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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이 나라의 교육은 어디로 가나이까/최여경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이 나라의 교육은 어디로 가나이까/최여경 사회부 차장

    1년 6개월 전 한국에서 9100㎞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사건은 지난해 1월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샤를리 에브도 총격 테러’다. 이 시사만평 주간지가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모욕하자 무슬림인 사이드·셰리프 쿠아치 형제는 이 언론사 사무실에 침입해 총을 난사했다. 만평가와 기자 등 10명과 경찰 2명이 숨졌다. 한국을 돌아본 이유는 겉으로 드러난 종교 갈등,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었다. 사건을 취재하면서 알게 된, 대단히 중요한데도 주목받지 못한 ‘다문화주의, 동화주의 정책의 한계’였다. 쿠아치 형제는 무슬림 이민 가정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나고 자라고 교육을 받은 프랑스인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주류 사회에 발을 디딜 희망을 찾지 못했다. 피자 배달이나 소매치기를 하면서 겉돌았다. 그리고 이런 ‘주변부로서의 불만’이 결국 무슬림 극단주의자의 행동으로 폭발하고 말았다. 프랑스는 비교적 이민자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나라다. 하지만 청년 실업이 35%에 이를 만큼 그늘도 깊다. ‘빈곤의 수렁’으로 여겨지는 파리 외곽 공공아파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계층 갈등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고민을 안긴 지점은 한국의 계층 갈등은 비단 한국인 가정과 다문화 가정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대학 교수는 고3인 아이의 진학 상담을 하면서 황망한 일을 겪었다. 아이가 갈 수 있는 대학을 줄줄이 나열한 상담 교사는 정작 엄마인 자신이 몸담고 있는 대학은 쏙 빼놓더란다. 이유는 이렇다. “어머니, 그 학교엔 지방 학생들이 많아요. 지방 출신 사위를 보고 싶으세요?” 최근 접한 가장 소름끼치는 단어는 ‘휴거’다. LH아파트의 이름과 ‘거지’를 조합한 말이다. 임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을 분양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이렇게 부른다고 했다.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는 분양 아파트 딱지가 없는 차는 지하주차장도 쓰지 못하게 한다니,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게 될지 뻔하다. 사회를 종횡으로 가르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처방은 결국 교육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교육을 만들어야 할 교육부의 고위직 입에서 ‘개·돼지’ 망언이 튀어나왔다. 망언은 ‘교육의 힘’을 믿는 내 뒤통수를 휘갈겼다. 과음해서 실언할 수도 있다. 분위기에 휩쓸려 농담할 수도 있다. 이 나라 교육의 기본 방향을 세우는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아니라면 그럴 수 있다. 교육정책기획관의 머릿속에 ‘99%의 개·돼지’가 들어 있다면 그가 마련할 교육 방향은 누구라도 두렵지 않을 수 없다. 북미 원주민 신화에는 ‘실패한 조물주’가 나온다. 세상 만물을 창조한 이 조물주는 유독 인간을 만드는 데는 족족 실패했다. 고심하던 조물주는 결국 조수에게 도움을 청해 간신히 인간을 얻는다. ‘인간을 만드는 일’은 조물주조차도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조물주를 도와 인간을 만드는 조수는 곧 교육자이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국회에서 “직원들이 올바른 가치관과 공직자로서 사명 의식을 갖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사과하며 머리를 숙였다. 바꿔 말하길 바란다. 교육의 참뜻을 새기고 ‘교육의 올바른 가치관과 교육 정책자로서 사명 의식’을 갖는 계기로 삼겠다고 해야 한다. ‘인간을 만드는 조물주의 조수’로서 교육부가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한국 교육의 미래는 없다고 여겨야 한다. cyk@seoul.co.kr
  • 장미거리 만들고 담장은 허물고… 영등포 마을의 변신

    서울 영등포구 대림1동 조롱박마을과 도림동 장미마을 일대 낡은 저층주택 밀집지역이 싹 바뀐다. 서울시는 지난 8일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조롱박마을·장미마을 주거환경관리사업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지정(안)이 통과됐다고 11일 밝혔다. 2014년 조롱박마을과 장미마을이 서울시의 주거환경관리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지 2년 만이다. 선정 이후 조롱박마을은 ‘주민중심 정비계획 수립’이라는 목표 아래 지난해 주민협의체를 구성했다. 주민간담회와 주민워크숍을 각각 8회, 18회씩 개최하며 아이디어 구상 및 조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2012년 서울시의 범죄예방 디자인 사업지역으로 선정된 이후 큰 변화를 이뤄낸 마포구 염리동을 3차례나 방문한 게 대표적 예다. 앞으로 영등포구는 ▲소통하는 마을 ▲쾌적한 마을 ▲안전한 마을이라는 계획 아래 정비에 나선다. 구체적 사업들로는 마을공동체 거점 조성과 폐쇄회로(CC)TV 신설 및 개선, 담장 허물기, 초등학교 주변 차도·보도 재포장 등이 있다. 장미마을은 장미 특화거리 조성에 나선다. 공유지인 도림로108길, 도신로 25길에 장미를 새로 심고, 장미벽화를 그리는 작업이다. 도림동은 2013년,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장미축제를 개최하며 주민참여 역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조롱박마을처럼 담장 허물기, 보안등 설치 등도 특화거리 조성과 함께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노후주택이 밀집한 대림동과 도림동 일대를 주거환경관리 사업을 통해 정비기반시설과 공동이용시설을 확충하고, 주민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 내년 말까지 사업을 완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나향욱 국회 출석…여야 “즉각 사퇴하라”, 장관 “중징계 요청”

    나향욱 국회 출석…여야 “즉각 사퇴하라”, 장관 “중징계 요청”

    “민중은 개·돼지” 등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여야 의원들은 나 정책기획관에게 “당장 사퇴하라”고 질타했다. 이날 회의는 결산 심사를 위한 자리였지만 야당 의원들이 나 기획관이 출석하기 전에는 회의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오전 한때 파행을 빚었으며, 나 기획관이 오후 출석한 후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졌다. 이준식 교육부 장관은 나 기획관 출석에 앞서 “어떤 상황과 이유에서든 부적절했고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없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이 장관은 그러면서 “나 기획관에 대해선 중징계를 포함해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 국가 교육을 담당하는 수장으로서 직원의 불미스런 일로 국민 마음에 큰 상처를 드리게 돼 참담하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우여곡절끝에 나 기획관이 이날 오후 회의장에 출석하자 의원들은 본격적으로 비판을 퍼부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돼지 국민을 대표하는 신동근 의원”이라고 운을 뗀 뒤 “정말 해괴망측한 발언이다. 쿠데타를 일으켰던 권위주의 정권조차도 국민을 위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이런 말을 공연히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유은혜 의원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여론조사 추이를 얘기해다가 ‘개·돼지’ 발언이 나왔다고 나 기획관이 해명을 했는데, 그 답변이 오히려 국민 공분을 산다”며 “과음으로 인한 실수였다고 해명하는 것도 분노스럽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나 기획관이 국민 세금으로 국외훈련을 가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사실도 지적, 교육부가 선발 과정을 재조사해 부적합하게 선발됐다면 학비를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엔 친서민 교육정책을 홍보했던 사람이 어떻게 그런 발언을 했느냐”며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말이다. 당장 사퇴하세요”라고 소리쳤다.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도 “약주로 말실수를 했다고 하지만 파면을 요청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며 “본인이 직을 사퇴하겠다는 생각은 안하느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다그쳤다. 같은 당 이종배 의원도 “고위공무원이 기자들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에서 어떻게 그런 얘길 하느냐. 어떻게 이런 자세를 갖고 그동안 공직생활을 했느냐. 국민을 섬기는 대다수 공무원을 깎아내렸다”고 지적했다. 질타 속에 나 기획관은 고개를 숙인 모습으로 울먹이며 연거푸 사과했다. 나 기획관은 “국민께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고 정말 죄송하다”며 “제가 한 말이 본뜻은 아니고 취중 실수였다. ‘개·돼지’ 발언은 영화 대사를 인용한 것이고 신분제 공고화 등 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조사를 성실히 받고 어떤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과거 나 기획관을 발탁한 것과 관련해 “유능하고 능력있는 공무원이라고 해서 정책기획국장으로 임용을 했다”고 답하면서도 의원들이 질타가 이어지자 나 기회관에 대한 징계 요청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사안의 엄정함을 고려해 최고 수위 징계 요구까지 고려하고 있다. 파면까지 포함되는 중징계를 요청하겠다”며 “인사혁신처장의 협조를 구해 빨리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장관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원들의 말에는 “모든 책임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산 사상스마트시티 사업 본격 추진…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부산 사상스마트시티 사업 본격 추진…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낙후된 부산 사상공업지역이 첨단스마트시티로 거듭난다. 부산시는 사상 노후공단을 재정비하는 ‘사상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이 최근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상공업지역(주례, 감전, 학장동 일원)은 2009년 9월 국토교통부의 노후산업단지 재생사업 우선 지구로 선정됐다. 그동안 재생계획 수립, 재생사업지구로 지정 고시에 이어 지난해 1월 KDI에서 예비타당성 조사에 착수한 지 1년 6개월 만에 사업의 타당성을 공식적으로 확보했다. 부산시는 실시계획인 재생시행계획 용역 총 40억원(국·시비 각 20억원)을 이달 중순에 발주할 계획이다. 재생시행계획에는 토지이용계획, 업종배치계획, 복합용지계획, 교통처리계획, 공원·녹지계획, 공급처리계획 등 세부 시행계획을 수립해 성공적인 노후공단 재생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사상노후공단 재생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재생시행계획 용역비와 도로, 지하차도 등 기반시설 정비·확충을 위한 국비 지원은 물론 구체적인 계획수립 과정에도 전문가를 통한 자문 역할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 부산시는 사상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사업지구 내 기반시설인 도로, 지하차도, 공원, 주차장 등의 정비·확충 되는 등 재생사업지구 전체 개발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사업에는 총사업비 4400억원이 투입된다. 사상구 감전동 새벽로 등 4개 도로 5.2㎞ 확장과 가야로 지하차도를 설치해 차량흐름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만성적인 주차난 해소를 위해 주차장 8곳, 녹지 환경 개선을 위한 소공원 9곳을 각각 설치한다. 단절된 낙동강변 인프라를 잇게 해줄 보행육교 설치 등 장기적인 기반시설 확충계획도 추진된다. 사업구역 내 일부 지역을 활성화구역으로 지정,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산도시공사 등 공공개발 선도사업으로 시행한다. 산단형 행복주택, 지식산업센터와 상업·문화·주거 등 복합지원시설 등을 유치해 사람이 모이고 활력이 넘치는 도시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주례동 일원 사상스마트밸리를 민간 주도형 개발방식으로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송삼종 부산시 서부산개발본부장은 “사상노후공업지역 재생사업인 ‘사상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은 부산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 갈 성장동력이 되는 사업인 만큼 전국 최초의 노후공단 재생사업의 성공모델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OECD 가입 20년… 고용률 등 노동지표 하위권”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국내 노동지표는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한국이 OECD에 가입한 1996년부터 최근까지 20년간 고용의 양과 질, 유연성과 안전성, 노동시장 격차 등 주요 노동지표 14개의 순위를 비교한 결과 고용률 등 노동의 양적 지표 순위는 하락했다. 노동생산성 등 질적 지표 순위는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평균을 밑돌았다. 양적지표는 경제활동 참가율이 23위에서 26위로, 고용률은 17위에서 20위로, 실업률은 1위에서 2위로 모두 하락했다. 질적지표는 노동생산성이 32위에서 28위로, 연간 평균임금은 19위(14.6달러)에서 17위(31.2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지만 여전히 OECD 평균의 68%에 불과했다. 임금도 1996년 3만 880달러에서 2014년 3만 6653달러로 올랐지만 OECD 평균 90% 수준이다. 20년 전과 비교해 순위 변동이 없는 것은 근로시간, 평균근속기간, 성별 임금격차 등 3개 지표였다. 평균근속기간과 성별 임금격차는 OECD 국가 중 여전히 최하위에 있다. 평균근속기간은 2003년 4.4년에서 2014년 5.6년으로 1.2년 증가했다. OECD 국가 평균 9.4년에 미치지 못했다. 남녀 임금 격차도 36.7%로 OECD 16.6%의 두 배가 넘었다. OECD 국가 평균에 비해 350∼420시간이 넘는 장시간 근로 문화는 한국 노동시장이 해결해야 할 장기 과제로 지목됐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우리나라 양적 노동지표 순위가 모두 하락한 것은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여전히 저조하고 최근 청년 실업이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아하! 우주] 차가운 제트를 뿜어내는 블랙홀

    [아하! 우주] 차가운 제트를 뿜어내는 블랙홀

    블랙홀은 이름 그대로 빛조차도 빠져나올 수 없는 강력한 중력을 지닌 천체다. 따라서 검은 구멍이라는 명칭은 매우 적절해 보인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블랙홀은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이기도 하다. 블랙홀 자체는 빛을 내지 않지만,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물질이 블랙홀 주변에서 일종의 고리 같은 강착 원반을 형성하면서 수백만 도로 뜨겁게 가열되기 때문이다. 특히 여기서 생성된 자기장의 힘으로 강착원반의 수직 방향으로는 강력한 물질의 분출인 블랙홀의 제트(jet)가 발생하는데, 은하 중심에 있는 거대 질량 블랙홀에서는 아주 강력한 제트를 볼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블랙홀이 물질을 강력하게 방출하는 것이다. 생성 기전으로 인해 블랙홀의 제트는 보통 매우 뜨거운 상태다. 수백만도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곤 하는데, 이런 상태에서 물질은 원자에서 전자가 분리된 플라스마 상태로 존재한다. 하지만 예외는 항상 존재한다. 칼머스 대학의 수잔 알토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세계 최대의 전파 망원경인 알마 (ALMA)를 이용해서 지구에서 7천만 광년 떨어진 은하 NGC 1377의 거대 질량 블랙홀을 관측했다. 이 블랙홀 역시 주변에서 많은 물질을 끌어들이면서 제트를 방출하고 있는데, 연구팀은 이 은하의 제트가 다른 블랙홀과는 다소 다르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제트는 시속 80만km의 속도로 대략 60광년 지름에 500광년 정도의 길이였는데, 뜨거운 플라스마를 뿜어내는 대신 비교적 차가운 가스를 방출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 블랙홀의 제트에서 일산화탄소 분자의 파장을 감지할 수 있었다. 통상적으로 블랙홀의 제트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분자이므로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조사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블랙홀의 제트가 차가운 이유는 막대한 양의 가스를 뿜어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어떤 이유에서든 블랙홀 중심으로 막대한 가스가 유입되었고 이 가스가 제트로 분출하면서 에너지가 분산되어 온도가 낮아진 것이다. 대신 분출하는 가스의 양은 엄청나게 많아져 천문학적으로는 짧은 시간인 50만 년 정도 시간 동안 무려 태양 질량의 200만 배에 달하는 물질을 분사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블랙홀 주변의 가스가 고갈되면 이 차가운 제트는 다시 일반적은 뜨거운 플라스마의 제트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블랙홀이 멀리서도 관측이 가능한 밝고 뜨거운 제트뿐만이 아니라 차가운 고밀도 가스를 분출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보통은 무엇이든 빨아들이는 천체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블랙홀의 진실은 일반적인 상상보다 훨씬 복잡하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서울시의회 김혜련의원 “정신장애인 정책, 복지-재활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서울시의회 김혜련의원 “정신장애인 정책, 복지-재활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혜련 의원(더불어민주당, 동작제2선거구)은 는 7월 8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개정 정신보건법에 대한 대토론회’에 참석하여 정신장애인에 대한 정신보건정책 패러다임을 의료적 관점이 아닌 복지패러다임과 당사자 관점의 회복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생활하면서 치료받고 재활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김혜련 의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정신의료기관의 병상수가 8만 병상을 초과했는데, 이는 OECD 국가 중에 일본 다음으로 많은 수치라고 한다. 특히 정신질환자의 평균 입원일수를 보면 OECD 국가는 평균 10일에서 35일이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인 251일을 기록하고 있다. 김 의원은 금번 대토론회에 참석하여 “정신의료기관에 8만명이라는 시민이 정신치료라는 명분으로 감금되어 있는 상황이다. 정신장애인에 대해 치료 목적으로 분리·격리하는 정신보건시스템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 치료와 자활을 원칙적으로 실시하는 방향으로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소견을 밝혔다. 김 의원이 소개한 이탈리아의 경우를 보면 1998년 수용형 정신병원을 완전히 폐지하고, 그 대신에 지역의 정신보건센터가 그 역할을 맡고 있으며,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정신장애인 본인의 판단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한다. 만약 강제 입원해야 할 경우라면 법원의 판사의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탈리아의 입원환자 중에 강제 입원 비율은 8%에 불과하며 90% 이상은 정신장애인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입원치료를 받는다. 다만 입원하지 않은 환자에 대해서는 의사와 간호사가 직접 방문해서 지속적인 관리와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김의원이 분석한 정신보건법 전부개정법률을 보면 정신장애인의 치료 여부에 대해 정신장애인의 의견이 중요하지 않으며, 의무 보호자와 의료인들의 합의와 묵인만 있으면 격리 치료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법률 개정 논의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은 강제 입원 환자의 인권 보호를 위한 법원 판사의 심사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지만, 법원을 통한 인권 보호 방안조차도 누락되어 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정신 장애인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생활하면서 치료받고 재활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토론자 참석들에게 의정활동의 방향과 계획을 제시했다. ‘개정된 정신보건법에 대한 대토론회는 대한정신보건가족협회와 한국정신장애인협회,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한국정신장애연대가 공동주최하고 서울시의회 우창윤 의원이 후원하여 열렸다.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의 박인환 교수가 사회를 보고, ‘한국정신장애연대’ 권오용 사무총장과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의 이정하 대표,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시설의 김락우 대표, 한국정신장애인협회 현귀섭 회장, 대전광역시 정신건강증진센터 유제춘 센터장 순으로 정신보건법 개정법률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까닭 모를’ 잇단 경찰 총격사망에 흑인사회 격앙…시위확산 조짐

    명백한 이유 없이 경찰의 무차별 총격으로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이틀 연속 벌어지자 미국 흑인 사회의 분노 지수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5∼6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 미네소타 주에서 잇달아 발생한 경찰의 흑인 남성 살해 사건은 이미 미국 사회에 큰 생채기를 남긴 경찰과 흑인 사이의 갈등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을 뒷받침한다. CD를 팔던 앨턴 스털링(37)은 편의점 밖에서 두 명의 백인 경관에게 제압당하는 과정에서 총에 맞아 절명했다. 여자 친구, 그녀의 딸과 차를 타고 가던 필랜도 캐스틸(32)은 교통 검문 중 신분증을 제시하려고 지갑을 뒤지다가 경찰의 총에 유명을 달리했다. 미국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스털링을 제압하던 경관들은 그의 호신용 권총을 발견하고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스틸은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지했다는 사실을 경찰에 알리고도 총에 맞아 피를 흘리며 숨져갔다. 지나가던 행인, 스털링의 여자 친구가 경찰의 잔혹한 대응을 휴대전화로 녹화해 이를 공개하면서 두 흑인의 비정상적인 사망소식은 삽시간에 퍼졌다. 한동안 잠잠하던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손들었으니 쏘지 마’(Hands up, Don't shoot) 구호가 다시 집회에 등장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개최지인 폴란드 바르샤바로 향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건 보고를 받은 뒤 “심각한 문제이며 경찰과 지역 공동체 간 불신의 결과”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2014년 8월 미주리 주 소도시 퍼거슨에서 백인 경관의 무차별 총격에 희생된 이래 흑인을 겨냥한 경찰의 공권력 과잉 사용과 사법 시스탬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미국 전역에서 분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경찰의 총격에 목숨을 잃는 희생자는 끊이지 않고 나타났다. 지난해 11월엔 백인 경관의 무차별 총격에 벌집이 돼 사망한 10대 소년 라쿠안 맥도널드의 사건 당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일리노이 주 시카고 시는 일대 소요 사태를 맞기도 했다. 맥도널드는 2014년 10월 소형 칼로 차량 절도를 시도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여러 경찰 중 한 명인 제이슨 반 다이크로부터 무려 16차례 총을 맞고 숨졌다. 흑인뿐만 아니라 경관의 훈련 방식과 대민 대응 방식에 불만을 느낀 미국 국민의 대대적인 변화·개선 요구에 직면한 미국 경찰은 몸에 부착하는 동영상 녹화 카메라(보디캠) 보급을 확대하고 경찰 교육 방식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후에 벌어진 양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이유 없는 경찰의 과잉 대응이 흑인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번에 사망한 스털링과 캐스틸도 왜 총을 맞아야 했는지에 대한 명백한 이유가 없다. 공개된 두 사건의 동영상을 시청한 이들과 유족들이 경찰을 불신하고 해당 경관의 처벌을 강력히 촉구하는 까닭도 희생돼야 할 확실한 사유가 없었다는 데 있다. 더군다나 스털링 사건에 연루된 경관들은 보디캠을 착용했지만, 몸싸움 도중 떨어뜨렸다. 보디캠 착용이 능사가 아니라는 경찰 제도 개선 비판론자들의 예상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흑인을 무참히 살해한 경찰의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았다는 소식도 들려오지 않는다. 공무집행 중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하는 경관들을 기소하기조차도 어렵다. 캐스틸의 모친은 CNN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매일 사냥감이 되고 있다”며 울부짖었고, 졸지에 남자 친구를 저 세상에 보낸 캐스틸의 여자 친구 다이아몬드 레이놀즈는 “확실한 이유 없이 경찰이 총격을 가했다”고 격노했다. 경찰과 사법 기관의 변화가 더딘 대신 미국 국민은 더욱 기민해졌다. 억울한 사연을 알리고자 동영상으로 무장한 것이다. 경찰이 찍은 동영상이 사건 발생 상당 시간 후 공개되는 것과 달리 사건 당사자 또는 행인이 찍은 동영상은 삽시간에 전파돼 자칫 묻힐 수 있는 사건을 주요 이슈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경찰에겐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이번에 발생한 두 사건 모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전파되면서 미국 언론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루이지애나 주 정부와 미네소타 주 정부는 자체 조사 대신 미국 법무부에 수사를 의뢰했다. 동요하는 흑인들의 집단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연방 정부에 기대는 한편 공명정대한 수사를 약속한 것이다. 마크 데이튼 미네소타 주지사는 “7일 오전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과 전화를 걸어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과 법무부 산하 민권부서에 즉각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제임스 코미 국장도 곧 수사 요원을 캐스틸 사건에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법무부와 연방 수사 요원들은 해당 경관들의 프로파일링(인종이나 피부에 기반을 둬 용의자를 추적하는 기법) 사용 여부를 집중적으로 캘 예정이다. 흑인이어서 더욱 과잉대응했다는 정황 증거가 나오면 이들은 연방법의 기소를 면하기 어렵다. 다수의 흑인은 여전히 흑인만을 집중 표적으로 삼은 경찰의 프로파일링이 존재한다면서 뿌리 깊은 인종 차별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
  • [금요 포커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인류사회의 꿈/김인식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

    [금요 포커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인류사회의 꿈/김인식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

    지난해 9월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2020년까지 15개 중점협력국을 대상으로 소녀들의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고 보건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Better Life for Girls·BLG) 구상을 발표했다. 이는 유엔에서 합의한 2030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지원하는 우리 정부의 4대 구상 중 하나다. 우리 정부가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을 구상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불과 한 세대 만에 최빈국에서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개발협력의 모범 사례 국가로 평가되는데 여기에는 여러 가지 성공 요소가 있을 것이다. 가장 괄목할 만한 것 중 하나는 한국 특유의 ‘교육열’을 바탕으로 한 우수 인적자원 양성 경험이다. 특히 전국 부녀회 조직을 통한 성 보건 인식 증진과 가족계획, 여성에 대한 교육기회 확대 등 성공적인 여성 역량 강화의 경험을 꼽을 수 있다. 남아 선호 성향이 유난히 강했던 우리나라의 소녀들은 아무리 우수한 학습능력을 지녔다고 하더라도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학교보다는 일터로 내몰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1970년까지도 우리나라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여성비율은 고작 1.6%에 불과했다. 40년이 지난 2009년 통계를 보면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이 처음으로 남학생을 앞지른 후 격차도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여성의 사회진출 역시 크게 신장되어 2014년에는 사법시험과 행정고시, 외무고시에 합격한 여성 비율이 각각 46.0%, 40.2%, 59.5%로 증가했다. 최초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는 등 갈수록 여성의 진출 영역이 확대되고 그만큼 여성의 사회적 영향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는 여성의 교육기회 증가, 보건환경 및 국민의식의 변화 등이 크게 작용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한 국가의 경제발전에도 소녀들의 교육기회 증가와 보건환경 향상을 통한 양성평등의 진보는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2년 연구 결과를 보면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을 2030년까지 남성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경우 향후 20년간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0.6% 포인트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국제 평균보다 높은 0.9% 포인트 증가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는 여성의 고용률 증가가 국가 경제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는 점을 말해 주는 사례다. 하지만 아직도 여러 개발도상국에는 교육과 보건의 권리 박탈뿐만 아니라 조혼과 여성 할례, 명예살인 등의 악습으로 고통받고 있는 여성들이 수도 없이 많은 게 현실이다.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15세 전에 결혼하는 여자아이가 9명에 1명꼴이고 3명 중 1명이 18세 이전에 결혼해 아이를 낳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할례를 받는 여성은 1억 25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개발도상국의 빈곤 퇴치와 경제발전을 위해 SDGs 목표인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고, 가장 소외된 사람들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 정부의 BLG 이니셔티브는 개발도상국의 많은 소녀들이 처해 있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첫 발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BLG 정신은 최근 새로운 이동형 복합 개발협력모델로 닻을 올린 코리아에이드 사업에도 녹아 있다. 코리아에이드 사업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 시 기존의 개발협력 모델에 이동성과 보건·문화·식품 등 결합성을 높여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여성 청소년은 이 사업의 가장 큰 수혜자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이동 차량을 통해 벽지마을의 소녀들에게 의료 서비스와 함께 성생식 보건 및 위생 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유엔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인류사회,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구의 미래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이란 인류사회의 꿈을 달성하기 위한 KOICA의 노력은 지금도 거친 나라, 거친 땅에서 펼쳐지고 있다.
  • 대부업체 서민금융 사칭 광고 금지

    오는 25일부터 대부업체는 미소금융이나 햇살론 등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사칭한 광고를 할 수 없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제13차 정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대부업 등 감독규정’ 제정안을 의결했다고 6일 밝혔다. 최근 일부 대부업체 등이 정책 서민금융상품과 명칭이 비슷한 미소대출, 햇살론 등의 이름을 이용해 서민의 대출을 유인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는 “불법 사금융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면서 “대부업체가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사칭해 광고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반 시에는 영업 정지 및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대부업체로부터 손해를 입은 금융소비자에 대한 배상금 지급 절차도 명확히 했다. 배상을 원하는 피해자는 ▲손해배상합의서 ▲확정판결 사본 ▲화해조서 등 증빙서류를 첨부해 대부업협회에 배상금 지급 신청을 하면 된다. 협회는 해당 자료 등을 검토한 후 보증금 한도 내에서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주주 권익 보호’ 거버넌스委를 아십니까

    ‘주주 권익 보호’ 거버넌스委를 아십니까

    “지배구조 개선 위한 시도” 평가 “구속력 없는 자문기관” 비판도 회사 아닌 독립주주 추천 등 필요 #1. 지난달 20일 오전 경기 판교의 삼성물산 회의실. 거버넌스위원회 소속 위원들과 삼성물산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회의의 주요 안건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건이었다. 11월 상장 전에 이사회 결의, 주주총회를 끝마쳐야 하는 관계로 7월 회의가 한 달 앞서 열렸다. 두 시간여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는 공모가를 얼마로 정할지, 삼성물산이 투자를 한다면 얼마나 회수를 할 수 있는지, 삼성물산 주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이 논의됐다. 거버넌스위원회에 외부 전문가 자격으로 참석한 장지상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주주 권익 보호 차원에서 외부의 시각을 전달하고 설명을 듣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2.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삼성물산 거버넌스위원회의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인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박유경 네덜란드연기금(APG) 지배구조 담당이사와 면담했다. 이번 미팅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해 주주 자격으로 반대 의견을 낸 박 이사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박 이사는 거버넌스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박 이사가) 위원회 제도 자체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지배구조 이슈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6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거버넌스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모두 네 차례 회의가 열렸다.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은 국민연금, 메리츠자산운용, APG 등 8곳의 투자기관을 만났다. 제일모직과의 합병 과정에서 주주와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시인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거버넌스위원회의 활동 실적이다. 삼성물산 측은 “앞으로도 경영 투명성 및 주주가치 제고라는 설립 취지에 부합하도록 내실 있게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지난해 4월 현대차가 대기업 중에서는 가장 처음 도입했다. 현대차 주주이기도 한 APG의 박유경 이사가 현대차 주총에서 공식적으로 거버넌스위원회 설치를 요구하자 한 달 만에 전격 수용한 것이다. 이후 삼성물산도 ‘엘리엇 사태’를 겪으면서 거버넌스위원회를 새로 설립했다. 현대차가 기존의 윤리위원회를 투명경영위원회로 확대·개편한 수준에 그쳤다면, 삼성물산은 외부 전문가까지 영입하는 등 차별화를 꾀했다. 올해 들어 SK㈜와 기아차도 거버넌스위원회를 발족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합병, 분할, 자산 양도 등 주주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경영 현안을 이사회보다 앞서 검토·심의한다. 오너 독단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에서는 보편화한 제도다. 상장할 때 사실상 거버넌스위원회 설치를 요구받는다. 삼성물산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인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나름의 역할은 하고 있다”면서 “100점 만점을 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1~2점 추가 점수는 인정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시도 자체는 평가받을 만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거버넌스위원회의 결정은 구속력이 없다. 외부 자문기관의 조언에 불과하다. 이사회가 거버넌스위원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지만, 회사의 강력한 의지가 없이는 형식적인 기관에 그칠 수밖에 없다. 오너가 결정하기에 껄끄러운 일을 대신 처리해 주는 역할을 하는 데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위원회가 사외이사 또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됐다고 해서 투명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삼성물산 거버넌스위원회 소속 사외이사만 해도 지난해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에 대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사가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을 임명하는 구조에서는 철저한 견제가 일어날 수 없다”면서 “오너 일가로부터 독립된 상당한 지분을 가진 주주(독립주주)가 추천한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돼야 비로소 대주주 감시와 견제 기능이 작동한다”고 주장했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조사연구팀장은 “제도를 만들었다고 주주와의 소통이 저절로 되지는 않는다”면서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회사가 주주와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끊임없이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로봇 상담·카톡 송금·이자는 게임머니… 곧 만날 인터넷은행

    로봇 상담·카톡 송금·이자는 게임머니… 곧 만날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이자 지급법 다양화” K뱅크 “빅데이터로 새 금리 산정” ‘재테크 상담은 은행원 대신 로봇이, 송금은 간단히 톡으로, 이자는 현금 대신 게임머니로.’ 이르면 올 연말 출범 예정인 인터넷 전문은행의 구체적인 모습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계좌번호를 외울 필요 없는 간편 송금과 음원·게임 사이트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이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측정한 중금리 대출 등이 핵심 사업이다. 최저 대출 금리는 연 5%대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5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뱅크 사무실에서 윤호영·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안효조 케이뱅크 대표 등과 간담회를 열고 인터넷 전문은행의 준비 상황 등을 점검했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메신저 시장 점유율 95%를 자랑하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각종 제휴 기업의 핀테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굳이 상대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메신저 아이디나 전화번호 등만 있으면 쉽게 송금과 입금을 할 수 있게 된다. 1%대 저금리를 고려해 예금 이자도 현금 이외 다양한 방법으로 지급한다. 예를 들어 예금 이자가 1만원이라면 5000원은 현금으로, 3000원은 카카오톡으로, 2000원은 음원 서비스 이용료로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은행 창구 직원이나 자산관리사를 대신해 ‘금융봇’과 채팅하며 자산 관리 조언을 받는 서비스 등도 등장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모바일 종합은행’을 표방하고 있다. 10분 안팎이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예금·대출·송금·결제·자산관리 등에 이르는 모든 은행 업무를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새 금리 산정법도 케이뱅크가 강조하는 비밀병기다. KT 통신요금 납부 데이터베이스, BC카드 결제 데이터 등을 기존 신용정보에 추가해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안효조 케이뱅크 대표는 “현재 계산대로라면 5~6%대의 낮은 수준 대출 금리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통신서비스, 미디어, 카드, 보험, 증권, 편의점을 넘나들며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이자’도 준비 중이다. 정부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빠른 출범을 위해 인가 절차 등을 대폭 간소화할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카드업·보험업·금융투자업에 대한 인가 절차도 사전 준비만 확실히 됐다면 예비인가 없이 바로 본인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단독] 휴가철 중부내륙고속道 타세요?… 사고 치사율 13% ‘최고’

    [단독] 휴가철 중부내륙고속道 타세요?… 사고 치사율 13% ‘최고’

    우리나라의 주요 고속도로 8개 중에 중부내륙고속도로의 교통사고 치사율이 13.1%로 가장 높고 경부고속도로(1.7%)의 치사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사율은 교통사고 1건당 사망자의 비율을 의미한다. 경찰은 중부내륙고속도로의 치사율이 높은 원인으로 화물차 통행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경찰은 암행순찰차를 투입하고 사고가 잦은 구간의 제한속도도 내릴 계획이지만 휴가철을 맞아 운전자들의 방어운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호남고속도 10%·서해안 9.7% 뒤이어 경찰청이 8개 고속도로 노선의 치사율을 조사한 결과 올해 들어 5월까지 중부내륙선에서 84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11명이 사망했다. 13.1%의 치사율로, 2위인 호남고속도로(10.0%)보다 3.1% 포인트가 높았다. 이어 서해안고속도로(9.7%), 중부고속도로(9.5%), 남해고속도로(9.2%), 중앙고속도로(8.2%), 영동고속도로(4.0%), 경부고속도로(1.7%) 순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경부고속도로의 교통사고 부상자 수는 1211명으로, 중부내륙고속도로(193명)의 6배가 넘고 교통사고 건수도 461건으로 중부내륙(84건)의 5배 이상이지만 경부고속도로의 경우 이용 차량이 많아 길이 늘 막히기 때문에 치사율은 가장 낮았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보면 중부내륙고속도로는 차량 통행이 적고 속도를 더 낼 수 있기 때문에 사망자가 많다는 의미다. 운전자들 사이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는 ‘위험한 도로’로 통한다. ‘죽음의 도로’로 불리던 88고속도로가 중앙분리대를 설치하고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해 지난해 12월 광주대구고속도로로 재개통한 뒤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그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매월 한 번씩 서울과 대구를 왕복하는 회사원 송모(35)씨는 “경부고속도로보다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덜 막혀 자주 이용하는데 차들이 더 쌩쌩 달리는 데다 길도 험한 느낌”이라며 “화물차가 바로 옆에 붙어 내달릴 때는 차체가 흔들릴 때도 있다”고 전했다. ●올 사망 12건 중 10건은 화물차 사고 경찰은 높은 치사율의 원인으로 화물차를 꼽는다. 중부내륙선을 통행하는 차량 중 화물차 비율은 33%로 8개 노선 중 가장 높다. 올해 6월까지 발생한 사망 사고 12건(13명) 중 10건이 화물차가 포함된 교통사고였다. 지난달 28일 오전 중부내륙선 경북 상주 지역에서는 5t 화물차가 갓길에 있던 견인차와 승용차를 들이받아 견인차 운전자가 사망했다. 지난 1일에는 충북 음성 지역에서 빗길에 넘어져 있던 4.5t 화물차를 뒤따르던 1t 화물차가 들이받아 4.5t 화물차 운전자 김모(58)씨가 숨졌다. 지난달 한국도로공사가 최근 5년간 교통사고가 가장 잦은 터널 6곳을 선정했을 때도 상주터널(18건), 문경새재터널(10건) 등 중부내륙고속도로의 터널 2곳이 포함됐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교통사고에는 도로 구조도 영향을 미치지만 그보다 교통이 얼마나 균질하게 흐르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차량 간 속도 차가 적어야 교통사고가 덜 발생하는데 화물차는 다른 차에 비해 과속하거나 저속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중부내륙고속도로 김천분기점~낙동분기점 구간의 제한속도를 오는 9월부터 시속 110㎞에서 100㎞로 낮춘다. 이번 달부터 암행순찰차도 투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창원 방향은 2개, 양평 방향은 3개가 설치된 구간 단속도 더 늘리려고 도로공사와 협의 중”이라며 “하지만 무엇보다 운전자의 안전·방어운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람 추돌 예방·부분 자율주행…제네시스 G80 더 똑똑해졌다

    사람 추돌 예방·부분 자율주행…제네시스 G80 더 똑똑해졌다

    현대자동차의 독자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두 번째 모델 ‘G80’(지에이티)가 7일 전격 출시한다. ‘기원, 창시, 새로운 시작’의 뜻을 가진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독자 럭셔리 브랜드 이름이다. 폭스바겐의 아우디, 도요타의 렉서스, 혼다의 아큐라와 같이 현대차도 자체 럭셔리 독자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제네시스 둘째 차종… 2주 새 6700대 선주문 제네시스라는 이름으로 처음 차가 나온 것은 2008년. 현대차는 자체 최고급형 대형 럭셔리 세단으로 제네시스BH를 출시했다. 2009년 1월 이 차는 일본 업체를 제치고 아시아 대형차 최초로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잠재력을 보여줬다. 현대차는 1세대 제네시스가 성공한 데 힘입어 2013년 11월 2세대인 제네시스DH를 선보였다. 제네시스DH는 초고장력 강판을 이전보다 더 많이 적용해 고급성과 안전성을 강화했다. 그 결과 제네시스DH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충돌시험 결과에서 승용차 세계 최초로 29개 세부평가 전 항목 만점을 획득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입증받은 것이다. 현대차는 1~2세대 제네시스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가지면서 이 차를 아예 독자 럭셔리 브랜드로 발전시켜 나갔다. 현대차는 2015년 11월 제네시스를 독자 브랜드로 공식 출범시키고 한 달 뒤인 같은 해 12월 그 첫 차종으로 ‘EQ900’(이큐 나인헌드레드·해외명 ‘G90’)를 출시했다. 현대차의 기존 최고급 대형 세단인 ‘에쿠스’는 사라지고 대신 제네시스 브랜드로 EQ900가 나온 것이다. EQ900는 지난해 11월 23일 사전계약 하루 만에 4342대가 주문됐으며, 영업일 기준 12일 만인 12월 9일 누적 사전계약 1만대를 돌파했다. 이 차는 ‘G90’(지나인티)라는 이름으로 올해 하반기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 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 잇따라 출시한다. 7일 출시하는 G80는 제네시스 브랜드로 나오는 두 번째 차종이자 기존 제네시스DH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현대차는 지난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6 부산모터쇼’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전용 전시관을 마련하고 G80를 처음 공개했다. 같은 달 13일 사전계약을 실시한 결과 약 2주(영업일 기준 11일)만에 6700여대의 선주문을 받았다. G80는 기존 제네시스DH와 비교해 한층 똑똑해졌다는 평가다. ‘인간 중심의 진보를 지향한다’는 슬로건 아래 지능형 안전 운전을 지원하는 각종 기술을 대거 적용했기 때문이다. 우선 ‘부분적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고속도로에서 부분적 자율주행 기능을 구현하는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이 적용돼 있다. 차량이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 제한속도를 자동으로 변경하고 차선을 능동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운전자의 집중도가 떨어지면 휴식을 권유하는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DAA)도 탑재했다. 전방에 추돌 위험이 있는 차량을 감지하고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작동시켜 차를 멈추게 하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도 적용했다. 이전 모델과 달리 차량뿐 아니라 사람도 인식해 추돌을 방지하는 게 특징이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여성 운전자에 대한 범죄를 막기 위해 운전석만 잠금 해제되는 세이프티 언락 기능, 전자식 변속 레버 등의 편의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가솔린 3.3·3.8 출시… 값 4810만~7270만원 디자인은 볼륨감과 고급감을 더한 게 특징이다. 제네시스 측은 “정면 범퍼 및 헤드램프 측의 입체감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마치 사람이 화장을 해 얼굴 윤곽이 더욱 뚜렷해진 것과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디자인을 강화하기 위해 앞서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 담당 사장을 필두로, 지난해 말 벤틀리 출신의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 전무를 영입한 데 이어 최근에는 벤틀리 출신의 디자이너인 이상엽 상무를 영입했다. 제네시스 차종의 디자인을 전담하는 ‘프레스티지 디자인실’을 신설했으며, 별도의 디자인팀과 컬러팀을 운영하는 등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한 조직도 갖추고 있다. G80는 가솔린 3.3과 3.8 두 개 모델로 나뉜다. 3.3모델은 럭셔리와 프리미엄 럭셔리, 3.8모델은 프레스티지, 파이니스트가 있다. 3.3모델은 럭셔리 4810만~4910만원, 프리미엄 럭셔리 5510만~5610만원, 3.8모델은 프레스티지 6170만~6270만원, 파이니스트 7170만~7270만원이다. ●고급차 시장 진출… 새로운 도약 꿈 실현 기대 현대차가 독자 럭셔리 브랜드에 중점을 두는 것은 소비 양극화 등과 함께 고급차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전 세계 고급차 시장의 증가율은 6년간 연평균 10.1%로 대중차 시장 증가율(연평균 5.3%)을 압도한다. 2015년 도요타 판매는 전년보다 0.6% 감소했는데, 도요타의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는 10.6% 늘었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그룹도 고급브랜드인 아우디는 2.6% 판매가 증가했지만 일반브랜드인 폭스바겐은 3.4% 줄었다. IHS는 2020년까지 고급차 시장은 연평균 4.76%, 대중차 시장은 연평균 2.7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급차 시장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10% 이상을 차지하는 큰 시장으로 떠올랐다. 1980년대부터 일본 업체들이 미국을 겨냥해 별도의 고급 브랜드를 론칭했다. 인도의 타타모터스가 영국의 재규어 랜드로버를, 중국의 지리자동차가 미국 볼보를 인수 합병한 것도 고급차 시장에서 일정 지분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중 브랜드만으로는 복잡해진 고객의 요구와 높아진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면서 시장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기 쉽지 않다”면서 “고급차 시장을 노리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현대차가 내놓은 답이 바로 제네시스”라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속보]폭우 속 임진강 필승교 수위 2m 넘었지만 안정세

    5일 경기도 31개 시·군 중 12개 시·군에 호우경보가 발효되는 등 많은 비가 내리며 피해가 속출했다. 그러나 비가 잦아들면서 수도권기상청은 오후 4시를 기해 경기도 25개 시·군에 내려진 호우특보를 해제했다. 과천, 부천, 안양, 군포, 동두천, 연천, 고양, 양주, 의정부, 파주, 구리, 남양주 등 12개 시·군에 내려진 호우경보가 해제됐다. 광명, 안산, 시흥, 김포, 수원, 성남, 오산, 평택, 의왕, 하남, 용인, 화성, 광주 등 13개 시에 발효된 호우주의보도 해제됐다. 현재 가평, 포천, 양평 3개 시·군에만 호우특보가 내려져 있다.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1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경기지역에는 평균 128.1㎜의 비가 내렸다. 특히 가평 242.0㎜, 의정부 223.5㎜, 포천 181.0㎜, 파주 173.3㎜, 동두천 165.5㎜, 구리 145.0㎜, 고양 141.5㎜, 남양주 138.5㎜, 양주 130.5㎜,연천 130.0㎜ 등 경기북부지역 10개 시·군 강수량이 많았다. 최대 시간당 강수량은 57.5㎜로, 오전 8∼9시 포천시 이동면 일대에 기습폭우가 쏟아졌다. 시간당 30㎜ 이상 폭우가 쏟아지면서 축대가 무너지고 도로와 주택이 물에 잠기는 등 비 피해도 잇따랐다. 오전 10시 30분 가평군 승안리 용추계곡 인근 펜션에서는 하천에서 넘친 물이 들어차면서 피서객 30여명이 대피했다. 비슷한 시간대 가평군 덕현리의 한 펜션 앞 도로도 침수돼 관광객들이 대피했다. 앞서 오전 8시 20분 양주 백석읍에서는 비로 축대가 무너져 인근 주택 2채를 덮치며 이재민 5명이 발생했다. 의정부의 민락동 절개지에서는 30m 높이에 있던 흙이 유실됐으며, 도로 침수도 잇따라 의정부 신곡지하차도가 오전 6시 20분부터 한동안 통제됐다. 동두천의 신천 변 도로와 가평 조종천 옛 도로도 침수돼 통행이 차단됐다. 남양주 왕숙천 진관교 지점은 물이 급격히 불어나며 오전 11시를 기해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진관교 지점의 수위는 3m를 넘어서며 계획홍수위를 위협, 오전 9시 10분부터 차량 통행을 금지했다. 주택 피해도 잇따랐다. 가평에서는 주택이 2채가 매몰됐고, 고양·평택·포천·의정부·양주·동두천·가평 등에서 25채의 주택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임진강 수위는 오전 8시 연천군 중면 횡산리 남방한계선에 있는 필승교 횡산수위국 수위가 관심단계인 1m를 넘어서며 군부대와 한국수자원공사 임진강건설단, 연천군이 비상 대응태세에 돌입했다. 군남홍수조절댐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와 연천군은 군남댐∼임진교∼장남교 15곳에서 경보방송을 하며 하천 주변 주민과 어민 등의 대피를 유도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빗줄기가 가늘어지며 군남댐과 필승교 횡산수위국 수위가 상승세를 멈추고 처음 낮아졌다. 횡산수위국 수위는 오전 2시 30분 0.48m에서 오르기 시작해 오전 8시 관심단계인 1m를 넘은 1.01m를 기록했다. 이어 오후 3시 50분 주의단계인 2m를 넘어서 오후 4시 10분 2.29m로 가장 높은 수위를 기록한 뒤 오후 4시 40분 현재 2.17m로 줄었다. 군남댐도 오후 2시 30분 이후 수위가 잠시 낮아진 뒤 조금씩 상승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수자원공사와 연천군은 수위가 서서히 상승하는 점으로 미뤄 북한이 황강댐을 방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장맛비가 계속되면서 북한이 황강댐 수문을 열 수 있어 군부대와 수자원공사, 연천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기상청은 6일 밤까지 경기북부 지역에 50∼100㎜, 많은 곳은 150㎜의 비가 더 올 것으로 내다봤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효봉선사 가라사대, ‘너나 잘 하세요!’ 순천 송광사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효봉선사 가라사대, ‘너나 잘 하세요!’ 순천 송광사

    영화 ‘친절한 금자씨' 속 금자씨(이영애)의 명대사는 바로 “너나 잘 하세요.‘ 이다. 이 말은 한동안 유행어 반열에서 빠지지 않더니 이제는 아예 일상으로 쓰이는 말이 되었다. 하지만 이 대사의 원래 모습은 이러하였다. 대한불교 조계종 초대종정이자, 판사 출신 스님으로 알려진 효봉(曉峰)스님(1888∼1966)에게 어떤 제자가 와서 다른 스님의 잘못을 이른다.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여색(女色)까지 합니다. 그런 자에게 중요한 소임을 주시면 안 됩니다” 그러자 효봉스님 되묻기를, “수행자는 술마시면 안 되나?” “그렇습니다” “담배를 피우면 안되나?” “그렇습니다” “여인을 가까이 해서도 안 되나?” “그렇습니다” 이때 나오는 불세출의 명대사. “그리 잘 알면, 너나 잘 해라! 너나 잘 해.” 옳고 그름을 그리 잘 안다면서도 남을 헐뜯는 것이 더 큰 잘못인지는 모르는 제자에게 한 바탕 버럭 소리를 지른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너나 잘 해라 스님'으로도 불리운 ‘효봉선사’가 1937년부터 10년을 머문 곳이 순천 송광사(松廣寺)다. 송광사에서 스님은 꿈에서 16 국사 중 마지막 국사인 고봉화상을 만나 “이 도량을 빛내 달라”며 내린 법명 ‘효봉(曉峰)’을 받는다. ● 승보사찰(僧寶寺刹)의 맥(脈)을 잇는다 순천을 애둘러 지나 한적한 국도로 접어들면, 맞은 편에서 차 한 대 오지 않는 담담한 풍경은 참으로 평화롭다. 사찰이 당연히 있을 만하다. 처음부터 송광사는 절의 자리 앉음새가 애당초 조계산 한 자락 넉넉하다 보니 가는 길 또한 고즈넉하다. 우리나라 3대 사찰이자 조계정의 발원이라 하니, 펜 움켜쥔 손 한 줌에 옮길 만한 만만한 내력이 아니다. 말 그대로 1000년 세월 깊이가 단단한 절이다. 워낙 유명하다보니 기대감 한층 드높여 드디어 사찰 입구인 일주문에 이르면, 가지런히 높이 솟은 요사채 지붕들 칸칸이 흡족한 모양새로 둘러 있다. 더욱이 눈빛 맑은 젊은 납승(衲僧·누더기로 기운 옷을 입은 스님)들이 공부하는 절이라면 마땅히 이러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듯 송광사의 첫 인상은 반듯하고, 정갈하고, 소박하고, 준수하며 깊다. 부처님, 가르침, 스님을 두고 일찍이 한국 불교에는 세 가지 보배라고 일컫는다. 그리고 이를 가리키는 삼대 사찰이 있는데 흔히들 삼보사찰(三寶寺刹)이라고 한다. 곧 경남 양산의 통도사, 경남 합천의 해인사 그리고 전남 순천의 송광사이다. 통도사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있기 때문에 불보사찰(佛寶寺刹), 해인사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팔만대장경의 경판이 모셔져있기 때문에 법보사찰(法寶寺刹), 그리고 송광사는 한국불교의 승맥(僧脈)을 잇고 있기 때문에 승보사찰(僧寶寺刹)이라고 한다. 송광사의 역사는 고려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흐트러져가는 불교를 바로세우고자 보조국사 지눌스님을 중심으로 정혜결사(定慧結社) 즉, 세속화되고 정치와 연관되어 타락한 불교를 지양하며 산림에서 선(禪) 수행에 전념하자는 운동을 단행했던 곳이 송광사다. 이후 왕사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보조국사의 법맥을 이은 ‘나라의 스승’ 국사들을 많이 배출해 지금까지도 명실상부한 승보종찰의 맥을 잇고 있다. 흔히들 송광사를 조계총림(叢林)이라고도 일컫는다. 총림은 승속(僧俗)이 화합하여 한 곳에 머무름이(一處住) 마치 수목이 우거진 숲과 같다는 뜻을 담고 있는 말이다. ● 삼무(三無) 사찰로 수행에 전념하다 예로부터 송광사에는 다른 사찰과 달리 세 가지 없는 것(三無)이 있다. 석탑, 주련(기둥에 새기는 글귀), 풍경이다. 지형적으로 연꽃의 중심이기에 무거운 석탑이나 석등을 세우지 않았고, 설익은 지식을 경계해 글로 기둥에 새기지 않았다. 그리고 수행에 거추장스런 소리조차 만들지 않고자 풍경을 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하니 송광사 안에 텔레비전이 없어 2002년 월드컵 당시 TV수상기를 빌려다가 대중이 모여 시청했던 일이 지금도 시중에 회자되고 있다. 이쯤 되면 송광사에서 대중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깨침을 향한 스님들의 구도열이 얼마나 간절한지를 짐작케 한다. 막상 송광사 경내로 접어들면 완연히 공부하는 절이라는 느낌이 든다. 젊은 스님들이 바삐 길을 가면서도, 그 눈매는 언뜻 보아도 매섭기 끝이 없다. 그러다보니 부처님이나 관음상을 모신 불전보다는 지금도 학승들이 기거하는 승방이나 요사채들이 훨씬 많다. 송광사의 많은 건축물들을 살펴 보자면, 시간에 따른 부침이 많았다. 1842년(헌종 8)에 큰 화재가 일어나 모든 건물이 불타 없어지고, 삼존불(三尊佛), 지장보살상, 대종(大鐘) 및 기타 보물과 《화엄경(華嚴經)》 장판(藏板) 약간만 남게 되었다. 이후 1922년부터 1928년까지 퇴락한 건물들을 중수하였지만 또다시 1948년의 여수·순천사건과 6·25전쟁으로 사찰의 중심부가 불에 타버리는 아픔을 겪게 된다. 따라서 현재 남아 있는 건축물들은 1983년부터 1990년까지 대웅전을 비롯해 30여 동의 전각과 건물을 새로 짓고 중수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석불이나 탱화와 같은 조형미와 예술감각이 넘치는 문화재보다는 고려후기부터 내려오는 불교 관련 문서와 유물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 지금 송광사에는 국보 56호 국사전이 있으며 보물로는 하사당, 약사전, 영산전 등이 있다. 현재 송광사는 지눌스님까지 포함하면 모두 열여섯 명의 국사를 배출한 한국 선종의 전통을 굳건히 지켜나가는 조계총림의 본원으로 그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또한 일반 대중들을 위하여 템플 스테이나 각종 세미나를 열고 사보(寺報) 발간 및 홈페이지를 개설하여 E-Book으로 된 송광사 소식지를 만드는 등 일반 대중과 함께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알 듯이 사찰이 유명하다면 허명(虛名)이 없다. 대개 이름날만하고 정성스러운 구석이 하나라도 있다. 이런 면에서 송광사는 도시 삶에 메마른 사람들에게 참으로 여유롭게 정성되게 푸른 조계산 큼직한 그늘 한 폭을 내어준다. 함초롬하니 뻗어있는 송광사 편백나무 숲 사이로 햇무리가 지는 광경을 일주문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1000년 도량 처음 중건할 때부터 온새미로 남아있는 송광사의 곱고 맑은 정신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내려갈 것이다. <송광사에 대한 여행 10문답> -아래 질문은 실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만든 10문답입니다.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인가요? -당연하다. 한국사람이라면 우리나라 삼보사찰인 양산의 통도사, 합천의 해인사, 순천의 송광사는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가 보길 바란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갈 것인가 시간의 문제이다. 녹음이 짙어지는 여름을 추천한다. 2. 교통편은 어때요? -송광사의 홈페이지가 굉장히 잘 만들어져 있다. 확인바람. -교통편 : http://www.songgwangsa.org/about/about07.jsp?top_menu_idx=1&sub_menu_idx=8 -대중교통의 경우 KTX 순천역에서 111번 시내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 3.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등의 시설환경은 괜찮은가요 ? -주변에 숙박시설이나 편의시설이 풍부하지는 못하다. 따라서, 순천시내나 광주 등지에서 숙박을 하는 것이 좋다. 주차장에서 내려 약 20분 정도 걸어올라 가야 한다. 4.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송광사도 아름답지만, 송광사까지 올라가는 길을 걷노라면 천년고찰이라는 이름이 함부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깊고 그윽해서 순천이나 여수 주변을 갈 일이 있다면 꼭 들리길. 절대 후회하지 않는 장소다. 5. 자동차로 가는 경우 주의해야 할 점은? -국도 주변에 뜻하지 않게 과속 단속 카메라가 많다. 꼭 속도를 지켜 주행하기를. 꼭! 꼭! 꼭! 과태료가 만만치가 않다. 6. 홈페이지 주소 및 도움되는 사이트 주소는? - 사찰의 홈페이지가 이렇게 알차도 되는지 감탄한다. E-Book도 볼 수 있고 자료도 풍부하다. - http://www.songgwangsa.org/ 7. 먹거리 정보와 식당 정보는? -송광사 버스 공용주차장 주변에 식당가가 있다. 대개 관광지 식당들의 경우 뜨내기 손님들을 상대하는 모습이 역력해서 늘 식당선택에 망설여질 때가 많다. 하지만, 송광사 주변의 식당들의 경우 1인분에 8000~9000원 선에서 훌륭한 남도 식당 특유의 푸짐한 식사가 가능하다. 8. 주변에 가 볼만한 다른 공간도 있나요? -당연히 여수와 순천 지역이다. 송광사가 있는 곳이 순천이다. 국가 정원이나 순천만 생태공원, 오동도 등 볼 만한 곳이 많다. 9. 이 곳에서 꼭 추천하고픈 공간이나 장소는? -해우소다. 비록 1993년에 새로 증개축하여 예전의 모습과는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천년고찰의 해우소의 모양이 흥미롭다. 10. 총평 및 당부사항, 기타정보 -비록 송광사가 최근에 많은 건축물들을 만들었다고는 하나, 송광사가 들어 있는 조계산의 산세가 이미 1000년을 품고 있다. 종교가 불교가 아니더라도 경치 수려한 산행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굉장히 흡족한 여행 공간은 될 듯 하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고든 정의 TECH+] 전기 트럭, 스웨덴의 고속도로를 달리다

    [고든 정의 TECH+] 전기 트럭, 스웨덴의 고속도로를 달리다

    전기 자동차는 사실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20세기 초만 해도 미국의 도로에서는 초기 내연 기관 자동차와 나란히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내연 기관 자동차의 성능이 전기 자동차보다 월등히 뛰어나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연 기관의 성능과 편리성은 크게 향상됐지만, 무거운 납축전지는 큰 성능 향상이 없으면서 전기 자동차는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그런 전기 자동차가 다시 도로 위에 나타난 것은 리튬 이온 배터리 같은 차세대 배터리의 출현과 함께, 환경 문제가 심각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구 온난화 문제는 아무리 우수한 내연 기관 자동차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수소 연료 전지나 전기 자동차 같은 새로운 접근이 필요해진 이유입니다. 물론 전기는 에너지의 형태일 뿐 그 자체로 대체에너지는 아닙니다. 석탄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 자동차라면 친환경 자동차라고 보기 힘들겠죠. 그러나 전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투자 붐과 맞물려 전기 자동차의 보급은 탈 화석 연료 시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자율 주행 자동차 기술까지 더해지면 물류 운송 부분에서는 일대 혁명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아직 전기 배터리 기술이나 자율 주행 기술 모두 완전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배터리 기술은 크게 진보하긴 했지만, 아직 대용량 배터리는 매우 비싸며 충전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소형 전기차도 가격이 저렴하지 않을뿐더러 충전에 많은 시간을 필요합니다. 따라서 대용량의 배터리가 필요한 전기 트럭은 시기상조입니다. 하이브리드 트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어딘가에서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이들은 늘 있게 마련입니다. 스웨덴의 스카니아(Scania)와 독일의 지멘스는 새로운 방식의 전기/디젤 하이브리드 트럭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실제 고속도로에 설치된 2km 구간의 전선은 전철에서 보는 것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실제 목적도 비슷합니다. 다만 기차 대신 트럭에 전류를 공급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새로운 도로를 만드는 대신 기존의 도로 위에 새로운 전기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죠. 이는 기존의 도로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영국에서 개발 중인 무선 충전도로와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새로운 기술적 모험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카니아와 지멘스에 의하면 이 전력선의 도움으로 트럭이 시속 90km 정도의 속도로 달릴 수 있습니다. 아주 빠른 것은 아니지만, 트럭에는 적당한 속도입니다. 앞으로 이 구간에서 안전성, 신뢰성 및 경제성이 테스트 된 후 이런 전기 고속도로를 더 확충할 것인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도로 위의 전력선 인프라는 물론이고 이를 사용할 수 있는 트럭도 같이 필요한 만큼 스웨덴 정부와 민간 기업의 적극적인 공조 역시 필요합니다. 전기 고속도로는 교통량이 많은 구간을 중심으로 확대하되 전력선이 들어가기 곤란한 지역은 충전된 배터리와 백업용 디젤 기관으로 달리게 됩니다. 한국은 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전기차 보급은 물론 기본 인프라 자체가 매우 부족한 국가입니다. 신기술 개발이나 투자 역시 선진국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과거 정부에서 외친 '녹색 성장'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우리는 화석연료에 의존해서 살고 있습니다. 전기차 보급에서 가장 앞선 이웃 노르웨이에 뒤질세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인프라 개발에 노력하는 스웨덴의 사례가 부러운 이유입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World 특파원 블로그] 中 과학굴기의 집념… ‘하늘의 눈’으로 빛나다

    [World 특파원 블로그] 中 과학굴기의 집념… ‘하늘의 눈’으로 빛나다

    국가의 뚝심… 세계최대 규모 완성 1993년 중국 천문과학자 10여명이 정부에 탄원서를 냈다. 이들은 “우주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전파망원경 제작이 필수이고, 기왕에 만들려면 미국 아레시보 천문대 망원경보다 더 크게 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과학원은 과학자들의 건의를 받아들였다. 후보지를 찾던 과학자들은 1996년 구이저우성 핑탕현 산속에서 천혜의 카르스트 지형을 발견했다. 웅덩이처럼 움푹 패여 땅을 더 팔 필요가 없었고, 배수가 탁월해 반사경 부식을 방지할 수 있었다. 반경 5㎞ 내에는 도시가 없어 전파 방해도 없었다. 과학자들의 끈질긴 연구가 계속되자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007년 전파망원경 프로젝트를 국가 역점사업으로 끌어올렸다. 망원경 이름은 ‘하늘의 눈’이란 뜻의 ‘톈옌’(天眼)으로 정했다. 2010년에는 11차 5개년 계획(2011~2015년)의 중점 과학프로젝트로 선정하고 2016년 여름 완공을 목표로 12억 위안(약 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 3일 드디어 축구장 30개 넓이(25만㎡) 반사판의 마지막 조각이 장착됐다. 총 46만개에 이르는 삼각형 모양의 반사 디스크를 머리카락 굵기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이어 붙이는 조립작업이 완성된 것이다. 지름 500m 크기의 이 전파망원경은 애초 과학자들의 의지대로 아레시보 천문대(지름 350m)보다 두 배 가까이 크며 전파 수신력도 월등하게 지어졌다. 오는 9월부터 작동하는 ‘톈옌’은 우주 안에 존재하는 중성수소 가스, 성간 물질 등을 탐사해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밝히는 한편 외계행성 간 미세 통신신호를 포착해 외계 생명체를 찾는 데 활용된다. 국방, 국가안보에 응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샤오녠 국가천문대 부대장은 “톈옌은 중국 천문학 연구의 첨단무기가 될 것”이라며 “20∼30년간 우주탐사 설비 세계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목소리도 컸다. 인근 주민 9000여명이 강제 이주를 해야 했다. “폭죽을 터뜨려 허공에 돈을 날리는 것과 뭐가 다르냐. 차라리 그 돈으로 결식 학생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인터넷 매체 펑파이는 “톈옌 건립 계획은 한 번도 변경되지 않았다”면서 “기초과학은 반드시 투자한 만큼 되갚아 준다는 국가의 신념이 드러난 공정”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지금 “과학 기술이 강해야 인민 생활도 편해진다”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침을 그대로 밀고 나가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거리형 아파트’ 미동 아파트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거리형 아파트’ 미동 아파트

    오래된 아파트 중에서도 세운상가, 낙원상가, 서소문 아파트, 충정 아파트 등 소위 ‘스타급’들은 자료가 넘쳐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른 아파트들은 그렇지 않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미동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자료가 없는 편에 속한다. 부동산 정보, 혹은 간단한 언급 정도다. 나 자신이 그 존재를 알게 된 것도 불과 얼마 전이다. 충정 아파트 답사에 건축 사진작가 김용관 선생이 동행했는데, 이 근처에 또 다른 오래된 아파트가 있다고 해서 가본 것이다. 이번 연재에서 소개하는 아파트들은 대부분 지금 기준으로 보면 단지형이 아닌 ‘나 홀로’ 아파트다. 일반적으로 나 홀로 아파트는 소위 ‘주촉법’(주택공급촉진법) 등에서 요구하는 각종 제약을 회피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 전략으로 알려져 있어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 그러나 오래전에 지어진 나 홀로 아파트들을 바라보는 관점은 좀 다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건물과 도시가 만나는 방식에서 그렇다. 따라서 이들에 대해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나 홀로’보다는 ‘단지형’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거리형’ 아파트라는 명칭을 적용할 것을 제안한다. 미동 아파트는 거리형의 대표적인 사례다. 단지형 아파트의 경우 내부 환경은 좋을지 몰라도 거리에 대해서는 배타적이다. 결국 도시를 수많은 ‘빗장 공동체’(gated community)로 쪼갠다. 도시적 ‘발칸화’(Balkanization)다. 거리형 아파트는 물론 장단점이 이와 반대다. 길에 면해서 지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층부가 상가가 되고 결과적으로 가로의 활력에 기여한다. 물론 조경이 잘된 단지형 아파트가 거리를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상업가로의 중요성은 도시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거리형 아파트는 고립되지 않은 도시의 일원으로 작동한다. 상가에서 일하는 사람이 바로 위에 거주함으로서 직주근접의 삶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 또한 중요하다. #아파트 앞길 넓지 않아 건물 더 크게 느껴져 문제가 되는 것은 주거 부분의 질이다. 거리와 상가의 소음, 냄새, 채광, 환기, 안전 등 삶의 기본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단지형이 수많은 사회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파급효과를 누려온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한편 거리형이 전 세계적으로 더 보편적인 유형이라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팽팽한 대결이다.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동부 이촌동 한양 맨션(1971)이나 반포동 주공 1단지(1974) 등 대규모 단지형 아파트는 물론이고, 제기동의 홍파 아파트(1971), 홍제동의 고은 아파트(1975), 연희동의 연화 아파트(1975) 등의 소규모 단지형 아파트에서도 거리와 만나는 부분에 상가아파트를 배치했다. 그러나 그 이후 아파트 단지는 점점 더 도시라는 바다에 떠 있는 섬과 같은 개념으로 변해갔다. 최근의 경향을 보면, 거리에 대한 배려는 다시 중요한 이슈가 되어가고 있다. 얼마 전 접한 한 아파트 계획안은 대단지이면서도 거리형 상가아파트를 높은 비중으로 설치하고 있었다. 이 연재 또한 한국 아파트의 역사를 통해 단지형과 거리형이라는 상반된 구도 속에서 벌어진 다양한 시도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미동 아파트는 흥미로운 사례다. 일단 건물의 규모가 상당하다. 지상 8층, 지하 1층에 건물의 길이가 37m에 달한다. 지하 전체가 상가고 1층의 길에 면한 부분 또한 그렇다. 나머지 7개 층은 모두 아파트인데 그러다 보니 아파트에 대한 상가의 비율이 7개층 대 2개층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있다. 총가구 수가 97가구로서 한 개의 동으로 구성된 거리형 아파트로는 엄청난 규모다. 이에 필적할 만한 것으로는 서소문 아파트(1972년, 126가구), 그리고 숭인상가 아파트(1976년, 110가구) 등이 있다. 아파트 앞길이 그리 넓지 않아서 건물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정면에서 보면 돌출창이 질서정연하게 배열되어 있어서 아파트라기보다는 사무실 건물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건물의 후면이 완전히 다른 디자인이라는 것도 특이하다. 한편 이 당시의 아파트들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연한 노란색의 페인트 도색이 되어 있는데, 미동 아파트 또한 예외가 아니다. 약간 동부 유럽을 연상케 하는 이 놀라운 색채적 통일성은 과연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일부 자료에 의하면 미동 아파트는 1970년 12월에 입주했다. 그런데 건축물 관리대장상의 완공, 즉 사용승인일은 1969년 6월 13일이다. 기록만으로 보면 완공 후 무려 1년 반 후에 입주를 했다는 것인데 그 실상은 알지 못한다. 1969년은 1970년과 더불어 중요한 상가아파트가 많이 지어졌던 해다. 이미 소개한 낙원빌딩과 효자 아파트가 그렇고, 지금은 일부만 남은 청계천변 삼일 아파트가 또 그렇다. 상가아파트는 아니지만 현재 완전히 철거되어 윤동주 언덕이 된 청운동의 청운 아파트도 같은 해에 지어졌다. 한국 아파트 역사에서 음으로 양으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례들이 이렇게 1969년 한 해에 대거 등장했다. #중정 없지만 계단 워낙 넓어 층간 통풍에 기여 몇 년 전 스웨덴 스톡홀름에 출장을 간 적이 있다. 마지막 밤을 보낼 숙소를 찾는데 중앙역 근처의 비즈니스 호텔을 알아보니 뜻밖에도 외기에 면하지 않은 방이 있었다. 체험 삼아 하루 묵어보기로 했다. 원래 사무실로 지어진 건물이었으나 임대가 잘 안 나가서 호텔 체인이 몇 개 층을 빌려 개조했다고 한다. 건물의 폭이 넓은 것이 문제였는데, 결국 복도를 두 개 두고 그 사이에 방들을 배치했다는 것이다. 프런트 직원은 씩 웃으면서 막상 가서 보면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람선 같은 평면’이라고 했다. 인터넷에서 유람선을 찾아보니 실제로 그렇다. 건물이건 배건 폭이 넓다 보면 생기는 문제다. 막상 방에 들어가 보니 프런트의 말이 그리 틀리지 않았다. 복도로 난 창도 모르고 보면 그냥 블라인드를 내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음식점 등에서도 종종 쓰는 디테일이다. 전반적인 설계가 세심해서 나름 쾌적한 분위기였다. 어차피 밤늦게까지 구경 다니다가 잠만 자러 들어가는 것이었으므로 별다른 느낌도 없었다. 외기에 면하지 않은 숙소에서의 하룻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그리고 몇 년 후, 그런 공간 배치를 한 건물을 또 하나 알게 된 것이 바로 미동 아파트다. 통상 이런 답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간단히 설명한다. 우선 현장에 가보기 전에 인터넷으로 대강의 정보를 파악한다. 다행히 한국 네티즌들은 관심의 폭과 깊이가 상당하다. 어떤 아파트들은 상당히 자세한 자료며 답사기가 올라와 있다. 특히 부동산중개업 종사자 중에 단순히 사업을 위한 자료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애정 넘치는 글과 사진, 자료들을 소개하는 분들이 있다. 일을 일로만 여기지 않는, 소위 ‘덕후스러운’ 문화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증거다. 중요한 사실관계는 전문 서적, 혹은 건축물 관리대장과 같은 공공서류 등을 찾아 재차 확인한다. 이전의 신문 기사가 궁금하면 네이버의 뉴스 라이브러리가 천군만마와도 같은 존재다. 이에 못지않게 매우 유용한 도구는 네이버나 다음 등의 지도 서비스다. 모든 건물을 직접 답사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서 그렇지, 건물의 외관에 대해서는 이 지도 서비스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지원군은 브이월드(www.vworld.kr)라는 사이트다. 국토교통부가 개발한 한국판 3D 지도다. 한국 정부가 국가지리정보를 제공했으면 구글어스가 이미 했을 일이기는 하지만, 디테일의 수준은 오히려 그 이상이다. 미동 아파트는 갑자기 가게 되어 사전 절차가 없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런저런 정보를 찾았다. 그런데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었다. 아파트 평면의 깊이가 무려 25m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공동 주거에서 이 정도 깊이가 되면 환기와 채광을 위한 중정이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항공사진을 보니 건물의 옥상이 그냥 매끈했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세 가지다. 우선 중정이 있되 그 위에 평지붕을 덮은 경우다. 그런데 이런 경우라면 중정의 환기와 채광을 위해 건축 측면에라도 커다란 창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보이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중복도가 하나 있고 양쪽의 단위 가구 평면이 아주 비정상적으로 깊은 경우다. 마지막으로는 복도가 두 개고 그 가운데에 외기에 면하지 않은 공간이 한 줄 더 있는 것이다. #미동아파트의 중정 역할 하는 뒷면 계단실의 실체 양해를 구해 건물 내부를 답사해 보니 세 번째 경우였다. 갑자기 이전에 묵었던 그 호텔 생각이 났다. 그 가운데 부분의 거주 환경이 어떨까 궁금해졌다. 설계 여부에 따라 의외로 쾌적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미 경험한 바가 있어서 더욱 그랬다. 현장에서 들은 바로는 여름에 조금 더 덥고 답답한 정도라고 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부분도 전체가 주거는 아니고 일부는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고 한다. 계단이 워낙 넓어서 층간 통풍에 기여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것과 유사한 경우는 낙원빌딩에서도 본 적이 있다. 낙원빌딩은 6층부터 아파트가 시작되는데 그 유명한 수직 중정은 7층부터 있다. 그러다 보니 중정 바로 아래의 6층에 공간이 한 줄 더 생겼다. 이 부분에 주거가 아닌 관리 사무소, 창고 등이 들어가 있다. 나중에 소개할 남가좌동의 좌원 상가아파트(1966)에도 유사한 상황이 있다. 지금으로서는 이런 설계를 상상하기 어렵다. 중복도형, 심지어 편복도형조차도 공동 주거 건축에서 잘 시도되지 않는다. 소위 계단실형이 거의 천하통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생활수준이 향상된 덕이니 다행스러운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주거 건축의 다양성이 이에 비례해서 현저히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이 건물들이 지어지던 당시 도시적 밀도의 압박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 건물이 완공된 다음해인 1970년의 신생아 수는 100만 7000명으로 역사상 가장 많았다. 그뿐 아니라 서울 인구는 1960년 244만명에서 1970년 553만명으로 평균 일 년에 30만명씩 늘고 있었다. 당시 대전 인구가 약 30만명이어서 ‘일 년마다 대전, 대전’ 하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이 아파트들은 그런 초고속 성장 시대의 산물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밀도의 압박이 대단했던 것이다. 미동 아파트는 만약 리모델링하여 밀도를 일부 덜어낸다면 본격적인 중정형으로 거듭날 수도 있을 것이다.
  • 분양 시장에 부는 ‘水 마케팅’ 바람···休 원하는 수요 증가가 원인

    분양 시장에 부는 ‘水 마케팅’ 바람···休 원하는 수요 증가가 원인

    최근 아파트, 상가 분양시장에서 이른바 ‘수(水)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호수나 강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집을 짓는다든지 상가 안에 바닥분수를 설치해 쾌적한 공간을 만드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 이는 최근 편리한 교통, 양질의 교육환경 등을 중심으로 살 집을 찾던 수요자들이 ‘휴식’과 ‘여유’를 중요한 거주 환경 기준으로 고려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물은 자연 친화적인 입지 환경을 고려했을 때 산, 정원보다 희소성이 높아 분양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 분위기다. ‘수 마케팅’에서는 일반적으로 물 조망권이 활용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 수원시 광교 신도시 D3블록(광교D3블록) 원천호수공원 인근에 짓는 ‘힐스테이트 광교 상업시설’은 비자들이 호수를 볼 수 있도록 전체 점포의 약 80%를 호수와 마주보는 전면에 배치해 수변과 쇼핑, 휴식을 모두 누릴 수 있도록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공급면적 1만 3280㎡인 힐스테이트 광교 상업시설은 G1~G2 2개 층에 77실 규모로 조성된다. 호수공원 수변과 상업시설 중앙광장에 다양한 휴게시설을 조성할 예정으로 차도를 건너지 않아도 호수공원과 상가 출입이 용이하다. 또 중앙광장을 기준으로 구역별 인테리어 컨셉과 색감을 다르게 하고, 다양한 업종의 고급 외식 브랜드를 유치할 예정이다. 2018년 5월 준공 예정이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1331번지 월드마크 푸르지오 상가동 1-100호에 분양 홍보관을 운영 중이다. 이렇게 최근 상가 시장에서도 ‘수 마케팅’이 본격화 되고 있는 것은 때이른 무더위 등 계절적 요인이 크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물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변 공간을 갖춘 상가는 찾는 이가 많아 활성화 속도도 빠르다. 점포거래 전문업체 ‘점포라인’의 염정오 상권분석팀장은 “상가를 수변 조망이 가능한 랜드마크 입지에 짓거나 일부러 수변공간을 조성하는 것은 결국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활성화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뷰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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