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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空約, 쪽지예산·부패로 연결… 公約 투명성·연속성 높여야”

    [단독] “空約, 쪽지예산·부패로 연결… 公約 투명성·연속성 높여야”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25일 “기초자치단체들이 지역 개발 사업을 위해 국비와 민간 자본을 무분별하게 끌어다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간 자본은 사실상 ‘외상’인 셈이고, 국비는 국가 전체의 균형 발전이라는 틀 속에서 활용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기초자치단체장들이 공약 이행을 위해 필요한 재원의 3분의 2 이상을 중앙정부와 민간 등 외부에 의존하는 현실을 비판한 것이다. 여기에는 국회에서 정부 예산안을 수립할 때 무분별한 ‘쪽지 예산’이 남발되고, 인·허가권 거래와 같은 부정부패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이 사무총장은 “기초단체장들의 공약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대부분 새롭게 추진하는 공약들”이라면서 “우리 사회가 공약을 재탕, 삼탕한다고 비판을 하니 무리한 공약을 개발하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주요 선진국들이 이미 추진되고 있는 사업의 연속성을 중시하는 것처럼 인식을 변화시켜야 지자체 예산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기초단체 중 군 단위 행정기관의 투명성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 사무총장은 “공약 자체를 공개하지 않거나 공약이 부실한 26곳의 기초단체 중 절반 이상이 군 지역”이라면서 “투명성을 높이려면 지자체의 사업 진행 상황을 낱낱이 공개하고 사회적으로 다 같이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니페스토본부가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내세운 목표는 ‘정보 접근성 향상’이다. 이 사무총장은 “지자체장 혼자 사업을 이끌면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면서 ‘견제와 감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특별교부금 관료 연고지에 몰아주는 정부

    정부의 특별교부금은 갑자기 새로운 재정수요가 발생하거나 재정수입이 감소한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는 용도로 쓴다. 재정 규모에 따라 기계적으로 지급하는 보통교부금만으로는 급작스러운 재정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방자치의 균등 발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자치단체들에는 생명수와도 같은 특별교부금을 배정하는 데 사실상 전권을 갖고 있는 중앙행정기관이 행정자치부다. 그런데 정종섭 장관을 비롯한 행자부 관료들의 고향에 유독 많은 특별교부금이 배정됐다는 소식은 듣는 이들을 착잡하게 한다. 그동안에도 이른바 ‘쪽지예산’만큼이나 국회의원들이 지역구를 챙기는 중요한 수단으로 변질되곤 했던 것이 특별교부금이다. 그런데 지방자치 발전에 역행하는 정치권의 잘못된 관행에 제동을 걸어도 시원치 않을 행자부가 구성원들의 ‘고향 챙기기’에 나섰다니 어이없는 일이다. 행자부의 ‘2014년 지자체별 특별교부세 배정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특별교부세의 전국 시·군·구 평균 배정액은 27억 7700만원이다. 그런데 지난해 7월 부임한 정종섭 장관의 고향인 경북 경주시에는 평균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배정했다고 한다. 경주보다 배정액이 많은 기초단체는 전국에 세 곳뿐이다. 창원시와 청주시는 자치단체 통합에 따라 재정 수요가 크게 늘어났고, 기장군은 지난해 집중호우로 대규모 피해를 입었으니 특별한 지원이 이해가 간다. 경주시는 방폐장에 폐기물 추가 반입에 따른 반대급부라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특별교부세 배정을 담당한 행자부 간부들의 고향에도 의심을 살 만한 몰아주기가 있었다고 한다. ‘공직 이후’를 겨낭한 관료들의 고향 챙기기가 행자부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국가예산 편성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에서도 해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 이상의 움직임이 없지 않다. 나아가 다른 부처에서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비슷한 문제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럴수록 특정 관료의 정치적 야심을 부처 차원에서, 그것도 국민의 세금인 예산으로 뒷받침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올해는 행자부 관료들 먼저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매지 말라’는 옛말을 실천했으면 좋겠다. 건전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모범 사례를 제시한다면 고향 사람들도 더 큰 박수를 쳐 주지 않겠는가.
  • [열린세상] 정치과잉 시대의 재정 운영/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관광부 차관

    [열린세상] 정치과잉 시대의 재정 운영/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관광부 차관

    올해 예산안이 헌법이 정한 법정 시한 내에 국회를 통과한 것은 2002년 이후 12년 만이다. 매년 말이면 국민들을 불안케 했던 구태가 없어졌으니 다행스런 일이다. 국회 협조 없이는 인사청문회는 물론이거니와 정부가 제출한 법안들이 제때 국회를 통과되기란 거의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재정 운영도 매한가지다. 의원 입법을 통해 특정 지역이나 특정 집단을 명시적으로 지원하는 입법으로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은 약화되고 있다. 십여년 전만 해도 0.5%를 넘지 않았던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수정 규모가 지금은 2%대에 달하고 있고 민원성 쪽지예산도 줄지 않고 있다. 국회가 행정부의 나라살림을 챙기고 감시하는 것은 헌법이 부여한 책무이니 탓할 일은 아니지만 권한에 비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있는 방법은 제한돼 있다. 행정부나 국민 입장에서 보면 국회는 책임 없는 권력으로 보일 수 있다. 국회의 권한은 급속히 커지는 데 비해 정치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정치과잉 속 정치빈곤 시대가 분명하다. 이런 정치 현상은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증세·복지 논쟁에서 드러나고 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촉발된 복지논쟁은 근로소득세 연말정산, 담뱃값, 누리과정, 무상급식, 공무원연금 개혁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소득수준, 복지수준, 복지지출 증가 속도, 복지수요(양극화·고령화 등)를 감안할 때 현시점에서 못 본 채 덮어 두고 갈 수 있는 사안들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 준 정치권의 모습은 국민들의 기대와는 너무 다르다. 중지를 모아 해법을 찾고 국민을 설득하기는커녕 정치적 도그마에 빠져 도돌이표의 정치 구호만 외치고 있다. 증세·복지 논쟁은 나라살림인 재정 운영으로 귀착된다. 재정 운영은 희소자원(세입)을 누구로부터 어떻게 얼마나 확보해 배분(세출)할지 결정하는 정치 행위다. 미국 독립전쟁을 포함한 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재정 운영을 둘러싼 갈등에서 촉발됐다.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란 말처럼 재정 운영은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 초미의 관심사다. 국민들의 조세 부담이 늘거나 복지 혜택이 철회될 경우에는 국민적 저항과 사회적 갈등이 촉발될 수 있는 휘발성 큰 정치 이슈다. 불쑥 문제를 꺼냈다가 슬그머니 서랍 속으로 집어넣을 수 있는 사안들도 아니다. 재정 개혁은 미적거릴수록 이해 집단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사회적 갈등만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지금이라도 증세·복지 문제는 치밀한 전략하에 추진돼야 한다. 우선 정부는 재정 전반에 걸친 장기 재정 전망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리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특정 부문이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는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나무뿐만 아니라 숲 전체를 있는 그대로 보여 줘야 한다. 미국은 향후 70년간 재정 모습을 매년 국민들에게 보여 줌으로써 재정 개혁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자연스럽게 형성해 나가고 있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여야 정치권 및 행정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초당적 재정개혁위원회가 설치돼야 한다. 재정 개혁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공명정대하게 추진된다는 국민적 신뢰가 중요하다. 이번에 결정된 사안들은 정권과 무관하게 특별한 재정상의 여건 변동이 없는 한 유지된다는 정치권의 약속이 있어야 한다. 국회의 권한에 상응한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 향후 재정 상황을 감안할 때 국회의 예산심사도 상임위별 총액한도제를 적극 실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행정부의 총액한도제를 보강해 재정 운영에 대한 부처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 재정 지출의 효율성도 높이고 증세에 앞서 지금의 세출 구조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 등 재정 수요의 변화를 반영한 교부금제도를 개선하는 등 재정 운영의 경직성을 줄여야 한다. 정부의 경제적 지출은 줄이는 대신 민간자본 활용과 규제 완화를 통해 글로벌 시대에 우리 경제가 경쟁에서 살아남도록 해야 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먹는 우(愚)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성장과 복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껍질뿐인 쭉정이 정치가 아니라 결실 있는 알토란 정치로 세금 내는 것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예산안 법정시한 처리가 바꿔 놓은 연말 정가 3색 풍경

    예산안 법정시한 처리가 바꿔 놓은 연말 정가 3색 풍경

    정치권이 올해 이색적인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해를 넘기는 순간까지 극심한 진통을 안겨 줬던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 자동부의제 도입으로 지난 2일 일찌감치 처리되면서 정가 풍경도 확 바뀌었다. 국회의원들이 연말 송년회에 빠질 핑계가 사라진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 꼽힌다. 의원들은 연말이면 국회 주변에 항시 대기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곧 열릴 수 있으니 의원님들은 국회 주변에 비상대기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수시로 보냈다. 이 때문에 의원들은 ‘위수지역’인 여의도를 이탈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의원들은 겉으로는 아쉬워하면서도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다. “국회 비상대기령이 떨어졌다”는 말은 의원들이 술자리에 빠질 수 있는 강력한 명분이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의원들은 술값 대납, 과음 등을 피할 수 있었다. 행사 주최 측도 그런 의원들의 입장을 이해했다. 하지만 올해는 꼼짝없이 술자리에 불려 나가고 있다. 하루 저녁 약속이 3~4개 겹치다 보니 ‘정치적’ 우선순위에 따라 한두 개 약속을 취소하는 게 일이 됐다. 폭음하는 의원도 늘고 있다. 지난 23일 새누리당 주요당직자 송년회가 열린 다음날 아침 늘 꽉 차던 최고중진연석회의장 좌석 중 절반이 텅텅 비었다. 김무성 대표도 회의에 불참했다. 의원들의 연말 해외 출장 러시가 이어지는 것도 과거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의원들은 상임위원회별로 중국, 일본, 러시아,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멕시코, 페루, 호주 등지로 대거 ‘의원외교’에 나섰다. 12월 임시국회 회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의 출장이다 보니 따가운 시선도 쏟아지고 있다. 법안 심사가 뒷전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법안 심사 일정 합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경우 “연말 해외 출장이 유일한 일정”이라는 비판도 사고 있다. 일부 의원은 “임시국회가 내년 1월 14일까지이기 때문에 내년에 심사해도 늦지 않다”는 말로 ‘면피’를 시도했다. 또 예산안 조기 처리는 의원들의 정치후원금 기근 사태를 야기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예산안 심사 기간이 짧고 또 일찍 끝나다 보니 일종의 ‘예산 로비’ 차원에서 입금됐던 정치후원금이 뚝 끊겨 버린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출판기념회마저 불법 정치자금 모금줄로 지목돼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돈줄이 말라 버렸다. 6·4 지방선거가 치러진 올해 후원금 한도인 3억원을 모두 채우는 의원이 가뭄에 콩 나듯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의 한 보좌관은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해 후원금 한도액인) 1억 5000만원도 채우기 어려울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반면 예산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에서는 득의양양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예산안 자동부의제가 도입되기 전에는 의원들이 예산안을 처리해 주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려야 했는데, 이제는 어떻게든 버티기만 하면 정부 원안을 처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국회와 기재부 사이에 형성돼 있는 ‘예산안 갑을 관계’가 올해부터 뒤바뀌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국회 관계자는 25일 “자동부의제 도입으로 예산 편성에 기재부 영향력이 커진 것은 민심에 반하는 예산집행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물론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성 ‘쪽지예산’이 상당히 줄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연말이면 국회 내에서 항상 밤샘 비상대기를 했던 국회 사무처 직원들은 올해 때아닌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매년 제대로 해 보지 못했던 송년회도 29일 본회의 다음날인 30일쯤 성대하게 치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서울교육청에 쏟아진 800억 쪽지예산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관리를 위해 이른바 ‘쪽지 예산’ 끼워 넣기에 신경 쓰는 모습이 지난 16일 밤 서울시의회의 서울시교육청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도 재현됐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및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요구 사항은 주로 자기 지역구에 있는 초·중·고교 시설 개선에 집중됐다. 학교 창문 교체, 식당 설치 등 급식 시설 개선, 체육관 및 건물 외벽 도장과 방수, 컴퓨터 교체 등 시의원들의 요구 사항은 모두 504건에 800억원 규모였다. 그 가운데 예결위원장인 김제리 의원은 전체 시의원 요구사업의 22%에 해당하는 111건, 153억원에 달하는 사업을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시의회 및 교육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의원은 예결위와 교육위 둘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의원들의 요구사업을 취합해 대신 올려 줬다는 것. 실제 김 의원의 요구 사업 가운데 자신의 지역구인 용산구 관내 초·중·고교 관련 사업은 10건도 되지 않았다. 2015년도 예산 가운데 시설비 3800억원 전액을 빚으로 충당해야 하는 시교육청은 ‘현장 실사’로 시의원들을 설득했다. 시교육청 직원들이 의원들이 요구한 사업 현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사업 타당성을 검토한 뒤 필요하다고 판단한 86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용했고, 시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여러 근거를 제시해 거부의사를 밝혔다. 이렇게 예결위를 통과한 시교육청의 2015년도 예산은 7조 6900억원으로, 19일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한편 누리과정 예산은 3개월치만 편성됐다. 국고 지원이 합의된 5200억원을 시·도별로 배분했을 경우 서울시에 2~3개월분이 추가로 들어온다. 나머지 6~7개월치는 지방채 발행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시 전체 누리과정 1개월 소요 예산이 300억원이니까 대략 2000억원을 지방채 발행으로 메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도교육감협의회는 17일 오후 대전에서 회의를 열고 정부·여당이 누리과정 예산의 무리 없는 편성을 위해 지방재정법 개정을 서둘러 줄 것을 요구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단독] 첫 타깃 공기업·연금 확 뜯어고쳐 경제 체질 바꿀 동력 삼아야

    [단독] 첫 타깃 공기업·연금 확 뜯어고쳐 경제 체질 바꿀 동력 삼아야

    불황의 골이 깊다. 정부가 ‘41조원+α’의 재정 투입과 부동산 규제 완화, 주식시장 활성화 대책 등 각종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구조개혁을 병행하지 않고서는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점점 형성되고 있으며 정부는 선거가 없는 내년을 개혁의 ‘골든 타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강하게 몰아붙이는 정부와 기득권 간 갈등도 만만찮다. ‘밥그릇 싸움’으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서울신문은 4회에 걸쳐 공공과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구조개혁의 추진 배경과 문제점, 정부 방향, 대안 등을 짚어봤다. 정부가 4대 구조개혁의 첫 타깃으로 공공부문을 잡았다. 공무원연금 개혁뿐 아니라 임금체계 개편, 공기업 경영합리화 등 과제마다 갈등이 첨예하고 조정이 필요한 데다 민간 파급력이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기업 상장도 검토하고 있어 내년에 민영화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사·중복 공기업의 통폐합 추진은 개혁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공기업 개혁과 공무원연금 개혁 등 공공부문이 선도하고 앞장서야 구조개혁이 추진 동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공기업 부채와 공적연금 등 공공부문 개혁을 실시해 경제 혁신이 국민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 개혁은 지난한 과제다. 2009년 339조원이었던 공기업 총부채가 지난해 말 523조원으로 1.5배 증가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공기업 상장은 지난 정권에서도 민영화 논란을 극복하지 못했다. 재무구조 개선과 국가 재정에도 도움이 되지만 ‘국민 정서법’에 무너졌다. 정부는 내년에 다시 공기업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가 장애가 될 전망이다. 또 시대 흐름을 좇지 못해 갈수록 뒤처지고 있는 일부 공기업 청산도 하지 못하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는 대한석탄공사가 대표적이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 유사 업무를 맡고 있는 기관들도 통폐합이 필요하다. 에너지 공기업들의 문어발식 중복된 해외 자원개발 업무도 정리해야 한다. 정부의 재정지출도 대대적으로 손봐야 한다. 꼭 써야할 곳에 나랏돈을 못 쓰는 비효율적인 정부 지출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의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쪽지 예산’으로 정치적 힘의 논리에 따라 불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증액되는 관행은 올해도 반복됐다. 줄줄 새는 국고보조금도 문제다. 연간 52조 5000억원에 달하는 국고보조금 중 4%는 부정수급으로 ‘헛돈’이 쓰여지고 있다. 매년 수조원의 혈세로 적자를 메우고 있는 공무원연금도 뜯어고쳐야 한다. 기재부는 그동안 진행해 온 공기업 부채 감축과 방만경영 개선을 계속 추진함과 동시에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구조개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기업의 자산 매각과 사업 조정, 상장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2017년까지 200%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2015년부터 공사채 총량제를 도입해 불필요한 사업에 돈을 쓰지 못하도록 한다. 정부 재정사업도 2017년까지 전체 주요사업의 10% 수준인 600개를 감축하는 등 유사·중복 사업을 통폐합하기로 했다. 나랏돈 대신 민간 자본을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세무서, 경찰서 등 공공청사의 건설·운영에도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을 허용하는 등 민간투자사업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해외 자원개발과 에너지 분야의 부채 감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비핵심자산은 과감히 매각하되 헐값 매각, 국부유출, 민영화 논란은 차단하기로 했다. 2017년까지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발전5사, 가스공사,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석탄공사 등 11개 중점관리 대상기관의 총부채를 185조 4000억원 규모로 줄이고 부채 비율을 159% 수준으로 낮춘다. 11개 기관을 포함해 산하 41개 기관의 1인당 복리후생비를 지난해 443만원에서 올해 286만원으로 35.5%(157만원) 감축하는 것에 대해 합의가 끝난 만큼 산업부는 이달 중 규정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 계획보다 더 적극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공공부문 구조개혁의 첫 번째는 걷은 것만큼만 돈을 쓰는 것”이라면서 “경제활성화를 위해 나랏돈을 쓰는 ‘초이노믹스’(최 부총리의 경제정책) 자체가 방만경영이므로 진짜 개혁을 하려면 중앙정부부터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공기업 개혁은 부채 감축과 동시에 민간 경쟁에 노출시켜야 한다”면서 “현재 공기업들이 독점하는 시장에 민간 기업들의 참여를 허용하면 민영화를 하지 않아도 공기업 수익성과 생산성, 서비스 수준 등이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공공기관도 문제지만 정부의 비효율적인 재정 지출부터 들여다봐야 한다”면서 “특히 농업과 중소기업, 연구개발(R&D) 등 재정지출의 3대 불가침 성역을 줄이지 못하면 공공 개혁은 실패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경우 창업 때부터 세제 혜택과 직접적인 예산 지원 등 상당한 돈이 들어간다”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는 곳에 집중 지원하는 방식으로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정지출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도로 등 땅만 파는 SOC에 돈을 투입하지 말고 고령화 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고령층 노후시설, 건강시설, 체육시설 등 미래를 위해 필요한 사업에 써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예산안 본회의 통과] 이정현 효과… 호남예산 1100억↑ 일반·지방행정 1조 2000억 깎여

    [예산안 본회의 통과] 이정현 효과… 호남예산 1100억↑ 일반·지방행정 1조 2000억 깎여

    여야의 정략적인 주고받기로 내년 예산안(총지출·375조 4000억원)은 당초 정부안(376조원)보다 6000억원 줄었다. 여야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통해 3조 6000억원을 삭감하고 3조원을 증액했다. 총액으로는 올해 예산안(355조 8000억원)보다 5.5% 증가했다. 총수입은 정부안(382조 7000억원)보다 3000억원 감소한 382조 4000억원으로 잡았다. 예산안 처리 때마다 나타나는 구태도 여전했다. 지역구 챙기기의 대표적 예산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규모는 정부안(24조 4000억원)보다 4000억원 늘었다. 반면 일반·지방행정 예산은 1조 2000억원이나 깎였다. 가장 관심이 집중된 보건·복지·노동 예산은 정부안(115조 5000억원)보다 2000억원 더 늘었다. 여야는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노인과 여성 등 계층별 맞춤형 지원에 예산을 더 투입하기로 했다. 보육료 인상(3%)을 위해 450억원이 추가 증액됐다. 영유아 교사 근무 환경 개선비도 2만원이 늘어 월 17만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른 예산도 179억원 확보했다.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인력과 운영비 지원도 확대된다. 정부안(169억원)보다 83억원이 더 늘었다. 추가로 198억원을 확보해 중증장애인 자립생활센터와 장애인 거주시설 지원도 늘린다. 노후 병영생활관 시설 지원에 예산 230억원이 새롭게 잡혔다. ‘실세 예산’, ‘쪽지 예산’으로 통하는 지역 SOC 예산은 예년처럼 국회에서 크게 증액됐다. 고속도로 건설에 정부안(1조 4470억원)보다 756억원이 늘어난 1조 5226억원이 확정됐다. 또 진입도로 건설 등 경제자유구역 기반시설 조기 확충을 위해 54억원이 증액됐다.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해 접경권 발전사업에 20억원, 평창동계올림픽과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시설 운영비 확대를 위해 각각 100억원, 130억원이 더 늘었다. ‘이정현표 예산’도 당초 정부안보다 1100억원가량 증액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정현 의원은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유일하게 호남이 지역구(순천·곡성)다. 이 의원이 확보한 예산사업으로는 ▲광주 고성능 차량용 초경량 고강성 부품 개발사업 ▲순천만 정원산업과 관련된 정원산업기능센터 및 정원활성화프로그램 운영 ▲순천아랫장 환경개선사업 ▲곡성 산촌연계형 치유의 숲 모델 조성사업 ▲곡성 농축산용 미생물산업 육성지원센터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조성사업 등이 있다. ‘4대강 사업’ 관리 예산을 안전 예산으로 둔갑시켜 거센 비판이 제기됐지만 여야는 수리시설 개·보수 예산 190억원을 증액했다. 이 예산에는 4대강 관리 사업이 일부 포함돼 있다. 반면 국내외 재난의료 지원은 10억원 증액에 그쳤다. 어린이 영상정보 인프라 구축사업에도 고작 5억원을 추가로 늘렸다. 담배개별소비세의 20%를 재원으로 하는 ‘소방안전교부세’에 예산 3141억원이 신규로 포함됐다. 창조 경제 등 ‘박근혜표 예산’은 정부안이 그대로 반영됐다. 반면 방산 비리로 홍역을 앓고 있는 방위사업청 예산은 2000억원 깎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이 예년에 비해 20일 이상 빨리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연초부터 바로 예산집행이 가능하고 경제의 불확실성도 해소됐다”면서 “민생경제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법정기한 내 예산처리 반길 일만은 아니다

    개정된 국회법(일명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예산안 자동부의제도가 처음으로 적용되면서 12년 만에 처음으로 법정시한을 지켜 어제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됐다. 그동안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12월 31일 밤 12시를 넘겨 1월 1일 새벽까지 여야가 거친 몸싸움을 예사로 하던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4대강 예산이 쟁점이 됐던 2009년에는 당시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이 보름간 예결위장을 점거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12월 31일 의장 직권상정 후 단독 처리했고 2010년엔 여야 간 주먹다짐까지 했던 기억이 새롭다. 예산안과 세입예산 부수법안에 대한 심사를 11월 30일까지 끝내지 못하면 12월 2일 본회의에 정부 예산안이 자동 부의되도록 한 국회선진화법(85조)이 일등 공신이다. 국회를 정상화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도 있지만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법정시한 내의 예산안 처리가 반드시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회선진화법은 날치기 처리와 같이 어느 한편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이나 이를 물리력으로 막는 국회 폭력 사태의 재발을 막자는 취지와 함께 각종 현안에 대해 여야가 충분히 머리를 맞대고 토론과 대화를 통해 정치적 합의를 모색하자는 정신에 따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국회 상임위의 무력화, 특히 법제사법위원회가 있으나 마나 한 조직이 된 점은 국회선진화법의 함정이다. 전문성을 가진 상임위가 법안 심의의 주축이라는 ‘상임위 중심주의’와 ‘상임위-법사위-본회의’라는 국회 법안 심의 절차의 ‘근간’이 흔들린 것이다. 세입에 영향을 미치는 예산부수법안의 경우 소관 상임위인 기재위, 안행위, 보건복지위, 산업통상위, 교문위 가운데 지난달 30일 법안심사소위를 연 곳은 기재위 한 곳뿐이었다. 법사위도 무용지물이 됐다. 어두운 측면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예결위 심사권이 끝난 11월 30일 이후 어제까지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채 법률 규정도 애매한 법외심사를 벌였다. 본회의 통과 직전까지 새해 예산안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길이 없었다. 여야 모두 쪽지예산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 지역구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둘러싼 여야 간 담합이 더 음습해질 수 있는 구조적 허점을 드러냈다. 담뱃값 인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을 통해 세수 2조 8000억원을 더 거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세수는 늘어나겠지만 그만큼 국민에겐 부담으로 돌아온다. 담배는 고소득층보다 서민층이 더 애용하고 있다는 현실에 비춰 가난한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세수를 늘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세금을 더 걷지 않고 세목 조정 등을 통해 복지 예산을 확충하겠다는 당초 정부의 약속과도 어긋난다. 보다 진지하고 심도 있는 심의 없이 시한에 쫓겨 허둥지둥 통과됐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마감 시간에 쫓긴 나머지 새해 예산안이 졸속으로 심사되는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여야 간 대화가 단절되고 토론과 합의 과정 없이 힘의 논리만 앞세워서는 국회선진화법의 정신을 살릴 수 없다. 여야가 국회선진화법을 정략적으로만 이용하려 할 것이 아니라 모든 국회 운영에서 토론과 협상을 통해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 내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형식도 중요하지만 내용을 충실하게 하는 정치의 복원을 더 고민해야 한다.
  • [예산안 막바지 심사] ‘늑장심사’ 비난 회피용 연장 합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도 치열

    [예산안 막바지 심사] ‘늑장심사’ 비난 회피용 연장 합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도 치열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의 정부 원안을 30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하고 예산안 수정안에 대한 심사 기간을 2일까지 사실상 연장한 것은 표면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여야가 아직 끝내지 못한 증액 심사에 공통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는 지역구 관련 예산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홍문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여야가 그동안 다듬어 놓은 것도 있는데 정부안을 그대로 통과시킬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국회 예결특위는 지난 26일 야당의 ‘국회 보이콧’으로 일정이 공회전되며 시간이 더욱 빠듯해졌다는 설명과 함께 예산 심사를 사실상 연장한 것에 양해를 구했다. 28일 여야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기에 앞서 야당 의원들이 27일 밤 예결위 조정소위에 참석한 것도 ‘물리적 시간’이 없다는 현실론을 반영한 조치였다. 예결특위는 의원 입법 형태로 수정 합의안을 제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일각에서는 늑장 심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여야 합의를 내세운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결특위의 심사 권한은 이날 밤 12시 법적으로 소멸됐지만 여야는 휴일인 이날도 증액 심사를 계속했다.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증액 요구액은 약 16조원으로 예결위가 앞서 감액한 3조원 수준에서 증액분을 ‘엄선’할 수밖에 없어 여야는 막판까지 치열한 예산 싸움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예결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학재 의원은 증액 요구 분야와 관련해 “우리는 경제 살리기, 국민 안전 예산, 서민 복지 예산을 확충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고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이춘석 의원은 “어렵고 힘든 사람, 사회적 소외 계층을 보살피는 예산,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예산을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예결특위의 법적 활동이 종료된 가운데 남은 예산 심사가 ‘깜깜이’로 이뤄질 것이라는 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국회는 감액 심사 등을 제한적으로 언론을 통해 공개했지만 남은 증액 심사는 외부 감시 없이 비공개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미 ‘쪽지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 민원성 예산이 상당 규모 예결위원들에게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홍 위원장은 “사각지대에 있는 어렵고 눈물겨운 예산 요구가 위원들에게 민원으로 들어오는데, 정부도 국회도 다루지 못하면 어디서 다루느냐”면서 일정 부분 반영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예결특위 양당 간사는 현재 90% 이상 예산 심사가 마무리됐고 남은 심사는 10% 수준이라고 설명해 사실상 이날 증액 심사를 끝내고 1일부터는 이른바 ‘시트’(sheet·계수 조정 작업)를 닫기 위한 마무리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는 예산안 부수법안을 논의하려다 여야가 일부 법안에서 이견을 보였고 담뱃값 인상을 논의하는 안전행정위와 보건복지위도 야당이 의사일정을 거부하는 등 부수법안과 관련한 파행이 계속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新국토기행] ‘상전벽해’ 당진… 포항 부럽지 않은 철강 메카로

    [新국토기행] ‘상전벽해’ 당진… 포항 부럽지 않은 철강 메카로

    ‘상전벽해’ 충남 당진시만큼 이 말에 들어맞는 지역도 드물다. 이곳의 발전속도는 눈부실 정도다. 전통적인 농어촌에서 국내 최대 철강단지로 탈바꿈하는 당진의 발전상은 각종 통계 수치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한보철강(현대제철 인수)이 부도난 1997년 12만 5386명에 그치던 인구가 현재 16만명에 이른다. 기업체도 7116개에서 1만개로 늘어났다. 관광객 또한 127만여명에서 1000만여명으로 급증했다. 당진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끈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옛 한보철강 당진공장이다. 여기에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이 기름을 부었다. 수도권을 연결하는 당진의 관문으로 자리 잡은 이 고속도로의 서해대교는 이를 상징하는 구조물이다. 이 대교는 길이 7310m로 당진시 복운리와 경기 평택시 포승읍 내기리를 잇는다. 2000년 11월 이 길이 개통되면서 당진은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이전에는 서울에 가려면 시외버스를 타고 충남 예산군 신례원 등을 거쳐 3시간 이상 가야 했다. 그 이전에는 당진과 서산 주민이 인천, 경기지역으로 가려면 여객선을 타야 했다. 서해대교는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과의 거리를 1시간으로 단축시켰다. 하루 통행량이 8만여대에 이른다. 서해안 전역뿐 아니라 당진 발전을 이끄는 핵심 동맥이 됐다. 여기에 당진~대전 고속도로까지 생겨 동쪽지역과의 통행도 원활해졌다. 주민들은 서울이나 대전으로 가 영화를 보고 쇼핑을 즐긴다. 한보철강 당진공장은 1995년 가동되기 시작했다. 부도나기 전 2년 동안 당진은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강아지도 1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였다. 술집이 우후죽순 늘었고, 네온사인이 꺼질 줄 몰랐다. 계속 줄던 인구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다 한보철강이 부도나자 긴 침체기로 빠져든다. 현대제철이 인수하기 전의 7년간 인구가 11만 8000여명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2004년 현대제철의 인수로 반전한다. 현대하이스코,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 철강기업이 잇따라 입주했다. 인구와 기업 등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다. 지금은 현대제철 사원복이 술집과 음식점에서 ‘보증수표’로 통한다. 지역을 먹여살리는 경제적 토대가 쌀과 물고기에서 철강으로 바뀌었다. 당진에는 석문·부곡·고대 등 3개 국가산업단지가 있다. 분양이 모두 끝난 부곡과 고대단지는 각각 104개와 8개의 대형 기업이 입주했다. 석문단지는 분양률이 27%로 앞으로도 수많은 기업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5개 일반산업단지는 대부분 현대제철과 관련 협력업체들이 입주해 당진 발전의 중심부 역할을 한다. 대규모 철강단지 조성은 항만의 발전도 불러왔다. 당진항은 현재 송악부두, 고대부두, 서부두, 당진화력부두를 보유하고 있다. 33선석에 6118만t의 하역능력이 있다. 물동량이 최근 3년간 2.5배 늘어나는 등 증가율이 5년 연속 국내 최고치를 보였다. 물동량은 내년에 7500만t, 2020년에 1억t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당진은 당초 백제·통일신라 때부터 국제무역이 활발했지만 지금과 견줄 수 있는 시절은 없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2㎞의 긴 해안선이 있어 밖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것 또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백제시대에 일본에 문화를 보급했고 통일신라 때는 중국 당나라 무역의 교두보였다. 그때 행정구역 명칭도 벌수지현에서 당진(唐津)현으로 바뀐다. 고려 건국의 1등 공신인 복지겸도 이곳 해양 호족 출신이었다. 당진은 전통적으로 농업도 발달했다. 후백제 견훤이 군량미 보급을 위해 우리나라 3대 방죽으로 꼽히는 합덕제를 축조할 정도였다. 지금도 우강·합덕을 중심으로 큰 들판이 곳곳에 있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서쪽과 북쪽에 바다를 끼고 있으며 동쪽에는 큰 들판이 있는 내포(충남 서북부)가 충청도에서 가장 좋다”고 말하면서 그 중심을 ‘유궁진’(由宮津)으로 꼽았다. 그곳이 합덕읍 점원리다. 당진은 2012년 군에서 시로 승격된다. 고종 때인 1895년 당진군이 된 뒤 117년 만이다. 현재 당진시는 2읍, 9면, 3동에 모두 149개 법정 마을이 있다. 당진시는 급격한 산업도시화로 소외되는 농어업을 보듬는 정책에 힘을 쏟았다. 농업 인구가 1990년 8만 1437명에서 20년이 지난 2010년 3만 5729명으로 줄어들 만큼 위상이 쪼그라들고 있어서다. 시 농업기술센터는 전국 최초로 종자은행을 설치했다. 벼 종자를 고르고 저장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춰 우량종자를 농가에 보급하는 곳이다. 미생물 배양실과 첨단 농법을 가르치는 친환경농업과학관도 문을 열었다. 지역 농축수산물을 학교급식 재료로 공급해 소비의 길도 텄다. 2011년 4월 시곡동 농산물유통센터에 국내 처음 학교급식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초·중·고교 등 129곳에 급식 재료를 공급한다. 식자재 전 품목을 일괄 배송한다. 쌀 100%와 축산물 90%를 비롯해 지역 농산물이 65%를 차지한다. 식자재로 쓰이는 지역 농산물이 2011년 361t에서 지난해 553t으로 크게 늘었다. 전국에서 벤치마킹 봇물이 터졌다. 석문면 난지도 앞 해역 50㏊에 바다목장을 조성해 어족자원 보호에도 나섰다. 2017년까지 인공어초와 자연석이 어우러진 목장을 만든 뒤 어류를 방류할 계획이다. 해상 낚시터도 만들어 어민 소득을 다양화한다. 산업화에 따른 유입 시민을 위한 보금자리도 만들고 있다.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송악읍 기지시·반촌리 일대 24만 1538㎡에 송악지구, 우강면 송산리와 합덕읍 운산리 일대 9만 2004㎡에 우강송산지구의 도시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20년까지 수청동 일대 144만 6124㎡에도 수청1, 2지구의 택지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해선 시 기획예산담당관은 “당진이 압축성장을 해 이 과정에서 소홀한 환경 등에 관심을 갖고 정책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해양과 항만 물류, 미래 무기인 식량 전초기지 농어업 등 모든 것을 다 갖춘 역량에다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면서도 깊은 문화가 묻어나는 지역으로 키우는 게 당진시의 목표”라고 말했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예산 전쟁] 뜨거운 무상복지 싸움… 더 뜨거운 ‘실세·퍼주기 예산’ 따내기

    [예산 전쟁] 뜨거운 무상복지 싸움… 더 뜨거운 ‘실세·퍼주기 예산’ 따내기

    국회의 ‘예산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국회 예결위예산안조정소위의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여야 지도부의 기 싸움도 만만치 않다. 올해는 예산안을 법정 시한 안에 처리할 수 있을지,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상임위 예산은 어느 정도 깎일지, 여야의 실세 예산은 그 와중에 얼마나 강한 ‘생존력’을 보여줄지 등이 관심사다. 예산안을 둘러싼 5대 관전포인트를 짚어 봤다. ① 무상복지 예산 평행선 5600억 떠넘기기 ‘錢爭’… 누리예산 8일째 파행 3~5세 누리과정 등 무상복지 예산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크다. 19일 여야는 김재원(새누리당), 안규백(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양당 간사들이 만나 누리과정 예산 편성 문제의 타협점을 찾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교문위는 이 문제로 지난 12일 예산안 심사가 중단된 이후 8일째 개점휴업 상태다. 야당은 누리과정에 필요한 예산 2조 1500억원을 정부가 지원하고, 누리과정 확대로 내년에 추가로 필요한 5600억원을 정부 예산안에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상복지로 파산 위기에 몰린 시·도교육청에 더 이상 예산을 떠넘기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여당은 누리과정 확대에 필요한 예산은 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해 메꿔야 하고, 지방채 이자만 정부가 대신 내주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행법에 따라 누리과정 사업은 교육청에서 교육교부금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여당과 정부의 속내는 따로 있다. 지난해 예산보다 8조 5000억원의 세금이 덜 걷힌 상황에서 올해는 10조원 이상의 세수 펑크가 예상되는 등 나라 곳간도 텅 비었기 때문이다. 여야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두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테이블에 다시 앉을 예정이지만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다만 타협도 예상할 수 있다. 여야 간 협상할 수 있는 기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내년 예산에 대해서는 임시방편으로 해결하고, 추후에 근본 대책을 마련하는 데 합의할 수도 있다. ② 밥그릇 챙기기 여전 ‘쪽지’는 기본… 이정현·홍문표 지역구 200억 증액 여야의 ‘쪽지예산’ 구태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도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예산안에서 보이지 않았던 사업들이 국회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반영된 사례가 많다. 특히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에 대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이 늘어났다. 지난 7월 보궐선거에서 ‘예산 폭탄’을 외치며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에는 순천만정원, 도로 건설 등 SOC 예산으로 150억원가량이 증액됐다. 홍문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지역구(충남 홍성·예산군)에도 홍성~내포신도시 연결도로 사업비로 50억원이 추가됐다. 국회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증·감액 작업을 하기 전에 상임위의 예산 심사에서 소관 부처 예산을 최대한 늘려 잡는 ‘퍼주기 예산’ 관행도 계속됐다. 예산안 심사를 마친 14개 상임위에서 정부 예산안보다 증액된 금액은 총 9조 5047억원이다. ③ 이번엔 시한 지킬까 “12월 2일” “12월 9일”… 쟁점 법안 빅딜이 관건 벌써부터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공무원연금법과 담뱃세 인상 등 ‘빅딜’을 해야 하는 법안들이 적지 않아 여당의 ‘일방통행’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인 새정치연합은 밑밥을 던지고 있다. 정기국회 기간인 다음달 9일까지 예산안을 통과시키면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내년 정부 예산안을 법정 처리 시한인 다음달 2일까지 반드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올해는 국회선진화법 적용으로 오는 30일까지 국회 예결위에서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다음달 1일 정부 예산안을 상정하고 2일 표결 처리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분위기로는 올해도 (법정 시한 내 통과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다만 법안 빅딜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말했다. 국회법 개정으로 예산안 법정 시한을 강제한 이번에도 어기면 예년과 같은 연말 국회 풍경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올해는 (국회선진화법 발효) 첫해이므로 예외를 두지 않고 원칙대로 진행하겠다”며 “헌정사를 새로 쓴다는 각오로 반드시 11월 30일 자정까지 (예결위에서) 예산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④ 몸통보다 뜨거운 깃털 담뱃세·주민세… ‘부수법안’이 예산안 처리 열쇠 올해 여야의 예산 전쟁은 부수법안에서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예산안의 기한 내 통과 여부가 부수법안 처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당은 30여개의 세출·세입 법안을 부수법안으로 지정해 한꺼번에 처리하려 하지만 야당은 국회법에 따라 세입 법안만 포함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야당은 이번 예산부수법안의 핵심인 담뱃세,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안을 ‘3대 서민 증세’라고 못 박고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정부가 고소득층, 대기업 증세라는 정공법을 택하지 않고 서민들의 호주머니만 턴다고 비판한다. 특히 담뱃세에 중앙정부의 수입으로 들어오는 개별소비세를 새로 부과하려는 것은 세수 확보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발표한 올해 세법개정안의 핵심인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회사에 쌓아 놓은 돈을 투자, 배당, 임금 인상에 쓰지 않으면 10%의 법인세를 물리는 방식으로 가계 소득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야당은 대기업 증세 및 임금 인상 효과는 거의 없고 재벌, 대주주 등에게 세금을 깎아 주는 ‘부자 감세’에 불과하다고 비난한다. 야당은 이명박 정부 시절 22%로 낮춘 법인세 최고세율을 다시 25%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여야가 예산안 통과를 위해 담뱃세·주민세·자동차세 인상과 법인세 인상을 맞바꾸는 증세 빅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⑤ 박근혜 예산·사자방 예산 與 “창조경제에 필요” vs 野 “무상복지 위해 삭감” 창조경제 사업 등 일명 ‘박근혜 예산’과 ‘사자방 예산’(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도 야당의 반대에 막혀 있다. 야당은 누리과정과 무상급식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창조경제 및 사자방 예산을 최대 5조원가량 깎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여당은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려면 8조 3000억원에 달하는 창조경제 예산을 삭감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날 국회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도 박근혜 예산이 쟁점이었다. 대선 공약인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사업 예산 349억원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남북 관계 개선이 먼저라며 전액 삭감을 주장해 심사가 미뤄졌다. 사자방 예산은 국정조사로 불똥이 튄 상태다. 야당은 사자방 예산 삭감은 물론 최근 터져 나오는 비리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예산안 심사와 연계하고 있다. 여당은 사자방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일단 예산안을 처리한 뒤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예산안 통과에 발목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칼질’ vs ‘사수’… 무상복지 예산 등 쟁점

    ‘칼질’ vs ‘사수’… 무상복지 예산 등 쟁점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실질적인 증·감액 심사를 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산하 예산안조정소위원회가 16일 가동됐다. 2주간의 국회 ‘예산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예산안 자동부의제’가 도입되면서 이달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내달 1일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부의된다. 때문에 여야는 당장 이날부터 예산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예산안조정소위는 이례적으로 일요일에 스타트를 끊었다. 올해만큼은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에 처리하겠다는 여야의 의지가 엿보인다. 지난해에는 해를 넘겨 올해 1월 1일 아침에 예산안을 처리해 빈축을 샀다. 예산소위는 각 상임위를 통과한 뒤 예결위로 넘어온 예산안에 ‘메스’를 대는 막강한 권한을 지닌다. 그래서 어느 지역구 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하는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새누리당에서는 7·30 전남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예산 폭탄을 안겨 주겠다”고 공약해 당선된 이정현 최고위원이 위원으로 정해졌다가 막판에 강원도 춘천의 김진태 의원으로 바뀌었다. “강원 출신 의원이 예산소위에 3년 연속으로 배제됐다”는 반발 때문이다. 순천·곡성을 탈환해야 하는 야당이 지역구 예산을 알아서 챙겨줄 것이라는 판단도 이 최고위원이 빠지게 된 이유라고 한다. 손 안 대고 코 풀겠다는 의도다. 이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결정을 따르겠다”면서도 “예산소위 복도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호남 예산 지키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지역 안배 차원에서 비례대표인 홍의락 의원이 빠지고 제주갑의 강창일 의원이 예산소위 위원으로 합류했다. 예산소위 위원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신경전은 결국 의원들 사이에 형성돼 있는 “예산소위 위원이 되면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더 많이 챙길 수 있다”는 대전제만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내가 예결위원을 1년 했는데 2년을 했으면 지역구에 빌딩 몇 채를 더 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는 “이 최고위원이 호남 예산을 더 챙기려고 예결위원이 됐듯이 예산소위 위원도 자기 지역구 예산을 얼마든지 더 챙길 수 있다”면서 “쪽지 예산이 없을 수가 없고 카카오톡 예산이라는 말도 농담 삼아 하는 얘기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안 심사 최대 쟁점 항목으로는 ‘무상복지 예산’, ‘박근혜표 예산’, ‘사자방(4대강사업·자원외교·방위산업) 관련 예산’ 등이 꼽힌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예산소위 위원과의 간담회에서 “최소 5조원 이상을 삭감해 재정적자를 줄이고 증액 재원으로 활용할 생각”이라면서 “타당성 결여된 밀어붙이기식 예산, 권력형·특혜성 예산을 과감히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핵심 사업 예산에 대한 대규모 ‘칼질’을 예고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 예산’이라며 지키기에 나섰다. 예산안 자동부의제가 도입 첫해부터 유명무실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당은 부실·졸속 심사를 우려하며 정기국회가 끝나는 내달 9일 전에만 처리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산소위 야당 간사인 이춘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여당이 내달 2일 처리를 불문율로 정하고 야당을 협박하는데, 2일 처리는 여당의 대폭적인 양보 아래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씨줄날줄] ‘로제타’의 꿈/진경호 논설위원

    ‘밤하늘에 긴 금이 갔다 / 너 때문이다 / 밤새도록 꿈꾸는 / 너 때문이다’ 시인 강은교가 노래한 ‘별똥별’, 유성의 모태는 대개 소행성과 혜성이다. 짧게는 몇 십 년, 길게는 몇 백 년 만에 찾아오는 방랑의 별, 혜성이 떨어뜨리고 간 작은 선물이 별똥별이랄까. 긴 꼬리를 달고 밤하늘에 불쑥 나타나선 몇 날 며칠을 기웃대고는 훌쩍 사라지는 혜성은 그러나 사랑을 재촉하는 별똥별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점 하나로 반짝이는 별들에 길든 인간에겐 낯설고 두려운 흉조(凶兆)였다. 특히 우리 조상은 왕의 죽음이나 모반, 역병, 전쟁을 알리는 조짐으로 봤다. 유럽우주국(ESA)이 10년 전 하늘로 띄운 혜성 탐사선 ‘로제타’가 그젯밤 탐사 로봇 ‘필레’를 혜성 ‘추리’(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에 착륙시켰다. 137억년 우주 역사에서 처음으로 혜성이 인간에게 제 속살을 보여 준 것이다. ‘추리’가 몽블랑산 정도(최대 지름 4.1㎞) 크기에 중력이 거의 없고, ‘필레’가 1입방미터 정도의 작은 김치냉장고만 하다니 착륙보다는 부착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으나 총알보다 15배 빠른 속도(시속 6만 6000㎞)로 날아가는 먼지(?)만 한 혜성이고 보면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은 ESA의 기술력이 놀랍기만 하다. 더구나 독일 다름슈타트의 ESA 관제센터에서 원격 조종으로 착륙시켰다니 이에 투입됐을 수학 계산과 공학 기술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조차 어렵다. 그러나 이런 기술력보다 우리가 정작 놀라야 할 것은 로제타에 담긴 유럽인들의 꿈이 아닐까 싶다. 2004년 3월 로제타를 하늘로 날린 ESA는 미국항공우주국(NASA)과의 공조 무산과 탐사목표 혜성 변경, 13억 유로라는 천문학적 자금 조달과 같은 숱한 어려움을 헤쳐 가면서도 10년의 꿈을 놓지 않았다. 태양계를 떠도는 보잘것없는 돌덩어리가 아니라 46억년 전 지구의 탄생과 생명의 기원을 간직한 비밀 창고이자 미래 인류가 맞이할 우주 시대를 여는 열쇠라는 유럽인들의 공감대가 없이는 꿀 수조차 없는 꿈인 것이다. 국회 예결위원인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이 엊그제 “정부로부터 400억원의 달 탐사 예산을 달라는 ‘쪽지’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2020년 달 탐사 계획을 추진하려면 우선 내년에 400억원이 필요하다며 협조를 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쪽지예산은 여당도, 야당도 안 되고 정부는 더더욱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누구인지 정부 관계자는 잘못했다. 서 의원에게 ‘쪽지’를 건네기 전에, 그가 ‘엉뚱한 달 탐사 예산’이라 말하기 전에 수억 년을 날아온 밤하늘 별빛을 보며 남은 ‘6년의 꿈’이라도 꿔 볼 ‘망원경’을 건넸어야 했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불붙는 정치권 증세론] 최경환 “복지재원? 증세 시기 아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무상보육 등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정치권의 증세 논의와 관련해 “경제 회복세가 미약하기에 증세를 하면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면서 “지금 증세를 고려할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재 경제 상황으로 볼 때 증세는 무리라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박덕흠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 부총리는 “여야 대표가 우리에게 적정한 복지 수준과 적정 재원 부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논의를 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예결위에서는 무상복지를 둘러싼 여야 간 설전이 계속됐다. 박 의원은 “2010~2014년 무상보육, 무상급식 등 5대 무상복지 예산이 38조원 정도”라면서 “특히 이 사업 중 본인 부담이 전혀 없는 일명 공짜 복지가 29조원 정도로 77%를 차지하고 있다”고 복지사업 재검토를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은 정부가 복지 확대에는 세수 부족 등을 이유로 앓는 소리를 하면서 문제가 많은 예산안은 관철시키려 한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했다. 최민희 의원은 “내년도 정부의 안전예산을 분석해 보니 정부가 증액했다는 안전예산 2조 2000억원 중 약 35%인 8000억원가량이 사회간접자본(SOC) 토목사업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국회 예결위원인 서영교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는 올해 쪽지 예산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정부가 400억원짜리 쪽지 달탐사 예산을 들이밀었다”고 공개했다. 예결위 간사인 이춘석 의원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최근 “무상보육은 국가가 책임지지만 무상급식은 지자체가 책임져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토론과 조정 과정을 믿고 기다려야 할 청와대가 갑자기 뛰어들었다”면서 “국회가 (예산안) 심사 기일을 지키기를 정말 원한다면 청와대는 빠지라”고 경고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복지 논쟁 뒤로 오갈 ‘쪽지예산’이 더 겁난다

    국회가 어제부터 상임위원회별로 새해 예산안 심의에 들어갔다. 무상급식과 누리과정 보육료, 기초연금 등 이른바 ‘무상복지’를 둘러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 간의 3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예산 심사라는 점에서 앞으로 한 달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야 간 공방이 예상된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어제 증세 불가피론을 제기한 데서 보듯 국세·지방세 증액 공방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그러나 무상복지나 조세정책은 국가의 국정 철학과 경제정책 기조의 근간을 이루는 사안으로, 각계가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인 다음달 2일까지 한 달도 채 안 되는 예산심사 기간에 여야 간 책임 공방으로 지속 가능한 해법을 도출할 수는 없는 일인 것이다. 정녕 무상복지의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해법을 마련하겠다면 여야는 이제라도 자신들 대표가 주창한 대로 각계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조속히 구성하는 데 힘을 모으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예산 심의를 앞두고 국민들이 걱정하는 대목은 이런 무상복지 거대 담론보다 이를 둘러싼 공방 뒤로 펼쳐질 여야 의원들의 제 밥그릇 챙기기다. 이른바 ‘쪽지예산’으로 불리는 여야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는 이제 대한민국 국회의 대표적 고질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예산안 계수조정 과정에서 소위 위원들이 호텔에서 문 걸어 잠그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자기들 지역예산을 부풀렸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올해만 해도 예산안 삭감 여부는 예결위와 상임위에서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쪽지예산’이 반영될 증액심사는 촉박한 심의 일정을 이유로 비공개 진행하는 것으로 여야 예결위 간사가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밀실 심사’로 지역구 예산을 챙길 구조를 이미 마련해 놓고 있는 셈이다. 그런가 하면 여야 국회의원실엔 이런저런 예산 확보 요구가 하루 수십 건씩 쏟아져 들어오고 있고, 국회 예결위원들은 이런 여야 의원들의 예산청탁에 몸살을 앓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부가 마련한 378조원의 새해 예산은 전례 없이 공격적인 확대 예산이다.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하고라도 나랏돈을 풀어 경기를 띄우겠다는 것으로, 엔화 약세와 달러 강세라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는 대외경제 여건과 침체된 내수, 그리고 후대가 떠안을 부담을 생각할 때 단 한 푼의 낭비 없이 경제 활성화와 사회안전망 확충에 쓰여야 할 돈이다. 혹여라도 여야 의원들이 예산 확대를 틈타 제 지역 예산 늘리기에 혈안이 된다면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여야는 당장 쪽지예산 방지를 위한 방안을 국회 혁신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
  • 376兆 예산전쟁… 졸속 심사 재연 조짐

    여야는 27일 국정감사를 마무리하고 곧바로 예산 전쟁에 돌입한다. 여야의 극심한 대립을 막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예산안 자동 부의제도’가 도입돼 12월 1일 본회의에 정부안이 자동으로 상정되지만 부실·졸속 심사의 조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내년도 예산 정부안은 전년 대비 5.7% 증가한 총 376조원 규모로 복지 115조 5000억원, 일반·지방행정 59조 2000억원, 교육 53조원, 국방 37조 6000억원, 사회간접자본 24조 4000억원 등으로 편성됐다. 일부 상임위는 26일 현재 예산안을 심의할 소위원회조차 구성되지 않았다. 야당의 상임위 소위 복수화 요구에 대해 여야가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정무위, 기획재정위,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산업통상자원위, 환경노동위 등 6개 상임위가 법안심사소위를 꾸리지 못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당 소속 상임위원장과 간사들에게 “소위가 구성되지 않은 상임위는 전체회의를 열어서라도 예산 심사를 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국회 관행에 따라 소위를 통하지 않은 예산안 심사는 여의치 못한 상태다. 더욱이 예산안 자동 부의제도를 둘러싸고 여야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 다수당인 새누리당은 ‘상정’에 방점을 찍고 있다. 예산 심사를 기한 내에 마치지 못할 경우 정부안을 단독으로라도 가결시키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그러나 야당은 본회의에 넘긴다는 의미의 ‘부의’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상정을 하기 위해선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회 관례상 부의는 곧 상정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엄밀히 따지면 두 개념이 달라 여야 논쟁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 예산 처리를 앞두고 여야의 지독한 신경전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예산안 처리 시스템이 바뀌었지만 지역 개발 예산을 유치해 다음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원들의 의식에는 변함이 없어 막판 여야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와 권력 실세들의 쪽지 예산 등이 어김없이 등장할 태세다. 또 세월호특별법, 정부조직법, 유병언법 등을 비롯해 담뱃값 인상 관련법, 경제활성화법 등 폭발력 있는 굵직굵직한 법안들이 줄줄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은 예산안 졸속 심사를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대면보고 문화 개선 장관부터 솔선수범”

    세종시에 있는 부처의 행정 비효율과 출장비 등 예산 낭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면 보고에 익숙한 위계적인 공직 문화를 개선하고 장관부터 세종청사를 중심으로 한 업무를 일원화하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10일 “화상회의의 효율성이 생각만큼 높지 않다”면서 “얼굴을 안 보고는 문제 해결이 안 되는 공직사회의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장관도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이 교수는 “장관을 따라 대거 공무원들이 이동하는 모습은 우리 공직사회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라면서 “장관도 쪽지 하나 들고 발표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하고 국회 대응 방식이나 위기 관리 능력이 많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타벅스에서 5분 내 달려오는 사람, 세종에서 4시간을 걸려 오는 사람, ‘화상회의로 보고하겠다’는 사람 중 누가 가장 예쁘겠냐”며 화상회의의 한계를 지적했다. 전 교수는 “권력과 가깝게 있고 싶은 장관의 마음 자세도 달라져야 하고 실질적인 장관 회의 운용의 묘를 살릴 수 있도록 대통령과 국회도 일정과 보고 방식 등을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관계장관회의와 같은 주요 부처 회의를 세종시 개최로 강제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들도 나온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동선을 줄일 수 있는 서울역·오송역 등으로 회의 개최를 의무화해 비용을 절약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014 국정감사] ‘정책감사’ 空言… 기싸움·막말에 파행

    지난 7일 시작된 국회의 올해 국정감사가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기싸움과 상대 의원 비방, 막말·호통 등으로 상임위원회마다 파행을 거듭하며 초반부터 구태로 얼룩지고 있다. 여야는 매년 ‘정쟁감사가 아닌 ‘정책감사’가 되겠노라고 입을 모으지만 세월호 사태 후속 정국의 주도권, 11월 예산안·정부조직법 개정안·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등과 맞물려 여야의 주도권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환경노동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증인·참고인 채택으로, 국방위·국토교통위·정무위 등은 의원들의 막말 공방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환노위는 매년 야당의 ‘대기업 총수 군기 잡기’와 여당의 ‘감싸기’로 홍역을 치렀지만 올해도 이틀 연속 파행했다. 교문위는 김문기 상지대 총장, 김병찬 제주한라대 이사장 등 사학 비리 증인들의 해외 도피·입원 등 고의성이 짙은 불출석에 여야가 신경전을 벌였다. 정무위도 은행 통합 및 노사 갈등과 관련해 시중 은행장들의 호출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막말 논란에 이어 막말 메모도 등장했다. 국방위 소속 송영근·정미경 새누리당 의원은 7일 야당 의원 질의 중 ‘쟤는 뭐든지 빼딱!’ ‘저기 애들은 다 그래요!’라는 쪽지를 주고받다 취재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일자 사과까지 했다. 정무위의 8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감사장에선 의원들끼리 진흙탕 설전이 벌어졌다. “능력 없고 하기 싫으면 자리를 내놓고 나가라”(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증인 합의를 못한 여야 간사에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김용태 새누리당 간사), “한국말 못 알아듣나”(강 의원), “(발언) 기회 줬는데 싸우라고 기회 준 줄 아나”(정우택 정무위원장) 등 수준이 의심스러운 언사들이 오갔다. 야당은 증인 신청 등을 여당 압박의 지렛대로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고, 여당은 간신히 정상 궤도에 오른 정국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세월호 협상 때문에 올해는 여야 공히 국감 준비가 부실하다 보니 ‘실정 폭로’가 사라진 자리를 증인 공방 등 ‘변죽 울리기’로 채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환노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8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도중 스마트폰으로 비키니를 입은 여성 사진을 보다 취재 카메라에 찍혀 야당의 공격을 받고 있다. 박수현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누드 심재철’, ‘터치 박희태’, ‘비키니 권성동’ 등 누리꾼들이 붙여 준 새누리당 의원들의 닉네임이 참으로 민망한 수준”이라며 권 의원의 간사직 사퇴를 촉구했다. 권 의원은 “야당의 타당하지 않은 주장에 대꾸하지 않겠다”고만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野 고강도 원내투쟁 전환… 세월호 책임·서민증세 공방 예고

    野 고강도 원내투쟁 전환… 세월호 책임·서민증세 공방 예고

    30일 여야의 세월호특별법 협상 극적 타결로 지난달 1일 정기국회 개회 이후 한 달간 공전했던 국회가 가까스로 정상화의 첫발을 뗐다. 이날로 151일째 법안 처리 건수 ‘0’을 면치 못했던 상황도 본회의에서 90개의 계류 법안을 처리하며 겨우 모면하게 됐다. 국회 파행 사태가 일단락되며 정기국회가 ‘지각 일정’이나마 시작하게 됐지만 향후 정국은 그리 순탄치 않아 보인다. 야권은 등원을 계기로 국정감사 등 의사 일정을 활용해 고강도 원내투쟁으로 전면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 문제부터 최근 논란이 된 서민증세, 부동산 정책 등이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강력한 원내투쟁을 통해 대여 전선을 형성함으로써 당내 갈등을 수습할 것이란 관측이다. 여야가 세월호특별법을 정부조직법과 유병언법까지 패키지로 묶어 이달 말까지 처리하기로 하면서 지형 자체가 복잡해졌다. 국회 관계자는 “양쪽에 명분을 주는 선에서 합의를 했지만 한꺼번에 문제가 풀리기는 쉽지 않아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일단 급한 대로 다음주부터 국감을 시작하기로 했지만 여야 모두 세월호 협상만을 바라보며 국감 준비에서 사실상 손을 놓은 상황이어서 국회 보좌진들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 보좌관은 “세월호 협상 때문에 국감이 12월에 하는 둥 마는 둥 하거나 사실상 무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와 올해 국감 준비는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군다나 ‘발등의 불’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예산안은 올해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와 무관하게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기 때문에 심사 일정이 촉박한 상황이다. 국회 관계자는 “당초 여야의 분리국감안에 따르면 2차 국감 직후인 13일부터 상임위별 예산안을 상정하고 20일부터 예결특위를 가동할 예정이었지만, 이보다 최소 1주일 이상 늦어지게 돼 시간이 빠듯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임위별로 부실심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이렇게 되면 정부 예산안의 본격적인 가감 조정 역할을 하는 예결특위 예산소위마다 의원별로 민원예산을 밀어 넣는 ‘쪽지예산’이 사상 최대로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그나마 예결소위는 예년처럼 11월에는 가동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조직법과 유병언법 등 세월호 후속 법안은 이달 말까지 논의를 끝내야 한다. 그러나 안전행정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등 상임위별로 계류 중인 해당 법안들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여야 공방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여야 대표연설 및 대정부질문은 여야가 국감 이후 예산결산특위 예산소위 시작 무렵에 하기로 잠정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野 회군 여부·민생법안 진위·쪽지예산… 갈림길에 선 국회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野 회군 여부·민생법안 진위·쪽지예산… 갈림길에 선 국회

    1일부터 100일 일정의 정기국회가 시작되지만, 국회가 언제 정상화될지 하루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 개회식 전날인 31일까지 여야는 국회 일정 조율을 방관, ‘파행의 장기화’마저 예상된다. 세월호특별법 정국을 풀 힘은 여야가 아닌 세월호 가족들에게 달린 모습이다. 여당이 민생 법안을 내세우며 야당을 압박했지만, 야당은 “가짜 민생법안”이라며 역공했다. 결국 여느 때처럼 졸속 예산안 심의와 ‘쪽지예산’ 관행만 되풀이될 판이다. 정기국회 정국에서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4대 관전 포인트를 정리한다. 1. 與 “국회 복귀” 압박에 野 “세월호법 우선” 지난 6월 24일 19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출 이후 중단됐던 국회 본회의가 1일 정기국회 개회 직후 개최될 수 있을까. 각종 임명동의안 등 현안 해결용 본회의 개회를 주장하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당이 강행하면 1일 본회의 개최를 전망할 수 있다. 그러나 세월호특별법, 김영란법, 유병언 방지법, 민생 관련법, 안전 관련법 등 산적한 법안 처리를 위한 진정한 의미의 정상화를 좌우할 열쇠는 야당이 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31일 야당에 대해 비판, 읍소, 설득 전략을 썼다. 이장우 원내대변인은 “국회를 버리고 거리에서 답을 찾으려는 야당을 바라보는 국민 걱정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민생과 경제는 야당 협력 없이 여당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니 국가위기 극복의 대승적 차원에서 적극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특별법 협상 뒤 다른 법안 처리’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일정은 세월호법 협상 진행 경과를 봐가며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의원 70여명, 당원 1000여명이 참석한 장외집회를 했던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정국이 추석 이후까지 장기화되면 팽목항에서 서울까지 도보행진을 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새정치연합은 또 침수된 고리 원전, 싱크홀, 군 인권침해 현장, 남부 폭우피해 지역 등을 두루 방문하는 ‘안전한 대한민국 대장정’으로 장외활동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는 범위 안에서 정기국회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지만, 당내에서는 세월호특별법과 관계없이 국회를 정상화하자는 목소리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 세월호법, 1일 與·유족 3차 회동이 분수령 1일 정기국회가 문을 열지만 모든 의사 일정은 세월호특별법 협상에 꽉 막혀 있는 모습이다. 세월호특별법 처리로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고서는 민생 법안 처리, 국정감사 및 대정부 질문,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정기국회 일정이 모두 미뤄질 판이다. 하지만 여야는 지난 19일 내놓은 세월호특별법 2차 합의안의 처리가 무산된 이후 사실상 공식 대화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 세월호특별법 처리와 국회 정상화의 ‘열쇠’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쥐고 있는 형국이다.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는 1일 새누리당과 3차 면담을 진행한다. 앞서 1, 2차 면담에서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을 주는 방안, 특별검사 추천권 배분 방식 등을 두고 이견만 확인했다. 하지만 유가족들도 2차 면담 이후 충분히 내부 의견을 교환할 시간을 가졌고, 여당도 국회 정상화 부담이 큰 만큼 3차 면담에서는 발전적 방안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김재원 원내수석은 31일 브리핑에서 “유가족 측이 좀 더 전향적이고 헌정 질서와 법 체계에 근접한 제안을 해 주시길 기대하고 있다”며 “저희도 열린 마음으로 제안을 검토하고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유가족과 여당이 해답을 찾지 않는 한 국회 정상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민생 구호만 되풀이하며 뒤로 물러나 있고, 야당 역시 내부 분열과 여론 악화로 문제 해결의 동력을 잃은 상태다. 반면 유가족들은 직접 여야를 번갈아 만나는 등 여·야·유가족 간 사실상의 ‘3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세월호특별법 1, 2차 합의안을 거부했던 유가족들이 직접 해법을 고민하고 나선 것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3. 의료법 등 민생법안 이견… 입법전쟁 예고 민생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온도차가 여전하다. 31일 정부와 여당은 연일 ‘민생 행보’를 강조하며 야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반면 야당은 세월호특별법 처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연일 더해지는 여당의 민생 압박에 야당에서는 ‘진짜 민생법안’을 가려내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정기국회에서 민생 입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민생법안 진위 논란의 중심에는 지난 2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시한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 9개 법안이 있다. 새누리당은 이른바 ‘송파 세 모녀법’으로 불리는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의 처리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별도 법안을 내놓은 채 대치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강조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두고도 야당은 ‘의료 영리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맞서고 있다. 학교 인근에 호텔을 지을 수 있는 관광진흥법 개정안, 원격 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여야 간 시각차가 뚜렷하다. 이에 국회가 어렵사리 정상화돼도 향후 입법 논의가 진행되는 양상에 따라 특정 법안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민생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승강이는 지난 5월 여야 원내지도부 출범 이후부터 계속 반복됐다. 하지만 5월 이후 입법 실적은 ‘0건’으로 이번 정기국회마저 마땅한 실적이 없다면 현 여야 원내지도부는 사상 최악의 파트너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4. 예산 졸속 심의 땐 올해도 ‘쪽지예산’ 활개 예산안 심의 때마다 ‘쪽지예산’, ‘카톡예산’이란 명칭으로 끼어들던 지역 민원성 예산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울지 주목된다. 국회 파행이 길수록, 예·결산 심의가 졸속일수록 활개를 치는 쪽지예산의 속성 때문이다. 지난해 쪽지예산은 4000여건 이상으로 추정되며, 비난 여론이 제기되자 여야는 대안을 모색해 놨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를 상시화하고, 예산심의 강화를 위해 분리국감을 실시한다’는 계획이었다. 실행력이 문제였다. 7~8월 임시국회가 ‘본회의 0건, 처리 법안 0건’으로 마무리되며 ‘쪽지예산 방지책’도 무산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미 8월에 끝냈어야 할 2013회계연도 결산안(349조원) 심사는 정기국회로 이월됐다. 일정이 빠듯해 ‘졸속’이 불가피하다. ‘졸속 예·결산→호통 국감→쪽지예산 득세’로 이어진 지난해 풍경보다 나아진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올해 달라진 제도가 하나 있기는 하다. ‘국회선진화법’ 적용에 따라 11월 내 예결위 심사가 끝나지 않으면 정부 예산안이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회부된다. 그러나 여야가 본회의를 열어 놓은 뒤 장기 대치한다면, 유명무실한 제도가 된다. 예산안 심의 기간을 지키려다 졸속 심사를 하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지난 29일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재정사업 추진 전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을 ‘사업비 500억원 이상’에서 ‘1000억원 이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쪽지예산의 대부분이 SOC와 관련된 것임을 감안하면, 쪽지예산을 슬그머니 밀어 넣을 수 있는 여지만 커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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