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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9주역들 정치권 실세로 부상/33돌 계기로 본 그때 그사람들

    ◎박관용실장·최형우의원 여 핵심에/4·18결의문 읽은 이기택 야 대표로 정치인들이 학창시절을 회고하면서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경력이 있다.「4·19세대」와 「6·3세대」가 바로 그것이다. 4·19세대는 지난 60년 4·19혁명을 주도했던 57∼60학번사이의 대학생출신으로 지금은 50대중반의 연령층이다.이들보다 3∼4년 늦게 한일국교정상화반대데모에 적극 가담했던 50세전후의 인사들을 「6·3세대」로 불린다. 혁명이나 학생운동을 이끌며 정치지향성을 보였던 이들중 다수가 정계에 진출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4·19」혹은 「6·3세대」중 일부는 3·5공의 군사정부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이들이 풍기는 이미지는 「개혁적」인 동시에 「반체제적」이었다. 김영삼정부출범후 이들 세대는 정치의 중심으로 대두하기 시작했다.4·19의 재평가라는 김대통령의 시대인식과 과감한 개혁추진이 그러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과거 야당에 몸담았던 최형우의원,박실용 청와대비서실장(4·19세대)김덕용정무1장관(6·3세대)등이 문민정부시작과 함께 여권의 핵심실세로 자리잡았다.민주당의 이기택대표·이부영최고위원,신정당의 박찬종대표등 야권 차기대권주자들도 4·19나 6·3학생운동을 거쳤다. 19일은 4·19혁명 33주년 기념일이다.그 당시 학생혁명을 주도했던 대학은 고려대였다.고대학생들은 60년4월18일 혁명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대대적 시위를 벌였다.이 시위의 선언문작성자가 이재환의원(민자)이며 이세기의원(민자)이 정경대학생위원장으로 선언문을 낭독했다.이기택 민주당대표(당시 상대학생위원장)는 이승만정권을 타도하자는 결의문으로 사자후를 토했다. 신경식 민자당총재비서실장도 당시 영문과 4학년으로 시위에 앞장섰고 김중위·문정수의원등 민자당 중진 상당수가 4·19의 주역이었다.야당의원을 지낸 정재원·강경식씨도 고대출신 4·19세대이다. 서울대에서는 이수정전문화부장관이 선언문을 초안했고 같이 문구를 다듬었던 윤식씨는 유정회의원을 지낸뒤 현재 미하와이에 체류하고 있다.선언문을 복사·배포하는 일을 맡았던 황선필씨는 5공정부에서 청와대대변인,문화방송사장을 역임했다. 민자당의 박범진·강우혁,민주당의 박실의원과 이장춘 전오스트리아대사도 서울대시위를 주도했다.그러나 서울대 출신 4·19세대들중 문리대 학생회장을 지냈던 안병병씨를 비롯,이영일·염길정·정남씨 등은 구민정당의원을 지냈으나 3당통합후 공천탈락·선거패배로 「쓸쓸한」시절을 보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특히 학보사기자였다가 나중에 총학생회장까지 오른 이대섭씨는 과기처·정무장관과 3선의원을 역임하다 수서사건에 연루,옥고를 치른 끝에 칩거하고 있다. 연세대의 경우 유영철 당시 학생위원장이 3공에서 4·19유공포장을 거부하고 경제계에 진출,동아건설사장에 재직하고 있다.정계에서는 김봉조의원이 민자당내 민주계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정창화 전국회농림수산위원장도 연대 학생시위의 주도자였다. 새정부출범이후 「정치명문대」로 떠오른 동국대 4·19시위는 민자당의 김영구총무와 최형우의원,야당의원을 지낸 고 장충준씨 등이 이끌었다.최의원은 민자당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실세로 떠오르다 아들의 부정입학의혹으로 주춤하고 있으며 장전의원은 지난해 여름 교통사고로 타계했다. 전통적 야도 부산에서는 김대통령의 측근중의 측근인 박관용비서실장과 서석재 전의원이 동아대학생으로 4·19시위에 가담했다.서전의원은 동아대 총학생회장이었다. 당시 김정수 부산대 약대학생위원장과 허재홍 수산대학생위원장도 지금은 어엿한 집권여당의 4선·2선의원으로 각각 자리잡고 있다. 경북대 총학생회장으로 4·19이후 수습을 주도했던 인사가 이치호 민자당 당무위원이고 유인학·신기하의원(민주)등은 전남대에서 총학생회·법대학생회를 이끌며 반독재투쟁을 벌였었다.
  • 사상최다 인원 출마/군소후보 뭘 노리나

    ◎당선보단 대선후 입지확대 포석/정계 대개편때에 주도권 겨냥/JC/양김이후의 지도자 부각 주력/CJ/백기완·이병호씨 등은 명성 높이려 나선듯 대선구도가 김영삼·김대중·정주영 3파전으로 압축되는 상황에서 나머지 다섯 후보들도 부지런한 유세일정을 짜고 있다. 새한국당의 이종찬,신정당의 박찬종,대한정의당의 이병호,그리고 무소속의 김옥선·백기완후보는 「군소후보」로 분류되는 것을 꺼려한다. 특히 이종찬후보의 경우 민자당 대권후보경선에 참여,한때 지지도가 상당했던 것으로 관측했던 인사이다.지금도 대선판도에 변수가 될수 있다는게 이후보진영의 판단이다. 그러나 이들 다섯 후보중에서 대통령당선자가 나오리라 예측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런 만큼 이들 후보들은 당선가능성보다는 대선참여자체,혹은 대선이후를 염두에 두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고 보아야 옳다. 이종찬후보의 목표는 대선이후 필연적으로 있으리라 예상되는 정계대개편에서 한 몫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보진영은 대선후 정계개편에서 민자당내 민정계동향이 큰 축이 되리라고 예측하고 있다.따라서 이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의미있는 득표(10%이상)만 올린다면 이들 세력에 대한 흡수 또는 연합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할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나아가 15대 총선에서 이후보 추종인사의 당선기반이 마련될 수 있으며 이후보의 차기 대권도전의 발판구축도 가능해진다. 이후보측에서 볼때는 대선후 정계개편의 폭이 광범위한 것이 바람직하다.때문에 김영삼후보의 당선보다는 김대중·정주영후보가 승리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아래 선거전략을 짜고 있다. 이후보가 김대중 혹은 정주영후보의 손을 들어주리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신정당의 박찬종후보의 출마이유도 세대교체,양금타파등 이종찬후보와 비슷하다. 대선이 끝난뒤 정계개편에서 야권의 한 축이 되려하는 것과 함께 양금이후의 지도자부각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후보가 야권이 김대중후보밑으로 통합될때 끝내 합류를 거부한 것도 나름의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후보에게는 지역구(서울 서초갑)고수문제도 대권도전의 요인이다.이번 대선에서 몇 %의 득표율만 올려도 「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줘 15대 총선승리는 손쉬우리라 기대하는 눈치이다. 이종찬·박찬종후보에 비해 다른 3후보의 출마이유는 비교적 덜 정치적이다. 대선이후의 입지확보를 겨냥하기보다는 명성유지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인상이다. 「남장여성」김옥선전의원은 믿음·희망·사랑의 정치를 펼쳐보이려 출마했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13대 대선에서도 출마했다가 중도사퇴했던 재야출신의 백기완후보는 진보세력의 단결을 외치고있으며 대한정의당의 이병호후보는 국리민복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세후보가 전혀 비정치적이라고만 볼 수 없다. 김옥선후보는 3선의원출신으로 아직 정치에대한 꿈을 버리지않고 있다.대선후보로서 나설만하다는 인식을 유권자에게 알림으로써 15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정치재기를 하겠다는 복안을 깔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백기완후보의 출마도 재야세력의 재편과정과 연관지어 분석될 수 있다. 백후보를 중심으로한 진보세력은 김대중후보의 재야잠식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백후보가 유세를 통해 김대중후보를 집중비난하고 나선 것은 진보세력의 독자성과 함께 자신이 재야의 「맹주」임을 과시하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이병호후보는 국제업무를 다루는 변호사출신으로 이번 출마가 명망을 넓히는 목적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사상 최고의 입후보율을 보인 이번 대선에서 이들 다섯 후보중 일부는 중도사퇴하거나 타후보와 연합할 소지가 있다.그러나 이종찬·박찬종후보를 제외하고는 사퇴·연합이 대단한 변수는 못되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 야권주자들의 전략(대선정국:13)

    ◎전략·이슈따라 합종연형 가능성/“반DJ정서 희석” 중부권공략에 승부/민주/「경제강점」 홍보속 「양금청산」대열 동참/국민/개인인기 바탕,정치협오층 집중 공략/신정 민자당의 정권재창출 의지에 맞선 야권의 정권교체의욕도 어느 때보다 높다. 민주·국민·신정당등 야권은 민자당이 안고있는 복잡한 당내사정,앞으로의 정국전망등을 종합할 때 12월의 제14대 대통령선거야말로 해볼만한 싸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10일 현재 차기 대통령을 노리는 야권의 주자는 민주당의 김대중대표,국민당의 정주영대표,신정당의 박찬종대표등 3명이다.여기에 변수로 남아있는 민자당 이종찬의원과 재야대표,또 과거의 통례로 볼때 몇명의 군소정당 후보나 무소속 후보가 등장할 것으로 보여 이번 대선은 어느 선거보다도 「야권의 후보난립」이 예상된다. 재야대표로는 해체된 민중당의 이우재상임대표와 백기완고문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정작 백고문은 단병호전노협의장을 밀고있다.이와관련,민주당의 김대표는 지난 5일 부산에서 열린 「가야클럽」초청 토론회에서『지금은 공개할 수 없지만 재야측과 조정을 하고있다』고 말해 후보조정 문제가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음을 시사했다.만약 조정에 성공할 경우 재야대표는 출마하지 않게돼 야권의 「대표적인」 대권주자는 4명선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야권주자들의 정권교체를 위한 승부수는 각당 각정파에 따라 서로 다르다. 민주당의 경우 집권 민자당은 지난 4년간의 실정과 경제불안,3당통합,당내분등으로 국민의 지지를 상실했다는 나름대로의 판단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특히 이종찬의원이 출마할 경우 이에따른 여권표의 분산을 감안할 때 13대 선거와 달리 영남권이 주축이 된 구민주당과의 「통합 프리미엄」까지 얻은 민주당의 집권가능성은 역대 선거중 최대라는 게 민주당측의 분석이다. 이같은 분석은 3·24총선에서의 득표율을 근거로 하고있다.민주당은 당시 28.8%인 6백만표를 얻어 38.1%로 7백92만표를 획득한 민자당보다 1백92만표가 적었다.국민당과 무소속은 각각 3백57만표,2백37만표를 얻었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호남에서의 지지율 66%를 13대처럼 90% 가까이 끌어올리고 이기택대표의 민주계와 함께 영남과 중부권표를 집중 공략한다면,이의원의 출마로 분산될 여권과의 표차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계산인 것이다.김대표가 최근 당내 민주계에 당직등을 대폭 양보하고 대선후 이대표 지원등을 시사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맥락에서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도식일 뿐 김대표가 지닌 일부 부정적인 이미지,영남권의 「반DJ 정서」,지역적인 한계등 우리 정치현실에서 극복해야될 난제들이 많다. 민주당측이 지방자치단체장선거 실시를 14대 개원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등 강력한 대여공세를 취하는 것도 이같은 장애를 최소화하겠다는 생각에서이다.이를통해 김대표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는 정계개편,이른바 「YS와 정국민당대표와의 합작 가능성」을 사전에 봉쇄하고 대선의 안전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또다른 이슈는 김대표와 민주당이 최대로 희망을 걸고있는 후보자간 TV토론이나 공개된 장소에서의 합동토론이다.성사여부를 떠나 후보자간 토론회는 모든 야권의 주자들이 한목소리가 되어 주창할 게 틀림없다. 14대 「대통령감」의 주 논쟁은 누가뭐라든 경제와 통일론이 될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박찬종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신정당의 득표율이 2%에도 못미쳐 실망이 크나,개인인기와 「새 정치」「세대교체」에 공감하고 있는 정치혐오층에 기대를 걸고있다. 출마가 예상되는 이종찬의원도 결국 이 점을 크게 부각시킬 수밖에 없어 전략과 이슈를 놓고 후보간의 「합종연형」도 상정할 수 있다. 이들 「새정치 후보」들이 예외없이 들고나올 양금의 지역감정문제도 결코 만만치않은 쟁점이다.국민당의 정대표도 궁극적인 전략이 「양금시대 청산」에 있다고 볼때 이부분에 대해선 대단히 적극적 태도를 취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의식,벌써부터 각당의 후보들이 「세대교체」와 「지역감정」에 대한 나름의 논리를 개발중이며,민주당의 김대표의 경우는 『군사정권에서 민주정부로 넘어가는 것이 진정한 세대교체』『대선기간동안 호남지역에서의 옥외 대규모집회 중단』이라는 색다른 주장과 공약등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일부 야권주자들의 정치공세가 강해 차단의 필요성이 발생하게 될 경우 민자당의 김영삼후보와 민주당 김대표간에 대타협이 있을 거라는 관측도 있다. 두 김씨 모두 대선 승리를 위해선 이 점을 필히 극복해야 될뿐더러 극심한 지역대결로 치달을 경우 중대국면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9일 신정당의 후보지명으로 「각당의 후보지명정국」이 끝이 났다.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대선정국에 접어든 만큼 남은 반년동안 후보들이 추구할 전략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 YS의 “과열방지” 제의 왜 나왔나(대선정국:6)

    ◎「평상정치」로 대권길 넓히기/민생해결 힘쏟는게 여망부응 판단/개원협상 야공세 사전쐐기 의미도/야선 “「단체장선거」 보장해야” 거부태세 민자당의 김영삼대통령후보가 28일 대통령후보선거전의 조기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대야협상을 전격 제안,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후보의 이번 제안은 일정기간동안 대권경쟁을 유예하고,그 대신 민생·경제문제해결을 위한 「평상정치」복원을 여야대표가 공동선언하자는 것이 그 내용의 핵심이다. ○금명 공식제의 방침 김후보는 이같은 기본취지에 따라 금명간 김영구사무총장 등 당4역을 민주당 김대중총재에게 보내 공식회담을 제의하겠다고 밝혔다.김후보측은 또 김민주후보와의 회담 이후 정주영국민당후보와도 동일한 성격의 회동을 가질 의향을 분명히 했다. 김후보의 이같은 대야제의의 배경에는 국민여론에 부응한다는 당위론적 측면과 이로 인해 궁극적으로 대선득표력을 배가 할 수 있다는 현실적 측면이 동시에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명분과 실리를 아울러 겨냥한 양면포석인 셈이다.즉 당분간 여야가지나친 대권경쟁을 자제하고 민생문제 해결과 경제난 타개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것이 국민적 여망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그같은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후보야말로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김대표 특유의 순발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헌법과 현행 대통령선거법은 차기 대통령을 현직 대통령의 임기만료일 70일 내지 40일전에 실시토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14대 대통령선거예정일은 노태우대통령의 임기만료일(93년2월24일)에서 역산할 경우 92년12월15일에서 93년1월14일 사이가 되다.그 중간 시점인 올해 12월말 대통령선거를 상정하더라도 앞으로 무려 6개월 이상이 남은 셈이다. 또 현행 대통령선거법은 ▲선거일은 선거일 30일전에 공고 ▲후보등록은 선거일공고일로부터 7일이내 ▲선거운동은 후보등록후 선거일 전날까지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이같은 명문규정에 비춰보더라도 6∼7개월간의 선거운동기간은 지나치게 길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김후보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6개월 이상 남아있는 대통령선거운동이 너무 초기부터 과열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대통령후보들이 합심해 일정기간 대통령선거운동의 유예기간을 가지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국민들의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야거부땐 독자이행” 민주·국민 등 야당측은 이에 대해 『단체장선거 실시문제에 대한 보장없이는 민자당 김대표와 만나지 않겠다는 것이 민주당 김후보의 기본 입장』이라거나 『민자당측만 사전 과열선거운동을 하지 않으면 구태여 선거운동 유예선언을 할 필요가 없다』는 등 설득력이 적은 이유를 내세우며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김후보와 민자당측은 조기과열선거운동 자제 방침이 여론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판단,야당측의 「화답」여부와 관계없이 당분간 민생·경제문제 해결에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입장이다.박희태대변인은 『민주·국민당이 대통령선거운동의 유예를 거부하더라도 우리당은 선거운동과 관련한 일체의 활동을 중지할 것』이라고 말해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후보측이 대선정국에 접어든 시점에서 이처럼 여유를 보이는 것은 소모적인 과열대권경쟁보다는 경제문제해결에 주력해 정치권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종국에 가서는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첩경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김후보의 한 측근은 『폭넓은 중산층형성이 앞으로 김후보와 민자당이 지향할 국가경영목표』라고 전제,『이같은 목표에 부합할 수 있는 길은 조기 과열선거를 지양,민생문제에 치중하는 것이고,그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선거전략』이라고 말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선경제 후대권」 논리 또 이날 제의의 배경에는 등원협상을 전후해 예상되는 야당측의 장외공세에 대한 사전경고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김후보측은 『경제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이 시점에 정치권이 비생산적 소모전으로 일관할 경우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해 「선경제·민생문제해결·후대권경쟁」이라는 정상궤도를 먼저 이탈하는 쪽이 대국민 이미지면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는 14대국회 개원과 지방자치단체장선거 연내실시를 연계해 대여공세를 펴려는 민주당측의 의도에 사전 쐐기를 박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야투사」 이미지 벗기 어쨌든 김후보의 이번 제안은 그 동안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제재도약과 민생문제해결이 최우선과제라는 국민적 여론이 도출된데 기초하고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또 이에 곁들여 종래의 「야당투사」로서의 단선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각계각층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범여권후보」로서의 위상을 재정립코자하는 김후보나름의 정치적 고려도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민적 명분이 확보된 이상 김후보의 이번제안에 대해 야당측은 수용을 거부할 논리를 쉽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지적하고 있다.
  • 국정에 구김살이 가지 않도록(사설)

    우리는 지금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를 맞고있다.정치권이 차기대권전의 와중에 있다는 의미보다는 노태우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그 이후의 정권이 들어서 자리잡을 때까지의 기간이 국정운영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불안요인이 많은 이기간을 슬기롭게 대처하고 국정의 구김살을 가능한한 최소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많은 국민들은 우려와 불안감속에 이 시기를 맞고있다.단순히 임기말의 행정공백이나 사회기강의 해이만을 걱정하는 것은 아니다.이것은 선진제국에도 있을 수 있는 자연적 현상이다.그보다는 이시기가 경제난·남북관계·국제환경의 변화등 국가의 진운을 좌우할만한 중요문제들과 맞물려있고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되는 때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대적 상황과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밥그릇챙기기에 급급해 국가발전을 위해 중요한 문제를 외면하고 국민의 욕구를 한데모아 발전에너지로 만들지 못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세계가 극심한 경쟁을 하고있는 이때에 능동적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국제사회에서 낙오하는 일밖에 남지 않는다. 이제 정치권은 크게 각성해야한다.현재 민자당이 집권당으로는 사상처음으로 완전경선에 의해 대통령후보를 선출키로 했고 야당의 대통령후보윤곽도 드러나고 있다.그러나 이문제가 정치권내부의 사람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일수 있으나 일반국민의 진정한 관심사는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국가의 지도자를 결정해나가는 문제가 국민자신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인데도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이 차갑다.정치지도자들이 개인이나 계파의 이익에 치중하며 이전투구의 모습을 보이는데다 국민의 공감을 얻는 소신과 국정청사진을 제대로 내놓지못하기 때문이다.따라서 정치지도자들은 부강한 나라,잘사는 국민을 만들려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갖도록 실천력있는 정책을 제시하는데 더 노력해야한다. 아울러 앞으로 1년여가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아래 어떻게 대처할것이며 국정의 부드러운 연결을 도모할것인가를 심사숙고 하는 모습도 중요하다.우리는 노태우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정치에서 벗어나경제난 극복에 전념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유의하고 있다.이는 국정의 당면과제가 무엇이고 국민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가를 제대로 판단한 것이다. 국민들은 이말이 행동으로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또 정치권이 이를 도와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이제 중요한 정책이 이리저리 바뀌어서는 안되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장기정책은 심사숙고해 결정해야한다.안정위주로 정책이 운용되면서 다음정권이 이를 토대로 발전할수 있는 방향으로 운용되어야 마땅하다.「대권주자」를 희망하는 지도자들은 이문제가 바로 자신의 문제라는 인식을 가져야한다.이런 사실을 외면하고 혼란을 부채질한다면 그는 국민의 외면을 당할것이다.
  • 민자전당대회 대의원 어떻게 뽑나/주목되는 계파간이견 조정

    ◎당규정대로면 대의원 거의 교체해야/YS측 5월초 밀어붙이기… 편법 시비 민자당이 전당대회 개최일시와 대의원확정방법을 둘러싸고 결론을 내지못하고 있다. 이는 또 계판간에 이해득실을 달리하는 문제이기도 해 어떤 선에서 타협을 이룰지 그귀추가 주목된다. 김영삼대표의 민주계는 당헌에 총재등의 임기만료일인 5월9일이전에 차기전당대회를 열도록 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선두주자로서 대세몰이를 계속,다른 대권주자들에게 시간적인 여유를 주지 않고 속전속결로 끝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민자당의 당헌·당규는 당의 최고의결기관으로서 전당대회의 당연직 대의원을 ▲총재 1명 ▲최고위원 3명 ▲고문 9명 ▲당무위원 46명 ▲다선국회의원및 지구당위원장 2백37명 ▲정책평가위원 2백80명 ▲상무위원 1천2백명 ▲중앙당및 시·도지부 사무처 부장급이상과 지구당 사무국장 5백명 ▲당소속 시·도의회의원 5백60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선출직으로는 ▲당무회의가 선임하는 당원 3백명이내 ▲시·도대회 선출 3백명 ▲지구당대회 선출 2천3백70명 ▲지역구 당선국회의원추천 5백80명 ▲중앙위원회선출 5백인이내로 되어있다. 문제는 이들 대의원을 거의 대부분 새로 선출해야 한다는데 있다. 민자당 당헌제7조 2항은 선출직 대의원의 임기는 모두 다음전당대회 개최일 전일까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선출직 대의원 4천50여명은 전원을 교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당연직 대의원 2천8백여명도 사실상 거의 대부분을 교체해야한다. 당헌은 총재와 최고위원의 임기를 원칙적으로 2년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당무위원은 임기에 관한 규정은 없으나 현46명 가운데 4명은 공천에서 탈락됐고 낙선자도 16명에 이르러 대폭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당무위원은 또 대의원으로서 스스로 한표를 행사할 뿐만 아니라 당무회의에서 3백인 이내의 대의원을 선임할수 있도록 하고 있기때문에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지구당위원장도 전국 2백37개 지역구 가운데 아직 창당및 개편대회를 치르지 않은 1백78개 지구당에서 새로선출하는 형식을 밟아야 한다. 1천명이 넘는 상무위원도 전혀 확정되지 않았다. 당규에 따르면 상무위원의 임기는 차기전당대회 전일로 만료하고 지구당에서 선출하는 각 2인,당소속 시·도의원 가운데서 선출된 1백인이내,중앙위원회에서 선출하는 2백인이내,당무회의에서 선출하는 4백인이내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당무회의는 선출직대의원 3백명을 합쳐 7백명이내의 범위에서 대의원선출권을 갖는 셈이다. 중앙위원회 역시 선출직대의원 5백명을 포함해 7백명이내의 선출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중앙위원도 그임기를 전당대회개최일 전일까지로 하고 있기때문에 대의원과 상무위원을 선출하기 위해서는 새로 선임되어야 한다. 또 전당대회를 치르는데 큰 난점 가운데 하나는 현재의 대의원으로 후보추천을 마치고 전당대회에서는 새로운 대의원들이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는데 있다. 민자당 당헌은 대통령후보경선에 나서기 위해서는 전국 16개 시·도중 8개이상의 시·도에서 각 50명이상의 추천을 얻도록 하고 있기때문이다. 따라서 이같은 절차를 밟은뒤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해야한다는 것을 감안하면5월초까지 전당대회를 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제시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처럼 난마와 같이 얽힌 문제들이 당헌·당규를 개정함으로써 정치적으로 해결될 수는 있다. 5명의 대의원을 추천할수 있는 권한을 13대의원에게 주느냐,14대 당선자에게 주느냐 하는 문제도 양쪽 모두에게 추천권을 줌으로써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민주계쪽에서는 민정계 대권후보들이 대의원추천의 어려움등을 들어 후보등록요건을 완화해야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적극 수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편법이기는 하지만 대권후보경선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을 당무회의에서 일괄추천하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다. 민주계측에서는 서로 이견이 있거나 계파간에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문제들은 3최고위원과 당무회의에서 원칙적으로 의견접근을 본뒤 세부적인 사항은 실무위에서 해결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하지만 이같은 방법은 절차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있다. 당규는 당무회의에서 개정할수 있지만 당헌은 전당대회를 열어서만개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때문이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타협을 이루더라도 편법이라는 비난과 잡음은 불가피하다고 할수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자유경선의 참모습 보고싶다(사설)

    민자당은 오는 5월초순 전당대회를 갖기로 함으로써 총선패배의 구렁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면을 조성할 전망이다.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집권민자당의 차기대통령후보가 선출되기 때문에 국민의 관심이 크게 쏠릴수 밖에 없다.더욱이 우리 정당사상 처음으로 집권당에서 대통령후보를 자유경선양상으로 뽑는 일이 벌어질 전망이기에 흥미가 고조된다. 당총재인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은 27일 회동에서 당헌에 따를 것임을 밝힘으로써 전당대회의 5월초라는 개최일시와 「경선」이라는 방법론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여당이 벌이는 자유경선은 새로운 당내민주주의의 계기가 될것이며 6공민주화의 주요한 진전으로 평가할수 있기에 크게 환영한다. 김대표는 이미 28일 상오 기자회견을 통해 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설 것을 공식 선언했고 당내의 다른 대권주자들도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아직 경선구도가 어떨지는 정확히 예측할수 없으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점은 지금까지의 당내 역학구도로 보아 짐작할수 있다.따라서 우리는 경쟁양상이 혼탁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 앞으로는 절대로 이전투구식의 경쟁이 벌어져서는 안되며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3당합당 이후 당내파벌 간에 벌어진 갈등상이 민자당의 위상을 떨어뜨리는데 크게 작용했고 이러한 국민의 인식이 총선결과로서 나타났음을 당지도부와 경선출마희망자들은 다시 한번 머리속에 아로새겨야 한다. 민자당의 주요지도자들은 지루한 집안싸움 때문에 이미 상당부분의 인기하락과 염증이라는 부담을 안고 출발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그런데도 또 다시 치졸한 경쟁상을 노출한다면 누가 대통령후보로 결정되더라도 상대적으로 어려운 입지에서 고전하게 됨을 명심해야 할것이다.그렇지않고 누가 보아도 훌륭하다고 할 정도로 선의의 경쟁속에 결정된 후보는 이미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속에 출발하게 될것이다. 지난총선은 경선과정에서 무엇이 훌륭하고 바람직하며 무엇이 역효과를 가져오는지를 함축성있게 알려주고 있다.전대에서의 경선도 이와 다를바 없다.흑색선전을 포함한 인신공격이나 매표등 대의원 개개인의 건전한 판단을 왜곡시키는 행위는 당원뿐 아니라 국민의 지탄을 받게될 것이다. 남을 깎아내리기 보다는 자신의 비전과 역량을 알리는데 주력해야 한다.당장의 경제난을 진단하고 극복하는 문제,비정하고도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 나라의 생존과 번영을 추구하는 문제,민주화의 추진전략과 21세기의 발전전략등을 내놓고 대의원과 나아가 당원및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대통령은 당총재로서 정권재창출의 사명을 안고 있다.따라서 경선과정에서 후보간의 지나친 과열로 인한 자해적 현상이 나오지 않도록 나름대로 조정과 정리에 힘쓰고 공정한 선거관리를 통해 전당대회가 참된 축제가 될수 있도록 모든 배려와 노력을 기울여 줄 것으로 믿는다.
  • 3·24총선결과의 정치사적 의미/긴급대담

    ◎안병만 외대부총장·정치학/이용필 서울대교수·정치학/“국민은 새정치질서를 원했다”/국민·무소속 대거 등장… 여야 모두가 패자/영·호남 독식 사라져 지역감정 타파 기대/「견제와 균형」 뿌리내릴땐 민주화 촉진 계기될것/통일등 국가 중대사 맡을 새국회,대립보다 국익우선 협력을 특별한 쟁점이나 이슈없이 치러졌던 14대총선이 당초 예상을 뒤엎고 여당의 과반수의석 확보 실패로 판가름났다.신생정당 국민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하는가 하면 민주당이 서울지역에서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고 무소속후보가 대거 당선되는등 갖가지 이변이 속출했다.앞으로 14대 국회는 차기정권을 창출할 대통령선거를 치러야하고 민주화·경제·통일등 국가적 과제를 해결해야할 책임을 떠맡게 됐다.이번 총선결과의 정치사적 의미,이같은 결과를 도출해낸 민의의 소재와 14대국회의 정치·경제적 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외국어대 안병만부총장(정치학),서울대 이용필교수(〃)의 긴급대담을 통해 짚어본다. ▲안병만부총장=투표율은 선거의 특징을 말하는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이번 14대 총선투표율 71.9%는 역대 총선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인데도 그 결과는 전혀 딴판으로 나타났습니다.「투표율이 낮으면 여당에 유리하다」는 통념을 깨뜨린거지요. 주원인은 정치불신,정치소외현상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그런데 투표율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여소야대라는 기현상을 만들어낸 것은 「관심있는 공중」이 대거 투표에 참여한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도저촌고」의 기본 특징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서울등 대도시의 투표율은 예전보다 다소 높아진 반면 농촌지역의 투표율이 떨어진게 그 좋은 증거입니다. ▲이용필교수=투표율로 민의의 소재를 파악하는 근거자료로 삼는데는 동감입니다.그러나 이번 선거는 투표율 못지않게 두가지 중요한 특성이 있습니다.하나는 당초 국민들이 생각한 것처럼 신생정당인 국민당이 여당표를 잠식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참여를 게을리하지 않은 중산층,이른바 「수익계층」이 넓게 분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국민당이 여당표를 크게 잠식한 것은 「여당과 반대되는 당」이라는 이미지보다 성향이 비슷하다는 점이 더 강하게 작용한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이 점이 향후 정국변화의 주요 변수가 될 것입니다. 또 양당 구조속에서 제3의 위치를 차지하게 된 국민당과 무소속의 대거 등장은 기존 양당에 대한 국민의 불만표출로 보입니다.사회가 다원화하고 점차 복잡해지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여겨집니다.앞으로 국민당이 어떻게 활동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정당정치가 「3당제」 또는 「다당제」로 갈 수 있는지의 여부를 판가름할 것입니다. ▲안부총장=이번 총선결과를 분석해보면 여러가지 함축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우선 3당 합당으로 탄생한 거여구도를 깨뜨렸으며 민자당의석으로서는 과반수인 50%에 못미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됐습니다.반면 민주당은 기대이상으로 선전,서울지역에서 과반수를 넘는 의석을 확보했고 수도권지역에서도 많은 당선자를 내 「지역당」이라는 오명을 어느정도 씻게 됐습니다. ○다당제 정착에 큰 관심 기존 양당구도를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등장한 국민당의 약진은 우리 정치사에 충격을 주었습니다.국민당의 향후 거취가 주목됩니다. 이번 선거는 지난 13대때 조성된 지역감정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지만 민자당의 아성인 대구·경남지역과 민주당의 전북지역에서 다른 당선자를 배출,인물과 정당이 우선시되는 경향을 낳아 새로운 가능성을 안겨주었습니다. ▲이교수=그점은 동감입니다.안교수가 앞서 지적했듯이 민자당의 공화계가 지지기반인 충청권에서 의외로 부진했으나 민정계가 전북에서 2석을 확보했습니다.영남지역에서도 국민당과 무소속후보들이 어느 정도 공간을 확보했다는 사실은 지역감정으로 얼룩진 우리의 정치사에 변화의 조짐이 싹트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안부총장=이번 총선결과로 미루어 볼때 앞으로의 정국은 13대처럼 민자당 마음대로 운영되지는 않을 것입니다.그러나 여당의 의도대로 정국이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국불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견제와 균형,타협과 관용이 우리 정치권의 대명제로 등장하게 돼 결과적으론 민주화를 더욱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또 이번 선거가 예전과는 달리 대통령선거에 앞서 치러졌고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현실적 계산에도 불구,민자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향후 민자당내 대권구도문제에 많은 갈등을 야기시킬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특정인의 대권주자 부상에도 예상치 못할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큰 편입니다. ▲이교수=총선결과를 각 당은 겸허하게 수용,정당정치를 활성화하고 당내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우리의 경우 정당정치가 잘 안되는 이유는 정치인들의 의식수준이 낮은 탓도 있지만 당내민주주의가 정착되지 않은데 가장 큰 원인이 있습니다. 민자당도 이제는 각계파의 지분이나 주장하는 과거의 행태에서 벗어나야 되고 민주당도 이익만을 추구하는 당내 불협화음을 제거해야 할 것입니다. 밀실정치로 각 계파의 지도자들이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지도자들의 개인의견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수준낮은 정치행태가 계속되는한 정당정치가 궤도에 오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이런 정당을 누가 민주주의 정당이라고 여겨 표를 주겠습니까.인물을 내세우는 무소속이 대거 등장한 것도 이때문입니다. 국민당도 마찬가지입니다.선거운동과정에서 보였던 것처럼 대표 한사람에 의해서 움직인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국민당은 또 재벌당이라는 이미지와 정경유착의 의혹을 깨끗이 씻는데도 노력해 확고부동한 제3당의 위치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4대 국회의 원구성이 이뤄지면 여야할것없이 무소속 의원들을 영입하려는 노력이 있을 겁니다. 민중당이 국회진출은 실패했으나 제도권 진입을 처음 시도했다는 점도 과거에는 볼수 없었던 상황으로 우리 정치사에 기록될 중요한 변화입니다. ○정경유착 의혹씻어야 ▲안부총장=역사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우리의 정치지도자들은 양당구도로 이끌어왔습니다.58년,71년,78년,85년의 총선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87년 13대 총선때부터 두드러진 이유는 없으나 다당제로 가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습니다.또다시 거대여당이 만들어진다해도 계속 다당제쪽으로가지 않을까 추측됩니다. 정치적인 맥락에서 고찰하면 우리의 선거는 상당히 민주화에 공헌하면서 정착되어가고 있습니다.많은 선거를 통해 국민의 의식수준도 몰라보게 높아졌습니다. 이는 독재나 군부출현이라는 돌발적인 사태발생의 가능성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정치발전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교수=국민의 의사는 표에만 있는게 아닙니다.이면에 또다른 의미가 담겨있다고 봅니다.표는 상징적 의미만 있을뿐 모든것을 다 표출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총선의 당선자들은 국민의 지역갈등해소 열망을 파악,이를 치유하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여소야대의 결과를 놓고볼 때 국민의 뜻은 우선적으로 거기에 있다고 보아야합니다.우리 정치사의 격동기를 살펴보면 그때마다 국민이 보여준 슬기는 대단한 것이었습니다.이제부터라도 국민의 정서와 의식의 흐름을 겸허하게 청취해야 하는 노력들이 있어야겠습니다.이것은 14대 국회의원들의 소임이며 의무입니다. ○지역아닌 국민대표로 또 민주화완결,경제발전,통일문제등 국가중대사를어느 한당에만 맡기지 말고 그 책임을 공유해야 할 것입니다.한 계파나 집단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나머지는 지켜보거나 비방이나 하는 그런 상태가 더이상 지속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공유상태로의 전환」­이는 14대 국회의원들이 기필코 개척해야 할 새로운 정치영역입니다. ▲안부총장=같은 생각입니다.이런 점에서 14대국회와 의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주문하고 싶은 점이 4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당과 지역을 배경으로 당선됐지만 국회란 민의를 대변하는 사람들의 집합체입니다.개개인이 소중한 일꾼들입니다.과거처럼 당이나 지도자가 시키는대로 획일적으로 간다면 곤란합니다.개개인의 정견이나 주장이 보다 활성화되어야 할 것입니다.한 여론기관의 조사를 보면 의원 개개인은 진보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당이 보수니까 보수로 회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이래가지고는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함은 물론 욕구불만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고 맙니다. ○단체장선거 쟁점될듯 둘째,통일을 주도하는 국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생각합니다.14대 국회는 통일을 얼마나 빨리 이루느냐는 열쇠를 쥐고 있습니다.새의원들은 이번 국회가 「통일국회」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접근했으면 합니다. 셋째,당을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점인데 이제는 개인의 역량에 따라 당을 좌지우지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됩니다.사당이나 붕당의 형태를 가지고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함은 물론 시대의 욕구에도 결코 부응할 수 없습니다.국회에서 지도자의 목소리만이 아닌 당의 목소리,의원 개인의 정치적 소신이 자리잡아갔으면 합니다. 넷째,14대 국회는 국민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우리 국민들이 아직까지 정치소외 속에서 헤매고 있는데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이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국민의 참여로 변화를 유도하는 국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교수=14대 국회는 여러모로 대선과 연결되어 있습니다.우리사회를 한단계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국민을 잘살게 하는 대권」창출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앞서 지적했듯이 제3당 출현과 무소속 의원의 연합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습니다.건전한 타협정치가 뿌리내려지지 않으면 21세기를 헤쳐나가야 할 국가적 과제들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선 가장 가까운 당면과제로 기초·광역단체장선거실시 여부가 큰 쟁점으로 대두되리라 봅니다. 영국의 철학자 JS밀은 국회의원에 출마한뒤 지역주민들에게 다음과 같은 연설을 한 바 있습니다.『이 지역이나 유권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라 한다면 난 국회의원을 안하겠다.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에게 지역구는 절차상의 선거구일뿐 의회민주주의의 기본정신은 전국민을 대표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안이한 자세에서 탈피,항상 대국적이고 진취적인 사고로 국정에 임해주길 바랍니다.
  • JP,왜 “중부권 역할” 목소리 높이나

    ◎경기·강원일대 「겨울나들이」 안팎/야의 「충청권공략」 맞서 수성전열 정비/“「후보가친화」땐 총선불리” YS에 제동 충청·경기등 중부지역을 누비며 「중부권 역할론」을 주창해 온 민자당 김종필최고위원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11월을 전후해 충·남북을 오가며 14대국회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강조해온 김최고위원(JP)은 12월들어 광명(23일) 파주(24일)등 경기권으로 행동반경을 옮겼고 26일 경북의 달성·고령과 경산·청도지구당 등 공화계의원의 지역구를 거쳐 연말에는 강원지역으로까지 겨울나들이가 이어질 전망이다. JP는 지난 10월부터 오랜 지론이었던 「내각제」선호 발언을 중지하고 그대신 『중부권이 힘을 발휘,동서양쪽간의 감정적 골을 메우고 나라가 건전한 궤도를 달리도록 해야한다』는 내용의 중부권 역할론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중부권역할론은 레토릭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 정가의 일반적 분석이다.우선 넓게는 중부권에 대한 범여권 지지기반 확보,좁게는 충청권을 주지지기반으로 하는 공화계의세력유지에 제1차적 목표가 있다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야권통합 이후 민주당이 호남권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주공략대상지역으로 충청권 등 중부지역을 겨냥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지난 정기국회기간중 김대중대표등 민주당측은 국회일정까지 일부 포기하며 추곡수매문제를 쟁점화시켜 「농민과의 대화」를 빌미로 충청지역에서 집중적인 대여공세를 벌인 사실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JP가 중부권 방문때 가는 곳마다 야당측의 국회에서의 실력저지 등 「비민주적」행태나 국민경제 전반을 고려치 않고 각계층과 집단의 이해에만 비위를 맞추는 인기영합적 태도에 대한 비난공세를 늦추지 않는 것도 일단 중부권에 대한 수성차원으로 이해할수 있다.또 전국구진출설을 일축하고 일찌감치 부여지역구 재출마를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부권역할론을 민자당내로 국한해 본다면 민주당측이 요구하는 총선전 후계구도 결정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왜냐하면 중부권의 민정·공화계의원,특히 충청권의 공화계의원들은 총선전에 김영삼대표(YS)가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가시화될 경우 총선에서 자신들의 입지가 오히려 약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물론 현시점에서 JP의 행보자체를 전적으로 반YS움직임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그러나 JP는 민주계측의 「선후보선출 전당대회」주장에는 단호히 반대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JP측은 14대총선 이후 정치권에 상당한 변화의 물결이 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그는 14대이후 자신의 역할을 「무용지용」(쓸모가 없는 듯하면서도 꼭 필요한 역할),「궤도를 벗어나려는 세력을 견제하는 역할」등 특유의 선문답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총선이후 변화된 정치상황,이를테면 동서대결로 귀착될지도 모르는 양금(김영삼·김대중)대결정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 온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대안」으로 나설 뜻은 아직 없는 듯하다.그렇다고 해서 그가 정치권 재편과정에서 조정역이나 「킹메이커」역할까지 포기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당안팎의 분석이다. JP의 입가에서 내각제라는단어가 사라지게 된것은 핵심참모인 김용환의원등이 『공화계에서 자꾸 내각제 얘기를 꺼내면 공화계는 마치 내각제 이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다』며 가급적 내각제문제를 거론하지 말라고 권유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그러나 통일시대에 대비해 내각제가 가장 적합한 민주제도라는 그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공화계측은 현재로선 남북관계의 급진전,총선이후 변화될 정치상황에 의해 YS나 DJ측이 세불리를 느껴 스스로 내각제에 대해 우호적 자세,또는 소극적 반대로 돌아설 가능성이 없지않다고 보는듯하다. 이같은 제반 가능성이 현실화되든 안되든 JP로선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의 창」을 스스로 닫아버리고 싶지 않은 것만은 틀림없다.JP측이 당내 민주계측의 1월 대권담판설등을 일축하고 여권의 단합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정치판도의 불가측성과 변환가능성을 함께 고려하여 가장 「정치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것이다.
  • 민자 각계파 수면하모임 활발

    ◎소그룹서 보스들까지 잦은 회동/후계구도 관련,당내파장에 관심/참석자들은 부인하지만 결속·이해조정 움직임 최근 민자당내에서 계보별모임및 초계파성 회합이 끊이지않고 있어 이들 모임이 향후 여권의 후계구도 정리등과 관련한 당내기류에 어떤 파장을 던질지 정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정·공화계의 관리자·중진등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최근 일련의 모임은 특히 지난주초 국회 대정부질문때 민정·공화계일부 의원들의 세대교체론,내각제개헌론제기와 11일 노태우대통령의 정치일정논쟁중지지시에 이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모임참석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향후 정치일정 마련등과 관련,수면아래에서 각계파가 의중을 탐색하고 이해조정을 시도하는 자리가 됐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지난 주말부터 눈에 띄었던 모임은 민정계관리자인 박태준최고위원주재로 14일 안산제일컨트리클럽에서 이뤄진 민정계8인중진 골프회동과 13일저녁 공화계의 김종필최고위원중심의 대전·충남출신의원모임을 비롯,김윤환사무총장자택에서 14일 저녁 이뤄진 당내외 4·19세대의원모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모임자중 민정계8인 모임에는 김윤환사무총장,이종찬·이춘구·이한동·이자헌·심명보의원과 박철언체육청소년부장관등 민정계중진들이 참석,민정계의 단합문제를 집중 거론. 특히 이날 모임에 참석한 의원들은 대권후보결정에 대해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고있는 민정계내 소그룹의 리더격의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뿐아니라 이들이 향후 정치일정과 관련,모종의 입장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주목.그러나 이날 참석의원들은 당내 타계파,특히 민주계의 반응을 의식한 탓인지 『정치적인 현안과 관련한 특별한 논의는 없었다』며 구체적인 대화내용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 이날 2개팀으로 나눠 가진 골프회동에는 박최고위원은 이종찬·이자헌·심명보의원과 한팀을 이뤘고 김윤환총장·박철언장관·이한동·이춘구의원이 다른 한팀을 구성했는데 김총장팀 멤버는 대체로 최근 김총장이 친YS경향을 보이는데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노출했던 인물들로 짜여져 이와 관련한 의견교환이 있을것이란 관측이 우세. 이날 회동이 끝난뒤 박최고위원은 『앞으로도 자주 만나기로 했다』고 말해 정례적 회합을 통해 민정계 행동통일 방안등을 모색할 것임을 시사. 이날 모임을 추진했던 박최고위원등 참석자들의 일부는 5시간여의 골프를 끝낸뒤 기자들을 피해 곧바로 서울시내 모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2차회동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도 14대총선및 전당대회시기·방법등 정국현안과 관련된 의견교환이 깊숙하게 이뤄졌으나 특별한 결론은 없고 민주계등 타계파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행동방향을 재론키로 입장을 정리했다는 후문. 또 이날 저녁 김총장자택에서있은 4·19세대모임에는 이치호 안병령의원 등 민정계 의원외에 박관용(민주계)·서석재의원(무소속)등 친YS 멤버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는데 김총장은 지난12일 청와대 당무보고때 노대통령과 나눈 대화내용 등을 소개하면서 계파를 초월한 당의 결속을 부탁. 김총장은 이날 모임에서 최근 정치일정 논의,내각제·세대교체 등의 논쟁이 가속화될 경우 자칫 여권의 분열을 노리는 신민당의 전술에 말려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같은 논쟁을 더 이상 계속하지 말도록 강조한 노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소 그룹별 모임과는 별도로 김영삼대표최고위원과 김종필 박태준최고위원등 각계파 보스들이 자파계보원들에 대한 관리뿐아니라 타계파 의원들과의 독대등을 통해 「교분」의 폭을 넓히고 있고 각계파 중간보스들에 의한 범계파적 교류도 활발하게 모색되고 있어 계파별 세결집움직임은 한층더 빨라질 전망이다. 또 후계결정방법등과 관련,일찌감치 자유경선을 내세우며 「신정치그룹」이라는 민정계 일부중진의원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이종찬의원은 광역선거이후 초·재선의원 그룹과 호남지역 원외지구당위원장등 원외인사들과 활발한 접촉을 갖고 지지기반 확산을 시도하고 있고 이춘구 이한동의원등도 자신들의 세를 바탕으로 영향력확대를 기도하고 있어 향후 이들의 거취 역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당내 소그룹별 모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오는 정기국회 후반 정도까지는 계파별충돌및 갈등의 노출보다는 「언젠가」 본격화될 후계구도 결정논의 등과 관련해 장기적으로 계파내 소그룹간 또는 계보간연합 등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물밑대화도 활발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차기대권주자와 관련,대세론을 폈던 민주계나 민정·공화계 모두 노대통령이 의중을 드러내지 않는 현상황에서는 섣불리 자신의 카드를 내보여 집중포화를 받기보다는 세를 축적하며 때를 기다려야한다는 동상이몽식의 공동인식을 갖고 있다는게 당주변의 해석이다. 특히 노대통령이 지난11일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과의 주례회동에서 정치일정논쟁중지를 지시한 것과 관련,각계파가 서로 아전인수격의 자파에 유리한 해석을 하고 있어 계파간 「세력균형」의 모습은 한동안 더 지속될 전망이다.
  • 「바람몰이」 퇴조… 혼탁 방지 과제로/19일간의 선거운동 결산

    ◎정당개입으로 「지역색깔」 아직도 극명/유권자 접촉 규제 심한 선거법도 문제/역대 국회의원 선거 때보다는 “상대적 공명” 6공 출범 이래 지난 88년의 4·26총선 후 3년 만에 전국적인 규모로 여야정당간의 대결이 된 시도의회선거의 선거운동이 19일 막을 내렸다. 3월에 실시된 기초의회선거와는 달리 정당개입이 허용된 이번 광역의회선거는 당초 예상대로 여야 및 후보들간의 접전이 맞물려 선거운동 막판에는 후보들간의 마타도어·흑색선전·인신공격 등 타락양상이 난무했으며 고발·고소사태가 잇따르는 등 적잖은 후유증을 남겼다. 비록 13대 총선이나 87년 대통령선거 때처럼 극단적인 지역감정이나 대규모 폭력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지역일꾼을 뽑는 지방선거라는 측면을 고려하면 지난 19일간 진행된 선거전은 정상궤도를 이탈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런가 하면 이번 선거전 역시 지역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정치권이 선거전을 주도함에 따라 일부지역에서 지역색깔이 여전히 극명하게 부각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또한 유권자들에게 후보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2회의 합동연설회 및 전단배포 등으로 극히 제한돼 있다든가 선거운동방법에서 정당추천 후보와 무소속 후보간의 지나친 불평등,일상적인 정당활동과 정당의 선거지원활동간의 모호한 한계 등 애초부터 현행선거법은 선거법 위반사례 및 위반시비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전이 파행적으로 진행된 데는 선거법 자체에도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나 여야의 수뇌부가 이번 선거를 차기대권경쟁의 전초전으로 인식,경쟁적으로 전국을 누비며 선거열기를 부추긴 데다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지구당 위원장 역시 차기총선의 예비전으로 보고 치열하게 「대리전」을 펼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보다 우세하다. 여권의 차기대권주자를 겨냥하고 있는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의 경우 경북·충남 등 일부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지구당 당원단합대회에 참석,당내 지지기반확대는 물론 여권 선거전략의 주무기인 안정논리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여권 2인자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역점을 두는 듯한 모습을보였다. 특히 김 대표의 호남방문은 선거운동과는 무관한 상징적인 「정치행위」라는 관측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이번 선거전을 보는 김 대표 시각의 일단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김대중 신민당 총재는 공공연하게 이번 선거전의 성격을 차기대권경쟁의 전초전으로 규정하고 자신의 영역확장을 위해 내각제 개헌음모,3당통합,물가불안,우루과이라운드협상 등 중앙정치무대용의 정치공세를 퍼부었다. 또 이기택 민주당 총재는 국민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틈을 노리고 민자·신민당 등 기존 양당구조의 타파를 외치면서 「새정치 도덕정치」의 기치로 자신을 전국적인 인물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열을 올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각 지역구마다 국회의원과 원외지구당위원장들도 이번 선거의 결과에 따라 차기총선의 공천권이 좌우될 뿐만 아니라 차기총선에서의 가능성까지 사전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로 파악,자신이 추천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후보들의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하여 전면에 나서 선거운동을 독려하는가 하면 앞다투어 당수뇌부의 지구당순회 등 지원군 요청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여야 정당이 과거의 선거전에서 구사했던 모든 선거전술을 동원했음에도 이번 시도의회선거는 몇가지 측면에서 과거와는 다른 특이한 현상을 낳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선 지난 17일의 신민당 잠실집회 등에서 드러난 것처럼 역대선거에 비해 야당의 바람몰이선거전략이 현저히 퇴조기미를 나타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집회의 고지방법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옥외집회를 허용하지 않는 현행 선거법의 관계규정과 지역일꾼을 뽑는 주민자치선거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신민당의 지역성과 한계가 보다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또한 기초의회선거를 치르면서 시만단체를 중심으로 새롭게 일기 시작한 공명선거분위기가 지역선거에서조차 정치공세로 일관하는 야권의 선거전략에 상대적으로 맞바람구실을 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다음으로 지금까지 유세장의 분위기나 선거운동의 전위부대역할을 해온 재야 및 운동권학생의 선거개입정도가 정원식 총리서리에대한 폭행사건의 여파로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이번 선거전의 특징으로 분류되고 있다. 선거종반전에 접어들면서 서울·호남·경남 등 일부지역에서 운동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특정정당의 후보낙선운동이라든가 화염병투척 등 폭력행위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후보자들이 국민감정을 헤아려 학생들을 선거운동원으로 기용하거나 이들이 선거운동에 개입하는 것을 노골적으로 기피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밖에 이번 선거가 비록 지방의회선거라 할지라도 사실상 정당대결의 양상으로 선거전이 진행된 점을 감안할 때 과거에 비해 유권자들의 인물선호경향이 정당보다는 인물위주로 급격히 변모되고 있는 측면도 주목할 만하다. 결론적으로 이번 선거가 막판에 갈수록 혼탁상을 더해 간 것은 사실이나 정당이 개입한 역대선거와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는 공명의 정도가 낫다고 평가할 수 있다.
  • “민자당 차기 총재”/대권후보 가능성”/김윤환총장 회견

    민자당의 김윤환 사무총장은 24일 낮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 클럽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차기 민자당 전당대회는 14대 총선 이후 개최하는 것이 원칙이나 총선승리를 위해 후계구도 정립이 많다면 조기경선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어 『다음 전당대회에서는 총재가 된 사람이 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현재는 민정계내에서 김영삼 대표와 필적할 만한 후보감이 없으나 김 대표가 전당대회 경선에서 이기려면 최대 계보인 민정계의 지지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또 차기 대권주자의 선정기준으로서 ▲문민정치의 토착화 ▲지역감정 해소 ▲세대교체 등 3가지를 들면서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서는 TK(경북·대구) 인사가 반드시 재집권해야 한다고 주장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내각제개헌 문제에 대해 『14대 총선 후 정치적 역학관계에 변화가 생기면 그때 가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 중간보스 연합체제 활성화 전망/「월계수회 파문」 뒤의 민정계 진로

    ◎중진에 대한 청와대 설득력 한층 강화된 셈/계파내 대권주자들의 입지 넓어질 가능성 박철언 체육청소년부 장관이 월계수회와의 결별을 선언한 이후 민자당내 최대 계보인 민정계의 향후 진로에 정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측 인사들은 노태우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를 맞아 민정계뿐 아니라 민자당 전체를 직할관리,권력의 누수를 막는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따라 현재의 당직자뿐 아니라 이종찬·이춘구·이한동 의원 등 중진들과의 직·간접 접촉을 더욱 강화,이들이 자신의 후반기 통치구도에 적극 협력토록 유도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까지는 박 체육청소년부 장관이 주관한 월계수회의 세력이 너무 팽창,민정계 중진뿐 아니라 당직자들까지 비주류처럼 되어버린 상황이 조성됨으로써 민정계 내부에서 불만이 많았던 것이 사실 이었다. 하지만 박 장관이 자신의 세력기반이라 여겨졌던 월계수회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함으로써 민정계 중진들과 박 장관 사이에 어느 정도 세력균형이 이뤄졌다는 관측이 가능하며 노 대통령의 민정계 중진들에 대한 설득력이 보다 강화되었다는 분석이다. 노 대통령이 민정계에 대한 통제력을 확실히 한다면 차기 대권후보를 「점지」할 수 있는 영향력도 증대될 것이며 김영삼 대표를 비롯,차기를 노리는 인사들에 대해 강력한 제어력을 가질 수 있으리란 것이 청와대 측근들의 기대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차기 대권 후보를 지명할 것인지 아니면 경선에 맡길 것인지에 대한 입장표명을 다시 유보함으로써 민정계의 향후 행보에 대해 명확한 진로표시를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민정계 중진들은 상당기간 관망자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일관되게 자유경선을 주장해온 이종찬 의원과 청와대측의 의견조정 과정이 있어야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후보결정 과정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의중과 관계없이 박 장관이 월계수회에서 손을 뗀 것은 민주계에서 김 대표의 대권후보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는 동시에 민정계내 대권 주자들에게도 입지강화의 기회를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 장관의 「독주」에 외형적으로는 제동이 걸림으로써 박태준 최고의원 김윤환 총장 등의 위상이 제고 되었으며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민정계내 대권주자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다른 중진 의원들 특히 이종찬 의원 등도 민정계 내에서 자신들의 세를 넓힐 수 있는 여지를 부여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사실 이제까지 민정계 초선 의원들은 박 장관이 공천권 등에서 절대적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의식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 자의든 타의든 월계수회 주변에서 맴돌았던 인사가 상당수였다. 이들 민정계 인사가 박 장관이 명백히 퇴조의 기미를 보인다면 상당히 혼란스러워 할 가능성이 있고 이러한 「공백」을 민정계 다른 중진 혹은 민주계가 메워나가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박 장관의 월계수회 고문직을 떠났다해서 그를 따르던 세력이 일시에 무너진다고 속단키는 어렵다. 3당합당 이후 박 장관이 민정계내 실세로서 부각될 수 있었던 것은 월계수회의 관리자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주요 이유는 공천권을 포함한 인사나 자금동원 등에 있어서 다른 어떤 중진보다 영향력을행사해왔기 때문이다. 설사 박 장관이 월계수회를 명목상으로 떠났다 해도 당정 요직인사에 대한 입김이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다면 계속 실세로서의 위치를 고수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런 관점에서 앞으로 노 대통령의 인사가 정국운영 스타일이 주목되고 있으나 이전처럼 박 장관에게 「힘」을 몰아주지는 않으리란 것이 일반적 예상이다. 노 대통령이 박 장관을 월계수회 고문직에서 사퇴시키면서 표출한 또다른 의지는 14대 총선 이전에는 민주계가 김 대표의 대권후보 옹립을 위한 조기전당대회 소집을 요구하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지만 민정계에 대해서도 대권도전 의사표명을 허용치 않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정계 중진들은 민주계만 조용히 있는다면 노 대통령의 신호없이 자신들이 먼저 나서지는 않을 뜻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박 장관의 거취표명에도 불구,광역의회선거가 끝난 뒤 민주계 일부에서 김 대표의 대권후보 및 당정 장악 움직임이 본격화된다면 민정계로서는 자구책을 강구치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민정계 중진들의 시각이다. 월계수회의 위상정립도 민정계 세력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총장은 노 대통령이 월계수회를 공조직에 흡수시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춘구 의원 등은 월계수회가 정치색만 띠지 않는다면 친목단체로서 당 조직과 자연스레 융화되리란 제안을 하고 있다. 방법론의 차이는 있지만 김 총장 및 이 의원의 언급처럼 된다면 박 장관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나 박 장관 측근들은 박 장관의 고문직 사퇴는 외형일 뿐이며 14대 총선을 전후,다시 박 장관의 조직으로 재가동될 것이란 반론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당분간 회장 등을 임명치 않고 사태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중립적 입장을 취해 아직 예단키는 어려운 상황이다. 박 장관의 월계수회 결별은 민정계내 중간보스 연합체제를 활성화 시키리란 분석도 있다. 민정계의 박 최고위원·김 총장 등은 노 대통령이 국정최고책임자이며 계파를 초월한 총재인 점을 감안,민정계 스스로가 결속을 다져 나가는 체제를 합당초부터 구상해 왔으며 그 방안이 노 대통령의 대리인으로서 박 최고위원을 정점으로 한 중진의원들의 지역별이나 친숙도에 따른 민정계 의원 분할관리 체제이다. 대통령제 하에서는 이같은 소계보 연합체제가 구축되기 힘든 점도 있으나 민정계 중진들이 「실질적인」 힘을 갖게될 경우 이같은 소계보 체제가 의외로 활성화될 가능성도 있다.
  • 박철언 장관,월계수회 후퇴의 배경

    ◎「대권경쟁」 마찰음 해소… 통치권 강화/「내분의 불씨 제거」·「당결속」 양면포석/“조기 전당대회” 민주계 요구에 제동 6공 「실세」이자 차기 대권경쟁의 유력한 주자로 지목됐던 박철언 체육청소년부 장관이 6일 돌연 자신의 정치적 사조직으로까지 일컬어지는 월계수회의 고문직을 사퇴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그의 사퇴가 미칠 여파와 향후 박 장관의 위상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박 장관이 현재 정치권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과 역할 때문에 그의 월계수회 고문직 사퇴는 사건 이상의 무게로 정치권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 게다가 시기적으로 박 장관의 차기대권도전설과 각종 투서가 끊이질 않는 시점에서 박 장관의 강력한 후견인으로 알려진 노태우 대통령의 뜻에 따라 그가 월계수회 고문직을 사퇴했다는 측면에서 향후 당 및 정국운영과 관련,갖가지 추측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사퇴배경을 「최근 월계수회 활동을 특정인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사조직인 것처럼 오해하는 억측이난무했기 때문에 그같은 억측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단순화시켰으나 사실 지금까지 월계수회는 박 장관의 정치적 행보와 동일선상에서 해석돼 왔다. 또 박 장관은 지난해초 3당통합을 추진하면서 그때까지 친목단체의 성격이 짙었던 월계수회의 활동을 「국민운동조직」으로 개편할 것을 측근 참모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월계수회와 박 장관의 차기대권전략이 무관치 않은 것으로 관측돼 왔다. 이에 따라 민정당시절 김윤환·이종찬·이한동·이춘구 의원 등 「비주류」 중진들은 월계수회의 활동을 박 장관에 대한 견제명분으로 활용해왔으며 3당통합 이후에는 김영삼 대표측에서도 조기 당권요구 등 차기 보장에 대한 빌미로 월계수회를 꾸준히 거론해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달 23일 노 대통령이 박 장관,김복동·금진호씨 등 친인척들과 가진 만찬석상의 대화와 관련하여 나도는 『박 장관의 월권행위를 엄하게 꾸짖었다』 『박 장관을 포함한 친인척이 차기대권주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했다』는 소문도 이같은 맥락에서 확대 재생산된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박 장관이 『그날 모임에서는 걱정하는 말씀도 있었고 격려하는 말씀도 있었다』고 토론한 데서 볼 수 있듯이 노 대통령은 그 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한 월계수회 및 박 장관 관련보고를 듣고 고문직 사퇴뿐만 아니라 행동지침까지 시달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89년말 5공청산 직후 이춘구 당시 민정당 사무총장이 당조직과의 마찰 등 당내 결속을 해치는 요인으로 월계수회의 분파활동을 지적하면서 이의 해체를 요구했을 때,또 지난해 4월 박 장관과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간의 대결국면 당시 민주계의 월계수회 해체요구에 대해서도 『월계수회는 나의 조직』이라며 사실상 박 장관을 엄호했던 노 대통령이 이처럼 급작스럽게 방향선회하게 된 이면에는 복합적인 의도를 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무엇보다도 통치권 후반기의 권력누수현상을 경계하고 있는 노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최소한 14대 총선 이전에는 여권의 차기대권 후보가 부각될 수 없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박 장관의 행동반경 제한조치에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3당통합 이후 노 대통령이 김 대표측에 대한 견제구로서 월계수회의 세확장을 묵인했던 방식에서 탈피,대권도전설로 논란이 분분한 박 장관을 먼저 제어함으로써 광역의회 직후로 예상되는 김 대표측의 조기당권요구계획을 사전에 차단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이해된다. 다시 말하면 3당통합 이래 「대구합의문」에 이르기까지 김 대표측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든 위협요소인 박 장관의 기를 꺾어줌으로써 향후 정국을 노 대통령의 의지대로 주도하는 한편 김 대표가 조기에 당권을 요구할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 노 대통령의 숨은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지난 2월말 취임준비위 멤버들과 청와대만찬 때 뿐만 아니라 민정계 중진들과의 회동에서도 노 대통령이 여전히 강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는 내각제개헌으로의 권력구조 변경을 위해서도 박 장관이 향후 지향하는 권력구조와는 무관한 대권 후보로 지목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대권경쟁의 상징물이 된 월계수회와 박 장관과의 연결고리를차단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장관이 이날 밝혔듯이 앞으로 신임 월계수회 회장은 비정치적인 인물 가운데서 선정됨으로써 모임의 본래기능인 「친목」의 성격으로 환원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월계수회가 지난 대선에서 기여한 공로 등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인식을 감안할 때 당조직에 흡수되는 형태로의 해체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오히려 박 장관에서 비정치적인 인물로 관리자의 교체를 통해 월계수회를 정치권의 태풍권에서 일단 비켜세웠다가 차기대권 경쟁에서 이를 다시 정권창출의 선봉대로 활용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즉 노 대통령은 향후 정국운영의 주도권을 계속 확보하고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미래정치 형태를 차기정권 창출에까지 투영시키는 지렛대로 월계수회를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유력한 차기대권후보로 지목돼온 박 장관은 노 대통령의 이같은 구상 등을 감안할 때 최소한 금년말까지는 의도적으로 정치적인 색채를 감추면서 조용한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월계수회처럼 공연한 억측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정치성향의 집회에서 한 발 벗어나 오히려 미래의 보고로 추정되는 생활체육협의회와 같은 비정치적인 조직과의 연대활동을 통한 이미지 쇄신과 발판구축에 치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박 장관의 월계수회 고문직 사퇴를 지금까지 계속된 투쟁의 산물로 인식하고 있는 김 대표측이 당초 의도했던 금년내 당권장악이라는 목표를 포기하고 노 대통령의 정치일정 운영구상대로 순응할지는 의문시된다. 김 대표측이 원하는대로 자신을 중심으로 당이 결속되는 조짐이 보이지 않거나 박 장관이 점유했던 위치에 또다른 연합전선이 구축되는 등 자신의 당내지분 확장에 이상기류가 감지되면 언제든지 이를 빌미로 당권투쟁을 꾀할 수 있으며 그 반대급부로 또다른 양보를 노 대통령에게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다. ◎월계수회는 어떤 모임인가/전국에 20개 조직… 의원 20여 명 가입/87년 대통령선거 지원 기구로 결성 6·29선언 직후인 87년 7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박철언 당시 안기부장 특보의 주도로노태우 민정당 후보의 선거후원조직으로 결성됐다. 노 후보를 당선시켜 월계관을 씌워주자는 취지에서 모임명칭도 「월계수회」라 붙였다. 대선 이후 「월계수회」는 88년 여름 조직을 재정비,전국적인 하부조직을 50여 개로 통폐합하면서 박철언 당시 청와대정책보좌관은 고문으로 추대되고 이재황 의원(전국구)이 회장으로 선출됐다. 노 대통령은 그 동안 민정계 중진들이 월계수회 해체 또는 당내 공식조직으로 흡수할 것을 건의할 때마다 『월계수회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며 일축한 것으로 알려져 월계수회는 자연스레 여권내 최대 실세조직으로 부각됐다. 이 모임은 지역마다 이름이 달라 팔공회·대지회·무등회·노령회·충우회·태백회·지역문제연구소·탐라회·미래민족문제연구소·북방문제연구소 등 전국에 20여 개 조직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회원수 등 구체적인 사항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 87년 대선 당시 회원이 1백80여 만 명에 이르렀던 월계수회는 현재 회장단 70여 명을 비롯,2만7천여 명의 핵심회원들만 관리대상으로 분류해 운영하고 있다. 원내에는 강재섭·박승재·이긍규·나창주·조영장·임무웅·김정길 의원 등 20여 명이 정규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철언 장관 1문1답/“정치목적 사조직” 의심 씻으려 결심/모임 해체여부는 회원의사에 달렸다 박철언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6일 월계수회 고문직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이제 모든 오해와 억측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체육청소년부 장관으로서의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월계수회 고문직을 사임하게 된 배경은. ▲월계수회는 지난 87년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노태우 대통령을 좋아하고 6·29선언 등 노 대통령의 통치철학을 지지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순수한 민간모임으로 출발,우의를 다지는 친목모임이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온갖 오해와 억측이 증폭되고 있고 특히 월계수회의 목표나 취지가 특정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사조직인 것처럼 왜곡되고 있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기 위해 고문직을 물러나기로 결심했다. ­고문직 사임에 대해 대통령과 사전 상의를 했는가.▲물론 노 대통령과도 얘기가 되었고 나의 고문직 사임이 화합을 추구하는 노 대통령과의 뜻과도 맞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월계수 해체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고문직을 떠나는 사람이 그 조직이 어떻게 된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본다. 그것은 전적으로 회원들 의사에 따라 결정될 문제라고 보며 궁극적으로 노 대통령을 위한 모임이며 또한 노 대통령을 좋아하는 모임이기 때문에 회원들이 노 대통령의 뜻을 고려해 결정할 문제다. ­이번 고문직 사임이 노 대통령의 친인척 배제방침과 관련이 있는가. ▲나는 20년 동안 공직에서 일한 사람으로 6공에서도 역시 공직자로서 일하고 있을 뿐 친인척문제와는 상관이 없다고 본다. ­최근 일부 언론사에 공무원 단체의 이름으로 배포된 괴문서내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옛날 수법이다. 그런 정치풍토는 사라져야 한다. 정치적 음해를 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 분명하다. ­장관으로 임명되면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상례가 아닌가. ▲지금까지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은 장관들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임명권자가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내 자신이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하겠다 언급할 일이 아니다. ­민자당내의 대지회가 박 장관의 대권도전을 위한 모임으로 결성됐다는 소문이 있는데. ▲나는 대지회 회장도 총무도 아니며 회원도 아니다. 대지회 회원 중 나와 가깝게 지내는 사람도 있지만 이를 두고 박계보다 월계수계보다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
  • “일보후퇴”·“완전탈락” 엇갈린 해석/「박장관 고문사퇴」여권내반응

    ◎청와대,“친인척 배제·당 단합도모” 의지/박 최고위원 중심,민정계 결속의 계기/민주계선 언급회피… 경계 늦추지 않아 민자당내 각 계파는 박철언 체육청소년부 장관의 월계수회 고문직 사임이 향후 정치권에 미칠 파장을 저울질하느라 부산한 모습이다. 민자당내 3계파를 포함한 여권 전체 분위기가 박 장관의 사임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가운데 각기 이해득실에 따라 사임의 의미와 배경을 달리 해석하고 있다. ○…박 장관이 월계수회에서 손을 뗌과 동시에 차기 대권도전 의사가 없음을 밝히자 민자당내에서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제스처』 『대권경쟁에서 완전 탈락』등 양극의 해석이 대두. 이 때문에 민주계는 다소 혼란스러워하는 눈치이나 민정·공화계는 『박 장관의 예에 따라 김영삼 대표도 연내에는 대권의지 표출을 삼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 민정계의 김윤환 총장은 『민정계 중진들이 민정계가 단결하려면 월계수회에 대한 정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청와대에 강력히 건의한 것 같다』고 말해 박 장관의 이번 거취표명이 민정계의 결속으로 이어지길 희망하는 눈치. 김 총장은 지난 3일 이종찬·이춘구·이한동 의원 등 민정계 중진들과 회동,월계수회에 대한 이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4일 하오 당무보고를 통해 이를 노태우 대통령에게 건의했다는 후문. 김종호 총무도 『당내 계파간 적대관계를 청산치 않는 한 민자당의 장래는 없다』면서 『앞으로 민정계는 박태준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결속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 박 장관의 한 측근 의원은 『박 장관이 나창주 의원의 「떠오르는 태양」 실언 이후 지난달 19일 월계수회에서 손을 뗄 의사를 측근 의원들에게 밝힌 바 있으며 이어 23일 청와대에서 있은 노 대통령과 박 장관 등 친인척 모임에서 다시 그 의사를 확인했었다』고 주장하면서 『박 장관이 고문직을 사퇴한 것과 월계수회 해체·와해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언급. 지난 5일 밤 상도동 자택을 찾은 손주환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박 장관의 거취문제를 전해들은 김영삼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한 논평을 회피. 민주계의 황병태·신상위 의원은 『예상됐던일이며 연말까지는 당을 정비해야 할 것』 『친인척이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것이 곤란하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가 표출된 것』이라고 해석. 그러나 민주계 한 중진의원은 『박 장관이 고문직을 물러난다고 월계수회가 해체되겠느냐』면서 『앞으로 민정계가 단합해 민주계와 정면대결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계. 공화계의 조부영 부총장은 『이제 박 장관과 김 대표간의 갈등을 빌미로 한 민주계의 조기전당대회 소집요구는 침잠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노 대통령 얘기대로 잔여임기 1년 정도의 시점에서 후계구도가 잡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피력. ○…청와대측은 박 장관의 월계수회 고문직 사퇴에 대해 대권후보의 조기부각을 막기 위한 노 대통령의 교통정리의 수순으로 분석. 한 고위소식통은 노 대통령은 적어도 금년말까지 나아가 14대 총선 전까지 여권의 차기대권 후보가 표면화 되는 것은 집권후반기의 「레임 덕」(통치권누수) 현상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이를 적극 방지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한 뒤 박 장관의 월계수회 활동을 통한 대권 도모를 우선 차단시킨 것이며 이어 일정 시기까지 YS(김영삼 대표)의 조기대권 후보겨냥 움직임도 철저히 제동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 이 고위소식통은 6월 이후 민자당 조지전당대회 소집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당헌에 내년 5월에 하게 돼 있는 것 아니냐』면서 『노 대통령이 「대권레이스」 출발신호를 하기 전에 누구든 먼저 나서면 실격패할 것』이라고 일침. 한 고위관계자는 박 장관의 「고문」 사퇴배경에 대해 『지난달 23일 노 대통령이 김복동 국제문화연구소장(처남) 금진호 전 상공장관(동서)과 박 장관(처고종사촌)을 청와대로 불러 저녁을 같이하면서 월계수회와 박 장관의 관계로 인해 당내의 단합이 저해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평소의 생각인 친인척의 배제원칙을 명백하게 밝혔는 데 박 장관이 이같은 대통령의 뜻을 받아들여 오늘 거취를 밝히게 된 것』이라고 설명. 이 관계자는 박 장관과 월계수회의 위상에 대해 『이제 뇌관을 다 뺐는데…. 평범한 21명의 국무위원 중 한 사람이자 2백99명의 국회의원 중 한 사람일뿐』이라고 말하고 『박 장관이 떠난 월계수회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 관계자는 박 장관의 의원직 사퇴도 검토되고 있느냐는 물음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해결된 것 아니냐. 쓸데없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리』라고 말해 그 가능성을 부인. 다른 한 소식통은 월계수의 장래문제에 대해 『당분간 회장직은 공석으로 있게 될 것』이라며 『「언행」을 함부로 하고 골수 「박철언 맨」으로 입에 오르내리는 사람은 교체될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그러나 월계수회 자체가 해체되는 일은 없을 것이며 민자당의 차기정권 창출을 위한 외곽세력으로서의 가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언.
  • 「3·26」표의 흐름과 그 파동

    ◎여,정국 주도 자신감… 야,애써 의미 축소/“호남 교두보 확보”… 잔치 분위기/민자/“황무지 강원·충청 진출”로 자위/평민 기초의회 선거가 사실상 여권의 「압승」으로 끝난 가운데 여야의 정치권은 향후 정국주도권 확보를 위해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의 및 파장분석에 골몰하고 있다. 여야는 외형적으로는 이번 기초의회 선거는 정당의 참여가 배제됐기 때문에 정국향방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공언하고 있으나 사실상 정당의 입김이 적잖게 작용한데다 88년 13대 총선이후 치러진 전국 규모의 첫 선거란 점에서 선거 결과를 내각제개헌 등 권력구조 문제 및 향후 대권구도와 연계한 성급한 추측마저 나돌고 있다. ○…민자당은 당초 예상대로 여야 당적 후보가 과반수선(49.8%)을 확보한데다 우려했던 서울 등 수도권에서 펑민당을 압도적으로 제압하자 마치 「잔치집」같은 분위기. 또한 비록 기대치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으나 호남권에서 여당의 「교두부」를 확보한데다 전남·북의 분리현상을 가시화 시켰다는 측면에서 크게 만족하는 모습. 이같은 선거결과를 광역의회 선거로 연결시킨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민자당은 성습하게 자축무드에 빠질 경우 4·26 총선에서 겪은 여권의 참패를 다시 되풀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표정관리를 위해 「금소령」을 내렸다』(박희태총장,장경우부총장)는 등 딴청을 피며 애써 선거결과에 무관심을 가장. 그러한 가운데 당내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로 평민당의 「지역당」한계가 더욱 극명하게 입증된 만큼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내각제 개헌에 대한 반대강도가 한결 누그러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대두. 그런가하면 민주계측에서는 『지자제 시대가 개막됨으로써 위로부터 통치하는 「행정시대」는 끝나고 아래로부터 정책이 결정되는 「정치시대」가 도래했다』면서 『체육관에서 만세삼창을 부르던 관행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는 만큼 아래로부터 지지받는 인물이 대권주자로 나설 수 밖에 없다』며 지자제실시를 김영삼대표의 「대권주자 필연성」으로 연계시켜 해석 그러나 민정·공화계에서는 김대표으이 아성인 부산지역에서 무소속 후보가 민자당적 후보를 숫적인 면에서 압도한 점을 들어 『과거 김대표의 지지표가 여권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여전히 표류하고 있는 사실이 입증 됐다』면서 김대표의 지지반이 「와해」된 것으로 분석. 이같은 엇갈린 분석속에 이번 기초의회의 선거 결과는 결국 6공에 대한 「중간평가」로 간주돼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대두하고 있으며 노태우대통령의 구상대로 향후정국이 주도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분위기. ○…평민당은 이번 기초의회 의원 선거를 당세확장의 호기로 간주,1천5백여명의 지원후보를 내는 등 정당대결로 몰고가기 위해 전력투구했으나 승부처로 여겼던 수도권에서 조차「야대시·군·구의회」를 단 한곳도 만들지 못하자 실망스런 표정. 평민당은 특히 김대중총재의 차기 대권 경쟁을 앞두고 전국적인 교두보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으나,선거결과가 여전히 호남강제·비호남권 절대 약세로 지역젖 편차가 뚜렷하게 노정되자 당 안팎에서는 김총재가 대권 전략을 상당부분 수정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 그러나평민당측은 ▲여권의 기습선거 강행으로 인물·자금 등에서 준비미흡 ▲정당참여 배제로 아 성향유권자의 투표율 저하 등을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패배」의 의미를 축소평가하면서 정당 추천제로 실시될 광역의회 선거에서 여권에 대한 유권자의 견제심리를 유발,상황 반전을 꾀할 태세. 따라서 이번 선거결과를 놓고 김총재가 내각제에 신축성을 보이는 등 대권 전략에 근본적인 궤도 수정을 할 것이라는 민자당내 민정·공화계 일각의 「희망적인」분석은 여전히 시기상조인듯 오히려 평민당은 경기·충청·강원 등 취약지역인 중부권에도 숫자는 미미하지만 시·도의회마다 1∼2명씩의 당선자를 낸 것을 민자·평민 양당구도 정착의 청신호로 자위하고 있어 중진회담·4월 임시국회 등에서 수서문제·환경오염 분위기를 고조시켜 이를 광역의회 선거전에 연결시킨다는 속셈. 농번기를 피한 6월말 선거가 명분·실리 양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평민당은 여야 헙상에서 이를 관철시킨다는 입장이지만 여권의 5월기습 실시에 대비,신민당(가칭)준비위측과의 통합·수도권지역 조직책교체 등 내부전열부터 조기에 가다듬는다는 복안. 김봉호과를 토대로 차기 공천권을 행사하겠다는 김총재의 의중을 흘려 주목.
  • 정치권 「물갈이」 움직임 정밀분석

    ◎「포스트 3김」 겨냥… 뉴리더 경쟁 뜨겁다/“합종연형” 활발… 입지굳히기 총력/돈줄 막강… 민정계 대권후보 1순위/박태준/“자생력 구비” 평가… 호남에도 뿌리/이종찬/대통령 신임속 사조직 확대 박차/박철언/이기택/“야권 신세대 기수”… 대중 이미지 살려 차기대선 나설듯/장외서 바삐 뛰는 김복동씨,러닝메이트설 큰 관심 모아/김윤환씨엔 킹메이커역 기대… 김원기·김영배씨도 “재목” 올해에는 20여년간 우리 정치권을 이끌어왔던 3김씨를 대체할 「뉴리더」의 탄생이 가능할 것인가. 1노 3김의 처절한 혈투가 벌어졌던 지난 87년 말의 13대 대통령선거 이후 정치권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 사이에 세대교체의 목소리가 높았으며 일련의 여론조사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88년 13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극적으로 회생했던 3김씨는 지난해 3당 통합이란 정계개편을 통해 다시 김영삼·김대중 대결구도로 정국을 몰아가고 있다. 양김이 14대 대통령 선거전에서 다시 붙고 그에 따라 지역감정이 극도로 악화됐을 경우 이 나라가 온전히 유지될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팽배해지면서 금년이 그같은 양김구도 정착여부의 갈림길이 되리라는 관측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금년 상반기 실시될 지자제 선거,또 빠르면 연말에라도 치를수 있는 14대 총선 등이 정치권 세대교체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내연중인 민자당내 대권후보 쟁탈전이 금년봄 공개화될 가능성도 높아 금년 한 해는 세대교체가 과연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이뤄진다면 「뉴리더」는 누가 될 것이냐에 정가의 관심이 모아질 것같다. 정치권 「물갈이」 움직임은 야권보다는 여권에서 보다 세차게 일고 있다. 다수 인재와 폭넓은 인맥군을 보유한 여권에 몸담고 있는 김영삼 민자당 대표에 대한 도전양상은 호남을 기반으로 독보적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경우와는 사뭇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6마리의 용」들 꿈틀 여권내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는 박태준 민자당 최고위원이다. 그 뒤를 이어 김윤환·이종찬·박철언·이춘구·이한동·박준병의원 등 소위 민자당내 민정계의 「여섯 용」들이 꿈틀거리고 있으며 장외 김복동·권익현씨 등도 거론 대상이다. 민자당내 최대 계보인 민정계를 노태우 대통령을 대리해 관리하고 있는 박태준 최고위원은 때묻지 않은 정치적 이미지와 함께 포철을 배경으로 상당한 자금동원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박최고위원이 대권고지를 향해 노골적으로 움직일 경우 김영삼 대표측을 자극해 당내분이 재연될 가능성을 우려한 청와대측의 당부로 표면적인 활동은 삼가고 있지만 박최고위원측이 뛰고 있다는 증거는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박최고위원을 지원하는 핵심세력은 민자당내 민정계 8인 모임. 이종찬·심명보·이자헌·오유방·이태섭·이치호·장경우·김중위의원 등으로 구성된 이 모임의 목표는 「민자당 대권후보의 자유경선」이다. 즉 민자당내 민주계 주장처럼 김영삼대표가 아무런 저항없이 대권고지에 올라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민정계내에서 단일후보를 옹립,김대표와 맞붙여 그 승자가 차기 대통령 선거전에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 모임의 인사들은 아직 민정계의 대권후보를 누구라고 못박고 있지는 않지만 박최고위원을 1순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같다. 박최고위원은 이들 8인 모임 이외에도 이춘구·이한동의원 등 민정계 중진인사들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있으며 김중위·최재욱의원이 주축이 된 민정계 소장그룹들과도 연관을 맺어가고 있다. 민정계에서도 대권후보를 내 자유경선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8인 모임의 총 간사는 오유방 의원이지만 이 그룹의 리더격은 역시 이종찬의원이다. 여권 출신인사 가운데 보기 드물게 자생력을 가지고 역량을 키워왔으며 대중적 기반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이종찬의원은 내심 민정계에서 자신을 대권후보로 추대해주길 바라는 눈치다. 이의원은 민정계 단일후보 옹립에 실패할 경우라도 민자당 대권후보 경선에 나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하고 차기가 어렵다면 차차기를 내다본다는 생각아래 여러 방향의 합종연형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의원의 정치적 활동범위와 관련,청와대측으로부터 알게 모르게 「견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3당 합당이후 노대통령과 잦은 독대를 통해 차기정권 구도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차차기까지 염두에 서울출신의 이의원은 민정계 대권 고지점령을 위해서는 대구·경북(TK)세의 지지획득이 관건이라고 보고 정호용 전 의원 지지 서명파를 중심으로 TK 소외세력 규합을 적극 나서고 있으며 호남지역 원내 지구당위원장 상당수와도 깊숙한 친분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민정계 인사중에서 이의원 다음으로 경선출진 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사람은 박철언의원이다. 박의원은 3당 합당과정 등을 통해 노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내외에 과시하면서 「뉴리더」 후보로 떠올랐다. 박의원은 13대 대통령선거 당시 노태우후보의 민정당 외곽선거 조직인 월계수회를 6공 출범이후 실질적으로 관리하면서 민정계내에서 최대 세력을 키워왔으며 민정계 대권후보는 전국적 조직을 가진 자신이 적합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박의원은 지난해 4월 김영삼 대표와의 일전에서 일단 패배,대권후보 경쟁에서 밀려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었다. 박의원 진영은 그러나 노대통령의박의원에 대한 신임은 아직도 확고하며 노대통령의 임기가 유한한 점을 감안,노대통령이 건재할때 대권경쟁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 놓겠다는 생각이다. 이에 따라 박의원은 평민당과의 제2 정계개편 가능성을 통해 김영삼대표측을 견제하면서 지난해말부터 월계수회를 중심으로 한 자신의 조직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종찬·박철언의원을 제외한 민정계 중진가운데 경선에 나설 가능성이 가장 큰 인사는 이한동의원이다. ○계파 조정자로 적격 경기·인천지역에서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는 이한동의원은 3당 합당 직후 자신의 세력판도를 박철언의원에게 상당부분 잠식당했다. 하지만 구 민정당 당3역과 내무장관 등 화려한 관·정계 경력을 거치면서 크게 모난 행동은 하지않았다는 점,문민으로서의 이미지가 돋보인다는 점 등 때문에 계파 조정자로서 일약 대권후보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민정계의 소위 「6용」중 김윤환·이춘구·박준병의원 등은 스스로 대권을 노린다기보다는 「킹 메이커」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는 인사들이다.김윤환의원은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당내 어느 계파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발군의 현실 정치감각을 갖고 있는 김의원은 무리한 세대교체 요구는 판을 아예 깨버릴 수도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3김씨 퇴진은 선거를 통해 국민이 판단해줄 문제이며 인위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논지다. 김의원의 이같은 모호한 태도 탓에 민정계 일각에서 김대표쪽으로 「귀순」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하고 있지만 본인은 이를 극력 부인하고 있다. 김의원에 대한 노대통령의 신임,원만한 대야관계 등을 감안할 때 어떤 대권희망자도 그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며 김의원의 지지가 여권의 대권쟁탈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는 관측이다. 이춘구의원은 김의원과 관점은 다르지만 역시 세대교체론의 조기주장에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이의원은 민정계가 세대교체 주장으로 김대표를 너무 몰아붙일 경우 김대표를 「순교자」로 만들어 도리어 김대표에게 유리한 상황이 조성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김대표에게도 여권의 대권주자가 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주되 금년내 적절한 시점에서 김대표의 대권후보 부적격성이 자연스레 노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병의원도 민자당 초대 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당내 3계파 주요 인사들과 상당한 친분관계를 구축,차기 대권의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자당내 민주계에서는 김동영·김덕룡·황병태·최형우의원 등이,공화계에서 김용환·최각규·김용채의원 등이 2세대 그룹을 이루고 있으나 김영삼·김종필씨가 스스로 물러나기 이전에 대권을 노릴만한 위치에 있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장외의 김복동씨도 주위에서 출전을 권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고 권익현 전 민정당 대표 등 5공 세력들의 움직임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김복동씨의 경우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부통령제 신설을 위한 개헌을 강력 주장하고 있는 저변에 김씨를 14대 대통령선거전 러닝메이트로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란 관측도 있고 김종필씨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주목된다. 대권후보를 향한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민자당과는 달리 평민당 중간 실력자들은 김대중총재의 카리스마적 권위와 정치지도력에 안존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탓에 평민당내에서는 김대중총재를 이을 2인자 그룹이 뚜렷이 부각되지 않은 가운데 김원기·조세형·김영배·정대철의원 등이 김대중총재의 후계자감으로 거론되는 정도다. 야권에서는 평민당보다는 민주당이나 재야그룹에서 신세대를 부르짖는 인사가 다수 있으며 민주당의 이기택 전 총재나 박찬종·김광일·노무현의원,재야의 핵심이 되고 있는 이부영·장기표씨 등이 그들에 속한다. 이중 이기택의원은 어느 정도 대중적 이미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차기 대통령 선거전에서 제2의 야권후보로 뛰어들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유경선이 바람직 현 상황에서 세대교체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3김씨가 스스로 용퇴하거나 자유경선을 통해 새로운 지도자가 3김씨를 누르는 길 뿐이다. 3김중 김영삼·김대중씨의 자발적 퇴진은 기대키 어려운 가운데 지난해 11월 민자당 내분시 김영삼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3김 퇴진론을 주장했던 김종필씨의 태도가 관심의 대상이다. 김종필씨가 금년내 적절한 시점에 제2의 세대교체 선언을 하고 이것이 민정계내의 세대교체 주장과 어우러질 경우 그 파장은 예상외로 커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세대교체가 보다 합리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역시 여야를 막론하고 대권후보를 자유경선하는 것이다. 민자당의 중간보스들은 금년 한해를 여권 대권후보 자유경선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최대한 주력하는 기간으로 삼으려하고 있다. 이들의 논리는 김영삼대표가 여권의 대권후보가 되더라도 경선이라는 절차를 밟지않고 통치권자에 의해 「지명」된다면 대국민 설득력을 잃어 상당한 표의 일탈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금년말 정기국회직후 14대 국회의원 공천권문제가 본격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차기 대권구도가 구체적 모습으로 나타나리란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 「독존」 버리고 「타협」 익혀야/새해 대담

    ◎우리 정치문화 선진화의 길은 어디에/이기 집착은 갈등 조장,파국만 초래/보스 중심의 「사랑방정당」 사라져야/위정자 선택·감시는 국민의 몫… 지자제 선거 공명해야 제구실 기대/이용필 진덕규 ▲이용필교수=오늘의 한국 정치현실은 건국후 6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지난 42년간 5∼6차례 헌정중단을 겪었던 우리 헌정사의 명암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여야 정치갈등이 심화되는 반면 현안문제는 타협이 안되고 이것이 다시 정치갈등을 증폭시켜 그 결과 헌정 중단이라는 파국을 자주 겪어온 것이 우리 헌정사의 두드러진 특징이었습니다. 그러나 5공이후 6공화국에 들어서면서 이같은 정치갈등이 지나치게 심화돼 공존의 여지조차 없어지면 곤란하다는 인식이 여야 지도자간에 고조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컨대 지난 여름 야당의 의원직 사퇴도 상호 파국은 피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3∼4개월의 국회공전은 있었지만 국회 복귀로 종결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의 민주주의가 장구한 세월을 통해다듬어져 온데 비해 우리는 민주화를 위한 「학습과정」 자체가 짧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 지도자들의 정치기술이 미숙한데다 명분에만 집착,실리를 놓쳐 파국을 초래하곤 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중산층이나 지식층의 정치감각이 크게 세련되는 등 우리 국민의 정치의식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사실입니다. 정치적 갈등을 포함해 사회 각 부문의 갈등 팽배로 지난봄 한때 「총체적 위기」라고 할 정도의 위기국면을 맞았으나 이를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그에 힘입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권력은 공유” 인식을 정치 지도자들도 이같은 국민의식 수준에 맞춰 동시적이든 계기적이든 권력을 공유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생각이 바뀌어야 하고 이는 지도자간 신뢰구축이 선행돼야 가능하다고 하겠습니다. ▲진덕규교수=해방이후 40여년간의 정치사를 되돌아보면 정권장악에서 집권기를 거쳐 붕괴,몰락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유형을 답습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권의 획득 및 고착화 과정에서 상당한 분파성과특정영역에 대한 인사치중 현상이 나타나 일반 국민들의 정치욕구와는 간격이 생기고 국민불만이 누적됨에 따라 권력구조는 더욱 경직화하고 소수 집중화돼 왔습니다. 국민들의 정치체제 변혁요구가 강해지고 마침내 시민저항이나 쿠데타 등에 의해 정권이 붕괴되면 다시 소수세력이 국민합의를 무시한 채 정권을 장악하는 식으로 정치변동의 단순반복적 성격이었지요. 이로써 이른바 6월 민주항쟁을 계기로 국민들의 직접선거에 의해 탄생된 6공화국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그 후의 정치과정은 국민의식과 괴리를 보여 총체적 위기의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욕구를 수용하고 부응하는 정치라기 보다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채 지체 내지 유예시킴에 따라 정치혼란이 사회 각 부문의 혼란으로 이어져 파국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교수=우리 정치가 이처럼 답보상태에 있는 요인을 3∼4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고도의 산업화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은 심화·증폭되는데 비해 이를 수렴·해소시키는 제도권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광주 민주화운동의 해결이 지연되었다든가 최근 안면도 핵처리시설 문제로 말미암은 주민들의 과격시위운동이 좋은 예입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 사전에 행정적·정책적 수단으로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같은 갈등을 초래한 것은 우리 정치체제의 관리능력의 부족이라고 봐도 좋을 것입니다. 우리 정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두번째 요인으로는 정당정치·의회정치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5공에서 6공으로 넘어오면서 체제변화는 아니지만 평화적 정권교체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우리 헌정사에서 획기적 경험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6·29로 6공의 정통성 문제가 해결돼 부분적으로 민주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한편 완전한 민주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정당간 정권교체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또 근자에 진보세력이 정당 간판을 달고 제도권으로 들어와 다행이지만 아직 제도권·비제도권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 자체가 의회정치를 마비시키는 요인입니다. 대중사회에서 정당정치를 확립하려면 당내 민주주의가 선행돼야 하고 당내 민주주의는 정당의 보스가 일방적 공천권 행사 등 전권을 갖는데서 벗어나 중간보스제가 정착돼야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로버트 달이 말한 권력정치의 다원화가 이뤄져야 정권교체시 등 변혁기에 힘의 공백도 메울수 있는 겁니다. 즉 정권교체기의 레임덕 현상이랄까,권력의 누수를 줄여 정권교체를 스무스하게 해주는 중간보스제를 통한 권력의 다원화가 이뤄져야 하는데도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이를 소홀히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가 그나마 현상유지라도 하고 있는 것은 조금 전에도 얘기했듯이 저변이 넓어진 중산층과 지식층이 정치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국민의견 수렴 미흡 ▲진교수=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을 5가지 정도의 영역을 중심으로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정치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이념만 자유민주주의 민족주의 정의사회구현일 뿐 현실성이 결여돼 있어요. 추상적인 논의에 머물다 보니 정치목표나 이데올로기가 없는 사회로 떠돌고 있는 셈이지요. 정치 엘리트의 성격면에서는 보스의 자의성에 의해 충원되는 직업정치인들이 모든 영역을 다 지배하려다 보니 한계를 느끼게 되고 정치엘리트와 국민들간의 의식이나 능력 격차가 없어지거나 역전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선진국에서는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최소한 일정 영역의 전문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정치 제도화에 있어서도 국민정당 대중정당 민중정당이나 압력단체를 기간 조직으로 하는 정당이 없고 보스중심의 사랑방정당으로서 특정인의 권력창출기능만 하고 있는 현실이지요. 의회도 국민 다수의 의견마저 반영하지 못한 채 요식절차의 기능만 수행할 뿐이어서 의회와 사회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정치 과정으로서의 선거는 국민들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합치는 축제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나 우리의 현실은 서로의 위치만 확인하는 분열 전주곡으로서 국민 의사와 관계없는 특정 지도자의 정당성만 부여해주는 역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치문화를 살펴볼 때 중산층,특히 지식인들이 이제까지 보여준 태도는 비판을 전제로 논리성과 윤리성을 확보하면서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논리나 대안없는 비판절대주의나 맹목적 지지일변도였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누적되면서 총체적으로 급격히 부각된 것이 최근 1∼2년의 정치현상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개선여부는 우리의 자구노력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젠 「삶의 질」 향상 ▲이교수=20세기 후반기 들어 선진민주주의 국가부터 통치력의 한계가 노출되기 시작하고 있어요. 인간이 갖고 있는 자원은 제한된데 비해 인구는 엄청나게 증가돼 갈등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이같은 흐름은 우리 정치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습니다. 즉 정치체제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시간이 갈수록 누적되고 있는데 반해 관리능력은 이에 못미치고 있지요. 예컨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무역마찰 등 우리 정치체제에 누적되는 중압감(정치적 스트레스)은 국민 대다수의 협조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여서 졸속으로 결정된다면 체제관리에 굉장한 문제를 초래하게됩니다. 또 우리 정치에 있어서 봄만 되면 과거 춘궁기나 풍토병처럼 위기가 오는 것에 대한 심각한 진단이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우리 정치가 갖고 있는 정치과정상 일종의 간헐적 스트레스에 대해 집권층이나 야당세력이 충분히 인식을 않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진교수=통치능력의 위기문제가 심각합니다. 우리 사회의 40대 이상에게는 좋든 나쁘든 자기귀속 이데올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공중분해돼 이념공백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40대 미만은 상업주의적 자본주의 문화의 침투로 인해 감각세대로 돌변,인내라는 고전적 의미의 가치관 붕괴를 초래했지요. 국민들의 정치적 요구도 크게 달라져서 부당한 간섭을 배제하려는 예전의 「삶의 영역보장」 단계에서 「삶의 질 고양」 및 정치요구 차원으로 높아졌습니다. 평등의식과 열정적 참여의지를 바탕으로 한 대등한 정치참여 요구에 대해 기존의 제도와 정치권 및 권력구조로 대응,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국민 욕구수준을 정치권력 구조가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지요. 때문에 정치영역이 의사당에서 거리로 옮겨가고 있으며 비제도권의 존재는 곧 제도권의 통치능력 한계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정치는 마냥 표류하는데 가까스로 이 사회를 지켜가는 힘은 정치 이외의 다른 영역에서 나오지 않나 하는 느낌입니다. ▲이교수=우리 정치가 표류하고 있는 것은 의회가 국민대표적 기능이나 정책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방금 지적하신 바처럼 삶의 질을 높이는 것과 동떨어진 권력 헤게모니 쟁탈 내지는 갈등조장으로 끝나고 있지요. ○개혁만이 안정도모 자유민주주의의 강점은 선거제도와 시장경제 원리가 적절하게 결합이 돼야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여야 지도자들은 개인의 집권과 당리당략에만 집착하다 보니 선거와 시장경제 원리의 조합이라는 효용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민주화가 꾸준히 지속돼 더 나은 삶의 질을 유도할 수 있는 정치의 장이 마련돼야 합니다. 앞으로 지자제가 실시되면 또 한번의 소란과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과정은어쩔 수 없이 한번은 겪어야 하겠지만 자제제 선거에 있어서도 정권적·당략적 입장에 집착하다 보면 우리 민주주의의 장래는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합니다. ▲진교수=개혁이 없으면 정치는 오히려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개혁이 정치안정을 가져오고 안정이 있어야 국가가 발전할 수 있지요. 그러나 6공화국은 안정면에서 한계에 와있고 개혁은 더디며 발전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정치가와 국민들 사이의 의사합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3당 통합만 해도 특정 정치권력의 재창조가 아니라 국가 정치발전을 위한 신사고의 소산이라고 당사자들이 주장했던 기억이 나는데 얼마후 내각책임제개헌 합의각서가 있느니,차기 대권주자가 누구라느니 하는 등 국민의사와 관계없는 권력거래로 비침에 따라 국민들의 정치환멸만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지자제 문제만 해도 바람직하고 합리적인 제도를 논의하기 보다는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다보니 국민과 자꾸 멀어지게 되는것이지요. 정치가들만의 게임으로는 미래가 밝아질 수 없습니다. 정치 지도자를 불신하는 국민감정은 요즘의 윤리·도덕적 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양보하면 서로 이득 ▲이교수=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정치 지도자간의 신뢰구축이 전제돼야 합니다. 정치 지도자들이 피차 조금씩 양보하면 서로 큰 이득을 볼 수 있는데도 상호 양보를 안해 똑같이 손해를 보는 「죄수들의 딜레마」와 같은 상태로 빠져들고 있어요. 정치가 불안하니 경제가 제대로 뻗어나갈 수 없고,노사문제가 확산되고 각종 부조리 등 사회악이 독버섯처럼 돋아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정치공백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하루 속히 정당정치가 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우리 정치 지도자들이 더욱 노력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또 브란트 전 서독총리가 지적했듯이 민주주의가 곧 방종이라는 생각으로 흐르거나 개인이 너무 자기 이익추구에만 급급하다 보면 민주주의는 파국을 맞게 되고 「독재의 바다」가 생기게 마련이지요. ▲진교수=대처 영국총리에도전했던 해즐타인의 경우와 바웬사 폴란드 대통령의 등장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큽니다. 해즐타인은 50대에 총리가 되기로 목표를 정한 야심가입니다. 어려서부터 총리당선을 목표로 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치졸한 얘기입니까. 국민의 인정과 지지를 받아야만 대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목표를 미리 정하고 이 목표달성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고방식이 우리 정치 지도자들의 모습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바웬사가 노조지도자로서 폴란드 민주화에 기여한 것은 인정하지만 바웬사의 영역은 거기서 끝나야 합니다. 정치 지도자의 전문영역이 따로 있기 때문이지요. 바웬사의 정치권력 욕심이 폴란드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줄지 의문입니다. 우리 정치 지도자들도 이제는 인내와 관용과 타협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 과거 우리 정치체제는 이전의 권력구조를 희생으로 삼지 않은 경우가 없었습니다. 이 사실은 우리가 인내와 관용을 갖고 하나의 장에서 역량을 경주해 협의하고 경쟁하기 보다는 분열과 소수화의 길을 걸어왔다는 얘기고 이것이 바로 우리 정치사회의 해결과제입니다. ▲이교수=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가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를 못하고 2차 투표에 나서려다 결국 포기한 결정은 참으로 슬기롭게 여겨졌습니다. 바웬사의 경우도 사회주의 체제속에서 노동운동을 활성화시켜 오늘의 폴란드 민주화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역할은 그것으로 끝났으면 좋았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어쨌든 우리 사회에서도 대처의 경우처럼 참신한 쇼크가 있어야 더 밝은 정치를 기약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의 하나는 정치 지도자들이 게임의 룰도 안 지키면서 나 아니면 안된다는 유아독존식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가오는 21세기에는 있을 수 없는 일로 여야 지도자들의 인식의 전환이 절실한 때입니다. ▲진교수=범국민적인 인식의 전환이 가장 절실한 시점이 바로 올해지요. 올 봄에 지자제 선거가 실시되고 연말부터 총선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6공화국 중반기로서 레임덕 현상이 불가피하고 무정부주의에 가까운자기규제결핍 상황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여건은 우리 정치를 매우 걱정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국민과 정치가의 의식과 실천의 대전환이 중요한 겁니다. 국민은 인식전환이 가능한 정치 지도자를 선별하고 감시해야 하고 정치 지도자는 국민선도 책임을 져야합니다. 6공화국이 추진해온 북방정책의 결과로 우리 사회가 이념공백을 자초한 것 또한 사실이지요. 지하철 구내에서는 『공산주의자나 간첩신고는 안기부에』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는데 남북한 총리회담과 문화·체육교류 관계로 서울에 우글우글한 「공산주의자」는 왜 신고대상이 안되는지에 대한 논리적 설득작업이 생략됐기 때문에 이데올로기의 공백이 생겨난 것입니다. ○대안있는 비판 중요 사회지도급 인사들도 정치 지도자를 비판하기는 하지만 이데올로기 문제가 심각했을 때 관념이 아닌 현실을 연구한 학자가 몇이나 되며 언론은 상업주의에 치우치지 않고 국민의 알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다했습니까. 종교는 기복 종교로서가 아니라 국민의 정신적 가치확립을 위해 얼마나 매진했을까요. 우리 사회의 기성제도 정치가 한계에 다다름에 따라 시민운동에 기대를 걸게됩니다. 정당차원과는 달리 직업 및 이익·사회단체가 활성화돼야 합니다. 차기 대권주자를 밀실에서 뽑고 또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의식에 제약이 가해져야 합니다. 지도자는 국민이 선출하는 것이지 밀실에서 뽑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선거가 선동정치의 포로가 되어서는 안되고 올바른 국민의사를 반영하는 수단이 돼야하며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대안있는 비판이 중요합니다. ▲이교수=우리 민족은 맨 주먹으로 이만큼이나마 경제적 성장을 이룬 것만 보더라도 뛰어난 민족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 국민이 이같은 훌륭한 자질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 것이야말로 우리 지도자들의 소임입니다. 이같은 맥락에서 정치 지도자들이야말로 앞서 말한대로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기 희생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해 정치인들이 씨는 뿌리되 수확은 다른 사람이 거둘수도 있다는 식으로 신사고를 해야만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단군 이래 처음 맞이한 성장의 호기에서 아르헨티나처럼 하루 아침에 주저앉지 않으려면 그만큼 정치 지도자들의 자기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지요.
  • 90년 정치·외교 결산/정치부기자 방담

    ◎기나긴 「합당파문」·결실맺은 북방정책/극한대결이 부른 파행국회,정치불신 증폭/거여 각서파동 몸살… 지자제 합의는 큰 성과/한·소 수교로 한반도 평화정착 기대 부풀어/야통합 당내 진통만 거듭… 끝내 불발 90년대를 개막한 올 한해는 정치·외교 분야에서 새로운 실험과 도약을 모색해본 대사건이 연속되면서 파란과 충격이 점철된 시기였다. 지난 한해 우리 정치·외교·통일 분야의 명암을 되돌아 본다. ­금년은 노태우대통령의 통치 전반기를 마무리 짓는 한해로서 3당 통합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정치질서구축 노력,그리고 한소 수교로 상징되는 북방외교의 결실 등이 돋보였습니다. ­금년 벽두 집권여당과 보수야당의 결합발표는 기존 정치질서의 틀을 뒤바꾼 정치혁명으로 평가됐습니다. 이어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잇따른 수교와 한소 정상회담,남북 고위급회담 등은 한반도에서도 냉전종식과 평화정착이 이뤄지고 있다는 일반 국민의 기대를 한껏 부풀게 했지요. ­신년에도 새 정치질서 구축 및 한반도의 탈냉전 움직임이 더욱 활발하게진척되리란 예상입니다. 연말에 노재봉내각이 출범함으로써 집권후반기를 맞은 노태우대통령의 통치이념이 가시적으로 구현될 것으로 보이며 30년만에 실시되는 지방의회 선거를 계기로 정치권이 또다시 「지각변동」을 겪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결국 새해 정국의 초점은 차기 대권경쟁과 관련,양김대결 구도가 굳어지느냐 아니면 세대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어 새로운 인물이 대권레이스에 동참하느냐로 모아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13대 국회에서는 추진하지 않기로 당정간 의견을 모았던 내각제 개헌문제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노대통령을 비롯,민자당내 민정·공화계가 아직 내각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는데다 노총리서리가 강력한 내각제 신봉론자라는 점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지방의회 선거에서 평민당의 지역당 성격이 더욱 뚜렷이 부각될 경우 김대중총재가 내각제 개헌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있으며 이와 관련해서 제2의 정계개편까지 거론될 수 있다는 예상입니다. ­연초의 3당 통합과 관련,통합의3주체였던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김종필 민주·공화 양당총재가 통합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느냐도 한동안 정가의 얘깃거리로 등장했죠. 민자당의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은 3당 통합 이후 자신과 노대통령이 주체였고 김종필 최고위원은 나중에 뒤따라왔다고 피력,공화계로부터 반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권을 염두에 둔 YS의 의지가 이때 이미 표출된 것이고 내각제를 3당 통합의 종착역으로 생각하고 있던 JP와의 갈등은 필연적이라는 것을 시사한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3당 통합으로 인한 거여의 출범이후 「유일야당」으로 남은 평민당과 민자당 참여를 거부한 민주당 잔류세력 등의 야당통합 문제도 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평민당 서울지역구 의원들의 「서명파동」과 민주당 이기택 전 총재의 「경상도 배신자론」 이후 원외 위원장들의 반발 등 양당 모두 당내 진통을 거듭하며 지루한 협상을 벌였으나 상호 불신감만 안긴채 끝내 무산됐습니다. ­통추회의측이 3자 통합 협상의 재야당사자로 나서는 등 3개 정파가 수차례의 공식협상과 막후접촉을 거듭했음에도 성공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김대중총재를 인정하느냐의 여부로 귀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년 이상 백담사에 은둔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30일 하산,귀경하게 되는 것도 연말의 큰 뉴스로 꼽을 수 있지요. 전전대통령이 서울 연희동 자택에 머물 경우 5공 인사들이 자연스레 전전대통령을 중심으로 모여 여당의 권력 판도에 변화가 있으리란 관측도 있습니다만 전전대통령 자신은 당분간 정치적 활동을 자제하리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지난 4월 당시 여권의 핵심 실세였던 박철언 전 정무1장관의 김영삼대표에 대한 비난발언과 장관직사퇴 사태는 민자당의 앞날을 예고케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외형적으로 김대표의 방소를 둘러싸고 김대표를 수행했던 박장관과의 사이에 북방성과의 「공다툼」 모습으로 비쳤으나 그 이면에는 차기대권을 겨냥한 힘겨루기의 성격이 짙었습니다. ­김대표가 결국 탈당을 카드로 노태우대통령을 압박,일단 박장관을 퇴진시키는데까지는 성공했으나이 사태로 그 자신 역시 이미지의 손상을 입은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이 사건은 향후 민자당의 대권주자가 최종 확정되기까지 여당이 숙명적으로 겪어야할 당내분,계파간 갈등의 시발이었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특히 박장관이 12·27 개각으로 다시 체육부장관으로 각료직에 복권된 이상 또다른 형태의 김­박대결이 없으리라고 단정키는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민자당내의 내각제 합의각서 유출사건은 내각제 문제를 둘러싼 민자당내 3계파의 갈등을 표면화시켰고 김영삼대표의 마산행 가출로 분당일보 직전에까지 갔습니다. 그동안 내각제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김대표는 각서존재를 부인했으나 자신이 서명한 각서가 드러나자 당무를 거부,끝내 자신의 내각제 포기주장을 관철한뒤 당무에 복귀했지요. 이 과정에서 김대표는 자신의 측근의원까지도 김대표가 당을 떠날 것이란 사실을 믿게할만큼 강경드라이브로 밀어붙여 민정·공화계의 항복을 받아낸 셈이지요. ­김대표는 내각제 포기라는 자신이 원해던 실리는 얻었지만 각서서명과 서명사실 부인과정에서의 도덕성 문제·집권당 대표가 당을 버리고 가출한 사실 등에 대해서는 크나큰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되었지요.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의 이른바 「7·14 날치기파동」은 야당의원들의 의원직 사퇴서 제출로 이어지면서 여야관계를 극단적인 대결구도로 치닫게 했습니다. 지난 11월19일 평민당 의원들이 다시 등원하기까지 4개월여 이상 계속됐던 「사퇴정국」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요. ­평민당은 사퇴서 제출과 함께 주장했던 내각제 개헌포기와 지자제 전면실시 등의 요구가 여권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대중총재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고 소속의원들이 동조단식까지 벌이는 등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었지요. 이 과정에서 민자당 내부의 상황변화도 있었지만 결국 11월17일 여야 총무회담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는 관철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야권의 시각에서 볼때 「사퇴정국」은 정국의 흐름을 민자당 일방독주에서 여야 동반상태로 복원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야간 현안합의에 따라 정상화된 정기국회는 법정회기 30여일을 남겨두고 지각 출범했던 만큼 졸속·부실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점은 처음부터 예견됐었습니다. 결과도 그대로 나타났구요. 특히 일요일 이틀을 포함해 불과 9일간 치러졌던 국정감사도 평민당측이 온통 민방지배주주 선정문제에만 매달리면서 기대수준에 크게 미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말았습니다. ­국회의 졸속·부실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 않았습니까. 이점에서 이번 정기국회는 그동안 정치권의 최대쟁점이었던 지자제 관련법안을 여야합의에 의해 매듭지은 점을 우선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야의 견해도 그점에서는 일치하고 있지요. 양측이 정기국회의 최대성과를 지자제 관련법안 통과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밖에 내세울만한 것이 없기도 하겠습니다만 지자제 문제에 있어서만은 양측이 대체로 만족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겠지요. ­지자제 협상이 타결되면서 정기국회의 막바지 운영은 눈에 띄게 순조롭게 진행됐었지요. 예산안이라든가 추곡수매 등 쟁점현안 처리에 있어서는 야당의 「방조」 기색도 충분히감지됐고요. ­어쨌든 새해 벽두부터 전국이 온통 지자제 선거열기에 휩싸일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과열·타락의 조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여야 모두 내년봄으로 예상되는 지방의회 선거를 14대 총선과 차기대권 경쟁의 전초전으로 상정하고 있느니만큼 선거전의 양상은 대선각축전에 못지않을 전망입니다. ­민자당의 경우는 선거준비단계에서부터 공천권행사 및 향후 대권후보 결정문제 등이 겹쳐 또 한차례 내부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다분하지요. 평민당의 경우도 선거결과가 나쁠 경우 더욱 거세질 것이겠지만 야권통합의 회오리에서 진통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3당 합당 후 첫 선거로 기록된 대구 서갑,충북 진천·음성 보궐선거는 사실상 민자당의 참패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여소야대의 구도하에서도 동해,영등포을 재선거에서 승리했던 여당이 진천·음성에서 야당에게 자리를 내주고 대구 서갑에서도 여권후보끼리 혈전을 벌이다 결국 정호용후보 사퇴소동까지 빚었습니다.­2곳의 보선이 민자당의 패배로 나타난 것은 구국적 결단이라고 강변했던 3당 합당에 대한 평민·민주당의 거센 도전과 합당 후 끊이지 않았던 당내분에 대해 국민들이 실망한 결과로 보여집니다. ­지난 6월 노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회담때 정씨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했고 최근 청와대측의 밀사가 정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정씨의 향후 거취가 주목되고 있지요. ­우리외교는 정말 바쁜 한해를 보냈습니다. 정초에 북아프리카의 사회주의 국가인 알제리와 국교를 수립,청신호를 올린 북방외교의 닻은 그야말로 쾌속항진이었습니다. 역사적인 6·4 샌프란시스코 「노­고르비 회담」에 이은 9·30 유엔본부 한소 수교서명,12·13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및 한소 정상회담 등 북방외교의 쾌거는 우리외교를 명실상부한 전방위외교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지요. ­한소 수교는 또한 정치·외교적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한중관계 정상화에도 대단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외교전문가들은 한중수교가 내년중 무난히 달성될 것이라는데 아무런이견을 달지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호적인 분위기가 한중간에 계속 유지될 것이 확실하다는 측면에서 내년에는 한반도에도 커다란 지각변동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남북한도 그 어느 해보다 바쁜 한해를 보냈습니다. 분단 45년만에 남북의 총리가 공식 대좌한 총리회담이 서울과 평양을 번갈아 세번씩 열렸고 남북 통일음악제·통일축구대회가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치러졌습니다. 남북회담과 교류를 주무한 통일원 등 관계기관의 공무원들은 눈코뜰새없이 준비 및 지원업무에 바빴으며 특히 남북왕래 창구인 판문점은 지난 45년동안 왕래한 사람 숫자보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스쳐갔습니다. 그만큼 국민들의 통일열망도 높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차례의 총리회담은 비록 합의 도출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쌍방이 「하고 싶은 말」을 했고 남북간 기본원칙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축구대회·음악제는 최초의 민간인 교류라는 점에서 앞으론 남북간 인적 왕래 확대가능성을 엿볼수 있습니다.
  • 개각이후 민자 계파사이 미묘한 기류

    ◎닻올린 「노내각」… 여권판도 변화조짐/젊어진 총리 세대교체에 새바람/차기대권후보 경쟁에도 큰 영향 미칠듯 12·27 개각에 따른 노재봉 내각의 출범은 민자당내 각계파간 역학관계,나아가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 경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교적 젊고 추진력 있는 총리의 등장은 정치권 세대교체 움직임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으며 여권내 대권경쟁의 변수였던 박철언의원이 재입각함으로써 그에 따른 여러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게다가 노총리서리가 취임서두 「정치권력의 비집권화」를 강조,내각제에 대한 집착을 피력함으로써 노내각이 6공 후반기 정국에 「돌풍」을 불러올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번 개각과 청와대 진용개편에서 정치권의 향후 풍향과 관련해 주목되는 인사는 노총리서리,박철언 체육청소년부장관,최병렬 노동부장관,정해창 청와대비서실장,손주환 정무수석과 박세직 서울시장 등이다. 새 내각의 간판인 노총리서리는 「양김체제」로 불려지는 현정치 구도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노총리서리는 서울대 교수재직 시절이나 청와대참모 초기에는 김영삼 민자당대표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지난 10월말 내각제 합의각서 파동을 통해 김대표가 대통령제하에서의 집권의도를 분명히 했던 것을 계기로 양인사이가 소원해졌다는 관측이다. 김대표와 노총리의 개인적 관계를 중심으로 향후 정국 전개를 쉽사리 점치긴 아직 힘들다. 노태우대통령이 노총리서리를 중심으로한 「친위군단」으로서 행정권을 장악하고 당측 문제는 김대표에게 전권을 위임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총리서리의 성격이나 취임 자회견 내용을 볼때 앞으로의 당정관계가 원만하게 굴러가지만은 않으리란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노대통령의 집권후반기 치적을 마무리짓는 것과 함께 6공이후 노대통령의 위상에 대한 책임까지 떠맡고 있는 노총리서리가 김대표의 대권가도에 순탄한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란 관측이다. 50대 총리의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세대교체 분위기를 북돋우고 지자제선거 등을 통해 내각제 개헌가능성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노총리서리와 6공이후 대권구도의 조기가시화를 추구하는 김대표간의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총리서리의 급부상은 그가 노대통령의 후계자가 될수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으며 민선서울시장 후보가 확실시되는 박세직 서울시장의 등용도 김대표에게는 껄끄러운 대목이다. 최노동부장관과 정비서실장 등 강성이미지 인사들의 다수 포진도 김대표의 심기를 불편하게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손주환 정무수석만이 김대표에게 호의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손수석 역시 노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우선하는 인사로 평가되는 실정이다. ○…박철언의원의 내각복귀에 대한 민주계측의 예민한 반응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박의원이 정무1장관직에서 사임한뒤 8개월만에 비록 정치색이 배제된 체육부장관에 기용됐음에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정치적인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장관직 사임이후에도 김대표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던 박위원의 각료복귀는 향후 대권구도에 대한 노대통령의 의중을 단적으로 웅변해주는 인선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박의원의 각료복귀는 「직책」보다는 정무1장관과 대등한 국무위원직으로의 「원상회복」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박장관이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음에도 전국구 의원직을 계속 고수하게 된 것으로 이해된다. 3당통합이래 계속된 민자당의 내분,특히 내각제 합의각서 파동을 겪으면서 김대표에 대한 노대통령의 「기대」는 사실상 실망으로 변모됐으며 결국 이번 개각을 통해 당초에 구상했던 후계구도,즉 민자당이 아닌 민정계를 통한 권력 승계로 복귀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박장관으로서도 민주계나 민정계내 견제세력의 시선을 의식치 않고 청와대를 수시로 드나들면서 노대통령과 면담할 수 있는 「합법적인」 통행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사면초가상태에서 벗어나 보다 유리한 입지에서 대중정치인으로의 이미지 변모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91년의 지자제 및 총선 정국을 통해 양김대결구도를 굳힌뒤 대선에서 김대중 평민당총재와 최후의 일전을 겨루는 수준으로 대권시나리오를 기획했던 민주계측은 이번 개각으로 반김대표의 인물이 대거 내각의 전면에 포진하자 벌써 전운이 감도는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특히 이번 개각으로 차기 여권의 대권주자에서 김대표가 배제될 가능성이 엿보이자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것이 민주계의 지배적인 반응이다. 내각제 합의각서 파동이후 한동안 자제를 보였던 민주계의 결집 움직임이 서서히 다시 가시화되면서 차기대권 후보의 조기경선을 위한 임시전당대회 소집요구마저 일고 있다. 결국 노내각이 본격 가동되고 「조기에 결판내고 안되면 뛰쳐나가자」는 민주계의 강경론이 맞부딪치게 될 경우 민자당내에서 다시는 화해키 어려운 대권후보 쟁탈전의 불꽃이 폭발적으로 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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