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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 1960년대 서울… 서민의 삶도 오롯이

    아직 1960년대 서울… 서민의 삶도 오롯이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시장이다. 전쟁으로 생산 활동이 멈춘 상황이라도 사람들은 온갖 것들을 시장으로 들고나가 팔고 다른 필요한 것들을 사면서 최소한의 경제활동을 벌여 도시를 살려 낸다. 서울 흥인지문(동대문) 일대는 종전 후 여기저기 시장이 형성돼 폐허가 된 서울의 허파 같은 역할을 해 온 지역이다. 동대문시장이나 평화시장처럼 형태를 갖춘 시장뿐만 아니라 길바닥에서 잡동사니와 고물을 파는 난전(亂廛)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난전은 벼룩시장으로 명맥을 이으며 서울의 명물이 됐다. ‘아이스께끼’를 팔고 지게꾼 일이라도 할 수 있는 시장은 서민들이 삶을 영위하는 터전이었으며 시장 주변에는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거대한 집단 거주지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5회 서울풍물시장’ 편은 보물 제1호 흥인지문에서 시작한다. 흥인지문을 중심으로 반경 1㎞ 남짓한 지역에 전통시장 점포가 2만 7000여개나 있었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숫자다. 점포들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문상가들의 공세에 밀려 점차 줄고 있다. 흥인지문에서 도로를 건너면 1960년대의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뒷골목으로 들어서게 된다. 오래된 신발가게나 음식점만이 아니라 서울의 어느 곳에서도 찾기 어려운 ‘여인숙’ 간판이 눈길을 끈다. ‘동해 현대 여인숙’, ‘순안 여인숙’…. 수십 년 전 일자리를 찾아 갓 상경한 청년들이나 물건 떼러 온 지방 상인들도 이들 여인숙에서 하루를 묵었을 것이다. 안을 들여다보니 깨끗이 도배된 작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여전히 나그네들에게 지친 몸을 뉠 공간을 싼값에 제공하는 것 같다. 벽의 위쪽을 뚫어 전등을 두 방이 같은 쓰던 예전의 여인숙 모습까지는 물론 남아 있지 않다.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피혁 가게들이 여러 집 들어서 있는 길가에 큰 교회가 나타난다. 1956년 세워졌다는 서울미래유산 ‘동신교회’인데 64년이 지난 지금도 건물 풍채가 번듯하고 깨끗하다. 전북 익산의 좋은 화강암으로 지은 교회라는데 전후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어떻게 이렇게 좋은 교회를 건립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지금도 그렇지만 판잣집이 즐비했을 당시의 동신교회는 일대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건축물이었을 것이다. 크고 화려한 게 나쁘다는 게 아니고 생계를 위해 악착같이 살았던 월남민들을 비롯한 교인들은 오히려 멋진 교회를 정신적 안식처로 삼아 의지하며 위안을 받았다고 한다. 초창기부터 있었다는 ‘사랑의 쌀통’은 교회 한구석에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힘든 현실에서 교인들끼리 서로 도와주며 똘똘 뭉치는 데 교회가 중심체 역할을 했을 게 틀림없다.흥인지문 주변에는 같은 업종의 가게들이 밀집한 전문상가들이 많다. 동신교회 옆에는 수족관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수족관 거리가 있다. 그 옆에는 완구와 팬시, 문구를 파는 상점들이 모여 있다. 50년 전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됐을 때 고속버스터미널은 버스 회사별로 흩어져 있었는데 서울역 주변에도 있었고 현재의 동대문 JW메리어트호텔 자리에도 있었다.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에 가는 사람들이 시장에서 옷가지를 살 수도 있었겠지만, 주머니에 돈이 몇 푼 없을 때는 너도나도 문구나 완구를 사서 들고 갔다고 한다. 그런 수요도 있었는가 하면 이곳은 문구와 완구의 전국 도매시장 역할을 하며 번창했는데 지금은 손으로 꼽을 정도의 가게들만이 옛 명성을 잊고 영업 중이다.완구 거리에서 동묘앞역 쪽 대로로 나오면 화가 박수근의 집터를 만날 수 있다. 종로구 창신동 393-1번지 18평짜리 한옥으로 지금은 순댓국집이 돼 있다. 강원도 양구가 고향인 박수근은 1952년부터 11년 동안 여기에 살며 대청마루를 아틀리에 삼아 ‘절구질하는 여인’, ‘빨래터’, ‘시장의 사람들’ 등 대부분의 대표작을 그렸다. 지붕에서 내려오는 빗물관에는 ‘박수근 화백이 사시던 집’이라는 글씨가 씌어 있는데 문화재청장을 지낸 미술평론가 유홍준이 쓴 것이라고 한다. 길가에 붙여 놓은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박수근의 말을 보며 박수근과 이 동네는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박수근의 정신적 고향이 바로 창신동인 셈이다. 다시 청계천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1960년대에 청계천을 복개하면서 천변에 있던 판잣집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지어 주민들을 이주시켰는데 그게 청계천을 가운데 두고 북쪽 창신동과 남쪽 흥인동에 12동씩 있었던 삼일아파트다. 흥인동 쪽은 현재 재건축으로 현대식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그러나 창신동 쪽 삼일아파트는 7층 아파트 중에서 1~2층 상가만 남기고 3~7층을 철거했다. 다만 한 동만은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청계천을 복개한 목적 중의 하나가 1963년 개관한 광장동 워커힐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쉽게 다닐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청계천 주변은 쪽방촌이 들어찬 서민들의 열악한 주거지였는데 당시 청계고가도로를 달리다 보면 삼일아파트가 주변의 슬럼가를 가려 빌딩 속을 달리는 듯한 느낌을 준 게 사실이다. 벼룩시장 하면 황학동을 떠올리게 된다. 황학동은 청계천과 2호선 신당역 사이 지역으로 1990년대까지 최고의 번성기를 구가했다. 이곳은 원래 조선시대에 미술품과 골동품을 팔던 곳이었다고 하는데 그 상점들이 인사동으로 옮겨가고 중고물품을 파는 거리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청계천 복원 공사로 황학동 시장은 된서리를 맞았고 서울시는 상인들을 옛 동대문운동장 안에 임시로 만든 풍물시장으로 옮겨 장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황학동에는 중고 주방용품과 가전제품을 파는 거리가 형성돼 있지만, 예전의 활기찬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동대문운동장의 풍물시장은 2006년부터 운동장 공원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갈 곳을 잃게 됐다. 서울시는 2008년 신설동 옛 숭인여중 부지에 2층짜리 서울풍물시장을 지어 상인들이 옮겨 가도록 했다. 서울풍물시장에 들어서면 1960년대에 만든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다. 현대식 오디오와 비교해서 음질이 뒤지지 않게 느껴진다. 그 밖에도 800개가 넘는 상점에서는 온갖 골동품들을 접할 수 있다. 이곳을 찾는 골동품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물론 방송국이나 영화사의 소품 담당자들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쓸 1970년대 이전의 물건을 구하려고 찾아온다. 건물은 새로 지은 것이지만 이색적인 물건들이 넘쳐나는 서울풍물시장은 2013년 서울 미래유산으로 등재됐다. 풍물시장 바로 옆에는 우산각(雨傘閣)이라는 초가로 된 정자가 있다. 조선 세종 때 대사헌에 오른 하정(夏亭) 유관은 매우 검소하고 청렴해 비가 오면 자신이 사는 오두막집에서 물이 새 우산을 받치고 책을 읽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동네 사람들은 유관의 집을 우산각, 신설동과 보문동 사이의 유관이 살던 마을을 우산각골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이수광은 이곳에 비우당(庇雨堂)이라는 작은 집을 지어 유관의 청렴성을 알렸다. 이런 연유에서 청계천에는 비우당교라는 다리가 있고 신설동로터리에서 신답초등학교에 이르는 도로에는 하정로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황학동 벼룩시장이 서울 풍물시장으로 옮겨 갔지만 황학동에서 청계천을 넘어 북쪽 동묘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는 서울 최대의 벼룩시장이 번성하고 있다. 동묘 벼룩시장의 메인도로와 갈라지는 여러 골목길에는 각양각색의 골동품, 중고 의류, LP판, 서적, 가전제품 등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명품 구제 옷을 1만~2만원이면 구할 수 있는 이곳에는 유명 연예인들도 찾아온다. 코로나19 시국에도 시장 안은 사람들로 북적댄다. 입구의 ‘풍년철물’은 1969년에 문을 열었다는 서울미래유산이다. 철물뿐만 아니라 잡화를 취급하는데 파는 물건보다 페인트로 쓴 서예 글씨체 간판이 고풍스러운 멋을 풍긴다.흥인지문에서 서울풍물시장까지 이어지는 청계천 주변은 예나 지금이나 서울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빈곤과 개발이라는 말이 혼재된 이 지역에는 굴곡진 서울의 현대사가 고스란히 스며 있다. 복원된 청계천에 허물지 않고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해 상징물로 남겨 놓은 청계고가도로 교각은 그런 아픔의 역사를 웅변해 주는 듯하다. 아픈 상처는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 개발 압력은 끊임없이 서민을 위협한다. 60년대식 뒷골목의 열악한 환경은 보존 가치를 갈수록 떨어뜨리지만 무턱대고 이뤄지는 개발은 그들을 벼랑 끝으로 몰 수 있다. 개발과 보존의 조화로운 접점을 찾고 생계를 해치지 않는 대안을 내놓은 게 사람 중심의 정책일 것이다. 박수근이 추구했던 선(善)과 진실은 시장 바닥에서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그에 앞서 다른 지역에서는 사라져 버린 서울의 옛 모습과 뒤안길을 간직한 곳이라는 점에서 이 지역의 가치는 충분히 크다. 글 손성진 서울신문 논설고문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해설 한이수 서울도시문화지도사 ■ 다음 일정제16회 백남준 만나기 ●일시 : 9월 12일(토) 오전 10시 ●신청: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종로, 자치경영대전 대통령상

    종로구가 제16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따뜻한 도시재생 희망의 둥지 새뜰집’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은 우수한 정책으로 탁월한 성과를 낸 지방자치단체를 발굴하기 위한 최고 권위의 정책경연대회이다. 이번에 대통령상을 수상한 종로구의 새뜰마을사업은 오랫동안 지역사회와 단절된 채 우범지역으로 낙인찍혀 온 돈의동 쪽방지역을 대상으로 했다. 구는 총 5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마을환경 개선 ▲집수리 지원 ▲주민공동시설 등을 조성했다.
  • 신지혜 “서울시장 출마해 기본소득 모델 만들겠다”

    신지혜 “서울시장 출마해 기본소득 모델 만들겠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가 3일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신지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자산, 소득, 기후, 젠더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서울에서 만들어진 빅데이터로 얻는 수익을 모두에게 돌려야 한다. 서울형 기본소득 모델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신지혜 대표는 “서울시의원 세 명 중 한 명이 다주택자인데 이 중 5명이 81채를 갖고 있을 정도로 부동산 불평등이 심각하다”며 “신고되지 않는 월세를 받는 쪽방 주인들은 건물주가 되고, 청년들도 불법 쪼개기 증축한 쪽방에 내몰리는 것이 부동산 불평등의 단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초과이익환수제를 확대해 토지가치를 함께 누리고 집 없는 사람도 함께 잘 살 수 있는 서울로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선 “이번 사건으로 그 누구도 성폭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고 성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서울시와 산하기관의 성폭력 대응 체계를 단순화하고, 최고책임자인 단체장을 포함해 별정직 공무원이 저지르는 성폭력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집콕’하고 싶어도 못합니다… ‘집옥’에 내몰리는 1평의 삶

    ‘집콕’하고 싶어도 못합니다… ‘집옥’에 내몰리는 1평의 삶

    서울에서 원룸 생활을 하는 직장인 유모(28)씨는 최근 회사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재택근무 지시를 내리자 당황스럽기만 했다. 유씨는 “집이라고 해 봤자 19.8㎡(약 6평)밖에 안 되는 곳이라 작은 원형 테이블 하나 놓을 공간밖에 없다”며 “열흘 정도 집에서 일했는데, 좁은 곳에 온종일 갇혀 있으니 너무 불편하고 갑갑하다”고 말했다. 보름째 확진자가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대유행할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30일 0시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올렸다. 다음달 6일까지 8일간 감염 전파 위험이 큰 47만여개 영업시설의 운영을 제한해 최대한 확산세를 차단해 보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클럽이나 유흥주점은 물론 노래연습장, PC방, 뷔페가 문을 닫고 프랜차이즈 카페는 테이크아웃만 허용되는 등 사실상 집에서만 생활해야 한다. 사람 간의 물리적 접촉을 최대한 막기 위해 ‘집에 있으라’는 것이지만 이 기본 수칙을 지키며 안전하게 머무를 집이 없는 주거 취약계층이 적지 않다. ●대학생 30% 기숙사 입사 지연 등 불안 호소 2.5단계부터는 음식점과 카페, 실내체육시설 등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을 맺는 곳의 운영이 모두 제한된다. 평소 낮 시간 외부 활동을 하며 ‘집다운 집’에 머물지 않았던 이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직장인 심모(28)씨는 “원래는 밖에서 밥을 먹고 사람도 만났는데, 지금은 생활반경이 딱 열 걸음 정도니까 정말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느낌”이라며 “빨래를 하면 환기가 제대로 안 돼 머리가 어지럽고, 집에 햇빛이 제대로 들지 않아 우울함도 심해졌다”고 밝혔다. 원룸에서 친형과 함께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27)씨는 “원래 집은 잠만 자는 곳이었는데, 둘 다 재택근무를 하게 돼 난감하다”며 “집에 상이 하나뿐이라 둘이 같이 일을 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집에서만 생활하면 기존에 회사로 출근하던 때와 달리 추가 비용이 계속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도 고민이다. 직장인 김모(30)씨는 “하루 8~9시간씩 근무하려면 집도 회사처럼 넓은 책상과 의자 등 업무 환경을 제대로 갖춰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결국 추가로 돈을 내고 물품을 구입했다”면서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수록 그만큼 관리비며 식재료비 등 생활비가 더 많이 드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원룸에서 생활하는 대학생들도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6261명 중 1920명(30.7%)이 기숙사 입사 및 오프라인 개강이 연기되면서 불필요한 월세를 지출하는 등 주거 불안을 호소했다. 대학생 김모(21)씨는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면서 원래 카페나 도서관에 가서 수업을 들었는데, 이런 곳도 폐쇄돼 갈 곳이 없어졌다”며 “자취방에 인터넷이 연결돼 있지 않아 월 2만원씩 추가로 부담하고 설치하는 등 지출이 급격히 늘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최저주거기준(1인 가구 최저 14㎡)에 미달하거나 주택 이외의 거처에 사는 가구 비율인 주거빈곤율은 청년층에서 계속 늘고 있다. 2018년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의 만 20~34세 1인 청년 가구 중 주거 빈곤 가구의 비율은 2005년 34.0%, 2010년 36.3%, 2015년 37.2%로 증가했다. 이에 민달팽이유니온과 참여연대 등 주거 시민단체는 지난 4월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위기에 내몰린 주거 세입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방역당국에서 요구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집이 있어야 가능한데, 이런 예방수칙을 선택할 수 없는 이들도 있다”며 “수도권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가계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20%에 달했고, 결국 경제적 약자인 이들은 전염병이라는 심각한 상황에서 더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가족 여럿 좁은 집생활… 거리두기 못 지켜 가족 구성원 여럿이 좁은 집에서 함께 생활해야 하는 경우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남편과 아들 둘, 손녀 셋과 함께 사는 안모(57)씨는 “아들들도 그렇지만 손녀들이 학교에 못 가니 일곱 식구가 방 한 칸에서 종일 부대껴야 한다. 손녀들이 태권도 학원에 언제 갈 수 있느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면서 “집에 있으면 우울증이 올 정도로 답답해 밖에 나가 포장마차라도 하려고 하는데, 그것마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이 제시한 ‘1~2m 거리두기’는 당연히 지키기 어렵다. 안씨는 “거리두기를 하고 싶어도 집 안에서는 불가능하다”면서 “집에 화장실도 하나, 부엌도 하나인데 만약 가족 중 한 명이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라도 해야 하면 나머지 식구들은 어떻게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남매를 키우는 주부 임모(38)씨는 “아이들이 학교도, 학원도 못 가고 종일 집에만 있으니 너무 많이 싸운다”며 “아이들이 집에서 쿵쿵거리면 아래층에서 항의할까 봐 걱정되는데, 그렇다고 나가 놀 수도 없지 않으냐”고 하소연했다. ●1명 누우면 꽉 차는 쪽방·고시원 감염 취약 거리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의 상황은 더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쉼터와 급식소도 줄줄이 폐쇄되면서 노숙인들은 갈 곳을 아예 잃어버렸다. 서울에 사는 노숙인 활동가 ‘럭키세븐’은 최근 ‘홈리스의 주거권을 보장하라’는 피켓을 썼다. 관악구의 3.3㎡(약 1평)짜리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그는 “내가 사는 곳은 60명의 사람이 단 1개의 에어컨으로 폭염을 견뎌야 하는 곳이고, 코로나19 감염에 집단으로 노출된 공간”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를 사는 방식으로, ‘이런 집에 머물러 있으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쪽방에 거주하는 주민 상당수는 비좁고 채광,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주거환경 때문에 평소에도 질병에 시달려 전염병에 매우 취약하다. 노숙인 활동 지원 등을 하는 시민단체인 빈곤사회연대 정성철 활동가는 “경제력에 따라 사는 모습이 다르듯 ‘집에 머물라’는 의미는 사는 곳에 따라 제각각”이라면서 “중장년 빈곤층이 많이 거주하는 쪽방촌이나 고시원은 한 사람이 누우면 꽉 들어찰 정도로 좁고 시설이 열악하며 청결도도 일반 원룸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집에만 있으라’는 방역당국의 주문이 오히려 더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국회, 주거권 보장 근본정책 마련해야 이어 “원래 노숙인이 많이 지내던 서울역 대합실도 방역 때문에 퇴거 조치가 내려지면서 이들은 점점 더 좁은 곳으로 내몰린다. 그만큼 거리두기는 꿈도 못 꾸는 상황”이라며 “근본적으로 이런 소외계층을 위한 임대주택을 확대하는 등 팬데믹 시대에 모두의 안전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수많은 사람이 주거권을 위협받자 유엔 주거권특별보고관은 지난 4월 12가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임대료 체납으로 인한 퇴거 금지, 임대료 동결, 비공식 거처에 거주하는 세입자 보호 등의 내용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김태근 변호사는 “미국과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 주택 임차인에 대한 임대료 지원 정책과 한시적 퇴거 금지 조치 등을 실시했다”며 “한국 정부와 국회도 생존의 필수 조건인 주거 대책에 대한 근본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취중생]디즈니 사과 없어도 ‘홍콩 뮬란’ 지지 운동 계속된다

    [취중생]디즈니 사과 없어도 ‘홍콩 뮬란’ 지지 운동 계속된다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우리는 폭력을 소비할 수 없습니다. 뮬란 상영을 반대합니다.”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지난 7월 1일 서울 강남구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본사 앞에서 20여명의 청년들은 영화 뮬란 불매운동을 선언했습니다. 디즈니에 뮬란 한국 배급 중단과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멀티플랙스 영화 상영관들에도 뮬란 상영 거부를 촉구했습니다. 이들이 거리로 나선 것은 디즈니가 “홍콩 시민들을 비난했던 배우를 캐스팅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해 8월 뮬란 역할을 맡은 배우 유역비가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나도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글을 썼습니다. 2달이 흘렀습니다. 디즈니는 사과하지 않았고, 영화 뮬란은 다음달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보이콧 운동에 참여한 박도형 세계시민선언 공동대표는 “디즈니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라며 “영화관들에도 상영 거부 요청서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홍콩의 상황은 더 위태로워졌습니다. 비록 홍콩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던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와 ‘진짜 뮬란’으로 불리는 아그네스 차우 등은 지난 11일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최초로 기소된 통잉킷은 보석요청이 두차례 기각됐습니다. 홍콩 민주파 인사들은 지명수배된 상태입니다. 홍콩 보안법 38조는 외국인도 홍콩 밖에서 해당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정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홍콩 시민들을 응원하고 연대하는 목소리를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등으로 집회를 열기 어려워지면서 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은 지난 12일부터 온라인 대자보 릴레이 운동 ‘누가 죄인인가’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자보 일부를 소개합니다. 성지수 “팬데믹은 그간 우리가 함게 목소리를 내왔던 방식들을 불가능케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콩 시민들은 지금 그 어느때보다 가장 연대의 목소리를 필요로 한다. 국가보안법이 통과되자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는 홍콩시민들은 노골적인 탄압과 폭력에 노출되었으며 죄인이 되고 말았다. 홍콩 시민들이 억압을 벗어나기 전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된 일상 속에서도 갖은 방법을 통해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성이녹 “지난 10일, 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아그네스 차우가 홍콩 경찰에 체포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것과는 다르게 차우는 하루만에 조건부 석방될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일본의 국정 인사들과 연예인, 시민 사회 각계각층의 인물들이 아그네스 차우에게 연대의 뜻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 도대체 무얼 하고 있었던가?” 이설아 “법률을 민주화를 틀어막는 독재 수단으로 악용 중인 중국 당국의 행위를 규탄한다. 또한, 한국인 역시 중국 당국에 의해 억압받을 가능성이 농후함에도 홍콩 국가보안법의 시행을 수수방관하며 자국민 보호에 소홀한 한국 정부에게도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박도형 “불합리한 임금을 받으며 쪽방촌에 사는 홍콩의 청년들은 불평등에 맞서 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직선제조차 없는 기만적인 제도에 홍콩의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책임자인 시진핑 정부는 이들의 당연한 요구에 귀기울이는 대신 공권력으로 이들을 탄압했다. 무고한 시민들이 체포되는 현실에서, 두려움 없이 이렇게 외치겠다.평등을 외친 것이 죄라면, 나도 수배하고 잡아가라! ” 한·홍 민주동행 “‘광복홍콩시대혁명’ 깃발을 가졌단 이유로, 홍콩의 자유를 언급했다는 이유로, 수많은 홍콩인들이 지금도 홍콩보안법 혐의로 체포되어 구금되고 있다. 한국은 독재를 수 십년 전에 겪었고, 홍콩은 현재 진행형이다. 체제의 오류를 지적했다는 이유로 ‘법을 위반한’ 사람들이 죄인인가? 자신들의 권력을 영속시키기 위해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그 ‘독재 집단’이 죄인인가? ” 이상문 “홍콩의 민주주의는 홍콩 시민들에 의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홍콩 시민들을 위한 날은 분명히 올 것이다. 나는 한명의 한국 시민으로서 그것을 믿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고초를 겪고 있을 홍콩 민주 시민들에게 지지와 연대의 의사를 보인다. 진정한 민주주의의 죄인들은 당신들이 아니라, 국가보안법 뒤에 서 있는 그들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코로나19 파고’에 전면전 나선 종로구

    ‘코로나19 파고’에 전면전 나선 종로구

    “광복절을 기점으로 수도권의 집단감염 확산세가 위험수위를 넘어서면서 정부의 서울·경기 지역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2단계로 격상된 상황입니다. 이처럼 어려운 때일수록 마음을 모아 지혜를 모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고 예방수칙을 준수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김영종 종로구청장) 지난 15일,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가 강행한 광화문 집회 역시 구청사와 인접한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이처럼 관내 곳곳에 코로나19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는 만큼 그 어느 지역보다도 적극적으로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일환으로 구는 이번 사태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다양한 경제적 지원책을 내놓았다. 자금난 해소 및 경영 안정화를 위해 낮은 금리로 융자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 자금난 해소 및 경영 안정화에 힘을 보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모바일화폐 ‘종로사랑상품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소상공인들의 결제수수료 부담을 없애고, 소비자들에겐 할인혜택을 부여하는 일거양득 효과를 노렸는데 판매금액으론 200억원, 구매횟수는 약 9만 2000회라는 기록을 세웠다. 결제건수만 해도 약 33만 건에 이른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비접촉 결제방식을 취해 코로나 시대에 최적화된 언택트 비용지급 방법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지역경제 침체 현상을 극복하고자 ‘착한 임대료 운동’을 이끌기도 했다. 이에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상가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따뜻한 건물주들의 사례가 관내 곳곳에서 이어졌다. 동대문종합시장 관리를 맡은 ㈜동승에서 점포 임대료를 인하해준 바 있으며, 광장시장주식회사 역시 동참했다. 통인시장에서도 상인회비 면제와 더불어 도시락카페 가맹점에 지난해 운영 수익금의 일부를 환급해주기로 했다. 구는 이에 발맞춰 임차인과 임대인의 상생을 유도하고자 자율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민간 임대인에게는 방수, 단열, 창호, 화장실 개선 등 건물보수비용을 보조해주거나 전기안전점검을 제공하는 ‘착한 임대인 지원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확진자가 방문한 점포의 소상공인이나 방문 또는 발생으로 폐쇄 명령이 내려진 건물에 입점한 소상공인을 위해선 ‘점포 재개장 지원 사업’을 실시한다. 점포 재개장을 위해 재료비, 홍보마케팅비, 공과금 등으로 지출한 비용을 최대 270만원까지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초 지역 방역과 종로사랑상품권 홍보 등의 업무를 맡을 공공근로사업 인력 모집에 이어 지난 4월에도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실직자, 코로나 피해업종 종사자 등을 위한 ‘종로형 일자리’를 창출했다. 구는 일자리 안정을 구정 핵심 사업으로 두고 관내 공원녹지 유지관리 사업 인력, 공중화장실 환경 개선 인력, 코로나19 대응 행정 지원 인력 등을 모집했음을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고위험군인 취약계층 보호대책을 수립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무더위쉼터 운영이 어려워짐에 따라 저소득 가구를 위해 ‘에어컨 지원’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대상은 주거환경이 열악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조손, 한부모, 소년소녀, 장애인 등 취약계층 가구로 5월 말 보급을 시작해 6월 중순까지 전체 대상 가구에 설치를 완료했다. 에어컨 구매와 설치에 소요되는 비용 중 절반은 구민 성금과 기업체 후원금을 활용해 더욱 뜻깊었다는 후문이다.김영종 종로구청장은 27일 “코로나19 장기화와 긴 장마, 폭염이 중첩돼 주거환경이 열악한 주민들의 건강관리가 무척이나 염려되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며 “온열질환에 취약한 어르신 가구 등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기 전 에어컨을 설치해 올 여름을 주민 모두 건강하게 날 수 있도록 살피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폭염에 코로나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겪고 있는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종로구의 행정적 지원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구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여름철 노숙인 특별보호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노숙인 특별상담반을 운영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과 8월을 중점추진기간으로 정해 관내 지하철역사, 공원, 지하보도 및 돈의동과 창신동 쪽방지역을 순찰한다. 상대적으로 정보에 취약한 거리 노숙인을 위해 발열 상태를 확인하고 얼음물, 부채, 쿨스카프, 쿨토시 등의 물품 지원서부터 마스크와 손세정제, 코로나19 감염 예방 수칙이 담긴 안내문을 배부한다. 또 주거환경과 위생이 열악한 돈의동과 창신동 쪽방지역을 주1회 이상 방역하고 무료 급식소 운영 중단 등으로 결식이 우려되는 이들을 배려해 식료품을 제공하는 등 사회취약계층을 세심히 돌보고 있다. 김 구청장은 “코로나19 장기화와 긴 장마, 폭염이 중첩돼 주거환경이 열악한 주민들의 건강관리가 무척이나 염려되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며 “온열질환에 취약한 어르신 가구 등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기 전 에어컨을 설치해 올 여름을 주민 모두 건강하게 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장마 끝나면서 온열질환자 3배 이상 급증

    장마 끝나면서 온열질환자 3배 이상 급증

    소방청은 장마 이후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늘어나 신속한 병원이송체계와 취약계층 급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이달 24일까지 119구급대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되거나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온열질환자는 모두 579명이다. 6월 154명에서 장마 기간인 7월에는 96명으로 줄었다가 8월 들어 329명으로 7월 대비 3.4배 정도 급증했다. 이에 따라 소방청은 “현재 모든 구급차에 온열질환자 발생시 냉온처치, 산소투여, 정맥주사 등의 장비를 갖춰 응급처치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펌프차 1420대에는 구급물품을 실어 폭염에 대응한 예비출동대로 지정하고 구급차가 다른 환자를 이송 중일 때 신속히 출동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발열 증상이 있는 환자는 감염자에 준해 보호복, 장갑,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한 상태에서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폭염 시기에는 도로와 축산농가, 쪽방촌 등에 대한 급수지원도 강화한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마스크는 사치… ‘방역 사각지대’ 놓인 노숙인·취약계층

    마스크는 사치… ‘방역 사각지대’ 놓인 노숙인·취약계층

    서울시가 24일부터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의무로 착용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며 보다 강도 높은 방역 수칙을 내놓은 건데, 노숙인 등 사회적 취약 계층에 대한 집중적인 계도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시 전역에서 음식을 먹을 때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계속 마스크를 써야 한다. 처분 기간은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해제될 때까지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10월 13일부터 개정된 감염병예방법 조항 시행에 따라 마스크 미착용자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면서 “그 전까지는 적극적으로 계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지역 거주자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가 단속돼도 서울시가 행정조치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행정명령이 노숙인들에게도 제대로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와 경기도에 따르면 서울의 노숙인 3400명 중 700명, 경기는 900명 중 200여명이 거리에서 생활해 당국의 관리망에서 벗어나 있다. 노숙인 지원활동을 하는 시민단체 빈곤사회연대는 “활동가들이 매주 남대문 쪽방촌과 서울역 광장 등을 돌아다니며 노숙인들에게 마스크를 쓰도록 안내하지만, 어려움이 많다”며 “방역을 이유로 서울역에서 쫓겨난 노숙인들은 갈 곳을 잃어 더욱 밀집되는 경향을 보인다. 마스크를 껴도 개인위생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자체가 노숙인 시설을 통해 배부하는 방역용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자체별로 노숙인 방역물품 지원 정책이 다른 것도 문제지만, 지급된 물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전반적인 관리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강남, 고시원·쪽방 거주자 밀착 지원

    서울 강남구가 고시원 등 비주택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의 주거 환경 개선에 팔을 걷었다. 강남구는 지난달부터 지역의 고시원과 쪽방, 비닐하우스 등 비주택 거주자들이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사할 수 있도록 돕는 ‘비주택 거주자 이주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강남구가 국토교통부의 ‘비주택 거주자 이주지원 주거 상향 공모사업’ 선도 지자체로 선정된 것에 따른 것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강남주거복지센터와 비주택 거주자에 대한 주거상담부터 공공임대주택 이주까지 현장에서 밀착 지원하고 있다”면서 “취약계층의 주거 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 대상은 비주택에서 3개월 이상 거주한 무주택 강남구민으로 소득 기준은 지난해 도시근로자 월평균의 50% 이하여야 한다. 또 총자산 2억원 이하, 보유 자동차 가격 2468만원 이하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지원 신청은 12월까지 관할 동주민센터를 방문해 하면 된다. 강남구는 이번 사업을 위해 전담상담센터를 수서동에 설치했다. 또 고시원이 밀집된 역삼·논현동 일대를 찾아 공공임대주택 이주 희망자를 발굴해 일자리 연계 등 자립과 정착을 위한 맞춤형 지원도 펼치고 있다. 장정은 강남구 사회복지과장은 “강남구는 화려한 고층빌딩과 고급아파트가 즐비한 부자동네로 알려졌지만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이웃의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이 많다”면서 “함께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미미위 정신’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주거 지원정책이 이뤄지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사설] 폭염 시작, 취약층 보호대책 시급하다

    중부지방 장마가 어제 끝나자마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54일이라는 역대 최장 장마로 인한 습도 때문에 체감기온은 더 높다. 그동안 복지시설 등을 통해 운영됐던 실내 무더위 쉼터가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이 곤란한 경우가 많아 폭염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올 8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0.5~1.0℃ 정도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고기온이 33℃를 넘는 폭염일수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아질 것이라고 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열사병, 열실신 등 무더운 날씨로 인해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1841명으로 이 중 71.2%(1310명)가 8월에 발생했다. 발생 장소는 실외작업장이 32.5%(596명)로 가장 많고 논·밭 14.6%(269명), 길가 10.8%(198명) 순이다. 집에서 발생한 비율도 6.6%(121명)라 가정도 안심할 수 없다. 건설 현장 등의 노동자는 한낮 무더운 시간대에는 야외작업이 금지돼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무더위 시간대 옥외작업 중지 권고 온도를 38℃에서 35℃로 낮춘 바 있다. 이 권고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렇지 않은 사업장의 경우 안전대책이 마련되도록 해야 한다. 농촌 어르신들이 장기간 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마을 정자·그늘막 등을 야외 무더위쉼터로 활용하는 방안도 확대돼야 한다. 쪽방촌 거주민에 대해서는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냉풍기나 선풍기, 생수 지원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인 물, 그늘, 휴식이 모두에게 보장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지난달 공동 발표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기온이 1℃ 높아지면 사망 위험이 5% 증가하고 고령층과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피해가 집중될 수 있다. 기후변화로 재난이 된 폭염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과 실행이 필요하다.
  • 강남4구에 공공택지 4만 1000가구, 용산·마포에 2만 6000가구 공급

    강남4구에 공공택지 4만 1000가구, 용산·마포에 2만 6000가구 공급

    올 고덕강일·양원 등 1만 3000가구 모집 내년 공릉아파트 등 1만 가구 건축 예정재건축·재개발로 20만 6000가구 추가도정부가 올해부터 2028년까지 서울에 36만 4000가구(수도권 전체 127만 가구)의 신규 주택을 공급할 계획인 가운데 13일 공공택지에 들어설 11만 8000가구의 입지를 공개했다. 거주 수요가 많은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 총 4만 1000가구를, 용산 정비창을 포함한 서북권(용산·마포·서대문·은평·중구)에는 2만 6000가구를 공급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만 1000가구가 들어서는 동남권(강남 4구) 공공택지엔 고덕강일(1만 2000가구)과 개포구룡마을(2800가구), 서울의료원(3000가구), 수서역세권(2100가구), 옛 성동구치소(1300가구), 서초염곡(1300가구), 사당역복합환승센터(1200가구), 서초성뒤마을(1000가구), 서울지방조달청(1000가구) 등이 있다. 서남권(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 등)의 경우 서남 물재생센터(2400가구)와 동작 환경지원센터(1900가구), 대방동 군부지(1600가구), 강서 군부지(1200가구), 영등포 쪽방촌(1200가구), 마곡 미매각부지(1200가구), 서부 트럭터미널(1000가구) 등에 총 1만 9000가구가 들어선다. 서북권에는 용산 정비창(1만 가구), 캠프킴(3100가구), 서부 면허시험장(3500가구), 수색역세권(2100가구), 상암DMC 미매각부지(2000가구), 서울역 북부역세권(500가구), 중구청사 부지(500가구) 등 2만 6000가구가 공급된다. 동북권(노원·도봉·성동·중랑·광진구)에선 태릉골프장(1만 가구), 광운역세권(2800가구), 서울 양원(1400가구), 도봉 성대야구장(1300가구), 북부간선도로 입체화(1000가구), 면목 행정복합타운(1000가구), 중랑 물재생센터(800가구) 등 2만 5000가구가 공급된다. 올해는 고덕강일, 수서역세권, 서울 양원 등에서 1만 3000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한다. 내년엔 공릉아파트와 옛 성동구치소, 강서 군부지 등에서 1만 가구가 예정돼 있다. 서울에서는 이 밖에 재건축·재개발 같은 정비사업을 통해 20만 6000가구가 공급된다. 기존 정비사업에서 11만 6000가구, 공공재개발과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을 통해 9만 가구가 들어선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문 대통령 “집값 안정 양상…부동산 감독기구 설치 검토”(종합)

    문 대통령 “집값 안정 양상…부동산 감독기구 설치 검토”(종합)

    문재인 대통령이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부동산 대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주택 문제가 당면한 최고의 민생과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책임지고 주거의 정의를 실현해 나가겠다. 실수요자는 확실히 보호하고 투기는 반드시 근절시키겠다는 것이 확고부동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文 “갭투자 차단…획기적 공급대책도 마련” 그러면서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불로소득 환수 ▲투기수요 차단 ▲주택공급 물량 최대한 확보 ▲세입자 보호 등 4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택·주거 정책의 종합판’으로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의 시대를 끝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았고 갭투자를 차단했다”며 “군 골프장 등 획기적 공급대책도 마련했고, 임대차보호법의 획기적 변화로 임대인과 임차인의 기울어진 관계를 개선했다”며 ‘획기적’이라는 표현을 여러 번 써 가며 정부가 다각적인 면을 고려해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종합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주택을 시장에만 맡겨두지 않고 세제를 강화하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세계의 일반적 현상”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보유세 부담을 높였지만 다른 나라보다는 낮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임차인 보호도 주요국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다”며 “주택을 투기 대상이 아닌 복지 대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판 의식한 듯 “중저가 1주택 세금 경감 검토” 다만 최근 부동산 대책을 향해 쏟아진 비판을 의식한 듯 “제도 변화에 국민의 불안이 크다. 정부는 혼선이 없도록 계속 보완을 해나가겠다”며 “중저가 1주택자에 대해서는 세금을 경감하는 대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공임대주택을 중산층까지 포함해 누구나 살고 싶은 ‘질 좋은 평생주택’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고시원 쪽방 지하방 비닐하우스 등의 주거 질을 높이는 노력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주택 처분 문제로 논란을 빚은 김조원 민정수석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김조원 수석은 노영민 비서실장 및 비서실 소속 다른 수석들과 함께 지난 7일 사의를 표했고, 문 대통령은 조만간 이들의 거취를 결정할 전망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시, 노숙인·쪽방촌 4599명 코로나 선제 검사...“전원 음성”

    서울시, 노숙인·쪽방촌 4599명 코로나 선제 검사...“전원 음성”

    서울시는 6월 15일부터 8월 4일까지 취약 시설·거리 노숙인과 쪽방촌 거주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와 결핵 검사를 시행한 결과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6월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시설과 거리의 노숙인 등을 대상으로 검사를 벌였다. 건강 취약계층인 노숙인 시설과 쪽방촌을 중심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나 무증상감염 전파 우려가 있어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결핵 검사도 병행한 결과 3993명 가운데 6명이 양성으로 판정됐고 이들은 정밀검사 후 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향후 무료급식소 이용 노숙인과 쪽방 거주자에 대해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무료진료소를 통해 상시 의료 안전망을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김선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이번 선제 검사로 일부 결핵 양성 판정자도 실시간 치료받아 지역사회 내 소규모 집단감염 등을 예방할 수 있었다”며 “의료 사각지대에서 코로나19 예방과 방역 사업을 강화해 건강하고 안전한 서울시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시간이 멈춘 마을, 이젠 진짜 안녕~

    시간이 멈춘 마을, 이젠 진짜 안녕~

    부산에서 매축지마을을 처음 본 건 몇 해 전이었다. 오래된 마을들이 여전히 많은 부산이지만, 쇠락한 풍경으로는 어느 마을보다 단연 윗길이었다. 당시만 해도 굳이 이 마을을 소개할 생각은 없었다. 감천동 문화마을처럼 이미 낡은 풍경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마을들이 많은데, 밝고 맑고 아름다운 부산 풍경도 많은데, 굳이 시간의 먼지가 켜켜이 쌓인 장소를 들춰낼 까닭이 있겠나 싶었다. 하지만 이제 그럴 이유가 생겼다. 최근 재개발이 확정됐고, 머지않아 매축지마을은 흔적 없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마저 멀어지는 법. 마을이 지도에서 사라지고 나면 수많은 기억들도 함께 사라질 터다. 그러니 지금 매축지마을을 돌아본다는 건 아마 한 시대의 종언을 목격한다는 것과 의미가 같을 것이다.부산엔 낡은 동네가 유난히 많다. 대한민국 제2의 대도시인데도 그렇다. 그 기원을 거슬러 오르면 한국전쟁에 가닿는다. 한반도를 통틀어 거의 유일한 피란처였기에 전국에서 피란민들이 몰렸다. 여태껏 부산에 남아 있는 달동네 대부분은 이들이 모여 살던 곳들이다. 동구 범일5동의 매축지도 그런 마을 중 하나다. 여느 마을과 다른 게 있다면 산복도로가 아닌 부산항 뒤편의 평탄한 지대에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높은 곳에서 보면 거대한 부산항과 번다한 도심 사이에 옹색하게 끼어 있는 형국이다. 그러니 재개발은 당연하면서도 필연적인 수순이었을 것이다. ‘매축지’(埋築地)는 이름 그대로 ‘바다를 메까 맹근 땅’이다. 일제강점기 때 부산진 해안을 메워 조성했다. 당시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제는 각종 군수물자를 쌓아 놓기 위해 이 일대에 막사와 마구간을 지었던 것으로 전해진다.●한국전쟁 이후부터 피란민 삶의 터전으로 집끼리 다닥다닥 붙은 현재 모습을 이루게 된 건 한국전쟁 이후부터다. 물밀듯 부산으로 내려온 피란민들은 매축지의 마구간을 칸칸이 잘라 생활공간으로 이용했다. 기껏해야 한두 평에 불과한 쪽방은 이렇게 탄생했다. 골목마다 남루한 집들이 빼곡하다. 부엌에 방 하나 딸린 집이 대부분이고 화장실도 없어 골목 가운데 있는 공용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골목의 폭도 좁아서 이 집 문을 열면 저 집 문에 닿을 정도다. 이런 좁디좁은 골목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이 같은 치열한 풍경 덕에 수많은 영화의 단골 촬영지가 됐다. 특히 원빈과 인연이 깊은데, ‘마더’(2009년)와 ‘아저씨’(2010년) 등이 매축지마을 일대에서 촬영됐다. 임권택 감독의 ‘하류인생’(2004), 곽경택 감독의 공전의 히트작 ‘친구’(2001) 등도 이 일대에서 촬영됐다. 최근엔 한 세대 전의 기억들을 기록해 두려는 사진작가들의 발걸음도 부쩍 늘었다. 매축지와 이웃한 ‘소(牛)막마을’ 우암동도 비슷한 형성 과정을 겪었다. 소 외양간을 잘라 집으로 쓰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한데 소막마을은 등록문화재(제715호)로 지정돼 명맥을 이어 갈 수 있는 길이 마련됐지만 이도저도 없는 매축지마을은 역사의 뒤안길로 하릴없이 사라지게 됐다. 머지않아 재개발이 이뤄지고 나면 60층 정도의 아파트가 숱한 기억을 딛고 솟아오를 것이다. 매축지마을을 다 돌아보는 데 두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이미 마을 동쪽 지역에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면서 마을 규모가 확 줄었기 때문이다. 그 탓에 영화 촬영지들은 상당수 사라졌지만, 믿기지 않을 만큼 낡은 풍경을 엿보기엔 무리가 없다.매축지마을의 서쪽 끝은 자성로 지하도다. 1972년 폐선된 옛 문현선 철길에 놓였던 터널이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지하도를 지나 남문시장을 거쳐 큰길을 건너면 좌천동이다. 부산 사람들이 부산의 도시 이름이 유래한 동네로 여기는 곳이다. 이곳의 증산(甑山)이 가마솥을 엎어 놓은 모양이라 해서 ‘부산’(釜山)이라 불렸다는 게 정설(범일동 자성대가 ‘부산’이란 설도 있다)처럼 전해지고 있다. ●정공단·매견시 기념비 등 볼거리 빼곡히 한 걸음 옮길 때마다 턱이 땅에 닿을 정도로 된비알인 이곳에도 기억해야 할 공간들이 빼곡하다. 호주 선교사들이 세운 일신여학교는 부산 3·1운동의 깃발이 올랐던 역사적 장소다. 부산에서 30년간 헌신하며 ‘조선 나환자들의 아버지’로 불렸던 호주 선교사 매견시(매킨지) 기념비, 아버지 매견시의 유지를 받들어 딸들이 세운 일신기독병원, 임진왜란 때 부산에서 제일 먼저 순국한 정발 장군과 그의 부산진전투를 기리는 정공단 등이 이 일대에 몰려 있다. 조선 숙종 때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 땅이란 것을 일본 막부가 인정하도록 활약한 안용복기념관도 있다. 기념관에 서면 안용복의 매축지마을 생가터를 조망할 수 있다.안용복기념관에서 증산왜성까지는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타고 간다. 급경사 지대에 사는 주민들의 발이 돼 주는 고마운 엘리베이터다. 이름은 엘리베이터지만 모양새는 유럽의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푸니쿨라를 빼닮았다. 천천히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재미가 독특하다. 증산왜성까지 가려면 도중에 엘리베이터를 한 번 갈아타야 한다. 증산왜성에 서면 부산항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범일동의 ‘이중섭의 풍경거리’도 돌아볼 만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인 이중섭(1916∼1956)을 기리는 공간이다. ‘야외 갤러리’, ‘희망길 100계단’, ‘이중섭 전망대’ 등으로 이뤄졌다. 이중섭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뒤 부산에서 일본인 아내 마사코(한국명 이남덕), 아들 둘과 함께 피란 생활을 했다. 당시 그가 머물렀던 곳이 범일동 피란민 판자촌이다. 그는 부두에서 잡일을 하며 겨우 밥벌이를 하면서도 틈나는 대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야외 갤러리’에는 ‘흰소’ 조각상 등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가장 볼거리가 많은 것은 ‘희망길 100계단’이다. 계단 여기저기에 이중섭이 쓴 편지와 그의 생전 사진 등을 붙여 놓았다. 이른바 ‘계단 갤러리’다. 100계단이 끝나는 언덕엔 ‘이중섭 전망대’를 세웠다. 시원한 음료 한 잔 곁들이며 쉬어 갈 수 있다. 글 사진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푹푹 찐 쪽방촌에 에어컨 ‘뚝딱’…‘한여름의 산타’ 중구에 오셨네

    푹푹 찐 쪽방촌에 에어컨 ‘뚝딱’…‘한여름의 산타’ 중구에 오셨네

    “더운 날씨에는 이 좁은 방에 선풍기를 틀어도 소용없어요. 창문이 작고 환기도 안 돼 방 안에 있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신당동 개미골목 쪽방촌. 미로처럼 생긴 좁은 골목으로 구불구불 들어가니 비좁아 보이는 원룸이 나왔다. 그곳에 홀로 사는 주민 최모(67)씨는 “몸이 아파 일을 못 하다 보니 집에 있을 수밖에 없다”며 “여름철 폭염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에어컨을 손수 설치해 주니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척추협착증으로 인해 구청에서 제공하는 희망근로도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생계·주거급여 79만원과 중구에서 지급하는 ‘어르신 공로수당’ 10만원으로 월세 35만원(보증금 300만원)을 내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 이날 방문해 에어컨 설치를 직접 도운 서양호 중구청장은 “구청에서 에어컨 설치만 해 드리는 게 아니라 기초수급자에 대한 전기요금도 같이 부담해 드리니 걱정 마시라”고 안심시켰다. 구는 지난해부터 폭염에 고통받기 쉬운 저소득가정에는 냉방용품을 조속 지원하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유아동 다자녀가 있는 가구엔 선풍기 500대를 우선 지원했다. 또한 지난해 폭염 취약계층에 에어컨 113대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에도 90대를 추가 설치해 준다. 전기요금 부담도 덜어 주기 위해 취약계층 500가구에는 이달 중 3만원을 지원한다. 서 구청장은 “예산이 많이 투입되는 만큼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매칭해 에어컨 지원에 나섰다”며 “임기 내에 폭염 취약계층 1000가구에 모두 에어컨을 지원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구는 에어컨을 설치하기 어렵거나 가족의 돌봄을 받기 힘든 60세 이상 저소득 독거노인, 고령 부부 등을 대상으로 폭염과 코로나19로부터 안심하고 쉴 수 있는 안전숙소를 운영한다. 코로나19로 실내 무더위쉼터 운영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면서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대신 마련한 대책이다. 지난 6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폭염경보 발령 시 안전숙소에서 지내길 원하는 대상자에게 인근 민간숙박시설을 연계하고 시설에 숙박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용 신청자가 많을 경우 동 주민센터에서 주거환경, 기저질환, 연령, 거동불편 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정하게 된다. 구는 안전숙소 11곳을 마련했다. 서 구청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기온이 예년보다 높을 거라는 발표도 나오는 등 올해는 힘든 여름이 예상된다”며 “코로나19 대처와 폭염 취약계층 보호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걷고 싶고, 살고 싶은 영등포… 제2 르네상스 펼칠 것”

    “걷고 싶고, 살고 싶은 영등포… 제2 르네상스 펼칠 것”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영등포로터리 고가 철거, 경인로·문래동 일대 도시재생,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등을 통해 서남권 종갓집으로서의 서울 영등포의 위상을 다시 세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지난 8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실시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년여간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사업에서부터 쪽방촌 개선사업까지 영등포의 숙원사업들이 해결되는 변화를 실감했다”면서 “남은 2년 동안도 현안 사업들을 잘 마무리해 영등포 제2의 르네상스를 펼쳐 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채 구청장은 아울러 “민생 현장을 발로 뛰며 구민들의 작은 목소리를 듣는 게 소통이고 협치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청소, 주차, 보행환경 등 구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기초행정에 충실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취임 2주년을 맞은 소회와 함께 그간의 성과를 꼽는다면.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2년간 지나온 길을 다시 한번 점검해 잘한 부분은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고, 부족한 부분은 더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취임 이후 ‘구민과 함께! 더나은 미래, 탁트인 영등포’라는 기치 아래 달려왔다. 2년 동안 향후 영등포 100년 미래에 대한 주춧돌을 세웠다고 본다. 취임 이후 역점을 둔 부분은 바로 청소, 주차, 보행환경, 주거환경 등 생활행정이었다.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부분을 생활행정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영등포로터리 고가 철거 등 현안 사업들이 상당히 많다. 하나하나 사업들을 추진해 가면서 영등포 제2의 르네상스를 펼치겠다는 각오로 하반기를 이끌어 가겠다.” -구민 만족도가 전년 대비 22.6% 포인트 상승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주된 요인은. “영등포 행정에 대해 주민들의 상당수인 80%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생활 속 환경이나 주거환경, 청소, 보행환경, 교육 부문에서 아이들 통학로 문제 등 여러 측면에서 변화를 체감하신 것 같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응도 90.3%가 ‘만족’이라고 응답했다. 투명하고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확진자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처한 게 주민들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조사 결과에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뛰겠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다른 자치구와 차별화해 온 정책은. “지난 1월 28일부터 서울시 최초로 심각 단계에 준해 구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감염병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매일 한 차례 이상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해 124회(6일 기준)를 개최했다. 그동안 민관이 합심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특히 복지관이나 체육시설, 도서관, 경로당, 어린이집도 선제적으로 폐쇄하고 강력한 방역조치를 했다. 타 지자체보다 한 달 이상 앞섰다.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위한 선별진료소도 5개로 다른 구보다 많아서 구민들이 검사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었다.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을 예방키트로 만들어 9만 6000여개를 노인, 임신부, 초중고학생들에게 제공한 것도 언론에서 주목받은 모범사례다. 무증상자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면 비용과 관계없이 밀접접촉자 외에 확진자가 머물던 공간에 있었던 모든 사람을 검사한 것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주효했다. 이로 인해 지역사회 추가 확산은 없었다.”-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데. “영등포구는 하반기에 총 79억원을 들여 희망일자리 1400개를 창출했다. 청년뿐 아니라 저소득층,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우선 선발해 생활방역, 환경정비 등의 업무에 투입한다. 청년 대상으로는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청년이 운영하는 식당 6곳을 선정한 뒤 4440개의 도시락을 주문해 취약계층 300여명에게 배달하는 서비스도 했다. 타임스퀘어 뒤편 GS 주차장 부지에는 청년희망 복합타운을 조성한다. 지상 20층 규모의 주거공간과 업무시설, 상업시설 등을 제공해 청년 창업가를 지원하고 육성할 계획이다.” -영중로 노점 정비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영등포역 앞 영중로는 영등포 진입을 위한 간판이다. 70여개 노점이 50여년 동안 방치돼 있어 안전에 위협을 줄 정도로 걷기조차 힘든 공간이었는데 대화와 소통으로 8개월 만에 정비해 지역의 명소가 됐다.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졌을 뿐 아니라 지역상권이 살아나는 효과도 있었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타임스퀘어뿐 아니라 영등포삼각지, 전통시장도 활성화됐다.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도 있는 것 같다. 청소, 일자리 등 영등포의 변화와 도약에 대한 기대감도 많이 올라간 것 같다. 영중로 노점 정비가 다시 한번 제2의 르네상스로 도약하는 상징이자 시작이 아니었나 생각된다.”-쪽방촌 주거환경 개선사업과 영등포로터리 고가차도 철거 등의 진행 상황은. “쪽방촌 사업은 360여가구가 거주하는 쪽방촌 1만㎡를 공공주택사업으로 정비하는 것이다. 기존 쪽방은 0.5~2평(1.65~6.6㎡) 정도 공간에 평균 22만원 정도의 월세를 주고 산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고 화재위험도 있다. 이 주민들에게 영구적으로 살 수 있는 주택, 아파트를 제공하려고 한다. 2~3배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현재의 20%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3만원)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주거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2023년 입주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서울시, 국토교통부와 영등포구가 힘을 합쳐 진행한 사업으로 다른 사업의 모델이 될 것으로 본다. 영등포로터리는 서울시에서 가장 교통사고가 빈번한 곳이다.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 통행체계가 문제다. 이에 고가차도를 철거하고 평면교차로로 전환해 보행환경을 개선하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기존보다 두 배 가까이 교통 흐름이 좋아진다고 한다. 교통체계의 변화뿐 아니라 녹지공간이 들어갈 것 같다. 구민들의 휴식·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영등포구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 같다.” -청소, 주차, 보행환경 등 기초행정을 강조하고 계신데 앞으로도 기초행정에 매진할 것인가. “청소, 보행환경, 주거환경, 주차 문제는 구민들의 피부에 가장 와닿는 정책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생활행정을 지속적으로 챙길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구민들과의 소통이다. 앞으로도 사업 설명회를 열거나 주민 요구 사항을 들으면서 주민들에게 보탬이 되는 사업들을 하고자 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채현일 구청장은 ▲광주 출생(1970)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국회보좌관(2007~2015) ▲박원순 서울시장 정무보좌관(2016~2017)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2017~2018) ▲민선 7기 영등포구청장(2018~) ▲부인 이희경씨와의 사이에 1녀.
  • 쪽방촌 공공임대 변신 ‘함께 사는 도시’…제2 세종문화회관 조성 ‘문화예술 도시’

    서울 영등포구는 향후 100년을 선도할 ‘제2의 르네상스’를 열기 위해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 일대 1만㎡가 주거·상업·복지타운으로 변신한다. 영등포 쪽방촌은 노후 불량 건축물이 밀집돼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위생 문제와 화재위험도 있다. 새로 건설되는 주상복합건물 4개 동에는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과 민간 분양주택이 공급된다. 2023년에 거주민들이 입주하는 게 목표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14일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쪽방주민, 돌봄시설, 지역주민, 젊은 세대 등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새로운 공공주거개발모델로 포용적 주거복지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서울 서남권에 최초로 들어서는 제2세종문화회관도 2000석 이상 규모로 문래동 옛 방림방적 부지(영등포구 문래동 3가 55-6)에 조성된다. 뮤지컬·관현악·콘서트·연극 등 모든 공연이 가능한 다목적 대형공연장과 연극 또는 발표회 등에 적합한 300석 규모의 소공연장, 문화·영상 아카데미, 음악 도서관, 창작 연습실 등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시설이 조성된다. 채 구청장은 “도심권과 동남권에 집중된 공연장 인프라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주민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더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제2세종문화회관이 들어서면 영등포구가 명실상부한 문화예술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도서관 3곳도 문을 연다. 신길동에는 신길 문화체육도서관을 올해 착공하고 여의도 옛 MBC 부지와 당산동 서영물류센터 부지에는 주민친화형 문화복합 도서관을 조성할 예정이다. 신길 문화체육도서관은 도서관과 함께 수영장·다목적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이다. 옛 MBC 부지 도서관은 업무지구와 주거지역 접점에 있는 여의도의 특성상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문화명소가 될 것으로 구는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18개 전 동에 마을도서관도 조성한다. 채 구청장은 “2020년 하반기는 탄탄한 기초행정 위에 변화를 위한 구체적 결실을 얻는 민선 7기 탁트인 영등포의 반환점이자 영등포 제2의 르네상스를 여는 전환점”이라면서 “지금까지의 성과를 디딤돌 삼아 영등포의 발전과 도약이 보다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도록 차근차근 역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남은 2년도 오직 ‘영등포’… 미래 100년 정책 담금질

    남은 2년도 오직 ‘영등포’… 미래 100년 정책 담금질

    구청장 취임 2주년… 구정 핵심사업 점검“하드웨어·소프트웨어 병행해 개발했으면” 로터리 고가차도 철거 추진 현장 등 방문영신로 복합문화공간 조성 청사진도 그려“젊은층이 영등포를 많이 방문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병행해 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일 취임 2주년을 맞은 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12명의 미래비전자문단과 함께 구청 회의실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남은 2년간 영등포의 제2르네상스를 만들기 위해 모인 것. 자문단은 2018년 구정 발전방안 및 주요 정책수립에 대한 자문과 민관 협치 활성화를 위해 구성된 단체다. 분과위원회는 ▲미래인재문화 육성 ▲쾌적한 안심생활 ▲4차 산업경제 일자리 조성 ▲탁트인 도시 ▲더불어 건강복지 ▲소통·공감행정 등 총 6개 분과로, 지난해 기준 5회의 전체회의, 33회의 분과회의와 6회의 현장 활동을 해 왔다. 이 자리에서 영등포구 건축사회 회장인 김창길 탁트인도시분과위원은 “밴드 활동을 하는 뮤지션들이 홍대에서 밀려나 상수동으로, 또 다른 공간으로 가고 있다”면서 “이들이 영등포로 올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를 추가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민주평통 상임여성분과장인 여혜숙 소통공감행정분과위원장은 “코로나19 시대는 소통이 가장 어려운 시대인 것 같다”면서 “영등포에 사는 조선족, 북한이탈주민 등 다문화 주민들과 원주민 간에 갈등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소통에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위원들의 자문과 제안들을 귀담아들은 채 구청장은 “위원님들의 자문을 진정성 있게 듣고 실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를 마친 채 구청장과 자문단 위원들은 영등포의 핵심사업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향후 영등포 100년을 위한 정책아이디어들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 방문한 장소는 영등포로터리 고가차도 철거 추진 현장이었다. 채 구청장은 “서울시와 철거 관련 검증 과정을 진행한 뒤 내년에 설계에 들어갈 것”이라는 구 관계자의 설명을 들은 뒤 위원들에게 “고가차도가 정비되면 교통사고가 줄어들고 주변 상권도 확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 구청장과 위원들은 영등포역 일대 정비사업 현장들을 하나하나 살펴봤다. 지난 2년 동안 구의 핵심사업이었던 영중로 개선사업 현장과 영등포역 뒤편의 쪽방촌 정비사업 현장을 둘러봤다. 마지막으로 영신로 대선제분 복합문화공간 조성 현장을 찾아 향후 달라질 영등포역 일대의 청사진을 그렸다. 채 구청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지역의 모든 사업이 중단되다시피 했다”면서 “앞으로는 자문단 위원들이 개진해 주신 고견을 바탕으로 지역 현안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영등포자이르네, 역세권에 개발호재 기대감 ‘주목’

    영등포자이르네, 역세권에 개발호재 기대감 ‘주목’

    역세권 부동산은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지하철역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출퇴근 및 통학이 편리하고 이동이 자유롭다. 또 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해 뛰어난 주거환경 및 높은 미래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역세권 입지에 개발호재까지 갖춘 곳이면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실제로 지난 3월 1순위 청약접수를 진행한 ‘마곡 9단지’는 해당지역 청약 접수 결과 252가구 모집에 3만 6999명이 몰리며 146.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는 5호선 마곡역과 송정역 사이에 있는 더블역세권에 플러스에너지타운, 136개 기업 입주 확정, 강북횡단선 등 개발 호재로 실수요자 및 투자 수요의 눈길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역세권에 개발호재를 품은 주거단지가 분양에 나서 관심을 끈다. GS건설 자회사인 자이S&D는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신안산선 대림삼거리역(개통 예정) 더블역세권에 ‘영등포자이르네’를 7월 중 공급할 예정이다. ‘영등포자이르네’는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에 위치한다. 여의도∼광명∼안산을 잇는 신안산선 대림삼거리역(예정)이 개통되면 더블역세권 입지를 누릴 수 있어 구로디지털단지 및 강남, 여의도 등 서울 중심업무지구로의 출퇴근이 편리하며 신안산선 개통 시 여의도 10분 생활권을 그대로 공유할 수 있다. 특히 단지가 들어서는 영등포는 서울 2030도시기본계획상 강남·여의도와 함께 3대 도심으로 지정된 이후 영등포뉴타운, 쪽방촌과 집창촌 등 재개발 사업들이 탄력을 받고있다. KOSIS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사업지 주변은 10년 초과 노후 아파트 비율이 85.2%로 지난 2016년 247가구를 마지막으로 입주가 전무했던 지역으로 주거 수요도 풍부하다. 영등포자이르네는 청약규제에서 자유로우며 전국 만 19세 이상이라면 지역·청약통장 유무 상관없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취득세 면제를 받을 수도 있다. ‘영등포자이르네’는 대한민국 실리콘밸리 중심에 있는 구로디지털단지역세권 일대에 서울에서 희소성이 높은 중소형 공동주택으로 선보인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시흥대로에 지하 2층 ~ 지상 20층, 3개동, 총 212세대 규모로 들어선다. 서울에서 보기 드문 전세대 전용 49 ㎡ 중소형 단일면적 4개(A~D) 타입으로 구성된다. 모델하우스는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위치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측량·시공 관리 ‘매의 눈’… 드론으로 흙까지 꿰뚫다

    측량·시공 관리 ‘매의 눈’… 드론으로 흙까지 꿰뚫다

    [미래 보는 눈 바꿔야 경제가 산다-1부.‘포스트 코로나’를 이끈다] ③중소기업도 강하다측량 위해 현장 가지 않아도 지형 단면도 뽑아 부위별 점 찍어 단 몇 초만에 옮길 흙의 양 추정 전통 방식보다 30배 단축… 비용은 10배 절감 설계·시공 오차 최소화… 톱10 건설사 주고객 건설용 드론 플랫폼 스타트업 ‘엔젤스윙’의 시작은 2015년 네팔 대지진이었다. 서울대생과 직장인 등으로 구성된 창업준비 동아리 회원들이 피해 파악과 현장 복구를 도왔던 것이 사업의 시초였다. 이들은 드론을 띄워 현장 정밀지도를 만든 뒤 네팔 재난 책임관리자에게 전달했다. 어떤 곳이 얼마나 피해를 보았는지, 어떻게 복구해야 할지 직접 사진을 보며 의사결정을 하도록 도왔다.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검은 머리 학생들이 자신들의 재난에 이렇게 관심을 두고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는 사실에 그들은 큰 감사를 전했고 이 동아리 멤버를 주축으로 미국 조지아 공대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던 박원녕 엔젤스윙 대표는 2016년 건설용 드론을 활용한 창업을 결심했다. 이후 엔젤스윙은 2017년 서울시와 함께 취약계층이 밀집한 용산구 동자동과 영등포 쪽방촌의 재난 대비용 정밀지도를 제작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4월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한 스타트업 부문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에 포함됐다. 그해 6월엔 건설 스타트업으로는 유일하게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3개국(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국빈방문에도 동행했다. 박 대표는 “첨단 혁신기술로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의 한 부분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소셜벤처가 되려 한다”고 말했다.규모는 작지만 기술력만큼은 큰 중소기업들이 있다. 이들 역시 코로나 사태 이후 100년 먹을거리를 결정할 차세대 미래기술 개발의 한 축을 우리 사회에서 담당하고 있다. 창업 4년차인 엔젤스윙도 그중 하나다. 이곳은 드론으로 토목, 건축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 한눈에 보여 주는 드론 플랫폼업체다. 전문 드론 파일럿이 정기적으로 현장을 찍어 3차원 지도를 제작(매핑·mapping)하고, 이를 측량과 시공에 활용할 수 있도록 3차원 모델링으로 만들어 공정 현황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웹 기반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렇게 하면 도면과 실제 시공현황의 오차가 얼마나 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흙을 얼마나 옮겨야 하는지 현장 목표 작업량과 실제 작업량 간 차이를 시각적, 정량적으로 확인해 정확한 드론 측량 작업을 할 수 있다. 기존엔 소프트웨어 전문가만 다룰 수 있었던 드론 촬영 및 해석을 맞춤형 교육으로 시공사 담당자가 직접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박 대표는 “예전엔 공사현장에서 전문인력이 GPS가 장착된 장비를 들고 점을 찍고서 부피를 환산해 옮길 흙의 양 등을 추정했지만, 이제는 컴퓨터로 부위별 점을 찍어 단 몇 초 만에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드론 기술은 건설 현장을 한눈에 꿰뚫는 ‘눈’을 제공한다. 말 그대로 공사 현장 흙까지 컴퓨터 화면으로 옮겨 온 것이다. 측량을 위해 현장에 가지 않아도 실제 토공량과 지형의 단면도를 뽑아 낼 수 있어 기존 소요시간 대비 측량시간이 약 30배나 빨라지고, 전문인력이 필요 없어 전통적인 측량 방식보다 10배 이상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설계와 시공의 오차도 최소화한다. 현장관리의 틀을 뒤흔드는 혁신기술이라는 의미다. 현재 SH공사의 고덕 강일지구 택지공사 현장(166㏊)에서도 엔젤스윙 플랫폼을 적용 중이다. 3곳으로 분리된 현장을 직접 둘러보려면 원래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시공사는 엔젤스윙을 통해 월평균 2∼3회 드론을 띄워 클라우드에 저장된 각 현장의 자료를 활용해 도면과 시공 상황을 모니터로 관리하고 있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엔젤스윙 플랫폼은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사람이 직접 측량하기 어려운 도서지역 공사나 대규모 공사에 특히 탁월하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반 클라우드 드론 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찍은 데이터를 업로드하고 다음날 출근하면 곧바로 처리된 데이터를 받아 볼 수 있다. 이미 대림산업, GS건설 등 국내 톱 10 대형 건설사들 대부분이 엔젤스윙 고객이다. 횟수 제한 없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구독모델이 월 100만원 정도다. 현재까지 엔젤스윙의 누적 매핑 면적은 3만 2800㏊, 누적 데이터는 1만 2800GB에 달한다. 아직은 건설업계 스마트화는 과도기 단계다. 현장에서는 AI와 3차원 지도, 드론을 활용하는데 정작 건설사에선 2차원 설계도면으로 설명해야 하고 법도 갈 길이 멀다. 박 대표는 “월드뱅크가 ‘캄보디아 쓰레기산’ 모니터링을 하는데 엔젤스윙 드론 기술을 쓰고 있다”면서 “아직 규모는 작고 스마트 건설 시대도 가야 할 길이 많지만, 누구나 쉽게 분석하고 더 효율적이며 빠른 드론 측량기술 고도화로 사회적, 경제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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