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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영장 물속에 주차를?… ‘엉뚱 주차’ 사진 모음

    수영장 물속에 주차를?… ‘엉뚱 주차’ 사진 모음

    누구나 주차를 해서는 안 될 곳에 무단주차를 해 본 경험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엉뚱한 곳에 주차한 것이 생각지도 못한 사고를 불러일으킨다면? 영국에서 코믹사진을 주로 모아 올리는 한 웹사이트가 하지 말아야할 곳에 주차한 ‘엉뚱 주차’장면의 사진들을 모아 게재했다. 가장 눈에 띄는 사진은 수영장 한가운데에 ‘주차한’ 차량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문제는 이 수영장안에 물이 가득 채워져 있다는 사실. 미국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이 사진에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문제해결에 당혹감을 보이는 소방대원들의 모습도 담겨져 있다. 차가 어쩌다가 수영장으로 입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차량과 차량을 막아주는 벽을 순식간에 뚫고 주위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채 끼인 차량도 눈에 띈다. 부둣가에 정박해 있는 배와 인도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걸쳐 주차된 차도 보인다. 당시 이를 직접 목격한 사람들도 재미있었는지 한 중년여성은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한다. 도저히 주차할 수 없는 공간에 차를 댄 사진도 있다. 이미 주차된 두 차량의 간격은 불과 1.5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누군가가 그 사이를 비집고 차를 세웠다. 물론, 가운데 끼인 차량은 왼쪽이 심하게 들린 ‘비정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커다란 돌을 뒷바퀴 사이에 끼운 채 주차한 차량과 언덕에 아슬아슬하게 걸친 채 주차된 차량 등의 모습도 눈에 띈다. 대부분은 고의로 주차했다기 보다 예상하지 못한 사고로 야기된 결과이지만, 네티즌들은 ‘엉뚱 주차’ 장면들에 재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설] 한나라당 뉴비전 뜬구름 잡기는 안 된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산하 비전위원회가 정책 노선을 이른바 ‘좌(左)클릭’하는 뉴비전 보고서를 냈다. 10대 핵심과제를 보면 실로 야심차다. 2020년까지 국민소득 4만 달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복지수준, 고용률 60%, 대학등록금 부담 30% 축소, 공천 30% 여성 배정, 대북 지원 등이 포함됐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심을 잡기 위한 공약(公約)이지만 또다시 뜬구름 잡기식의 공약(空約)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뉴비전 보고서는 1년간 공을 들여온 작품이다. 국회의원 20명을 포함해 전문가 100명이 투입됐다. 이를 발표한 나성린 의원은 보수 가치를 지키면서도 중도 좌파를 포용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이 보수 가치나 정체성 논란을 벌이며 옥신각신하는 것은 국민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좌우를 따지는 이념적 접근이 아니라 오로지 국리민복(國利民福)만을 기준으로 하는 국정으로 가야 한다. 그러려면 실천 가능한 사안을 먼저 추려내야 한다. 그런 뒤 폐기할 것은 폐기하고, 고칠 부분이 있으면 수정 보완해서 깔끔하게 매듭지어야 한다.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정책 노선을 수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감세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고 성장 우선에서 복지 확대를 통한 분배 강화로 전환했다. 현 정부는 성장 우선에 치중하다가 물가잡기에 실패했고, 친서민 정책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로 인해 민심은 멀어졌으니 한나라당이 방향 선회를 시도해 보는 것 자체는 나쁠 게 없다. 하지만 아직 당론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고 ,정부와 청와대 측의 동의를 얻은 것도 아니다. 당·정·청이 조속히 머리를 맞대 하나된 방향을 정해야 정책 혼선을 초래하지 않게 된다. 어제 보고서 관련 공청회에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 등 핵심 지도부는 불참했다. 그들의 떨떠름한 반응으로 미뤄볼 때 한나라당의 당론으로 채택될지조차도 불투명하다. 현재로선 보고서가 실천 없는 연구성과물로 끝날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그 전체를 사장(死藏)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나라당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울 뿐임을 직시해야 한다. 민심이 노무현 정권 말기와 같다는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의 자성이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 얘기 들어보니

    빅토리아 베컴, 패리스 힐턴, 비욘세, 킴 카다시언, 린지 로한…. 결혼과 이혼, 출산 같은 사생활은 물론이고 들고 다니는 가방이나 즐겨 찾는 마사지숍까지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식당에서 사용한 포크나 한입 베어 물은 사과조차 인터넷 경매에 올라올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그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셀레브러티’(유명인)라고 부른다. 셀레브러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도 존재했다.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1755~1793)와 같은 왕실의 여인들이 대표적이다. 미국과 유럽 호사가들의 최대 관심사가 ‘사교계의 여왕들’에 대한 얘기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 과연 실존인물 가운데 역사상 최초의 셀레브러티는 누구였을까. 이 물음에 관한 한 영국의 문학평론가 헤럴드 볼룸의 답에 이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1540년부터 1905년까지 발레 5편, 오페라 45편, 연극 77편으로 만들어진 여성.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왕이자 위대한 왕국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 바로 클레오파트라다. 서울신문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이번 호에서 인류 최초의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를 집중 탐구해 보기로 했다. 역설적이게도 클레오파트라는 어디에나 있었지만, 그 어디에도 없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믿고 있던 그의 미모나 업적은 역사책 어느 곳에서도 자세하게 묘사돼 있지 않다. 심지어 그는 변변한 초상화나 조각조차 남기지 않았다. 클레오파트라는 ‘패자’(敗者)였고, 역사는 예나 지금이나 철저히 ‘승자’(勝者)의 시각에서 쓰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수많은 고고학자와 미술사학자들이 클레오파트라를 찾기 위해 이집트와 이탈리아를 뒤지고 있다. 트로이의 경국지색 헬레나와 거대한 목마가 등장하는 어릴 적 동화의 실체를 직접 확인해 보고자 했던 독일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1822~1890). 그의 노력으로 트로이 유적이 실제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처럼, 꿈을 좇는 사람들의 소망대로 클레오파트라의 무덤과 기록이 발견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여인과 마주하게 될까. 실존했지만, 아직은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만 살고 있는 클레오파트라와 가상 대담을 통해 해답의 실마리를 구해보자. →‘인류 최초의 유명인’으로 불리는 당신과 내가 마주 앉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다. 2000년이 넘게 지난 오늘날에도 당신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내 치세 중에 말아먹은 거나 마찬가지인데, 쑥스럽다. 그런데, 도대체 내가 얼마나 인기가 있다는 건가. →웬만한 상품에는 종류마다 다 당신 이름이 붙어 있다고 봐도 된다. 고급스러운 상품은 물론이고 슬롯머신, 보드게임, 드라이클리닝 세제도 ‘클레오파트라’ 상표가 꽤 유명하다. 벨리댄서들 사이에선 여전히 인기 있는 이름이고. 태양계의 한 소행성에도 ‘216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지중해 오염 감시 프로젝트의 명칭도 당신 이름이다. 중동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담배 상표도 당신 이름과 같다던데. -그런가. 하지만 내 시대에도 클레오파트라는 흔한 이름이었으니 별로 놀랍지는 않다. →뜻밖이다. 원래 왕의 이름은 아무나 못 쓰는 것 아닌가. 예전에 우리 한국에서도 왕의 이름에 쓰는 한자는 백성들은 못 쓰도록 했는데. -그건 이집트 왕조의 전통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 내 정확한 이름은 ‘클레오파트라 7세’다. 내 앞에도 이미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을 가진 왕비나 여왕들이 여럿 있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아버지의 영광’이라는 뜻으로 우리 라지드 왕조에서 상당히 인기있는 이름이었다. 라지드 왕조는 혈통을 중시했기 때문에 내 묘비는 ‘엄청나게 많은 왕들로부터 나온 여왕’으로 시작한다. →그 시절에는 왕의 이름에 호칭을 붙이는 게 일반적이었다는데, 당신도 별칭이 있었나. -‘필로파토르’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여인’이라는 뜻이다. 뭐 별칭이라고 해봐야 사실 이집트의 파라오들이 다 거기서 거기다. 일단 부모를 신격화한다. 그래야 그 다음 왕도 역시 신이 되지 않겠나. 그 결과 대부분 ‘필라델페’(형제와 누이를 사랑하는 사람)라거나 ‘테오이 필로파토레스’(아버지를 사랑하는 신들) 같은 식이었다.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왕조의 시조답게 ‘소테르’, 구원자라는 영예로운 칭호가 있었다. →지면 관계상 빨리 진행하자. 당신은 이집트인인가. -그렇다. 이집트 여왕인데 당연한 것 아닌가.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한다. 실제로 당신은 그리스인 아닌가. -(당황하며) 음…. 사실 난 그리스인이면서도 이집트인이다. 위대한 정복자 알렉산더대왕과 동일한 혈통이다. 굳이 따지자면 마케도니아인이라고 해야겠지. 시조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알렉산더의 아버지인 필리포스 대왕의 사생아로 알려져 있다. 알렉산더가 이집트를 정복하면서 세운 알렉산드리아가 우리 왕조의 근거지였다. 어떤 사람은 그래서 우리 왕조를 ‘마케도니아 왕조’로, 나는 ‘마케도니아 공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도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내가 혈통으로는 마케도니아인이고, 문화는 그리스인(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식 교육을 받았는데, 당시 그리스에서는 여성은 교육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왕족이었고, 왕위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예외였다)이라고 해도 난 이집트의 기반 위에서 통치를 했다는 거다. 내가 알렉산드리아의 그리스인을 대표한 것이 아니라, 이집트인 전체를 통솔했기에 난 분명 이집트의 파라오다. →당신은 18세에 13세인 동생 프톨레마이오스 13세와 결혼하면서 여왕이 됐다. 말하자면 근친혼이었는데,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나. -남동생과 결혼하는 것이 뭐가 이상한가. 우리 아버지도, 그 아버지도 모두 여동생과 결혼해 왕이 됐고 여동생들은 여왕이 됐다. ‘신’의 위치에 있는 우리들이 혈통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방법뿐이었다. 아버지 프톨레마이오스 12세는 탁월한 정치가였다.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페르시아 왕조에 탄압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복을 멈추지 않았던 로마를 교묘히 이용해 페르시아를 몰아냈다. 처음엔 꽤 괜찮은 방법이었다. 다만 로마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부은 게 문제였다. 아버지가 줄리어스 시저에게 매년 바친 돈이 거둬들이는 세금보다 많았다. 결국 내가 왕좌에 올랐을 때는 파라오의 창고 따위는 별 의미가 없었다. →당신의 정치는 결국 로마 장군을 상대로 한 미인계 아니었나. -그렇게만 이해하면 곤란하다. 내가 미인계를 쓴 건 정말 마지막 수단이었다. 나와 동생은 친척과 친구, 궁정인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상당히 효율적으로 나라를 운영했다. 그러나 이집트는 주변 국가들 입장에서 정말 탐나는 존재였던 것 같다. 오죽하면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가 우리 이집트를 ‘나일강의 선물’이라고 불렀겠나. 당시 인구가 700만명(이중 그리스인이 150만명 정도를 차지했다)이나 됐고 엄청난 양의 곡물을 생산하는 농업국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화롭게 산다고 해서 가만히 내버려둘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 이집트가 그다지 풍요롭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사실 그랬다. 국가는 파피루스나 기름, 발효 음료수 같은 품목들에 대해 독점권을 행사하면서 부를 축적했는데 이미 내 시대에는 이런 체계가 무너져 있었다. 무엇보다 관리들이 장부에다 무조건 ‘가득 차 있음’이라고 기재하는 게 문제였다. 실제로는 텅 비어 있는 곳간이 서류에는 가득 차 있다고 표기되다니,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 결국 이런 문제가 이집트의 발목을 잡았다. 로마와 로마 군단은 점점 다가오는데, 군대를 키울 돈이 없었다. 아버지가 로마를 이집트에 끌어들였다는 이유로 국민들은 나 역시 믿지 않았다. 완전히 내우외환인 상황이었다. →결국 그래서 미인계를 썼다는 얘기 아닌가. -군대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게 뭔가. 로마와 동맹을 맺거나, 로마 장군 한 명을 포섭할 수 있다면 싸우지 않아도 원하는 걸 얻고 이집트를 지킬 수 있지 않겠나. 무엇보다 그 로마 장군 한 명이 시저나 안토니우스라면,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지 않나. →이쯤에서 오늘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해보자. 당신은 트로이의 헬레나와 함께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사람들 머릿속에 박혀 있다. 그런데, 실제 당신의 얼굴은 아는 사람이 없다. 얼굴이 정확하게 나와 있는 초상화나 조각은 한 점도 없고, 찌그러진 동전에 옆 얼굴이 새겨진 게 전부다. 당신 정말 미인 맞나.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뭐랄까 미(美)를 가꾸는 데 많은 공을 들인 건 사실이다. 당나귀를 항상 데리고 다니면서 그 젖을 짜서 목욕도 했고. 내가 자부심 높은 여인이기는 하지만 내가 미인이네 아니네를 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내가 모은 정보에 따르면 경국지색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영웅전’으로 유명한 그리스 역사학자 플루타르코스는 당신에 대해 “그의 미모가 사람들이 경탄할 정도로 빼어난 것은 아니었다.”고 썼다. 다만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마음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그의 외모는 논쟁할 때 보여주는 설득력이나 의견을 개진할 때 드러나는 개성과 어우러져 도발적인 매력을 자아냈다.”고 했다. 결국 미모가 아닌 ‘말발’이 당신의 주무기였던 것 아닌가. -내 목소리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현악기의 선율’이라거나 ‘듣기만 해도 즐거운 목소리’라는 평가를 내리기는 했다. 하지만 내 화술은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난 누구와 말할 때도 통역이 필요 없었다. 에티오피아인, 아프리카 동굴인, 히브리인, 아랍인, 시리아인, 메데스인, 파르티아인과도 그들의 말로 얘기할 수 있었다. 마케도니아어와 그리스어는 기본이었고, 당연히 내가 통치하는 이집트인들의 민간언어도 잘할 수 있었다. 질 높은 교육과 유능한 스승들이 있었지만 결국 난 내 힘으로 ‘지적이고, 교양 높으며, 대화에 능란한 여왕’이 된 거다. →제왕 ‘시저’의 연인이었고, 한때 천하를 호령했던 ‘안토니우스’와 함께 살았지만 지나칠 정도로 당신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자료조차 없는데. 심지어 전기 작가인 마이클 그랜트는 당신을 ‘생존 당시부터 지금까지 줄곧 수많은 허구와 추문에 가려져 있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결국 내가 방패로 삼았던 안토니우스가 옥타비아누스에 지면서 모든 것이 사라진 셈이다. 좀 더 강대한 이집트를 만들어, 로마에 대적하고 이겼다면 그들 대신 내 이름이 모든 문서에 기록됐을 텐데 말이다. →당신의 실체를 찾기 위한 학자들의 노력이 드디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무덤 얘기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패배자이기 때문에 변변한 무덤조차 없을 거라고 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당신의 후예인 이집트 정부조차도 타포시리스 마그나에 있는 오시리스 신전의 유적 속에서 곧 당신과 안토니우스의 무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신화나 전설은 그대로 남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름다움과 신비로 포장돼 있는 영원한 안식에서 갑자기 깨어나고 싶지 않기도 하다. 그래도 패배자의 입장에서 철저히 묻힌 ‘나의 이집트’가 세상에 알려진다면 후손들이 좀 더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내가 이집트인인지 아닌지, 미인인지 아닌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말년에 난 ‘필로파트리스’라고 스스로를 칭했다. ‘조국을 사랑하는 왕비’라는 뜻이다. ‘요부’, ‘유혹의 화신’ 같은 불명예스러운 이름도 난 부끄럽지 않다. 모두 내 조국을 위해 한 일이었다는 점을 알아주면 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내셔널지오그래픽 7월호 마지막 파라오 클레오파트라(마르탱 콜라·임현/ 해냄) 클레오파트라, 파라오의 사랑과 야망(에디트 플라마리옹·지현/ 시공사) 클레오파트라(아델 제라스·이정아/ 맑은가람) 클레오파트라(래티시아 앵그라오·김이정/ 종이비행기)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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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public of South Africa-무지개 빛 이야기가 뜨는 땅, 남아프리카 공화국

    Republic of South Africa-무지개 빛 이야기가 뜨는 땅,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는 끝났지만 여전히 많은 흑인들이 소위 깡통집에서 살아간다. 150만 채 가량의 만델라 하우스가 지어졌지만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은 도시 한 구석에 여전히 남아 있다. 무지개 빛 이야기가 뜨는 땅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는 끝났지만 여전히 많은 흑인들이 소위 깡통집에서 살아간다. 150만 채 가량의 만델라 하우스가 지어졌지만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은 도시 한 구석에 여전히 남아 있다. 흑인 경제권 강화 제도 BEEBlack Economy Empowerment는 긍정적인 결과와 함께 흑인을 탄압하는 또 다른 흑인을 낳았다. 모든 일이 좋지만은 않다. 그런 와중에도 사람들은 남아공을 풍부한 자원과 자연을 지닌 축복의 땅이라고 한다. 흑인과 백인은 물론 여러 인종이 모여 만든 무지개 나라Rainbow Nation라고 한다. 어둡지만 않고, 밝지만 않지만 남아공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는 그리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 준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 남아프리카공화국관광청 www.southafrica.net Cape Town 살랑 바람이 피어나는 케이프타운 남아공에서 가장 살기 좋은 땅을 꼽으라면 아마 케이프타운Cape Town일 것이다. 일 년 내내 더울 것 같은 아프리카지만 케이프타운은 예외다. 여름인 1월에도 평균기온이 20.3도이며, 겨울인 7월에도 11.6도를 유지하는 지중해성 기후를 자랑한다. 살랑살랑 항구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도시를 호위하듯 우뚝 선 테이블 마운틴이 있는 케이프타운. 종종 비교되는 샌프란시스코보다 정이 가는 도시다. 보여주는 산, 보기 위한 산 케이프타운에 며칠 머무는 이들 모두가 테이블 마운틴에 오를 수 있는 건 아니다. 비와 바람이 잦은 케이프타운에서는 테이블 마운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말한다. 테이블 마운틴. 일반 산처럼 정상이 뾰족하지 않고 테이블처럼 평평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독특한 모양의 산은 케이프타운의 상징이자 랜드마크와 같다. 테이블 마운틴Table Mountain에 오르는 방법은 다양하다. 몇 군데 나 있는 등산로를 이용해도 되고, 케이블카로도 손쉽게 오를 수 있다. 시간 여유가 없는 여행자들은 5분여 만에 정상에 도착하는 케이블카를 주로 이용한다. 테이블 마운틴 케이블카는 1929년에 개통됐으며, 현재 운행되는 둥근 형태의 케이블카는 1997년에 만들어졌다. 360도 회전하며 오르내리는 케이블카는 아찔하게도 창문 두 군데가 막혀 있지 않았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아, 탄성이 쏟아진다. 산 아래에서 본 것처럼 정상 일대는 테이블처럼 평평해 사방이 탁 트인 시원한 전망을 자랑한다. 주봉은 해발 1,086m의 매클리어봉이다. 주봉의 북서쪽으로는 669m 높이의 사자 머리Lion’s Head가, 북동쪽으로는 1,001m 높이의 악마의 봉우리Devil’s Peak가 있다. 이들 봉우리와 더불어 테이블 베이, 케이프타운 시내 등 일대가 모두 눈에 담긴다. 케이프타운에서는 테이블 마운틴을, 테이블 마운틴에서는 케이블 마운틴을 보는 셈이다. 정상 일대의 길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어느 쪽으로 향해도 한 바퀴를 돌 수 있으니 마음 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면 된다. 케이프타운을 감싸 안은 테이블 마운틴의 모습은 시그널 힐Signal Hill에서 보는 게 아름답다. 석양 무렵, 차와 자전거를 타고 시그널 힐을 찾는 이들이 많다. 저녁이면 케이블카 운행이 중단되는 테이블 마운틴의 여운을 달래기에도 그만이다. 시그널 힐이라는 이름은 매일 오전 12시에 대포를 발포해 얻게 됐다. 이 대포는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대포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 한다. 테이블 마운틴 케이블카┃ 운행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5시(마지막 하강 오후 6시) 요금 어른 왕복 R180, 편도 R90 문의 021-424-8181 tablemountain.net 1 케이프타운 시내에서 바라본 테이블마운틴과 라이온스 헤드 2 케이블카를 타고 테이블 마운틴에 오르면 케이프타운 일대가 한눈에 조망된다 3 시그널힐의 일몰 4 케이프타운 일대를 돌아보는 2층 버스가 테이블마운틴을 찾았다 5 테이블마운틴의 절벽위에서 잠든 바위너구리 6 테이블마운틴 산책로 폭풍 속에서 희망을 찾다 희망봉Cape of Good Hope이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이 아니라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은 희망봉에서 동남쪽으로 160km 가량 떨어진 아굴라스 곶Cape Agulhas이다. 그럼에도 희망봉을 찾는 이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그 옛날 인도양을 항해하던 선원들이 그랬듯 희망봉에서 희망을 보길 원하는 걸까. 희망봉을 가장 먼저 발견한 이는 바스코 다가마가 아니다. 포르투갈의 바르톨로메우 디아스라는 항해자가 1488년에 이곳을 발견해 폭풍의 곶Cape of Storms이라 이름했다. 9년 후인 1497년, 바스코 다가마가 이 곶을 통과해 인도로 가는 길을 개척하며 폭풍의 곶은 희망의 곶이 됐다. 케이프타운에서 희망봉까지는 약 50km 거리. 잘 닦인 자동차도로를 따라 희망봉으로 향한다. 운이 좋거나 혹은 나쁘다면 도로 위에서 개코원숭이와도 만나게 된다. 한번 먹을 걸 주면 좀체 떨어지지 않는 놈이라 양아치로 통하기도 한다. 그렇게 도착한 희망봉은, 바다다. 희망봉이라는 표지판이 놓인, 육지다. 그래도 거룩한 이름의 희망봉인지라 기념사진만은 놓치고 싶지 않다. 희망봉이라는 표지판이 놓인 곳은 바스코 다가마가 실제 발을 디딘 곳이다. 전해 오는 말에 따르면, 당시의 날씨가 말이 아니었다고 한다. 하여 케이프 포인트Cape Point는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최남단은 아니지만 남아공 남서쪽 끝을 이루는 곶이 있다. 바로 케이프 포인트다. 238m 높이에 등대가 놓여 있으며, 케이블카를 타거나 걸어서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는 해발 127m에서 출발해 214m 높이의 역에 선다. 케이프 포인트에서는 희망봉은 물론 일대의 바다가 한눈에 조망된다. 세계 도시의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 등 소소한 볼거리들이 등대와 함께 있다. 케이프 포인트는 테이블 마운틴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관람시간 10~3월 오전 6시~ 오후 6시, 4~9월 오전 7시~오후 5시 요금 입장료 어른 R80, 어린이 R20, 케이블카 어른 왕복 R45, 편도 R35 문의 www.tmnp.co.za, www.capepoint.co.za 1 한 번 먹을 것을 주면 좀체 떨어지지 않는 개코 원숭이는 케이프타운에서 양아치로 통한다 2 케이프 포인트 케이블카는 해발 127m에서 출발해 해발 214m 역에 선다 3 희망봉을 알리는 표지판 감옥이 된 섬, 유산이 된 감옥 로벤 아일랜드Robben Island로 향하는 길, 배를 다루는 바다가 거칠다. 대서양의 원래 성격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바다를 맨몸으로 건너기란 불가능하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래서일 것이다. 섬은 1836년부터 1931년까지는 나병환자를, 1959년부터는 정치범을 가두는 장소로 활용됐다. 워터프론트Victoria & Alfred Waterfront의 넬슨 만델라 게이트웨이에서 1시간여 바닷길을 달리면 로벤 아일랜드에 닿는다. 쇼핑 센터와 카페,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는 워터프론트는 늘 활기에 넘친다. 가끔 길거리에서 열리는 공연이라도 보고 있자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피셔맨스워프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로벤 아일랜드는 다르다. 텅 빈 섬은 고요하며 엄숙하다. 감옥이 폐쇄된 건 1996년의 일이다. 다음해인 1997년부터 섬은 박물관으로 공개됐고, 1999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섬은 버스로 돌아본다. 버스에는 그 옛날 변사를 떠올리게 하는 가이드가 동승해 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버스를 한 장소에 세워두고 투어가 진행돼 조금은 답답하고 지루한 면도 있지만 참가자들의 대부분은 진지하다. 버스는 섬을 한 바퀴 돈 다음, 참가자들을 감옥에 내려준다. 실제 이 감옥에 수감됐던 이가 안내를 맡아 강제 노역을 했던 장소며, 수십명의 수감자가 지냈던 방과 화장실 등을 보여준다. 당시 뙤약볕에서 노역을 하며 실명을 한 이들도 많았다고 하니 수감 생활의 고단함은 짐작할 만하다. 넬슨 만델라를 포함한 여러 정치범들이 수감됐던 독방 또한 볼 수 있다. 넬슨 만델라는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27년을 이곳에서 보냈다. 로벤 아일랜드 투어는 4시간여에 걸쳐 진행된다. 섬에서 보내는 시간보다는 이동하는 시간이 길지만 그들의 성지를 엿본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물개와 가마우지의 터전이 되는 섬 주변의 바다와 섬 안에서 만나는 아프리칸 펭귄도 반갑다. 4 워터프론트의 시계탑 5 로벤 아일랜드에 사는 아프리칸 펭귄 6 워터프론트에는 관광객을 상대하는 수많은 가게가 자리했다 그 섬에 물개가 산다 네덜란드어로 나무라는 뜻의 호우트Hout.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상당량의 목재를 베기 이전에 이곳은 울창한 숲이었다고 한다. 1652년, 요한 반 리빅Johan van Riebeek은 그의 일기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이곳을 기록했고, 이후 이곳은 호우트 베이Hout Bay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아침, 호우트 베이는 숲이 아닌 기념품을 파는 노점으로 가득하다. 목재 인형에 부부젤라까지, 다양한 상품을 늘어 놓은 노점은 물개 섬으로 향하는 여행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물개 섬Seal Island은 호우트 베이에서 뱃길로 15분 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했다. 정식 이름은 더커 섬Dulker Island이지만 물개를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라 물개섬이라 불린다. 커다란 갯바위에 가까운 섬에는 계절에 따라 600마리에서 5,000여 마리의 물개가 살아간다. 그렇지 않아도 좁은 섬을 물개가 온통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하여 배는 섬에 다가갈 뿐 정박하지는 않는다. 섬 주위를 천천히 움직이는 배에서 물개를 보는 일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15분여 뱃길을 달려 10분여를 구경하고, 또다시 돌아오는 물개 섬의 여정은 40분 정도로 짧아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희망봉으로 가는 길에 이곳을 잠시 들른다. 호우트 베이를 떠나 희망봉으로 가는 길은 챔프만스 피크 드라이브Champman’s Peak Drive를 따른다. 죄수들을 동원해 7년간 닦은 길로 1922년에 개통됐다. 도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호우트 베이는 하늘의 빛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빛을 담아낸다. 운행시간 오전 8시45분줈, 오전 9시30분, 오전 10시15분, 오전 11시10분줈(줈는 비정기 노선) 요금 어른 R42.50, 어린이 R15 문의 Circe Launches 021-790-1040 www.circelaunches.co.za 작지만 강한 심장의 펭귄들 남아공에도 펭귄이 산다. 아프리카에 사는 놈이라 이름도 아프리칸 펭귄이다. 케이프타운에서 희망봉으로 가는 길에는 보울더스라는 해변이 자리했다. 1982년에 이 해변으로 한 쌍의 펭귄이 들어왔고, 지금은 3,000여 마리의 펭귄이 살아가는 보울더스 펭귄 서식지Boulders Penguin Colony로 탈바꿈했다. 1910년에는 150만 마리 가량의 아프리칸 펭귄이 남아프리카에 서식했다고 한다. 하지만 음식 재료로 펭귄 알을 사용하는 등 여러 이유로 20세기 말에는 개체수의 10% 정도만이 살아남았다. 아프리칸 펭귄은 40~50cm 정도의 귀여운 체구를 자랑한다. 체구는 작지만 심장은 강하다. 보울더스의 해변까지 이어지는 나무 데크에서는 사람을 피하지 않는 펭귄을 볼 수 있다. 심지어는 해변을 벗어나 주차장까지 걸음을 하는 펭귄도 있다. 아프리칸 펭귄은 재캐스 펭귄Jackass Penguin이라고도 불렸다. 당나귀와 울음소리가 비슷해서였는데, 남아메리카의 일부 펭귄도 비슷한 울음소리를 내 아프리칸 펭귄이라 불린다고. 이 펭귄은 1시간에 7km 정도를 수영하고, 2분 정도 잠수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보울더스와 차로 5분 이내 거리에 자리한 사이먼스 타운Simon’s Town도 가볼 만하다. 네덜란드 총독이었던 사이먼이 이곳에 항구를 만드는 것을 제안했다는데 곳곳에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들이 많다. 입장요금 어른 R35, 12세 이하 R10 문의 021-786-2329 www.tmnp.co.za 1 챔프만스 피크의 전망대 2 호우트 베이에서 뱃길로 15분 가량 달리면 물개 섬이라 불리는 더커 섬에 닿는다 3 보울더스 해변의 펭귄은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것에 익숙하다 Kruger National Park 선한 영혼이 뛰노는 자리 크루거 국립공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음푸말랑가Mpumalanga 날씨 맑음. 똑똑한 핸드폰의 아름다운 위젯이 크루거의 날씨를 알린다. 케이프타운에서 2시간 가량 하늘 길을 날아 넬스프룻Nelspruit 공항으로, 또다시 차로 2시간을 넘게 달려 크루거 국립공원Kruger National Park의 사설보호구역Private Game Reserve에 들어섰다. 남아공에서 가장 큰 보호구역으로 알려진 크루거는 그 크기만 남북으로 350km, 동서로 60km에 해당한다. 남아공의 음푸말랑가와 림뽀뽀Limpopo주를 포함해 북쪽으로는 짐바브웨, 동쪽으로는 모잠비크와 맞닿아 있다. 이처럼 거대한 크루거의 음푸말랑가 땅, 말라말라 사설보호구역Mala Mala Private Game Reserve에 며칠 머물 예정이다. 똑똑한 핸드폰이 알려준 날씨가 새삼 반갑다. 동물원이 아니랍니다! 새벽부터 숨가쁘게 이어온 여정이건만 쉴 시간은 없다. 해거름이 찾아 들기 전에 야생의 땅으로 안전하게 잠입해야 한다. 샌드위치로 곯은 배를 대충 채우고 랜드로버에 올라탄다. 랜드로버는 크루거 사파리에서 여행자의 발이 된다. 도심의 도로를 달리며 뿜어내던 그의 야성미가 비로소 진정한 멋을 발휘하는 때다. 랜드로버가 발이라면 레인저Ranger는 여행자의 눈이자 보호자다. 레인저들은 매와 같은 눈으로 동물들의 뒤를 쫓는 한편, 안전의식이 미비한 사파리 여행자들을 주의시킨다. “랜드로버에서 엉덩이를 떼지 마세요.” “동물원으로 착각하고 소리치지 마세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장전한 엽총을 지닌 레인저들이 당부에 당부를 거듭한다. 그래야 죽지 않고 사파리를 마칠 수 있다. 워터벅Waterbuck은 사파리가 시작되자마자 모습을 드러냈다. 엉덩이에 Q마크를 예쁘게 새긴 워터벅 한 마리다. 곧 이어 모습을 드러낸 임팔라Impala의 엉덩이에는 M자가 박혀 있다. 사파리가 시작되자마자 웬 횡재냐며 랜드로버의 일행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그럴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다. 사실 크루거에는 워터벅이며 임팔라 같은 초식동물은 널려 있다. 찾아내고 뒤를 쫓을 필요도 없다. 그들의 생존 방법이 많이 낳는 것 외에 별다른 게 없어서다. 서쪽 하늘의 석양볕이 열기를 잃고 어둠이 내렸다. 낯설고 먼 소리에 임팔라가 반응을 보인다. 놈의 천적이 근처를 어슬렁거린다는 뜻이다. 또 다른 랜드로버에서 무전을 보내 임팔라의 행동을 확인해 준다. 사자다. 그것도 네 마리의 새끼 사자를 거느린 사자 가족이다. 무전을 주고받은 네 대 가량의 랜드로버가 모여들었다. 사자 가족의 비위를 맞추며 랜드로버 떼가 조심스레 접근을 시도한다. 조금 더 가까이, 조금 더 가까이. 카메라 앞에 몇 차례 포즈를 취하던 사자 가족은 초원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네까짓것들은 관심 없다는 듯 시크의 절정을 보여주고는 떠났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흥분했다. “내가, 여기, 크루거, 사파리에서, 사자를, 아니, 사자 가족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1 크루거를 대표하는 초식동물인 임팔라. 뿔 달린 수컷이 여러 마리의 암컷과 함께한다 2 크루거 사파리에서 여행자들의 발이 되는 랜드로버 3 작은 몸집의 새들도 크루거에서는 생존의 법칙에 따라 살아간다. 하루 400km 가량 곡예하듯 비행하는 배틀래 독수리Bateleur Eagle 4 임팔라를 사냥한 표범이 천천히 식사를 즐기고 있다 5 아침, 경비행장 활주로에 나타난 코뿔소 떼 맹수가 사냥을 하는 날 아프리카 사파리 경험이 많은 이들은 초보 사파리 여행자들에게 크루거를 권한다. 짧은 여정으로 쉽게 닿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비교적 손쉽게 동물을 볼 수 있어서다. 초원 안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 동물을 관찰하는 것도 크루거만의 매력이다. 찻길을 준수하는 여타 사파리와는 달라 크루거에서는 쌍안경이 필요 없다. 의기충천해 범이라도 잡을 태세로 달려가는 길, 진짜 범을 만났다. 호피 코트를 멋지게 뽐내는 표범의 엉덩이가 걸음걸음 실룩거린다. “쉿!” 걷고 쉬기를 반복하는 표범의 발걸음이 외따로 풀을 뜯는 임팔라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사.냥.예.감. 예사롭지 않다. 맹수가 사냥을 하는 날, 사파리를 하는 이에게 필요한 건 인내다. 맹수는 배부른 식사를 위해 초식동물과의 거리를 아주 천천히 좁혀 가며 사냥을 한다. 기다림의 시간, 동물 찾기에만 혈안이 됐던 시선이 어느새 하늘을 향한다. 별은 총총하고, 달은 밝다. 어둠에 익숙해진 눈에 저 멀리 일렬로 선 목 긴 기린 떼의 실루엣이 들어온다. 풀벌레 소리와 새소리는 기다림을 함께하는 친구가 된다. 사냥 시간이 가까워 온다는 생각에 긴장감은 배가 되고, 목구멍으로 침 넘어가는 소리가 귀를 아릿하게 적시는 바로 그 순간, 표범이 사라졌다! 임팔라 수놈의 울부짖는 소리를 따라 랜드로버가 초원 안으로 들어선다. 수놈 임팔라와 멀지 않은 곳에는 이미 목을 내어 준 암놈 임팔라가 쓰러져 있다. 이번에는 표범의 기다림이 시작됐다. 임팔라의 목을 문 표범은 몇분간 미동도 않는다. 파다닥. 파다닥. 몇 차례 이어지는 임팔라의 몸부림에도 표범은 굳건하다. 표범의 기다림이 끝났다는 것은 소리로 알게 된다. 사각사각 살과 내장을 뜯어내는 소리가 선명하다. 사냥에 성공한 표범은 위풍당당하게 식사를 즐긴다. 불과 몇 시간 전, 초식동물을 동정했던 우리는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이 세계에 반하고 말았다. 아름답다. 잔인하지만 아름답다. 1 등에 작은 새를 태운 버펄로의 모습. 새는 버펄로가 이동할 때 뛰어오르는 메뚜기와 같은 곤충을 먹고 산다 2 초식동물 임팔라는 작은 소리에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빅 파이브’를 만나게 될까 사파리를 하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사자, 표범, 코뿔소, 코끼리, 버펄로를 이르는 ‘빅 파이브 Big 5’다. 사파리를 하는 동안 이들을 모두 보는 건 그야말로 행운이다. 말라말라 사설보호구역에서도 빅 파이브를 모두 보는 이들에게는 증명서를 준다. 이른 아침, 사파리를 시작하자마자 코뿔소가 보인다. 방금 전에 떠오른 해를 등지고는 경비행기 활주로에 단체로 자리를 깔았다. 무리를 지어 다니는 버펄로도 아침 사파리에서 만난다. 코뿔소나 코끼리, 버펄로는 새와 함께 다니는 경우가 많다. 등이나 머리 위에 새가 앉아도 그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작은 새들은 큰 동물이 이동할 때 뛰어오르는 메뚜기와 같은 곤충을 먹고 산다. 몸집에 관계 없이 야생에는 생존 법칙이라는 게 존재한다. 크루거의 사설보호구역에서는 일반적으로 일출과 일몰 즈음, 두 번의 사파리를 한다. 한낮에는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워킹 사파리 Walking Safari 를 진행한다. 초원까지는 랜드로버로 이동을 하고, 짧은 거리를 걸으며 초식동물이나 새, 나무를 관찰하는 프로그램이다. 워킹 사파리까지 참여하면 하루가 빡빡하다. 똑똑한 핸드폰의 날씨가 바뀌었다. 흐림. 그래도 사파리는 어김없이 이어진다. 어둠이 내렸지만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 느껴진다. 첫날의 흥분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음침한 분위기에 몸이 절로 움츠러든다. 웬일인지 동물들도 자취를 감췄다. 너무나 빨라 쫓기가 힘든 하이에나만이 어둠 속을 배회한다. 레인저는 “음침한 오늘은 사냥의 날”이라고 했다. 여기저기에서 사냥이 이뤄졌고, 버려진 고기를 먹기 위해 하이에나는 움직였다.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봤다면 그날은 사냥의 날이자 피의 날이며 음침한 기운을 몸이 먼저 알아차리는 날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 clip 말라말라 메인 캠프 Mala Mala Main Camp 크루거 국립공원 음푸말랑가 주에 자리한 로지 Lodge 중 하나다. ‘말라말라’와 ‘래트레이스 온 말라말라Rattray’s on Mala Mala’라는 두 개의 로지가 가까이에 있다. 래트레이스 온 말라말라는 전용 풀을 갖춘 풀 빌라. 단 8개의 객실만 운영하며, 16세 이하는 출입을 금하고 있다. 말라말라 캠프에서는 사파리를 하는 시간 외 밥을 먹는 등의 모든 일을 레인저와 함께한다. 심지어 밤에 숙소로 돌아갈 때는 레인저가 문 앞까지 배웅한다. 수영장, 레스토랑, 바 등의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사슴 종류나 코끼리 등은 캠프 안에서 돌아다닐 정도로 보호구역과 경계가 희미하다. 문의 011-442-2267 www.malamala.com Travel to South Africa ▶남아공 찾아가는 길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는 남아프리카의 항공의 허브 도시다. 한국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는 일반적으로 홍콩을 거쳐 간다. 크루거 국립공원이 위치한 넬스프룻 공항은 요하네스버그에서 1시간, 케이프타운에서는 2시간 가량 걸린다. 사우스아프리카항공 서울사무소 02-775-4697. ▶남아공 기본정보 랜드(Rand, 주로 란드라 발음)를 사용한다. R1는 160.41원. 230V 3핀 코드. 대부분의 호텔에는 한국 전자제품의 2핀 코드를 꽂을 수 있는 콘센트가 하나 정도 마련돼 있다. 한국보다 7시간 느리다. 남반구에 자리했으므로 한국과 날씨가 반대다. 7월 최고기온은 17도. 춥지도 덥지도 않은 알맞은 기온이지만 최고 기온이라는 사실을 감안하자. 아침저녁으로는 아주 춥다. 비가 적은 여름과는 달리 7월 평균 강수량은 82mm로 많은 편이다. ▶Accommodation 케이프타운 추천 호텔 월드컵 때 태어난 페퍼 클럽Pepper Club 케이프타운의 다운타운에 자리한 5성급 호텔로 2010 월드컵 때 문을 열어 시설이 전반적으로 깨끗하다. 객실 분위기는 모던한 편. 스토브와 오븐이 있는 부엌이 마련돼 있으며, 토스트기와 캡슐 커피 머신도 있다. 호텔 바로 옆에 아바나(Havana)라는 유명 클럽이 자리해 일부 객실은 시끄러울 수도 있다. 주소 Cnr Loop and Pepper Street, Cape Town 문의 021-812-8899 www.pepperclub.co.za 고풍스러운 더 테이블 베이 호텔The Table Bay Hotel 워터프론트에 자리한, 케이프타운에서 손에 꼽히는 고급 호텔이다. 로벤 아일랜드와 워터프론트, 테이블 마운틴 전망의 329개의 객실이 다양한 타입으로 마련돼 있다. 객실 분위기는 고풍스럽다. 호텔 분위기를 대변하는 듯한 아틀랜틱 그릴(Atlantic Grill)과 경쾌한 분위기의 유니온 바(Union Bar) 등이 자리했으며, 스파, 수영장 등의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주소 Breakwater Boulevard, Quay 6 Victoria & Alfred Waterfront, Cape Town 문의 021-406-5000 www.tablebayhotel.com ▶Dining Place 케이프타운 추천 레스토랑 보슈운달Boschendal 와이너리 투어 와이너리 투어는 케이프타운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시내에서 20km 정도 떨어진 더반빌을 시작으로 수많은 와이너리가 펼쳐진다. 그중 보슈운달은 1685년부터 명맥을 이어온 와이너리. 케이프타운 시내에서는 차로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곳에 자리했다. 2,250헥타르에 이르는 이곳 와이너리에서는 한 해에 300만 병의 와인이 생산된다. 화이트 와인이 60%, 레드 와인이 40%의 비율을 차지하며 반은 해외로 수출하고, 반은 남아공에서 판매된다. 프랑스와 미국에서 수입한 고가의 오크통에서 숙성한 와인 등 종류가 다양하다. 와인 테이스팅을 통해 와인을 맛볼 수 있으며, 와이너리 내에 자리한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주문해 마시는 것도 가능하다. 뷔페로 운영되는 레스토랑의 음식이 아주 훌륭하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와인은 화이트 와인인 1685 샤도네 2009(1685 Chardonnay 2009)와 레드 와인인 1685 시라즈 2009(1685 Shiraz 2009). 각각 R60로 가격도 저렴하다. 문의 www.boschendalwines.com 아프리카의 맛을 담은 마마 아프리카 Mama Africa 아프리카의 분위기를 담은 레스토랑으로 케이프타운 시내에서는 유명한 편이다.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 악어, 스프링복, 타조 고기 등이 함께 나오는 메뉴는 생소하지만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저녁에는 아프리카 전통 공연도 열린다. 주소 178 Long Street, Cape Town 문의 021-424-8634, 021-426-1017 해산물이 싱싱한 벌사스Bertha’s 사이먼스 타운의 항구에 자리한 레스토랑으로 바다가재, 오징어, 라임 피시 등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음식은 전반적으로 짠 편이다. 주소 Quayside Centre 1 Wharf Road, Simons Town, Cape Town 문의 021-786-2138, 021-786-2286 www.berthas.co.za 바다가재 게장이 있는 성북정Taste of Asia 케이프타운에 자리한 몇 안 되는 한식당. 생선초밥 등 일부 메뉴를 뷔페로 즐길 수 있으며, 한식 메뉴를 따로 주문할 수도 있다. 바다가재를 게장처럼 양념해 반찬으로 내어 놓는다. 주소 45 Lower Main Road, Observatory, Cape Town 문의 021-447-1515, 150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Weekly Health Issue] 과민성 방광

    [Weekly Health Issue] 과민성 방광

    당신이 이런 증상을 가졌다고 생각해 보라. 갑자기 샅이 감전이라도 된 듯 저리면서 소변이 마렵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느낀 요의를 참을 수가 없어 화장실에 가야 하는데 마침 차 안이라 마땅한 방법이 없다. 등에 진땀이 나는 상황이다. 이런 절박뇨가 하루 중 수시로 생겨 도무지 일을 할 수도, 편히 여행길에 오를 수도 없다. 한밤중에 잠을 자다가 깨는 것은 다반사고 마렵다고 느낀 오줌을 순식간에 지려 축축하게 속옷을 적시기도 한다. 전에 없던 일이라 이상하지만 “나이 들어 그렇겠거니.”하고 지나친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많은 환자들이 “이게 사람 사는 게 아니다.”고 혀를 차대는 과민성 방광 증상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삶의 질을 엉망으로 만드는 과민성 방광에 대해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규성(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회장) 교수로부터 듣는다. ●과민성 방광이란 어떤 질환인가 정상인은 방광에 400∼500㎖의 소변이 차도 불편하지 않게 참을 수 있다. 방광과 신경이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민성 방광은 갑자기 마렵기 시작한 소변을 참지 못하는 절박뇨가 수시로 나타난다. 말 그대로 방광이 너무 예민해 소변을 저장하는 동안에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방광 근육이 수축하면서 절박뇨로 이어진다. 방광은 신축성이 있어 어느 정도 늘어나도 압력이 높아지지 않으며, 소변을 보려고 하지 않으면 수축하지 않는다. 그러나 신경계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면 과민성 방광이 생기게 된다. ●과민성 방광이 발생하는 경위를 설명해 달라 절박뇨가 있으면 방광에 소변이 다 차기 전에 소변욕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하루에 8회 이상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를 빈뇨라고 한다. 정상적인 사람이 하루에 평균 5∼6회 소변을 보는데 비해 빈도가 잦아지고, 야간에 소변을 보기 위해 일어나거나(야간빈뇨) 마려운 소변을 참지 못해 소변이 새어 나오는(절박요실금) 증상이 동반된다. ●유병률은 어느 정도며, 발병 추세의 특성은 18세 이상 성인 남녀에게서 12.2%의 유병률을 보이며, 나이에 비례해 증가한다. 즉 성인 100명 중 12명이 이 질환을 갖고 있다. 특이점은 40세 이하에서는 여성에게서, 50세 이상에서는 남성에게서 더 흔하다는 점이다. 이 연령대에 남성에게 전립선비대증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과민성 방광이 주목 받는 이유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과민성 방광을 나이가 들면 생기는 자연적인 노화현상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병적인 상태임을 알아야 한다. 사실 과민성 방광이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잦은 소변 욕구로 인한 업무능력 저하뿐 아니라 우울증 유발, 수치심으로 인한 대인관계 기피 및 자신감 상실 등 사회적 활동이 많은 남성에게는 치명적이다. 가족 관계에서도 장거리 여행이나 외식, 영화보기 등 바깥활동 기피, 배뇨장애로 인한 부부간 성생활 기피 등 다양한 형태로 삶을 망가뜨린다. 과민성 방광 환자의 경우 정상인에 비해 우울증 발병 빈도가 2∼3배 높게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이 고조되면서 과민성 방광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원인은 무엇인가 과민성 방광은 말 그대로 방광이 너무 예민한 것이 문제다. 이 경우 방광이 소변을 저장하는 동안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방광 근육이 수축하면서 발생한다. 방광은 신축성이 있어 어느 정도 늘어나도 압력이 높아지지 않으며, 따라서 소변욕도 빈번하게 느끼지 않는다. 이러한 방광의 저장기능은 자율신경계 중에서도 교감신경이 관장하며, 대뇌는 방광의 수축을 억제한다. 따라서 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면 과민성 방광이 발생하며, 이 밖에 노화나 전립선비대증과 같은 질환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며, 자각증상은 무엇인가 갑자기 소변이 마렵고 급해지면 과민성 방광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더 진행되면 요의를 참을 수 없어 빨리 화장실에 가야 하며, 자칫 지체하다가는 도중에 소변이 새는 요실금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추울수록 심해지며, 물소리를 듣거나 손에 물이 닿으면 불현듯 나타나기도 한다. ●검사 및 진단법을 설명해 달라 증상과 병력 청취가 중요하며, 과민성 방광이 의심되면 소변검사와 배뇨일지로 진단한다. 중년 이후의 남성은 전립선 초음파와 전립선암 검사를 따로 시행하기도 한다. 또 치료 효과가 없거나 정밀진단이 필요한 경우에는 방광기능검사를 하기도 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는 행동치료와 약물요법, 수술치료로 구분한다. 행동치료의 큰 원칙은 ‘소변참기’다. 소변이 마렵더라도 30분 정도 의도적으로 소변을 참았다가 화장실에 가며, 2주 간격으로 참는 시간을 늘려나간다. 소변을 참으면 병이 된다는 속설이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소변을 참을 때는 항문 괄약근을 강하게 조여주면 방광 수축이 억제돼 훨씬 수월하다. 골반 근육을 전기자극이나 자기장을 이용해 수축시키는 치료법은 일부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효과가 있다. 부교감신경의 작용을 통제해 방광 수축을 억제하는 약물은 매우 효과적이어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법이다. 약물이 방광 이외의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쳐 구갈·시력저하·변비 등이 나타나기도 하나 최근에 개발된 약물은 이런 부작용을 크게 개선했다. 약물은 최소 3∼6개월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약물치료가 원인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방법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계속 나타나면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방광 주위의 신경을 절단하거나 전기로 척추신경을 자극하는 방법 등이 활용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요부’를 부끄러워하지 않은 클레오파트라, 조국을 위해...

    ‘요부’를 부끄러워하지 않은 클레오파트라, 조국을 위해...

     빅토리아 베컴, 패리스 힐턴, 비욘세, 킴 카다시언, 린제이 로한...  결혼과 이혼, 출산 같은 사생활은 물론이고 들고 다니는 가방이나 즐겨 찾는 마사지숍까지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식당에서 사용한 포크나 한입 베어 물은 사과조차 인터넷 경매에 올라올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그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셀레브러티’(유명인)라고 부른다.  셀레브러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도 존재했다.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1755~1793)와 같은 왕실의 여인들이 대표적이다. 미국과 유럽 호사가들의 최대 관심사가 ‘사교계의 여왕들’에 대한 얘기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 과연 실존인물 가운데 역사상 최초의 셀레브러티는 누구였을까.  이 물음에 관한 한 영국의 문학평론가 헤럴드 볼룸의 답에 이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1540년부터 1905년까지 발레 5편, 오페라 45편, 연극 77편으로 만들어진 여성.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왕이자 위대한 왕국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 바로 클레오파트라다.  서울신문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이번 호에서 인류 최초의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를 집중 탐구해 보기로 했다.  역설적이게도 클레오파트라는 어디에나 있었지만, 그 어디에도 없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믿고 있던 그의 미모나 업적은 역사책 어느 곳에서도 자세하게 묘사돼 있지 않다. 심지어 그는 변변한 초상화나 조각조차 남기지 않았다. 클레오파트라는 ‘패자’(敗者)였고, 역사는 예나 지금이나 철저히 ‘승자’(勝者)의 시각에서 쓰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수많은 고고학자와 미술사학자들이 클레오파트라를 찾기 위해 이집트와 이탈리아를 뒤지고 있다. 트로이의 경국지색 헬레나와 거대한 목마가 등장하는 어릴 적 동화의 실체를 직접 확인해 보고자 했던 독일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1822~1890). 그의 노력으로 트로이 유적이 실제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처럼, 꿈을 좇는 사람들의 소망대로 클레오파트라의 무덤과 기록이 발견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여인과 마주하게 될까. 실존했지만, 아직은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만 살고 있는 클레오파트라와 가상 대담을 통해 해답의 실마리를 구해보자.  ‘인류 최초의 유명인’으로 불리는 당신과 내가 마주 앉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다. 2000년 넘게 지난 오늘날에도 당신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내 치세 중에 말아먹은 거나 마찬가지인데, 쑥스럽다. 그런데, 도대체 내가 얼마나 인기가 있다는 건가.  웬만한 상품에는 종류마다 다 당신 이름이 붙어있다고 봐도 된다. 고급스런 상품은 물론이고 슬롯머신, 보드게임, 드라이클리닝 세제도 ‘클레오파트라’ 상표가 꽤 유명하다. 밸리댄서들 사이에선 여전히 인기있는 이름이고. 태양계의 한 소행성에도 ‘216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지중해 오염 감시 프로젝트의 명칭도 당신이름이다. 중동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담배 상표도 당신 이름과 같다던데.  -그런가. 하지만 내 시대에도 클레오파트라는 흔한 이름이었으니 별로 놀랍지는 않다.  뜻밖이다. 원래 왕의 이름은 아무나 못 쓰는 것 아닌가. 예전에 우리 한국에서도 왕의 이름에 쓰는 한자는 백성들이 못 쓰도록 했는데.  -그건 이집트 왕조의 전통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 내 정확한 이름은 ‘클레오파트라 7세’다. 내 앞에도 이미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을 가진 왕비나 여왕들이 여럿 있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아버지의 영광’이라는 뜻으로 우리 라지드 왕조에서 상당히 인기있는 이름이었다. 라지드 왕조는 혈통을 중시했기 때문에 내 묘비는 ‘엄청나게 많은 왕들로부터 나온 여왕’으로 시작한다.  그 시절에는 왕의 이름에 호칭을 붙이는 게 일반적이었다는데, 당신도 별칭이 있었나.  -‘필로파토르’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여인’이라는 뜻이다. 뭐 별칭이라고 해봐야 사실 이집트의 파라오들이 다 거기서 거기다. 일단 부모를 신격화한다. 그래야 그 다음 왕도 역시 신이 되지 않겠나. 그 결과 대부분 ‘필라델페’(형제와 누이를 사랑하는 사람)’라거나 ‘테오이 필로파토레스’(아버지를 사랑하는 신들)같은 식이었다.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왕조의 시조답게 ‘소테르’, 구원자라는 영예로운 칭호가 있었다.  지면 관계상 빨리 진행하자. 당신은 이집트인인가.  -그렇다. 이집트 여왕인데 당연한 것 아닌가.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한다. 실제로 당신은 그리스인 아닌가.  -(당황하며) 음... 사실 난 그리스인이면서도 이집트인이다. 위대한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과 동일한 혈통이다. 굳이 따지자면 마케도니아인이라고 해야겠지. 시조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알렉산더의 아버지인 필리포스 대왕의 사생아로 알려져 있다. 알렉산더가 이집트를 정복하면서 세운 알렉산드리아가 우리 왕조의 근거지였다. 어떤 사람은 그래서 우리 왕조를 ‘마케도니아 왕조’로, 나는 ‘마케도니아 공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도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내가 혈통으로는 마케도니아인이고, 문화는 그리스인(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식 교육을 받았는데, 당시 그리스에서는 여성은 교육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왕족이었고, 왕위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예외였다.)이라고 해도 난 이집트의 기반 위에서 통치를 했다는 거다. 내가 알렉산드리아의 그리스인을 대표한 것이 아니라, 이집트인 전체를 통솔했기에 난 분명 이집트의 파라오다.  당신은 18세에 13세인 동생 프톨레마이오스 13세와 결혼하면서 여왕이 됐다. 말하자면 근친혼이었는데,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나.  -남동생과 결혼하는 것이 뭐가 이상한가. 우리 아버지도, 그 아버지도 모두 여동생과 결혼해 왕이 됐고 여동생들은 여왕이 됐다. ‘신’의 위치에 있는 우리들이 혈통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방법 뿐이었다. 아버지 프톨레마이오스 12세는 탁월한 정치가였다.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페르시아 왕조에 탄압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복을 멈추지 않았던 로마를 교묘히 이용해 페르시아를 몰아냈다. 처음엔 꽤 괜찮은 방법이었다. 다만 로마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부은 게 문제였다. 아버지가 줄리어스 시저에게 매년 바친 돈이 거둬들이는 세금보다 많았다. 결국 내가 왕좌에 올랐을 때는 파라오의 창고 따위는 별 의미가 없었다.  당신의 정치는 결국 로마 장군을 상대로 한 미인계 아니었나.  -그렇게만 이해하면 곤란하다. 내가 미인계를 쓴 건 정말 마지막 수단이었다. 나와 동생은 친척과 친구, 궁정인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상당히 효율적으로 나라를 운영했다. 그러나 이집트는 주변 국가들 입장에서 정말 탐나는 존재였던 것 같다. 오죽하면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가 우리 이집트를 ‘나일강의 선물’이라고 불렀겠나. 당시 인구가 700만명(이중 그리스인이 150만명 정도를 차지했다)이나 됐고 엄청난 양의 곡물을 생산하는 농업국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화롭게 산다고 해서 가만히 내버려둘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 이집트가 그다지 풍요롭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사실 그랬다. 국가는 파피루스나 기름, 발효 음료수 같은 품목들에 대해 독점권을 행사하면서 부를 축적했는데 이미 내 시대에는 이런 체계가 무너져 있었다. 무엇보다 관리들이 장부에다 무조건 ‘가득 차 있음’이라고 기재하는 게 문제였다. 실제로는 텅 비어있는 곳간이 서류에는 가득차 있다고 표기되다니,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 결국 이런 문제가 이집트의 발목을 잡았다. 로마와 로마 군단은 점점 다가오는데, 군대를 키울 돈이 없었다. 아버지가 로마를 이집트에 끌어들였다는 이유로 국민들은 나 역시 믿지 않았다. 완전히 내우외환인 상황이었다.  결국 그래서 미인계를 썼다는 얘기 아닌가.  -군대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게 뭔가. 로마와 동맹을 맺거나, 로마 장군 한 명을 포섭할 수 있다면 싸우지 않아도 원하는 걸 얻고 이집트를 지킬 수 있지 않겠나. 무엇보다 그 로마 장군 한 명이 시저나 안토니우스라면,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지 않나.  이쯤에서 오늘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해보자. 당신은 트로이의 헬레나와 함께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사람들의 머릿 속에 박혀 있다. 그런데, 실제 당신의 얼굴은 아는 사람이 없다. 얼굴이 정확하게 나와 있는 초상화나 조각은 한 점도 없고, 찌그러진 동전에 옆 얼굴이 새겨진 게 전부다. 당신 정말 미인 맞나.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뭐랄까 미(美)를 가꾸는 데 많은 공을 들인 건 사실이다. 당나귀를 항상 데리고 다니면서 그 젖을 짜서 목욕도 했고. 내가 자부심 높은 여인이기는 하지만 내가 미인이네 아니네를 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내가 모은 정보에 따르면 경국지색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영웅전’으로 유명한 그리스 역사학자 플루타르코스는 당신에 대해 “그의 미모가 사람들이 경탄할 정도로 빼어난 것은 아니었다.”고 썼다. 다만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마음을 빼앗길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외모는 논쟁할 때 보여주는 설득력이나 의견을 개진할 때 드러나는 개성과 어우러져 도발적인 매력을 자아냈다.”고 했다. 결국 미모가 아닌 ‘말발’이 당신의 주무기였던 것 아닌가.  -내 목소리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현악기의 선율’이라거나 ‘듣기만 해도 즐거운 목소리’라는 평가를 내리기는 했다. 하지만 내 화술은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난 누구와 말할 때도 통역이 필요 없었다. 에티오피아인, 아프리카 동굴인, 히브리인, 아랍인, 시리아인, 메데스인, 파르티아인과도 그들의 말로 얘기할 수 있었다. 마케도니아어와 그리스어는 기본이었고, 당연히 내가 통치하는 이집트인들의 민간언어도 잘 할 수 있었다. 질 높은 교육과 유능한 스승들이 있었지만 결국 난 내 힘으로 ‘지적이고, 교양 높으며, 대화에 능란한 여왕’이 된 거다.  제왕 ‘시저’의 연인이었고, 한때 천하를 호령했던 ‘안토니우스’와 함께 살았지만 지나칠 정도로 당신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자료조차 없는데. 심지어 전기 작가인 마이클 그랜트는 당신을 ‘생존 당시부터 지금까지 줄곧 수많은 허구와 추문에 가려져 있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결국 내가 방패로 삼았던 안토니우스가 옥타비아누스에 지면서 모든 것이 사라진 셈이다. 좀 더 강대한 이집트를 만들어, 로마에 대적하고 이겼다면 그들 대신 내 이름이 모든 문서에 기록됐을 텐데 말이다.  당신의 실체를 찾기 위한 학자들의 노력이 드디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무덤 얘기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패배자이기 때문에 변변한 무덤조차 없을 거라고 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당신의 후예인 이집트 정부조차도 타포시리스 마그나에 있는 오시리스 신전의 유적 속에서 곧 당신과 안토니우스의 무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신화나 전설은 그대로 남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름다움과 신비로 포장돼 있는 영원한 안식에서 갑자기 깨어나고 싶지 않기도 하다. 그래도 패배자의 입장에서 철저히 묻혀진 ‘나의 이집트’가 세상에 알려진다면 후손들이 좀 더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내가 이집트인인지 아닌지, 미인인지 아닌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말년에 난 ‘필로파트리스’라고 스스로를 칭했다. ‘조국을 사랑하는 왕비’라는 뜻이다. ‘요부’, ‘유혹의 화신’ 같은 불명예스런 이름도 난 부끄럽지 않다. 모두 내 조국을 위해 한 일이었다는 점을 알아주면 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내셔널지오그래픽 7월호  마지막 파라오 클레오파트라(마르탱 콜라·임현/ 해냄)  클레오파트라, 파라오의 사랑과 야망(에디트 플라마리옹·지현/ 시공사)  클레오파트라(아델 제라스·이정아/ 맑은가람)  클레오파트라(래티시아 앵그라오·김이정/ 종이비행기)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돼지오줌보의 추억

    마을에서 추렴해 돼지라도 잡는 날은 왁자한 잔치판이 벌어지곤 했습니다. 물론 소가 못 된 돼지라고 아무 때나 잡지는 않습니다. 농사일 바쁠 때는 손이 모자라 잡으려고 해도 잡을 이가 없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봄가을 새 돼지가 새끼를 배고 낳을 때는 아무리 육물이 당겨도 함부로 잡아먹을 생각 안 하는 게 사람 도리지요. 게다가 냉장고도 없던 시절이라 여름에 기름진 고기 잘못 건사하다가는 상하기 십상이고, 그걸 먹고 배앓이 한 사람이 적지 않아 “여름 돝괘기는 잘 먹어야 본전”이라고도 했습니다. 그건 그렇더라도 돼지 잡는 날이면 애들의 관심은 오로지 오줌보에 쏠립니다. 칼을 든 숙수가 싹뚝 잘라 건네는 오줌보는 참 희한한 놀이기구였습니다. 속을 비워 잔뜩 바람을 불어넣은 뒤 주둥이를 꽁꽁 동여매면 살갗에 닿는 감촉이 촉촉한 ‘바이오볼(Bio-ball)’이 되지요. 마당 한쪽에서 그걸로 공놀이를 하곤 했습니다. 가죽이 아니라 딴딴해지도록 바람을 불어넣지 못해 차도 날아가지 않는 쭐쭐한 공이었지만 그래서 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걸 차고 노느라 이마에 진득 땀이 밸 때쯤이면 한뎃솥에서 선지순대 익는 냄새가 구수하게 번지고, 어른들은 그걸 안주 삼아 막소주를 마시며 모처럼 묵은 피로를 씻곤 했습니다. 그 오줌보가 바로 방광입니다. 콩팥에서 혈액을 거르고 남은 노폐물, 즉 오줌을 저장했다가 적당한 양이 모이면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장기지요. 그렇다고 결코 간단한 장기가 아닙니다. 이 방광에서 생기는 병이 하나, 둘이 아닌 탓입니다. 아무리 치료해도 시원하게 낫지 않는다고 투덜대는 방광염이 이곳에 감염증이 생기는 병이고, 복압성 요실금도 방광의 문제입니다. 더러는 이곳에 암이 생겨 고생하는 사람도 있고, 과민성 방광으로 노후의 삶에서 지린내를 풍기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흔히 방광을 잊고들 삽니다. 위나 간, 폐나 장처럼 중요하다고 인식하지 않는 탓입니다. 그러나 기능이 다르다고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손톱 밑에 가시만 들어도 죽네, 사네 하는 게 사람이니까요. 더러는 잊고 사는 방광 같은 장기도 한번쯤 되돌아보면서 갈 일입니다. jeshim@seoul.co.kr
  • [평창 2018 이렇게] “세계 무대로 도약” 동계올림픽 마케팅 이미 ‘스타트’

    [평창 2018 이렇게] “세계 무대로 도약” 동계올림픽 마케팅 이미 ‘스타트’

    2018년 동계올림픽 평창 개최를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2002년 월드컵에 이어 세계 무대에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올림픽까지는 7년 남짓 남았지만 이미 기업들의 마케팅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삼성·두산 등 유치 주역들 분주 이건희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유치전을 이끌어 온 삼성전자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대비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우선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념해 오는 31일까지 ‘2018 평창 축하 삼성전자 스마트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페스티벌 기간 삼성의 스마트TV, 스마트 에어컨, 갤럭시S2 등을 구입하면 사은품 및 할인 혜택을 준다. 2018대를 한정 판매하는 스마트에어컨 스페셜에디션을 구매할 경우 2018년까지 무상 애프터서비스 혜택과 함께 압력밥솥도 덤으로 받을 수 있다. 또한 ‘하우 투 리브 스마트’ 사이트(www.howtolivesmart.com)에 축하메시지를 남기면 추첨을 통해 캐리비안베이 티켓과 스타벅스 기프티콘 등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전속 모델인 김연아 선수의 아이스쇼도 관람할 수 있다. ●한진, 2018명 추첨 항공권 경품 그룹 총수가 유치단의 주역으로 활동해 세계에 이름을 알린 두산그룹과 한진그룹도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업 업그레이드의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으로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서 최종 프레젠테이션에 직접 나섰다. 특히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홈페이지(kr.koreanair.com)에 평창 유치 축하 메시지를 남기는 고객 중 추첨을 통해 2018명에게 국제·국내선 항공권, 호텔 숙박권 등 푸짐한 경품을 나눠줄 계획이다. ●우리銀, 이달 0.3%P 우대금리 행사 금융권 역시 뒤질세라 평창 관련 특화상품을 출시하는 등 잇따라 올림픽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평창올림픽 유치를 기념해 31일까지 정기적금 금리와 환율 우대 행사를 진행한다. ‘우리사랑 정기적금’ 가입 시 금리를 1년 만기 상품은 기존 3.8%에서 4.1%, 2년 만기는 4.0%에서 4.3%, 3년 만기는 4.1%에서 4.4%로 각각 0.3% 포인트 더 제공한다. 국민은행은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 기념 정기예금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1년 만기 정기예금자에게 연 4.10~4.30%대 금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앞서 올 들어 4차례에 걸쳐 동계올림픽 유치를 응원하기 위해 ‘e공동구매 정기예금’을 출시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이미 ‘KDB 2018 평창 정기예금’을 출시해 총 2314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4.30%의 기본 금리에다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 시 제공하기로 한 0.20% 포인트의 추가 금리까지 적용돼 고객들은 4.5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신한은행이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후원 은행에 지정되도록 추진하는 것은 물론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혜택을 주는 특화 대출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올림픽 유치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온 현대기아차도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이 글로벌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자동차 부문 후원사가 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는 2002년 월드컵 기간 일본 내에서 자사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2002월드컵 전인 2월에는 32%에 불과했지만 6월에는 67%로 대폭 상승했다. ●레저·유통업계 손님맞이 잰걸음 레저 및 유통업계도 올림픽 유치를 기념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용평리조트는 2011~2012 스키 시즌권 특가 이벤트를 개최하고 알펜시아 리조트의 슬로프를 이용할 수 있는 시즌권 2018장을 어른 37만원, 어린이 30만원에 판매한다. 하이원리조트에서는 2018실 한정으로 강원랜드호텔 1실(1박)과 월드 퓨전 조식 2인권이 포함된 패키지를 70% 이상 할인된 9만 9000원에 내놓았다. 주말 성수기를 제외하고 사우나와 수영장도 50% 할인한다. ●G마켓, 평창 리조트 특가상품 출시 온라인 장터인 G마켓에서는 올림픽 유치를 기념해 평창의 특산물을 할인 판매하는 한편 평창 소재 물놀이 시설과 리조트 이용권을 특가에 내놨다. 11번가는 겨울 스포츠 이벤트 ‘파이팅 코리아’를 마련해 다음 달 말까지 유명 겨울 브랜드 상품들을 특가에 선보인다. 웅진식품은 31일까지 ‘평창 유치기념, 특별한 4색 이벤트’를 실시한다. 웅진식품의 온라인 쇼핑몰인 ‘햇살이샵’(eshop.wjfood.co.kr)에서 상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30%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도미노피자도 28일까지 홈페이지에서 피자를 주문하는 고객에게 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2002년 당시 월드컵 개최와 4강 진출로 우리가 직간접적으로 얻은 경제효과가 1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평창동계올림픽 마케팅을 통해 우리 주요 기업들의 글로벌 이미지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르노삼성자동차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는 기후변화 대응 차량 양산이라는 미래 성장 전략에 따라 전기차와 친환경 경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말 생산 예정인 전략 전기차 ‘SM3 Z.E.’는 일반 차량 수준의 성능을 보여주는 르노삼성의 미래형 차량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고, 전기모터로만 구동되는 순수 전기차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첨단 기술의 진수라 할 수 있다. 한번 충전으로 160㎞ 이상을 달릴 수 있고, 시속 150㎞까지 달릴 수 있다. 모터파워 또한 최대 70킬로와트(㎾)에 달한다. 차량에 장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무게는 250㎏가량이며, 속도가 줄어들 경우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에너지 복원 시스템이 가동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트렁크에 수직으로 위치하고 있으며, 차량 전장은 배터리 위치를 고려해 일반 SM3 차량보다는 13㎝ 길게 제작됐다. ‘SM3 Z.E.’는 국내에 소개된 전기차량 가운데 유일하게 퀵드롭 배터리 교환 시스템(3분 내에 100% 충전된 배터리로 교환)을 채택해 기존 전기차의 약점인 주행 거리 제약을 극복했다. 르노삼성은 이 차량을 부산공장에서 만들어 초기 자본 투자를 최소화하고 대량 생산 체제를 신속히 갖춰나갈 계획이다. 본격적인 양산은 향후 전기차 인프라 구축 상황을 봐 가며 결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르노삼성은 라인업 다변화의 일환으로 3~4년 안에 경차도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품질을 가장 중요시하는 르노삼성자동차의 DNA를 담아 경차의 독특한 캐릭터나 기능, 스타일링을 구현해 낼 방침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브리티시오픈] 바람을 이겨라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진 뒤 세계 골프계는 군웅할거 양상이지만 패권은 유럽이 꽉 잡고 있다. 세계 톱 5 중 4위까지가 유럽인이다. 14일 막을 올린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40회 브리티시오픈(총상금 500만 파운드)이 중요한 이유도 그래서다. 톱 랭커들이 홈에서 펼치는 자존심 대결이 골프 팬들의 이목을 잡아끈다. 대회가 열리는 잉글랜드 켄트주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 조지스 골프장(파70·7221야드)은 깊은 벙커와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페어웨이로 무장한 링크스 코스(바다를 낀 코스)다. 2003년 전성기의 우즈조차도 “코스가 너무 어렵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때만 해도 파71에 전장 7106야드였지만 올해는 파70에 7221야드로 늘어나 더 어려워졌다. 해안가 초원지대라 선수들은 변덕스러운 날씨와 싸워야 한다. 대회 기간 많은 비와 강풍이 예보돼 있다. 이런 코스와 날씨에 익숙한 유럽 선수들에게 ‘홈 어드밴티지’가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1위인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를 비롯해 리 웨스트우드(2위·잉글랜드), 마르틴 카이머(3위·독일), 로리 매킬로이(4위·북아일랜드)는 절치부심하고 있다.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이는 ‘US오픈의 사나이’ 매킬로이다. 하지만 다른 경쟁자도 만만치 않다. 메이저 우승이 아직 없는 도널드는 지난 11일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스코틀랜드오픈에서 우승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뽐내고 있다. 올 1월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 우승 이후 소식이 뜸한 카이머도 “예쁜 골프는 필요 없고 성적을 내는 골프로 승부하겠다.”며 이를 갈고 있다. 웨스트우드는 “재작년엔 3위, 지난해엔 2위였으니 올해는 내가 1등”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낸다. 1라운드 결과로는 속단이 어렵다. 매킬로이와 도널드는 최경주(41·SK텔레콤)와 함께 1오버파 71타를 기록했다. 상위권에는 토마스 비요른(덴마크·5언더파 65타)과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4언더파 66타) 등이 있다. 우승자에게 주는 은빛 주전자 ‘클라레 저그’에 입을 맞추는 이는 누가 될까.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사설] 정부 문서고가 물품 창고로 쓰인다니

    공공기관의 기록물 관리 부실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기록원이 지난해 중앙행정기관과 시·도교육청 등 229개 기관을 대상으로 기록관리 실태를 평가한 결과다.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어제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을 상대로 어렵사리 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평가 실태를 보면 주요 기록물이 너무나 소홀히 다뤄져 이래도 되는가 싶다. 문서고에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할 각종 주요 문서들이 사실상 창고 같은 곳에 처박혀 있거나 무단 폐기된 경우도 있다고 하니 문제의 심각성이 도를 넘어섰다고 보여진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과 경북 군위교육청은 문서고를 물품 보관용 창고로 사용했다가 적발됐다. 기록물의 훼손이나 멸실까지 우려된다고 한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문서고의 서가가 비었는데도 기록물을 오랜 기간 복도에 무단 방치했다가 적발됐다. 심지어는 전문요원 대행자로 청사 방호원을 지정한 경우도 있다. 기록물 관리도 엉망이라고 한다. 상식 수준의 절차도 없이 마음대로 폐기하는가 하면 기록물 전부를 비공개로 분류한, 배짱 두둑한 기관도 있다. 공공기관은 기록을 남기고 자료를 관리할 의무가 있다. 체계적인 기록물 관리를 통해 모든 정책 과정, 국정운영 과정을 세세히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정책의 책임성·투명성을 높이고 역사의 교훈으로도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정부들어 국가 기록물 관리에 쏟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해 기록물 관리 평가총점이 67.8점으로 전년도(70.9점)에 비해 후퇴한 것만 봐도 실태를 짐작할 수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중앙정부가 앞장서 기록물 관리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높여야 한다. 그래야 아래 행정기관에서 본보기로 삼을 것이다. 아울러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엄한 제재를 해야 한다. 기록물 관리는 한 나라의 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지표다.
  • “연금복권 당첨? 구입도 어려워”

    “연금복권 당첨? 구입도 어려워”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지난 주말 서울 중구 광화문에 있는 회사 인근에서 여러 가판대를 돌아다닌 끝에 오는 13일 추첨 예정인 2회차 ‘연금복권520’(이하 연금복권)을 간신히 구입할 수 있었다. 박씨는 “연금 형태로 당첨금을 준다고 해서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이 정도까지 인기가 있을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광화문에서 가판대를 운영하고 있는 60대 김모(여)씨는 연금복권 500장을 들여놨는데 1회차에 이어 2회차도 사흘이 안 돼 다 팔렸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찾는 손님들이 많아 조만간 들어오는 3회차 물량을 미리 팔아야 할 것 같다.”면서 “일주일에 10장도 안 팔렸던 팝콘복권과는 천양지차”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 연금식 복권인 연금복권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10년 전 ‘로또 신드롬’이 재현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연금복권을 발매하고 있는 한국연합복권은 10일 “1회차 총발매분 630만장 가운데 일부 반품 물량을 빼면 600만장이 팔렸다. 판매율 95% 이상”이라면서 “2회차 판매량도 매진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역총판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주문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라면서 “일부 판매처에서는 벌써 3회차 물량을 미리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판매분 35만장은 지난 8일 일찌감치 매진됐고, 연합복권 홈페이지는 접속 폭주로 임시 홈페이지가 꾸려지기도 했다. 특히 연금복권은 242회차로 판매 종료됐던 팝콘복권보다 20배에 가까운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일회차에 모두 450만장을 찍었던 팝콘복권의 경우 가장 많이 팔렸을 때 판매율이 8%(36만장)에 불과했다. 연합복권 측도 연금복권 인기에 놀랐다는 반응이다. 연합복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성공 가능성을 반반으로 봤고, 시장 조사 당시 현장 판매인 사이에서도 안 팔릴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팝콘복권 판매율보다 20~30% 정도 늘지 않을까 했다.”고 말했다. 연금복권의 인기 비결로 가장 먼저 1등 당첨금 12억원을 매월 500만원씩 20년 동안 연금 형태로 받는 방식이 꼽힌다. 당첨자가 사망하면 가족에게 상속도 된다. 100세 시대를 앞두고 노후 안정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대중 심리를 제대로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일확천금 이후 가산을 탕진하거나 가족 등과 불화를 겪는 기존 복권의 부작용을 미리 없앨 수 있다는 점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연합복권의 설문조사 결과 복권을 구입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 사행성이 꼽히기도 했다. 연합복권 관계자는 “연금식 상품이라 기존에 복권을 구입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새로운 고객층으로 형성하는 한편 국내에는 처음 도입된 방식이라 기존 로또복권 등에 싫증을 느끼던 고객층을 흡수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엉덩이에 ‘꼬리’달고 태어난 中신생아

    엉덩이에 ‘꼬리’달고 태어난 中신생아

    최근 중국에서 엉덩이 부분에 꼬리를 달고 태어난 신생아의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태어난 지 한 달 된 옌옌(燕燕)은 출생 당시 작은 꼬리를 달고 태어났으며, 아이가 자라면서 꼬리도 함께 자라 주위를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 옌옌의 부모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 엉덩이 쪽에 작은 살 뭉치가 보였지만 우리는 단순히 혹 정도라고 생각했다. 꼬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이가 자랄수록 꼬리도 함께 커져갔다.”고 말했다. 현재 옌옌의 꼬리 길이는 10㎝가량. 의료진은 옌옌의 꼬리를 그대로 둔다면 긴 꼬리를 가진 동물들과 비슷한 외형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아동병원 신생아과 담당의는 “옌옌의 엉덩이에 있는 ‘꼬리’는 태아 시절 비정상적인 발육으로 인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면서 “이 꼬리는 일종의 혹이라고 볼 수 있으며, ‘꼬리’가 달린 채 아이가 태어날 확률은 거의 100만분의 1로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옌옌의 상태를 미뤄 봤을 때, 당장 치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꼬리가 함께 자라 더욱 흉측한 모습이 될 것”이라면서 “시간이 지나면 대소변을 보는 간단한 일 조차도 어려워 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태아의 이같은 비정상적인 발육은 산모의 임신 시기와도 영향이 있으며, 산모는 반드시 정밀검진 등을 받고 건강한 생활방식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27억 복권당첨’ 노총각, 한푼도 안 쓰는 이유?

    하루아침에 복권으로 백만장자가 된다면 평소 사지 못했던 값비싼 것들에 눈을 돌리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지난 1월 복권에 당첨된 닐 베이커(37)는 그렇지 않았다. 사치는커녕 지금껏 당첨금을 한 푼도 쓰지 않은 것. 전직 주방장 베이커는 지난 1월 동료와 함께 산 복권이 480만 파운드(81억 6300만원)에 당첨돼 백만장자의 꿈을 이뤘다. 자신의 몫으로 160만 파운드(27억 1900만원)을 챙겼지만 베이커는 이 돈을 당분간 한 푼도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베이커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돈에 대한 소신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베이커는 팔순을 앞둔 어머니와 시간을 더 오래 보내기 위해 직장에 사표를 낸 뒤 어머니의 좁은 집으로 이사했다. 10년 된 낡은 차도 바꿀 생각이 없을뿐더러 볼링장에서 일하는 여자 친구와 당분간 결혼계획이 없다고도 밝혔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사치를 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지금 돈이 있다고 더 큰 걸 가지려고 한다면 그 씀씀이가 커져 얼마 지나지 않아 난 가난해 질 수밖에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베이커는 “멋진 스포츠카나 저택 등을 구입하는 화려한 소비 보다는 어머니와 편안한 시간을 보내며 여유를 만끽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사설] 2전3기 평창 쾌거… 국민적 역량을 모으자

    ‘평창!’ 10년을 기다려온 평창의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 강원도 평창이 2전3기의 쾌거를 이룩하며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은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를 제치고 마침내 10년간 이어온 꿈을 이루었다. 드디어 힘찬 비상이 시작됐다. 이제는 국민적 역량을 한 곳으로 모아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한편 국격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평창의 쾌거는 그동안 누구보다 마음 졸인 평창군민, 강원도민은 물론 팍팍한 경제와 사분오열된 정치에 짜증나고 지친 국민에게 모처럼만에 큰 위안이 됐다. 온 국민은 평창의 세번째 도전을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산적한 국정을 뒤로하고 현지에서 막판 표몰이에 올인한 이명박 대통령, 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조양호 평창올림픽유치위원장, 박용성 대한체육회(KOC) 회장 등의 공도 컸다.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 이승훈 모태범 이상화 선수 등 재계·체육계 인사 250여명의 헌신적인 현지 유치활동에 박수를 보낸다. 국운 융성·국격 상승의 에너지로 활용하자 2003년과 2007년 거푸 2차투표에서 역전패의 쓴잔을 든 평창은 이번에는 어느 때보다 유치 전망이 밝았다. 경기장 시설과 국민의 강력한 지지가 평가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과거 쇼트트랙 일변도에서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 분야까지 세계 정상의 기량을 확보함으로써 아시아를 대표하는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위상이 높아진 것도 크게 작용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두 번의 실패의 교훈을 철저히 살려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 높이 평가받았을 것이다. 이런 불굴의 정신이면 어떤 시련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연구원에 분석에 따르면 평창 동계올림픽은 20조5000억원의 국내총생산을 유발하게 된다. 일자리 난이 심각한 이 때 23만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등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경제효과에 더해 하계올림픽과 월드컵 축구 개최를 통해 얻은 것처럼 국가 브랜드 파워 향상에 따른 무형의 소득은 돈으로 따지기조차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이번 쾌거는 국민을 신명나게 해 국운을 융성시킬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반드시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만들어 경제·정치적 효과를 최대한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실제 대한민국은 평창의 쾌거를 이룸으로써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 올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세계 4대 스포츠 제전을 모두 개최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됐다. 스포츠 제전 그랜드 슬램 달성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에 이어 세계 6번째다. 동아시아의 변방 대한민국의 힘이 그만큼 강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세계가 대한민국의 힘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문화 한류에 이어 스포츠 한류를 전세계에 확산시킬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성공 개최 위한 액션 프로그램 즉각 가동해야 평창은 지난 두 번의 도전에서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끝내 쓴잔을 들었다. IOC 위원들은 자국이나 개인 이해관계에 따라 표심을 바꾸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도전했다. 이번에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은 결과 유치에 성공했다. 어떤 시련에도 좌절하지 않는 한국민의 의지와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평창은 슬로건으로 내세운 대로 겨울스포츠의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열어야 한다. 아시아와 세계 겨울스포츠의 새로운 중심국이 되어야 한다. 이번 평창 유치전에서 대한민국은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그 역량을 세계로부터 평가받았다. 이제 우리가 지구촌 이웃들로부터 받은 기대를 돌려주어야 할 차례다. 대한민국이 세계 스포츠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만으로 그쳐선 안 된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대회를 성공시켜야 하는 것은 물론, 세계 유일의 분단지대 한반도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데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회 성공을 위해 정교한 액션 프로그램을 이제부터 가동해야 한다. 10년간의 준비에도 불구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 여전히 많다. 긴장의 끈을 한시도 늦추면 안 된다. 평창의 경기장 시설은 평가위원들을 크게 감동시킬 정도로 훌륭하다는 평을 들었다. 대회에 참석하는 선수들에게는 좋을 것이다. 그러나 올림픽이 어디 선수들만으로 치러지는가. 임원과 보도진,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이 관계자들이 대한민국의 문화와 경제의 힘을 쉽게 볼 수 있도록 고속전철 등 설비를 정해진 시한 내에 꼭 완공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이들의 니드(need)를 정확히 반영한 맞춤형 콘텐츠 개발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국민적 역량을 모으는 일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 [독자의 소리] 김밥은 ‘Gimbap’이다/경기대 관광개발학과 2학년 이가은

    최근 드라마와 K팝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류와 급증한 외국 관광객에 힘입어 우리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어 지적하고자 한다. 우리의 전통 음식이나 고유지명조차도 영어식으로 풀어 쓴다는 것이다. 어느 한 음식점에서는 김밥을 ‘Korean Sushi Roll’이라 표기해 놓았다. 이는 한복을 두고 ‘Korean Kimono’라고 하는 것과 같다. 김밥은 ‘Korean Sushi Roll’도 ‘Dried Seaweed Rolls’도 아닌 ‘Gimbap’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하철 교대역은 ‘Seoul Nat’l Univ. of Education’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이같이 너무나도 지나친 친절함은 되레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외국인이 당신에게 다가와 ‘Seoul Nat’l Univ. of Education’의 위치를 묻는다면 선뜻 대답할 수 있겠는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 속의 명품 한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우리의 전통적인 미감을 잘 살려내야 할 것이다. 경기대 관광개발학과 2학년 이가은
  • 공정위, 대형마트 표준거래 계약서 제정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대형마트와 납품업체 간의 불합리한 거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표준 거래 계약서’를 제정하고 관련 업계에 이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지난해 연말 백화점과 TV홈쇼핑에 이어 세 번째이며 하반기에는 편의점 표준 거래 계약서를 제정할 계획이다. 이번 표준 거래 계약서는 상품 대금 지급 및 감액, 장려금(수수료)의 결정, 판촉 사원 파견 및 판촉 행사 진행, 계약 해지 등의 요건과 절차를 투명·합리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표준 거래 계약서는 ▲대형마트가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직접 사들여 일정한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형태인 직매입과 ▲대형마트가 반품 조건부로 납품업체로부터 상품을 외상으로 매입해 판매하는 형태인 특정매입 두 가지로 구분해 제정됐다. 계약서는 상품 발주 후에는 대형마트가 상품 대금을 감액할 수 없도록 하되, 다만 납품업체의 귀책사유로 인한 훼손 등이 있는 경우에만 서면 합의에 따른 감액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대형마트가 납품업체에 상품 대금을 지급하기 이전에 공제하는 항목에서 납품업체의 대형마트에 대한 비용 이외의 채무를 제외했다. 판매 수수료율의 결정 및 변경 절차도 대형마트가 납품업체에 사전에 공개하도록 했다. 납품업체의 판촉 사원 파견 인원의 범위와 기간을 계약서에 기재하도록 하고, 인건비 등은 파견 사유, 예상 이익과 비용 등을 고려해서 대형마트와 납품업체가 상호 협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표준 거래 계약서는 권고사항으로 이를 지키지 않아도 특별한 제재 수단은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동반성장 협약 평가 시 표준 거래 계약서 사용 여부가 반영될 것”이라며 “백화점이 올 하반기부터 표준 거래 계약서를 쓰기로 해 조만간 납품업체가 변화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탁신 아바타’ 이미지 벗고 반대세력 포용 과제

    사상 첫 여성 총리라는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태국의 잉락 친나왓은 ‘탁신-반(反)탁신’으로 찢긴 사회의 통합과 불안정 해소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무엇보다 잉락 당선자는 오빠인 탁신 전 총리의 ‘아바타’, ‘꼭두각시’라는 비난 속에서 왕실·군부·중산층으로 대변되는 반탁신 세력과의 타협과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4일 푸어타이당의 잉락 당선자는 찻 타이 파타나당과 찻 파나타 푸어판딘당, 팔랑촌당, 마하촌당 등 4개 군소 정당 지도자들과 만나 연립정권 구성에 합의했다. 이로써 의회 전체 의석 500석 가운데 60%에 이르는 299석을 확보, 안정적인 주도권을 쥐게 됐다. ●4개 군소정당과 연정… 299석 확보 이번 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의 아피싯 웨차치와 전 총리와 제1야당인 푸어타이당의 잉락 모두 국가 통합을 선결과제로 내놓았다. ‘다행스럽게’ 5년 전 탁신을 쫓아내는 등 태국 정치에 개입해 온 군부가 또 쿠데타를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는 어느 정도 완화됐다. 4일 프라윗 옹수완 국방장관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군부는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국민들이 뜻을 확고히 했기 때문에 군대는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쿠데타 가능성을 일축했다. 2006년 쿠데타를 주도했던 전직 육군 참모총장 손티 분야랏글린도 방콕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대중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쿠데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잉락 당선자가 오빠 탁신의 관심사를 공격적으로 요구하지만 않으면, 군대도 푸어타이당 정권과 공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고비는 탁신의 귀국 및 정계 복귀 문제다. 태국 엘리트층, 즉 반탁신 세력은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 망명 중인 탁신이 돌아올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엘리트층은 탁신을 포퓰리스트이자 부패의 상징으로 보고 있다. 또 그가 입헌군주제를 공화정으로 전복시킬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가 귀국하거나 죄를 사면받으면 차기 정부와 군부와의 관계 단절은 물론 친탁신-반탁신 간 대결과 시위 촉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탁신 전 총리의 귀국이 국론 분열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탁신과 푸어타이당 측은 “쿠데타에 대해 보복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해 방콕을 봉쇄한 레드셔츠(친탁신 시위대)를 진압하면서 유혈 사태를 일으킨 군 장군 등에 대한 사법 절차 등은 여전히 가능성이 있어 군과 집권당 지도자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이 같은 기득권 세력의 우려를 어떻게 다독일 것인지가 새 정부의 주요 과제다.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동남아 관계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미국은 일단 선거 결과를 존중하면서 군부의 자제를 주문하고 있다. 한편 푸어타이당의 압승에 이어 연정 구성 소식에 시장은 일단 반색했다. 4일 태국의 SET지수는 전날보다 4.7%가까이 급등한 1090.28로 장을 마감했다. 경제전문가들도 태국 경제의 중단기적인 ‘맑음’을 점쳤다. 푸어타이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일단 정치적인 불확실성과 불안정이 해소될 것으로 본 것이다. WSJ에 따르면 홍콩 크레디트 에그리콜 CIB의 프란시스 청은 “태국 국민의 다수를 대변하는 푸어타이당의 승리는 (시장의) 환영을 받고 있고, 떠났던 외국 투자자들이 이른 시일 내에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국 증시가 하반기 들어 최대 19%가량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증시 하반기 최대 19% 반등 전망 국내적으로도 총선 이후 새 정부가 공약 이행을 위해 지출을 늘리게 되고 시중에 돈이 돌아 증시도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총선 이후 새 정부가 선심성 공약을 이행하면 태국 경제에 현금이 풍부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푸어타이당은 물론 집권 민주당도 총선을 앞두고 경제 성장을 위해 지출을 늘리겠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2002~2006년 탁신 집권 당시 연평균 5.7%의 경제성장을 이뤘으나 가계부채는 급증하고 빈부 간 소득 격차도 제자리걸음에 그쳤음을 비춰볼 때 낙관은 금물이다. 일본 고쿠사이 자산운영의 다카히데 이리무라는 “푸어타이당의 승리가 정치 불안정을 완전히 씻어낸 것은 아니며 이 점을 투자자들은 잊지 않고 있다.”며 “향후 새 정부의 정치적 타협과 통합정책 여부가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석우·정서린기자 jun88@seoul.co.kr
  • 외규장각 의궤 다섯 권 첫 실물 공개… 9월 1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외규장각 의궤 다섯 권 첫 실물 공개… 9월 1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297권 중 다섯 권에 불과했지만 오랜 세월 나라 밖으로 떠돌면서도 훼손되지 않은 존귀함을 보여주기에는 손색이 없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4일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박물관 수장고에서 지난 4~5월 프랑스국립도서관으로부터 5년 단위 임대 형식으로 돌려받은 외규장각 의궤 중 다섯 권을 언론에 공개했다. ●인목대비 잔치행사 등 상세히 묘사 외규장각 의궤 중에서도 최고(最古)이자 잔치 관련 의궤 중 가장 오래된 ‘풍정도감의궤’(豊呈都監儀軌·1630년)를 비롯해 ‘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莊烈王后國葬都監儀軌),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懿昭世孫禮葬都監儀軌) 3권은 유일본이다. 분상용(分上用·보관용으로 5~9부 제작된 것)임에도 한 권밖에 남아 있지 않은 풍정도감의궤는 인목대비(1584~1632)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인경궁에서 인조가 올린 잔치 행사를 상세히 기록했다. 풍정은 궁중 잔치를 뜻한다. ‘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莊烈王后尊崇都監儀軌)와 ‘서궐영건도감의궤’(西闕營建都監儀軌) 등 나머지 네 권은 분상용이 아닌 어람용(御覽用·왕이 직접 열람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종이나 표지 재질, 장정 방법 등에서 분상용에 비해 월등한 수준을 자랑한다. 존숭(尊崇)이란 왕, 왕후, 왕대비, 대왕대비에게 존호를 올릴 때 필요한 의식과 절차를, 영건(營建)은 건축을 의미한다.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는 3년도 채 살지 못하고 떠난 의소세손(1750~1752·사도세자와 혜빈 홍씨의 장남)의 장례 과정이 나타나 있다. 세손의 장례 과정을 기록한 보기 드문 자료로 평가된다. ●인조계비 국장 과정도 소개 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에는 인조의 계비인 장렬왕후의 국장 과정이 생생하게 나타나 있다. 시신을 옮기는 장면이 묘사된 발인 반차도가 하이라이트다. 유새롬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왕의 대여(시신을 모신 수레)에는 좌우에 장막을 치지 않는 것과 달리 왕비 반차도에 장막이 보이는 것은 왕비가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궤의 비단 표지도 함께 공개됐다. 1978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297권 중 11권을 제외한 286권의 표지를 개장(改裝)한 후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가 이번에 의궤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 인계한 것이다. 비단 표지들은 개장하기 전의 원래 상태를 보여준다. 17~19세기 어람용 의궤의 장정 변천 과정 및 문양과 직조 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일반인은 오는 19일부터 9월 18일까지 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소상공인 ‘인터넷 대출 장터’ 생긴다

    소상공인 ‘인터넷 대출 장터’ 생긴다

    영세 자영업자와 종업원 수 10명 미만의 소기업 사장 등이 유리한 조건으로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인터넷 직거래 장터가 생긴다. 여신금융협회는 소상공인단체연합회와 협의를 거쳐 다음 달 말 소상공인을 위한 1대1 맞춤형 대출중개시스템을 개설한다고 3일 밝혔다. 돈이 필요한 소상공인이 여신협회 홈페이지(www.crefia.or.kr)에 대출을 신청하면 여러 캐피털사가 신용조회 및 심사를 통해 대출 가능한 금액과 금리 조건을 제시하고, 소상공인이 이 중 가장 좋은 조건을 내놓은 업체를 선택해 대출받는 제도다. 이런 장터 형태의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소상공인 수는 270만명으로 추산된다. 직거래 장터가 활성화되면 대출 중개인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대출 금리가 현재보다 5~7% 포인트가량 낮은 연 21~23% 수준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대출 절차도 크게 간편해진다. 기존에는 대출을 받으려면 직접 여러 금융회사에 개인 정보를 제공하고 개별 상담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여신협회 장터에서는 사업자 등록번호, 이름, 담보 여부 등 대출신청 정보를 한 번 입력하면 여러 업체들이 대출 가능 여부와 조건 등을 알려준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일부 중개인들의 수수료 불법 편취 행위를 근절하고 저축은행, 대부업 등 서민대출 업계에도 금리 인하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거래 장터 운영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신용카드 불법현금융통 사업자, 위장가맹사업자 등과 은행연합회에 금융질서 문란자로 등록된 사업자는 이용할 수 없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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