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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0)명분주의와 속물주의를 넘어서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0)명분주의와 속물주의를 넘어서

    좋은 나라를 일구는 데는 반드시 그런 나라를 가꾸게 하는 정신문화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이것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바다. 좋은 정신문화의 밑바탕이 없이 좋은 나라를 이루었다는 것은 사상누각처럼 불가능하다. 우리도 우리 나라를 좋은 나라로 가꾸기 위하여 그 바탕이 되는 정신문화의 터전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나는 조선조 500여 년을 지탱해 온 주자학적 정신문화가 더 이상 21세기적인 정신문화의 기틀이 되기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그 주자학적 정신문화의 뿌리는 깊이 땅에 박혀 있어서 주자학이 심어 놓은 순수주의적이고 도덕주의적인 흑백적 사고를 특히 한국의 지식인들이 대체로 은연중에 내리고 있는 것 같다. 그와는 정반대로 경제와 기술을 전담하고 있는 기업과 실업계에서는 주자학적 도학사상보다 실용적이고 실사적인 실학적 사고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자는 한국사회에서 좌파적 도덕주의가 높이 흔들고 있는 깃발로 상징되고 있고, 후자는 우파적 실용주의를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치 프랑스의 파리가 센 강을 끼고 좌안에는 대학가를 지배하는 좌파적 사상이, 우안에는 금융실업가를 석권하는 우파적 사상이 각각 우세하고 있는 것과 유사해 보인다. 그러나 그 사회에는 우리보다 격돌이 훨씬 덜하다. 좌파든 우파든 정신문화가 깊어야 고요히 사색하면서 좋은 세상을 창조하기 위한 지혜가 나오지, 철학적 사유를 결여한 감정적인 이데올로기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것은 세상을 더욱 불행하게 한다. 좌파는 우파를 미워해 극좌적 공산주의와 한 통속이 되거나, 우파는 좌파를 싫어해 극우적 파시즘을 동경해서는 안 된다. 나는 한국의 좌파와 우파의 사상적 근원이 외래적 사회주의와 자유주의가 들어오기 전에 이미 주자학적 도학(道學)과 반(反)주자학적 실학(實學)의 유학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본다. 도학사상의 원조는 맹자(孟子)고, 실학사상의 원류는 순자(荀子)라는 데 이의가 없겠다. 나는 우리의 정신문화가 21세기에는 맹자류의 도학적 도덕주의와 순자류의 실학적 실용주의를 넘어서는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여긴다. 여기서 나는 19~20세기에 걸친 독일의 사회학자 베버의 이론(프랑스의 사회학자 쥘리앵 프뢴드의 저서 ‘막스 베버의 사회학’에 의거)에 잠시 의존하고자 한다. 맹자의 도덕주의는 베버가 말한 가치합리성(rationality of value)에 연관되고, 순자의 실용주의는 목표합리성(rationality of goal)과 관계되는 것으로 보인다. 목표합리성은 돈벌기의 목적, 승진하기 위한 목적, 집짓기의 목적 등과 같은 결과에 성공적으로 이르기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행위를 분명히 조직하고 자각하고 있는 합리성을 말한다. 가치합리성은 자기의 합리적 행위의 결과에 따라 가시적 결과를 얻으려고 생각하기보다, 오히려 동기적 가치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하여 모든 것을 희생하는 행위다. 즉, 행위자가 자기의 신념을 집행하기 위하여 어떤 어려움도 불사하는 행위다. 죽어가는 부모를 살리기 위하여 단지를 한 옛 효자의 행위나,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기꺼이 바친 애국열사의 행위가 가치합리성이다. 이것은 목표합리성에서 보면 비합리적인 행위처럼 보이나, 행위자 당사자의 판단에서 보면 자기가 믿고 있는 신념의 가치에 합리적으로 봉사했을 뿐이다. 맹자의 사상이 가치합리성이라는 이유는 ‘차마 하지 못하는 인간의 마음’(不忍人之心)인 측은지심(惻隱之心)에 바탕하여 모든 행위를 도덕적으로 발양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정치마저도 측은지심과 연관되는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정치함’(不忍人之政)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맹자의 도학사상과 도덕주의는 인의충신(仁義忠信)과 같은 ‘하늘의 벼슬’(天爵)을 버리고, 세속적 인간의 벼슬(人爵)을 탐하는 인간의 부도덕성을 질타하면서 저 ‘하늘의 벼슬’을 불변의 황금률로 마음에 간직할 것을 권장한다. 그런 마음을 간직하는 것이 도심이고, 그런 마음으로 정치를 하는 것을 그는 도학정치라고 여겼다. 이것은 순자의 사상과 전혀 맞지 않는다. 순자도 유가이므로 인의충신의 덕목을 귀하게 여기지만, 그 덕목이 내면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그 덕목들이 유효한 사회적 결과를 낳게 하는 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덕목들은 현재의 인고(忍苦)를 통하여 결과적으로 각 개인과 사회에 이익이 되는 결과의 목표성취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즉, 부모에게 효도하여 노후에 편하게 모시려는 목표가 인간에게 각자의 일에서 현재를 참아가며 열심히 일하려는 동기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순자는 내면적 도덕가치의 계발보다 사회적 제도를 예법(禮法)의 이름으로 잘 만들어 제도의 목표합리적 경영으로 사회 구성원들에게 이익을 제공한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맹자와 순자의 각각 다른 합리성은 다른 윤리의식을 심어준다. 이 다른 윤리의식은 합리성의 차이만큼이나 이율배반적이다. 베버에 의하면, 맹자적인 도덕이상주의는 가치힙리성의 정신을 잇는 신념윤리(ethics of conviction)에 상응하고, 순자적인 현실실용주의는 목표합리성의 정신을 존중하는 책임윤리(ethics of responsibility)와 상관적이다. 그리고 이런 각 윤리의식의 극단적이고 상징적인 대표자로서 베버는 신념윤리에 칸트를, 책임윤리에 마키아벨리를 대입시켰다. 마키아벨리는 고향 피렌체 도시의 위대한 영광을 위하여 신념윤리로서 비난받을 수 있는 수단을 사용했다. 이것은 행동인에게 필요한 목표달성적 책임윤리의 의미를 수행하기 위함이다. 칸트는 어떤 경우에도 거짓말을 타인에게 해서는 안 되는 가장 높은 도덕적 신념을 설파했다. 칸트의 신념윤리는 사회적 이익을 옹호하기 위한 행동인의 윤리라기보다 오히려 개인의 도덕적 양심의 차원이라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그런데 베버는 이 두 가지 윤리의식이 극단적으로 이율배반적이지만 서로 대립적으로만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 대개의 경우에는 두 가지 종류를 다 적절하게 병행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저 두 가지 합리성과 윤리의식이 불가양립적인 모순은 아니지만, 그러나 서로 궁합 좋은 일치를 이룩하는 것은 아니라고 베버가 이미 밝혔다. 가치합리성과 신념윤리가 너무 넘쳐나 조선조 도학 정치시대처럼 실용적인 현실주의가 거의 숨을 죽이고 살았을 때에는, 순수성이란 선의 탈을 쓴 악마가 세상을 지배한다.‘순수성의 악마’라는 말은 프랑스의 가톨릭 철학자인 무니에가 쓴 말로서, 순수의 명분으로 사회를 도덕적으로 지배하려는 사회의 도덕화 사상과 상통한다. 도덕주의자들은 이런 도덕주의적 지배의지가 얼마나 악마적인가를 모른다. 그냥 순수한 도덕적 선의지가 전부라고 생각한다. 도덕적 동기의 순수성이 인의(仁義)라는 가치를 지키는 도심 자체가 되어서 국가사회를 살리기 위한 거짓말과 변칙을 자행하는 것을 불순하고 잡스러운 것으로 비난한다. 조선조 중종 때의 조광조는 가치합리성과 신념윤리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그는 조선 유학사에서 올곧은 선비로 높이 숭앙받는다. 그러나 그는 여진족 추장 막고내가 침략해 오는데, 위계를 써서 그를 생포하려는 군사전략을 맹렬히 비난한다.‘어찌 군자의 나라에서 적을 물리치기 위하여 거짓부리인 위계를 쓸 수 있는가?’ 하고. 이 조광조의 고사를 ‘순수성의 악마’와 같은 이야기로 보기는 어렵다. 아마도 사색당쟁의 대부분이 나의 순수가 상대방에게 악마로 둔갑하여 나타난 결과가 아니겠는가? 20세기 프랑스의 토미즘 철학자인 마리탱은 그의 ‘인간과 국가’에서 맹자적인 도덕이상론과 왕도사상을 ‘정치의 도덕적 양식’이라 명명했고, 순자적인 실용현실론과 패도사상을 ‘정치의 기술적 양식’이라고 언명했다. 전자의 특징은 국가사회를 물질적으로 번영케 하기보다 정신적으로 자유와 정의를 사랑하도록 하여 인류의 공동선에 이바지하는 국민정신을 유도해나가는 정치형태라고 규정하고, 후자의 특징은 국가의 대외적 외교성공과 안보역량 강화, 국민생활의 물질적 향상을 가져오는 정치에 주력하지만, 그 성공을 가져오는 수단이 도덕적이냐 아니냐 하는 것에는 별로 개의치 않는 정치형태라고 마리탱은 설파했다. 그는 전자의 형태는 과잉도덕주의(hypermoralism)의 위험성을 늘 안고 있고, 후자의 형태는 사리사욕의 부패와 그 위험성을 은닉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잉도덕주의는 독선주의의 표독한 독재를 초래하기 쉽고, 사리사욕의 부패는 금권정치의 타락상을 가까이 하게 된다. 순자의 철학은 자연의 본능을 대신한 친본능적 인간지능의 경제기술적 능력과의 연결마디에서 세상과 인간을 보았고, 맹자의 철학은 자연의 본성을 대신한 인간의 반본능적 도덕주의와의 연결마디에서 인간과 세상을 보았다. 경제주의와 도덕주의는 다 철저한 지성주의(39회 글 참조)의 작품이고, 인간중심주의의 산물이다. 경제기술적이거나 사회도덕적으로 인간이 이 우주의 지배자라는 의식이 그 기본에 깔려 있다. 순자적 예법주의나 맹자적 도덕주의는 이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인간지성의 두 가지 얼굴에 지나지 않는다. 인류는 그 동안 두 가지 지성주의의 택일로 세상을 다스리려 했다. 두 사상이 서로 이율배반적인데, 그나마 서로 덜 배척적으로 동거시키는 나라는 흥융했고, 우리처럼 수화불상용(水火不相容)으로 적대시하는 나라는 위기를 맞았다. 영국이 프랑스보다 근대화의 시작에서 훨씬 상호 덜 배척적인 정신문화의 길을 갔기에, 영국이 프랑스보다 후발국이었는데, 드디어 프랑스를 능가하는 선진국이 되었다고 프랑스의 문인 사학자 모루아가 그의 ‘프랑스사’에서 통탄의 슬픔을 안고 기술했다. 나는 우리나라의 도덕적 명분주의가 지나치게 공허하여 내용이 없는 형식적 사고방식의 형해(形骸)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정반대로 현실주의는 너무 맹목적으로 타락하여 속물주의적 사고방식에 천착하는 어리석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한다. 공허한 명분주의와 맹목적 속물주의의 두 극단을 피하는 것은 공산주의와 파시즘의 양극단에 젖지 않는 것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여긴다. 한국의 정신문화는 묘용(妙用)을 존중하면서도 극단적인 쏠림 현상을 동시에 노출하고 있다. 최근의 경향은 쏠림 현상을 더 많이 표출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 정신문화의 자기 함정이겠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나길회기자의 세상 속으로] 추석 대목 벌초 대행업자의 하루

    [나길회기자의 세상 속으로] 추석 대목 벌초 대행업자의 하루

    평일 오전이라 인적 없던 경기도 용인의 한 공동묘지가 갑자기 예초기 소리로 가득 찬다. 추석을 앞두고 벌초 대행업체 직원 3명이 이곳을 찾았다. 지난해 추석 이후 사람 손이 닿지 않은 탓에 잡초에 가려 찾기조차 어려웠던 묘는 단 20분 만에 깨끗하게 단장됐다. ●10명이 45일동안 1500기 벌초 경기와 상관없이 추석 대목을 누리는 곳 중 하나가 벌초 대행업체다. 지난 27일 10년간 벌초대행업을 해온 선조사랑(www.sunjolove.co.kr)의 길기서(42) 대표를 따라 나섰다. “오늘은 아침 7시에 첫 작업을 했지만 새벽 4시에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해가 떠 있는 동안은 작업을 계속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 업체가 추석을 앞두고 받은 의뢰 건수는 1500기.2명이 한 팀을 이뤄 5개 팀이 추석 45일 전부터 작업을 시작, 휴일 없이 일해야 겨우 소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예약은 지난 15일 마감했다. 이 가운데 1000기가량은 기존 관리 고객이다. 고객을 이 정도 확보하고 있는 사업주의 연봉은 7000만∼8000만원 정도다. 직원의 경우 봄, 여름에는 월급을 받고 대목인 가을에는 일당 10만원을 받는다. 길 대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것 같지만 1만원짜리 한장 한장 말 그대로 땀 흘려 번 돈”이라면서 “자본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일이지만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처음 일을 시작하면 몇 달간은 밥을 제대로 먹기 어렵다고 한다. 진동이 심한 예초기를 다루다 보니 일이 끝난 뒤에도 손이 떨려 숟가락조차 제대로 쥘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인은 와이어 예초기나 낫이 안전 흔히 벌초할 때 벌이나 뱀을 주의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벌초 대행업을 하는 이들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돌이다. 언뜻 보기엔 예초기를 갖다 대기만 하면 풀이 슥슥 잘려 나가니 쉬워 보인다. 진동을 견딜 정도의 힘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한번 해보겠다.”고 말을 꺼내자 “잘못하면 실명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괜찮겠느냐.”며 겁을 준다. 예초기는 낫과 비교해 효율은 높지만 숙련되지 않은 사람이 사용하면 흉기로 돌변한다. 쇳날에 풀이 아닌 돌이 닿아 튀면 큰 부상을 입게 된다. 아닌 게 아니라 옆에서 지켜 보기만 하는데도 자잘한 돌들이 튀어 날아온다. 길 대표와 함께 일하는 직원은 “다리가 성한 곳이 없을 정도”라면서 “일반인들은 쇳날 대신 와이어(철사)가 달린 예초기나 낫을 쓰는 게 느려도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큰 사고 없이 수지가 맞을 정도로 예초기를 다루려면 족히 3년은 걸린다.32만원짜리 기계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지만 아무나 시작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벌도 위험 요소 중 하나다. 땅벌은 쏘여도 따끔하고 말지만 손가락 굵기의 말벌이면 얘기가 달라진다.“전문가들도 이런 경우에는 작업을 접고 내려옵니다. 조상님 묘 돌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명을 잃을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고객 “아버지 아시면 큰일” 오후에는 경기도 남양주 일패동에 있는 묘 4기를 작업했다. 업체에 벌초를 맡긴 게 처음이라는 김성구(33)씨 형제가 동행했다. 매년 아버지와 삼형제가 벌초를 했지만 올해는 아버지 건강이 좋지 않아 미루다 결국 업체를 찾게 됐다. 김씨는 “업체에 맡긴 걸 아버지가 아시면 혼날 것”이라면서 “추석날 와서 보시면 우리 솜씨가 아닌 게 확연하니 숨길 수도 없고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이렇게 일은 업체에 맡기되 반드시 동행해 지켜보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조상 잘 모셔야” 정신이 기본 일을 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허탕을 치는 경우도 있다. 이날도 새벽에 첫 작업을 마친 뒤 한 고객을 만나 함께 묘지로 이동했지만 결국 작업을 하지 못했다. 도착해 보니 이미 벌초가 돼 있었다. 벌초를 의뢰한 70대 사업가는 “근처에 사는 먼 친척이 이렇게 벌초를 해놓고 매번 큰 돈을 요구한다.”며 씁쓸해했다. 10년쯤 벌초를 하다 보면 좋은 묏자리와 그렇지 않은 자리가 보인다. 성공한 듯 보이는 고객이 의뢰한 묘는 대부분 자리가 좋다. 때때로 좋지 않은 묏자리를 접하지만 차마 고객에게는 말을 할 수가 없다. 대신 평소보다 더 정성스럽게 벌초해 주는 것으로 답답한 마음을 대신한다. “명가(名家)의 조건 중 하나가 조상묘를 잘 쓰고 잘 가꾸는 거라고 합니다. 조상을 잘 모셔야 한다는 마음만 있다면 묘를 손수 돌보느냐, 다른 사람 손을 빌리느냐는 중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kkirina@seoul.co.kr
  • 견인업무 떠넘기기 “차마 못 보겠네”

    “가져가세요.” “못 받습니다.” 27일 광주도시공사와 자치구간에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견인업무 환수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광주시의 견인업무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견인업무는 자치구가 갖고 있다. 그러나 지난 1993년 광주시교통관리공사가 각 구로부터 이를 위탁운영해 오다가 1999년 도시공사로 통폐합되면서 공사운영 체제로 바뀌었다. 도시공사는 매년 광산구를 제외한 4개 자치구와 협약을 맺고, 견인 대행업무를 맡아왔다. 공사측은 지난해 10월 “견인업무로 인해 35억원의 적자를 떠안게 됐다.”며 “경영혁신 차원에서 대행업무를 자치구에 반납하겠다.”며 협약 체결을 포기했다. 광주시는 이처럼 견인업무가 마비상태에 빠지자 도시공사가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맡아줄 것을 요구했다. 공사측은 이를 받아들였지만 내년부터는 아예 중단할 방침이다.●자치구의 입장 자치구들은 견인업무 환수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공사가 요구한 ‘고용승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이다. 현재 견인업무 종사인원은 당초보다 크게 줄어 운전원 15명을 비롯해 모두 24명이며 견인차는 15대이다. 이중 일부 장비는 구측이 무상임대했고, 일부는 공사 소유로 돼 있다. 동구 관계자는 “공사측이 차량 6대(운전원 6명)와 추가인원 3명을 받아줄 것을 요구해 와 거절했다.”고 말했다. 서구 관계자는 “견인업무를 구가 운영할 경우 민간위탁 방식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며 “그럴 경우 너무 가혹한 단속으로 악성민원이 잦아질 것이 우려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고위 공무원이 킬러를 고용해야만 했던 내막

    “고급 공무원이 정부(情婦) 한 사람을 잘못 두는 바람에 완전히 신세 망쳐버렸네.” 중국 대륙에 한 고급 관료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오던 정부를 혼찌검 내기 위해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폭행하는 사건이 발생,쇠고랑을 차게 됐다. 중국 중부 후난(湖南)성에서 살고 있는 한 고급 관리가 사소한 일까지 감시하려는 정부를 혼내주기 위해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폭행을 사주한 혐의로 공안(경찰)국에 붙잡혔다고 장사만보(長沙晩報)가 5일 보도했다. 신세를 완전히 망쳐버린 주인공은 쩡궈화(曾國華) 후난성 전용회선 관리국장.그는 후난성 우편전신학교 교장 등 후난성 정보통신 관련 요직을 두루 거친 전도양양한 고위 관리.쩡 국장은 중국의 성(省)이 대부분 남북한 인구(약 7000만명)을 넘고 면적도 큰 점을 감안하면 우리 정보통신부 국장급되는 최고위 관리인 셈이다. 쩡 국장의 살인청부업자를 통한 폭행 사건은 지난해 10월 2일 오후 일어났다.그의 정부였던 40대 중반의 허(賀·여)모씨가 그의 신변을 감시하기 위해 쩡 국장의 집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바로 그때 검은색 외제차에 몸을 싣고 있던 두명의 젊은 남자가 차문을 열고 나와 왁살스럽게 그녀의 목을 낚아채 외진 곳으로 데려갔다. 이에 위협을 느낀 허씨는 노상 강도로 생각하고 얼른 지갑에서 2000위안(약 24만원)을 꺼내 이들에게 건네줬다.하지만 돈을 받은 이들은 아무 말없이 칼을 꺼내 그녀의 가슴과 목 등의 부분을 전문 킬러답게 아주 침착하고 찔렀다.하나,둘,셋,넷……. 이들은 모두 10차례나 찌르고 나서야 겨우 멈췄고,허씨는 온 몸이 피로 뒤범벅이 됐다.일을 끝낸 이들 킬러들은 조용히 그녀의 핸드백 등 주요 물품을 챙겨 유유히 사라졌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극을 빚은 부적절한 관계의 쩡과 허가 만난 것은 8년 전이다.지난 1998년 그가 후난성 우편전신학교 교장 시절이었다.이들은 처음 만나자마자,필이 꽂혀 하루에도 꼭 1∼2번씩 만나 불륜의 불꽃을 불태웠다. 이들 커플의 정염의 농도가 하루가 다르게 진해지자,자연히 쩡의 아내는 직감적으로 느꼈다.그의 아내는 결혼생활만은 깨뜨릴 수 없다며 허씨를 조용히 불러 5만위안(약 600만원)을 주면서 헤어지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돈을 받은 허씨는 쩡 국장과 만나 공식적으로 헤어질 것을 약속했다.하지만 쩡과 허씨의 불꽃같은 사랑은 쉽게 사그라들 리가 없었다.1년도 안돼 이들은 또다시 만나기 시작해 예전보다 더 돈독한 관계를 맺었다. 이들 관계가 더욱 농밀해지자,허씨는 쩡 국장의 아내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더욱 조심을 해야 했다.이 때문에 그녀는 쩡 국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고 있어야 마음이 놓였다. 해서 쩡 국장과 허씨는 여러가지 준수사항에 만들었다.물론 그가 지켜야 할 사항이다.예컨대 매일 아침 사무실에 출근한 뒤 사무실 전화로 “출근했습니다.”고 보고하기(이때 발신번호로 확인),퇴근 후 집 전화로 “퇴근했습니다.”를 보고하기,한 시간마다 문자 메시지로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기 등등. 허씨는 이것도 모자라 쩡 국장의 사무실은 물론,집 주변까지 철저히 감시했다.이같이 허씨의 감시가 사방에서 옥죄어오자,쩡 국장은 더이상 참지 못하고 마침내 폭발하고 말았다. 그러던 차에 그는 절친한 친구 장(張)모씨를 만나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털어놨다.얘기를 다 들은 장씨는 그걸 왜 고민을 하느냐며 자신이 해결해주겠다고 나섰다.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하면 될 일을….하고 음흉한 미소를 띠며 덧붙였다. 이들 두 사람은 일을 그렇게 처리하기로 하고 이들 ‘선수’들에게 3만위안(420만원)을 주기로 합의했다.사실 쩡 국장은 살짝 혼찌검 내주는 선에서 마무리지으려 한 것이었지만,이 일이 너무나 확대되는 사품에 신세를 완전히 망쳐버리게 된 것이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녹색공간] 오세훈 서울시장님께/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정치가 꿈을 파는 장사라고 한다면, 저 같은 경제학자는 꿈을 구현하는 장치를 디자인하는 사람입니다. 비용과 편익이라는 비인간적인 잣대와, 생산과 소비라는 속 편한 개념, 그리고 세입과 세출 같은 숫자놀음이 하루에도 몇 건씩 제 손을 지나갑니다. 그런 저에게도 꿈이 있습니다. 서울 하늘을 볼 때마다, 이 미세먼지와 오존 그리고 각종 독성물질로 가득찬 죽음의 먼지를 치우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서울시는 OECD 최고의 오염도시이고, 미국에서 가장 오염된 뉴욕의 세 배, 도쿄의 두 배의 살인적 오염수준을 자랑합니다. 이명박 전 시장은 10년 뒤에 도쿄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비전 2030’을 보니 2030년까지 도쿄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하더군요. 제가 65살이 되면 일본 최고의 오염도시인 도쿄 수준이 되겠습니다. 별 비전이 보이지 않더군요. 교통부문 정확히 얘기하면 자가용 운행에 대한 획기적 개선이 없이는 해소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모두 동의할 겁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공업도시 울산보다 서울의 미세먼지 오염도가 높고, 유아들의 천식과 아토피 발병률이 모두 높다는 것, 특히 유아 3명 중 1명이 아토피인 강남구의 경우는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도 당연한 것이 강남역 사거리나 시청앞, 그리고 미아리와 오류동에 이르기까지 꽉꽉 막힌 사거리마다 대형 자동차 공장에서 발생시키는 오염물질보다 더 많은 대기물질을 배출하면서 차들이 공회전하고 있으니 서울이 최고 수준인 건 당연하겠지요. 운전자의 속도 타지만, 서울의 공기도 타들어가고, 아이들의 건강도 타들어갑니다. 몇 가지 방안을 생각해 봤는데 현재로서는 시내버스의 교통분담률을 대폭 높이는 것이 유일한 해법입니다. 쉽게 말하면 시내버스가 자가용 보유자들에게도 무료일 정도의 획기적인 변화가 아니라면 자가용 운행을 줄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어렵지요. 세원확보가 문제이고, 지하철 유료인원의 이탈과 수익성 악화 문제, 구청과의 세출 조정 그리고 인접 도시와의 광역연계의 갈등 해소 등 난제가 많습니다. 크게 보자면, 구별로 대체교통이라는 명목으로 모노레일 등 새로운 운송수단을 도입하는 비용과 비전 2030팀의 추산으로는 4조 1000억원의 보건 비용 그리고 혼잡으로 인한 경제손실과 오염도시라는 대외 이미지 손실 등이 버스 무료운행으로 인한 편익이 되겠지요. 부수적으로 버스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운 빈곤층의 후생 상승이 간접효과가 될 것입니다. 이에 따른 비용은 무료운행 혹은 현재의 준공영제를 완전 공영제로 전환하기 위한 비용이 계상될 것입니다. 덧붙여 무료가 된 버스가 추가적으로 분담해야 할 ‘사회적 추가교통비’가 간접비용으로 추가될 것이고, 교통카드 발매 등으로 인한 경제 활동이 사라지는 것이 또 다른 간접비용이겠지요. 제가 생각해본 방안 중 서울시민의 자동차 보유에 대해서 평균 출퇴근 버스비용 정도를 ‘대기오염세’ 등의 항목으로 서울시에서 직접 징수하는 게 제일 간단해 보입니다. 차를 두고 무료버스로 출퇴근하면 결국 이 비용을 찾아가는 것이고, 그래도 자가용을 운행한다면 서울의 공기라는 공공재의 ‘품질 손상’ 비용을 사회에 지불하는 셈이지요. 여기에 에너지와 환경 개선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을 일부 추가하면 시내버스 공짜가 아주 불가능한 정책은 아닙니다. 파리시에서 유사한 일을 검토한 적이 있었는데, 그 실행 대신 ‘카르트 오랑주’라는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어쨌든 파리의 공기질은 서울시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니까요. 서울신문 지면을 빌려 ‘시내버스 공짜’라는, 제가 감당할 수 없는 꿈을 슬쩍 오세훈 시장님에게 밀어봅니다. 고유가 시대에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꾸어봄직한 꿈 같아 보이지만, 실행은 아직은 너무 먼 곳에 있는 것 같군요.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 왜 그녀를 131번이나 난도질해 살해했을까?

    “그놈의 문자 메시지 때문에….” 중국 대륙에 한 40대 여성이 불륜관계에 있던 정부의 딸을 무참히 난도질해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충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국 해협도시보(海峽都市報)는 중국 융안(永安)시에 살고 있는 한 40대 여성은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는 문자 메세지를 빌미로 자신과 사귀는 것을 반대한 정부(情夫) 딸의 온몸을 무려 131번이나 찔러 살해한 혐의로 붙잡혀 주변 사람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고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잔악무도하게 살해한 장본인은 올해 42살의 차이(蔡·여)○전(珍).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시멘트 공장에 다니던 그녀는 그 공장에 다니던 왕(王)모씨와 사내결혼한 유부녀이다. 차이가 살해,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사람은 올해 17살의 해끔하고 아리따운 소녀 린팅).살인마 차이모의 정부 린(林)모씨의 친딸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직장생활을 하다가 몸이 약해 집에서 쉬고 있던 차였다.그녀의 어머니는 7년전 공장에서 일하다 사고가 발생하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린팅이 차이와 아버지의 불륜 관계를 알아채고 차이에게 하루 빨리 관계를 청산하라고 재우친 게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사건은 지난 3월 23일 새벽에 발생했다.이날 아침 야근을 마치고 시장에 들러 생선과 고기를 산 린씨는 사랑스런 딸에게 맛있는 점심을 차려줄 수 있다는 즐거운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런 날벼락이 또 있을까.집에 도착한 린씨는 열쇠를 꺼내 대문을 열려고 보니 대문이 이미 열려져 있지 않은가.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집 안으로 들어가며 딸의 이름을 몇 번 불렀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딸의 방을 달려가보니,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참담한 상황이 벌어져 있었다.딸은 온 몸에 칼로 난자당해 피범벅이된 채 싸늘한 주검으로 침대 위에 널브러져 있는 것이 아닌가. 그가 곧바로 공안(경찰)에 신고하자,공안들이 득달같이 달려와 현장을 보존하고 탐문 수사에 들어갔다.공안 법의학자가 린팅의 시체를 해부해 보니 온 몸에 무러 131곳에 칼로 찔린 상처가 나 있어 공안당국도 범인의 잔혹함에 치를 떨었다. 범인은 곧바로 좁혀졌다.공안의 조사받던 린씨가 자신 이외에 집 열쇠를 갖고 있는 사람이 정부 차이라고 밝힘에 따라 순조롭게 사건은 풀린 것이다. 공안의 조사 결과,차이는 지난 2월 20일 린씨를 만나기 위해 그의 집으로 찾아갔을 때 린씨는 외출중이고 그의 딸 린팅만이 집에 있었다.그때 린팅은 아버지의 핸드폰에 “전(珍),당신은 어디 있나요.나는 언제나 당신을 생각하고 있어요.”라는 글이 남겨진 것을 보고 화가 잔뜩 나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서 차이가 들어오자마자 린팅은 “헤어지라는데 왜 아직까지 헤어지지 않는거야.빨리 헤어지란 말이야.”라고 속사포처럼 쏘아붙였다.속이 부글부글 끓었으나 억지로 참은 차이는 곧바로 린씨 집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어 1개월여가 지난 3월 21일, 차이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린팅과 재장구쳤다.이때도 린팅은 그녀를 째려보며 “하루 빨리 관계를 청산하라.”고 재우쳤다. 분을 애써 삭히던 차이는 22일밤 잠자리에 들었으나,너무나 분해서 잠이 오지 않아 이리 뒤척,저리 뒤척했다.그래도 잠이 오지 않자,23일 새벽 3시쯤 옷을 입고 과도를 주머니에 넣고 린씨의 집으로 향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린씨는 야근하느라 없고,딸 린팅만이 앞으로 다가올 참극도 모른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그녀는 마음이 갈등을 느껴 문 앞에서 10여분간 조용히 린팅을 지켜보았다.그래도 조용하자,차이는 조용히 들어가 린팅의 몸에 무려 131번이나 찔러 살해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어린이집 아동학대 왜 근절 못하나

    어린이집에서 벌어지는 성추행, 매질, 불량음식 제공 등이 끊임없이 문제 되더니 마침내 천인공노할 일이 터졌다. 엊그제 구속 영장이 청구된 경기 구리시의 한 어린이집 원장이 저지른 아동학대 행태는 차마 인간이 한 짓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연고 없는 어린이 5명을 키우면서 아이들의 몸을 바늘로 200여 차례 찌르고 전선줄로 채찍질하는가 하면, 열살 안팎의 아이들에게 낮에는 채소 쓰레기와 고철을 줍게 하고 밤에는 빨래·청소를 시키는 등 노예처럼 부렸다는 것이다. 이같은 일이 수년째 지속됐으니, 관할 행정당국은 물론 주위 어른들은 무엇을 했는지 기가 막힐 따름이다. 그 어린이집은 정식인가를 받고 교사도 4명 채용해 겉으로는 멀쩡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지난해 12월 학부모 제보에 따라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물을 먹인 사실 등이 드러나 시정명령을 이미 받은 바 있었다. 그때 담당 공무원이 어린이집 운영 전반을 점검했더라면 그같은 야만적인 행위를 일찍 중단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적발은커녕 올 상반기에만 각종 보조금 1300여만원을 지원했으니 그 책임을 어떻게 질 터인가. 어린이집 교사와 이웃의 무관심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초등학교에 다닐 나이의 아이들이 낮에 쓰레기·고철을 줍고 다니는 데다 늘상 폭행까지 당했으면 주위에서 눈치를 못 채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린이집 관리·감독 체계를 재점검하는 것과 함께, 이 사회 성인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아동학대는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새영화] 24일 개봉 ‘원탁의 천사’

    24일 개봉하는 ‘원탁의 천사’(제작 시네마제니스, 감독 권성국)는 기획의도를 빤히 드러내는 솔직한 면모가 핵심포인트로 연결되는 영화다. 톱스타 청춘배우를 캐스팅하는 대신 인기그룹 신화의 멤버 이민우를 기용했고,‘웰컴 투 동막골’의 늦깎이 대박스타 임하룡을 전면에 세웠다. 주인공을 연기시험대에 처음 세우는 위험부담이 적진 않지만, 그 이상의 티켓 동원력이 내장돼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셈이다. 주인공에게 교복을 입혔으나, 영화는 청춘코미디에만 머물 계산은 하지 않았다. 드라마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은 출소를 하루 앞두고 어이없이 사고사한 주인공의 아버지(임하룡). 평생 사기 전과자로 살았던 아버지는 자신을 데리러 온 천사(안길강)의 배려로 아내(김보연)와 아들 원탁(이민우)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간다. 교내 문제아로 비뚤게 자란 아들을 차마 두고볼 수 없는 아버지가 아들의 친구로 시한부 환생해 빚는 좌충우돌 에피소드 모음극이다. 여기에 영화는 또 하나의 이야기를 병렬시켜 가족영화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려 애썼다. 교통사고로 죽은 조폭 두목(김상중)의 몸에 빙의한 천사가 이승에 남겨둔 딸의 주위를 맴도는 설정으로 감동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조폭, 폭력과 냉소가 지배하는 고교, 우정과 부정(父情) 등을 두루두루 소재로 끌어들여 적당히 감동이 있는 코미디로 버무리는 데는 성공했다. 폭력과 욕설이 비교적 자제된 데다 사회제도를 공박하려고 무작정 뒤틀린 웃음과 조소로만 일관하진 않는다는 점에서 건강한 코미디이다. 친구로 환생한 아버지 역을 능청스럽게 소화해낸 하동훈이 돋보인다.‘가문의 위기’를 발판으로 탁재훈이 그랬듯 입담의 스크린 제왕으로 도약할 듯하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儒林(672)-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18)

    儒林(672)-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18)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18) 이러한 태극사상이 우리나라 국기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은 실로 아이로니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흰색바탕에 중앙의 음과 양의 양의(兩儀)가 포함된 일원상(一圓相)의 태극이 있고, 건(乾), 곤(坤), 감(坎), 리(離)의 4괘가 네귀에 배치된 철학적 의미를 담은 국기가 사용된 나라는 전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한 것이다. 비록 중앙의 태극무늬가 고대로부터 한민족이 사용하어 온 고유의 도형으로 628년, 신라 진평왕 50년에 걸립된 감은사(感恩寺)의 석각(石刻)에도 나타나고 있다지만 1882년 4월 6일 조·미수호통상이 체결될 때 조선의 전권부관 김홍집(金弘集)에 의해서 처음 제안되고, 박영효(朴泳孝)에 의해서 결정된 이 태극기는 그 경위가 어떻든 한민족의 정신 속에 깊이 뿌리내린 유교적 우주관의 결정체라고 말할 수 있음인 것이다. 퇴계는 10월 15일자 편지, 그러므로 죽기 두달 전에 보낸 편지에서 이렇듯 자신의 오류를 깨닫고 고봉에게 자신의 어리석음을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저는 이전부터 책을 읽을 때 대충 읽어 잘못 이해하는 어리석음을 더욱 스스로 경계하고 두려워하며 조금이라도 고치려고 했습니다만 죽기 전에 이런 뜻을 이룰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죽기 두달 전까지도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경계하여 조금이라도 바로 잡으려 했던 유학의 완성자 퇴계. 숨이 끊어지는 바로 그 순간까지도 학문에 정진하고 평생 연구하였던 학문에 조금이라도 의심쩍거나 미심쩍은 부분이 있으면 서슴없이 이를 인정하고 그 누구의 질책이라 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채찍질하였던 우리나라가 낳은 대사상가 퇴계. 그러한 퇴계에게 집요하게 편달(鞭撻)하였던 사람이 바로 고봉이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크라테스의 ‘문답식 산파술’처럼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 사람은 고봉이었으며, 퇴계는 이러한 고봉의 준엄한 질문과 문제제기를 통해 자신의 학문을 바로 잡아나갈 수 있었으니 고봉의 질문은 퇴계를 일깨우는 통렬한 죽비(竹扉)였던 것이다. 그뿐인가. 고봉은 퇴계에게 ‘무극이면서 태극이다.’라는 명제에 대한 오류를 지적하였을 뿐 아니라 물격(物格)에 대한 퇴계의 해석에도 집요한 질문을 던진 듯 보인다. 이러한 사실은 퇴계가 고봉에게 보낸 10월 15일자 편지에 쓴 ‘지난날 서울에 있을 때 그대로부터 사물의 이치에 이른다(物格)는 지적으로 깨우침을 받고서 되풀이하여 세심하게 생각해 보았으나 오히려 의혹을 풀지 못했습니다.’는 구절을 통해 퇴계가 서울에서 8개월 동안 머물러 있을 때 고봉이 직접 찾아와 단도직입적으로 퇴계에게 한 방망이 후려갈긴 듯 보여진다. 그러한 고봉의 봉(棒)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병약하고 노쇠한 스승 퇴계가 마침내 벼슬을 버리고 안동으로 귀향하자 이번에는 차마 스승에게 직격탄을 날리지 못하고 대신 김이정에게 스승의 오류에 대해서 거침없이 할(喝)을 계속 퍼부었던 것이다.
  • [16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 업(YTN 오후 1시20분)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진 지도 61년이 흘렀다. 두 세대를 넘겨 지속되고 있는 이 분단체제를 극복하는 문제는 늘 우리 사회의 중심 담론이 되어 왔다. 광복 61주년을 보내며 최근에 ‘한반도식 통일, 현재 진행형’이라는 저서를 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함께 우리의 분단체제에 관해 생각해 본다.   ●문화 예술 36.5(EBS 오후 10시5분) 새로운 문화예술 단지로 떠오르고 있는 장흥 아트파크. 극단 사다리와 함께 동화 구연도 하고, 가족과 함께 가구 만들기 체험 등 문화 예술 공간에서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장흥 아트파크를 찾아가 본다. 또 90년대 말 문학계에 혜성처럼 나타나 주목을 받은 소설가, 김영하의 작품 세계를 만나본다.   ●돌아와요 순애씨(SBS 오후 9시55분) 순애는 현우가 초은이 문제로 상의할 일이 있다고 연락을 하자 가슴이 뛴다. 하지만 순애는 현우가 자신을 누나로 부르며 도움을 요청하자 자신을 몰라보는 현우를 안타깝게 바라본다. 한편, 순애는 초은이 스튜어디스 경력직 모집에 원서를 제출하자 찬이와 집안살림은 어떻게 할 거냐며 따진다.   ●오버 더 레인보우(MBC 오후 9시55분) 상미는 다른 연습생들과 함께 심사위원들 앞에서 춤추고, 렉스는 무심히 낙서만 하고 있다. 렉스는 전화를 받으며 밖으로 나가고, 최사장과 곡 선정 문제로 말다툼한다. 상미를 중간평가에 합격시키라는 최사장의 말에 렉스는 얼굴이 굳어버린다. 상미는 최사장이 렉스를 협박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여자의 선택(KBS2 오전 9시) 사채업자들의 횡포 탓에 만신창이가 된 주리는 창안을 찾아와 돈을 빌려 달라고 부탁하지만 그 자리에서 쫓겨나고, 고민끝에 선영의 병실까지 찾아 가지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고 돌아선다. 한편, 진진의 뒷조사를 통해 집안을 알게 된 영규어머니는 진진을 만나 돈을 줄테니 그만 떨어지라고 말하는데….   ●수요기획(KBS1 오후 11시40분) 네팔을 신혼여행지로 선택한 스물아홉 신랑 이승복과 스물여섯 신부 이정여. 결혼하자마자 네팔로 4개월간의 신혼여행을 떠난 그들의 목적은 여행이 아니라 봉사다. 허니문의 달콤함보다는 앞으로 함께 할 인생설계를 신혼여행의 목적으로 선택한 별난 젊은이들. 그들의 신혼여행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 또 멈춰선 1호선

    열차가 고장나 멈춰서고 구원열차마저 탈선되는 바람에 전철 운행이 2시간 이상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6일 오전 10시16분쯤 국철 구간 남영역을 출발해 용산역으로 들어오던 병점행 K531호 전동차가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으로 멈춰섰다. 철도공사는 사고 후 뒤따라오던 인천행 K83호 전동차를 고장열차와 연결해 밀고 가려고 했지만 오히려 K83호 첫 객차의 바퀴 4개가 빠지면서 탈선했다. 철도공사측은 “이 구간 철로가 곡선인 데다가 K531호 열차의 제동장치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K83호가 무리하게 밀다가 한쪽으로 기울면서 탈선했다.”고 말했다.K531호의 고장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바람에 K531호와 K83호를 구로차량기지로 옮기고 선로를 정비한 뒤 12시40분쯤 이 구간 운행이 재개됐다.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2개 열차의 승객 550여명은 용산역까지 선로 400m가량을 걸어가야만 했다. 또 남영역에서 용산역 사이 운행이 2시간30분 넘게 중단되는 바람에 의정부에서 인천 방향으로 가던 열차들이 시청역에서 되돌아가거나 서빙고∼노량진으로 우회운행하는 등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용산역에서 KTX로 갈아타려던 일부 승객들은 환불을 요구하는 등 항의하기도 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잘못된 관행 이젠 깨자] (3) 판·검사 전관예우

    [잘못된 관행 이젠 깨자] (3) 판·검사 전관예우

    “옷벗고 한달도 안 되어서 찾아와 ‘기업 입장도 생각해보라.’며 회사돈 빼돌린 사장 변호하는 게…. 그렇다고 매일 보던 사람을 야박하게 쫓아낼 수는 없더라고요.” 전관예우에 대한 변명인 듯 들리는 서울중앙지검 검사의 하소연이다. “대법원장이 누가 되든지, 검찰총장이 누가 되든지 솔직히 관심 없어요. 그저 브로커 관행이나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전관들의 브로커 사무장 사용 실태나 취재하시죠.”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직후 기자에게 젊은 변호사가 한 말은 몹시 차가웠다. “저쪽 변호사는 검사하다가 나와서 바로 대형 로펌에 들어간 사람이더라고요.6개월이 넘게 사장은 소환도 안 되고 사건처리도 늦는 게 그 탓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자기들도 다 변호사될 사람들이니 퇴직하고 3년간은 사정을 봐준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체불임금을 달라며 다니던 직장 사장을 고소한 근로자가 제기한 의혹이다. 폐쇄적인 연줄망에서 비롯되는 전관예우는 잊을 만하면 한번씩 터지는 법조비리의 토양이며 가장 시급히 버려야 할 법조계의 그릇된 관행이다. ●퇴직후 3년은 보험들 듯 봐준다 최근에는 사건 청탁 성공률이 90%에 이른다는 법조브로커 김홍수씨의 행각과 법조 인사들의 비리가 드러나 세인들을 실망시켰다. 김씨의 입에서 사건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법조인 리스트가 나오기 시작하자 검찰과 법원이 서로의 치부를 들춰내고 있다. 같은 대학을 나오고 연수원과 직장에서 함께 생활해 서로 속속들이 아는 적수끼리의 공방이 벌어지며 그동안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업계의 관행적 비리’들도 터져 나온다. “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선임계도 안 내고 전화 한 통화로 사건을 무마시킨다.”는 판사들의 호통에 “판사가 다른 재판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관선변호’가 법원의 일상이 되지 않았느냐.”고 검사들이 맞받아친다. 스스로 부인하던 악습과 관행을 인정하는 꼴이다. 많은 법조인들이 브로커들이 제공하는 금품과 향응에 무너지고 있다. 의정부 법조비리 당시 판사 출신 이모 변호사가 브로커 2명을 사무장으로 고용,1년간 벌어들인 수임료는 17억원대였다. 의정부 지원 판사 15명과 변호사 14명에게 명절 떡값, 휴가비 등 명목으로 수백만원씩 건넸다. ●검사출신 전화 한 통화로 사건 무마도 1999년 대전 법조비리 때는 부장검사 출신 이모 변호사가 1994년부터 1997년까지 법원과 검찰의 전·현직 간부와 직원, 경찰관 등 100여명을 관리했다. 이 변호사가 이들에게 준 소개비와 알선료가 1억 1000여만원에 이르렀다.2004년에는 춘천지법의 판사가 관할 사건 변호사에게 향응을 접대받아 문제가 됐다. 일련의 사건이 터진 뒤 법조인들은 “의정부 법조비리 이후 전별금은 사라졌다.”라든지 “춘천 사건 이후 관할 사건 변호사와 사적인 자리를 갖는 일이 없어졌다.”고 말해왔다. 잘못된 관행이 드러날 때마다 한 가지씩 고쳐질 뿐 그 이상의 노력은 찾기 어렵다. 이마저도 확실히 고쳐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믿을 수 있는 사람만 만나는 법조인들의 신중함이 김홍수씨 사건 같은 대형 법조비리로 이어지기도 한다. 김씨는 검찰과 법원의 간부급 여럿에게만 집중적으로 향응을 제공하며, 이들이 담당하지 않았던 사건에 대해서 청탁을 하는 방식을 택했다. 간부들이 소개해주는 브로커 김씨를 법조인들은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고, 의도야 어떻든 그와 교류한 간부들은 조직 내에서 브로커 활동을 하게 됐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금실좋은 부부가 죽이고 죽는 악마가 된 사연

    “그 놈의 의심 때문에….사랑하는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어야하다니.” 중국 대륙에 금실이 너무너무 좋아 남들의 시샘까지 받아오던 부부가 조그마한 의심 때문에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자신은 자살을 하는 등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중국 동북부 지린(吉林)성 주타이(九臺)시 지자(紀家)진 다랑자(大郞家)촌에 살고 있는 한 40대의한 남성은 집안에 몰래 숨겨둔 돈이 없어지자 아내를 의심해 잔인하게 살해한 뒤 자신도 농약을 먹고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고 성시만보(城市晩報)가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불행한 사건의 장본인들은 루(陸·42)모씨와 그의 아내.이들 부부는 동네 주민들로부터 ‘닭살 부부’라고 불릴 정도로 금실이 좋았다.다만 남편 루씨가 의심이 조금 많긴 했으나,이들 부부는 별문제 없이 알콩달콩 잘 살아 주위의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런데 남편의 의심이 많은 성격이 결국 사단을 내고 말았다.지난 23일 오후 6시쯤,갑자기 루씨 집안에서 “사람을 죽인다.제발 살려주세요.”라는 외마디 비명소리가 들렸다. 워낙 금실이 좋던 부부라,그 집에서 그런 비명소리가 날리 없다며 마을 주민의 대부분은 잘못 들은 것으로 치부하고, 그 일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은 채 자신들의 일을 계속했다. 하지만 동네 일에 오지랖이 넓은 한 주민이 1시간여쯤 지나 그 집안에 살짝 들여다 봤더니 차마 눈을 뜨고 쳐다볼 수 없을 정도의 처참한 일이 벌어져 있는 것을 목격했다. 집안에는 루씨의 아내 머리 곳곳에 상처가 난채 목과 분리돼 나뒹굴고 있었으며,얼굴이 무자비하게 일그러진 시체가 마당 한복판에 널부러져 있었다.바로 옆에는 아무런 상처를 입지 않은 루씨가 쓰러져 있었다.양손에 빈 농약병을 들고서…. 이런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 주민은 한동안 우두망찰하다가 주타이시 공안(경찰)국에 신고를 했다.공안국 조사결과 이들 부부는 돈이 없어진 것을 둘러싸고 부부싸움을 하다가 욱 하는 성질을 이기지 못한 남편 루씨가 아내를 살해하고 자신도 농약을 먹고 자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은 이달 중순 루씨가 돈 8000위안(약 96만원)을 잃어버리면서 촉발됐다.당시 그는 그 돈을 혼자만 아는 곳에 몰래 숨겨둔 것. 도둑이 든 흔적도 없는 데다,돈만 없어지고 다른 물건들은 그대로 있었던 탓에 그는 아내가 친정으로 돈을 빼돌린 게 아닌가 하고 의심하게 됐다.하지만 루씨는 그럴 리가 없을 것이라며 아내를 믿기로 했다. 하지만 그는 아무리 그 일을 잊으려고 해도 되질 않았다.눈만 감으면 아내가 몰래 숨겨둔 돈을 훔쳐가는 장면이 떠오른 탓이다.마치 귀신에 씌운 것과 같은 사람으로 변했다. 결국 루씨는 아내가 그 돈을 훔쳐 장인 어른에게 갖다 줬을 것이라는 의심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한 뒤,자신도 농약을 먹고 자살했다는 것이 공안국의 설명이다. 온라인뉴스부
  • “수해복구 일손놓고 피해 입증부터 하라니…”

    수해를 입은 것도 속 터지는데 보상절차마저 까다로우니…. 수해민들이 올해부터 실시된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의 까다로운 절차로 이중고를 겪고 있어 보완이 시급하다.20일 강원도에 따르면 이 법이 종전과 달리 피해 신청절차가 복잡해 규정을 제대로 모르는 이재민들이 신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우선 수재민들은 피해가 발생할 경우 기존에는 전화로 피해 등을 알렸으나 개정된 규정에는 10일 이내에 읍·면·동사무소에 비치된 ‘피해사실 확인원’에 피해규모, 인적사항, 계좌번호 등을 기재해 시·군에 제출해야 한다. 또 피해사실을 서면으로 신청해도 합동조사단의 현지조사 후 지원여부가 결정된다.●복구전 비디오 촬영이라도 해놔야따라서 복구가 이미 시작된 경우에는 피해액보다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하게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비디오 촬영 등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손해를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지방세 감면 등 상당수 지원책도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피해사실 확인원을 첨부한 지방세 감면신청서를 제출해야 감면받을 수 있다. 절차가 까다로워 이재민들이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그만큼 크다.더구나 피해사실 증명이 어려운 양식어업의 경우, 육지에서 쓸려온 펄과 쓰레기로 장기간에 걸쳐 막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데도 정작 평소에 행정기관에 어패류의 종류와 수량, 양식현황과 판매상황 등을 신고하지 않았으면 보상에서 제외되고 있다.●공무원 피해지역 방문접수 시급 이재민들은 대부분 피해지가 산간오지의 독립가옥이나 농경지여서 10일 이내에 피해정도를 정확히 확인한 후 행정기관에 가서 확인원을 작성한다는 것은 도로가 모두 훼손된 현 상태에서 불가능한 일이라고 불만을 터뜨린다.4일째 고립됐다 소방헬기에 의해 구조돼 임시대피소에서 생활 중인 김귀옥(51·평창군 진부읍 수항리)씨는 “복구가 우선인데 서류로 신고하고 공무원 조사를 기다려야 하는 것은 급박한 재해현장에서 수재민들에게 또 한번 고통을 주는 것이다.”면서 “피해지역에 이동접수처를 만들고,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접수를 받는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인제 평창 특별취재반 bell21@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역사드라마 점프(EBS 오후 6시50분) 태양이를 짝사랑하고 있는 애리. 어떻게든 태양이의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한다. 태양이를 따라 힙합 스타일의 옷도 입어보고, 힙합 춤도 배워보지만 애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태양이의 마음은 오로지 낭희에게만 가 있다. 보다 못한 광복이는 태양이에게 애리에게 확실히 얘기를 해주라고 충고한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87개 정부 산하기관의 지난해 경영실적 평가결과가 발표됐다. 에너지 관리공단을 비롯한 13곳은 우수기관으로 꼽혔다. 특히 에너지관리공단은 87.8점으로 87개 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예산처가 정부산하기관운영위를 개최해 확정한 정부 산하기관 평가결과를 들여다본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55분) ‘별들의 고향’‘바보 선언’ 등으로 1970∼80년대 한국영화계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이장호 감독. 배우의 꿈을 접고 감독이 된 사연과, 스승 신상옥 감독에 얽힌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또 피아노를 통해 사랑을 꿈꾼다는, 친근하고 푸근한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노영심을 만나본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재서는 윤정에게 그 여자와는 결혼 전의 일이니까 봐달라고 사정을 한다. 윤지 집으로 온 윤정은 엄마에게는 차마 말을 못하겠다며 눈물을 흘린다. 한편 풍구의 존재를 알게 된 홍영감은 다소 충격을 받는다. 풍구에게 음식까지 챙겨주는 혜숙을 보고 위기의식을 느낀 홍영감은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데….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결혼을 앞두고 헤어진 남녀. 결별 당시 임신 상태였던 여자는 자신의 모든 걸 이해하고 받아주는 사람을 만나 결혼, 약혼남의 아들을 남편의 호적에 친아들로 입적했다. 헤어졌던 여자와 아이를 우연히 보게 된 약혼남자는 자신이 아빠라는 것을 아들에게 알리겠다고 하는데….   ●말 달리자(MBC 오후 7시20분) 듣고 답하는 사투리 듣기시간. 이번 주부터 사투리 듣기 시간에서 진 팀은 사투리 다섯 고개에서 100초가 깎인다. 충청도 지역대표 장광순 아버님이 전하는 육쪽 마늘, 아이스크림과의 은밀한 관계를 들어본다. 조형기 이장이 문제를 내고 아버님이 정답을 맞히는 충청도 사투리 다섯 고개가 이어진다.
  • 儒林(638)-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21)

    儒林(638)-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21)

    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21) 캄캄한 밤이었다. 먹물을 부어내린 것 같은 어둠이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달이 있는가 하늘을 보아도 달도 보이지 않았고, 별이 있는가 헤아려 보아도 별빛조차 없었다. 두향은 어둠 속을 걷고 있었다. 아무것도 신지 않은 맨발이었다. 캄캄한 어둠이었으므로 이따금 돌부리에 차이기도 하고 가시덤불에 찔리기도 하였다. 극심한 고통이었으나 두향은 신음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모른 채 두향은 계속 어둠 속을 헤매고 있었다. 가야 한다 가야 한다고 두향은 소리를 내어 중얼거렸다. 빨리 가야 한다고 가야 한다고 서둘렀다. 그러나 두향은 막상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종잡을 수 없었다. 어둠 속에서 계속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세찬 바람이었다. 넘어져서는 안 된다고 두향은 이를 악물고 바람 속을 뚫고 걸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어둠을 밝히며 밤하늘의 별이 떠올랐다. 너무나 그 빛이 강렬하여서 두향은 그 별을 차마 쳐다볼 수가 없었다. 순간 온 벌판이 대낮처럼 밝아졌다. 그러나 그 모습은 살풍경하였다. 마치 죽은 사람이 헤매는 황천의 풍경처럼 보였다. 내가 지금 죽었는가 하고 두향은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죽어 중음(中陰)을 헤매고 있는가 하고 두향은 생각하였다. 죽어서는 안 되는데, 아직 죽을 때는 안 되었는데, 하고 두향은 머리를 흔들었다. 아직 살아남아서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데, 하고 두향은 머리를 흔들었다. 그 순간 갑자기 밤하늘에 떠있던 별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두향은 별이 떨어지는 방향으로 내쳐 달렸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가도가도 아득하기만 하였다. 밤하늘에서 큰 획을 그으며 별이 떨어지고 있었는데도 가도가도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을 뿐이었다. 안돼요, 하고 두향은 울부짖었다. 별이 떨어져서는 안 돼요. 별을 내가 받아내야만 해요. 그래야만 별을 살릴 수 있을 거예요. 안돼 안돼요― 자신이 울부짖은 소리에 두향은 소스라쳐 잠에서 깨어났다. 가위눌림에서 벗어나 기진맥진하였는지 온몸에는 식은땀이 흥건하였고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벌써 며칠째 꾸는 흉몽이었을까, 몇 날을 계속해서 같은 내용의 꿈만 꾸고 있다. 꿈으로써 길흉을 점치는 몽복에 의지하여 본 적은 없지만 몇 날 며칠을 계속해서 꿈을 꾸는 유성(流星)은 길몽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였다. 옛말에도 있지 아니한가. 하늘에서 별똥별이 떨어지면 지상에서는 큰 인물이 숨을 거둔다는. 그렇다면 그 떨어지는 별은 누구를 가리킴인가, 바로 나으리가 아닐 것인가. 그렇다면 나으리께서 벌써 연세(捐世)라도 하신 것일까. 꿈에 보던 그 별은 크기도 하려니와 그 광채 역시 온 누리를 찬연하게 비춰 주고 있었다. 나으리가 아니면 누가 감히 그런 큰 별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인가.
  • 추억과 향수를…팜스테이

    추억과 향수를…팜스테이

    “어른들에게는 고향의 정취와 추억을 , 아이들에게는 자연속에서 배우는 농어촌 체험을.”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다양한 농어촌 체험과 휴식을 함께 즐기는 팜스테이(farm stay)가 도시인들을 유혹하고 있다.4∼5인 가족 기준으로 5만원 안팎의 비용만 지불하면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추억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훈훈한 시골의 인정도 맛볼 수 있다. 또 해수욕과 물놀이 등을 겸할 수 있어 여름철 휴가지로도 손색이 없다. 현재 농협에서 지정한 팜스테이 마을은 모두 208곳. 기존의 단순한 농가 민박과는 달리 영농과 농촌문화체험, 그리고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놓고 있다. 맑고 깨끗한 자연, 그리고 사람 사는 이야기가 함께하는 곳. 인천의 장봉도와 경남 의령의 산천렵 마을을 소개한다. 글 장봉도 사진 의령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인천 장봉도로 오세요 “갈매기야 배불리 먹어.”이예림(9)양은 배위에서 갈매기에게 과자를 던져주며 마치 대화를 나누는 듯했다. 사람들은 이처럼 여행객들이 던져주는 과자부스러기를 먹고 사는 갈매기를 ‘거지 갈매기’라 부르지만, 예림이에겐 책에서나 보았던 신기하고 예쁜 갈매기다. 개화초등학교(서울 방화동)2학년인 예림이에게 오늘은 학교수업이 없는 토요일.‘놀토’다.1학년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같은 학교 6명의 친구가족들과 인천시 장봉도로 팜스테이를 하러 가는 중이다. 갯벌에서는 조개와 게를 잡고, 밭에서는 완두콩도 따고 고구마도 심을 계획이다. 아침 9시10분. 기적을 울리며 배가 영종도 삼목선착장을 빠져나가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뱃전을 뛰어 다닌다.“와∼. 갈매기가 우리를 따라온다.”며 낄낄대는 아이들. 저리도 즐거울까. 예림이뿐 아니라 친구들 부모 모두가 직장인. 평소 얼굴보기도 쉽지 않은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는 주말을 보낼 생각에 모두들 들떠 있는 듯하다. 영종도를 떠난 배는 36㎞를 항해한 다음, 정확히 45분 만에 일행들을 장봉도 선착장에 내려놓았다. 장봉도는 인접한 신도와 시도 등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섬. 국사봉 등 섬안에 봉우리가 많아 장봉이라 불린다. 선착장에 올라서자 인어상이 외지인들을 반겼다. 인어의 전설을 안고 있는 장봉도의 상징물이다. 옛날 한 어부가 날가지 어장에서 반인반수의 인어를 낚아 올렸단다. 애처로이 눈물을 흘리던 인어를 보다못한 어부가 다시 놓아주었는데, 그 뒤로 이 마을 어부들이 3년간 풍어를 이뤘다는 얘기. 마중나온 성진농원(nongwon.org) 홍순일(65)대표의 1t트럭 화물칸에 옮겨 탄 예림이 일행이 해안길을 따라 달리기를 5분여. 썰물로 바닥을 드러낸 바닷가 바로 앞에 자리한 성진농원에 도착했다. 짐을 풀기가 무섭게 홍 대표가 핸드 마이크로 일행들을 소집했다.110종에 달하는 농장주변의 식물들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어른들이야 강정효과가 있다는 오디 등에나 관심이 있는 듯했지만, 아이들은 모든 식물들을 진지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흔한 호박이지만, 한가지에 남자와 여자가 같이 있어 개미나 바람의 힘을 빌려 수정을 한다(자화수분)는 사실을 아이들은 알고 있었을까. 꽃이 수정될 때 비를 맞지 않게 하기 위해 잎이 우산처럼 꽃을 가리고 있는 천남성을 설명할 때는 모두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다음은 고구마 심기 체험을 할 차례. 먼저 비닐하우스에서 밭에 심을 고구마 줄기를 따야 한다. 무더운 실내공기를 염두에 둔 홍 대표가 “남자만 들어오라.”고 하자 강재우군을 비롯한 사내아이들 모두가 일제히 “우리도 남자예요.”라며 항변했다. 결국 아이와 어른 모두가 함께 고구마 줄기를 따기로 ‘합의’를 봤다. 이글거리는 한낮의 열기. 타오르는 듯한 흙길. 고구마 가지와 물통 등이 실린 손수레를 끄는 아이들 이마위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오늘 고구마를 심어야 할 밭은 가족당 4평정도. 길게 늘어선 밭을 마주한 예림이 아빠 이충렬(38)씨 등 어른들은 “여기를 모두 심어야 돼요?”라며 탄식부터 내뱉았다. 차마 아이들 앞에서 못하겠다고 할 수는 없는 일. 모두 밭고랑에 쪼그리고 앉아 고구마를 심기 시작했다. “무럭무럭 자라거라.”최수연양은 보송보송한 솜털위로 흐르는 두세줄기 땀방울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고구마를 심고 있었다. 여린 손으로 흙더미를 토닥거리던 수연이에게 힘들지 않냐고 묻자,“흙속에서 생명이 자라는 게 신기해요.”라며 “지금은 심는 것이 힘들어도 가을에는 맛있는 고구마를 먹을 수 있잖아요.”라고 또박또박 대답했다. 여간 똑똑하고 당찬 모습이 아니다. 상큼한 풀향기를 머금은 채 산자락을 내려온 실바람이 ‘일일 농부’들의 머리를 식혀준다. 고구마를 모두 심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홍 대표가 미리 잘라 놓은 콩줄기를 농장으로 가지고 오면서 밭일은 끝. 이젠 갯벌체험을 할 차례다. 밀물이 몰려오면서 펄에 숨죽이고 있던 어선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섬마을 버스를 따라 구불구불한 산길을 지나 도착한 곳은 옹암해수욕장.2㎞에 달하는 백사장이 때마침 몰아친 해무(海霧)에 가려져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어른들이 ‘후리그물질’을 하러 바다로 나간 사이, 아이들은 해변에서 게와 조개 등을 잡기 시작했다. 갯벌속에 구멍을 내고 동정을 살피던 게들이 인기척을 느끼자 잽싸게 숨는다.“꽃게다. 내가 꽃게를 잡았어요.”강재우군이 잡은 것은 손톱만한 크기의 ‘바장게’라고 불리는 녀석. 큰놈이건 작은 놈이건 아이들 눈에는 모두가 꽃게로 보이나 보다. 숙소로 돌아와 잡은 바장게를 식용유에 튀기는 동안, 퇴근한 아빠 몇명이 뒤늦게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것은 오늘의 하이라이트, 푸른 풀밭위에서 펼쳐지는 숯불 바비큐 파티다. 쏟아지는 별빛을 두눈에 담고, 잘익은 돼지고기를 한가득 입에 담은 아이들. 일상의 시름을 잊고 모처럼 밝게 웃는 어른들. 아마도 오늘밤 달디 달게 잠을 잘게다. 이튿날. 해수욕 등의 일정을 마치고 배에 오른 예림이 엄마 김혜연(37)씨는 “하루가 짧을 만큼 놀거리도 많고, 아이들이 어촌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가을에 고구마를 캐러 다시갈 것.”이라고 아쉬움을 달랬다. 김씨는 또,“아이들이 갯벌체험을 하며 조개껍질에 발을 베기도 하고, 간혹 물갈이때문에 배탈이 나기도 한다.”며 반드시 상비약을 준비해 갈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옆에 있던 예림이는 “고구마 심고, 숯불 바비큐 파티한 것이 가장 즐거웠어요. 월요일 학교에 가서 장봉도 다녀온 것을 친구들에게 자랑할 거예요.”라며 활짝 웃었다. # 여행정보 찾아가는 길 승용차:인천공항고속도로→요금소→2㎞ 직진→삼목선착장 표지판 우회전→해안도로 4㎞정도 직진→삼목사거리 우회전→500m직진하면 삼목선착장. 또는, 인천 월미도에서 영종도행 배를 타고 삼목선착장까지 가는 방법도 있다. 차량을 삼목선착장에 주차하고 여행할 수도 있다. 주차료는 무료. 장봉도까지는 삼목선착장에서 매시 10분에 한시간 간격으로 배가 출항한다. 첫배는 아침 7시, 마지막 배는 오후 6시10분. 금·토·일요일은 오후 7시10분. 장봉도에서는 매시 정각에 출항. 요금은 성인 4600원, 청소년 3200원. 차량도선료는 소형차 3만원,12인 이하 승합차 4만원,15인 이하는 5만 2000원. 차량 운전자 1인은 무료. 모두 왕복요금이다. 문의 세종해운 (032)884-4155. 대중교통:인천, 동인천 등에서 112번 좌석버스가 삼목선착장까지 운행한다. 운행간격은 15∼20분. 문의 강인여객 (032)577-6265. ■ 경남 의령 산천렵마을 장봉도에 어촌마을이 있다면 경남 의령의 심심산골에는 산천렵마을(yedong.go2vil.org)이 있다. 산천렵마을은 안성기 등이 주연한 영화 ‘아름다운 시절(1998년작)’의 촬영지인 찰비산(한우산) 기슭 아래 소담하게 자리잡은 산골마을. 농촌 특유의 서정미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정식명칭은 예동.‘어질고 예의 바른 사람들이 사는 동네’란 뜻이다. 문화 류씨의 집성촌이기도 하다. 노오란 금계국(金鷄菊)이 다투어 피어난 시골길. 다가올 장마에 대비하기 위해 부지런히 논을 돌보는 농부들. 장시간 운전에 찌든 외지인의 가슴을 차분하고 훈훈하게 만드는 정겨운 풍경과 함께하며 산천렵마을로 향했다. 마을입구에 들어서자 풀섶에 뒤덮인 실개천과 마을을 감싸안고 있는 찰비산, 동굴법당인 일붕사 등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찰비산은 한여름에도 몸이 꽁꽁 얼 만큼 찬비가 내린다는 산. 일붕사는 기네스북에 이름이 오른 아름다운 동굴법당을 가진 사찰이다. 모두가 이 마을의 자랑거리. 산천렵마을이란 이름에 걸맞은 체험의 하이라이트는 미꾸라지 등의 물고기잡기다. 마을 위쪽 웅덩이에 마련된 체험장에는 김모아(15)양과 친구들이 족대를 이용해 미꾸라지를 잡고 있었다. 족대 앞에서 열심히 물장구를 쳐보지만, 미꾸라지가 달리 미꾸라지던가. 번번이 빈 그물만 들어올리기 일쑤다. 물에 젖은 몸을 말리는 동안 유청관(63)씨 집 마당에서는 감자가 장작불에 익어가고 있었다. 얼굴에 숯검정이 묻은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두들 정신없이 먹는다. 세상 어떤 음식이 이보다 더 맛있을까. 초가집 마당에서 즐기는 짚공축구나 비사치기, 전통사냥 도구인 덮치기를 이용해 참새를 잡는 덮치기 참새사냥, 대나무 낚시하기, 밀과 콩 구워먹기 등이 산천렵 마을의 대표적인 놀거리. 이밖에도 손두부 만들기나 의령 특산품인 망개떡 만들기도 만만찮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 여행정보 대산농촌문화재단(dsa.or.kr)에서는 전국의 농어촌 체험마을을 방문하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각각 1만 2000원과 8000원씩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차량을 지원하기도 한다. 가족단위 체험객은 제외. 문의 (02)922-1600. 가는 길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진주JC→남해고속도로 마산방향→군북IC→의령읍→정곡→궁류. 식사 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 숙박 3인 1실에 2만원이 기준. 인원 초과시 1인당 7000원 추가.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가 있는 4인가족은 1박에 2만원. 체험 미꾸라지잡이, 망개떡 만들기 등 5000∼1만원. 문의 (055)572-8185. ■ 가볼만한 팜스테이 8선 이번 여름 휴가에는 복잡한 휴양지를 벗어나 호젓하게 가족끼리 지내고 싶다면 팜스테이를 권한다. 낮에는 도시에서 느껴볼 수 없는 농사체험을 하고 밤에는 쏟아지는 별을 보며 잠들 수 있는 ‘팜스테이’는 도시인의 꿈이자 낭만이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현재 전국에는 200여개의 마을에서 팜스테이를 운영중이며(02)2080-5588,www.farmstay.co.kr에 지역별, 체험별로 자세하게 정리가 돼 있다. 그 중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낼 만한 곳을 추천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놀다보면 하루해가 짧게 느껴지는 경기 여주 상호리마을은 팜스테이 마을 1호로 지정된 곳이다. 산자락에 파묻혀 옹기종기 지붕이 보이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상호리에 가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좋다. 두부, 인절미, 손수건 천연염색, 천연향비누 등 다양한 만들기 체험뿐 아니라 금싸라기 참외, 찰토마토, 호박따기 등 다양한 농사체험에 시간 가는줄 모른다. 숙박비는 2만원 수준이며 김범유 사무장(010-9763-0160) www.suksoo.com. 복숭아꽃 향기 사이로 바다가 느껴지는 강원도 강릉 복사꽃마을. 수수하고 아름다운 복사꽃이 지고 아기 볼처럼 생긴 복숭아가 열릴 때가 되면 온 마을에 생기가 돈다. 주문진 복사꽃 마을은 이래저래 볼거리가 많다. 어디를 가나 복숭아 살구나무가 지천이고 여름이면 나무에 달린 과일을 직접 딸 수도 있다. 또한 마을 회관 앞에 800살 먹은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자두, 복숭아, 옥수, 감자 등 체험이 가능하고 인근 계곡에서 다슬기도 잡을 수 있다. 숙박비는 1인당 1만원 선. (033)662-5688,dohwa.invil.org 전통의 향기와 농촌의 정겨움이 가득한 강원 횡성 덕고마을은 유명한 관광지도, 특별한 농산물도 없지만 가족끼리 오붓한 주말이나 휴가를 보내기에 그만이다. 맑은 물, 신선한 공기는 물론 횡성 더덕, 표고버섯 등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세덕사, 용화사 등 고즈넉한 사찰 등도 근처에 있다. 산림욕, 감자 옥수수 따기, 모닥물 놀이와 전통 체험교실도 운영 중이다.(033)543-4097,www.jungam3ri.com 첩첩 산중의 재미가 가득한 충북 단양 한드미마을은 소백산 자락에 위치한 산골마을로 맑고 깨끗한 자연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한드미마을의 새밭계곡에는 청정지역에서만 살고 있는 산천어가 서식할 정도로 깨끗함을 자랑하며 밤하늘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는 곳이다. 개구리 소리 듣기, 반딧불이 체험, 야생화 관찰, 동굴탐사 등 자연과 함께 하는 다양한 체험학습이 가능하다. (043)422-8416,www.handemy.org 울긋불긋 꽃동네 충남 서천 합전마을은 홍화, 수선화, 비비추, 섬초롱 등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동산. 또한 바로 눈을 들면 탁 트인 서해안의 갯벌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갯벌에서 조개를 잡기가 힘들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도 합전마을 앞 바다에서는 조개와 손바닥만한 게들을 한아름 잡을 수 있다. 인근에 마량포구를 비롯해 신성리 갈대밭, 금강철새 도래지 등도 있다.(041)952-6404,www.ariland.net 달빛이 아름다운 전북 남원 달오름마을에서 보는 달의 모습은 천하절경. 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은은한 달빛도 좋지만 정겨운 전통문화체험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고추장 된장 등 전라도 전통 장류를 직접 담아 볼 수 있으며 기체조, 명상, 다도 등 색다른 체험도 가능하다. 동네 어르신들이 흥겨운 우리 가락도 한 수 가르쳐준다. 또한 인근 지리산에 1년 내내 펼쳐지는 축제에 참가할 수 있는 것도 장점. (063)636-2233,dalorum.go21vil.org 이국적인 야자수가 아름다운 섬마을 전남 신안 복룡마을은 목포항으로부터 불과 10여분 거리에 있는 가란도의 맨 윗머리에 자리잡고 있는 섬마을이다. 가란도는 예로부터 배나무가 유명해 신안배로 명성을 떨쳤던 만큼 어디서고 배나무 과수원을 볼 수 있다. 요즘은 무화과도 경작하기 시작해 어촌답지 않은 농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팜스테이를 하면서 야자수를 심어 이국의 풍취를 자아내는 경치가 멋들어진다. 여기에 수영장은 물론 배구, 족구 등을 즐길 수 있는 잔디광장까지 마련해 놓고 있어 다양한 체험거리를 제공한다. 먹을거리로 마을 앞 바다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자연산 바다 생선회, 황토를 먹인 촌닭백숙이 별미이며 압해해수욕장, 송공산성, 선돌 및 고인돌 등도 볼거리.(061)271-7476 조용한 산사 같은 마을, 경북 문경 궁터마을은 후백제 견훤왕의 아버지 아자개의 고향이며 견훤왕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이다. 차가 덜컹거리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들어가야 나오는 산골마을로 5개 농가가 ‘건강’을 주제로 하는 체험 팜스테이를 운영 중이다. 전통 민간요법, 대체의학 기본 지식과 식이요법 등을 전해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런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탈진 밭에서 일 하는 밭일 체험, 산나물 채취, 계곡에서 다슬기·물고기 잡기, 별자리 체험 등 재미가 가득하다. 또한 인근에는 문경새재 등도 있다.(054)571-6608,www.gungteo.co.kr
  • 儒林(633)-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16)

    儒林(633)-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16)

    제6부 理氣互發說 제1장 相思別曲(16) 자신의 숙소를 찾아온 유지를 적극적으로 받아주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매정하게 뿌리치지도 못한 채 ‘문을 닫을 것인가, 인정 없는 일. 동침할 것인가, 의리 없는 일(閉門兮傷仁 同寢兮害義)’이라고 노래하면서 병풍을 걷고 자리를 달리한 채 불을 밝히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가을밤을 뜬눈으로 지새운 율곡. 그런 일이 있은 지 4개월 뒤인 1584년 1월 16일 마침내 율곡은 한양의 대사동(大寺洞)에서 숨을 거뒀으니 이처럼 유지는 율곡에게 있어 마지막 불꽃이었던 것이다. 전해내려 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황해도에 있던 유지는 율곡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바람처럼 서울로 달려와 애통해하였고, 이후 3년 동안 상복을 입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두향이가 보내온 분매역시 퇴계가 죽기 2년 전의 일로서 그런 의미에서 분매는 퇴계와 두향이가 마지막으로 나눠 마신 ‘구슬미음(瓊漿)’이었는지도 모른다. 한참동안 매화꽃을 바라보던 퇴계는 문득 생각난 듯 노인으로부터 전해 받은 편지를 집어 들었다. 피봉을 뜯자 안에서 접힌 주지가 나왔다. 퇴계는 종이를 펼쳐서 편지의 내용을 읽기 시작하였다. “나으리.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나으리를 못 뵈온 지 벌써 십수 년이 흘렀사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나으리.” 낯익은 필체였다. 필체를 본 순간 퇴계는 틀림없이 두향으로부터 보내온 편지임을 확신할 수 있음이었다. “소첩은 나으리와 함께 지내던 적성산 기슭에 작은 움막을 짓고 그 속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사옵니다. 바람이 전해오는 풍문을 통하여 나으리께서 그동안 어떻게 지내시온가는 대충 전해 듣고 있사오나 며칠 전에 꾼 꿈은 너무나 흉몽하여 나으리의 옥체에 무슨 나쁜 일이 생기지나 않았을까 두렵고 송구하여 나으리께서 잘 알고 계시던 이방을 통하여 문안인사를 드리게 되었나이다. 나으리, 옥체 만강하시나이까, 아니면 소첩이 꾼 꿈처럼 고황(膏)에라도 병이 드셨나이까. 흉몽에서 깨어나 너무나 참람하여 통곡을 하며 울었사옵는데, 다음날이라도 신발을 거꾸로 신고 나으리께서 계신 곳을 향하여 달려가고 싶은 마음 간절하였사오나 차마 소첩의 몸으로 그럴 수는 없이 이처럼 인편으로 안부를 여쭙게 되었나이다. 나으리.” 퇴계는 읽던 편지를 멈추었다. 두향의 편지는 사실이었다. 그 무렵 퇴계는 심한 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퇴계 자신은 자신의 병을 ‘극병(劇病)’이라고 지칭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영종이 승하하고 인산하는 것을 보기도 전에 고향으로 도망치듯 내려와서 여론이 분분하였을 때 기대승이 편지를 보내어 퇴계에게 벼슬에 나오기를 간곡히 청하자 퇴계가 자신이 벼슬자리를 차지하기에 맞지 않는 점으로 ‘크게 어리석음(大愚)’,‘심한 병(劇病)’,‘헛된 명성(虛名)’,‘잘못 입은 은명(誤恩)’의 네 가지로 열거하고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 여자가 그린 내무반 생활 ‘軍금해’

    여자가 그린 내무반 생활 ‘軍금해’

    남자는 끊임없이 말하고 싶어하고 여자는 끔찍히도 듣기 싫어하는 게 군대 얘기라는데 이 두 여자, 참 특이하다. 남자들이 차마 말하지 못했던 병영생활의 어두운 이면을 선 굵은 드라마와 힘있는 연출로 무대에 재현해 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대학로 우리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백중사 이야기’(7월23일까지,02-745-0308)의 고연옥(35) 작가와 문삼화(39) 연출가가 그들.“군대 얘기는 이제 정말 신물이 나요. 몇달 동안 배우들과 군대 얘기만 했더니 마치 군대 갔다온 듯한 기분이에요.” 연출가가 짐짓 엄살을 부리자 작가가 옆에서 거든다.“어느 관객이 관극평에 ‘작가가 분명히 군대를 갔다왔을 거다.’라고 썼더라고요. 물론 군대 근처에도 안 가봤지요.(웃음)” ‘백중사 이야기’는 1990년대 초반 산골부대를 배경으로 계급과 명령, 복종만이 전부인 집단에서 청춘의 한 시절을 통과해야 했던 젊은이들의 고뇌를 그린 수작이다. 밑바닥 인생에서 벗어나고자 직업군인의 길을 택한 백 중사, 명문대 운동권 출신으로 강제징집된 이 병장, 선배의 폭력에 길들여져 후배를 괴롭히는 박 상병, 온갖 수모와 굴욕을 당하는 신참 정 이병 등은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이 낳은 우리 시대의 서글픈 자화상을 보여 준다. 10년 전에 초고를 썼다는 고씨는 “극단적인 상황 설정을 통해서 권력이 인간의 본질을 어떻게 훼손하는지를 발언하고 싶었다.”고 했고, 문씨는 “경직된 시스템에서 수동적으로 살 수밖에 없는 극중 인물의 비겁한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 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작가와 연출가 모두 군대 경험이 없다 보니 내무반의 세세한 일상을 표현하는 일은 남자 배우들의 몫이 됐다. 문씨는 “작가나 연출이 제대로 모른다고 염려해서인지 배우들이 자발적으로 군대 시절 경험담을 떠올리며 디테일한 장면들을 만들어줘 작업하기가 편했다.”며 웃었다. 둘은 남자들의 이야기를 즐겨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씨의 데뷔작 ‘인류 최초의 키스’는 청송감호소에 수감된 남자 죄수들이 주인공이고, 현재 공연 중인 ‘일주일’은 살인사건 용의자로 체포된 네명의 남자가 일주일 동안 겪는 일을 다뤘다. 문씨가 지난해 연출한 ‘라이방’은 386세대인 세 남자의 꿈과 좌절을 담아낸 작품이다.“특별히 남자들 세계에 호기심이 있다기보다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자들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는 게 이들의 설명. 데뷔 연도에 비해 상복이 많은 것도 비슷하다. 고씨는 2001년 ‘인류 최초의 키스’로 평론가협회 선정 베스트3상을, 두번째 작품 ‘웃어라 무덤아’로 2004년 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문씨 역시 2003년 데뷔작 ‘사마귀’로 베스트3상을 받았고, 이듬해 ‘라이방’으로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젊은 연출가전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근래 대학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30대 여성 연극인들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데스크시각] 슬픈 월드컵/임병선 국제부 차장

    김형! “월드컵 축구를 보면서 아프리카 팀들이 나올 때마다 거리에서 축구하던 아이들 모습이 항상 겹쳐집니다.”로 시작하는 이메일 잘 받았습니다. 우리 대표팀이 토고를 꺾던 13일 밤 역전골이 터진 순간 저도 한국 사람인지라 환호하며 펄쩍 뛰어올랐지만, 곧 가슴에 묵직한 것이 치밀어오르는 것을 느껴야 했지요. 돈을 밝힌다고 지청구를 들은 토고 감독이나 선수들이 안돼 보여서가 아니었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배당금을 한푼이라도 더 남기려 안간힘을 쓰는 토고축구협회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1300달러(약 120만원)밖에 되지 않는 나라에 태어난 죄로 골목이나 거리에서 공을 굴리고 차는 것말고는 어느 것도 기대할 게 없는 토고 아이들의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였습니다. 김형과 함께 서부 아프리카의 가나와 시에라리온을 돌아다니던 열흘간 차창으로 건너다 보이던 살풍경한 거리, 카메라를 들이대면 금세 돌이라도 날아올 것 같은 팽팽함, 하릴없이 앉아있다 경미한 교통사고에도 우∼ 몰려와 주먹을 날릴 것 같은 일촉즉발의 공기를 기억하지요? 우리 돈으로 300원쯤 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볼 수 있으니 ‘텔레비전 카페’에 오라고 적어놓은 낡은 칠판을 보면서 우리는 그들의 유일한 위안이자 탈출구가 축구란 것을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었던 거지요. 김형! 그래도 근처 나라들 가운데 가장 잘 나간다는 가나에서 우리들은 ‘이런 나라에서 도대체 어떻게 살까?’ 의문이 떠올랐지만 차마 입밖으로 내지 않았지요. 그러다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 공항에서 헬리콥터로 갈아 타기 위해 격납고로 이동할 때 짐꾼들이 보여준 발작적인 신경전과 승강이를 지켜보면서 이같은 의심은 거의 공포로 발전했지요. 밤거리에서 낯선 이들을 향해 겨눠지던 검은 눈망울들은 또 어떻고요?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열흘 전 프리타운 한국 식당의 강성구씨가 보낸 이메일 편지가 떠올랐어요. 강씨는 “내전으로 팔다리와 가족까지 잃었지만 축구라는 이름으로 한데 어울려 씩씩하게 생활하는 청년들”이 준비하는 또 다른 월드컵을 소개하고 있었어요. 지난해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축구대회에서 8개국 가운데 4위를 차지했던 시에라리온 외다리축구단(SLASC·한겨레신문 제공)이 10월 두번째 대회를 준비하는데,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도울 방법이 없겠느냐는, 좀 알아봐달라는 거였지요. 김형! 우리는 검은 대륙의 가뭇없는 희망을 본 죄(?)로 ‘월드컵 채무’에 시달리는지 모릅니다.15일 새벽 사우디아라비아와 승부를 가리지 못한 튀니지까지, 가나와 토고, 코트디부아르, 앙골라 등 이 대륙의 5개 출전국이 1차 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마저 우리를 ‘감정의 과잉’에 허우적대게 하는지 모릅니다. 월급 통장에서 2만원씩 떼내 가나 아동매매 피해자들의 중학교 학비를 보조하자는 제안, 시에라리온 내전 부상자 실태 보고서 작성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제안에 똑 떨어지는 대답을 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하지만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우리 모두 조금씩 내디뎌 봅시다. 우선 사내 전자게시판에라도 취지를 설명하고 동료들을 설득해보려 합니다. 몇몇 지인에게도 얘기해 동의를 구해놓고 있기도 합니다. 단박에 굵직한 돈 보내는 것도 좋지만, 외려 많은 이의 자그마한 정성을 모으는 것이 취지에도 맞겠지요. 임병선 국제부 차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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