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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전사 유럽무대 겹경사

    태극전사들이 유럽축구 클럽대항전의 양대 산맥인 챔피언스리그에 이어 컵대회까지 결승전에 오르는 겹경사를 맞았다. 김동진(26)과 이호(24)가 소속된 러시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는 2일 유럽축구연맹(UEFA)컵 07∼08시즌 4강 2차전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팀 바이에른 뮌헨을 4-0으로 꺾고 1차전(1-1) 포함, 1승1무로 결승에 진출했다.선제골과 마지막 쐐기골 등 2골을 터뜨린 최전방 공격수 파벨 포그레브냑의 활약이 돋보였다. ‘장군’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제니트는 1925년 클럽 창단 이후 처음으로 UEFA컵대회 결승에 진출,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 레인저스와 영국 맨체스터스타디움에서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2006년 월드컵 직후 아드보카트 감독을 따라 러시아에 진출, 시즌 내내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김동진은 발목 부상으로 엔트리에는 빠졌지만 검진 결과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음에 따라 컨디션을 조율하면 결승전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주로 교체 멤버로 뛰었던 이호는 이날도 후반 43분 출전해 결승 진출에 기여했다. 김동진과 이호가 결승에서 뛴다면 지난 87∼88시즌 차범근(55·당시 레버쿠젠) 수원 감독이 UEFA컵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꼬박 20년 만에 또 하나의 쾌거를 이루게 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박지성(27·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 이미 한국선수 최초로 ‘꿈의 무대’인 챔스리그 결승전에 올라 22일 러시아에서 결승전을 치르는 것과 달리 러시아 프리미어리거 김동진과 이호는 그보다 일주일 앞서 15일 결승전을 치르기 위해 영국 맨체스터로 이동해야 한다. 챔스리그는 유럽 각국 리그의 최상위권(최대 4개팀)만이 참가할 수 있는 최고 꿈의 무대이고,UEFA컵대회는 각국 리그 1∼4위를 제외한 상위권팀, 각국 컵대회 우승팀, 챔스리그 조별라운드 3위 8개팀 등이 참가자격을 얻는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전쟁도 기아도 축구는 막지 못했다

    전쟁도 기아도 축구는 막지 못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베를린올림픽경기장에서 가까운 독일의 룰레벤포로수용소에는 4000명 남짓한 영국군이 갇혀 있었다. 이곳에서는 각종 축구대회가 열렸고, 징계위원회와 고충처리위원회까지 갖추었다. 큰 경기가 열리면 1000명에 이르는 관중이 몰려들었는데, 처음에는 비웃던 독일군 경계병들도 나중에는 열렬한 서포터가 되었다. 소련에서는 1942년 레닌그라드가 독일군에 포위되어 매일 시민들이 굶어 죽고 얼어 죽어 나가는데도 축구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는 라디오로 중계되어 소련국민에게는 희망을, 독일인들에게는 절망을 주었다. 양쪽에서 200만명 이상이 사망한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끝난 직후인 1943년 5월2일에도 지역 연합팀과 스파르타크는 1만명의 관중 앞에서 축구시합을 가졌다. 오늘날 유럽과 중남미, 아프리카는 축구로 날이 새고 지며, 축구로 한 해를 시작하고 마감한다. 한국과 일본도 축구 영향권에 들기 시작했고, 이런 현상은 북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축구는 종교보다 강력한 공동체 의식을 이끌고, 민족이나 지역 사이 대결과 화해의 장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세계대전의 와중에도 정치적 선전도구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중단될 수 없었다. ‘축구의 역사’(빌 머레이 지음, 이정환 옮김, 일신사 펴냄)는 오늘날 축구가 왜 전 세계적으로 일개 스포츠의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종교보다 더 강한 축구 공동체 파헤쳐 지은이는 호주 라트브로대학의 교수로 축구의 역사를 통해 이면에서 드러나는 민족의 갈등과 통합, 전쟁과 정치의 역학 관계를 해명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호주 이민자인 ‘변방의 축구전문가’답게 특정 국가의 관점에 치우치지 않고 지극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기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영국이 축구의 종주국이라고 알고 있지만, 지은이는 축구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최초의 축구경기’가 어디서 벌어졌는지 규명하는 것은 불확실하다고 고백한다. 발로 공을 차는 경기 형태는 고대 중국을 비롯하여 아시아의 일부, 그리고 유럽인들이 들어가기 이전의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발견된다는 것이다. ●볼을 둘러싼 정치와 갈등, 통합의 역사 유럽에서도 프랑스에는 술(soule), 이탈리아에는 칼초(calcio)가 있었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가 모인 브리튼섬에서는 지역마다 다른 형태의 축구가 성행했다. 1860년대가 되면 영국과 호주, 미국에서 각각 독특한 규칙을 고안했는데, 브리튼섬의 각 축구협회가 1863년 런던에 모여 합의한 규칙이 효시였다. 이 규칙에 따르는 축구를 협회축구(association football)라고 불렀는데, 영어의 사커(soccer)는 여기서 나왔다고 한다. 다른 축구 역사와는 달리 이 책은 아시아 축구에도 세계 축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1966년 런던 월드컵에서 북한이 이탈리아를 이기고 칠레와 비긴 다음 8강전에서 포르투갈에 3골을 이기다 에우제비우의 활약으로 5대3으로 무너진 상황도 자세히 소개했다. 하지만 당시는 북한의 선전이 ‘투철한 목표의식 아래 국가대표팀을 최대한 지원하고 철저히 훈련시킨 결과일 뿐’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었다는 것이다. ●“유럽 진출 아시아권 넘버원은 차붐” 평 눈길 지은이가 유럽에 진출한 아시아 출신 가운데 최고로 지목한 선수는 1970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스타가 된 한국의 차범근이다. 일본의 오쿠데라 야스히코나 미우라 가즈요시도 유럽에서 뛰었지만 차범근만큼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1994년 미국 월드컵까지만 다루고 있다. 따라서 증보판을 낸다면, 영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르는 데 크게 기여하는 등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박지성은 어떻게 평가할까.1만 3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UEF A챔피언스리그] 지성, 아시아 축구史 새로 쓴다

    “나는 이제 모스크바로 간다.” ‘무쇠 심장’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꿈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생애 첫 결승전과 아시아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 출전을 눈앞에 뒀다. 박지성은 30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벌어진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07∼08 대회 준결승 2차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맨유의 1-0승리에 앞장섰다.1차전을 0-0으로 비겼던 맨유는 이날 폴 스콜스의 결승골로 98∼99시즌 이후 9년 만에 결승에 오르는 감격을 안았다. 맨유는 첼시-리버풀(1일 새벽 3시45분)전 승자와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단판 승부로 우승컵을 다툰다. 같은 리그에 속한 팀끼리 결승을 치르는 건 첫 대회인 55∼56시즌 이후 세 번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끼리는 역시 사상 처음. 한국 선수로 대회 결승에 진출한 건 박지성이 처음. 또 박지성이 결승 그라운드에 나설 경우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챔스리그 결승전을 뛰는 선수가 된다.최초로 결승에 진출한 선수는 98∼99시즌 바이에른 뮌헨(독일) 소속이던 이란의 영웅 알리 다에이. 하지만 그는 맨유와의 결승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뿐, 뛰지는 못했다.최근 챔피언스리그 4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해 낸 박지성은 이날 맨유 선수 중 최장거리인 1만 1962m를 뛰어 현지 언론으로부터 ‘상식을 뛰어넘는 스태미나’란 극찬을 받았다. 전반 12개, 후반 10개의 패스 시도 중 성공하지 못한 것은 단 2개로 패스성공률은 90.9%. 전반 3개, 후반 5개의 가로채기도 빛났다.‘스카이스포츠’는 8점의 높은 평점을 매겼고, 일간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팀내 최고인 9점을 부여했다.이 신문은 “단지 열심히 뛰는 것 이상이었다.”며 “전반에는 골을 넣을 뻔했고, 루이스 나니가 반드시 성공시켰어야 할 빛나는 크로스가 인상적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9년 만의 정상을 벼르는 맨유만큼 박지성 역시 ‘더블(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동시 제패)’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그는 “선수들 모두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남은 정규리그 두 경기도 모두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리그에 좀 더 집중해 좋은 경기를 하면 더블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맨유가 대회 정상에 오를 경우,UEFA컵과 함께 유럽의 양대 클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아시아 첫 우승 선수는 모두 한국에서 나오게 된다.79∼80시즌 차범근(현 수원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와 87∼88시즌 바이엘 레베쿠젠에서 UE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20년 뒤, 박지성은 아시아 축구사를 새로 쓸 준비를 하고 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프로축구] 수원 ‘무실점 8연승’ 이어갈까

    ‘기존 기록은 모두 잊어라!’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두는 등 경기마다 프로축구 K-리그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수원이 26일 오후 7시30분 제주를 홈으로 불러들여 정규리그 7라운드를 치른다.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수원이 최다 연승과 연속 무실점 기록을 갈아 치울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 현재 최다 연승은 성남(2002년 11월10일∼2003 4월30일)과 울산(2002년 10월19일∼2003년 3월23일)이 나란히 세운 9연승.지난 20일 울산을 2-0으로 제압하면서 7연승을 거둔 수원이 제주전과 30일 하우젠컵 경남전을 연거푸 승리하면 9연승으로 타이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현재 연속 무실점은 1993년 4월10일∼5월29일 샤리체프(신의손)가 수문장으로 버텼던 일화(현 성남)의 8경기 연속. 이운재 골키퍼가 제주를 무실점으로 묶으면 어깨를 나란히 한다. 정규리그 12위 제주는 컵대회 포함 1승(2무6패)에 그친 하위권인 데다 수원의 파죽지세를 보면 두 기록 모두 어렵잖게 일궈낼 것으로 보인다. 포백 수비진이 물샐 틈 없는 데다 신영록-서동현-에두에 조용태, 박현범 등 공격과 미드필더의 신구 조화가 눈부시다. 수원은 올시즌 9경기에서 21득점 2실점의 놀라운 공수 조화도 뽐냈다. 20일 울산전에서 2-0 완승을 거뒀지만 빠른 스피드로 좌우 측면을 돌파하는 상대 공격에 흔들리는 모습이 노출돼 수원에도 허점은 있다. 제주와 경남 역시 이 틈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보여 차범근 감독으로선 이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 전인미답 행보의 관건으로 보인다. 수원은 이밖에도 경기당 2득점 이상을 1999년 자신들이 세운 8경기에서 9경기로 이미 늘려 놨다. 아울러 경기당 2득점 이상에 무실점 연승은 고작 3연승이 최다였는데 이를 ‘7’까지 고쳐 썼다. 두 기록 역시 계속 이어갈지가 궁금하다. 신영록의 3경기 연속 득점(4득점), 에두의 정규리그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 2도움)도 경신을 기다리는 기록들이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프로축구] 7연승… 차붐은 못말려

    [프로축구] 7연승… 차붐은 못말려

    ‘영록바’ 신영록(22·수원)의 ‘미사일 헤딩슛’이 답답했던 경기를 한순간에 뻥 뚫으며 차범근 감독과 팀에 7연승을 선물했다. 수원 삼성이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6라운드에서 후반 25분 신영록의 선제골과 추가시간에 터진 에두의 쐐기골에 힘입어 2-0으로 울산 현대를 제압하며 파죽의 7연승(9경기 연속 무패)을 달렸다. 성남에 내줬던 선두도 하루 만에 되찾았다. 기록 행진도 계속됐다.7경기 무실점 연승을 거둔 수원은 1993년 성남의 6연승을 뛰어넘었다. 경기당 2득점도 9경기로 늘려 새 기록이다. 경기당 2득점 이상에 무실점 연승 역시 7경기로 늘렸다. 신영록은 3경기 연속 득점(4득점), 에두는 정규리그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 2도움)의 신바람을 냈다. 특히 수원은 올시즌 9경기에서 18골 가운데 12골을 후반전에 뽑아내는 놀라운 힘을 이어갔다. 지난 시즌 3전 전승을 포함,18승11무15패로 수원과의 상대전적에서 유일하게 앞서 있던 울산의 자존심이 90분을 압도했지만 결국 골결정력에서 한 수 아래였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수원은 후반 들어서도 울산의 공격에 밀렸지만 위기를 넘기고 25분 송종국이 오른쪽을 파고든 뒤 올려준 크로스를 골문 중앙으로 뛰어든 신영록이 몸을 날리며 머리에 맞혀 골문 위쪽에 꽂아 넣었다. 종료 직전에는 에두가 골문 왼쪽을 파고든 뒤 날린 왼발 강슛이 그물에 꽂히며 쐐기를 박았다. 연거푸 ‘골대 불운’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FC서울은 모처럼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서울은 전반 9분 데얀이 절묘한 로빙슛 선제골과 후반 40분 조커로 투입된 신인 이승렬의 결승골과 역시 후반 교체투입된 김은중의 쐐기골에 힘입어 제주를 3-1로 완파, 정규리그 4승(1무1패)째를 올렸다. 수원 임병선·서울 박록삼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축구] 신영록 혼자 두 골 신났다

    [프로축구] 신영록 혼자 두 골 신났다

    킥오프 20분 전, 수원 서포터 ‘그랑블루’의 ‘SUWON’ 카드섹션이 펼쳐졌다.3분도 안 돼 FC서울의 서포터 ‘수호신’들은 검정 바탕에 황금색 별을 가운데 놓고 ‘절대☆강자’를 아로새겼다. 하지만 ‘절대 강자’보다 더 강력한 것이 신영록(21·수원)의 두 방이었다. 신영록은 시즌 최다인 4만 4239명이 찾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의 K-리그 5라운드 서울전에서 두 골을 뽑아내 2-0 완승을 주도했다. 수원은 4승1무(승점 13)를 기록하며 선두를 질주했고 서울은 정규리그 첫 패배의 쓴맛을 보며 3승1무1패(승점 10)를 기록,3위로 주저앉았다. 성남은 두두의 1득점 1도움 활약에 힘입어 인천을 2-0으로 제압하고 3승2무(승점 11)를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섰다. 전반은 지난 2일 컵대회 맞대결과 똑같은 양상이었다. 당시 쉬었던 서울의 이청용과 데얀이 선발 출전한 것이 달랐을 뿐이다. 서울은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부었지만 결정력 부족으로 헛물만 켰다. 심지어 전반 34분 박주영이 골문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직접 찼지만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나간 것까지 똑같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차범근 수원 감독이 신영록 대신 서동현을 교체하겠다고 마음먹고 준비하는 순간, 신영록의 매직이 시작됐다.6분 에두가 미드필드 정면에서 찔러준 패스를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날린 것. 조금 먼 거리인 듯싶었지만 공은 무회전으로 날아가 서울 골키퍼 김호준이 손쓸 틈 없이 골문에 꽂혔다. 신영록은 경기 뒤 “서동현이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랑 바꾸는 거구나 느꼈다.”며 “그 순간 중거리슛을 한 번 노려보라는 아버지의 충고가 떠올라 그대로 시도한 것이 적중했다.”고 기뻐했다. 그는 17분에도 곽희주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건네준 패스를 이어받아 드리블한 뒤 김호준과의 일대일 상황에서 왼쪽을 파고드는 정확한 슛으로 쐐기를 박았다. 지난해 3경기에만 나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해 이적을 고민했던 그로선 주전 골잡이로의 부상을 기약한 잊을 수 없는 한 판이었다. 성남은 전반 23분 두두의 전진패스를 받은 모따가 골키퍼와 마주선 상황에서 침착하게 집어넣어 앞서나갔다. 후반 15분에는 두두가 상대 수비수들이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틈을 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3연승을 달리다 6일 대전과 비기며 주춤했던 인천은 정규리그 첫 패배를 기록하며 서울에 다득점에서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전남은 경남을 1-0으로 제쳐 드디어 정규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대전과 전북은 아직도 정규리그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축구] 차붐 승부수… 귀네슈 울렸다

    [프로축구] 차붐 승부수… 귀네슈 울렸다

    ‘차붐´의 후반 승부수가 적중하며 수원이 FC서울과의 시즌 첫 대결에서 완승,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을 울렸다. ‘작은 황새´ 조재진(27·전북)은 두 골을 터뜨리며 팀을 시즌 4연패의 수렁에서 건져냈다. 수원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하우젠컵 2라운드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서동현(23)과 조용태(22)가 각각 선제골과 추가골을 넣어 2-0으로 서울을 제압했다. 이로써 수원은 컵대회 2승 및 정규리그 포함 시즌 4승1무의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FC서울은 경기 내내 우세한 공격을 펼치고도 전반에만 두 차례 골대를 맞히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아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베스트 멤버를 총가동한 수원의 완승이었지만 서울에 끌려다니며 자칫 패배 이상의 후유증을 남길 뻔했다. 서울은 정규리그와 달리 컵대회인 이날 대결에 김은중, 데얀, 이청용 등 상당수의 주전을 쉬게 했다. 그리고 신인과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 위주로 컨디션을 점검하게 했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 주도권은 서울에 있었다. 전반 40분 박주영이 절묘하게 감아찬 오른발 프리킥이 김한윤(34)의 머리를 거쳐 골문으로 정확히 향했지만 크로스바에 튕겨나가고 말았다. 전반 종료 직전에도 박주영이 이승렬(19)의 크로스를 받아 수비수 2명을 등진 채 180도 돌아서며 그림 같은 왼발슛을 날렸지만 이마저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나왔다. 수원 역시 간간이 저항했으나 위력적인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차범근 감독은 후반 들어 안효연(30)과 서동현을 잇달아 투입하며 공격의 실마리를 찾아나갔다. 결국 후반 19분 신영록(21) 대신 투입된 서동현이 차 감독의 승부수를 적중시켰다. 그는 후반 32분 문전 혼전 중에 에두(27)가 뒤로 살짝 흘려준 공을 오른발로 골대 오른쪽 모서리에 정확히 차넣어 힘겹게 앞서나갔다. 차 감독은 집중력이 흐트러진 서울의 빈 틈을 노려 추가시간에 조용태를 교체투입했고 그가 오른발슛으로 쐐기골을 넣어 완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종료 직전 송종국(수원)이 파울로, 이상협(서울)이 이에 과도하게 항의했다는 이유로 레드카드를 받은 것은 화끈한 승부의 옥에티. 전북은 전반 10분과 16분 잇따라 터진 조재진의 골로 후반 이상호의 추격골로 따라붙은 울산을 2-1로 제쳤다. 정규리그 3연승을 달리고 있는 인천은 경남과 혈투 끝에 1-1로 비겨 컵대회 1무1패로 부진했다. 임병선 박록삼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축구] “2일밤 무패딱지 떼어 주마”

    흥행을 부르는 구단, 수원과 FC서울이 시즌 처음으로 2일 맞붙는다. 프로축구 K-리그에서 가장 많은 관중은 지난해 4월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서울전의 5만 5397명. 평일인 데다 비중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컵대회인지라 그날 만큼의 폭발적 열기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이날 오후 8시 같은 경기장에서 정규리그와 컵대회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수원(3승1무)과 서울(2승2무)이 하우젠컵 2라운드에서 격돌, 시즌 최고의 빅매치를 연출한다.영화 ‘우생순’의 실제 주인공인 임오경(37) 서울시청 여자핸드볼 감독이 시축에 나서고 여자배구 챔피언에 오른 GS칼텍스 선수들도 관중석을 찾아 같은 GS스포츠 소속인 서울을 응원한다. 둘의 라이벌 의식은 뿌리가 깊다. 서울의 전신 안양 소속이었다가 프랑스에 진출한 뒤 수원으로 복귀했던 서정원을 놓고 법정다툼을 벌였던 것을 시작으로 한때 수원에서 사령탑과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던 김호 전 감독과 조광래 전 감독의 날카로운 신경전 등 여러 요소가 가지를 치면서 두 팀의 서포터들은 항상 으르렁댔다. 여기에 지난해 세뇰 귀네슈 감독이 서울 지휘봉을 쥐면서 차범근 수원 감독과 ‘월드컵 사령탑’ 경쟁의식까지 겹쳐져 감정의 골은 더욱 깊이 팼다. 역대 전적에서는 수원이 19승13무15패로 앞서고, 지난 시즌에도 3승1패(컵대회 1패 포함)로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이 지난달 30일 대구FC전에서 나란히 골을 터뜨린 데얀과 김은중, 여기에 박주영과 이청용, 이을용, 이민성이 뒤를 받치는 초호화 공격진을 풀가동, 지난해와 크게 달라졌다. 수원은 경기당 2.5골의 득점력에 2골만 내준 촘촘한 수비를 자랑한다. 에두(3골), 이관우(2골), 서동현(2골), 신영록, 안효연, 박현범(이상 1골) 등으로 득점원이 분산된 것도 차 감독으로선 반길 대목. 한편 시즌 4연패의 시름에 잠긴 전북은 울산을 홈으로 불러 연패 탈출을 꾀하고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인천은 시즌 1승1무2패의 부진에 빠진 경남을 상대로 홈 3연승을 겨냥한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축구 K-리그] 벌써 ‘신인왕 경쟁’

    프로축구 K-리그 신인왕 경쟁이 일찌감치 점화됐다. 지난해 말 드래프트를 통해 올 시즌 K-리그 그라운드에 입성한 신인은 모두 14개 구단 109명. 평생에 단 한 차례밖에 없는 신인왕 타이틀은 이들 모두의 바람. 박주영(23·FC서울·2005년) 염기훈(25·울산·06년) 하태균(21·수원·07년) 등 ‘슈퍼 루키’의 계보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는 109명 모두 한결같다. 초반이지만 “역시 이름값 한다.”는 끄덕거림 속에 올해 신인왕 판세 역시 신인드래프트에서 가장 먼저 낙점을 받은 1순위들의 발끝에서 전개되고 있다. ‘동갑내기’ 조동건(성남)과 서상민(경남FC·이상 22)이 돋보인다. 조동건은 지난달 29일 제주와의 3라운드 경기에서 선제골과 쐐기골을 거푸 터뜨리며 무승부만 두 차례 기록한 성남에 첫 승을 안겼다. 물론 서상민이 앞선 데뷔전서 한꺼번에 두 골을 기록,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터. 그러나 조동건은 이후 서상민이 두 경기 침묵하는 동안 김학범 감독이 세 번째 경기 만에 단지에서 보물 꺼내듯 내놓은 제주전을 통해 “나도 있다.”는 듯 자신의 발톱을 드러냈다. 조동건은 14명의 드래프트 1순위 가운데 유일한 공격수. 건국대 3년을 마친 뒤 K-리그에 뛰어든 그는 박성화 감독의 올림픽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릴 만큼 폭발적인 득점력이 주무기다. 지난 1월 스페인 전지훈련에서 부상을 당한 뒤 절치부심 데뷔전을 손꼽아 기다렸던 터.‘재활 도우미’를 자처했던 김도훈 코치는 “가능성이 넘칠 만큼 공격수로서 많은 장점이 있는 선수”라고 치켜세웠고, 박성화 올림픽대표팀 감독 역시 “뛰어난 위치 선정과 결정력이 돋보인다.”고 거들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가운데 유일하게 첫 득점을 기록한 수원의 박현범(21)도 빼놓을 수 없는 신인왕 후보. 수비수답지 않은 헌칠한 키(194㎝)와 현란한 발재간이 예사롭지 않다. 경남전에서는 상대 수비수 2명을 달고 사이드라인을 거침없이 돌파하는 파괴력으로 차범근 감독의 미소를 자아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프로축구]차범근-조광래 4년만에 격돌

    [프로축구]차범근-조광래 4년만에 격돌

    1970∼80년대 국가대표팀에서 둘은 한솥밥을 먹었다. 그 시절 ‘컴퓨터 링커’로 통하던 조광래(사진 오른쪽·54) 경남FC 감독이 자로 잰 듯한 패스를 건네주면 차범근(왼쪽·55) 수원 감독이 골로 연결하던 모습은 지금도 축구팬들의 뇌리에 생생하다. 중국 상하이에서의 남북대결을 둘러싼 함성이 식기도 전인 29일, 두 감독의 지략 대결이 4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에서 재연된다. 장소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이다. 둘의 마지막 대결은 2004년 10월3일 서울-수원전으로, 차 감독의 수원이 조 감독의 서울을 1-0으로 꺾었다. 그해 두 팀은 1승1무1패로 막상막하였고 역대 전적에서도 6승6무6패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 뒤 둘의 운명은 갈렸다. 그해 챔피언 등극의 기쁨을 안은 차 감독은 승승장구, 오늘에 이르렀고 조 감독은 야인으로 물러나 이번 시즌에야 지휘봉을 잡았다. 더욱이 호화군단도 아니고 전임 박항서 감독의 별명을 딴 ‘잡초구단’을 지휘하게 됐다. 경남은 남북대결로 생긴 열흘의 휴식기간에 대표선수 차출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이점을 함안과 밀양에서 조직력과 골결정력 연마로 십분 활용했다. 상하이 원정에 피로가 누적돼 컨디션이 떨어진 조원희,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는 이정수의 빈 틈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조 감독은 “수원을 잡으면 초반 상위권으로 치고나갈 계기가 된다. 원정이지만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같은 날 광양에선 사제간으로 유명한 김호 대전 감독과 박항서 전남 감독이 맞붙는다. 지난주 하우젠컵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린 고종수가 김 감독에게 정규리그 첫 골을 선사, 김 감독의 통산 198승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대전은 컵대회 1승이라도 거뒀지만 전남은 정규리그 두 경기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두 경기를 합쳐 4연패 수렁에 빠져 있어 ‘터닝포인트’가 절실한 상황. 안정환(부산)도 이날 광주전에서 두 경기 연속골로 홈 3연승을 황선홍 감독에게 선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나우@인터뷰] K리그 수원서포터 제임스 마스

    [나우@인터뷰] K리그 수원서포터 제임스 마스

    스물다섯 미국 청년은 5년 전 한국을 찾을 때까지 축구란 경기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믿기지 않아 몇 번을 물었지만 같은 답이 돌아왔다. 여자친구 손에 이끌려 찾은 경기장에서 “ 필이 꽂혔다. “ 미국에 9개월 머무를 때에도 축구와 수원 삼성이 그리웠다. 결국 지난해 2월 한국에 돌아온 그는 구단을 찾아가 영문 홈페이지를 만들어 관리하겠다고 자청했다. 수원 서포터들의 모임 ‘그랑블루’의 제임스 마스를 13일 경기도 성남 분당의 한 햄버거가게에서 만났다. ● 구단 찾아가 영문 홈피 구축 제안 190㎝ 큰키에 구레나룻이 거뭇했지만 순해 보이는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다. 시간과 돈에 지나칠 정도로 인색한 미국인 특유의 기질도 엿보이지 않았다. 고교 이후 농구나 미식축구밖에 몰랐던 이 청년을 축구에 빠뜨린 힘은 무엇이었을까. “ 농구는 점수가 많이 나잖아요. 하지만 축구는 1,2점으로 승부가 갈리니 정말 짜릿했다. “ 왜 하필 수원일까. “ 내가 처음 경기장을 찾았던 날은 수원과 다른 팀이 경기를 벌였는데 수원 서포터들에 완전 둘러싸여 다른 팀을 응원하다가 정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랑블루란 걸 뒤늦게 알았다. “ 그는 200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와의 경기 이후 수원 서포터를 결심했다고 했다. 영문 홈페이지를 제안하고 나선 것도 미국에서 수원 소식이 궁금했지만 마땅히 찾아볼 기회가 없어서였다. 수원을 사랑하는 외국인들이 자기 나라에서도 수원 소식을 찾게 하자는 취지였다. 미국에서도 그는 집근처 고교 축구팀의 부코치를 두 달 맡았다. 하지만 축구전술에 대해 아는 게 없어 고작 한다는 얘기가 “ 발로 차. “ 뿐이었다고 멋쩍어했다. 미국에도 광적인 스포츠팬들이 널렸는데 한국은 무엇이 다를까. 가족적인 분위기라고 요약했다. “ 미국인들은 경기 뒤 모두 집으로 흩어진다. 하지만 이곳에선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깃발을 들었다는 이유로 하나가 된다. 경기 뒤 소주폭탄주를 마시고 흥겹게 춤을 추고 논다. 그런 문화가 미국엔 없다. “ 지난해 11월 셋에 불과하던 외국인 서포터가 22명으로 불어난 것도 이처럼 돈독한(?) 커뮤니티 활동 덕이다. ● 이관우·하태균 선수 가장 좋아해 동료 서포터인 영화배우 김상호 씨와는 동네친구다. 영화 ‘타짜’에 출연하는 등 ‘조역 단골’인 김씨는 집에서도 늘 그랑블루 저지를 입고 지낼 정도로 지독한 팬이라고 그는 혀를 내둘렀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는 이관우와 하태균을 꼽았다. 좋아하는 감독은 차범근 수원 감독이 섭섭하겠지만 박항서 전남 감독. 경남 시절 변변찮은 전력으로 정규리그 4위에 팀을 끌어 올린 점이 눈에 들어왔단다. 적지 않은 이들의 근심을 사고 있는 서포터들의 과격한 응원 행태에 대해 한마디 짚어 달라고 주문했다. “ 경기에 진 대전 서포터들이 수원 선수단 버스에 몰려왔을 때 페트병으로 뒤통수를 맞은 일이 있다. 하지만 괜찮다. 열정 때문에 그런 것이니 ‘노 프라블럼(괜찮다)’이다. “ 꿈이 있다면 수원 구단이 그를 정식 고용하는 것. 홈피 관리는 완전 자원봉사. 강사 일을 그만 둔 그는 주식투자로 용돈을 벌면서 홈피 관리와 축구사랑에만 매달리고 있다. 글=성남 임병선 김민희기자 arakis.blog.seoul.co.kr 사진=성남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제임스 마스는 누구 ▲ 출생 1983년 5월31일 미 텍사스주 브라운펠스 ▲ 가족 부모와 4남1녀 중 넷째 ▲ 학력 윔벌리 고교-텍사스주립대 커뮤니케이션 학부 ▲ 경력 지역신문에 농구 기사 등 기고(중고 시절)-침례교 선교사로 한국에 첫발(2003년)-경원대, 아주대 등에서 영어강사(2003∼2006년)-미국에서 고교축구 부코치 등(2006년)-수원 삼성 영문홈페이지 관리 자원봉사(2007년 2월∼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스포츠 라운지] 미국인 수원 서포터 제임스 마스

    [스포츠 라운지] 미국인 수원 서포터 제임스 마스

    스물다섯 미국 청년은 5년 전 한국을 찾을 때까지 축구란 경기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믿기지 않아 몇 번을 물었지만 같은 답이 돌아왔다. 여자친구 손에 이끌려 찾은 경기장에서 “필이 꽂혔다.”미국에 9개월 머무를 때에도 축구와 수원 삼성이 그리웠다. 결국 지난해 2월 한국에 돌아온 그는 구단을 찾아가 영문 홈페이지를 만들어 관리하겠다고 자청했다. 수원 서포터들의 모임 ‘그랑블루’의 제임스 마스를 13일 경기도 성남 분당의 한 햄버거가게에서 만났다. ●구단 찾아가 영문 홈피 구축 제안 190㎝ 큰키에 구레나룻이 거뭇했지만 순해 보이는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다. 시간과 돈에 지나칠 정도로 인색한 미국인 특유의 기질도 엿보이지 않았다. 고교 이후 농구나 미식축구밖에 몰랐던 이 청년을 축구에 빠뜨린 힘은 무엇이었을까.“농구는 점수가 많이 나잖아요. 하지만 축구는 1,2점으로 승부가 갈리니 정말 짜릿했다.” 왜 하필 수원일까.“내가 처음 경기장을 찾았던 날은 수원과 다른 팀이 경기를 벌였는데 수원 서포터들에 완전 둘러싸여 다른 팀을 응원하다가 정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랑블루란 걸 뒤늦게 알았다.”그는 200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와의 경기 이후 수원 서포터를 결심했다고 했다. 영문 홈페이지를 제안하고 나선 것도 미국에서 수원 소식이 궁금했지만 마땅히 찾아볼 기회가 없어서였다. 수원을 사랑하는 외국인들이 자기 나라에서도 수원 소식을 찾게 하자는 취지였다. 미국에서도 그는 집근처 고교 축구팀의 부코치를 두 달 맡았다. 하지만 축구전술에 대해 아는 게 없어 고작 한다는 얘기가 “발로 차.”뿐이었다고 멋쩍어했다. 미국에도 광적인 스포츠팬들이 널렸는데 한국은 무엇이 다를까. 가족적인 분위기라고 요약했다.“미국인들은 경기 뒤 모두 집으로 흩어진다. 하지만 이곳에선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깃발을 들었다는 이유로 하나가 된다. 경기 뒤 소주폭탄주를 마시고 흥겹게 춤을 추고 논다. 그런 문화가 미국엔 없다.”지난해 11월 셋에 불과하던 외국인 서포터가 22명으로 불어난 것도 이처럼 돈독한(?) 커뮤니티 활동 덕이다. ●이관우·하태균 선수 가장 좋아해 동료 서포터인 영화배우 김상호 씨와는 동네친구다. 영화 ‘타짜’에 출연하는 등 ‘조역 단골’인 김씨는 집에서도 늘 그랑블루 저지를 입고 지낼 정도로 지독한 팬이라고 그는 혀를 내둘렀다. 장 좋아하는 선수로는 이관우와 하태균을 꼽았다. 좋아하는 감독은 차범근 수원 감독이 섭섭하겠지만 박항서 전남 감독. 경남 시절 변변찮은 전력으로 정규리그 4위에 팀을 끌어 올린 점이 눈에 들어왔단다. 적지 않은 이들의 근심을 사고 있는 서포터들의 과격한 응원 행태에 대해 한마디 짚어 달라고 주문했다.“경기에 진 대전 서포터들이 수원 선수단 버스에 몰려왔을 때 페트병으로 뒤통수를 맞은 일이 있다. 하지만 괜찮다. 열정 때문에 그런 것이니 ‘노 프라블럼(괜찮다)’이다.” 꿈이 있다면 수원 구단이 그를 정식 고용하는 것. 홈피 관리는 완전 자원봉사. 강사 일을 그만 둔 그는 주식투자로 용돈을 벌면서 홈피 관리와 축구사랑에만 매달리고 있다. 글 성남 임병선 김민희기자 arakis.blog.seoul.co.kr 사진 성남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제임스 마스는 누구 ▲출생 1983년 5월31일 미 텍사스주 브라운펠스 ▲가족 부모와 4남1녀 중 넷째 ▲학력 윔벌리 고교-텍사스주립대 커뮤니케이션 학부 ▲경력 지역신문에 농구 기사 등 기고(중고 시절)-침례교 선교사로 한국에 첫발(2003년)-미국에서 고교축구 부코치 등(2006년)-수원 삼성 영문홈페이지 관리 자원봉사(2007년 2월∼ )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K-리그 흥행, 뭐든 해보자

    루쉰(魯迅)은 근대 중국의 사상과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대문호다. 망원경의 시선으로 중국을 성찰, 현미경의 초점에서 써낸 그의 소설과 날카로운 에세이는 지난 개발독재 시대의 한국 지성계에도 은밀한 영향을 미친 바 있다. 예컨대 ‘원래 지상에는 길이 없었으나 걷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길이 된다.’는 문장이 대표적인데, 며칠 전 경쾌한 휘슬 소리와 함께 개막한 K-리그에도 쓰임새가 크다. 많은 이야기들이 흘러넘쳤다. 부산의 황선홍 감독과 안정환의 이름이 널리 불렸고, 오랜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온 조광래 감독을 비롯해 차범근, 장외룡, 박항서 감독 등의 경기 전후 이야기들이 귀를 쫑긋하게 했다. 그러나 아마도 한두 달이 지나면 씁쓸한 소식이 들려올 것이다. 격렬한 몸 싸움과 판정 시비, 날씨는 풀리는데 오히려 빈자리가 늘어나는 관중석.26년 역사의 K-리그지만 늘 이 흐름이 반복되었던 탓에 지레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필자는 지금 “뭐든지 해보자.”는 말을 하고 싶다. 정말 뭐든지 해야만 하는 국면이다. 안정환은 부산의 축구 중흥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당사자로서는 본의 아니게 신비주의라는 거추장스런 덫을 말끔히 걷어내는 일이 될 것이며, 부산 구단으로서는 과거 ‘대우 로얄즈’ 시절의 영광을 재현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재미 위주의 이벤트만으로 시즌 초반의 흐름을 유지하자는 권유는 아니다. 중요한 건 흥미롭고 열정이 넘치는 경기 그 자체이며 모든 이벤트는 축구의 미학과 경기의 중요도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벌어져야 한다. 야구 이야기지만, 지난해 SK 와이번스의 이만수 코치는 팬티 차림으로 그라운드를 돌았다. 그와 같은 일회적인 이벤트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이며 ‘스포테인먼트’의 발화점이 되는 것이다. 잔디 위의 선수들이 맘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라운드 바깥에서 수많은 스태프들이 철저히 준비한다면, 그 어떤 이벤트나 마케팅도 가능할 것이다. 정말 뭐든지 해 봐야만 하는 상황이다. 구단 임원들은 실무자들이 제시하는 야심찬 기획을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창의와 상상이 그들에게서 분출되어야 한다.14개 구단 저마다의 조건에서 경기력 상승과 관중 증가를 위해 시도할 수 있는 모든 이벤트와 마케팅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20골 축포 세례·17만명 발길

    ●8,9일 K-리그 개막경기에 17만 2142명이 입장,20골의 골잔치를 즐겼다. 개막전 관중은 2003년 14만 3981명보다 3만여명 늘어난 것이며 골세례 역시 2002년 14골보다 6골이 늘었다.9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는 황선홍 감독과 안정환 영입 효과에다 첫 선을 보인 가변좌석 덕에 3만 2725명이 찾아 지난해 평균 4088명을 크게 앞질러 야구에 이어 ‘축구열풍’을 예감케 했다. 관중들은 경기장 옆줄에서 불과 4m 떨어져 전용구장 분위기를 내는 이곳 좌석에서 축구의 묘미를 만끽했다.9억원을 들여 설치된 이 가변좌석은 구덕구장 같은 곳으로 옮겨 세울 수도 있는데 철거하고 설치하는 데 2∼3일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4년 4개월 만에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았던 김호 대전 감독은 상대 서포터스 ‘그랑블루’에 인사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팀이 창단된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수원 감독을 지낸 뒤 야인으로 지난해 하반기 다시 대전 사령탑을 맡은 김 감독은 차범근 수원 감독과 함께 자신을 열렬히 성원했던 수원 서포터 앞에 나란히 서서 인사를 나누자는 제의를 했지만 차 감독이 완곡히 거절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8일 포항-전남전을 중계하던 KBS-1TV가 정규편성을 이유로 경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중계를 끊는 바람에 누리꾼들의 원성이 쏟아졌다.공교롭게도 후반 48분 남궁도의 역전 결승골이 터져 포항이 2-1로 승리했는데 이를 지켜보지 못한 시청자들의 불만이 쏟아진 것. 한국프로축구연맹은 9일 홈페이지에 “각종 행사 때문에 킥오프 시간을 맞추지 못했고 이로 인해 경기 끝부분을 중계하지 못했다.”며 “각 구단과 협조해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축구 K리그 2008] “부산 빅뱅 내가 쏜다”

    [프로축구 K리그 2008] “부산 빅뱅 내가 쏜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부산)과 ‘작은 황새’ 조재진(전북)이 개막전부터 정면충돌, 새봄 그라운드의 흥행 돌풍을 주도한다. 프로축구 K-리그 2008시즌이 8일 오후 3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포항-전남 개막전으로 9개월 대장정을 시작하는 가운데 최고의 흥행카드로 여겨져온 맞대결이 성사됐다. 지난해 리그 우승팀과 FA컵 2연패 챔프가 맞붙는 개막전보다 더 관심을 끄는 게 올시즌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른 전북과 ‘원조 황새’ 황선홍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부산의 9일 대결. 지난해 수원에서 치욕의 한해를 보낸 뒤 유니폼을 갈아입은 안정환은 몸무게가 4㎏ 줄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을 견뎌냈다. 지난 1일 숭실대와의 연습경기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해 윤성효 숭실대 감독으로부터 “과거보다 훨씬 더 팀플레이에 열심이더라.”는 얘기도 들었다. 잉글랜드 진출이 좌절되면서 팀 합류가 늦어진 조재진의 선발 출장이 불투명한 것으로 관측됐지만 최강희 전북 감독이 지난 6일 “투입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최 감독은 “조재진이 피지컬트레이닝 등 모든 훈련을 소화해냈고 몸놀림도 좋아 출전시켜도 괜찮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3년반 만에 J-리그에서 돌아온 그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서도 안정환과의 기싸움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 포항과 전남은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1승씩 나눠 가졌고 FA컵 결승에선 전남이 2승을 거둬 포항으로선 빚을 톡톡히 갚아야 할 한 판. 그라운드 밖에선 자주 귀엣말을 나누는 김호 대전 감독과 차범근 수원 감독이 치열한 머리싸움을 펼칠 수원월드컵경기장도 구름 관중을 기대할 수 있다.2003년 9월 이후 상대 전적 7무2패로 주눅들었던 대전이 지난해 10월 1-0으로 겨우 1승을 챙기면서 반전에 성공한 여세를 몰아갈지 주목된다. 현재 290승으로 300승 고지를 향해 진군하는 김호 감독을 위해서도 고종수 등이 신발끈을 질끈 묶어야 한다. 올해 어느 팀 못잖게 전력이 보강돼 우승후보로 꼽히는 서울과 울산도 ‘세르비아 특급’ 데얀과 통산 최다골 경신에 도전하는 우성용,‘왼발의 달인’ 염기훈을 앞세워 격돌한다. 저 멀리 제주에선 제2의 파리아스 매직을 꿈꾸는 알툴 베르날데스 제주 감독과 잉글랜드 연수에서 기를 받고 돌아온 장외룡 인천 감독이 ‘팀 리빌딩’ 성적표를 받아든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2008 K-리그 전력점검] (3) 수원·대구

    ■안정환·김남일 공백 고민… 이관우·조원희 역할 기대 수원 삼성의 엠블럼이 바뀌었다. 모기업 이름이 빠졌고 창단 연도를 1995년으로 1년 앞당겨 표시한 것. 모기업의 비자금 특검으로 돈보따리를 풀지 못해 김남일(빗셀 고베), 이싸빅(전남)과 안정환(부산)이 떠난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했다. 북한 대표팀으로 충칭 남북대결에 나선 안영학을 부산에서 데려온 게 유일한 영입 사례. 팀은 일본 구마모토 전지훈련 평가전에서 6승2무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나드손, 하태균 등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데다 ‘캐넌 슈터’ 김대의마저 발바닥 수술을 받아 다음달에나 출전할 수 있어 공격 지휘관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는 게 가장 큰 약점. ‘중원 사령관’ 이관우 역시 지난달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는 게 급선무.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해 합격점을 받아든 조원희가 얼마나 빨리 팀원들과의 호흡을 맞춰 제 몫을 해주느냐가 초반 성적의 관건이 될 듯. 차범근 감독은 3-4-3과 3-4-1-2 포메이션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술을 활용할 예정이었지만 스리톱으로 나설 경우 김대의의 대체요원으로 안효연밖에 없어 시즌 초반 두터운 중앙 미드필더진을 바탕으로 3-4-1-2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바 트리오 맹활약 예고… ‘늦깎이’ 하대성도 기대주 대구FC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하대성. 최근 1억 9000만원에 대구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된 국가대표 윙포워드 이근호와 초등학교부터 부평고까지 함께 다닌 그는 프로 5년차이면서도 무명에 가깝지만 이번 시즌 플레이메이커로 중용이 예상된다. 터키 안탈리아 전훈에서 변병주 감독은 “국가대표 즉시 전력감”이라고 치켜세웠다. 2004년 울산 현대에 입단하고도 김정우와 최성국, 이천수 등의 그늘에 가려 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던 그는 이듬해 무릎과 왼발 부상으로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지난해 대구로 이적해 플레이메이커로 변신,25경기 2골,2도움을 기록했고 전훈 기간 브라질의 인터나시날에 첫 골을 뽑아냈다. 카자흐스탄 1부리그 오르다바시전에서도 20m 중거리포로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새 삼바 공격수 알렉산드로와 나란히 두 골을 터뜨려 전훈 기간 5승1무2패에 기여했다. 이근호를 중심으로 ‘삼바 트리오’ 알렉산드로, 에닝요, 조우 실바가 빠르고 거침없는 공격을 예고한다. 또 지난해 46골로 최다실점의 불명예를 안았던 수비진은 새내기 양승원과 조형익 등의 가세로 한층 견고해져 전훈 8경기를 5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변 감독은 지난달 28일 대구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자신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끝)] “근로자가 건강 OK할 때까지”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끝)] “근로자가 건강 OK할 때까지”

    영국 등 유럽 15개국은 사업장건강증진 유럽네트워크(ENWHP)를 형성해 근로자의 건강증진에 힘쓰고 있다. 주요 분야는 육체적 활동, 건강한 식단, 정신건강 및 금연 등이다. 최근에는 ‘Move Europe’이라는 슬로건으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에 걸쳐 사업장 건강증진 관련 우수사례를 확인하고 관련 기준을 정비하고 있다. 이들은 각 국가별로 서로 다른 산업환경, 문화적 차이, 경제적 관점 등을 비교 연구해 모든 국가에 일반적으로 적용 가능한 우수사례를 도출해내고 있다. 또한 회원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사업장 건강증진활동(WHP)과 관련한 유럽연합(EU)의 정치적 프로세스와 복지 향상에 대한 분석을 하고 WHP와 관련된 정책 결정에 도움을 준다. 아울러 사업장 건강증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업장에서는 12∼36%의 결근 감소율을 기록하고 있다. 핀란드의 경우에는 생산성 측면에서 4∼6배의 향상을 가져왔다. 미국에서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WHP를 통해 5년 안에 건강증진에 투자한 비용의 3∼8배에 이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안전공단 #1 G콘티넨탈코리아㈜에 근무하는 차범근(35)씨는 비만과 고혈압에 시달려왔다. 지난 2006년까지만 해도 그는 비만도가 26.4(체중 80.5㎏), 혈압은 143/75㎜Hg 이었다. 그러나 운동치료 프로그램에 2개월 동안 참여하고 건강상담과 추적관리를 계속해 그해 말 비만도가 23.2(체중 72㎏)로 떨어졌다. 혈압도 120/80㎜Hg으로 정상을 유지하게 됐다. 그 후에도 규칙적으로 운동해 최근 임상검사 때는 비만도 23.9(체중 73.1㎏), 혈압 115/76㎜Hg으로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B정밀㈜에 근무하는 김진태(45)씨는 오랫동안 고지혈 증세를 안고 있었다. 비만, 흡연, 운동부족 등으로 총콜레스테롤이 279㎎/㎗로 나타났다. 그런데 지난해 말에는 체중 4㎏ 감소, 총콜레스테롤 175㎎/㎗로 정상을 되찾게 됐다. 생활습관, 금연클리닉 참여 등 지속적인 추적검사의 결과였다. 이들이 건강한 몸상태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지속적인 관리 때문이다. 하지만 비만이나 고지혈증, 지방간 등 생활습관에 의한 질병은 웬만한 의지력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 올해부터 이같은 근로자의 보건관리를 작업장 인근의 병·의원에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3곳에서 운영된다. 이른바 집단보건관리사업이다. ●근로자 주치의 배치 부천시 오정·원미구에 소재한 테크노파크의 아파트형 공장과 서울 구로구의 디지털단지, 의정부의 아파트형 공장 등이다. 부천시에서는 이미 3년 전부터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집단보건관리사업은 50인 미만의 중소사업장이 밀집한 단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안전보건에 관심을 가질 만한 여력이 없어 실질적인 보건활동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의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먼저 산업안전공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계약을 체결하고, 민간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의 보건소, 대학병원 등이 참여한다. 참여 의료기관의 산업보건 간호사와 산업 위생기사가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작업환경개선과 근골격계질환 예방, 교육, 건강상담 등의 보건지도와 질병관리에 필요한 임상 검사, 투약 처방, 물리치료 등의 사후관리를 맡는다. ●질환별 유소견자 50% 이상 감소 또 금연프로그램 운영, 체력측정 및 운동처방, 각종 건강증진 자료 제공을 통해 근로자의 건강상태를 꾸준히 점검하고 관리한다. 유해 물질 취급 사업장과 근로자 건강관리가 취약한 사업장에서는 건강검진결과를 활용해 고위험군을 선정하고 이들에 대한 집중적인 보건지도를 실시한다. 근로자의 주치의가 되어주는 셈이다. 한국산업안전공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동으로 2005년부터 3년간 부천시에서 이 사업을 시범 실시한 결과 근로자의 질병관리와 건강증진 분야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3년간 임상검사에 참여한 1309명(남자 72%, 여자 28%)의 질환별 관리 효과를 분석한 결과 평균 50% 이상의 호전효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고도 비만 근로자의 비만도는 3년간 평균 47.8% 감소했고, 고혈압 유소견자는 평균 55.8%, 당뇨병 유소견자는 평균 49.3%, 고지혈증 유소견자는 평균 54.5% 줄었다. 또 뇌·심혈관질환 발병위험도 평가에서는 중위험 이상인 대상자가 2006년 247명에서 72명으로 감소했고 2007년에는 152명에서 64명으로 줄어드는 등 평균 64.4%의 감소효과를 거뒀다. ●근로자 만족도와 신뢰도 높아 아파트형 공장 집단보건관리 시범사업에서는 기존의 다양한 근로자 보건관리 사업과 차별성을 보였다. 우선 근로자 개개인의 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할 수 있어 대상자에게 맞춤형 보건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질병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사업의 성과도 컸다. 또 단순한 보건지도에서 벗어나 질병의 발견, 치료, 작업환경개선과 운동 처방, 재활 서비스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근로자의 신뢰도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아울러 모든 사업의 성과가 각종 건강지표 및 임상검사 수치의 변화로 객관화돼 사업의 성과를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 사업을 통해 근로자 스스로 보건상담, 금연프로그램, 운동처방 및 치료 프로그램 등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습관을 길러 고령화시대에 늘어나기 시작한 산재보험 직접지급액과 의료비를 절감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윤영노 산업안전공단 부천산업안전보건센터 부장은 “집단보건관리 사업을 통해 전체 근로자의 5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근로자에게도 대기업 수준의 질 높은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부천 테크노파크 공장 단지 이순애 간호사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소규모 업체 근로자의 건강을 지키는 일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부천시 테크노파크 아파트형 공장 단지 안 다니엘의원의 이순애(37) 간호사는 좀 특별하다. 한국산업안전공단에서 운영하는 집단보건관리사업을 담당하는 산업보건팀장이다. 환자 모두가 같은 건물에서 근무한다. 아파트형 공장에는 4개동에 900여개의 사업장이 있다. 전체로는 9000명이 넘지만 업체별로는 평균 10여명이 근무하는 소규모 사업장이다. 로봇연구·제작을 비롯해 정밀기기 등 제조업이 주를 이룬다. 많은 근로자가 일을 하고 있는 만큼 크고 작은 안전사고와 건강이상을 호소하는 근로자가 이어진다. 하지만 소규모 업체인 데다 근무시간에 쫓겨 큰 병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 같은 의료 시각지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바로 집단보건관리 사업이다. 덕택에 소규모 사업장은 별도의 의료시설이나 지정병원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 말하자면 동네의 작은 보건소나 전문병원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간호사가 소속된 다니엘의원은 2006년부터 이 사업에 참여해 지금까지 근로자 500여명의 질병을 찾아내고 관리, 치료해왔다. 이 가운데 200여명은 진단에서부터 치료까지 모두 이 병원에서 해결했다. 병원은 운동처방과 물리치료 등에 필요한 건강관리실, 물리치료실도 갖추고 있다. 병원에서는 질병유소견자가 발견되면 치료에서부터 식이요법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 준다. 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 환자가 많다. 이들은 대도시의 큰 병원에서도 힘든 맞춤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비용은 모두 국가가 부담한다. 대신 이 병원은 연간 9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단지 안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조모(68)씨는 “평소 혈압이 높은지도 모른 채 생활했는데 집단보건의료사업으로 고혈압을 발견, 치료약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간호사는 “사업 초창기에는 사업주도 꺼려했고 근로자는 질적인 면에서 의심을 많이 했지만 점차 체계적인 건강관리에 만족해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좀더 전문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서울신문이 한국산업안전공단과 함께 산업현장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1년 동안 펼쳐온 ‘사고 없는 일터 만들기’ 캠페인은 막을 내립니다.
  • 부산항에 ‘황새’ 떴다

    2008년 프로축구 K-리그가 스타 플레이어 출신 사령탑들의 불꽃 튀는 경연장이 될 예정이라 벌써부터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 최고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으며 1990년대를 주름잡았던 ‘황새’ 황선홍(39)이 부산 신임 감독으로 K-리그에 돌아온다. 부산은 4일 “지난 8월 사임한 박성화 감독의 후임으로 황선홍 전 전남 코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젊고 패기가 넘치는 팀 컬러에 맞는 사령탑을 뽑기 위해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기간은 3년. 구체적인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신인 감독으로서는 역대 최고 액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3년 2월 현역 유니폼을 벗은 뒤 같은 해 전남 2군 코치로 지도자의 길에 접어든 황 감독은 지난 3월 축구협회 지도자 1급 자격증을 따내고 영국으로 축구 유학을 떠났다. 황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감독으로서 첫 걸음을 내딛는다는 점에서 결정에 시간이 걸렸다. 최근 침체를 벗어나 제2의 창단을 추진하는 부산의 감독으로 선임돼 영광”이라면서 “자율적이면서도 책임감으로 뭉친 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경남FC는 프로 무대 통산 107승에 빛나는 조광래(53)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현역 시절 ‘컴퓨터 링커’로 이름을 날렸던 조 감독은 1992∼94년 대우(현 부산),1999∼2004년 LG(현 FC서울)를 지휘하며 2000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고향팀 경남에서 세 번째 도전을 시작하는 셈. 최근 내셔널리그 우승을 거머쥔 울산 미포 조선이 차질 없이 한국 프로축구 사상 처음으로 K-리그에 승격한다면 한국이 배출한 최고 공격수 가운데 한 명이었던 ‘그라운드의 저격수’ 최순호(45) 감독도 2001∼2004년 포항 지휘봉을 잡은 이후 4년 만에 큰 물에 복귀하게 된다. 이미 지난 여름 ‘야인’ 김호(63) 감독이 대전에 둥지를 꾸리며 국내 축구 열기를 한층 뜨겁게 달궜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스타 출신 감독들의 대거 귀환은 기존 ‘빗자루’ 김정남(64) 울산 감독,‘차붐’ 차범근(54) 수원 감독,‘진돗개’ 허정무(52) 전남 감독,‘총알’ 변병주(46) 대구FC 감독 등과 다양한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 내며 역대 최고의 춘추전국시대를 열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스타 출신은 아니지만 이미 명장으로 자리매김한 김학범(47) 성남 감독, 올해 ‘삼바 돌풍’을 일으킨 세르지오 파리아스(40) 포항 감독, 월드컵 4강에 빛나는 셰뇰 귀네슈(55) FC서울 감독과 ‘시민구단 돌풍’을 일으킨 뒤 1년 동안 영국 연수를 갔다가 내년 시즌 다시 벤치에 앉을 장외룡(48) 인천 감독 등이 그려낼 지략 대결도 흥미를 더한다. 한편 제주는 이날 올시즌을 끝으로 사퇴한 정해성 감독 후임으로 브라질 출신 아뚜 베르나지스(54) 감독을 선임했다. 기간은 내년 말까지이며 자세한 계약 조건은 밝히지 않았다. 이로써 K-리그 구단 사령탑 인선이 모두 마무리됐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감독 한마디]

    ●승장 파리아스 포항 감독 경기 내용과 정신력에서 모두 승리했다.6강 플레이오프와 준플레이오프를 힘들게 거쳤지만 반드시 90분 내에 승리를 따내겠다고 생각했다. 따바레즈에 대한 수원의 맨투맨 마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김기동에게 경기를 풀어나가라고 지시했는데 역할을 잘 해줬다.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만큼 꼭 우승하고 싶다. 더불어 FA컵까지 한꺼번에 승리하고 싶다. ●패장 차범근 수원 감독 우리보다 승점 12점이나 떨어지는 5위 팀에 져 마음이 아프고 유감스럽다. 중원 주도권을 내줘 아쉬움이 남는다. 경기는 끝났다. 지난해에 이어 공격이 문제였다. 젊은 선수들이 많이 성장해 정규 2위까지 올라갔으나 고참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이운재를) 두둔하고 싶지는 않지만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음주 파문) 보도가 나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 [프로축구] 포항, 수원서 세번 울지 않았다

    “수원에서 세 번 울지 않겠다.”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의 약속이 지켜졌다.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포항이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K-리그 플레이오프에서 후반 막판 터진 박원재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차범근 감독의 ‘레알 수원’을 1-0으로 격침,10월의 마지막 밤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3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포항은 4일 오후 3시 정규리그 1위 성남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홈앤드어웨이 첫 경기를 치른다. 포항은 15년 만에 네 번째 정상 등극을 노린다. 경남FC와 울산을 무너뜨리며 ‘산 넘고 물 건너온’ 정규 5위 포항은 특히 수원에 지난 2004년 챔프결정 2차전 수원경기에서 승부차기로 무릎을 꿇은 데 이어 지난해 수원에서 열린 플레이오프에서도 발목을 잡힌 아픔을 깨끗이 되갚았다. 우려됐던 포항의 전력 누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호화멤버는 아니었지만 “공격축구는 이런 것”이라며 K-리그의 해묵은 숙제를 간단히 해결한 듯한 한판을 연출했다. 전반전은 포항의 ‘창’에 수원의 ‘방패’가 밀린 양상. 포항은 최효진과 박원재, 따바레즈로 이어지는 파상공세가 날카로웠던 반면, 수원은 전방에 공 투입이 제대로 안 된 데다 중원 힘싸움에서도 밀렸다. 포항은 킥오프 3분에 조네스의 첫 슈팅이 터진 데 이어 1분 뒤 따바레즈가 오른발 코너킥을 문전으로 감아올려 수원 문전을 위협했다. 수원은 8분, 아크 전방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양상민이 강력한 왼발슛으로 연결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중반 이후 짧은 패스가 살아나면서 균형을 찾는 듯했지만 포항의 파상공세에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포항으로서는 결정타가 아쉬웠다.34분 최효진이 2대1 패스로 수비를 무너뜨린 데 이어 1분 뒤엔 따바레즈가 강한 코너킥으로 다시 문전을 노렸지만 음주파문을 딛고 출장한 이운재의 선방에 돌아섰다. 후반들어 포항은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는 빛이 역력했다. 수원은 중앙으로의 공 투입에 가속을 붙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수원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건 박원재. 연장전 가능성이 짙어지던 후반 41분,‘특급 배달부’ 따바레즈가 미드필드 왼쪽에서 올린 프리킥이 박원재의 머리를 스치면서 가속도가 붙어 한 번 튀긴 뒤 몸을 날린 이운재가 손쓸 틈 없이 오른쪽 구석에 그대로 꽂혔다. 이날 “속으로 울면서 뛰었다.”던 이운재는 끝내 눈물 속에 시즌을 접고 쓸쓸히 그라운드를 떠났다. 수원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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