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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가 끝마친 ‘전쟁 비망록’

    아버지가 끝마친 ‘전쟁 비망록’

    이라크에서 아들이 전사했다는 전화를 받고 아버지는 수화기를 내동댕이쳤다. 그리고는 차를 몰고 미친 듯이 로스앤젤레스 고속도로를 질주했다. 아들을 가슴에 묻은 여느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그는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슬픔 극복 방법은 다른 아버지들과 달랐다. 그는 아들의 죽기 전 마지막 며칠을 직접 체험하기로 했다. 아들이 미처 다 쓰지 못한 ‘전쟁 비망록’을 대신 끝마쳐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아들이 복무했던 바그다드 부대로 아버지 대럴 그리핀(왼쪽·55·회계사)은 결국 아들 스킵(오른쪽)이 전사한 이라크로 날아갔고 드디어 ‘마지막 여행-전장의 아버지와 아들’이란 책을 출간했다고 CNN이 17일 보도했다. 그리핀은 베트남 전쟁 징집을 피하기 위해 주방위군에 자원한 경력을 갖고 있지만, 맏아들 스킵은 아버지와 정반대로 전쟁에 자원했다. 어려서 반항아였던 아들은 분대원 9명을 거느리는 모범적인 군인으로 성장해 아버지를 흐뭇하게 했다. 삶과 죽음이 속절없이 교차하는 전장을 누비면서 점점 철학적으로 변하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경험을 기록해라.”고 권유한다. 이에 스킵은 2006년 4월 자신의 총에 맞은 한 남자의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비망록 작성에 들어간다. 스킵이 아버지에게 이메일로 보낸 비망록엔 참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묵시록적인 전쟁의 복판에서 수백명의 찢겨진 시체를 봤어요. 여기는 지옥이나 다름없어요. (이라크인)아버지들이 죽은 아기들을 내 팔에 안기면서 도와달라고 해요.” 전쟁의 비극은 스킵을 점점 변화시켰다. 죄책감을 털어놓는 일이 잦아졌다. 아들은 아버지와의 대화를 언제나 “아빠 사랑해요.”라는 말로 마쳤다. 2007년 3월21일 전사한 아들의 족적을 더듬기 위해 아버지는 미군 수뇌부에 요청, 아들이 복무했던 바그다드의 부대로 날아간다. 그곳에서 그는 아들이 새우잠을 잤던 금속 컨테이너 안 야전침대에 누웠고, 군화에 밟히는 자갈 소리로 아들의 발걸음을 연상했다. 그런 아버지를 보고 처음엔 어색해 하던 아들의 동료들이 마음을 열었다. 스킵의 비디오를 시청하면서 그들은 함께 울었다. 아버지는 “그들 역시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가슴 미어지는 아들의 마지막 장면 책을 내겠다는 약속이 아니었다면 아들의 마지막 장면은 차마 끝까지 들을 수 없을 만큼 가슴이 미어지는 것이었다. 그날 장갑차 해치에 서 있었던 아들은 저격을 받고 고꾸라졌다. 아들의 머리는 동료들에 의해 거즈로 감싸졌고 힘겹게 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그는 아들과의 약속을 지킨 점에 만족한다.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고 이렇게 말한다고 생각한다. “아빠, 우리는 해냈어요.”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레일 만나 꽃피운 두바퀴 여행

    레일 만나 꽃피운 두바퀴 여행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부상한 철도와 자전거를 연계한 여행이 인기를 얻고 있다. 자전거를 열차에 싣고 자전거 코스가 뛰어난 지역으로 이동해 자전거 타기를 즐긴 뒤 다시 열차를 타고 돌아오는 여행이다. 14일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경주간 운행된 자전거 전용열차인 ‘에코(Eco) 레일 자전거 투어열차’엔 자전거족들이 열차를 가득 채웠다. 자전거 투어열차는 무궁화 4량과 전용거치 객차 3량, 카페열차 등으로 구성됐고 탑승인원은 288명이다. 전국의 자전거동호회 등에서 260명이 참가했다. 앞서 지난 6월20일부터 자전거 휴대·탑승이 가능한 중앙선(용산~국수) 전철도 자전거 마니아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주중 평균 30명, 주말에는 150명이 이용한다. 코레일은 서울~경주구간에 투입한 자전거 전용열차를 전남 곡성 기차마을과 전북 김제의 코스모스길, 각종 자전거대회 등에도 투입할 계획이다. 또 현재 이촌·서빙고 등 14개인 자전거 휴대 가능역을 연말까지 한남·옥수·응봉역 등으로 확대하고 역내 이동용 경사로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왕방산 자전거 전용코스(35㎞)를 운행하는 성북~동두천 중앙역간 자전거 테마열차(4량 1편성)도 준비 중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애꾸눈 누렁이/류근원

    [엄마와 읽는 동화] 애꾸눈 누렁이/류근원

    인삼밭을 다녀오신 아버지의 한숨소리가 대문 밖에서 무겁게 날아왔어요. “어휴, 이놈의 산돼지들 때문에 고생고생 지은 인삼 농사 다 망치겠어.” 아버지는 대문 안 외양간의 누렁이를 한참동안 바라보셨어요. “누렁아, 어쩔 수 없다. 네 운명이려니 생각하렴.” 이상한 일이에요. 아버지는 요즈음 누렁이만 보면 뜻 모를 말과 함께 혀까지 쯧쯧 차시거든요. ‘아무래도 예감이 이상해. 누렁이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아.’ 환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언덕 너머 인삼밭으로 향했어요. 가시철조망 아래로 땅을 파고 들어온 산돼지들의 발자국들이 어지럽게 찍혀 있는 거였어요. “어휴, 이럴 수가? 정말 아버지 가슴속이 새까맣게 타고도 남겠다.” 환이는 타달타달 인삼밭을 뒤로 했어요. 근처 인삼밭을 지키는 사냥개들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무섭게 터져 나왔어요. “우리도 저런 사냥개가 있으면 얼마나 든든할까.” 환이가 마악 대문을 들어설 때였어요. 안방에서 부모님이 주고받는 소리가 흘러나왔어요. “그래서 결정했소. 누렁이를 팔아서 인삼밭을 지킬 사냥개를 사기로.” “그래도 정이 흠뻑 든 누렁이인데.” “지금 팔아야 그나마 제값을 받을 수가 있다는구먼. 땀 흘려 가꾼 인삼밭을 지킬 방법은 이 방법밖에 없어요.” 순간 환이는 귀를 의심했어요. 잘 못 들었나 싶어 새끼손가락으로 귓구멍을 한번 쑤셔도 보았어요. “어쩔 수 없는 일이잖소. 인삼밭을 지키기 위해선……. 내일 소장수가 올거요.” 환이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외양간 앞에 섰어요. 누렁이가 얼굴을 흔들어 댔어요. 잘랑잘랑 워낭소리가 바람을 타고 집안을 날아다녔어요. “아, 아버지의 어쩔수 없다는 말이 누렁이를 판다는 뜻이었구나. 누렁이, 불쌍해서 어쩌지?” 환이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요. 누렁이의 워낭 소리도 밤 이슥토록 잘랑잘랑 들려왔어요. 이튿날, 소장수가 누렁이를 보러왔어요. 소장수와 눈길이 마주치자, 누렁이는 허둥지둥 뒷걸음질을 쳐댔어요. “허허, 겁이 꽤 많은 황소로군. 고개 좀 이리 돌려 보거라. 허허, 이리 돌려 보라니까.” 소장수는 누렁이의 코뚜레를 잡고, 인정사정없이 흔들다가 깜짝 놀랐어요. “아니, 무슨 황소가 이래? 허허, 애꾸눈이잖아? 소장수 30년에 애꾸눈 황소는 첨 보네.” 소장수는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잘래잘래 흔들어댔어요. 아버지는 깜짝 놀라 허둥거리셨어요. “하하, 애꾸눈이면 어떻습니까? 힘만 세면 최고지.” “그렇지 않아요. 아무리 힘이 좋아도 눈 하나론 논밭에서 제구실을 못하는 법이죠. 잘 아실 텐데?” “그, 그, 그런 것은 못 느꼈는데요. 논밭을 다른 집 황소보다 몇 배 더 잘 갈아요. 이웃 마을에서도 누렁이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예요.” “허허, 그렇게 시치미를 떼시면 흥정이 어렵겠는데요.” 환이의 가슴은 걷잡을 수 없이 쾅쾅 뛰기 시작했어요. 제발 흥정이 깨지라고 마음속으로 얼마나 빌었는지 몰라요. 그러나 흥정이 어렵다는 소장수의 말에 아버지는 금세 한풀 꺾이고 말았어요. “다른 황소보다 조금 낮게 잡아야 되겠습니다.” 두 분 사이에 몇 번 실랑이가 오가는 듯하더니, 이내 만족한 웃음소리가 새어나왔어요. “잘 쳐드리는 것입니다. 우선 계약금으로 이걸 받으시고, 나머지 돈은 일주일 후 황소를 실어가는 날 드리도록 하지요.” 두 분은 연신 만족한 웃음을 흘리시며 대문 밖으로 나갔어요. ‘흑, 아무리 말을 못 알아듣는 동물이라지만. 누렁이 앞에서 그렇게 무서운 소릴 주고받으시다니.’ 갑자기 아버지가 미워지는 환이에요. 그러나 잠시 뿐이었어요. ‘따지고 보면 다 내 탓인걸 뭐.’ 환이는 힘없이 외양간으로 들어갔어요. 그때까지도 누렁이는 외양간 모서리에 머리를 틀어박고 있는 거였어요. “누렁아, 나야. 고개를 이리 돌려봐, 응? 다 내 탓이야, 미안해.” 고삐를 잡아당겼지만, 누렁이는 막무가내였어요. 꿈쩍도 하질 않는 거예요. 환이는 뒷동산 언덕으로 뛰기 시작했어요. 2학년 때였어요. 텔레비전에서 먼 나라 용감한 투우사를 보게 되었어요. 멋진 칼을 찬 투우사가 소를 눕히는 모습이 너무나 멋있는 거였어요. 환이도 멋진 투우사가 되고 싶었어요. 빨간 보자기를 준비하고, 지게작대기를 칼로 대신해서 송아지인 누렁이 앞에 섰어요. “자, 누렁아. 덤벼, 덤벼 보라구. 어서!” 그러나 누렁이는 눈만 멀뚱멀뚱 뜬 채, 오히려 환이를 이상스레 바라보는 거였어요. 지게작대기로 꾹꾹 찔러도 슬슬 피해 다니기만 하는 누렁이였어요. 그때 환이의 머릿속을 번개처럼 스쳐가는 게 있었어요. ‘그래, 누렁일 화나게 만들면 나에게 덤벼들 거야. 히히히.’ 환이는 누렁이 꼬리에 성냥을 팍 그어댔어요. “우우우! 우우우!” 누렁이는 무서운 비명을 지르며 날뛰기 시작했어요. 뜨거움을 못 참고, 날뛰던 누렁이는 나뭇가지에 그만 오른쪽 눈을 찔리고 말았어요. 그리고 오른쪽 눈은 영원히 뜨질 못하게 되었어요. 환이는 너무나 무서워 영원한 비밀로 감추고 말았어요. 그 후로 누렁이는 이상스레 변하기 시작했어요. 앞으로 나아갈 때는 얼굴을 이리저리 번갈아 돌리며 나아가는 것이었어요. 논밭을 갈 때도 행동이 굼뜨고 똑바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얼마나 구박을 받았는지 몰라요. “미안해, 누렁아! 날 용서해줘!” 환이는 맞은 편 산에 대고 수없이 메아리를 날렸어요. 이튿날부터 환이는 누렁이를 데리고 산언덕으로 향했어요. 잘 드는 톱으로 누렁이의 코뚜레를 잘라냈어요. 시냇가에서 누렁이의 엉덩이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똥딱지를 깨끗하게 닦아 주었어요. 하루하루가 너무 빠르게 지나갔어요. 소장수가 누렁이를 데려가기로 약속한 하루 전날, 환이는 누렁이를 데리고 인삼밭으로 향했어요. “누렁아, 미안해. 부모님 몰래 인삼을 캐서 널 줄게. 내 마지막 선물이야, 맛있게 먹었음 좋겠어.” 인삼밭이 환이의 눈에 들어왔어요. 그런데 눈에 익은 울타리가 아니었어요. “헉, 저, 저, 저럴 수가! 가시철조망이 주저앉아 버렸잖아!” 어미 산돼지와 새끼들이 가시철조망을 무너뜨리고, 인삼밭을 마구 파헤치고 있는 거였어요. “야, 이 나쁜 놈들아. 저리 가지 못해!” 환이는 돌멩이들을 주워 산돼지들에게 쉬지 않고 던져댔어요. 갑자기 어미 산돼지가 몸을 휙 돌리는 것이었어요. “아, 아, 안 돼! 아버지, 어머니!” 그때였어요. 환이 앞으로 무엇인가 휙 지나치더니 쿵 소리가 아주 크게 들리는 거였어요. “음머어! 음머어!” 산자락 하나가 무너져 내릴 듯한 누렁이 울음소리가 터졌어요. 산돼지들은 숲 속으로 허둥지둥 꽁무니를 빼고 말았어요. 누렁이의 애꾸눈 밑에서 붉은 피가 줄줄 흘러내렸어요. 부딪칠 때, 산돼지의 송곳니에 찔린 게 분명했어요. 환이는 옷을 찢어 누렁이의 피를 닦아주기 시작했어요. “누렁아, 고마워. 너 아니었음, 너 아니었음……. 미안해!” 아버지와 어머니가 달려왔어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얼마나 놀라셨는지 얼굴이 하얘졌어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노을이 내릴 때까지 가시철조망을 다시 일으켜 세웠어요. “누렁아, 고맙구나. 많이 아팠겠다. 자, 가자.” 잘랑잘랑 워낭 소리가 환이의 귀에는 누렁이의 울음소리로 들려오는 거였어요. 서쪽하늘엔 누렁이의 핏빛 같은 노을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어요. 누렁이와의 마지막 밤이 되었어요. 환이의 방으로 달빛이 환하게 스며들었어요. 밤 이슥토록 누렁이도 잠을 못 이루고 있었어요. 이따금씩 워낭 소리가 잘랑잘랑 들려왔어요. 환이는 귀를 막고 말았어요. 그랬더니 워낭 소리가 종소리보다 더 크게 환이의 가슴을 마구 흔들어놓는 거였어요. 환이는 살며시 방문을 열고, 외양간으로 향했어요. 마당으로 숨이 막힐 듯 쏟아져 내리는 달빛, 달빛. 누렁이는 하염없이 보름달만 쳐다보고 있는 거였어요. “누렁아, 우린 내일이면 헤어져야 해. 사랑해!” 환이는 누렁이의 목을 끌어안고, 울지 않으려 입술을 꽉 물었어요. 누렁이의 긴 혀가 환이의 얼굴을 핥기 시작했어요. 그 순간 쏟아져 나오는 꽃향기, 상큼한 풀잎 냄새……. 환이는 무엇엔가 쫓기는 모습으로 허겁지겁 방으로 들어오고 말았어요. 이튿날 누렁이를 싣고 갈 트럭이 왔어요. 환이는 팔려가는 누렁이를 차마 볼 수 없어 마당에 나올 수가 없었어요. 소장수의 웃음소리가 무섭게 들려왔어요. “자, 나머지 돈입니다. 누렁이를 싣고 가겠습니다.” “저, 저, 미안합니다. 누렁이는 팔지 않겠어요. 계약 위반금을 달라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안 파신다니요? 누렁이 값을 잘 쳐드리는 건데, 이거야 어디 원 쩝쩝.” 한참 후, 트럭은 털털털 소릴 내며 돌아갔어요. 환이는 얼마나 놀랐는지, 방문을 쾅 열어젖뜨렸어요. 누렁이에게 맨발로 달려갔어요. “누렁아, 우리 아빠 최고지?” 누렁이가 음머어! 큰 소리로 대답했어요. 잘랑잘랑 워낭 소리도 ‘그래그래’ 라고 들려오는 거였어요. ●작가의 말 애꾸눈 누렁이는 개구쟁이 시절 실제 있었던 일이에요. 누렁이는 죽고 없지만, 아직까지도 제 가슴 속에 살아있답니다. 밤 이슥토록 잠 못 이룰 때에는 음머어 소리도 듣고, 잘랑잘랑 워낭 소리를 아직도 듣고 있답니다. 누렁이에게 미안한 마음, 아무리 퍼내도 샘물처럼 줄지 않고 있어요. 혹시 누렁이가 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밤하늘도 많이 쳐다본답니다. ●작가 약력 충북 충주 출생. 1984년 아동문학평론 동화 추천완료. 계몽아동문학상, 새벗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톨스토이 문학대제전 아동문학대상, 한국해양문학상 수상. 주요 동화집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만남’, ‘눈자니 마을의 동화’ 등. 충남 보령 개화예술공원에 ‘세상에서 가장 슬픈 만남’ 동화비가 세워져 있음. 현재 경기 화성시 비봉초등학교 교장
  • 어둠과 침묵의 시대 깬 외침 불의 맞선 그의 전모 한눈에

    어둠과 침묵의 시대 깬 외침 불의 맞선 그의 전모 한눈에

    어둠과 침묵의 시대, 번뜩이는 식칼의 시퍼런 서슬처럼 분연히 저항과 희망을 노래했던 시인이 떠난 지 꼬박 10년이 됐다. ‘국토’, ‘식칼론’ 등으로 민족·민중시의 전형을 만들어낸 조태일(1941~1999년)이다. 그는 1999년 9월7일, ‘국토 서시’(1975년)에서 노래했듯 ‘…일렁이는 피와 다 닳아진 살결과 / 허연 뼈까지를 통째로 보탤 일’인 듯 위암을 선고받은 지 불과 50일 만에 홀연 세상을 떠났다. 故 조태일 시인 창비에서 문학 세계 36년, 광야의 인생 58년을 되짚어 보는 ‘조태일 전집’(작은 전 4권)을 출간했다.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아침선박’ 등이 담긴 동명 첫 시집(1965년)부터 시작해 숨지기 직전 내놓은 여덟번째 시집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1999년)까지 수록된 시 454편을 비롯해 시집에 묶이지 않았던 64편 등을 모두 아울렀다. 여기에 시론, 시대를 직접 평하며 조태일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산문 등까지 한데 묶었다. 또한 10주기에 맞춰 그의 고향이자 문학관이 설립된 전남 곡성군에서 추모 학술행사와 공연 등도 펼쳐질 예정이다. 전집을 보면 평생에 걸쳐 ‘불의와 겨루기’와 ‘희망 만들기’를 꾀해 왔던 조태일의 전모가 한눈에 보인다. ●광야의 인생 58년 되짚어본다 초기에는 2000년대 젊은 시인들을 부끄럽게 하는 감각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낭만적인 모더니스트로서의 조태일이 엿보인다. 김광섭, 조병화의 제자다운 모습이다. 그러나 1968년 육군 중위(ROTC 4기)로 예편한 뒤 내놓은 두 번째 시집 ‘식칼론’(1969년)부터 예의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의 조태일이 등장한다. 낭만의 언어가 잉태한, 저항의 리얼리즘을 노래한다. 독재자의 간담이 서늘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가 만든 시 전문지 ‘시인’도 비슷한 시기 김지하의 그 유명한 시론(詩論) ‘풍자냐 자살이냐’를 실은 뒤 창간 1년 만에 폐간의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 이후 세 번째 시집 ‘국토’가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판매금지되는 등 그간 밥먹고 차마시듯 판매금지, 구속, 투옥 등 광야의 삶이 거듭됐다. ●김지하·김준태 등이 그를 통해 발굴 1990년대 들어 그의 시는 다시 한 번 변신한다. 시인 신경림은 “그의 후기시는 우리 시가 침체의 늪에서 탈출하는데 단단히 한몫을 하리라 생각한다.”면서 “고전적 시의 미학이라 할 절제와 압축의 전범을 보여 주며 시 읽는 재미를 한껏 맛보게 해 준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렇듯 조태일의 시와 삶에는 암흑의 시기 침묵을 깨트리는 저항의 외침이 있고, 국토와 그 땅에 발딛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가없는 애정이 있다. 그의 서정성 가득한 민족·민중시가 후배들에게 이정표가 됐음은 물론이다. 익히 알려졌듯 김지하, 김준태, 양성우 등 1980년대의 독재자들이 지긋지긋해했던 시인들이 그를 통해 발굴됐다. 4년에 걸쳐 시집을 엮은 이동순 전남대 인문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자료 정리를 마치고 나서 시인의 생애와 작품을 비교하다 보니 작품이 쓰인 시대상황과 시의 내용이 거의 합치하는 것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한편 5일 오후 4시 전남 곡성 태안사에서 백낙청 박석무 김정남 등 동료들의 시인에 대한 회고담과 도종환 나희덕 양인숙 등 후배 문인들의 시낭송, 노래로 변신한 조태일의 시 ‘봄이 오는 소리’, ‘어머니를 찾아서’ 합창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HAPPY KOREA] 옛역사 장미원으로 탈바꿈 연 60만명 방문

    [HAPPY KOREA] 옛역사 장미원으로 탈바꿈 연 60만명 방문

    전남 곡성군 오곡면의 섬진강 기차마을로 가는 길은 그 자체가 즐거움이다. 1999년 새로 지은 곡성역을 나오면 왼쪽으로 상수리나무가 두 줄로 곧게 심어진 산책로와 찻길이 뻗어 있다. 이 지역 출신인 고려대 조경학과의 심우경 교수가 설계한 이 길에는 모두 200그루가 넘는 상수리 나무가 심어져 있다. 500m가 넘게 이어지는 상수리 나뭇길은 보는 이들에게 X자형 원근감의 극치를 선사한다. ●국내최대 장미정원 1004개 품종 길러 상수리 나뭇길이 끝나는 곳에 기차마을의 출발점인 옛 역사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1999년 한국철도공사가 전라선을 개량하면서 새로운 기찻길을 내자 곡성군에서 옛 역사 및 기찻길 13.2km를 사들여 관광시설로 만들었다. 옛 역사 주변에는 국내 최대 규모라는 장미 정원이 조성되고 있다.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 장미 정원보다 1.5배가 큰 규모라고 한다. 장미정원(장미원) 끝의 음악 분수대는 ‘수익’이 나는 곳이다. 음악 분수대가 소모하는 한 달 전기료는 40만원. 이를 충당하기 위해 군에서 1000원을 내고 30분 동안 선곡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치를 부착했는데, 한달에 100만원의 수입이 들어온다고 한다. 장미원 옆에는 ‘태극기 휘날리며’, ‘아이스케키’ 등 영화와 ‘토지’, ‘야인시대’, ‘사랑과 야망’, ‘경성 스캔들’ 등의 드라마가 촬영됐던 1960년대 마을이 그대로 남아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장미원에는 하루에 적어도 세차례를 방문하는 단골 손님이 있다. 바로 조형래 곡성군수다. 그는 행정가가 아니라 ‘홍보맨’이라는 느낌을 줄 정도로 곡성 홍보에 열성을 보였다. 조 군수는 “특별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면서 “장미원에는 1004종류의 장미가 있으며, 한 본에 50만원인 진귀한 장미도 있다.”고 자랑했다. 조 군수는 또 “곡성 장미원은 단순히 정원만 꾸민 것이 아니라 품종개발과 판매, 원예 교육도 한다.”면서 “1년에 3차례 꽃을 피울 수 있기 때문에 각종 사업으로 연간 3억~4억원의 수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 군수는 “섬진강 기차마을이 정부의 예산 지원으로 시작됐지만, 앞으로는 충분히 자립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곡성군 관광개발과의 박종만 계장은 곡성군의 기차마을과 각종 생태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지난해 40만명에서 올해 6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는 100만명을 돌파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차마을을 나오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라고 일컬었던 17번 국도가 섬진강을 따라 이어진다. 국도를 따라 달리다 보면 섬진강의 고즈넉함, 도로변에 심어진 철쭉 등 계절 꽃의 화사함, 그리고 주변의 산들을 빽빽이 채우고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의 웅장함에 빠져들게 된다. 곡성군 관광개발과의 장계호 농촌체험마을 담당관은 “곡성군의 소나무는 크기나 모양에서 금강송과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곡성군이 사들인 옛 기찻길은 17번도로와 함께 뻗어 있다. 옛 곡성역에서 추억이 깃든 증기기관차를 타면 침곡역을 거쳐 종점인 오곡면 가정리의 가정역에 닿게 된다. 침곡역부터 가정역까지 5.1km는 레일 바이크를 타고 달릴 수도 있다. ●심청이야기·한옥마을 연계 관광개발 가정역에 도착해 2층 레스토랑으로 올라 가니 섬진강변의 아름다운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가정역에서 곧바로 섬진강을 건너갈 수 있는 두가세월교 너머에 가정리 녹색농촌체험마을이 자리잡고 있고, 그 옆에 곡성군청소년야영장, 곡성섬진강천문대가 있다. 가정 녹색농촌체험마을은 돌로 쌓은 담장이 운치있게 감싸고 있는 산골 마을이다. 가정 녹색농촌체험마을 운영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김봉우(56) 이장은 섬진강 기차마을과 연계한 농촌체험 관광을 시작한 이후 “사람들이 많이 오기는 하는데, 그걸 수익으로 연결시키기는 참 어렵다.”고 말했다. 주요 수익원은 관광객들을 숙박시키는 민박이다. 문제는 투자다. 도시에서 오는 관광객들은 샤워기나 에어컨 등 편의 시설을 중요시하는데 시골 마을에서 이를 갖추는 것이 쉽지 않다. 수익을 얻는 곳은 외부 투자가 이뤄진 곳이다. 가정역의 북쪽 송정리에는 철도공사가 투자해 조성한 ‘심청 이야기 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곡성 사람들은 예로부터 심청이 송정리에 살았다고 믿고 있다. 심청 이야기 마을에는 심청과 관련한 갖가지 조형물 등이 갖춰져 있지만 실제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끄는 것은 운치있는 한옥 마을이다. 원래 있던 옛 마을의 한옥들을 리모델링해서 펜션으로 만든 것이다. 2명부터 8명까지 숙박할 수 있는 한옥이 18채가 있다. 요금은 5만원부터 17만원이지만, 여름 성수기에는 방을 얻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곡성군 관광개발과의 장계호 녹색체험마을 담당자가 설명했다. 글 사진 곡성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행정안전부 공동 기획
  • [독자의 소리] 동방예의지국이 무색한 폭언/서울 성북구 종암동 김재현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었다. 나 역시 우리 아이들에게 그것을 가르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휴일에 아이들과 함께 덕수궁에 갔다가 정말 놀랍고 창피한 일을 보았다. 외국인 관광객 등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데모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궁금해서 가까이 다가가 지켜보았다. 한 사람이 ‘○○○ 이명박!’이라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자 다른 사람들은 거기에 호응을 하며 좋다고 박수를 쳤다. 순간 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큰소리치던 초등학생 아들에게는 미안함이, ‘뷰티풀 코리아’를 보러 온 외국인 관광객에겐 창피한 마음이 들었다. 예전 군사정부 시절엔 대통령의 호칭을 각하라고 불렀으며, 그 시절엔 대통령을 욕하면 벌을 받았다고 들었다. 지금 시대에 굳이 그 호칭과 존경을 강요하진 않지만, 공공장소에서 그런 욕을 한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 김재현
  • 30년 기른정 패륜으로 갚다니…

    도박에 빠져 30년 넘게 길러준 양어머니를 청부 살해하고 수십억원대의 유산을 가로챈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7일 청부업자를 동원해 양어머니 유모(70)씨를 살해한 뒤 20여억원의 유산을 빼돌린 이모(34)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이씨의 의뢰를 받고 유씨를 살해한 박모(31)씨와 전모(27)씨도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해 3월 유씨가 “경마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는 너에게 유산을 남기느니 대신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말한 것에 앙심을 품고 한 인터넷 게시판에 ‘시키는 일은 다 해 주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박씨 등과 접촉해 1억 3000만원을 주고 유씨를 살해해 줄 것을 부탁했다. 박씨 등은 지난해 5월2일 오전 4시쯤 경기 성남의 유씨 집에 침입해 숨어 있다 아침운동을 하고 돌아온 유씨의 얼굴에 비닐랩을 씌워 살해했다. 이씨는 박씨 일당과 함께 지난해 4월 교통사고로 위장해 유씨를 살해하려고 계획했지만 “어머니 얼굴을 보니 차마 못하겠다.”고 해 첫번째 시도는 실패했다. 유씨는 갓난아기 때 자신의 집 앞에 버려진 이씨를 양자로 삼았다. 이씨는 대학시절 사설경마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경마에 대해 알게 된 뒤 수시로 유씨에게 도박자금을 타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범행 뒤 아파트 4억원, 예금 6억원 등 20여억원의 유산을 받았지만 이 가운데 15억 5000여만원을 사설 경마장에서 탕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 마터스:천국을 보는 눈(공포, 드라마/18세 이상 관람가) 감독 파스칼 로지에 출연 밀렌 잠파노이, 모르자나 아나위 줄거리 루시는 정체불명의 사람들로부터 학대를 당하다 극적으로 탈출한다. 목숨은 건졌지만,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 매일마다 악몽을 꾸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또래 친구 안나를 만나 그의 따뜻한 우정으로 점차 정상을 되찾아간다. 그리고 15년이 흐른다. 외딴 집 평범한 가족에게 참혹한 총격이 시작된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은 잔인한 복수가 돼 나타난다. 감상 극단적인 폭력의 향연.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다. ■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액션/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스티븐 소머스 출연 채닝 테이텀, 데니스 퀘이드, 이병헌 줄거리 특수부대 대위 듀크는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최첨단 무기를 운반하던 도중 알 수 없는 공격으로 팀원들을 모두 잃는다. 테러리스트 군단 코브라가 무기를 노리고 저지른 짓이다. 선악 구분 없이 주어진 임무만을 수행하는 비밀 병기 스톰 셰도 등이 속한 코브라에 맞서기 위해 최정예 특수군단 ‘지.아이.조’가 투입되고 듀크도 이에 합류한다. 곧 격렬한 격돌이 시작되는데…. 감상 스톰 셰도 역을 맡은 이병헌의 연기는 볼 만하지만, 유치한 스토리에 실망한다. ■ 야스쿠니(다큐멘터리/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리잉 출연 가리야 나오하루, 고이즈미 준이치로 줄거리 야스쿠니 신사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갖가지 사건과 관련 인물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일본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곳 중 하나인 만큼, 갈등과 모순에 초점을 맞춘다. 매년 광란의 풍경이 벌어지는 8월 15일의 야스쿠니 신사를 비롯해 12년 동안 8100개나 만들어진 ‘야스쿠니도’의 제작을 재현한 92세 장인의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일본 개봉 당시 우익세력의 압박으로 극장 상영이 철회되기도 했다. 감상 중국인 다큐멘터리 감독 리잉이 10년간의 취재를 통해 완성한 한·중·일 합작 다큐멘터리.
  • “2등시민 취급 벗어… 이젠 당당한 개포4동민”

    “2등시민 취급 벗어… 이젠 당당한 개포4동민”

    “개포 4동 주민입니다.” 4일 서울 개포4동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를 마치고 주민등록증을 교부받은 ‘포이동 266번지’ 주민들은 “지난 20여년 동안 이 한마디를 듣기 위해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벅찬 가슴을 숨기지 못했다. 이들은 전입신고 전과 후의 주소가 같았다. 같은 집에서 같은 집으로 이사했다고 신고한 것이다. 새로 부여받은 이들의 주소는 ‘서울시 강남구 개포4동 1266번지’, 종래의 포이동 266번지다. 이날 전입신고를 한 주민 조철순(51) 대책위원장은 차마 말끝을 잇지 못했다. 주민등록 없는 ‘유령 시민’으로 살아온 지 20년, 그간의 어려움과 냉대가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시유지 불법점거자’로 몰려 가구당 2억원 가까이 되는 토지변상금을 부과받은 것도 서러웠다. 교육 문제, 전기·수도 사용 문제까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지 못하는 것도 힘들었다. 공과금 고지서가 어디로 오는지 몰라 매번 체납하기 일쑤였고, 장성한 아들들은 군대에 가야 할 시기를 몰라 병무청에 직접 전화해 입대 영장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견디기 어려웠던 건 주민등록도 없는 ‘2등 시민’ 취급을 당하는 일이었다. “이 동네 20년 넘게 살면서 구걸 한번 해본 적 없어요. 그런데도 이 동네가 ‘거지 마을’이라고 불렸어요. 근처 부자 동네 사람들은 이 동네 산다고 하면 눈빛부터 달라지니까요.”라며 가슴을 쳤다. 이 때문에 주민등록증은 포이동 266번지 주민들에게 단순한 신분증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21년 동안이나 주민들이 단결해 ‘기약없는 싸움’을 계속할 수 있었던 건 “부당하게 빼앗긴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되찾아야겠다.”는 다짐에서 비롯됐다. 주민 송희수(61)씨는 “무허가 판자촌 주민 중에 강남구청이나 서울시청에 들어가서 면담을 성사시킨 건 포이동 266번지밖에 없어요. 그 정도로 주민들이 똘똘 뭉쳐서 주민등록 등재를 위해 싸웠죠.”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새로 나온 주민등록증과 등본이 자랑스럽긴 하지만, 주민들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한다. 주민 김용금(60)씨는 “싸움은 끝난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일 뿐”이라면서 “그동안의 부당한 처사로 인한 보상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 싸워 나가겠다.”고 했다. 글 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진시황 이래 中 황실 성생활 보고서

    진시황 이래 中 황실 성생활 보고서

    중국은 하(夏)왕조가 세워진 이래 1911년 동안 군주제도를 택해 왔고, 진(秦)나라부터 황제제도가 시작됐다. 이런 전제군주 시대를 관통한 통치이념은 유가사상. 유가는 충효를 연구하는 학문이고, 특히 효의 핵심은 대를 잇는 것이기 때문에 자식을 낳지 못하는 것을 가장 큰 불효로 여겼다. 효는 대대로 같은 성을 가진 자들이 나라를 통치해야 하는 황제 가문에서는 더욱 절실하고 중요했다. 중국의 역대 제왕들이 10대 중반부터 성적 쾌락과 여색에 빠져 산 것은 이같은 이념 아래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황궁의 성’(시앙쓰 지음, 허동현 감수, 강성애 옮김, 미다스북스 펴냄)은 중국 진시황 이래 중국 역대 왕조와 그 왕조를 구성해온 걸출한 황제들의 성생활과 애정행각에 관련된 보고서다. 1962년생인 저자 시앙쓰는 중국 고궁박물관 연구원 및 도서관 부관장으로, 고서에서 황제와 황후의 성생활과 관련된 부분을 모조리 찾아내 책으로 펴냈다. 원래 제목이 ‘후궁의 금지옥엽’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 책의 주인공들은 황제라기보다도 이른바 당나라 현종의 양귀비, 한나라 성제의 조비연, 당나라 고종의 측천무후, 한나라 유방의 부인 여치, 청나라 자희태후 등이다. 후궁이란 황후와 비빈들이 거처하던 곳이니 말이다. 하지만 후궁은 부제로 달린 ‘치정과 암투가 빚어낸 밤의 중국사’처럼 한숨과 질투, 배신, 치정, 음모, 살인 등이 난무하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였다. 이를테면 진나라 혜제의 가남풍 황후는 불임이었는데, 임신한 궁녀를 보면 날카로운 창으로 사정없이 찔러 죽였다. 측천무후는 자신이 여제가 되기 전 왕 황후를 모함하기 위해 자신이 낳은 딸을 죽여 버리기도 했다. 한나라 혜제는 자신의 조카(장 황후)와 결혼을 했는데, 원래부터 귀여워하던 조카와 잠자리를 끝내 피해, 장 황후는 마흔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처녀였다. 한나라 헌제의 생모 왕씨는 헌제를 낳은 뒤 독살됐다. 선비족들이 세운 북위는 태자를 옹립하기 전에 반드시 생모를 죽여야 한다는 규정도 있었다. 외척의 발호를 막기 위해서였다. 명나라에서는 영종 이전의 비빈들은 왕이 죽으면 순장됐다. 순장되는 날은 차마 눈 뜨고 보지 못했다고 한다. 선종 주첨기는 재위 10년째 되던 해 시녀 곽애를 빈으로 봉했다. 그러나 입궁한 지 20일이 지났을 때 선종이 붕어했다. 부귀영화를 누리지도 못한 채 순장돼야 했던 곽애는 ‘절명사’란 애절한 시를 남겼다. 순장하기 전 비빈들은 진수성찬이 차려진 연회에서 배불리 먹은 뒤 연회가 끝나면 어두운 불빛이 비치는 대전 앞 대들보 밑으로 가 머리를 풀고 목을 매 자살했다. 중국의 어린 황제와 태자는 사춘기에 접어들기 전에 춘궁도(春宮圖)로 불리는 춘화나 환희불(歡喜佛)이라 불리는 조각상 등을 통해 성교육을 받았다는 대목도 재밌다. 때로 태자들은 직접 시녀들과 실습도 했다고 한다. 또한 황궁에서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기르면서 동물들의 본능적인 모습을 보여 줬다고 한다. 궁사(宮詞)에 ‘계집종은 매일매일 군왕을 섬긴다.’는 구절이 있는데, 여기서 계집종은 암고양이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이 책의 미덕은 아주 강한 디테일에 있다. 우리가 거의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진시황의 출생 비밀이나, 당현종과 양귀비의 숨겨진 사랑 이야기들이 불쑥불쑥 나타난다. 현종은 뚱뚱한 양귀비가 술 취한 모습을 가장 좋아했다. 또 현종은 이지적이고 숙녀였던 매비를 사랑하면서도 양귀비를 안록산의 난이 날 때까지 끊지 못했다. 책 구석구석에서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받아들인 조선왕조 500년과 비슷한 대목들이 나타난다. 3만 2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올여름 ‘추억 만들기’ 정보화 마을로 오세요

    올여름 ‘추억 만들기’ 정보화 마을로 오세요

    ‘올여름 경남의 정보화 마을에서 농어촌의 다양한 생활 체험을 하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보세요.’ 경남 시·군의 농어촌 정보화 마을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특산품을 준비하고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경남도는 23일 마산을 비롯한 도내 17개 시·군의 27개 정보화 마을이 올여름 갖가지 재미있는 농어촌 테마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하동군 삼신녹차마을은 녹차 따고 다도 배우기, 함안군 칠북 과수마을은 포도따기, 김해시 대동화훼마을은 행복한 모종심기 등 농부 생활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았다. 거제시 어구 낚시마을에 가면 낚시를, 남해군 지족갯마을에서는 바지락 캐기와 쏙잡기 등 바다생물을 체험할 수 있다. 또 사천시 고읍단감마을의 원두막 만들기, 밀양시 평리산대추마을의 메밀묵 만들기와 천연염색, 진주시 대암초록마을의 손두부 만들기 등 농촌 관련 공작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을도 많다. 거제시 구조라 관광어촌마을과 남해군 지족마을, 산청군 대포곶감마을 등에서는 맨손으로 고기잡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의령군 보천과채마을과 사천시 고읍단감 등에서는 뗏목을 타고 생태강을 체험하는 행사를 운영한다. 각 정보화 마을마다 캠프형 민박이나 농장형 민박, 일반 가정식 민박, 펜션 및 리조트 등 다양한 형태의 민박이 준비돼 있다. 또 현지에서 생산된 우수한 농·어업 등의 특산물을 믿고 살 수 있다. 24, 25일 도내 주요 고속국도 인터체인지 등 16곳에서 정보화 마을 주민들과 공무원 등 160여명이 도내 정보화 마을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내용을 알리는 홍보활동을 펼친다. 남해고속도로 6곳과 대전~통영고속도로 3곳, 중부내륙고속도로와 대구~부산고속도로, 88고속도로 각 2곳, 고성군 당항포 입구 등에서 토마토와 양파즙 등을 나눠 주며 경남지역 정보화 마을을 판촉하는 활동을 한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발언대] 그린 투어리즘/엄재남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발언대] 그린 투어리즘/엄재남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800㎞에 달하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40∼50일 동안 걸어 다니는 고생을 하고도 사람들은 인생의 자유를 느꼈다든지 또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얘기한다. KBS에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아름다운 길로 소개한 5000㎞에 달하는 차마고도 길을 몇 달에 걸쳐 자전거로 여행하면서 사람들은 행복을 느낀다. 산업혁명 이후 물질성장이 최우선인 양 개인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고 기업은 이윤에 최상의 가치를 부여하고 M&A를 통해 확대를 거듭해 왔다. 우리나라도 ‘빨리빨리’를 앞세워 세계인들이 깜짝 놀랄 만한 경제성장을 이뤘다. 유명한 관광지, 세계적인 명소, 훌륭한 놀이시설, 호화 유람선 등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즐거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뭔가 가슴이 허전함을 감출 수가 없다. 이런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슬로투어(slow tour)를 계획하고 있다. 슬로투어, 슬로라이프, 슬로시티, 슬로푸드 등 느림의 미학이 허전함의 해답이다. 우리는 ‘빨리빨리’ 문화가 있었다면 외국은 패스트푸드로 대변되는 빠름이 세상을 지배해 왔다. 느림의 미학은 인간성의 회복이며 자연과의 동행이다. 또 지구온난화로 녹색이 시대적 코드이다. 이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 있는 곳이 그린투어리즘으로 불리는 농촌 관광이다. 농촌관광은 녹색관광, 그린투어, 에코투어, 슬로투어 등으로 불리고 있으며 팜스테이, 녹색농촌체험마을, 전통테마마을, 농산어촌체험마을, 자연휴양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도시민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놀멍·쉬멍·걸으멍으로 이름난 제주올레길, 진안마실길, 문경새재길 등 ‘걷기길’이 느림과 자연의 편안함을 함께 제공한다. 슬로투어는 한번의 여행으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접하는 것이 아니다. 옥수수를 따서 솥에 넣고 나무를 때면서 익기를 기다리는 맛을 즐기는 것이 진정한 슬로투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여름에는 슬로투어, 슬로라이프, 슬로푸드의 진정한 멋을 즐겨 보자. 엄재남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 한국문학의 세계화… 노벨상도 머지않았다

    한국문학의 세계화… 노벨상도 머지않았다

    한국 문학은 세계 문학의 변방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고들 얘기하면서도 세계 문학의 보편성을 좇는 이율배반적 노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문단에서 차마 말하지 않거나 애써 부정하면서도 내심 갈망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노벨문학상 수상. 이를 통해 세계 문학의 중심부로 들어섰음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최근 들어 번역 작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우리의 문학 작품이 해외에 활발히 소개되고 있지만 주류로 나아가는 데는 여전한 한계를 안고 있다. 노벨문학상이 영광의 극점인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일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성과만이 아닌, 세계 문명사의 한 구성원으로서 2009년 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에서 차지하는 현주소를 정확히 짚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한국문학번역원(이하 번역원)이 올초 해외 번역사업을 벌이는 기관의 실적을 합계 조사한 결과 역시 고은, 황석영, 이문열 등이 앞줄에 놓였다. 특히 시는 국내에서처럼 해외에서도 ‘찬밥 신세’이기 십상임에도 고은의 시집 ‘만인보’, ‘화엄경’, ‘뭐냐’ 등이 15개 언어로 51종이나 번역 소개됐다. 영어(14종), 독일어(7종), 스페인어(7종), 스웨덴어(4종) 등으로 문화권을 가리지 않았다. 소설가 이문열 역시 무려 9개 언어로 출간된 장편소설 ‘시인’을 비롯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사람의 아들’ 등 작품 50종이 번역됐다. 번역원 박혜주 교육자료실장은 “한국문학은 지난해까지 28개 언어로 번역됐고 가장 많이 번역된 언어는 영어, 일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순으로 나타났다.”면서 “30년 남짓한 번역 역사에서 미미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국제교류 나서는 문학, 번역의 질도 높여 이처럼 문학의 국제 교류가 제대로 꽃을 피운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열렸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100여개 나라에서 6000여개의 출판사가 참가하는 세계 최대의 도서행사이자 매해 전세계 인류의 지적, 문학적 발전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한국이 주빈국(主賓國)이 됐고, 90여명의 국내 소설가·시인이 참가해 문학 행사를 열었다. 한국 문학의 커다란 줄기가 도도히 펼쳐졌고, 역량 있는 젊은 작가들이 세계 문학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거의 없다시피 미미했던 한국 문학의 존재감을 한 방에 떨쳐낸 성과를 거뒀다. 도서전 현장에서만 2000건이 넘는 출판 계약이 이뤄졌을 정도였다. 이뿐만 아니다. 2006년부터 ‘서울 젊은 작가들’ 모임이 시작돼 연례 행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동아시아 문학포럼’ 등을 통해 세계 문학과 한국 문학, 세계 문학과 아시아 문학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풀어가기 시작했다. 번역원은 최근 국내 문학 작품 번역의 질을 확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문학번역원(KLTI) 공식 번역가 5명을 지정했다. 기존의 번역료 1800만원을 3000만원으로 높였고, 공식 번역가들로 하여금 한국 문학의 국제 교류 활동에 대한 가교 역할까지 맡도록 했다. 김주연 번역원장은 “이러한 조치는 번역 작품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물론 번역의 질이 좋아져 결과적으로 노벨문학상을 받는 것으로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작가들은 하지만 행복한 고민도 있다. 한국인이 한국어로 쓴 작품이 ‘한국 문학’의 좁은 개념 규정이다. 하지만 이 범주를 고민하게 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바로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작가들. 영어권 한국계 작가들이 가장 눈에 띈다. 이들이 풀어내는 작품 세계의 주조는 국가와 민족, 문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개인적 체험과 기억이다. 범세계적 관심을 받기에 충분한 대상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홍콩 출신의 한인 2세 제니스 리(37)는 올초 내놓은 소설 등단작품 ‘피아노 티처’가 미국과 홍콩에서 동시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선풍을 일으키며 23개 국가에 판권이 팔렸다. 재미교포 1.5세 문나미(41) 역시 자신의 첫 소설 ‘마일즈 프롬 노웨어’를 영문으로 펴내며 전세계 여류 작가들의 문학상인 오렌지상 신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밖에 고려인 3세인 러시아 국적의 아나톨리 김 역시 톨스토이 문학상 등을 받으며 여러 차례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등 세계적 명성을 떨치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견딜 수 없는 것/박경리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견딜 수 없는 것/박경리

    견딜 수 없는 것/박경리 단구동에 이사온 후 쐐기를 쏘여 팔이 퉁퉁 부은 적이 있었고 돌 틈의 땡삐, 팔작팔작 나를 뛰게 한 적도 있었고 <중략> 너가 나에게 앙갚음을 하는구나 아픔을 그렇게 달래었지만 차마 견딜 수 없는 것은 사람의 눈이더군 나보다 못산다 하여 나보다 잘산다 하여 나보다 잘났다 하여 나보다 못났다 하여 검이 되고 화살이 되는 그 쾌락의 눈동자 견딜 수가 없었다
  • ‘아! 우루무치’ 中정부,참혹한 동영상 공개

    인터넷서울신문은 우루무치에 급파된 박홍환 특파원을 통해 중국 정부가 외신기자들에게 제공한 동영상을 7일 아침 전달받았습니다. 7분42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잔혹한 장면들이 적지 않아 충격적입니다.일부 끔찍한 장면들을 삭제하고 내보낼까 아니면 모자이크 처리할까 고심했지만 참혹한 실상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도 언론의 임무라고 판단,편집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심신이 미약하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분들은 가급적 동영상을 보지 않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드립니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영상제공 / 중국 신장자치구 정부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통금 걸린 아가씨 파출소서 나체 쇼

    5일 새벽 2시쯤 마산(馬山)시 오동동의 방범대원 K, H씨는 관내 순찰중 통금시간을 위반한 윤락녀 윤(尹)모양(24)을 파출소로 연행해 오다가 화가 치민 윤양에게 철썩 따귀를 맞았다. 차마 여자를 상대로 싸울 수는 없어 간신히 파출소로 끌고 왔는데 들어오자마자 윤양은 느닷없이「블라우스」와 치마를 훨훨 벗어 붙였다. 아연실색하여 미처 말리지도 못하는 사이에 윤양은「팬티」와「브래저」차림이 되어『너희들 사람을 우습게 봤어』하며 으름장. 계속해서 아슬아슬「팬티」를 무릎 밑까지 내리곤 시위하는 통에 모두 혼비백산하여 즉시 귀가조치. -「펜」은 총보다 강하다는데「펜」보다 더 센 것이 있었군. <마산> [선데이서울 72년 9월 17일호 제5권 38호 통권 제 206호]
  • 금천구 녹색주차마을 조성 진행

    금천구가 친환경 녹색도시 건설과 도심속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녹색주차마을’ 조성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구는 올해 초부터 6월까지 녹색주차마을 사업가능 대상 주택 55채 중 25채에 대한 시설 공사를 마쳤다고 2일 밝혔다. 올해부터 사업비를 상향 조정해 주차장 1면 조성 때 650만원, 2면 800만원, 3면 이상일 경우 1면당 100만원씩 10면까지 최대 16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녹색주차(그린파킹)사업이란 주차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주택가 담장을 허물어 집 안마당에 차를 세울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해당 골목길에는 다른 차량의 불법주차를 원천 봉쇄할 수 있도록 폐쇄회로(CC)TV 등을 설치하고, 자투리 땅에는 나무 등을 심어 주거 환경도 개선해 준다. 녹색주차마을 사업에 참여하면 담당 공무원이 주택 소유주의 의견을 설계에 최대한 반영한다. 공사는 구청에서 무상으로 진행하며, 참여 가구에 대해서는 무인방범시스템이 무상 지원된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오보·법적공방으로 얼룩진 ‘잭슨 死後’

    오보·법적공방으로 얼룩진 ‘잭슨 死後’

    ’팝의 황제’마이클 잭슨(50)의 죽음을 더욱 안타깝게 만드는 일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돌연 세상을 떠난 잭슨의 뒤에 남은 것은 일파만파 퍼져버린 오보와 유족들의 치열한 법적 공방이었다. ◆ 잭슨 검시자 “부검 결과보도, 완전한 오보” 29일 잭슨의 검시를 진행한 한 관계자는 미국의 연예매체 티엠지닷컴(tmz.com)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타블로이드신문 ‘더 선’이 잭슨의 부검 결과를 처참하게 보도했지만 이는 완전히 날조된 오보”라고 밝혔다. ’더 선’은 26일 잭슨의 사망 직전 모습에 대해 “뼈만 앙상해 차마 눈을 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으며 엉덩이와 허벅지, 어깨 등에는 마약성 진통제 투약 때문인지 주사 바늘 자국이 여러 곳 나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 “잭슨이 사망 당시 머리카락이 거의 빠져 가발을 쓰고 있었으며 숨을 거두기 전 무리한 심폐 소생술(CPR)을 강행해 갈비뼈도 몇 군데가 부러져 있었다.”고 전해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LA카운티 검시소 관계자는 이 같은 ‘더 선’의 보도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알려진 기사는 검시소를 통해 확인된 보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해당 정보가 어디에서 누구로 부터 나왔는지 조차 모르겠다.”고 불쾌함을 호소했다. ◆ 양육·유산권, 법정공방 ‘눈살’ 세 자녀의 양육과 유산 상속 문제를 둘러싼 법적 공방도 가속화 되고 있다. 잭슨이 죽음 전 자녀 양육권과 유산권에 대한 유서나 단서를 남겨두지 않은 상태라 이번 공방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잭슨은 생전 프린스 마이클 주니어(12), 패리스 마이클 캐서린(11), 프린스 마이클 2세(7) 등 세 자녀를 두고 있었다. 장남 마이클과 딸 패리스는 두 번째 부인 데비 로우가 낳았으며 막내 아들 마이클 2세는 대리모를 통해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LA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29일 “잭슨의 어머니인 캐서린이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잭슨의 세 자녀에 대한 양육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언론에 따르면 캐서린은 잭슨의 세 자녀가 유산 상속인이 되도록 보장받기 위해 자신을 잭슨의 유산 관리인으로 지정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법원 측은 “재판 결과 캐서린은 세 자녀에 대한 임시 후견인 지위를 부여받았지만 유산 관리인으로 즉각 판결 받지는 못했다.”고 알렸다. 잭슨의 두 번째 부인인 로우는 아직까지 자녀 양육권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로우가 자신이 낳은 두 자녀에 대한 양육권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아 “잭슨의 유산을 탐내는 상속 분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사진 제공 = AEG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엄마, 천국서 행복하게…” 호흡기 떼자 한줄기 눈물

    “엄마, 천국서 행복하게…” 호흡기 떼자 한줄기 눈물

    “엄마, 아…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천국에 가서 아버지도 만나고…. 행복하게…” 마침내 인공호흡기 전원이 꺼지자 가족들이 오열했다. 1년반 가까이 할머니의 입에 씌워졌던 인공호흡기는 23일 오전 이렇게 제거됐다. 가족들은 핏기 없는 김모(77) 할머니를 찬찬히 살피며 숨을 죽였다. 국내 첫 존엄사가 진행된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1508호실. 495일 동안 이 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왔던 김 할머니가 친인척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세상과 이별을 고할지도 모르는 순간을 맞고 있었다. 하지만 기적의 신호탄인가. 숨이 뚝 끊길 것 같던 김 할머니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두고 차마 세상을 놓지 못하겠다는 마음을 대신 전하는 듯했다. 김씨의 존엄사 집행은 김씨가 이날 오전 9시쯤 9층 중환자실에서 15층 1인실로 자리를 옮기면서 시작됐다. 단발머리를 곱게 빗어 넘긴 김씨는 얇은 이불을 목까지 덮은 상태로 병실 침대에 누워 있었다. 유동식 공급 튜브와 인공호흡기를 각각 코와 입에 낀 김씨는 수액을 계속 공급받고 있는 탓인지 얼굴이 약간 부어 있었다. 간혹 입술을 달싹이거나 눈가가 떨리기도 했지만 의료진은 의미없는 동작이라고 설명했다. 아침 일찍부터 어머니 곁을 지킨 세 딸은 말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오전 9시50분쯤 주치의 박무석 교수 등 의료진 5명과 사위, 손녀 등 가족 11명, 법정대리인인 신현호 변호사, 서부지법 김천수 부장판사 등이 김씨의 침대 주변에 모이자 김씨가 17년 간 다녔던 보광동교회 홍경표 목사의 집도로 임종예배를 진행했다. 20분 뒤 예배가 끝나자 가족들은 ‘어버이 은혜’를 나지막하게 읊조렸다. 가족들은 김씨의 얼굴을 쓰다듬고 손을 어루만지며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인사를 나눴다. 오전 10시21분쯤 주치의인 박 교수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호흡기는 김씨의 입에서 떼어졌다. 3분여 뒤 인공호흡기 전원이 꺼졌고, 가족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호흡기를 제거한 뒤 30분~1시간 뒤면 임종할 것이라는 의료진의 예상과 달리 김씨는 숨을 한번 몰아쉰 뒤 자발호흡을 계속하고 있다. 하루종일 눈을 뜬 채 잠들지 못하던 김씨는 오후 9시30분쯤 의료진이 눈에 붕대를 덮어주자 잠이 들었다. 밤새 환자 상태를 확인한 주치의 박 교수는 “혈압 62~107㎜Hg, 산소포화도 96~97%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급성폐렴이 오지 않는 한 오늘 밤은 무리 없이 넘기실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측은 김씨가 숨을 멈출 때까지 수액과 영양 등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사망할 경우 시신은 부검 절차를 거쳐 세브란스 병원 영안실에 안치된다. 김씨는 지난해 2월 폐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직검사를 받다 과다 출혈에 따른 뇌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자녀들은 기계장치로 수명을 연장하지 않는 것이 평소 어머니의 뜻이라며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외국인 며느리 ‘설레는 친정길’

    외국인 며느리 ‘설레는 친정길’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친정 나들이에 대한 부푼 기대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는 22일 다문화가정 주부 21명을 포함해 남편과 자녀 등 83명에게 왕복 항공권과 체류비로 가정당 50만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2007년 다문화가정 부부 28명을 지원하면서 시작된 이 사업은 그동안 63명이 혜택을 입었다. 농협은 이번 다문화가정 주부들의 친정 방문 대상자를 한국 국적을 얻은 뒤 농업을 주업으로 하고 자녀가 많은 가정을 우선해 뽑았다. 결혼 11년차로 담양군에서 남편 차승만(36)씨와 시설원예를 하는 한은경(32·필리핀)씨는 “다음 달에 남편, 아이들과 같이 친정에 간다고 생각하니 밤에 잠을 못 잔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농협은 그동안 여성단체와 함께 한국인 친정부모 결연하기, 의료지원, 문화체험, 한국식으로 이름 바꿔주기 등 다문화가정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농협 전남지역본부는 다문화가정 주부 42명과 친정어머니 결연사업을 마쳤다. 올해는 24일 기차마을인 곡성군 가정마을에서 다문화가정 부부 84명과 이들과 친정어머니로 결연한 한국인 42명 등 150여명이 참석하는 다문화가정 엄마와 행복한 나들이 행사가 열린다. 지난해까지 전남도 내 다문화가정은 5455가구이고 자녀는 6048명이다. 2007년 4536명보다 1년 만에 919명이 늘었다. 전남도와 일부 시·군은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 등을 열어 다문화가정과 이웃 되기 운동을 펴고 있다. 김용복 농협 전남지역본부장은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우리 농·어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현실을 보더라도 우리가 이들에게 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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