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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국가대표다-조은지 기자의 훈련기] (15) 中원정… 가슴 아픈 5전5패

    눈물이 쏟아졌다. 분했고 서러웠고 미안했고 고마웠다. 심판이 “노사이드.”(No side·경기 종료)라고 말하는데 울컥 끓어올랐다. 지는 게 낯설었던 건 아니다. 우리는 이겨본 적이 없다. 하지만 매번 웃었고 희망을 말했다. “그때 태클은 정말 좋았어. 다음에 만나면 박살내자.”며 웃음꽃을 피웠다. 이번엔 아니었다. 불타올랐다. 이 끓어오르는 분노의 정체는 뭘까. 여자럭비대표팀은 지난 26일 중국 원정길에 올랐다. 상하이 7인제 아시아시리즈(27~28일)에서 번외경기를 치르게 된 것이다. 외국에 나가는데 이렇게 안 설레긴 처음이다. 참 결연했다. 우리에게 승리를 기대한 사람도, 강요한 사람도 없었다. 그래도 비장했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가대표니까. 유니폼 가슴에는 무궁화가 있었고 왼쪽 팔에는 태극기가 있었다.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숨 고를 새도 없이 두 경기를 치렀고, 이튿날 한 경기, 다음 날 또 두 경기를 했다. 중국대표팀 상비군과 중국 지역팀들과의 리그전. 낯선 상대와 만난다는 자체에 허둥댔다. 특히 27일 중국 상비군과의 경기는 실망스러웠다. 우리는 아무것도 못 했다. 푸른 잔디와 빛나는 라이트 밑에서, 남자만큼 단단한 어깨를 들이미는 중국 선수 앞에서 우리는 확 ‘쫄았’다. 나는 하프타임 때 교체돼 후반 7분을 뛰었다. 너무 떨렸다. 100일 동안 배운 것을 잔디 위에 녹여내면 된다고 마음을 추슬렀지만 잘 안됐다. 상대와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품고는 절대 럭비를 할 수 없다. 스스로한테 졌다. 익숙한 듯(?) 졌지만 ‘더러운’ 기분을 느낀 이유다. 그래도 자신감은 생겼다. “얘네들도 사람이구나.” 싶었고 한국에 가면 더 열심히 연습해야겠다는 결의도 다졌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 나섰던 멤버는 셋뿐이고 교체 멤버도 둘 뿐인 ‘부상병동’이었기에 정상 전력이 됐을 때 창창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믿음도 생겼다. 마지막 밤 맥주잔을 ‘짠’ 하며 다짐했다. 지더라도, 누구도 우리가 이기는 걸 기대하지 않더라도, 지는 게 익숙해지지는 않겠다고. 트라이를 찍힐 때마다, 질 때마다 파르르 떨며 분해하겠다고. 밟히면 더 끈질기게 고개를 내미는 잡초처럼 쑥쑥 크겠다고. ‘진짜’ 국가대표들과 만나는 10월 아시아여자대회(1~2일·인도 푸네) 때는 두고보자. 상하이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디자인은 ‘쇼’가 아니라 ‘생활’이다

    검찰 로고 디자인을 의뢰받았다. 갑작스러운 연락에 ‘쫄아서’ 검찰청에 갔다. 담당 검사는 “아, 이 사람이 나의 수호천사구나라고 느낄 만한 디자인”을 요구하며 친절한 검찰로 보이는 명함을 디자인해 달라고 했다. 그동안 쌓아온 검찰 이미지가 있는데 어떻게 하루아침에 사람들 머리에 들어 있는 인식을 정반대로 바꿀 수 있나. 그 때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 ‘내가 신이냐.’ 출판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아트디렉터 홍동원이 디자인과 디자이닝, 디자이너의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느낀 약 30년 동안의 희로애락을 구수한 된장찌개 같은 수다로 ‘날아가는 비둘기 똥구멍을 그리라굽쇼?’(동녘 펴냄)에 생생하게 담았다. 디자인 홍수 시대에 누가 디자인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디자인은 도깨비 방망이야. 그런데 이놈의 도깨비 방망이가 서양에서 들어온 거라 아직 시차 적응을 못해서 신통력이 별로야.” 문자와 언어를 다루는 편집 디자인을 하려면 네 나라 문자로 연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듣고 독일 유학을 때려치웠던 저자는 디자이너의 운명이 무엇보다 소비자인 대중이 디자인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에 디자인은 ‘쇼’가 아니라 ‘생활’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한국이, 서울이 세상을 베끼며 쇼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스위스보다 좋은 자연 환경을 가졌음에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파헤치고 부수며 여의도는 뉴욕의 맨해튼같이, 동대문 시장은 밀라노같이 만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바탕이 깔려 있어서인지 그는 5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가 우리의 캐릭터를 제대로 못 살려낸다는 점에 비분강개하며 삼신할미, 바리데기, 옥황상제, 저승사자의 모습을 담은 신화책을 만드는 작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책 제목은 디자이너도, 클라이언트도 본 적이 없는 터무니없는 디자인을 요구받을 때를 말하는 디자인 세계의 관용적인 표현이란다. 디자이너의 애환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책표지와 본문에 쓰인 일러스트 그림 대부분을 저자가 직접 그렸다. 1만 3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깔깔깔]

    ●넌 뭐야? 평소 공부 안하고 놀기 좋아하는 봉기가 어쩌다 인기가 좋아 부반장이 되었다. 하루는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는데 친구가 주는 껌을 씹고 있었다. 그런데 무서운 학생주임 선생님이 이 모습을 목격하고 다가갔다. “너 입 안에 뭐냐?” 그러자 봉기는 쫄아서 자그마한 소리로 대답했다. “저는 이 반에 부반장인데요.” ●솔로의 등급 -영화가 너무 보고 싶을 때 초급솔로:쪽 팔림을 무릅쓰고 혼자 간다. 중급솔로:여동생을 돈으로 꼬신다. 고급솔로:혼자 보는게 쪽팔리지 않다. -이상형 초급:미스코리아가 아니면 아쉬운 대로 모델 만나기를 기도한다. 중급:그냥 착하고 여자다웠으면 좋겠다. 고급:김종서가 여자로 보인다.
  • [이현세 만화경] 하늘에서 외치다

    [이현세 만화경] 하늘에서 외치다

    비행기는 빠르다. 빠르기도 하지만 막힐 일이 없어서 제 시간에 도착한다. 그래서 바쁘거나 명절이면 사람들은 기차나 자동차 대신 비행기를 탄다. 그러나 비행기 사고는 터졌다 하면 제로게임이 된다. 그래서 비행기가 하늘에서 헤매고 다니면 정말 무섭다. 내가 아는 유명인사 한 분은 평생 비행기나 배를 타지 않는다. 배는 깊은 곳으로 임할까봐 두렵고, 비행기는 낮은 곳으로 임할까 무서워하는 것인데, 당연히 해외여행은커녕 그 흔한 제주도 여행 한번 해보지 못했다. 그뿐이 아니다. 이 분은 장거리 자동차 여행도 노생큐다. 부산 출장을 갈 때면 이 분은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시고 운전기사는 혼자 날듯이 고속도로를 달려서 부산역에서 이 분을 모셔야 한다.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가끔은 이분의 마음이 정말 이해될 때가 있다. 얼마 전에 경주에 갈 일이 있었다. 일요일 당일 오전 급한 약속. 금요일에 일요일 당일 8시25분 K항공 김포발 울산도착 비행기를 예약했다. 그런데 금요일 밤에 시작된 비는 월요일 아침까지 전국을 공습할 것이라고 방송 3사 일기예보는 호들갑을 떨며 겁을 팍팍 주고 있었다.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아파트 밖을 보니 과연 가는 빗줄기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걱정이 되어서 KTX를 탈까 하고 공항에 예약취소 전화를 하니 비행기는 걱정 없이 잘만 뜨고 내린다니 할 수 없다.6시30분.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탔다. 7시20분. 공항도착. 택시요금은 2만 8000원. 가볍게 식사를 하고 다시 확인했지만 비행기의 출발과 도착은 이상 무! 모처럼 만나는 경주 친구는 새벽잠도 마다하고 1시간이나 걸리는 울산공항까지 마중을 나온다 하니 모든 것이 너무도 행복했다.8시30분. 비행기는 하늘을 차고 올랐다. 안전벨트 매고 커피 한잔 얻어먹고 설친 잠에 몇 번 기지개를 펴니 15분후 울산공항도착이라는 기내방송이 있었다. 역시 비행기는 빠르다. 창밖을 보니 맑은 하늘 아래 짙은 구름이 두꺼운 솜이불처럼 깔려있다. 드디어 비행기는 하강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좋지 않다. 이상기류 탓인지 계단에서 헛발 딛는 곰처럼 비행기가 뚝뚝 뛰어내리더니 곧 기체가 와드드드… 정신없이 흔들린다. 창밖을 보니 쏟아지는 비와 안개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다시 하늘로 살기 위해 숨 가쁘게 온 몸을 경련하며 솟구친 비행기는 상공을 허우적대며 몇 바퀴 돌더니 결국 기장의 뚱한 기내방송이 나왔다. 본 비행기는 울산공항의 갑작스러운 이상기류와 폭우로 부득불 대체 공항인 김해 공항으로 향하고 있으니 승객 여러분들의 이해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승객여러분의 안전을 위해서라는 친절한 해설과 함께. 갑작스러운 이상기류라니? 금요일부터 일기예보를 했는데.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라니? 누가 강제로 뜨라고 했나. 눈을 감고 겨우겨우 열을 식히고 있는데 다시 기체가 투둑툭 떨어지더니 “와드드드… 덜컹 덜컹!” 시골 소달구지처럼 기체가 인정사정없이 흔들리고 빨간 비상등이 급하게 번쩍이며 죽는다고 울부짖는다. 어이쿠, 결국 예서 죽는구나! 급히 창밖을 보니 역시 폭우 속에 구름인지 안개인지 비행기 날개를 허연 귀신들이 사정없이 휘감는다. 승객들은 완전히 쫄아서 하얗게 질린 얼굴에 누구하나 말이 없다. 이때 구원처럼 다시 기장의 기내방송이다.“김해 공항 역시 착륙이 불가능해서 이 비행기는 다시 서울 김포 공항으로 갑니다. 아울러 이 조치는 오로지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 미안한 기색은 별로 없다. K항공도 여기까지 기름값 날린 것 아니냔 말이다. 새벽 6시30분에 집을 나와서 구만리 하늘을 헤매다 다시 김포에 도착하니 시간은 10시30분이 넘었다. 퉁퉁 불어서 비행기문을 나서는데 스튜디어스는 안녕히 가시란다. 미안합니다라고 무릎을 꿇어도 시원찮을 판에… 죽다 살아난 승객들은 완전히 기가 죽어서 가방 챙겨 내리기 바쁘다.15번 매표창구였던가? 환불하러 가니 이번엔 잔돈이 없으니 1번에서 10번 창구에 가서 바꾸란다. 이번엔 그래도 미안하다는 말은 덧붙였다.10번 창구까지 걸어가는 길은 10리나 되었다. 다시 집까지 돌아오는데 또 택시비 2만 9000원. 부랴부랴 내차에 올라타고 시동을 거니 오후 1시였다. 미친놈처럼 차를 몰아 경주에 도착하니 오후 4시가 약간 넘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항공기 회사는 무법자다. 그날 K항공은 이렇게 얘기해 주었어야 정상이다. 타기 전 공항에서는 “ 오늘 악천후가 예상되어 비행기가 결항될 수도 있으니 손님께서는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물론 페널티는 없습니다.” “지금은 괜찮지만 일기예보상 비행기가 많이 흔들릴 수도 있으니 노약자와 심약자는 탑승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라고 얘기해야 하고 또 회항했을 때는 “저희 불찰로 기내에서 많은 불편을 드려서 죄송하고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리지 못해서 참으로 더욱더 죄송합니다.” 정도는 해야 한다. 그리고 날아간 시간까지는 그렇다 치더라고 최소한 왕복 택시비는 지불해야 하지 않느냐 말이다. 앞으로 비바람 일기예보가 있으면 가능한 한 비행기를 타지 않을 셈이다. 안개 낀 날이나 눈보라치는 날에도 가능하면 기차를 탈 생각이다. 그러나 제주도를 갈 때는 어떡하나 걱정이다. 배는 괜찮을까요, 여러분. 해외를 갈 때면 또 어떡하나. 혹시 나도 이것저것 다 피하다 보면 그 유명 인사처럼 되지나 않을까 정말 걱정이다.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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