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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초부터 새로 짓는 아파트는 경비원·미화원 휴게공간 의무화

    내년 초부터 새로 짓는 아파트는 경비원·미화원 휴게공간 의무화

    새로 건축하는 아파트에서는 경비원, 미화원 등의 근무자를 위한 휴게공간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법이 곧 시행될 예정이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이 법제처 심사를 통과했다. 그 동안 경비원, 미화원 등의 근무 환경은 전반적으로 열악한 수준이었다. 특히 경비원의 경우 식사할 곳이 없어 경비실에서 급하게 식사하거나 휴식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쉴만한 공간이 부족한 단지도 있었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5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아파트·연립 등) 건설할 때 관리사무소 뿐만 아니라 관리 근로자(경비원, 미화원, 관리사무소 직원 등)를 위한 휴게시설을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개정안은 차관회의를 거쳐 다음주 국무회의에서 통과되면 내년 1월 초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 건설기준에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설치해야 하는 근로자를 위한 휴게시설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다”면서 “이 때문에 주택이 건설된 이후 휴게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아파트가 완공되고 입주가 완료된 후에는 휴게공간을 만들고 싶어도 입주자 대표 회의를 거쳐야 하는 등 절차도 복잡하다”며 “앞으로는 건설공사 때부터 휴게시설을 만들도록 의무화했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한반도 평화, 3국 공동이익 부합 북미대화 조속 재개·비핵화 노력”

    “한반도 평화, 3국 공동이익 부합 북미대화 조속 재개·비핵화 노력”

    한중일 3국 정상은 24일 “한반도 평화가 3국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고,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통해 비핵화와 평화가 실질적으로 진전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중국 쓰촨성 청두의 국제회의센터에서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가진 뒤 진행된 공동 언론발표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계속하기로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리 총리도 “한반도 정세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으며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 실현이 공동 목표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화와 협상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데 동의했다”며 “국제사회와 함께 외교적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기울여 한반도와 이 지역에 장기적 안전을 실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차도 일부 노출됐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지역의 안전보장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중·러가 유엔에 제출한 대북제재 일부 완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아베 총리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과 북미 프로세스의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는 일, 그것이 계속해서 3국의 공통된 입장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또 “정부가 어려움에 직면한 시기라 해도 민간 교류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일본산 불매운동 및 일본 관광 기피로 타격이 작지 않은 만큼 자제해 달라는 메시지를 우회 발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3국 협력 20주년을 맞아 열린 회의에서 정상들은 ‘향후 10년 3국 협력비전’을 채택하고, 3국 협력기금 필요성에 공감했다. 9차 회의는 내년에 한국에서 열린다. 청두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내년 1월 4일부터 청와대 앞 집회 금지

    내년 1월 4일부터 청와대 앞 집회 금지

    경찰이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의 청와대 앞 집회 시위를 다음달 초부터 금지한다. 밤낮없는 시위 소음으로 인근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서울맹학교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1월 4일부터 청와대 사랑채와 효자치안센터 주변에서 집회를 하지 말라는 제한 통고를 했다”고 밝혔다.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는 뜻이다. 범투본은 지난 10월 3일 이후 청와대 사랑채 근처에서 장기 농성을 하고 있다. 경찰은 주민들의 민원이 쇄도하자 지난달 25일 야간 집회(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를 하지 말라고 제한했다. 범투본은 아랑곳하지 않고 농성을 계속했다. 인근 맹학교 학부모들은 주변 소리에 의지해야 하는 학생들의 독립 보행 교육에 방해가 된다며 시위 중단을 거듭 요구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 12일 순간 최고 소음이 65dB을 넘지 않도록 하라고 다시 한번 범투본에 주의를 줬다. 경찰은 범투본이 이러한 조치를 따르지 않자, 지난 17일 범투본의 추가 집회 신고를 검토해 내년 1월 4일부터 사랑채와 효자치안센터 앞 등의 집회를 불허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와 종로구청도 범투본의 장기 농성을 제한하고 나섰다. 청와대 근처 도로를 관리하는 서울시 북부도로사업소는 범투본에 차도 위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라며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전달했다. 종로구도 도로 무단 점유에 따른 변상금 1700여만원을 부과하겠다는 통지서를 전달했다. 집회 금지에도 범투본이 청와대 앞 농성을 고집한다면 경찰은 강제 해산 절차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경찰, 靑 앞 전광훈 주도 집회 금지 “범투본 집회 제한”

    경찰, 靑 앞 전광훈 주도 집회 금지 “범투본 집회 제한”

    경찰이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석 달째 농성 중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이하 범투본)의 청와대 인근 집회를 다음달 초부터 금지하기로 했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3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1월 4일부터 (범투본 측이) 신고한 사랑채 정면, 효자치안센터 인근 등에서 집회를 하지 말라는 제한 통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주야간 집회를 다 금지했기 때문에 (향후 범투본 측이 사랑채 앞 등에서) 집회를 개최하는 것 자체가 신고하지 않은 집회와 같은 의미”라고 덧붙였다. 범투본은 올해 10월 3일 개천절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 뒤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장기 농성을 하고 있다. 농성 기간이 길어지면서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경찰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야간 집회를 하지 말도록 제한 조치를 했지만 범투본 측은 ‘광야 교회’라는 이름으로 철야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경찰은 범투본 측이 내년 1월 4일부터 사랑채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 등 9곳에서 집회 및 행진을 하겠다고 신고를 낸 것을 검토한 뒤 청와대 주변 일부 장소에 대해서는 집회를 불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방면 행진도 사랑채 정면, 효자치안센터 앞 등을 제외하고 허용된 범위 내에서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범투본의 장기 농성에 대해 행정당국도 제재에 나섰다. 앞서 청와대 인근 도로를 관할하는 서울시 북부도로사업소는 이달 22일까지 사랑채 인근 차도에 있는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전달했다. 종로구도 도로를 무단 점유한 데 따른 변상금 1700여만원을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는 통지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범투본은 이에 불응한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청장은 경찰 조치와 별개로 종로구청, 서울시 등에서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며 “(해당 기관에서) 절차를 마치고 행정대집행할 때 응원 요청을 하면 적극적으로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청장은 범투본 총괄대표이기도 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 관련 수사에 대해서는 “개천절 집회와 관련한 부분을 조사했고, 보강이 필요한 부분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란 선동, 기부금품법 위반과 관련해 고소된 건은 별개로 계좌 수사, 관련자 소환 등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목사의 신병 처리 여부에는 “보강 수사를 하고 수사 상황 본 뒤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최근 국회 경내에서 벌어진 자유한국당 지지자 및 우파 단체 회원 등의 집회 중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청장은 “국회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서 분석 중이며 피해 관련해서 (피해자 등의) 출석 일자를 조율 중”이라며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예외 없이 엄정하게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은, “대졸자 10명 중 3명은 눈높이 낮춰 구직”

    한은, “대졸자 10명 중 3명은 눈높이 낮춰 구직”

    3년 뒤 적정 일자리 구한 비율은 11%에 그쳐대졸자 10명 중 3명은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지 않은 일자리에 취업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눈높이를 낮춰서 취업한 청년 중 3년이 지나고 나서 적정한 일자리를 다시 찾은 경우는 1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한국은행의 ‘하향취업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대졸자 하향취업률은 지난 9월 기준 30.5%를 기록했다. 하향 취업률은 전체 대졸 취업자 수 대비 취업자의 학력이 일자리가 요구하는 학력보다 높은 ‘하향 취업’을 선택한 숫자를 의미한다. 대졸자 10명 중 3명이 고졸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 22.6%였던 하향 취업률은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5.3%로 높아졌다. 이후 해마다 조금씩 상승하다 올해 3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자에게 적정한 일자리가 모자라는 가운데 장년층까지 은퇴 후 눈높이를 낮춰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면서 하향 취업률은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 2000∼2018년 중 대졸자 수는 연평균 4.3% 증가했지만, 학력 수준에 적합한 적정 일자리는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눈높이를 낮춰 취업한 이들은 시간이 지나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00~2017년 평균적으로 하향 취업자가 1년 후 적정취업으로 전환한 비율은 4.6%, 2년 후에는 8.0%로 나타났다. 3년이 지나고 나서도 11.1%만이 적정 일자리를 찾았으며, 76.1%는 여전히 해당 직업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12.9%는 실업자가 되거나 경제활동을 아예 중단했다. 2004~2018년 이들의 월 평균 임금은 177만원으로, 같은 기간 적정한 일자리를 찾은 대졸자의 월 평균 임금(284만원)보다 38%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 노동시장은 일자리 사다리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고 임금 격차도 크다”며 “이러한 이중구조는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때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하도록 만드는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MLB 등판 앞둔 ‘로봇 심판’… 스포츠 꽃 될까, 종말 부를까

    MLB 등판 앞둔 ‘로봇 심판’… 스포츠 꽃 될까, 종말 부를까

    내년 마이너리그 적용… 구기종목 최초 타자 키 등 계산해 스트라이크존 조정 ‘트랙맨’ 심판 이어폰으로 볼 판정 전달 컴퓨터 오류·체크 스윙은 아직 인간 몫 “공정성 강화” vs “로봇선수 등장 우려” 향후 5년 안에 메이저리그(MLB)에 로봇 심판이 등장할 전망이다. 22일 AP통신에 따르면, MLB 심판협회(노조)가 MLB사무국과 맺은 향후 5년간의 노사합의에 사무국이 메이저리그에서 ‘자동 볼·스트라이크 시스템’을 사용하기로 결정한다면 심판협회가 협력하고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로봇 심판 도입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심판들이 전향적으로 수용 입장을 취함에 따라 스포츠 구기 종목 사상 처음으로 야구 경기에 로봇 심판이 등장하는 장면이 ‘초읽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인간이 경쟁하고 인간이 심판하는 스포츠에 로봇심판을 도입하는 것은 단순히 한 종목의 경기방식 변화에 그치지 않고 스포츠 패러다임 전반의 근본적 변화, 나아가 테크놀로지의 발달에 따른 인류사적 전환의 단면을 상징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도입에 찬성하는 쪽에서는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성’을 강화하는 정의 구현이라는 시각을 보이지만, 반대하는 쪽에서는 이러다 결국은 로봇이나 인공지능(AI) 선수가 등장하면서 스포츠의 종말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로봇 심판은 지난 7월 미국 독립리그인 애틀랜틱리그 올스타전에 도입돼 첫선을 보였다. 마운드 위의 투수가 공을 던지면 포수 뒤에 있는 심판이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하는 건 기존 야구 경기와 다를 바 없지만 주심이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있는 점이 다르다. 심판은 홈플레이트 위쪽에 설치된 투구추적 시스템 ‘트랙맨’ 장비로 판정한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이어폰으로 전달받아 경기장에 그대로 외치는 역할만 한다. 트랙맨은 3차원 공간에서 투구의 궤적을 파악해 스트라이크 여부를 판별해 낸다. 기계적인 스트라이크존이 설정돼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인공지능에 따라 타자의 키와 스탠스를 계산해 이에 맞게 스트라이크존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똑똑함을 자랑한다. 심판에게 전달되기까지 시차도 크지 않아 경기 지연은 없다. MLB 사무국은 지난 10월 유망주들이 뛰는 애리조나 교육리그에도 ‘로봇 심판’을 도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MLB 사무국은 내년 당장 마이너리그 싱글A 플로리다 주립 리그에서 로봇 심판을 적용한다. MLB사무국은 특별한 기술적 결함이 발견되지 않으면 2021년 최상위 마이너리그인 트리플A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도 오류가 없게 된다면 이후 적절한 시점에 MLB에 로봇 심판이 도입된다. 이르면 2022년에라도 MLB에 로봇 심판이 도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바운드된 투구 등 컴퓨터가 잡아내지 못하는 볼과 타자들의 체크 스윙 판정, 세이프와 아웃 선언은 인간 심판의 몫으로 남는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린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이 제일 문제가 되는 만큼 필요하면 도입해야 한다”고 한 반면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야구의 묘미는 사람들이 하는 데서 나오는데 로봇 심판이 도입되면 로봇 타자, 로봇 투수 등 결국 기계들이 하는 야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반대했다. 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마이크 슈밋은 미국 언론에 “로봇 심판이 게임을 더 좋도록 바꿀 것”이라고 찬성한 반면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비록 오심이 나온다고 해도 그러한 인간적인 요소야말로 야구를 설명하는 중요한 일면”이라고 반대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좌초하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좌초하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은 지난달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中芯國際·SMIC)에 반도체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차세대 핵심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납품을 보류하기로 했다. ASML의 납품 보류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와중에 미국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EUV 노광장비는 ASML이 세계적으로 독점 개발·생산하는 만큼 현재로선 대체품이 없다. 반도체 성능 제고는 회로 선폭을 얼마나 미세하게 하느냐가 관건인데 미세화 공정에 이 노광장비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파운드리 세계 1·2위 쟁탈전을 벌이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첨단제품 양산에 이 장비를 도입했다. 내년 출시될 미국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에 이 기술을 활용한 CPU(중앙연산처리장지)가 탑재될 전망이다. 중신궈지는 회로선폭 14나노(나노는 10억분의 1m) 제품의 시험 양산을 시작한 단계다. EUV 기술이 필요한 단계는 7나노 이하 제품까지 기술이 진전된 이후의 일인 만큼 이 장비를 도입하지 못하더라도 당장에는 별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중국 정부를 등에 업고 TSMC과 삼성전자를 추격하려던 중신궈지의 계획에는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5G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스마트폰 등의 데이터 처리량이 폭증해 반도체 성능 제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중신궈지로서는 첨단기술 도입이 그만큼 지연되는 셈이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 굴기’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반도체 산업 굴기를 위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대만 등 반도체 선진국을 따라잡는 추격권에서 오히려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중국 온라인 경제매체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사랑’은 엄청난 투자로 나타난다. 중국 전역에서 추진되는 50개 대규모 반도체 사업의 총투자비가 2430억 달러(약 282조원)에 이른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월 289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새로 조성해 지원할 방침이다. 2014년에 이어 두번째 조성되는 반도체 펀드다. 이 펀드에는 중국개발은행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견제에도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으로부터의 기술 독립은 물론 글로벌 기술 리더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미국과 격렬한 무역전쟁을 치르는 만큼 중국은 첨단기술 독립을 위해 모든 정보기술(IT) 부품의 ‘두뇌’에 해당하는 반도체를 확보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중국은 2014년부터 반도체가 첨단산업과 국가안보에 필요한 핵심 산업으로 규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그해 중국은 정부 주도로 1390억 위안(약 23조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설립했다. 이와 관련해 미 무역대표부(USTR)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국가 전략 목표를 위해 펀드 설립에 깊이 개입했다”며 자국 기업에 불공정한 우위를 제공하는 ‘국가자본주의’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이번에 조성한 새 반도체 펀드는 2014년 펀드보다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2단계 합의를 앞두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의 새로운 불씨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자금 퍼붓기는 물론 ‘인재 빼내오기’에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고 있는 대만이 중국의 노골적인 `반도체 인재 빼가기`에 홍역을 앓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초미세공정 기술과 관련 장비를 다룰 수 있는 `경험 있는 인재’가 삼박자를 갖춰야 수율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을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시킨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대만 기업들의 반도체 전문가들을 적극 영입하고 있다. 대만 반도체 업계는 중국이 이를 위해 고액 연봉을 앞세워 빼내간 대만 인재가 3000명 이상이라고 추산한다. 대만 전체 반도체 개발 관련 기술자의 10%에 이르는 수준이다. 심지어 중국은 반도체 전문가를 꿈꾸는 대만 대학생들까지 미리 선점해 자국 내 유학을 독려하고 있다. 멍즈청(蒙志成) 대만 국립성공대 교수는 “중국의 목표는 대만 반도체 인재풀이 ‘푹 꺼질 만큼’ 인력을 빼내 가겠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이 이 같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섰지만 성과는 너무 더디다. 반도체 산업의 투자 주체인 중국 지방정부들의 재정난이 심각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데다 선진국 업체들과 기술격차가 크고 치밀한 계획보다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이 사업 추진의 목적이 되고 있는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동부지역의 한 반도체 산업단지는 이미 45억 위안을 투자했으나 주요 투자자인 지방정부의 재정난으로 사업을 중단할 위기에 놓였다. 중국 중부의 대표적인 반도체 산업단지를 표방하는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은 법원으로부터 산업단지의 토지 사용이 금지돼 자금조달 통로가 막혔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5년간 해마다 25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TSMC의 첨단 웨이퍼 생산 능력을 따라잡으려면 중국은 600억~80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산업이 해마다 엄청나게 많은 투자비가 들어가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중국 반도체 업계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반도체 선진국들과의 기술 격차도 크다. 중국 칭화(淸華)대의 사업 부문인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창장춘추(長江存儲科技公司·YMTC)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중국 정부가 7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창장춘추는 중국 반도체 기업 중 전망이 밝은 업체로 꼽히지만, 선진국 플래시 메모리 업체들에 비하면 기술력에서 반세대나 뒤진 것으로 평가된다. 창장춘추는 D램 기술에 대해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 주도자로 성장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8000억 위안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퍼부을 계획이다. 이 중 상당수 자금이 설비 투자 못지않게 첨단 장비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 확보에 쓰일 것이라는 게 세계 반도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국산화율은 2010년 8.5%에서 지난해 15.4%로 상승하는데 그쳤다. 다른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력이 너무 떨어져 내세울 만한 곳이 없을 정도다. 중국 반도체 기술은 타이완의 TSMC에 비해서도 3~5년 뒤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중국의 지난해 반도체 칩 무역적자는 2280억 달러 규모로 10년 전의 2배로 확대됐다. 이보다 ‘치명적인’ 문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환심을 사기 위해 지방정부 관료들이 재정난은 개의치 않고 경쟁적으로 대규모 반도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부 해안도시 푸젠(福建)성 샤먼(廈門)과 가장 가난한 성(省) 가운데 하나인 구이저우(貴州)도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재원 낭비와 임금 인상이라는 부작용만 낳았다. 톈진(天津)시는 정부 소유의 대규모 종합상사인 톈진물산(天津物産·Tewoo)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중국 전역에 ‘금융 패닉’을 부르고 있지만, 시 주석의 관심 사업인 인공지능(AI) 분야 투자를 위해 무려 160억 달러나 쟁여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지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 공적자금의 부적절한 사용을 초래한다고 비판받는 것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중국 지방정부의 지출 규모가 수입보다 7조 6000억 위안이나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2020 경제정책방향] 코세페 하루 부가세 10% 환급… 입국장 면세점 늘리고 담배 판다

    [2020 경제정책방향] 코세페 하루 부가세 10% 환급… 입국장 면세점 늘리고 담배 판다

    입국 면세점 김포 등 주요공항으로 확대 담배 허용 논란엔 “기내 면세점과 형평성” 10년 이상 노후차 교체 개소세 70% 인하 국내여행 숙박비, 책 처럼 30% 소득공제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기간 중 하루 동안 물건을 사면 부가가치세를 돌려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첫선을 보인 입국장 면세점이 김포공항 등 다른 공항에도 들어서고 담배도 판매된다. 연료 종류에 상관없이 10년 이상 노후 차를 새 차로 바꾸면 개별소비세(개소세)를 깎아 준다. 정부는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내수 진작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내수 진작에 소매를 걷어붙인 건 민간소비가 심각하게 얼어붙어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이 지난해(2.8%)보다 0.9% 포인트나 낮은 1.9%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11개월 연속 0%대 이하를 기록 중이고, 특히 지난 9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0.4%)를 기록했다. 매년 11월 전후로 열리는 코세페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내수 활성화를 위해 시작됐다. 하지만 할인율이 낮고 할인 품목도 많지 않아 외면받았다. 이에 정부가 부가세 10%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소비자 지갑을 열어 보겠다고 나섰다. 다만 환급해 주는 날짜가 코세페 기간 중 딱 하루여서 효과는 미지수다. 10년 이상 노후 경유차를 새 차로 교체할 때 개소세를 70% 인하(세율 5%→1.5%)하는 제도는 내년 6월까지 추가 연장된다. 경유차뿐 아니라 10년 이상 노후 휘발유와 액화석유가스(LPG)차도 교체하면 같은 혜택을 준다. 수소·전기차를 사면 최대 400만원의 개소세를 깎아 주는 제도도 2022년까지 계속된다. 입국장 면세점을 다른 공항으로 확대하는 것은 여행객의 해외 소비를 국내 소비로 돌려보겠다는 취지다. 담배 판매도 이르면 내년 3월부터 허용된다. 출국장 면세점과 같은 1인 1보루가 면세 한도다. 하지만 국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담배 판매처를 늘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기내 면세점에서도 담배를 판매하는데 입국장 면세점에서 불허하는 것은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관광산업 육성을 통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도 주된 내수 진작 방안이다. 1500만명을 돌파한 외국인 관광객 수를 내년 2000만명으로 끌어올린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도 이날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외국인 방문객(인바운드)을 유치한 항공사에는 운수권과 슬롯(시간당 항공기 운항가능 횟수)을 우선 배분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인천공항 연간 항공편을 1만 6000편 증설한다. 국내 여행 숙박비는 도서·공연비처럼 30%를 소득공제해 준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서초, 공사장 주변 통학로 안전시설 의무화

    현행법과 달리 소규모 공사장에도 적용 서울 서초구가 전국 최초로 공사장 주변 통학로를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조례를 제정했다. 서초구는 학교 통학로 주변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서초구 주민의 안전한 생활환경 지원을 위한 공사장 관리 조례’를 제정,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조례는 해당 건축 관계자가 철거 또는 착공 전에 낙하물 방지 시설, 보행로와 차도 분리 시설 등 통행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학교 주변 공사장의 통행로를 확보하고, 통학시간에 공사장 출입구에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공사장 주변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해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현행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에는 10층 이상 또는 연면적 3만㎡ 이상 건축 공사 등의 대규모 공사장에 대해서만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하지만 서초구 조례는 소규모 공사장도 적용되도록 했다. 서초구는 안전관리계획서를 건축, 교통, 환경 분야 등 전문가로 구성된 안전관리 자문위원회를 통해 검토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해 보완 요청할 계획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친한 예능’ 최수종 “대본 없는 리얼한 상황 당황” 첫 촬영 소감

    ‘친한 예능’ 최수종 “대본 없는 리얼한 상황 당황” 첫 촬영 소감

    MBN의 신규 예능 ‘친한 예능’이 첫 촬영을 마쳤다. 이에 최수종-김준호-데프콘-이용진-샘 해밍턴-샘 오취리-브루노-로빈 데이아나의 첫 촬영 소감과 함께 첫 스틸이 공개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N 신규 예능 ‘친한 예능’은 우리나라를 누구보다 사랑한다고 자부하는 외국인과 한국인이 하나된 마음으로 치열하게 대결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한국인’ 최수종-김준호-데프콘-이용진과 ‘외국인’ 샘 해밍턴-샘 오취리-브루노-로빈 데이아나가 합류해 최강의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감을 자아낸다. ‘친한 예능’은 지난 11-12일, 이틀에 걸쳐 첫 촬영을 마치고 오는 2020년 1월 출격을 앞두고 있다. 특히 ‘한국인 팀’ 최수종-김준호-데프콘-이용진과 ‘외국인 팀’ 샘 해밍턴-샘 오취리-브루노-로빈 데이아나는 첫 촬영부터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던 것처럼 유쾌한 꿀케미를 뿜어냈다고 해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다. 이 가운데 출연진들이 첫 촬영을 마친 소감을 전해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인 팀의 맏형 최수종은 “첫 촬영 전날 긴장되는 마음에 잠도 못 잤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촬영이라기보단 여행하는 기분이 더 많이 들어서 좋았습니다”라며 긴장감 가득했던 첫 촬영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항상 짜여진 대본 안에서 움직여야 했던 배우이기에 리얼한 상황에 임하는 것이 당황스러웠지만 다양한 나라에서 모인 동생들이 나를 친구처럼, 때론 오히려 더 동생처럼 챙겨줘 무사히 첫 여행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가 기대되네요”고 전했다. 김준호는 “형제 같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밥차 아줌마, 아저씨를 보고 울컥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수종 형님의 의외의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첫 촬영임에도 장난도 많이 치시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셨어요”라며 엄지를 치켜세워 기대를 높였다. 동시에 “가장 의외는 오취리였습니다. 김영철 형보다 말 많은 사람은 처음 봤어요”라며 웃어 보였다고 해, 이들의 첫 여행기에 관심이 고조된다. 이어 데프콘 또한 최수종에 대해 “맏형 최수종 형님은 체력도 동생들보다 훨씬 좋으시고,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도 넘치셔서 너무 든든했습니다”라고 밝혀 귀를 쫑긋하게 했다. 이어 “다들 너무 재밌고 좋은 분들이라 즐겁게 첫 촬영을 마쳤습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마음으로 시청자분들께 즐거운 웃음과 한국의 멋을 전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포부와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용진은 “좋은 팀원들과 함께 대한민국 아름다운 방방곡곡을 돌아다닐 수 있어서 기쁩니다”라며 첫 촬영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외국인 팀원들과의 케미가 재미있었습니다. 외국인과 펼치는 새로운 버라이어티가 될 것 같아 저 조차도 기대가 됩니다”라면서 첫 방송에 대한 기대감에 부푼 모습으로 미소를 자아냈다. 이와 함께 외국인 팀 또한 첫 촬영 소감을 밝혀 관심을 집중시켰다. 우선 외국인 팀의 맏형 샘 해밍턴은 “우리 외국인 팀은 열정은 가득하지만 야외 예능은 모두 처음입니다. 하지만 예능 선수들인 한국인 팀이 우리를 잘 챙겨줘서 첫 촬영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면서, “다음 촬영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앞으로 꿀잼 예상합니다”라고 전해 기대를 끌어올렸다. 샘 오취리는 “첫 촬영이라 걱정했는데, 너무 설레고 재밌었습니다. 열심히 재미있게 찍었으니 시청자분들도 한국인과 외국인의 케미를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라며 기대감을 유발했다. 이에 더해 그는 “‘친한 예능’이란 프로그램 명처럼 시청자분들과 많이 친해졌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시청자를 향한 인사를 전해 관심을 높였다. 그런가 하면 브루노는 “한국에서 해본 프로그램 중에 가장 힘든 촬영이었습니다. 정말 힘들었는데 멤버들과 친해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라며 솔직한 소감을 전해 웃음을 전파했다. 이어 “특히 최수종 씨는 한국에서 왕 역할만 해왔기 때문에 무섭고 카리스마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같이 있으니 너무 섬세하시고 다정하셔서 놀랐습니다”면서, “김준호 씨는 ‘개그맨은 역시 개그맨’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유쾌하고 재미있었습니다”라며 최수종-김준호에 대한 특별했던 첫 인상을 밝혔다. 로빈 데이아나는 “첫 리얼 버라이어티라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외국인 팀의 사이가 너무 좋고, 한국인 팀도 너무 편하고 재밌게 대해줘서 오랜만에 울다가 웃다가 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멤버들과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더욱 더 재밌고 더 좋은 촬영 분위기 나올 것 같아, 다음 촬영도 기대됩니다”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공개된 스틸 속에는 첫 촬영부터 케미 터지는 ‘친한 예능’ 팀원들의 모습이 담겨있어 광대를 승천케 한다. 최수종은 마치 활처럼 몸을 휘면서 박장대소 하는 모습. 이에 데프콘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첫 회부터 찰떡 케미를 기대케 한다. 무엇보다 웃음이 떠나지 않는 팀원들의 표정이 보는 이들까지 미소 짓게 한다. 이에 보기만 해도 유쾌한 케미 터지는 두 팀이 어떤 대결을 펼칠지, ‘친한 예능’ 첫 방송에 기대감이 수직 상승된다. MBN 신규 예능 ‘친한(親韓) 예능’는 우리나라를 누구보다 사랑한다고 자부하는 외국인과 한국인이 하나된 마음으로 치열하게 대결하는 예능프로그램. 오는 2020년 1월 첫 방송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요실금·치아 질환 불합격서 제외…신체검사 한번 더 패자부활전도

    1963년 제정 이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되던 공무원 채용 신체검사 기준이 대폭 개선된다. 신체검사 불합격 판정 기준 가운데 발병률이 미미하거나 치료로 회복할 수 있고 업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을 준다고 보기 어려운 질환을 제외한다. 인사혁신처는 이런 내용의 ‘공무원 채용 신체검사 규정’ 개정안이 17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신체검사 불합격 판정 기준은 현재 14계통 53개 항목에서 13계통 22개 항목으로 개선된다. ‘난치성 사상균형 장기질환’이나 ‘난치성 사상충병’과 같이 국내 발병률이 미미한 질환은 삭제된다. 또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치료로 회복 가능한 감염병과 업무를 하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은 중증 요실금, 식도협착, 치아계통 질환 등도 기준에서 제외된다. 또한 ‘중증인 고혈압증’은 ‘고혈압성 응급증’으로, ‘두 귀의 교정청력이 모두 40데시벨(㏈) 이상인 사람’은 ‘업무수행에 큰 지장이 있는 청력장애’로 바꾸는 등 획일적 기준을 없애고 개인별 업무수행 능력을 고려할 수 있도록 일부 기준을 개선했다. 지나치게 세부적인 기준도 하나로 통합해 심부전증·부정맥·동맥류·폐성심 등은 ‘중증 심혈관질환’으로, 혈소판 감소, 재생불량성 빈혈, 백혈병 등은 ‘중증 혈액질환’으로 바꿨다. 신체검사 절차도 종전에는 한 번만 검사해 합격 여부를 판정하던 것을 앞으로는 합격 판정을 받지 못한 수험생을 전문의가 다시 검사해 최종 합격 여부를 판정하는 식으로 ‘패자 부활’ 기회를 줬다. 이 밖에도 임신부는 엑스레이(X-ray) 검사를 면제하는 등 응시자의 권리 보호를 강화했다. 인사처는 “공무원 채용 신체검사 규정은 대부분의 국가·지방공무원 채용에 활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 공공기관 등에서도 준용하고 있어 긍정적인 연쇄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허리가 180도로 굽은 中 남성, 수술로 세상을 바로 보게 된 사연

    허리가 180도로 굽은 中 남성, 수술로 세상을 바로 보게 된 사연

    중국에서 허리가 거의 180도로 구부러져 이른바 ‘접힌 남자’로 불리던 한 40대가 수술을 받은 뒤 바로 설 수 있게 됐다고 인민망 등 현지언론이 16일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후난성 용저우시에 사는 리화 씨(46). 그는 지난 20여년간 허리가 굽어 있어 세상을 바로 볼 수 없었다. 18세 때였던 1991년부터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다는 리 씨는 당시 단지 걸을 때만 절뚝거릴 뿐, 별다른 이상이 없어 큰 병원에 갈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집안 형편이 너무 안 좋았기 때문이다.하지만 리 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몸 여기저기가 계속해서 아프고 허리가 점차 굽어 펴지지 않자 병원을 찾아갔고, 그때서야 자신에게 강직성 척추염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 염증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특정 유전자와 깊은 관계가 있는 희소 관절염이다. 주로 허리와 엉덩이, 말초 관절, 발꿈치, 발바다, 앞가슴뼈의 통증과 이밖에 관절 외 증상 등이 나타나며, 리 씨처럼 척추후만증으로 불리는 척추 변형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지어 리 씨는 지난 5년 사이 증상이 매우 나빠져 자기 얼굴이 허벅지에 맞닿을 만큼 허리가 180도에 가깝게 구부러지고 말았다. 이 때문에 일어섰을 때 키가 90㎝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 급기야 그는 직접 만든 지팡이에 의지한 채 인근 청두시의 병원들을 전전했지만, 만난 의사들은 모두 그에게 척추 변형이 너무 심해 죽을 위험이 크다며 수술을 거부했다. 결국 그는 예전처럼 이미 칠순이 넘은 노모에게 의지한 채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비슷한 질환을 앓는 환자들 사이에서 공유한 한 척추측만 환자의 수술 전후 모습을 비교한 사진 한 장을 보고 나서야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그는 사진과 함께 공개된 정보을 보고 선전대 종합병원의 척추골병과 주임 타오후이런 교수에게 연락했다. 그러자 타오 교수는 리 씨의 사연을 듣고 병원으로 오라고 말했다. 그리하여 리 씨는 노모와 함께 해당 병원을 찾아갔고, 타오 교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여러 환자를 수술해온 그 역시 리 씨처럼 심각한 상태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밀 검사 결과는 더욱더 심각했다. 리 씨의 아래 턱은 흉골, 가슴뼈는 치골, 얼굴은 주골에 밀착돼 있었는 데 이를 본 타오 교수는 3개소가 접힌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이에 대해 타오 교수는 “리 씨의 위험은 일반 환자의 20~30배였으며 하반신이 마비될 확률도 높았다. 그렇지만 이대로 그의 수술을 포기해 심장과 폐에 걸린 압력을 낮추지 못하면 생명에 큰 위협이 될 수도 있었다”면서 “다른 환자들은 여전히 머리를 들 수 있었지만, 그는 그럴 수조차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이 때문에 타오 교수는 리 씨의 수술을 하기로 했고, 지난 6월 13일부터 12월 13일까지 리 씨는 네 차례의 고위험, 고난도 수술과 한 차례의 마라톤식 응급 치료를 받았고, 마침내 똑바로 서서 세상을 바로 볼 수 있게 됐다. 이후 병원 측이 공개한 영상에는 리 씨의 전신이 똑바로 펴져 반듯하게 누울 수 있고 일어나 앉으며 심지어 똑바로 서 있는 모습도 담겼다.현지 그는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야만 걸을 수 있지만, 물리 치료를 잘 받으면 앞으로 2~3개월 안에도 걸을 수 있다고 타오 교수는 설명했다. 이어 물론 환자는 권투나 테니스 같이 극단적인 운동을 할 수는 없겠지만, 규칙적인 모든 운동을 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병원 측은 리 씨의 사례를 에베레스트 등정에 버금가는 수술로 묘사하며 이렇게 심각한 척추 변형 환자를 교정한 수술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사진=중국 선전대 종합병원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과천시민, 가장 시급한 현안은 주택, 교통문제 꼽아

    경기도 과천시민은 가장 시급한 지역 현안으로 주택문제를 꼽았다. 17일 신창현 더불어미주당 의원이 의뢰한 지역현안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급한 지역현안에 대해 주택문제라고 답한 응답자가 41.0%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통문제(32.6%), 교육문제(7.5%), 문화예술체육문제(7.2%), 복지문제(7.0%) 순으로 나타났다. 분야별 결과를 보면 ‘주택분야’에서는 공공임대를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37.4%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민간분양을 확대(30.3%), 대출규제 등 부동산 투기억제(22.3%)가 뒤를 이었다. ’교통분야‘ 현안으로는 ‘도로 확장 또는 신설’을 꼽은 응답자가 38.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하철 신설(26.2%), 지하차도 신설(19.0%), 버스노선 신설(5.3%) 순으로 조사됐다. ‘교육분야’에서는 대학입시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응답이 26.8%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가 22.3%로 뒤를 이었다, 이어 자사고 등 일반고 전환 17.7%, 사립유치원 정부 감독 강화 12.0%의 순이었다. ‘복지분야’에서는 여성복지와 노인복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각각 29.4%, 29.3%, ‘문화·예술·체육분야’에서는 문화예술 공연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47.9%로 가장 많았다. 국회의원의 주요업무를 묻는 질문엔 과천시민의 56.6%가 지역발전과 민원해결, 32.5%는 상임위 법안, 예산활동이라고 응답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터지면 대형사고인데… ‘상습결빙구간’ 고속도로는 왜 없나

    터지면 대형사고인데… ‘상습결빙구간’ 고속도로는 왜 없나

    행정안전부가 상습결빙 구간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전국 고속도로가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행안부가 최근 전국 상습결빙구간 총 1464곳을 선정하면서 전국 고속도로를 제외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행안부는 SK텔레콤, 카카오 모빌리티, 네퍼스 등 3개 업체 내비게이션을 통해 ‘300m(또는 100m) 전방에 상습결빙구간이 있습니다. 감속 운전하세요(또는 안전 운전하세요)’ 등의 음성 안내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블랙아이스 취약 구간을 선정했으나 고속도로는 제외한 것이다. 관계자는 “한국도로공사 측에 상습결빙구간 자료를 요구했으나 공사는 ‘고속도로에 상습결빙구간이 있으면 안 된다’는 이유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30여명 사상자를 낸 상주~영천고속도로 ‘블랙아이스’ 사고 당시 현장에 염화칼슘이 살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상주~영천고속도로 제설작업 위탁업체 관계자는 이날 “사고 당일 염화칼슘 살포작업을 했지만 사고 지점은 (사고로) 막혀서 그곳만 빼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 운전자는 사고 직후 “브레이크를 살짝 밟으니까 내 차도 막…그때부터는 브레이크도 필요 없었다. 제멋대로 들이받고 튀어나오고 그래서 나와서 보니까 전부 다 얼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속도로 민자운영회사인 ㈜상주영천고속도로 측은 지난 14일 사고 발생 후는 물론 이날도 염화칼슘을 뿌렸다고 주장했다. 국도는 국토교통부 소속인 5개 지방국토관리청에서, 고속도로는 한국도로공사에서, 민자고속도로는 민간운영회가 관리한다.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20중 추돌사고의 원인 ‘블랙아이스’ 막는 방법 없을까

    20중 추돌사고의 원인 ‘블랙아이스’ 막는 방법 없을까

    지난 주말 경북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7명이 숨지고 32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심각한 인명피해를 일으킨 20중 추돌사고의 원인은 다름 아닌 ‘도로 위의 암살자’로 불리는 블랙아이스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블랙 아이스를 비롯한 겨울철 도로 결빙 위험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인프라안전연구본부 연구팀은 차량 외기온도, 대기습도, 기온, 날씨정보, 도로타입에 대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도로의 결빙 위험정보를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해주는 ‘노면온도변화 패턴 예측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자율주행차 시대가 되면 개별 차량에 설치된 라이다, 카메라, 적외선센서 등 각종 장비에서 수집된 교통밀도, 강수 및 적설상황, 노면온도, 결빙상태 등의 정보를 개별차량끼리 주고받을 수 있는 도로환경 인식 플랫폼 기술 중 하나이다. 연구팀은 회전구간, 비탈, 터널, 강변 등 다양한 도로환경을 갖춘 경기도 자유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 영동고속도로에서 5년 동안 기상조건에 따른 도로 상태와 노면온도 변화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정보들과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기온, 습도 등 날씨정보, 도로정보를 결합시켜 인공지능 기술인 기계학습 모델로 노면온도 변화패턴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국내 차량IT기술업체에 제공해 올 겨울 동안 시범적용할 계획이다.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도로지도를 만들 때 사용하는 관측차량에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모바일 차량주행환경 관측장비를 싣고 수집한 도로 상황이 분석 플랫폼으로 전송돼 도로 노면상태를 예측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도로결빙 같은 노면위험 예측 정보는 내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의 교통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운전자나 도로관리자가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이 같은 기술이 완벽하게 구현되기 위해서는 자동차에 부착된 센서들로부터 얻어진 정보가 기록되는 OBD가 차량간 공유돼야 하기 때문에 상용화까지는 아직 먼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그렇지만 일정한 구간을 오가는 정기노선 버스, 통근버스 등에는 바로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충헌 건설기술연구원 박사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되면 블랙아이스 같은 노면결빙에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겠지만 그 전에 이번에 개발된 노면온도 변화 패턴 예측 시스템을 통해 도로 노면상태에 대한 정보가 보다 많은 운전자에게 제공되면 겨울철 안전운행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한편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경사가 심한 언덕이나 회전반경이 큰 도로에는 눈이나 얼음 때문에 차가 미끄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아스팔트 밑에 열선을 매립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그렇지만 많은 차들이 지나가는 구간에는 아스팔트가 눌리면서 열선이 쉽게 끊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인도가 아닌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차도에 깔린 열선은 수명이 2~3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마치 발열 내의처럼 아스팔트와 지면 사이에 열을 내는 발열물질을 넣어 포장하는 방식이 연구되기도 한다. 아예 아스팔트에 탄소섬유나 탄소복합재료를 섞어 자연적으로 발열이 돼 얼음이 얼지 않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문제는 탄소섬유가 아직은 고가라는 점 때문에 저렴한 건설토목용 탄소섬유 개발이 앞서야 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할매는 손자를 거뒀지만… 가난의 굴레는 더 조여 왔다

    할매는 손자를 거뒀지만… 가난의 굴레는 더 조여 왔다

    광주에 사는 최금옥(59)씨의 하루는 열아홉 살 손녀 수영이의 기저귀를 갈아 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뇌병변 중증 장애인인 수영이는 내년이면 성인이 되지만, 식사나 목욕 같은 일상생활조차 스스로 할 수 없다. 생후 일주일이 갓 지났을 무렵 수영이를 안고 있던 아빠가 차 뒷좌석에 수영이를 떨어뜨리면서 뇌에 영영 손상이 갔다. 수영이 엄마는 그 뒤로 집을 나가 연락이 끊겼고, 아빠는 돈을 벌겠다며 해외로 나가 새살림을 꾸렸다. 그렇게 돌도 되기 전 수영이는 할머니와 둘만 남았다. 수영이네처럼 조부모와 손자녀로 이뤄진 조손가정은 국내 15만 가구를 넘어섰다(2015년 기준). 외환위기를 거치며 ‘가족 해체’라는 모습으로 처음 등장한 조손가정은 2000년대만 해도 5만 가구도 안 됐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인구 고령화, 가정불화, 이혼 증가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변화를 정면으로 맞으며 그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의 장래 가구 추계에 의하면 이들은 2030년이면 30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조손가정은 노인 빈곤과 아동 빈곤, 세대 갈등 등 여러 문제를 복합적으로 안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10년째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손가정 관련 정부 공식 조사는 2010년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서울신문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국내 조손가정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이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살펴봤다. 주위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사례자들의 요청으로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썼다. ●손자 키우다 빈곤 절벽에 내몰린 노인들 최씨네 비극이 시작된 건 수영이가 태어난 직후다. 한순간의 실수로 일어난 사고였지만, 수영이가 뇌병변 장애라는 진단을 받으며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홀로 남은 수영이를 돌볼 사람은 친조모 최씨뿐이었다. 최씨 역시 교통사고와 수술, 남편의 학대까지 겪으며 왼쪽 무릎뼈가 없어질 정도로 건강이 나쁘지만, 아픈 몸에 복대를 맨 채 168㎝, 73㎏의 수영이를 매일 먹이고 씻긴다. 월 소득은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을 포함한 120만원 남짓. 그나마도 물리치료비와 병원비, 교통비, 월세가 빠져나가면 관리비조차 낼 수 없어 숨이 턱턱 막힌다. 최씨는 “평생 얼마나 울었던지 이제는 눈물도 안 나온다”면서도 “나도 너무 가난하고 서럽게 살았는데, 한 번 부모한테 버려진 손녀를 다른 데 또 맡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조손가정은 원래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이 아동까지 양육하게 되면서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가난의 굴레에 갇힌다는 특성을 띤다. 가정에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수급비나 정부지원금에만 기대지만, 생활을 꾸리기엔 역부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조손가정 15만 3000가구의 연간 평균 소득은 2175만원에 불과하다(2016년 기준). 전체 가구(4883만원)의 절반이 안 되고, 다문화가족(4328만원)이나 장애인 가구(3513만원)보다도 낮다. 현재 조손가정은 한부모가족지원법이나 아동복지법에 따라 각각 한부모·조손가족 또는 가정위탁 세대로 분류되면 별도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양육자가 대부분 노인이라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신청해야 하는 등 한계가 크다. 안태정(76)씨는 남편과 아들이 하던 사업이 망하면서 친손자인 민지(16)·민국(14) 남매를 키우게 됐다. 채무자들에게 쫓기던 아들은 두 아이를 안씨에게 맡긴 뒤 연락이 끊겼고, 며느리는 우울증과 조현병 등으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됐다. 거주지에도 ‘빨간 딱지’가 덕지덕지 붙으면서 갈 곳 잃은 안씨가 찾은 곳은 어느 교회 건물 구석이었다. 이들 가족을 안쓰럽게 여긴 목사가 동사무소에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지 그는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실제 전국 조손 가구 중 수급 비율은 겨우 5%다.●핏줄이라 떠맡긴 했지만… 공황장애까지 조부모 대부분이 손자녀를 떠맡는 건 핏줄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2010년 여가부 조사에서 조부모는 손자녀를 양육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부모의 이혼·재혼(53.2%), 가출이나 실종(14.7%), 질병·사망(11.4%), 실직·파산(7.6%) 등을 꼽았다. 이렇듯 많은 나이에 억지로 손자녀를 양육하는 데서 오는 버거움은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몸과 마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2017년 제주국제대 연구진이 연구한 논문을 보면 조부모는 손자녀 양육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와 양육자의 역할에 대한 압박감이 컸는데, 이는 자살 충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여가부 조사에서도 70% 이상의 조부모가 건강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한 긴급 의료비나 생계비를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씨 역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으며 4년째 약을 먹고 있다. 최근에는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그는 “주위에서 본인 하나 건사하지도 못하면서 왜 애들을 키우느냐는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다”면서 “젊을 때는 그래도 애들 덕분에 살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온몸이 쑤시고 아파 아이들에게 자꾸 화를 내게 된다”고 말했다. 자신의 자녀가 손자를 버리고 간 친부모라는 데서 오는 괴로움도 크다. 자녀의 실종이나 가출, 이혼 등은 이들에게도 큰 충격이지만, 부모에게 버림받은 손자녀가 입을 상처 때문에 누구에게도 속 시원히 얘기하지 못한다. 고등학생 태혁(18)이를 홀로 키우는 박순영(72)씨는 20년째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고 있다. 태혁이가 태어난 지 100일 정도 됐을 무렵 “동창회에 간다”며 집을 나선 뒤 돌아오지 않는 며느리와 덩달아 떠나버린 아들이 언젠가 연락을 해 올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박씨는 “며느리와 팔짱을 끼고 시장에 가면 사람들이 ‘딸이냐’고 물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간 뒤 십수년째 감감무소식이라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태혁이한테 미안해서 애 앞에서는 이런 얘기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숙자(72)씨 역시 외손자 동우(16)를 낳자마자 돈을 벌겠다고 떠나간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이씨는 “자기도 힘드니까 나한테 애를 맡기고 간간이 연락만 했는데, 평생 고생하다 지난해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면서 “아직도 길을 가다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을 보면 딸 생각이 난다. 나는 딸이 너무 보고 싶은데, 동우는 엄마 얘기만 나오면 듣기 싫다고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보호자’ 있지만 ‘보호’ 못 받는 아이들 어릴 때부터 가족 해체를 경험하고 극심한 빈곤에 노출된 아동 역시 성장하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가족과의 애착 관계가 또래와 학교 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할머니, 누나와 함께 사는 우석(12)이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도벽 증세를 보였다. 주위 친구의 영향으로 문방구에서 물건을 하나둘 훔치기 시작하던 우석이는 돈에도 손을 댔고, 결국 지난해 7개월간 치료시설까지 갔다 왔다. 학교에서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산만하게 돌아다니는 등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증세를 보여 심리 치료도 받고 있다. 외조모 김길녀(62)씨는 “처음 우석이가 물건을 훔쳤다는 소리를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면서 “학교와 아동센터 등에서 아이가 마음이 허전하고 그리울 때 그런 증상을 보인다더라”고 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더 어릴 때 엄마와 잠깐 살았는데, 밥도 안 주고 용돈 500원만 줘서 자판기 율무차 두 잔으로 하루를 버텼다는 얘기를 최근에야 했다”면서 “아이들이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인지 할머니가 아무리 잘해 줘도 친모가 아니라고 눈치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 제대로 돌봐 줄 양육자가 없는 조손가정 아동은 편부모 가정, 저소득층 가정과 함께 게임중독 위험 집단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아직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하기 전인 아동은 가정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인데도 오히려 자신이 조부모를 대신해 성인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고등학생인 민지는 “중학생 때 할머니가 쓰러져 119에 신고했는데, 너무 당황해 주소를 잘못 불러서 구급대원들에게 혼났다. 이후로 신고하는 게 무섭다”면서 “할머니가 최근 영정사진이나 장례 절차도 알아 보시는데 앞으로 동생과 둘만 남으면 어떡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태혁이는 “할머니는 당신 이름조차 읽고 쓸 줄 몰라서 어릴 때부터 대신 편지를 읽어드리거나 동사무소에 같이 가서 업무를 처리했다”고 말했다. 많게는 60살까지 벌어지는 나이 탓에 자연스레 생기는 세대 차이나 양육의 빈틈도 크다. 고령의 양육자가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서 아동의 사회성이 떨어지고, 또래 집단에서 계속 소외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고등학생 대현(18)이는 최근까지 면도하는 법을 몰랐다. 집에는 치매에 걸려 거동을 하지 못하는 할머니와 누나뿐이었다. 지역아동센터 담당자가 면도기를 사 주며 손수 시범을 보일 때까지 대현이는 거뭇거뭇하게 난 수염을 깎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침에 학교에 가라고 깨우는 사람도 없어 지각하거나 결석하기 일쑤고, 학업 성적 역시 낮다. 그나마 대현이네는 양호한 사례다.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조부모가 아동에게 “누구를 닮아 이 모양이냐”고 폭언하거나 빨리 돈을 벌어 오라고 재촉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방치와 학대가 반복되면 아동 대부분이 학업을 중단하는 등 방황하고, 심한 경우 자해 시도를 하기도 한다. 관련 사례를 상담한 어린이재단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 박하나 대리는 “아동을 책임지고 키우는 주 양육자가 없으면 의식주 해결이 안 되는 건 물론이고, 교통카드 환승제도 같은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조손가정에서도 고모, 삼촌, 이모 등 보조 양육자가 있으면 조부모가 모르는 부분까지 해결해 주는 등 양육 환경이 훨씬 낫다”면서 “어쩔 수 없이 조부모와 아동만 생활해야 하는 경우에는 세대 간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사회서비스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산은, 우리들병원에 1400억 대출 위해 심사 때 기업규모 ‘대기업’으로 부풀려”

    “산은, 우리들병원에 1400억 대출 위해 심사 때 기업규모 ‘대기업’으로 부풀려”

    당시 매출 2배 다른 병원은 중소기업 분류 산은 “종업원수 등 다 보고 기업규모 정해”KDB산업은행이 우리들병원에 1400억원을 빌려주기 위해 기업 규모를 ‘대기업’으로 부풀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치권에서는 우리들병원 대출 과정에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자유한국당 우리들병원 금융농단 진상조사특별위 위원장인 정태옥 의원은 15일 “우리들병원 청담점은 법인도 아닌 개인병원인데 대출심사 때 대기업으로 분류됐다”며 “1400억원 대출을 위해 대기업에 준하는 기준이 적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산은이 한국당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대출이 이뤄진 2012년 우리들병원 본원 병상수는 236개이고, 1년 매출액은 696억원이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대출을 받은 A의료재단 병원은 본원 병상수 550개, 매출액 1164억원임에도 중소기업으로 분류됐다. 한국당은 우리들병원과 A병원의 금리 차도 지적했다. 우리들병원은 1100억원 대출(산은캐피탈 300억원 제외)을 받았는데 이 중 800억원에는 5.54%, 300억원에는 4.69%의 금리가 적용됐다. 반면 같은 1100억원을 빌린 A병원은 300억원에만 5.54%의 금리가 적용되고, 나머지는 6.7% 정도의 이자가 붙었다. 산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기업·중소기업 분류는 매출액, 종업원수 등을 다 봐야 한다. 다른 의료기관과 개별적으로 비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산은이 우리들병원의 장래매출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부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우리들병원은 부동산(918억원)과 향후 5년간 매출채권 약 8800억원을 담보로 1400억원을 빌렸다. 산은이 한미회계법인 원리금 상환가능성 평가보고서를 참고해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들병원 6개 지점의 당기순이익은 2011년 105억원에서 2013년 -33억원으로 급감한다. 순익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산은이 대출을 해 준 건 특혜라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靑 NSC 안 열고, 美 말 아끼고… 최대한 대북 신중모드

    靑 NSC 안 열고, 美 말 아끼고… 최대한 대북 신중모드

    北 자극 협상 판 깨지 않으려 절제 대응 메시지 수위 조절하고 ‘상황 관리’ 공조한미 양국은 15일 북한의 전날 ‘중대 시험’ 발표와 관련, 최대한 반응을 절제했다. 북한이 지난 8일(시험은 7일)에 이어 불과 엿새 만에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에서 또 ‘중대 시험’을 했다고 발표하면서 ‘핵 억제력’까지 언급했음에도 연말 비핵화 협상시한 종료를 앞두고 한미가 메시지 수위 조절을 비롯한 ‘상황 관리’ 공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지난 8일과 마찬가지로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지 않은 것은 물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사일 발사와 달리 ‘시험’에 대해 청와대가 입장을 낸 적이 없다”며 “다만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 이후 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다”고 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어느 때보다 민감한 국면인 만큼 ‘북한의 동향을 다 파악하고 있었다’는 식의 반응조차도 적절치 않다”고 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14일(현지시간) 북한의 발표에 대해 “역내 동맹국 한국·일본과 함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관련 논평 요청에 “우리는 (북한의) 시험 관련 보도를 봤다”면서 “동맹국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며 이렇게 답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연말을 앞두고 북한의 압박이 수위를 높여 가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을 자극해 협상의 판을 깨지 않으려고 신중하고 절제된 표현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으로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지역구 언제 챙겨” 패스트트랙 정국에 한국당 의원들 속앓이

    “지역구 언제 챙겨” 패스트트랙 정국에 한국당 의원들 속앓이

    주말에도 지역구 못 가고 집회·농성 현장에공천 불이익 우려 황교안 눈치보는 주자들“상대 당은 안팎으로 뛰는데 우린 투쟁만”“黃 원내 투쟁 올인 말고 외연확장해야”원외서도 “부지런 대신 똑똑한 지휘관 필요” 선거법 및 검찰개혁 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 장기화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역구를 챙기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총선은 내년 4월 15일으로 이제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당장 오는 17일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등 총선 시즌이 시작됐지만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한 농성 동참으로 지역구 대신 여의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정작 총선 준비가 하염없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교안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면서 소위 ‘눈도장’을 찍지 않으면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원들은 주말에도 지역구 대신 집회와 농성에 참여하면서 당 지도부 ‘눈치보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의원들은 상임위원회별로 오전·오후 12시간씩 2개 조로 나뉘어 로텐더홀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원외 당협위원장들까지도 조를 짜서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로 인해 통상 주말에는 의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역구 활동사진이 올라왔지만, 지난 주말에는 황 대표와 같이 찍은 국회 농성장과 집회 사진이 주를 이뤘다. 정기국회 종료 후 첫 주말인 전날에는 광화문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한 대규모 집회까지 열리면서 일부 의원들은 지역구 활동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부터 영입 인재 명단을 발표하는 등 총선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은 당 차원, 개별 의원 차원에서 준비가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3선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대는 원내와 원외를 구분해서 벌써 뛰고 있는데 한국당은 대표까지 나서서 원내 투쟁에만 올인하고 있어 모든 것이 묻히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황 대표는 원내 투쟁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외연확장, 인재영입 등을 병행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면서 “당무감사 결과 등을 토대로 서서히 총선 분위기에 불을 붙여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원외에서도 당 지도부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원외인 조대원 경기 고양시정 당협위원장은 언론에 “별도의 교육이나 설명 없이 원외위원장을 원내 투쟁에 동원하는 게 무책임하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주말 집회에도 ‘최대 동원령’을 내렸지만, 우리가 듣고 싶은 민심만 들어서는 전국적 민심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위원장은 “부지런하기만 한 지휘관보다 전략적이고 똑똑한 지휘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여당이 예산안 날치기를 했다고 밤샘 농성을 하면서도 예산안을 많이 땄다며 보도자료를 뿌리다 뭇매 맞는 의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일반 국민들과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한편, 주말인 지난 14일 한국당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패스트트랙 법안과 청와대의 ‘하명수사’, ‘감찰 무마’ 의혹 등에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다. 이날 ‘문(文)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대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장외집회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두 달 만에 처음 열렸다. 당원과 지지자들은 집회 장소인 세종문화회관 앞부터 250여m에 달하는 인도와 차도를 가득 메웠다. 한국당에 따르면 이날 집회 참가자는 소속 의원과 당원, 국민을 포함해 20만명이다. 참가자들은 ‘선거농단 감찰농단 문정권을 심판하자’ ‘친문인사 국정농단 청와대가 몸통이다’ ‘3대 게이트 밝혀내고 대한민국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의혹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국당, 주말 장외집회서 “문 대통령이 의혹의 몸통” 강조

    한국당, 주말 장외집회서 “문 대통령이 의혹의 몸통” 강조

    ‘조국 사태’ 두 달 만에 대규모 광화문 장외집회‘文정권 3대 농단’ 규탄…패스트트랙 저지 강조 자유한국당이 주말인 1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과 청와대의 ‘하명수사’, ‘감찰 무마’ 의혹 등에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다. 이날 ‘문(文)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대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장외집회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두 달 만에 처음 열렸다. 당원과 지지자들은 집회 장소인 세종문화회관 앞부터 250여m에 달하는 인도와 차도를 가득 메웠다. 한국당에 따르면 이날 집회 참가자는 소속 의원과 당원, 국민을 포함해 20만명이다. 참가자들은 ‘선거농단 감찰농단 문정권을 심판하자’ ‘친문인사 국정농단 청와대가 몸통이다’ ‘3대 게이트 밝혀내고 대한민국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의혹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한국당은 이날 집회에서 여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평화당+대안신당) 공조로 패스트트랙 법안을 상정·표결하려는 데 맞서 대국민 여론전을 펼쳤다. 또 청와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및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우리들병원 거액 대출 의혹을 규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연결 고리를 강조했다. 이날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는 연설 내내 국회에서의 수적 열세를 강조하며 패스트트랙 저지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황교안 대표는 20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죽기를 각오하겠다”는 표현을 세 차례나 반복하는 등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황교안 대표는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은 독재의 완성을 위한 양대 악법”이라며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 정부의 국정농단을 하나하나 밝혀내 국민에게 폭로하겠다”면서 “다 드러나면 문재인 정권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문 대통령을 향해 “국정농단에 대해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 대답해줄 것을 요구한다. 문 대통령이 어디까지 알았는지 국민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다”고 촉구했다.심재철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자잘한 군소정당은 이득을 보고 한국당은 손해 보게 만드는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내 표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 국민은 내가 투표할 때 이 표가 어디로 갈지 알아야 한다”면서 “짬짜미하고 있는 집단을 ‘4+1’(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라고 하지만, 몸통은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의 하명 수사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도 연단에 올랐다. 김기현 전 시장은 “경찰이 안 되는 죄를 억지로 씌워서 제게 못된 짓을 하다 들통이 났다. 문 대통령의 30년 친구 송철호 울산시장을 구하기 위해서 그 짓을 한 것”이라며 “백원우, 조국은 중간연락책일 뿐 배후에는 확실한 몸통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한국당은 이날 집회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반대 여론을 확인했다고 보고 강경 투쟁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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