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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구청장의 장애인 체험기] 손 안 닿는 손잡이…식당 문조차 열 수 없었다

    [어느 구청장의 장애인 체험기] 손 안 닿는 손잡이…식당 문조차 열 수 없었다

    “장애인의 아픔을 이해합니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이 하나같이 내뱉는 말이다. 과연 그럴까. 겪어보지 않은 자가 이해할 수 있을까.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서 제대로 된 장애인 정책을 펼 수 있을까. 서울신문은 평소 장애인 정책에 관심이 많다고 알려진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에게 “직접 휠체어를 타고 거리로 나가 장애인의 삶을 잠시나마 살아보지 않겠느냐”고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그리 길지 않은 고심 끝에 김 구청장은 제안을 덜컥 받아들였다. 정치인들이 장애인 시설을 방문해 사진 촬영용으로 잠깐 휠체어에 앉아 보는 경우는 많았지만, 실제 장애인의 삶을 체험한 것은 김 구청장이 처음이다. 체험은 지난달 26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진행됐다. 김 구청장은 양천장애체험관에서 휠체어 작동법을 배운 뒤 밖으로 나갔다. 난생처음 두 다리 대신 휠체어로 횡단보도를 건넜고 버스를 오르내렸으며 빵가게와 식당, 마트 등 일상 생활 공간을 두루 출입했다. 취재진은 체험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먼발치서 사진 촬영을 하며 시종 동행했다. 3시간에 걸친 체험이 끝난 뒤 김 구청장으로부터 들은 생생한 체험담을 김 구청장의 수기(手記) 형식으로 싣는다.●평소엔 몰랐던 작은 경사가 급경사로 느껴져 두려움. 휠체어를 타고 거리로 나오니 잘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섰다. 익숙하지 않은 휠체어를 몰려니 긴장되고 떨렸다. 휠체어 바퀴의 한기가 손에 생경하게 전해졌다. 150m 정도 떨어진 빵가게(유명 프랜차이즈)로 향했다. 걸을 땐 전혀 느끼지 못했던 완만한 경사가 급경사로 느껴졌다. 분명히 앞으로 밀었는데 휠체어는 자꾸 오른쪽으로만 갔다. 중심을 잡고 직진하는 게 쉽지 않았다. 보도도 울퉁불퉁했다. 충격이 고스란히 몸으로 전해졌다.겨우 횡단보도에 다다랐고, 파란불이 켜졌다. 신호가 바뀔까 봐 다급해졌다. 바퀴를 힘차게 굴렸지만 뜻대로 나아가지 않았다. 인도와 차도의 연결 지점에 높이 5㎝도 안 되는 아주 작은 턱이 있었는데, 엄청난 높이의 담처럼 다가왔다. 온 힘을 다해 가까스로 넘었더니 이번엔 휠체어가 자꾸만 옆으로 갔다. 평소 자각하지 못했던 미세한 경사가 큰 장애가 된다는 데 놀랐다. 차들이 횡단보도로 다가올 때마다 깜짝 놀라며 멈칫거렸다. ●겨우 들어 간 식당에선 시선에 쫓겨 나와 간신히 횡단보도를 건넜다. 빵가게가 코앞이었다. 다섯 걸음이면 충분한 거리가 멀고도 험했다. 가게 문까지 경사가 가팔랐다. 올라가는데도 계속 뒤로 굴러가는 것만 같아 겁이 났다. 양팔로 있는 힘을 다해 휠체어를 밀어 겨우 문 앞에 도착했다. 울고 싶어졌다. 여닫이문인 데다 문 손잡이도 너무 높게 붙어 있었다. 왼손으로 휠체어가 뒤로 굴러가지 않게 앞으로 힘껏 밀고, 오른손으로는 문 손잡이를 잡고 문을 밀었다. 꿈쩍도 하지 않았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가게 안에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았다. 문 앞에서 한참을 낑낑댔다. 마침 가게로 들어가려던 30대 남성이 보기가 딱했던지 도움을 줬다. 그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들어갈 수 없었을 것이다.가게 안에선 더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공간이 협소해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빵 진열대 사이가 너무 좁아 휠체어로 방향을 전환해 가며 지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뒤에 선 손님들이 나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거나 옆 통로로 비켜서 돌아갔다. 종업원이나 손님들이 싫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쪽 선반에 놓여 있는 빵들은 집어 들 엄두를 내지 못했다. 빵이 보여야 점원에게든 손님에게든 부탁할 수 있는데, 보이지를 않으니 고를 수조차 없었다. 하릴없이 아래 선반에 놓인 단팥빵, 슈크림빵 등을 샀다. 식당도 마찬가지로 선택의 폭이 좁았다. 불고기가 먹고 싶었지만 그 식당엔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경사로가 없었고, 출입문은 계단으로 이어졌다. 먹고 싶은 곳을 골라서 가는 게 아니라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을 찾아야 했다. 먹는 것 하나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다는 현실에 좌절했다. 한참을 돌아다닌 끝에 출입문까지 경사로가 조성된 식당을 발견했다. 미닫이문이 열려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 쏠렸다. 못 올 데를 왔나 싶어 당황스러웠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먹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빨리 여기를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식탁 간격이 좁아 휠체어가 다닐 수 없었다. 혼자서 4인용 식탁을 다 차지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식탁과 휠체어 높이도 맞지 않았다. 식탁 의자보다 휠체어가 낮아 밥을 먹는 것도 힘들 것 같았다. 휠체어가 통로를 막아 다른 사람들이 식당을 이용하는 데 폐를 끼치는 듯했다. 식당 주인과 종업원들이 내가 나가줬으면 하는 시선으로 쏘아보는 듯해 불편했다. 결국 주문을 하지 못하고 쫓기듯 식당을 나왔다. ●버스 타기는 하늘의 별 따기 식당을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울퉁불퉁한 인도를 피해 자전거 도로로 가봤다. 너무나 매끄러웠다. 휠체어를 타고 가기엔 더없이 편했지만 속도가 빨라 제어하는 게 힘들었다. 큰 사고가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휠체어를 타고 20분 정도 가니 정류장이 보였다. 목적지인 대형마트로 가는 버스가 도착했지만 탈 수 없었다. 장애인용 버스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난감해하는 나를 본 50대 여성이 장애인들은 일반버스가 아니라 저상버스를 타야 한다고 알려줬다. 장애인들이 탈 수 있는 버스가 한정돼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부끄러웠고 슬픔이 밀려왔다.여러 대의 일반버스를 보내며 15분쯤 기다리니 목적지로 가는 저상버스가 왔다. 하지만 멀찌감치 정차한 버스 앞문으로 휠체어를 끌고 달려가 기사에게 탑승을 도와달라고 하기엔 시간이 부족했고, 그만 버스는 떠나버렸다. 어쩔 수 없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동행한 구청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10분가량 기다린 뒤에야 저상버스가 왔고 직원이 기사에게 말을 해줘 탑승을 시도할 수 있었다. 버스 뒷문에서 휠체어가 오를 수 있는 철제 경사판이 내려왔다. 다른 승객들은 줄줄이 앞문으로 버스에 올랐다. 경사판이 내려오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듯해 승객들의 시선이 의식됐다. 다들 ‘저 사람 도대체 언제 타나’ 하는 식으로 쳐다보는 것 같아 무서워졌다. 경사판이 내려왔지만 혼자서는 도저히 오를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직원 도움을 받아 버스에 올랐다. 버스 내 휠체어를 세우는 장애인 구역으로 갔다. 의자를 올려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을 확보하려 했지만 의자가 접히지를 않았다. 고장이 나 있었다. 울분이 솟구쳤다. 장애인 정책과 실제 현장이 너무나 동떨어져 있었다. 속절없이 버스 앞문 쪽 통로를 차지하고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데는 휠체어를 세울 공간이 없었다. 다음 정류장에서 버스를 탄 승객들은 내 휠체어 옆의 비좁은 공간을 힘겹게 빠져나가 뒤쪽으로 이동해야 했다. 5개 정류장을 지나 목적지에 다다랐다. 다시 버스 뒷문에서 경사판이 펼쳐졌다. 경사판을 타고 내려오면서 버스노선도가 그려진 승강장 벽에 부딪힐 뻔했다. 경사판 끝 지점과 승하차장 벽이 너무 가까웠기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이나 사람들이 많을 땐 절대 버스를 탈 수 없을 것 같았다. ●카트도 못 쓰는 대형마트, 살 게 없다 정류장에서 15분 거리의 대형마트까지 다시 휠체어를 밀고 가려니 팔에 힘이 빠져 힘들었다. 겨우 마트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 공간이 넓어 이동하는 건 한결 수월했지만 물건을 제대로 구입할 순 없었다. 카트를 이용할 수 없어 작은 바구니를 무릎에 올려놓고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물건의 무게를 고스란히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세제, 주스같이 무거운 상품은 집어 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우유, 견과류, 껌 등 가벼운 것들만 골라 바구니에 담았다. 반찬거리를 사고 싶었지만 야채·식품 코너엔 사람들이 많아 가지를 못했다. 인파를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었고, 사람들이 ‘여긴 왜 와서 방해하느냐’는 시선을 보낼 것 같아 두려웠다.판매대가 휠체어 앉은키보다 위쪽에 있어 물건을 집는 것도 불가능했다. 장애인들이 마트에서 혼자 장을 보는 건 사실상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마트에 갔을 때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보지 못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대형마트가 이 정도인데 공간이 협소한 동네 마트나 슈퍼 같은 곳은 도저히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지 못할 것 같았다. 바구니에 담겨 있는 것들을 계산대에 올렸다. 바코드 계산이 끝난 상품들을 봉투에 담는데 팔이 잘 닿지 않아 시간이 걸렸다. 뒷사람에게 폐가 될까 봐 최대한 서두르는 바람에 또다시 등줄기에 땀이 났다. ●세상은 장애 없는 사람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밖으로 나오니 해가 완전히 저물어 어두워져 있었다. 온몸이 쑤셔 왔다. 손바닥에 굳은살이 배려는 듯 화끈거렸다. 체험을 끝내고 휠체어에서 일어섰더니 다리가 후들거렸다. 왠지 모르게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휠체어에 앉아 세상을 보니 모든 게 불편했다. 세상은 장애가 없는 사람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었다. 내가 평소 무심코 던진 시선 하나가 장애인들에게 어떻게 꽂히는지를 알게 됐다. 직접 체험을 하지 않았다면 결코 깨닫지 못했을 것들이다. 그동안 “장애인과 더불어 살자”는 말을 너무 쉽게 하며 살았다. 부끄러웠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태임 ‘비행소녀’ 합류 “5년 안으론 결혼 안 한다. 아이는 갖고 싶어”

    이태임 ‘비행소녀’ 합류 “5년 안으론 결혼 안 한다. 아이는 갖고 싶어”

    배우 이태임이 MBN ‘비혼이 행복한 소녀, 비행소녀(이하 비행소녀)’의 새로운 비행소녀로 전격 합류한다. 기존 멤버인 조미령 최여진 아유미 이채영에 이어 ‘비행소녀’의 새 비혼 멤버로 ‘즐기며 행복한 꿀잼 비혼라이프’를 시작한 그녀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오는 6일 방송에 첫 모습을 드러낸 이태임은 “앞으로 5년간은 비혼 계획이다. 마흔 전까지는 비혼을 즐기고 싶다”고 밝혀 그 이유에 대한 주위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어 “마흔 전에는 아이를 갖고 싶어서 좋은 분을 만났으면 좋겠다”면서 “향후 5년은 그냥 열심히 일만 할 생각이다. 지금 상태가 좋다. 솔직히 아직 결혼 생각은 없는데, 아이 때문에 5년 뒤에는 해야지 싶다”고 털어놨다. 이에 선배 비혼녀인 조미령은 “나도 그랬다. 그런데 그게 내 마음대로 안 되더라”면서 격하게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는 후문이다. 또 이태임은 데뷔 후 첫 리얼리티 관찰 예능 출연에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이며 “뭔가 여배우(?)스럽지 않은 집 공개에 대한 부담도 있었고 특별한 일상도 없어서 너무 걱정됐다. 더불어 내 진짜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친근하게 다가서고 싶은 마음도 컸기에 출연을 결정하기 전까지 굉장히 고민이 많았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태임은 화려하고 도시적인 느낌의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 이미지와는 달리 현실에선 침대 밖을 나서지 않는 ‘집순이(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집에만 있는 여자를 의미하는 말)’ 일상 그 자체의 모습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더불어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12평 그녀의 싱글 하우스도 최초로 공개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자아낸다. 6일 월요일 밤 11시 방송되는 ‘비행소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20년 인연’ 朴·한국당 결별… 바른정당 8~10명 탈당 초읽기

    ‘20년 인연’ 朴·한국당 결별… 바른정당 8~10명 탈당 초읽기

    홍대표 페북에 “자르지 못하면 훗날 재앙” 김태흠 “제명 위임 안해” 법적 대응 시사 서청원·최경환 제명은 사실상 힘들 듯 바른정당 통합파 “트럼프 방한 후 복당” 유승민 “보수통합과 다른 길 가는 것”자유한국당이 3일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매듭지으면서 당의 상징이었던 박 전 대통령과 한국당의 ‘20년 인연’도 막을 내리게 됐다. 홍준표 대표가 지난 8월 16일 대구 토크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지 80일 만이며, 당 윤리위원회가 ‘탈당 권유’ 징계를 내린 지 15일 만이다. 탄핵 과정에서 한국당을 탈당한 바른정당 통합파는 복당의 명분을 얻게 되면서 보수 야권 진영의 재편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박 전 대통령은 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 후보를 지지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듬해 대구 달성 보궐 선거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 2004년 3월 당 대표로 추대됐다. 이후 천막당사를 설치해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하며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다. 2011년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내며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수십년간 이어 온 당의 상징색(파란색)을 빨간색으로 바꾸기도 했다. 홍 대표가 ‘보수의 상징’인 박 전 대통령과 ‘절연’을 선택한 배경에는 당이 ‘박근혜 프레임’에 갇혀 있으면 지지율 회복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발표하기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其亂)이라는 글을 올렸다. ‘마땅히 잘라야 할 것을 자르지 못하면 훗날 재앙이 온다’는 의미다. 홍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일관되게 탄핵 재판의 부당성을 주장해 왔고 탄핵당한 대통령을 구속까지 하는 것은 너무 과한 정치재판이라고도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고 가혹했다”며 “한국당을 ‘국정 농단 박근혜당’으로 계속 낙인찍어 한국 보수우파 세력들을 모두 궤멸시키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 출당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한국당은 이날 박 전 대통령 제명을 최종 확정하기까지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1시간 20여분 동안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논의했다. 최고위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 조치가 ‘보고 사항’인지, ‘표결 사항’인지를 놓고 홍 대표 측과 김태흠 최고위원이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고위는 논쟁 끝에 홍 대표에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문제를 일임했다. 이어 홍 대표는 7시간여의 숙고 끝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 제명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박근혜’라는 이름 석 자는 한국당의 당원 명부에서 완전히 지워지게 됐다. 친박계는 박 전 대통령의 제명에 일제히 반발했다. 최경환 의원은 “당헌·당규를 위반한 행위로 원천무효며 취소돼야 마땅하다”고, 김 최고위원은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향후 징계 절차도 내홍을 불러일으킬 변수로 남아 있다. 최고위원회에서 당 지도부는 서·최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의원총회에서 재적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확정된다. 하지만 의총 소집 권한을 가진 정우택 원내대표가 징계안을 상정하지 않으면 이들에 대한 제명 여부 역시 불투명해진다. 홍 대표는 “오늘 그것(서·최 의원 제명 문제)까지 논의하면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안 했다”며 “지금 의총에 펜딩(계류)돼 있어 시간을 두고 원내대표와 의논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른정당 통합파의 탈당 및 한국당 복당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박 전 대통령 출당 확정, 5일 바른정당 의총, 6일 바른정당 탈당으로 이어지는 보수 야권 재편 ‘시간표’가 회자되고 있다. 바른정당 통합파는 5일 예정된 의총에서 일부 자강파가 제시한 ‘통합전대론’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이르면 6일 집단 탈당을 강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8~10명 가까이가 오는 6일 (바른정당 11·13 전당대회 출마자들의) 방송 3사 TV토론 중계 전에 탈당하기로 결심을 굳힌 것 같다”고 밝혔다. 통합파는 6일 탈당을 선언한 뒤 9일쯤 한국당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통합파 의원은 “7일과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기 때문에 그 이후에 복당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1·13 전당대회 이후 주 원내대표 등을 중심으로 ‘2차 탈당’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강파의 대표격인 유승민 의원은 서울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바른정당을 떠나 한국당으로 가겠다는 분은 제가 말한 보수 통합과는 너무 다른 길로 가는 것”이라며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강감창 서울시의원 “시립대 입학금 폐지, 의회와 협의없이 일방적 진행”

    강감창 서울시의원 “시립대 입학금 폐지, 의회와 협의없이 일방적 진행”

    서울시립대가 반값등록금 추진에 이어 입학금, 전형료 폐지 결정마저 일방적으로 추진한 ‘선심행정’이 도마에 올랐다.서울시의회 강감창 의원(송파)은 2일 열린 제277회 정례회 서울시립대 행정사무감사에서 이와 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러한 선심성 행정으로 생긴 공백은 결국 시민의 혈세로 메꿔야 하는데 “시민 여론수렴을 통한 공감대 형성이 전무하며 시의회와의 사전협의 절차도 없었다”고 질타했다. 서울시립대는 8월 3일에 이미 입학급과 전형료를 폐지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후에야 관련 절차에 돌입, 8월 16일 교무위원회의 심의와 9월 5일 재정위원회 심의를 거쳤다. 즉, 내부에서 이미 폐지결정을 내린 후 외부의 동의를 구하는 식으로 절차가 거꾸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강의원은 이와 같이 졸속으로 추진한 배경이 의심스럽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서울시립대의 2018학년도 입학정원은 약 2천 여 명이며, 2억여 원 가까이 되는 입학금과 전형료 10억 등, 연간 12억 원이 혈세로 충당된다. 서울시립대 재정의 서울시 예산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진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강감창 의원의 지적에 따르면 2017년 현재 서울시립대는 서울시 지원금 의존도가 무려 63.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 38.0%였던 것을 감안하면 의존도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시민의 소중한 세금을 더 많이 투입하는 데 대해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의 동의는 필수이다. 서울시립대는 이러한 민주적 절차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강 의원은 서울시민의 혈세가 지방학생의 입학금과 전형료로 쓰이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립대의 2017학년도 각 전형별 입학생의 거주지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시에 거주하는 학생은 23.5%에 불과하고 76.5%의 학생들이 타지방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미국 NASA와의 우주 협력을 강화하자/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미국 NASA와의 우주 협력을 강화하자/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8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을 저지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한국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대단히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양국 정상회담에서 국가 안보를 위해 여러 의제가 논의되겠지만 그 가운데 미국과의 우주 협력을 주요 어젠다 중 하나로 논의해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한국의 미사일 능력 증강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 준다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재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은 500㎏에 묶여 있고 사정거리도 800㎞ 이내로 한정돼 있는데, 이를 증강시켜 주겠다는 것이다. 군사동맹임에도 불구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수준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고 미국 혼자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을 감안해 한국이 강력한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취지다. 한국은 이 기회를 잘 살려 스스로 국가를 방어할 수 있는 강력한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부응해 한국이 미국과의 우주 협력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군사적 목적과 평화적 목표의 우주 개발이 더욱 순조로워진다. 고체연료를 쓰는 군사용 미사일의 탄두 중량이 커져 미사일의 힘이 증강되는 것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달 탐사라든가 지구궤도를 많이 벗어나는 우주공간까지 날아가는 한국형 로켓을 개발하는 데는 별도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우주 협력을 병행하면서 실마리를 풀어 나가는 지혜가 요구된다. 현재는 추력 100만 파운드, 즉 500㎏의 물체를 300㎞ 정도로 쏘아 올리는 고체연료 로켓까지만 개발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큰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려면 강력한 고체연료 로켓을 사용해야 하는데 평화적 목적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우주 개발이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고 매티스 국방장관도 고체연료를 쓰는 한국의 미사일 능력이 증강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마당이니 이참에 고체연료를 쓰는 군사용 미사일과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때 필요한 고체연료 로켓도 함께 묶어 논의를 해 보자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미 항공우주국(NASA)을 통해 2020년 달 탐사 궤도선을 보내는 것에 협력하고 있다. 달 탐사 궤도선에 미국의 장비를 실어 주는 대가로 한국은 가 보지 못한 달까지의 심우주 항법과 통신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이마저도 한국의 국력이 돈을 내고 미국과 협력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나로호 발사를 통해 한국이 우주 개발을 하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에 표명한 결과다. 한국전쟁 후에 미국의 밀가루 원조나 받던 한국의 국력이라면 미국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국제사회의 역사가 급격하게 변동되는 현실을 보면서 국제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어떻게 대응해 나가느냐에 따라 후손의 안위와 번영이 보장된다. 전기가 끊기는 정전 사태가 밥 먹듯 일어나는 북한조차도 국력을 쏟아부으며 우주공간을 넘나드는 미사일 개발을 하는 현실을 보며 우리는 우주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신문이나 TV는 우주공간에서 내려다보는 동북아와 괌, 심지어는 하와이까지의 지도를 펼쳐 놓고 보도를 하고 있고,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그 장면에 익숙해 있는데 정작 한국 스스로의 우주 개발에는 큰 관심이 없다. 불행한 일이지만 북한의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수준이 됐기 때문에 한국의 고체연료 미사일 능력이 증강되는 것을 미국이 동의하는 환경이 조성됐고, 인공위성 발사용 고체로켓의 능력 증강도 그 규제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는 환경 변화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는 때에 맞추어 미국과의 우주 협력을 넓혀 나가면서 미사일과 민간용 로켓의 규제를 함께 푸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NASA는 워싱턴 정·관계와 직접 연결되는 시스템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 외교의 지평을 더욱 넓혀 나간다는 생각도 함께 해야 한다.
  • 이순자 서울시의원 ‘아동-청소년 인터넷도박 예방 토론회’ 개최

    이순자 서울시의원 ‘아동-청소년 인터넷도박 예방 토론회’ 개최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이순자 의원 (더불어 민주당, 은평구 제1선거구)은 1일 서울시의회 서소문청사2동 2층 제2대회의실에서 「아동·청소년의 인터넷 도박 및 중독 예방 토론회」 를 개최했다. 「아동·청소년의 인터넷 도박 및 중독 예방 토론회」는 이순자 의원과 서울시아동복지협회가 주관했으며,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과 김창수 행정자치위원장을 비롯해 서울시 교육청 및 시민 등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토론회의 주된 내용은 최근 청소년 도박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어지면서 청소년 도박에 노출되거나 중독되지 않도록 관리활동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청소년 도박에 관한 실태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청소년 도박문제가 심각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만 내면서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나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은 주위에 돈을 갖고 있는 청소년들이 포진하여 돈을 빌려주고 돈을 받지 못하면 폭력을 행사하는 등 2차적인 범죄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성인들의 불법대부업과 같은 형태로 청소년간의 금전거래를 유도하여 돈을 대주며 일주일에 33%라는 고리의 사채를 이용하게 하여 순식간에 엄청난 빚을 만드는 구조까지 존재하는 실정이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2015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도박문제군과 도박위험군 합해서 5.1%의 약 3만 명가량의 학생이 도박중독일 가능성일 수 있고 평생을 기준으로 한다면 42.1% 돈내기 경험을 한다고 했다. 학교 밖 청소년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무려 20% (위험군10.8%, 문제군9.2%)가 도박중독에 빠져 있다고 한다. 또한 아동, 청소년의 도박중독문제는 성인기까지 계속 나타나고 성인의 문제성 도박 및 병적 도박자의 약 70%가 청소년기에 도박을 시작했다고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도 여전히 학교나 교육청은 청소년도박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과 대처 능력이 미비한 수준이면, 청소년도박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전문가와의 상담 없이 자체적인 교육이나 간단한 설문조사로 대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순자 서울시의원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청소년도박을 한번 중독되면 평생을 조심해야할 만성질환으로 인식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서울시에서도 청소년도박중독예방교육의 제도화를 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전하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동율 서울시의원 “신내-동일로 지하차도 보수공사 마쳐”

    김동율 서울시의원 “신내-동일로 지하차도 보수공사 마쳐”

    서울시의회 김동율 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4)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변화된 중랑구의 모습을 소개 했다.김 의원에 따르면 “음침하고 노후됐던 신내 지하차도와 동일로 지하차도가 보수공사와 경관개선 공사를 통해 새 옷을 입고 중랑구 이미지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두 지하차도는 오랜 기간 노후화의 진행으로 미간 훼손 및 안전 관련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었다고 밝히며 “신내지하차도 보수 보강에 6억원과 동일로지하차도 경관개선에 3억원의 예산 확보를 통해 중랑구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도시 미관을 개선시켰다”고 말했다. 한편 동일로지하차도 경관개선공사는 지하차도 진입부 (양측) 상단부 경관개선 및 보도옹벽 정비를 진행하였으며, 신내지하차도보수보강 사업은 2016년 실시한 정밀점검 결과에 따라 구조물 보수, 보강 및 표면미관 처리와 주변 소음 저감을 위한 저소음 배수성 포장공사를 시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굽이굽이 단풍길 붉은 물감 풀었나

    굽이굽이 단풍길 붉은 물감 풀었나

    단풍이 무르익고 있다. 농염하다 할 만큼 색이 짙어지는 때다. 남녘의 여러 단풍 명소 가운데 비교적 사람의 발걸음이 덜한 곳들을 추렸다. 가시는 길에 만추의 서정을 듬뿍 길어오시라.천연기념물인 절 주변 단풍숲 - 고창 선운사·문수사 전북 고창의 단풍 명소로 꼽히는 절집은 선운사와 문수사다. 앞줄에 서는 건 선운사다. 일주문에 들어서면서부터 단풍 물결이 넘실대기 시작한다. 노란 은행나무와 애기단풍 등이 잘 어우러졌다. 남도에서 나오는 달력 가운데 11월에 해당되는 사진은 거의 이 일대에서 촬영됐다고 봐도 틀림없다. 길은 도솔계곡으로 이어진다. 선운사 단풍의 백미로 꼽히는 곳이다. 굵은 노거수들이 절정의 단풍을 펼쳐내면 도솔천 계곡물이 이를 그대로 비쳐낸다. 선운사 지나 내원궁과 도솔암까지는 내처 다녀오는 게 좋다. 이 일대의 단풍 군락도 자태가 빼어나다. 도솔암의 자랑은 13m 높이의 마애불이다. 암벽 칠송대(七松臺)의 한쪽 벽면에 조각돼 있다. 불상의 배꼽에 검단선사의 비결이 숨겨져 있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문수사는 요즘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곳이다. 절집 주변 단풍숲이 천연기념물(463호)이란 게 독특하다. 단풍숲은 늙은 단풍나무 외에도 졸참나무 등의 활엽수들이 혼재돼 있다. 그래서 더 내력 깊은 풍경을 펼쳐낸다. 다만 천연기념물 단풍숲이 출입 제한 구역이어서 아쉽다. 목책 밖에서 감상해야 한다. 일주문에서 문수사에 이르는 짧은 구간의 단풍도 인상적이다.신라시대에 조성된 ‘비밀의 숲’ - 함양 상림 경남 함양의 상림은 1100여년 전 신라 진성여왕 때 조성된 ‘가장 오래된 인공림’이다. 걸핏하면 범람했던 위천의 물길을 돌리기 위해 당대의 문장가 고운 최치원이 건의해 조성됐다고 전해진다. 천연기념물 154호다. 주종을 이루는 건 참나무다. 구황식품으로 사용됐던 도토리를 얻기 위해서다. 이 밖에 서어나무, 사람주나무 등 홍수를 막기 위한 활엽수들이 식재돼 있다. 언제 찾아도 좋은 상림이지만 절정은 역시 가을이다. 2만여 그루의 수목 사이로 낙엽과 단풍이 어우러지며 절경을 펼쳐낸다. 가을철엔 운곡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406호)를 잊지 말고 찾아야 한다. 이 맘때면 노란 잎들을 떨구는데, 그 모습이 꼭 노란 눈이 쏟아지는 듯하다. 높이는 38m. 경기 양평의 용문사 은행나무(39m)에 이어 국내 두 번째다. 300여년 전에 생식 능력을 상실한 고목이라는데, 어느 모로 봐도 융융한 기상의 젊은 나무를 보는 듯하다. 마을 이름을 ‘은행정’(銀杏亭)으로 바꿀 만큼 주민들의 각별한 굄을 받고 있다. 개평마을도 둘러보는 게 좋겠다. 하동 정씨, 풍천 노씨, 초계 정씨 등이 모여사는 집성촌이다. 오래된 한옥 사이를 걷는 맛이 각별하다.고갯길 따라 꼬리 치는 단풍 - 영주 고치령·마구령 태백산과 소백산 사이를 흔히 ‘양백지간’(兩白之間)이라 부른다. 큰 산 두 개가 포개졌으니 당연히 고개도 많을 터. 그 가운데 경북 영주의 고치령(770m)과 마구령(820m)이 단풍철에 절경을 펼쳐내는 숨은 명소다. 덜 알려져 한적하고, 차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다, 고갯길 따라 꼬리치는 단풍의 자태가 빼어나다. 고치령은 소백과 태백을 나누는 고갯마루다. 단산면 좌석리가 들머리다. 부석사 못 미쳐 소백산 연화동 계곡 바로 옆으로 옛길이 놓여 있다. 좌석리 지나 정상까지 유순한 길을 따라 5㎞ 정도 숲과 계곡이 펼쳐져 있다. 정상을 넘어서면 일부 비포장길이 있지만, 승용차도 어렵지 않게 지날 수 있다. 마구령은 부석사 인근 임곡리에서 남대리로 넘어가는 고개다. 주로 충북 단양, 강원 영월 쪽의 민초들이 영주 부석장을 보기 위해 넘나들던 고개다. 현지 주민들은 ‘매기재’라고도 부른다. 논을 매는 것처럼 오르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이름만큼 고갯길은 험하다. 깎아지른 벼랑이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다. 한데 풍경은 참 곱다. 이 즈음 부석사 앞 은행나무 숲길 풍경도 괜찮다. 샛노란 은행잎이 일주문 단청과 차분하게 어우러져 있다.주름 잡힌 붉은 치맛단 보는 듯 - 무주 적상산 붉은(赤) 치마(裳) 두른 산이란다. 전북 무주의 적상산이다. 산정으로 오르는 단풍길은 구불구불하다. 꼭 주름 잡힌 치맛단을 보는 듯하다. 산 이름도 이 모습에서 비롯됐지 싶다. 정상에 이르는 6㎞ 구간 내내 그런 굽이가 31개쯤 이어진다. 이를 따로 ‘북창 드라이브 코스’라 부르기도 한다. 적상산 중턱엔 적상호가 있다. 1995년 양수발전을 위해 조성됐다. 호수 둘레에 다양한 색상의 단풍나무들이 식재돼 있다. 호수 옆엔 원형의 수조가 서 있다. 이 수조가 적상산에서 가장 빼어난 전망대다. 철제 계단을 오르면 ‘북창 드라이브 코스’와 무주읍내, 그리고 무주 인근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호수 갈림길에서 안국사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적상산 사고지 유구다. 조선왕조실록 등을 보관하던 곳이다. 예서 다시 산길을 5분 정도 오르면 안국사다. 절집 아래쪽으로 적상산성이 복원돼 있다. 성벽에 올라 맞는 풍경이 참 장쾌하다. 안국사에서 500m 정도 떨어진 안렴대까지는 다녀오는 게 좋겠다. 덕유산과 멀리 지리산까지 한눈에 담긴다. 적상산 중턱에 머루와인 동굴이 있다. 무주의 특산품인 산머루와인을 맛볼 수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나의 서울미래유산 답사기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나의 서울미래유산 답사기

    1930년대 암울한 현실 화려한 도시문화 공존 ‘구보’는 행복 찾았을까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속 경성 여행을 떠났다. 1930년대 일제 치하의 암울하면서도 화려한 도시문화가 시작됐던 그 시대의 경성은 어떠했을까. 박태원의 자전적 소설을 따라 산책하듯 떠나는 여행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라칸티나’와 박태원이 살았던 동네의 ‘무교동 북어국집’에서 탐방이 시작됐다. 청계천 복개로 인해 지금은 남아 있지 않은 박태원의 집터 다옥정 7번지 근처에서 박태원의 호 ‘구보’의 배경, 박태원의 삶, 그의 절친 이상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여기에 시각 자료, 소설의 한 대목이 더해지면서 참가자들은 어느새 1930년대 경성으로 돌아가 있었다.엘리트 백수였던 구보가 어머니의 걱정, 근심을 피해 서 있었다는 광교다리 모퉁이를 거쳐 종로 네거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화신백화점’(종로타워)을 바라보며 실제로 화신백화점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참가자들은 깊은 감회에 젖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전차가 다녔던 경로를 따라 걸었다. 오래된 벽돌조 건물 ‘광통관’(우리은행)을 지나 등록문화재 1호로 지정된 ‘경성전기’(한국전력), 구보가 전차에서 내렸다는 ‘조선은행’(한국은행) 앞까지 걸음은 계속됐다. 소공동과 남대문은 근대 금융의 중심지이자 1930년대 경성에서 가장 화려하고 모던한 거리였던 곳이다. 조선은행 앞에 도착한 전차에서 내려 장곡천정(소공동)으로 향하는 구보를 따라 일행은 바쁘게 움직였다. 소공로 골목에서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해창양복점’을 볼 수 있었다. 양복점은 이전하고 간판만이 남아 있었다. 커피 한 잔이 간절히 생각나는 그때 구보도 ‘낙랑파라’(화가 이순석이 운영한 최초의 커피 다방)에 들러 차도 마시고 옛 친구도 만났다고 한다. 경성에서 나고 자란 구보의 도시적 속성이 지금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다. 일행은 구보가 바라봤던 ‘대한문’을 바라보고, 소설의 한 부분을 들으며 구보가 느꼈던 식민지 국민이자 지식인으로서의 느낌을 같이 헤아려 본다. 소공동길을 따라 서울광장으로 향하는 길에 웨스틴조선호텔 속에 둘러싸인 황궁우를 지나 남대문로 4가에 있는 2층 한옥 상가로 향했다. 일제강점기의 일본 상인 틈에서도 끝까지 조선인이 소유했기에 남았다는 해설을 듣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일행은 마지막 코스인 서울도서관으로 향했다. 구보가 하루 종일 경성을 돌아다니며 생각했던 ‘행복’의 의미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생각했다.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서울문화유산팀
  • 유아인, 김주혁 애도 후 댄스 논란에 “조의와 축복 동시에 가져야 하는 상황”[전문]

    유아인, 김주혁 애도 후 댄스 논란에 “조의와 축복 동시에 가져야 하는 상황”[전문]

    배우 유아인이 고(故) 김주혁 애도 글을 올린 후 불거진 여러 논란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유아인은 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지난 31일 배우 송중기 송혜교의 결혼식에 참석한 사진이 공개된 뒤 일부 네티즌들은 결혼식 피로연에서 웃고 춤을 추는 유아인을 비난했다. 앞서 SNS에 남긴 배우 김주혁의 사망을 애도하는 글과 대조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유아인은 “작품을 함께 한 선배 배우의 사망 소식과 오랜 친분을 가진 동료들의 결혼이 겹친 상황을 조롱하듯, 깊은 조의와 축복을 동시에 가져야 하는 난감한 상황의 간극을 비집고 들어와 논란거리를 찾아헤매는 하이에나들에게 동조하지 말아주시기를 바란다”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이어 “의도적으로 사실관계를 외면하고 타인의 진심을 악의적으로 매도하고 비난을 위한 비난을 서슴지 않는 실체 없는 소음에 눈과 귀를 닫으시고 부디 모든 사실과 진실과 진심을 바라보며 벼랑 끝의 이 세계를 함께 정화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나 역시 제 자리를 지키겠다고 불가피한 논란을 외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더 신중히 나를 표현하고 부당함으로부터 더 적극적으로 나를 변호하며 시대와 사랑을 담은 소중한 작품으로 찾아뵙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고인에 대한 애도를 뒤덮는 부득이한 논란을 야기한 저의 의지와 진심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자신을 불태워 연기한 김주혁에게 이 외침을 통해 전해지길 바란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다시 한 번 김주혁을 향한 애도를 보냈다. <이하 유아인 글 전문> 나의 시대에 고함- 나는 주장해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내가 가질 수 있는 방식으로 우리 시대에 나의 소리를 던져왔다. 그에 앞서 내가 나인데 나를 주장해야 했던 것은 내가 나인 것을 세상이 억압하기 때문이고 기꺼이 그 세상을 떠받들어 내가 나 자신을 억압해 왔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여러분이 충분히 자기 자신으로, 자유를 가진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거나 자유와 평등을 준답시고 자본과 결탁한 질서의 최면에 대한 철석같은 신앙을 가지고 있다면 아래의 내 구구절절한 고해는 읽지 않는 것이 낫다. 선택할 수 있지 않은가. 애써 성실한 비난의 날을 세워 당신의 소중한 열정을 소모하겠다면 이미 당신이 승리했다. 낭비하지 마라. 내 것이 아닌 당신의 에너지다. 나는 벌써 수없이 화형 당했고, 당신에게 저항할 의지를 가질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내가 살아있는 한 여전히 당신을, 세상을 사랑하고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랜선의 회초리는 내가 아니라 언제나 익명의 여러분에게 있었다. 이미 처참히 발겨진 내 속살에도 아직은 숨이 붙어 있으니 기꺼이 끊어 놓아도 좋다. 그래서 이것은 고해가 아니라 발악으로 하는 마지막 구애에 가깝다. 나의 불편한 외침은 불편한 세상과 불편한 내 연약함에 대한 저항이었다. 나는 세상이 아니라 세상에 무릎 꿇는 나 자신에게 저항해왔다. 다들 똑같은 가면을 안전모처럼 착용하고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은 표정을 짓고 똑같이 입고 똑같이 말하고 똑같은 것을 원하는 재미없는 세상을 내 멋대로 휘젓고 싶었다.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진심을 담은 다른 형태의 존재와 행위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조금은 믿었다. 위로나 인정도, 이해도 바라지 않았다. 내 능력으로 적당히 해서는 감히 닿을 수 없는 어떤한 경계를 기꺼이 과잉으로 치받고 감촉하며 지뢰가 도사리는 미지의 세계를 더듬거리며 추노꾼들의 끈질긴 추격을 받는 위태로움이 기꺼이 노예로 살아가는 안정감보다는 참을만한 고통이었다. 요란한 소리로 경계를 넘나들며 자위하는 악동은 죽었다. 나는 이제 투쟁의 대상으로 대중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동지라는 실체로 대중과 함께하며 새 시대를 찾아가고 싶다. 나의 연기로, 나의 글로, 이른 나이에 연예인 병이 들어 그토록 가져야만 했던 유명세로, 애처롭게 갈구해온 관심으로, 내가 할 수는 모든 방법으로 존재하고, 세상에 나를 던지고, 타인들을 위로하고 소통하며 외부와 결속되고 싶다. 하여 세상에 외친다. 당신의 댓글, 당신의 ‘좋아요’도, 당신의 침묵도 모두 세상을 향한 외침이 아닌가. 나조차도 빈번히 내 선의와 진심을 조롱하며 내가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자아도취가 아니라 외로움이었다. 과잉으로 넘치던 것은 내 그릇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않고 다름을 비난하는 자들의 그릇된 인식이었다. 나는 자의식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갖고 싶었고, 자존감이 아니라 ‘존재’를 갖고 깊었다. 이 지옥 같은 세상을 표류하는 유령이 아니라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이고 싶었다. 아주 조금만 경계를 넘어도 두만강을 넘는 탈주민을 겨냥하듯 집요하게 뒤를 쫓는 이 나라, 화살이 날아올까 옹기종기 둘러 앉아 좀비 처럼 한 군데를 바라보며 도무지 등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 그럼에도 갑갑해 미치겠다고 기괴한 절규를 합창하는 이 시대에서 대중을 상대하는 배우로, 유명인으로 살면서 인식과 질서의 경계를 넘어보고 싶었다. 예의와 법과 규범의 경계가 아니라 모든 부정하고 나약한 경계들. 가능한 모든 선입견을 깨부수고 싶었다. 포악한 구시대의 질서 앞에서 나는 기꺼이 죄인이었다.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경계 안의 불온한 온실을 죽을힘을 다해 마련하고도 나는 경계 너머의 위험이 도사리는 황무지를 향하는 것이 더 즐겁다. 거기 너머에 유토피아는 아니어도 ‘헬’이 아닌 조선이, 대한민국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신기루가 아닌 신세계가 실체를 이루리라- 나는 믿는다. 케케묵은 종북 타령을 소음으로 외쳐대며 자신과 다른 생각에 빨간 딱지 붙이기를 자존의 업으로 삼은 연약하고 모순된 자들이 빨갱이 코스프레를 자행하며 타인을 재단하고 개인을 말살하고 획일화된 전체를 강요하며 인민재판을 동네잔치로 열어대는 이 시대를 능욕하고 싶었다. 찢어발기고 싶었다. 삶은 계속되고 나는 멈추지 않는다. 시간과 함께 앞으로 전진하는 당신의 삶이 그래야 하는 것처럼. 시간은 높은 곳이 아니라 앞으로 간다. 더 높이, 더 많이를 외치며 인간 사회의 진보를 역행하는 참상들 속에서 시간을 감지하는 인간은, 그것을 반영하는 시대는. 반드시 앞으로, 앞으로 가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적어도 내 조카들과 내 다음의 세대는 나보다 덜 갑갑한 세상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이보다는 말이 되는 세상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남처럼 굴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굴고, 남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남들이 가는 곳이 아니라 자신이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자신을 지키고 키워나가면서도 타인을 존중하고 이끌어가며 함께 다채로운 전체를 이루는 인간답고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다. 이 부정한 질서의 정상에서 외롭고 추악한 자위로 배설되는 오물들에 질식된 사람들이 구원받기를 바란다. 나라를 생각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이 시대를 한탄하면서도 이 시대 안을 맴돌지 않고, 허세가 오글대는 경계 밖의 세상으로, 진짜 내일로 가고 싶다. 그래서 겉돌았다. 그렇게 세상의 경계를, 나와 당신의 경계를 허물고 싶다. 가능하다면 더 많은 여러분과 함께. 당신은 당신의 삶을 시간과 함께 앞으로 진행시켜야 할 숙명을 가졌다. 나를 따르라는 허무맹랑한 선동이 아니다. 나는 나와 당신이 저마다의 삶의 주인으로서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이 글은 흥미진진하고 무의미한 논란이나 파파라치 사진 보다 덜 보여지겠지만 그럼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조각나고 재생산되고 기사화 될 것임을 알고있다. 그들로 부터 나를 지키려고 주어가 빠진 고발로, 타인의 이름으로 행하던 고해는 이제 끝났다. 그것으로 나 자신을 지키려던 모든 외침은 불충분하고 비겁했다. 콘텐츠의 수준이 아니라 아니라 댓글 수가, 조회수가 언론사를 먹여살리는 포털 독재 천하 대한민국에서 저널은 사라져가고 자극적인 가십만이 일목요연하게 눈앞에 펼쳐지는 이 시대에도 나는 언론의 참된 기능을 믿는다. 저널이라는 이름이 부디 논란을 생성하고 부채질하는 가십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저널이고 가십은 가십이다. 진실을 전하고 거짓을 고발하고 더 나은 세상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등불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부당한 권력의 옆에서, 뒤에서, 침묵으로 동조하고 외면으로 방조했던 우리에게 과연 부정한 자들을 간편히 단두대에 세울 권능이 존재하는가. 진실의 굳건함과 헌법의 엄중한 심판이 아니라 군중의 돌팔매질을 마녀사냥을 부추기는 거짓 언론이야말로 청산되어야 할 적폐다. 우리 모두가 시스템의 피해자다. 누구여서 썩은 게 아니라, 누구라도 썩을 수 있다. 지키는 것보다 부패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시대다. 돈과 권력과 그것에 대한 신앙이 득세하는 이 시대, 이 자리. ‘네가 뭔데’하지 말고, ‘네’가 좀 어떻게 해주라. 우리가 살아가는 여기를. 멧돌의 ‘어처구니’가 빠진 이 시대를. 포토샵 떡칠한 셀피 보다는 덜한 오글거림으로, 딱딱하게 굳은 꼰대력이 아니라 기꺼이 유연하고 순수한 중2의 마음으로 함께하고 싶다. 간편해서 불편한 침묵, 외면, 비난 보다 더 가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의 마음을 전한다. 과연 무엇이 인생의 낭비인가. 소란한 미움들 보다 고요한 애정과 안타까움이 더 크고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켜보시기 힘겨웠을 걸음걸음에 사랑과 격려를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모든 선량한 네티즌과 시민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작품을 함께 했던 선배 배우분의 사망 소식과 오랜 친분을 가진 동료들의 결혼이 겹친 상황을 조롱하듯, 깊은 조의와 축복을 동시에 가져야 하는 난감한 상황의 간극을 비집고 들어와 논란거리를 찾아헤매는 하이에들에게 동조하지 말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의도적으로 사실관계를 외면하고 타인의 진심을 악의적으로 매도하고 비난을 위한 비난을 서슴지 않는 실체 없는 소음에 눈과 귀를 닫으시고 부디 모든 사실과 진실과 진심을 바라보며 벼랑 끝의 이 세계를 함께 정화해 주시기 바랍니다. 말 그대로 ‘악’을 품은 일부의 네티즌이, ‘충’으로 불려 마땅한 작자들이 대한민국 대중 전체의 수준을 매도하고 국민의 의식 수준을 하향 평준화 시키며 현재의 사회를 더 이상 교란하지 않도록 깨어나 주시기를 바랍니다. 세상을 향한 분노는 타인을 향한 분풀이로 증발하지 않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의지로 발현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저 역시 제 자리를 지키겠다고 불가피한 논란을 외면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더 신중히 나를 표현하고 부당함으로부터 더 적극적으로 나를 변호하며 시대와 사람을 담은 소중한 작품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고인에 대한 애도를 뒤덮는 부득이한 논란을 야기한 저의 의지와 진심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자신을 불태워 연기했던 배우 김주혁 님께 이 외침을 통해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깊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est In Peace- 함께 이 시대를, 슬픈 죽음을 애도합시다. 사랑합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미단시티 센토피아 누구나집’, 토지 계약 완료

    ‘미단시티 센토피아 누구나집’, 토지 계약 완료

    ‘미단시티 센토피아 누구나집’ 사업장으로 (주)엠디홀딩스는 지난 25일 인천도시공사와의 토지계약을 체결했다. 엠디홀딩스와 인천도시공사의 사업부지 토지계약을 체결을 토대로 사업은 한층 더 안전하고 책임 있는 주택 공급을 진행하게 됐다. 주거비 부담이 적은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주거혁신을 이루고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미단시티 센토피아 누구나집은 인천도시공사와의 계약을 토대로 빠른 사업 추진도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미단시티 센토피아 누구나집’은 집값의 10%만 납부하면 수분양권을 확보할 수 있고, 8년동안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를 내면서 거주할 수 있는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도 내집처럼 사용하고 주거비용도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미단시티 센토피아 누구나집 관계자는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다주택자들은 세금폭탄과 금융규제로 인해 대출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목돈 부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투자자조차도 기업형 임대주택을 새로운 수익수단으로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기업형 임대주택은 유주택자 등 자격 제한이 없고 목돈이 들어가지 않아 부담이 적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인천광역시 중구 운북동 일대에 공급예정인 미단시티 센토피아 누구나집은 전용면적 84㎡(A,B,C), 총 1096세대 규모로 대단지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단지는 4베이 및 남향위주 설계로 개방감과 채광성이 우수하다. 또한 한 가구를 분리해 임대를 줄 수 있는 ‘세대분리형 평면’ 설계를 적용한다. 전체 세대의 30%에 해당하는 세대에 공급하는 만큼 임대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이 예상된다. 입지적인 장점도 뛰어나다. 인천 영종도의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테마파크인 ‘씨사이드 파크’가 개장한 것을 비롯해 근린공원도 가까워 쾌적한 여가생활을 누릴 수 있다. 씨사이드 파크는 송도 센트럴파크보다 4배 이상 큰 177만㎡ 규모로 인천대교에서 구읍뱃터까지 총 길이만 7.8km에 달한다. 산책로, 자전거도로, 물놀이장, 인공폭포 등의 레저 및 문화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이달부터 레일바이크와 캠핑장도 운영중이다. 미단시티 센토피아 누구나집은 영종도의 핵심 개발지역에 위치해 향후 미래가치가 높다. 지난 4월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가 그 포문을 먼저 연 가운데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년 초 완공까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앞으로 이용객 및 그에 따른 공항 종사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미단시티, 한상드림아일랜드 같은 대규모 복합리조트 사업도 예정돼있는 상황이다. 또한 미단시티 센토피아 누구나집은 수요층이 폭넓고 활용도가 높은 단지다. 자격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1인 가구와 신혼부부 등 30~40대 젊은 수요층, 개발사업지구의 이주대책 가구, 새로 분양 받은 아파트에 입주할 때까지 기다리는 가구 등 모두 ‘누구나집’의 입주 대상이 된다. 또한, 입주자는 일정기간 임대 후 분양아파트로 전환할 수 있다. 즉 임대로 거주하면서 미래에 분양받을 수 있는 우선권도 확보하는 셈이어서 입주자에게 유리한 주거조건이다. 한편 ‘미단시티 센토피아 누구나집’의 여세를 몰아 이번에는 천안 아산에서 공급몰이에 나선다. 다음 달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보성리 772 일원에 공급되는 ‘누구나집’은 지하 2층, 지상 30층 27개동 △전용 59㎡ 556가구 △전용 74㎡A,B 548가구 △전용 84㎡ 2096가구 등 총 3200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전 가구가 수요자들의 선호도 높은 전용 84㎡ 이하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신형 4족 로봇 공개…美 로봇과 다른 점은?

    中, 신형 4족 로봇 공개…美 로봇과 다른 점은?

    ‘로봇 굴기’를 선포한 중국에서 개를 닮은 4족 보행 로봇이 공개됐다. 4족 보행 로봇의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을 바짝 뒤쫓는 모양새다.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로봇스타트업 기업인 ‘유니트리 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 ‘라이카고’는 개처럼 네 다리로 걸으며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무선 인터넷을 이용해 컴퓨터로 원격제어가 가능하지만 카메라나 레이더는 장착돼 있지 않다. 대신 크기가 작고 다리 부분이 유연해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것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가로 35㎝, 세로 56㎝의 수트케이스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보관이나 이동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라이카고가 눈길을 끄는 것은 이 로봇이 미국 보스턴 다이나믹스사의 4족 로봇과 매우 유사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4족 로봇 기술을 이끌고 있는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현재까지 ‘빅독’(Big dog), ‘스팟’(Spot) 등의 4족 로봇을 공개했다. 이 두 로봇은 단순히 4족으로 보행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누군가가 발로 차도 넘어지지 않는 균형감각과 스스로 동력을 생산하는 자가발전 기능 등을 고루 갖췄다. 또 150㎏의 짐을 짊어지고도 산을 오르내리는 등 군용물자 수송에도 탁월한 능력을 자랑하며, 위험한 전투지역이나 재난지역에서 사람 대신 투입돼 수색업무를 대신할 수 있다. 최근 업그레이드 된 ‘스팟 미니’(Spot mini)는 스스로 방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주방 개수대에서 컵을 집어 건조기로 옮기거나 쓰레기를 집어 쓰레기통에 버리는 등의 역할도 수행한다. 유니트리 로보틱스 대표는 “보스턴 다이나믹스 창업자 마크 레이버트를 존경한다”면서 “스마트폰이나 드론처럼 대중적인 보행 로봇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라이카고는 향후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쳐 2만~3만 달러(약 2240~3400만 원)에 시판될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경주 기자의 이별찬가] 소파가 없어졌다

    [이경주 기자의 이별찬가] 소파가 없어졌다

    2013년 어느 날 소파가 없어졌다. 아내의 제안에 동의했던 일이지만 멍하니 TV를 바라보며 누울 곳이 사라졌다. 비디오 게임기도 퇴출됐다. 축구 게임이 유일한 취미나 다름없었는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결정됐다. 꽤 많던 휴지통도 재활용품 수거함을 포함해 단 2개만 남았다. 마트 쇼핑을 줄이기로 했고, 승용차도 없애기로 했다. 밤늦게 퇴근해 멍하니 TV를 바라보다 잠이 들고 다시 회사로 향하는 쳇바퀴 같은 수동적 삶이 허무하던 차였다. 뭔가 삶을 단순하게 만들고 싶었다.주위 환경을 다소 불편하게 만들면 한 번이라도 몸을 더 움직이지 않을까 싶었다. 당시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의 저서 ‘넛지’를 읽으며, 환경을 재설계하면 똑똑한 선택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지난 9일 그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에 선정됐다는 소식은 개인적으로 4년 전의 시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우선 저녁 식사 시간에 TV를 틀어 놓던 습관이 사라지니 가족 간의 대화가 크게 늘었다. 늦은 밤 TV 시청이 줄면서 야식도 끊었다. 상쾌한 아침을 맞는 날이 늘었다. 축구 게임이 아니라 아이와 축구공을 차는 일이 많아졌다. 마트 쇼핑은 분기에 1~2회 줄었고, 인스턴트식품보다 신선식품으로 요리하는 경우가 늘었다. 집안 동선이 불편하니 몸을 좀더 움직이고, 차가 없으니 걷는 습관도 생겼다. 건강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우린 이런 작은 변화를 ‘자발적 불편’이라 불렀다. 편리함이 풍요로운 삶을 만드는 건 ‘어느 정도까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골목시장에서 자연 식재료에 눈을 떴고, 솜씨 없는 음식도 가족과 함께 만드니 먹을 만했다. 가끔은 시외 나들이를 나갔다가 꽉 막힌 도로를 보고 대중교통에 올라탄 게 복권을 맞은 것 같은 기쁨을 주기도 했다. 반면 도시의 바쁜 삶에서 완전히 도망칠 순 없으니 편리함과의 타협도 필요했다. 1년 만에 승용차를 다시 장만했다. 생활이나 업무에서 갑작스럽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고, 게으름이 일부 도진 부분도 있었다. 완벽한 변화를 강제하거나 높은 수준의 변화를 한 번에 갈구하면 상대적으로 현실 적응력과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것 같기도 했다. 조금이나마 삶이 풍요로워졌다면 그걸로 족하거나 후일을 도모하면 될 일이다. 따라서 자발적 불편은 누구든 실행할 수 있으며, 이미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장바구니는 필수품이 됐다. 물을 아끼기 위해 양치컵을 쓰거나 과일 씻은 물로 초벌 설거지를 한다는 얘기도 쉽게 듣는다. 건강을 위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걷고, 사무실에서 종이컵 대신 머그컵을 씻어 쓰는 경우도 많다. 자전거 출퇴근족도 늘었다. 사회적기업의 물품을 찾아 구매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곳곳에 작고 평범한 혁명가들이 숨어 있으니, 자신의 작은 변화를 주변에 알려 보면 어떨까. 작은 변화가 모여 건조한 도시의 삶 전반에 큰 변화로 나타날지 모른다. 거대한 성장만능주의를 배격한 경제학자 에른스트 슈마허도 인간 자신을 위한 작은 변화를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 [분권광장] 지방분권으로 대한민국 리빌딩해야/남경필 경기도지사

    [분권광장] 지방분권으로 대한민국 리빌딩해야/남경필 경기도지사

    우리는 다양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17개 광역시·도는 물론이고 경기도 내 31개 시·군조차도 지역별로 독특한 지역문화를 구축해 차별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방마다 고유한 특성을 갖고 있지만 지방에 대한 대부분의 행정적·재정적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중앙정부다. 하지만 중앙정부가 획일화된 기준과 잣대로 개성 넘치는 지역들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지방의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 난무한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이자 각계에서 지방분권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이제 지방분권은 시대정신이다. 지방분권을 통해 지역 현안을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을 지역주민들 손에 되돌려 주는 것이 이 시대의 사명이다. 우리는 1949년 7월 지방자치법을 제정했지만 경제성장 일변도 정책기조 속에 지방자치제도가 전면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다. 1995년에야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지역주민이 직접 뽑기 시작했다. 우리 지방자치의 역사는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 실현은 아직도 요원하다. 243개 지자체에 주어진 행정권한과 재원이 2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나머지 80%를 중앙정부가 움켜쥔 채 놓지 않고 있다. 이런 기형적 구조로 인해 ‘2할 자치’, ‘선거만 있고 자치는 없다’, ‘지자체는 중앙정부의 하부 행정기관에 불과하다’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뼈아픈 현실이다.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첫 단추는 바로 지방정부에 스스로 결정할 권한을 되돌려 주는 것이다. 중앙정부에 예속된 각종 행정적·재정적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해 지자체가 온전한 자치권한을 회복해야 한다. 243개 모든 지자체들의 염원이 바로 지방분권이다. 더이상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지방분권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투표를 시행하는 것이 지방분권을 조금이나마 앞당기는 현실적 방안이다. 지방분권은 대한민국의 중요한 정치 어젠다 중 하나다. 문재인 대통령도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제를 만들고, 그 방안 중 하나로 자치분권 국무회의인 제2국무회의 신설’을 약속했다. 지방의 행정적?재정적 권한을 20%에서 40%까지 늘리겠다고도 했다. 중앙집권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중앙과 지방 간 실질적 협치 체제 확립을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경기도는 제한된 행정권한으로나마 지역과 주민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해 왔다. 한정된 권한으로 최대한의 주민복지 증진을 적극 도모하고자 경기도가 찾은 방법이 바로 연정(聯政)이다.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도의회와의 연정을 도입했고 정책 결정과 집행 권한을 공유했다. 정쟁 대신 도민을 위한 협치를 선택했다. 그 결과 정치가 안정화됐고 지역경제도 자연스레 회복됐다. 이제 연정의 결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3년간 대한민국 일자리의 46%를 창출했고 3조 2000억원의 채무도 올 연말까지 정리될 정도로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경기도는 제한된 권한으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도민의 행복을 최우선에 두고 민생현안과 관련해서는 집행부와 의회, 여야를 떠나 대화와 양보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왔다. 경기연정으로 정치적 안정과 경제활성화의 기반을 확고히 다져왔다. 지방분권이 성공적으로 안착돼 더 많은 권한이 부여된다면 경기도는 다시 한 번 획기적인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韓·中 해빙 축배 이르다”… 롯데마트는 中 철수 예정대로 진행

    “韓·中 해빙 축배 이르다”… 롯데마트는 中 철수 예정대로 진행

    추락한 실적 조만간 반등 기대감 올 1~8월 매출 65% 급감 롯데 “영업 재개 땐 매각작업 쉬울 듯” 현대차 “판매 일정수준 회복될 것”손실 복구까지는 많은 시간 걸려 中 의존 줄이고 시장 다변화 필요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이미 수십조원 규모의 피해를 본 국내 기업들은 31일 중국 관련 시장의 상황 개선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정치적 변수에 추락한 실적이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일었다. 하지만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는 경고도 나온다. 규제가 해소되더라도 손실을 복구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데다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가 중국 소비자의 매출 상승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직격탄을 맞은 롯데그룹은 이날 두 나라의 협의문이 발표되자 “양국의 관계 개선 협의를 환영한다”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을 입었지만, 우호적인 관계 개선이 반드시 있으리라고 믿었다”고 밝혔다. 다만 롯데는 “롯데마트의 중국 사업 철수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매장 영업이 재개되면 매각 작업도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고 했다. 중국에서 롯데마트는 올 상반기 기준 매장 112곳(슈퍼 13곳 포함) 중 87곳이 소방점검 등을 이유로 영업중단 조치를 받았다. 매출도 80% 이상 하락했다. 올 1~8월 롯데마트의 중국 매출은 약 4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 1600억원에서 64.7% 급감했다. 결국 롯데는 지난 9월 롯데마트 중국 철수를 선언하고 현지 매장 매각을 진행 중이다. 면세점 업계도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의 방문 재개 가능성에 환영의 뜻을 보였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줄면서 20%의 매출 감소를 경험했다. 특히 지난 3월 15일 유커들의 한국 방문을 막는 ‘금한령’ 직후인 2분기에는 약 2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영업난을 이유로 지난 7월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자진 반납하기까지 했다. 자동차 업계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자동차는 단체관광 등과 달리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개입한 것이 아니어서 표면적으로는 바뀔 게 없다”면서도 “다만 반한(反韓) 감정의 완화로 판매가 일정 수준 회복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9월까지 현대차의 중국 시장 누적 판매량(275만 5000대)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7.2%나 줄었다. 기아차 역시 같은 기간 중국 시장 판매량이 1년 전보다 40.9%나 급감했다. 중국 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접으려던 쌍용차도 사업 재개 가능성을 열어 놓는 분위기다. 쌍용차는 지난해 10월 중국 산시기차그룹과 중국 산시성 시안에 현지 완성차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사드 갈등이 길어지면서 사실상 합작 사업 추진을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한 정서가 누그러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데다 이와 별개로 중국의 보호무역주의 성향도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012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갈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실물경제 타격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차별화한 제품과 서비스로 접근하는 편이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장기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중국과의 갈등을 겪으며 중국 의존도를 크게 낮춘 일본과 대만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영원한 블루오션은 없는 만큼 동남아시아 등 다른 시장을 발굴하는 한편 사드 보복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치권이 노력을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뇌 전기 자극으로 기억력 ↑…방법 찾았다

    뇌 전기 자극으로 기억력 ↑…방법 찾았다

    사람 뇌의 특정 부위를 정확하게 전기적으로 자극해 기억력을 높이는 정확한 방법을 미국의 신경과학자들이 알아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는 24일(현지시간) UCLA 의과대학 연구진이 뇌전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뇌의 특정 부위를 저전류 전기로 자극해 인지 능력을 크게 향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픈액세스 및 동료간 검토저널인 이라이프(eLife)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후각피질(entorhinal cortex)의 우측 부위에 전기 자극을 받은 뇌전증(간질) 환자 9명 중 8명은 얼굴이 비슷한 사람들 속에서 특정 얼굴을 인식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했다. 반면 내후각피질의 좌측 부위에 전기 자극을 받은 또다른 환자 4명의 기억력은 향상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12년 UCLA 연구진이 내후각피질을 전기적으로 자극하면 기억력이 향상할 수 있다고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한 기존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연구진은 그동안 뇌전증 발작의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내기 위해 뇌에 초미세 전극을 이식한 환자 13명을 추적 조사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기억이 형성될 때 특정 유형의 빠른 전기 펄스가 내후각피질로 되돌아가는 신경 활동을 기록할 수 있었다. 또 연구진은 초미세 전극을 사용함으로써 기존 연구보다 전압을 10분의 1에서 5분의 1까지 더 낮춰 환자의 뇌에 전기 자극을 정밀하게 가할 수 있었다. 심지어 이번 연구는 전류가 낮은 전기조차도 기억과 학습을 제어하는 뇌 부위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뇌의 광범위한 부위에 전기 자극을 가해 역효과를 일으켰던 기존 연구와 달리, 이번 연구는 기억력 향상을 위해 내후각피질의 우측 부위를 정확하게 겨냥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사진=ⓒ ra2 studio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스코프] 세계 전기자동차의 메카로 떠오른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스코프] 세계 전기자동차의 메카로 떠오른 중국

    중국이 ‘세계 전기자동차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차세대 첨단 기술을 선도하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는 중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 지원을 통해 전기차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미국 디트로이트(GM, 포드)에서 일본 요코하마(닛산)와 한국 서울(현대·기아)에서 독일 슈투트가르트(벤츠, 포르쉐)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자동차 정책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9월 말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신에너지 자동차가 생산과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최소 10%에서 20%까지 단계적으로 올리는 것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이 규정을 통해 전기차를 중심으로 하는 신에너지 차량 보급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쑹추링(宋秋玲) 재정부 부사장(副司長)은 “중국 정부는 신에너지 자동차 개발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해 왔다”면서 “이 덕분에 지금까지 신에너지 자동차의 개선과 발전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궈빈(辛國彬) 공업정보화부 부부장도 앞서 7월 톈진(天津)에서 열린 ‘2017 중국 자동차산업 발전 국제포럼’ 개막식 기조 연설을 통해 “일부 국가들이 전통적인 에너지 자동차의 생산과 판매 중단 시간표를 이미 정했다”며 “공업정보화부도 관련 연구를 시작했으며 중국의 시간표도 곧 확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는 2025년, 영국과 프랑스가 2040년까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만큼 중국도 이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이르면 11월 초 100% 지분을 갖는 해외 전기차 업체의 국내 진출을 허용할 방침이다. 외국 자동차 회사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현지 파트너와 합작 투자사를 설립해야 한다. 중국은 지금까지 ‘50 대 50 규정’으로 불리는 합작사 투자 규제를 시행해 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와 상하이시 정부가 상하이 자유무역구에 테슬라가 지분 100%를 갖는 독자 공장을 짓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세부 사안을 조율 중이며 다음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중에 맞춰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전기차에 대한 규제 완화에 이어 지원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07년 독일 명문 클라우스탈 공과대 포스닥 과정을 마치고 아우디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던 완강(萬鋼)을 과학기술부 장관에 임명해 전기차 정책을 진두지휘하도록 맡겼다. 배터리 산업의 중심지인 톈진(天津) 출신인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는 열렬한 전기차 후원자였고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하이테크산업에 대해 강력히 지원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역시 전기차산업 발전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 쉬차오첸(續超前) 과기부 첨단기술발전산업화 부사장(副司長)은 “신에너지 자동차의 개발은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이다. 중국의 지난해 전기차 보급 대수는 전년보다 128%나 급증한 28만대에 이른다. 미국내 전기차 판매량의 3배, 세계 나머지 국가들의 전체 판매량보다 많다. 덕분에 중국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1%로 치솟았다. 4년 전인 2012년에는 6%에 그쳤다. 전기차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배터리와 화석연료를 같이 사용하는 엔진)를 포함하면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50만대를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미국은 2014년까지 세계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했으나 2015년 이후 25%로 곤두박질쳐 유럽(30%)에도 밀려 3위로 추락했다. 특히 전기차를 7대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선정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에 힘입어 비야디(BYD) 등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약진하고 있다. 중국은 올 1∼7월 전 세계 전기차 보급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 증가한 6.6%에 이른다. 비야디(BYD)를 비롯해 베이처(北汽·베이징자동차), 장화이(江淮·JAC), 룽웨이(榮威·Roewe), 중타이(衆泰·Zotye), 치루이(奇瑞·Chery), 창안(長安) 등 전기차 업체들이 중국 내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43%를 생산해냈다. 이 가운데 창안은 2025년까지 화석연료 자동차의 생산을 끝내고 이후에는 전기차만 생산키로 했다고 WSJ가 전했다. 창안은 150억 달러(약 17조원)를 전기차 개발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기차 프로젝트명이 ‘샹그릴라(낙원)’인 이 회사는 2025년까지 21종의 순수 전기차와 12종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테슬라의 경우 이런 중국의 잠재력(중국은 테슬라의 글로벌 2위 시장)을 인정해 중국에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고, GM과 포드는 모두 33종의 전기차 모델을 개발 계획을 밝혔다. 독일 폭스바겐 등은 전기차의 연구 및 개발(R&D), 생산 시설을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들에게 중국 회사와 기술을 공유하도록 종용하고, 세계 최고의 전기차 기술자도 모으고 있다. 전기차 조립에 필수적인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은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결국 이같은 과정은 전기차가 성능과 비용 면에서 내연기관차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는 증거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둥(廣東)성 선전 같은 대도시에서는 자동차 하면 전기차를 떠오릴 정도로 전기차가 보편화되고 있다. 치루이 전기차 두 대를 보유한 쑹장화이(宋江懷) 변호사는 “휘발유 자동차를 살 계획은 없다. 장차 판매가 금지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초기 구매가격이 더 비싸긴 하지만 휘발유 자동차보다 유지비용이 5분의1 정도인 전기차가 마음에 든다”며 “나는 전기차가 미래”라고 덧붙였다.  중국내 도시들이 점점 집중화되고 광범위한 고속철도망 때문에 주행거리가 짧아지고 있다는 점도 전기차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장거리 도로 여행을 그만큼 할 필요가 없어지는 까닭이다. 베이징에서 주식투자자로 활동하는 한타오(韓濤)는 베이징에서 선전까지 운행하는 동안 배터리가 방전되는 바람에 비야디 E6 전기 세단이 견인되는 사고를 겪었지만 휘발유차보다 E6이 더 좋다고 밝혔다. 그는 “기름 냄새와 엔진 소음이 없어서 좋다, 휘발유차보다 빨리 가속할 수 있어 마음에 든다”면서 “마치 고속 열차에 탄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쥐락펴락하지만 전기차 등 자동차 제조에 대한 능력은 미비하다는 게 NYT의 지적이다. 세계 무대를 제패한 중국 자동차가 사실상 없는 탓이다. 중국 내부에서도 대부분의 소비자는 포드와 쉐보레,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와 중국 회사의 합작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데다 인기 전기차도 테슬라의 매끄러운 외장보다는 저렴하고 투박해 보이는 박스 카 형태가 대부분이다. 물론 중국 정부가 가진 ‘전기차는 사치가 아닌 실용적인 것’이라는 가치가 반영된 까닭도 있지만 중국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점도 NYT는 강조했다.  중국이 단순히 전기차 보급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석탄 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의 에너지 정책에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전력의 4분의 3은 석유보다 환경에 치명적인 석탄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가 늘어날 때마다 더 많은 양의 석탄을 태워야 하는 탓도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단독] 月 313시간 밤낮 없는 ‘몽롱 택시’… 깜빡, 그 순간 흉기가 되었다

    [단독] 月 313시간 밤낮 없는 ‘몽롱 택시’… 깜빡, 그 순간 흉기가 되었다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5>치명적 실수 부르는 과로… 특례업종 종사자들의 아찔한 장시간 노동 실태는운수업, 보건업 등 특정 업종 노동자에게 시간 제한 없이 업무를 시킬 수 있는 ‘근로시간 특례제도’는 노동자 건강뿐 아니라 시민 안전까지 위협한다. 지난해 7월에는 영동고속도로에서 ‘과로 버스’가 승용차를 들이받아 20대 여성 4명이 숨졌고, 지난 9월에는 법인택시 운전사가 졸음운전을 했다가 배관 공사 현장을 덮쳐 공사장 노동자 2명이 사망했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전공의와 간호사는 수면부족 탓에 몽롱한 상태로 일한다. 서울신문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동으로 입수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6개 특례업종 가운데 택시·버스 등 ‘육상 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에서 과로사한 노동자(2014~2016년 35명·승인기준)가 전체의 27.1%로 가장 많았다. ‘보건업’도 과로사 승인은 4건이었지만 신청이 32건이나 됐다. 시민 안전과 직결된 특례업종 종사자의 장시간 노동 실태를 살펴봤다. ●“시동 거는 순간 빚… 그래도 먹고 살려면” “100원짜리 인생이에요. 미터기 딸깍 올라가는 것만 봐야 하니까 100원에 목매는 처지죠.” 17년차 법인택시 기사 장모(60)씨는 오랜 시간 운전하는 이유를 묻자 “돈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돈욕심에 자발적으로 과로하는 것으로 매도할 수 없다. 사납금(회사에 지불하는 돈) 제도와 특례업종의 폐해에 대해 들어 보면 불가피한 과로임을 알게 된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하루 사납금 13만 3500원(서울 지역 평균)을 맞추고 나서야 수입을 가져갈 수 있다. 이 때문에 택시 기사들은 “출근해서 시동을 켜는 순간 빚이 13만원 생긴다”, “종일 운전하면서 그날 진 빚을 갚은 뒤에 돈을 버는 꼴”이라고 하소연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돌아다니면 서울에서 대구까지 거리(약 288㎞)와 맞먹는 268.3㎞를 운전한다. 이렇게 매일 장거리를 뛰어야 한 달에 157만 6000원을 손에 쥔다. ‘2016년 서울시 택시 기사 노동실태 연구’에 따르면 택시 기사의 79.3%가 택시 운전이 곧 생계수단이라고 답했다. 보통 한 달에 사나흘만 쉬고 313.4시간을 일해도 수입이 1인가구 중위소득(2016년 기준 162만 4831원)에 미치지 못했다. 생계 유지를 위한 장시간 운전은 택시 기사들의 건강을 해친다. 실태조사에서 택시 기사 중 75.1%는 만성피로를 앓고 있었고 시력장애(63.0%)와 수면장애(61.2%)를 호소하는 사람도 많았다.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한다. 법인택시 기사로 5년간 일했던 이모씨는 2015년 7월 뇌출혈로 사망했다. 하루 5시간만 자고 평균 11시간가량 운전대를 잡았고, 한 달에 3일 정도 쉬었다. 이씨의 동생은 근로복지공단에 “형의 죽음을 산업재해로 인정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승인받지 못했다. 피로에 찌든 기사가 모는 택시는 길 위의 흉기가 된다. 교통안전공단 자료를 보면 법인택시가 낸 교통사고는 지난해 1만 5690건으로 전체 사업용자동차 교통사고(4만 9041건)의 32.0%였다. 개인택시 6148건, 시내버스 5910건, 전세버스 1090건, 고속버스 188건 등 대중교통 가운데 가장 많았다.●전공의들 ‘꾸벅꾸벅’… 환자는 ‘불안불안’ 병원 등에서 일하는 보건 종사자들도 특례업종에 속해 무한 노동한다. 특히 전공의(레지던트)와 수련의(인턴)의 과로가 심각하다. 이들은 입원 환자의 건강을 시시각각 체크하고, 때맞춰 알맞은 처방을 내리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지난 4월 전국 전공의 17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공의 수련 및 근무환경 실태조사 보고서’에는 주 10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전공의가 1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87.3시간으로 지난해 12월 시행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주 80시간을 넘어섰다. 일반 노동자의 법정근로시간은 주말근무와 연장근로를 모두 더해도 주당 68시간을 넘길 수 없다. 보통 전공의들은 새벽 5시 출근한다. 정식 근무시간은 담당교수와 회진하는 오전 7시부터지만 밤 사이 환자의 상태에 이상이 없었는지 차트를 체크하고 머릿속에 입력해 놔야 한다. 전공의 1명당 환자 30~40명을 맡다 보니 시간이 늘 부족하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근무하는 당직도 이틀에 한 번꼴이다. 레지던트는 간호사, 인턴 등으로부터 오는 ‘콜’(호출)을 많을 때는 200통씩 받다 보니 항상 몽롱하다. 10명 중 약 2명이 한 달 동안 하루도 못 쉰다고 할 정도로 업무 강도가 세다. 과로는 자연스레 실수로 이어진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레지던트 2년차 김모(30)씨는 당직 때 겪은 아찔한 경험을 털어놨다. “잠깐 눈을 붙였는데 간호사 전화가 왔어요. ‘환자가 배가 아프다고 한다’는 겁니다. 잠결에 소화불량 환자라고 생각해서 ‘진통제 주고 잘 지켜보라’고 했는데 다음날 보니 장이 손상된 다른 환자였어요. 응급수술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 진통제만 준 거죠.” 김형렬 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전공의 가운데 월급 250만원에 주 140시간 일하는 경우도 있다. 의사 내에서도 임금 격차가 상당하다”면서 “노동시간을 줄이려면 의사를 많이 채용해야 하는데 병원 수가가 오르고 국민 부담이 늘어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쉴 틈 없는 간호사… “이직하고 싶다” 간호사들의 과로도 전공의 못지않다. 환자를 가까이에서 돌보다 보니 ‘밥 먹을 시간조차 없다’,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 보인다’는 호소가 나온다. 하루 종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이 ‘잠시만요’일 정도다. 환자의 부름에 바로 응대하지 못하니 불친절하다는 비판이 날아온다. 서울의 한 국립대 병원에서 일하는 7년차 간호사 김모(34)씨는 “‘데이’(주간) 근무 시작은 오전 7시 30분이지만 1시간 전에는 나와야 ‘약상’(약을 환자 처방전과 맞추는 작업)을 펴놓을 수 있다”면서 “환자 15~20명의 상태를 확인하고 정해진 시간에 혈압 재고, 약물 주입을 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월 공개된 ‘2017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만 545명(간호사 1만 6943명)의 응답자 중 57.5%가 최근 3개월간 이직을 고려했는데 주된 이유(40.1%)로 ‘열악한 근무조건·노동강도’를 꼽았다. 주 1회 이상 밥을 거른다고 답한 노동자는 48.7%였고 평균 식사 시간은 20분 미만(35.3%)이었다. 이들은 동료에게 업무가 가중될까봐 아이를 갖는 것조차도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한미정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지난해 7월부터 ‘환자안전법’(안전사고 발생 때 그 내용을 자율 보고하도록 한 내용)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의료사고가 비일비재하다”며 “불이익을 우려해 쉬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운수업, 보건업 모두 사람을 많이 뽑아서 교대제를 잘 운영하면 (특례업종으로 남아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데 아직은 인력 확충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영세한 민간 업체들이 많다”면서 “우선 정부가 이 업종의 공영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체질 개선을 해야 근로시간 상한제 등의 대안도 현실적으로 실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bulse46@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적극 행정] 여권스캔·지문인식 출입국심사 ‘1분에 OK’… 사전등록도 없앴대요

    [적극 행정] 여권스캔·지문인식 출입국심사 ‘1분에 OK’… 사전등록도 없앴대요

    지난 11일 태국 여행을 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이인창(59)씨는 출입국심사대를 신기한 듯 바라봤다. 자동출입국심사대에 여권을 갖다댄 뒤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 지문인식까지 마치는 데 걸린 시간은 1분 정도. 이날 처음으로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한 이씨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시간도 줄어들고, 이용 절차도 편해졌다”며 “신기하기도 하고, 순식간에 출입국심사 절차가 끝나서 얼떨떨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2002월드컵 치르며 빠른 심사서비스 도입 박차 9년 전까지만 해도 공항이나 항만을 이용해 출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은 출입국심사관에게 여권을 제시하고 출입국심사를 받아야 했다. 법무부는 출입국 심사의 패러다임 전환과 이용객 편의 증대를 위해 2008년 6월 자동출입국심사를 도입했다. 출입국심사를 총괄하는 안동관 사무관은 “2000년대 이후 출입국자 수가 늘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등 국제행사를 치르면서 관련 행정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점을 여실히 느꼈다”고 제도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9년 새 이용률 2→30% … 정보 다르면 차단 장치 2008년 3820만명이었던 출입국자 수는 지난해 7998만명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출입국자 수가 급증하면서 출입국심사관의 인력 부족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출입국자 대비 자동출입국심사 이용 인원 비중이 2008년 2.2%에서 지난해 21.6%로 높아지면서 인력부족이나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게 법무부 설명이다. 올해에는 사전 등록 절차도 폐지되면서 이용객이 급증해 전체 출입국 인원(4594만명) 대비 29.8%가 자동출입국심사를 이용하고 있다. 이용대상이 제한되고 사전 등록을 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 이용 인원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다. 17세 이상 국민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14세 이상 17세 미만의 경우 부모 동의를 받아야 했고, 외국인은 영주자격 취득 후 3년 이상 국내에 체류해야 이용할 수 있었다. 안 사무관은 “아동 동반 가족 단위 여행객 가운데 14세 미만 아동이 있으면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고 서비스 확대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이용 대상이 7세 이상으로 확대됐고, 14세 이상 17세 미만자의 부모 동의 절차도 폐지했다. 올해 3월부터는 주민등록증이 발급된 18세 이상 국민이라면 사전 등록 절차 없이도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 17세 이상 모든 등록외국인으로 이용 대상이 넓어졌다. 아울러 탑승권 없이 출입국심사대를 강제로 여는 등의 사고를 막기 위해 탑승권 정보가 없는 여권을 인식하면 아예 문이 열리지 않도록 시스템을 바꿨다. # 심사관 대면 안 해 좋아… 이용자 많아져 대기도 2010년 사전 등록한 이후 해마다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하는 강윤경(54·여)씨는 “출입국심사관을 대면하지 않다 보니 심리적으로 부담이 적은 게 사실”이라며 “다만 자동출입국심사로 사람이 몰리다 보니 대면심사보다 더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자동출입국심사대는 인천국제공항 72대, 김해국제공항 13대, 김포공항 6대, 제주·청주공항 각 4대, 인천항 7대, 부산항 5대 등 모두 111대가 설치돼 있다. 법무부는 출입국자 수의 지속적 증가에 대비해 자동출입국심사대를 늘릴 방침이다. 내년에 인천공항에 28대를 추가 설치하고,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도 52대가 설치된다. # 외국인 단체여행객 내년 하반기쯤 서비스 방침 법무부는 또 제주국제공항에서 시범 운영 중인 외국인 여행객 출국 시 자동심사대를 이용하는 서비스를 내년 하반기쯤 외국인 단체여행객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백원길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 주무관은 “지문이 닳아 인증이 어려우면 미리 등록센터 또는 현장 심사대에서 등록한 후 이용하면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새 영화] ‘메소드’

    [새 영화] ‘메소드’

    ‘퀴어인 듯 퀴어 아닌.’ 스크린에서 카리스마 상남자로 각인돼 있는 박성웅이 첫 멜로 연기에 도전했다. 그런데 대상이 남자다? 두 남자 사이의 애틋한 눈빛과 몸짓이 오가고, 격렬한 키스신까지 나온다. 하지만 퀴어 영화(성소수자를 다룬 영화)라고 단정 지어 버리면 곤란할 것 같다. 새달 2일 개봉하는 영화 ‘메소드’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연기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메소드는 배우가 자신이 맡은 배역과 실제 자신을 동일시하며 그 인물의 내면에 완벽하게 몰입해 연기하는 방식을 말한다.베테랑 배우인 재하(박성웅)는 메소드 연기의 달인이다. 화가인 희원(윤승아)과 단란한 보금자리를 꾸미며 살아간다. 월터와 싱어, 두 남자 사이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2인극 ‘언체인’의 상견례 자리에서 아이돌 가수 영우(오승훈)를 만난다. 툭하면 늦고 연기 연습도 건성건성인 영우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처음에는. 하지만 영우를 조금씩 연기의 길로 이끌어 주고, 또 점차 자신을 따르게 되는 영우를 보며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연극 준비에 몰입하며 점점 더 가까워지는 두 남자를 지켜보며 희원은 불안해한다. ‘오로지 진실할 뿐이다. 거짓을 말할 때조차도’ 메소드 연기의 대가로 알려진 알 파치노의 이야기를 자막으로 보여 주며 시작한 영화는 영우의 대사로 끝맺음한다. “나는 완벽한 ‘싱어’였고, 당신은 그냥 ‘월터’였네요.” 관객들은 영화관을 나서며 무척 궁금해할 것 같다. 누가 메소드 연기를 펼친 것인지, 과연 이들이 사랑하긴 한 것인지. 영화는 연기와 현실의 경계를 미묘하게 넘나들며 즐거움을 주는 데 방은진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배우로 시작한 그는 ‘오로라 공주’(2005)를 시작으로 ‘용의자X’(2012), ‘집으로 가는 길’(2013)을 선보이며 감독으로서 입지를 단단히 다져 오고 있다. 원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연극 ‘언체인’의 연출을 제안받았으나, 그 내용을 스크린으로 가져와 펼쳐 보고 싶다는 생각에 영화로 만들었다고 한다. 박성웅의 연기야 크게 부연하지 않아도 늘 그렇듯 손색이 없다. 영우를 연기한 오승훈은 신인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빼어난 연기를 보여 준다. 순제작비 3억원에, 한 달 18회차로 마무리한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만듦새가 빼어나다. 지난해 ‘대배우’, ‘커튼콜’에 이어 연극 무대 안팎을 다룬 작품이 또 등장한 것도 반갑다. 연극 ‘언체인’도 실제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라고. 15세 이상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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