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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美·中이 ‘시장경제지위’를 싸고 으르렁거리는 까닭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美·中이 ‘시장경제지위’를 싸고 으르렁거리는 까닭은

     미국과 중국이 ‘시장경제지위’를 둘러싸고 한바탕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지난 11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지 만 15년이 지난 중국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이 ‘짬짜미로’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하지 않자 중국 정부가 이 문제를 WTO에 공식 제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하나의 중국’ 원칙 폐기를 강력히 시사한 데다 중국산 합판에 대해 반덤핑 관세 조사에 나서면서 두나라 관계가 급랭한 상황인 만큼 그 파장은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중국 상무부는 12일 밤 선단양(沈丹陽)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미국 등 서방이 중국에 대해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하지 않은데 대해 WTO에 정식 이의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대변인 성명에서 “중국의 WTO 가입 의정서 15조에 따르면 중국산 수출품과 ‘대체국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15년 기한으로 2016년 12월 11일 이미 끝났다”며 “그러나 미국과 EU는 이 조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EU의) 의무불이행은 중국 수출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중국은 WTO에 이의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시장경제지위’는 무엇인가. 시장경제지위(Market Economy Status·MES)란 상품 가격이 정부의 인위적 간섭 없이 시장에서 결정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과거 사회주의 국가의 덤핑 수출을 규제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다. 우리나라가 어떤 국가에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했다는 말은 그 해당국의 상품 가격이 해당국 정부의 영향없이 결정되는 시장경제 체제라고 인정한다는 얘기다. 때문에 중국이 시장경제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면 미국과 EU는 중국산 수출품에 대해 덤핑 여부를 조사할 때 중국산 수출품 가격과 중국 국내 가격을 비교하지 않고, 경제 상황이 비슷한 ‘대체국(제3국) 가격’과 중국산 수출품 가격을 비교해 덤핑 여부를 판정한다. 이렇게 될 경우 중국산 수출품은 대체국보다 월등히 가격이 저렴해 덤핑 판정과 함께 고율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공산이 크다. 중국으로서는 수출에 치명상을 입는 셈이다. 선 대변인이 앞서 9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EU, 일본의 ‘중국 시장경제지위’ 인정 반대는 소수 WTO 회원의 기한내 제15조 의무이행 문제에 대한 얼토당토 않은 입장 표명이며, 무엇보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서 ‘대체국’ 가격 적용을 유지하기 위한 수법”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도 이런 맥락이다. 중국은 2001년 12월 11일 WTO에 가입할 때 ’이행 기간 15년간 비(非)MES 국가로 분류된다‘는 차별 조항에 동의했다. 이후 중국은 세계 각국들로부터 MES 지위 획득을 위해 노력해왔다. 2011년 9월14일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EU에 대한 지원 조건으로 EU의 중국의 시장경제지위 인정을 강력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중국은 그동안 꾸준히 힘써 온 만큼 WTO에 가입한 지 15년이 되는 올해 시장경제지위를 자동으로 부여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2005년 중국의 MES를 인정했으며, 호주 등 80여개 WTO 회원국들도 중국에 MES를 부여했다. 그러나 중국산 값싼 제품이 흘러넘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무역 규모가 큰 미국과 EU는 지난달 중국의 MES 지위를 인정하지 않기로 분명히 했으며, 일본도 이달 5일 중국의 MES를 반대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중국이 MES에 목매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과 EU가 중국산 수출품에 대해 사실상 무기한으로 덤핑 판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상무부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이 중국에 MES를 부여하지 않기로 한 것은 무기한으로 중국산 수출품과 대체국 가격을 비교하겠다는 의도”라며 “이는 중국산 수출품에 무기한으로 덤핑 판정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런 연유로 서방 선진국들의 결정이 보호무역주의의 산물이라고 맹비난했다. 가오후청(高虎城) 상무부장도 인민일보 기고문을 통해 “(WTO 회원국은) 약속과 국제법 준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면서 “절대 다수의 WTO 구성원들과 함께 보호무역주의에 함께 반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등 서방과 중국 간 무역전쟁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 9일 지난해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한 11억 달러(약 1조 2837억원) 규모의 중국산 세탁기에 대해 징벌적 관세를 부과했다. 또 지난해 수입된 1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합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4월 미 최대 철강 생산업체인 US스틸은 “중국 철강업체 40여 곳이 미국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며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하기도 했다. EU도 여기에 동참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0월 중국산 강판제품에 73.7%, 열간압연 강철에 22.6%에 이르는 잠정수입 관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재벌 총수들의 전경련 탈퇴 언급에 주목한다

    나라 밖에서 보자면 아주 진기했을 풍경이 어제 국회에서 펼쳐졌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총수 9명이 청문회 증언대에 한꺼번에 나란히 앉았다. 지구촌 경제의 한 축을 움직이는 거대 기업의 수장들이 정권의 비위를 맞추느라 뒷돈을 바쳤는지를 놓고 온종일 추궁당했다. 권력과 재벌이 낳은 후진적 짬짜미 의혹을 대체 우리는 언제쯤에나 벗어날 수 있을지 답답한 마음이다. 어제 대기업 총수들의 청문회장 무더기 증인 출석은 28년 만이었다. 1988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해재단 모금 청문회 때에도 재벌들은 “이런 관행을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입을 모아 약속했다.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었는데도 답변은 달라진 게 없었다.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자금 성격을 추궁하는 질문에 총수들의 대답은 한목소리였다. 청와대의 출연 요청은 거절하기 어려웠다며 강제성은 일부 시인하면서도 사업 특혜나 총수 사면 등 대가성 거래를 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검찰 조사에서도 밝혀지지 못한 대가성 여부가 청문회에서 새삼 가려질 것을 기대하기는 애당초 어려웠다. 그래도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라는 총수들의 해명에 국민의 회의는 더 깊어진다. 28년 전 5공 청문회에 출석했던 재벌 총수들의 아들이 이번에도 무려 6명이었다. 정경유착의 검은 고리가 여전히 공고하게 대물림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대기업들로서는 억울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 살아 있는 최고 권력이 독대한 자리에서 이런저런 취지로 금전적 지원을 요청했다면 거절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청문회에서 “독대 당시에는 무슨 의미인지도 몰랐다”는 옹색한 해명까지 했다. 백번 접어 대가성 없는 기부였다고 한들 재벌들이 순전히 피해자라고 생각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촛불 집회에 나온 수많은 시민은 “재벌도 공범”이라는 손팻말을 들고 다닌다. 세무조사나 검찰 수사 등 기업 현안들을 권력과의 뒷거래로 무마하려 한 흔적이 줄줄이 드러난 마당이다. 기업들이 빌미를 주지 않았다면 권력 실세들의 ‘삥 뜯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밀실 독대로 정권의 비위를 맞춘 의혹에만도 국민 분노가 어느 때보다 거세다. 촛불 민심은 박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그룹 총수들의 구속을 외치고 있을 정도다. 권력 입맛이나 맞추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해체하라는 성난 목소리가 지금처럼 높았던 적도 없다. 삼성, SK, LG 등 간판 재벌들이 청문회에서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혔다. 민심을 이길 수 있는 공룡은 세상에 없다. 재벌과 권력의 야합 의혹은 이번 청문회로 기필코 마침표가 찍혀야 한다. 대기업들이 화급을 다퉈 그야말로 환골탈태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백만 촛불이 ‘재벌 개혁’을 외치는 것은 시간문제다.
  • 法, ‘인조잔디 입찰담합’ 효성에 “입찰 참가 자격까지 제한하는 건 부당”

    법원이 정부가 발주한 인조잔디 사업 가격을 담합했다가 과징금 처분을 받았던 효성에게 입찰 참가 자격까지 제한한 조달청의 처분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강석규)는 효성이 조달청장을 상대로 낸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개 업체가 조달청이 발주한 255건의 인조잔디 입찰에서 가격을 짰다며 2014년 5월 가담 정도가 무거운 17개사에 과징금 73억 6000여만원을 부과하고 일부 업체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당시 효성에는 과징금 4억 8000여만원이 부과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적발 업체들은 2009년 3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총 낙찰금액 737억원에 해당하는 입찰에 참여하며 제안서 수령 전후 낙찰자 및 제안가격을 모의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이후 조달청은 지난해 3월 효성이 가격 짬짜미를 주도했다고 보고 입찰참가 자격을 2년 동안 제한했다. 영업에 타격을 입은 효성은 “담합을 주도하지 않았는데도 입찰을 제한한 처분은 부당하다”며 같은 해 6월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효성이 인조잔디 시장 점유율이 높고 입찰·낙찰 건수가 많으며 담합행위의 규칙을 만드는 데 일부 관여했지만 이같은 사정만으로 다른 사업자들을 설득하거나 회유하는 등 주도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효성의 손을 들어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령업체 만들어 1208억 학교급식 짬짜미

    학교와 가까운 업체가 대리 납품 배송차량·창고 소독 규정도 위반 식자재 납품업자·공범 29명 검거 유령업체를 만들고 입찰가를 담합해 1208억원 규모의 학교급식 사업을 따낸 일당이 검거됐다. 이들은 식중독과 각종 전염병 예방을 위해 매달 식자재 배송차량과 보관 창고를 소독해야 한다는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입찰방해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업자 강모(45)씨와 장모(48)씨를 구속하고 공범인 오모(48)씨 등 2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강씨와 장씨 등은 가족과 지인의 명의로 가짜 회사 34개를 세워 2012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4년 4개월에 걸쳐 매월 진행되는 서울과 경기 지역의 초·중·고교 학교급식 입찰공고에 참여, 약 6200회에 걸쳐 불법 낙찰을 받았다. 1208억원 규모다. 강씨 등은 급식 입찰공고의 예상 가격을 뽑아 일당과 공유하고 유령업체를 이용해 여러 차례 입찰해 낙찰률을 높였다. 낙찰을 받으면 해당 학교와 가까운 지역에서 업체를 운영하는 일당이 식자재를 대리로 납품했다. 강씨가 8명의 명의로 서울 북부와 경기 남양주·구리에 납품했고, 장씨는 4명의 명의로 서울 강남·송파·강동·서초, 경기 하남·광주에 납품하는 식이었다. 납품업체와 낙찰업체가 다르면 식자재에 대한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아 ‘생산물배상책임보험’을 적용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식중독 등 문제가 발생해도 학생들은 제대로 된 배상을 받기 어렵다. 수사 과정에서 강씨가 식자재 위생 관리 규정을 어긴 사실 또한 드러났다. 식중독과 각종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식자재 업체는 배송차량과 창고를 매월 소독하고 각 학교에 소독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강씨는 그러나 소독업체와 짜고 소독증명서 50매를 허위로 발급받고 15매를 위조했다. 정식으로 소독을 받을 경우 창고 5만원, 차량 3만원이 들지만 허위로 발급하면 장당 1만원이 든다. 경찰은 “강씨 일당은 담합으로 낙찰률을 높였을 뿐 아니라 업체에서 가까운 학교에 식자재를 납품함으로써 물류비와 인건비를 절약해 왔다”며 “다만 최근 집단 식중독이 발병했던 학교에는 납품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사설] 그날 준 급식 사진 학교 홈피에 매일 공개하라

    정부가 어제 발표한 학교급식 실태점검 결과에 학부모들은 분노가 치민다. 학교급식 납품 과정의 구석구석에 부실이 판을 쳐 온전한 데가 없는 지경이다. 위생불량 식재료가 버젓이 유통되고, 업체들은 입찰 담합으로 급식 사업권을 따냈다. 손바닥은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학교들은 이런 업체들한테서 상품권 같은 리베이트를 받아 챙기며 불량 급식을 눈감아 줬다. 이러고도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라는 소리를 들었는지 기가 찬다. 적발된 비리 행태를 보자면 명색이 학교급식을 맡은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양심을 팽개칠 수 있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다. 수질검사도 받지 않은 지하수로 식재료를 씻는 작업쯤은 양반이다. 곰팡이 핀 감자를 유기농으로 둔갑시키거나 유통기한이 156일이나 지난 소고기를 멀쩡하다고 속였다. 운반 차량이나 공급업체 직원들의 위생과 건강 상태도 엉망이었다. 이런 요지경을 알 수 없는 아이들은 주는 대로 불량 음식으로 끼니를 때웠다는 얘기다. 학교급식 비리는 사실 새로울 것이 없다. 지난해 충암고 사태가 터진 뒤 정부가 작정하고 실태를 점검했을 뿐이다. 식품 납품 업체와 학교 간 짬짜미 비리는 단골로 적발되는 메뉴다. 초·중·고 급식에 정부가 밀어 넣는 돈이 한 해 5조 6000억원이다. 이런 뭉칫돈을 쏟아붓고도 정작 아이들은 배를 곯는데 엉뚱한 곳만 배불려 주고 있는 꼴이다. 정부가 번번이 학교급식 대책을 마련했다며 입찬소리를 해 왔으나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 이번에도 대책을 내놨지만 크게 기대가 되지 않는다. 식재료 공급 업체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 마련, 학교급식 지원센터 가이드라인 보급 등은 녹음테이프 돌리는 소리다. 허울뿐인 제도라면 백날 만들어 발표해 봐야 소용이 없다. 이런 불량 밥상을 주려거든 차라리 무상급식을 걷어치우라는 부모들 원성이 자자하다. 당국이 실질적인 감독 장치를 상시 가동해야만 한다. 정부는 학교급식 전용 사이트를 만들어 위생점검 결과와 급식비리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 정도로는 어림없다. 학부모 급식 감시단을 학교마다 의무적으로 두게 하고, 한 달치 급식 메뉴만 공고할 게 아니라 학교 홈페이지에 날마다 식판에 차려진 음식 사진을 공개하는 것도 방편이다. 딴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먹는 밥으로 술수를 부리면 가중처벌로 엄벌하겠다는 원칙부터 세워야 한다.
  • [사설] 檢 뼈 깎는 성찰·쇄신 일깨운 진경준 구속

    이쯤 되면 검찰은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는 게 맞다. ‘주식 대박’ 진경준 검사장이 어제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현직 검사장이 구속되기는 대한민국 검찰 역사상 처음이다. 검사장이 어떤 자리인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거머쥔 검찰 조직 내부에서도 ‘꽃’이라 부르며 선망하는 자리다. 그런 막중한 권한과 임무를 부여받고서도 진 검사장은 완장을 차고 돈만 밝힌 장사꾼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검사가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 속속 확인된 의혹들에 낯이 화끈거린다. 진 검사장은 칼자루를 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부정이란 부정은 다 저질렀다. 친구인 넥슨 회장과 짬짜미해서 120억원대의 주식 시세차익을 챙긴 것도 모자라 내사하던 대기업을 봐주는 대가로 처남 회사에 130억원대 일감까지 몰아줬다. 검찰의 고위 공직자가 어떻게 기업한테서 고급 승용차를 공짜로 받아 타고 다녔는지, 비리를 덮어 주겠으니 내 가족 회사에 일감을 달라는 거래는 얼마나 철면피라야 가능한지 상상하기 어렵다. 권력을 개인 축재에 밥 먹듯 써먹은 사람이라면 과연 이 정도의 비리뿐이었을까 의심스럽다. 계속 수사가 필요한 이유다. 진 검사장의 구속 직후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사과 정도로 넘길 일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던 진 검사장의 비리가 이만큼이라도 확인된 것은 비난 여론에 떠밀려 특임검사가 임명된 덕분이다. 의혹이 제기되고도 석 달여나 개인 간 거래일 뿐이라며 팔짱 끼고 있었던 게 검찰과 법무부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서 검찰총장은 끝까지 꿀 먹은 벙어리인 모양이다. 이 참담한 사건은 검찰 개혁이 얼마나 급한지 여러 말이 필요 없게 한다. 제2, 제3의 진경준이 검찰 조직 내부에 더는 없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다. 검찰의 신뢰는 지금 더 떨어질 바닥도 없다. 법무부와 검찰은 있으나 마나 한 인사 검증 시스템부터 당장 대수술해야 한다. 청와대의 허술한 검증도 마찬가지다. 비리의 결정판인 인물을 꽃 보직에 앉혀 승승장구시킨 것은 내부의 심사 기능이 완전히 고장났다는 의미다. 진 검사장이 뇌물로 덩치를 키운 특혜성 수익 126억원도 십원 한 장 남기지 않고 추징하는 것이 옳다. 그런 선례를 남겨서라도 검찰은 조직 쇄신의 엄중한 풍토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 [전문성 부족한 공정위] 증거는 빈약·논리는 허점… 공정위 시간만 끌다 ‘망신’ 자초

    [전문성 부족한 공정위] 증거는 빈약·논리는 허점… 공정위 시간만 끌다 ‘망신’ 자초

    공정거래위원회의 패배였다. 공정위는 6개 시중은행이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 금리를 짬짜미한 의혹을 4년에 걸쳐 조사했지만 빈약한 논리와 부족한 증거로 무너졌다. 지난달 22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심판정에서 열린 전원회의에서 담합 의혹을 조사한 공정위 사무처 소속 공무원들은 6개 은행이 선임한 법무법인(로펌) 변호사와의 논리 싸움에서 번번이 밀렸다. 1심 법원 기능을 하는 전원회의 상임위원들을 설득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공정위 사무처 측은 은행들이 하루 전날 금융투자협회가 고시한 금리 수준으로 CD를 발행한 이른바 ‘파’(par) 비율이 2009년 이후 크게 높아진 점을 담합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 발행 비율이 2007~2008년 평균 46%였으나 2009~2015년에는 89%로 2배가량 높아졌다는 것이다. 은행 측 변호인은 금융 전문가를 동원해 장기 채권인 은행채와 단기자금 수단인 CD 금리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2010~2011년 당시 예금 잔액에서 CD를 제외하고 예대율을 계산하는 규제 정책이 도입되면서 CD 발행량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CD 발행 물량이 줄다 보니 편의상 전날 고시된 CD 금리에 준하는 수준에서 발행 금리를 정했다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었다. ‘1심 판사’ 역할을 하는 전원회의 상임위원들도 은행채와 CD는 발행 규모와 만기, 쓰임새가 달라 직접 비교가 어렵다며 은행들의 손을 들어 줬다. 펀드, 보험, 연기금 등에 편입되는 은행채는 만기가 1년 이상으로 월 36조원, 연 436조원이 발행된다. 주로 단기자금 시장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쓰이는 CD는 91일 만기가 보통이며 발행량이 월 5조원, 연 60조원에 그친다. 담합 시점도 의문이었다. 통상 담합 행위는 동시에 일사불란하게 일어난다. 그러나 담합 혐의를 받은 은행들의 CD 발행 시점은 천차만별이었다. 하나은행은 2009년 1월 CD를 발행했는데 신한은행은 2012년 10월 CD를 발행했다. 시점이 3년 9개월이나 벌어져 일반적인 담합으로 보기 어렵다고 상임위원들은 지적했다. 전날 고시금리 수준으로 CD를 발행한 비율도 은행마다 제각각이었다.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80% 정도였으나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98%나 됐다. 공정위 사무처는 담합의 증거로 메신저 대화 내용을 제출했다. 은행 채권 발행 담당자들의 모임인 ‘발행시장협의회’ 메신저 채팅방에서 CD 발행 금리와 관련해 서로 연락한 정황이 있다고 본 것이다. 전원회의는 대화 일부에 CD 금리가 언급되긴 했지만 담합의 근거로 보긴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김석호 상임위원은 “대화에 참여한 은행 담당자들이 CD 금리를 얼마로 정할 것인지 직간접적으로 말한 내용이 없어 메신저 대화만으로는 담합을 추정하거나 판단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담합을 통해 은행들이 부당이득을 취했는지가 마지막 쟁점이었다. 공정위 사무처는 은행별 대출 잔액 자료를 제시하며 은행이 CD 금리를 높게 유지해 부당하게 대출이자 수익을 늘렸다고 주장했다. 은행 측 변호인들은 단순히 대출만 비교할 게 아니라 CD 금리와 연동되는 다양한 포지션의 파생 상품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를 계산하면 은행이 CD 금리를 담합할 이유가 없다고 맞섰다. 한 상임위원은 “은행이 부당이익을 늘리려 했다면 어제 금리보다 더 높은 금리로 CD를 발행했을 것”이라면서 “가산금리를 통해 대출금리를 올릴 수 있는데 굳이 담합까지 해 가며 CD 금리를 조정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뇌물, 갑질에 성매매까지, 미래부 왜 이러나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서기관이 성을 매수하다 현장에서 적발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지난 3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신 뒤 일행과 함께 성매수를 하려고 인근 호텔로 이동했다가 첩보를 입수하고 현장에서 잠복근무 중이던 경찰에 성매매처벌법 위반 현행범으로 체포됐다는 것이다. 성 상납 의혹까지 제기되는 만큼 엄정하게 수사해야만 한다. 행정고시 출신의 간부급 공무원이 버젓이 성 매수를 한 것도 놀랍지만 거리낌 없이 유흥업소를 출입했다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 미래부의 기강해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미래부 간부급 공무원의 ‘탈선’은 너무도 빈번하다.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롯데홈쇼핑 전·현직 대표가 미래부 간부급 공무원 3명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라고 한다. 홈쇼핑 채널 재승인 과정의 금품 로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이들의 금융거래 내역을 추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3명에 대해서는 이미 감사원도 재승인 심사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요청한 바 있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간부급 공무원들이 업체와 유착해 ‘짬짜미’했다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미래부는 별것 아니라는 태도다. 의혹의 당사자를 민간근무휴직 대상자로 추천해 중견기업의 임원으로 일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징계를 앞둔 상황에서 어떻게 기업에 파견 근무를 시킬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미래부의 도덕불감증이 놀랍기만 하다. 앞서 지난달에는 미래부 소속 한 사무관이 프랑스 출장 중 산하기관 직원에게 아들의 영어 작문 숙제를 시켜 ‘갑질’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들이 과연 어떤 공직관, 국가관을 갖고 근무해 왔는지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이 정도면 미래부가 아니라 비리부라고 할 만하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미래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창조경제의 기반을 닦기 위해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신설한 정부 부처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한다는 취지가 부처 이름에 담겨 있다. 하지만 소속 공무원들의 심각한 기강해이를 보면서 미래부에 과연 미래를 맡길 수 있는지 솔직히 걱정스럽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14년 7월 최양희 장관 취임 후 총 38명의 미래부 공무원에 대한 징계 의결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금품과 향응을 받은 사례만도 10건이나 된다. 흐트러진 기강을 즉각 다잡지 않는다면 미래부에 미래는 없다.
  • [클릭! 여의도] 새누리당 1년짜리 상임위원장 국회법 무시한 나눠먹기 구태

    [클릭! 여의도] 새누리당 1년짜리 상임위원장 국회법 무시한 나눠먹기 구태

    새누리당 의원들이 2년 임기의 국회 상임위원장을 1년씩 나눠 먹는 ‘꼼수’를 쓰면서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자리는 한정돼 있는 데 욕심내는 사람은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타협의 산물’이지 않느냐”는 해명을 하고 있지만 궁색하게 느껴집니다. 사실상 국회법 위반이기 때문입니다. 13일 새누리당 몫 상임위원장 8개 가운데 6개 상임위원장의 20대 국회 첫 임기가 1년으로 확정됐습니다. 국회운영위원장, 법제사법위원장, 정무위원장, 국방위원장,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정보위원장까지입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1년 임기의 원내대표가 관례적으로 맡는 운영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상임위원장을 놓고 의원 임기 4년을 3등분 해 각각 1년, 1년, 2년씩 맡기로 했습니다. 이는 엄밀히 따지면 국회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국회법 40조 1항은 상임위원의 임기를 2년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41조 4항은 상임위원장의 임기가 상임위원과 같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임위원장 후보 간의 ‘1·1·2년 조율’은 첫해 상임위원장은 1년 뒤 자발적 사임을 하고 두 번째 상임위원장은 전임자의 남은 임기를 이어받겠다는 약속인 셈입니다. 국회법의 맹점을 이용한 꼼수이자 그들만의 ‘짬짜미’인 것입니다. ‘1년짜리 상임위원장’은 국회법이라는 ‘대원칙’을 어겼을 뿐만 아니라 위원장의 전문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결과도 초래했습니다. 상임위원장 후보들의 과거 이력을 살펴보면 해당 상임위가 다루는 분야와 관련한 경험이 전무하거나 전문적 식견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이 상당수 보입니다. 그저 상임위원장을 할 ‘짬’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욕심을 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 상임위원장 1년은 소관 부처의 업무에 ‘정통’하기에 턱없이 짧은 시간이라는 지적도 많습니다. 앞에서는 일하는 국회, 국회 기능 정상화를 위한 ‘상임위 중심주의’를 외치면서 정작 뒤에서는 끼리끼리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검찰, 롯데마트·홈플러스 前본부장 등 9명 구속영장

    검찰, 롯데마트·홈플러스 前본부장 등 9명 구속영장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이 8일 살균제 제조·판매에 관여한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 등 관련자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롯데마트에서는 영업본부장을 지낸 노 사장과 전 상품2부문장 박모씨, 전 일상용품팀장 김모씨가, 홈플러스에서는 전 그로서리매입본부장 김원회씨, 전 일상용품팀장 조모씨, 전 법규관리팀장 이모씨 등이 대상이다. 또 롯데마트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상품 기획에 관여한 외국계 컨설팅업체 데이먼사의 한국법인 QA팀장 조모씨, 롯데마트 및 홈플러스의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인 용마산업 김모 대표 등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옥시 측으로부터 연구용역 의뢰를 받고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유해성을 축소·은폐하는 과정에 연루된 호서대 유모 교수 역시 구속영장 청구 대상에 포함됐다. 이로써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구속수사를 추진한 사건 관련자들의 신병 처리 결과가 대부분 확정됐다. 앞서 검찰은 신현우 전 대표를 비롯한 옥시 관계자와 서울대 조모 교수,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 업체인 세퓨의 오모 대표 등을 구속기소한 바 있다. 홈플러스는 2004년, 롯데마트는 2006년에 각각 용마산업에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제조를 의뢰했다. 회사 측 책임자들은 살균제 제품의 안전성 검증을 소홀히한 채 제품을 판매해 고객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폐질환을 유발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과실치상)를 받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들은 옥시처럼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취지로 허위·과장 광고를 한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도 받는다. 호서대 유 교수는 2011년 말 실험 공간의 창문을 열어놓은 채 가습기 살균제 속 독성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유해성 실험을 하는 등 옥시측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짬짜미 실험’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당시 옥시측으로부터 총 44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문료 명목으로 2400만원을, 민·형사소송에서 옥시측을 두둔하는 진술서를 여러 개 써주고 2000만원을 각각 받았다. 검찰은 이런 금품 거래 과정을 위법하다고 보고 유 교수에게 배임수재 혐의를 적용했다. 유 교수는 실제 목적과 무관한 용도로 연구비를 받아 쓴 혐의(사기)도 받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특수부가 강력부 비리를 제대로 캐겠나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사건’ 핵심 당사자인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어제 새벽 구속 수감됐다. 선후배들의 신망을 받아 온 엘리트 ‘특수통’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의 몰락은 그 자신의 불행을 넘어 검찰 조직 전체에도 큰 충격을 던졌다. 특히 홍 변호사가 정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친 정황까지 드러나 현직 검사 및 수사관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검찰 내부는 뒤숭숭하기 이를 데 없을 것이다.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전관 비리의 썩은 관행을 송두리째 뿌리 뽑아야만 한다. 전관 비리를 포함해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수사하고 있다. 연루 의혹이 제기된 현직 검사 및 수사관들에 대한 수사도 예외는 아니다. 2014~2015년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와 강력부의 미심쩍은 정 대표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수사니 어찌 보면 ‘셀프 수사’라고도 할 수 있다. 수사팀이 ‘제 식구’를 과연 한 점 의혹 없이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이번 사건에는 검찰 최고위급 인사들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다. 설령 이들을 조사한다 해도 과연 주눅 들지 않고 실체적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검찰은 현재까지 부장검사 2명을 소환 조사하고, 한 명은 서면 조사를 했다고 한다. 수사 검사도 소환 조사했지만 부장검사들 윗선으로는 수사를 확대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 대표는 “2015년 도박 수사를 받을 때 홍 변호사가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에게 말해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박성재 서울고검장, 강력부를 관할했던 3차장은 최윤수 국가정보원 2차장이다. 홍 변호사는 2014년 수사 때도 관여했는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김수남 검찰총장, 형사3부를 관할했던 1차장은 신유철 수원지검장이었다. 검찰은 과거 고위 간부들이 연루된 대형 사건에서 특별감찰본부 등을 구성해 외견상으로는 독립적 수사를 진행하곤 했다. 이용호 게이트와 삼성 비자금 사건이 그랬다. 일선 수사팀이 맡기엔 버겁기도 하고 수사 결과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획득도 자신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두 사건 모두 검찰 수사 이후 특검을 피할 수 없었다. 아무리 독립적 수사를 진행한다 해도 검찰의 제 식구 수사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검찰의 ‘셀프 수사’로는 전관과 현관의 ‘짬짜미 사슬’ 비리를 제대로 캐낼 수 없다.
  • “권리금 짬짜미 그만” 성북 공인중개사 ‘錢의 결의’

    “권리금 짬짜미 그만” 성북 공인중개사 ‘錢의 결의’

    집값이 올라 원래 살던 주민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성북구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성북동을 역사문화지구로 개발하는 사업이 추진되면서 이 지역의 임대료도 상승하자 성북구 공인중개사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성북구에 개업한 공인중개사 60여명은 지난 9일 성북동 주민센터에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자정 결의문을 만들었다. 김영배 구청장도 함께한 결의문 낭독식에서 공인중개사들은 상가 임대료 및 권리금을 안정화하는 데 노력하고 짬짜미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그동안 임대료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던 공인중개사들이 협회를 구성해 자발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자정 결의를 맺은 것은 성북구가 전국 최초의 사례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근현대사 박물관으로 불리는 성북동도 젠트리피케이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한 공인중개사는 “성북동이 역사문화지구로 지정된 후 임대료가 조금씩 올라 기대수익을 묻는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성북구는 인접한 대학로가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겪는 것을 지켜보며 방지대책을 준비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성북구지회와 구청이 지속적으로 만남을 갖고 상가임대차 거래 때 임대료 및 권리금을 올리도록 건물주를 부추기거나 공인중개사들끼리 짬짜미를 하지 않는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공인중개사들은 임대료 안정화 외에도 임대료 상승을 부추기는 모든 행위를 거부하고, 건물주와 임차인이 함께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김 구청장에게 전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설] 교수 연구윤리 옥시 상혼보다 더 타락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의 최대 가해자인 옥시레킷벤키저의 용역 연구서를 조작해 준 의혹을 받는 서울대 교수가 검찰에 붙잡혔다. 사건의 진상이 수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분노는 날마다 커지고 있다. 파렴치 기업들의 작태에 가뜩이나 경악스러운데 대학교수들이 옥시 측의 입맛에 맞춰 연구 자료를 조작해 줬다니 할 말을 잃게 한다. 검찰이 밝힌 의혹이 전부 사실이라면 서울대 수의학과 조모 교수와 호서대 유모 교수의 죄질은 악덕 기업 옥시보다 나을 게 없다. 옥시는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발표하자 두 교수에게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서울대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저농도 실험에서 임신한 쥐 15마리의 새끼 13마리가 죽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랬으면서도 옥시가 유리하도록 엉터리 보고서를 만들어 줬다. 가습기 살균제와 폐 질환 사이에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호서대 교수도 옥시에 유리한 실험 환경을 만들어 결과를 은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옥시 측에서 받은 연구용역비 외에 수천만원을 개인 계좌로 받은 사실도 덜미를 잡혔다. 학계에서 두 교수는 독성학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그런 사람들이 뒷돈을 받고 양심을 팔았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들이 용역을 맡았을 때는 살균제의 사망 피해가 이미 심각했던 시점이다. 만약 교수들이 도덕성을 바닥에 팽개치지만 않았어도 이번 파동은 훨씬 빨리 수습되고 피해 규모도 줄었을 것이다. 보고서 조작 의혹을 지켜보는 시선이 엄중한 까닭은 분명하다. 국내 최고 대학의 연구 권위자가 100명 넘는 사망자를 낸 중대 사건에 짬짜미 연구를 해 줬다면 학계의 연구용역 뒷거래 풍토가 얼마나 만연했을지 짐작되고도 남는다. 이번 일이 두 교수의 우연한 일탈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대학의 연구윤리가 이렇게까지 타락해 국민의 불신을 받도록 방치할 일이 아니다. 검찰 수사와 별개로 문제의 대학들도 두 교수에 대한 의혹의 진상을 철저히 파악해 냉정한 처벌을 해야 한다. 연구윤리가 하도 바닥을 치니 지난해 전국의 대학들은 대학연구윤리협의회를 만들었다. 그러고도 무엇이 달라졌는지 대학들 스스로가 책임을 돌아보길 바란다.
  • [사설] 재계 수사 법의 잣대로 환부만 도려내야

    검찰이 그제 한진중공업,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KCC건설을 압수수색했다. 해당 업체들은 내년 개통을 목표로 진행된 원주~강릉 도시고속철도 공사의 구간별 사업자들이다. 검찰은 업체들이 4개 공사 구간을 ‘짬짜미’로 수주하려고 입찰가를 사전 합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주처인 철도시설공단의 신고로 공정거래위원회도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검찰은 통상의 경우처럼 공정위 고발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일각에서 4·13 총선이 끝나자마자 기업 비리에 대한 사정(司正)이 본격적으로 재개됐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공교롭게 그동안 설(說)만 무성했던 부영그룹에 대한 수사 사실도 확인됐다. 국세청이 총자산 20조원 규모로 재계 순위 21위인 부영그룹과 이중근 회장의 조세 포탈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고발했고, 서울중앙지검이 곧 고강도 수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임대주택 건설 사업을 통해 급격히 성장한 부영그룹은 2004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 외에는 특별하게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지 않았던 기업이다. 국세청은 이미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국세청 고발 전 이미 수사 착수에 대비해 관련 비리를 검토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4개 건설사와 부영그룹 외에 D사와 L사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임박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그렇잖아도 항간에는 여당의 참패로 끝난 이번 총선 이후 국면 전환을 위해 사정 정국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수의 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 착수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사실을 검찰은 명심하길 바란다. 물론 기업비리든 공직부패든 부정과 불법에 대해서는 법의 잣대에 따라 추상같은 사정의 칼날이 미쳐야 한다. 거기에는 어떠한 성역도 예외도 있을 수 없다. 일체의 ‘정치적 고려’ 또한 배제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과거 검찰은 그렇지 못했다. 멀리까지 돌아볼 필요도 없다. 지난해 특정 정치세력을 표적 삼아 ‘하명’에 따라 시작된 포스코 비리 의혹 수사는 무려 8개월에 걸쳐 말단 하청업체까지 저인망식으로 샅샅이 훑어 표적수사 시비를 자초하지 않았는가. 그렇잖아도 올해 초 엘리트 검사 10여명을 모아 ‘부패범죄수사단’을 발족시킨 검찰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가 매섭다. 중앙수사부 때와 마찬가지로 또다시 하명수사 시비에 휘말린다면 검찰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 이번 재계 수사는 그 시험대가 될 것이다. 법의 잣대에 따라 환부만 도려내는 수사가 돼야 한다.
  • 옥시 관계자 檢 출석… 살균제 주성분 안전성 검사 누락 정황

    옥시 관계자 檢 출석… 살균제 주성분 안전성 검사 누락 정황

    특별팀 발족 후 업계 인물 첫 소환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피해자를 가장 많이 양산한 옥시레킷벤키저 관계자를 소환하는 등 조사를 본격화하면서 4년여 만에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사건의 여파로 가습기 살균제는 아예 시장에서 사라진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19일 옥시 인사 담당 김모 상무를 불러 조사했다. 올해 1월 말 특별수사팀이 꾸려진 뒤 업체 관계자가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김 상무를 상대로 가습기 살균제 제품 출시 전후의 사내 의사결정 체계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옥시는 2001년 동양화학그룹 계열사이던 옥시 생활용품 사업부를 인수한 뒤 문제가 된 PHMG 인산염 성분이 든 가습기 살균제(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를 제조·판매했다. 검찰은 옥시가 PHMG 성분을 제품에 사용하면서 흡입 독성 실험 등 안전성 검사를 누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옥시가 제품의 위험성을 미리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판매한 정황을 잡고 수사하고 있다. 이런 경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옥시는 살균제 사태가 번지자 법인을 변경 설립해 법적 처벌을 피하려고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제품과 폐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결과의 실험 보고서를 은폐하고 서울대·호서대 연구팀을 통해 자사의 필요에 맞게 결과가 정해진 ‘짬짜미 실험’을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검찰은 옥시 외에도 유사한 제품을 내놨던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관계자들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은 검찰 소환을 앞두고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관련 보상 방침을 내놨지만 옥시와 문제가 된 PHMG 공급사인 SK케미칼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1년 12월 가습기 살균제를 시판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의약외품으로 바꾼 뒤 시판 허가를 받거나 신청한 제품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판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제조사가 식약처에 제조업 신고를 하고,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공정위 “면세점, 환율 조정해 가격 담합 의혹”

    면세점 “편의상 기준환율 썼다” 사업자 추가 선정에 영향 줄 듯 면세점들이 원·달러 환율 조정을 통해 제품 판매가격을 담합한 혐의가 공정거래위원회에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공정위와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월 롯데, 신라, SK워커힐 등 8개 면세점 업체에 제품 판매가를 담합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보냈다. 면세점은 제품가격을 달러로 표시하기 때문에 적용하는 원·달러 환율에 따라 제품가가 달라질 수 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2008~2012년 제품가격을 달러로 환산할 때 임의로 원·달러 기준환율을 정하는 방식으로 가격 담합을 벌였다는 혐의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시장에서 결정돼 날마다 바뀌는 외환은행 고시환율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면세점 업계는 가격 담합 사실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국산품 가격을 달러화로 표시할 때 업계에서 정한 기준환율을 적용했다”며 “이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 했던 게 아닌 만큼 담합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고시환율을 적용하려면 매일 제품 가격표를 바꿔 달아야 하는데, 그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업계 기준환율을 썼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원·달러 환율이 바뀔 때 면세점이 환차손을 볼 수 있고 거꾸로 환차익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에 담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이달 8일까지 면세점에서 의견서를 받아 소명을 들어 본 뒤 전원회의를 열어 위법 행위 여부를 최종 결론 낼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들의 행위가 담합으로 결론 나면 담합이 일어난 기간 동안 발생한 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는 이달 말 결정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허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금감원 검사국 ‘3인의 저격수’

    [경제 블로그] 금감원 검사국 ‘3인의 저격수’

    정치 테마주 잠재운 하은수… 모뉴엘 짬짜미 잡은 이성재 국제회계 기준 만든 김성범… 베테랑으로 조직 인사 실험 금융감독원이 이달 초 조직을 개편하고 부서장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이 금융회사 검사담당 조직을 ‘건전성 담당국·준법성 검사국’ 두 개로 분리한 것인데요. 그간 검사 조직이 기능별 구분이 없다 보니 건전성을 점검하기보다는 법이나 규정 위반을 적발하는 데 치우친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겁니다. 건전성 담당국은 리스크 관리와 경영실태 평가를, 준법성 검사국은 각종 위반 사항을 단속하는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종합검사를 줄이고, 제재가 아닌 컨설팅 검사로 감독 방향을 잡다 보니 얼핏 보면 ‘건전성 관리’에 무게가 쏠린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습니다. 하지만 금감원은 “주목해야 할 것은 준법성 검사국의 역할”이라고 강조합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18일 “다른 권역 부서장은 63~65년생 등 ‘젊은피’로 세대 교체했지만 준법성 검사국은 나이에 상관없이 ‘조사 베테랑’을 선임했다”면서 “준법성 검사국이 중심을 잡아 주지 않는다면 건전성 관리는 먼 나라 얘기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가장 큰 특징은 부서장급의 발탁 인사입니다. 자칫 ‘전문성’을 핑계로 자행되는 봐주기식 감사나 온정주의적 업무 행태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네요. 이 관계자는 “새 저격수 3인방의 활약을 기대해 달라”고도 강조했습니다. 3인방의 면면을 살펴보겠습니다. 하은수(왼쪽·54) 은행준법검사국장은 증권 부문에서만 12년 몸담은 유명한 조사업무 전문가입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2011년 말부터 불어닥친 테마주 광풍에 대응하려고 만든 ‘테마주특별조사반’의 반장도 맡았습니다. 정치 테마주 관련 불공정거래 66건을 적발하고서 무려 42건을 검찰에 고발·통보한 일은 금감원 내에서도 자주 회자됩니다. 이성재(가운데·53) 보험준법검사국장은 한국은행 출신입니다. 2014년 수출실적을 속여 ‘수조원대 사기 대출’을 일으킨 가전업체 모뉴엘과 이를 도운 무역보험공사의 짬짜미를 잡아냈습니다. 수출입 업자의 신용만 보고 대출해 주는 일종의 외상인 ‘오픈 어카운트’(OA) 방식의 신규 보증 문제점을 찾아내 전 은행에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김성범(오른쪽·54) 금융투자준법검사국장은 보험감독원 출신의 회계 전문가입니다. 회계제도실 팀장을 맡아 2004년 상장사 내부회계관리제도 도입과 2006년 국제 회계기준 마련 등 회계 관련 굵직한 세부 기준을 만든 주인공입니다. 새 시각으로 시장에 긴장을 주라는 속내일까요. 금융권의 성과주의를 외치는 금융 감독 당국의 인사실험이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시멘트값 43% 폭등’은 담합 때문… 6개 업체 과징금 1994억

    2012년 시멘트 가격이 1년 새 43% 급등한 데는 가격 담합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개 시멘트업체에 20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철퇴를 내렸다. 이들이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것은 네 번째다. 공정위는 시장 점유율과 시멘트 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한 쌍용양회(과징금 875억 8900만원)와 한일시멘트(446억 2600만원), 성신양회(436억 5600만원), 아세아(168억 500만원), 현대시멘트(67억 4500만원), 동양시멘트(과징금 면제) 등 6개 업체에 과징금 1994억원을 부과한다고 5일 밝혔다. 2014년 호남고속철 입찰 담합에 참가한 전체 28개 건설사에 부과한 3479억원 이후 가장 큰 액수다. 이들의 국내 시멘트시장 점유율은 76.4%(2014년 기준)다. 공정위 조사 결과 6개사의 영업본부장들은 수차례 모여 각 사의 시장점유율을 정하고 2011년 2월부터 이를 지키면서 시멘트를 출하했다. 이들은 매월 두 번씩 영업팀장이 참여하는 모임을 열어 각 사의 출하량을 점검했다. 저가 판매를 단속하기 위해 세금계산서를 확인하고 편법 할인도 못 하게 막았다. 이들은 2011년 3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시멘트 가격을 짬짜미했다. 담합 의심을 피하기 위해 가격 인상 폭과 인상 시기를 약간씩 다르게 했다. 시멘트 가격은 담합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1t당 4만 6000원(2011년 1분기)에서 6만 6000원(2012년 4월)으로 43%나 올랐다. 쌍용양회는 공정위가 담합 행위 조사에 들어가자 직원 PC를 바꿔치기하고 자료를 숨겼다. 한일시멘트는 임원 지시로 부하 직원들이 서류를 여자화장실과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 숨겼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로스쿨 입시 의혹 조사, 감사원도 나서라

    교육부가 전국 25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의 입시 과정 전반을 전수조사하겠다고 한다. 이런 조사는 2009년 로스쿨 개원 이후 처음이다. 지금껏 로스쿨 입시 의혹은 대학가와 법조계 안팎에서 꼬리를 물었다. 어느 고위층 인사와 로스쿨 교수의 자녀가 어떤 특혜를 받았다더라는 ‘카더라 의혹’이 끊일 새 없었다. 잡음과 의심 때문에 로스쿨이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교육부의 조사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로스쿨 특혜 시비가 곳곳에서 불거지다 사법시험 존치 논란이 극에 이른 상황이다. 교육부는 로스쿨들의 면접 평가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고 한다. 로스쿨 입학 전형에서 면접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나 된다. 법학적성시험(LEET), 학부 성적 등은 객관적 수치로 평가되지만 면접은 면접관들의 재량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면접관은 로스쿨 교수들이 주로 맡는다. 비밀주의인 현행 면접에서는 재량권 행사가 불가능하지 않은 구조다. 일부 로스쿨들이 청탁 학생을 서로 뽑아 주는 품앗이 짬짜미를 한다는 뒷말까지 도는 모양이다. 해괴한 소문이 싹틀 여지가 있다면 그 자체가 문제다. 어렵게 칼을 뺐으니 전수조사는 철저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특혜 의혹의 온상이 되는 부분들은 낱낱이 들여다봐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 입학 원서의 자기소개서에 부모 직업이 기재되는지, 그런 사례가 있다면 유력 인사의 자녀가 주요 평가항목의 점수를 어떻게 받았는지 세세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국민이 원한다면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소모적인 음서제 의혹을 잠재우고 로스쿨 정책의 신뢰를 얻는 길은 그것뿐이다. 6주 만에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로스쿨들이 얼마나 협조할지도 의문이다. 로스쿨 교수 자녀 특채 의혹에 국감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자료를 요구했는데도 대학이 거부한 마당이다. 공정성을 확보하려면 감사원이 나서야 한다. 여론을 반영해 국공립은 물론 사립대까지 등록금 실태를 파악한 적 있지 않은가. 로스쿨은 계층 논란과 사회 갈등을 키우는 엄중한 사안이다. 교육부 스스로 감사원의 협조를 요청한다면 크게 신뢰받을 일이다. 차제에 로스쿨 부정신고센터를 상시 기구로 운영하자는 여론도 들린다. 오죽했으면 이런 제언까지 나오겠는지 살피고 또 살피길 바란다.
  • [경제 블로그] ‘짬짜미 의혹 피하기’ 로펌 특강까지

    [경제 블로그] ‘짬짜미 의혹 피하기’ 로펌 특강까지

    보험 상품 가격 자율화를 앞두고 보험사들이 공정거래 당국의 ‘철퇴’를 피하기 위한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고 합니다. A생명보험사의 경우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국내 대형 로펌에서 ‘공정위원회 제재 대비 맞춤형 교육’까지 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보험산업 경쟁력 로드맵’에 따라 앞으로 보험사들은 상품 가격을 ‘알아서’ 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렇다 보니 보험사끼리 ‘담합’ 소지가 보이면 이제는 금융 당국이 아닌, 공정위가 개입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표준약관’에 따라 상품 가격을 결정했는데 이젠 이런 모범 답안이 없어졌으니 짬짜미 고가 상품만 범람할 수도 있으니까요. 보험사가 더 두려워하는 것은 공정위가 아예 ‘신(新)표준약관’을 추진하면 어쩌나 하는 것입니다. 공정위의 과태료 등은 금융 당국 제재보다 훨씬 더 무겁습니다. 그런데 로펌의 ‘노하우’ 특강 내용이 재미있습니다. ▲손·생보협회가 주재하는 회의 때 안건 확인 전에는 참석하지 말 것 ▲안건이 ‘공정거래법’ 저촉 우려가 없다고 판단된 경우에만 참석할 것 ▲판단이 애매하면 준법 지원 부서와 협의할 것 ▲회의 때 가격이나 거래조건 논의가 나오면 바로 이의를 제기하고 논의를 중단시킬 것 ▲논의가 지속되면 즉시 자리를 떠날 것 ▲자리를 떠난 사실을 회의록 기록에 남겨 줄 것을 요청할 것 등입니다. 가격 관련해 ㄱ자만 나와도 자리를 박차고 나오되 반드시 ‘증좌’를 남기라는 것이지요. 한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경쟁사와의 정보 교환 등 상황별로 자세하게 대응 요령을 교육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자율화’라는 자유는 달콤해도 방종에 따르는 회초리는 쓰디쓴 만큼 보험사들이 담합 의심을 받지 않도록 처신을 똑바로 해야겠습니다. 자칫 공정위와 금융위 간 새로운 ‘영역 갈등’이 될 수 있는 만큼 당국도 자율화 이후 ‘사후관리’에 신경써야 할 것 같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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