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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좌파 首都서 수백만 시위 계획

    멕시코 좌파 首都서 수백만 시위 계획

    멕시코 대통령선거에서 집권 우파 후보가 0.57%포인트차로 간발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중산층 이상의 표 결집 덕인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선거재판소의 승인을 얻어야만 당선자 지위가 부여되며 좌파 진영의 불복 움직임 등 우파 집권에는 숱한 난관이 가로놓여 있지만 중남미의 좌파 퇴조 기류를 이어갔다는 의미는 작지 않다. ●계층별 표몰이 방조가 패인 민주혁명당(PRD)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52) 후보는 보수 성향이 강한 멕시코에서 좌파로는 유례없는 선전을 펼쳤다. 그는 선거운동 초반에는 이번에 승리한 국민행동당(PAN) 펠리페 칼데론(43) 후보를 10%포인트까지 앞질렀다. 그의 공약 핵심은 계급 양극화 저지였다. 그러나 칼데론 후보가 거침없이 따라붙자 당황한 그는 중산층 이상에 상당한 혜택을 주는 경제정책을 공격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특히 안정적이고 낮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한 정책을 공격한 것이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지나친 개입과 관심이 좌경화 공포를 부채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대선은 우파로 분류되는 앨런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의 대선 선전을 이어간 것이다. 칼데론 후보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가 차베스에 버금가는 포퓰리스트라고 공박했고 이것이 중산층의 표 결집 요인이 됐다. ●0.57% 포인트 진땀끝 승리 개표 결과는 말 그대로 결과일 뿐, 선거재판소의 승인을 얻어야만 법적 효력이 생긴다. 개표 완료 전에 선거재판소 제소를 공언한 좌파 진영은 8일 멕시코시티 도심에 수백만명의 시위대를 결집, 사법부의 공정한 심판을 압박한다는 방침이어서 유혈사태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당선자 확정과 발표에만 2개월이 걸리는 점도 정국 혼미를 부채질하고 있다. 24만 3000여표 차로 승리를 거머쥔 칼데론 후보는 6일(현지시간) 30분간의 승리 연설에서 “평화의 힘이 폭력을 물리친 것”이라고 감격했다. 그는 “다른 후보에게 표를 던졌던 이들의 희망을 돌볼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3단계 개표에 해당하는 최종개표(공식 재검표) 초반부터 2.5%포인트까지 앞서나가다 97.7% 재검표 시점부터 추월당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패배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는 사법부에 전면 수작업 재검표를 요구해 승리를 반드시 되찾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몇몇 법학자들은 쉽지는 않겠지만 그의 제소가 전혀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란 견해를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 전했다. 신문은 특히 멕시코시티 시장이었던 그가 탄핵 위기를 대규모 거리 시위로 돌파한 전력을 들어 8일 시위에 대한 우려가 많다고 짚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바로크적 선거가 된 멕시코 대선/이성형 이화여대 교수

    멕시코의 수호 성녀 과달루페 성모상이, 공포영화가, 멕시코 월드컵 대표팀이 동원된 극적이고 혼란스러운 바로크 풍의 선거전이었다. 여당후보 펠리페 칼데론은 지지자들에게 과달루페 성모상을 나눠주었고, 자신의 기도로 멕시코 팀이 대 아르헨티나전에서 승리하리라 말했다. 비센테 폭스 대통령도 자신의 기도가 1000골로 둔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쉽게도 멕시코팀은 떨어졌다. 주문은 끝나지 않았다. 칼데론은 말했다.“좌파후보는 차베스나 카스트로와 다를 바 없다. 미래는 한편의 공포영화가 될 것이다.” 좌파가 당선되면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중간층은 일자리 상실과 중세(重稅)로 고통을 겪을 것이라며 위협도 했다. 심지어 경제인 단체까지 직접 나서서 스폿광고로 국민들에게 “멕시코에 대한 위험”을 강조했다. 바로크 스타일의 절정은 선거 바로 전날 벌어졌다. 집권당측은 인권침해를 빌미로 전직 대통령 에체베리아를 가택연금했다. 포퓰리스트 에체베리아와 좌파후보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이미지를 겹쳐 보이게끔 한 것이다. 폭스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인기절정의 중도좌파 후보 오브라도르의 발목을 묶으려 오랫동안 노력했다. 멕시코시장 재직시 부하들의 부패스캔들을 구실로 이미지를 먹칠하려 했고, 사법부 판결로 피선거권 박탈을 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불사조처럼 살아남았고 인기는 더욱 높아만 갔다.4월까지 그에 대한 지지도는 여당후보보다 월등히 높았다. 그러나 재력과 조직력, 미디어를 총동원한 우파세력의 네거티브 선거전은 확실히 주효했다. 오브라도르의 인기는 그가 멕시코시장 재직 시절에 남긴 성과에 기초했다. 그는 새벽 6시부터 발로 뛰면서 시정을 돌보았고 각종 복지정책을 확대하여 호평을 얻었다. 그의 인기는 다른 한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제에서 피해를 본 계층의 불만이 응결된 것이기도 했다. 협정은 약속과 달리 고용정체와 저임금체제를 고착시켰다. 폭스행정부 6년간 기회를 찾아 미국으로 불법 월경한 인구는 400만명을 넘었다. 오브라도르는 “모두의 행복을, 무엇보다 빈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외쳤다. 주곡을 생산하는 중소농을 고려하지 않았던 NAFTA의 농업조항을 재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업을 줄이는 공공사업과 40%가 넘는 빈곤층에 대한 복지확충도 강조했다. 하지만 “무책임하게 일하지 않을 것이며, 위기를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수층의 공격을 받아쳤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그가 멕시코의 미래에 대한 ‘위협’이나 ‘공포영화’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미국 행정부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가 당선돼도 여소야대 의회로 인해 개혁정책들은 제동이 걸릴 것으로 여겼다. 약달러체제에서 고평가된 페소에 대한 시장의 위협도 그의 정책을 효과적으로 길들일 수 있다고 보았다. 그도 브라질의 룰라정부처럼 시장과 타협하는 ‘카푸치노 좌파’가 되기 쉬웠다.NAFTA가 발효되는 날 무장봉기를 일으켰던 사파티스타민족해방군(EZLN)은 이번에 ‘또 다른 캠페인’을 벌였다. 시민사회에 투표불참을 호소했다. 오브라도르를 가짜좌파라고 했다. 하지만 EZLN 부사령관 마르코스는 멕시코 민중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너무 과소평가했고, 시민들과 지식인 사회의 신뢰를 크게 잃었다. 연방선거위원회의 예비개표 결과에 의하면 현재 여당후보가 1%포인트 앞선다고 한다. 최종 결과는 5일부터 시작된 지역선거위원회의 개표가 끝날 9일에나 나올 것이다. 선거위원회도, 행정부도 모두 입을 다물고 있다.1% 차의 박빙승부라면 예비개표 과정에서 여러 번 뒤집어졌을 터인데, 오브라도르는 한번도 앞서지 못했다. 연방선거위원회의 투표인구 추계와 개표인구 사이에는 300만표나 차이가 난다. 내외로 공신력을 인정받았던 연방선거위원회가 만든 프로그램에 의혹의 눈길이 쏟아지고 있다.“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선거위원장은 말했다. 혼란스러운 바로크적 상황은 어쩌면 선거재판소로 이송되어 수개월 지속될지도 모르겠다. 이성형 이화여대 교수
  • [씨줄날줄] 토지혁명/한종태 논설위원

    과거 역사를 보더라도 토지 개혁은 왕조가 바뀔 때마다 자주 있었다. 토지 개혁을 통해 관련 제도가 정착될 때 새 왕조가 안정기에 접어든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물론 새로운 지배계층에 대한 보상 측면과 세원(稅源) 확보 차원이 큰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조선 시대의 과전법(科田法)이나 고려시대의 역분전(役分田) 같은 것일 게다. 그런 탓에 조선시대나 고려시대 모두 토지가 봉건체제의 굳건한 버팀목이었다. 20세기 들어 토지 개혁은 지지계층 확대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보인다. 국민당 세력을 중국 본토에서 몰아낸 후 대대적인 토지 개혁에 나섰던 마오쩌둥이 대표적 케이스다. 이승만 정권도 토착 지주 중심의 여당인 한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비록 유상이긴 하지만 토지 개혁을 이뤄냈다. 몇백년간 이어져온 지주, 소작제를 없앤 것은 평가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요즘 중남미의 볼리비아가 바로 이 문제 때문에 시끄럽다. 첫 인디오 원주민 출신인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토지가 없는 빈민들에게 땅을 나눠 주겠다고 밝힌 게 도화선이다. 그는 토지 혁명의 첫 조치로 국유지 2만 4800㎢를 빈곤층 원주민들에게 나눠줄 방침이라고 한다. 모랄레스 정부는 그 다음 수순으로 사유지까지 손댄다는 것이다. 놀리고 있는 사유지나 불법, 혹은 투기 목적으로 취득한 땅이 대상이고 방법은 ‘몰수’라고 한다. 토지 소유주들이 극력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이들은 이미 토지수호 단체 구성을 결의했으며 일부에선 무장 투쟁까지 벼르고 있다. 모랄레스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대표적인 중남미 좌파정부 지도자다. 최근 두 사람이 국제뉴스면을 장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예상을 웃도는 좌파 정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모랄레스는 노타이 대통령 취임식으로 세계의 이목을 끌더니 얼마 전 천연가스 국유화 조치를 단행해 깜짝 놀라게 했다. 이번엔 사유지까지 몰수해 빈민들에게 나눠준다니, 일단 그의 용기가 대단하다 싶다. 면밀한 집권 프로그램에 의해 진행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토지 혁명의 성공 여부에 그의 운명이 달려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볼리비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그래서일까.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페루 대선 ‘反차베스’ 역풍

    남미 대륙에 확산되던 급진민족주의에 제동이 걸렸다. 4일(현지시간) 치러진 페루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중도좌파인 알란 가르시아 후보가 자원 국유화와 부의 재분배를 주창하는 급진민족주의자 오얀타 우말라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최근 이 지역에서 미국과 자유무역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는 것에 전전긍긍하던 부시 행정부와 월스트리트는 ‘최악’이 아닌 ‘차악’의 결과에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반면 우말라 후보를 공공연히 지원하며 역내(域內) ‘반미전선’의 확대를 꾀하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위신과 정치력에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외신들은 이번 선거결과가 중남미의 정치적 역학구도에 미칠 파급력에 주목한다. 정치신인 우말라의 급격한 부상은 지난해 볼리비아 대선 이후 이 지역을 강타한 ‘좌파돌풍’의 상징적 사건이었기 때문이다.●우말라, 중산층 불안 극복 못해 개표가 77.3% 마무리된 상황에서 우말라 후보는 44.5% 득표에 그쳐 가르시아 후보에 10%포인트의 큰 차로 뒤졌다. 이로써 4월 1차투표에서 30%가 넘는 득표율로 1위에 올랐던 우말라의 집권은 좌절됐다. 무엇보다 부유층의 거부감과 중산층의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우말라의 패인으로 꼽힌다. 정치 부패를 청산하고 부를 재분배하겠다는 공약으로 빈민층의 열광적 지지를 얻었지만 기업 초과이윤에 대한 중과세와 에너지 부문에 진출한 외국기업과의 계약변경 같은 급진적 의제를 제기하면서 부유층과 월스트리트 자본의 반발을 자초했다. HSBC와 JP모건,S&P 등은 우말라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뛰어오른 지난 3월 페루 채권의 평가등급을 하향조정, 위기감을 고조시켰다.●우파 ‘가르시아 지지’로 판세 역전 1차 투표에서 우말라에 6%포인트 차로 뒤졌던 가르시아가 전세를 뒤집은 데는 결선투표 국면을 사실상 ‘차베스 요인’에 대한 국민투표로 전환시킨 전략이 주효했다는 진단도 있다. 대선 초기국면부터 우말라와의 유대를 과시했던 차베스는 가르시아가 당선되면 페루와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불필요한 마찰로 유권자들의 반감을 샀다. 선거운동기간 동안 가르시아는 우말라에 대해 “페루를 베네수엘라식 포퓰리스트 경제와 반미주의의 나락으로 빠뜨릴 위험인물”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현지 전문가들은 차베스와 페루 정부의 대결이 심화되면서 결선진출이 좌절된 우파진영이 우말라 당선을 막기 위해 가르시아에 대한 지지로 돌아선 것이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차베스 효과’ 분수령은 7월 멕시코 대선 일부에선 가르시아가 최근 안데스 지역에서 힘을 얻는 자원국유화와 재분배에 대한 요구를 어떤 식으로든 수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가르시아 역시 우말라와 유사하게 가스 등 핵심산업에 대한 외국기업과의 재협상 및 과세강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재검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가르시아 집권을 ‘반(反)차베스 노선의 승리’로 단정하는 일각의 기류에 제동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다음달 2일 치러지는 멕시코 대선이 ‘차베스 효과’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되리라고 본다. 미국과의 무역협정 재협상과 국가복지 확대 등을 내걸고 선거전 돌입 후 줄곧 선두를 달려온 좌파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지난 4월 TV토론 불참을 계기로 집권여당의 칼데론 후보에게 추월당한 뒤 1개월 넘게 피말리는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브라질-미국 ‘에탄올 밀월’

    미국과 브라질의 밀월이 심상찮다. 부시 행정부의 핵심인사들이 잇따라 브라질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는가 하면, 브라질의 룰라 정부는 “미국에 대해 극단적 대립으로 일관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차베스식 반미노선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킨다. 최근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동생이면서 차기 대권 도전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가 가세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의 측근인 로베르토 로드리게스 브라질 농업장관을 초청한 것이다. 두 나라의 관계는 지난해까지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사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무엇이 냉각됐던 두 나라 사이에 훈풍을 불게 했을까. 답은 ‘에탄올’이다. 지난 3일 부시 지사의 초청으로 미국 방문길에 오른 로드리게스 장관의 핵심임무 역시 브라질산 에탄올의 미국 공급 타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지사는 “2015년까지 미국 내 모든 지역에서 사용되는 가솔린에 에탄올을 15% 혼합해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표적 에탄올 예찬론자다. 현재 미국에는 97개의 에탄올 생산 공장이 가동되고 있으며, 연간 170억ℓ의 에탄올 생산이 가능하다. 의회는 2012년까지 생산량을 284억ℓ로 끌어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30년까지는 에탄올과 바이오디젤 소비량을 2270억ℓ까지 높이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문제는 미국 내 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수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에탄올 생산의 선두주자인 브라질에도 세계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은 가장 매력적인 시장일 수밖에 없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 일부 주에 한정된 에탄올 사용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최대 1500억ℓ까지 소비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미국 정부는 안정적인 에탄올 공급원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으며, 브라질이 가장 유력한 공급국이 되리라는 것이 브라질 정부의 판단이다. 브라질 정부는 1∼2년 내 미국의 에탄올 수요가 늘 것에 대비, 현재 190억ℓ 수준인 에탄올 생산능력을 300억ℓ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약 650만㏊인 사탕수수 재배면적을 2000만㏊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함께 세워두고 있다. 미국의 ‘에탄올 중용론’은 러시아나 베네수엘라, 이란 등 산유국들의 ‘볼모’가 되지 않겠다는 정치적 의지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무엇보다 미국을 곤혹스럽게 하는 점은 연간 석유수입량의 10%를 반미국가 베네수엘라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브라질과의 관계개선은 차세대 에너지 자원의 확보를 넘어 미국 경제가 ‘차베스의 석유’에서 ‘룰라의 에탄올’로 갈아탄다는 정치적 효과도 함께 갖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 ‘친미’ 우파 우리베 재선

    ‘콜롬비아는 중남미에서 미국의 마지막 보루?’ 중남미에 거세게 불고 있는 반미 좌파 물결속에 강경 보수성향의 우파 후보가 콜롬비아 대선에서 승리했다. AP통신 등은 29일 알바로 우리베 현 대통령이 62%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중남미 국가들의 연이은 좌파 정권수립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우리베는 치안확립과 경제안정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강경 노선으로 범죄율과 폭력을 줄이고 미국과의 협력강화를 통해 더 많은 원조를 얻어내면서 경제적 안정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우리베는 ‘민주주의와 공존하는 치안’을 강조하면서 좌익 반군과 마약조직, 일반 범죄들을 소탕해 왔다. 지난 4년 동안 미국으로부터 40억달러를 ‘플랜 콜롬비아’ 지원용으로 얻어내 국방 및 치안을 강화한 것이다. 그의 연임 성공으로 미국은 중남미에서 간신히 교두보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5년 동안 우파체제를 유지해 온 멕시코가 오는 7월2일 대선에서 좌파 정권 수립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브라질, 칠레, 볼리비아 등 역내 국가들에 연이어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앞마당’ 중남미에서 미국의 운신 폭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재임 기간중 우리베는 중남미의 반미 분위기를 주도해온 베네수엘라와 줄곧 마찰을 빚어 왔다. 베네수엘라에 비밀정보요원을 투입, 차베스 정권의 전복에 간여했다는 의혹과 함께 양국간 무력마찰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우리베는 앞으로도 친미 강경 보수정책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역대 지도자 중 최대의 지지를 받고 있고 미국의 강력한 지원까지 등에 업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베는 좌익 반군단체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에 의해 부친을 잃고 자신도 테러의 표적이 돼 온 초강경파다. 재선되면 좌익반군에 대한 강경노선을 강화할 것을 공약해 왔다. 콜롬비아 북서부 안티오키아주의 부유한 농장주 아들로 태어나 법학을 공부한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노동부 관리와 국가항공국장, 상원의원, 주지사 등을 엮임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베네수엘라 “F16 이란에 판매”

    베네수엘라가 미국산 F-16 전투기의 이란 판매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미국 정부의 무기 금수 선언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수석 보좌관인 알베르토 뮬러 장군은 16일 미국의 무기 금수에 대한 대응조치의 일환으로 자국이 보유한 미국산 F-16 전투기를 이란에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그는 “검토 대상에 오른 전투기는 모두 21대”라면서 “협상의 타당성에 대해 적극 검토할 것을 국방장관에게 권고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국방부도 이날 회견을 열고 “미국 정부가 지난 3년간 자국 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이스라엘 회사들까지 F-16기 부품을 베네수엘라에 공급하지 말도록 압력을 넣었다.”고 비난한 뒤 “방해가 계속되면 다른 시장에서 전투기 판매자를 물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전에도 미국이 F-16기의 부품 공급을 중단하면 러시아와 중국에서 전투기를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파이프라인 ‘국제정치’

    파이프라인 ‘국제정치’

    “꼭지를 틀어쥔 자가 이긴다.” 장거리 파이프라인을 주변국에 대한 압력수단으로 활용하는 ‘파이프라인 정치´가 세를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대하면서 ‘독점적 공급자´의 협상력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14일 “남미와 중동, 러시아,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파이프라인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면서 “문제는 이것이 정치적 동맹을 형성하거나 적을 응징하고, 소비국들로부터 정치·경제적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압력수단으로 계획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요증대로 ‘독점적 공급자´ 강화 파이프라인이 건설되기 시작한 것은 100년이 넘지만 초대형 유조선이 등장하고 저유가 국면이 지속되면서 전략적 중요성을 상실했다. 그러나 최근 에너지 수요가 증대하고 에너지 확보전이 가열되면서 파이프라인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신문의 분석이다.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최근 이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란∼인도 가스관 연결사업이다. 길이 2600㎞에 이르는 이 가스관은 이란엔 성장 잠재력이 큰 거대시장을, 인도엔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안정적 공급처를 제공하게 된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가스관이 남부 아시아 지역에 대한 이란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이유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주도하는 남미대륙 종단 가스관 사업도 주목대상이다. 베네수엘라 유전지대에서 시작돼 브라질을 거쳐 아르헨티나에 이르는 8000㎞ 길이의 가스관은 230억달러의 천문학적 건설비가 투입되지만 경제성은 거의 없다는 게 일치된 견해다. 액화터미널을 짓고 액화석유가스(LNG) 선박을 통해 바다로 운송하는 게 훨씬 싸기 때문이다. 실제 차베스 대통령은 이 가스관의 목적을 ‘남미 대륙의 정치·경제적 통합´에 두고 있다. 미국과 서방이 우려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러‘파이프라인 정치´가장 적극적 올 여름엔 아제르바이잔에서 그루지야를 거쳐 터키에 이르는 중앙아시아 파이프라인도 개통된다. 잠재적 적대국인 러시아와 이란을 배제한 채 중앙아시아의 석유를 독점적으로 확보하려 했던 1990년대 미국 에너지 전략의 산물이란 점에서 그 정치적 역할이 주목된다. 그러나 파이프라인 정치를 역내 정치에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나라는 러시아다. 극동 파이프라인 노선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일본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해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한편 서방 견제수단으로도 활용했다. 러시아 국영 석유사 가즈프롬의 영향력 확대에 서방이 반발하자 극동 파이프라인을 통해 주요 수출 루트를 유럽에서 아시아로 돌릴 수 있다며 엄포를 놓은 것이다. ●‘테러리스트 표적´ 단점도 파이프라인의 단점도 있다. 운송루트가 고정된다는 것은 수요자뿐 아니라 공급자에게도 불리한 조건이다. 수요자가 갑자기 소비를 중단할 경우 공급자로선 판로가 막막해지기 때문이다. 보다 결정적인 것은 테러리스트들의 손쉬운 표적이 된다는 점이다. 실제 이라크에서는 수백건의 폭탄공격이 북부 크르쿠크 유전지대로부터의 석유운송을 중단시켰다. 콜롬비아 북부 유전지대에서 카리브해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은 지난 20년간 반군들 공격으로 누출사고가 잇따르면서 ‘피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차베스 ‘오일 인심’ 어디까지 “유럽 빈민에도 난방유 세일”

    유럽을 방문 중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유럽 빈민층에게 난방유를 싸게 공급하겠다고 밝혔다.차베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연합(EU)-중남미 정상회담에 참석해 “베네수엘라는 독일과 영국에 정유시설을 갖고 있다.”면서 “겨울철 난방에 필요한 돈이 없는 극빈자를 겸손하게 돕고 싶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의 ‘인심’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겨울 미국 빈민층 10만여명에게 난방유를 할인 가격으로 공급했었다. 자국 정유 회사인 ‘시트고’를 통해서 메인·메사추세츠·뉴욕주 등 북동부 3개주에 시가보다 40% 싸게 제공했다. 미 상원은 정유 회사들에 어려운 계층에게 싼 가격으로 난방유를 공급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시트고만 여기에 응했었다. 미 정치권의 요청으로 시작한 할인 사업은 점차 차베스 대통령의 반미연대로 이용되는 측면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의 지난달 초 보도에 따르면 카리브해 13개국에 할인 원유를 제공하는 등 베네수엘라의 남미 지원예산은 미국(20억달러)의 지원규모보다 많다. 난방유 저가 제공의 유혹을 받은 영국은 그러나 시큰둥한 반응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빈 정상회담에서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는 그들의 에너지 자원을 책임감 있게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15일 영국을 방문하지만 블레어 총리는 만나지 않는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볼리비아 “다음은 토지 국유화”

    “국유화의 다음 타깃은 토지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에너지 국유화와 토지분배로 대표되는 ‘차베스식’ 개혁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주 외국기업이 소유한 가스전 운영권을 전격 회수한 데 이어 대규모 유휴지(遊休地)를 몰수해 빈민에게 나눠주는 급진적 토지개혁에 착수한 것이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연합(EU)·중남미 정상회담에 참석중인 모랄레스 대통령은 11일 “에너지 자원들에만 우리의 행동을 국한시키지는 않겠다.”면서 “다음 표적은 대토지 소유자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국토의 10%를 차지하는 ‘비생산적’ 토지를 언급한 뒤 이들에 대한 몰수·분배정책이 오는 31일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같은 모랄레스 정부의 정책은 ‘미션 자모라’로 불리는 베네수엘라 토지개혁 프로그램의 복사판이다. 모랄레스의 ‘정치적 스승’격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집권 2년차인 2000년 대지주들의 유휴토지를 유상으로 몰수해 농민들에게 분배하는 토지개혁에 착수, 농민층의 열광적 지지를 끌어냈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토지개혁도 ‘유상몰수·무상분배’라는 차베스식 모델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우고 살바티에라 볼리비아 농업장관은 8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계획은 불법적으로 획득된 토지를 회수하고, 비생산적 토지를 분배해 사회·경제적 기능을 수행토록 하는 것”이라면서 “토지를 합법적으로 소유하고 경작하는 개인들의 권리는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몰수대상 토지는 남한 면적의 1.5배인 14만㎢ 규모로 대부분 동부 저지대인 산타 크루즈 지방에 위치해 있다. 볼리비아 정부에 따르면 이들 토지는 군사정권 시절인 1970년대 지역 토호들에게 사실상 무상으로 주어졌다. 최근 농민단체들의 점거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지주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졸지에 땅을 잃게 된 지주층과 외국인들의 반발이 만만찮다.‘라티푼디스타스’로 불리는 대지주와 지역 기업인들로 구성된 산타 크루즈 시민위원회는 최근 모랄레스 대통령에 공개서한을 보내 “주지사 및 지역 상공인 그룹과 먼저 만나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벤 코스타스 주지사도 “보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토지개혁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수백명에 달하는 브라질의 농업투자자들도 반발하고 있다.1990년대부터 10억달러 상당을 들여 브라질 접경지역 토지를 대규모로 사들인 이들은 볼리비아산 콩의 3분의 1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몰수 대상이 되는 토지의 규모와 생산력, 보상액과 관련된 자세한 가이드라인을 요구하고 있다. 반대세력의 반발을 무릅쓰고 모랄레스 정부가 토지개혁을 서두르는 데는 7월 제헌의회 소집을 위한 조기총선을 앞두고 지지층의 결속을 이끌어내려는 정치적 의도가 자리잡고 있다.모랄레스의 사회주의운동당이 다수의석을 확보할 경우 지난 1998년 집권 직후의 차베스가 그랬듯 새로운 사회주의 헌법제정에 착수하게 된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열린세상] 라틴아메리카 좌파 정부 도미노/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중남미의 좌파 정부 도미노 현상이 새삼 새롭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아르헨티나의 키르츠네르, 브라질의 룰라, 우루과이의 바스케스, 파나마의 토리호스, 도미니카의 페르난데스, 칠레의 바첼렛,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정부는 모두 중도좌파적 지향을 내걸고 권좌에 올랐다. 곧 결선투표가 시행될 페루 선거와 7월의 멕시코 선거에서도 중도좌파 후보가 당선되리라 하고, 연말에는 니카라과에서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이 다시 권좌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세 나라의 경우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 시점으로도 중도좌파 정부는 넘쳐 난다. 무엇이 이런 변화를 가져왔을까? 우선 지적할 수 있는 것이 지난 20년간의 신자유주의 개혁이 남긴 사회적 위기 상황이다. 개혁과 개방은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빵과 일자리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눈물의 계곡’을 그렇게 오랫동안 견뎠건만, 여전히 실업자는 넘쳐나고, 고용의 불안정은 심화되었으며 사회치안도 말이 아니다. 정치적 부패도 여전하다. 선거에서 좌파들이 연전연승을 거두는 까닭은 대중들의 사회적, 정치적 불만이 배경에 깔려 있다. 둘째, 좌파의 승리는 다양한 세력을 결집시킨 실용주의적 중도파 지향의 반영이기도 하다. 중남미 좌파의 대다수는 지난 20년간 대의민주제와 시장경제, 그리고 세계화의 대세를 수용하며 중도파로 이동하였다. 여기에 지난 10년간 강력하게 부상한 신사회운동의 동력이 결합하여 선거승리란 결과를 창출한 것이다. 중남미에서 칠레를 제외한다면 계급정치의 힘은 허약하다. 대개의 경우 다양한 세력을 결집시키는 민족적-민중적 담론이나 민중주의적 호소가 선거정치에서 더 잘 먹힌다. 물론 좌파정권의 내부사정도 나라마다 다르다. 대체로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나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가 민중주의 좌파에 해당한다면, 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우루과이·파나마 등의 좌파 정권은 개혁좌파에 가깝다. 전자는 석유나 가스가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배경으로 자원민족주의를 내세우며 가끔 급진적인 반미 자주화 구호를 외치기도 한다. 요즘 유가가 고공행진하는 시기이므로 베네수엘라는 사회빈민층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차베스주의를 모방하려 하지만 국내사정이 달라 쉽지만은 않다. 지난 5월1일 가스와 석유 자원을 국유화했지만 국제사회와의 협상도 생각만큼 순조로울 것 같지 않다. 반면 개혁좌파 정부들은 세계화의 제약조건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하며 그 한계 내에서 신자유주의 개혁이 남긴 사회적 상처를 치유하려 한다. 따라서 예산지출 삭감에는 과감하고, 사회정책에는 굼뜨고 이전 정부의 정책을 답습한다는 비난이 인다. 심지어 원칙을 저버렸다는 지적까지도 있다. 이들이 주로 목소리를 높이는 분야는 대외정책 분야이다.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고,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를 강화하여 미국과 블록 협상을 추구한다든지, 제3세계의 이익을 옹호하는 다자주의 협상 태도를 취한다. 좌파로서의 정체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라틴아메리카의 좌파 정부의 붐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국제정세도 이런 상황이 유지되는 데 한몫을 한다. 미국은 중동과 중앙아시아, 그리고 아시아에 풀 베팅을 하고 있기에 중남미에 힘을 행사할 여력이 많지 않다. 게다가 세계경제의 다극화로 유럽연합과 아시아의 역할이 중남미에서도 강화되어 왔다. 특히 중국이나 인도의 부상도 중남미 좌파정부로서는 호재이다. 아시아의 달러가 원자재와 식량 공급처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면서, 가격도 오르고 수출물량도 크게 증가하는 혜택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좌파 정부의 금고에도 다소 여유가 생겼고, 국정운영과 인기도 유지가 수월해졌다.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에너지 갈등 불씨 남긴 봉합

    볼리비아의 에너지 국유화가 남미 경제권에 소용돌이를 몰고 오고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은 일단 국유화 조치를 ‘존중’하기로 했으나 당장 유럽연합(EU)과 안데스공동체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빨간불’이 켜지는 등 파장이 심상찮다. ●남미-EU FTA협상 연기될 듯 멕시코 내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오는 12·1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남미-EU 정상회담의 FTA 협상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베네수엘라가 안데스공동체를 탈퇴한 데 이어 볼리비아마저 머뭇거리는 상황이어서 멕시코 등 FTA 선도국들은 크게 당황하고 있다. 볼리비아 투자국들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다. 스페인 정부가 긴급 대표단을 급파했으며, 볼리비아에 10억달러 이상 투자한 자국 가스회사 렙솔 YPF는 “볼리비아와 새 협정을 맺더라도 권리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볼리비아 요구대로 순순히 지분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볼리비아는 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긴급 에너지 회담을 가졌다. 국유화 조치에 따른 에너지 수급불안과 가격인상 등을 조정하기 위해서다.4개국 정상은 볼리비아의 국유화 포고령을 존중한다는 성명을 채택했다. ●브라질 등 국유화 존중하지만… 그러나 속마음은 무겁다. 볼리비아산 천연가스의 주요 수입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가격인상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브라질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가 직격탄을 맞는다는 분석이다. 볼리비아는 일일 생산이 300만㎥ 넘는 유전에 생산가의 32%에 이르는 특별세를 물리기로 했는데 이 경우 페트로브라스가 운영하는 두 유전이 해당된다는 것이다. 전날 페트로브라스측은 “볼리비아 내 신규 투자를 동결시키겠다.”고 위협했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브라질의 투자 동결은 볼리비아에 타격이지만 브라질 역시 에너지 수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기 때문이다. 때문에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회사(페트로브라스)는 이익이 나는 곳에 투자할 것”이라며 볼리비아를 자극하지 않으려 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혈맹’을 얻은 기분이다. 볼리비아는 남미를 종횡단하는 베네수엘라의 천연가스관 건설에 참여하기로 했고 베네수엘라는 볼리비아의 탄화수소 산업에 기술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찰떡궁합이다. ●볼리비아 “저항하면 자산 몰수” 볼리비아는 국유화에 저항하는 외국계 기업에 자산몰수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안드레스 솔리스 라다 볼리비아 에너지장관은 이날 “6개월 안에 볼리비아 정부의 지분을 확대하는 새 협정을 맺지 않을 경우 기업의 자산을 몰수하겠다.”고 밝혔다.‘회계감사’라는 칼도 빼들었다.박정경기자 외신종합 olive@seoul.co.kr
  • 볼리비아도 에너지 국유화

    ‘에너지를 민중에게로’ 볼리비아가 석유와 천연가스를 국유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노동절인 1일(현지시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직접 남부 산 알베르토 천연가스 지대를 방문해 전격 발표했다. 볼리비아에서 생산되는 모든 천연가스와 석유는 국영 에너지사(YPFB)가 통제한다는 이른바 ‘자원 국유화 포고령’이다. 베네수엘라에 이어 남미의 ‘자원 민족주의 바람’이 뜨겁게 불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군대가 천연가스 생산시설 맨 꼭대기에 국기를 꽂아 포고령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과시했다. 군 수뇌부는 공병대를 투입해 유전 및 천연가스 지대를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볼리비아의 천연가스와 유전은 주로 다국적 기업이 개발해 막대한 국부를 해외로 가져간다는 국민들의 불만을 사왔다.볼리비아에서 활동하는 에너지사는 미국의 엑손 모빌, 영국의 브리티시 가스, 브라질 국영 페트로브라스 등 5∼6개 기업. 지난해 하루 1억 입방피트의 천연가스를 생산했다. 볼리비아는 48조 7000억 입방피트의 천연가스를 보유해 베네수엘라에 이어 남미에서 두번째로 매장량이 많다.1990년대 에너지 민영화 조치 이후 외국투자액이 30억달러가 넘어 국제적인 분쟁이 예상된다. 이번 국유화 조치는 볼리비아 국영 에너지사가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에 관여하는 것은 물론 가격 책정을 비롯해 판매까지 도맡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외국 기업들은 단순한 운영자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된 자원에 대한 소유 지분을 18%밖에 인정하지 않고 나머지는 볼리비아 정부가 가져간다. 외국 기업들은 크게 당황하고 있다. 좌파 대통령이 당선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모랄레스 대통령이 자산 몰수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설마하는 분위기였다.모랄레스 대통령은 “포고령을 거부할 경우 6개월 내 떠나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긴급회의를 갖는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룰바 대통령이 직접 모랄레스 대통령과 대화를 한다는 입장이다. 브라질 정부는 국제법을 통한 해결책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중재를 요청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페트로브라스는 볼리비아 국내 총생산의 45%를 담당, 철수한다면 볼리비아 경제도 타격이 예상된다. 대부분의 외국 기업과 미국은 논평을 자제한 채 진의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베네수엘라도 광물자원 국유화 선언을 했다. 지난달 18일 2개 외국계 민간 기업의 유전 2만 7000㎢의 개발권을 환수했다. 지난 3월 프랑스 석유기업 토탈과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에니의 유전을 접수한 데 이어 나온 조치다. 좌파 열풍이 에너지 분야에서 현실화되면서 가뜩이나 고유가로 세계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는 마당에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남미 좌파’ 무역기구 출범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한 남미 좌파의 독자적 무역기구가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의장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3자간 무역협정인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대안’(ALBA) 협의문에 서명했다고 AP·AFP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ALBA는 차베스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이 추진하고 있는 남미의 새로운 역내통합기구로, 회원국간 경제 통합을 넘어 정치·사회적 연합체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이 이 지역에서 추진 중인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에 대한 좌파적 대안의 성격이 짙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달 초 메르코수르와 함께 남미 무역기구의 양대축인 안데스공동체에서 탈퇴하면서 “미국 정부의 간섭 없는 남미 국가만의 경제·정치적 통합체”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안적 무역협정’을 표방하는 기구답게 ALBA는 회원국간 관세 철폐와 함께 문맹퇴치, 고용확대 같은 사회개혁 프로그램을 공동목표로 설정해놓고 있다. 이를테면 쿠바와 베네수엘라는 볼리비아를 위해 의료진과 석유를 지원하고, 볼리비아는 두 나라에 풍부한 농산물을 제공하는 식이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번 협정을 “3세대에 걸친 3개의 혁명이 역사적으로 결합한 것”이라면서 “볼리비아가 직면한 경제적 위기 극복에 결정적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좌파간 연대’라는 정치적 의미 못지않게 남미 제1의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와 천연가스 부국인 볼리비아의 만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BBC는 두 나라의 만남이 협정에 남다른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얼마나 더 많은 역내 국가들이 합류할지도 관심거리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협정 체결 직후 “지금은 우리 셋뿐이지만 언젠가는 모든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남아 있는 이 지역 선거결과에 따라 회원국이 2∼3개국 늘 수 있다고 점친다.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자국의 ALBA 가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은 ‘차베스 노선’을 표방하고 있는 페루의 올란타 우말라 후보, 멕시코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시티 시장,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전 대통령 등이 꼽힌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월드이슈] 이민법 시위로 본 히스패닉 파워

    [월드이슈] 이민법 시위로 본 히스패닉 파워

    ‘인종의 용광로’로 불리던 미국이 거센 ‘히스패닉 파워’로 들끓고 있다. 한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라틴계 이민자 주축의 반이민법 시위가 의회의 갈지자 걸음에도 불구하고 식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제2의 민권운동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없으면 미국 경제의 미래도 없다는 호언도 나온다. 정부와 기업도 이래저래 눈치보기에 바쁘게 된 히스패닉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히스패닉 파워의 원천은 무엇보다 폭발적인 인구 신장에 힘입고 있다.2004년 전체 인구 2억 1200만명 중 4130만명으로 14.1%를 차지,12.2%에 머무른 흑인을 제치고 제2 인종으로 부상했다. 같은 해 7월을 기준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백인이 0.8% 늘어난 반면, 히스패닉은 4배가 넘는 3.6%의 폭발적 신장세를 기록했다. 영어는 ‘진공청소(vacuum)’ 한마디나 고작 내뱉던 이들이 어느 날 거대한 정치세력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잠자던 거인 깨우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반이민법 시위를 계기로 거대한 히스패닉 이민 사회가 완전히 눈을 떴다는 분석 기사를 냈다. 그동안 인구가 적은 아시아계 이민자보다 정치적 영향력이 작았던 이들이 이민법 논란을 거치면서 ‘제2의 민권운동’으로 키워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의 마틴 루터 킹 목사와 같은 걸출한 지도자는 아직 없지만 자신들의 처지를 “흑인 노예와 같다.”고 절규하는 히스패닉들의 목소리는 단순한 이민법 개정 요구를 넘어서 있다는 것이다. 상원 법사위에서 친이민법 통과를 추진했던 민주당의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도 10일 워싱턴 집회에서 “반세기 전 흑인 민권운동을 떠올리게 한다.”고 감격해했다. 정·관가 진출도 이미 어느 정도 진전돼 있다. 앨버토 곤살레스 법무장관, 칼로스 구티에레스 상무장관, 헥터 바레토 중소기업청장 등 현직 장관급만 3명이다. 특히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 시장은 반이민법 시위에 강력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상원에서의 부결 사태는 이민 노동자들을 들끓게 했다.5년째 플로리다주의 뙤약볕에서 토마토를 따고 있는 멕시코계 리고베르토 모랄레스(25)는 “우리는 일하러 왔을 뿐”이라며 “범죄자가 아니다.”고 흥분했다. 그는 의회가 자신들을 구원해 주리라고 기대하지도 않았다며 애써 분노를 삭였다. ●11월 중간선거 심판론 대두 분노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 히스패닉의 투표율이 크게 올라갈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이민자권리 단체의 앤젤리카 샐러스는 “앞으로 거리의 함성을 어떻게 투표로 전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히스패닉의 40%만이 투표권을 갖고 있다.20% 정도는 불법체류자여서 투표할 수 없고,33%는 아직 어려서 투표할 수 없다. 게다가 지금까지 선거에서 이들이 투표한 경우는 절반에 못 미친다. 그러나 이 점이 바로 이들의 정치적 잠재력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2004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승리한 뉴멕시코주의 경우, 인구의 43%가 히스패닉이지만 투표권자는 16%에 불과했다. 만약 시민권을 획득하는 자가 늘어난다면 부시 대통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까. 따라서 불법체류자들이 점진적으로 시민권을 얻을 수 있도록 허용한 친이민법을 공화당 일부가 저지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공화당 아성인 텍사스주나 애리조나주도 히스패닉이 20∼30%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투표권자는 9.6%와 6.2%에 머물러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밖에 네바다, 콜로라도, 플로리다, 유타주 등에서 부시가 승리했지만 히스패닉 유권자가 10%를 넘는다고 전했다. 또 민주당과 공화당의 박빙 지역들은 아주 적은 히스패닉 주민도 표를 결집시킬 경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 ●불법이민 자녀 18세만 되면… 이민자 운동을 이끄는 단체들은 6월 밀워키에서 전미 콘퍼런스를 계획하고 있다. 노동절을 맞아 대규모 보이콧도 준비하고 있다. 학교에도, 일터에도 안 나가 ‘이민자 없는 하루’로 본때를 보여줄 심산이다. 그러나 이들 단체는 분산돼 있다. 킹 목사도, 지난날 서부 농장 노동자를 조직한 멕시코계 케사르 차베스 같은 인물도 없다. 흑인 민권운동은 흑인 대학과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구심점이었다. 이번 워싱턴 집회만 해도 60개 이상 단체가 제각각 참여했다. 지역 커뮤니티, 노조, 사회단체, 스페인어 방송 등이 총망라돼 한마디로 풀뿌리 네트워크에 의존한 시위였다. 시민권 획득이라는 ‘장기전’에 큰 약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남서부 투표자 교육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안토니오 곤살레스는 “우리의 ‘화력’은 젊은이들”이라며 “미국에서 태어난 수백만명의 라티노가 18세가 되는 날을 고대하라.”고 말했다. 불법체류자 부모는 투표권이 없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헌법에 보장된 속지주의 때문에 시민권자로 이 나이가 되면 투표권이 주어진다. 공화당 일부에서 속지주의를 희생해서라도 불법이민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높은 구매력·값싼 노동력 기업들 “히스패닉 모셔라”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의류업체 ‘갭’은 히스패닉계 경영학석사(MBA) 출신과 재학생 모임인 ‘NSAMBA’에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히스패닉 고객들의 취향을 꿰뚫어보는 인재 확보도 확보지만, 미래의 히스패닉 재목들과 관계를 돈독히 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장기적인 매출 증대도 꾀하는 것이다. 화장품 회사 셰브론이 히스패닉계 구직 네트워크로 유명한 ‘소모스(somos)’의 스폰서를 맡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 기업들이 이렇듯 히스패닉에 구애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 구매력, 특히 급격히 늘어나는 청소년 소비자의 팽창을 염두에 둔 결과다. 미국 내 히스패닉 주민의 절반이 27세 이하라는 통계가 있다. 지금 10대가 결혼해 아이를 낳는 2050년쯤 백인은 전체 인구의 절반 아래로 떨어진다는 경고도 나와 있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히스패닉을 결코 홀대할 수 없는 셈이다. 이들의 구매력은 2003년 8000억달러(약 8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의 19%가 컴퓨터를,30%가 개인 휴대전화를 갖고 있어 구매력도 백인에 뒤떨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1990년대 초 체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영향으로 이 시장은 중남미 진출을 타진하는 기업들의 생존력을 시험하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히스패닉만을 위한 유선방송은 히스패닉의 동질감을 확인하고 고취하는 수준에서 한발 나아가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드라마를 제작, 역수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현상을 미국 기업들이 놓칠 리도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물론 주정부 차원에서도 스페인어를 권장하는 곳이 늘고 있다. 제2 언어 대접을 받고 있으며 ‘스팽글시’란 ‘교통어(Lingua Franca)´가 등장한 것도 오래 전 일이다. 뉴멕시코주와 마이애미시는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고 있다. 퓨히스패닉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워싱턴 주변 310만명의 노동자 가운데 30만명이 불법체류자다. 통계는 없지만 히스패닉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들이 일순간 이 일자리를 포기한다면 건물의 51%가 쓰레기 더미에 파묻힐 것이며, 건설 현장의 31%가 작업을 못하게 될 것이고, 식품점과 식당의 22%는 문을 닫게 된다. 급증하는 히스패닉 인구는 허드렛일자리에서 저숙련 백인 노동자를 쫓아낸 데 이어 숙련 노동자로 옮아가는 추세라고 일간 USA투데이가 1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는 외국에서 변호사와 의사·회계사 등을 수입할 경우, 미국으로선 한해 2700억달러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페루 좌파돌풍 월가벽에 좌절?

    “월스트리트를 넘어라.” ‘여풍(女風)’과 ‘좌풍(左風)’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페루 대통령 선거가 결국 자원 국유화를 추진하는 급진 민족주의 세력과 월스트리트 자본의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좌파 올란타 우말라 후보는 과거 군 지휘관 경력과 포퓰리스트적 정치 스타일 등으로 미국과 서방언론에 의해 ‘제2의 우고 차베스’로 꼽히고 있는 인물. 선거운동 기간에 기업의 초과이윤에 대한 중과세, 에너지·광산업 분야에 진출한 외국기업과의 계약변경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농민과 빈민층의 정서를 파고들고 있다.●월가 “우말라 집권땐 경제재앙” 미국 정부는 이런 우말라의 선전이 ‘눈엣가시’다.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폐기를 주장하는 등 반미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는 아예 우말라 낙선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우말라가 선두로 뛰어오른 지난달부터 투자자들에게 페루 채권 매각을 권고하고 있다.S&P도 페루의 정치위기 가능성을 경고하며 불안을 부채질했다. HSBC증권은 나아가 페루 채권에 대한 평가등급을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하향조정했다.JP모건이 발표하는 페루 국채의 이머징마켓 지수도 지난달 2.48% 떨어졌다. 이는 결국 페루 증시에 영향을 미쳐 지난달 20일 종합주가지수가 4%나 폭락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 등 월가 이익을 대변하는 경제지들도 우말라 집권이 가져올 ‘경제적 재앙’을 경고하며 거들고 나섰다. 월가 자본들이 페루에 집착하는 것은 석유, 가스, 아연 등 페루가 보유한 풍부한 자원 때문이다.17개 외국회사가 페루 정부와 채굴계약을 맺고 있으며 페루 광산에 투자된 외국자본은 2005년에만 10억달러에 달했다.●결선투표 갈듯…부동층 30%가 변수 투표일(현지시간 9일)을 1주일 남짓 앞두고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말라 후보의 지지율은 31%로 2위인 여성 후보 루르데스 플로레스와의 차이는 4%포인트. 지난달 33%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이 한풀 꺾였다. 문제는 지지율이 당선에 필요한 50%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점이다. 결국 당선자는 다음달 7일 우말라 대 플로레스 간 결선투표를 통해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결선투표를 상정한 여론조사에서는 플로레스가 55%의 지지를 얻어 45%에 그친 우말라를 물리치는 것으로 나왔다. 변수는 유권자의 30%를 차지하는 거대한 부동층이다. 일부에선 페루 여론조사의 맹점을 들어 우말라 후보의 당선을 높게 본다.BBC 방송은 “페루는 교통과 통신망이 취약해 농촌지역 여론이 조사에 반영되기 힘들다.”면서 “각 후보의 지지기반을 감안할 때 실제 투표에서 가장 유리한 것은 우말라 후보”라고 전망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베네수엘라, 佛·伊 운영 유전2곳 회수

    베네수엘라 정부가 유럽 석유회사가 운영해온 자국 유전 2곳의 개발권을 전격 회수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4일 보도했다. 회수된 유전은 프랑스의 토탈과 이탈리아의 에니가 운영해온 주세핀 유전과 다시온 유전으로 하루 생산량은 각각 3만배럴과 6만배럴 수준이다.라파엘 라미레즈 석유장관은 이번 조치가 “베네수엘라 정부가 제시한 국영석유회사(PDVSA)와의 합작기업 설립을 두 회사가 거부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과거 외국회사들과 체결한 32개 유전의 시추계약이 불법적인 것이었다며 외국 석유사들에 PDVSA와의 합작사 설립에 동의할 것을 요구해 왔다. 지금까지 미국의 셰브론과 로열더치셸, 영국의 BP, 스페인의 렙솔 등 16개사가 합작사 설립 계약에 동의했다. 에니는 이번 조치가 불법이라며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토탈측은 논평을 거부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바이칼’이 위험하다

    ‘바이칼’이 위험하다

    나날이 격화되는 에너지 확보 경쟁이 지구촌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지구의 허파’ 아마존강에 이어 이번엔 북반구의 마지막 청정지대로 꼽히는 바이칼 호수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중앙아시아의 바이칼호수 인근을 관통하는 대규모 송유관 건설 프로젝트가 최근 러시아 정부 산하 환경감시기구의 승인을 얻음에 따라 상반기 중 공사 착수가 가능해졌다고 8일 보도했다. ●아시아 시장 원유공급 위한 대역사 프로젝트는 러시아 정부가 최근 국제 석유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과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에 원유를 공급할 목적으로 국영 파이프라인 기업인 트랜스테프트와 함께 수년 전부터 구상해온 것이다. 송유관은 동시베리아에서 시작해 중·러 국경지대를 거쳐 연해주까지 장장 4000㎞에 걸쳐 이어진다. 예정대로 완공되면 2009년부터 하루 160만배럴의 원유를 중국과 한국 등에 공급하게 된다. 문제는 송유관이 통과하는 지점이 바이칼 호수와 불과 8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바이칼 호수는 세계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담수호다. 수량이 빙하를 제외한 전세계 담수량의 20%나 된다. 세계에 하나뿐인 민물표범과 100여종의 토종 동물이 서식하는 까닭에 10년 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환경재앙 우려” 처음엔 국가자원부도 반대 환경운동가들은 송유관이 파괴되면 생태계의 보고인 바이칼 호수에 돌이킬 수 없이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주무부서인 러시아 국가자원부와 프로젝트를 심의한 환경기구도 처음엔 이 지역에 빈번한 지진피해를 우려해 반대했다. 하지만 아시아 원유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크렘린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되면서 입장을 뒤집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송유관 사업에 자금을 대는 미국과 유럽, 일본의 은행들에 재정지원 중단을 호소하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영 파이프라인회사 트랜스테프트의 사이먼 바인시토크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바이칼호수 인근을 지나는 파이프라인을 3배 이상 두껍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을 향해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확보를 두려워하는 국외 세력들에게 조종당하고 있다.”고 맹비난 했다. ●‘지구의 허파’ 아마존도 위험 환경단체들은 국가간 자원확보 경쟁이 ‘에너지 안보’를 표방하는 민족주의적 열정과 결합, 생태계 파괴에 면죄부를 남발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남미에서는 지난 1월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3개국 정상이 아마존 밀림지대를 관통하는 8000㎞의 가스관 건설에 합의하면서 환경파괴 논란이 가열됐다. 가스관 프로젝트는 에너지를 매개로 남미 대륙을 정치·경제적으로 통합하려는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정치적 구상에 의해 마련됐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가스관이 지나는 아마존 열대우림에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것”이란 환경운동가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암살 위험성’ 각국 지도자 7인

    미국 조지타운 대학의 대니얼 바이만 교수가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 폴리시’ 인터넷판에 암살 위험성이 높은 각국 지도자 7인을 선정해 게재했다. 누가, 어떻게, 어떤 이유로 암살할지까지 상세히 분석해 암살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체첸에 대한 강경 정책으로 체첸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의 암살 표적이 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오지를 여행할 때 자살폭탄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이만 교수는 지적했다. 미국의 알 카에다 토벌에 적극 협조해온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벌써 7차례 이슬람 지하드(성전) 요원의 암살 시도를 겪었다. 차량폭탄이나 자살폭탄, 또는 무샤라프 자신의 경호 측근에 암살될 위험이 지적됐다. 미국과 동맹을 맺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도 탈레반 잔당과 숙적 군벌들의 암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2년 카르자이가 탄 차량이 저격당했다.2004년에는 헬리콥터가 탈레반이 쏜 로켓에 추락할 뻔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군부내 반대파나 구(舊)체제 인사에 암살될 가능성이 있다. 군중 속에서 갑자기 탄환이 날아오거나 등 뒤에서 누군가 방아쇠를 당길지 모른다. 어떤 경우든 반미 선봉장인 그가 암살되면 부시 행정부의 배후설이 제기될 게 뻔하다. 차베스가 암살되면 그는 영웅이 되고 더 급진적 성향의 좌파가 집권할 공산이 크다. 이라크의 시아파 성직자 아야툴라 알리 시스타니도 알 카에다나 수니파의 암살 명단 맨 앞자리에 있다. 실용주의 노선에 반대하고 내전을 획책하는 저항세력들은 그의 동조자 여러 명을 이미 살해했다. 다른 시아파 분파의 손에 암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하드 소탕에 앞장서고 왕정을 현대화한 친미주의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 역시 알 카에다와 수니 극단주의자의 타깃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사마 빈 라덴.9·11 테러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그는 서구사회 ‘공공의 적’이다. 미국의 대전차 미사일 ‘헬파이어(지옥불)’를 맞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의 죽음은 전세계 추종자들을 더 거칠게 만들 것이라고 바이만 교수는 경고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베네수엘라·미국 외교 전면전

    베네수엘라·미국 외교 전면전

    “미국 대사관 무관이 스파이짓.” “베네수엘라는 ‘악의 축’과 친구.” 두 나라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실력행사’ 단계로 접어들었다. 그간 못마땅해하면서도 외교적 설전만을 벌였던 두 나라는 대사관 직원 추방 등 점점 더 서로를 ‘제국주의’와 ‘불량국가’로 못박으며 힘겨루기에 들어간 것이다. ●“美대사관 직원이 무기정보 빼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집권 7주년 TV 연설에서 “미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존 코레아’란 해군 장교가 간첩 활동을 했다.”면서 공개적으로 추방 명령을 내렸다. 그는 나아가 “무관들이 또 그런다면 구금될 것”이라며 “다음 단계는 미국의 모든 군 파견단을 내쫓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자국의 전·현직 해군 장교들이 민감한 국가 기밀을 미 국방부에 전달한 사건에 미 대사관 무관들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문제의 기밀은 무기 계약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가 스페인에서 20억달러 규모의 군용 수송기와 정찰기를 도입하려 하자 미국은 자국산 부품이 포함돼 있다며 제동을 건 상태다. ●럼즈펠드,“차베스는 히틀러 같아” 미국 정부는 간첩 혐의를 부인하면서 외교 채널로 해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파들은 베네수엘라를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바로 차베스를 대고 “걱정스러운 인물”이라며 “히틀러처럼 합법적 선거로 뽑혔지만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다.”고 비아냥댔다. 존 니그로폰테 미 국가정보국장은 베네수엘라가 북한, 이란 등 이른바 ‘악의 축’ 국가들과 친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실제로 북한과는 지난해 11월 무역협정을 체결하고 1999년 철수한 상주 대사관 설치에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베네수엘라와 이란 등 에너지 대국들이 지정학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미국의 ‘특별경계’를 주문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17%의 석유를 수입하고 있어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화당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세계 5위의 석유 부국인 베네수엘라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을 주도해 미국으로선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올들어 유정통제권을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환수하기도 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이 침공을 기도한다면 석유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일각에선 ‘제2의 이라크’가 나온다면 베네수엘라가 될 것이란 설도 제기된다. 베네수엘라가 스페인과 브라질에서 잇따라 무기 도입을 추진하는 데 대해 미국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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