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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럭셔리 신드롬/‘명품증후군’ 그 속으로

    ‘럭셔리’(Luxury).‘사치품’을 뜻하는 이 영어 단어는 언제부턴가 우리의 일상 깊숙이에서 당당히 보통명사로 굳어갔다.너나없이 명품을 추구하는 세태 속에서 ‘짝퉁(가짜)천국’이 돼버린 나라.진짜 명품과 짝퉁을 구별하는 전시회까지 열리는 판국이라서일까.사치의 문화와 연원을 다각적으로 뜯어본 책 ‘럭셔리 신드롬’(제임스 B 트위첼 지음,최기철 옮김,미래의창 펴냄)에 오래 눈길이 쏠린다. 호사품 소비 열기 이른바 ‘럭셔리 신드롬’은 세계적인 추세다.주머니가 얇은 젊은이들이 한발 더 앞장서 ‘럭셔리족(族)’에 편입하려는 경향 역시 지구촌의 엇비슷한 트렌드.미국의 광고학 교수인 지은이는 ‘명품의 대중화’를 사회현상학에 근거해 짚어보는 건 물론이고 호사품을 과연 어디서 누가 만드는지,그것이 어떻게 필수품으로 변화하는지 등을 조리있게 따졌다. 책은 럭셔리 신드롬이 단순한 소비현상만은 아니라고 전제한다.“명품을 대하는 현대인들의 태도는 그대로 종교의식을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또 하나 주목할 사실.산업사회의 급팽창한 부(富)는 그 자체가 여러 계층으로 재분배되기보다는 엉뚱하게도 호사스러운 소비취향만 ‘아래 계층’으로 전파시켰다는 견해다.왜곡된 실례는 일상 속에 널려 있다.예컨대 몇해 전부터 세계적인 유행을 낳은 최고급 양모소재의 제품 ‘파시미나’.오랫동안 대접받던 ‘캐시미어’가 흔해빠져 가치격하되자,말장난처럼 급조된 똑같은 소재의 제품일 뿐이라고 꼬집는다. 럭셔리 신드롬 조성에 수훈을 세운 건 광고마케팅.인격은 소유에 의해 결정되고,소유는 소비를 좌우하고,소비 자체가 미덕이라고 굳게 믿게 만드는 ‘이미지’ 덕분이라는 것이다.“오늘날 명품 메이커로 명성을 떨치는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나폴레옹 전쟁 때 의약품이나 편지뭉치를 나르던 자루와 보따리를 만들던 업자에 불과했다.”는 지은이는 명품 제조업자들의 숨겨진 성공담을 들추기도 한다.루이 뷔통이 원래 귀족부인들의 짐을 꾸려주던 사람이었다고 귀띔하더니,직접 명품숍들을 돌며 대중의 소비행태와 문화현상을 현장르포처럼 싣기도 한다. 호사품은 태어날 때부터 호사품이었을까.고급문화로 격상되기 전에 많은 호사품들은 저속한 과거를 갖기도 했다.쉽게쉽게 쓰여진 듯하면서도 책의 지적 편력은 만만치 않다.산업혁명 이전의 시대를 풍미한 명품들은 상당수가 회화를 통해 지위를 얻었다는 견해까지 펼쳐보인다.“중세 말기의 왕들과 부유한 성직자들의 미술품 수집으로 인해 현대적 개념의 호사품 시장이 생성됐다.”는 주장이 여러 논거들을 빌려 힘을 얻는다. “살아가면서 무엇을 이뤄내는가보다는 무엇을 소비하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됐다.” 전위예술가 마르셸 뒤샹의 말대로,‘소비’가 곧 삶의 가치척도인 오늘.대중문화의 한 코드로 굳어진 럭셔리 소비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필요한 때다.1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
  • [젊은이 광장] 모조가 판치는 세상

    얼마전 친구의 가방을 사기 위해 동대문에 있는 한 대형 쇼핑몰에 간 적이 있다. 빽빽하게 들어선 가게들을 둘러보며 내심 동대문이라면 특이하고 예쁜 디자인이 있으리라 생각했던 우리의 기대는 이내 무너지고 말았다.가게마다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은 스타일의 가방만이 전시돼 있었기 때문이었다.가방들은 한결같이 ‘프라다 스타일’,‘구찌 스타일’,‘에뜨로 스타일’ 등 소위명품 가방의 모조품이었다. 실망해서 돌아서는 터에 한 가게 주인이 우리를 불렀다.어떤 가방을 찾느냐며 이것저것 설명하던 주인은 아주 조심스러운 말투로 “진짜 괜찮은 가방을 보여주겠다.”며 진열대 밑에서 무엇인가를 꺼냈다. 그가 우리 앞에 조심스럽게 내놓은 것은 ‘진짜 명품’으로 가득찬 일본 책자.주인은 “웬만한 사람들은 진짜와 구별하기 힘들다.”면서 “이 기회에 저렴한 비용으로 명품을 사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 상품은 가격에 따라 A급과 B급으로 나뉘며 A급은 돈은 조금 비싸지만 완전명품과 똑같다고 강조했다.명품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노린 상술이었다.동대문에서 이렇게 물건을 파는 집은 이 집뿐만이 아닌 듯했다. 이는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명품 바람’이 낳은 또 하나의 현상이다.요즘 명품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른다.특정한 수입이 없는 대학생들까지도 이제 명품은 하나 정도 갖춰야 할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300만원짜리의 코트,100만원짜리 가방 심지어 몇십만원 하는 머리핀을 사는 친구들을 주변에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그들은 “질 좋은 것하나 사서 오래 쓰는 것이 싼 물건 여러 번 사는 것보다 경제적이다.”는 이유로 비싼 명품을 고집한다. 제품의 질과 디자인도 뛰어나지만 명품을 갖고 있으면 괜히 기분도 좋아지고 우쭐해지기 때문에 명품이 좋다고 얘기한다.친구들이 대부분 명품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 주눅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명품을 산다는 이들도 있다. 돈은 없지만 명품은 갖고 싶은 심리를 노린 것이 바로 ‘짝퉁 명품’이다.요즘 길거리에서 혹은 쇼핑상가에서 이러한 ‘진짜’같은 ‘가짜’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명품이라 불리는 상표의 로고를 부각시킨 ‘짝퉁’은 최대한 진짜처럼 보이게 포장돼 손님들을 기다린다.실제 이러한 ‘짝퉁’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짝퉁’으로라도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일까? 명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패션은 거의 비슷비슷하다.패션은 남과 다르게 자신을 드러내는 일종의 자기 표현이지만 좀 더 고급스럽고 특별하게 보이기 위해 명품을 사용했던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몰개성적인 유행만을 양산해 내는 꼴이다. 값비싼 명품으로 치장하면 그것을 걸친 사람도 ‘명품’이 되는 것이라 믿는 것일까?명품의 열기를 방증이라도 하듯 ‘가짜 명품’의 열기 또한 후끈 달아올랐다.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명품바람은 이제 진부한 얘기가 되어버렸을 정도로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짝퉁’이라도 명품을 쓰고 싶은 사람들.그들의 욕망은 과연 어디까지일까.문득 “짜가가 판을 친다.”라는 노래 구절이 떠오른다.그 노래처럼 ‘명품’과 ‘짝퉁’이 공존하는 지금의 세상은 요지경인 것 같다. 제윤아 서울여대 신문사 편집장
  • [대한포럼] 명품은 없다

    1995년 여름,동료들과 여행 중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디즈니랜드에 들렀을 때 한국인 가이드는 이렇게 말했다.“자,보세요.미국 사람은 옷차림으로는 빈부를 가리기가 어려워요.깨끗하고 밝은 옷을 입으면 족하다고 생각해요.그런데 우리나라 사람은 안그래요.티를 내려고 합니다.” 둘러보니 정말 그랬다.백인이고 흑인이고 목이 없는 흰 셔츠를 많이 입고 있었다.유명 브랜드 제품을 입고 있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하지만 우리 일행에서는 물론이고,자주 마주치는 한국 관광객 중에서도 유명 브랜드를 입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99년 여름에도 미국의 도시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지만 보통의 미국인은 옷의 청결에만 신경을 쓸 뿐 브랜드는 상관하지 않는 것 같았다. 우리 사회에 명품 신드롬이 불고 있다.중고 ‘명품’ 매장과 ‘명품’ 전문수선업체까지 호황이라고 한다.백화점의 ‘수입 명품관’을 둘러보는 주부,대학생,청소년들 중 상당수는 ‘짝퉁’이라고 부르는 가짜 명품을 살 수 있는 곳을 알고 있으며,진짜와 가짜의 값을 비교해 구입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중고에 가짜 명품까지 사지 못해 안달이라면 지나친가. 명품이라는 말은 불과 몇 년 사이에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S전자가 TV 브랜드를 ‘명품’이라고 했던 것이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그 전에 명물,명작,명화,명장,명(음)반이라는 말은 있었지만 명품이라는 말은 거의 쓰이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명품은 고가의 수입품일 뿐이다.외국의 유명 브랜드는 무조건 명품 반열에 올려놓는다.최근 B브랜드 컨설팅업체가 20∼30대 남녀를 상대로 명품 브랜드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구치’(43.1%) ‘샤넬’(34.5%) ‘바바리’(28.8%) ‘프라다’(21.9%) 순으로 꼽았다.‘국내 브랜드 중명품으로 인정할 만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71.7%가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최근에는 ‘명품’ 아파트에 ‘명품’가구 광고까지 등장했지만 인정하지 않는다. 명품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림이나 작품이라고 규정하고 있다.일본에서는 명품이라는 용어는 있지만 장인이 만든 훌륭한 물건을 일컫는다고 한다.중국에서는 명품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고 ‘잘 알려진 브랜드’라는 뜻으로 명패(名牌)라는 말만 쓴다고 한다. 우리나라 외제 수입·판매상들이 유명 브랜드를 명품이라고 하는 것은 과시욕과 허영심이 많은 고객들을 유인하는 마케팅 전략이다.요즘에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일부러 위화감을 조성하고 저열한 승부욕까지 자극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다.그런 전략으로 살찌는 것은 제조사와 수입·판매상일 뿐이다. 정말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명작,명화,명(음)반이 그렇듯이,일반인들이 가까이 접하면서 느끼고 감상할 수 있어야 한다.일상생활에서 쓰는 물건,특히값이 비싸 ‘그림의 떡’인 물건은 고급품이거나 고가의 외제품일지언정 명품일 수는 없다. 언론은 물론 소비자들도 명품이라는 용어는 가급적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소위 ‘명품’을 통칭할 때는 고가의 외제 수입품이나 고급품이라고 쓰고,개별적으로는 브랜드를 써주면 된다.소비자도 ‘명품관’을 둘러보거나 지나칠 때 ‘명품’이 아니라 고가의 외제품이라는 것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재물의 빈곤은 치유할 수 있지만 영혼의 빈곤은 치유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내실을 추구하는 사람은 외모에 신경을 덜 쓴다.우리 젊은이들도 명품 신드롬이나 루키즘(Lookism·외모 지상주의)에 매몰되기보다는 개성을 추구해야 한다.최근에는 성형수술에 중독돼 정신과 치료를 받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모두 정신이 피폐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우리 사회가 점점 더 물신주의(物神主義)에 젖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 황진선 논설위원jshwang@
  • “中古라도 명품이…”인터넷 쇼핑몰 성업 전문수선업체도 호황

    명품 시장에 중고(中古) 바람이 불고 있다. ‘명품 전당포’,‘중고 명품매장’이라고 이름을 붙인 전문 인터넷 쇼핑몰에서 하루 수십건씩 매매가 이뤄진다.다른 사람의 손때가 묻은 물건이라도 절반 정도 싼 값에 고급 브랜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젊은이들이 많이 몰린다. 특히 최근 들어 신용카드 사용이 늘고 휴가철까지 겹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가격에 명품을 장만하려는 대학생이나 여성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매물도 ‘프라다’‘구치’‘루이뷔통’ 등 하나같이 고급 브랜드들이다.중고 명품이 인기를 끌면서 전문수선업체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서울 압구정동과 명동 등지의 수선업체 3∼4곳에는하루 40∼50건씩 ‘망가진’ 명품이 들어온다.상품 일련번호가 적힌 카드나 보증서가 없는 중고품은 정상 매장에서 수선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들 수선업체는 중고 명품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수선업체에서는 끈 떨어진 가방이나 리본 장식이 없는 구두 등 어떤 명품이든 척척고쳐준다.증상에 따라 가죽을 덧대기도 하고 장식을 새로만들어 붙이기도 하는 등처방도 다양해 ‘명품 병원’이라고 불린다. 한림대 사회학과 한준 교수는 “젊은이들 사이에 ‘짝퉁’이라고 불리는 가짜 명품에 이어 중고 명품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중고라도 명품을 소유함으로써 특정 계층에포함될 수 있다는 과시욕과 자기최면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박지연기자 ann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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