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이후 비자금 은닉땐 처벌 가능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은닉 비자금이 더 드러날 전망이다.검찰은 전씨의 차남 재용씨가 관리했던 167억원 외에 추가 괴자금을 발견,추적하고 있다.검찰은 전씨를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전씨 비자금 추가 포착
검찰은 지난 95∼96년 전씨 비자금 수사 때 전씨측의 이른바 ‘비자금 저수지’를 발견했다.청와대 경호실 재무관 장모씨,김모씨 등이 여러 개의 차명계좌를 통해 관리하는 방식이었다.상당액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확인했지만,이 돈의 용처는 확인하지 못한 채 수사를 종결했다.그러나 이번 재용씨 수사를 통해 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전두환 비자금중 73억여원이 재용씨에게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출처가 불분명한 94억원도 이같은 방법으로 재용씨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특히 검찰은 재용씨가 관리한 167억원 외에 추가의 뭉칫돈을 발견,전씨의 은닉 비자금중 일부인지 조사중이다.전씨의 자금을 관리했던 재무관 장씨가 지난해 10월 돌연 출국한 것도 숨겨진 비자금이 더 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이 시기는 대검 중수부가 재용씨의 괴자금을 포착,수사를 시작할 무렵이다.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출국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검찰은 전씨의 또 다른 재산관리인이었던 김씨의 차명계좌의 자금 흐름도 쫓고 있어 은닉 비자금의 실체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전씨 형사처벌 다각도로 검토
다음주 소환 예정인 전씨의 사법처리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재용씨에게 적용된 조세포탈 혐의는 증여자인 전씨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허위 재산명시의 경우도 증여가 이뤄졌다면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 수사팀의 판단이다.
하지만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이나 강제집행면탈죄는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전씨가 자금세탁방지법이 발효된 2001년 12월 이후 재용씨에게 비자금을 은닉했다면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또 재산 경매 등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재산을 빼돌렸을 경우 이 죄목을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강제집행면탈죄도 전씨가 재산을 언제 빼돌렸는지,당시에 경매 등 강제집행이 이뤄질 것이 확실한 상황이었는지 등이 변수다.다만 전씨 형사처벌과 별개로 167억원은 추징,몰수,벌금 등의 형태로 환수될 것은 분명하다.
강충식기자 chungs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