법인은 장애인 생활·거주시설 3곳과 보호작업장, 특수학교 등 모두 5개 시설을 운용 중이다. 설립자의 아들인 구씨가 이사장을 맡고 이모인 이씨가 거주시설 부원장, 어머니 이씨가 보호작업장 시설장, 형이 특수학교 행정실장을 맡는 등 가족이 주요 보직을 독식했다. 시설에는 10~40대 장애인 290여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연간 80억여원의 정부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법인 측은 인권위가 조사에 착수하자 시설 감독을 맡던 서울시의 전임 사회복지과장을 원장으로 채용하는 등 조사에 대비했다. 인권위는 서울시장에게 해당 재단의 이사진 전원 해임과 새 이사진 선임·구성, 보조금 환수 조치 등을 권고했다. 한편 A법인 관계자는 인권위 발표에 대해 “고관절을 다친 장애인은 다른 장애인과 장난을 하다 넘어져서 부러진 것이며 체벌할 때 플라스틱 자로 손바닥 등을 몇 번 때린 적은 있지만 쇠자로 때린 적은 없다”면서 “인권위에 강력하게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근로자 10명 중 4명 ‘파트타임’… 직업의식도 바꾼다

    근로자 10명 중 4명 ‘파트타임’… 직업의식도 바꾼다

    지난달 27일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 연구실에서 만난 루디 윌러스 사회학부 교수는 “20~30년 전에는 실업률 증가 등 경제환경이 시간제 일자리 확대의 원인이 됐다면 지금은 확대된 시간제 일자리가 되레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쳐 개개인의 직업 의식나 가치 판단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흐로닝언은 암스테르담에서 북동쪽으로 180㎞(기차로 2시간 거리)떨어진 도시다. 그는 “1970~80년대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가정주부였던 여성들이 일자리를 얻기 시작했고, 특히 가정과 일을 조화롭게 할 수 있는 파트타임 일자리에 주로 진출했다”면서 “네덜란드에서 고용률, 특히 여성의 고용률이 높은 이유는 파트타임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고용률(15~64세)은 2012년 기준으로 75.1%이다. 우리나라(64.2%)에 비하면 매우 높은 것이지만 아이슬란드(80.4%), 스위스(79.4%) 등에 비하면 낮다. 하지만 전체 근로자 가운데 파트타임(시간제) 비중은 37.8%로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 여성의 고용률은 7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7.2%) 보다 13.2% 포인트 높다. 사실 파트타임 근로 비중이 26.9%에 불과했던 1988년 네덜란드 여성의 고용률은 51.2%에 머물렀다. 현재(2012년) 우리나라 수준(53.5%)이다. 그는 “1980년대 바세나르 협약과 최저임금제도로 최저임금이 보장됐고, 1990년대 파트타임에 대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서 파트타임이 안 좋은 일자리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여기에 1990년대 2인 소득 가구에 대한 세금 감면으로 ‘한 가정이 1.5인분만 벌면 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돼 일반화됐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성공을 하려면 그래도 파트타임보다는 풀타임이 낫지 않냐고 묻자 윌러스 교수는 “지금 네덜란드 젊은이들 사이에서 ‘파트타임은 멋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면서 “일로 성공하는 것만 진정한 성공은 아니다. 가정에서 좋은 자식, 부모가 되고 직장 외 다른 사회 영역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이 지금은 일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복지 등 다른 여건들도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파트타임근로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것은 법 하나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 사회, 노조가 함께 꾸준히 개선해 나가야 할 과제다”면서 “또 파트타임으로 일해도 노후에 충분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의 최저임금은 9유로(우리돈 약 1만 3000원) 정도이고, 30년 이상 일하고 65세로 퇴직했을 경우 정부에서 나오는 연금이 최소 월 1040유로(약 150만원)이다. 이에 필요한 재원의 조달 방법에 대해 묻자 그는 “한국의 소득세나 부가가치세가 매우 낮은 수준으로 알고 있다”면서 “유럽의 경우 소득세는 최대 50%, 부가가치세는 20% 이상”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소득세는 최고 38%, 부가가치세는 10%다. 네덜란드의 특수한 역사적 환경도 설명했다. 그는 “네덜란드의 파트타임 일자리 확대는 민간 중심으로 이뤄졌고 정부는 부수적인 역할만 했다”면서 “30~40년에 걸쳐 민간이 필요에 의해 파트타임을 늘리면 정부가 정책으로 보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정부가 주도적으로 파트타임을 확대하려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다. 그는 “한국 같은 경우 네덜란드와 마찬가지로 가족끼리의 유대감이 매우 끈끈하다. 파트타임이 확대될 수 있는 좋은 여건”이라면서 “정부가 재정이나 세제 혜택으로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면 파트타임이 네덜란드보다 훨씬 빠르게 정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파트타임이 일단 늘어났을 때의 사회인식 변화나 부수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했다. 네덜란드 파트타임이 다른 유럽국가들과는 조금 다른 상황이라는 점도 설명했다. 자발적인 파트타임 근로 비중이 매우 높고 파트타임 선호 현상이 여성은 물론 남성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파트타임 근로가 늘어나자 일과 가정의 조화라는 가치가 점점 더 중시됐고, 이런 경향이 남성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나아가 일을 최우선으로 하던 가치관이나 일 중심의 직업의식도 점차 변하고 있다. 이를테면 이전에 비해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많이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OECD에 따르면 2009년 기준 네덜란드의 자발적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95.6%로 OECD 평균인 82.7%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자신의 필요에 의해 파트타임을 선택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또 남성 전체 근로자 중 파트타임 근로자 비중은 2000년 12.1%에서 2012년 16.4%로 늘어났다. 이 기간 남성 파트타임 인구는 53만명에서 73만 8000명으로 늘었다. 그는 “네덜란드 젊은이들 사이에서 직업은 더 이상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고 있다”면서 “과거에 비해 직업윤리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현상이 아직까지는 노동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면서 “일과 가정의 조화가 오히려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닌지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OECD에 따르면 2011년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노동생산성은 6만 2185달러로 OECD 평균(7만 7864달러)보다 79.8% 수준이다. 반면, 네덜란드의 1인당 연간 노동생산성은 8만 2366달러다. 글 사진 흐로닝언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애 키울 땐 주당 10시간만 일해도 차별 없이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애 키울 땐 주당 10시간만 일해도 차별 없이 정규직

    스웨덴 스톡홀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스톡홀름앤스킬다은행(SEB)은 20여개국에서 2800여개 기업의 투자 및 자산관리, 40만여개 중소기업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2012년 기준으로 142억 스웨덴크로나(약 2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SEB는 1만 60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가량인 8350명이 스웨덴에서 근무한다. 지난해 12월 현재 2000여명이 시간제로 일한다. 임시직 시간제 근로자는 대부분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학생들이며, 정규직 시간제 근로자 1100여명은 육아기 단축근무, 부모휴가제 사용 등 본인의 필요에 의한, 이른바 ‘자발적 시간제 근로자’들이다. 정규직 시간제 근로자들은 아이가 크거나 부모휴가가 끝나는 등 시간제 근로의 필요가 없어지만 전일제로 복귀가 가능하다. SEB의 정규직 시간제 근로자는 매일 2시간씩 단축근무를 하거나 주 1회 휴무일을 지정하는 두 가지 형태 중 고를 수 있다. SEB에 근무하는 네슬리한(28·여)은 “SEB의 시간제 근로는 기업의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닌, 근로자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기업 차원에서 실현한 것”이라면서 “용어가 시간제 근로일 뿐 사실은 정규직 근로자가 일할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전체 고용에서 시간제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24% 수준이다. 2012년 기준으로 전체 근로자 465만 7000명 중 112만여명이 시간제 근로자였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은 수치다. 앤 베르그만 스웨덴 칼스타드대 교수는 “스웨덴 국민들은 유럽 국가 중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유독 높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시간제 일자리 역시 안정적인 고용 형태를 목표로 발전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스웨덴의 시간제 일자리 역시 ‘여성의 사회진출’이라는 1차적인 목표에서 시작됐다. 스웨덴 정부가 시간제 근로를 본격적으로 법제도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나타난 가장 큰 성과도 ‘여성 고용률 증가’로 평가된다. 스웨덴의 여성 고용률은 71.8%로 한국의 53.5%는 물론 스페인(51.3%), 프랑스(60.0%), 독일(68.0%), 영국(65.7%) 등을 크게 앞선다. 실제로 스웨덴의 생애주기별 남녀 고용률을 살펴보면 전생애에 걸쳐 남성과 여성의 격차가 5% 포인트 미만에 불과하고, ‘결혼하고 0~6세 아이가 있는 여성’만이 고용시간이 크게 떨어지지만 아이가 크면 곧바로 회복된다. 스웨덴 여성들의 직업 사이클이 ‘양육기 이전 전일제-양육기 시간제-양육기 이후 전일제’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허서윤 주스웨덴 대사관 전문관은 “스웨덴에서는 한국사회에서 문 제시되고 있는 ‘여성 경력 단절’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59세 이상에서는 여성의 고용시간이 더 높은 추세”라고 말했다. 스웨덴이 이 같은 양성평등형 근로체계를 처음부터 갖추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40년간 수많은 정책이 시도됐고, 보완과 수정이 반복됐다. 여성의 근로 형태에 가장 큰 장애가 되는 것이 출산 및 육아라는 점을 감안해 고용정책을 복지 등 사회 전반과 연계한 점이 특징이다. 김영미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스웨덴의 시간제 근로는 어머니와 근로자라는 여성의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지원하고자 하는 사회정책패키지 속에서 시작됐다는 특징이 있다”면서 “스웨덴의 경우 육아휴직이 이미 1937년부터 시작됐을 정도로 여성에 대한 정책이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스웨덴에서 본격적으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정착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우선 공공육아시설을 확대해 탁아센터, 방과후 가족센터 등으로 여성의 육아부담을 분산시켰고, 유급 육아휴직제를 도입해 휴직기간 중 임금의 80% 수준의 수당을 지급한다. 육아휴직은 현재 40개월까지 가능하다. 1995년에는 아버지 육아휴직 할당제를 도입해 육아휴직 중 일부를 아버지가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실제로 스웨덴 어느 곳에서나 아이 유모차를 끌고 낮시간에 산책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라테파파’들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세제개혁 역시 시간제 근로자의 고용안정성 증대 및 인식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 1971년에는 부부 합산과세를 개별 과세로 전환해 부부가 맞벌이를 할 경우 가정 내 세금부담이 줄어들도록 했고, 1976년에는 전일제 근로자 한계세율(최대 64%)에 비해 시간제 근로자 한계세율(32%)을 대폭 낮췄다. 1997년 개정된 고용보호법은 시간제 근로자의 권리를 대폭 강화했다. 육아휴직 이후에도 아이가 8세 이전에는 근로자가 정규직 신분을 유지하면서 근로시간을 주당 10시간까지로 단축해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스웨덴의 시간제 근로자 중 언제든 전일제로 전환이 가능한 사람은 30%에 이른다. 반면 스웨덴 노동법은 어떤 근로자도 전일제에서 시간제 근로자로 일방적으로 기업이 강제 전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SEB의 경우 근로자가 단축근무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절차는 ‘부서 직속상관과의 협의’뿐이다. 임금 및 상여금, 유급 휴가일수, 연금 등은 비례방식으로 결정된다. 베르그만 교수는 “2002년 시행된 차별금지법은 시간제 근로자의 경제적 보상 및 처우 측면에서 직접적인 차별뿐 아니라 간접적인 불이익도 무조건 금지했다”면서 “상대적으로 여성이 많고, 받을 수 있는 급여가 낮은 만큼 시간제 일자리가 정규직보다 좋은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개혁이 시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웨덴의 시간제 일자리가 양질로 평가받는 것은 애초에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라, 정규직 전일제의 단축 근무 형태로 만들어진 전환형 시간제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스웨덴통계청의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스웨덴의 시간제 근로자들은 주당 20~34시간을 근무하는 ‘롱 파트타임’이 주당 1~19시간을 근무하는 ‘쇼트 파트타임’보다 월등히 많다. 이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기보다 근로자 본인의 필요에 의한 자발적 시간제 근로자가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 스웨덴 기업들은 한국처럼 비용 절감 등의 차원에서 시간제 근로자를 활용하기 쉽지 않다. 스웨덴의 고용주는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사회보험 기여분을 부담해야 한다. 기업은 인력을 새롭게 고용하고자 할 때 기존에 고용하고 있는 시간제 근로자들에게 근로시간을 연장하거나 전일제로 전환할 의사가 있는지 타진해야 한다. 근로자가 경제적인 이유로 근로시간을 늘리고자 한다면 이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톡홀름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인권위원에 이선애 변호사 윤남근 고려대 교수는 연임

    인권위원에 이선애 변호사 윤남근 고려대 교수는 연임

    국가인권위원회가 비상임 인권위원에 이선애(오른쪽·47)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를 새로 임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윤남근(왼쪽·58)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연임됐다. 임기는 19일부터 3년이다. 이 신임 위원은 사시 31회에 합격한 이후 서울고법 판사 등을 거쳐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과 법무부 차별금지법제정추진단 위원 등을 역임 중이다. 윤 위원은 사법시험 26회 출신으로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와 고려대 공익법률상담소 소장 등을 거쳐 2011년부터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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