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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국토 수호 의지… 확대 해석 경계를” 야권 “사실상 국정원 두둔”… 논란될 듯

    靑 “국토 수호 의지… 확대 해석 경계를” 야권 “사실상 국정원 두둔”… 논란될 듯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국무회의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직접 거론함에 따라 그 배경과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시기적으로 미묘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해석은 분분할 수밖에 없다. 우선 6·25 전쟁 발발 63주년을 기리는 차원에서 국토 수호 의지를 드러낸 표현이라는 점에서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대체적인 기류다. 그러나 야권을 중심으로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에 담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관련 발언이 공개된 직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회의록을 공개한 국정원을 사실상 두둔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발언의 진의에 관계없이 여야가 이날 합의한 국정원에 대한 국정조사 과정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은 또 상반기 마지막 국무회의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지난 4개월간 국정 운영의 틀을 잡고 방향을 제시한 만큼 하반기에는 그간 다져온 국정 틀을 토대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정 성과가 나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국민 생활과 밀접한 국정 과제들의 실현을 위해 조속히 후속 대책을 구체화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관련 부처는 지자체와 협조해 독거노인, 쪽방촌 등 취약계층과 농촌 등에 폭염 피해가 없도록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고, 장마 대비에 대해서도 “2011년 우면산 산사태가 났을 때 현장에 가봤는데 땜질식 처방이 얼마나 큰 화를 불렀는지 절감했다”면서 철저한 예방을 당부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무회의에서 정부에 무상보육 국고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박 시장은 “무상보육 지방비 부족분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국가 예비비 지출사업 중 보육사업에 조건 없이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단시일 내 (전액 국비) 시행이 어렵다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국고보조율을 상향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이 조속히 통과되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 힐링 창신동/정기홍 논설위원

    “빨간꽃 노란꽃 꽃밭 가득 피어도/하얀 나비꽃 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1980~1990년대 대학가에서 불렀던 운동 가요 ‘사계’의 가사다. 이 노래는 재봉틀(미싱)을 돌리던 동대문시장 의류공장 어린 여공들의 고달픔을 묘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이면엔 인근 창신동 여공들의 ‘애환과 꿈’이 자리하고 있다. 1970~1980년대 서울 종로의 창신동은 골목의 쪽방에서 미싱을 돌리며 옷가지를 만들던 곳, CD 가게가 여공들의 발길을 잡던 곳, 겨울 골목길에 하얀 연탄이 뒹굴던 곳, 골목길 보름달에 ‘시다’의 그리움이 머물던 곳이었다. 지금도 창신동 채석장 바로 밑 봉제 골목에는 동대문 의류시장의 모태 같은 역할을 하면서 미싱은 돌아가고 있지만···. 창신동은 조선시대만 해도 도성에 인접해 유서깊은 동네였다. 낙산을 낀 마을에는 붉은 열매인 복숭아와 앵두나무가 많아 ‘홍숫골’ 또는 ‘홍수동’(紅樹洞)으로 불리며 도성 안 사대부의 ‘별저’(別邸)가 많았다고 한다. 조선의 실학 선구자인 이수광도 경치 좋은 이곳에서 ‘지봉유설’을 집필했다고 전해진다. 일제강점기 때인 1920년대에 들어서는 이곳의 돌을 캐서 조선총독부와 경성역(현 서울역), 경성부청(서울시청)을 지었다. 근자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백남준과 화백 박수근이 살면서 인연을 이었던 곳이기도 하다. 역사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 법인가. 동대문시장 노동자들의 거주지였던 이곳은 1970년대 들어 봉제공장이 들어서면서 역사를 다시 쓰게 된다. 이때부터 창신동은 여공의 ‘꿈’이 영그는 대표적인 쪽방촌으로 각인된다. 지금은 이곳 3000여개 봉제공장에서 생산된 의류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로 대표되는 동대문 시장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40년 전 그날의 창신동 여공들이 어엿한 봉제공장의 안주인으로 들어앉은 사례도 많다. 창신동을 아는 이들은 말한다. 쪽방의 재봉틀 소리를 뒤로하고 낙산에 올라 본 사람만이 창신동의 골목 이야기를 안다고. 낙산은 창신동·숭인동 달동네를 품고서, 저 너머 동대문 시장의 화려한 불빛을 주시하고 있다. 이처럼 낙산은 쪽방촌의 애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요즘 창신동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열고 있는 창신동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한 ‘Made in 창신동’전이 연일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근에는 창신·숭인지역 뉴타운 개발지구가 해제되면서 창신동을 ‘힐링 골목’으로 만들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봉제 골목과 백남준·박수근이 만날 날이 언제쯤일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자살을 살자로”… 종로구 통·반장 뭉쳤다

    주민 자살을 막으려 17개 동 통장 260명이 똘똘 뭉쳤다. 종로구는 17일 오후 2~4시 대강당 한우리홀에서 ‘생명지킴이 발대식 및 게이트키퍼 교육’으로 첫 단추를 꿴다. 구는 행사에서 서울시 정혜신 정신보건사업지원단장의 게이트키퍼 교육,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위촉식, 생명지킴이 7대 선언문 선포, 마음이음 1080 퍼포먼스 등을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평소 주민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통장들은 게이트키퍼로 위촉돼 자살 고위험군으로 나뉘는 홀로 사는 노인과 쪽방촌 주민들을 집중 관리하고, 아파트 옥상문 폐쇄 등의 자살 예방 연계 활동을 적극 펼치게 된다. 김영종 구청장은 “통장들에게 게이트키퍼로 사명감을 갖고 각 동에서 위기에 놓인 주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데 효율적인 활동을 펴길 기대한다”면서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명존중사업의 공감대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상습침수구역·저수조 점검… 자치구의 발빠른 여름나기

    지구온난화로 인해 여름이 일찍 시작되면서 자치단체들이 예년보다 빨리 여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풍수해와 폭염 등 자연재해와 함께 사람들의 활동이 늘면서 각종 안전사고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여름철 종합대책’을 가동한다. 시는 먼저 사당역, 강남역, 도림천 등 상습 침수 구역에 대한 맞춤형 수방관리 대책을 세우는 것은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재난 대응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노인돌보미, 서울재가관리사 등으로 구성된 5000여명의 재난도우미단을 구성해 독거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 노숙인이나 쪽방촌 주민 등을 집중 모니터링하도록 할 방침이다. 주민들의 폭염피해가 없도록 쉼터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500가구 이상, 2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 237개 단지에 대해서는 저수조와 옥내배관을 확인하는 작업도 벌인다. 수인성 전염병이나 식중독 등 예상되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8월 말까지 대형건물, 호텔, 백화점 등의 냉각탑수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점검 작업이 이뤄진다. 본격적인 장마가 찾아오기 전에 저소득층 밀집지역 16곳에 대한 환경개선 사업도 시작한다. 대상은 구로구 구로동 735 일대, 동작구 상도4동 242-93, 중랑구 용마산로 45길, 금천구 시흥동 974-2 대도연립, 종로구 이화동 9-7 이화연립, 마포구 염리동 21-189, 양천구 신정3동 1219-9 등이다. 재난에 취약한 저소득층 밀집지역의 경우 한번 사고가 나면 사고가 더 크게 확대된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진행되는 이 사업은 자치구로부터 공모를 받아 사업의 시급성을 따진 뒤 선정했다. 이 중 위험시설 D·E등급을 받아 정비가 시급한 곳은 장마 이전에 응급안전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동작구는 각종 전염병 예방을 위해 새마을방역봉사단 발대식을 갖고 여름철 방역활동에 돌입했다. 10월까지 여름철에는 주 2회, 그 외에는 주 1회 방역활동을 벌인다. 무더위가 장시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높은 가운데 모기 등 감염병 매개체를 없애기 위해서다. 중랑구는 10월 15일까지 ‘24시간 수방안전대책상황실’ 운영에 들어간다. 이 기간 동안 공무원, 통·반장 등 1만여명에 이르는 사람들 간에 비상연락망을 구축해두고, 침수에 취약한 주택, 상가, 공장 등 77가구는 중점 관리가구로 지정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현장 행정] 영등포구 민간기관 업무협약 성과

    [현장 행정] 영등포구 민간기관 업무협약 성과

    25일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 공영주차장. 영등포구가 지역 복지단체인 ㈔서영사랑나눔복지회와 손잡고 지난해 7월부터 마련한 노숙인 이동목욕서비스 차량이 눈에 띄었다. 일주일에 세 번 노숙인들이 따뜻한 차량에서 목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하루 평균 10여명이 이 차량을 이용한다. 노숙인 김모(55)씨는 “무료로 목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상담도 해 줘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영등포구가 ‘사람 냄새 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민간기관과 공동사업을 펼쳐 주목된다. 구에 따르면 2010년 7월 민선5기 이후 7개 분야 46개 사업에서 민간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각종 성과를 이뤄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11년 서울시립대 반부패연구소와 맺은 청렴 업무 협약. 구는 연구소로부터 연간 3회 이상 청렴 정책의 취약분야와 추진방향에 대해 진단과 자문을 받았다. 그 결과 지난달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청렴도 1위에 선정됐다. 관 위주의 청렴정책이 타성과 낮은 참여도 때문에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한 것이다. 개인 재능과 각종 서비스를 이웃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영등포 디딤돌 사업’도 눈길을 끈다. 영등포구 한의사와 지역 병원이 참여해 취약계층에 무상진료를 제공하고 지역의 도림교회는 이웃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해 주는 ‘행복한 방 만들기’ 사업을 도왔다. 구는 최근까지 21가구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새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또 독거노인과 불우 청소년에게 후원금 4억 3200만원을 지원하는 한편 독거노인 600여명에게 음식을 제공해 이웃의 따뜻한 정을 나눴다. 저소득 주민을 위해 인근 한강 유람선을 이용하도록 지원한 인원만 6359명에 이른다. 지역 기업체와 대형마트들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힘을 보탰다. 실제로 구와 맺은 일자리 나눔 협약 덕분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 주민 206명이 취업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여의도에 새로 짓는 부지에 주민들을 위한 북카페와 디지털 도서관 공간을 10년 동안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 후원으로 주민들이 가족과 함께 주말농장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조길형 구청장은 “주민과 민간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는 지방자치제도의 뿌리를 견고하게 내릴 수 있는 필수 영양분”이라면서 “주민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투명한 양질의 정책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공무원 100만명 시대 행정 효율 제고가 관건

    100만 공무원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안전행정부는 그제 국가공무원 정원의 최고 한도를 현행 27만 3982명에서 29만 3982명으로 총 2만명을 늘리는 내용의 ‘국가공무원 총정원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새 정부가 공약한 경찰과 소방, 사회복지 공무원의 증원에 따른 후속 조치다. 현재 지방직을 포함한 공무원은 98만 8755명으로, 조만간 공무원 100만명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효율적인 행정 서비스가 어느 때보다 더 요구된다. 행정행위의 성패는 조직의 규모보다는 얼마나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그런 바탕에서만이 국민은 실질적인 복지 혜택도 체감할 수 있다. 고령화시대를 맞아 복지 수요는 늘고 각종 사고에는 더욱 취약한 형편이기에 더욱 그렇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앞둔 지금도 소외계층은 쪽방촌 등에서 하루를 근근이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행정현장의 여건도 열악하긴 마찬가지다. 일손이 달리는 소방관은 생명을 담보로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일선 사회복지 공무원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소방관 1만명당 순직자는 1.85명으로 일본의 2.6배, 미국의 1.8배에 이르고 사회복지담당 공무원 1명이 4700여명을 돌보고 있는 형편이다. 우리 공무원 수는 경제활동인구 대비 5.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5%대의 3분의1 수준이란 자료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하지만 역대 정부에서 보았듯 행정 수요에 맞춘다며 조직과 공무원을 늘렸지만 행정 서비스의 질은 제자리걸음만 되풀이했다. 부처간과 실·국간, 부처와 지자체 간의 유기적인 업무 협조는 보기 힘들었다. 행정의 비효율만 돋보였다. 공무원 증원은 곧 국민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인 만큼 기존 공직사회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특별한’ 방안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 3.0’ 협업 시스템 구축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과제 가운데 하나다. 관료사회의 고질적인 칸막이와 보신주의를 없애고 국민 생활에 와 닿는 행정 서비스를 펼치겠다는 취지다. 그런 차원에서도 공무원 사회의 효율적인 협업 모델이 필요하다. 사회복지 공무원과 우정사업본부 집배원 간에 협력할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모델이 될 듯하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공무원 수가 늘어난 만큼 행정 서비스가 향상되는 일이 중요하다. ‘공무원만 늘린 정부’란 말은 더는 나와선 안 될 것이다.
  • [2013 구정을 말하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전통·현대 어우러진 도심 만들 것”[동영상]

    [2013 구정을 말하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전통·현대 어우러진 도심 만들 것”[동영상]

    “우리 전통문화를 훼손하면서까지 현대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전통만 고집하는 것도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겠지요. 전통의 모습을 지키면서 그것을 조화롭게 현대화하는 것이 우리 종로의 갈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11일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통한 세계화”를 거듭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한류문화도 사실 옛 문화가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바탕으로 각광받게 된 것”이라면서 “종로의 한옥과 궁중음식, 사대부음식 같은 전통음식을 널리 알리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스스로를 ‘건축장이 구청장’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7월 개관한 윤동주 문학관은 그의 애정이 듬뿍 담긴 건축물이다. 문학관에는 지난해 말까지 3만 5000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했고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데 이어 대한민국 좋은 현대건축물 20선에 포함됐다. 김 구청장은 전통 한옥을 보존하기 위해 철거한 한옥에서 나온 자재를 보관했다가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정책도 마련했다. 일본대사관 앞의 위안부 소녀상, 시민 3000여명의 모금과 푸르메재단이 협력해 마련한 장애인 복지관 ‘세종 푸르메센터’도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종로의 명소가 됐다. 김 구청장은 “획기적으로 환경을 바꾼다거나 하는 것이 도심재생이 아니라 문화가 살아나고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것이 바로 도심 재생”이라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현대와 전통이 잘 조화되는 공간을 계속 마련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인사동과 대학로 환경 개선에도 집중적인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다. 서울시와 함께 인사동에 화장품점 등 비문화업종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규제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국회와 협의하고 있다. 또 표구점 등 전통문화와 관련된 업종에 대해서는 전시장을 만들어 지원하거나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관광상품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학로는 마로니에공원 환경개선 공사가 마무리되면 예술품 프리마켓을 마련해 예술가와 주민, 청소년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수많은 주민과 뜻을 같이 해 회의를 거듭하면서 점차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좀 더 많은 사람이 우리의 좋은 문화를 향유하고 참여할 수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교육 지원도 강화한다. 종로구의 올해 교육지원 예산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인상됐다. 김 구청장은 “과거에는 교육지원 예산이 금액이나 비율면에서 모두 서울의 최하위 수준이었지만 법적 근거까지 마련해 크게 올렸다”면서 “주민이 5~10분 거리에서 도서관을 찾을 수 있도록 올해도 6~7곳을 추가로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구청장은 ‘일하는 복지’를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길품택배를 통해 쪽방촌 거주자의 일자리를 만들고 노인을 위해서는 구청에 플러스 카페를 만든 것을 포함해 1200개의 일자리를 확보했다”면서 “국가가 모든 것을 해결하도록 하면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웃과 더불어 국가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청소년에 대한 효 문화 확산과 저소득층의 자활을 돕기 위해 저축한 금액의 두 배를 적립해주는 ‘마중물 프로젝트’ 확대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뛰어난 수사 실력으로 범인을 매섭게 뒤쫓던 베테랑 형사 김윤석씨. 판지를 이용한 칸막이로 쪽방을 여러 개 만들어 형성된 영등포 쪽방촌 노인들의 외로운 삶에 가슴 저렸던 운석씨는 14년 전부터 노인들을 위한 삶을 살기 시작했다. 노인들을 위한 도시락 봉사를 하고 있는 그의 아름다운 삶을 따라가 본다.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가도 가도 끝없는 눈밭. 제주 한라의 산경(山景)은 희디흰 눈에 덮여 순백의 설산으로 모습을 바꿨다. 해양성 기후 때문에 기후변화가 심한 한라산은 겨울에는 그야말로 설화(雪花)의 산이 된다. 순백의 은세계가 펼쳐져 죽기 전 꼭 가봐야 할 명소로 손꼽힐 만큼 절경을 선사하는 신비의 영산 겨울 한라로 떠나 본다. ■MBC 건강 대기획 몸(MBC 오후 6시 20분) 내 몸의 지휘자 갑상선에 대해 알아본다. 프로그램은 갑상선의 구조와 기능,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저하증의 원인과 증상 등을 알려 주며 생활 속 관리요법과 예방법을 소개한다. 한편 여성 제2의 심장 자궁의 구조와 기능, 생리통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자궁경부암의 원인과 진단 및 예방법도 소개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강원도 평창군의 거문지역아동센터는 악기 연주 실력을 갈고 닦아 매년 이곳에서 산골 음악회를 열고 있다. 하지만 몇 년 전까지 기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했던 음악 프로그램이 현재는 종료된 상태다. 게다가 깊은 산골 마을이고 교통이 불편해 아이들을 가르쳐줄 자원봉사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데….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베트남의 첫 여정은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마을 무이네에서 시작한다. 아름답게 펼쳐진 해변 덕분에 수많은 관광객들이 휴양지로 찾는 이곳 무이네의 바다에 도착하자 눈길을 사로잡은 건 바로 바구니배 투옌퉁인데…. 프로그램에서는 독특하지만 가장 베트남스러운 그들의 삶의 지혜를 알아본다. ■교육의 미래를 열다, 진로교육(OBS 오전 8시 50분) 진로교육이 청소년들의 행복 키워드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들의 숨은 재능과 적성을 발굴하기 위해 진로교육이 체계화된 유럽과 싱가포르의 사례를 살펴본다. 또 2009년부터 시행된 우리나라 진로교육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 ‘사회보험’ 국민연금이 노령연금 곳간으로… 가입자 반발 불보듯

    ‘사회보험’ 국민연금이 노령연금 곳간으로… 가입자 반발 불보듯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노인 빈곤 대책으로 추진을 검토 중인 기초노령연금(이하 기초연금) 확대 공약이 대표적인 ‘선심성 정책’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의 생활비를 주겠다”는 것이 공약의 핵심인데 벌써부터 재원 마련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 당선인 측에서 일부 재원을 국민연금에서 마련할 것이란 언론 보도도 심상치 않다. 젊은 층들이 “우리가 낸 국민연금으로 노인들을 먹여 살려야 하냐”며 반발하고 나서면서 기초연금 확대 논란은 세대 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마저 보인다. 게다가 고령화 시대에 기초연금 예산이 매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복지 전문가들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인 기초연금 제도를 당장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재원 충당 방식이 문제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은 같은 ‘연금’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운영의 성격이나 재정 원천이 전혀 다르다.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보험료를 내고 노후에 돌려받는 사회보험이다. 기초연금은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으로 지급되는 공공부조 내지는 사회수당에 해당한다. 때문에 돈을 낸 사람이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할 국민연금을 곳간 삼아 기초연금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에 가입자들의 반발이 불가피한 것이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전혀 내지 않은 노인이 기초연금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면 저소득층 입장에서는 보험료를 꼬박꼬박 납부할 이유가 사라진다. 더구나 기초연금 2배 인상 공약이 노인 표를 의식한 박 당선인의 선심성 공약이라는 눈총을 받아온 터라 세대 간 갈등도 빚어질 조짐이다. 회사원 김모(27·여)씨는 “국민연금으로 매달 10만원 가까이 월급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것도 아깝지만 적금을 든다는 생각으로 참아 왔다”면서 “노인의 표를 얻기 위해 무리한 공약을 하고 젊은 층이 낸 보험료로 충당하겠다는 발상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간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은 재정 주머니가 완전히 다르다”며 난색을 표해 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추후에 돌려받아야 할 보험료에 손을 댄다는 점에서 재산권 침해 가능성도 거론된다. 인구 고령화로 매년 소요 예산이 눈덩이 불어나듯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기초연금 확대 방안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올해 소득 하위 70%까지의 노인에게 월 9만 7100원이 지급되는 기초연금에 배정된 예산은 4조 3120억원이다. 이 70%의 수혜 비율을 100%로 확대하고 금액도 약 2배 수준인 20만원으로 늘리겠다는 게 박 당선인의 공약이다. 그러나 제도 시행에 드는 예산은 내년 11조원, 내후년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령화까지 겹쳐 기초연금 예산은 시간이 갈수록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윤석명 연금연구센터장은 “현재 전체 인구의 11% 수준인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50년이면 40%에 도달할 텐데 인구 고령화에는 장사가 없다”면서 “복지 선진국들이 돈 먹는 하마라는 이유로 모두 폐지한 기초연금을 지금 와서 확대하는 것은 노인 빈곤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이어 “그리스·이탈리아가 1970~80년대에 연금을 흥청망청 늘리다가 저 꼴이 됐고, 뉴질랜드는 (기초연금 제도를) 폐지하고 싶은데 정치권의 반대에 부닥쳐 막힌 상황”이라면서 “북유럽 복지 선진국들은 기초연금의 문제를 이미 인식하고 당대의 빚을 후대에 전가하지 않기 위해 재정 곳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노후 빈곤 완화를 위해 재원 조달도 가능하면서 실질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빈곤한 노인들에게 실질적인 생계지원이 되도록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센터장은 “일단 65세 이상 70%에게 지급되는 현행 기초연금은 그대로 지급하고, 쪽방촌에 살며 연탄 살 돈도 없는 취약층 노인들에게 주거급여나 의료급여 등을 주되 현금이 아닌 선물 방식이 적합하다”면서 “무엇보다 후세대에 재원 부담을 넘겨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빈자의 등불’로 33년… 뉴질랜드 출신 안광훈 신부

    [김문이 만난사람] ‘빈자의 등불’로 33년… 뉴질랜드 출신 안광훈 신부

    희망찬 새해가 밝아도 한파는 계속되고 있다. 거리의 노숙인들은 얼마나 추울까. 쪽방촌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달동네 가족들은 따스한 온기라도 제대로 느끼며 살아갈까. 대체적으로 빈민은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킬 수 없으며 사법 체제에 권리를 요구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자포자기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올바른 사회적 장치와 주위의 도움이 절실하다. 알다시피 도시 빈민은 경제 성장정책의 희생양으로 양산됐다. 주거권을 비롯해 고용, 의료, 교육 및 환경 등 여러 가지 구조적 모순에서 생겨났다. 가난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경제적 가난, 정신적 가난, 자발적 가난이다. 경제적 가난은 강요된 가난으로서 빈민, 또는 빈곤이라 한다. 정신적 가난은 청빈이라고 하고, 자발적 가난은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기 위한 투신이다. ‘빈민사목’이다. ‘빈민을 위한 우선적 선택’의 정신을 가지고 있다. 이는 가톨릭 사회 교리의 핵심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천주교의 사회 빈민운동은 1980년대 초 서울 목동 철거민 사태로 본격화됐다고 할 수 있다. 뉴질랜드 출신 안광훈(72·본명 브레넌 로버트 존) 신부는 우리나라에서 33년째 빈민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자발적 가난자’로서 도시 빈민들과 함께 지내며 그들의 권리와 주장을 열심히 도와주고 있다. 25살 때 한국에 와 청춘을 바쳤고 세월이 지나 70대의 할아버지가 됐다. 본격적인 빈민운동은 33년째이지만 한국에서의 47년 삶은 오롯이 가난한 자와 함께해 오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에 있는 성골롬반 외방선교회 사무실에서 안 신부를 만났다. 그는 강북구 삼양동 달동네에 살면서 일주일에 두 차례 이곳에 나와 재정 담당 일을 보고 있다. 그 외에는 삼양동 재개발 지역 주민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통을 같이 나누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정진석 추기경의 허락으로 삼양동에 머무르면서 보좌 신부 노릇도 하고 있다. 그의 대표적인 직함은 ‘삼양 주민연대 대표’이지만 강북구 실업자사업단 주거복지센터 운영위원, 서울대교구 빈목사목위원 등 10여 가지 직함을 가지고 빈민을 위한 여러 가지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빈자의 등불’로 지난 보신각 제야의 타종 행사 때 시민대표 중 한 사람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하여 먼저 제야의 타종 행사와 관련된 얘기부터 나왔다. 오랫동안 한국에 살아서인지 한국말은 비교적 능숙한 편이었다. 말쑥한 사제복이 아닌 편안한 평상복 차림이다. 나이보다 훨씬 젊게 보였다. “뉴질랜드에는 종이 없습니다. 처음 종을 쳤습니다. 종 치는 행사에 참석해 보니 아주 재미있더군요.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절에 여러 번 가보았습니다. 고요하면서도 깊은 느낌이 있어 좋습니다. 제가 정선에 있을 때 스님들과 많은 대화도 가졌지요. 불교는 좋은 종교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 오신날에는 제가 절에 가고 성탄일에는 스님들이 교회에 찾아오곤 하지요.” 틈틈이 시간 날 때 불국사 등 큰 절을 찾는 즐거움 또한 각별하다고 말한다. 이어 빈민운동으로 화제를 돌렸다. 그가 달동네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1년 서울 목동 성당 주임신부를 맡으면서였다. 목동 신시가지 계획이 발표되고 안양천변에 살던 사람들이 용역 깡패들에게 쫓겨나는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보면서 매우 가슴 아파했다. 그래서 아무런 보상도 없이 쫓겨나는 철거민들을 위한 철거반대운동을 시작했다. 철거민들에게 본당 건물 사용과 함께 물적·심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000만원을 선뜻 기부해 100가구 정도의 목동 철거민들이 시흥시 목화마을을 구성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러한 정신적 배경에는 자신의 첫 부임지인 강원도 삼척 사직동 성당에 있을 때 지학순 주교와의 만남이 있다. 그는 1966년 한국에서 뜻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처음 입국했다. 2년 뒤 당시 원주교구장이었던 지 주교는 안 신부를 가난한 탄광지대인 사직동 성당으로 파견했고 안 신부는 1년 동안 빈자들과 함께 생활했다. 그러면서 한 달에 한 번꼴로 지 주교와 만나 정신적 유대관계를 형성했다. 이후 정선 본당으로 옮겨 11년 동안 주임신부로 지내면서도 자주 만났다. 군사정권 시절 원주 시내의 주교좌 성당인 원동 성당 등에서 신변의 위협을 느껴 가며 열었던 시국 관련 기도회며, 미사 중 주교회의 선언문 발표 때면 어김없이 지 주교가 옆에 있었다. 정선 본당 시절을 잠시 회고하던 그는 30명이 100원씩 출연한 3000원으로 1973년 정선신협을 설립했고 지금은 400억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농협이 있었지만 가난한 농민들이 대출을 받지 못해 치료비, 전기료, 아이들 교육비가 없어 고통받는 것을 보고 정선신협 설립을 결심했던 것이다. 이와 함께 1975년 정선 주민들을 위한 성프란치스코 의원을 건립했다. 정선 본당도 그가 세운 성당이다. 초대 춘천교구장 구(具)토마스 주교가 미8군에서 얻어 쓰던 철근 콘크리트 건물을 헐고 교인 바자회와 교구청, 뉴질랜드 주교들의 도움을 받아 성당을 세웠다. 당시 그는 “교회는 세상 사람과 지역 주민 전체를 위한 도구나 제도, 조직이어야 한다”고 늘 강조했다. 그렇게 강원도 산골에서 청년 시절을 보냈다. 이후 그가 본격적으로 빈민운동에 눈을 돌린 것은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1981년 안양천변의 목동 철거민 투쟁 때부터였다. 당시 목동 성당 앞은 거의 논밭이었다. 구로공단에서 흘러드는 폐수에 오염된 물로 길러낸 곡식으로 연명하는 철거민이 대다수였다. “철거민들이 가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주거권이란 말도, 보상이란 말도 그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지요. 저로서는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돈을 모금하고 종잣돈을 털어 그들이 살 만한 임시 시설이라도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시흥에 목화마을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5년 동안 목동 성당 주임신부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입니다.” 이후 그는 성신여대 입구 부근의 골롬반 신학원 원장을 6년간 맡는다. 이때 김수환 추기경을 만나 “빈민 사목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뜻을 전했고 그의 진심이 받아들여져 곧바로 미아6동 달동네에 전셋방을 얻어 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빈민운동은 순조롭지 않았다. 개발 바람이 불어 세 번이나 집에서 쫓겨났다. 미아7동, 정릉4동, 삼양동 등으로 집을 옮겨야 했다. 이때마다 달동네 주민들과 함께 살면서 철거반대 운동, 실직자 대책 마련 등에 앞장섰다. 또한 주거복지센터를 만들어 소액대출 운동을 함께 벌여 나갔다. 2000년에는 독거 노인과 새터민을 위한 봉사단체 ‘강북 자활센터’를 만들었다. “철거할 때면 대부분 용역 깡패들이 등장합니다. 그때마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뭐하는 거냐,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등의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심지어는 제가 집에 없을 때 우리 집에 불을 지른 적도 있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9월 서울시 복지대상을 수상했고 10월에는 명예시민권을 얻었다. 내친김에 영주권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빈자의 등불로 한국에서 47년 동안 살아오는 동안 늦게나마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짓는다. 그는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전화 기술자 아버지와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3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집으로 배달되는 골롬반 선교지를 보며 자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성골롬반 외방선교회에 입회했고 신학교를 졸업한 1966년 한국으로 온 그는 서울에서 2년 동안 한국어를 배운 다음 정선으로 향했다. 그에게 처음 입국 당시와 지금의 변화상을 물었다. “제가 한국에 처음 올 때에는 나라 전체가 가난했습니다. 서울 인구가 300만명에 불과하고 도시 전체가 전쟁의 후유증을 겪고 있었습니다. 1970년대부터 생활 수준이 올라갔지만 오히려 빈부격차는 심화됐습니다. 재벌은 성장하고 맨 밑바닥에 사는 사람들은 더욱 소외됐습니다. 재개발한다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쫓아내고 그런 일이 아주 많았지요. 세상은 다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는데 말이죠.” 세월이 지나 10년 전부터는 복지의 중요성이 정책적으로 강조되고 있지만 아직도 복지시설이 취약하고 특히 노인을 위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교육제도 또한 고쳐야 할 것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41년생 뱀띠”라고 웃으면서 올해는 더 많은 활동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대답이 돌아온다. 또한 “빈자들은 나의 친구다. 함께 기쁨을 누리고 더 좋은 생활을 찾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왜 안광훈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었느냐고 물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서울대 다니는 친구들을 사귀고 지냈는데 술자리에서 그들이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저보다 먼저 한국에서 활동한 선배가 ‘브레넌’이라는 성을 썼는데 그분이 ‘안’이라는 한국 성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안(安), 이름은 광훈(光薰)이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가끔 당시 친구들과 만납니다.(웃음)” 뉴질랜드에는 93살 된 노모가 요양원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며 잠시 고향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새해에는 빈자들을 향한 따스한 손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안광훈 신부는 1941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태어났다. 195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골롬반 외방선교회에 들어갔다. 1965년 시드니 신학대를 졸업하고 사제직을 받았다. 1966년 한국에 와 2년 동안 서울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1968년 원주교구 삼척 사직동 주임신부가 됐다. 1969~79년 정선 본당 주임신부로 활동했다. 1981년 서울 목동 성당 주임신부가 되면서 철거민들과 함께 투쟁했다. 1985~91년 골롬반 신학원 원장을 지냈다. 1992년 서울 강북구 미아5동 성당에 부임하면서 달동네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해 보신각 제야의 타종 행사 때 시민대표로 참석했다. 현재 삼양동 다세대 주택 전셋방에 살면서 도시 빈민을 위한 운동을 펼치고 있다. 삼양 주민연대 대표, 강북 주거복지센터 운영위원, 빈민사목위원 등의 직함을 가지고 있다.
  • 용산구 쪽방촌 겨울은 따뜻해

    서울의 대표적 쪽방촌 중 하나인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용산구가 팔을 걷었다. 구는 올겨울 쪽방촌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특별보호대책을 가동한다고 8일 밝혔다. 구는 해빙기인 3월 15일까지를 특별기간으로 정하고 쪽방촌에 구청 행정력과 민간 자원을 적극 투입하기로 했다. 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동자동 쪽방촌에 사는 주민은 868명이다. 366명은 기초생활수급자이다. 특히 만 65세 이상 홀몸 어르신 200여명, 장애인 180여명으로 대부분 주민이 사회적 약자다. 아울러 총 970여개에 이르는 쪽방 중 빈방도 많아 안전사고의 가능성이 크고, 또 주민등록조차 안 돼 있는 주민도 상당수여서 보호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구는 파악하고 있다. 이에 구는 시설 정비와 생활안정 지원 등 2개 분야로 나눠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한다. 우선 구는 지난해 11월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전문기관과 협의해 280여 가구의 전기, 가스 시설물 점검을 마쳤다. 또 950여 가구에 대해서는 소방관련 시설물과 화재 취약요인 점검을 마쳤다. 생활안정 지원은 민간 봉사단체와 힘을 모았다. KT&G, 삼성 등 기업과 종교단체 등에서 위문품과 생필품을 지원했다. 구는 쪽방상담소에 방문간호사를 파견하고 의료서비스를 강화했다. 또 지난해 말부터는 인근 경로당과 교회에 한파 대비 응급 구호방을 마련해 운영하는 한편, 주민 5명으로 구성된 쪽방안전지킴이를 통해 매일 2회 이상 순찰 돌며 주민들의 건강과 시설물 안전을 살피고 있다. 성장현 구청장은 “올겨울엔 유난히도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어 쪽방촌 주민들의 건강이 걱정된다”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안전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영등포구 “독거노인 겨울나기 걱정마세요”

    영등포구 “독거노인 겨울나기 걱정마세요”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가 2일 독거노인과 취약 계층을 위한 갖가지 긴급 구호작전을 펼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길형 구청장은 지난해 선제적인 노인 정책으로 대한노인회가 제정한 노인복지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도 한파 대피소격인 ‘희망온돌방’을 운영하는 등 신속한 행정 대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영등포구의 독거노인은 9600여명으로 전체 노인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생활이 어려운 노인은 3200여명 수준인 것으로 구는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는 노인돌보미, 재가관리사, 노인상담사 등 전문인력 460여명을 동원해 생활여건이 어려운 노인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기로 했다. 방문간호사는 건강 취약자를 위한 방문검진 시간을 활용하고, 자원봉사자는 식사배달 시간에 각각 노인의 안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노인상담사들이 직접 전화나 방문 상담을 통해 수시로 독거노인의 안부를 체크하도록 했다. 구는 2011년 5월부터 전문교육을 받은 노인상담사를 배출해 비상시 다수의 노인을 돕기 위한 전문 인력으로 육성해왔다. 구는 결식이 우려되는 독거노인을 위해 급식 지원을 770명까지 늘리고 거동이 불편한 150여명에게는 매일 식사를 배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취사시설이 없는 210여 가구에는 주 2회씩 밑반찬 배달을, 거동이 가능한 독거노인 390여명은 경로식당을 주 6회씩 이용하도록 했다. 특히 쪽방촌에 거주하고 있는 독거노인 25명은 주 2회인 도시락 배달을 주 4회로 늘려 안전 확인을 강화했다. 이 밖에 생계가 어려운 저소득 노인 420 가구에 침낭과 담요, 발열내의 등 겨울 용품을 지원하고, 바람막이 비닐 보호막과 보일러 부품 교체 등을 통해 한파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했다. 폭설과 한파에 대비해 문래 제1경로당과 대림 제1경로당은 임시 대피소인 ‘희망온돌방’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희망온돌방은 한파 특보 발령시 24시간 내내 이용 가능하다. 조 구청장은 “올 겨울은 빈번한 폭설과 한파로 독거노인이 어느 때보다 힘든 겨울을 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사회의 배려와 관심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독거노인 실태] 혼자 사는 노인 119만명이 고독사 1순위…소주병과 우울증, 바퀴벌레가 벗

    [독거노인 실태] 혼자 사는 노인 119만명이 고독사 1순위…소주병과 우울증, 바퀴벌레가 벗

    2012년 3월 전남 담양군 대전면에서 70~80대 노인 2명이 각각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식이 있지만 모두 객지에 나가 홀로 살던 노인들이다. 고혈압 등 지병을 앓다가 숨진 지 며칠 만에 발견됐다. 같은 해 6월 광주 모 대학 명예교수 A(69)씨는 ‘기러기 아빠’로 살다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돼서야 발견됐고, 1970년대 배구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독신 B씨는 서울 강북구 번동 자택에서 숨진 지 20여일 만에 발견됐다. 이들의 죽음을 알린 것은 코를 찌르는 ‘냄새’였다. 독거노인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등장한 지 오래다. 하지만 이에 대한 관리와 대책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1인 가구의 급증으로 고독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속시원한 해법은 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 1인 가구는 414만 2165가구다. 2000년 222만 4433가구보다 86% 폭증했다. 이 중에는 노인이 많고, 고독사도 독거노인에 집중돼 있다. 2012년 65세 이상 독거노인은 119만명으로 전체 노인 589만명의 20%를 넘어섰다. 2035년에는 베이비부머의 이혼과 사별로 독거노인이 343만명으로 늘어나 고독사의 잠재적 뇌관이 될 전망이다. 대부분의 독거노인은 자녀가 있지만 보호를 받지 못해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 대전 동구노인종합복지관 박경희(46·사회복지사) 복지1팀장은 “쪽방촌은 보일러가 없고, 임대아파트 독거노인들은 연료비가 아까워 전기장판만 깔고 사는 사람이 많다”고 귀띔했다. 생활환경도 엉망이다. 허름한 방에 바퀴벌레가 들끓는다. 대전역 주변 쪽방촌에 거주하는 722명의 노인 가운데 92%가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나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대전복지재단의 발표도 있었다. 독거노인 관리체계도 허술하다. 고독사 통계조차 없다. 자치단체는 독거노인 돌보미를 통해 1주일에 두세 번 전화로 안부를 확인할 뿐이다. 대전 동구의 경우 사회복지사 25명이 수급 대상에 놓인 독거노인 700~800명을 관리한다. 대부분 방치되고 있다는 얘기다. 선진국에 비하면 부실하기 짝이 없다. 미국과 일본 등은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와 노인복지센터에서 차상위 계층 독거노인에게 도시락을 배달한다. 노인 공동생활을 유도하고 사회복지사까지 배치한 ‘그룹홈’ 제도도 운영한다. 박 팀장은 “자식들은 요양원에 가기를 권하지만 노인들은 버림받았다는 생각에서 가길 꺼린다”면서 “도시도 임대주택이나 경로당 등을 이용해 노인공동생활제를 도입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의성 배재대 복지신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노인들은 자식에게 부담이 되는 것을 꺼려 아파도 연락을 하지 않기 때문에 고독사 위험이 높지만 돌봄 서비스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노인이 많다”며 “예산이 부족해 어렵다면 농촌이든 도시든 경로당에서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을 중심으로 공동생활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공동생활제는 고독사는 물론 독거노인 문제를 푸는 단초가 될 것”이라면서 “현재 농촌 일부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이 시스템을 정부가 전향적으로 검토,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충남 지역의 경우 현재 19개의 독거노인 공동생활 공간이 운영되고 있다. 운영비만 연간 1억 6100만원이 들어간다. 하지만 국비 지원은 제로(0)다. 청양군 조형민 주무관은 “군 재정이 열악해 마을마다 독거노인 공동생활제를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 국가사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우리집 TV 먹통” 4만5000가구 ‘블랙아웃’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된 31일 디지털 방송 전환 신청을 미처 하지 않은 사람들은 ‘먹통 TV’를 확인하고 큰 혼란을 겪었다. 디지털TV로 교체하고도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디지털 방송 전환 작업을 마무리하지 않아 일부 채널이 블랙아웃되는 불편도 잇따랐다. 특히 디지털 방송 미전환 시청자가 디지털방송 콜센터(국번없이 124번)로 전화를 하더라도 지원 신청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디지털방송 콜센터에 문의 전화가 폭주하면서 ‘죄송합니다. 지금은 모든 상담원이 통화 중입니다’라는 메시지만 지속됐기 때문이다. 평소 90%에 달하는 콜센터 응대율이 60% 내외로 낮아지면서 상담원 연결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콜센터에 걸려온 전화 수는 지난주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서울과 수도권을 마지막으로 전국에서 아날로그 방송 송출이 중단됐지만 서울·수도권 4만 5000여 가구가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종로에 사는 회사원 서모씨는 “아침에 뉴스를 보려고 TV를 켰는데 ‘지지직’ 소리만 나오고 방송이 전혀 안 나와서 황당했다”면서 “TV를 새로 사면 되는데 저소득층은 어떻게 시청권을 보장받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황순애씨는 “어르신 두 분이 사는 집에 셋톱박스를 설치했는데, 오늘 TV가 이상하게 안 나와서 설치 업체에 연락했다”면서 어리둥절해했다. 방통위 디지털방송전환추진단 관계자는 “TV가 나오지 않은 시청자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 대한 문의 등이 잇따르면서 콜센터 상담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디지털 방송 전환 지원 신청도 최대 6000건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주일 정도 지나면 문의도 줄고 디지털 전환 작업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10년 9월부터 지상파의 직접 수신 가구를 대상으로 컨버터와 안테나 설치를 지원한다고 홍보하고, 공시청 설비 개선 작업을 해 왔다. 방통위는 디지털 방송 미전환 가구를 위해 전환 지원 신청을 내년 3월까지, 전국 17개 디지털방송전환 지원센터를 내년 6월까지 연장 운영한다. 전환 문의는 디지털방송 콜센터로 하면 된다. 정부 지원 신청은 저소득층의 경우 관할 주민센터 등을 방문하거나 DTV코리아(www.dtvkorea.org)에서 내려받은 서류를 작성해 우편·팩스로 전달하면 된다. 일반 가구는 우체국에서 신청해야 한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전과27범 과거 잊고 노숙인 봉사로 새 삶

    전과27범 과거 잊고 노숙인 봉사로 새 삶

    조직폭력배에서 노숙인까지 밑바닥 생활을 전전하다 이제는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노숙인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 서울 영등포구 노숙인 쉼터 ‘광야의 사닥다리’에서 집사를 맡고 있는 최규진(49)씨가 주인공이다. 최씨는 고교 2학년 때 교사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제적당한 뒤 폭력조직으로 흘러들어갔다. 17세 때 손도끼로 상대 조직원에게 전치 48주의 중상을 입혀 교도소에 들어간 그는 출소 뒤 울며 매달리는 어머니의 호소에 조폭 생활을 정리했다. 마음을 다잡고 새 삶을 시작하려 신학 공부도 하고 인테리어와 간판 일도 배웠지만 한번 엇나간 인생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술만 마시면 예전처럼 주먹을 휘둘렀다. 어느새 그는 전과 27범이 돼 있었다. 39세 되던 2002년. 술을 마시고 누군가에 맞아 피투성이가 된 채 영등포역 근처에 쓰러져 있던 최씨를 경찰이 노숙인으로 착각하고 광야교회 노숙인 쉼터에 데려다 놓았다. 그는 이곳에서도 매일 싸움을 했다. 쉼터 사람들이 그를 내보내라고 아우성쳤지만 광야교회 임명희 담임목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최씨는 40세에 정보고등학교에 재입학해 자식뻘 되는 학생들과 수업을 들었다. 2005년 신학대학에도 들어갔다. 최씨는 “공부가 1980년대 끌려간 삼청교육대 훈련보다 더 어려웠다.”면서 “나이 들어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아 졸업에 7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그가 지금의 아내를 만난 곳도 대학이었다. 아내와 함께 쪽방촌을 전전하다 1년 전부터 임대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최씨는 “내년에는 미뤘던 결혼식을 하려 한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朴 “국민이 듣고 싶은 건 민생밖에 없다”… 민생 중점 브리핑

    朴 “국민이 듣고 싶은 건 민생밖에 없다”… 민생 중점 브리핑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지난 9월 2일 단독 회동 이후 117일 만에 이명박 대통령과 다시 마주 앉았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10번째다. 9월 회동 때는 여당 대선 후보 자격이었지만 이번엔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다. 오후 3시 10분부터 40분가량 진행된 회동의 주요 화두는 내년도 민생예산이었다. 다만 민생예산 확충을 위한 국채 발행에 대한 언급은 빠진 것으로 보인다.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박근혜 예산’ 6조원에 대한 협조 요청이 있었는지에 대해 “거기에 대한 구별은 없었고 민생예산이 잘 통과되게 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은 이 밖에 정치, 경제, 외교·안보, 대북 문제 등 국정 전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 조각을 위한 인사 검증, 임기 말 낙하산 인사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보이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박 당선인은 조 대변인에게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은 민생밖에 없다.”며 민생과 관련한 회동 내용을 중점적으로 구술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의 단독 회동은 40분간의 만남이었지만 대화 내용을 소개하는 브리핑은 3분 정도 만에 끝났다. 2007년 12월 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회동 때와 비교된다. 당시 회동은 만찬을 겸했고 배석자도 있었다. 청와대와 당선인 측 양쪽 모두에서 브리핑을 했고 대화 내용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이 때문에 이날 기자들은 조 대변인에게 박 당선인에게 더 물어봐 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는 “더 (내용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회동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옅은 갈색 바지 정장 차림의 박 당선인은 오후 3시쯤 경호 차량인 검은색 벤츠S-600을 타고 청와대 1층 현관에 도착했다. 박 당선인이 내린 곳은 대통령이 출퇴근하는 곳으로 청와대 측에서 경호와 의전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박 당선인이 차에서 내리자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김대기 정책실장, 최금락 홍보수석이 영접했다. 박 당선인 쪽에선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 조 대변인이 수행했다. 이 대통령은 환한 표정으로 “추운데 빨리 들어와요. 환영해요.”라고 맞았다. 박 당선인도 밝게 웃으며 “안녕하세요.”라고 대답했다. 이어 이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통해 2층 환담장으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자리에 앉으면서 “다시 한번 (당선을) 축하해요.”라고 말했고, 박 당선인은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이 “건강은 괜찮아요. 선거 끝나고 다니는 거 보니까 건강은 괜찮아 보여요.”라고 말하자 박 당선인은 “쪽방촌을 방문했다.”고 답했다. 또 박 당선인은 “선거 때 여기저기 다녀보면 경기가 침체돼 있고, 서민의 어려움이 많은 것을 봤습니다.”라며 “강추위 속에 전력 수급 등에 대통령께서 세심하게 신경 써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요청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정중동’박근혜식 조용한 민생행보

    ‘정중동’박근혜식 조용한 민생행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일 이후 1주일간 행보는 10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새 정치 구상’이나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의 ‘속전속결’ 행보와 대조를 이룬다. 박 당선인은 지난 21일까지는 공식 일정을 소화했지만 지난 주말 이후 대외 일정을 최소화하고 민생 정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 당선인은 당선 이튿날인 20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오후 중앙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했다. 같은 날 오후 주한 미·중·일·러 대사를 접견한 박 당선인은 21일 당사 집무실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여기까진 통상적인 당선인 행보와 동일하다. 이후 23일까지 사흘간 박 당선인은 외부 일정 없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인수위 인선을 구상했다. 당선인에게 제공되는 안전가옥(안가)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지난 20일 영등포구 여의도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 역시 전직 당선인의 전례와 달랐다. 박 당선인은 대국민 메시지만 발표하고 별도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이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정국 구상을 소상히 밝힌 것과 대비된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당선 후 첫 주말인 21~22일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제주도를 방문해 새 정치 구상에 몰두했다. 23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회동하며 정권 인수과정을 논의했다. 이튿날인 24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직 인수위 설치령이 의결되는 등 정권 교체작업도 빠르게 진행됐다. 안가에는 입주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 쉴 새 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21일 종로구 가회동 자택에서 안가로 거처를 옮긴 뒤 22일 측근과 테니스 회동, 뉴라이트전국연합 송년회, 손녀 돌잔치 참석 등 대외 일정을 소화했다. 23일 소망교회 주일예배 참석에 이어 25일 이경숙 인수위원장 등 인수위 인선 발표, 26일 인수위 현판식 등 속전속결로 인사를 마무리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는 28일 면담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인수위 인선이 늦어지는 속에서 24·25일 쪽방촌 방문, 26일 경제 주체 회동 등 민생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직 당선인들이 우선 추진했던 대통령 면담이 언제 성사될지도 관심을 모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朴 “대기업+中企, 수출+내수 쌍끌이 지원”… ‘근혜노믹스’ 천명

    朴 “대기업+中企, 수출+내수 쌍끌이 지원”… ‘근혜노믹스’ 천명

    26일 중소기업중앙회와 전경련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사뭇 달랐다. 전경련에서는 웃음이 귀했다. 전경련 관계자들이 상당히 긴장한 듯 보였다. 박 당선인과 차례로 악수하면서 “환영합니다.”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지만, 바로 이어진 사진 촬영에서 박 당선인은 “저만 웃고 찍는 것 같네요.”라고 농담 아닌 농담을 건넸을 정도였다. 정몽구(현대차), 정준양(포스코), 허창수(GS), 구본무(LG), 최태원(SK) 등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자리했다. 당선인 쪽에서는 유일호 비서실장과 진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조윤선 대변인이 함께 했다. 5년 전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했던 이명박(MB) 당선인과 마주했을 때와는 달리 대화 내용도 그다지 살갑지 못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먼저 “좋은 일자리가 복지이자 민생이라고 믿는다. 특히 학력 성별 연령 장애 등 구분 없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 잘못된 관행은 극복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제대로 된 시장 경제를 구축해 나가겠다.”며 경제민주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박 당선인은 쪽방촌 얘기로 시작했다. “쪽방촌과 기초생활 수급자 가정도 다녀왔다. 올 겨울 많이 추운데 그분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실제보다 더 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대기업도 좀 변화해 주시길 바란다. 경영 목표가 회사의 이윤 극대화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공동체와의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도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는 박 당선인의 말은 5년 전 MB의 발언과 같았다. 그러나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단체연합회에서는 웃음도 박수도 있었다. 박 당선인이 먼저 “이제는 마음으로부터 활짝 웃음꽃이 얼굴에 필 수 있도록, 여러분이 하하 활짝 웃으시는 게 내 소원으로 생각하고 여러분 기대에 반드시 보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중소기업 대통령론’을 내세웠다. “(지금까지)대기업 수출에 의존하는 외끌이 경제 성향을 띠었다면 이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같이 가고 수출과 내수가 함께 가는 쌍끌이로 가겠다.”면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중심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현재의 재벌 중심 시스템에서 벗어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중심의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는 이른바 ‘근혜노믹스(박근혜+이코노믹스)’를 천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근혜 노믹스는 일자리 창출을 최고의 목표로 제시하면서도 그 방법론은 MB와 다르다는 분석이다.즉 정부의 수출·대기업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내수·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함으로써 수출-내수, 대기업-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발전 전략을 중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당선인의 정책 브레인으로 통하는 김광두 전 힘찬경제추진단장은 “박 당선인의 발언은 중소기업과 내수 중심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경제민주화와 성장을 모두 추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고독사, 마을장례로 치른다

    극빈층과 독거노인, 무연고 사망자 등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마을 장례를 치러주는 복지사업이 시행된다. 신청 비용은 단돈 1000원이다. 서울시복지재단과 서울시자원봉사센터 등 8개 단체가 모인 서울상포계(喪布契)나눔연대회의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동 사회과학자료원 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에서 창립식을 열고 공식 출범한다고 25일 밝혔다. 상포계란 과거 전통사회에서 이웃이 상을 당할 경우를 대비해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장례 비용을 모아 두던 마을공동체다. 봉분 조성 등 장례에 필요한 일손을 거드는 상부상조형 조직이었지만 상조 회사를 통한 매장과 화장 중심으로 장례 문화가 바뀌면서 유명무실해졌다. 박찬세 연대회의 간사는 “전통사회와 달리 죽은 뒤에도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고독사 등이 늘어난 씁쓸한 세태가 사업을 시작한 배경”이라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한국주택관리공단 노조가 추천한 쪽방촌과 임대 아파트 등 서울시내 30개 지역을 내년 시범 단지로 우선 선정할 계획이다. 해당 지역의 독거노인이나 극빈층을 접촉해 마을 장례에 대한 동의를 얻은 뒤 월 1000원의 가입 비용을 받는다. 곗돈 성격의 비용이지만 사정이 어려워 돈을 내지 못하더라도 장례를 치러줄 예정이다. 약 1억 5000만원 정도로 예상되는 사업 비용은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부족한 기금은 참여를 희망하는 외부 단체나 개인의 기부금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연대회의 상포계의 가장 큰 특징은 마을공동체 장례식을 치른다는 점이다. 사망자가 발생하면 연대회의의 장례지도사와 자원봉사자 등은 병원 장례식장이 아닌 고인이 생전에 지내던 방에서 염을 하고 빈소를 차린다. 유족이 없는 경우에는 마을 주민 가운데 선정된 호상(장례 책임자)이 빈소에서 음식 대접 등을 담당한다. 장례는 2일장을 기본으로 치러진다. 정식 장례를 치를 경우 예상되는 약 300만원 비용은 장사 물품과 장사 서비스를 직거래 공동구매 시스템으로 운영해 최대한 절약하기로 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새누리 “민생정부 거듭 약속” 민주 “모두 행복한 나라 노력”

    정치권은 성탄절인 25일 축하 논평을 내고 어려운 이웃에게 축복과 은총이 가득하길 기원했다. 다만 대선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만큼 여야 분위기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새누리당은 새 정부에 대한 각오를 다지는 한편 야권은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며 조용한 분위기 속에 성탄절을 보냈다. 박근혜 당선인은 전날 저소득층 가정을 방문해 도시락 배달을 한 데 이어 이날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경로당을 찾아가 쪽방촌에 사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었다. 이 자리에는 당선인 비서실장과 대변인으로 각각 임명을 받은 유일호 의원, 조윤선 대변인이 동행했다. 박 당선인 측은 인수위 막바지 정리작업에 들어가는 등 새 정부 준비를 위해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성탄절 축하 논평을 통해 “우리의 공동체에 지역, 세대, 계층을 뛰어넘는 참된 사랑의 정신이 충만하면 좋겠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모든 상처가 치유되고 모든 분열과 갈등이 해소되는 진정한 국민 대통합의 길이 열리면 좋겠다.”며 대선 이후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는 데 중점을 뒀다. 민주당은 패배의 아픔을 추스르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무르고 있는 문재인 전 후보는 전날 밤 집 근처 덕계성당에서 치러진 성탄절 미사에 다녀왔다. 이후 문 전 후보는 자신의 트위터에 “(1년 전)시골성당의 성탄 밤미사 후 정경을 올린 것이 저의 첫 트위트였다.”며 “일년 만에 돌아온 제 자리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문 전 후보는 이어 “성탄과 새해를 맞아 희망과 기대로 마음을 가득 채워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한명숙 전 대표는 트위터에 “힘내서 다시 시작합시다.”라고 했고, 정성호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모두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나라,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희망하며 더욱 분발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은 “이번 성탄절이 대선에서의 정권교체 실패로 상처받은 국민들의 마음이 잠시나마 치유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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