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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뉴는 특별하게… 경품은 ‘덤’

    메뉴는 특별하게… 경품은 ‘덤’

     “전국 모든 매장 인테리어와 메뉴가 똑같아야 한다? 아니다,지역별로 특성을 살려야 한다.”  “밖에서 먹는 음식의 맛은 강렬해야 한다? 아니다,식재료 고유의 풍미를 살려야 한다.  “같은 메뉴는 같은 맛을 내야 한다? 아니다,주방장에 따라 다른 맛이 나야 한다.” 올 한해 각종 먹을거리 파동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외식업체들이 절치부심하고 나섰다.연말을 맞아 매장 분위기와 메뉴를 새롭게 하고,눈길 끄는 이벤트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매장마다 다른 메뉴 선보여  일부 패밀리 레스토랑은 장점으로 꼽았던 ‘스피드’와 ‘균일한 맛’을 포기했다.그보다는 음식을 맛보면서 안전한 식재료로 조리했는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신뢰’와 ‘독특한 맛’을 심는 데 주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한 매장에 2개의 점포를 입점하는 ‘베니건스&마켓 오’는 매장별로 요리사(셰프)를 두어 조금씩 다른 음식 맛을 선보인다고 28일 밝혔다.기존 베니건스의 스테이크와 파스타 메뉴에 쌀국수와 연두부 등 마켓 오의 아시아 푸드가 더해지면서 메뉴 선택의 폭을 넓혔다.청담동에는 24시간 문을 여는 매장도 운영 중이다.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도 부산 해운대점,대전 둔산점,분당 서현점 등을 시작으로 보다 독립적인 식사 공간을 확보하고 부스석 비율을 높이는 인테리어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KFC,버거킹 등 기존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플라스틱 의자를 치우고 소파를 배치한 카페형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버거킹은 올해 와퍼 탄생 50주년을 기념,공모를 통해 고객들의 인테리어 제안을 받기도 했다.  수제 버거 브랜드인 크라제버거는 홍대점과 압구정점,신사 가로수길점,여의도점 각각의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버거를 출시했다. ●연말 겨냥 신메뉴 봇물  모임이 많은 연말을 맞아 외식업체들은 새로운 메뉴와 이벤트를 선보이며 자신들의 변화의 노력을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편안한 분위기에 걸맞게 건강을 생각하고 재료 자체의 맛을 살린 메뉴들이 주종을 이룬다.  계절별 메뉴를 선보여 온 아웃백은 스테이크를 빵으로 싼 ‘패스츄리 스테이크 웰링턴’과 ‘랍스터&크랩 파스타’,‘씨푸드&새먼 샐러드’ 등의 메뉴를 올해 마지막날까지 한정 판매한다.  베니건스는 2만원을 넘지 않는 가격의 겨울 신메뉴 5종류를 선보였다.닭가슴살을 얹어 오븐에서 구운 ‘토마토 리조또’와 볶음밥 종류인 ‘오 비프 라이스’ 등을,마켓 오의 ‘꽃게 해물탕면’과 ‘블랙 페퍼 꽃게볶음’,‘굴 탕면’ 등 해물 요리를 내놓았다.불고기 전문 레스토랑 불고기브라더스는 1등급 한우를 사용한 한우메뉴를 내놓았다.무한 리필되는 전채와 언양식·광양식 한우불고기,찌개,냉면,와인,후식 2인분씩이 제공되는 한우눈꽃등심 연인 세트가 6만 5000원이다. ●크리스마스 경품 행사도  경품 행사 등 이벤트도 많다.놀부NBG는 올 연말까지 놀부보쌈과 돌솥밥,놀부부대찌개&철판구이,놀부유황오리 진흙구이 등 전브랜드 가맹점에서 ‘놀부 맛있는 사랑나눔 송년이벤트’를 진행한다.영수증 행운 번호를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추첨을 통해 가족여행권과 식사권 등의 경품을 준다.  도너츠와 피자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경품 이벤트도 다양하게 벌어진다.다음달 1일부터 25일까지 ‘던킨 크리스마스 링케익’을 판매하는 던킨 도너츠는 링케이크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던킨 헤드폰 귀마개를 증정한다.도넛플랜트 뉴욕시티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카시스 러브 도넛’을 3400원에 한정 판매하는 한편 ‘나만의 러브도넛’ 행사를 진행한다.사흘 전에 매장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문구를 선택하면 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도넛 2개를 8000원에 살 수 있다. 미스터피자는 다음달 1일부터 1주일을 ‘우먼스 위크’로 정하고,여성 고객에게 프리미엄 피자 20% 할인 혜택을 준다.파파존스는 매달 8일 라지 사이즈 이상 피자를 20% 깎아준다.독일식 요리 피자인 ‘도이치 휠레피자’를 출시한 도미노피자는 올해 말까지 시식기를 올린 고객 가운데 독일 요리 원정대를 선정한다.이밖에 롯데리아와 배스킨라빈스,베니건스,TGI프라이데이,씨즐러 등이 고객들에게 내년 달력을 제공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20&30]내겐 너무 특별한 계모임…종류도 애환도 가지가지

    [20&30]내겐 너무 특별한 계모임…종류도 애환도 가지가지

    돈도 불리고 친목도 쌓는 계모임이 불황기 각박한 인심을 파고들었다.주식,펀드 수익률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남녀를 불문하고 계를 통한 돈불리기가 유행이다.재테크,맛집 탐방,공동구매에서 해외여행까지 계를 하는 이유도 가지가지.하지만 곗돈을 먼저 타려고 눈치작전을 펴는 건 여전한 풍경이다.계주가 돈을 들고 튀거나 곗돈을 펀드에 넣었다가 수익률이 급락해 인간관계가 헝클어지는 경우도 많다.요즘 젊은 남녀들의 계모임을 들여다봤다. ●‘취미계’ 기쁨 두 배  영문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김모(27)씨는 졸업논문 때문에 눈코뜰새 없지만 취미생활인 발레는 절대 빼먹지 않는다.일주일에 두 번 집에서 한시간 거리인 압구정동까지 꼬박꼬박 출석한다.어렸을 때부터 발레 한 번 배워보는 게 소원이었던 김씨는 1년 전 학원에 등록하며 ‘로망’을 풀었다. 성인발레 전문인 학원에는 김씨같은 여성들이 많았다.깡마른 몸매를 선녀날개같은 발레복으로 감싸고 날렵하게 점프하는 발레공연에 빠져 김씨는 ‘발레계’를 조직했다.괜찮은 콘서트홀에서 발레공연을 보려면 20만원을 훌쩍 넘기 때문이다.“학생신분에 20만원이면 버겁죠.한 달에 5만원씩 넣으면 주요 공연은 다 관람할 수 있어요.”발레리나 강수진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은 9월 티켓 오픈 때 인터넷 예매로 사수했다.  학원 강사 박모(26)씨는 다음달이면 명품 C브랜드의 ‘2.55백(55년 2월 출시)’을 손에 넣을 꿈에 부풀어 있다.박씨는 졸업과 동시에 대학 동기들과 ‘명품계’를 조직했다.명품가방을 구매하기 위해서다.박씨는 대학생 때부터 밥값,차값을 몇달씩 살뜰히 모아 가방 한 점을 장만했던 가방마니아.시즌마다 나오는 ‘신상’을 살 수 있다면 몇 정류장을 걸어다니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뜻맞는 친구들을 물색해 만든 가방계는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모임이었다.  박씨 일행이 첫 번째 대상으로 택한 가방은 300만원이 훌쩍 넘었다.전세계에서 3초에 한개씩 팔려나간다는 L브랜드의 ‘스피디백’같은 흔한 백은 질렸다.“가격이 비쌌지만 곗돈으로는 과감히 지를 수 있겠더라고요.”누가 가장 먼저 가방을 갖느냐를 두고 친구들끼리 신경전도 일었다.“저는 6명 중에 네 번째예요.다음엔 제가 좋아하는 다른 브랜드로 구매할 거예요.”  중학교 체육교사 최모(27)씨는 해외여행 한번 못 가본 한을 뒤늦게 풀고 있다.최씨는 학생 시절 겨울방학 때마다 스키강사 아르바이트를 하고 2005년 졸업 직후 스물 넷 어린 나이에 교사로 임용됐다.  쉼표없이 달려온 최씨 인생에서 ‘여행계’는 숨통 한 자락과 같았다.여행계 멤버는 같은 학교에 발령받은 새내기 교사 권모(29)·이모(27)씨였다.셋은 ‘SES’란 별명까지 얻으면서 학교에서 겪는 고단함부터 남자친구,집안얘기로 끈끈하게 뭉쳤다.3총사의 동료애는 맏언니격인 영어교사 권씨의 주도로 여행계로 거듭났다.일본,유럽,동남아 배낭여행으로 다져진 권씨의 주도로 2006년 3월부터 매달 20만원씩 부었다.여섯달 만인 2006년 8월,각자 120만원씩 쥐고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최씨는 “한 번에 120만원을 쓰는 것은 부담스러웠지만 ‘한 번 가는 일본’이란 생각으로 끼니때마다 맛집을 찾아다녔어요.덕분에 모처럼 호사를 누렸죠.”라고 했다.그녀는 “차곡차곡 모은 덕분에 큰 부담없이 첫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며 흡족해했다.  최씨는 또 다음 시즌 여행 계획에 한껏 들떠 있다.“안 가봤을 땐 잘 몰랐는데 한 번 다녀오니까 또 가고 싶어지더라고요. 돈을 모으면서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갈까?’하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설레요.”  혼자 돈을 모으면 의지가 약해질 법한데 여럿이 모으니 여행계획도 함께 짜는 가외의 장점도 있었다.두번째부턴 방학 때마다 한 사람에게 360만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바꿨다.최씨는 이 돈으로 2007년 1월 겨울방학 때 호주로 나홀로 여행을 갔다.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물론,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경기도 관람했다.  하지만 2년 6개월여간 꾸려온 계는 내년 1월 끝날 예정이다. 맏언니인 권씨가 이번 달 결혼하기 때문이다.최씨는 부부·애인 동반으로 강원도 여행을 다녀온 뒤 계를 청산하려고 한다.“여행계획 세우면서 깔깔거릴 수 있었는데 끝내려니 아쉽네요.” ●쌓이는 곗돈만큼 돈독해지는 우정  회사원 이모(26)씨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친구들과 맛난 것 먹으며 수다떨기다.대학교 4학년 때 미드(미국드라마) ‘섹스앤더시티’를 보면서 브런치의 세계에 눈떴다.이씨는 친구 네 명과 당장 ‘브런치계’를 시작했다.‘계’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민망할 정도로 소박한 계였다.매주 금요일마다 3시간을 할애해 서울 시내 맛집을 찾아다녔다.“비싸고 우아한 식사를 한 건 아니었어요.학생이라 주머니 사정이 얄팍하잖아요.하지만 50년 된 김치찌개집에도 가봤고 장충동 족발집,용두동 주꾸미 거리,청진동 해장국 등 유명한 밥집을 두루 다녔죠.”  졸업 후 취직한 다음부터 모임은 한 달에 한 번,매월 마지막 일요일로 정해졌다.주메뉴도 드라마에 나오는 브런치로 바뀌었다.“업무에 치이다 보면 만나기가 힘들더라고요.그래도 한 달에 한 번 만나 맛있는 것 먹으며 회사 얘기를 하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요.”이씨는 “자주 찾는 삼청동은 이제 번잡해 조용한 우리들만의 아지트를 찾고 있다.”고 했다.  공기업 직원 이모(31)씨는 “잘 키운 계모임,열 친구 안 부럽다.”고 말한다.그는 지난해 1월 같은 교회에 다니는 신도 7명과 함께 ‘결혼계’를 시작했다.매월 3만원씩 모아 웨딩마치를 울리는 계원에게 현금 100만원씩 주는 계다. 지난달 결혼한 이씨는 계원들이 해준 특별 이벤트가 아직도 생생하다.계원들은 교회에서 결혼한 이씨에게 어린이 합창단을 섭외해 축가를 선사했다.곗돈을 보태 신혼여행으로 프랑스를 찍고 왔다.이씨는 파리 에펠탑 전망대에서 계원들에게 사진엽서를 보냈다.신혼집 첫 집들이 손님은 당연히 계원들이었다.회사 동료들이 서운해 했지만 양해를 구했다.이씨는 “언젠가 모두 결혼하게 되면 계는 끝나겠지만 그 땐 또다른 계를 만들어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며 만족해했다.  홍보대행사에 근무하는 이모(27)씨는 1년 전 적금을 해약하던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돈을 모아 해외여행을 갈 요량으로 남자친구,친구 커플과 함께 매달 5만원씩 적금에 넣는 계를 시작했다.통장에 꼬박꼬박 불어나는 숫자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남자친구가 1년간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가 있는 동안엔 그의 몫까지 두 배로 적금했다.2년 뒤 목돈을 손에 쥔 이씨,남자친구와 여름휴가 날짜를 맞출 생각에 부풀었다. 하지만 바로 그 즈음 이씨는 남자친구와 결별했다.헤어지고 나니 둘 앞에 남은 건 적금통장뿐.이씨는 적금을 해약하고 남자친구와 친구 커플이 냈던 돈을 돌려보냈다.남자친구 몫까지 대신 냈던 자신에겐 200만원 넘게 돌아왔다.“열심히 모았던 돈을 찾는 보람을 느껴야 할 순간,말할 수 없이 씁쓸했습니다.”  주부 강모(32)씨는 매월 곗날이 되면 기분이 나빠진다.다름아닌 자신의 운 때문이다.2년 전 친구 6명과 모여 친목계를 시작하면서 재미를 더하려고 뽑기식으로 했다.곗날 돈받을 사람을 제비뽑기로 정해 이번 달에 받았으면 다음 달엔 제외하는 방식이었다.그런데 강씨는 번번이 뽑기에서 기회를 놓쳤다.강씨는 2년간 2번이나 꼴찌로 곗돈을 탔다.“평소에는 경품 응모하면 작은 거라도 꼭 당첨되는데 하필 곗돈 순번은 꼭 밀리더라고요.다른 계처럼 순번대로 타면 목돈쓸 때 미리 준비할 수 있을 텐데요.”그녀는 이제 와서 방식을 바꾸자고 하기도 난감하다고 했다.  직장인 최모(28)씨도 계라면 손사래를 친다.종종 계에 가입하라는 권유를 받아도 “잘못하면 친구만 잃는다.”며 한사코 거절한다.  최씨에겐 10여년 전 계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다.당시 고3이었던 최씨는 친구 6명과 휴대전화를 사기 위한 계를 만들었다.수능이 끝나면 곗돈으로 다함께 구입하기로 했다.단짝친구인 계주에게 매일 1000원씩 냈고 1년 가까이 모인 돈은 어느새 200만원에 달했다.그런데 수능 뒤 계주는 곗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어느날 갑자기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담임 선생님은 친구가 다른 도시로 전학을 갔다고 했다.그는 전화 연락 한 통 없었고 집으로 찾아가도 절대 나오지 않았다.최씨는 몇 년 전 그 친구와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다.친구는 “당시 곗돈을 여자친구와 놀다 마음대로 써버렸다.”면서 “면목이 없다.”고 사과했다.최씨는 “어린 마음에 상처가 커서 그 이후로 계모임엔 절대로 가입하지 않는다.”고 했다.   ●곗돈 펀드로 날리자 우정도 날아가 곗돈을 펀드에 넣다가 우애가 틀어진 경우도 있다.회사원 고모(32)씨는 요즈음 출근하기가 고역이다.지난해 초 입사동기 4명이 모여 ‘펀드계’를 시작한 게 화근이었다.20만원씩 갹출해 차이나펀드에 ‘몰빵’했다.올해 초까지만 해도 증권사에선 ‘조정기를 거친 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면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폭락으로 돈을 뺄 시점을 놓쳐버렸다.가입한 펀드 수익률은 -60%까지 내려갔다.아내에게도 비밀로 하고 용돈,차량지원비를 아껴서 모은 피같은 돈이었다.이달 초 술자리에서 격해진 나머지 고씨는 동기들과 주먹다짐까지 했다.급기야 술집 주인이 지구대 경찰을 불렀다.고씨는 “다 함께 돈을 잃었는데 나한테 따지다니 억울하다.회사에서 얼굴도 마주치고 싶지 않다.”고 분개했다.  대구에서 액세서리 상점을 하는 최모(32)씨는 최근 1년간 부은 곗돈을 타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지난해 말 주변 상인들과 함께 계를 들 때만 해도 가족들에게 ‘계를 왜 하느냐.’는 핀잔을 들었다.너도나도 주식,펀드로 대박이 터지던 시기였던 탓이다.하지만 올해 들어 세계경기가 급속히 악화되고 주가,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자 상황이 역전됐다.이자까지 받으려고 곗돈 타는 순서를 맨 뒤로 미룬 최씨는 은근히 들떴다.  하지만 기대도 잠시 강남의 다복회 계주가 돈을 떼먹었다는 뉴스가 나오자 마음이 급해졌다.“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계원들한테 전화도 돌리고 괜히 옆가게만 오락가락했죠.”좌불안석 열흘이 지나 결국 곗돈을 손에 쥔 최씨는 비로소 두 발을 뻗고 잘 수 있었다.최씨는 “역시 쉽게 돈 버는 일은 없더라.”며 그간 마음 졸였던 소회를 드러냈다. 이재연 김민희 장형우기자 oscal@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강남 귀족계 다복회 피해액 최소 386억원  ☞곗돈 미지급=배임,무능력 계주=사기 ☞상계동판 ‘돈을 갖고 튀어라’… 150여명 100억 챙겨 잠적 ☞[20 & 30] 나의 취업 도전기 ☞[20 & 30]당신의 직장내 라이벌은 누구?   
  • 「미스·한국모방」윤경희(尹敬姬)양- 5분데이트(171)

    「미스·한국모방」윤경희(尹敬姬)양- 5분데이트(171)

    윤경희양(21). 지난 2월1일「패션·쇼」를 곁들여 화려한「오프닝」을 한 한국모방 「쇼·룸」에 근무하고 있는 아가씨. 『사무도 보면서 가끔은 외국「바이어」들에게 옷을 입어 보여 주기도 하는「패션·모델」노릇도 하는 거죠』 감수성이 예민할 듯 싶은 가냘픈 얼굴에 오똑한 코가 눈을 끈다. 1백62cm, 34-22-34의 치수. 덕성여중·고를 다니는 6년동안 「발레」와 고전무용으로 몸매를 다듬었다. 『회사의 기대만큼 해낼지가 걱정스러워져요』 한국모방에서 야심을 쏟아 설치한 「쇼·룸」에 부사장실 비서로 있던 아가씨를 보냈을때는 그만큼의 기대가 있었을 테니 걱정도 무리는 아닐게다. 평택에서 과수원을 하고 있는 윤한구씨(55)의 5남매중 막내딸. 『아버지와 언니들이 바둑 두던 것을 옆에서 보다가 어느 새 바둑을 배웠어요』 현재 10급정도. 집에서는 김치찌개를 제일 잘 먹고 밖에 나와 잘 먹는 것은 빵. 별명은「새침떼기」. 그렇지만 사귀어 보면 절대 새침한 깍정이가 아니라며 별명을 밝히지 말아 달란다. 최대의 꿈은 멋있는 「패션·모델」이 되는 것. 그 다음에야 결혼문제를 생각해 보고 싶은 모양. 야구경기라면 빼놓지 않고 구경하는 열렬한 야구「팬」이기도. [선데이서울 72년 2월 13일호 제5권 7호 통권 제 175호]
  • 조미료 시장 신·구 대결

    조미료 시장 신·구 대결

    미원·다시다·산들애·맛선생…. 조미료 시장의 춘추전국시대,패권을 향한 혈투가 한창이다. CJ제일제당의 다시다가 첨가물 논쟁에도 불구하고 8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자연 조미료를 표방한 산들애와 맛선생 등 신진 그룹의 추격이 매섭다.지난 20일 출시 33주년을 맞은 ‘고향의 맛’ 다시다.그동안 판매한 것을 한 줄로 이으면 지구 10바퀴 반을 돌 수 있다.4인 가족 기준으로 346억 8000만 그릇의 찌개에 넣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다시다 지구 10바퀴 반 돌만큼 판매  지난 12일 출시 1년을 맞은 대상 청정원의 맛선생은 화학 첨가물을 배제했다는 점을 내세우며 연 매출액 100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다. 화학 첨가물과 자연 재료가 혼합된 다시다를 능가했다고 주장하며,CJ제일제당의 자연 조미료 다시다 산들애를 경쟁상대로 지목했다.  업계는 전체 조미료 시장에서 자연 조미료의 점유율이 10%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1년 만의 기록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성장세가 빠르다는 분석이다.이 제품들 판매가 늘면서 조미료 전체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먹을거리 관심↑I 천연조미료 인기 증가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미료 사용률은 매년 5~6%씩 감소했지만,자연재료 조미료 시장이 열리면서 최근 1년 동안 하락세가 멈췄다.”고 귀띔했다.이 관계자는 “내년 조미료 시장은 2100억원대로 전망되고,이중 3분의1을 차지하는 가정용 조미료 시장은 올해 700억원에서 10%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하지만 다시다와 대상의 맛나가 출시된 1970년대처럼 시장의 판도가 한꺼번에 바뀔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CJ제일제당이 미풍으로 대상 미원의 아성을 깨뜨리려다 실패하자 다시다를 내놔 시장판도를 바꾸고,다시다를 꺾기 위해 대상이 맛나를 출시한 역사는 경영학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고전이 된 이야기다.하지만 최근 활발한 조미료의 세대 교체 바람에도 불구하고 30년을 넘게 이어 온 한국인들의 ‘입맛’에 따라 다시다 등이 저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실제로 자연 조미료 담당자들은 중년 이상의 입맛을 잡기 위해 신경쓰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가계 소비여력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자연 조미료가 시장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자연 조미료의 주구매층인 젊은 세대가 자연 조미료를 고수할 것이라는 엇갈린 전망도 있다.  한편 조미료 시장의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소스류 등의 활용폭도 높아지고 있다.굴소스와 해물간장 등이 젊은 주부들 중심으로 인기를 얻은 지 오래됐다. 맛선생이 쇠고기맛 위주의 조미료 시장에서 해물맛 위주의 제품을 40%가 넘는 비중으로 출시한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은 선택이라는 평가다.이런 소스류 역시 합성료와 보존료 등을 첨가하지 않는 제품군이 생기는 추세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Smile again]아이들의 유머감각 칭찬이 키운다

    [Smile again]아이들의 유머감각 칭찬이 키운다

    내가 가장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일요일 아침에 MBC에서 방송되는 <환상의 짝꿍>이라는 프로그램이다. 5명의 아이들이 연예인과 팀을 이루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쏠쏠한 재미를 안겨준다. 특히 아이들의 솔직함과 순진함이 뒤집어지는 유머가 된다. 얼마 전에도 아내와 함께 <환상의 짝꿍>을 보다가 너무 너무 웃겼던 대목이 있다. MC 김제동 씨와 출연한 어린이의 대화 내용이다. 김제동: 엄마 나이가 몇 살이야? 아이: 몰라요~ 김제동: 그럼 엄마 띠는 무슨 띠야? 아이: 엄마는 띠가 없어요~ 태권도도 안 하세요~ 단순함은 늘 유머의 원천이다. 그리고 아이의 유머는 대부분이 단어놀이임을 알게 된다. 얼마 전에도 출연한 한 아이가 물었다. “‘저기도 화장실 문 앞에 똑똑하세요’라고 써 있는데 똑똑하면 똑똑해져요?” 세상에 대한 어린이의 호기심은 어른들의 기대를 완벽하게 저버리면서 유머가 된다. 아이들을 살펴보다 보면 아이들은 타고난 유머꾼이며 유머 전문가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형님의 아들 또한 개그맨 수준이다. 그 형님의 아들이 어느 날 학교에 갔다 오더니 갑자기 놀란 표정으로 말하더란다. “아빠! 우리 반은 진짜 신기해요. 전부 다 호랑이띠밖에 없어. 신기하지?”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유머에 어떻게 반응하고 웃어주느냐이다. 그에 따라 아이들의 호기심과 유머감각이 성장하기 때문이다. 7~8세에 발달하기 시작하는 유머감각은 칭찬을 먹고 자란다. 아이들의 질문과 웃음 만들기에 반응을 해줘야 재미를 들인 아이들은 유머와 웃음을 반복하게 된다. 아이를 유머감각과 재치가 넘치는 아이로 키우는 첫 번째 방법은 아이의 유머에 조금 과장되게 반응해 주는 것에 있다. 큰 웃음소리와 박수를 치는 것은 기본이어야 한다. 그리고 “우와, 재미있다”, “정말 재미있네”라는 칭찬의 말로 반응해줘야 한다. 그래야 자신감이 붙어서 자꾸만 웃기려고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비난이나 썰렁하다는 판단은 아이의 유머적 상상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며 반복적인 비판은 아이의 자신감과 자존감에 상처를 입히게 된다. 나는 지난 4년 가까이 매일 유머를 연구하고 사람들과 나누지만 재미없다, 또는 썰렁하다라는 말을 들으면 며칠 동안 유머를 입에 담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져 버린다. 유머에 대한 칭찬을 받고 자란 아이는 사람의 마음을 사는 유머를 구사할 줄 안다. 그리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도우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생각을 넓혀준다. 내가 아는 멋진 유머가 있다. 한 부부가 아이에게 물었다. “우리 아들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그러자 상황을 간파한 아들이 먹던 호빵을 반으로 잘라서 부모에게 하나씩 주면서 말했다. “엄마 아빠는 두 개 호빵 중에서 어느 쪽 호빵이 더 맛있을 것 같아? 난 두 쪽 다 맛있을 것 같은데….” 아이의 유머감각을 키우는 두 번째는 정기적으로 유머를 나누라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나누게 되면 서로 어떤 유머에 반응하는지 알 수 있게 되며 유머 눈높이에 대해서 이해하게 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가장 멋진 유머는 유머 퀴즈다. 중요한 것은 어른들은 시시해 보이는 유머지만 아이들에게는 명품 유머가 된다. 몇 가지 소개한다. - 일본에서 제일 방귀를 잘 뀌는 사람은? 아까끼고 또끼고 -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장 무식한 사람은? 뭐 하나도 몰라 유머는 세상을 좋게 보이도록 유도하는 지혜이다. 그 귀중한 지혜인 유머감각은 칭찬에 의해서만 발견되고 성장한다. “우와, 정말 재미있다”라는 말이 아이를 지혜 있는 웃음꾼으로 만든다. 최규상의 유머발전소 [재미있는 유머] 중고등학생 생태 학습 자원봉사를 위해 안면도 생태마을에 다녀왔다. 학생들과 생태마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서울에서 내려온 관광버스에서 한 아주머니가 내리더니 물었다. “아저씨, 이 마을에서 생태찌개를 젤 잘하는 식당이 어디에요?” 글 최규상 웃음코치, 유머코치, 한국유머발전소 소장, 최규상의 유머편지, 유머발전소 카페 ‘최규상의 유머편지’를 받으실 분은 한국유머발전소 에서 유머편지를 신청하시면 됩니다.       월간 <삶과꿈> 2008년 10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직장인 ‘高물가 스트레스’

    직장인 ‘高물가 스트레스’

    직장인 이한국(가명·29)씨는 요즘 스트레스가 하나 더 늘었다. 출근에서 퇴근할 때까지 치솟는 물가의 위력이 갈수록 피부에 크게 와닿기 때문이다. 월급봉투는 두꺼워질 기미가 전혀 없는데 밥값, 교통비에 조촐한 술자리 비용 등 회사 생활에 필요한 품목의 물가는 연일 고공행진이다. 회사에서도 복사용지 등 비용을 절약하라며 난리다. 이씨는 “예전엔 만원짜리 한 장이면 점심 값 등 하루 용돈으로 충분했으나 이제는 운이 좋아야 가능하다.”면서 “그나마 미혼이라 자녀 교육비 등이 들지 않는데 감사하고 있다.”고 씁쓸한 표정를 지었다. 맞벌이 여성 회사원 김영민(가명·30)씨도 최근 허리띠를 더 바짝 졸라맸다. 손수 도시락을 싸 출근하고, 좋아하던 테이크 아웃 커피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남편과의 저녁 식사도 가급적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쪽으로 바꿨다. 김씨는 “가계부를 쓰다 보면 한달 생활비 중 회사 생활에서 비롯되는 외식 등 관련 비용의 비중이 가파르게 늘어 깜짝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물가가 가뜩이나 팍팍한 생활을 하는 샐러리맨들의 허리를 더 휘게 하고 있다.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들어 전체 소비자 물가는 4.4% 올랐다. 그러나 직장인들이 아침식사 대용으로 자주 먹는 우유값은 36% 뛰었다. 빵과 식빵 가격도 각각 17.9%,14.3% 올랐다. 여성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비스킷은 50.9%나 상승했다. 점심을 밖에서 사 먹을라치면 호주머니 걱정은 더 커진다. 직장인들의 단골 메뉴인 김치찌개백반과 된장찌개백반은 각각 8%,6.9% 올랐다. 칼국수도 9.2% 상승했다. 자장면과 짬뽕값은 각각 12.9%와 11.2%나 뛰었다. 라면은 14.6% 상승했다. 밥값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구내식당을 찾아봐도 물가 근심을 떨치기는 쉽지 않다. 올들어 구내식당 식사비는 6.2% 올랐다. 자가용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운동도 하고 교통비도 절약하려는 이른바 ‘자출족’도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다. 고유가에 수입 원자재 값 급등 여파 등으로 자전거 가격은 올들어 24.3%나 뛰었다. 사무용품의 대명사인 볼펜은 23.2%, 복사용지는 11.2% 상승했다. 남성정장 가격은 0.2% 하락했으나 드레스셔츠는 4.8% 올랐다. 회사로 이동하는 동안 읽는 신문 및 잡지 가격도 18.6%나 올라 부담이 커졌다. 영어 등 외국어학원비도 5.7% 올랐다. 과중한 업무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퇴근녘 삽겹살과 술 한잔을 위안 삼으려 해도 예전같지 않다. 삼겹살 값은 10.6%, 생맥주 값도 7.4% 뛰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훨씬 웃돌았다. 여성 직장인들이 즐기는 아이스크림(외식)은 25%, 커피와 녹차도 각각 10.3%와 10.7% 상승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쇼핑플러스]

    ●로레알파리의 남성 브랜드인 로레알파리 맨 엑스퍼트가 에센스 로레알파리 맨 엑스퍼트 이드라 에너제틱 터보 부스터를 출시했다. 비타민C 등의 성분이 들어 있어 피부에 활력을 준다는 설명이다.50㎖ 2만 8000원.●웅진코웨이가 웅진케어스 초슬림공기청정기(AP-1008)를 내놓았다. 새 멀티케어 필터 시스템으로 기존에 각각 분리됐던 황사 및 바이러스 제거와 살균 필터를 하나로 합쳐 초슬림형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AP-1008BH 흰색 문양이 일시불 기준 74만 8000원.●필립스전자가 스마트 찜기(HD9120)를 출시했다. 재료가 물이나 불에 직접 닿지 않아 영양소 파괴는 줄이고 재료의 맛은 살린다는 설명이다. 현재 시판 중인 제품 중 최대 용량인 8.5ℓ로 7만 9200원.●샘표는 22일까지 ‘샘표된장학교’ 수강생 5기를 모집한다. 장 담그기 실습, 화학 조미료 없이 된장찌개 맛 있게 끓이는 법 등 다양한 된장 활용법을 배울 수 있다. 된장캠페인 홈페이지(http://www.ijang.org)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재료비 2만원.●애경이 한방 주방세제 순샘 칠선단(七仙丹)을 선보였다. 산수유향과 모과향 두 가지다. 산수유향은 복분자, 구기자, 오미자, 산수유, 귤피, 석류, 오디 등 7가지 한방성분이 들어 있다.395㎖ 3650원.●브라운은 전기면도기 브라운 시리즈를 출시했다. 시리즈1, 시리즈3, 시리즈5, 시리즈7 등 4개 제품이 있다. 시리즈7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30만원대. 시리즈1은 3만~7만원대다.●세븐일레븐은 친환경 인증을 받은 바로 먹는 과일 3종을 출시했다. 친환경 농산물 전문 유통업체인 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납품받는다. 밀감 2,500원, 방울토마토 2,000원, 완숙토마토 1800원.●비쉬는 남성 전용 눈가 에너자이저 비쉬 옴므 이드라 맥 아이스틱을 출시했다. 눈밑 혈액 순환을 도와 다크 서클과 눈두덩이의 부기를 완화한다는 설명이다.4g 2만 6000원.
  • [위협받는 밥상] 먹거리 불안 가중…위협받는 식탁

    [위협받는 밥상] 먹거리 불안 가중…위협받는 식탁

    중국산 꽃게 납 검출, 광우병 쇠고기, 불량만두, 기생충알 김치, 생쥐머리 새우깡, 칼날 참치캔 등 식품안전사고가 터질 때마다 정부는 식품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 멜라민 파동에서 드러나듯 식품안전사고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돈벌이에만 눈이 멀어 불안전한 식품을 마구잡이로 수입하는 일부 식품업계의 양심을 저버린 행태와 정부의 허술한 식품행정 및 검역체계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인 국민 부담이다. 정체불명의 먹을거리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안감과 이런 위해식품들의 유통실태, 그리고 국민건강권을 제대로 보호하기 위한 대안 등을 4회 시리즈로 심층 모색해 본다. 관련 동영상은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www.seoul.co.kr)에 올린다. ■ [유기농 이용 안소영씨] “식비 부담스럽지만 농가와 직거래” 지난달 30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유기농 가게에서 안소영(29·여·회사원)씨가 21개월된 딸 지유와 함께 밥상에 올릴 반찬거리를 고르고 있다.“지유, 미역 좋아하지?하나 살까?”라는 엄마 말에 “미, 미”라며 지유는 고개를 끄덕인다. 안씨는 유기농을 선호한다. 회사 근처 대형마트에도 가지만 대체로 집 앞 유기농 가게나 ‘82cook’ 등 인터넷 직거래장터를 이용한다. 한달 식비는 100만원 남짓. 세 식구 밥값으론 조금 많은 편이지만 가급적 안전한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에 돈을 아끼진 않는다. 그래도 안씨는 “불안하고,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됐는지, 엄격한 절차를 거쳤는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안씨 가족은 올들어 논란이 된 미국산 쇠고기, 중국산 과자류는 아예 손도 대지 않는다. 안씨는 “저희는 경기도 양주에 아는 분을 통해 직거래해요. 과자는 예전부터 잘 안 먹였는데, 혹시 몰라 일본 과자를 가끔 줬어요. 그런데 일본에서도 멜라민 파동이 터졌잖아요. 어휴, 더 이상 못 믿겠어요.” 맞벌이하느라 외식이 잦은 안씨 부부는 식당의 위생상태나 음식의 질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다. 특히 반찬 재활용을 한다거나, 싸구려 중국산으로 음식을 만든다는 언론 보도를 보면 더욱 그렇다. 남편 박영준씨는 “바쁘다 보니 음식을 시켜 먹을 때가 많은데, 바깥 음식은 대개 중국산이라고 하더군요. 얼마나 깨끗하게 만들었는지 모르죠. 안 먹을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죠.” 안씨는 정부가 먹을거리 문제를 좀더 신경써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우리나라는 먹을거리 규제에 관해선 시작 단계인 것 같아요. 허술한 것도 많고, 요즘처럼 사건이 터져도 눈앞 문제만 해결하기에 급급하잖아요. 일본에 가보니 먹을거리에 대한 법이나 사회적 분위기가 우리보다 훨씬 엄격했어요. 마음놓고 음식을 먹을 수 있겠더라고요. 우리도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식품안전에 대한 장기대책을 세웠으면 좋겠어요.” [밥상추적] 돼지고기 제주, 쌀·콩은 의성산 안소영씨 가족이 집에서 먹는 음식은 거의 100% 국산이었다. “유기농도 엄격한 절차를 거쳤는지 의심이 된다.”는 안씨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장만하기 위해 유기농 매장을 이용한다. 그가 주로 장을 본다는 집 앞에 있는 유기농가게를 함께 가봤다. 전남 진도산 미역, 강원도 설악산 인근에서 나온 고사리 등이 눈에 띄었다. 가게 주인은 “현지 농민이나 조합과 계약해 납품받고 있다.”면서 “우리 같은 유기농마트나 생협에서 농민들에게 안정된 수익을 보장하고 대신 정기적으로 현지검사와 품질관리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다.”고 자랑했다. 그는 하루에 찾는 60∼80명의 손님들은 대부분 단골이라고 귀띔했다. 안씨가 과자를 집어들었다. 딸에게 가끔 먹이는 ‘발아통밀 웨하스’다. 국내산 통밀로 만들었다고 돼 있다. 제품을 생산한 ㈜우리밀은 사단법인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의 사업단으로 국내산 밀의 수매·가공·유통사업을 전담한다. 우리밀 관계자는 “밀은 대표적인 겨울철 이모작 소득작목으로 10월 파종 전에 계약재배를 한 뒤 병충해를 걱정하기 전인 이듬해 6월에 수확해 농약을 쓸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안씨는 점심 때도 국산 먹을거리를 선호한다. 그가 “재료가 좋아서” 점심에 자주 찾는다는 회사 근처의 한 식당은 값이 만만치 않다. 안씨가 즐겨먹는 고추장찌개만 해도 1만 5000원이다. 식당에서는 모든 식재료가 ‘국내산’이라 비쌀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식당 주인이 밝힌 고추장찌개의 주 재료는 고추장, 감자, 호박, 돼지고기, 목살, 양파 등이었다. 손님에게 내놓는 채소는 거래하는 회사가 서울 가락시장 경매장에서 국산 여부를 확인해서 납품한 것이었다. 돼지고기는 제주도 흑돼지를 취급하는 도매회사에서 구입했다. 소금은 국산 천일염이고 고춧가루와 쌀, 콩 등은 경북 의성에 있는 농가에서 재배한 것들이었다. ■ [대형마트가는 김성혜씨] “의심가지만 대기업 제품이라니 사요” 지난 3일 오후 5시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대형마트. 새내기 부부 한승훈(27·회사원)·김성혜(27·주부)씨는 생후 6개월된 아들 차윤이를 데리고 장을 보고 있다. 부부는 보리차 코너에 서서 한참 논쟁을 벌인다.“이것 봐, 지난번에 산 건 100% 중국산인데 이건 국산이잖아. 유기농 보리차라면서 중국산인 건 이상하지 않아?” 사연인 즉, 얼마 전 한씨가 아기를 위해 유기농 보리차를 사왔는데 김씨가 중국산이어서 먹지 않고 놔뒀다는 것. 김씨는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 믿을 수도 없다.”며 국산 표시가 된 보리차를 집어들었다. 한씨 부부는 먹을거리를 주로 대형마트에서 산다. 일주일에 세 차례 장을 보는데, 한 달 식비는 30만원 정도. 이들은 대형마트를 주로 이용한다. 몰아 사면 시간이 절약되고 가격도 저렴해서다. 대형마트와 대기업 식품에 대한 신뢰도도 있다.“쌀 같은 건 시골에서 떼어오면 좋다고 어른들이 그러시는데, 어디서 하는 건지 알 수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그냥 대형마트에서 전부 사요.”주부인 김씨 얘기다. 그렇다고 김씨가 대형마트와 대기업의 이름값을 무조건 믿는 것은 아니다. 마음 속에 남아 있는 한 자락 불신은 “식품정보 표시를 어떻게 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이건 신뢰문제 같아요. 미국산 쇠고기나 유전자조작식품(GMO)의 경우, 표시가 제대로 돼 있다면 절대로 안 먹어요. 그런데 표시가 제대로 안 돼 있다면 모르고 먹을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일단 사긴 하는데, 찜찜한 건 어쩔 수 없죠.” 출산 이후 동갑내기 부부에게 생긴 새로운 기준은 “무조건 국산, 되도록 유기농”이다.“이유식을 시작하면 무조건 유기농을 먹일 생각이에요. 지금은 모유수유를 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신경쓰진 않고요. 그래도 제가 먹는 게 아이한테 가니까 조심하고 있어요. 요즘 들어 중국산은 아무리 싸도 사지 않아요.”라고 김씨는 말했다. 한씨네 저녁 메뉴는 김치찌개에 조기구이, 호박전 등이었다. 식사 내내 부부의 화제는 아들의 미래 먹을거리였다. 한씨는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학교 급식을 하게 되면 지금보다 더 신경이 쓰일 것 같아요. 시골에서 직거래하는 방법을 알아볼 작정입니다. 회사 동료들은 ‘앞으로는 시골에 부모님 있는 사람이 최고’라고 하던데요.”라고 말했다. [밥상추적] 고추장ㆍ된장ㆍ두부 모두 수입원료 김성혜씨가 ‘중국산 유기농’이라는 말에 찜찜해서 그대로 놔뒀다는 보리차는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었다. 김씨가 구입했던 ‘유기농 아기보리차’를 판매하는 샘표 관계자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중국 헤이룽장성 북부의 중·러 국경지대에서 재배한 보리로 만들었다.”면서 “큰 길 몇 곳만 차단하면 농약과 비료가 들어갈 수 없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기업인 가공공장의 담당자가 현지에 상주하고 본사에서도 최소 3개월에 한 차례 이상 현지조사하고 있고 중국에 있는 유기농 인증기관의 심사를 통과한 원재료만 수입, 국내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만든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외국 농산물을 수입할 때 농산물 생산국가의 공인기관에서 유기농으로 인증한 경우에는 보통 농산물에 대해 적용하는 잔류농약 검사 이외에 유기농 농산물 입증 서류를 추가로 제출받고 있다. 김씨가 저녁 밥상에 올린 김치찌개에는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종가집 전통두부’가 들어 있었다. 이 종가집 전통두부는 원산지를 ‘수입산’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수입산이란 3개 국가 이상에서 수입했다는 뜻이다. 이 업체는 두부에 쓰는 콩을 중국, 미국, 호주, 러시아(연해주)에서 수입한다. 국제 콩 시세가 기복이 심해 안정적 공급을 위해 여러 곳에서 수입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업체 관계자는 “국내산 콩으로 만든 두부는 수입산보다 비싼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김씨가 사용한 청정원 고추장과 된장도 모두 수입산이었다. 김씨는 ‘콩’ 하면 유전자조작식품(GMO) 여부를 제일 먼저 떠올린다. 이에 대해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미국은 GMO 관리체계가 돼 있고 중국은 인건비가 싸서 종자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GMO콩을 쓸 이유가 없다. 결국 수입처가 중국과 미국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재래시장 가는 김용금씨] “어쩔 수 없어 사긴 하지만 못믿어” 지난 1일 오후 5시 서울 양재역 근처 재래시장. 김용금(59·주부)씨는 한 가게에서 고사리 나물을 이리저리 들춰보기 시작했다. 김씨가 “이거 국산이에요?”라고 묻자 “중국산”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돌아선 김씨는 “난 국산인 줄 알았는데. 이러니 뭘 믿을 수 있겠어요.”라며 한숨을 내쉰다. 김씨는 일용직으로 자재 운반을 하는 남편 문모(58)씨와 고3 외동딸의 밥상을 책임지고 있다. 양재동 재래시장을 주로 이용하지만 근처 하나로마트와 가락시장도 가끔 찾는다. 웬만한 채소는 마당에 조그만 텃밭을 가꿔 직접 길러 먹고, 쌀이나 고기 등은 시골의 지인을 통해 들여온다. 김씨는 한 달에 두세 번 시장에 간다. 한달 식비는 15만원 정도.“형편이 넉넉지 않아 유기농같이 비싼 재료는 살 수 없지만, 그렇다고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이나 미국산 쇠고기 등을 먹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재래시장을 한 바퀴 돌았지만 김씨는 살 것이 마뜩잖은 눈치였다. 생선가게에서 15마리에 1만원이라는 조기를 5000원에 8마리 사고, 그 옆에서는 흑미 180㏄(한 홉)가량을 3000원에 샀다. 요깃거리로 감자떡과 호박떡도 3000원 주고 샀다. 시장을 나오면서 김씨는 “어쩔 수 없이 사긴 사지만 못 믿겠다.”고 말했다. “특히 재래시장에선 원산지 표시가 자세히 되어 있지 않아요. 보통 제가 살펴봐서 국산인지 아닌지 판별하거든요. 그런데 아까 고사리는 알고보니 중국산이라잖아요. 잘 모르겠어요. 아까 산 조기도, 국산이라고는 하는데 지나치게 싼 거 아닌가 싶어요. 가격만 놓고 보면 중국산인 것 같기도 하고.” 집에 돌아온 김씨가 준비한 저녁 메뉴는 우거짓국에 조기구이, 고구마줄기 무침. 우거지는 남편 문씨가 직접 기른 배추로 만들었고, 고구마줄기는 동네 텃밭에서 따온 것이다. [밥상추적] 조기 5천원에 8마리 원산지 표시 없어 김용금씨가 서울 양재동 재래시장에서 구입한 조기는 15마리에 1만원이었다. 시장 상인은 조기를 팔면서 “전남 목포산 조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원산지 표시는 없었다. 김씨가 “목포산 조기인지 어떻게 알 수 있냐.”고 묻자 상인은 “목포산 조기만 나무상자에 담아 출하된다.”고 대답했다. 김씨가 구입한 조기는 다른 생선들과 달리 나무상자에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목포산임을 믿기는 어려웠다. 조기가 목포산임을 확인하기 위해 이 상인이 생선을 떼어 왔다는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았다. 상인이 거래했던 J상회는 국산·중국산 조기를 함께 취급하고 있었다. 국산은 120마리에 6만∼6만 5000원, 중국산은 5만원 선이었다. 목포산 조기를 취급하냐고 묻자 주인은 “있다. 냉동조기는 6만 5000원, 생물(얼리지 않은 것)은 7만원 정도”라고 말했다.“목포산 조기만 나무상자에 담느냐.”고 묻자 그는 “생물일 경우 나무상자에 담지만 목포산 조기라고 해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좀더 확실한 답을 얻기 위해 목포산 생선을 취급하는 목포종합수산시장에 확인을 요청했다. 황춘호 번영회장은 “목포산이라서 나무상자에 담는 게 아니라 생물이라서 담는 것이다. 하지만 상자에 원산지를 일일이 표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양재동 재래시장의 조기는 목포산이 아닐 수도 있는 셈이다. 목포산 조기가 중국산 조기와 뒤섞여 유통되다 적발된 적이 있냐는 질문에 황 회장은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가능성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안 되고 있어서다. 목포산 조기의 경매를 총괄하는 목포수협 관계자는 “극단적인 경우 수협에서 조기를 낙찰받은 뒤, 중국산 조기와 섞어 팔 수도 있다. 중국산을 목포산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개인의 양심문제”라고 말했다. 글:기획탐사부 조현석 강국진 김민희 기자 tamsa@seoul.co.kr 동영상:나우뉴스팀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 아주 특별한 땅 ‘밴프’

    아주 특별한 땅 ‘밴프’

    # 애서배스카 빙하 위에 서다 밴프와 재스퍼국립공원의 경계가 되는 곳에 컬럼비아 아이스필드가 있다. 북반구에서는 북극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빙원(氷原). 최고봉인 컬럼비아산(3745m) 등에 둘러싸인 빙원은 면적이 325㎢에 달한다. 밴쿠버시 전체 면적과 맞먹는 크기다. 앨버타주 관광청 관계자는 “밴프의 산들 꼭대기에 형성된 빙하 중 일부 독립 빙하를 제외하고 모두 컬럼비아 빙원에서 흘러든다.”고 말했다. 이 빙원에서 흘러내린 애서배스카 빙하는 직접 밟아 볼 수 있다. 인디언어로 수풀이 우거져 있다는 뜻의 애서배스카 빙하는 90∼300m 두께의 얼음이 1㎞ 폭으로 6㎞가량 흘러내린 빙하다.1849년 방문객센터가 있는 곳까지 세력을 떨쳤던 빙하는 이후 줄어들기 시작해 현재는 1.5㎞가량 뒤로 밀려나 있는 상태다. 맞은편 방문객센터에서 버스로 빙하 아래까지 간 뒤 설상차로 갈아타고 빙하로 올라간다. 바퀴 하나의 크기가 어른 키만 한 설상차는 빙하 상류에 관광객을 내려놓는다. 관광객들은 빙하 위에 쌓인 눈을 뭉쳐 눈싸움도 하며 20분 정도 빙하체험을 즐긴다. 안전성이 확인된 곳이긴 하나, 출입통제 표지판 밖으로는 나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빠진 사람만 안다.’는 크레바스가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글라스는 꼭 챙길 것. 빙하에 반사된 햇빛에 자칫 눈이 상할 수도 있다.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풍경들 초행길임에도 언젠가 와 본 것 같은 착각, 흔히 데자부라고 불리는 현상을 경험한다고 해서 전혀 이상할 게 없는 곳이 앨버타다. 마릴린 먼로가 주연한 고전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부터 내용 못지않게 촬영지가 화제가 됐던 ‘브로크백 마운틴’ 등 최근 영화까지 무려 100여편의 영화에 밴프를 비롯한 앨버타의 명승지들이 등장했으니 말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밴프 시내 인근의 영화 촬영지들은 빼놓지 않고 찾길 권한다. 당대를 풍미했던 배우들의 흔적은 물론, 빼어난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밴프 스프링스 호텔 아래 보 폭포(bow falls)는 ‘돌아오지 않는 강’의 촬영지. 마릴린 먼로와 로버트 미첨이 뗏목을 타고 내려가는 장면이 촬영됐다. 흔히 브래드 피트가 열연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이 폭포를 따라 이어진 보 강에서 촬영됐다고 알려져 있지만, 앨버타 관광청 관계자는 와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밴프역에서는 ‘닥터지바고’의 이별장면이 촬영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 새의 눈높이에서 본 로키산맥 캐나디안 로키의 들머리인 밴프의 고도는 해발 1300m. 여기서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면 병풍처럼 둘러쳐진 로키산맥의 우람한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밴프 시가지 인근의 밴프 곤돌라는 설퍼산 정상(2286m)까지 불과 8분만에 닿는다. 밴프 다운타운 주변과 미네완카 호수, 캐스케이드산 등과 마주하면 찬사가 절로 나온다. 전망대 옆으로 샌슨스 피크까지 목제 계단이 조성돼 있다. 스카이 워크라 불리는 이 길을 따라 로키산맥과 함께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왕복 30분 정도 소요된다. 곤돌라 탑승장 옆에 어퍼 핫 스프링스가 있다.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유황온천이다. 레이크 루이스 곤돌라는 레이크 루이스 스키리조트에 조성된 전망대까지 올라간다. 곰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슬로프 주변에 설치한 2.5㎞ 길이의 전기철조망이 이채롭다. 레이크 루이스와 빅토리아 빙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 로키를 안고 달리다 캐나디안 로키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도로가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라고도 불리는 93번 도로다. 밴프에서 재스퍼국립공원까지 이어진 300㎞의 도로 중 남북으로 길게 뻗은 230㎞ 구간을 말한다. 미국의 유수한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이 길을 세계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선정하기도 했다. 로키 산맥의 절경을 옆좌석에 태우고 달리는 기분이 드는 곳. 대부분의 여행목적지들이 이 구간에 몰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로를 따라가며 만나는 많은 호수와 빙하, 그리고 웅장한 산들의 자태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운이 좋다면 곰, 엘크 등의 야생동물들과도 만날 수 있다. 글 사진 캘거리·밴프·재스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항공·현지교통:여름 성수기 외엔 밴프의 관문 캘거리로 가는 직항편이 없다. 밴쿠버까지 간 뒤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캘거리로 간다. 캘거리에서 밴프까지는 차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밴쿠버에서 차를 렌트해 밴프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10시간 정도 소요된다. ▶입국:관광의 경우 최장 6개월까지 노비자다. 입국심사시 숙소 예약확인서나 귀국 비행기편을 보여주면 심사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전기:캐나다는 110V를 사용한다. 국내 가전제품을 사용하려면 11자형 플러그를 준비해야 한다. ▶먹거리:밴프 시내에 한국 음식점은 한 곳. 각종 찌개류 14 캐나다 달러(1달러=한화 약 1200원) 등 캘거리 시내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료품점에서 컵라면 등을 살 수 있다. ▶각종 요금:모든 곳에서 어린이는 어른의 절반 가격이다. 밴프 곤돌라 26달러. 미네완카 유람선 40달러. 컬럼비아 아이스필드 38달러. 레이크 루이스 곤돌라 25달러. 기타 자세한 정보는 앨버타관광청 한국사무소 홈페이지(www1.travelalberta.com/KR-KO) 참조.
  • 외식물가 ‘천정부지’

    외식물가 ‘천정부지’

    맞벌이 주부 김모(34·강서구 방화동)씨는 최근 남편과 함께 집 근처 분식점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4000원 하던 김치볶음밥이 4500원으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2000원에 팔던 참치김밥 한 줄도 500원이 올라 있었다. 김씨는 “외식하러 가기 겁날 정도로 음식값이 많이 오른 것 같다.”면서 “수입 가격이 급등했다는 밀가루가 포함된 음식도 아닌데 왜 이렇게 가격이 올랐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서민들이 자주 찾는 외식거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조사대상 39개 외식 품목의 지난달 소비자가격은 올초 대비 5.6%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폭 4.5%를 훨씬 웃돈다. 외식 품목 가격이 전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품목별로 보면 학생과 젊은이들 사이에 식사 대용으로 인기가 높은 김밥 가격이 올들어 22.7%나 뛰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폭보다 무려 5배 이상 높다. 김밥 가격은 지난해 말에 견줘 3월 12.3%,4월 15.1%,5월 16.1%,6월 19.3%,7월 21.4%,8월 22.3%,9월 22.7% 등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음식점들이 경쟁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외식물가가 매달 1∼2%포인트씩 오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외식 품목 중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서민들이 즐겨 찾는 라면과 자장면 가격은 각각 14.8%와 12.8% 급등했다. 짬뽕과 피자 가격은 모두 11.1% 올랐으며, 삼겹살 가격도 10.4% 상승했다. 직장인들이 한 끼 식사로 애용하는 볶음밥(9.5%)과 칼국수(9.2%), 김치찌개 백반(6.5%), 구내식당식사비(6.2%), 냉면(5.6%), 된장찌개백반(5.4%), 비빔밥(5.0%) 등의 가격도 상승폭이 커 서민 가계에 시름을 안기고 있다. 삼겹살(10.4%)과 삼계탕(8.4%), 튀김닭(7.8%), 돼지갈비(6.3%), 생맥주(5.6%), 탕수육(5.4%), 갈비탕(5.1%), 햄버거(4.9%), 돈가스(4.7%), 스파게티(4.6%) 등 가격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폭을 웃돌았다. 반면 고급식당 등에서 높은 가격에 팔리는 쇠갈비(1.3%), 생선초밥(2.2%), 등심(3.0%), 불고기(3.6%), 스테이크(4.1%) 등 음식과 과실주(0.5%), 맥주(0.4%) 등 주류는 가격 인상폭이 적었다. 커피(3.6%), 자판기커피(0.1%), 국산차(3.2%) 등도 가격이 별로 오르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원재료값 인상 분위기에 편승해 과도하게 소비자 가격을 올리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전체 물가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고 보고 관련 품목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한국음식 없인 못살아… 날마다 김치 먹죠”

    “한국음식 없인 못살아… 날마다 김치 먹죠”

    |도쿄 박홍기특파원|“매일 김치를 먹죠. 남편한테 ‘한국 사람이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예요. 지금은 남편도 즐겨요. 전생에 한국 사람이었던가 봐요.” 한국농림수산식품 홍보대사이자 배우·가수·소설가인 우쓰미 미도리(65)는 한국 음식과 자신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4~5일 도쿄서 ‘한국 음식 페스티벌´ 우쓰미는 4∼5일 이틀 동안 도쿄 롯본기힐스 아레나광장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주최로 열리는 ‘한국 음식 페스티벌’에서 일본인들에게 한국 음식문화·농식품을 알릴 궁리를 하느라 바쁘다. 페스티벌은 신선농산물·김치·인삼·가공식품 등 200개 품목을 홍보·전시·판매해 ‘한국식품은 미용과 건강에 좋다.’는 이미지를 일본에 심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한국 김치의 강점은 건강식품이라는 점입니다. 채소를 많이 먹을 수 있어 건강은 물론 피부에도 좋아요. 제가 본보기죠.” TV에 출연할 때나 연극, 한류 이벤트 등에서 한국 식품 자랑을 빼놓지 않고 있다. 특히 연극 공연 때는 농수산물유통공사(aT) 도쿄센터의 협찬으로 관객들에게 김치를 나눠주고 있다. 입에서 입으로 이어지는 홍보, 즉 ‘구전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다. “지난 8월1일부터 3일까지 일본인과 재일한국인이 결혼을 앞두고 벌이는 러브코미디 ‘언제나 둘이 사랑해요’를 공연한 뒤 추첨으로 관객 20명에게 김치를 전달했답니다. 김치의 인기, 정말 대단해요.” ●한류 드라마 보고 한국 음식에 매료 그가 한국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역시 한류 드라마 때문.4년 전 ‘겨울연가’를 비롯, 많은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음식에 매료됐다. 이후 슈퍼나 백화점 등에서 한국 음식을 사서 먹어봤다고 했다. 현재 가장 자신있는 한국 요리는 김치찌개다. “구절판은 품위도 있고 멋뿐만 아니라 맛도 좋아요. 먹을 때 예의도 갖춰야 하잖아요. 한국 음식점이 많은 신오쿠보에 가서 먹기도 합니다.” 그는 한류 스타 가운데 별날 정도로 열렬한 장동건의 팬이다.“지난해 4월부터 3개월 동안 경희대에서 어학연수를 한 이유도 한국어를 배워 장동건씨를 직접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장동건씨의 사무실까지 찾아갔는데 못 만났어요. 꼭 한번 만나고 싶네요.” 도쿄센터 이종견 지사장은 “우쓰미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어 페스티벌 준비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페스티벌에선 한국 음식의 맛과 안전성을 대대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hkpark@seoul.co.kr
  • “돈이 너무 절박했어요”

    “돈이 너무 절박했어요”

    2관왕을 축하하는 플래카드들이 학교 주변에 내걸렸다.‘그 나이에, 그 몸에 참 대견하다.’는 격려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들뜸은 가라앉고 냉엄한 현실이 대신하게 될 것이다. 제13회 베이징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서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들만이 즐기던 보치아를 비장애인에게 친숙한 종목으로 만들며 개인전과 페어전 2관왕을 차지한 박건우(18·인천 은광학교 3)를 24일 인천 부평구 부개동에 있는 학교에서 만났다. 개인전 금메달을 딴 뒤 세 차례 덤블링으로 건우의 세리머니를 대신했던 김진한(38) 코치, 학교 선배로 대·소변을 거들며 훈련파트너 역할을 해온 손정민(33)과 지광민(27) 등이 김치찌개 1인분에 공기밥 3개를 추가로 배달시켜 훈련했다는 허름한 체육관에서였다. 건우는 인터뷰 도중 기자에게 발길질을 해댔다. 긴장한 탓이다. 발길질 뒤에는 “죄송함다.”를 연발한다. 그런 건우지만 어머니 이름을 묻자 “선자 본자 쓰세요.”라고 반듯하게 답했다. 건우는 어머니 뱃속에서 양수가 터져 뇌에 산소 공급이 안 돼 손발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복싱을 했던 부친이 사업 실패로 이사오면서 초등학교 3학년 때 전학와 줄곧 이 학교에 다녔다. 몸을 가눌 수 없으니 휠체어를 탄 선배 둘이 화장실에 데려가 거들어도 바지춤이 젖게 마련이다. 그런 몸으로 어떻게 40∼50분 경기 동안 집중력을 유지할까. 처음에 건우는 웃음이 터져나와 제한시간 6분에 공 6개 가운데 2개만 던지곤 했다. 김 코치는 “뺨을 때린 적도 있다.”고 했다.“근성을 키우라고 그랬어요. 제가 원래 ‘드러운 넘’이란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장애인에게 그러면 되느냐는 소리도 숱하게 들었지요. 하지만 쟤를 장애인으로 대하면 훈련을 견뎌낼 수 있겠어요?”라고 되물었다. 김 코치는 “해달라는 것을 안해주니까 오기와 근성이 생겼던 것 같다.”고 했다. 목공소를 빌려 밤 새워 홈통을 직접 맞췄다. 건우가 공놓는 순간의 버릇까지 감안해 현미경으로 표면을 들여다보며 만들었다. 홈통 제작에만 4년동안 학교 예산 2000여만원을 썼다. 김 코치는 “사실 금메달을 땄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이 학교에 들어오지도 못할 뻔했어요.”라며 웃었다. 공은 사포질을 한 뒤 트레드밀(러닝머신) 위에 올려놓고 밤새 돌려 부인으로부터 ‘잠좀 자자.’는 얘기를 들었다. 또 공이 멈췄을 때 어느 부분이 표적구에 닿는지 표시하기 위해 코트에서 수백번 굴렸다. 홈통의 각도를 맞추면 공이 몇m 굴러가는지 표로 만들어 건우로 하여금 외우게 했다. 건우는 대회를 앞두고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밥 먹는 시간만 빼고 공을 굴렸다. 베이징에서 개인전 동메달에 머문 정호원(22)과는 제주 전지훈련에서 60번 싸워 50번 정도 졌다. 김 코치는 “너 대표팀에서 탈락했다.”며 혼자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게 했다. 그렇게 닷새를 보낸 뒤 건우는 다시 합류했다. 건우는 “호원 형이 제게 약이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의 승부근성을 자극했던 터. 개인전 결승을 앞두고 아버지가 왜 그렇게 우승하고 싶어하는 거냐고 물었단다. 건우는 엄지손가락과 검지를 동그랗게 말아 보이더란다. 절박하게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란 뜻이었다. 아버지가 식도암 투병 중이고 어머니가 식당일로 생계를 잇고 있어 2관왕으로 얻은 일시금 7000만원, 월 연금 100만원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건우는 지금 대학을 갈 것인지, 아니면 재활센터에 다니면서 운동만 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 부자는 대학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김 코치는 보치아를 영영 멀리할까봐 걱정이다. 실업팀 창단이 이상적이지만 가까운 미래, 기대하기도 어렵다. 건우는 어른스럽게 “현실을 인정해야지요.”라고 말했다. 가난과 장애라는 거대한 장벽에도 결코 굴하지 않는 건우의 벅찬 도전은 계속된다. 글 인천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용어클릭 ●보치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특수 종목으로 개인전과 단체전이 있다. 흰색 표적구를 던져놓고 붉은색 공과 파란색 공을 6개씩 던지거나 굴리거나 발로 차 흰색 표적구에 가까운 공 숫자만큼 점수를 합산해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공을 던질 때는 코치의 도움을 받아 마우스 스틱이나 홈통 등을 이용할 수 있다.
  • [We랑 외국어랑 놀자-일어]キムチチゲ(김치찌개)

    A:ランチは何を召し上がりましたか.(런치(점심)는 무엇을 드셨습니까?) B:韓國の食堂でキムチチゲを食べたんですが,なかなかでしたよ.(한국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었습니다만, 맛이 괜찮더라고요.) A:美味しく召し上がりましたか.(맛있게 드셨습니까?) B:ええ,美味しかったですよ.(네, 맛있었습니다.) A:韓國の人たちはキムチチゲがたいてい好きですか.(한국인들은 김치찌개를 대체로 좋아합니까?) B:ええ,キムチチゲが好きな韓國の人たちはとても多いんですよ.(네, 김치찌개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대단히 많습니다.) ▶한자읽기 何(なに) 召(め)し上(あ)がり 韓國(かんこく) 食堂(しょくどう) 食(た)べたん 美味(おい)しく 人(ひと) 好(す)き 多(おお)いん 세종외국어학원 일본어회화·번역담당:윤병일 02)720-8587
  • 남이 먹다 남긴 음식 내 입으로…

    식당의 ‘음식 재활용’, 손님만 모르고 있다면? 깔끔한 뒤처리를 위한 공공화장실의 비데가 세균투성이라면? 29일 오후 10시 KBS 1TV ‘이영돈PD의 소비자고발’은 설마했던 위생문제들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취재진은 서울시내 식당 20곳을 무작위로 선정해 찾아 간다. 겉보기에 반찬들은 모두 새 것처럼 정갈하다. 하지만 주방 안으로 잠입해 확인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무려 80%나 되는 16곳의 식당들이 음식을 ‘재활용’하고 있었다. 감쪽 같이 재활용되는 음식종류도 다양하다. 밑반찬은 물론이고 제육볶음이나 순두부찌개 같은 주메뉴까지. 심지어 어느 식당에서는 손님이 남기고 간 밥을 국밥에 말아서 다른 손님에게 주는 장면도 목격됐다.‘재탕’음식의 위생문제는 언급하기 끔찍하다. 전문가들은 “식중독뿐만 아니라 B형 간염 등의 바이러스에까지 감염될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소비자 고발’은 또 공공장소 비데의 위생상태를 알아 보기 위해 서울 시내 10곳을 집중 점검한다. 이들 역시 겉보기엔 모두 깔끔하다. 하지만 비데를 해부해 내부를 들여다 본 결과, 물이 나오는 노즐 부위와 그 주변은 온갖 이물질로 심하게 오염돼 있다. 이런 비데가 과연 인체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걸까? 취재진이 세균검사를 실시해본 결과는 경악할 만하다.10곳 모두에서 세균이 검출되는데, 그 종류가 무려 11개나 된다.8곳에서는 비데에서 나오는 물에서도 세균이 검출됐다. 비데 제조업체와 설치업체의 허술한 사후관리로 이용자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스티븐스 주한 美대사 “한국 친구들과 만남 고대”

    “축하한다. 빨리 만났으면 좋겠다.” “9월 초 한국에 갈 것 같다. 나도 그 곳 친구들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캐슬린 스티븐스(55) 첫 여성 주한 차기 미 대사의 인준안이 미 상원에서 통과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2일 충남 예산중학교의 옛 동료 교사였던 강경희(56·주부·서울 강북구 수유동)씨는 그와 전화 축하인사를 나눴다. 강씨는 스티븐스 미 대사가 1975년 평화봉사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예산중에서 영어를 가르쳤을 당시 함께 근무했던 영어교사였다. 강씨는 4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그의 미국 사무실로 전화를 해 축하인사를 전했더니 스티븐스가 ‘함께 근무했던 친구들과 만나고 싶다. 가면 많이 도와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강씨는 “스티븐스가 예산중에 있을 때 외교, 정치 관련 책을 많이 읽는 것을 봤는데 외교관이 된 것은 나중에 알았다.”며 “1984년쯤에 주한 미 대사관 서기관으로 왔을 때도 나와 자주 왕래했다.”고 회고했다. 스티븐스는 당시 예산중을 찾아 자신의 소재를 수소문했다고 강씨는 덧붙였다. 강씨는 가족과 함께 주말에 가끔 스티븐스가 살던 서울 안국동 집에 놀러갔고 스티븐스도 강씨 집을 찾았다. 스티븐스는 주한 대사관 시절 한국인과 서울 퇴계로에서 결혼을 했고 외아들을 두고 있다. 결혼식에도 참석했었다는 강씨는 “스티븐스가 김치찌개와 빈대떡 등 한국음식을 좋아했고 결혼식도 한국식으로 치렀다.”고 말했다. 강씨는 스티븐스가 차기 주한 미 대사로 지명된 지난 1월 25년 만에 그와 전화를 통해 재회를 했었다. 강씨는 “어제 영어교사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모임을 갖자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예산중 동료 영어교사였던 권영란(57·계룡 용남중) 교사는 “스티븐스는 내가 구해준 하숙집에서 20분 정도 걸어 학교로 출퇴근했다.”며 “학교에서 태권도도 배웠다.”고 떠올렸다.충남도교육청과 예산군은 스티븐스 차기 미 대사의 환영식과 초청강연, 옛 동료 교사 및 제자들과의 만남을 마련하고 학생 영어연수 등 미국과의 교류에 도움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예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600년 피맛골-청진동 해장국 골목 24층 빌딩숲에 묻힌다

    600년 피맛골-청진동 해장국 골목 24층 빌딩숲에 묻힌다

    600년간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피맛골과 ‘술꾼들’의 속풀이 단골장소인 청진동 해장국골목 일대가 거대한 24층 빌딩 숲으로 변한다. 서울 종로구는 청진구역 재개발 계획에 따라 이 지역에 지하 7층, 지상 24층 연면적 최대 15만 9934㎡(4만 8000여평)의 오피스 빌딩 4개가 들어선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옛 정취가 가득했던 맛집들이 사라지고 이곳은 현재 르 메이에르 종로타워,SC제일은행 본점 등과 함께 2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군이 어우러지는 오피스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피맛골의 추억을 살리기 위해 ‘피맛골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수립,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복원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맛집들은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70년 전통의 한일관은 이미 문을 닫고 강남구 신사동으로 자리를 옮겨 11월쯤 문을 열 예정이다. 청진동 해장국의 원조격인 청진옥은 71년간의 애환을 뒤로 하고 르 메이에르 종로타워 1층으로 자리를 옮긴다. 자장면을 우리나라에 처음 선보인 신승관과 생태찌개로 유명했던 ‘안성또순이’ 등 대부분의 맛집도 이 지역을 떠났다. 청진옥의 최준용(40) 사장은 “사실상 피맛골은 무늬만 있지 그 안에서 살아 숨쉬던 식당들은 모두 떠났다.”면서 “재개발도 좋지만 피맛골, 청진동 해장국골목 등을 보존하려는 정책적 배려가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19개 지구로 나눠진 청진구역 재개발은 지난해 7월 입주를 시작한 6지구의 르 메이에르 종로타워를 시작으로 7지구 삼공빌딩이 이미 들어섰다. 이주를 시작한 1지구와 5지구에는 각각 메트로PFV와 동림도시개발이 지하 6층, 지상 23층의 오피스 빌딩을 짓는다. 또 국도개발과 G.L.PFV원은 ‘열차집´,‘서린낙지´ 등이 있던 2∼3지구와 12∼16지구를 하나로 묶어 지하7층, 지상24층짜리 초대형 빌딩으로 개발한다. 하지만 9∼11지구와 17∼18지구는 개발에서 제외됐다. 지하로 지하철 5호선이 지나가는 이 지역은 ‘지하철 통과에 따른 지상권보상’으로 50년간 지하 개발권을 도시철도공사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농민신문사가 있는 8지구와 건물주가 재개발에 반대한 4지구는 현재 모습대로 남는다. 조영수 종로구 도시계획과 팀장은 “건물주의 ‘동의’가 없는 2개 지구를 빼고는 이미 개발이 시작됐다.”면서 “1지구와 5지구는 관리처분인가를 마쳐 이르면 올해 말이면 공사를 시작하고 나머지도 조기 착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신문산업과 서울신문] ‘열정과 발품’으로 세상과 소통 꿈꾼다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신문산업과 서울신문] ‘열정과 발품’으로 세상과 소통 꿈꾼다

    “기사 하나당 제목 다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납활자에서 CTS시스템으로 바뀐 건 언제부터예요?” 지난 1일 서울 태평로에 위치한 서울신문 편집국에는 예비 언론인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한국언론재단 예비언론인과정에 재학 중인 김봉규(25), 임원식(27), 김연정(24), 최새론(24)씨가 그 주인공이다. 전날 사회부와 정치부에서 일일 기자체험을 한 이들은 본지 기자들이 현장에서 건져올린 기사들이 어떻게 지면을 장식하는지 함께 지켜봤다. 언론에 대한 열정과 애정, 날선 비판의 칼을 동시에 품고 있는 언론고시생들. 이들이 체험한 서울신문 제작현장을 함께 가 본다. 진행·정리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김연정 고려대 국어교육과 졸업 끊임없이 던지는 문제제기 기자의 덕목인 것 일깨워 기자의 눈과 기자 아닌 사람의 눈은 달랐다. 지난달 30일 취재에 동행키로 한 사회부 장형우 기자를 서울 혜화경찰서에서 만나 시청으로 함께 이동하는 길. 기자는 지하도를 걸으며 상인들이 서울시의 지하도상가 철거통지에 항의하며 내걸어둔 팻말들을 살피고 있었다. 광화문에 다다라서는 몇날 며칠 전경버스가 저렇게 길 한 편을 차지하고 세워져 있는 건 괜찮은 걸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같은 길을 걸어도 달리 보고 있었다. 끊임없는 ‘문제의식’의 힘이었다. 기자에게 ‘문제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시작부터 뼈저리게 느꼈다. 이날의 취재거리는 서울 무교동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농성 중인 시각장애인들. 이들은 시각장애인들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허용하는 의료법이 합헌임을 주장하기 위해 인권위 앞에 모였다. 기자와 함께 시각장애인들이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건물 옥상과 대한안마사협회 서울지부 회원들 약 200명이 모인 건물 앞을 분주히 오갔다. 문득 어디선가 들은 적 있는 “기자는 외로운 직업”이라는 말이 실감났다. 누구를 만나서 이야기 들을지, 어디를 가볼지, 어떤 주제에 초점 맞출지, 기사를 어떻게 구성할지 스스로 알아보고 판단하고 정해야 했다. 취재 과정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부분은 맹학교에서 시각장애인들에게 이뤄지는 거의 유일한 직업교육이 ‘이료 과목(안마 관련 커리큘럼)’뿐이라는 점이었다. 고3에 내일모레가 기말고사인데도 시험도 포기하고 부모님 몰래 농성에 참가 중인 이명국(20)군의 얘기는 안마사란 이들의 외침대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일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했다.4시간 남짓 현장에 머무르면서, 더 취재하고 싶은 내용들이 줄줄이 생겨났다. 지난 1일에는 현장기자들이 취재를 마치고 송고한 기사를 편집-조판-인쇄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드라마 ‘스포트라이트’에서 방송기자들이 화려한 포즈로 녹음실을 들락거리며 뉴스를 만들어 내는 것과 달리 신문사에서 기사를 생산해 내는 과정은 꼼꼼함과 지난함이 동시에 요구되는 작업이었다. 사진기자가 필름카메라가 아닌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고 취재기자가 수첩 말고 노트북도 꼭 들고 다녀야 하듯 취재과정은 점점 디지털화되어 가고 있지만, 편집 이후 과정은 여전히 아날로그식이다. 신문의 하루는 윤전기로 신문을 찍어내고 잉크를 말려 트럭에 싣고 각 지역까지 배달하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신문 기자들의 쉴 틈 없는 ‘발품’과 ‘사람장사’는 매일 그렇게 새벽의 여명 속에 독자들에게 찾아가고 있었다. ■임원식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쉴새없는 전화 벨·자판 소리 마감시간 기자실은 전쟁터 한나라당 당사 ‘기자실’ “뚜드드드…따다다닥…” 쉴 새 없이 두드려대는 키보드 소리에 숨이 막힌다. 여기저기서 울리는 “○○신문 모 기잔데요.”하는 건조한 음성은 긴장과 치열함으로 찌든 이곳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은 듯하다.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4층 기자실. 한나라당 지도부 경선을 앞두고 친이계와 친박계의 세력다툼 양상을 다들 기민하게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당사 맞은편 커피숍에 반장을 제외한 기자들이 모였다. 차가운 커피 한 잔에 목을 축이며 대화가 오간다. 주제는 역시 ‘촛불집회’. 최전선에서 뛰는 기자들답게 취재한 에피소드들이 생생하게 쏟아져 나온다. 시민들의 무고한 피해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민주당 의원들이 폭행당한 얘기로 이어지더니 요즘 청와대 내 분위기와 여당 경선 판도분석으로 귀결된다. 어쩌면 그것이 다른 부서와 정치부의 미묘한 차이인지도 모른다. 개별적 사안도 종국엔 전방위를 아우르는 정치적 사안으로 해석하는 것이 정치부 기자들의 몫이자 역할이란 생각이 들었다. 김치찌개로 유명한 근처 식당을 찾았다. 식당 안은 인산인해였다. 저만치 서청원 의원과 친박계 의원들도 보였다. 오늘 홍희경 기자의 점심 약속은 한나라당 조윤선 국회의원의 보좌관인 정혜정씨와 잡혀 있었다.“(정치부) 기자들의 남는 시간은 대면 접촉 폭을 넓히기고요. 점심은 가급적 정치인과 약속을 잡아서 기자들과 함께 먹어요.” 전쟁이 시작됐다. 오전 내 취재한 뉴스들을 토대로 기자들은 마감시간을 앞두고 분주하게 기사작성에 돌입했다. 긴장감이 오전의 서너 곱절은 되는 듯하다.“누가 챙겼냐?”“그건 알아봤냐?”“뭐라 그러디?”“전화해 봐.”“하나 써.”반장의 지시는 좀처럼 세 어절을 넘기지 않았다. 이 ‘경제적인’ 화법 지금의 분주한 상황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는 없을 듯하다. 한나라당 내 계파 싸움이 불거지면서 세인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가 있다. 박근혜 의원. 그에게 세 번째 갈등이 찾아왔다. 당내 지도자 경선 과정에서 친이와 친박의 대결이 그것. 국회헌정기념관은 이미 그의 지지자들만큼이나 많은 언론사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기자들 사이에는 이미 ‘무엇’을 위해 모였으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관한 합의가 이뤄진 지 오래다. 주인공 등장. 조명이 켜지고 플래시가 마구 터졌다. 박 의원을 둘러싸고 본격적인 취재경쟁이 시작됐다. 쇠고기 수입과 현 국정운영 실태, 내각 개편, 당내 계파 갈등에 관해 질문이 쏟아져 나온다. 하루체험으로 지켜본 서울신문 정치부 기자들은 내게 그 모범답안이 되어 주었다. ■김봉규 성균관대 경영학과 4학년 ”발로 뛴 취재 현장의 고단함 초판 신문 받아드니 눈 녹듯” 지난 1일 종로경찰서는 50일이 넘게 이어지는 촛불 문화제의 집회신고를 받고 있었다. 경찰서 기자실은 현재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현장 일선에 있는 위치에 어울리지 않게 조용했다. 저마다 노트북을 펴놓고 자판을 두드리거나 낮은 목소리로 통화한다. 사회부 김정은 기자 역시 노트북을 펴고 서울신문 내부 전산망에 접속한다. 편집국에서 온 당일 지면계획과 전달사항을 확인하고 수첩에 꼼꼼히 적는다. 우리가 갈 곳은 이날 새벽 압수수색을 당한 대책회의 사무실. 대책회의는 참여연대 사무실 일부를 빌려 쓰고 있다. 차를 타고 통인동으로 향했다. 이동 중에도 쉴 틈이 없다. 김 기자는 곧장 휴대전화를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신호음이 한참 울리더니 이내 전화기를 내려놓는다.“에이, 수사과장 전화 꺼놨네.” 뒷좌석에서 쓴웃음을 짓는다. 정보과에 전화를 걸어 압수수색 물품 내역을 묻지만 모른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압수수색이 종료된 참여연대 사무실은 적막했다. 기자는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 인권법률의료지원단 임태훈 팀장에게 곧장 가 바싹 다가앉는다. 압수물품을 물어보자 경찰이 준 압수물품 내역서를 보여준다. 편집국 전달사항에 있었던 내용을 다시 확인한다. 경찰이 어느 정도의 인원으로 어느 경로를 통해서 들어왔는지, 몇 시에 어디를 압수수색했는지, 수색절차를 지켰는지 꼼꼼히 받아적는다. 2일 찾아간 서울신문 편집국은 말 그대로 소리 없는 전쟁터였다. 상상 이상의 인력과 장비가 투입된다. 취재한 내용을 받아 편집해서 지면에 배치하고, 그래픽과 사진을 추가해 최종 결과물을 내보내는 과정은 하나의 거대한 공정이다.1면에 배치된 어제 취재 내용을 살펴본다. 취재한 내용이 한 문단에 간결하게 정리돼 있었다. 하루의 노력이 몇 문장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취재현장에 동행하지 않았다면 ‘예스’라는 대답이 자신있게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신문 제작이라는 거대한 공정에 시동을 걸고 연료를 주입하는 것은 기자다. 현장 최전선에서 창을 열어젖히고 세상과 대면한다. 그들의 눈에 비친 형상이 적절한 콘텐츠로 재생산돼 한 부의 신문이 된다. 고된 취재의 피곤함은 ‘경외의 대상’인 신문 앞에서 눈녹듯 사라진다.
  • 잠 못 드는 밤

    잠 못 드는 밤

    동태찌개에 소주 한잔 기울이다 아이들 문제로 결국 아내와 서운한 말을 주고받고 서로의 자존심까지 건드리게 되었다. 결국 아내는 안방에, 나는 거실에 자리를 폈다. 썰렁한 거실에 누워 잠을 청하다가 포기하고 TV를 켰다. TV에서는 ‘소녀 가장’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방영하고 있었다. 멍하게 TV를 응시하고 있는데 마흔넷인 내 나이가 거꾸로 돌며 열세 살에서 멈춘 뒤 다시 돌기 시작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홀어머니에 동생 셋, 월세로 왕십리에서 염창동, 신정동, 봉천동, 사당동, 영등포, 노량진으로, 시계가 빨리 돌기 시작한다. 열일곱 살엔 부산, 열여덟 살엔 외항 선원, 그 후 스물여덟에 다시 서울로. 결혼 후 꿈같은 세월을 시샘하듯 악몽이 시작된다. 무보험, 무면허의 장애인 오토바이와 교통사고가 났고, 몇 번의 수술 끝에 또 재수술, 그리고 장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머니에게 치매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힘든 세월 홀로 4남매를 키우신 어머니와 같이 살기로 아내와 약속하고 어렵게 마련한 집을 팔던 날, 정신 놓으신 어머니의 노여움에 온 식구가 울던 날…. 세월의 시계가 천천히 돌기 시작하며 뜨거운 눈물이 얼굴을 적셨다. 아내가 나올까 봐 TV 볼륨을 낮추고 코도 풀고 눈물도 닦고 혼자 생쇼를 한다. 기적이 시작되는 시간이 돌기 시작한다. 치매도, 장애도, 가난도, 억울함도 우리 가족을 비껴가기 시작하며 시계가 힘차게 돌아간다. 벽에 걸린 시계가 자정을 알리고 순간 현실로 돌아온다. 방문이 열리고 잠이 덜 깬 아내가 화장실을 가려고 눈을 비비며 나오는데 눈이 부시다. 나를 가장 잘 알고 아끼고 사랑하는 천사가 나오고 있다. 10년 마도로스 생활의 강한 남자도 그 아름다움에 두 손을 들고 거실을 지나가는 천사의 손을 가까스로 잡는다. “나 잠이 안 와.” 2008년 7월
  • 전국이 푹푹 쓰러졌다

    9일 전국에 걸쳐 폭염 경보 또는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탈진 사고도 속출했다. 한낮의 거리에는 인적이 끊겼다가 해가 떨어지자 보행자들이 부쩍 늘었다. 축산 농가들은 가축들의 집단폐사 등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거리에 발길 끊겨 식당 한산 지난 8일 오후 1시25분쯤 광주 광산구 이모(31·여)씨의 집에서 이씨가 탈수 증세를 보여 광산소방서 119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남 순천에서도 이모(55·여)씨가 탈수 증세로 쓰려져 병원 치료를 받았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폭염 특보가 발령된 지역의 주민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물을 많이 섭취하면서 실내 통풍에 유의하라.”고 말했다. 도시의 시민들은 시원한 건물 안에서 폭염을 피하거나 가로수 그늘 아래로 걸어다녔다. KT, 한국토지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이 몰려 있어 평소 점심시간대면 북새통을 이루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서 김치찌개나 동태탕, 설렁탕 등을 파는 식당을 가는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반면 냉면집이나 팥빙수점 등에는 손님이 몰렸다. 동태탕을 파는 D식당 주인 황모(38)씨는 “오늘은 에어컨과 선풍기를 돌려도 손님 발길이 끊겼다.”고 말했다. 레저용 보트의 배터리가 폭염에 과열되면서 폭발하는 사고도 발생했다.9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당현리 김모(53)씨 창고 앞마당에 보관 중이던 0.5t 보트에서 엔진 배터리가 폭발, 보트를 모두 태웠다. ●양계농가 연이은 악재로 울상 이날 최고기온 33도를 기록한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방축리의 양계 농장주 조모(52)씨는 “며칠 동안 하루 평균 100여마리의 닭이 폐사하고 있다.”면서 “사료값·기름값 폭등과 조류인플루엔자(AI)에다 폭염까지 겹쳐 졸지에 빚이 1억 5000만원이나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조씨는 쉴틈 없이 대형선풍기를 가동하고 1시간에 한 차례씩 분무기로 물을 뿌렸다. 돼지 3500마리를 키우는 전북 김제시 백산면의 김현욱(47)씨는 “돼지들의 사료 섭취량이 20∼30% 줄었다.”면서 “지하수를 끌어올려 하루 종일 축사 지붕에 물을 뿌려주고 돼지에게 소금이나 칼슘이 많이 함유된 사료를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남 마산시 오동동 마산수협 제빙공장의 임채곤 서무대리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2주 전에 비해 얼음수요가 무려 2배 이상 늘었다.”면서 “지금 공장 작업자들은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3000이닝 도전 ‘살아있는 야구 전설’ 송진우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3000이닝 도전 ‘살아있는 야구 전설’ 송진우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한다. 프로데뷔 20년, 만 42세의 사나이, 통산 200승과 2000 탈삼진 돌파, 올해 3000이닝 달성도 눈앞에 보인다. 그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등장만 해도 전설은 계속된다. 모든 것들이 당분간 쉽게 깨지지 않을 전무후무의 대기록이다. 지난 3일 오후 대전광역시 한밭야구장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다름 아닌 ‘송진우 한국프로야구 최초 2000탈삼진 기념 시상식’이 열렸던 것. 이날 송진우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상우 총재와 박성효 대전시장의 특별 기념패를 받았다. 한화는 이와는 별도로 순금 187.5g(50돈)으로 제작된 김승연 구단주 명의 기념패와 한화증권 주식 2000주도 전달했다. 송진우의 팬사인회 등 각종 기념식도 다채롭게 열렸다. 행사에 앞서 송진우 선수를 만났다. 장소는 한밭야구장의 한 사무실. 그는 충북 증평초등 재학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으니 올해로 야구인생 35년째. 그동안 야구 이야기는 신물나도록 했을 터. 하여 ‘먹고 사는 얘기’부터 먼저 꺼냈다. “식당은 잘 됩니까.” 그는 대전 시내에서 ‘개마고원’이라는 한우 전문점 식당을 운영한다. “별로 신통치 않습니다. 미국산 쇠고기도 들어오고…, 요즘 소 장사가 다 그런 것 같습니다.” “혹시 앞으로 다른 사업계획이라도 있나요.” “누가 그러더군요. 양초 장사를 하면 잘 된다고 말입니다. 촛불집회는 당분간 계속된다고 하더군요.”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씩 웃었다. “고기를 자주 드시는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시골 입맛이라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눌은밥을 좋아합니다.” 식당운영은 전적으로 부인한테 맡겨놨으며 시합이 없는 월요일에 가끔 들러 부인의 일을 거들어준다고 했다. 부인을 처음 만난 것은 대전에서 방위복무를 할 때. 현역병으로 복무 중인 아는 선배의 소개로 사귀게 됐다고 했다. 슬하에 중학 2학년과 초등 6학년인 아들 둘을 두었다. “아이들도 야구합니까” “큰놈이 충남중에서 포수를, 작은놈은 신흥초에서 투수 포지션을 맡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가끔 원포인트 레슨 같은 것도 합니까.” “물론이죠, 집안에 있으면 온통 야구 얘기뿐입니다.” 아들 둘 다 야구부여서 그럴까, 관련 선행도 많이 베푼다.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의 후원은 물론, 바쁜 와중에도 가끔 찾아가 직접 지도하기도 했다. 또한 장남이 다니는 야구부 선수 중 형편이 어려운 학생의 회비를 대납해 주기도 하고, 집안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추천받아 장학금을 지원해 준다. 또한 청주에 사는 노부(83)에게 매달 용돈을 드리는 등 효행도 잊지 않는다. 모친은 프로데뷔 후 돌아가셨는데 아들을 무척 자랑스러워했다. 평소 “우리 아들 장가 가는 것만 보고 세상 떠났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을 자주 하셨단다. “부친께서는 아들의 야구경기를 보시나요.” “제가 등판하는 청주 경기 때에는 자주 오십니다. 항상 본부석 쪽에 앉아 계시는데 공을 던지다가 가끔 눈길이 마주치는 경우도 있지요.(아버지 앞에서 시합한다는 것은)예나 지금이나 가슴이 뭉클한데 자꾸 지는 시합만 보여드려서 원….” 부친은 원래 야구하는 것을 말렸다고 한다. 누나가 배드민턴 선수여서 아들까지 체육선수를 한다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것.2남4녀 중 막내인 송진우는 어릴 적부터 축구를 좋아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때 야구부가 창단되자 교장 선생의 권유로 야구에 뛰어들었지만 한동안 집안 눈치를 보며 도망다녔다고 회고했다. “어쨌거나 집안 내력이 체육에는 타고난 소질이 있나 봅니다.” “저희 작은아버님(송병오)이 축구 국가대표선수까지 지냈습니다. 왕년에 차범근 선수가 드리블하면서 치고들어가 센터링을 하면 장신의 김재한 선수가 솟구쳐 올라 헤딩 슛을 하고…, 아시아의 명 골키퍼 이세연 선수 등이 활약했던 시절에 선수로 활동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에게 야구선수가 안됐다면 지금쯤 어떤 모습이었겠느냐는 질문에 “축구선수를 하다가 코치쯤 됐을 것”이라는 대답이 얼른 돌아온다. “야구 외에 어떤 운동을 즐깁니까.” “비가 오거나 게임이 없을 때 선수들끼리 식사값 내기 당구를 자주 즐깁니다. 낚시와 골프도 가끔 하지요.” 그의 당구 실력은 300이고, 골프는 80대 중반을 친다. 스타크래프트도 수준급이다. 이런 모든 것들이 경기운영을 할 때 순간적인 전략적 사고에 도움이 된다. 당구는 각도의 게임, 그는 각도를 정확하게 재기로 소문나 있다. 골프 라운딩 할 때에도 이리저리 각도를 재고, 잔디를 바람에 날려보기도 한다. 티샷할 때 눈에 거슬릴 정도로 연습스윙을 자주 한다. 너무 꼼꼼하기 때문에 골프를 좋아하는 동료선수는 송진우와 한 조가 되기를 꺼린다. 체력 유지 비법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고 했다. 그저 부지런히 움직인다. 원래 살이 많이 찌는 체질도 아니지만 많이 움직이다 보니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고 또 선수 생활을 오래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에겐 남다른 승부욕이 있다. 부친이 시골 읍내에서 조그마한 장사를 했지만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였다. 자연스럽게 어릴 적부터 ‘헝그리 정신’이 싹텄다. 자기관리의 습관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스트레칭 하나, 연습 투구 하나도 얼렁뚱땅하는 일이 없다.200승,2000탈삼진의 전설을 만든 것도 타고난 승부근성에서 비롯된다. 이에 대해 송진우는 “경기에서 야구를 즐기려고 한다. 경기 중 항상 마음을 즐겁게 하면 좋은 결과가 따른다.”고 했다. 처음 프로데뷔할 때는 7년을 목표로 했는데 즐기다 보니 벌써 20년이 됐다고도 했다. 송진우 선수를 좋아하는 팬들은 성실성과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가끔 식당에 있을 때 40대 아저씨들한테 “당신은 40대의 희망이다. 표본으로 삼아 열심히 살겠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 엄숙한 책임감을 느낀다. 송진우의 실제 나이는 1965년생, 우리 나이로 44세다. 구도 기미야스(45·요코하마), 제이미 모이어(46·필라델피아) 등 미국과 일본의 최고령 투수와 비교하면 한두 살 아래인 셈이다. 하지만 올해 고졸 신인과는 무려 24년이나 차이 난다. “체력이 젊은 선수들과 비교하면 한계를 느끼지만 공 던지는 것만큼은 아직 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나이로 봤을 때)정리를 해야 되고, 우선 올해 3000이닝을 채우고 내년 1년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할 겁니다.” 그는 요즘 싱커(sinker)와 슬라이더(slider)를 승부공으로 던진다. 빠르게 날아오다가 타자 근처에서 밑으로 떨어지거나 밖으로 빠지면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특징이 있다.“위기에 닥쳤을 때 싱커볼인지, 아니면 다른 구질의 공을 던질지 한순간에 생각하고 그 선택된 공을 자신있게 뿌려야 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의 인생철학과 비유된다. 문득 좌우명이 무엇인지 물었다.“내가 힘들면 남이 편하고, 내가 편하면 남들이 힘들다. 항상 부지런히 움직이자.”는 대답이 ‘찡하게’ 다가온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한화이글스 홍보팀 ■ 그가 걸어온 길 ▲1966년 충북 증평 출생 ▲79년 증평 초등학교 졸업 ▲84년 대통령배 야구대회 우수투수상 ▲85년 세광고 졸업 ▲87년 백호기야구대회 최우수선수상 ▲89년 동국대 졸업. 프로데뷔(빙그레 이글스) ▲90년 최우수 구원투수상 ▲91년 한일 슈퍼게임 우수투수상 ▲92년 최다승, 구원투수상 ▲2002년 골든글러브 투수부문 ▲04년 제18회 프로야구 올해의 선행상 ▲07년 제1회 페어플레이상 ▲08년 통산 200승,2000탈삼진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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