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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 히스로 공항에서 본 컵라면/이경순 누브티스 대표

    [CEO 칼럼] 히스로 공항에서 본 컵라면/이경순 누브티스 대표

    1999년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 도착했다. 파리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면세점을 둘러보다가 우리나라 컵라면을 발견했다. 서둘러 짐을 싸느라 컵라면을 빠뜨려 여행 내내 허기진 것 같은 기분이 들던 차여서 반가운 마음에 60개를 몽땅 사서 전시 내내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출장 중에 열린 와인파티에도 내놓았다. 와인파티 후기마다 컵라면을 인기 메뉴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 걸 본 뒤부터 ‘친교의 음식·기적의 음식·해장을 위한 음식’으로 컵라면을 칭송한다. 그때 컵라면 마니아가 된 외국 친구들에게 가끔 크리스마스 선물로 컵라면을 보내곤 했는데, 이제는 자기들이 신제품을 미리 알고 보내달라고 주문할 정도다. 얼마 전에 주문받은 오징어짬뽕 컵라면을 사면서 히스로 공항 컵라면의 추억이 삼삼했다. 파리 일정을 마치고 며칠 뒤 이번에는 벨기에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간 히스로 공항에서 다시 면세점 식품 코너를 찾았다. 점원에게 물으니 나흘 전 어떤 동양인이 싹쓸이를 해 가서 재입점까지 2주를 기다려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너무 미련한 행동을 했다는 자책이 들었다. 매점매석을 해 여러 사람이 발견해야 할 행복을 빼앗은 것이다. 많이 사주면 매출도 오르고 인기가 높아졌다는 입소문을 타고 우리나라 컵라면이 많이 팔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3주간 컵라면을 공항 면세점에서 구경도 못하게 만든 결과가 되었다. 그때 컵라면은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테스코가 유통시킨 것이었다. 테스코는 연 3500억파운드가 넘는 매출을 올리는 회사다. 1990년대 다른 유통업체를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고, 고품질 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펴며 급속하게 성장했다. 1992년 이후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시도해 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 등 동구권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했고, 1997년에는 소매금융업에도 진출했다. 영국의 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 등지에 979개 점포를 내고 26만명의 종업원을 보유했다. 점포의 반 이상을 주유소와 함께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1999년 삼성물산과 합작해 삼성테스코를 설립했고, 지금은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전국에 54개 매장을 갖고 있다. 지금도 나는 그때 히스로 공항에서 컵라면을 싹쓸이한 게 테스코와 삼성물산의 합작에 도움이 되었다고 굳게 믿는다. 영국 테스코 마케팅 팀원들이 출장 때마다 컵라면을 챙기는 나와 같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와인파티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실행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출장을 가면 파티를 자주 열라고 마케팅팀이나 지인들에게 강조하기도 한다. 컵라면뿐이 아니다. 우리 국민 하나하나가 외국 면세점에서 한국 브랜드 제품을 모두 사 버리자는 주의이다. 미국 뉴욕에서 MCM 핸드백을 발견하면 모두 사자는 것이다. 그래야 루이뷔통을 5년 안에 앞지를 수가 있다. 이럴 때 ‘지름신’을 발휘하는 게 우리 브랜드의 수호신이 되는 것이다. 이제 소매산업이 가격과 품질만으로 성공을 할 수는 없다. 소비자들의 특징과 지역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현장에서 많은 실전과 수요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브랜드를 알리고 세계적으로 육성하려고 할 때 이 방법이 오히려 쉽다. 머리를 싸매고 책상에 앉아 고민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우리 브랜드를 반가워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사 버리는 게 말이다. 이경순 누브티스 대표
  • DTI 초과 편법대출

    DTI 초과 편법대출

    금융감독당국의 강력한 단속방침에도 불구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를 초과하는 편법대출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은행들이 앞장서 전업주부를 자영업자로 둔갑시키는가 하면 신용카드 사용 내역서로 연봉을 부풀리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렇게 하면 대출 가능 액수가 늘어난다. ●“연봉을 올려드립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회사원 최모(29)씨는 얼마전 SC제일은행 소속 한 대출모집인에게 대출을 상담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DTI 규제로 대출 가능 액수가 크게 준 것을 걱정하는 최씨에게 대출모집인은 “연봉을 올려 드리겠다.”고 장담했다. 최씨의 연봉은 2800만원 남짓. 여윳돈은 2억원인데 사고 싶은 아파트 가격은 4억 1000만원(KB국민은행 시세 기준)이었다. 따라서 DTI 규제 이전 기준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 50%(2억 500만원)까지 대출을 받아야 하는 처지였다. 고민하는 최씨에게 모집인이 제시한 편법은 이렇다. 회사에서 발급해 주는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대신 지난해 사용한 신용카드 금액을 근거로 소득 증빙자료를 만들라고 했다. 한달 100만원씩 카드를 사용했다고 가정하면 소득을 3000만원 중반대로, 여기에 직장이 없는 부인의 카드 사용액을 합쳐 부부가 모두 소득이 있는 것처럼 환산하면 최대 4400만원까지 연봉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10% 정도 상향 가능합니다” 은행권에서 소득을 계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은 연간 소득금액을 원천징수영수증이나 소득금액증명원 등 공공기관이 발급한 객관적인 자료로 계산한다. 이때 소득 입증이 어려운 자영업자나 고령자는 신용카드 사용액이나 연금, 보험료 등으로도 갈음할 수 있다. 자영업자 등이 대출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열어놓은 ‘뒷문’이 편법의 창구로 이용되는 셈이다. 상담사는 “과거 서울 강남지역 DTI규제 때도 이런 식으로 대출이 가능했다.”면서 “이외에도 편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자신했다. 감독당국이 내려보낸 가이드라인과 달리 은행 현장에서는 어느 정도 융통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다른 은행의 대출모집인은 “일부 은행들은 담보대출에 있어서도 10% 정도 여유가 더 있다.”고 귀띔했다. 예컨대 최씨가 3년 거치, 30년 상환으로 대출기간을 길게 잡아 2억원을 대출받으면 DTI가 이미 54%로 4%를 초과하지만 그 정도는 눈감아 준다는 설명이다. ●2금융권에선 ‘짬뽕대출’ 성행 이른바 ‘짬뽕대출’도 성행한다. 대출 한도를 최대 90%까지 높여 ‘금리보다는 액수를 중요시하는 손님(투기세력)’을 잡아보겠다는 제2금융권의 상품이다. 당국의 규제를 받는 1금융권(은행) 상품과 규제를 받지 않는 보험·캐피털 등의 상품을 이리저리 묶어 파는 방식이다. 현재 2금융권 LTV(강남 3구 제외한 수도권)는 보험사 60%, 농·수협 지역조합과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협 등이 70%다. 경기 과천의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2금융권의 경우 서울 강남3구를 제외하고는 DTI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일부 투기수요가 옮겨가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유영규 최재헌기자 whoami@seoul.co.kr
  • “모자·상의만 입은 중도실용 이젠 행동계획 잡아야 할 때”

    한나라당내 중도·개혁 성향의 소장그룹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실용 행보에 대해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남경필·권영세·나경원·정두언·정태근 의원 등이 ‘중도실용과 정치개혁을 논한다’는 주제로 연 토론회였다. 남 의원은 “지금의 대통령 지지도 상승은 ‘친서민 중도 실용’ 노선의 성과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국정운영 기조의 수정에 대한 ‘동의의 표시’로 봐야 한다.”면서 “아직은 ‘말의 정치’에 머물고 있다. 시스템화된 중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가치와 가치 실현을 위한 정책, 이를 위한 세력화 등을 ‘정치의 3대 생존전략’으로 꼽은 뒤 “그 가치는 좌우의 짬뽕이라기보다 선택적으로 혼합하는 것이며, 정책의 틀은 불안한 사회·성장·안보정책 등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에 참가한 원희룡 의원은 “중도개혁은 이명박 정권 탄생의 동력이었고 1년반의 상황에서 기사회생하게 한 동력이자 차기 정권창출의 동력”이라면서 “현재는 중도실용의 상의와 모자만 쓰고 있고 대통령 혼자 깃발을 들고 있다. 한나라당도 중도실용의 행동계획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장선 의원도 토론에 참석해 “부자감세, 4대강 사업 등에 대해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고, 야당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으려 한다면 중도로 바뀐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해 여야 소통을 주문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2선 후퇴 선언’ 후 좀처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던 이상득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안상수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주호영 특임장관 후보자,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김태호 경남지사, 김해수 청와대 정무1비서관 등도 토론회를 지켜봤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정웅인 “내게 ‘선덕여왕’이 특별한 이유” (인터뷰)

    정웅인 “내게 ‘선덕여왕’이 특별한 이유” (인터뷰)

    드라마의 인기 비결이 전적으로 주연배우의 활약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여기 주연보다 더 두드러지는 ‘명품조연’ 정웅인이 있다. 한국영화계를 책임지는 엄연한 주연급 배우인 그가 스스로 조연이 되면서까지 선택한 드라마 ‘선덕여왕’의 특별한 이야기. ▶ 미생의 활약, 이제부터 시작이다. “누님, 아 왜이러십니까~” 신경을 긁는 하이 톤의 간사한 목소리가 들린다. 미실의 동생 미생 역을 맡은 정웅인의 목소리다. 설렁설렁 부채질을 하며 누님 미실과 함께 벌이는 온갖 ‘나쁜 짓’의 중심에는 미생, 정웅인이 있다. “나도 그런 목소리가 나온 것 자체가 의아스럽다(웃음). 미실은 공공의 적이다. 미실파가 모여 계략을 짤 때 모두 소리를 죽인 채 낮은 목소리를 낼 텐데 남들과 똑같아질 것 같아 일부러 톤을 높게 잡았다. 미생은 똑똑하고 예술에도 능한 캐릭터다. 앞으로 부채 대신 또 다른 소품이 깜짝 등장할 것이다.” 듣기 좋은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정웅인은 순식간에 미생의 목소리와 일그러진 표정을 지어 보였다. ▶ 고현정이 참 좋다 누가 남매 아니랄까봐 미실과 미생의 표정연기는 항상 압권이다. 한쪽 눈썹이 올라가며 명대사를 늘어놓는 고현정과 정웅인은 좀 더 과한 표정과 코믹한 ‘몸 연기’를 서로 제안한다. “1971년 같은 해 태어났지만 생일이 느린 현정 씨가 나를 ‘선배님’이라고 부른다. 난 참 현정 씨가 좋다. 다른 여배우들과는 확실히 뭔가 다르다. 배우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 성숙됐다. 표정이나 감정은 스타성을 뛰어넘는 그 이상이다. 내공이 뛰어난 배우다.” ‘선덕여왕’이 30회 넘게 방영되기까지 정웅인의 활약이 아주 두드러졌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김춘추(유승호 분)는 등장 이후 한동안 미생과 어울리게 된다. 정웅인은 미실의 죽음 이후 연말까지 계속될 미생의 활약을 예고했다. “미생은 역사적으로 굉장히 뛰어난 그리고 매력적인 인물이다. 캐스팅 당시 미생의 비중 때문에 망설인 것도 사실이지만 나에 대한 믿음으로 작품을 시작했다. 춘추의 등장과 함께 추가될 미생에 대한 자세한 주변묘사가 나 역시도 기대된다.” ▶ 유승호 성장 놀라워…신구‧송옥숙 하차 아쉬워 ‘선덕여왕’의 마지막 핵폭탄 김춘추의 등장을 앞두고 정웅인은 유승호와의 특별한 인연을 공개했다. 두 사람은 5년 전 영화 ‘돈 텔 파파’에서 부자의 연을 맺었던 것. “영화 이후로 한 번도 못 만나다가 최근 대본연습 때 승호와 재회했다. 5년 전만 해도 완전 아기였는데(웃음).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하면 방송국 근처에서 승호가 좋아하는 짬뽕을 사 줄 생각이다.” 한편 정웅인은 비담, 월야, 춘추 등 새 캐릭터의 등장과 동시에 서리 송옥숙과 을제 신구 등 중견배우들의 퇴장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금 ‘선덕’에 선생님들이 없는 게 가장 아쉽다. 또 너무 여유가 없어서 배우들끼리 술 한 잔 할 짬이 나지 않은 것 역시 그렇다. 이게 다 드라마가 잘 되는 거라 생각하고 내 위치에서 드라마가 끝나는 연말까지 파이팅 할 것이다.” 드라마 ‘선덕여왕’,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시트콤 ‘세남자’까지…정웅인의 일주일이 빡빡하다. 바빠진 느낌이지만 기분은 훨씬 좋다. 이제 ‘선덕여왕’에서 미생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다른 작품과 주연자리를 포기하고 선택한 드라마 ‘선덕여왕’이 배우 정웅인의 2009년을 풍성하게 하고 있다. 서울신문NTN 우혜영 기자 woo@seoulntn.com / 사진=이규하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1일 TV 하이라이트]

    ●추적60분(KBS1 오후 10시) 지난해 2월, 서울 상도4동의 재개발 현장에 강제철거가 시작됐다. 세간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무너지는 집을 바라보며 가슴을 쳐야 했던 상도4동 주민들! 그들은 바로 J재단 소유의 땅에 40년 이상 터를 잡고 살아온 무허가 건물주와 세입자들이었다. 철거로 인해 폐허가 되어 버린 마을 속을 찾아가 본다. ●30분 다큐(KBS2 오후 8시30분) 중국인 유학생 5만명 시대가 열렸다. 대학 캠퍼스마다 중국어가 낯설지 않게 들려오고, 중국 유학생이 강의실 절반을 차지하는 광경까지 생겨났다. 한국 캠퍼스에 첫발을 내딛는 어학연수생의 설렘, 졸업을 앞둔 유학생의 고민을 카메라에 담으며 중국인 유학 붐이 우리에게 남기는 과제를 되돌아 본다. ●희망특강 파랑새(MBC 오후 6시50분) 휠체어를 타고 병동을 누비는 사지마비 장애인 의사, 이승복 박사. 그는 환자들에게 희망의 상징이며 특별한 유대감을 주는 동료 장애인이기도 하다. 사고가 아니었다면 의사가 되지 못했을 것이고, 장애를 갖지 않았다면 환자들을 덜 이해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승복 박사의 희망메시지를 들어본다. ●대결 스타셰프(SBS 오후 8시50분) 대표 국민간식으로 입맛을 사로잡다! 38년 동안 떡볶이를 만들어 오신 이은자 할머니를 초대해 떡볶이, 순대, 튀김, 어묵을 세트에서 만들어 출연자들이 맛을 본다. 또한 ‘떡볶이’를 주제로 이현우와 게스트 백지영은 매운 짬뽕 떡볶이와 차가운 낫또 떡볶이를 만들어 이색 떡볶이 대결을 펼친다. ●얼쑤! 한국어 쇼(EBS 오후 1시40분) 1년에 한 번, 주영이 유치원 동창생들 가족들과의 야유회. 스리파이 가족도 나들이에 함께한다. 그런데 다른 학부모들과는 조금 어색한 모습이다. 서로 친한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어색한 모습은 왜일까? 다문화 가정 이주 여성과 한국 주부들이 마음을 터놓고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YTN 초대석(YTN 낮 12시35분)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최근 ‘함박웃음’이란 자서전을 출간해 정치 재개의 신호탄인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함께 자서전에 대한 이야기와 한국의 정치 발전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 해묵은 지역갈등, 이념갈등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해소할 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 김범ㆍ유승호ㆍ류상욱…정웅인 ‘아들’이 뜬다

    김범ㆍ유승호ㆍ류상욱…정웅인 ‘아들’이 뜬다

    “내 아들로 나오면 다 잘 되더라.” 유승호, 김범, 류상욱. 잘 자라준 세 아들들을 보며 정웅인은 뿌듯해 했다. 국민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고현정 분)의 동생인 예부령 미생 역을 맡아 미실 파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정웅인. 다양한 표정과 직접 설정한 하이톤 목소리로 열연중인 그에게 특이한 능력이 하나 있었다. 바로 그의 아들로 출연한 배우들이 모두 스타대열에 오른 것. ‘아버지’ 정웅인에게 ‘스타제조기’라는 말이 붙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첫째아들 유승호 - 2004년 영화 ‘돈 텔 파파’ 2004년 영화 ‘돈 텔 파파’에서 정웅인은 철없는 아빠 철수를, 11살 유승호는 일찍 철든 아들 초원이를 연기했다. 5년의 시간이 흘러 2009년, 훌쩍 자란 아들 유승호는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아버지 정웅인의 라이벌로 등장하게 됐다. 최근 서울신문NTN과의 인터뷰에서 정웅인은 “승호와는 영화 이후에 한 번도 못 만나다가 며칠 전 대본 연습장에서 만나고 정말 깜짝 놀랐다. ‘돈 텔 파파’ 찍을 때만 해도 완전 애기였는데(웃음).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면 승호가 좋아하는 짬뽕을 사줄 생각”이라고 말하며 뿌듯해 했다. 둘째아들 김범 - 2006 MBC 주말드라마 ‘발칙한 여자들’ ‘꽃보다 남자’ 김범 역시 정웅인 아들 ‘출신’이다. 2006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발칙한 여자들’에서 17살 김범은 정웅인과 유호정의 아들 정현준으로 출연한 바 있다. 부모의 이혼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아버지 정석에게 가정을 지키라고 말하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던 김범. ‘발칙한 여자들’ 이후 ‘거침없이 하이킥’, ‘에덴의 동쪽’ 그리고 ‘꽃보다 남자’로 대한민국 최고의 꽃미남으로 성장한 김범 역시 잘 자라준(?) 정웅인의 아들이다. 셋째아들 류상욱 - 2009년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 스타예감! 이번엔 미생의 아들 대남보 역을 맡은 신예 류상욱이다. 가수 이승기 닮은 외모로 화제가 되기도 한 류상욱은 서라벌 10화랑 중 하나인 백호비도의 수장으로 미실의 호위무사로 등장한다. 류상욱은 지난 달 미생의 명을 받고 독화살로 천명공주(박예진 분)의 심장을 명중시키며 선덕 팬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정웅인은 “대남보 류상욱은 가능성이 큰 배우다. 지금 우희진의 동생역으로 tvN 시트콤‘ ‘세 남자’에 함께 출연하고 있다. 한번은 걱정이 돼서 상면이 형한테 전화해 봤는데 아주 잘 하고 있다고 하더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MBC, 영화 ‘돈 텔 파파’ 스틸 서울신문NTN 우혜영 기자 w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화 ‘해운대’ 주연 하지원 “부산 사투리 배우기 힘들어 악몽까지 꾸었죠”

    ‘해운대’ 윤제균 감독은 최근 언론시사회 뒤 간담회에서 “하지원은 의리파”라고 말했다. “‘낭만자객’이 실패한 뒤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렸지만, 하지원만은 손을 잡아 줬다.”고 강조했다. 영화 ‘색즉시공’, ‘1번가의 기적’에 이어 최근 ‘해운대’까지 인연을 이어준 고리는 바로 ‘끈끈한 의리’였다는 설명이다. 재난영화 ‘해운대’가 개봉된 지난 22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해운대’ 주연 배우 하지원(31)은 자신의 캐스팅 비화가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남자들이 보통 의리를 많이 따지는데, 사실 여자들이 의리가 더 강하지 않나요?”라고 웃으며 반문한 그는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에 ‘해운대에 쓰나미가 온다.’는 설정만 듣고도 바로 출연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해운대’에서 무허가 횟집을 운영하는 억척스러운 부산 아가씨 ‘연희’ 역을 맡았다. ●“쓰나미에 휩쓸려가는 장면… 팔이 찢어지는 것 같아” 쓰나미(지진해일)가 소재인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점에서 예상할 수 있듯, 촬영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전봇대에 매달려서 쓰나미에 휩쓸려가는 설경구(만식 역)의 팔을 붙잡아 주는 장면. 설경구의 체중이 그대로 그의 팔에 실렸다. 폐수영장 세트장에 동원된 물대포와 강풍기는 차가운 물과 바람을 쉴새없이 뿜어 냈다. “처음엔 안전장치를 받쳤는데 느낌이 안 살아서 선배가 정말로 제 팔에 다 매달렸어요. 찢어지는 느낌이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리허설 땐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였죠.” 뭐니뭐니 해도 가장 힘들었던 건 사투리 구사였다. 부산 출신의 또래 친구를 선생님 삼아 사투리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마치 외국어를 배우는 느낌이었단다. 수업을 녹음해서 듣는 것은 물론 자신의 말도 일일이 다 녹음해서 발전상황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계속된 촬영 당시, 일상생활에서 늘 사투리를 썼고, 심지어 꿈조차도 사투리로 꿨단다. “친구의 억양을 체크해서 악보처럼 저만의 표시를 만들어서 연습했어요. 처음엔 잘 안 돼서 악몽을 꾸기도 했는데, 나중엔 부산 사투리만의 매력을 알겠더라고요. ‘진짜?’라는 한 마디를 해도 사투리로 표현을 하면 그 의미가 ‘이만큼’이나 더 깊이있게 느껴졌죠.” 그는 구덩이를 파듯 큰 손사위를 지어 보였다. 데뷔한 지 어느덧 15년째. ‘폰’, ‘가위’ 같은 공포영화, ‘색즉시공’, ‘1번가의 기적’ 류의 오락영화, ‘다모’ 같은 명품 드라마 등 그가 출연한 작품들은 한 마디로 딱 집어 말할 수 없을 만치 다양한 스펙트럼에 걸쳐 있다. 항상 새 장르, 새 인물에 도전하는 일이 힘들만도 하건만, 그는 “힘든 고통을 즐긴다.”고 말했다. “도전하면서 뭘 배우는 걸 좋아해요. 익숙해지면 재미 있어서 더 빠지게 되고 어느 순간 희열을 느끼죠. 하고 나면 성취감도 크고요.” ●끝없는 변신의 비결은 왕성한 도전욕구 감쪽 같은 변신의 비결은 “시간을 오직 그것에만 투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황진이’를 할 때는 차 안에서도 가야금을 타고 새벽에도 벌떡 일어나서 가야금을 뜯었다. ‘바보’를 할 때는 ‘피아노를 사랑한 어떤 사람이 잘 때도 피아노 아래서 잤다.’는 일화를 듣고 그대로 따라하기도 했다. 숱한 ‘다모폐인’을 양산한 드라마 ‘다모’ 때는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자기만의 캐릭터를 창조하기 위해 무술영화란 무술영화는 모조리 섭렵했다. ‘다모’의 채옥은 이들 영화에서 본 왕조현, 장쯔이 등 여러 인물들을 ‘짬뽕’한 끝에 새롭게 만들어 낸 인물. 무술 역시 리듬 체조, 곤봉 돌리기 등 여러가지를 익힌 다음 종합해서 만들어 낸 그만의 것이었다. 왕성한 도전욕은 비단 작품을 할 때만 발동하는 것은 아닌 듯했다. 쉬는 기간에도 늘 뭔가를 배운다는 얘길 들어 보면. 신기한 것은 휴식기에 배운 예기나 운동 등이 다음 작품으로 연결될 때가 많다는 것이다. 복서를 연기한 ‘1번가의 기적’ 때도, 피아니스트가 된 ‘바보’ 때도 그랬다. “마치 예지력이 작용하는 것처럼 그렇게 되더라고요. 영화만이 아니라 광고도 그랬어요. ‘해운대’ 찍으면서 안 마시던 소주를 자주 마시게 됐는데, 어느날 소주 CF가 들어오더라고요.” 아직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다.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란다. 그래서 “요즘은 뭘 배우고 있냐?”고 물어봤다. “전자기타”란 답이 돌아왔다. 또다시 그의 예지력을 빌자면, 다음 영화에서 하지원은 아마도 뮤지션이 돼 있지 않을까. 글 / 서울신문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화 ‘해운대’ 주연 하지원 “부산 사투리 배우기 힘들어 악몽까지 꾸었죠”

    영화 ‘해운대’ 주연 하지원 “부산 사투리 배우기 힘들어 악몽까지 꾸었죠”

    ‘해운대’ 윤제균 감독은 최근 언론시사회 뒤 간담회에서 “하지원은 의리파”라고 말했다. “‘낭만자객’이 실패한 뒤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렸지만, 하지원만은 손을 잡아 줬다.”고 강조했다. 영화 ‘색즉시공’, ‘1번가의 기적’에 이어 최근 ‘해운대’까지 인연을 이어준 고리는 바로 ‘끈끈한 의리’였다는 설명이다. 재난영화 ‘해운대’가 개봉된 지난 22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해운대’ 주연 배우 하지원(31)은 자신의 캐스팅 비화가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남자들이 보통 의리를 많이 따지는데, 사실 여자들이 의리가 더 강하지 않나요?”라고 웃으며 반문한 그는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에 ‘해운대에 쓰나미가 온다.’는 설정만 듣고도 바로 출연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해운대’에서 무허가 횟집을 운영하는 억척스러운 부산 아가씨 ‘연희’ 역을 맡았다. ●“쓰나미에 휩쓸려가는 장면… 팔이 찢어지는 것 같아” 쓰나미(지진해일)가 소재인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점에서 예상할 수 있듯, 촬영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전봇대에 매달려서 쓰나미에 휩쓸려가는 설경구(만식 역)의 팔을 붙잡아 주는 장면. 설경구의 체중이 그대로 그의 팔에 실렸다. 폐수영장 세트장에 동원된 물대포와 강풍기는 차가운 물과 바람을 쉴새없이 뿜어 냈다. “처음엔 안전장치를 받쳤는데 느낌이 안 살아서 선배가 정말로 제 팔에 다 매달렸어요. 찢어지는 느낌이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리허설 땐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였죠.” 뭐니뭐니 해도 가장 힘들었던 건 사투리 구사였다. 부산 출신의 또래 친구를 선생님 삼아 사투리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마치 외국어를 배우는 느낌이었단다. 수업을 녹음해서 듣는 것은 물론 자신의 말도 일일이 다 녹음해서 발전상황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계속된 촬영 당시, 일상생활에서 늘 사투리를 썼고, 심지어 꿈조차도 사투리로 꿨단다. “친구의 억양을 체크해서 악보처럼 저만의 표시를 만들어서 연습했어요. 처음엔 잘 안 돼서 악몽을 꾸기도 했는데, 나중엔 부산 사투리만의 매력을 알겠더라고요. ‘진짜?’라는 한 마디를 해도 사투리로 표현을 하면 그 의미가 ‘이만큼’이나 더 깊이있게 느껴졌죠.” 그는 구덩이를 파듯 큰 손사위를 지어 보였다. 데뷔한 지 어느덧 15년째. ‘폰’, ‘가위’ 같은 공포영화, ‘색즉시공’, ‘1번가의 기적’ 류의 오락영화, ‘다모’ 같은 명품 드라마 등 그가 출연한 작품들은 한 마디로 딱 집어 말할 수 없을 만치 다양한 스펙트럼에 걸쳐 있다. 항상 새 장르, 새 인물에 도전하는 일이 힘들만도 하건만, 그는 “힘든 고통을 즐긴다.”고 말했다. “도전하면서 뭘 배우는 걸 좋아해요. 익숙해지면 재미 있어서 더 빠지게 되고 어느 순간 희열을 느끼죠. 하고 나면 성취감도 크고요.” ●끝없는 변신의 비결은 왕성한 도전욕구 감쪽 같은 변신의 비결은 “시간을 오직 그것에만 투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황진이’를 할 때는 차 안에서도 가야금을 타고 새벽에도 벌떡 일어나서 가야금을 뜯었다. ‘바보’를 할 때는 ‘피아노를 사랑한 어떤 사람이 잘 때도 피아노 아래서 잤다.’는 일화를 듣고 그대로 따라하기도 했다. 숱한 ‘다모폐인’을 양산한 드라마 ‘다모’ 때는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자기만의 캐릭터를 창조하기 위해 무술영화란 무술영화는 모조리 섭렵했다. ‘다모’의 채옥은 이들 영화에서 본 왕조현, 장쯔이 등 여러 인물들을 ‘짬뽕’한 끝에 새롭게 만들어 낸 인물. 무술 역시 리듬 체조, 곤봉 돌리기 등 여러가지를 익힌 다음 종합해서 만들어 낸 그만의 것이었다. 왕성한 도전욕은 비단 작품을 할 때만 발동하는 것은 아닌 듯했다. 쉬는 기간에도 늘 뭔가를 배운다는 얘길 들어 보면. 신기한 것은 휴식기에 배운 예기나 운동 등이 다음 작품으로 연결될 때가 많다는 것이다. 복서를 연기한 ‘1번가의 기적’ 때도, 피아니스트가 된 ‘바보’ 때도 그랬다. “마치 예지력이 작용하는 것처럼 그렇게 되더라고요. 영화만이 아니라 광고도 그랬어요. ‘해운대’ 찍으면서 안 마시던 소주를 자주 마시게 됐는데, 어느날 소주 CF가 들어오더라고요.” 아직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다.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란다. 그래서 “요즘은 뭘 배우고 있냐?”고 물어봤다. “전자기타”란 답이 돌아왔다. 또다시 그의 예지력을 빌자면, 다음 영화에서 하지원은 아마도 뮤지션이 돼 있지 않을까.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영화리뷰] ‘차우’

    [영화리뷰] ‘차우’

    중국 음식점에 가서 짬뽕을 주문했는데 자장면이 나왔다면 적지 않게 당황할 것이다. 무를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젓가락을 들었는데 자장면이 의외로 맛있다면? ‘한국 최초 리얼 괴수 어드벤처’를 표방하며 15일 개봉한 영화 ‘차우’는 이러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불가항력의 괴수와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릴과 긴장을 기대하다가는 뒤통수를 제대로 맞게 된다. 쿵쾅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손에 땀을 쥔 채 숨을 죽이기보다 키득키득 웃어야 할 장면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첫 사건 현장을 찾은 시골 경찰들이 반복되는 후크송처럼 가파른 언덕을 데굴데굴 굴러 떨어질 때부터 심상치 않은 징조를 보이더니 영화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얄밉도록 엉뚱하다. 사람을 잡아 먹는 변종 멧돼지를 소재로 한 이 작품 자체가 괴수 영화와 코미디를 버무린 변종인 것이다. 괴수에 초점을 맞춘 직구보다는 장르 영화의 정형화된 캐릭터를 깨며 커브를 던지는 이 작품은 그래도 ‘영화 보는 재미’라는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잡아내고 있다. 이야기 골격은 여타 괴수 영화와 다를 바 없다. 장난으로 근무 희망지를 적어 냈다가 지리산 자락 산골 마을 삼매리에 오게 된 김순경(엄태웅), 교수 뒤치다꺼리가 지겨워 변종 야생동물 연구 프로젝트로 인생 역전을 꿈꾸는 변수련(정유미), 왕년의 명포수(砲手)로 손녀를 잃은 천일만(장항선), 현재 명성이 자자한 명포수 백만배(윤제문), 사건 해결을 위해 본청에서 급파된 신형사(박혁권) 등이 씨줄날줄로 얽히는 과정에서 추격대를 결성해 식인 멧돼지를 쫓는다. 연출자가 누구인지 했더니 무릎을 탁 치게 된다. 2004년 펑키 호러라고 이름 붙여진 ‘시실리 2㎞’로 데뷔했던 신정원 감독이다. 그런데 신 감독은 “웃기려고 의도하지는 않았다.”면서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은 대부분 시나리오에 없었고, 현장에서 배우들과 상의해 만들어진 것이 많다.”고 시치미를 뚝 뗀다. 하지만 “인간 내면의 이중성을 불편하지 않은 방식으로 풀었더니 웃긴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채플린이나 버스터 키튼처럼 풍자가 살아 있는 진짜 코미디를 하기에는 아직 내공이 떨어지지만, 그런 작품을 하는 게 꿈”이라는 그의 말에서 ‘웃기는 괴수 영화’가 나오게 된 배경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식인 멧돼지를 현실 속으로 끌고 나온 애니메트로닉스, 컴퓨터그래픽 등은 할리우드에 견줄 수준은 아니지만, 크게 흠 잡기 힘들 정도로 무난한 편이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다고 일찍 자리를 뜨면 한 차례 더 웃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차우’는 덫을 뜻하는 경기·충북 지역의 사투리이자 한입에 해치운다는 영어 사투리라고 한다. 120분. 12세 관람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주노동자 영화제 17일 개막

    이주노동자 영화제 17일 개막

    우리가 즐겨 먹는 짬뽕. 딱히 한국 것도, 중국 것도, 일본 것도 아니다. 알쏭달쏭하다. 인천 원조설이 있는가 하면, 일본 나가사키 원조설도 있다. 그런데 누구나 좋아한다. 국적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여러 식재료가 어우러질수록 짬뽕이 더욱 맛있는 것처럼 다양한 국적과 다양한 문화가 있기 때문에 더욱 즐거운 사회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네팔·방글라데시 등 이주민 공동체와 공조 ‘짬뽕이 좋아!’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영화제가 열린다. 올해로 4회째인 이주노동자 영화제다. 17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 명동 인디스페이스에서 개막전을 갖는다. 26일부터 9월13일까지는 진주 남양주(마석) 천안 부천 익산 안산 김포 등으로 지역상영전이 이어진다. 이주노동자의방송이 주최하며 네팔 버마 방글라데시 등 국내 여러 이주민 공동체와 함께 진행하는 행사다. 영화제 사무국 정소희 팀장은 “한 나라만의 문화나 특징을 뛰어넘어 다인종·다민족·다문화로 즐거운 에너지를 내뿜는 짬뽕과 같은 축제가 될 것”이라면서 “다양한 이주민들과 한국인들이 같이 어울리며 존중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주민이 직접 만든 영화도 선보여 개막작 ‘슬립 딜러’(2008년·멕시코)를 비롯해 22개 장·단편 영화가 준비됐다. 새로운 삶을 찾아 낯선 나라로 이주한 여성들이 테마인 ‘나비의 노래’, 보이지 않는 그림자처럼 존재하는 이주노동자가 주제인 ‘그림자 인간’, 다문화 가정의 새로운 세대를 바라보는 ‘새로운 세상을 그리는 아이들’, 국내 이주민이 직접 제작한 작품들이 중심인 ‘이주의 시선’ 섹션으로 나뉘어 상영된다. ●최근 개봉 ‘반두비’ 칸 출품 ‘허수아비’ 참여 18일 오후 8시30분 상영되는 ‘슬립 딜러’는 머지않은 미래에 모든 국경을 폐쇄하고 직접 노동 대신 디지털 네트워크로 모든 일을 꾸리는 미국의 모습을 그린 작품. 미국 로스앤젤레스 의류 공장에서 착취당하는 라틴계 여성 3명의 이야기를 담은 ‘메이드 인 LA’(2007년·미국), 최근 개봉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반두비’와 ‘로니를 찾아서’(이상 2009년·한국), 칸영화제에 진출했던 한불 합작 ‘허수아비들의 땅’(2008년), 전쟁으로 난민이 돼 세상을 떠도는 아이들의 모습을 비춘 ‘조조’(2008년·스웨덴 등), 일자리를 찾아 지구에 온 외계인들의 모습을 그리며 이주노동자의 모습을 투영한 단편 ‘에일리언 블루스’(2008년·한국) 등도 눈에 띈다. 용인 외국어고등학교 학생들의 모임인 하프 엔젤스와 베트남 전통악기 단보우를 연주하는 레 화이 프엉이 개막 축하 공연을 연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mwff.or.kr)를 참조하면 된다. 개막식 관람은 5000원. 나머지는 3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여행가방]

    ●캐리비안베이 인디밴드 공연홍대 앞 클럽의 들썩거림이 워터파크 위에서 재현된다.후끈 무더워진 여름밤 주말마다 ‘장기하와 얼굴들’, ‘언니네 이발관’, ‘자우림’, ‘스윗소로우’, ‘요조’ 등 홍대 앞 클럽 문화를 주도하는 인디밴드 등이 캐리비안베이에 등장한다. 이름하여 ‘레이블 뮤직 파티’다. 레이블은 인디밴드들의 음반을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일종의 기획사를 일컫는다. 인디밴드를 적당한 양념처럼 구색을 갖추기 위해 동원시키는 무대, 또는 이것저것 장르를 뒤섞은 짬뽕 같은 무대가 아니다. 날짜별로 하드록, 모던록, 어쿠스틱 음악 등 장르별로 세분해서 진정한 마니아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게끔 했다. 저녁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한바탕 난장을 펼쳐 뛰어다니며 놀 수 있는 홍대앞 클럽 무대의 완벽한 재현이 된다. 이달 3~5일, 10~12일, 딱 2주뿐이다. 6만 8000원. 가격은 약간 비싸지만 뮤직파티 입장권, 캐리비안베이 자유이용권, 실내 라커 이용권 등이 포함돼 있다. 에버랜드 홈페이지(www.everland.com)와 옥션 홈페이지(www.auction.co.kr)에서 날짜별 출연 밴드를 확인하고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롯데월드 20주년 기념 축제롯데월드가 12일로 개장 2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 이벤트를 선보인다. 10일부터 5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퍼레이드 ‘로티스 어드벤처’는 놀이기구 캐릭터들이 모두 뛰쳐나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6개 장으로 나뉘어 스토리가 있는 퍼레이드를 벌인다. 12일에는 20커플이 참여하는 20m 대형 케이크 커팅식이 있으며 티켓 구매고객 중 2020명을 뽑아 해외여행 상품권 등을 나눠준다. 동아시아 관광객들을 겨냥하며 한류 스타들의 관련 전시물을 모아놓은 쇼케이스를 갖춘 ‘스타 애비뉴’도 오픈한다. ●벡스코 전시장 ‘토마스와 친구들 놀이세상’부산 벡스코 전시장에서 4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토마스와 친구들의 신나는 놀이세상’이 펼쳐진다.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토마스 기차를 직접 타보고 만들어보고, 직접 사진도 찍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해운대 가까운 곳에 있어 물놀이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문의 1688-3364.
  • [新 귀거래사] ‘울고 싶어라’의 가수 이남이씨

    [新 귀거래사] ‘울고 싶어라’의 가수 이남이씨

    “자연 속에서 봉사하며 사는 삶이 무척 행복합니다.” 대중 가요 ‘울고 싶어라’로 1980년대 후반 절정의 인기를 끌던 가수 이남이(62)씨가 강원 춘천에 둥지를 틀었다. 햇수로 9년째다. 서울 토박이로 그룹 ‘사랑과 평화’, ‘신중현과 엽전들’의 맴버로 가수 생활을 해 오다 쉰을 훌쩍 넘겨 춘천에 정착했다. 서울 생활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의형제를 맺은 중광 스님, 작가 이외수씨와의 인연이 춘천을 그의 제2 고향으로 만들었다. 자유인으로 괴짜인생을 사는 사람들끼리 모여 살게 된 셈이다. ●‘철가방 프로젝트’그룹 만들어 음악도 계속해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이 막 끝났을 때 ‘울고 싶어라’를 냈고, 히트를 쳤다. 올림픽은 성공적으로 치렀지만, 우리사회가 민주화 등 변화의 몸부림속에 있었기에 반향이 더욱 컸을 것이라는 게 나름대로의 분석이다. 절규하는 듯, 울부짖는 듯한 가창과 무대 제스처가 더욱 호소력있게 다가왔다. 이씨는 그때를 회상하며 “올림픽 이전이나 군사정권 초기에 울고싶어라가 나왔으면 틀림없이 금지곡으로 묶였을 텐데, 절묘하게 세월을 잘 만나 히트곡이 됐다.”고 말했다. 일명 떳다떳다 비행기로 알려진 노래 ‘내집이 그립네’도 그런대로 대중들에게 알려져 가수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이후 걸레 스님으로 잘 알려진 중광 스님을 따라 백담사와 곤지암을 찾아 떠돌이 생활을 하다 중광 스님이 입적한 뒤 이외수씨와 가까이 살고 싶어 아예 춘천에 보따리를 풀었다. 부인, 두딸과 함께 춘천 후평동 도심 아파트에 보금자리를 정한 뒤 그동안 딸들 교육도 춘천에서 모두 시켰다. ‘철가방 프로젝트’라는 언더그라운드 그룹을 만들어 음악인 생활도 계속했다. 작가 이외수씨가 작사를 하면 이씨가 곡을 붙이는 식이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노래 ‘춘천에 걸린 달’, ‘짬뽕과 자장면’ 등을 엮어 CD 2집까지 냈다. 괴짜들끼리 모여 괴짜들의 노래를 만들었다. 춘천 마임축제와 화천 산천어축제의 주제가도 만들어 불렀다. 큰 딸 이단비(27·가수)씨와 함께 철가방 프로젝트를 이끌다 최근 딸은 솔로로 독립했고, 이씨도 지역방송에서 리포터와 패널 활동과 봉사활동으로 소일하고 있다. 특히 시인과 함께 춘천과 안양교도소,춘천 인근의 군부대를 정기적으로 찾아 시와 음악에 대한 강의와 공연을 겸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씨는 “재소자들과 병영생활을 하는 군인들이 무척 좋아해 보람이 크다.”며 “최근에는 재소자 가운데 시인까지 나왔다.”며 좋아했다. ●가수 데뷔 큰딸과는 무료 위문공연도 펼쳐 자원봉사 활동도 펼친다. 춘천 김유정문학관에서 해마다 펼치는 김유정문학제 때는 첫 회부터 자원봉사팀장을 맡아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노인복지회관과 독거노인을 찾아 무료 위문공연도 펼친다. 가끔 딸 단비씨도 동행한다. 봉사와 방송활동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지만 춘천의 자연을 만끽하는 나름대로의 방법도 터득했다. 이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돗자리 하나 챙겨 동면 시냇가 다리밑 그늘에 누우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고 너스레를 떤다. 공지천을 산책하고, 차량으로 춘천 호숫가를 드라이브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제2의 고향인 춘천 자랑이 늘어졌다. 여전히 이씨는 트레이드 마크인 콧수염이 희끗희끗하게 세었지만 여전히 동그란 안경, 밀집모자에 콧수염이 잘 어울리는 자유인이다. 이씨는 “인생 후반기에 좋아하는 자연속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보내는 삶이 좋다.”고 활짝 웃어 보였다. 글 사진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北 미사일은 럭비공… 어디 떨어질지 몰라 ☞서러운 10급 공무원 ☞에어프랑스, 탑승객 가족에 “희망 버려라” ☞‘수도권·30대·女’ 불법사채 피해 가장 많아 ☞‘뜨거운 감자’ 정수근 복귀논란 ☞이문영 교수 “수십만 조문객 목소리 정부 반응없어 놀라워”
  • ‘최불암 시리즈’는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최불암 시리즈’는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최불암과 유인촌이 63빌딩 위에서 탁구를 했다.1시간동안 단 1점도 내지 못한 채 ‘살벌한’ 랠리가 계속되던 중,돌풍이 불어 유인촌의 공이 빌딩 밖으로 날아갔다.최불암은 부리나케 공중으로 뛰어 공을 낚아채곤 빌딩 밖으로 떨어졌다.약 30분 후 피투성이가 된 최불암이 힘겹게 올라와서 헐떡이며 하는 말 ‘1대0’  <최불암 시리즈>    ▲’전문가’를 넣은 짧은 글 짓기  덩달이 할머니가 덩달이 아버지 회사로 찾아와 말했다. “저 사람이 전문가?”  ▲’vocabulary’를 이용한 글 짓기  할머니가 밥을 지으려 하는 며느리에게 하는 말 “붜케불노리?”(부엌에 불 놓으리?)  <덩달이 시리즈>     아직도 이 ‘쌍팔년도 휴모아(humor·유머)’를 기억할 사람이 있을까.1990년대 초반 사회를 풍미했던 최불암 시리즈.’아버지’의 대명사였던을 개그 소재로 끌어들여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엄숙주의에 종말을 고한다는 분석도 흥미로웠다.  1994년 한해를 지배했던 ‘덩달이 시리즈’는 말장난 개그의 진수로 다음과 같은 글에서 시작됐다. ‘’덩달아’를 넣어 짧은 글 짓기를 하시오.→어머니가 덩달이를 불렀다. “덩달아~”’  덩달이 시리즈는 1994년 데뷔한 그룹 DJ DOC가 1집 앨범에 같은 이름의 노래를 만들어 넣을 정도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시리즈 유머는 시대를 담고  이같은 ‘시리즈 유머’는 1980년대 중반부터 인기를 끈 것으로 전해진다.최불암 이전에는 ‘식인종 시리즈’가 인격 상실과 현대 문물에 대한 아노미(정신적 혼란)를 담고 있었다.’참새 시리즈’에서는 군부 독재 시절 ‘미약하게나마’ 저항하던 소시민의 모습을 그려냈다.  서정범 경희대 명예교수가 1985년부터 대학가의 유행어 등을 모아 ‘별곡 시리즈’를 펴내면서 시리즈 유머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것이 책으로 엮이면서 널리 퍼지게 된 것이다.서 교수는 예전 인터뷰에서 “얘기들을 정리하면서 해마다 관심사가 무엇인가,대표적인 사건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시리즈 유머는 그 시대가 떠안았던 고민을 패러디와 익살로 풀어냈다.대통령들도 조롱 거리가 됐으며 ‘생활고’도 개그의 소재로 쓰였다.    ●덩달이는 “덩달아” 만득이는 “만드가르르”  시리즈 유머는 매년 새로 탄생하고 갱신됐다.1996년에는 만득이가 등장했다.만득이는 자신을 따라다니던 귀신을 어떻게 하면 따돌릴 수 있을까가 항상 고민이었다.그 첫 만남은 이렇다.  ▲평소 어둠을 무서워하던 만득이.오밤중에 일어나 화장실로 향해 소변을 보는데 갑자기 소름이 돋는 것이었다.아니나다를까 귀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만득아 만득아 만드가르르르르르(가글 소리)…” 만득이 시리즈부터는 텍스트로만 즐기던 것에서 동작과 소리를 함께 취해야 재미를 느끼는 것으로 진화했다.앞서 예로 들은 ‘만드가르르르르’는 실제 가글 소리처럼 내야 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대중문화 평론가인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는 “덩달이 시리즈는 텍스트를 파괴했고,만득이 시리즈는 영상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직접 실연을 해야 재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후 인터넷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개그에 ‘능동적인 참여’가 가능해져 각종 패러디 사진,UCC 영상이 많이 등장하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사오정이 나온 고등학교는 ‘뭐라고’  ‘IMF 파도’가 덮친 이듬해인 1998년에는 ‘사오정 시리즈’가 전 국민을 웃게 만들었다.허영만 원작 만화 ‘날아라 슈퍼보드’의 캐릭터 사오정은 이 시리즈로 주인공보다 더 높은 인기를 얻게 된다.사오정은 시종일관 남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고 딴소리만 계속하는 캐릭터다.  사오정 시리즈를 두고 사회학적 해석도 다양했다.군중 속의 고독을 표현하며 소통이 단절된 현대의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또 IMF 등 국난을 타개할 돌파구가 없기 때문에 현실에서 탈피하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해석도 많았다.아울러 경제가 어려운데도 당파 싸움만 계속하는 정치인들 때문에 사오정 시리즈가 큰 유행을 탔다는 분석도 있었다.물론 이같은 분석을 ‘쓸데없는 말 만들기’라고 점잖게 꾸짖은 뒤 그냥 즐기면 된다는 반론도 꽤 있었다.  다음 몇 편의 시리즈를 읽고 각자 맞는 해석을 하기 바란다.  ▲사오정 1,2,3이 중국집에서 주문을 한다.  사오정1 : 난 짜장(자장), 사오정2 : 그럼 난 짜장, 사오정3 : 나도 짬뽕….  사오정 종업원이 주문을 받는다.사오정 종업원 : 알겠습니다.볶음밥 셋요.  ▲사오정이 ‘우정의 무대’에 출연했다.  보여줄 장기가 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사오정 일병 “네,뒤에 계신 분은 우리 어머니가 확실합니다.” MC왈,“아니 장기가 뭐냐고요?” (사오정) “네,어젯밤 꿈에 보았습니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사회자,“이것봐요,지금은 장기자랑 시간이라구.” 그러자 사오정,두팔 벌리고 무대 뒤로 뛰어가며 “어무이∼!”   ●웃으면 신세대, 안 웃으면 구세대   2000년 한반도를 휩쓴 것은 ‘삼행시’였다.  ‘원두막으로 삼행시를 지으면→원:원숭이 엉덩이는 빨개,두:두 쪽 다 빨개,막:막 빨개.’ 이런 식이다.당시 한국인들은 낙타(낙:낙타다,타:타자) 등 거의 모든 단어를 쪼개고 의미를 부여해 삼행시로 만들기 바빴다.  하지만 이때부터 유머를 즐기는 계층이 갈라진다는 얘기가 들린다.같은 얘기를 듣고도 젊은 층과 나이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졌다.젊은 층은 신나서 웃고 더 많은 얘기를 생산했으나,기성세대는 웃음 코드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는 유머들이 또다른 대중매체의 소재와 연관된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광고 카피,드라마 명대사와 이어지는 얘기들이 등장했다.같은 유머시리즈의 앞선 얘기나 원전이 된 작품을 알지 못하면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  앞서 예로 들었던 원두막 삼행시는 사오정을 불러들이며 또다른 시리즈로 연결된다.  ▲”사오정이 원두막 삼행시를 듣고는 재밌다며 다른 사람에게 해 준다.원:원숭이 엉덩이는 빨개,숭:숭하게 빨개?,이:이게 아닌디??”   ●그 많던 시리즈 유머 다 어디 갔을까  하지만 2000년도 이후에는 뚜렷한 시리즈가 등장하지 않게 됐다.  삼행시 시리즈를 끝으로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시리즈 유머는 거의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일부 개그맨들의 유행어 등이 순간순간 인기를 끄는 경우는 있지만,시리즈로서의 ‘연속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인터넷이 보편화됨에 따라 ‘짧은 호흡’의 시대가 왔기 때문이란 분석이다.또 예전보다 정보량이 많아졌기 때문에 한 ‘시리즈’를 확산시키기보단 새로운 것들이 발굴되는 경향이 많다는 평도 있다.  이에 대해 개그작가였던 신상훈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는 “시리즈 유머는 사람들끼리 이어지면서 살이 붙는 ‘더하기 식’의 개그였다.”며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인 서정범(83)씨가 ‘별곡’ 이란 제목으로 유머를 집대성해서 출판한 것이 시리즈 유머를 탄생시킨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교수는 인터넷 보편화 이후 개인주의에 기초한 냉소적인 경향을 띄는 댓글들이 많아져 시리즈 유머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고는 “삶에 여유가 없어져 전체적으로 유머가 줄어들었다.”며 “친구에게 유머를 전해 듣는 정감있는 문화가 사라져 아쉽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17) 서대문 안산 벚꽃길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17) 서대문 안산 벚꽃길

    “어디 호젓한 벚꽃길 없을까?” 여의도 윤중로에서 벚꽃 구경하다 사람들에게 치여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봤을 생각이다. 서울에서 벚꽃 좋은 곳은 윤중로뿐만 아니라 남산, 서울대공원, 중랑천, 석촌호수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벚꽃 명소 역시 넘쳐나는 사람들로 번잡함을 피할 수 없다. 부드러운 산길을 걸으며 호젓하게 벚꽃을 감상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서대문구의 안산(鞍山·295.9m)을 추천하고 싶다. 안산의 왕벚나무들은 4월10일쯤이면 서대문구청 뒤쪽의 벚꽃 광장과 산 중턱에서 일제히 꽃을 피워 산을 화사하게 물들인다. 벚꽃 광장을 들머리로 부드럽고 순한 안산을 한 바퀴 돌면서 찬란한 봄날의 행복을 만끽해 보자. ●무악주산론 대 북악주산론 서울 서대문구에 자리 잡은 안산은 무악재를 사이에 두고 인왕산과 마주 보는 산으로 예전 이름은 무악이다. 서울의 명산인 북한산, 관악산, 인왕산 등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지만, 조선왕조의 한양 천도 과정에서는 무악주산론(毋岳主山論)이 강력하게 떠오르기도 했다. 하륜이 제시한 무악주산론은 무악을 주산으로 하자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지금의 연희동과 신촌 일대가 궁궐터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의 경복궁은 정도전이 주장한 북악주산론(北岳主山論)에 따라 지금의 자리에 건설된다. 그리고 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을 따라 도성을 쌓으며 안산은 사대문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안산으로 오르는 길은 북아현동, 홍제동, 홍은동, 연희동, 현저동 등을 들머리로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많다. 하지만 벚꽃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곳은 서대문구청 뒤편이므로 이곳을 들머리로 전망 좋은 봉수대까지 올랐다가 원점 회귀하는 코스가 좋겠다. 서대문구청 왼쪽 도로를 따라 5분쯤 올라가면 왼쪽으로 벚꽃 광장을 만난다. ‘서울에 이렇게 좋은 벚꽃길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무들도 굵고, 꽃들이 풍성하다. 게다가 주로 찾는 사람들이 동네 주민들이라 어느 벚꽃 축제보다 호젓하게 꽃구경을 할 수 있다. 천천히 벚꽃 터널을 따르면 은은한 꽃향기가 가득하고 고개를 들면 잉잉거리는 왕벌들의 날갯짓이 분주하다. 지나는 사람들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피었고, 꽃그늘 아래 가족이 둘러앉아 김밥을 나누어 먹는 모습이 정겹다. 그 풍경 속을 걷다 보면 살아 있다는 행복감에 가슴이 뭉클해져 온다. ●호젓한 벚꽃 명소…가족 나들이에 제격 벚꽃길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산길이 시작되지만, 곧 도로를 만난다. 이 도로는 안산을 한 바퀴 도는 순환도로인데, 차량 통행을 금지해 시민들의 산책길로 이용되고 있다. 도로를 벗어나 산길을 따르면 개나리가 지천으로 핀 계단이 나오고 곧 연흥약수터에 닿는다. 안산의 좋은 점 중의 하나가 약수다. 산 곳곳에 무려 22곳의 약수터가 있다. 이곳에서 산길은 크게 두 가지. 봉수대가 가까운 능선길과 산비탈을 부드럽게 타고 도는 산허리길인데, 능선길 따라 봉수대에 올랐다가 산허리길로 내려오는 것이 정석이다.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하늘을 찌르는 능선을 15분쯤 오르면 봉수대에 닿는다. 마치 거대한 포탄을 세워 놓은 듯한 이곳 봉수대의 본래 이름은 무악 동봉수대지(毋岳東烽燧臺址)다. 조선시대 봉수체제가 확립되었던 세종 24년(1438)에 무악산 동·서에 만든 봉수대 가운데 동쪽 봉수대터다. 평안북도 강계에서 출발해 황해도와 경기도 내륙을 따라 고양 해포나루를 거쳐온 봉수를 남산에 최종적으로 연락하는 곳이었다. 그동안 터만 남아 있던 것을 1994년에 자연석을 사용해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하였다. ●서울 시내와 한강 전망이 좋은 봉수대 지금의 봉수대는 봉화를 올리지 못하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기가 막히다. 북동쪽으로 인왕산이 우뚝하고 그 너머로 북한산 비봉능선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서쪽으로는 한강이 휘어져 서해로 흘러가는 모습이 시원하고, 서울 시내가 손금 들여다보듯 훤하다. 봉수대에서 내려오면 큰 정자가 세워진 무악정이 나온다. 무악정에서 산허리를 둘러 내려오는 길을 따르면 곧 옥천약수가 나오고, 이어 벚나무들이 늘어선 꽃길을 지난다. 한적한 산길에 늘어선 벚꽃 터널은 사람을 그냥 지나치도록 두지 않고 그 아래 벤치에서 숨을 고르게 만든다. 여기서 300m쯤 가면 올라오면서 보았던 메타세쿼이아 숲을 만나게 된다. 하산은 벚꽃 광장에서 마무리된다. 서대문구청~봉수대~무악정~서대문구청 원점회귀 코스는 약 2시간쯤 걸린다. 서대문구청에서는 4월12일 오전 7시 안산 벚꽃길 걷기대회를 연다. <여행전문작가> ●가는 길과 맛집 홍제역 3번 출구로 나와 7738, 7739 버스를 타면 산행 들머리인 서대문구청으로 간다. 서대문구청과 보건소 사이 골목으로 100m쯤 들어가면 나오는 일화성(02-333-2011)이 맛집이다. 화교가 운영하는 곳으로 짬뽕과 탕수육, 해물누룽지탕을 잘한다.
  • 길들여지지 않은 날것의 신선함

    길들여지지 않은 날것의 신선함

    젊은 미술가 17명이 “나는 작가다.”라며 포효하고 있다.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5일부터 전시하고 있는 ‘젊은 모색 2008’에서다.그런데 미술가가 작가가 아니면 무엇이었다는 말인가. 이 전시를 기획한 이추영 학예연구사는 “2000년대 한국현대미술은 미술 시장의 팽창이 두드러지면서 시장의 입맛에 따라 예술의 경향이 좌우됐다.”면서 “표피적 대중주의나 물질가치 중심에서 벗어나 작가의 역할과 자존심을 대외적으로 선언하고자 한다.”고 전시의도를 밝혔다.2006~2007년 경매시장을 중심으로 미술계를 휩쓸고 지나간 강력한 자본의 힘과 대중 영합주의를 거부하고,‘날 것의 신선함’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자본의 힘과 대중영합주의 거부 이번 전시회에서는 유난히 지적이고 논리적인 작업에 충실한 작가들이 눈에 띈다.물론 모든 작가들의 작업이 그렇겠지만,이들의 경우 특색있게 심화됐다고 할 수 있겠다.따라서 이들 작품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머리로 감상해야 한다. 우선 옷핀을 귀걸이로 달고 빨강,파랑으로 염색한 머리를 3개로 꽁지머리를 한 외모조차 심상치 않은 김시원의 작업을 소개한다.작품이 시작되는 벽에 그는 “형은 5만원짜리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다.”로 시작한다.5만원짜리 그림을 그리기 위한 그의 고민은 제작시간표,재료비,노동시간 등으로 나타난다.그럼 전시장 바닥에 깔려 있는 금사철화분 63개는 뭘까? 5만원어치의 금사철이다.결국 캔버스에 아크릴로 그린 금사철이 전시됐다.5만원이다. 위영일의 전시공간은 웃음이 떠나지 않게 만든다.낯익은 슈퍼맨,스파이더맨,배트맨이 나오는데 한 몸뚱이다.‘고뇌하는 짬뽕맨’이다.뉴욕 양키스의 야구복이 선비의 도포로 재탄생했다.‘선비용품’이다.전세계 22개국밖에 하지 않는 야구를 가지고 ‘월드 시리즈’라고 이름 붙이는 행태도 세계 지도를 재해석해 비판했다.위영일은 “문화적 주체가 되고싶지만 미국적 놀이와 사고방식에 물든 콤플렉스를 야구게임으로 지적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진준이 10분 동안 젊은 모색에 참여한 작가를 인터뷰한 영상을 동시에 상영하는 ‘인터뷰’는 신과 인간과의 관계를 고민한 결과물이다.17명 작가의 동시적 발언은 한번에 하나씩 헤드셋을 끼지 않는 한 전혀 들을 수 없다.그러나 이진준은 “신은 그 소리들을 동시에 들을 것이고,그러한 신 같은 관객이 나타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한다. ●81년부터 시작… 김호석·이불 등 배출 김윤호의 ‘베를린에서 만난 1000대의 버스들’에는 우리가 얼마나 남들과 다른 경험을 원하면서도 똑같은 지를 생각하게 한다. ‘젊은 모색전’은 1981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5회를 맞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최장수 기획 전시다.김호석,노상균,이영배,정현,구본창,서도호,이불,이형구,최정화 등이 여기서 배출됐다.그래서 이름값을 한다고나 할까. 젊은 작가들의 결기와 의지가 빈말이 아니었다.작가주의적이기도 하고 리얼리즘 같기도 한 작가들의 작품은 21세기 다양성을 추구하는 한국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다.내년 3월8일까지.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쇼핑플러스]

    ●앤앤비월드는 캐나다 대표 비타민 브랜드인 자미에슨의 제품을 국내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자미에슨 비타민은 1922년 캐나다에서 출발해 지금은 50여개국에 수출되는 제품으로 물 없이도 씹어 먹을 수 있으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다는 설명이다. ●웅진식품의 주스 브랜드인 ‘자연은’에서 과즙음료 신제품 자연은 아세로라를 출시했다. 레몬의 34배에 달하는 비타민C를 함유한 아세로라를 상큼한 맛과 향으로 담아냈다는 설명이다.245㎖ 1200원. ●매일유업은 매일 상하 저지방우유를 내놓았다. 유기농 원유 100%에 지방 함량이 2.0% 이하인 국내 최초의 유기농 저지방 우유라는 설명이다.750㎖ 4000원. ●삼양사는 홈메이드 초콜릿 만들기세트를 새롭게 해 출시했다. 다크 초콜릿과 밀크 초콜릿 등을 세트에 들어 있는 짤주머니에 넣어 녹인 후 다양한 형태의 모양틀을 이용해 초콜릿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1만 700원. ●샘표는 바로먹는 수타짜장과 바로먹는 삼선짬뽕을 선보였다. 정통 수타 방식으로 반죽해 면발이 손으로 반죽한 것처럼 부드럽고 쫄깃하며 올리브유를 사용했다는 설명이다.1800원. ●동아오츠카는 생수 신제품 폰타나를 출시했다. 축령산, 지리산 등의 지하 암반에서 취수했으며, 천연 미네랄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다는 설명이다.500㎖ 500원,2ℓ 900원. ●동원F&B는 신제품으로 개성왕만두를 내놓았다. 얇은 만두피 안에 국산 돼지고기와 야채 등이 들어 있다는 설명이다.630g 6480원, 350g 2980원. ●남양유업은 어린이 농후발효유인 불가리스 키즈를 출시했다. 일반 발효유보다 유산균이 10배 많다는 설명이다.80㎖ 600원. ●씨제이 라이온은 세제 비트를 리뉴얼해 출시했다. 팜이나 야자에서 추출한 식물성 계면활성제를 첨가해 세탁력을 더욱 강화했다는 설명이다.4㎏ 1만 8100원.
  • 직장인 ‘高물가 스트레스’

    직장인 ‘高물가 스트레스’

    직장인 이한국(가명·29)씨는 요즘 스트레스가 하나 더 늘었다. 출근에서 퇴근할 때까지 치솟는 물가의 위력이 갈수록 피부에 크게 와닿기 때문이다. 월급봉투는 두꺼워질 기미가 전혀 없는데 밥값, 교통비에 조촐한 술자리 비용 등 회사 생활에 필요한 품목의 물가는 연일 고공행진이다. 회사에서도 복사용지 등 비용을 절약하라며 난리다. 이씨는 “예전엔 만원짜리 한 장이면 점심 값 등 하루 용돈으로 충분했으나 이제는 운이 좋아야 가능하다.”면서 “그나마 미혼이라 자녀 교육비 등이 들지 않는데 감사하고 있다.”고 씁쓸한 표정를 지었다. 맞벌이 여성 회사원 김영민(가명·30)씨도 최근 허리띠를 더 바짝 졸라맸다. 손수 도시락을 싸 출근하고, 좋아하던 테이크 아웃 커피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남편과의 저녁 식사도 가급적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쪽으로 바꿨다. 김씨는 “가계부를 쓰다 보면 한달 생활비 중 회사 생활에서 비롯되는 외식 등 관련 비용의 비중이 가파르게 늘어 깜짝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물가가 가뜩이나 팍팍한 생활을 하는 샐러리맨들의 허리를 더 휘게 하고 있다.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들어 전체 소비자 물가는 4.4% 올랐다. 그러나 직장인들이 아침식사 대용으로 자주 먹는 우유값은 36% 뛰었다. 빵과 식빵 가격도 각각 17.9%,14.3% 올랐다. 여성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비스킷은 50.9%나 상승했다. 점심을 밖에서 사 먹을라치면 호주머니 걱정은 더 커진다. 직장인들의 단골 메뉴인 김치찌개백반과 된장찌개백반은 각각 8%,6.9% 올랐다. 칼국수도 9.2% 상승했다. 자장면과 짬뽕값은 각각 12.9%와 11.2%나 뛰었다. 라면은 14.6% 상승했다. 밥값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구내식당을 찾아봐도 물가 근심을 떨치기는 쉽지 않다. 올들어 구내식당 식사비는 6.2% 올랐다. 자가용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운동도 하고 교통비도 절약하려는 이른바 ‘자출족’도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다. 고유가에 수입 원자재 값 급등 여파 등으로 자전거 가격은 올들어 24.3%나 뛰었다. 사무용품의 대명사인 볼펜은 23.2%, 복사용지는 11.2% 상승했다. 남성정장 가격은 0.2% 하락했으나 드레스셔츠는 4.8% 올랐다. 회사로 이동하는 동안 읽는 신문 및 잡지 가격도 18.6%나 올라 부담이 커졌다. 영어 등 외국어학원비도 5.7% 올랐다. 과중한 업무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퇴근녘 삽겹살과 술 한잔을 위안 삼으려 해도 예전같지 않다. 삼겹살 값은 10.6%, 생맥주 값도 7.4% 뛰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훨씬 웃돌았다. 여성 직장인들이 즐기는 아이스크림(외식)은 25%, 커피와 녹차도 각각 10.3%와 10.7% 상승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외식물가 ‘천정부지’

    외식물가 ‘천정부지’

    맞벌이 주부 김모(34·강서구 방화동)씨는 최근 남편과 함께 집 근처 분식점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4000원 하던 김치볶음밥이 4500원으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2000원에 팔던 참치김밥 한 줄도 500원이 올라 있었다. 김씨는 “외식하러 가기 겁날 정도로 음식값이 많이 오른 것 같다.”면서 “수입 가격이 급등했다는 밀가루가 포함된 음식도 아닌데 왜 이렇게 가격이 올랐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서민들이 자주 찾는 외식거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조사대상 39개 외식 품목의 지난달 소비자가격은 올초 대비 5.6%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폭 4.5%를 훨씬 웃돈다. 외식 품목 가격이 전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품목별로 보면 학생과 젊은이들 사이에 식사 대용으로 인기가 높은 김밥 가격이 올들어 22.7%나 뛰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폭보다 무려 5배 이상 높다. 김밥 가격은 지난해 말에 견줘 3월 12.3%,4월 15.1%,5월 16.1%,6월 19.3%,7월 21.4%,8월 22.3%,9월 22.7% 등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음식점들이 경쟁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외식물가가 매달 1∼2%포인트씩 오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외식 품목 중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서민들이 즐겨 찾는 라면과 자장면 가격은 각각 14.8%와 12.8% 급등했다. 짬뽕과 피자 가격은 모두 11.1% 올랐으며, 삼겹살 가격도 10.4% 상승했다. 직장인들이 한 끼 식사로 애용하는 볶음밥(9.5%)과 칼국수(9.2%), 김치찌개 백반(6.5%), 구내식당식사비(6.2%), 냉면(5.6%), 된장찌개백반(5.4%), 비빔밥(5.0%) 등의 가격도 상승폭이 커 서민 가계에 시름을 안기고 있다. 삼겹살(10.4%)과 삼계탕(8.4%), 튀김닭(7.8%), 돼지갈비(6.3%), 생맥주(5.6%), 탕수육(5.4%), 갈비탕(5.1%), 햄버거(4.9%), 돈가스(4.7%), 스파게티(4.6%) 등 가격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폭을 웃돌았다. 반면 고급식당 등에서 높은 가격에 팔리는 쇠갈비(1.3%), 생선초밥(2.2%), 등심(3.0%), 불고기(3.6%), 스테이크(4.1%) 등 음식과 과실주(0.5%), 맥주(0.4%) 등 주류는 가격 인상폭이 적었다. 커피(3.6%), 자판기커피(0.1%), 국산차(3.2%) 등도 가격이 별로 오르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원재료값 인상 분위기에 편승해 과도하게 소비자 가격을 올리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전체 물가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고 보고 관련 품목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데스크시각] ‘중화(中華)’에 대한 변명/ 서동철 국제부장

    [데스크시각] ‘중화(中華)’에 대한 변명/ 서동철 국제부장

    동료기자가 독자로부터 꾸짖음 섞인 전화를 받았다. 그 독자는 지난 27일자 서울신문에 나간 ‘중국의 비상-팍스 시니카 시대로’에 크게 화가 나신 듯했다. 어떻게 대한민국 신문이 1면에 ‘중화(中華)’라는 제목을 버젓이 내걸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수긍할 수 있는 지적이었다.‘중화’란 중국의 이른바 ‘중원(中原)’만이 문명화된 지역이고,‘중원’을 둘러싼 주변사방은 ‘이적(夷狄·오랑캐)’에 불과하다는 특유의 세계관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그러니 중국을 ‘중화’라고 부르는 순간 스스로가 ‘오랑캐’를 자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그분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중화’에 중국을 섬기는 모화사상(慕華思想)이 담겨 있다고 보는 시대는 지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농담을 섞자면, 우리 중국집에는 어김없이 ‘중화요리(中華料理)’라고 씌어 있지 않은가. 자장면과 짬뽕이 대표메뉴인 동네 중국집이 간판에 ‘중화’를 내걸었다고 쯔진청(紫禁城)의 청나라 궁중요리를 떠올리지는 않는다.‘중화요리’를 먹는다고 사대주의에 젖었다고 할 수는 더더욱 없는 일이다. 오늘날 ‘중화’라는 표현이 한국 신문에서 씌어졌다면 중국을 미화하고, 그들이 가진 힘에 빌붙겠다는 의미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중국이 멀지않은 장래에 ‘중화’라는 세계관이 위세를 떨치던 시대만큼이나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우려를 담고 있다고 보아야 옳을 것이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은 어떤 작가도 쓰기 어려운 드라마를 야구에서 보여주었고, 역도의 장미란과 유도의 최민호는 우리 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통쾌하다고 해도 좋을 만큼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땄다. 두 사람의 경기 이전에 가슴 졸이지 않고 올림픽 결승전의 중계방송을 본 적이 있었던가. 스포츠라는 측면 말고도 우리가 베이징올림픽에 관심을 가져야 했던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한줌도 되지 않는 영국군대에 베이징마저 능욕당한 아편전쟁 이후 100년이 훨씬 넘는 ‘굴욕의 시대’를 떨쳐버리고 그동안 쌓은 정치·경제·외교력을 바탕으로 ‘중화의 시대’로 복귀하겠다는 중국의 야심이 드러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올림픽 이후 중국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같은 사람은 수세기 동안 유럽과 미국이 보유하고 있던 권력과 영향력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극동지역과 나눠 갖는 상황이 되었다며, 권력분점의 대상으로 중국을 지목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반면 일본에선 시큰둥한 반응이 많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처럼 “베이징올림픽은 중국의 민주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딴소리’를 하기도 한다. 중국은 인권상황에 대한 지적을 놓고 자신들이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를 것을 우려하는 나라들이 빼어드는 압박카드에 불과하다고 이미 1996년 발간된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에서 규정했다.‘아시아 제1의 경제대국’의 위치를 넘겨주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음이 분명한 마치무라식(式)의 변죽울리기는 오히려 중국의 단결을 이끌어내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어떤가. 적절히 대(對)중국전략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우리 손자들이 중국에 불법체류하면서 식당일을 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느냐는 한 중국 진출 기업인의 경고는 지나친 걱정이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중국의 성장을 평가절하하기보다는 실제보다 조금 더 과장되게 평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다를 건너야 하는 일본과 달리 우리는 미래의 어느날 갑자기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국경을 맞대야 한다. 위험한 이웃에 대한 대비는 아무리 철저히 해도 지나치지 않은 법이다. 서동철 국제부장 dcsuh@seoul.co.kr
  • ‘먹고 타고 배우는 물가’ 상승 환란후 최고

    연료와 자장면, 학원비 등 서민들의 ‘타고 먹고 배우는’ 품목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원자재가 급등에 따라 촉발된 물가 상승 추세가 서민 생활의 직격탄이 되고 있는 셈이다. 7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차량연료비.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21.7% 급등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전체 물가상승률 4.3%의 5배에 달한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1998년(30.6%)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항목별로는 경유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33.1% 뛰면서 지난해 상반기 상승률 0.6%의 55배나 상승했다. 휘발유도 작년 상반기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 하락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16.7% 올랐다. 상반기 경유와 휘발유 가격 상승률은 1998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자동차용 LPG 상승률 역시 지난해 상반기(0.6%)에 비해 43배 이상 높은 25.9%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외식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4.3%)보다는 낮았지만 지난해 상반기(2%)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 자장면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3% 올라 1998년 상반기(19.4%) 이후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라면 13.2% ▲짬뽕 11.3% ▲김밥 11.2% ▲피자 9.5% 등으로 크게 올랐다. 교육비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 상반기 교육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 오르면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4.3%를 추월했다. 특히 대입 단과반 학원비는 6.1% 상승,1997년 상반기의 7.6% 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보였다. 고입 단과반 학원비 상승률도 5.3%로 2004년 상반기의 5.4% 이후 가장 높았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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