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쪽지
    2025-12-26
    검색기록 지우기
  • 한·미
    2025-12-26
    검색기록 지우기
  • 유흥
    2025-12-26
    검색기록 지우기
  • 배터리
    2025-12-26
    검색기록 지우기
  • 서청원
    2025-12-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40
  • 황사 오늘 또 온다

    중국 화베이(華北)지방의 황토고원에서 발생한 황사가 16일 오후 늦게 서쪽지방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17일에는 전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번 황사의 농도는 ‘보통’이며 17일까지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7일에는 그동안 이상고온 현상을 초래했던 따뜻하고 습한 기류가 물러가면서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 6도로 전날보다 10도나 떨어지는 등 다소 쌀쌀하겠다. 철원·서산의 아침 최저기온은 5도,충추·춘천 6도,강릉 8도,광주 9도등이다. 한편 14일 밤부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비는 부산 220.5㎜,거제 186.5㎜,정읍 100㎜,전주 98.5㎜,대전 69.5㎜,서울 20.5㎜ 등의 강수량을 기록,봄가뭄 해갈에 큰 도움이 됐다. 윤창수기자 geo@
  • 사상 최악 황사 비상/ “”사막을 숲으로”” 재앙막기 총력

    대규모 황사가 발생,여러 방면에서 국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천재지변’으로만 보고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한 셈이다.한·중·일 3국 정부의 대책과 전문가 의견을 중심으로 황사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집중 조명한다. ■한·중·일 대책. 사상 최악의 황사로 인해 국민 건강은 물론 항공기 결항 등 국가 경제도 큰 영향을 받고 있지만 ‘자연재해’인 황사에 대한 단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한·중·일3국 정부의 노력은 황사 발원지인 중국의 사막을 녹지로 바꾸고,사막화를 방지하는 장기적인 대책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일 베이징(北京)과 허베이(河北)·산시성,내몽골자치구 등의 690만㏊에 이르는 사막을 푸른 나무숲과 풀로 뒤덮어 황사폭풍을 미리 예방한다는 ‘황사억제 10개년계획’을 발표했다. 모두 168억위안(약 2조 6880억원)을 투자하는 ‘황사억제 10개년 계획’에는 사막화 억제 외에 용수확보와 절수 등의관개계획도 포함돼 있다.중국 정부는 농가를 일일이 방문,곡물 대신 나무를 심도록 당부하고 있을 정도로 관심을 쏟고있다. 지난해 3월부터 일기예보와 비슷한 ‘황사예보제’를 실시,일반 국민들이 황사에 대처하도록 하는 한편 8월에는 사막화된 토지의 개선,사막화 방지를 위한 정부기관의 책임 등을명시한 ‘사막화 방지법(防砂治砂法)’을 공포했다. 삼북 방호림 사업,양쯔강 상류지역 및 황허강 중·상류 지역의 천연림 보호사업,서부지역 10억 3000만평의 경지를 삼림과 초지로 되돌리는 사업 등도 추진중이다.국가환경보호총국과 중국과학원 전문가들이 ‘과학탐사대’를 결성,황사 발생 지역에 대한 대규모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지구환경기금·오부치기금 등을 활용해 신장 위구르·내몽골 지역의 사막녹화사업,고비 사막 주변의 방풍림 조성 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환경부와 기상청이 ‘공동협의체’를구성,황사 관련 조사·연구 및 관측·예보기능을 마련했고‘황사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하고 있다.황사발생시 급증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태풍주의보 등과 비슷한 ‘미세먼지(황사) 경보제’도 조만간 도입하기로했다. 한·중·일 3국은 또 ‘LPT 프로젝트’를 통해 이산화황·이산화질소·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의 장거리 이동 경로 및 이동량을 측정해 공동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베이징 김규환 특파원·류길상기자 ukelvin@ ■中 피해 현황. 20일 베이징(北京) 등 중국 대륙의 북부지역이 90년대 이후 최악의 황사폭풍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그러나 황사폭풍은 21일부터 수그러든 뒤 22일에는 정상적인 날씨를 되찾았다. 지난 18일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일대에서시작된 황사폭풍은 20일 중국 대륙의 서북지역에서부터 화베이(華北)지역을 강타했다.간쑤(甘肅)성 중서부와 닝샤(寧夏)회족자치구 북부,내몽골자치구 중서부의 일부 지역은 시계제로로 나타나는 등 암흑같은 날씨를 보였다.특히 베이징의하늘은 노란 안개가 낀 것처럼 물들었으며,시계가 100m 이하로 떨어져 대낮에도 자동차들이 헤드라이트를 켠 채 거북이운행을 해야 했다. 이 때문에 베이징·간쑤성·내몽골·닝샤·산시(山西)성 등에 사는 1억 3000만명의 인구와 28만 5000㏊의 농경지,236만㏊의 초지가 큰 피해를 입었다.중국 국가환경보호총국은 올해 3∼4차례의 강력한 황사폭풍이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해마다 3∼5월 봄철에 주로 발생하는 황사폭풍은 시베리아우랄산맥 인근지역에서 발생한 차가운 공기가 신장위구르·닝샤자치구 일대의 상공에서 남쪽에서 형성된 따뜻한 공기에 밀리는 과정에서 커다란 기압차가 발생하면서 만들어진다. 지난해에는 황사폭풍이 32차례 발생했으며,피해액은 연평균540억위안(8조 6400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환경보호총국이밝혔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토양·호수 산성화 방지. [황사 연원] 몽골 및 중국대륙의 사막지대와 황허강 유역의황토지대에서 발생한 흙먼지가 상승기류를 타고 300∼5500m까지 올라간 뒤 편서풍을 타고 동아시아 전역으로 퍼진다.국내에서는 신라 아달라왕 21년(174년) 우토(雨土)라는 표현이 등장한다.기상청에서는 54년 처음 ‘황사’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오염,얼마나 심각한가] 22일 새벽 3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미세먼지 순간 최고 농도가 2266㎍/㎥를 기록,평균치의 30배를 넘어설 정도로 미세먼지의 오염도는 심각하다.반면 이산화황,이산화질소,오존 등 기타 대기오염물질 농도와는 크게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황사때도 이산화질소와 오존의 경우 강한 바람 때문에 오히려 농도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망간,철,니켈 등의 농도는 평소보다 많게는 4배까지 높아지지만 납,카드뮴,크롬 등 유해 중금속의 농도변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어떻게 움직이나] 강풍이 불면서 모래알이 구르다가 조금씩 도약하는 상태에서 사막지역의 강한 햇빛이 지표를 가열하면 부력을 받아 공중으로 떠오르게 된다.이때 상공에 편서풍이 불면 한국,일본은 물론 멀리 알래스카,하와이까지 날아가게 된다. [얼마나 많은 양인가] 국립환경연구원의 97년 연구에 의하면 93년 4월23∼26일동안 발생한 황사 1억 400만t중 우리나라동해를 빠져나가는 것으로 추정된 양은 600만t 정도.국내에침적되는 양은 5000t 정도로 추정됐다.[해롭기만 한가] 일본 연구진이 최근 알칼리성 칼슘 등을 함유한 황사덕에 중국 북부지역 비의 산성이온농도지수가 2이상 개선됐다고 밝혔다.토양과 호수의 산성화도 막아주고 식물과 해양 플랑크톤에 유기염류를 제공하는 이점도 있다. [추울 때 많이 발생한다?] 중국의 연구에 따르면 한랭기(61∼70년,1811∼1900년)에 평균 황사 빈도가 3.7회/10년인데비해 온난기(1511∼1620년,1721∼1780년)에는 2.1회/10년에불과해 황사빈도와 기온이 반비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류길상기자. ◈‘제1회 국제황사 워크숍’ 주요내용. 한·중·일 3국에서 황사가 심각한 현안으로 대두한 가운데22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주최로 ‘제1회 국제 황사 워크숍’이 열렸다.세미나에서는한국과 일본의 황사에 산화질소나 이산화황 같은 오염물질이 섞이는 것은 중국 베이징 부근에서 이들 오염물질이 황사에 합쳐지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주요 발표내용을 정리한다. ■몽골가뭄 최악황사 主因. ●정용승 교원대교수(2001년에 관찰된 동아시아의 황사현상)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태안반도와 청주의 대기오염을 모니터링한 결과,9번의 황사현상이 있었고 기간은 16일 정도였다.가장 강한 황사현상은 중국 북서지방과 몽골지역에서 발원된 것이다. 인공위성을 통해 관찰한 결과,한반도 전역과 동해,알래스카만까지 황사의 주기적 이동이 감지됐다. 황사의 평균 수소이온농도는 7.24로 분석됐다.황사의 알카리성 침전물은 산성비로 인해 산성화된 토양을 일시적으로중화시키는 역할도 기대된다. 올해 황사가 특히 심한 것은 황사 발원지인 몽골과 중국 서북부 지방에서 발생한 가뭄이 가장 큰 원인이다. 따라서 수자원을 개발해 내몽고 지역의 사막화를 막는 것이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마구잡이 환경파괴도 원인. ●가오 칭 셴 중국 환경과학연구소 박사(중국 황사의 발생과 이동) 지난 54년부터 2001년까지 중국기상자료를 토대로 우리는 중국 상공의 황사의 역사적 추세와 변동 및 이동에 대한 자료를 분석해 왔다.분석 결과 황사가 자연기상 현상임과 동시에 인간활동에 의해 강하게 영향받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가뭄과 건조한 날씨가 황사의 주요한 원인이지만 인간의 무절제한 개발행위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몽골의 중간·최남단지역에서 발생하는 황사는 중국의 북·북서지역에 주로 영향을 미친다.카자흐스탄 동쪽지역도 주요한 황사 발생지로서 중국 신장지역에 영향을 준다. 황사 현상을 한 지역에 국한되거나 이동하는 형태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신장 지역 등에서 일어나는 황사가 강한 기상현상과 결합될 경우 중국의 동부쪽으로 이동된다. ■베이징·신장 온난화 심각. ●마사토시 요시노 일본 쓰쿠바 대학명예교수(동아시아에서의 황사현상 변화추이) 동아시아의 황사의 발생과 이동의 다년간 추이는 기상학 관점에서 분석돼 왔다. 지난 30년간 베이징과 신장 등 중국내 5개 핵심 지역에서의 관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우선 이 지역에서의 지구온난화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으며 찬 공기의 유입이 감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중국과 몽골지역에서의 기온이 더 따뜻해지는 반면 열대 태평양지역은더 추워지는 경향이 있었다.황사의 발생빈도는 더욱 빈번해진 반면 그 영향권은 더 좁아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 주식투자 게임 어린이가 완승

    [런던 연합] 프로 주식투자가들이 5살 난 여자 어린이와의 1년간에 걸친 투자게임에서 완패,주식 투자에서 성공을 거두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여실히 입증했다. 런던 남쪽의 캠버웰이라는 곳에서 엄마 샤론과 함께 살고 있는 티아 래번 로버트라는 이름의 이 어린이는 런던증권거래소의 기준 주가지수인 FTSE100 지수가 16% 하락하는가운데서도 5.8%의 수익률을 올리는 놀라운 솜씨를 발휘했다. 상장회사 이름을 적은 100개의 종이쪽지 가운데서 무작위로 골라 투자했던 티아는 런던금융가에서 “금융의 점성술사”로 불리는 크리스틴 스키너(50),금융분석가 마크 굿선(40) 등 2명의 어른 프로투자가들을 가볍게 눌렀다. 5000파운드(약 1000만원)를 자본으로 1년간 계속된 이번투자게임에서 스키너는 6.2%의 손실을 기록했고 굿선은 투자액의 46.2%나 날렸다. 티아의 승리는 게다가 1회성이 아니었다.지난해 티아는 스키너,굿선과 1주일간의 투자게임에서도 이겼었고 주최측은 티아의 무작위 선택 방식을 통한 성공이 지속성이 있는지를 보기 위해 게임 기간을 1년으로 연장했었다. 굿선은 “학교 공부가 허락하는 한 티아가 금융가에 오는 것을 환영한다.”며“단기간의 투자는 도박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 ‘주차장 나눠쓰기’ 광고 시민운동 확산

    ‘주차하세요.제 차는 저녁 8시에 들어옵니다.’ ‘거주자 우선 주차장’을 나눠 쓰자는 TV 광고가 시민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청과 SK텔레콤은 7일 이웃을 배려하는 시민정신과 올바른 주차 문화를 권장하는 ‘주차장 나눠 쓰기’공동 캠페인에 들어갔다.주차 문제로 서로 얼굴을 붉히거나 주먹다짐을 벌이고,상대 차의 바퀴를 펑크내는 등 마찰이 끊이지 않는 뒷골목 주차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취지다. ‘주차장 나눠 쓰기’ 캠페인은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을 본인이 사용하지 않을 때 이웃 주민이 대신 쓸 수 있도록 귀가 시간을 적은 쪽지를 담벽이나 바닥 등에 붙여놓자는 것이다.아울러 주차 구역을 빌려 쓰는 사람은 거주자가언제든지 주차할 수 있도록 자동차에 연락처를 남겨야 한다. SK텔레콤과 송파구청은 이날 ‘주차장을 나눠 쓰는 따뜻한 마음’이라는 제목의 유인물 5만장을 송파 주민들에게나눠줬다. 주민들의 반응도 좋았다.주부 김희미(50)씨는 “다른 동네에서 주차할 때 공간을 찾지 못해 당황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면서“거주자 우선 주차제라고 하지만 개인소유로 여기지 않고 필요할 때 나눠 쓴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냐.”고 반겼다. 송파구청 교통관리과 김진세(55) 과장은 “낮에는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 가운데 빈 곳이 많은 데도 거주자가 경찰에 고발할까봐 주차를 못한다.”면서 “주차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고 이웃끼리 서로 배려하는 마음도 느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신영철(48) 상무는 “일부 지역의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전국적인 운동으로 확산돼 주차난 해소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다른 지자체들이 협조를 요청하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고 밝혔다. 교통문화운동본부 박용훈(41) 대표는 “주차할 곳은 한정돼 있는 반면 자동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주차분쟁이 늘고 있다.”면서 “정부가 주차장 나눠 쓰기 운동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준규기자 hihi@
  • 얘들아, 달따러 가자

    26일은 정월 대보름.이날은 선조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 부럼을 깨 먹는 일로 하루를 시작해 해가 뜨기 전에 더위를 팔기도 했다.또 가축에게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 나뭇가지를 꺾어 목에 걸어두거나 소에게 왼새끼를 꽈서 몸에 매어주며 “올해는 더위 먹지 말라.”고 말하면 여름 내내 더위를 피할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온다.우리네는 오곡밥과 함께 귀밝이술마시기,시절 음식인 복쌈이나 묵은 나물·달떡을 먹는 등의 풍속이 있다.또 낮에 줄다리기·다리밟기·고싸움·돌싸움·탈놀이·별신굿·용왕굿 등 지역별로 향토색 짙은 행사를 갖기도 한다. 어스름할 무렵이면 어린이들의 쥐불놀이를시작으로 달집 태우기·강강술래 등이 밤이 깊어지도록 이어진다. 대보름을 전후로 전국 각지에서 한해의 안녕과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다양한 행사를 소개해 본다. ■부산·경남. ●제4회 송정미역축제=26일 송정해수욕장에서 지신밟기·미역 시식회·달집 태우기 등이 열린다.광안리해수욕장에서도연날리기·달집태우기 등이 펼쳐지고,남구 이기대공원에서대보름 달맞이 관광축제가 개최된다.낙동강 둔치에서도 달집축제·달맞이축제·용왕제·달집태우기 등이 펼쳐진다. ●임오년 정월대보름 시민대축제=26일 오후 3시 경남 진주귀빈예식장 밑 남강 둔치에서 장승제·연날리기·굴렁쇠굴리기·부럼깨기·엿치기·귀밝이술먹기 등과 함께 진주오광대각설이 팀의 농악과 오광대공연이 준비돼 있다.달집태우기·쥐불놀이도 있다. ●마산시장기 제5회 민속놀이대회=25일 마산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윷놀이·투호놀이·자치기·연날리기·농악·달집태우기 등이 열린다. ■수도권. ●월드컵 16강 진출기원 민속놀이=26일 인천 남구 문학동 도호부청사에서 인터넷 공모로 선발된 시민 가족 16개 팀이 월드컵 16강 진출 성공을 기원하는 윷놀이·팽이치기·제기차기 등의 민속놀이 경연대회가 열린다.또 액막이 풍물굿·지신밟기·은율탈춤·뱃노래·삼현육각 등이 공연되고 탈 만들기·염색공예·짚풀 및 목공예품 제작 과정도 보여준다.서예가들이 시민들에게 ‘입춘대길(立春大吉)’과 가훈도 써 준다. ●얘들아 모여라 달맞이 가자=26일오후 2시부터 경기 군포체육공원에서 풍물놀이·줄넘기·널뛰기·제기차기·윷놀이·연날리기 등 전통놀이와 귀밝이술먹기·부럼먹기·더위팔기 등 문화체험 마당이 펼쳐진다.보름달을 보며 한 해의 소원을 빌고 쥐불깡통을 돌리며 대형 달집을 태우는 대동제 달맞이 굿도 열린다.(031)390-0147. ●민속놀이 한마당=26일까지 경기 용인 민속촌에서 여러 민속놀이와 함께 지게지기·새끼꼬기·절구질 등 전통 생활 체험장이 열린다.낮 12시 오곡밥·부럼·나물 등 대보름 음식을 맛볼 수 있다.달집태우기는 26일 오후 4시.입장료는 어른 8500원,중고생 5500원,5세 이상 어린이 4000.(031)286-2111. ■대전·충청. ●풍년 기원제=25일 대전 동구 대신·비룡동에서 장승제,용운동에서 탑제,소제동에서 당산제,산내동에서 디딜방아뱅이놀이가 열린다.25∼26일 중구 문화동 서대전 시민공원과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 등에서 송액 연날리기·줄다리기·제기차기가 열리고 26일 태평동에서 목신제가,유천동에서 거리제가 펼쳐진다.서구 둔산동 샘머리 공원에서 목신제·송액·연날리기가,관저동 구봉산에서 산신제가 개최된다.25일 대덕구 법동에서 석장승제,장동 산디마을 탑제,읍내동 당아래거리제가 각각 열린다. ●제3회 장승축제=25,26일 충남 천안시 풍세면 보성리에서주민화합과 질병 예방을 기원한다.아우내문화원이 주관한다. ●제3회 달집축제=26일 충남 예산읍 공주대 산업과학대학 운동장에서 열린다.오전 10시 예산여중의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풍년 기원제·장승제·장승깎기·널뛰기·제기차기·투호등이 펼쳐진다. ●제1회 정월대보름 남석교 답교놀이=26일 오후 2시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1가 남석교에서 답교놀이가 70여년 만에처음으로 재현된다.길놀이·기원제·남석교 사진전도 열린다.남석교는 1920년 일제의 도시계획에 의해 땅속에 묻혀버렸다. ■호남. ●민속놀이 한마당=26일 오후 3시 국립전주박물관에서 국악공연·태껸시연·지신밟기·달집태우기 등이 열린다.오후 2시 전주시 완산구 다가공원에서는 새끼꼬기·달걀꾸러미 만들기·귀밝이 나누기·팽이치기 등의 민속놀이가 펼쳐진다. ●달아달아 밝은 달아=26일오후 7시부터 남원시 국립민속국악원 공연장에서 신명나는 굿판이 펼쳐진다.굿판은 풍년 축원굿·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소리와 춤·달맞이 등 네마당이다.또 팽이치기·널뛰기·제기차기도 열리며 호두·땅콩 등부럼을 선물로 나눠 준다. ●우리연 날리기대회=26일 전남 목포 해양유물전시관에서 초·중·고생이 참여하는 연날리기 대회가 열린다.또 여수 거북공원과 장생포공원 일대에서 세계엑스포 여수유치를 기원하는 대보름 축제가 개최된다. ●민속놀이 한마당=25일 오전 10시 영광군 모량면 운당리 영당마을에서 지신밟기·당산제가 열리고 26일 진도군 운림산방 소치생가에서 전통혼례식이 재현된다. ■대구·경북. ●제3회 대구정월 대보름 굿행사=26일 달성군 다사읍 세천리 금호강 둔치에서 당산굿·지신밟기·탈놀이·파장굿·달집태우기 등이 열린다.행사를 주최하는 달성 다사농악보존회.(053)585-4048. ●풍물굿 한판=25∼27일 대구 봉상문화거리·염매시장·동대구시장·방천시장 등에서 극단 함세상의 신명나는 풍물굿 한판이 펼쳐진다.(053)427-8251. ●금오대제=26일 경북 구미시 금오산 잔디밭 일대에서 달집태우기·지신밟기·쥐불놀이가 열린다. ●이색 대보름 행사 3題. ■달집 태우며 한해 소망 비는 '해운대 달맞이 온천축제'. “온천물로 피로를 풀면서 바다 너머 떠오르는 보름달에한해 소원을 빌어보세요.” 올해 열리는 월드컵 대회와 부산아시안게임의 성공을 기원하는 ‘제20회 해운대 달맞이 온천축제’가 25,26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에서 다채롭게 열린다.달맞이 온천축제는 전통문화의 발전과 재현 등에 힘써 온 ㈔부산해운대지구발전협의회와 ㈔해운대문화관광협의회의 공동 주최. 정월 대보름 전날인 25일에는 해운대백사장과 호안도로에서 해운대의 옛모습과 축제 2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전·국제연날리기대회·윷놀이·널뛰기·투호 등의 민속놀이 체험장이 운영된다. 26일에는 달집태우기와 쥐불놓기가 열린다.달뜨는 시각(오후 4시53분)에 맞춰 백사장에 설치된 대형 달집에 불을놓아 달집을 태우며 한해 소원을 비는 것이다. 특히 전남해남에서 온 강강술래 팀이 국민 화합을 기원하는 공연으로 축제의 절정을 이룬다. 이어 아시안게임과 월드컵의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에서학생 2002명이 2002개의 쥐불 깡통을 일제히 돌려 밤하늘을 수놓는다.또 ‘2002촛불기원제’도 개최된다.행사동안해운대의 25개 대중 온천탕은 요금을 20% 할인(2700원)해준다.(051)746-0276.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성남 판교 쌍용줄다리기. 수도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쌍용줄다리기가 택지개발지구로 개발이 예정된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재현된다. 26일 오후 6∼9시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판교파출소 앞빈터에서 ‘널다리 판교 쌍용줄다리기’가 열린다. 쌍용줄다리기는 단체행사로,주로 산간·해안·도서지방에서 열리는 외줄다리기와는 달리 평야지대에서 성행된 민속놀이.원형고리 형태로 만들어진 암줄에 숫줄을 끼운 상태로 벌이는 이 줄다리기는 암줄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해서 항상 암줄이 이긴는 것으로 끝난다. 이번 행사에는 주민들로 구성된 판교동 쌍용줄다리기 보존회 회원 220여명이 참가한다.풍악놀이와 주민들이 마련한 대보름 음식을 즐길 수도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광주 칠석동 고싸움. 매년 정월 대보름 날에 광주 남구 칠석동에서는 고싸움놀이(중요 무형문화재 제33호)가 펼쳐진다.논농사 문화를 배경으로 남쪽지방에서 유래한 고싸움놀이는 볏짚으로 만든고를 맞부딪쳐 상대쪽의 고를 떨어뜨리면 이기는 민속행사.일사불란한 통제력과 협동심이 요구되며 ‘줄패장’의 지휘에 따라 전후 좌우를 이동하며 진퇴를 거듭하는 방식이다. 고싸움놀이 보존회(회장 강판백·68)는 정월 대보름날 낮 12시 칠석동 고싸움전수관 마당에서 고싸움을 시연한다. 전야제는 25일 오후 6시30분부터 강강술래·살풀이·품바타령·쥐불놀이 순으로 진행된다.이어 26일 오전 1시부터1간동안 할머니 당산제·당산굿·농악 등이 열리며 주민모두 모여 풍년과 안녕 등을 기원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kdaily.com.
  • 두둥실 정월 보름달 월드컵성공 비나이다

    ‘대보름 달님에게 월드컵 성공을 기원하세….’ 서울시와 각 자치구는 오는 26일 정월 대보름을 맞아 풍성한 민속놀이를 마련했다.이번 대보름 민속놀이는 예년과 달리 월드컵의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먼저 서울시는 대보름 당일 오후 5시부터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흥겨운 달맞이 행사를 갖는다. ‘대보름 남산달과 함께 하는 소망 하나’를 주제로 북청사자놀이,살풀이,북 공연,촛불 기원,달집태우기,달노래,남도민요 등의 공연이 다채롭게 꾸며진다.앞서 24일 낮 12시에는 풍년을 기원하는 볏가릿대 세우기를 비롯해 고사리·버섯 등의 나물을 전시하는 대보름 진채식(眞菜食) 전시,귀밝이술 마시기,오곡밥짓기 시연 등의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동작구는 21일 사당 5동사무소에서 주민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신밟기’를 열어 대보름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강동구도 22일 한강시민공원 광나루지구에서 대보름 달님에게 월드컵 성공을 기원하는 ‘풍선날리기 행사’를 열어 주민들의 소망을 담은 쪽지를 넣은 오색풍선 1000개를 띄운다. 이밖에 강북·노원·성동구 등 각 자치구마다 윷놀이·제기차기·엿치기 등 재미있고 풍성한 민속놀이로 주민들의달맞이 분위기를 돋운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 내마음의 삼류극장-최원종(1)

    ●등장인물. 재롱(19살·재수생) 형(30살·화정총각 ) 실버(19살·나이트 삐끼) 아줌마(40대 후반) 대머리(40대 후반) 배달원,경찰,남자들. ●무대:삼류극장. 내부는 매우 낡고 퇴색되어 있다. 벽에 육감적인 여배우들의 포스터들만이 생동감있다. 극장 로비 우측에는 섹스용품 가판대가 있고 좌측에는 사발면이나 음료수를 파는 진열대겸 매표소가 있다. 무대의 뒤 배경은 흰 스크린이 되어 있다. 스크린은 등장인물들의 과거를 드러낼 때,쓰인다. 막이 열리면,어둠 속에서 실버가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고,스크린에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가,미야자키 하야호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미야자키의 영화 화면들. 실버가 무대를 나가면,무대 밝아지면서 극장 로비가 된다. 진열대 겸 매표소에는 아줌마가 멍하니 앉아 있고 섹스용품 가판대에는 형이 고장난 콘돔 자판기를 수리 중이다. 재롱:아줌마가 짜장면 먹을 나이냐구. 형:여기 입장료가 2500원이야.저기 써 있지? 재롱:2500원이,뭐? 형:그게 짜장면 값이야.2500원. 재롱:알았어.그만해….광어회 한번 먹기 되게 힘드네. 형:점심엔 짜장면 시켜먹고,영사실에서 낮잠이나 자.방해하지 말고. 재롱:광어회에다가 소주 한 잔 걸치는 건,재수생인 내게 중요한 문제라구.이런 걸 먹어야지 자신감이 생겨. 형:정,먹고 싶으면,혼자 가서 먹어. 재롱:돈 있다니까. 형:학원비나 내.그건 그렇고,너 옆에 끼고 있는 거….수능봐야 되는 놈이 아직도 그런 걸 보냐? 재롱:이거.성문종합영어? 형:지금은 2001년도야.10년 전에 나도 그걸 봤다. 재롱:이거 성문 아니야.빌 게이츠하구 스티븐 스필버그 자서전이야.겉 표지만 성문종합영어. 형:겉 표지만? 재롱:그래야 엄마한테 덜 미안하거든.내가 학원에 안 가고여기 와도.뭐,하여튼 책만 들고 다니면 공부하고 있는 줄 아시니까.형은 내가 여기 왜 오는지 알지? 형:실버 보려고 오는 거 아냐? 재롱:실버? 아냐.여기 이렇게 앉아서,짜장면 먹으면서 말이야,빌 게이츠를 읽고 스필버그 사진 보고있으면 일류가 된기분이 든단 말이야.꼭 내가 성공할 사람처럼 느껴져. 형:꼭 성공할 사람? (웃는다).그런 사람이 정해져 있기나한 거야? 재롱:누구나 삼류시절이 있기 마련이잖아.뭐.하여튼 대충그래.특히 영화보고 나오는 이 동네 대머리 아저씨나,백수형들 보고 있으면,온몸이 그냥 짜릿해지는 거 있지. 형:그런 기분에 시간 낭비하지마. 재롱:시간 낭비? 형:분수에 맞게 느끼라구. 재롱:….난 내가 덜 떨어진 재수생이라는 사실이 못마땅해. 싫어. 형:그런 기분 잠시야.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재롱:나,제대로 성문종합영어도 못 봐.10년 전에도 형이 봤다는,그거 말이야.난 겉 표지만 질리도록 보는 걸.내가 어디 시궁창에서 굴러다니는 개뼈다귀가 될까봐….더러워.기분이 엿 같애.매일 하루하루가 겁나. 형:짜장면 시키자. 재롱:그래서 빌 게이츠하구 스필버그 읽는 거야.내가 가방에 뭘 들고 다니는 지 보여줄까?루이스 거스너,손정의,앤서니 기든스,스티브 잡스,스타벅스,이런 거 읽으면 기분 짜릿해져 와.형 말대로 잠깐이지만.짜릿해. 형:난! 그런 거 신물 나. 재롱:난 형하고 달라.내겐 머리가 있어.빌게이츠 읽을만한에너지가 있어.그 에너지를 형은 느껴보기나 한 거야? 형:에너지….느껴본 적 있냐구?야,짜장면이나 시켜. 재롱:(신경질적으로) 아줌마! 짜장면 먹을 거에요? 아줌마:(멍해 있다가) 응?….응. (그때,입구에서 중년의 대머리 남자가 들어온다.아줌마가인사한다) 대머리:(포스터를 쳐다보며) 신프론가 보네.(읽는다) ‘조폭 아가씨의 일기’ 아줌마:어서오세요. 대머리:이게 ‘조폭 마누라’ 에로 버전인가 보네. 아줌마:표는 저한테 사시면 돼요. 대머리:진짜 빨라.언제 이런 걸 다 만들었데. 아줌마:2500원이에요. 대머리:2500원? 아하,입장료. 아줌마:그럼 좋은 시간 되세요. (대머리 남자,극장 안으로 들어간다) 형:아줌마,제발 좋은 시간 되라는 말 좀 안 하면 안 되요. 아줌마:아니 단지,좋은 시간이 됐으면 해서…. 재롱:아줌마,곱빼기죠? 아줌마:(고개를 끄덕인다.) 재롱:(전화를 건다) 거기 만리장성이죠? 여기 화정극장인데요.짜장면 둘 하고 곱빼기 하나 갖다줘요.고춧가루,고춧가루 꼭 가져와요. 형:미안해요.큰 소리 칠 생각은 없었는데.(다시 콘돔 자판기를 고치기 시작한다) 재롱:아줌마,대머리도 성적인 매력이 있나요? 아줌마:그게 … 나도 잘 … 그냥 안쓰러워. 재롱:안쓰러워요,대머리가요? 아줌마:가끔 내가 왜 이러나 걱정스러워. 재롱:여기 영화 많이 봐서 그런 거 아니에요? 아줌마:그,그럴까.하지만 달라.뭔가 다른 것 같애.마음이싸하게 저린 게,눈물이 찔끔찔끔 나려고 하고 …. 재롱:아줌마하고 헤어졌다는,아줌마 남편이요? 대머리였나보죠? 아줌마:남편? … 아니.남편은 머리에 숱이 많았어,아주.아기도 아빨 닮아서,내 배 속에서 나올 때부터 머리카락이 쭉쭉 뻗었었지.근데 가버렸어.아일 데리고. 재롱:왜요?아줌마가,남편이 대머리가 아니라고 구박한 건아니죠? 아줌마:둘 다 머리에 숱이 많을 때였어.그거 하나 믿고 살았는데….근데.아기 기저귀며 분유 살 돈이 부족했지.나,너무 먹질 못해서,젖이 나오지 않았거든.그래서 분유라도 사려고,신문지며 박스를 주우러 돌아다녔어. 재롱:요즘 그거 트럭 한 대 꽉 채워도 돈 십 만원을 안 준대요. 아줌마:그러다 여길 오게 된 거야.그 땐,이 극장도 잘 나갔었는데.큰 극장에서 금방 끝난 영화를 빌려 가지고 와선 반값에 틀었거든.그땐 큰 극장에 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어. 재롱:아줌만,이 극장에서 뭘 했는데요? 아줌마:표도 팔고 청소도 하고,단골손님한텐 라면도 끓여줬지. 재롱:지금이랑 똑같잖아요.라면 끓여주는 건만 빼고. 아줌마:라면 … 그래,라면을 끓였어.그 날은 비가 많이 왔었는데.바깥에 비가 오나,지금.비 소리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오늘 같이 극장에 오는 손님이 없었는데.(비 소리가 들려온다.무대는 어두워진다.스크린에 중년의 대머리 남자 그림자가 영상으로 보인다.영상에는 아줌마와 남자의 스토리가그림자극으로 보여진다.아줌마는 스크린 옆에서 마임 동작만을 하면 된다.아줌마가 그 그림자 옆으로 다가간다.그림자는 비를 흠뻑 맞고 몹시 떨고 있다.그러다가 바닥에 쓰러진다) 아줌마:이봐요,이봐요 ….일어나요. 그림자:(정신을 못 차리고 뒤척인다) (아줌마는 그림자의 이마에 손을 얹어본다.) 아줌마:앗,뜨거.(수건을 물에 적셔 그림자의 이마에 올려준다.라면을 끓이기 시작한다.라면 봉지를뜯고,라면을 반으로 쪼개고 냄비에 넣는다.스프 봉지를 뜯고 스프가루를 넣는다.냄비를 그림자 옆으로 가져가,숟가락으로 국물과 면을 조금씩 그의 입에 떠 넣어 준다.그림자가 약간 의식을 찾은 듯뒤척인다.그러자 외국 에로 영화의 음향이 들려온다.외국남녀의 격정적인 신음소리) 아줌마:영화가 상영되나 봐요.(그 둘은 같이 한 곳을 바라본다.) 아줌마:이봐요,며칠 굶은 사람처럼 얼굴이 말이 아니네요.(남자 그림자가 아줌마 그림자를 껴안는다.무대 밝아진다.) 재롱:그래서 아줌마 남편이 떠난 거구나. 아줌마:맞아.내 탓이야 ….나중에 남편이 물었어.그 남자한테 무슨 감정 품었냐구. 재롱:아무 감정도 없었잖아요. 아줌마:난,난 잘 모르겠다구,나도 모르게 그냥 그랬다구,말했지.사실은 그 때 그 감정을 말로 할 수가 없었어.어렸을때,눈깔사탕을 실수로 꿀꺽 삼켰을 때,그런 기분.이래저래그 순간엔 눈깔사탕만 자꾸 떠오르더구나. 재롱:눈깔사탕이라 …. 형:지금은 알아냈어요?그 눈깔사탕? 아줌마:… 아버지가 떠올랐어. 형:아버지요? 재롱:아줌마아버지가 대머리였군요? 아줌마:… 내 아버진 꽃다운 시절에 대머리가 되셨지.엄만나한테 머리카락 줍는 일을 시켰었는데 ….엄만 아버지를 구박했어.처음엔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였지.머리 안 빠지는 데 좋다는 약은 다 구해다 먹였으니까.그러다 훤히 대머리가된 걸 보고 구박했어.동네 사람들도 뒤에서 웃어댔지.읍내에 장이 서는 날,아버진 중절모를 쓰고 나를 데리고 나가셨어. 내게 눈깔사탕이며 빨간 에나멜 구두를 사주곤 했는데.아버진,광견병 걸린 개한테 물려서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셨지. 광견병 걸린 개한테 눈깔사탕을 먹이려고 하셨나봐.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집으로 돌아와선 엄마를 때리고 옷들을 마당으로 마구 집어 던졌어.아버지가 개한테 물렸던 양복 윗도리 주머니엔 눈깔사탕이 가득 들어있었어.아버지가 시름시름 앓고 있는 동안,난 그 사탕들을 입안에서 녹이며 보냈어.나중에,알게 된 건데,아버지한테 다른 여자가 있었대.그래서엄마가 ….(짜장면 철가방 소리가 들린다) 배달원:짜장 왔습니다. 재롱:여기요.여기다 놔요.(배달원이 철가방에서 짜장면을꺼내놓으면,그들 셋은 소파 탁자로 모여 둘러앉는다) 배달원:(50원 동전을 주며) 50원이요. 재롱:예? 배달원:저희 만리장성에서는요,전화로 주문하셨을 경우 전화비 50원을 돌려주기로 했거든요.(배달원 퇴장했다가 다시들어온다) 배달원:고춧가루요.(배달원 나간다.) 재롱:핸드폰으로 걸면,껌 값 줄래?고춧가루나 잘 갖고 와라!(중년의 대머리 남자가 극장으로 들어온다.그러면 아줌마,대머리에게 달려가,뭐라고 서로 숙덕숙덕 거리며 같이 퇴장한다) 재롱:대단해.저건 또 못 보던 대머리네. 형:아줌마 건,퍼지기 전에 니가 해치워라. 재롱:내가 뭐랬어? 광어회 사다 먹자니깐.(짜장면을 먹는다.극장 옥탑방에 세 들어 사는 나이트 삐끼,실버가 잠에서 방금 깨난 듯 들어온다) 실버:짜장면 맛있어 보이네.근데 웬 세 개? 재롱:빨리 와.퍼지겠다. 실버:웬일이야.너 부킹하고 싶어서 그러지. 재롱:아냐.형이 시킨 거야,이거. 실버:고마워 오빠.한 번 나이트에 놀러와.부킹,내가 확실히 책임져 줄께.나이트 와서 ‘실버’를 찾아.실버.은빛 겨드랑이. 재롱:야,밥 맛 떨어지게. 실버:밥이 아니라,짜장면이다,이 바보야.(셋,짜장면을 먹는다) 재롱:실버,내가 준 비디오는 다 봤어?미야자키 하야오 꺼말이야. 형:뭐? 미아가되자 야호? 재롱:모르면 따라하지마,형. 실버:미야자키 하야오.일본 애니메이션.그거 보면 되따 좋아져요.토실토실한 너구리를 쓰다듬고 있는 기분이에요.그사람 만든 걸로,제목이 뭐더라? ‘헤이세이 너구리 대전쟁폼포코’,‘이웃의 토토로’. 재롱:‘바람 계곡의 나우사카’,‘천공의 성 라 퓨타’,그리고 극장에서 엄청난 관객동원을 이룬 ‘원령 공주’까지. 마지막으로 ‘미래 소년 코난’. 형:코난? 그건 나도 어렸을 때 본 건데.지금은 애도 아니구. 실버:취향의 문제죠.뭐,(재롱에게) 커피 마실래?(커피 자판기로 간다) 재롱:그 사람 걸로 좋은 비디오 구해놨는데,살래? 실버:어떤 거? 재롱:발작을 잠재워 줄만한 거. 실버:그럼 옥탑방으로 배달해 줄래?오늘 면접 있거든.(자판기 옆에서 커피가 나오길 기다리다가 나오지 않자,신경질적으로 자판기를 발로 차고 나간다)(재롱과 형은 커피자판기를 바라본다) 형:발작? 재롱: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이 제한텐 약이야.보고있으면 안정이 된다고 하니.발작을 콘트롤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대.그래서 한 편씩 구해주는 대가로 오천원씩 받기로 했어. 형:발작을 콘트롤 한다구? 재롱:아직까지 몰랐어,형? 제 간질 있어.핸드폰 걸었는데생리통이 심하다,머리가 아프다,어쩌고저쩌고 하면 십중팔구 그 날이야. 형:… 간질 …. 재롱:옥탑방에 틀어박혀서 비디오만 봐.반딧불들이 날아다니는 자궁 안에서 자기 뇌로 연결된 깨끗한 탯줄로,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같은 피를 수혈 받는 거야.그런 기분.그리고 리모콘 누르는 것처럼 적당한 순간에 채널을 바꾸는 거야. 형:감쪽같이 속았는데.감쪽같이 말이야. 재롱:형이 몰랐던 것뿐이지,누가 속여. 형:하긴 나도 그 애하고 별반 다르진 않지.(커피자판기로가서 사정없이 발로 찬다) 재롱:동전 안 넣잖아? 형:(계속 차면서) 커피 마실 거니? 재롱:나야,주는 대로. 형:(옥탑방을 가리키며)마시겠냐고 물어봐.아이스 커피로. 재롱:뭐야 실버 때문이야.알았어.야 실버! 너 아이스 커피마실래? 야 실버! 형이 아이스 커피 타준대.(대답이 없다 )이빨 닦고 있나봐.(정장을 한 실버 들어온다.) 실버:야,옷 입을 때,부르지 좀 마. 재롱:내가 부른 게 아니고,형이 시킨 거야.너 아이스 커피먹으래. 실버:이빨 닦았어.근데 자판기에서 아이스 커피가 나와?(실버는,형이 직접 아이스 커피를 만드는 걸 본다) 실버:시럽도 있어야 되는데 ….그거 마시려면. 형:시럽? … 지금 만들어 볼게. 재롱:야아.말 잘 듣네.형이 말 잘 듣는 걸 보니,이건 분명형 생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징조야. 실버:생일? 어쩌지 … 그럼 시럽 만들지 마.커피에 각설탕두 개 넣어 줘.나,스푼으로 오빠 이름 쓰면서,생일축하합니다,하고 쓰면서 설탕 녹일게 ….그거 오빠가 마셔.오빤 늘블랙으로 먹지?난 블랙으로 먹는 사람 심술궂어 보여. 형:장난 그만해라. 실버:설탕은 그냥 저어서 녹이나,오빠 이름 쓰면서 녹이나녹는 건 마찬가지야. 형:(멍하니 쳐다본다) 실버:나한테 마음 있는 거 아냐.(웃는다)하지만 이건 알아둬.오빠 나이하고 내 나이 ,열한 살 차이나. 재롱:(웃는다)(형이 실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실버:오빠가 빤히 쳐다보니까,자꾸 그 애 생각이 나네. 재롱:그 애? 너한테 찝쩍대는 웨이터 송강호 말이야. 실버:아니 ….내 첫사랑.그 앤 반에서 항상 5등이었어.난 4등이었구.중학교 3학년 때였나? 2학기 때,담임선생이 아파서 다른 선생님이 잠시 동안 우리 반 담임을 맡게됐는데.교실에 들어와선,쪽지를 하나씩 나눠주는 거야. 재롱:쪽지는 왜? 실버:좋아하는 애 이름을 적어내라고.그걸로 짝을 지어 주겠다고.나,그 애 이름을 적어냈어.별달리 적어낼 사람이 없었거든.아무튼 그 애는 체육시간에 발야구 투수였어.타석에서서 나를 빤히 쳐다보는 그 애 얼굴을 봤거든.얼굴이 빨개져서,어쩔 줄 몰라하더니,공을 아주 천천히 굴려주는 거야. 덕분에 난 인기 캡이었지.공을 팡팡 차댔거든.그 애하구 짝이 됐어.그 애가 내 이름을 적어냈던 거야.놀랍지 않아? 서로 말 한 마디 하지 않았었는데.우린 서로 친절했어.근데 그것도 끝나버렸지.전 담임선생님 건강이 회복됐거든.시험문제 틀린 개수대로 종아리를 때릴 테니까,틀린 개수를 큰 소리로 외치면서 앞으로 나오래.(실버가 스크린 앞으로 다가가선다.무대 어두워진다.몽둥이를 들고 있는 담임선생님의 그림자가 스크린에 비친다)
  • “”유신헌법 개정 초안 박전대통령이 구상””

    유신헌법 초안은 고(故)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구상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동안 유신헌법 제정에 주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원로 헌법학자 한태연(84) 전 서울대 법대교수는 지난 8일 한국헌법학회(회장 安京煥 서울대교수) 주최로 서울대 근대법학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역사와 헌법'학술대회에서 유신헌법 제정 경위 등을 처음 공개했다. 한 전교수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청와대의 연락을 받고 가보니 박정희대통령이 '헌법 개정에 대한 구상'이란 쪽지를 내놓았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개정작업을 위해 법무부에 가보니 당시 김기춘(현 한나라당 국회의원) 과장의 주도로 초안을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 “”몇몇 조항은 국민의 지탄을 받을 것 같아 고치고 싶었지만 법무부가 '골격을 건드리지 마라'고 해 자구만 수정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씨는 유신 헌법에 대해 “”70년대의 정치·경제 격동기를 헤쳐나가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옹호했다. 이날 한씨의 증언은 헌법학회가 '과거 청산'을 내걸고 유신헌법 제정 실상을 밝히고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초청, 특강기회를 제의하자 한 전 교수가 허락함으로써 이뤄졌다. 이종수기자
  • 국정원·경찰 “수지김 사건 네탓”

    ‘수지김 피살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중단 책임을 놓고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책임 떠넘기기’ 양상이다. 29일 검찰에 소환된 김모 전 국정원 대공수사국장은 “지난해 2월 15일 이무영 전 경찰청장을 만나 사건의 내막을자세하게 설명했다”고 진술했다.사건의 내용을 알려줬지수사 중단 요청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수사 중단 결정은경찰이 스스로 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전 청장은 이날 배포한 경위서에서 “2월 15일김국장이 청장실로 찾아와 안부를 묻고 신변잡사를 이야기하다가 일정이 있어 나가봐야겠다고 하자 쪽지를 건네면서협조할 사항이 있다고 해 ‘무슨 건인지 모르겠으나 바쁘니 실무자들과 협의하시오’라고 하고 일어섰다”고 해명했다. 이 전 청장은 또 “김 전 국장이 지난 15일 만나자고 전화를 걸어와 만났더니 ‘수지김 사건을 고 엄익준 국정원차장이 전화해서 처리한 것으로 해달라’고 했다”면서 “수지김 사건은 금시초문이고 돌아가신 엄차장님으로부터당시 어떤 전화도 받은 기억이 없다고 하자 황급히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주장을 종합해 볼 때 둘 중 한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셈이다.김 전국장의 경우 단지 사건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방문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고 이 전청장도 김 전국장의 말을 파악하지도 않고 실무자와 협의하라고 지시했다는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검찰은 김 전국장의 진술이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것으로보는 한편 이 전청장도 김 전국장으로부터 사건 내용에 대한 설명이나 수사 중단 요청을 들은 일이 없는지 대질심문을 통해 정확한 경위를 캐기로 했다. 경찰은 이 전 청장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이 제기되자수사관행상 불가피했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모 경감(45)은 “국정원이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경찰이무엇 때문에 수사를 중단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모 경정(40)도 “국정원이 대공 업무라며 경찰의 협조를 요구했을 때 경찰이 이를 거부했다면 도리어 그것이 불미스러운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경찰서의 한 경찰관(50)은 “국정원에서 ‘수사를 그만두라’고 압력을 행사했거나 ‘우리가 수사하겠다’고 통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조현석 전영우기자 hyun68@
  • ‘짜깁기’ 족집게 판별 ‘교수클럽’ 사이트 인기

    ‘과제물 베끼기,꼼짝마!’ 대학생들의 과제물 복제 판별사이트(일명 사이버 캅)가교수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교수 커뮤니티사이트 ‘교수 클럽(gyosuclub.com)’은 9월 개강 초부터 무료로 남의 논문이나 책,과제물 등을 짜깁기한 내용을 족집게처럼 잡아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인터넷을 통해 남의 논문이나 과제물을 교묘하게 짜깁기하거나 ‘족보’라고 일컬어지는 모범 답안을 통째로 복제하는 풍토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교수들에겐 희소식이아닐 수 없다. 이 사이트 가입자는 20일 현재 전국 324개 대학과 전문대 교수 3,059명이다.복제 판별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에는가입자가 1,000명에 못미쳤으나 9월초부터 두달여만에 2,000여명이 늘었다.서울대 교수가 20명,고려대 54명,연세대20명,한양대 62명 등이다.공과대 계열 교수가 862명으로단연 많다. 학생들은 교수들이 평균 한개 꼴로 개설한 3,145개의 ‘강의 홈’을 통해 수업 내용과 과제물 등을 확인하고 이메일로 과제물을 전송할 수도 있다. 과제물을 전송하면 컴퓨터의 ‘텍스트 마이닝’ 기술을이용해 사용한 표현,공식 등을 다른 학생이 제출한 과제물은 물론,인터넷 족보와도 비교 검색해 유사성 정도를 백분율로 표시한다. 경희대 전자정보학부 현우석(玄雨錫·37·여)교수는 “심각한 수준에 이른 과제물 복제를 막기 위해 별의별 수단을 다 써 보다가 이 사이트에 가입했다”면서 “복제 정도가 심한 과제물에 낮은 점수를 주었더니 베낀 과제물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일부 교수들은 그동안 복제를 못하게 하려고 개인 별로다른 주제의 과제물을 내주거나 쪽지 시험을 보기도 했다. S대 통계학과 2학년 박모군(20)은 “전에는 밤새 술을 마시고도 인터넷을 통해 10∼20분만에 과제물 하나를 뚝딱해결하곤 했다”면서 “하지만 강의 홈을 통해 과제물을내게 된 뒤부터는 짜깁기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실토했다.성균관대 전기전자공학과의 E교수는 “교수들이 오죽하면 이 사이트에 가입하겠느냐”면서 “중요한 것은 복제 유무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교수와 학생 사이의 신뢰 회복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윤락·음란 파는 사이버 공간

    사이버 공간을 통한 윤락 알선과 음란물 유통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인터넷=성문란의 통로’가 아닌가 의문시될 정도다.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부장 黃敎安)는 1일 박모군(16·고2)등 고교생 10명을 사기 혐의로 벌금 150만∼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대전의 모 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박군 등은 지난 8,9월 S인터넷 채팅사이트에 접속,‘아가씨 있습니다.쪽지 주세요’라는제목의 비밀 대화방을 만든 뒤 연락을 해온 성인남자 90여명으로부터 1인당 10만원씩 9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중산층 가정의 자녀들인 이들은 피해자가 당국에 신고하지 못한다는 약점을 악용,‘쪽지 대화’를 통해 윤락녀의 신체조건등을 협의해 알선료를 입금받은 뒤 윤락을 알선하지 않고 연락을 끊는 수법을 썼다.서울지검은 또 ‘사이버 포주’ 정모씨(43)를 윤락행위 등 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정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결혼상담소의 여성 회원 30명으로 ‘사이버 윤락조직’을 구성한 뒤 성인사이트 게시판에 윤락알선광고를 게재,연락을 해온 성인남자 230여명에게 413차례에 걸쳐 윤락을 알선하고 2,6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윤락 여성 회원 중에는 가정주부,이혼녀,학원강사 등이 포함돼 있었다.검찰은 이들이 “남자를 만나보고 돈도 벌라”는유혹에 넘어가 쉽게 윤락녀로 전락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지검 소년부(부장 朴泰錫)도 이날 E인터넷 화상채팅 사이트에 ‘부부방’이라는 제목의 대화방을 개설한 뒤 “부인의 가슴,성기 등을 보여줄테니 돈을 내라”고 네티즌들을 유혹,15만원을 송금받고 음란 동영상을 보여준 대학생 박모씨(24)와 나체로 화상 채팅을 한 엄모씨(33·회사원) 등 18명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한국청소년개발원 김인목 연구원은 이에 대해 “인터넷 자체가 통제장치가 없는데다 어른에 비해 젊은 사람들이 컴퓨터에 능숙하기 때문에 유사 범죄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면서 “성인용 사이트마다 주민등록번호와 실명 확인 등을 의무화하는 등 접근권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어기준 소장은 “사이버 공간을 통한 성 문란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부모가 자녀들이 지나치게 인터넷에 탐닉하는 것을 막고 다른 활동을 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평화여성회’ 상임대표 이김현숙씨

    “우리는 모든 테러를 반대합니다.그러나 테러에 대한 보복전쟁은 피의 악순환을 부를 뿐입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전쟁을 반대하는 국내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높은 요즘,반전 평화를 촉구하는 집회에 가면 한 중년여성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평화여성회)’ 상임대표 이김현숙씨(56)가 주인공.그는 최근 수백개의 단체들이 참여한‘반전평화 시국선언’,‘한·일 시민단체 공동선언’,미 대사관 앞 ‘1인 시위’ 등을 앞장서 이끌어왔다. 미국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부터 평화여성회는 전쟁을 반대하는 국내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담아 백악관에 ‘평화의쪽지’를 보내고 있다.현재 4,000명이 넘게 참여하고 있을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은 왜 이런 테러가 발생했는지 스스로 돌아보고 제3의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의 말에는 거침이 없다.우리의 시민운동이 이젠 세계적인 평화운동을 이끌 만큼 성숙해졌다고 자부하는 그는 특히 여성단체들이 평화운동을 주도하고 있는데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시민운동에 뛰어든 서른 살부터 꿈꿔온 여성주의적 평화운동이 빛을 발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그는 여성주의적 평화운동을 “군사주의와 가부장제를 무너뜨리는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여성평화회는 91∼93년 4차례에 걸쳐 남북한과 일본에서열렸던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를 주도했던 인사들이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을 돕기 위해 97년에발족한 단체.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 개정 운동,매향리 미군 철수 운동을 펼치면서 1년여를 거리에서 보냈다는 이김현숙씨는 “생각까지 경직화시키는 딱딱한 시위문화를 문화행사처럼 부드럽게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 韓·日시민단체 ‘反戰’ 드세다

    전쟁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목소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특히 이들 단체들은 미국의 아프간 보복전쟁이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환경운동연합,민주노총 등 국내 319개 단체와 일본의 28개 단체는 9일 서울과 도쿄에서 한·일 사회단체 공동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의 전쟁 중단과 일본의 군사대국화 중지를 촉구했다. 일본에서는 아시아태평양자료센터(PARC),아시아인권기금,가톨릭정의와 평화협의회 등이 참가했다. 이들은 공동선언에서 “미국은 전쟁을 통한 보복을 선택함으로써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염원을 저버렸다”면서 “군사보복은 세계적인 차원의 군사적 대립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또 “일본 정부가 미국에 대한 전쟁 지원을 명분으로 자위대의 군사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평화헌법을 개정하려 한다”고 규탄했다. 한·일 단체들은 아시아 9개국 사회단체들과 오는 22일 동시다발 반전평화 행동을 추진할 예정이며,국내 단체들은 10일 명동성당에서 ‘반전평화 시국대선언과 평화행진’을 개최해 반전운동을 확산시킬 방침이다. 매향리 주민대책위원회도 이날 서울 명동 향린교회에서 전쟁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SOFA개정국민운동은 용산 미8군사령부 앞에서 보복전쟁을 규탄하는 시위를 펼쳤다.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등은 백악관에 평화쪽지 보내기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美 아프간 공격/ 시민들 반응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보복공격이 시작된 8일 시민과 네티즌들은 “더 큰 전쟁으로 비화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면서 국내 경제 등에 미칠 영향을 걱정했다. 그러나 미국 테러 사태 이후 보복공격이 예견된 탓인지 사재기 등 눈에 띄는 동요는 나타나지 않았다. ◆전쟁 조속히 끝나길=회사원 최규성씨(34)는 “테러는 뿌리뽑아야 하지만 감정적인 대응은 더 큰 재앙을 부를 뿐”이라면서 “그렇지 않아도 불황으로 치닫고 있는 국내 경기가 이번 전쟁으로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주부 이은숙씨(48)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아프카니스탄 민간인들이 피해를 입게 돼 안타깝다”면서 “보복과 응징보다는 용서와 화해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이 고향인 다이안(49·L어학원 강사)은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공습으로 이어져 유감이지만 테러를뿌리뽑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미국 테러 희생자를 애도하는 모임’에 글을 올린 육남석씨는 “이번 전쟁이 이슬람 국가와의 전면전으로 비화하거나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이 없기를간절히 기원한다”고 피력했다. ◆평화·반전 시위 잇따라=‘평화를 만드는 여성회’는 이날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에 보복전쟁 중지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평화의 쪽지’ 4,000여건을 전달하고 오후부터 대사관 근처에서 ‘1인 시위’에 들어갔다.이 단체 전은주(全殷珠·30) 사무국장은 “미국은 당장 전쟁을 중단,전세계가 전쟁 분위기에 휩싸이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슬기로운 대처 필요=전문가들은 미국의 보복공격이 장기화될 경우 테러와 전쟁의 악순환,세계 경제 침체 등 엄청난 후유증을 남길 것이라고 경고했다.서울대 외교학과 윤영관(尹永寬·50) 교수는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 분쟁지역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정치·경제적인 후유증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단기간에 사태가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각국의 지도자들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키스탄 교민 가족의 걱정=파키스탄에 혈육을 둔 국내가족들은 전쟁의 불똥이 파키스탄으로 튀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다.미 테러 사건 이후 280여명의 교민들이 철수했고 현재 공관원 등 120여명만이 남아 있다.파키스탄 라오르 지방에서 살다 전쟁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지난달 중순 남편 김석철씨(39·대우건설 과장)만 남겨둔 채 귀국한 김씨의 아내는 “매일 전화로 남편의 안부를 확인하고있지만 일손이 잡히지 않아 TV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석 한준규 윤창수기자 hyun68@. ■주요시설 24시간 비상경계. 정부는 8일 이근식(李根植) 행정자치부장관 주재로 긴급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에 따른 대테러 대책을 논의,외국 공관과 국가 주요시설에 대해 24시간 비상경계에 들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주한미국대사관 등 미국관련 주요시설에 대해 경계 및 순찰활동을 대폭 강화하는 등 전국 경찰에경계강화령을 내렸다.서울 광화문 주한미국대사관 주변에는 기존의 무장 경찰병력 3개 중대 300명 외에 아프간 공습직후인 이날 오전 2시쯤부터 경찰특공대의 무장 장갑차 1대가 긴급 배치됐다. 대사관주변에는 장갑차와 함께 무장 경찰병력과 폭발물탐지견이 순찰을 돌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주한미국대사관 공보관계자는 “오늘이 미국의 휴일인 콜럼버스 데이어서 휴무중”이라면서 “9일부터 비자 발급등제반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 미8군 기지 정문 좌우에도 무장경찰이 지키고있는 가운데 기지 사령부로 통하는 메인포스트 5번게이트바깥쪽에는 민간 경비원이,안쪽에는 미헌병들이 무장한 채이중으로 차량 출입을 통제했다. 경찰은 또 미국의 대테러 보복 전쟁에 지원의사를 표시한영국·이스라엘·파키스탄 대사관과 서울 용산의 이슬람권관련시설 주변에 대한 순찰·경계활동도 강화됐다.한국방송공사와 중앙전파관리소 등 9개 주요 방송·통신시설에도 무장경찰 병력이 배치돼 경계에 돌입했다. 경찰은 112타격대와 경찰특공대,전경대 등 경찰작전부대에 대해서는 24시간 출동태세를 유지토록 했다. 한편 건교부는 기존의 비상대책반을 수송대책반과 해외건설대책반 등 2개반으로 늘리는 한편,지방공항의 내·외곽경비요원을 늘리고 탑승교 출입문 통제와 화물청사 지역의검문검색과 순찰활동을 강화토록 시달했다.특히 국적항공사에 대한 테러에 대비,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공문을 보내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항공기의 승객과 화물에대한 출발지 검색을 대폭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조현석 최여경기자 hyun68@
  • [김삼웅 칼럼] 올 추석에는 쌀을 화두로 삼자

    바람결이 소슬하고 나뭇잎 색깔도 달라보인다.어김없이 가을이고 추석명절이 다가온다.주말부터 새달 3일까지 연휴가이어진다. 들녘에는 벼가 무르익어 황금빛 물결이 지고 황금연휴가 시작되면 공해와 일상에 찌든 도시인들은 훨훨 털고 귀향길에 오를 것이다. 추석은 예부터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했듯이 덥지도 춥지도 않고 햇곡식과 잘익은 과일로 차례지내고 헤어졌던 친족이 다시 만나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지화자 얼씨구’가 절로 나오고 두둥실 어깨춤을 추는때가 중추 가배절이었다. 올해도 풍년이다.90년래의 가뭄과 폭우로 농사가 어려움을겪기도 했지만 농민들의 피땀어린 정성으로 5년 연속 풍작을 일궈냈다.하지만 농민들은 울상이다.풍년맞은 농민들 얼굴에 그늘이 짙고 분노가 스민다. 우리 역사에서 ‘풍년에 즐겁지 않은’ 현상은 초유의 일이다.수탈과 기근과 배고픔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온 민초들에게 그나마 풍년은 하늘이 준 은덕이고 나라님의 시혜처럼여겨졌다. 씨를 뿌리고 거두기까지 여든여덟번의 손이 가야거둘 수 있는 작물(米)이었으므로 쌀은 그만큼 귀한 존재였다.귀한 만큼 수탈이 심하고 그래서 농민들에게는 애환의대상이었다. 봉건왕조 시대에 쌀은 지배계급의 전유물이 되고 서민들은잡곡이나 초근목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그래서 북쪽지방에서는 쌀밥을 임금과 그 일족(이씨 왕조)만 먹을 수 있는것이라 하여 ‘이밥’이라 불렀다.각종 민란과 동학혁명이농민들의 쌀을 수탈하는 악세(惡稅)에서 비롯되었음은 다아는 일이고. 올 추석에는 화제를 바꿔보자.테러사건,보복전쟁,정치문제등 화젯거리가 넘치고 고스톱이나 노래방도 단골메뉴이지만,틈을 내서라도 가족끼리 쌀문제를 토론하면 어떨까. 우리들 삶의 근원이고 겨레의 주식으로 자리잡아 온 쌀문제의 토론은 중요하다.풍작과 소비량의 격감으로 창고마다볏가마가 쌓이고 관리비가 엄청 들며 과잉생산(?)으로 수매가와 수매량이 줄어 농민들의 시름이 깊고 더러는 다익은벼논을 갈아엎기까지 한다. 쌀이 모자라 배곯아 온 민초들에게 쌀이 남아 걱정인 현실은 어찌보면 ‘배부른’ 투정일지 모르지만 생산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심각하다.구한말 쌀을 일본으로 반출하지 못하도록 방곡령을 내리고,식민지시대 질좋은 우리 쌀을 ‘공출’이란 이름으로 빼앗길 때 쌀은 바로 우리의 생명줄이고민족의 혼이었다.지금 북녘에서는 ‘쌀밥에 고깃국’이 최고의 이상인 터에 남녘에서는 쌀과잉으로 농민과 정부가 함께 걱정이니 이것이 축복인 것인지 재앙이 될는지 판단이어렵다. 현재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쌀재고량은 735만섬,햅쌀까지합치면 1,000만섬이 넘고 쌀 보관 비용에만 한 해 1,000억원이 넘는다.2004년 부터 WTO의 쌀협정으로 값싸고 질좋은중국,호주쌀이 국내에 들어오면 농촌경제는 더욱 어려워진다.그렇다고 수출로 먹고사는 처지에 외국산 쌀을 막을 수도 없다. 방법은 없는가.이것이 추석토론의 주제가 돼야 한다.현재식량자급률은 30%선에 불과하다.쌀과 감자·고구마가 자급될 뿐 나머지는 수입해다 먹는다. 밀은 자급률이 5%,지난해 302만톤이상 들여왔다.옥수수 자급률 3.9%,콩 36.5%,보리 74.4%다.곡물전체의 자급률은 1970년 80.5%에서 1995년29.1%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28.4%밖에 안됐다. 정리하자.쌀은 남아돌고 잡곡은 모자라 비싼 외화 주고 사온다.뭔가 잘못되지 않았는가.실정이 이러하니 해답은 내부에 있다.한민족의 뿌리인 농촌을 살리자면 쌀값을 안정시키고 벼농사를 보장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밀가루음식 대신 쌀음식을 먹도록 한다.‘쌀음식 장려’의 캠페인을 벌이고 벼농사 대신 밀·옥수수·콩을 심도록 정부가 지원한다.남는 쌀을 북녘에도 넉넉히 보내주고 과자나 빵을 쌀로 제조하면 면세혜택을 주자. 그나마 정부가 쌀 400만섬을 추가로 매입하고 야당인 한나라당도 30만톤 대북지원을 제기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다행이다. 김삼웅 주필 kimsu@
  • NGO/ “美보복공격땐 더 큰 불행” 反戰 열기

    “폭력은 또다른 폭력을 부릅니다.평화를 원하는 우리의마음을 담아 미국 부시대통령에게 메일을 보냅시다.” 미국의 보복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한 시민단체가 회원들에게 ‘전쟁 반대 메일보내기 운동’을 제안하면서 예시한 문구다.보복의 악순환을 막자는 취지다. 미국에서도 이 단체와 생각을 같이하는 NGO들이 적지 않다.이들이 앞장서 들끓는 감정을 억누르고 냉정을 되찾자고 호소한 덕분에 테러 직후 미국내에서 90%까지 치솟았던 전쟁 강행 여론이 많이 누그러졌다. 미국의 대표적 평화단체인 ‘WRL(War Re sisters League·전쟁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테러로 붕괴된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에서 3㎞ 정도 떨어진 라파예트 거리에 사무실이 있다.WRL 간부들은 당시의 참상을 생생히 목격했다.WRL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안타까워하면서도 “미국의 군사정책이 이들의 죽음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또 홈페이지(www.warresisters.org)를 통해회원들에게 전쟁 반대 배너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전쟁반대 탄원 서명운동을 펼쳐온 ‘The Petition Site(www.thepetitionsite.com)’는 테러 대참사 직후 ‘보복을 넘어 평화와 비폭력으로’라는 제목으로 서명운동을 벌여 2만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부시대통령에게 전달했다.6만여명이 추가로 서명하는 등 지금도 서명은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The Nuclear Resister(핵을 반대하는 사람들)’나 ‘International Service for Peace(국제평화봉사활동)’ 등 많은 단체들이 서명운동과 기도모임 등을 통해 평화 기원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희생자를 애도하고 보복전쟁을 반대하는내용의 메일을 보내거나 성명서 발표,집회가 잇따르고 있다.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www.wmp.jinbo.net)’는 지난 18일부터 ‘테러 및 전쟁 중지와 평화 쪽지 이어날리기’ 행사를 시작했다.이 단체의 홈페이지에는 전쟁없는 세상을기원하는 글들이 매일 수백건씩 쏟아지고 있다.주소와 실명,직업 등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함에도 중학생,교사,회사원,주부 등 각계 각층 시민들이 간절한 내용의 글을 보내고 있다.중학생 전선민군(경북 구미시 옥계동)은 “테러로 미국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지만 아프간에 보복을 한다면더 큰 불행을 낳을 뿐”이라며 보복전쟁에 반대했다.주부이명란씨(부산시 해운대구 반여1동)는 “왜 테러가 일어났는지 미국은 스스로 생각해보기 바란다”고 뼈있는 충고를 했다. 이렇게 모아진 의견들은 매주 한차례 청와대와 백악관,미국 국무성 등으로 보내진다. 국제민주연대,한반도평화네트워크 등 단체들도 전쟁반대성명서를 발표하는 한편,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파월국무장관,럼즈펠드 국방장관의 e메일 주소를 알려주며 ‘전쟁 반대 메일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다음달 11∼13일 40여개국 평화단체들이 참가한 가운데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평화대회’에서도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모을 계획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秘史] (1)김동환 가족사

    한 여인이,생신을 보름 남짓 앞둔 91세의 한 여인이 1993년 3월 18일 세상을 떠났다.‘백구 신원혜지묘(白鷗 申元惠之墓)’라는 묘비명만으로는 이 여인의 죽음이 한국 문학사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아리송할 것이다.그러나 그녀의 이름위에 있는 ‘파인 김동환(巴人 金東煥)’이란 각자(刻字)를 보노라면 ‘아,파인의 본처가 그때까지 생존했더란 말인가’라는 자못 회고조의 감탄사가 나올 법하다.1903년 원산에서 태어난 신원혜가 서울 정신여고를 졸업,블라디보스토크,간도,원산 등에서 중학교 교사로 있다가,서사시 ‘국경의밤’으로 이미 명성을 얻은 두 살 연상의 시인 김동환과 결혼한 건 1926년 3월 14일이었다. 가난한 시인의 아내이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3남 1녀를얻은 그녀는 1942년 작가 최정희(崔貞熙)와 남편의 관계가알려지자 시인의 “우유부단한 처신을 안타깝게 지켜”보다가 기어이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셨고 그 극심한 어머니의 분노를 이겨내지 못한 아버지는 끝내 여관으로 잠시의 거처를 정하였다”고 셋째 아들 김영식(金英植·68)은 회상한다.“그 후 어머니는 교회 일과 모교인 정신여고 동창회 봉사활동에 전념하면서 아픈 상처를 홀로 달래고” 지냈는데,나중 동네 아낙들에게 “아무리 남편이 속을 썩이더라도 집에서 나가 달라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남겼다고 전한다(김영식,‘아버지 파인 김동환-그의 생애와 문학’). 조혼이 아닌 어엿한 신여성과 연애를 거쳐 사랑이 그득한결혼을 했던 파인의 예기치 못했던 탈선이 문단에서는 가십이었으나 그의 고향을 비롯한 애독자들로부터는 마침 휘몰아친 친일문학과 함께 따가운 매도의 대상이었다.어쩌면 이 두가지 탈선은 오히려 동시에 수행되면서 인간과 민족의존재론적 본질을 벗어나 원죄의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해준 도피처 역할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파인의 친인척과 고향 사람들로부터 동정과 애정을 받은 것은 정작 남편이 버린 여인 신원혜였다.아니,파인 조차도 그녀를 버릴 수 있었을까. 서울이 인민군에 점령당한 직후인 1950년 7월 초 파인은 홀연히 귀가했다.피신 차 이뤄진 이산가족 상봉은 비록 짧았으나 단란했는데,이내 최정희의 자수 권유를 받고 나간(7.23) 뒤 그대로 납북,생사도 모르게 분단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앓은 게 이 일가족이었다.가족이랬자 두 아들은 일찍세상을 떠나버려,셋째 영식과 딸 영주(英珠·63)뿐이었다. 영식은 서울 경복고를 거쳐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대통령 비서실,주불 한국대사관 등에서 근무하다 정년을 맞았고,영주는 정신여고와 이화여대 국문과를 나와 시인으로 등단,캐나다 밴쿠버에 살고 있다. 이 한많은 여인이 죽음을 앞두고 마련해 둔 유품 속에는파인의 사진과 애증이 교차하는 몇몇 증빙 서류들,그리고자신이 묻힐 묘소와 묘비명이 포함되어 있었다.살아서 쫓아냈던 지아비를 죽어서야 한 문패 안으로 맞은 것이다.보따리 속에 파인이 보낸 편지도 한 묶음 있었다.파인은 맨몸으로 집을 나갔으니 여러 유품들은 저절로 신원혜가 간직했을 터여서 여간 소중한 자료가 아니리라는 기대에 부푼다.신원혜는 파인에게 보냈던 기라성같은 문인들의 편지를 그 격변의 역사를 헤치면서 고이 간직해 왔었다.신혼초 서울의정동,다동을 거쳐 종로구 돈의동 74번지로 호적을 옮긴 뒤,적선동(1927.5),인사동(1930.7),견지동(1933.12),필운동(1935.10),옥인동(1936.11),통인동(1938.1),효자동(1940.2)을전전하다가 1941년 6월 12일 적선동 183번지의 목조 기와집으로 이사,거기서 해방을 맞았다. 만주로부터 돌아온 피난민의 딱한 사정 때문에 방세도 안받고 그대로 살게 했던 이창규씨가 어느날 정전(停電)이 되자 성냥불을 켜들고 초를 찾다가 넘어져 석유난로에 점화,순식간에 집이 불타 버렸다.바로 1946년 12월 12일 오후 7시쯤,파인의 유품이,그리고 그가 ‘낭자 신원혜’에게 보냈던 달콤한 연애편지가 잿더미로 변해버린 순간이다.일가는창성동 자교(紫橋)교회 목사 사저에서 신세를 지다가 청운동(1948.5∼1953.2)으로 옮겨 6·25와 1·4후퇴를 겪으면서도 행여나 남편이 돌아오려나 싶어 몇 년간 이사도 하지 않았다.이제 파인과 신원혜는 갔고,사랑의 편지도 불타버렸다.그러나 1947년부터 납북당했을 때까지의 격랑을 헤치며 파인이 한 지아비와 육친의 정으로 아내 신원혜와 자녀에게보냈던 32통의 편지는 문단 비사의 차원을 넘어 가난했던글쟁이의 인생론적인 비애를 느끼게 한다. 중학생 아들(영식)과 초등생 딸(영주)을 아내에게 맡긴 빈털터리 시인 김동환은 이 무렵 최정희로부터 지원(1942년생),채원(1946년생) 두 딸을 가진,허리가 휘청거리는 아버지였다.최정희와의 보금자리였던 덕소에서 8·15를 맞은 파인의 심경은 실로 착잡했을 것이다.그의 뇌리에는 선비적 지조의 상징인 매월당 김시습의 18대 후손으로서 민족운동에투신했던 화려한 투쟁 경력들-민요 전설시의 거봉,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중앙위원,침략주의에 항거했던민완 기자,잡지 ‘삼천리(三千里)’의 폭발적인 성공과 민족의식이 강한 각종 출판물 간행,신간회 집행위원 등등이스쳤을 것이다.이런 경력 때문에 오히려 더 부정적으로 보였던 친일행위의 오점들은 그로 하여금 발빠른 자성과 회오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진흙 속에 빼앗긴 두 발 겨우 뽑고/오래 가뒀던 옛 날개 와락 펴 멀리 쳐다보니”(‘돌아온 날개’),“새나라 백성들은 이래서는 안된다/우리는소생하지 않으면 안된다”(‘소생’)는 참회와 함께 “올해엔콩팥을 맘대로 심어/천리객은 몰라도 십리의 벗 맞아들여/소찬에 약주라도 싫도록 대접할꺼나”(‘起耕’)라는 은인자중의 자세를 보여줬다.반민특위 때 그가 자수(1949.2.28)할 수 있었던 심리적인 배경도 여기서 비롯한 것이다. 그가 이승만 정권이나 한민당 추종이 아닌,조선민주당 대변인격으로 정당활동에 몸담았던 것(1946.2)은 나름대로의민족관을 지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혼란 속에서 숙원이었던 잡지 ‘삼천리’ 복간에 온 정력을 쏟았는데,민족 독립노선이나,문인으로 발 빠르게 자아비판한 채만식을 부각시킨 걸로 봐서 다분히 참회적인 자세를 취했다.을지로5가 여관에서 업무를 시작한 파인은 틈틈이 아내와 아들에게 자신의 처지를 납득시키려고 난필의 쪽지를 보냈다.우편 배달이 아닌 사환이나 인편을 통해 직배시킨 경우가 많았던 시절이라 겉봉에는 ‘영식 모(英植 母)’ 혹은 아예 ‘영식 전(展)’이라 쓰고는 원고지나 적당한 백지에 절박한 용건만적어 보냈다.서른 두 통의 편지중 가장 빈도수가 많은 내용은 잡지 일로 인쇄소에 붙어 있어야 한다든가,당장 돈이없으니 우선 얼마만 보내고 며칠 뒤 더 보내겠다는 등등이다.신원혜의 이성적인 결벽과는 달리 어린 남매들이 아버지에게 귀가와 생활비를 독촉하는 전화를 했던 데 대한 회답으로 보인다. 이 역마살의 시인을 신원혜와 함께 묻고 딸 영주는 “기다리면 다시 올 사람인가/시를 만드시던/파인,내 아버지//하늘 밑을 파고/그를 묻었다.//그가 다니던 길도/함께 넣었다.//눈물도 못 내고/기어 가/나도 묻힌다.//아 아,내 아버지 파인”(‘아름다운 작별’)이라고 마음을 추스렸다.이렇게 담담해질 수 있는 시인으로서의 김영주와는 달리,아버지로부터 버림 받았던 딸로서의 김영주는 무척 신랄했다.“친일행동과 여자 문제로 부끄러운 아버지 책을 써서 알리는 것은 정말 내가 부끄러워요”라며,“아버지는 실패한 인간입니다.자신만 실패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이세상에서 천국의 모형을 이루어 살라고 주신 한 가정의 책임을 저버리므로 해서,어머니와 우리 자녀는 가장아픈 불행을 체험했으며,어머니의 고통과 수치와 배반에 대한 증오와 세상이 보내는 그 부끄러운 수근거림을 어떻게 감당하셨는지 놀라울 뿐입니다”(김영식,위와 같은 책)라고 통매했다. 그러나 파인의 애틋한 조각편지들은 실패한 인간의 자료로서가 아니라 역사의 멍에를 헤어날 길 없었던 인정미 넘치는 나약한 한 서정시인이 치러야만 했던 가정과 사랑과 역사의 틈바구니에서 갈기갈기 찢어진 상처일 것이다. “몸 무고히 학교에 잘 다니느냐.마음에 어느 날 잊은 적이 없었다”거나,“추위가 심하니,남대문 야미(暗)시장에 가서,영식이나 영주의 외투 한 벌 사서,한 아이라도 입히오”,“한방의 침술 운운하지만 큰 아이들 때(장남 영사는 16세로 1942년에,차남 영창은 17세로 1947년에 사망)에 보아도도무지 믿을 사람들이 못 되니 더 보이지 말고,내가 정초에 영식이를 데리고 전문 신의(新醫)들에게 보여 충분히 치료할 터이니,아이에게 겁나는 말을 일체 말고,내가 가기를 기다려 주오”라는 등등의 구절에 이르면 이 시인이 얼마나가슴으로 울었던가를 알법도 할 것이다.“내일 산소에 가는 일은 중지하고,5월 단오에나 가기로 하오”란 구절은 바로 두 아들이 묻혔던 미아리 공동묘지로,거길 가면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묘소에 절하라’고 말한 후 묵념을 했고,어머니는 쌍봉 무덤 앞에 엎드려 흐트러진 모습으로” 울부짖었다고 김영식은 회고한다.살뜰한 지아비와 부정(父情)이 넘치는 글이기에 오히려 다른 서간문에 못지 않게 돋보이는 이 글들을 쓴 주인공이 어째서 가정을 버릴 수 있었을까. 임 헌 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 [클린 사이버 2001] (11)실종된 사이버예절

    “이 X같은 놈아,너도 인간이냐”“이 XXX야,너는 부모도없냐” 직장인 양모씨(27)는 최근 한 인터넷 토론방에 들어갔다가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몇몇 주제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올렸더니 토론자들이 합세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로 ‘집단공격’을 해 왔다.양씨는 그 이후로 인터넷 토론을 완전히 끊었다. 고등학생 김모군(17)은 요즘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기가겁난다.채팅 창과 쪽지를 통해 음란한 내용이나 자신의 게임 실력을 비방하는 욕설을 자주 듣기 때문이다. 경기에서불리해지면 멋대로 접속을 끊어버리는 몰지각한 게이머들때문에 게임이 중단되는 사례도 잦다. 사이버상의 예의규범(에티켓)이 실종되고 있다. 채팅방과게시판에는 욕설과 비난 등 언어폭력이 난무하고, 온라인게임에서는 서로 편을 나눠 상대방을 비방하며 ‘패싸움’까지 벌인다.사이버공간에서 남을 이해하고 남을 아껴주는친절한 마음씨는 사라진지 오래다. ‘네트워크 에티켓’이나 ‘네티즌 에티켓’을 의미하는 ‘네티켓’이 신조어로 등장한지는 이미 오래다.그러나 사이버공간 어디에서도 네티켓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사이버문화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채양적인 성장만 추구해왔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어기준(魚起準)소장은 “사이버공간이 현실공간의 연장선이라는 인식은 마련됐지만 새로운 문화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형성되지 않았다”면서 “인터넷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훈련과 교육의 부재가 낳은결과”라고 말했다. 많은 네티즌들이 활동하는 인터넷포털·동창회·커뮤니티 사이트의 대화방이나 게시판 e메일 서비스 등은 언어 폭력의 온상이다.초등학생 인터넷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는 최모군(11)은 “또래 회원들의 상당수가 네티켓을 저버린 글들을 많이 올려 성인 사이트와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전했다. 공공기관 언론사 시민단체 등의 홈페이지에도 상대방과이해집단을 비난하거나 심한 욕설을 내뱉는 글들이 쏟아진다. 중·고교 등 교육기관의 홈페이지도 문제는 심각하다. 서울 A고에서는 학생들이 교사와 다른 학생들을 비방하는글을 계속 올려 집단 패싸움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광주교육청 홈페이지는 교사들이 교육청의 정책에 대해 욕설을올려 문제가 됐다. 지난해에는 한 중학생이 지역교육청 홈페이지에 자신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자 고민 끝에 목숨을 끊었다. 안티(Anti)사이트나 연예인 팬클럽사이트의 언어폭력은 상상을 초월한다.정치인이나 연예인 등의 과거를 허위로 들추거나 무차별적 욕설을 퍼부어 사이트를 마비시켜 일부는 폐쇄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온라인게임사이트에서도 경기도중 심한 욕설을 퍼붓거나 외국 게이머를 집단공격하는 등 ‘어글리 코리안’의 이미지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온라인 게임 ‘포트리스2’를 제공하는㈜CCR는 지난해부터 욕설방지 프로그램을 가동,상습적으로언어폭력을 일삼는 게이머 2,000여명의 계정을 취소시켰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올들어 대화방 게시판 등의 언어폭력 불건전정보를 184건 적발해 25건의 내용 삭제,2건의 사이트 폐쇄 조치를 했다. 포털이나 커뮤니티 사이트의회원들은 대부분 업체나 개인이 무차별로 살포하는 상업성스팸(Spam)메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용량 메일을 받아서버가 다운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자사 회원이 하루 평균 3통의 스팸메일을 받고 지난 4월 벌인 캠페인 기간 동안 평소의 2배가 넘는 600건의 신고가접수됐다고 밝혔다. e메일 게시판을 통해 상대방에게 끊임없이 성적 농담을하거나 욕설·협박을 일삼는 사이버 스토킹도 빈번하게 이뤄진다. 경찰은 최근 게시판에 헤어진 여자친구의 이름과전화번호를 올려놔 여자친구를 음란성 스토킹에 시달리게한 이모씨(28)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ID 도용도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는 사람에게 ID를 빌려줬다가도용당하는 경우가 많고,해킹을 통해 남의 ID를 쓰면서 ID해킹 사실을 버젓이 밝히는 ‘뻔뻔한’ 해커들도 극성을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언어폭력 등을 방지하고 네티켓을 활성화하기 위해 네티즌들의 자정활동 및 체계적인교육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명예훼손 등으로 검찰·경찰에 신고하거나사이트를 폐쇄시키는 등 법적 조치를 취할수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천(金聖天)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대표(과천중앙고 교사)는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네티켓에 대한전문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일방적인 주입이아니라 교사와 학생이 함께 실제로 사이트를 만들고 운영해보면서 네티켓에 대해 토론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네띠앙 이종혁(李鍾爀) 네티켓추진팀장은 “올해부터 도입된 초·중·고 네티켓 교육이 훈련받은 교사와 적합한교재가 없어 형식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네티즌들 스스로 자정활동에 나서야 하며,업체들도 윤리강령을제정하거나 사이트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네티켓 10가지 기본규칙. 미 플로리다대 버지니아 셰어 교수가 발간한 '네티켓'에는네티켓의 핵심규칙이 등장한다. 우리의 실정에 맞는 10가지규칙을 소개한다. 1.상대방도 나와 같다. 인터넷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은 나와 같은 사람이다. 상대방의 인격을 생각한다면 함부로 욕하거나 속이는 행동은 할 수 없다. 2.실생활처럼 행동하자. 현실에서 규범을 잘 지키는 사람도 인터넷에선 '지킬박사와하이드'가 되는 경우가 있다. 현실과 인터넷을 별개로 보기때문이다. 3.몰랐다고 용서되지 않는다. 인터넷은 우연적인 만남의 공간이다. 초보라서, 모르고 저지른 실수라도 해명할 기회를 가지기 어렵다.상대방의 이해를 구하기보다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노력하라. 4.다양성을 인정하자. 수많은 부류의 사람이 공존하는 곳이 사이버세상이다. 자기입장만 강요하거나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된다. 5.접속된 곳의 문화에 어룰리게 행동하자. 채팅에서 모르는 이성에게 친교를 위한 메모를 보내는 것은자연스럽지만 게임공간에서는 게임과 관계없이 이성에게 접근하는 것은 결례가 된다. 6.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하자. 다른 사람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지나치게 큰 자료나 원하지 않는 e메일을 보내는 것은 다른사람의 시간을 도둑질하는 행위다. 7.논쟁은 절제된 감정으로. 다양한 네티즌이 모이는 인터넷에서 논쟁은 당연하다.상대편의 주장에 반박할 때 익명성에 의지해 감정적 반감이나억지를 부리는 것은 비겁한 행위다. 8.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존중하자. 남의 정보에 접근하거나 e메일을 훔쳐보는 것은 부도덕한범죄행위다. 자기에게 싫은 일은 상대방에게도 싫은 일이다. 9.특권을 남용하지 말자. 사이트 운영자는 일반 네티즌보다 많은 권한을 갖게 된다. 회원정보를 개인용도로 활용하거나 권익을 해치는 방향으로남용하면 안된다. 10.관대하게, 적극적으로 응대하자. 초보자의 실수는 이해해줘야 한다. 그러나 다른 곳에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정중하게 지적하는 것도 필요하다. 불법적·비도덕적 행위를 고발하거나 항의하는 것도 네티켓이다.
  • [클린 사이버 2001] (3-2)무너지는 학교

    서울 A중학교 B교사(남)는 지난달 황당한 경험을 했다.어느날부터 자신을 좋아한다는 한 여학생의 e메일이 익명으로 매일같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시간과 장소를 말하며 그자리로 나오라는 것이었다.따끔하게 혼을 내려고 했으나 발신한 e메일 주소는 엉터리였다.그러더니 10여일 뒤부터는 욕설로 도배질한 e메일이 계속됐다.B교사는 같은 학교 학생으로 추정되는 ‘범인’이 매일 자신을 보고 있는 것같아 수업 때마다 찜찜했다. 지난해 말 대전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 C군이 자신을 헐뜯는 글이 학교 인터넷 게시판에 오른 데 충격받아 며칠동안 학교에 가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C군이 인기가수와 변태적인성관계를 갖는다는 내용으로 성인들도 입에 담기 힘든 내용이었다.수사에 나선 경찰이 잡은 범인은 같은 반 친구 D양.D양은 “그냥 올려보고 싶었고,C군을 택한 것은 그냥 학생회장이니까 생각나서 그런 것뿐”이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올 초에는 전남 광주에서 인터넷동창회 사이트에 회원으로등록한 중학생들에게 e메일을 보내 “반 아이들에게서돈을걷어 은행계좌로 입금하라”고 협박한 중학생 등 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지난 3월에는 전교 수석을 다투는 중2 여학생이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성 매매를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검찰이 지난해 말 ‘음란물 사냥대회’를 통해 검거한 음란사이트 개설자 12명 가운데 10명이10대였다. 전남 H중 1학년 김모군은 “학교에서 성교육을 하면서 음란물을 본 학생들을 조사했는데,우리 반 33명 중 4분의 3이 봤다고 했다”고 말했다.미국의 심리학자 킴벌리 영의 인터넷에 대한 정의처럼 학교가 ‘경찰없는 거대한 도시’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즉흥성과 충동성] 많은 심리학자들은 인터넷 이용이 보편화된 이후 자극에 대한 정신적 저항력이 크게 낮아졌다고 지적한다.리셋(Reset)증후군과 같은 현상을 대표적인 원인으로꼽는다.리셋은 PC가 다운됐을 때 버튼 하나만 눌러 다시 부팅하고,게임을 하다가 죽더라도 금세 새로 판을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지금까지 벌여놓은 일이나 인간관계를 깨고 손쉽게 다시 시작함으로써 참을성없는 행동과 자기위주 행동,책임감없는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폭력성 심화] 총을 맞으면 사지가 떨어져 나가고 참혹하게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게임들이 주류를 이루다보니 심리적으로 폭력성이 높아진다.지난해 3월에는 버추어파이터 철권 킹오브파이터 하우스오브데드 같은 폭력적이고 잔혹한 게임을즐기던 중3 학생이 우발적으로 여중생을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소년원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폭력적인 화면이 어떤영향을 미치는 지를 조사한 결과,폭력적인 성향이 강한 청소년일수록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연구결과도 있다. [그릇된 정서와 도덕적 불감증] 초중고생들이 즐기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서는 상대방의 캐릭터를 죽이는 ‘플레이어 킬링’(PK)이 가능하다.비신사적인 행위로 통념상 금지돼 있지만 거의 유명무실하다.온라인상의 아이템을 사고팔면서 사기도 자주 일어난다.온라인상 패거리문화도 만연해 현실세계에서 파벌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음란물 사이트는 청소년들에게 이성에 대한 개념을 극도로왜곡시키고 있다.포르노물을 통해 이성을 사랑이 아닌,육체적 관계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포르노물에탐닉하다보면 청소년기를 지나서도 실제 성기능이 약화되는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우리말 글의 파괴] 경기도 E초등학교 교사 Y씨는 “5학년인 반 아이들을 상대로 문장 받아쓰기 시험을 봤더니 다 맞는아이가 1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통신에서 쓰는 말이 청소년들 사이에 만연해 한글의 파괴가 심각하다.안냐세여(안녕하세요) 이써써여(있었어요) 어떠카면조쳐(어떡하면 좋죠)샘(선생님) 같은 축약어·변형어부터 담탱이(담임교사) 깔따구(이성친구) 등 속어·비속어가 판을 친다.맞춤법·띄어쓰기에 약할 뿐 아니라 아예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학생들도 많다.뜻만 통하면되지 않느냐고 따지는 아이들까지 있다고한 교사는 말했다. [PC방을 제자리로] PC방을 ‘PC방’이라고 부르는 청소년은거의 없다.보통 ‘껨방’으로 통한다.PC방에서 주로 게임을하는 탓이다.자유롭게 담배를 피우는 등 하고 싶은 모든 것을 이곳에서 할 수 있어 온라인게임 이상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PC방 업주들이 청소년 탈선을 조장한다는 지적도많다.음반비디오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PC방에는오후 10시 이후에는 미성년자의 출입을 막아야 하지만 이를지키는 곳은 많지 않다.지난해 YWCA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내PC방 100곳 가운데 42곳이 이를 지키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균기자 windsea@. ***‘깨끗한 미디어 운동’김성천대표. “남학생들은 게임중독이,여학생들은 채팅중독이 가장 심각합니다.학부모와 상담해 보면 하루 4∼5시간씩 빠져있는경우가 보통이지요.특히 부모가 맞벌이 부부인 경우는 더욱심각합니다”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대표 김성천(金聖天·29·과천 중앙고)교사는 주위에서 ‘강경파’로 통한다.그는 사이버 공간의 질서가 저절로 바로잡힐 것이라는 낙관론자들의 의견에 정면으로 반박한다.이대로 가다가는 청소년들이 정신적인 자정능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염려한다. “아이들에게 인터넷을 왜 하느냐고 물으면 대개 ‘심심해서’라고 말합니다.여기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심심해서 접속을 하기 때문에 자극적인 것만을 추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는 “일부 어른들의 그릇된 행태가 사이버공간속의 청소년들을 잘못된 길로 이끌고 있다”며 최근 제자가 겪은 사례를 소개했다. “얼마 전 1학년인 우리반 학생 하나가 채팅을 하다가 주부한테 유혹을 받았다는 얘기를 하더군요.어떤 아주머니가채팅쪽지를 보내 용돈을 주겠다며 ‘원조교제’를 하자고했다는 겁니다” “아이들과 인터넷의 문제점 등에 대해 이야기해 보면 나름대로 객관적인 문제점도 제시하고 자기들끼리 옳은 소리도 많이 합니다.그러나 청소년들은 가치판단보다는 재미와흥미에 1차적으로 영향받게 되지요.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말입니다” 김교사는 “정부와 학교·가정이 힘을 모아 기존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혁신적인 사이버 정화운동에 나서지 않으면 밝은 미래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균기자
  • 6·15 1주년 접경지역 부동산 시장/ (하)서부지역 점검

    경기도 파주지역은 지난해 정상회담때 투자유망지로 가장높은 관심을 끌었던 곳이다. 서울과 가까운데다 정상회담에서 끊어진 경의선 연결에합의,이곳이 남북경협의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됐기때문이다.그러나 지금 1년 전의 기대는 없어지고 이 일대의 부동산 시세는 보합세에 머물고 있다. 다만,택지개발이 추진 중인 교하일대의 가격만 강보합세다.자유로에서 금촌으로 가는 도로변을 중심으로 100여개의 중개업소가 개업했다. 그러나 값이 너무 오른 탓인지 거래가 뜸하다는 게 이곳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얘기다. ◆접경지 가격 보합세=정상회담의 열기가 식으면서 한때투자자들이 몰렸던 접경지 일대는 가격이 약보합세에다 거래도 뜸한 편이다.파주∼연천쪽 도로변 중개업소 가운데많은 곳이 휴·폐업했다. 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이 기대만큼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임진강 북쪽 지역인 궁내면과 장단면,진동면 등지의경우 지난해의 투자열기와 달리 가격대가 평당 4만∼5만원대로 지난해에 비해 약보합세다. 이덕종(李德鍾) 파주시신성부동산 대표는 “지난해 정상회담을 전후해 2∼3개월 동안 거래가 활발했으나 지금은소강국면”이라며 “투자를 한다면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가 적합하다”고 말했다.그는 또 “묻지마 투자 대신 땅을사서 개발해 가치를 높이는 개발형 투자가 바람직하다”고말했다. ◆교하인근 값 급등=파주 교하지역은 남북경협과 무관하게택지지구로 개발이 추진됨에 따라 땅값이 1년전보다 15∼20% 가량 올랐다. 택지지구 인근의 준농림지 가격은 평당 40만∼150만원으로 천차만별이다. 택지지구밖 근린생활시설용지나 56번 국도 남쪽 도로변은150만원을 주고도 살 수 없을 정도다. 용도변경이 안되는농지는 5만∼7만원대다.전반적으로는 값이 오를만큼 올라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김종훈(金鍾勳)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 파주지회장은 “교하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으나 거래는 전만 못하다”며 “그러나 보상을 받은 원주민들의 대토수요와 고양시에서 이주하는 공장들이 이곳으로 옮겨오고 있어 가격은 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시 유의사항=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투자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자칫하면 상투를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일대는 70∼80% 가량이 군사시설보호지역이다.만약땅을 사 건물을 지으려 해도 군부대와의 군사협의에서 건립불가 판정을 받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이렇게 땅을 잘못사 손해를 본 사람도 많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지적이다. 반드시 중개업소의 검인계약서를 이용하는 것이안전하다. 비용을 줄인다고 직거래를 할 경우 나중에 문제가 됐을 때 책임질 사람이 없어진다. 임진강 북쪽지역의 경우 특별조치법에 따라 소유권 등기가 난 경우가 많다.그러나 나중에 주인이 나타나는 경우도없지 않다. 실제로 이 일대 땅을 산 사람 가운데 원인무효소송에 휘말린 경우가 적지 않다. 파주 김성곤기자 sunggone@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