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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평도 피란민 돕는 ‘트위터 봉사단’ 떴다

    “우리 손길을 기다리는 피란민들을 위해 봉사하러 오세요.” 6일로 인천 찜질방에서 2주일째 피란생활을 하고 있는 연평도 주민들에게 ‘트위터 봉사단’이 수호천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은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찜질방 구석구석을 누비며 지칠 대로 지친 연평도 주민들의 시름을 덜어 주고 있다. 트위터에 “봉사자가 필요하다.”는 글을 보고 하나둘 모여들게 됐다는 ‘트위터 봉사단’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20~30대가 주축이다. ☞[포토]긴장 속 고요에 싸인 연평도 인천에서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하는 서정호(36)씨가 자청해서 단장으로 일하며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생업도 팽개치고 밤낮없이 일하다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서씨는 “서울, 구리, 안산 등 수도권 지역 대학생들이 주로 온다.”면서 “인천에 사는 회사원들도 시간 날 때마다 와서 4~5시간씩 도와주고 간다. 주말마다 오는 중고생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올라온 대학생 강신우(26)씨는 부모님이 걱정하실까 봐 ‘친구들과 놀러간다’는 선의의 거짓말을 하고 왔다. 그는 “쓰레기 정리, 구호물품 나르기 등 모든 ‘잡일’을 한다.”고 쑥스럽게 말했다. 처음엔 하루 1~2명에 불과하던 자원봉사자도 최대 20명까지 늘었지만 아직도 일손이 부족하다. 지금까지 100명이 넘는 봉사자가 다녀갔다. 댄스강사 문지현(25·여)씨는 “일 끝나고 저녁시간마다 봉사하러 온 지 1주일됐다.”면서 “젊은 사람도 찜질방에서 지내기 불편한데 어르신들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천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건강 위험지대’ 피란민 찜질방

    연평도 주민 400여명이 피란해 있는 인천의 찜질방이 주민들에게 ‘건강 위험지대’로 떠올랐다. 6일 의료계는 “연평도 주민들이 전염성 질환에 집단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질병은 오염된 음식이나 물로 전염될 수 있는 ‘A형간염’이라는 게 공통된 견해다. 40대 이상은 ‘후진국 병’이라고도 하는 A형간염에 대한 항체가 대부분 있기 때문에 A형간염에 취약한 세대는 아직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10~30대라는 것. 찜질방에서 수백명이 붙어 지내다 보니 개인위생 관리가 철저하지 못하고, 음식도 함께 섭취하고 있어 A형간염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포토]긴장 속 고요에 싸인 연평도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위생관리 불량으로 A형 간염뿐 아니라 찜질방 음식에 식중독까지 발생한다면 대규모로 전염돼 주민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며 “주민들은 위생상태를 청결히 유지해야 하고, 찜질방에서는 조리 과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찜질방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이 신경써야 할 부분은 바로 체온관리. 찜질방은 최하 섭씨 25도에서 높게는 70~80도를 상회할 만큼 기온이 높아 한여름 날씨지만 찜질방을 나서는 순간 영하에 가까운 추운 겨울날씨라는 것. 급격하게 체온이 변하면 혈압도 큰 폭으로 변하기 때문에 혈압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또 의료진들은 주민들이 찜질방에 마땅한 자기 공간이 없어서 받는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과 좁은 공간에서 살면서 받는 스트레스, 적응장애, 우울증,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로 인한 수면장애뿐 아니라 몸을 균형있게 움직이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운동부족도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최재경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주민들이 다함께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을 하는 시간을 마련한다면 건강유지뿐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北 연평도 공격 이후] “근본대책 없이 연평 주민 분산시키나”

    [北 연평도 공격 이후] “근본대책 없이 연평 주민 분산시키나”

    연평도 복구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주민과 행정 당국 간 갈등이 깊어가고 있다. 인천 찜질방에 있던 주민 350여명은 5일 대책이 미흡하다며 옹진군청과 인천시청을 항의 방문하기에 이르렀다. 연평도 현지 복구사업에 취로사업 형태로 주민들을 참여시키려던 계획이 발단이 됐다.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주민들을 모아 특별취로사업 취지를 설명하고 6일부터 일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려 그냥 돌아갔다.”고 밝혔다. 연평도에 남아 있던 주민 5∼6명은 면사무소의 안내방송을 듣고 특별취로사업에 나가기 위해 모였다. 그러나 주민 한명이 회의실에 들어와 모여 있던 주민들에게 집에 돌아가도록 설득했다. 차모(70)씨는 “지금 시가 취로사업을 한다는 건 인천에 있는 주민들 보고 그냥 들어가서 살라는 것밖에 안 된다.”며 “지금 아무것도 합의된 게 없는데 취로사업을 하면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취로사업에 참여하려던 주민들은 “그래도 남은 사람들은 살아야 하지 않느냐.”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신모(70)씨는 “여기서 부득이 못 나가는 사람들은 어쩌란 말이냐. 우리가 바깥사람들 하는 일에 어떻게 동참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채모(80·여)씨도 “정부 대책이 나올 때까지 이런 거라도 해서 살아야 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주민들은 승강이 끝에 결국 뿔뿔이 헤어졌다. 육지로 피란 온 주민들도 취로사업 문제로 들썩거렸다. 인천 찜질방에 있는 연평도 주민들은 옹진군청을 찾아가 “주민대책위와 상의 없이 연평도에서 특별취로사업을 추진한 것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원하는 주민들을 분산시키려는 의도 아니냐.”고 항의했다. 조윤길 군수는 “송영길 인천시장이 연평도를 방문했을 때 주민들이 생활대책을 요구해 특별취로사업을 추진한 것이지 주민들을 와해시키려는 목적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인천시는 예비비 5억원을 긴급 투입해 주민들이 현지 피해 복구작업에 참여하면 1일 6만원을 지급하는 특별취로사업을 추진했다. 포격 피해를 본 주민이 자신의 집을 수리해도 사업에 참가한 것으로 인정한다. 주민대책위가 취로사업을 반대하는 것은 인천시와 임시거처 입주조건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에서 연평도에 남아 있는 주민들이 취로사업에 참여하면 협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주민은 “하루빨리 인천시와 합의가 이뤄져 임시거처로 이주해야 찜질방 생활 장기화에 따른 불편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 주민들 간의 갈등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찜질방 못떠나는 연평도 피란민들

    인천으로 피란 나온 연평도 주민들이 임시거처로 이주하지 못한 채 찜질방 생활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3일 인천시에 따르면 연평주민들의 임시거처로 ▲인천시내 다가구주택 ▲인천건설기술교육원 숙소 ▲김포 미분양 아파트 등 3가지 안을 제시해놓은 상태다. 연평주민비상대책위원회는 이 가운데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경기도 김포시 양곡2지구에 지은 아파트(155가구, 99㎡)를 선호한다고 시 측에 밝혔다. 하지만 이주조건이 문제다. 대책위는 식비와 공과금, 최저임금에 준하는 생계비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임시거주 기간은 6개월로 잠정 결정했다. 임시거처가 결정되면 연평도로 돌아간 주민 가운데 일부도 육지로 되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이 요구한 식비는 1인당 하루 3만원, 최저 생계비는 성인 기준으로 1인당 한달 100만원, 공과금은 가구당 한달 50만원이다. 이를 4인가족 기준으로 산정하면 가구당 810만원(아동 2명이 포함됐을 경우 610만원)에 달한다고 시 측은 설명했다. [사진] 아이들은 등교했지만…끝나지 않은 긴장감 아울러 전체 연평도 주민 1361명 가운데 800명 정도가 6개월 동안 입주했을 경우 97억 2000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시는 현재의 재정형편으로는 이를 도저히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연평도 주택 및 기반시설 복구, 대피시설 정비 등 돈이 들어갈 데가 즐비한 상태에서 임시거주에 그만한 예산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확보된 재원을 모두 합쳐도 인천시 예비비 18억 8000만원, 행정안전부 특별교부금 20억원, 옹진군 예비비 17억원 등 55억 8000만원에 불과하다. 다급해진 시는 행정안전부에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주민들의 요구가 현실성이 없으므로 협의를 계속하라.”는 답변을 들었다. 인천시는 주민들에게 일단 임시거처로 옮긴 뒤 협상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확실한 지원책이 마련되기 전에는 찜질방을 떠나지 않겠다.”면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합의를 이루는 데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김학준·김효섭기자 kimhj@seoul.co.kr
  • 인천 찜질방에 ‘연평우체국 출장소’

    인천 찜질방에 ‘연평우체국 출장소’

    북한의 무차별 폭격으로 ‘유령 마을’이 된 연평도 주민들에게 우편물과 택배는 차질 없이 배달되고 있다. 직원 5명에 불과한 전국 최소 규모급 연평우체국의 운영이 재개됐다. 인천 찜질방에서 생활하는 연평도 피란민을 위한 출장소까지 차려졌다. 연평우체국이 지난달 29일 다시 문을 열고 이달부터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우체국 직원은 모두 5명. 이 가운데 2명이 연평도 주민 300여명이 기거하는 인천 찜질방 ‘인스파월드’에 파견됐다. 이들은 인천우체국에서 연평도 주민들에게 배달되는 우편물을 개개인에게 직접 전달하고 있다. 정창권 연평우체국장은 “20년 안팎의 배달 경력을 지닌 ‘베테랑 집배원’이 1400여 주민들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배달 사고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지서나 광고전단 같은 우편물은 배달하지 않는다. 집을 떠나 불안정한 생활을 하는 주민의 처지를 고려한 배려다. 청첩장, 일반 우편물, 아이들 학습지 등 당장 필요한 우편물을 중심으로 배달한다. 집배원 노명준(52)씨는 “일부는 ‘지금 내가 편지 받을 정신이 어디 있냐’고 짜증을 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예상하지 못한 우편물에 감사하다고 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평우체국은 1962년 설립됐고, 일반 우편물과 신문도 배달한다. 신문 구독 주민은 6명. 정 우체국장은 “우체국 등 기관도 제자리를 찾은 만큼 주민들도 하루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평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北 연평도 공격 이후] “찜질방 소음 도저히 못 견디겠다”

    “일반인도 고통스러운 찜질방 피란 생활이 우리 같은 장애인에겐 몇 배나 더 힘들지.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 1일 오후 인천 신흥동 인스파월드 찜질방. 피란 온 연평도 주민들의 임시 숙소인 이곳 한구석에는 시각장애인 박광일(52)씨가 쭈그려 앉아 있었다. 6년 전 뇌수술로 왼쪽 눈 시력을 잃고, 오른쪽 눈도 거의 보이지 않는 박씨는 북한의 포격 다음 날인 지난달 24일 연평도를 탈출해 이곳으로 왔다. 박씨는 “끔찍한 피란살이”라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평소에도 박씨는 밥 먹는 것부터 화장실 가는 일까지 가족과 이웃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런 박씨가 300여명이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찬 찜질방에서 더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연평도 주민들의 찜질방 피란 생활이 8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시각장애를 지닌 4명의 연평도 주민이 임시거처인 찜질방에서 지내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주위 배려나 당국의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반인보다 몇 배 힘든 ‘수용생활’을 견뎌내고 있다. 1급 시각장애인인 연평도 주민 이용재(48)씨는 찜질방 생활에 어려움을 겪다 며칠 전 인근 모텔로 거처를 옮겼다. 포도막염으로 5년 전부터 완전히 시력을 잃게 된 이씨는 “찜질방에 4~5시간 앉아만 있다 보니 도저히 견딜 수가 없더라.”면서 “답답해서 바람이라도 쐬려고 나가려 했으나 계단을 내려가는 것이 불가능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소음’이 시각 장애인들에게 더 고통스럽다. 일반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청각이 발달한 시각장애인들이 야간에 수 백명이 쏟아내는 ‘시끄러운’ 소리로 인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것. 한 주민은 “시각 장애인들의 생활을 돕는 도우미 등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인천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스키시즌 본격 개막… 어떻게 즐길까

    스키시즌 본격 개막… 어떻게 즐길까

    국내 스키장들이 최근 시범 운영을 마치고 전면 개장을 시작하면서 올 스키 시즌도 본궤도에 올랐다. 이번 시즌 스키장의 최대 이슈는 고객의 시간 가치에 대한 배려다. 설질(雪質) 향상에 주안점을 뒀던 종전과 비교된다. 스키장마다 오전권, 오후권 등 획일적으로 티켓을 판매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타임 패스’와 같은 스키어의 시간대를 배려한 티켓들을 쏟아내고 있다. 올 시즌 스키장의 달라진 점은 무엇이며, ‘애프터 스키’는 어떻게 즐겨야 할지 살펴봤다. 서브원 곤지암리조트는 ‘타임 패스’를 새로 출시했다. 기존에 오전권, 오후권 등으로 나뉘어 있던 리프트권을 4시간권과 6시간권으로 나눠 스키어의 시간 손실을 최소화했다. 타임 패스와 정설 시간이 겹쳐질 경우 그 시간만큼 자동 연장된다. 4시간권은 5만원(주말 5만 2000원), 6시간권 6만 3000원(주말 6만 6000원)이다. ‘찾아가는 셔틀버스’도 새로 도입했다. 20명 이상의 직장인이 신청할 경우, 선착순으로 회사 앞까지 가는 픽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급호텔과 리조트를 연결하는 ‘외국인 전용 셔틀버스’도 운영한다. 무료 셔틀버스는 종전처럼 강남, 여의도, 광화문 등의 서울 지역과 경기 지역 10곳에서 주·야간 매일 운행한다. 12월 초 모바일 웹(m.konjiamresort.co.kr)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시작한다. 스마트폰의 증강현실 기능을 이용해 시설 안내와 친구 찾기, 구조 요청 등을 할 수 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031)8026-5000. →애프터 스키:야외 패밀리 스파에 스파돔과 사하라룸, 마인드풀 등이 조성돼 있다. 스키로 언 몸을 풀기에 딱 좋다. 동굴 와인 레스토랑 ‘라그로타’에선 수준 높은 이태리 요리와 와인을 즐길 수 있다. 구운 관자를 곁들인 매콤한 오일소스 파스타와 와규 비프 채끝등심 스테이크가 대표 요리다. →할인:신한·신한체크 카드로 온라인 예매 시 동반 5명까지 20~30% 할인된다. 백야권과 올나이트권은 30% 할인. 대명 비발디파크는 메인센터의 렌털 홀과 탈의실을 대폭 확충했다. 엘리베이터도 설치해 슬로프를 오가는 시간을 줄였다. 레게와 클래식 슬로프를 넓혀 중상급 스키어들이 안전하게 S턴 하면서 빠른 활강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중급자들을 위한 익스트림 파크인 ‘펀파크’도 조성했다. 다소 낮은 난이도의 기물들을 다양하게 설치했다. 반면 상급자용 슈퍼파이프는 국제스키연맹(FIS) 권장 높이인 6m로까지 높였다. 오전 10시 30분~오후 3시에 이용할 수 있는 ‘뉴오전권’도 내놨다. 종일권을 사지 않아도 오전의 정돈된 슬로프와 오후의 따스한 햇살을 동시에 즐기며 스키를 탈 수 있다. 용문역~리조트를 오가는 셔틀버스는 오전 8시~오후 10시 운행된다. 현재 1시간 단위로 운행되는데, 극성수기에는 30분 단위로 운행되도록 증편한다. 또 올해 수도권에 신규 노선 7개를 추가해 주간 22노선, 새벽 15노선의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1588-4888. →애프터 스키:워터파크 오션월드에서 스파와 사우나를 즐기며 몸을 풀기 좋다. 실내 시설로는 24시간 찜질방을, 실외 시설로는 이벤트탕 스파빌리지를 운영한다. →할인:비씨·신한·외환·현대·NH농협카드 사용자와 모바일회원은 30% 할인된다. 중복 할인은 최대 40%. 30일까지 이용할 수 있는 반짝 할인 상품도 선보였다. 생일자는 동반 1인과 함께 생일 전후 1주일에 50% 할인된다. 2010년 수능 수험생, 2011년 졸업 예정자, 대학생, 군 장병, 범띠, 토끼띠는 최대 47% 할인된다. 요일별 지정 카드, 여성 고객, 회원 고객에 따라 추가 할인된다. 하이원리조트는 올 시즌 신규 콘도 500실을 오픈했다. 전 세대 모두 전망이 압권이다. 스키나 보드를 착용하고 객실에서 슬로프로 바로 갈 수 있다. 주차 환경도 개선됐다. 신규 콘도에 1000대 이상의 주차 공간이 확보됐고, 스키장과 주차장 간 셔틀버스 운행도 확대한다. 지역 관광과 연계하려는 고객들을 위해 교통 안내 인력도 증원, 배치했다. 시설도 보강됐다. 팬 제설기를 30% 추가했고, 밸리베이스에서 아폴로승차장까지 새로 6인승 리프트를 설치했다. 이 덕에 리프트 수송 능력이 30%나 늘었고, 대기 시간은 그만큼 줄었다. 국도 38호선 전 구간이 개통돼 스키장 가는 시간도 단축됐다. 서울(신촌·사당·노원·강서·홍제·구로·군자) 각 방면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경기·인천·충청권·천안·아산·대구권·부산·울산·창원에서 출발하는 노선버스도 운행한다. 1588-7789. →애프터 스키:신규 콘도에 이벤트탕, 안마탕, 닥터피시탕 등 노천스파 3개를 조성했다. 기존 마운틴콘도 야외의 노천스파 ‘하늘샘’은 그대로 운영된다. 운암정에서는 수라정식과 장수보양진상, 혜경궁홍씨 회갑연에 오른 진어별만찬 등을 맛볼 수 있다. →할인:‘High1 겨울풍경’ 패키지를 새로 출시했다. 강원랜드호텔 숙박과 식사(2인)가 포함되고, 사우나와 리프트 등이 통합 할인된다. 가격은 주중 19만 9000원부터다. 또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과 경주 힐튼호텔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객실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보광휘닉스파크는 아침에 도착하는 스키어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리프트 운영 시간을 바꿨다. 주간권은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종전 오전 8시 30분~오후 4시 30분)에 이용할 수 있다.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30분에 탈 수 있는 ‘롱주간권’과 야간·심야·백야 시간대의 통합권인 ‘야심백권’도 새로 내놨다. 여성을 위해 무료 스키 클리닉과 전용 쉼터를 운영하고, 장비 보관소도 대폭 늘렸다. 19일엔 ‘월드 스노보드 데이’ 행사를 연다. 스키버스 환승센터는 기존 잠실·노원·이수에 신촌을 추가했다. 시즌권 구매자는 무료. 1577-0069. →애프터 스키:스키장을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캐슬파인 레스토랑과 자스미나 레스토랑이 있다. 캐슬파인에서는 파스타와 스테이크, 자스미나에서는 스시 정식과 따뜻한 정종을 맛볼 수 있다. 스키장에서 직접 묵힌 묵은지 코스도 맛깔스럽다. →할인:연간 이용권(객실+스키 시즌권+워터파크 1년 이용권) 싱글은 72만원(객실 3박), 커플은 107만원(객실 3박), 패밀리(4인)는 138만원(객실 5박). 스키 패키지(숙박+조식 뷔페+리프트 주간권)는 2인 기준 주중 14만 5000원부터다. 무주리조트는 올해 가장 공세적인 서비스 프로그램을 내놓은 스키장 중 하나다. 지난달 19일 창사 이래 가장 빠르게 시즌을 시작한 데 이어 새벽 2시까지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한밤스키도 올 시즌 처음 도입했다. 1997년 이후 일반에 개방하지 않다가 2008년 부분적으로 오픈한 모차르트, 알레그로, 카덴차, 왈츠 등 4개 슬로프도 올 시즌 출격 채비를 마쳤다. 스키장 내 셔틀버스 전용 차선을 도입해 이용객들의 편의를 높였다. 셔틀버스는 웰컴 센터 하단부 주차장에서 설천베이스 주차장까지 오갈 예정이다.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스키와 보드 부문에서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우승자들에게 매일 상금이 수여되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063)322-9000. →애프터 스키:세인트 휴 클럽에 불가마방, 일본식 사우나, 수면실 등이 마련돼 있다. 서역기행 슬로프 옆 세솔동 야외노천탕 & POOL도 노천탕과 수영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할인:신한·국민·삼성카드로는 리프트가 20%, 렌털이 40% 할인된다. 모바일회원은 리프트 20%, 렌털 30%, 스키 강습 10% 할인. 용평리조트는 ‘설질 만족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각 슬로프마다 정설 담당자의 실명과 다짐을 게재하는 ‘정설 실명제’가 눈에 띈다. ‘실시간 설질 정보 전달’도 이색적이다. 모바일 홈페이지에서는 슬로프 전경과 패트롤 설질 평가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또 내년 1월 1일~2월 13일 ‘설질 만족 보상제도’를 실시한다. 리프트권 발권 후 1시간 내 슬로프 설질에 대해 불만족을 표시하면 리프트권을 환불해준다. 동호회존과 티테이블 등을 갖춘 여성라운지도 새로 운영한다. (033)335-5757. →애프터 스키:워터파크와 휘트니스센터, 최근 대규모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드래곤프라자 등에서 피로를 풀기 좋다. 인근 횡계의 오징어 불고기집 등 주변에 맛집이 널려 있다. →할인:올 시즌 일산, 분당, 산본, 평촌 지역으로까지 노선버스를 확대 운행하는데, 교통패키지를 이용하면 버스 요금과 리프트가 동시에 할인된다. 현대성우리조트는 ‘보드의 메카’답게 특화된 슬로프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펀파크에는 레일이나 C박스 등 신규 기물이 조성됐다. ‘펀파크 퍼니잼 대회’ ‘펀파크 무료 클리닉’ 등의 이벤트도 진행된다. X-파크(크로스코스)에는 뱅크나 힙, 점프코스 등 눈 구조물을 추가,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X-파크 크로스 게임 등의 이벤트도 연다. 국내 최대 규모의 슈퍼파이프는 주말에 심야까지 연장 운영한다. 모글코스는 C1(챌린지1)에서 C2(챌린지2)로 이전했다. 아울러 캐비닛형 장비 보관소도 3000대를 확충, 총 7000대를 운영한다. (033)340-3000. →애프터 스키:설우원에서 한우생갈비와 한우육회 등을 맛볼 수 있다. 스키하우스 2층에서는 주말 저녁 야외 셀프 바비큐장을 연다. 세팅비 5만원(4인 기준). 설돈원은 허브와인 삼겹살과 맥갈비, 풍경마루는 송이된장찌개와 원주추어탕 등이 주메뉴다. →할인:외환·비씨·KB·현대카드는 30%~40% 할인된다. ■ 수도권서도 雪~ 雪~ 즐겨볼까 지산포레스트리조트는 저녁 9시~새벽 4시에 이용할 수 있는 ‘야간 심야권’을 새로 도입했다. 6만 2000원. 렌털 장비도 새로 들여왔다. 렌털 시 혼잡을 줄이기 위해 렌털하우스를 추가로 오픈했다. 신한·롯데·농협·씨티카드로는 시즌 내내 리프트가 25%, 렌털이 30%, 강습이 20% 할인된다. ‘해피아워’(리프트 운행 중단 전 2시간)도 신설해 2만원에 제공한다. 생일에는 리프트와 렌털 모두 50% 할인. (031)644-1200. 베어스타운은 스낵하우스 출입문을 슬로프에서 가까운 방향으로 증·개축해 편의성을 높였다. 메인 슬로프 광장 주변 인도가 넓어져 이용객이 한결 여유를 갖게 됐다. 온라인에서 베어스타운 패밀리 회원에 가입하면 리프트 40% 할인, 렌털 50% 할인, 주중 전 객실 8만원(주말 30% 할인), 눈썰매 30% 할인, 사우나 50% 할인, 10회 이용 시 무료 리프트권 지급 등의 혜택을 준다. (031)540-5000. 엘리시안 강촌리조트는 리프트 플렉시블 권종을 선보였다. 곤지암리조트의 타임 패스와 비슷한 개념으로, 2·4·6·8시간권으로 나눴다. 경춘선 복선전철,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성도 개선됐다. 홈페이지에서 리프트와 렌털을 사전 예약하면 스키장 방문 시 기다리는 불편 없이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수도권 셔틀버스 출발지도 80여곳으로 대폭 확대했고, 야간 운영 시간도 새벽 5시까지 연장했다. (033)260-2000. 양지파인리조트는 10개로 나눠져 있던 리프트 권종을 3가지로 단순화했다. 오전권, 오후권, 야간권, 심야권, 백야권은 모두 단일권으로 통일했다. 오전+오후권, 야간+심야권, 심야+백야권은 복합권 A, 오후+야간권, 야간+심야+백야권은 복합권 B로 통일했다. 해당 시간에 가면 그에 맞는 리프트권을 구매할 수 있다. 보더를 위한 익스트림 스노파크도 운영한다. 국내 스키장 최초로 에스박스 레일, 보더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킨크 박스 레일도 설치했다. (02)540-6800.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보일러·샤워기 등 설치 “구호단체 너무 고마워”

    보일러·샤워기 등 설치 “구호단체 너무 고마워”

    30일 오전 인천 연평도 연평초교 운동장. 붉은색 지붕을 얹은 가로 6m, 세로 3m, 높이 2.2m 크기의 목조 조립주택 15동이 완공돼 공개됐다. 북한의 포격으로 집을 잃고 뭍으로 피신한 연평도 주민들이 임시로 거처할 ‘구호 주택’이다. 전국재해구호협회가 모금한 1300여만원으로 마련됐다. 2~3인 가족이 머물도록 설계된 임시주택은 집이 파괴된 주민들에게 선착순으로 제공된다. 내부로 들어가 보니, 기름보일러가 설치돼 있어 난방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화장실에는 변기와 샤워기가 있고, 주방에는 싱크대가 설치돼 있었다. 다만, 방은 어른 3명이 한꺼번에 눕기엔 다소 좁아 보였다. 주민이 입주 신청을 하면 곧바로 전기·수도 등 기반 시설이 제공된다. 주민들은 “정부도 하지 못 하는 일을 구호단체가 해 줘 너무나 고맙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한 주민은 “연평도의 집이 파괴돼 사람이 살 수 없게 된 주택이 42동이나 된다. 더 많은 임시거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 찜질방에서 생활하는 30대 주민은 “연평도로 들어갈 마음도 없지만 언제 포탄을 맞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임시거처에 거주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해구호협회 관계자는 “일단 선착순으로 임시주택을 공급한 뒤 필요한 주민이 더 있으면 주택을 추가로 지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평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시론] 60년전, 피란 뱃길을 생각한다/송수남 언론인

    [시론] 60년전, 피란 뱃길을 생각한다/송수남 언론인

    지금 한반도 서쪽의 아름다운 섬 연평도는 북한군의 무차별 포격으로 만신창이의 상처투성이로 변한 지 벌써 이레가 넘었다. 연평도 사람들이 포격 첫날 부랴부랴 어선을 타고, 인천 해경 부두에 내리는 피란민 행렬을 TV 화면으로 똑똑히 보았다. 부모 손에 이끌려 부두를 밟은 철부지들의 얼굴에는 영문을 미처 알아치리지 못한 공포의 그림자가 어리는 듯했다. 이렇듯 공포에 질린 피란 행렬 속의 어린 아이들을 보는 동안 끔찍스러웠던 옛날 일이 불현듯 기억되었다. 꼭 60년 전이었다. 겨우 여덟살이었던 1950년 12월이 저문 어느 날, 고향 옹진반도 끝자락까지 포탄이 떨어졌다. 포구는 몰려든 피란민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이 틈새를 비집고, 작은 돛단배에 올랐던 어린 마음에도 살아야 한다는 의지가 생겼던 것일까. 어떻든 피란민들이 빼곡 들어찬 배가 떠나면서 멀미가 치밀어 돛대 기둥을 끌어안은 채 이내 정신을 놓아버렸다. 그리고 얼마를 지나 내린 데가 서해 5도의 중간 섬에 해당하는 대청도였다. 배에서 내린 다음에야 혼자 왔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았지만, 손바닥만 한 섬이었기에 다음 배를 탄 부모님을 극적으로 만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산가족을 겨우 면하고, 뒷날 인천으로 나와 유년시절을 줄곧 서해안 항구도시에서 보냈다. 나이를 조금씩 먹으면서도, 아주 작아 보였던 돛단배와 부모님과 잠시 헤어졌던 아찔한 순간을 생시처럼 꿈꾸었다. 그럴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라 잠을 깨기가 일쑤였지만, 좀처럼 기억을 홀훌 털어내지 못했다. 얼결에 연평도를 떠나 인천 연안부두 이웃의 한 찜질방에 머무는 아이들도 지금, 인천으로 오는 뱃길에서 만났던 일렁이는 파도가 꿈속에 나타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보다는 귀청을 찢을 것처럼 요란했던 대포 소리와 포탄이 마구 뿜어낸 불꽃 기둥의 기억이 골무만큼 작은 아이들 가슴을 짓누를 것이다. 꿈을 먹고 살아가는 아이들을 아랑곳없이 마구 쏘아댄 북한군의 무차별한 포격은 아동학대일 수도 있다. 더구나 민가가 옹기종기한 여염(閭閻)을 마구 덮쳤으니, 이를 북한의 발악적 만행으로 규정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제대로 선전포고를 하고 치르는 전쟁에서도 민간은 공격하지 않는다고 한다. 전쟁의 불문율인 것이다. 세계적 작가인 파울루 코엘류는 연평도 포격 소식을 듣고 “나는 아무것도 자유롭지 않지만, 기도는 할 수 있다.”는 말로 안타까워한 모양이다. 이 호소에 동참한 크리스티나라는 여인은 “한국에 신의 은총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면서 “전쟁은 이렇듯 끝나지 않는 것일까요.”라고, 연평도 포격에 회의(懷疑)를 보냈다는 이야기가 몇몇 언론에 보도되었다. 그 옛날 옹진반도에서 대청도로 향했던 피란 뱃길을 떠올릴 때마다 전쟁의 공포는 당대에 끝내야 한다는 생각들을 하고 살았다. 그러나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들 때까지 손자 같은 아이들에게 이를 대물림했다는 죄책감이 무겁다. 더구나 아이들이 뛰어놀던 연평도 고향 땅은 멀쩡하지도 않다. 흉악한 포탄에 맞아 그을린 연평도의 몰골은 목불인견(目不忍見)이 아닌가. 그 많았던 섬 사람들이 다 떠나고, 고작 서른명 남짓한 섬 사람들이 남았다는 것이다. 해양경찰서 연평출장소에 근무하는 한 의무경찰이 “주인 떠난 집 강아지가 나를 알아보고 꼬리를 흔들면, 차마 피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는 뉴스가 매스컴을 탔다. 주인집 아이가 무던히도 귀여워했을 강아지가 가엾고, 더러 남은 섬 사람들은 외롭다. 이렇듯 적막강산으로 변한 연평도를 생각하면, 소설가 이외수씨가 최근 트위터에 올렸다는 “비록 늙었으나, 아직은 총을 들어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싶다. 그리고 전쟁을 부추긴다는 비난에 맞서 “이런 상황에서는 자신의 결의부터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겁이 나시면 도망치세요.”라고 댓글을 단 작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 “60년전 포탄 피해 연평도 왔는데…이젠 영감도 없이 또 피란 나오다니”

    “60년전 포탄 피해 연평도 왔는데…이젠 영감도 없이 또 피란 나오다니”

    “6·25 때 피란을 내려와서 연평도를 고향 삼아 살았는데, 여기서 다시 피란을 나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 60년 전, 29살의 젊은 나이에 전쟁을 피해 남쪽으로 내려온 라애자(89) 할머니는 일주일 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았던 두 번째 피난길에 올랐다. 북한의 포탄 공격이 있은 뒤 딸과 함께 배를 타고 연평도를 빠져나올 때는 60년 전 고향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총성을 피해 남쪽으로 내려오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6·25 피란을 내려올 때 아버지와 같이 열차를 타면서 너무 경황이 없어 어머니랑 생이별을 했던 것이 기억나. 참 많이 울었지….” 인천 찜질방에서 라 할머니는 종종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전쟁 악몽 자꾸 떠올라” 연평도 포격이 발생한 지난 23일 친정 나들이 온 둘째딸을 배웅하고 침대에 누워 눈을 붙이던 라 할머니는 ‘쾅쾅’하고 포탄이 떨어지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현관문이 저절로 열리고 폭발 소리가 이어지면서 6·25전쟁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다. 라 할머니는 “과거 전쟁 때 머리 위로 비행기들이 뱅뱅 돌던 소리가 생각나면서 겁이 났다.”고 말했다. 피란의 최종 정착지였던 연평도에서 만난 남편은 황해도 해주 사람이었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일주일 전인 지난 16일 숨을 거둔 할머니의 남편 손성준(85)씨는 군인 출신으로 6·25 전쟁 당시 우리군과 영국함대 등에 서해 뱃길을 안내하는 공을 세워 국립이천호국원에 묻혔다. 라 할머니는 “돌아가신 우리 영감이나 나나 어렵게 피란을 와서 평생을 연평도에서 살았는데, 영감이 돌아간 다음에 나 혼자 또다시 피란길에 오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포토] 한미연합훈련 실시…美항공모함의 위력 ●“포탄 떨어지는 소리 아직도 생생” 역시 찜질방에서 기거하는 김상진(66)씨도 6·25전쟁 당시 피란길에 올랐던 이북 출신이다. 당시 배를 타고 인천 팔미도 쪽으로 피란을 내려온 김씨는 “(6·25 당시) 함께 피란 내려온 부모님과 민가에 숨어들어 주먹밥 하나로 하루 끼니를 때웠다.”고 돌이켰다. 두번째 피란생활을 하는 김씨는 “수백명이 한데 모여 생활하니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포탄에 우리 마을이 폐허가 된 모습이 악몽으로 남아 내내 지워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그땐 ‘딱꿍총’(당시 북한 인민군이 사용하던 총을 지칭) 소리도 듣기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살던 마을에서 머리 위로 ‘쉭쉭’하며 포탄 떨어지는 소리가 생생하게 기억나 더 끔찍하다.”면서 “목숨이 붙어있는 게 다행”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인천 백민경·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여·야 “소모성 햇볕논쟁 이제그만”

    여·야 “소모성 햇볕논쟁 이제그만”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대북정책을 놓고 여야 간 논쟁이 과열되자 각 당 내부에서 각각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명의 사망자를 비롯해 희생자가 속출했고 연평도 주민들이 피난민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서로의 대북 기조를 두고 정쟁에만 열을 올리는 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인 셈이다. 한나라당에서는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햇볕정책 탓 그만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정부와 당 지도부가 지난 정권 10년동안 이뤄진 햇볕정책 실패를 비판하면서 야당과 이념논쟁을 벌이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김용태 의원은 30일 “거시적으로 보면 햇볕정책이 실패했다는 말도 일리가 있지만 지금은 옛날 얘기를 할 때가 아니라 이 정부에서 잘못한 것부터 따져서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국민들은 지금 나라가 뭐하고 있는지 분노하고 있는데 과거 탓만 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홍정욱 의원은 “집권 3년차 정당이 햇볕정책만 탓하는 것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동의할지 의문”이라면서 “지금은 이 정부가 안보 위기 대응에 미숙했던 점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국민들을 찜질방에 방치해 놓고 여야 서로 삿대질만 해서 되겠느냐.”는 말도 덧붙였다. 정태근 의원은 “연평도 도발이 여야의 정치적 득실 차원의 문제가 아닌 만큼 여야 모두 차이를 부각시키기보다는 초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친박계 의원도 “안보를 중시하는 보수 정권에서 대한민국 안보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는데, 햇볕정책 탓만 하는 모습을 과연 국민들이 어떻게 보고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권영세 의원도 “햇볕정책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모두 총체적으로 봐서 접근방법이 틀렸다. 지금은 어느 한 부분만 틀렸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여권의 햇볕정책 공세에 반박하면서 햇볕정책에 대한 유연성을 강조했다. 손학규 대표는 오전 방송기자클럽토론회에 참석해 “햇볕정책은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서로 상대를 해 준다는 평화를 위한 하나의 조건이지 완전히 충분한 (평화의) 조건은 아니다.”라면서 “대북 평화 포용정책이 기본임은 틀림없지만 햇볕정책이 모든 것을 다 치유하고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면서 햇볕정책 자체를 전면 부정하는 여당에 반박했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 “햇볕정책은 하루아침에 효과를 보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인내심을 갖고 봐야 한다.”면서 “햇볕정책을 통해 평화를 만들어 가는 최소한의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지 그것으로 다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당 정장선·강봉균 의원도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햇볕정책의 기본 골간과 대화 기조는 유지하되 상황 변화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여야가 초당적으로 대북정책을 논의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이창구·강주리·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급식 봉사자마저 철수…“이젠 끼니도 걱정해야 하나”

    급식 봉사자마저 철수…“이젠 끼니도 걱정해야 하나”

    서해의 차가운 바닷바람이 연평도에 겨울이 왔음을 실감케 했다. 30일 이른 아침, 보일러를 단열재로 감싸는 등 방한 준비를 하는 주민들이 눈에 띄었다. 포격으로 불타 무너져 내린 가옥의 종잇장처럼 구겨진 슬레이트 지붕은 연방 ‘끼익, 끼익’거리는 기괴한 마찰음을 만들어 냈다. 포격 8일째, 어디에서도 사람의 말소리를 듣기 어려운 아침. 얼핏 조용하고 차분하게 하루가 시작된 것 같아 보였지만 그것은 ‘공포의 고요’일 뿐, 말을 잃은 주민들의 속은 불 탄 서까래처럼 타들어 가고 있었다. 준전시 상태의 연평도는 그렇게 두려운 아침을 열고 있었다. 오전 8시, 인천적십자사가 배식을 시작하자 군인·경찰·공무원·취재진들이 모여들었다. 통합방위령 을종, 일종의 ‘전시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금의 연평도에서 주민을 찾아보기란 좀체 쉽지 않았다. 따뜻한 쇠고기 국밥 한 그릇에 몸을 데우며 간간이 웃음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따뜻한 급식도 이날 아침이 끝이었다. 위생 장갑을 끼고 밥을 나눠주던 자원봉사자 조명자(44·여)씨는 일일이 인사를 건네며 “저희 오늘 떠나요. 점심 때부터는 식사 못 해드려서 어떡하죠.”라고 말했다. 일회용 국그릇을 들고 차례를 기다리던 한 주민은 “그럼 이제 끼니도 걱정해야 하나.”라고 말하며 헛헛하게 웃었다. 마지막 남은 상점이 지난 29일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런 마당에 급식마저 끊겼으니…. 이날 삶의 터전인 연평도로 되돌아온 주민은 18명. 하지만 대부분 생활이 목적이 아니라 옷가지 등을 챙기기 위해 잠시 들른 사람들이었다. 인천에서 피란 중인 주민 박도근(70)씨는 “인천 찜질방에서 일주일째 생활하다 짐 좀 챙기러 잠시 들어왔다.”면서 “언제 폭탄 맞을지 모르는데 어떻게 사느냐.”고 말했다. 29일 인천 옹진군청이 통합방위법에 따라서 연평도 전역을 통제구역으로 설정하자 취재진들도 회사별로 철수를 서둘렀다. 방송사 취재진·외신기자 140여명이 가장 먼저 연평도를 떠났다. 한 방송사 기자는 “지금은 전시와 같다. 군 작전에 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고 떠나는 이유를 말했다. 하지만 서울신문 취재진은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는 역사의 현장 연평도를 떠날 수 없다.’고 뜻을 모으고 잔류를 결정했다. 이날 낮 12시에는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HID) 회원 100여명이 여객선을 타고 연평도에 들어왔다. 정병호(47) 조직부장은 “순찰이나 재난구조 등의 자원봉사를 할 계획”이라면서 “어수선한 치안을 틈탄 간첩 침투를 막는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연평초등학교에 숙소를 꾸린 뒤 운동장에 모여 큰 소리로 애국가와 군가를 불렀다. 한 주민은 “주민들 불안해 할까 봐 포사격도 취소되는 마당에 군가를 불러 오히려 불안감만 키운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활빈단 관계자 2명도 같은 배편으로는 연평도에 들어왔다. 이들은 곧바로 연평면사무소로 가 주소지 이전신청을 했다. 그러나 면사무소 관계자는 “연평면이 통합방위법에 따라 통제구역으로 정해져 주소 이전을 해 줄 수 없다.”며 신청을 반려했다가 받아들이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주인이 떠난 집에 홀로 남겨진 동물들을 구호할 수의사 2명과 동물보호단체 회원 2명이 연평도를 찾았다. 허주형 인천수의사회 회장은 “주인이 떠나 굶주렸거나 다친 개들을 보살피러 왔다.”면서 “마을을 살펴 실태를 파악하고 사나운 큰 개들을 격리하는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평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정세욱 풀뿌리 정치] 국민은 불안하다

    [정세욱 풀뿌리 정치] 국민은 불안하다

    연평도 전역에 대한 북한의 무차별 공격으로 군인과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민가 수십채가 파괴됐다. 연평도 포격은 단순한 도발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획된 침략행위다. 집과 살림을 버리고 황급히 육지로 피란 나온 연평도 주민들은 찜질방에서 지내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첫번째 임무인데 적의 포화에 맥없이 당한 모습을 보는 국민은 불안하기만 하다. 남한을 무력으로 적화통일하려는 북한의 야욕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그들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적으로 본다. 대통령을 살해하려고 무장공비를 침투시킨 1·21 청와대 습격, 아웅산 폭탄 테러, 대한항공 폭파 등 반인륜적 테러행위를 저질렀고, 동해안 잠수정 침투, 천안함 폭침 공격 등 무력 도발은 도를 더해가고 있다. 무고한 민간인을 집단 살해하고도 입만 열면 ‘우리 민족끼리’를 내세우는 냉혈한(血漢)들이다. 저들은 만행을 저질러 놓고 발뺌하거나 우리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워 응징하겠다며 협박했고, 자기 잘못을 인정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천안함 폭침을 ‘남측 자작극’이라 우기고, 연평도 포격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군사시설 안에 민간인들로 인간방패를 세운 우리의 책임이라고 억지를 부린다. 60년 전 6·25전쟁을 일으켜 한반도 전역을 초토화하고 수백만명을 살해한 그들이 처음에는 북침이라고 우기더니, 남침 사실이 밝혀지자 ‘민족통일을 위한 불가피한 전쟁’이었다고 궤변을 늘어놓았다. 북한은 거짓말과 뒤집어씌우기에 이골이 난 정권이고, 잔인성과 비양심의 표상이다. 볼셰비키 혁명 이후 공산당의 집권방식이 무력혁명과 폭동, 무차별 살상이었지만 북한은 유례가 없는 가장 악랄한 정권이다. 국민이 불안한 것은 북한의 호전성과 무력도발 때문만은 아니다. 원래 북한은 그런 정권임을 알기 때문이다. 북의 남침을 막고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라고 연간 30조원이 넘는 혈세를 들여 60만명 이상 병력을 유지하는데, 북의 도발에 어이없이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은 불안한 것이다. 불과 10㎞ 거리의 적 포진지에서 1000여문의 해안포가 우리를 겨누고 있는데, 우리는 고작 K9 자주포 6문을 배치했을 뿐이라니 이해할 수 없다. 더구나 K9 자주포로는 적의 동굴을 공격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3문은 고장이 나서 3문만으로 반격을 가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군 지휘부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대 국민 담화에서 국방개혁으로 강군을 만들어 북의 추가 도발을 단호히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 국민 약속을 잘 지키지 않아 국민의 신뢰가 낮아진 터라 강력 응징이란 말을 선뜻 신뢰하기 어렵다. 천안함 전사자 46명을 보내던 날 이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 도발 시 2~3배 응징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응징하지 않았다. 더욱 불안한 것은 정치권의 반응이다. 연평도 포격에 대해 일부 정치인들은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를 악화시킨 결과라며 정부의 대북정책에 책임을 돌렸다. 국회의 대북결의안 채택 시에도 일부 국회의원은 주저하거나 반대했다.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지 의심스럽다. 세비 인상, 보좌관 수 늘리기, 전직 국회의원 평생연금 월 120만원씩 지급, 정당공천제 도입 등 자기 잇속 챙기기 법안 통과에는 한통속인 여야 국회의원들이 정작 국가의 위기상황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했다. 북한의 전쟁 도발을 막으려면 최신무기들을 배치해 전력을 증강해야 한다. 정부는 특별예산을 편성해 서해 5도 지역을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요새로 만들고,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즉각 응징할 수 있는 철통 방위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군은 훈련을 강화하고 정신무장을 해야 한다. 국민·정부·군·정치인은 하나로 뭉쳐야 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치를 것이란 결의를 다져야 한다. 우리 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 최강의 미군과 동맹을 맺고 있다. ‘전쟁을 피하려면 전쟁준비를 하라.’ 그래야만 국민은 안심할 수 있다.
  • 연평도 지원 1차피해·중장기대책 ‘투트랙’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대국민 담화문에서 연평도 주민 종합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대책의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직 대책의 윤곽은 드러나지 않은 상태. 행정안전부와 인천시 등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기획재정부나 정치권과의 협의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연평도 주민 지원은 이번 북측의 도발로 인한 피해에 대한 부분과 연평도 등 서해 5도 지원을 위한 제도적·중장기적 지원책 등 ‘투트랙’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우선 연평도 지원을 위한 예비비 지출안은 다음달 7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인천의 한 찜질방에 거주하고 있는 연평도 주민들에 대해서는 인천 송도에 숙박시설이 마련됐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연평도 주민들의 임시숙소에 대해 “인천 송도 쪽에 적절한 숙박시설을 마련했다.”며 “연평도 피해 주민을 곧 송도 시설로 이동시키겠다.”고 답변했다. 맹 장관은 이어 “오늘부터 피해 주민들에게 성인은 일인당 100만원, 청소년은 50만원의 예비비가 지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일주일만에 수업… 되찾은 친구·웃음

    일주일만에 수업… 되찾은 친구·웃음

    “하하, 호호. 친구들과 모여 수업을 들으니까 연평도 교정으로 돌아간 기분이에요.” 29일 인천 당하동의 인천영어마을 교실. 북한의 포격 이후 인천으로 피신했다가 엿새 만에 다시 모인 100명의 연평 초·중·고생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만발했다. 정말 반가운 듯 예전처럼 서로 장난을 걸기에 바빴다. 연평중 3학년 원지희(15)양은 “찜질방으로, 친척집으로 흩어졌던 친구들을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포토] 한미연합훈련 실시…美항공모함의 위력 인천에서의 피난 생활이 계속되면서 제대로 학교수업을 받지 못했던 연평도 학생들이 5박 6일간의 합숙 영어캠프에 참가했다. 40만원이 넘는 비용은 모두 영어마을과 인천시가 부담한다. 이번 캠프는 피난민들의 임시숙소인 찜질방에 머물면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되살리고 아픈 기억을 잊게 하기 위해 계획됐다. 수업에 참여한 연평초 5학년 이강훈(11)군은 “찜질방에만 있을 때 너무 답답했는데 영어마을에 와서 수업도 받고 놀이도 해서 신난다.”고 말했다. 오전 11시 캠프에 도착한 학생들은 10명씩 한반을 이뤄 오후 6시까지 매 시간 다른 수업을 들었다. 고교생에게는 ‘셰익스피어 연극’, 초·중학생들은 ‘레스토랑 매너’와 ‘세계의 리더’ 같은 다양한 주제의 수업이 마련됐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지만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담임교사가 한국어로 수업진행을 도왔다. 김성겸 인천영어마을 교학부장은 “오늘 반나절 수업을 받은 아이들이 아침 입소식 때와 달리 표정도 밝고 원어민 교사에게 먼저 말을 거는 등 많이 활발해졌다.”면서 “길어지는 피난 생활에 지친 아이들이 활동적인 수업에 몰입하면서 고통스러운 기억을 하루빨리 잊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천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연평도 애틋한 사연 2제] 군무원 남편두고 피난살이 박춘옥씨, 그저 눈물만…

    “지금 비상이라 길게 통화 못해. 거기(찜질방) 많이 불편할 텐데 노인네(어머니) 잘 부탁해. 아프지 말고….” 사흘 만에 듣는 남편의 반가운 목소리. 휴대전화를 붙잡은 박춘옥(47·연평면 남부리)씨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애써 울음을 삼킨 박씨가 짐짓 밝은 목소리를 내며 농담인 양 말을 꺼냈다. ●‘사지’에 있는 남편 생각에 애타 “살아만 돌아와. 나중에 보면 당신 좋아하는 우럭 매운탕 끓여 줄게. 나랑 어머니 걱정은 말고.” 피곤한 탓인지 낮게 잠긴 남편의 음성. ‘얼마나 두려울까. 잠은 잘 잘까.’ 그는 혼자 두고 온 남편 생각에 목이 메었다. 연평도 토박이인 박씨는 북한의 해안포 공격 당일 밤 11시 인천으로 빠져나왔다. 여든이 넘은 시어머니 박선비(85)씨와 함께였다. 30년째 해병대 군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남편 김모(54)씨는 그대로 섬에 남았다. 피난길 내내 남편과 쌓아 왔던 30여년간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남편은 ‘아저씨’라고 부르며 따랐던 이웃 동네 오빠였다. 두 사람은 1984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나이 차가 있어서인지 유난히 자상하고 착한 남편이었다. ●연락 끊긴 사흘간 꼬박 밤샘 그런 남편만 ‘사지’에 두고 온 것 같아 박씨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북한의 추가 도발 관련 소식만 들리면 다른 피난민보다 애간장이 더 탔다. 노모는 “죄인 같은 심정”이라며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박씨는 김장을 하다 이웃집이 포탄에 맞아 불타는 것을 바로 눈앞에서 목격하고 맨발로 뛰쳐나왔다. 부둣가에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디야? 안 들려, 안 들려.”라는 말만 들리고 전화가 바로 끊겼다. 그 뒤 남편과의 생이별로 연락이 끊긴 사흘간 그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29일 피난민들이 모여 있는 인천 신흥동 찜질방에서 붉게 충혈된 눈의 박씨를 만났다. 혹시 남편에게 해가 갈까 봐 한사코 남편 이름과 본인 사진 공개를 꺼렸다. 지금 심정을 묻는 기자에게 그가 대답했다. “몸 건강히, 잘 있을 거예요. 아니 잘 있어야 해요. 꼭….” 백발의 노모가 옆에서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인천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언제까지…” 불면·두통 등 후유증

    “언제까지…” 불면·두통 등 후유증

    ‘피난 생활’ 엿새째를 맞는 28일, 인천여객터미널에서 3㎞ 떨어진 신흥동 인스파월드 찜질방. 연평도 난민 380여명은 이른 새벽부터 찜질방 2층 홀에 설치된 대형 TV에서 나오는 뉴스속보에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이날 오전 또다시 공포와 불안감이 엄습했다. 북한에서 포성이 들리면서 방사포 발사 가능성으로 연평도에 긴급대피령이 내려졌기 때문. 순간 인스파월드에 쥐죽은 듯 적막감이 감돌았다. 뉴스를 본 주민들은 섬에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 긴급히 전화를 걸거나 옆에 앉은 이웃의 손을 잡고 울먹였다. 연평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강유선(67·여)씨는 “아침에 남편이 민박집을 살피러 섬에 들어갔는데 너무 불안하다.”면서 “상황이 무사히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친정집에 다니러 왔다가 화를 당할 뻔했다는 전옥순(61·여)씨는 “인천으로 나오려고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다 포탄이 떨어져 우왕좌왕하던 중 전사한 서정우 하사가 빨리 대피하라고 알려줘 무사할 수 있었다.”면서 “젊은 군인의 죽음도 너무 안타까운데 오늘 또 북한이 불안감을 조성하니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 한편 피난생활이 길어지면서 주민들은 각종 후유증을 토로했다. 찜질방 1층에 설치된 가천의대길병원 임시진료소에는 두통, 소화불량, 불면증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줄을 이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26명의 환자가 다녀갔다. 불안감으로 주민들의 신경도 날카로워졌다. 일부 주민들은 과자 봉지가 터지는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며 화를 내는 등 과민반응을 보였다. 찜질방 피난생활 나흘째라는 이종숙(54·여)씨는 “좁은 데서 수백명이 끼어 자는 생활을 며칠째하다 보니 다들 신경이 예민해진 것 같다.”면서 “언제까지 이런 피난생활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끝을 흐렸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씨줄날줄] 찜질방 대피소/최광숙 논설위원

    ‘목욕, 그리고 그 이상’(Bath and beyond).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한국에서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찜질방 혹은 목욕탕”이라면서 찜질방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러면서 스파와 비디오방, 인터넷 카페 등의 시설을 갖춘 용산의 한 대형 찜질방을 예로 들며 놀이공원과 같은 가족친화적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에 눈에는 찜질방이 참으로 신기한가 보다. 그래서 뉴욕타임스도 ‘디자인 도시’ 서울의 명성을 알리면서 서울의 가볼 만한 곳들 중 하나로 찜질방을 꼽았던 것이다. 찜질방을 단순한 휴식공간으로 보기는 어렵다. 우리 민족만이 가진 온돌의 효용을 극대화시켜 한곳에서 먹고, 목욕하고, 쉬고, 놀고, 심지어 잠자리까지 해결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찜질방이다. 공동체적인 삶을 사랑하는 민족답게 모르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목욕하고 놀 수 있는 ‘놀이터’를 실내에 만든 것이다. 찜질방을 한국의 전통이 만들어 낸 문화현상으로까지 확대 해석될 수 있는 연유가 바로 여기 있다. 남녀와 노소를 불문하고 한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이런 리조트 공간은 한국인의 특성과 문화가 잘 결합된 최고의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찜질방이 본래의 기능에서 벗어나 엉뚱하게 피난민들의 대피소 역할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 연평도 포격 사태로 섬을 빠져나온 주민 300여명이 인천의 한 찜질방에서 1주일여 동안 숙식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저렴하게 하룻밤을 묵을 수 있어 여행객들이 가끔 이용하거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찜질방 신세를 지는 이들은 있어도 이렇게 대규모 피난민들의 대피소가 된 적은 없었다. 북한의 포격을 받아 집을 떠나온 것도 생고생일 텐데 잠깐 머물기에 딱 좋은 찜질방을 안식처로 삼으라는 것은 당치 않은 일이다. 정부로서는 갑작스럽게 당한 일에다 인원이 많아 제대로 거처할 곳을 찾아주기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에게 일상의 삶을 이어갈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 찜질방은 잠시 쉬다 가는 곳이지 가족들이 장기간 묵으면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확 트인 공간에서 개인 사생활도 없이 여러 사람들이 뒤엉켜 지내기에는 이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이 너무 크다. 주민들도 이구동성으로 “노약자나 어린이를 위해 제대로 머물 곳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에서 ‘서해5도지원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하루빨리 연평도 주민들이 찜질방을 벗어나길 바란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사설] 전략 요충지 연평도 ‘유령의 섬’ 안 돼야

    서해 최북단의 전략 요충지 연평도가 북한군의 무자비한 공격을 받고 텅 비어 버렸다. 백령도 등 인근 서해 5도까지 비어 가고 있다. 지난 23일 북한군의 공격 뒤 연평도 주민들은 육지로 피란, 찜질방과 모텔 등을 전전하며 고달프게 살아가고 있다. 연평도에는 군과 해경, 공무원 등 70여명과 일부 주민만이 남아 있다. 주민들은 28일 항공모함까지 동원된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북이 재도발할 것을 우려해 섬을 떠났다. 연평도를 포함해 백령도·소청도·대청도·우도 등 서해 5도 전체 주민들이 정신적 공황 상태를 치유받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범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때다. 전략 요충지 연평도가 외신들의 표현처럼 ‘유령의 섬’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제까지 긴급 피해 조사를 마친 정부는 파손된 사유재산에 대해서는 예비비를 신속히 지원하기로 했다. 부상자 치료비는 전액 지원한다. 서해 5도 전역의 낡은 주민 대피시설 117개를 현대화하고 신설도 한다. 북한의 이번 포격으로 주택 31채가 파손됐다. 내연 발전소가 파손되고 고압변압기도 고장나 연평도 전체 841가구 중 270가구가 정전된 상태다. 피해 규모는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의 연평도 공동화 방지 방안은 턱없이 부족하고, 안이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절박한 주민들의 요망 사항이 별로 반영되지도 않는 지원책은 피란 간 주민들을 다시 섬으로 되돌리기 역부족일 것 같다. 연평도를 포함해 서해 5도가 빈 섬이 되면 서해 5도는 사실상 북한의 영향권에 들어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서해 5도 주민들이 이주하지 않고 마음 놓고 살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나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한 특단의 경제적 지원, 학생 대입 시 우대 등도 신속히 검토해야 한다. 대피소에는 취사·난방시설, 컴퓨터 등을 완벽히 갖추어야 한다. 임시 발전 설비도 필요하다. 말로만 전략 요충이어선 안 된다. 섬 전체를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어야 한다. 고위 인사들은 가벼운 언행을 결코 되풀이 해서는 안 된다. 전 국민이 북의 사정권인 최북단 서해 5도에 성원을 보내야 한다. 그래야 민과 군이 전열을 재정비해 최전방의 방패 구실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 “피난 나왔는데 찜질방 가 있으라고?”

    “피난 나왔는데 찜질방 가 있으라고?”

    “피난 나온 사람들한테 찜찔방 가라니요.” 24일 오후 3시. 100여명의 연평도 주민들이 인천 옹진구청으로 몰려왔다. 이날 오후 1시 두척의 해양경찰 경비함을 타고 연평도를 빠져나온 피난민들이다. 매캐한 화약내가 진동하는 ‘전쟁터’를 피해 육지로 탈출해 왔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건 군청 직원들의 “일단 찜찔방에 가 있으라.”는 말뿐이었다. 전기도, 물도 없는 대피소의 찬 바닥에서 밤을 새우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운 주민들의 마음이 상처로 얼룩졌다. 최전방 영토를 삶으로 지키다 북한군 포탄에 집이 부서지거나 불 타 없어졌지만 피해 보상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었다. 당국의 ‘탁상행정’에 주민들이 분개한 것이다. 오후 2시. 인천 해경부두에 도착한 연평도 피난민들은 옹진군청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군청으로 가자는 주민들의 요구에 한 군청직원이 “군청에 가도 별 수 없다. 일단 찜질방으로 가시라.”고 종용한 게 발단이 됐다. 군청에서 준비한 버스 기사까지 나서 “군청으로는 갈 수 없다.”며 주민들의 군청 행을 가로막았다. 연평도에서 30년 넘게 어업을 해 온 김귀진(65)씨는 “한가하게 찜질이나 하라는 거냐.”라며 “일단 흩어져 있으라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번 폭격으로 집과 식당이 전소된 이향미(33여)씨는 “배를 곯며 밤을 새웠는데 식사 한끼 안 주는 군청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군청 관계자는 “인천에 친지가 없어 갈 곳 없는 주민들에게 임시 거처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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