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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효 음식 이야기] 고소함 살아있네, 다같이 치~~즈

    [발효 음식 이야기] 고소함 살아있네, 다같이 치~~즈

    치즈는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발효식품 중 하나다.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에는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제우스의 딸 헬레나에게 치즈와 와인과 달콤한 꿀을 먹여 기른 덕분에 헬레나가 최고의 아름다움과 지성을 갖게 됐다’는 구절이 나오기도 한다. 치즈가 인간의 건강한 성장에 필수적인 칼슘과 단백질, 비타민, 지방을 두루 갖췄다는 점을 고려하면 역사와 신화, 진실과 상상을 넘나든 위대한 시인의 찬양이 결코 허풍만은 아닐 것이다.치즈란 우유 등 포유동물의 젖을 응고시켜 만든 발효 유제품이다. 원유에 젖산균 또는 기타 응유 효소를 첨가해 단백질을 응고시킨 다음, 유청(응고물을 제외한 수용액)을 제거하고 숙성·발효하는 과정을 거친다. 영어 ‘치즈’(cheese)의 어원은 라틴어 ‘카세우스’(caseus)에서 유래했다. 한편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치즈를 각각 ‘프로마주’(fromage), ‘포르마지오’(formaggio)라고 부르는데, 이는 고대 그리스에서 치즈를 만들 때 유청을 제거하는 데 사용했던 통을 지칭하던 라틴어 ‘포르모스’(formos)에서 비롯된 것이다. 치즈의 기원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기원전 3000년쯤 지금의 그리스 크레타섬 일대에서 발달했던 미노아 문명의 점토판에 치즈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기록이 남아 있다. 또 기원전 6000년쯤 메소포타미아 문명에도 치즈와 비슷한 식품을 섭취한 흔적이 발견된다. 본격적인 근대식 치즈 제조가 이뤄진 것은 19세기에 들어서면서다. 1850년대 이전까지는 살균하지 않은 원유로 치즈를 만들었지만, ‘미생물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프랑스의 화학자 파스퇴르가 저온살균법을 개발한 이후 안정적인 치즈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지역마다 고유한 치즈 특산품들이 자리잡게 됐다. 국내에 치즈가 처음 소개된 것은 일제 때인 1920년대 들어서다. 주한 외국인과 부유층을 위주로 해외에서 치즈를 소량 수입해 즐겼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치즈의 직접 제조가 시작된 것은 1967년 무렵이다. 전북 임실성당의 주임신부로 부임한 벨기에 출신 디디에 세스테베스(한국명 지정환) 신부가 농촌지역 선교활동의 일환으로 가난한 농가에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본국에서 치즈 제조기술을 들여온 데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산양을 농민들에게 나눠줘 산양유로 치즈를 생산했으나, 젖소가 보급되면서 우유로 치즈를 제조하게 됐다. 현재 전 세계에서 즐기는 치즈의 종류는 2000개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치즈는 크게 ‘자연 치즈’와 ‘가공 치즈’로 분류된다. 자연 치즈는 원유 또는 유가공품을 응고시켜 제조한 기본적인 형태의 치즈다. 가공 치즈는 자연 치즈에 다른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 등을 추가한 뒤 유화시켜 만든 치즈를 의미한다. 최초의 가공 치즈는 1911년 스위스에서 등장했다. 당시 제조업자들은 에멘탈 치즈의 보관 기간을 늘려 열대지방에 수출하기 위해 치즈에 유화제를 첨가해 열처리한 뒤 다시 냉각시켜 반고형 상태의 가공 치즈를 개발해냈다. 미국에서는 1916년 식품회사 크래프트가 유럽의 가공 치즈와는 별개로 체다 치즈를 증기 또는 뜨거운 물을 사용해 유화시킨 뒤 통조림캔에 넣어 밀봉하는 방법으로 특허를 취득했다의 초기의 가공 치즈는 통조림이나 은박지에 싸인 형태로 출시돼 필요할 때마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 먹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소형 포장에 적합하지 않고 내부의 곰팡이 생성 유무를 파악하기가 힘든 데다, 가공 치즈에서 나오는 산성물질 때문에 은박지가 변질돼 수축포장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오늘날 흔히 볼 수 있는 얇은 종이와 같은 형태의 슬라이스 치즈다. 변질을 막기 위해 수분과 공기의 투과도가 낮고 수축률이 좋은 포장재를 사용했다. 특히 식빵이 보편화되면서 함께 먹기 편한 슬라이스 치즈는 더욱 빠르게 확산됐다. 치즈는 원산지에 따라서도 종류가 나뉜다. 18세기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카망베르 마을에서 만들어진 카망베르 치즈, 프랑스 파리 근교의 브리 지방이 원산지인 브리 치즈, 네덜란드 고다 지역에서 탄생한 고다 치즈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치즈는 제조 방식에 따라 구분되기도 한다. 리코타 치즈는 ‘두 번 데운다’는 이름의 뜻에서 알 수 있듯이 우유를 데우고, 이 과정에서 모인 유청을 한 번 더 데워 만든다. 이렇게 열을 가한 유청이 작은 덩어리를 이룬 것이 리코타 치즈가 되며, 새콤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블루 치즈는 독특한 향을 가미하기 위해 제조 과정에서 푸른곰팡이의 일종인 ‘페니실륨로케포르피’를 이용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치즈는 단백질, 지방, 칼슘, 비타민A·B 등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특히 소고기에 비해 단백질은 약 1.5배, 칼슘은 약 200배 많아 ‘흰 고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치즈의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의 함량이 다른 식품보다 높기 때문에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불린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치즈 소비량은 2010년 1.8㎏에서 지난해 2.8㎏으로 56% 증가했다. 특히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치즈 소비연령이 낮아진 데다 다양한 종류의 치즈가 국내에 소개되는 등 시장 환경이 변화하면서 자연 치즈의 소비량이 1.3㎏에서 2.1㎏로 62%나 뛰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가공 치즈 생산에 비중을 두던 국내 치즈업체들도 자연 치즈 시장으로의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추세다. 주로 요리에 넣는 식재료로 활용되던 것에서 최근에는 큐브형, 막대형 등 다양한 제형으로 출시돼 독립된 간식으로 즐기는 ‘스낵 치즈’ 시장이 새롭게 형성된 것도 특징이다. 캠핑, 여행 등 여가시간에 외부로 나들이를 가는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이 같은 시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대표적인 국내 치즈 생산업체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최근 우유로 만든 프리미엄 자연 치즈 ‘목장나들이’ 2종(구워구워·스트링)을 선보였다. 일단 공기에 노출되면 신선한 보관이 어려운 자연 치즈의 특성을 고려해 국내 최소 중량인 80g으로 출시했다. 앞서 서울우유협동조합은 1976년 1월 ‘서울 자연치즈’ 생산을 시작으로 1977년 8월 블록 형태의 가공 치즈를 선보인 데 이어 1988년 얇게 잘라 낱개 포장한 ‘서울우유 체다슬라이스 치즈’를 내놓는 등 다양한 상품으로 국내 치즈 시장을 견인해왔다. 특히 서울우유 체다슬라이스 치즈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기존의 체다 치즈보다 짠맛을 낮춰 큰 인기를 끌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시대에 따라 소비되는 치즈의 형태도 변화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원재료의 신선한 맛을 살린 자연 치즈가 인기를 끄는 추세”라고 말했다.매일유업은 전북 고창군 상하면 공장에서 생산되는 치즈 전문 브랜드 ‘상하치즈’를 통해 다양한 치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상하치즈의 자연 치즈 5종(까망베르 치즈, 브리 치즈, 후레쉬 모짜렐라, 스트링 치즈, 리코타 치즈)은 엄선한 국내 축산 농가에서 짠 원유를 사용하며, 보존료를 전혀 첨가하지 않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남양유업은 연령에 따라 성인용과 어린이용 치즈를 구분해 출시했다. 지난 3월 선보인 성인용 치즈 ‘드빈치 365일 자연방목 치즈’ 3종(체다, 모짜렐라, 고칼슘)은 호주의 청정한 자연에서 방목하며 목초를 먹고 자란 젖소의 우유로 만들어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이 1대4로, 이상적인 오메가 지방산 비율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또 유기농 아이 치즈는 6~18개월 아기를 위한 ‘유기농 시작부터 아기치즈 1단계’와 19~36개월 아기를 위한 ‘유기농 튼튼탄탄 아기치즈 2단계’, 4세 이상을 위한 ‘유기농 쑥쑥클때 어린이치즈 3단계’로 구성돼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그래픽 이다현기자 okong@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뇌졸중 기적’ 일어나지 않는 이유

    [메디컬 인사이드] ‘뇌졸중 기적’ 일어나지 않는 이유

    응급실 3시간 이내 도착 41%뿐 승용차 이용은 신속 대처에 장애 증상 90분 내 투약시 장애예방 3배 뇌졸중은 단일 질환으로는 사망자가 가장 많은 병입니다. 2013년 주요 사망 원인 1위는 암(28.3%), 2위는 뇌혈관질환(9.6%), 3위는 심장질환(9.5%)이었습니다. 하지만 암은 모든 종류를 포함한 것이어서 실질적 1위는 뇌혈관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뉩니다. 환자는 뇌경색이 85~90%로 훨씬 많습니다.그렇다면 왜 사망자가 많을까요. 지난해 뇌졸중으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는 57만 3380명이었습니다. 뇌졸중의 위험성이 많이 부각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급박한 상황이 터졌을 때 당황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많습니다.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반드시 병원에 도착해야 하는 시간인 ‘골든타임’은 3시간 이내입니다. 그런데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 결과 증상이 생긴 뒤 응급실까지 가는 데 평균 3시간 26분이 걸렸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조사에서도 3시간 이내에 도착하는 환자는 41.5%에 그쳤습니다. 6시간 이상 걸린 환자가 46.0%로 훨씬 더 많았습니다.●혼미한 환자에게 물·약 먹이는 건 위험 갑작스러운 신체 마비나 심한 두통, 시야가 흐려지는 전형적인 뇌졸중 증상을 경험했을 때 본인 스스로 승용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것은 위험천만한 행동일 뿐만 아니라 병원에 신속히 도착하는 데도 큰 장애요인이 됩니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있거나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있는 전국 40개 병원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어느 병원에서 처치가 가능한지 몰라 당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무조건 ‘119 구조대’를 부르도록 권합니다. 허성혁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의료진의 진료, 컴퓨터단층촬영(CT), 혈액검사를 하려면 30분~1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 응급실에 도착해야 하는 시간은 골든타임보다 더 빨라야 한다”며 “그래서 ‘FAST’ 법칙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FAST는 안면 떨림과 마비(F), 팔다리 힘 빠짐(A), 발음 이상(S), 119 연락(T)의 영어 표기 중 앞 글자만 딴 것입니다. 뇌졸중 징후가 보이면 바로 119 구조대에 연락하라는 뜻입니다. 응급실만 도착하면 즉각적인 치료가 가능해집니다. 2013년 보건복지부 조사에서는 응급실에 도착해 혈전용해제를 투약하기까지 34분이 걸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허 교수는 “응급실에 도착한 시점부터 혈전용해제 투여까지 걸리는 시간은 우리나라가 독보적으로 빠르다”며 “증상이 생긴 뒤 1시간 30분 이내에 혈전용해제를 투약하면 치료하지 않은 환자와 비교해 신체장애가 생기지 않을 확률이 3배 높지만 3시간을 넘기면 가능성이 절반 이하로 낮아진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한뇌졸중학회 홈페이지(www.stroke.or.kr)에서 미리 치료 가능한 병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응급 상황일 때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도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 권고 사항을 보면 우선 가족이 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병원에 신속히 도착할 수 있도록 119에 연락해야 합니다. 또 야간이나 주말이라고 외래진료를 기다리지 말고 즉각 응급실로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의식이 혼미한 환자에게 물이나 약을 먹이는 것은 위험한 행동입니다. 다리를 주무르거나 바늘로 손끝을 따는 행위,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찬물을 끼얹거나 뺨을 때리는 행동도 피해야 합니다. 특히 증상이 그냥 지나갈 것이라고 믿고 방치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은 행동입니다. ●고혈압 가장 큰 위험… 비만도 악영향 뇌졸중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고혈압’입니다. 당뇨, 고지혈증, 흡연, 음주, 운동 부족, 비만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여기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미리 건강검진을 통해 관리해야 합니다. 김영서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특히 고혈압은 뇌졸중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라며 “혈압 조절이 잘되면 뇌졸중 발생 빈도를 40% 정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습니다.체중은 갑자기 줄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5㎏만 뺀다고 목표를 정하고 운동이나 식이조절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육류는 가급적 기름기를 제거한 뒤에 먹어야 합니다. 튀김보다는 구이, 찜 등의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소금은 혈압을 높이는 위험요소입니다. 햄, 베이컨, 소시지, 라면 등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식품을 피하고 무염 간장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초 사용을 늘리면 간장을 적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음식이 뜨거울수록, 설탕을 많이 쓸수록 짠맛이 덜 느껴지기 때문에 조리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김 교수는 “이미 당뇨가 있다면 식이조절과 적극적인 약물 복용을 통해 혈당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뇌졸중 경험이 있거나 고혈압이라면 추운 날씨에 갑자기 운동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이른 아침 운동도 삼가야 합니다.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당뇨병 환자라면 식후에 운동을 하는 것이 저혈당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김 교수는 “당뇨병이 있으면 운동은 가능한 한 매일 같은 시간에 하고 식후 30분에 시작해 30분 내지 1시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운동은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저강도로 시작해 강도를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또 뇌졸중 예방을 위해 금연은 필수입니다. ●숨이 차고 박동 불규칙 땐 미리 검진을 만약 가슴이 뛰거나 숨이 차는 증상과 함께 심장박동이 불규칙적으로 느껴진다면 미리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심장이 매우 빠르게 뛰면서 불규칙한 맥박이 나타나는 ‘심방세동’도 뇌졸중의 위험요인이기 때문입니다. 김 교수는 “심방세동 때문에 심장에서 만들어지는 혈전을 미리 약으로 잘 녹이면 뇌졸중을 예방할 확률이 80%로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감자칩, 이번엔 단맛 ‘메이플 전쟁’

    감자칩, 이번엔 단맛 ‘메이플 전쟁’

    해태제과와 오리온이 잇따라 ‘메이플시럽’ 맛 신상품을 출시하며 경쟁을 예고했다. 2014년 ‘허니버터칩’ 돌풍 이후 주춤했던 감자칩 시장에 단맛 감자칩의 새로운 붐이 일어날지 주목된다.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메이플시럽’을 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2014년 8월 허니버터칩을 출시한 지 3년여 만이다. 오리온도 이날 ‘포카칩 메이플맛’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국내 감자칩 시장은 2015년 정점을 찍었다. 당시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50% 정도 성장한 2500억원대로 집계됐다. 일등공신은 단연 허니버터칩이었다. 허니버터칩은 출시된 지 3개월 만에 매출액 50억원을 달성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감자칩 시장을 이끌었다. 이후 유사한 제품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됐다. 그러나 ‘단맛 감자칩’ 유행이 한풀 꺾이면서 지난해에는 감자칩 시장 규모가 2200억원으로 축소됐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이 여전히 전체 시장 점유율의 25%를 차지하고, 올해 1~8월 단일 맛 기준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단맛 감자칩은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설탕보다 칼로리는 낮고 단맛은 더 강한 메이플시럽을 통해 허니버터칩이 불러온 ‘단짠’(단맛+짠맛)의 열풍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메이플은 세계적인 식품박람회인 ‘2017 자연건강식품박람회’에서주목할 만한 트렌드로 선정되는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식재료”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함께 살면 입맛도 닮아간다…과학적 입증 (연구)

    함께 살면 입맛도 닮아간다…과학적 입증 (연구)

    결혼해서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부부일수록 외모뿐만 아니라 입맛도 닮아간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폴란드 브로츠와프대학 연구진은 결혼한 지 3개월~45년 된 부부 100쌍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커피나 콜라, 시나몬, 초콜릿, 구운 고기, 레몬과 꿀 등 다양한 음식과 재료 및 잔디나 페인트, 라일락 등 음식 이외의 재료 냄새를 5초간 맡게 했다. 그리고 이 냄새에 대한 선호도를 1~5점으로 매기게 했다. 다음으로 실험참가자들의 혀에 단만, 짠맛, 쓴맛, 신맛, 감칠맛 등을 내는 액체를 스프레이로 뿌린 뒤 역시 선호도를 점수로 매기게 했다. 그 결과 부부는 선호하는 냄새와 맛이 매우 유사했으며, 유사한 정도는 함께 산 기간이 오래될수록 더욱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함께 공유하는 음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선호하는 음식이나 냄새가 달라 입맛도 다를 수 있지만, 결혼한 후 함께 같은 음식을 공유하다보면 우리 몸에서 맛을 느끼는 미각 기관의 감각이 꾸준히 같은 음식을 느끼게 되면서 입맛도 비슷해진다는 것. 뿐만 아니라 함께 공유하는 환경이나 생활습관 등도 시간이 지날수록 부부의 입맛을 닮게 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식습관은 부부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 이러한 식습관은 배우자로부터 끊임없는 영향을 받아 시간이 지날수록 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 살다가 결혼이나 동거를 하게 되면 먹는 습관이나 음식의 선호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부부는 두 사람 모두의 식습관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지만, 일부 부부에게서는 한 쪽의 식습관만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배우자의 더욱 건강한 식습관을 따라가기 위해 또 다른 배우자가 식습관이나 입맛을 변화시키려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식욕저널’(Journal Appetite) 최신호에 실릴 예정이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함께 살면 입맛도 닮아간다…과학적 입증 (연구)

    함께 살면 입맛도 닮아간다…과학적 입증 (연구)

    결혼해서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부부일수록 외모뿐만 아니라 입맛도 닮아간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폴란드 브로츠와프대학 연구진은 결혼한 지 3개월~45년 된 부부 100쌍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커피나 콜라, 시나몬, 초콜릿, 구운 고기, 레몬과 꿀 등 다양한 음식과 재료 및 잔디나 페인트, 라일락 등 음식 이외의 재료 냄새를 5초간 맡게 했다. 그리고 이 냄새에 대한 선호도를 1~5점으로 매기게 했다. 다음으로 실험참가자들의 혀에 단만, 짠맛, 쓴맛, 신맛, 감칠맛 등을 내는 액체를 스프레이로 뿌린 뒤 역시 선호도를 점수로 매기게 했다. 그 결과 부부는 선호하는 냄새와 맛이 매우 유사했으며, 유사한 정도는 함께 산 기간이 오래될수록 더욱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함께 공유하는 음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선호하는 음식이나 냄새가 달라 입맛도 다를 수 있지만, 결혼한 후 함께 같은 음식을 공유하다보면 우리 몸에서 맛을 느끼는 미각 기관의 감각이 꾸준히 같은 음식을 느끼게 되면서 입맛도 비슷해진다는 것. 뿐만 아니라 함께 공유하는 환경이나 생활습관 등도 시간이 지날수록 부부의 입맛을 닮게 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식습관은 부부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 이러한 식습관은 배우자로부터 끊임없는 영향을 받아 시간이 지날수록 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 살다가 결혼이나 동거를 하게 되면 먹는 습관이나 음식의 선호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부부는 두 사람 모두의 식습관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지만, 일부 부부에게서는 한 쪽의 식습관만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배우자의 더욱 건강한 식습관을 따라가기 위해 또 다른 배우자가 식습관이나 입맛을 변화시키려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식욕저널’(Journal Appetite) 최신호에 실릴 예정이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생활의 달인’ 군산 떡갈비, 고소한 맛+단맛+짠맛 ‘삼위일체’ 어디?

    ‘생활의 달인’ 군산 떡갈비, 고소한 맛+단맛+짠맛 ‘삼위일체’ 어디?

    ‘생활의 달인’에 등장한 군산 떡갈비 달인이 화제다. 28일 방송된 SBS ‘생활의 달인’에서는 전라북도 군산에서 이름난 떡갈비의 달인 유인순(60·여) 씨를 만났다. 군산 떡갈비 달인은 떡갈비 원조 담양의 아성을 뛰어넘는 비결로 ‘고기 숙성’을 꼽았다. 먼저 연탄불에 한 번 구워낸 바지락을 엄나무 끓인 물에 넣어서 함께 삶아내 달인표 비법 재료들을 더한 뒤 오랜 시간 고기를 숙성하면 식감이 한결 부드러워지는 것은 물론 깊은 육향이 유지된다. 떡갈비 고기의 맛을 빛내는 숨은 신스틸러는 달인표 간장에 있다. 감자와 배, 고구마순이 들어간 달인표 간장을 바른 뒤에 고기를 구워내면 고소한 맛, 단맛, 짠맛의 삼위일체를 이룬다. 군산 떡갈비 달인 가게는 전북 군산시 구영1길 108-7에 위치한 ‘진갈비’다. 한편 ‘생활의 달인’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55분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발효 음식 이야기] 3000년 묵은 숙성의 지혜… 세계인 건강 지키는 ‘발효 한류’

    [발효 음식 이야기] 3000년 묵은 숙성의 지혜… 세계인 건강 지키는 ‘발효 한류’

    발효(醱酵)란 미생물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유기물을 분해시키는 과정이다. 같은 단계를 거치지만 그 대상에 유해한지 혹은 유익한지에 따라 ‘부패’가 되기도, ‘발효’가 되기도 하는 역설이 우리네 삶과 닮았다. 또 발효는 시간이 흐를수록 맛과 영양을 더하는 ‘기다림의 미학’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한 땀 한 땀 숨을 쉬며 익어가는 자연의 레시피에 따라 고유한 풍미를 갖게 되는 발효음식은 우리 식문화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 전통음식의 시작이자 끝이라 불리는 김치는 그 오묘한 맛의 대표주자다.김치가 인류 역사에 처음 나타난 것은 약 3000년 전이다. 당시 중국의 고대 문헌 ‘시경’에는 ‘오이를 깎아 저(菹)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 ‘저’가 바로 김치의 원형으로, 채소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절이거나 숙성시킨 음식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치의 어원은 채소를 소금물에 담갔다는 뜻의 ‘침채’(沈菜)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침채는 ‘팀채’로 발음됐는데, 구개음화로 인해 팀채가 ‘딤채→짐치→김치’로 변했다는 것이다.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절인 채소 형태의 김치를 먹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농경문화가 발달하고 곡류가 주식이 되면서 겨우내 부족한 채소를 보관·섭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채소를 소금, 장, 술지게미, 식초 등에 절이면서 점차 김치의 형태를 갖춰 나갔다. 고려시대에는 불교의 영향으로 육식이 억제돼 채소를 이용한 음식이 더욱 발달했다. 이 시기의 김치는 오이, 미나리, 부추, 갓, 죽순 등 다양한 채소를 이용했으며, 오늘날의 물김치와 같은 형태도 처음 등장했다. 김장 풍습이 시작된 것도 이 시기로 추정된다. 단순한 소금 절임 형태의 장아찌에서 벗어나 여귀, 생강, 귤피, 마늘, 파 등 향신료와 양념을 사용한 김치도 만들어졌다. ●빨간 김치 1766년 문헌서 등장 김치가 오늘날과 비슷한 모습을 갖게 된 것은 조선시대다. 임진왜란 이후 일본을 통해 고추가 도입되면서 1766년 ‘증보산림경제’ 등 당시 문헌에 비로소 빨간 김치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젓갈을 김치에 이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조선 후기에는 중국으로부터 통이 크고 속이 꽉 찬 결구형 배추가 전래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통배추를 사용한 김치의 형태가 완성됐다. 배추통김치, 보쌈김치 등 다양한 종류의 김치가 개발된 것은 1850~1860년 이후로 보인다. 김치가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되기 시작한 것은 1950~1960년대 군대에 공급되면서부터다. 이후 1970년대 들어서 각종 산업체 등의 단체급식 수요가 늘고 1980년대 초 중동 파견 근로자용으로 수출되면서 김치시장이 하나의 산업을 이루게 됐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화 작업도 함께 진행됐다. 1987년에는 현재 국내 김치시장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종가집김치’가 처음 출시됐다. 초기에 김치를 상품화하는 데 가장 큰 난관은 포장이었다. 김치는 발효와 숙성과정에서 탄산가스가 발생하는 탓에 포장재가 부풀어오르는 일이 잦았다. 심할 경우 김치국물이 주변에 튀면서 터지기도 했다. 포장김치의 유통 기간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종가집김치는 1989년 탄산가스를 붙잡아두는 ‘가스 흡수제’를 김치포장 안에 넣는 기술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 캔 김치, 컵 김치, 페트(PET) 김치 등 다양한 포장이 등장했다. CJ제일제당도 2000년 ‘햇김치’를 선보이면서 김치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어 2007년 젓갈과 액젓류를 판매하는 하선정종합식품을 인수하면서 김치 상품군 보강에 나섰다. 지난해 6월에는 자사의 종합 식품 브랜드 ‘비비고’의 이름을 내건 프리미엄 김치 브랜드 ‘비비고 김치’를 내놨다. 지난 5월에는 기존 서울 및 경기도식의 대중적인 김치맛인 ‘비비고 김치 오리지널’ 제품 외에 ‘비비고 김치 더 풍부한 맛’과 ‘비비고 김치 더 깔끔한 맛’ 2종을 추가로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도 지난 1월 ‘올반 김치’를 처음 내놓은 데 이어 계절에 맞는 열무김치 등을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대해가고 있다.●1인가구 증가로 김치시장도 성장 이처럼 업체들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국내 김치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맞벌이 가정, 1인가구 등이 증가하면서 과거와 같이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 가정이 줄어들자 포장김치 시장은 더욱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포장김치 시장은 약 1700억원 규모로 2014년 1400억원 대비 27%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식품업체뿐 아니라 워커힐 등 호텔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도 직접 김치 브랜드를 선보이며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갖가지 채소와 양념 등 최소 15가지 이상의 재료가 들어가는 김치는 무기질, 비타민, 식이섬유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항산화·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발효 과정에서 생긴 유산균은 면역력 강화와 변비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잘 익은 김치에는 1g 당 1억개의 유산균이 함유돼 있어 식중독균이나 위염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균 같은 유해균의 생육과 대장암 발병을 억제한다. 또 몸에서 사용하고 남은 잉여 콜레스테롤을 분해·배출해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 이 밖에도 아밀라제, 셀룰라제 등과 같은 소화효소를 생성해 음식의 소화 흡수를 돕는 작용도 한다. 이런 효능을 인정받아 김치는 2008년 미국의 건강전문지 ‘헬스’(Health)가 선정한 ‘세계 5대 건강식품’에 스페인 올리브오일, 일본 콩, 그리스 요거트, 인도 렌틸과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1g당 유산균 1억개… 항암효과도 한편 집에서 김치를 담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재료를 고르는 일이다. 주재료인 배추는 속이 단단하게 차 있고, 반으로 갈랐을 때 속이 노랗고 깨끗해야 한다. 흰 줄기 부분에 검은색 점박이 무늬가 있거나 색이 어두운 것은 병 든 배추다. 또 씹어 봤을 때 단맛과 고소함이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절임배추를 구입해서 김치를 담그는 가정도 늘고 있다. 배추를 절인 상태에서 시간이 흐르면 자체가 발효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구입해서 곧바로 김치를 담그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줄기 쪽이 제대로 절여지지 않으면 김치를 담그고 나서 국물이 많이 생기거나 보관 과정에서 지나치게 물러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양념을 구성하는 젓갈(건더기가 있는 형태) 혹은 액젓(건더기가 없는 맑은 액체 형태)은 단맛과 구수한 향미가 함께 느껴지는 것으로 고른다. 젓갈류라고 해서 무조건 짠맛만 나는 것은 소금물로 희석했을 가능성이 있다. 액젓의 빛깔은 밝은 갈색이 좋다. 액젓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깔이 어두워지는 까닭이다. 김치 감칠맛의 비밀은 ‘단짠’(단맛+짠맛)의 조화에 있다. 김치의 간을 담당하는 젓갈을 잘 사용하면 따로 조미료를 넣지 않아도 김치의 감칠맛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적당량의 단맛을 가미하는 것이 비결이다. 또 황태나 다시마 우린 물을 풀이나 양념에 섞으면 더욱 깊은 맛을 낸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이런 여행 한번 떠나 보세요] 시부모·시동생 부부와…‘대가족 해외 자유투어’

    [이런 여행 한번 떠나 보세요] 시부모·시동생 부부와…‘대가족 해외 자유투어’

    “우리 가족 해외여행 한 번 다녀오자!”고양시 공보담당관실 변재희 주무관은 맞벌이 신랑과 나름 통큰 결심을 했지만, 여행일이 다가 올수록 조금씩 후회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 홍보 부서로 온 지 5개월이 채 안됐고, 최성 시장님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맨’이라 불릴 만큼 온라인 홍보에 관심이 많은 터라, 다른 동료들 보다 먼저 휴가 가겠다고 손들기가 조금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변 주무관은 “과장님과 팀장님이 ‘시장님도 다녀 오셨는데 뭘 그러느냐’며 적극 등 떠밀어 만사 잊고 가벼운 마음으로 휴가를 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시부모님, 시동생 부부와 함께 하는 여행이었지만 본래 낯을 가리지 않는 성격이라 3박4일 여행 내내 불편을 몰랐다. 다만, 해외로, 그것도 자유여행으로 다녀 오려니 설렘과 함께 살짝 긴장감이 느껴졌다. 젖먹이(3)를 챙겨야 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여행은 시아버님 환갑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7월의 오키나와는 많이 더웠다. 오키나와의 매력은 휴양과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 도시가 여유롭기 때문에 바쁘게 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것또한 즐거움이었다. 첫날에 국제거리, 둘째날 아메리칸빌리지를 구경했다. 거리는 아기자기 했고 소소하게 볼거리들이 많았다. 변 주무관은 이색 먹거리로 블루씰 오키나와 솔트 쿠키 아이스크림을 적극 추천했다. 단짠(단맛짠맛)의 정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고 싶다면 코우리 대교 드라이브를 추천했다. 바다와 큰 대교가 전부지만 바다빛이 예뻐서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바다만 보고 있어도 힐링이 되는 듯 하다는 소감이다. 바다 풍경이 일품인 ‘만좌모’ 역시 사진찍기에 매우 적합하다고 치켜세웠다.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촬영지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곳이다. 코끼리를 닮은 바위 앞은 오키나와에서 꼭 찍어야 할 포토존으로 손꼽힌다. ‘츄라우미 수족관’도 필수 여행코스다. 변 주무관은 “시댁 가족과 함께한 자유여행이라 불편할지 모른다 생각했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스레 깨달을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여유있는 일정에 주요 여행 정보를 미리 알고 갔던 것 또한 큰 도움이 됐다. 여행 다녀온 후 포토북을 만들어 가족들과 돌려보는 재미도 솔솔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질소, 요오드 그리고 생물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질소, 요오드 그리고 생물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원소들의 값은 얼마일까.” 10만원대 초반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 몸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산소, 탄소, 수소, 질소를 포함한 25가지 원소들의 양을 기준으로 매긴 값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이 값은 선뜻 마음에 다가오지 않는다. 식물은 질소가 부족하면 성장이 저하되는 ‘결핍 현상’이 나타난다. 그 이유는 재료인 질소가 부족해서 생물을 구성하는 주요 분자인 DNA와 RNA 같은 핵산이나 단백질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 중에 질소가 풍부한데 왜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까. 대기 중의 질소는 분자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식물이 흡수할 수 없다. 독일의 화학자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가 ‘하버?보슈 공정’을 통해 고온과 고압의 조건에서 질소 분자를 분해해 식물이 사용할 수 있는 암모니아 비료를 만들지 못했다면 지금처럼 많은 양의 농산물 생산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과학자들의 추정에 따르면 질소 비료가 없었다면 지금 인류의 3분의1, 25억명 정도는 생존이 불가능할 수도 있었다고 한다.요오드(I)는 적은 양이라도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원소다. 갑상선에서 혈압, 심장 박동, 근육 탄력, 소화, 생식 등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관여하는 타이록신과 삼요오드티로닌 등 호르몬을 합성하는 데 핵심 재료가 요오드이기 때문이다. 요오드가 부족하면 혈액 내에 이 호르몬들의 농도가 낮아지고 시상하부는 이를 감지해 뇌하수체 후엽에 명령을 내린다. 뇌하수체는 계속 갑상선자극호르몬을 분비하게 되는데 그 결과 갑상선이 비대해져 목이 붓고 몸의 여러 기능이 정상에서 벗어나는 갑상선종이 생기게 된다. 성인의 경우 평상시에 매일 15~20㎎의 요오드만 섭취해도 갑상선종을 예방할 수 있다. 폭탄먼지벌레는 딱정벌레의 일종이다. 이 벌레를 건드리면 몸에서 뜨거운 액체를 뿜어낸다. 이 벌레는 몸속 두 개의 샘에 과산화수소와 하이드로퀴논을 따로 저장하고 있다가 자극을 받으면 이 액체들을 섞고 효소를 더해 100도의 뜨거운 액체를 만들어 낸다. 자극에 대한 반응이 몸 안에서 화학 반응으로 나타난 것이다. 놀랄 만한 생물 다양성으로 유명한 아마존의 어느 지역에서는 광대한 숲에 한 가지 목본식물만 자라는 기이한 현상을 볼 수 있다. 원주민들은 이곳을 악령들이 관리하는 ‘악마의 정원’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과학자들의 관찰에 따르면 개미들이 자신들의 서식처를 제공하는 이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포름산을 분비해 다른 종류의 식물을 모두 죽이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향수병을 열면 우리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곤충은 이러한 능력이 출중하다. 한 마리의 곤충에서 방출되는 페로몬을 수㎞ 떨어진 곳에 있는 다른 곤충이 인식할 수 있다. 향수병의 향수와는 비교가 안 되는 너무도 낮은 농도임에도 그렇다. 이렇게 냄새를 맡는다는 것은 생물의 몸이 분자의 입체구조를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모르핀과 엔도르핀이 우리 몸에서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거나 우리의 혀가 단맛, 짠맛, 감칠맛, 신맛 등을 인식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이다, 이처럼 원소들은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없이 많은 유용한 화학분자들을 만드는 재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을 구성하는 모든 원소들의 값은” 따질 수 없다. 필자가 지도교수로 있는 동아리 소속 한 학생이 일반생물학을 수강해 열심히 공부하더니 A+ 학점을 획득했다. 인문사회계열인 이 학생이 일반생물학 수업에서 얻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학기가 끝난 후 물어보았다. 그 학생은 “화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답했다. 이 학생은 정말 생물학이 지닌 가장 기본적인 본질 중 하나를 꿰뚫어 보고 있다. 튼튼한 화학의 토대에 생물학이 곧게 설 수 있기 때문이다.
  • [역사를 바꾼 요리 가루] 밥상 위 짭짤한 지배자… 인류 최초의 조미료, 소금

    [역사를 바꾼 요리 가루] 밥상 위 짭짤한 지배자… 인류 최초의 조미료, 소금

    요리를 하다 보면 ‘한꼬집’을 넣으면 맛이 확 바뀌는 가루들이 있다. 맛을 내기도 하고 때로는 맛을 망쳐 놓기도 하는 그런 가루들은 요리에서 마법의 가루로 불리곤 한다. 해서 과거엔 이런 가루들은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부의 상징이었고 이 가능성을 본 권력은 이를 국유화해 유통을 철저히 관리하곤 했다. 식탁에 혁명을 일으켰던 마법의 가루들을 둘러싼 역사와 그 기능을 살펴보자.소금은 과거에 참 귀했다. 지금은 너무 많이 먹는다며 적게 먹기 운동을 여러 나라에서 펼치고 있지만 소금이 흔해진 것은 20세기 들어서다. 6~7세기 작은 어촌이었던 이탈리아의 베네치아가 10세기 이후 풍족한 해항도시가 된 것도, 인도의 독립을 이끈 마하트마 간디가 주도했던 1930년 행진도 소금이 주인공이었다. 문명의 발상지는 소금길을 따라 이뤄졌다. 해발 3000m에 위치한 페루의 살라네스 염전은 2500년 전 잉카의 수도 코코스 근처였다. 실크로드의 발원지이자 중국 문명의 핵심지역인 시안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염전인 중국의 윈청호 인근에 있다. 인류가 가장 먼저 얻은 조미료이자 때로는 화폐로도 쓰인 ‘백색의 작은 금(金)’이었다. 소금은 냉장기술이나 진공기술이 발전하기 전에는 식품의 보관과 장거리 운송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 우리나라의 자반고등어, 북유럽의 청어절임, 이베리아반도의 염장대구 등이 소금에 생선을 절인 것이다. 생선의 단백질은 소금기에 응고되는 성질이 있다. 가정에서 생선을 구울 때 소금물에 살짝 담갔다가 구우면 생선 살이 단단해져서 모양이 유지되기 쉬운 까닭이다. 같은 원리로 달걀을 삶을 때 소금을 조금 넣으면 단백질이 응고돼 달걀이 터지는 것을 막는다. 생선을 보관할 때는 삼투압 작용을 일으켜 미생물의 세포를 탈수시키면서 번식을 억제해 보존성을 높인다.●단맛 살리고 신맛은 억제… 색 보존 효과도 소금은 맛을 내는 데도 중요하다. 단맛의 요리를 할 때 소금을 조금 넣으면 단맛이 더 강해진다. 단팥죽에 소금을 넣는 이유다. 반면 신맛은 억제한다. 초밥에 사용되는 식초에 소금이 조금 들어 있다. 색을 보존할 때도 쓰인다. 푸른색 야채를 데칠 때 소금을 넣거나, 깎아 둔 사과가 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옅은 소금물에 담그기도 한다. 소금의 기본은 짠맛이다. 그런데 짠맛은 온도가 높아지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집으로 배달하거나 음식점에서 먹은 음식이 따뜻할 때는 맛있다가 식으면 짜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래서 요리를 하면서 간을 맞출 때는 이를 고려해야 한다.소금의 용도는 식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소금의 살균작용을 이용해 양치할 때 쓰기도 한다. 실제 전 세계에서 쓰이는 소금 중 식용에 쓰이는 비중은 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리적 식염수인 링거액 제조, 제설용 염화나트륨 등 공업용 생산이 소금의 주요 사용처다. 정동효 중앙대 명예교수는 ‘소금의 과학’(유한문화사)에서 소금의 용도를 1만 4000건 이상으로 추정했다. 그래도 소금이 보다 엄격하게 관리되는 까닭은 식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1963년 제정돼 22차례 개정된 ‘소금산업진흥법’에서도 주요 내용은 식용으로서의 소금, 특히 천일염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금시장은 약 1532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중 천일염이 43.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1071개 천일염 생산업체 중 92% 전남에 몰려 천일염은 소금의 제조 방식에 따른 구분이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 들여와 바람과 햇빛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만든 소금이다. 1907년 우리나라에 도입됐다. 그 이전에는 전오제염법(煎熬製鹽法)이 쓰였다. 바닷물을 가마솥에 넣고 끓이는 방식이다. 천일염 생산방식은 공업용으로 쓰는 소금의 대량 생산이 필요했던 일제가 들여왔다. 끓이기 위해 연료가 필요한 전통방식에 비해 가격이 싸 전국적으로 보급됐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국의 천일염 생산 업체는 1071개다. 이 중 987개(92.2%)가 전남에 있다. 전남 신안군이 최대 밀집지역이다. 천일염은 마그네슘, 칼륨, 칼슘 등 미네랄 함량이 많다. 정제염 생산업체인 한주소금에 따르면 천일염은 염도가 88%이고 수분이 많이 들어 있어 채소를 빨리 절이는 특성이 있다. 김장 담글 때 배추를 절이기 위해서 사각형 모양의 천일염을 쓰는 이유다. 천일염의 생산 방식상 불순물이 섞일 수 있다. 이 점에서 천일염 생산 방식의 전통성, 위생 등의 논란이 불거지곤 했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은 ‘한국음식문화박물지’(따비)에서 “한국에서는 음식을 두고 여러 정치적 활동이 벌어지는데 천일염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까지 썼다. 그래도 천일염 사랑은 여전하다. CJ제일제당의 ‘오천년의신비’, 대상 청정원의 ‘신안섬보배’ 등 수년 이상 묵히고 육지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섬이나 청정해역에서 여과 과정을 몇 차례 더 거친 천일염 브랜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정부 또한 각종 정책을 통해 천일염의 생산과 수출을 지원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천일염 수출은 2013년 4000t, 113만 달러에서 지난해 5000t, 184만 달러로 늘어났다. 정제염은 바닷물을 여과해 만든 소금으로 기계염이라고도 한다. 국내에서는 한주소금이 생산한다. 한주소금을 생산하는 한주는 1987년 경북 울산석유화학단지 내 18개 회사가 공동출자해 세운 울산석유화학지원이 전신이다. 2002년 소금공장을 인수하면서 사명을 바꿨다. 동해 바닷물을 여과한 깨끗한 소금이라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해외의 경우 암염이 더 많다. 바다였던 호수가 물은 증발되고 소금만 남아 퇴적돼 지층이나 암석을 이룬 것이다. 소금 광산이 되기도 한다. 페루의 살라네스 염전은 안데스 산맥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암염 지대를 통과하면서 바닷물보다 짠 소금물로 바뀌는데 이를 산비탈 염전에 모아 수분을 증발시켜 소금을 얻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오스트리아, 독일 등의 암염이 수입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죽염 등도 인기다. 죽염은 대나무에 소금을 넣어 여러 번 구워 만든 것으로 식용뿐만 아니라 화장품이나 치약 등에 쓰인다. 가공소금은 소금에 후추, 허브 가루, 깨 등을 더했다. 고기와 함께 먹거나 무침, 저염식 식당에 주로 쓰이는데 핀란드의 팬솔트가 나트륨 섭취를 줄인 것으로 유명하다. 구운소금은 소금의 불순물의 제거하기 위해 한 번 더 구운 것이다. ●햄·밀가루 반죽에도 첨가… 과다섭취 주의해야 소금은 다양해졌지만 그 결과는 썩 반갑지만은 않은 상태다. 소금은 염화나트륨과 그 밖의 불순물로 이뤄져 있다. 염화나트륨은 인체에서 염소와 나트륨으로 나뉜다. 나트륨은 인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감미료 사카린, 식품첨가물 구연산, 조미료 MSG(L글루타민산나트륨), 햄·소시지의 색깔을 내는 질산나트륨 등도 나트륨이다. 밀가루를 반죽할 때도 탄력과 끈기를 더하기 위해 소금을 넣는다. 김성권 서울대병원 신장내과교수는 ‘소금중독’(북스코프)에서 “나트륨은 산소, 탄소, 수소 등과 함께 인체를 구성하는 10대 성분 중 하나로 세포가 제 기능을 하려면 반드시 필요하지만 소금의 놀라운 점은 아주 적은 양으로도 이 모든 일을 해낸다는 사실”이라고 적었다. ‘숨어 있는 소금’이 넘치는 식탁, 이젠 소금을 줄이는 것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나도 몰랐던 ‘물맛’ 혀와 뇌는 알고 있다

    나도 몰랐던 ‘물맛’ 혀와 뇌는 알고 있다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요즘은 수돗물도 함부로 마시지 않는 분위기이지만 예전에는 동네마다 있는 약수터에서 맑고 시원한 지하수를 맘껏 마셨다. 약수를 받기 위해 물통을 길게 줄세워 놓는 풍경도 익숙했다. 무더운 여름 등산을 하다가 산 중턱에서 만나는 약수터에서 시원하게 물 한 바가지를 들이켜면 절로 “카~! 물맛 참 좋다”는 감탄이 터져나온다.‘물맛’이라는 것이 있을까. 이는 오랫동안 과학자들이 궁금증을 가졌던 부분이기도 하다. 수천 년 동안 자연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은 물은 무미(無味)하다고 주장해 왔다. 기원전 330년경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천연 상태의 물은 그 자체로 무미(tasteless)하며 물맛은 우리가 맛을 느낄 수 있는 기본 조건이자 미각의 기준점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이후에도 많은 과학자들이 물맛을 두고 논쟁을 벌여 왔지만 우리 혀에는 물맛을 감지하는 세포가 없기 때문에 물맛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생물학 및 생명공학부와 독일 뒤스부르크 에센대 의대 공동연구진이 포유류의 혀에도 물맛을 감지하는 미각수용체(TRCs)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곤충과 양서류가 물을 감지하는 신경세포를 갖고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포유류도 비슷한 세포를 갖고 있다는 증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유류 특히 사람의 혀는 최대 200가지의 복합적인 맛을 구별할 수 있지만 순수하게 혀가 인식하는 맛은 짠맛, 신맛, 단맛, 쓴맛, 감칠맛이라고 불리는 우마미(umami) 등 5가지로 알려져 있다. 글루탐산의 맛을 표현하는 감칠맛이 기본 맛에 포함된 것도 2000년에 들어서였다. 매운맛이나 떫은맛은 촉감이나 통감이 섞인 미각이기 때문에 혀가 순수하게 느끼는 맛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데 혀가 순수하게 느끼는 여섯 번째 맛으로 ‘물맛’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연구팀은 생쥐를 이용해 물을 감지하는 미각수용체를 찾는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변형을 통해 기본 5가지 맛을 느끼는 미각수용체를 차례로 제거하면서 생쥐가 물을 마실 때 특정 뇌 부위와 혀 세포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물을 마셨을 때 신맛을 감지하는 감각수용체가 격렬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신맛 TRCs가 제거된 생쥐는 물과 투명하고 무미한 실리콘 오일을 구별하지 못하고 마시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물맛을 느끼는 TRCs가 신맛을 느끼는 부분과 상당 부분 겹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실험을 주도한 오카 유키 칼텍 교수는 “물이 혀에 묻어 있는 침을 씻어내는 순간 미각수용체가 반응하는 것으로 봐서는 물이 맛을 느끼는 혀의 감각세포인 미뢰의 pH(산도)를 변화시킴으로써 물맛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물맛이 어떻다고 표현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쥐의 뇌간 영역에서 물에만 반응하는 뉴런을 발견한 파트리시아 디 로렌조 뉴욕주립대 행동신경과학 교수는 “기본적인 맛은 5가지밖에 없다는 지배적 견해에 대한 명쾌한 반론이 제기된 만큼 맛의 정의를 내리는 작업이 다시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유류의 혀에서 물맛을 느끼게 하는 ‘아쿠아포린’이라는 단백질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낸 듀크대 시드니 사이먼 교수도 “물은 인체의 75%, 지표면의 75% 이상을 이루고 있을 정도로 흔한 물질인데 인간이 물맛을 느끼도록 진화되지 않았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물맛이 여섯 번째 맛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물맛이 기본 맛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물에서 무슨 맛이 느껴진다는 것은 다른 것을 먼저 맛본 뒤에 경험하는 사후효과(after-effect)일 뿐이지 고유의 맛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신 음식을 먹고 물을 마시면 단맛이 느껴지고 짠 음식을 먹고 물을 마시면 쓴맛이 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비판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우리 식생활 바꾼 음식 이야기] 끝내주는 한 그릇의 은밀한 ‘한 꼬집’

    [우리 식생활 바꾼 음식 이야기] 끝내주는 한 그릇의 은밀한 ‘한 꼬집’

    집에서 만드는 탕, 찌개 등은 식당에서 사 먹는 탕이나 찌개에 비해 맛이 없다는 이야기들을 종종 한다. 이때 주부들이 하는 말은 “조미료 안 넣었어!”다. 주부들이 걱정하는 조미료, 특히 MSG(L글루타민산나트륨)는 맛을 내기 위해 음식에 조금 넣어도 괜찮다.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국제기구들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혔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첨가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일반인들이 맛을 느끼는 최저농도가 소금은 0.2%, 설탕은 0.5%인 반면 MSG는 0.03%의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맛을 느낄 수 있다. 식약처는 MSG는 짠맛, 신맛, 쓴맛을 완화시켜 주고 단맛을 높여 주는 특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미료 시장의 80%는 업무용, 즉 음식점과 간편식(HRM) 등이다. 가정에서는 전체 조미료의 20% 정도만 쓰지만, 알고 잘 쓰면 식탁이 더 즐거워질 수 있다.조미료는 꾸준히 진화해 현재 4세대 조미료까지 나왔다고들 한다. 1세대가 대상의 ‘미원’으로 상징되는 발효조미료, 2세대는 발효조미료에 건조한 소고기, 마늘 등 천연재료를 넣은 혼합조미료다. 3세대는 합성 보존료·착색료 등 기존 조미료에 들어간 건강 유해 성분을 빼고 소고기, 해물, 양파, 마늘, 표고버섯 등을 말린 가루를 그대로 쓴 자연조미료, 4세대는 샘표식품의 ‘연두’ 출시로 대중화된 액상 조미료다. ●1956년 日조미료 잡으려 출시 국내산 조미료의 시초인 미원은 고 임대홍 대상 회장이 1950년대 중반까지 국내 시장을 독점하던 일본 조미료 ‘아지노모토’를 이기겠다는 집념으로 1956년 출시한 조미료다. 그는 미원의 주성분인 글루타민산을 만들기 위해 돌솥을 개발했다. 철분과 염산 함량 등이 농축에 적합한 전라도 황등산의 돌로 만들었다. 제작에 4개월가량 걸린 돌솥 하나당 월 15t 내외 조미료를 생산했다. 돌솥은 1965년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공장이 준공된 이후 쓰이지 않고 있으며 현재 전북 군산공장에 보존돼 있다.글루타민산은 육류, 채소, 과일 등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다. 일본의 이케다 기쿠니 박사가 100년 전 발견했다. 다시마, 표고버섯, 멸치, 조개, 새우 등 천연재료에 포함돼 있다. 대상은 사탕수수에서 얻은 원당을 미생물로 발효시켜 글루타민산을 만든다. 이후 여기에 물에 잘 녹도록 나트륨을 더한다. MSG는 88%의 글루타민산과 12%의 나트륨으로 이뤄져 있다. 대상 측은 된장, 간장, 고추장과 같은 전통 발효식품의 발효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원의 독보적인 인기에 CJ제일제당이 1963년 ‘미풍’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미원과 미풍을 둘러싼 경품 경쟁도 치열했다. 미풍이 고급 스웨터를 경품으로 내걸자 미원은 빈 봉지 5장을 순금반지로 교환하는 순금반지 행사로 맞불을 놓았다. 미풍은 미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사라졌지만 혼합조미료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의 ‘다시다’가 압도적인 1위다.●김혜자 다시다 25년 최장수 모델 1975년에 나온 다시다는 ‘맛이 좋아 입맛을 다시다’에서 따온 말이다. 소고기, 생선, 양파 등 천연 재료를 더해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CJ제일제당은 설명했다. 마케팅도 적극적이었다. “그래 이 맛이야”라는 광고 멘트를 탤런트 김혜자씨가 1990년까지 25년간 했다. 한국 최장수 광고모델이다. 발효조미료는 미원, 혼합조미료는 다시다로 양분됐던 조미료 시장은 1990년대 큰 홍역을 겪었다. 한 식품회사가 신제품을 내면서 기존 조미료에 MSG가 다량 함유돼 있다는 마케팅으로 MSG의 유해성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MSG를 뺀 제품은 비슷한 수준의 감칠맛을 내기 위해 다른 추출물들을 더 쓴다. 다른 성분에 대한 과학적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가격은 더 비싸진다. 업소를 중심으로 발효조미료나 혼합조미료가 꾸준히 쓰이는 이유다. MSG 논란을 일으켰던 제품은 시장에서 사라졌다. 첨가물에 대한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자 제조사들은 조미료에 들어가는 천연 재료를 강화했다. 2007년 대상은 ‘맛선생’을, CJ제일제당은 ‘산들애’를 각각 내놨다. 맛선생은 마늘, 파, 다시마, 버섯 등의 원재료 입자를 그대로 살려 유리병에 담았다. 한우, 해물, 멸치가쓰오, 오색자연 등 4가지 종류가 있다. 산들애는 표고버섯, 무 등 9가지 자연재료에 발효 성분을 더했다. ●국내외 MSG 유해성 논란 거세 MSG 논란이 국내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68년 미국에서 있었던 ‘중국 음식 증후군’ 논란이다. 로버트 곽이라는 의사가 중국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고 난 뒤 목과 등, 팔이 저리고 마비되는 증세를 느꼈고 갑자기 심장이 뛰고 노곤해지는 것을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러 연구가 진행됐는데 결론은 MSG와 관련이 없으며 여러 음식과 음료, 오렌지주스, 커피 등을 섭취한 후에도 일어날 수 있는 증상이라는 평가였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농업기구(FAO)가 공동 설립한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에서도 MSG는 인체안전기준치인 하루 섭취 허용량을 별도로 정해 놓지 않은 품목이다. ‘아무도 말해 주지 않은 감칠맛과 MSG 이야기’(리북)의 저자 최낙언씨는 “MSG의 유해성 논란은 단백질의 유해성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의미 없는 일”이라고 썼다. 2013년에 나왔던 이 책은 ‘죽음을 부르는 맛의 유혹 우리의 뇌를 공격하는 흥분독소’(에코리브르) 출간으로 이를 반박하기 위해 2015년 개정판이 나왔다. MSG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래도 발효조미료와 혼합조미료는 2015년에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그해 7월부터 식약처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MSG 무첨가’ 마케팅을 금지시켰고 쿡방 등에서 요리사들이 부담 없이 조미료를 사용해 맛을 내는 모습을 시청자들이 접했기 때문이다. 사실 미원은 미국, 캐나다, 호주 등 30개국에 수출된다. 지난해 수출액은 1500억원으로 국내 매출액(1000억원)을 웃돈다. 다시다 역시 몽골, 미국, 일본 등에 수출되고 있다. ●요리하는 가정 줄어 새로운 도전 현재 조미료 시장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맞벌이 부부 및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집에서 요리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다. 미원이나 다시다를 즐겨 쓰던 고객은 늙어가고 있다. 틈새시장을 본 샘표식품, 신송식품 등은 액상조미료를 내놨다. 콩을 발효하고 채소를 우려낸 ‘연두’는 청양고추를 넣은 제품 등 4가지가 있다. 전통적 강자들은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로 대응하고 있다. 대상은 2014년 ‘발효미원’, ‘다시마미원’ 등을 내놓고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서울 서대문구 홍대 인근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액상 조미료 ‘요리에 한수’도 내놨다. CJ제일제당도 2015년 액상 제품인 ‘다시다 요리수’를 출시했다. MSG 논란과 업계의 치열한 경쟁은 다양한 조미료 제품이 나오는 결과를 가져왔다. 입맛에 맞게 골라 보자.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이마엔 뿔, 뱀처럼 갈라진 혀, 온몸 문신한 남자…왜?

    이마엔 뿔, 뱀처럼 갈라진 혀, 온몸 문신한 남자…왜?

    남미 콜롬비아의 '타투왕' 카임 모르티스가 자신에게 붙은 애칭 '악마'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자신은 '하이브리드'라고 주장했다. 모르티스는 최근 볼리비아에서 열린 타투 컨벤션에 참석했다.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그는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나를) 악마라고 부르지만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라면서 "정확히 말하면 나는 동물 반, 인간 반인 하이브리드"라고 말했다. 모르티스는 "뿔이 난 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 악마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나 역시 악마를 본 적은 없다"면서 내 몸의 변형은 모두 동물에게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악마' 모르티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타투왕'이다. 전신의 70%가 컬러풀한 타투로 덮혀 있다. 광대뼈와 팔, 이마에는 실리콘 임플란트로 돌출돼 있다. 특히 이마의 돌출 부분은 뿔을 연상케 한다. 모르티스가 '악마'로 불리기 시작한 것도 이마에 임플란트를 한 뒤부터다. 원래 이마의 임플란트는 지금보다 훨씬 돌출돼 있었다. 부작용으로 크기를 줄인 게 지금의 모습이다. 얼굴엔 타투, 실리콘 임플란트뿐 아니라 피어싱으로 가득하다. 모르티스는 얼굴에만 32군데 피어싱을 했다. 귀의 모양도 바꾸고, 심지어 혀까지 뱀처럼 갈랐다. 덕분에 그는 단맛과 짠맛을 느끼지 못하게 됐다. 감각을 희생하면서까지 손을 대지 않은 곳이 없는 셈이다. '악마'의 변신 욕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모르티스는 최근 눈에도 타투를 넣었다. 모르티스는 "눈에 넣는 타투는 신기술"이라면서 "(부작용으로) 앞으로 10년 뒤 내가 볼 수 있을지 아무도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모습으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모르티스에게 후회는 없을까? 모르티스는 "타투나 임플란트를 할 때는 정말 숙고한다"면서 "고민 끝에 결정하는 일인 만큼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볼리비아에선 19~21일(현지시간) 타투 컨벤션이 열렸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페루 등 주로 중남미 국가에서 타투인들이 참석한 이번 컨벤션에 모르티스는 특별 게스트로 초청됐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우리 식생활 바꾼 음식 이야기] 찌개에 퐁당 김밥에 쏙쏙 불판에 지글…맛있는 널 사랑햄~

    [우리 식생활 바꾼 음식 이야기] 찌개에 퐁당 김밥에 쏙쏙 불판에 지글…맛있는 널 사랑햄~

    햄(Ham)은 원래 돼지 뒷다리 또는 돼지 뒷다리를 자연 숙성시킨 것을 뜻한다. 스페인의 하몽, 이탈리아의 프로슈트가 여기에 해당한다. 국내에서는 돼지고기 부위 중 인기가 없는 뒷다리살 등을 염지(고기에 간이 배고 부드럽게 하는 과정), 훈연, 가열 등을 해서 만든 가공식품을 햄이라 부르고 하몽, 프로슈트는 생햄이라고 부른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선 중기의 요리서인 ‘증보산림경제’에는 ‘납육’(肉)이라고 돼지고기를 밀 삶은 물에 데친 뒤 소금, 식초 등에 재었다가 말리는 요리법이 나온다. 외국의 햄 제조 방식과 비슷하다. 하지만 40대 이상이 ‘햄’ 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 기억은 생선과 전분으로 만든 ‘분홍 소시지’다. 젊은 세대는 “스팸?”이라고 되묻기도 한다. 우리의 햄은 어디서 길을 잃었을까.국내에 햄이 처음 소개된 때는 한국전쟁 이후다. 1937년 미국 호멜사에서 처음 출시한 ‘스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전투식량이 되면서 세계 각지에 퍼졌다. 출시 당시 스팸은 대공황의 여파가 남아 있던 1930년대 후반 미국 저소득층에게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한국전쟁 당시와 직후 국내에서 스팸은 소시지, 베이컨에 김치를 섞어 만든 부대찌개의 주요 재료가 된다. 국내의 육(肉)가공 업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63년이다. 진주어묵을 팔았던 평화상사는 1969년 진주햄소시지로 이름을 바꾼다. 이때 나온 햄은 생선과 전분을 섞은 어육혼합 소시지다. 계란물을 살짝 입혀 기름에 구워 먹는 형태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금도 고소하면서 부드러운 맛을 지닌 추억의 도시락 반찬으로 대접받는다.국내 햄 시장의 큰 변화는 1980년대에 시작됐다. 햄에 들어간 고기의 함량이 중요해지며면서 롯데, CJ 등 대기업이 합류하기 시작했다. 롯데햄(롯데푸드)은 ‘순살코기로 만든 본격 햄’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살로우만’ 햄과 소시지를 1980년 9월 출시했다. 돼지고기 함량 88.3% 이상으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프랑크 소시지, 비엔나 소시지, 베이컨 등도 ‘살로우만’의 이름을 달고 나왔다. 당시 나왔던 육가공 제품의 형태가 지금까지 그대로 쓰이고 있다.그해 12월 CJ제일제당은 ‘백설햄’을 내놨다. CJ제일제당이 육가공 업체 1위로 도약하게 된 제품은 1981년에 나온 ‘런천미트’다. 롯데푸드의 ‘로스팜’과 함께 그동안 미국에서 수입됐던 사각캔햄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이 여세를 몰아 미국 호멜사와 기술 제휴를 맺고 1987년 ‘스팸’을 내놨다. ‘세계적인 명성, 세계적인 품질, 스팸을 제일제당이 만듭니다’라는 광고에 이어 2002년 ‘따듯한 밥 위에 스팸 한 조각’이라는 TV 광고로 일반인들에게 ‘햄’ 하면 ‘스팸’이라는 인식을 심었다. 스팸 출시 첫해 500t이었던 매출 규모는 2016년 2만 1342t으로 늘어났다. 스팸을 명절 선물세트에 넣기도 하는 한국인의 스팸 사랑이 만든 결과다. 2014년 1월 24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국제판에 한국인의 스팸 사랑을 다룬 기사를 실었을 정도다.햄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다양한 용도로 요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밥이 주식인 우리의 식단에 짠맛이 잘 어울렸다. 스팸김치볶음밥이 대표적이다. 요리하기 편하도록 김밥용 햄, 슬라이스 햄 등이 나오면서 햄은 1990년대 소풍이나 회사 야유회 김밥의 필수품이 됐다. 한국육가공협회에 따르면 육가공제품(햄, 소시지, 베이컨, 햄)의 판매량은 1990년 4만 5644t에서 지난해 19만 7924t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 이 중 햄과 캔(햄) 제품의 판매량은 6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생선, 전분 등이 일부 들어간 혼합 소시지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3만 7518t에서 2만 7175t으로 줄어들었다.육가공 제품의 국내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났지만 인공첨가물 논란 등 건강 관련 뉴스가 발생할 때마다 줄어들었다. 이에 제조업체들은 고기의 함량을 높이고, 인공첨가물을 빼고,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내놓으면서 위기를 넘겼다. 롯데푸드는 2005년 경북 의성의 특산물인 마늘을 넣은 ‘의성마늘햄’을 출시해 건강 논란을 피해 갔다. 마늘은 미국 주간 타임지에 10대 건강식품으로 소개됐는데 의성 마늘은 단단한 ‘육쪽마늘’로 품질이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햄에 암 예방 효과가 있는 마늘을 쓰면 고기 특유의 잡내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 합성아질산나트륨 등 첨가물 이슈가 육가공 시장에 상존하는 위험 요소다. 고기 제품에 붉은색을 띠게 하는 합성아질산나트륨은 발암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2010년 ‘더(The)건강한햄’, 롯데푸드는 2013년 ‘엔네이처’ 브랜드를 출시하고 합성아질산나트륨 등 첨가물을 넣지 않은 제품을 내놨다. 대신 고기의 함량을 높였다.가장 최근의 충격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2015년 10월 햄·소시지 등의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한 사건이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육류가 단백질, 비타민 등의 공급원으로 반드시 필요한 식품이며 우리나라 국민의 가공육 섭취 수준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가공육 섭취량은 1일 평균 6.0g이다. WHO 발표는 가공육을 매일 50g씩 먹으면 암 발생률이 18% 증가한다는 내용이다. 식약처는 다만 가공육 섭취가 상대적으로 많은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채소 등 다양한 식품 섭취, 적당한 운동, 균형 있는 식습관 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체들은 닭고기를 사용한 제품 생산을 늘렸다.햄과 소시지는 사회적 변화상을 반영해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2013년 이후에는 캠핑 열풍으로 야외에서 구워 먹는 햄과 소시지가 한 부분을 차지했다. 캠핌용 제품은 가정용 제품보다 크고 굵다. 다른 식품을 더한 제품도 인기다. 대상은 캠핑용으로 4가지 치즈를 넣은 ‘콰트로 치즈 그릴비엔나’를 출시했다. 2015년 이후에는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브런치(아침 겸 점심) 문화가 식문화로 유행하면서 슬라이스 햄이 인기를 끌었다. CJ제일제당은 브런치 시장을 1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으로도 햄과 소시지 소비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1인 가구가 주요 가구 형태로 자리잡으면서 햄샌드위치, 소량 포장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혼술 문화가 퍼지면서 간편한 안주로 햄이나 소시지가 선호되고 있다. 어린이 간식으로 자리잡은 진주햄의 ‘천하장사’, 롯데푸드의 ‘키스틱’ 등은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 나오고 있다. 햄, 왠지 꺼려지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이 됐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감칠맛 찾는 당신, 진화하고 있군요

    감칠맛 찾는 당신, 진화하고 있군요

    미각의 비밀/존 매퀘이드 지음/이충호 옮김/문학동네/380쪽/1만 6000원 맛의 시대다. 레시피부터 맛집 소개까지, 미식과 관련된 수많은 출판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에 견줘 새 책 ‘미각의 비밀’은 맛을 다루는 일반적인 책들과 전혀 다른 궤적을 따라간다.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신화와 철학, 문학 등을 뒤섞어 미각의 유래와 미래, 그리고 변화 과정 등을 풀어내고 있다. 맛의 전기이자 미각의 크로니클이라 해도 틀리지 않겠다.책은 맛의 진화를 생명의 진화와 연계해 파악하고 있다. 미각의 탄생 과정을 지구상에 생물이 등장해 먹이를 잡기 시작한 단계부터 불을 사용해 미각과 후각, 시각, 청각, 촉각이 향미 단계로 합쳐지는 단계까지 다섯 단계로 나눠 따라간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맛을 여러 감각 중에서 가장 저속한 것으로 평가했다. 플라톤은 “배는 이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며 우상과 욕망의 힘에 지배를 받는다”며 미각의 가치를 낮춰 봤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를 정의하는 핵심요소로서 미각은 시각이나 청각 등 다른 감각보다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삼엽충 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채집과 사냥, 음식섭취는 생명의 끝없는 자동 갱신을 촉진했고, 결국 인간의 큰 뇌와 문화적 업적까지 이끌었다는 것이다. 예컨대 4억 5000만년 전에 나타난 먹장어는 바다 동물의 사체를 먹이로 삼는다. 이는 아주 성공적인 진화 전략이었다. 다른 동물들이 역겨워할 것을 먹이로 택해 경쟁을 줄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산 생물의 자리를 꿰찼으니 말이다. 사람의 피가 더운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런 진화의 산물이다. 냉혈동물인 공룡은 주변 기온에 따라 에너지를 조절하며 쉴 수 있었지만 공룡을 피해 살아야 했던 포유류는 먹이를 빨리, 그리고 효율적으로 소화시켜야 생존할 수 있었다. 이러다 보니 기초 대사량이 늘고 피도 뜨거워졌다는 것이다. 뇌 구조 역시 비슷한 논리로 설명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발달된 인간의 큰 뇌는 더 훌륭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도록 도왔고, 우리 조상들은 훌륭한 기술을 가진 사냥꾼과 요리사가 되는 선순환을 일궈냄으로써 약한 인간으로서의 신체적 결함을 보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인간은 단맛, 짠맛, 쓴맛, 신맛과 2000년대 공인된 감칠맛까지 다섯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 조만간 지방맛이 공인되면 인증 미각은 여섯 가지로 늘게 된다. 육식만 하는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이 단맛을 잃었다거나, 물고기를 통째 삼키는 돌고래가 짠맛만 느끼게 된 것과 견주면 미각이 얼마나 인간을 아름답고 빛나는 존재로 진화시켰는지 알게 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한방으로 잡는 건강] 찹쌀조청 한입, 입맛 살려주고 머리 맑게 하고

    성장기 아이들이 잘 먹고 잘 크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단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그러나 아무리 정성스럽게 영양이 풍부한 식단을 짜도 먹지 않는 아이를 보면 어쩔 수 없이 인스턴트식품이라도 먹이고 싶다는 게 엄마들의 마음이다. 잘 안 먹는 우리 아이가 튼튼하고 총명하게 자라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특별한 음식 ‘찹쌀조청’에 대해 알아보자. 한방 생리학을 보면 간, 심장, 비장, 폐, 신장 등 다섯 개의 장부(臟腑)에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 등 각각 다섯 가지 맛이 지정돼 있다. 환자가 평소 입속에서 느끼는 맛이나 탐닉하는 맛을 통해 그 환자의 어느 장부가 병들었는지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다. 밥을 잘 안 먹는 아이들이 많이 찾는 것이 대개 단맛이 나는 음식들이다. 이런 아이들 중 비위가 안 좋은 아이들이 많다. 단맛은 한방에서 비장에 속한다. 비위의 기능이 저하되면 인체 스스로 이것을 치유하기 위해 단맛을 찾게 되고, 비위의 기능이 과도하게 손상되면 단맛을 느끼게 된다. 아이들은 비위 기능이 저하돼 단맛을 찾게 되는 것이다. 비위 기능이 저하돼 입맛이 없는 아이들을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치료할까. 비위를 치료하는 한약재를 위주로 처방하기도 하지만 찹쌀조청을 사용하기도 한다. 동의보감에 보면 여러 가지 쌀로 조청을 만들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찹쌀로 만든 것만 약으로 쓴다. 찹쌀조청을 만들면 자줏빛이 나는 것이 엉겨서 호박 빛깔이 되는데 이것을 한약재로 간주한다. 이런 조청은 불로 고아 만들었기 때문에 열기를 내포해 과도한 복용은 오히려 비장을 손상시킬 수 있다. 찹쌀조청은 식욕부진 외에 머리를 좋게 해주는 식품으로도 응용할 수 있다. 비장은 생각을 주관하는 기능이 있는데, 비위 기능이 저하되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사고력도 저하되기 마련이다. 옛 조선 왕실에서는 고된 학습을 받는 왕자들의 두뇌 활동에 도움을 주고자 하루 한 번 왕자들에게 큰 숟가락으로 두 스푼씩 찹쌀조청을 먹이기도 했다. ■도움말 신현숙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부회장
  • 당신이 유독 ‘짠 음식’ 좋아하는 이유는 ‘유전자 탓’ (연구)

    당신이 유독 ‘짠 음식’ 좋아하는 이유는 ‘유전자 탓’ (연구)

    유독 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 '부모 탓'을 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최근 미국 켄터키대학 연구팀은 'TAS2R38'이라 불리는 유전자의 변종을 가진 사람이 일일 나트륨 권장량보다 2배는 더 먹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짠 음식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기본 상식으로 나트륨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고혈압·심장병·골다공증·신장 질환·위암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찌개와 김치 등을 즐기는 한국사람들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나트륨 일일권장량 2000mg(소금 5g) 보다 2배는 더 먹는다. 연구팀은 심장질환 병력이 있는 407명의 식단과 유전자 검사를 비교 분석해 이중 유전자 변종인 TAS2R38에 주목했다. 주로 쓴맛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TAS2R38의 유무에 따라 무려 1.9배의 나트륨 섭취 차이가 나타난 것. 이번 연구결과는 왜 사람에 따라 짠맛의 강도 등 맛의 차이를 느끼는 정도가 다른 지 설명이 된다. 또한 TAS2R38을 가진 사람에게 적절하고 건강한 식단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진다. 연구를 이끈 제니퍼 스미스 박사는 "쓴맛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이라면 더 짠맛의 음식을 찾고 즐길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정 유전자의 존재가 입맛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의 여러 미각을 특정 유전자들을 통해 분석할 수 있다면 어린시절부터 교육시켜 고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유독 ‘짠 음식’ 좋아하는 이유... ‘유전자 탓’(연구)

    유독 ‘짠 음식’ 좋아하는 이유... ‘유전자 탓’(연구)

    유독 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 '부모 탓'을 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최근 미국 켄터키대학 연구팀은 'TAS2R38'이라 불리는 유전자의 변종을 가진 사람이 일일 나트륨 권장량보다 2배는 더 먹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짠 음식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기본 상식으로 나트륨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고혈압·심장병·골다공증·신장 질환·위암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찌개와 김치 등을 즐기는 한국사람들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나트륨 일일권장량 2000mg(소금 5g) 보다 2배는 더 먹는다. 연구팀은 심장질환 병력이 있는 407명의 식단과 유전자 검사를 비교 분석해 이중 유전자 변종인 TAS2R38에 주목했다. 주로 쓴맛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TAS2R38의 유무에 따라 무려 1.9배의 나트륨 섭취 차이가 나타난 것. 이번 연구결과는 왜 사람에 따라 짠맛의 강도 등 맛의 차이를 느끼는 정도가 다른 지 설명이 된다. 또한 TAS2R38을 가진 사람에게 적절하고 건강한 식단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진다. 연구를 이끈 제니퍼 스미스 박사는 "쓴맛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이라면 더 짠맛의 음식을 찾고 즐길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정 유전자의 존재가 입맛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의 여러 미각을 특정 유전자들을 통해 분석할 수 있다면 어린시절부터 교육시켜 고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바람이 머문 풍경, 쉬엄쉬엄 달린다

    바람이 머문 풍경, 쉬엄쉬엄 달린다

    가나자와에서 북쪽을 향해 거슬러 오르면 우리 동해를 향해 뿔처럼 불쑥 솟은 반도가 나온다. 여기가 노토반도다. 들쭉날쭉한 반도의 해안을 따라 풍경의 보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우리의 동해는 해가 뜨는 곳이지만 노토반도가 접한 동해는 해가 지는 곳이다. 그래서 어느 지역을 가도 우리 서해의 포구처럼 고즈넉한 저물녘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노토반도엔 일주도로가 잘 닦여 있다. 대표적인 것이 249번 국도다. 한반도의 등뼈를 타고 가는 우리 7번 국도처럼 줄곧 해안길을 따라간다. 249번 국도는 풍경의 보고다. 여행자들이 할 일이란 그저 해안도로를 달리다 멋진 곳이 나오면 차를 세워 자연을 보고, 그 소리를 듣고, 상큼한 대기의 향기를 맡고 즐기는 것뿐이다. 그렇게 머리를 헹구고 가슴을 비울 수 있는 곳이 노토반도다. 서쪽 해안을 따라 북상하다 가장 먼저 만나는 명소는 ‘지리하마(千里浜) 나기사(渚) 드라이브 웨이’다. 우리말로 풀면 ‘천리 해안 드라이브 길’쯤 되겠다. 거리는 8㎞ 정도. 백사장은 표면이 무척 단단하다. 해변 위로 버스가 달릴 수 있을 정도다. 우리 백령도의 사곶도 이와 비슷하다. 단단하기로는 외려 사곶이 한 수 위다. 한국전쟁 당시 실제 천연 비행장으로 쓰였을 정도다. 이에 견줘 지리하마의 해변길은 풍경이 장쾌하다. 가늠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너른 바다와 하늘 닮은 물빛이 황토빛 모래사장과 멋드러지게 어울렸다. 지리하마에서 북쪽으로 30분 정도 더 올라가면 ‘노토 곤고’(金剛)가 나온다. 나라에서 지정한 국정공원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우리의 해금강처럼 다양한 모습의 기암과 해안 절벽이 펼쳐져 있다. 주민들은 이를 ‘천변만화하는 암초미’라 표현했다. 실제 이 지역 관광안내 책자에는 “바다로 뻗어나간 북한의 금강산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적혀 있다. 우리 금강산의 명성이 바다 건너까지 전해진 셈이다. 노토 곤고에 들면 응소암이 이방인을 맞는다. 매가 둥지를 튼 바위라는 뜻이다. 노송 몇 그루를 머리에 이고 바다를 딛고 우뚝 선 자세가 굳세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간몬(巖門)이다. 30m 높이의 바위 벼랑 아래쪽이 파도의 침식을 받아 동굴처럼 뻥 뚫렸다. 구멍의 규모는 폭 6m, 높이 15m, 깊이는 60m에 이른다. 이 구멍 너머로 파도가 쉼 없이 넘실댄다. 간몬 옆으로 난 동굴을 통과하면 암반지대가 나온다. 여러 개의 포트 홀과 검은빛 암반이 어우러져 있다. 포트 홀 속엔 푸른빛의 바닷물이 들어찼다. 이 작은 공간에서 다양한 빛깔의 작은 물고기들이 유영하고 있다. 암반 위를 걸을 수도 있다. 발 아래로 파란 바닷물이 찰랑대고 멀리 ‘돼지코’라 부르는 곶과 동해의 만경창파가 어우러져 막힌 가슴을 뻥 뚫어 준다. 바위 벼랑 사이에 놓인 다리 위에 서면 노토 곤고의 전경을 굽어볼 수 있다. 하쿠이군의 시가마치 해안에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길었던’ 벤치가 있다. 노토 곤고에서 30분 거리다. 벤치의 길이는 약 461m. 너른 바다를 굽어볼 수 있는 언덕 위에 조성돼 있다.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긴 벤치’로 등록돼 있다가 최근 지위를 잃었다. 하지만 안내판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긴 벤치’로 표기돼 있다. 벤치에 앉으면 너른 바다가 품에 안긴다. 언덕 아래에선 포근한 바람이 불어와 머리를 빗질한다. 이만한 풍경 가진 바닷가 언덕 만나기도 쉽지 않다. 언덕엔 경관 조명을 위해 수천개의 전구가 박혀 있다. 달빛이 밤바다 위로 내려앉을 때 수많은 전구들이 별처럼 반짝이겠지. 그 상상만으로 즐겁다. 벤치 뒤엔 수천 개의 손도장이 음각돼 있다. 이 지역 어린이들이 찍은 것이다.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와 웃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노토 반도 북단의 소도시 와지마엔 아침시장이 열린다. 1000년 넘도록 이어져 오는 시장이다. 갓 잡아 올린 해산물과 신선한 채소 등을 어부, 농부가 직접 들고 나와 판매한다. 그릇이나 수저에 화려한 장식을 넣은 와지마 칠기도 만날 수 있다. 우리처럼 떠들썩한 흥정이 오가지는 않지만, 일본인 특유의 얌전한 목소리로 ‘호객 행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장 한편엔 ‘마징가 제트’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40~50대의 장년층이라면 난데없이 뛰쳐나온 풍경에 유년 시절로 소환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터다. 와지마는 추억의 만화영화 ‘마징가 제트’의 작가 나가이 고의 고향이다. 그가 어린 시절을 보냈을 아침시장 중간에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박물관이 조성돼 있다. 노토 반도 동쪽엔 와쿠라 온천마을이 있다. 역사가 1200년을 헤아리는 곳이다. 에도시대부터 바닷속 원천(源泉) 주변에 인공 섬을 만들어 이용했다고 한다. 이 지역 온천수는 짠맛이 난다. 바닷물이 섞였기 때문이다. 낭만적인 나나오만(灣)을 감상하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취재 협조 일본정부관광국(JNTO) www.jroute.or.kr 글 사진 이시카와(일본)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이시카와까지는 고마쓰 공항을 통해 들어간다. 인천에서 비행 시간은 약 1시간 40분 정도. 고마쓰 공항에서 가나자와까지는 버스로 40분 정도 걸린다. →호시 료칸은 무려 1300년의 역사를 가진 료칸이다. 718년에 세워진 이래 46대째 가업으로 전승되고 있다. 이 덕에 한때 ‘세계 최고(最古)의 숙박업소’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료칸으로 꼽힌다. 고마쓰시에서 10㎞쯤 떨어진 아와즈 온천 지구에 있다. 료칸의 입구와 별채는 일본의 국가 지정 문화재다. →노토반도의 쓰지구치 히로노부 미술관 안에 있는 제과점은 일본에서도 이름난 파티셰가 만든 달달한 먹거리들로 가득하다. 도쿄까지 이름이 알려져 있다고 한다. 와쿠라 온천단지에 있다.
  • 수요미식회 육개장 맛집 3곳 어디? “추억을 먹는 느낌”

    수요미식회 육개장 맛집 3곳 어디? “추억을 먹는 느낌”

    tvN ‘수요미식회’ 23일 방송에는 추운 날씨에 어울리는 육개장 맛집이 소개됐다. 문 닫기 전에 가봐야 할 가게 중 첫 번째로 선정된 집은 2대를 이어온 60년 전통의 육개장 집 다동 부민옥이었다. 황교익은 선짓국 양곰탕 각종 탕 종류가 많아서 해장하러 가기에 좋은 가게라고 했다. 권인하는 “한쪽 방 안에서 한잔을 하면서 육개장을 먹는데 추억을 먹기 위해서 온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산들은 60년 전통임에도 20대가 먹어도 손색이 없다면서 고기가 맛이 있다고 했다. 권인하는 조금 짠 맛이 단점이라고 지적을 했다. 신동엽 역시 식었을 때 강하게 느껴지는 짠맛이 있다고 했다. 두 번째 가게는 대구 토박이들이 사랑하는 육개장 집 대구 진골목식당. 1980년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이 가게는 깔끔한 맛으로 대구 토박이들이 좋아하는 집으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으로 일반적인 대구식 육개장과 달리 이 가게의 육개장은 무가 없이 오로지 파만 들어가 있는 게 특징이다. 이현우는 스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이 집의 호박전은 호박향이 퍼지면서 아삭한 느낌이 감자전을 생각하게 한다고. 황교익은 한정식에서 호박전을 내놓으면 맛이 없는 이유가 호박 분말로 만들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집에서는 진짜 호박을 일일이 긁어서 하는 곳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가게라고 칭찬했다. 홍신애는 한우 양지를 쓰기 때문에 오래 끓이면서 흩어져서 고기가 적게 느껴질 수 있다고 했다. 세 번째 가게는 진한 사골 국물 맛을 느낄 수 있는 육개장 집 강남구 역삼동 동경 전통육개장. 빨간 국물과 두툼한 지단이 올라간 30년 전통의 육개장 집으로 단골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직장인이나 술 마신 사람들에게 유명한 집이기도 하다. 국물의 개운함을 위해 지단 형식으로 계란을 올리게 됐다. 홍신애는 보통 생각하는 육개장의 이미지에 9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권인하는 육개장 칼국수의 면이 탱탱하지 않아서 아쉬움이 있다면서 아쉬움이라고 했다. 홍신애는 제육볶음이 진짜 맛이 있다면서 돼지고기가 양념을 드레스처럼 입었다고 했다. 육개장과 제육볶음이 찰떡 궁합이라고 했다. 황교익은 육개장의 이름의 유래에 대해 “개장국에 넣는 고기를 개가 아닌 소고기로 바꾸면서 앞에 고기 육 자를 붙이게 된 것이라는 설이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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