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납치 日人가족 송환 / 對日 유화제스처… 이목 끈 北
|도쿄 황성기특파원|북한이 북에 남아있는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 일부를 돌려보낼 의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과 진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환 의향이 일본 정부에 공식전달되고 북·일 양측이 송환을 둘러싼 교섭을 시작하게 되면 경색된 북·일 관계는 자연스럽게 타개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여겨진다.
일본의 북·일 관계 소식통은 “북한이 가족을 돌려보냄으로써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시도하겠다는 일종의 신호로 여겨진다.”고 풀이했다.
●분명한 대(對)일본 유화 손짓
북한은 일본 정부와 국내 여론이 북핵보다는 납치 해결에 보다 비중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잔류 가족송환’이라는 강도높은 처방전을 제시함으로써 돌파구를 찾으려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재방북 검토(니혼게이자이 신문 7월6일자),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의 “납치문제 개별해결” 발언(7월7일) 등 최근 일련의 흐름속에 북·일의 접근 가능성이 부쩍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후쿠다 관방장관은 지난 7일 “핵문제는 다자협의가 있지만 인도상의 문제(납치)는 북한의 의사 하나로 가능하다.그렇게 정부는 요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납치와 핵·미사일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대북 정책의 기본방침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느낌을 줄 만큼 핵과 납치의 분리에 한발 다가선 발언으로 주목됐다.
이런 일본 정부의 기류를 감안하면 북측의 가족송환 카드는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경우,핵해결이 보다 요원해지는 것은 물론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도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한국과는 장관급회담을 지속하는 등 민족을 강조하는 남북교류를 보다 활발히 전개하는 것도 바로 이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실타래처럼 얽힌 대일 관계의 경우 납치문제를 과감히 털어냄으로써 핵해결에 일본 정부가 완전히 북한에 등을 돌리는 최악의 사태는 막아보자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송환방침은 이미 정해져
재일본조선인총연합(조총련)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피랍자 가족을 송환하는 것은‘납치문제의 원상회복’이라는 9·17 북·일정상회담의 합의 정신에 비춰볼 때 언제 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자회담의 개최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분위기 속에서 북한도 핵문제와 연계시키지 않고 납치문제 해결에 나설 상황이 됐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조총련을 통하지 않고 북한 지원단체를 통해 피랍 가족 송환의 뜻을 일본측에 전달하려는 데 대해서는 “조총련이 북한 지령을 받아 일본인을 납치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굳이 조총련을 거칠 이유가 없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애태우는 피랍자 가족들
“(일본)정부를 믿고 아이들을 기다리기로 했지만 진전도 없고 정말 괴롭고 참을 수 없는 때가 있습니다.일본에서 아이들을 맞는 것이야말로 행복이고,정부도 (아이들이)하루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합니다.아이들이 건강하게 있기 바랍니다.미안한 마음뿐입니다.지금이 가장 괴로운 때라,우리(부부)도,아이들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습니다.”
1978년 북한에 납치됐다 지난해 귀국한 하스이케 가오루(45)의 부인 유키코(47)는 30일 고향인 니가타현 가시와자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에 있는 두 아이에 대한 심경을 이렇게 표현했다.
남편 하스이케도 “납치는 현재 진행형”이라면서 아이들의 조속한 송환을 북에 촉구했다.31일로 납치 25년을 맞은 이들 부부에게 이산가족이 된 아이들과의 상면이 최대 소망이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하스이케 부부의 두 자녀에게는 모두 한국식 이름을 붙였다.장녀 박영화는 올해 21세.대학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는 그녀는 운동은 서툴지만 악기 연주,노래를 좋아한다.일제 야마하 기타가 자택에 있다고 했다.하스이케는 “아직은 내가 딸보다는 잘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남 박기혁은 17세.축구,탁구를 잘한다.대학에서 컴퓨터 소프트웨어 제작을 공부하고 있다.두 아이들 다 일본어를 어느 정도 읽고 쓸 줄 알지만 집에서는 조선말(한국말)을 사용했다고 한다.이들 가족은 평양시 낙랑구에 살았다.같은 낙랑구에 살았던 지무라 야스시(47)부부는 세 자녀를 두었다.지무라가 평양을 떠난 지난해 10월까지 장녀(오경애)는 사범대학생,장남(오경석)은 평양 기계대학생,차남(오경호)은 중학생이다.하스이케와 지무라 두명 모두 북한에서의 직업은 ‘사회과학원민속연구소 자료실 번역원’이었다.
하스이케,지무라 두 부부의 자녀 5명에 한해 북한 내 가족을 송환할 의향을 갖고 있는 북측 의도에 대해 북·일관계 소식통은 “두 가족은 소가 히토미나 요코타 메구미(사망)의 딸 김혜경과는 약간 다르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하스이케,지무라 부부가 일본에 있는 반면,두 딸을 두고 있는 소가의 경우 남편인 로버트 젠킨슨(미 탈영병)의 동의가 필요한 상태이며,요코타의 딸인 김혜경도 북한사람인 아버지의 허가가 필요한 상태이다.
이에 대해 납치의원연맹의 히라사와 의원은 “납치 피해자 가족을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니혼TV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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