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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화제] ‘짝퉁’ 세상

    [주말 화제] ‘짝퉁’ 세상

    불경기에도 고성장을 구가하는 산업이 있다. 이른바 짝퉁산업이다. 최근 5년새 급성장한 세계 짝퉁산업은 세계화 추세에 걸맞게 생산·유통조직을 재정비하고 정품을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2월7일 발매예정)에서 전세계 짝퉁산업의 현황과 기업들의 대처법을 특집으로 다뤘다. 세계관세기구(WCO)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짝퉁시장 규모는 물품교역량의 5∼7%인 약 5120억달러(약 512조원)로 추정된다. 미국 생활용품회사인 유니레버는 샴푸와 비누, 차 등 자사 제품을 베낀 짝퉁 제품이 매년 30%씩 늘고 있다고 밝혔다. ●짝퉁 업체들도 ‘세계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유통되는 의약품의 10%인 약 460억달러어치가 가짜다. 지난해 유통된 가짜 자동차부품은 120억달러어치나 된다. 지난해 미 세관당국이 압수한 짝퉁은 전년보다 46%나 증가했다. 유니레버 베스트푸즈의 마케팅 책임자 앤서니 사이먼은 “최근 5년새 짝퉁 산업이 급성장했고, 앞으로는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웬만한 다국적기업을 능가할 정도의 조직력과 마케팅력을 갖추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가 전했다. 그렇다면 짝퉁산업은 왜 이렇게 번창하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불법 마약류에 비해 위험도는 훨씬 낮고 수익성은 높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국산 가짜 말버러 1갑의 생산단가는 몇센트에 불과하지만 맨해튼에서는 7.5달러에 팔린다. 뉴밸런스 브랜드의 가짜 신발 1켤레를 8달러 들여 생산, 호주에서는 10배 비싼 80달러에 판다. 짝퉁의 천국인 중국 제품이 전세계에서 생산·유통되는 짝퉁의 3분의2를 차지한다. 브라질과 러시아 등도 짝퉁의 중심지로 꼽힌다. 가전제품, 골프채, 오토바이, 담배, 컴퓨터에서 비아그라 등 의약품에 이르기까지 못 만드는 제품이 없다.“우리가 만들 수 있다면, 그들도 복제할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이들이 베끼지 못하는 제품은 없다. 신제품이 시장에 나온 지 1주일 내에 짝퉁이 유통될 정도다. 또 최근 짝퉁 생산업체들은 인건비가 싸고 단속이 덜 심한 곳을 찾아 아웃소싱하는 등 다국적기업 흉내마저 내고 있다. 지난 8월 필리핀 경찰이 급습한 마닐라 인근의 담배제조공장은 이같은 단면을 잘 보여준다. 타이완에 수출되는 가짜 다비도프와 마일드 세븐 담배를 생산하는 이 공장은 연간 30만개비를 생산할 수 있는 6억달러짜리 독일제 최고급 담배생산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또 최고 수준의 담배포장기계까지 말레이시아에서 들여왔다. 기계는 중국인 23명이 싱가포르에 근거지를 둔 회사와 연계해 들여왔다. 생산·수송·판매에 걸쳐 세계적인 네크워크가 구축돼 있는 것이다. 이처럼 짝퉁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자 다국적 기업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루이뷔통을 만드는 LVMH는 지난해 짝퉁 조사 및 소송 비용으로 1600만달러를 썼다. ●팔 걷어붙인 다국적기업 자동차회사 GM은 짝퉁 단속 전담직원 7명을 두고 있다. 제약회사 파이저도 아시아 지역에 짝퉁 약품을 단속하는 직원 5명을 두고 있으며, 미국에서 판매되는 비아그라 제품에는 일일이 무선주파수 ID 인식표를 부착해 복제를 금지했다. 휴대전화 업체인 노키아는 배터리에 20자리 일련번호를 입력, 진위여부를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는 자사 빈 맥주병을 수거해 가짜 버드와이저 맥주를 파는 중국업체들을 근절하기 위해 중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비싼 호일로 병뚜껑 부분을 싸거나 온도계를 부착, 효과를 봤다. 일본의 오토바이 제조업체 야마하는 오토바이 가격을 1800달러에서 725달러로 절반 이하로 내리는 충격요법을 썼지만, 중국의 짝퉁업체도 가격을 1000달러에서 500달러 수준으로 내려 맞불작전을 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예수살이’로 살기 위하여/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이번 주말은 30여명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3박4일간의 ‘예수살이 배동교육’이라는 의식화 훈련을 갖는다. 필자는 예수살이공동체에 참여하고 있는데, 소비사회에서 어떻게 예수의 제자로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의식생활 운동이다. 예수의 복음보다는 신상품과 영상의 이미지들이 더 즐겁고 행복한 ‘기쁜 소식(복음?)’ 행세를 하고 있으니 사제의 복음 강론이 무력하고 믿음생활의 경책이 되지 못하는 시대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만은 없고 해서 산상설교의 ‘참된 행복’에 기초한 복음적 인생관과 세계관 무장으로 소비시대의 거짓 복음에 맞짱을 뜨고자 시작한 것이 ‘예수살이’ 운동이다. 오늘날 기술 문명과 소비문화 현상에 대하여 예수님은 과연 무어라 말씀하실까를 듣지 못한다면 복음이란 고전의 한 목록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교회에서 만나는 신세대들은 정치 경제 사회적 고난의 역사를 겪지 않고 성장하였기 때문인지 찌들지 않은 솔직함이 사랑스럽다. 그러나 순수한 시각 때문에 상품 시장의 최대 고객층이기도 하다. 해서 부모님들은 현금 지급기 노릇에 고달프다. 이로 인해서 온 가족을 ‘알바’ 전사로 나서게 하고, 나아가 대량생산이 가져오는 자원낭비와 생태 환경 파괴의 실질적 조력자 노릇도 하게 된다. 복음서에는 병자를 치유하고 악령을 추방하는 기적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악령이란 보이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힘을 행사하여 의식을 지배하는 어떤 존재를 말한다. 오늘날 상품 마케팅은 소비자의 의식을 지배하는 악령이다. 편리한 것을 혼자 사용하게 만들고 프로그램과 제품의 업그레이드를 끝없이 강요한다. 소비자가 구매 필요성을 판단할 여지도 주지 않고 광고와 동시에 거실과 호주머니에 들어앉는다. 마술이다. 가장 가증스러운 악령의 마술은 이른바 ‘명품놀이’이다. 명품은 연령과 사회적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대뇌를 마비시키는 바이러스다. 최근 어느 매체 비평 제작진들이 ‘구치’ 가방을 받았느니 돌려줬느니 해서 세간의 구설수다. 영악한 접대 술책에 걸린 것이 아니라 ‘사실은‘ 악령의 덫에 걸린 것이다. 도대체 명품이 무엇인가? 창세기에는 하느님께서 만드신 것을 ‘보시니 좋았다.’란 표현이 거듭되어 표현된다. 하느님 보기에 좋은 것, 신이 창조한 세계를 명품이라 한다. 생명가진 모든 것은 거룩한 명품인 것이다. 하늘 땅 숲 강 바다 모든 것이 그렇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땅에 금을 그어 등급을 매기고 명품과 짝퉁을 규정하고 소유권을 만든다. 의식주의 모든 질료는 신의 창조물이고 노동자의 손으로 가공한 것이다. 그래서 고급 아파트도 변두리 판잣집도, 백화점 모피 코트도 평화시장 통치마도, 특급호텔 요리도 포장마차 물국수도…. 노동이 들어간 모든 것은 명품인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엄청난 자본의 CF와 비싼 값을 매겨 놓았다 해서 명품이라 숭배하는가? 창조와 노동에 대한 모독이다. 세상 사물의 이치를 의(意)라 하고, 이치를 아는 것을 지(知)라 하며, 사물의 참됨과 허상을 구별하는 것을 식(識)이라 한다. 지식인이란 사물의 이치를 알고, 참과 거짓을 식별하는 눈을 가진 자일진대 어찌 그들조차 호사스러운 명품놀이에 홀렸을까? 안타깝다. 우리 젊은이들은 사실을 깨우쳐 주면 흔쾌히 받아들인다. 예수살이를 모색하는 그들과 이번 주말을 함께 생활하게 되었으니 그 행복함이 감사하다. 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 ‘짝퉁 경유’ 급속 확산

    ‘짝퉁 경유’ 급속 확산

    한국석유품질검사소는 지난 달 29일 인천시 서구 가정동 A주유소의 자동차용 경유 품질을 조사한 결과, 경유는 5%에 불과한 반면 선박용 경유와 등유는 무려 95%로 나타나 이를 인천시에 유사(짝퉁)경유로 통보했다. 경기도 김포시는 최근 유사경유를 판매한 양촌면 B주유소와 월곶면 C주유소 등 4곳을 적발해 영업정지 2개월에 각각 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유사경유를 판매한 주유소가 김포시에서 적발되기는 처음이다. ‘짝퉁 경유’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세제 개편’에 따른 경유세금의 지속적인 인상으로 탈세를 노린 제조·유통업자들이 감시망이 철저한 휘발유 대신 경유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 경유(디젤)승용차가 첫 선을 보이고, 정부가 오는 7월부터 3년간 경유가격을 추가 인상키로 함에 따라 ‘짝퉁 경유’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태 산업자원부는 12일 석유품질검사소가 지난해 11월까지 석유유통업체 3만 5019곳을 대상으로 경유 품질를 검사한 결과, 유사경유로 적발된 건수는 총 460건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354건보다 30% 가량 늘어난 것이다. 분기별 적발 추이를 보면 1·4분기에는 81건,2·4분기 89건,3·4분기 165건,10·11월에는 125건으로 조사됐다. 유사경유 판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유사경유 적발률도 2003년 0.94%에서 지난해 11월까지 1.31%로 증가했다. 대한석유협회 주정빈 부장은 “검사 대상이 많지 않은 탓에 적발된 건수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라고 지적했다. 유사경유가 예년에는 일반 판매소에서 대부분 적발된 것과 달리 주유소와 대리점으로 확산되고 있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유사경유의 혼합 비율도 과거에는 경유 95%, 등유 5% 선에서 최근에는 경유 비중이 대폭 줄고 등유와 선박용 경유(벙커A·C유), 부생유(석유화학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석유제품) 비율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석유품질검사소 관계자는 “유사경유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반면 경유의 품질 저하에 따른 적발 건수는 지난해 22건으로 전년보다 14건 줄었다.”면서 “이는 제조·유통업자들이 탈세를 목적으로 유사경유를 제조·판매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난해 자체적으로 1100여곳의 주유소와 대리점을 조사해 6곳이 유사경유를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적발 건수는 많지 않지만 주유소나 대리점마저 유사경유를 팔고 있다는 데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사휘발유는 ‘세녹스 파문’ 이후 줄어드는 추세다. 전체 적발건수는 지난해 11월까지 183건으로 유사경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왜 경유인가 짝퉁 경유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경유세금의 지속적인 인상과 정부의 에너지세제 개편안과 맥이 닿아 있다. 경유가격은 2001년 1월 ℓ당 661원(세금 240원)에서 지난해 12월 ℓ당 939원(세금 473원)으로 42% 가량 올랐다. 반면 세금은 2배 가까이 뛰어 탈세에 대한 유혹은 한층 커졌다. 특히 유사경유의 주요 성분인 등유나 벙커A유, 벙커C유의 가격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ℓ당 각각 774원,467원,397원에 불과해 이를 경유와 혼합할 경우 차익이 적지 않다는 계산이다. 예컨대 경유와 벙커A유의 혼합 비율을 50대 50으로 한 유사경유를 100ℓ 판매했을 때 2만 3600원(경유와 벙커A유의 ℓ당 차익 472원×혼합비율에 따른 50ℓ)을 판매업자가 고스란히 챙길 수 있다. 석유품질검사소 김완식 과장은 “경유세금 인상 때문에 경유로도 충분히 탈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데다 유사휘발유보다 사회적인 감시가 덜하다는 점에서 최근 유사경유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유값은 오는 7월부터 2007년 7월까지 매년 휘발유값 대비 5%포인트 인상된다. 이렇게 되면 경유세금이 3년간 200원 이상 오르게 된다. 또 경유승용차의 등장으로 경유 사용량이 지금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어 탈세에 대한 유혹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석유협회는 유사경유 적발률이 지난해 1.3%인 점을 감안하면 이로 인한 세금탈세액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엔진 결함 소비자들이 유사경유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유사경유를 사용하더라도 자동차가 굴러가는 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경유비율이 높은 유사경유는 점진적으로 엔진에 무리가 가는 만큼 바로 알아채기는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고압분사식(커먼레일) 디젤엔진의 경우 장기간 유사경유를 사용하게 되면 엔진수명의 단축은 물론 고압연료 펌프, 밸브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패션 대표브랜드 여기 다 있네

    패션 대표브랜드 여기 다 있네

    국내 대표 의류업체인 제일모직·LG패션·나산이 강남 교보타워사거리 일대에 직영매장을 새로 내거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강남역 상권에 인접한 데다, 김포공항에서 방이역까지 이어지는 지하철 9호선 ‘교보타워사거리역(가칭)’이 2007년 하반기에 개통될 예정이어서 유동인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제일모직이 명동에 이어 이곳에 ‘빈폴 플래그숍’(브랜드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대표 매장) 2호점을 열었고, 캐주얼 의류브랜드가 모여 있는 ‘삼성패션’을 새단장해 오픈했다. 나산은 지난해 12월 숙녀복 브랜드 ‘조이너스·꼼빠니아·예츠’매장 옆에 신사복 및 캐주얼의류 브랜드 ‘트루젠·메이폴’ 직영매장을 열었다.LG패션은 2000년부터 자리잡고 있었던 직영매장에 자사의 거의 모든 의류브랜드를 입점시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의류브랜드들이 이곳에 직영매장을 새로 내거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까닭은 불황에도 확장되고 있는 ‘강남역 상권’이 교보타워를 지나 논현역 방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빈폴 황병수 이사는 “최근 젊은 고객층의 방문이 늘고 있는 데다, 지하철역이 완공되면 유동인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쪽에 플래그숍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빈폴 플래그숍은 4층 규모의 매장으로 남성복·여성복·아동복·액세서리 등 빈폴에서 생산되는 거의 모든 종류 의류및 잡화를 갖추어 놓았다. 특히 25대까지 수용이 가능한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해 놓아, 자가용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김석훈(26)씨는 “주차가 쉽지 않은 지역인데 매장에서 물건을 사지 않아도 주차할 수 있어 자주 오게 된다.”고 말했다. 빈폴 매장이 들어서기 전 이곳에 위치했던 제일모직의 ‘갤럭시·빨질레리’ 매장은 교보타워사거리에 더 가까운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960평 규모의 총 6층 건물에 ‘로가디스·아스트라·엘르·지방시’와 함께 입점되면서 매장 이름도 ‘삼성패션’으로 바뀌었다. 삼성패션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LG패션 강남마에스트로 직영매장은 최근 ‘애시워스·알베로·닥스 숙녀복’ 매장을 추가하면서 ‘마에스트로·헤지스·파시스·로오제’ 등 LG패션의 거의 모든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강남마에스트로 윤병돈 대표는 “‘LG패션 마니아’들이 이곳에 와 LG패션 브랜드의 상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상품군을 넓히고 있다.”며 “단골 확보를 위해 인근에 위치한 웨딩숍, 비만 클리닉 등과 연계 마케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3층 규모의 매장 창가에는 단골 손님들이 모임을 가질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도 마련되어 있다. LG패션 옆 자리에 5개 브랜드의 직영매장을 열어 ‘브랜드 존’을 형성한 나산은 할인행사 및 사은품 증정 등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남성복 브랜드 ‘트루젠’은 백화점 입점 매장보다 2∼3배정도 많은 제품을 진열해놓고, 겨울상품을 50%까지 할인 판매하고 있다.20만원 이상 구매하면 케이크 상품권을 증정한다. 여성복 브랜드 ‘조이너스·꼼빠니아·예츠’도 겨울신상품을 40% 할인해 판매하고 있으며, 캐주얼 의류브랜드 ‘메이폴’은 겨울신상품을 50% 할인하고,16일까지 마일리지 포인트를 2배로 적립해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세관위탁 물품판매장은 인터넷 검색뒤 매장서 구입을 강남 교보타워사거리 인근에는 국내외 명품을 싸게 살 수 있는 매장이 있다. 교보타워사거리와 논현사거리 중간지점에 위치한 ‘세관위탁물품판매장’은 국가에서 관세법에 따라 압수하거나 몰수한 물품과 국고 귀속물품을 파는 곳이다. 세관에서 감정을 통해 ‘짝퉁’으로 판정된 압수품들은 폐기처분하기 때문에 ‘진품’만 취급한다는 점이 큰 매력. 그러나 수량이 많지 않은데다가 정상적인 경로로 들어온 물건들이 아니기 때문에 물건에 결함·고장·훼손 등이 있을 수 있다. 교환이나 AS가 되지 않는다는 점도 큰 단점. 따라서 유통기한 등 물건을 꼼꼼히 확인해 본 후 구입해야 낭패를 줄일 수 있다. 골프채·신발·안경 등 다양한 종류의 물건이 구비되어 있지만, 화장품과 양주류가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오픈한 인터넷쇼핑몰(www.bohunshop.or.kr)에 이곳에서 판매되는 모든 물건이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수량과 상품정보 등을 확인해본 후 구입하면 된다. 가격은 세관위탁 당시의 여건 등에 따라 결정되고, 시중가보다 비싸거나 잘 팔리지 않는 물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값이 떨어지기 때문에 같은 물건이라도 가격이 일정하지 않다. 시중가보다 싼 물건도 있지만, 새로 압수된 물건은 시중보다 오히려 비쌀 수도 있으므로 다른 쇼핑몰들과 비교해봐야 한다. 인터넷을 이용해 주문할 때 5만원 이상의 물건은 배송비가 무료지만 그 이하는 배송비 3000원을 내야 한다.300만원이 넘는 고가품과 양주 등 주류는 배송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터넷으로 상품정보를 확인해보고 직접 매장을 방문해 상품을 본 뒤 구입하는 것이 안전하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2004 정치계 진별·뜬별

    2004 정치계 진별·뜬별

    2004년 한국 정치는 어느 때보다 인물의 부침이 심했던 해로 기록될 것이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 노무현 대통령 탄핵,4·15총선, 헌법재판소의 탄핵 위헌 결정 등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핵폭탄급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내로라던 정치권의 별들이 그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그들의 빈 자리는 새로운 별들로 채워졌다. ■ “격랑에 휩쓸려” 떨어진 별들 지난 2002년 대선의 후유증은 예상보다 컸다. 불법 정치자금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내로라던 정치인들이 잇따라 소환됐다. 열린우리당에선 대표를 지낸 정대철 전 의원을 비롯해 이상수 전 사무총장, 이재정 전 의원, 한나라당에선 서청원 전 대표를 비롯해 김영일·박주천 전 사무총장 등 굵직굵직한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한나라당 최돈웅·신경식·박명환 전 의원, 민주당 이훈평 전 의원 등도 영어의 몸이 됐다. 불법 정치자금 수사 이후 ‘깨끗한 정치’가 국민적 요구임을 감안할 때 이들은 재기의 기회조차 얻기가 어렵게 됐다. 지난 3월 민주당의 발의로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가세해 3야(野)가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한 대통령 탄핵은 불법 정치자금 수사보다 더 큰 후폭풍을 동반했다. 탄핵을 주도했던 민주당 조순형 전 대표와 한나라당 최병렬 전 대표, 홍사덕 전 원내총무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4·15 총선의 벽을 넘지 못해 국회를 떠나야 했다. 경호권 발동으로 표결 처리를 용인한 박관용 국회의장도 여당 의원이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은 ‘불명예 이임식’을 가져야 했다. 조 전 대표는 집 근처 도서관을 오가며 두문불출하며 재기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대표도 가까운 친구들과 지지자들을 만나며 내년 4월 수도권이나 경남지역 재·보선 출마를 모색 중이다. 홍 전 원내총무도 서울 종로의 개인 사무실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지만, 내년 4월 재보선에 출마하거나 원외에서 ‘뉴라이트’ 운동을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직후 실시된 4·15 총선은 민심에 반하는 정치인들에게 어떤 심판이 내려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탄핵의 승리자’였던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 등 야 3당 의원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민주당 박상천 전 대표를 비롯해 정균환 전 원내총무, 추미애 전 의원 등 쟁쟁한 중진들은 탄핵 역풍에 무참히 무너졌다. 한나라당 전용학, 자민련 정우택·정진석 전 의원 등 전도양양한 ‘젊은 피’들도 탄핵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이들은 내년 4월의 재·보선이나 다음 총선, 지방선거 등에서 재기하기 위해 열심히 바닥을 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삼두마차로 ‘천·신·정’ 체제를 구축했던 정동영 전 의장은 총선 당시 ‘노인 폄하’ 발언으로 의장직 사퇴와 함께 여권의 대선주자로서 결정적 상처를 입었다. 신기남 전 의장도 부친의 ‘친일 전력(前歷)’과 그 사실을 감춘 거짓말로 여론의 비난을 자초하며 도중 하차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이젠 우리시대” 떠오른 별들 새별 그룹의 선봉엔 박근혜 대표가 있다. 총선 때 수렁에 빠진 한나라당을 ‘기적’처럼 구해냈다. 탄핵 역풍과 불법대선자금으로 침몰 직전에 몰렸던 한나라당은 ‘박풍(朴風)’을 등에 업고 재건에 성공했다. 정치력이 부족하다는 일부 지적도 있었지만 최근 국회 정상화를 위해 열린 4자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입지는 더욱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전화위복’의 케이스다. 일각에선 ‘어부지리’로 폄하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누구나 부러워하는 ‘복장(福將)’인 셈이다.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신기남 전 의장이 부친의 친일 전력 논란으로 물러나자 지난 8월부터 과반 의석을 가진 여당의 수장이 됐다. 내친김에 재·보선을 통해 원내 재진입을 시도하려고 저울질 중이다. 그러나 최근 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데다가 4자회담 결과에 당내 불만이 큰 것도 부담스럽다.‘복(福)’이 계속 이어질지 주목된다. 고건 전 국무총리는 탄핵 때 2개월여동안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무리없이 수행하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최근 여론조사의 대선 후보 선호도에서 1위를 질주하면서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해찬 총리는 ‘실세총리’,‘소신총리’로 자리매김됐다.‘차떼기당’ 발언으로 한때 국회 파행의 원인을 제공하는 등 ‘행정총리’에 머물지 않고 ‘정치총리’ 행보를 보이면서 설화를 입기도 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소신파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지난 6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 노 대통령을 겨냥해 “계급장을 떼고 논의하자.”고 말한 데 이어 지난달 국민연금의 연기금 투자문제를 둘러싸고 ‘항명’파동을 겪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촌철살인’의 입담으로 정치권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50년 쓰던 고기판에 삼겹살을 구우면 새까매진다. 판을 갈아야 한다.”,“좌파가 아닌 사람들이 왜 그러느냐. 짝퉁을 갖고 명품이라고 하면 허위사실 유포죄다.”등 잇따른 ‘말말말’로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독설’을 내뿜는 여야 대변인들도 개인 어필에 성공했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원내대변인과의 말싸움에 일단 승리한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지금은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과 치열한 설전 중이다. 김 대변인도 이철우 의원 북한 노동당 가입의혹과 관련,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을 성경에 나오는 인물 ‘유다’로 표현하는 등 독설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사면을 기다리는 사람들 내년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2002년 대선자금 불법모금으로 구속됐거나 중간에 풀려난 사람들이 사면·복권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여권은 공식적인 거론은 자제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무르익은 듯하다. 야당도 내심 공감대가 형성된 기류다. 대사면이 실행될 경우 열린우리당 쪽 대상의 중심에 정대철 전 의원이 있다. 노 대통령의 당선 1등 공신이자 창당 주역인 정 의원은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이다. 지난 10일 만기출소한 노 대통령의 최측근 안희정씨도 대상이다. 출소 다음날 노 대통령은 안씨 부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위로했을 정도로 아직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자랑한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체류로 급선회했다. 특히 최근 최장집 교수가 강연연사로 나선 ‘고려대 386’ 송년모임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다시 주목을 받았다. 복역중 풀려난 뒤 미국 유학중인 이상수 전 의원도 귀국, 조만간 노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1주일정도 체류할 계획이지만 해외연수 기간을 단축해 조기 귀국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면복권설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불법대선 자금과 관련, 야당도 자유로울 순 없다. 사면·복권 이야기를 오히려 더 반기는 눈치다. 당 지도부는 이번 기회에 대선자금을 다루다가 옥살이를 한 이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한나라당은 대선 당시 한화로부터 채권 1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수감중인 서청원 전 대표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구속된 최돈웅·김영일 전 의원도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다 삼성으로부터 500여억원을 받고 복역중인 서정우 변호사도 내년 2월을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 ‘국민의 정부’실세였던 권노갑·박지원씨도 은전이 베풀어지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성공시대] 트렌드 꿰뚫면 길이…

    [성공시대] 트렌드 꿰뚫면 길이…

    시장은 항상 ‘싸고 질 좋은 제품’으로 쏠린다. 때문에 트렌드를 읽는 ‘감각’에 ‘서비스’,‘저렴한 가격’ 등 3박자가 갖춰지면 수요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늘어나기 마련이다. 달랑 장사 밑천 1000만원을 들고 아동복 인터넷 쇼핑몰에 뛰어들어 월 매출 2500만원, 순이익 500만원을 올리는 ‘베리베리(www.iberryberry.com)’의 처녀 사장 이효선(27)씨는 기본에 바탕을 둔 ‘나홀로 인터넷 소매상’이다. ●자금 모자라 재고품으로 창업… 이젠 월 500만원 순익 “창업자금이 부족해서 처음에는 부담을 더는 방안으로 재고품을 취급했습니다. 대신 모델에게 의상을 입힌 뒤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띄웠죠. 전공이 의상학이어서인지 상하의 옷 배치가 남달리 좋아 보였나봐요. 출발은 순조로웠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 프리랜서 의상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그녀는 일에 가위눌리듯 꽉 짜여진 직장생활을 피해 창업을 결심했다. 장사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2002년 5월 답십리의 한 구석진 상가에 3평짜리 아동복 가게를 열었다. 페인트칠부터 모든 것을 직접하며 초기 투자비용을 줄였다. “프리랜서로 일할 때 원단부터 납품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인터넷 쇼핑몰도 학원에서 6개월동안 웹디자인을 배운 뒤 30만원짜리 프로그램을 사서 직접 만들었어요.” 인터넷 쇼핑몰의 매상이 점차 오르기 시작하자 오프라인 가게는 온라인에서 생긴 재고 처리매장으로 용도를 바꿨다.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진열대에 올려 놓아 상호 보완작용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사실 창업은 우연한 계기에 시작했다. 잡지에 소개된 아동복 쇼핑몰을 보고 ‘이것이다’ 싶어서 가게를 열었고, 인터넷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감각’ 익히느라 1년간 ‘쩔쩔’ “의상 디자이너가 희망사항 현실을 고려해서 실제 가능한 일을 택했어요. 숱한 아동복 가운데 반응을 일으킬 제품을 찾아내는 ‘감각’을 가지는 일도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동복에도 트렌드가 있다. 장사 초기에는 수입품이나 유명 브랜드의 짝퉁을 즐겨 팔았다. 최근에는 심플한 스타일의 아동복이 수요가 많다.“인터넷 쇼핑몰은 경쟁이 치열해서 신상품을 올리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반영하면 이웃 인터넷 사이트에서 카피합니다.‘호피자켓’을 호프자켓으로 잘못 써서 사이트에 올렸더니 다른 사이트에서 모두 ‘호프자켓’으로 올렸더군요.” 베리베리는 가입회원이 25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안정기에 진입했지만 물건을 사려고 남대문시장에 처음 왔을 때는 숨이 턱턱 막혔다. 어떤 제품을 취급해야 할지 모르는 탓에 가게에 걸린 모든 아동복을 사야 할 것만 같았다.1년 정도 경험이 붙자 아동복의 추세를 읽는 ‘눈’이 생겼다. 또 경쟁사이트조차 살피지 않던 막무가내에서 벗어나 주요 거래처를 여럿 둘 정도로 바뀌었다. 판매 방식도 먼저 구매한 뒤 인터넷에 되파는 ‘선구매 후판매’에서 샘플을 전시한 뒤 주문을 받는 후구매방식을 택했다. 이 방식은 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창업 비용은 매장 설치비 300만원을 비롯해 물건값 400만원, 인터넷 검색 광고비 300만원 등 모두 1000만원이 들었다.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하지 말자” “옷장사는 계절을 탑니다. 봄, 가을에 비해 겨울과 여름은 상대적으로 비수기죠.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아동복은 특히 ‘입소문’이 중요해요. 유치원에서 한 아이가 좋은 옷을 입고 오면 학부모들의 경쟁심리에 무더기 구매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장사 노하우도 생겼다. 물건을 파는데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서비스’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채득했다. 하루 100통 이상의 전화상담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같은 친절 상담은 1만∼8만원선인 아동복을 한꺼번에 70만∼80만원까지 구매하도록 만든다. “반품 비율은 대체로 10%선인데 다량으로 사는 손님들은 특이하게 한 번도 교환한 적이 없어요. 옷 크기가 맞지 않으면 친지들에게 나눠준다고 하더군요. 옷 소매상에 불과하지만 장래에는 디자인숍을 여는 것이 꿈이에요.”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국제플러스] 中 짝퉁과의 전쟁… 4조원대 적발

    |베이징 연합|중국이 ‘짝퉁’과의 전쟁에 나서 일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공상총국은 올 들어 1∼11월 전국적으로 식품, 술, 담배, 한약재, 면화, 휘발유, 자동차 등 제품에 가짜 상표를 붙인 이른바 ‘짝퉁’ 상품의 단속에 나서 175만건을 적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액수로는 283억위안(약 4조원)어치의 가짜 상품들이 적발됐고, 사법처리된 건수만 해도 799건에 이른다. 피라미드 판매 조직원 18만명은 귀가조치됐고, 피해를 당한 소비자들은 당국의 조치로 업자로부터 9억위안을 환불받았다. 불량식품이 판을 치는 식료품의 경우 13만개의 무허가 업체를 대상으로 670만차례의 단속을 벌인 결과 가짜 공장 8617개가 적발됐다.
  • 이번 주말, 상하이 어때?

    이번 주말, 상하이 어때?

    저는 늘 꿈꿨습니다. 특별한 주말, 꿈같은 주말을 말입니다. 그래서 상하이를 택했습니다. 금요일 밤, 일상을 툭 털어버리고 출발해 48시간의 무한자유, 꿈같은 주말을 원하는 20∼30대 직장인에게 상하이가 최고 인기로 뜨고 있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상하이의 매력은 3가지였습니다. 세계 최고의 밤거리, 배가 모자라 못 먹을 만큼 값싸고 맛있는 요리,‘짝퉁’이지만 세계의 명품시장 구경까지. 저의 꿈같은 상하이 2박3일, 함께 가시죠. 기사를 정신없이 마감하고 인천공항으로 달려갔습니다. 도대체 상하이가 어떤 곳인지 날씨가 어떤지 인터넷에서 한번 검색을 하지 못하고 옷가지만 챙긴 배낭을 달랑 메고 말입니다. 인천공항에서 밤 10시 비행기를 타고 중국시간 밤 10시45분에 상하이 푸둥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시차가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거든요. 혼자 하는 여행은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일행중 제일 예쁘고 착하게 생긴 이종선, 혜련자매와 여행을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그녀들은 든든한 보디가드가 필요했고 저는 말동무가 필요했으니까요. 첫째날 ●상하이의 첫날밤 4성급 동방항공호텔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호텔방에 들자마자 그냥 엎어져 잠든 저로선 별 인상적인 것이 없었습니다. 아침 8시30분 종선자매를 2층 뷔페식당에서 만나기로 해 내려가 보니 다들 “새벽엔 추웠다.”고 말하네요. 난방이 거의 안 돼요. 따뜻하게 입고 잘 옷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둘째 날 ●상하이, 내가 왔다! 아침을 먹으며 ‘본격호구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언니 종선(28)씨는 삼성 SDS 교육사업팀에 근무하는 직장인, 동생 혜련(24)씨는 삼성전자 공채에 합격한 예비직장인이랍니다. 미팅하는 분위기 오래간만이네. 게다가 언니 종선씨가 인터넷을 뒤져서 일정을 짜 가지고 온 게 아닙니까. 저는 보디가드이니까 자매의 일정에 따라 움직이기로 했지요. 교통비는 반반씩, 식사는 셋이서 똑같이 나누어 내기로 했어요.(이건 제게 유리한 조건임다. 왜냐 저는 좀 많이 먹는 편이거든요.) 09:40 처음 간 데는 ‘섹쉬한 불상’이 있다는 옥불사(玉佛寺·위포쓰)였어요. 호텔에서 5분 정도 택시로 갔는데 기본요금 10위안. 우리 돈으로는 1400원. 택시비 정말 싸네. 옥불사는 입장료 10위안. 경내에 들어서자 화려하고 현란하게 채색된 여러 불상들과 커다란 향에 연기를 피우며 연신 고개를 숙여 기도하는 사람들, 무슨 광신도 집단같은 분위기. 어느 틈엔가 동생 혜련씨가 향을 사서 들고 절을 하고 있었죠.“우리 언니 좋은 사람 만나서 시집가게 해주세요.”종선씨의 기원도 똑같았어요.“제 동생 소원, 꼭 들어주세요.” 저렇게 ‘따블’로 기도하면 바로 실현될 것 같네! 미얀마에서 가져온 옥(玉)으로 만들었다는 유명한 옥불상은 5위안을 더 내야 볼 수 있답니다.‘정말 왕서방이네….’ ‘거금’을 투자하고 봤습니다. 다음 스케줄은 예원(豫園·위위안)이랍니다. 택시(30위안)로 20분정도 갔을까. 어느 틈에 종선씨가 중국인들이 가장 즐겨먹는다는 빙탕후루(산사나무의 열매인 산사자에 설탕물을 입힌 것) 하나를 3위안 주고 샀어요. 한입 베어 물더니 얼굴을 찌푸리고, 바로 뱉더군요.“아저씨 드실래요?”제게 내밀기에 덥석 받아들었죠. 단단히 마음을 먹어서 그런지 시큼한 것이 먹을 만합니다. 예원은 명대 고위관료였던 반윤단(潘允端)이 부모님을 위해 18년 동안 지었다는 아름다운 정원입니다. 입장료가 있어요.30위안. 자매는 정원 가운데서 중국 정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었죠. 공주옷을 입고 말입니다. 세련된 멋쟁이들도 관광길에선 다소 유치한 듯? 하긴 그게 여행의 맛이지. 11:40●너무 너무 맛있는 만두 11시40분, 종선씨가 예원앞의 남상만두점으로 이끌었어요. 예원 앞에는 예원상장(豫園商場·위위안상창)이란 시장이 있는데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 집이 바로 남상만두점입니다. 소룡포(샤룽바오)라는 상하이 만두로 유명한 집.1층에는 8위안에 무려 16개나 만두를 준다. 테이크아웃. 그러나 우리는 1시간이나 기다려 2층 테이블에 앉아 품위있게 먹는 쪽을 택했다. 메뉴판을 보니 온통 한자뿐. 도대체 뭐가 뭔지 알수가 없네. 하지만 이때 구세주처럼 종선씨가 나선다. 인터넷에서 번역해온 자료를 꺼내더니 종업원과 “헤이 음 원(one), 노 노 디스 원”하며 콩글리시와 보디랭기지로 접선을 시도했다. 역시 여행 전, 철저한 준비는 필수. 일단 8가지 종류의 만두가 나오는 세트메뉴(50위안)와 남상만두(40위안)를 주문했다. 푸짐하게 나오는 만두에 덥석 젓가락을 들이대는 혜련씨의 손을 찰싹 치고 우선 사진을 찍었다. 조그만 만두 하나를 수저에 올려놓고 만두피를 살짝 찢었다. 안에 있던 육수가 흘렀다. 채썬 생강을 간장에 찍어 만두와 같이 한입에 쏘옥. 세 사람 모두 말이 없었다. 오직 먹기만 할 뿐. 정말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모양입니다. 14:00 ●살아 움직이는 황포강과 남경동로 벌써 오후 2시가 넘었다. 이제는 상하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러 금무대하(진마오다사)88층 관람대로 갔다. 택시로 10분소요,13위안. 입장료 50위안. 건물의 높이가 해발 420.5m로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빌딩이랍니다.88층 전망대에 우체국도 있더군요. 내려와서 10분 거리에 있는 황포공원으로 갔습니다. 상하이의 도심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황포강. 화물선들이 석탄이며 목재를 싣고 가는 황포강의 모습은 도시가 살아있음을 실감케 합니다. 나이 탓인지 다리가 무척이나 아파오는데 가녀린 여인들은 무쇠다리를 가진 듯 씩씩했습니다.“스타벅스에서 커피나 한잔!”제 제안으로 겨우 앉을 수 있었습니다. 강변에서 맛있는 커피, 예쁜 자매와 수다를 떨었죠. 황포강을 건너 외탄(外灘·와이탄)으로 건너가기 위해 5분 떨어진 수상버스 정류장으로 갔어요. 수상버스는 배를 일컫는 말로 요금은 2위안.1위안짜리 동전 2개를 넣고 타야한다.12분마다 1척씩 다닌답니다. 드디어 상하이 최대의 번화가인 남경동로(南京東路)를 걸었습니다. 보행자도로에서 예쁘게 생긴 관광전차를 2위안 주고 탔습니다. 관광전차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다니는데 사고가 나지 않는다니 그저 신기할 뿐이었어요. 19:00 ●니들이 ‘게’맛을 알아 어둠이 짙게 깔리고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프고…. 도대체 저 가녀린 여인들은 정녕 철인이란 말인가. 자존심을 죽이고, 약간 비굴한 웃음을 띤 채 말했다.“저기 어디 가서 저녁 먹으며 쉽시다. 다리 안 아파요?” 15분이나 뭔가를 찾아헤매던 자매는 “저기야, 저기!” 마치 그녀들은 보물을 발견한 사람처럼 뛰어갔어요. 황하로(黃河路) 해산물거리에 있는 대부호해선주루(大富豪海鮮酒樓)에 들어갔습니다. 고맙게도 외국인을 위해 음식사진 메뉴판이 있더군요. 종선씨는 아주 신이 났어요. 그렇게 ‘상하이 게’ 타령을 하더니..“일단 게는 한마리씩 시키고 또 요리는….”상하이 게요리(다라시에), 돼지고기와 파에 춘장으로 볶은 경장육사(京醬肉絲·징장러우쓰), 탕수육과 비슷한 탕추리지(糖醋里脊)를 시켰어요. 일단 게찜이 나오는데 좀 한심하더군요.“에게, 이렇게 작아?”그러나 작은 게딱지를 떼자 노오란 살이 가득 들었고 입에 넣으니 고소한 것이 그만이더군요. 몸통만 먹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 멀뚱멀뚱 앉아 있으니 종선씨는 “다리를 이렇게 해서 살을 빼먹는 거야.”라며 시범을 보이듯 작은 게를 구석구석까지 참 알뜰하게 먹는 겁니다. 게 한마리에 50위안, 요리는 보통 20위안정도. 20:00 ●상하이는 밤이 좋아 그렇게 알차게 놀러다녔는데도 시계를 보니 겨우 저녁 8시. 황포강 주변의 야경을 보러 다시 택시를 탔어요.10위안. 화려한 조명으로 옷을 바꿔입은 동방명주, 오로라빌딩, 금무대하 등이 정말 볼 만합니다. 한 30분 걷다가 ‘상하이의 청담동’인 신천지로 이동. 또 택시비 10위안. 정말 말 그대로 신천지. 재즈바부터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이브 카페 등이 오히려 서울보다 더 그레이드가 높아 보였어요. 그래선지 맥주값이 장난이 아닙니다. 하이네켄 작은 병이 50위안. 그래도 기분은 내야지, 건배. 밤 11가 넘으니 다리가 너무너무 아팠어요. 자매를 설득하다 안 되자 제가 나서서 택시를 잡았습니다. 호텔까지 택시비 32위안. 씻자마자 침대에 푹 빠져버렸어요. 셋째날 ●영원하라 대한민국 오늘은 ‘간단하게’ 돌아다니자는 종선씨. 임시정부청사에 가고, 샤부샤부를 먹고, 양양시장에서 쇼핑하고, 발마사지 받고,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공항으로. 정말 ‘간·단·하·게’, 일정을 브리핑하더군요. 10:00임시정부청사까지 택시비 10위안. 주택지 안에 있어 택시기사도 헤매고, 결국 사람들에게 물어 간신히 찾았습니다. 입장료 15위안. 먼저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에 대한 10분짜리 영상물을 보았습니다. 청사의 역사, 윤봉길의사, 이봉창의사, 김구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상하이 여행이 단지 놀고먹는 여행이 아니라는 의미가 새삼 가슴에 와닿더군요. 각각 50위안씩을 기부함에 넣었습니다. 중국식 샤부샤부 화과(火鍋·훠궈)를 먹으러 회해중로(淮海中路 188번지)에 있는 태매(泰妹·타이메이)란 식당으로 갔어요. 한국에서 먹는 샤부샤부와는 다르더군요. 하나의 냄비가 반이 갈라져 있어 매운 맛과 순한 맛의 육수가 담겨있어요. 소고기, 어묵, 버섯, 배추, 오징어, 당면, 두부 등 14접시를 시켜 먹었어요. 맛있고 싼 것, 그것이 상하이 여행의 매력입니다. 셋이 실컷 먹고 140위안을 냈습니다. 13:00●‘짝퉁’이 더 좋아 상하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가지.‘명품’구경을 위해 양양복식 예품시장(시앙양 스창)으로 갔어요. 입구부터 삐끼들이 난리네요. 발음도 안 되는 한국말로 “어니 시계 와치, 오메가 로렉스”하며 집요하게 따라 붙는다. 제가 험악한 인상을 쓰며 “부야∼우”(필요없다)라고 해도 겁먹는 사람이 없네요. 인상이 너무 좋아도 탈이야. 시장 안으로 들어가니 정말 명품이 한자리에 모였어요. 캘빈클라인 팬티부터 롤렉스 시계, 루이뷔통 가방 등 대단합니다. 싸긴 정말 싸네요. 이젠 구경도 귀찮고 다리도 아프고 만사가 귀찮네.“저기요, 이제 마사지 받으러 가죠.” 14:00●여행의 마무리는 발 마사지 발마사지 70분에 50위안. 편안한 의자에 앉아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어, 시원하다.”라는 말이 나온다. 잠시 뒤 여자 마사지사가 들어와 발을 주물러 줍니다. 여행의 피로 때문인지 잠이 솔솔. 금방 1시간이 지났어요. 몸이 날아갈 것 같아요. 16:20●시속 430㎞로 달려보고 룽양루(龍陽路)역에서 자기부상열차가 출발. 푸둥 공항까지 30㎞인데 약 시속 430㎞로 달려 7분이면 도착한다네요. 정말 대단하지요.50위안. 비행기표를 보여주면 40위안. 드디어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인천공항에 저녁 9시40분에 도착했어요. 아, 예쁜 아내가 있는 서울로 왔구나. 블루여행사(www.bluetravel.co.kr,02-514-0585)가 상하이 2박3일 주말여행 상품을 34만 8000원(공항세 포함)에 판매하고 있다. 이름하여 ‘상하이 몽’. 도쿄와 홍콩에 이어 중국 상하이의 주말 밤도깨비 여행상품이다. 금요일 저녁 퇴근한 뒤 밤 10시 비행기로 상하이에 가서 이틀동안 여행을 하고 일요일 밤 9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프로그램이다. 항공과 4성급 호텔만 묶은 패키지로 상하이에서 일정은 본인이 스스로 만드는 자유여행이다. 정보를 많이 갖고가는 만큼 즐길 수 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中 짝퉁의 ‘적반하장’

    모조품의 천국 중국에서 일명 ‘짝퉁’ 업체들이 앞다투어 특허권을 신청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15일 중국의 모조품 제조업체들이 자신들이 만드는 짝퉁 제품의 특허권과 상표권을 중국 당국에 신청해 취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캘러웨이 골프채에서 지포 라이터, 각종 의류와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중국에서는 원조 업체들이 짝퉁 업체들로부터 특허권과 상표권을 침해한 혐의로 소송을 당할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짝퉁이 원조를 고소하는 이런 일들이 가능해진 이유는 중국 당국이 특허권 등에 대해 ‘먼저 개발하거나 사용한 업체’가 아닌 ‘먼저 등록한 업체’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 업체라 할지라도 중국 내에선 자사의 특허권 및 상표권 보호 조치를 취하지 못할 경우 시장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으며, 진출할 경우에도 이미 권한을 획득한 짝퉁 업체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다. 모조품이 걷잡을 수 없이 난무하는 중국에 대해 지적재산권을 준수하라는 국제적인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 짝퉁 업체들이 먼저 특허를 출원하는 전략을 택한 데에는 중국 내의 소송 절차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사실도 감안됐다.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의 경우 항소 과정을 포함해 최종 판결에 이르기까지 대개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등과 같이 신제품 개발주기가 짧은 제품은 판결이 날 때쯤이면 이미 시장에서 구형이 돼 버린다. 짝퉁을 만든 업체에 대한 규제도 최대 50만위안(약 7500만원)의 벌금에 불과하다. 미 상무부는 중국산 짝퉁으로 인해서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업체가 연간 500억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미국 특허청(PTO)은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에 특허권 문제를 전담하는 담당관까지 파견했다. 미국이 특정 국가의 특허 문제 전담 외교관을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노회찬 ‘좌파 명품론’ 눈길

    “(한나라당이) ‘좌파 짝퉁’인 열린우리당을 ‘좌파 명품’이라고 하면 허위사실유포죄에 해당하고, 여당도 짝퉁인데 명품인 척하면 사기죄에 해당한다. 우리 명품(민주노동당)은 조용히 있다.” 재치있는 말솜씨, 촌철살인 논평으로 정평이 나 있는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12일 ‘뼈있는 명품론’을 던졌다. 두 교섭단체인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사사건건 마찰을 빚으며 이날 대정부질문마저 파행 직전으로 몰아갔기 때문이다. 그는 전날 대정부 질문과 관련해 군당국이 수사 방침을 밝히자 신상발언에 나선 자리에서 “제발 싸우지 말자.”며 양당을 질타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올겨울 대표상품 트렌드가 보이네

    올겨울 대표상품 트렌드가 보이네

    갤러리아 백화점이 서울 압구정동과 청담동에 건물 두개를 나란히 배열하며 명품의 집합소로 변신했다. 생활관은 대중화된 명품 수입브랜드를 배치하면서 ‘웨스트(West)’로, 기존의 명품관은 최고급 고객을 위한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스트(East)’로 탈바꿈했다. 고가의 수입·국내브랜드를 포진시켰지만 이스트와 웨스트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진품이든,‘짝퉁’이든 고등학생마저 하나씩 들고 있는 유명 수입브랜드로 포진한 웨스트는 여느 백화점과 다르지 않게 사람들로 북적거리지만 이스트는 다르다. 컨셉트 자체가 대중과는 거리가 있는, 불경기에도 흔들림없이 소비를 지속할 수 있는 고객들을 겨냥한 브랜드만으로 채웠다. 1층에는 고급 스킨케어 브랜드 헬레나루빈스타인 내추라비세 스위스퍼펙션 등을 비롯해, 까르띠에 티파니 등 토털 주얼리숍이 입점해 있다. 2층과 3층은 부쉐론 불가리 쇼메 등 주얼리 분야와 마르니 에뜨로 이세이미야케 질샌더 등 여성 명품 브랜드를 배치했다.4층은 페라가모 겐조옴므 지방시 등 신사분야와 던롭 에스까다 랑방 등 골프 분야를 강화해 꾸몄다. 지미추 콜롬보 등 초고가의 구두·가방 브랜드와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의 아시아 최초 토털숍 ‘라거펠트 갤러리’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이스트만의 장점. 함태영 갤러리아 점장은 “에르메스 계열의 슈즈브랜드 존롭을 입점시키고 오는 12월10일 펜디를 확대 개장해 이스트의 고급 명품관 이미지를 굳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순함 속의 우아함, 에르메스 트렌드를 따르기 보다는 ‘단순미와 우아함 그리고 조화’를 추구하는 에르메스. 이러한 디자인 철학처럼 시즌마다 새롭게 눈길을 확 사로잡는 제품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부터 여성복 디자이너가 파격으로 대표되는 장 폴 고띠에로 바뀌면서 소재가 좀더 다양해지는 등 미묘한 차이는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에르메스의 대표적인 가방인 ‘벌킨’백은 기존보다 가로로 길어지는 등 디자인의 변화가 있다.11월말쯤 입고 예정. 가격은 750만∼2000만원선. ●사랑스러운 로맨티시즘, 블루 마린 블루마린은 로맨틱하면서 극도로 여성스러운 제품을 만날 수 있는 브랜드. 올 가을·겨울에는 전체적인 트렌드와 맞물려 더욱 화사해지고 밝아졌다. 여기에 꽃무늬 위주에서 보다 다양해진 것이 이번 시즌 특징. 블루마린 매니저 김정아씨는 “장미 등 꽃무늬는 물론 기하학적 무늬의 제품이 많다.”고 소개했다. 꽃무늬 카디건 132만원선. 갤러리아 이스트 매장에서는 컬렉션에서 소개된 옷들도 만날 수 있다. 스팽글 장식으로 화려함의 극치를 표현한 스커트(249만원선)가 눈길을 끈다. ●샤넬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 라거펠트 갤러리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의 개인 브랜드. 샤넬과는 ‘뭔가 다른 것’을 원하는 샤넬 마니아들의 발길을 잡는다. 올해는 기본 정장에 흰색 셔츠를 받쳐입는 스타일이 눈에 띈다. 함께 코디해 입는 타이는 이미 품절 상태. 수트 상의 297만원, 바지 105만원, 셔츠 165만원. 이밖에 모노톤의 진으로 된 재킷(152만원)과 바지(69만원)도 인기. 칼라·팔꿈치 부분·소매끝에 토끼털을 덧댄 가죽재킷(600만원선)은 겨울을 앞둔 이 시점에 뜨거운 관심을 받는 핫아이템이다. ● 편안하면서 고급스러운, 레나 랑에 부담스럽지 않은 편안함과 평범하지 않은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레나랑에. 올 가을·겨울 시즌에는 색상이 화려해지고 라인도 확대됐다. 이 중 히트 아이템은 니트제품. 흰색 깃을 탈부착할 수 있어 한벌로 두가지 스타일을 연출한다. 분홍색 니트 91만원, 검정색 니트 163만원. 여기에 검정색 주름치마(91만원)를 받쳐입으면 어울린다. 트위드 소재의 재킷(245만원)도 인기. ● 절제된 여성미, 안나 몰리나리 간결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라인을 가진 안나 몰리나리는 채도가 높아 우아함을 연출한다. 블루 마린과 같은 꽃무늬라도 좀더 정제돼 보인다. 퍼플 꽃무늬 코트(165만원)에 같은 느낌의 니트(74만원선) 그리고 베이지색 팬츠(72만원선)를 코디한 것이 핫아이템으로 꼽힌다. 여기에 니트를 땋은 듯한 칼라의 카디건(98만원선)은 안나 몰리나리의 특징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니트와 망사가 조화를 이룬 터틀넥 니트(89만원선)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속에 검은색의 이너웨어를 입는 것은 기본형, 원색적인 이너웨어를 입으면 은근한 화려함을 표현할 수 있다. 글 최여경 나길회기자 kid@seoul.co.kr
  • LG 브랜드 도용 240개…‘짝퉁과의 전쟁’ 진땀

    LG그룹 계열사의 한 사장은 최근 전남 지역에 출장을 갔다 깜짝 놀랐다. 소파 등을 파는 가구점 간판이 ‘LG가구하이마트’였던 것이다. 그는 재빨리 자신의 카메라폰을 꺼내 해당 업체 간판을 찍은 뒤 지주회사인 ㈜LG에 제보를 했고 엄중한 경고를 받은 해당업체는 상호를 ‘한국가구하이마트’로 변경했다. 9일 LG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적발된 LG브랜드 도용업체만 240개에 달한다. 키폰대리점인 ‘LG인천통신’, 대부업체인 ‘LG신용’, 물류업체인 ‘LG상운’, 이사업체인 ‘LG이사몰(Mall)’ 등이 대표적인 도용업체.LG 브랜드를 사용하는 계열사가 수십곳을 넘다 보니 일반인들은 이들업체를 진짜 LG계열사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LG관계자는 “이들은 불법인 줄 알면서도 영업 전략상 LG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1차 경고장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는 또 내년부터 계열사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게됨에 따라 ㈜LG에 별도의 브랜드관리 전담조직 신설을 검토하는 한편 ‘LG브랜드 중장기 육성전략’을 수립키로 했다. 불법 도용을 막기 위해 ‘도용 제보센터’를 운영하는 등 ‘LG브랜드 사용 감시 시스템’을 구축했다. 건설업체들도 ‘짝퉁 아파트 브랜드’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경북 포항시 오천읍에 있는 한 아파트가 롯데건설의 ‘롯데캐슬’과 비슷한 마크에 아파트 이름은 대우건설의 ‘푸르지오’와 흡사한 ‘푸르지요’란 이름을 붙인 것이다. 푸르지오는 2년전에 이미 상표권 등록을 마쳤기 때문에 법적으로 ‘푸르지요’ 아파트의 이름 변경을 요구할 수 있어 대우건설측은 대응을 검토중이다. 대우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등지에서 사용한 고급빌라 브랜드인 ‘카운티’도 도용당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삼성의 ‘래미안’도 전라도 광주의 한 중소업체에서 ‘미래안’이란 이름으로 쓴 적이 있으며,LG의 ‘자이’와 비슷한 ‘가이’란 아파트도 있었으나 특별한 대응은 하지 않았다. 이밖에 포털사이트 다음을 모방한 ‘다음엔’과 야후코리아와 비슷한 ‘야호코리아’등도 네티즌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류길상 윤창수기자 ukelvin@seoul.co.kr
  • ‘짝짓기 프로’ 부활 잇따라

    ‘짝짓기 프로’ 부활 잇따라

    토요일 오후 6시대에 MBC와 SBS에 채널을 맞추면 ‘재방송 아닌 재방송’을 볼 수 있다. 양 방송사는 약속이나 한 듯이 지난해 가을 이후 안방극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짝짓기 프로그램’을 지난 16일부터 동시에 선보였다.MBC ‘심심풀이’의 ‘러브서바이벌 두근두근’,SBS ‘실제상황 토요일’의 ‘리얼 로망스 연애편지’코너. 모두 지난달 성우 장정진씨의 사망 사건 이후 가학성 오락프로그램 폐지 여론을 의식해 새롭게 내놓은 것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두 코너의 진행을 보면 내용과 형식면에서 과거 여느 짝짓기 프로그램들과 차별성이 전혀 없는,‘그 나물에 그 밥’ 같은 식상함만 전한다. 선정성과 홍보성, 베끼기와 짜깁기 측면에서는 과거에 비해 오히려 더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첫 회부터 가수 비를 출연시킨 ‘…두근두근’은 과거 KBS2TV ‘토요대작전-장미의 전쟁’의 ‘짝퉁’격이나 마찬가지. 남자 연예인들과 일반인 여성들을 엮어주는 포맷도 그러하지만, 무엇보다 일반인으로 그럴 듯하게 포장한 연예인 지망생이나 갓 데뷔한 무명 연예인 여성들을 출연시켜 ‘연예인 키우기’에 나선다는 점에서 ‘베끼기’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미 올초 개봉한 영화 ‘어깨동무’를 통해 데뷔한 신인 연기자인 김아중 등은 이 프로그램 출연을 계기로 팬카페가 생겨나고, 각종 예능·오락 프로그램들에서 출연 섭외를 받는 등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과거 ‘장미의 전쟁’을 통해 연예인으로 자리잡은 임성언, 김빈우 등이 걸었던 길과 똑같다. 그룹 신화가 고정출연하는 SBS ‘…연애편지’도 마찬가지. 멤버들이 여성 톱스타 한 명에게 구애를 하고 낙점을 받는 내용인데, 남성 출연자가 ‘시청률 보증수표’인 신화라는 점만 새로울 뿐 과거 넘쳐났던 짝짓기 프로그램과 형식면에서는 크게 다를게 없다. 남녀 연예인이 나와 사랑을 빙자한 만남을 벌이는 모습은 그저 ‘그들만의 홍보쇼’에 지나지 않는다. 상당수 시청자들은 “시대도 많이 변했고 시청자들 수준도 많이 높아졌는데, 예전 방식 그대로에 인물만 바꿨지 무슨 차이가 있느냐.” “방송사의 연예인 띄워주기에 놀아나는 느낌” “온가족이 보는 시간대에 선정적인 춤과 함께 인격모독적이고 여성비하적인 언행 등 저질스러워 더이상 못보겠다.”는 등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MBC ‘심심풀이’ 관계자는 “급하게 기획하다 보니 과거에 이미 검증된 프로그램들을 참고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고졸·중퇴가 명문대卒 둔갑…‘짝퉁’ 과외강사

    강사의 학력을 속이고 과외를 알선, 수억원을 챙긴 유명 과외사이트의 운영자와 강사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7일 학력을 속인 강사를 인터넷을 통해 학부모와 학생에게 소개하고 수수료를 챙긴 과외알선 M사이트 운영자 김모(46)씨와 또다른 과외알선 K사이트를 통해 고졸 검정고시 출신의 학력을 연세대 졸업으로 속이고 강사로 활동한 김모(33)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M사이트를 통해 과외교습을 한 신모(33·여)씨 등 강사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고졸검정고시 출신이 명문대졸로 사이트 운영자 김씨는 지난해 1월부터 인터넷에 과외 알선사이트를 차려놓고 일간지와 잡지 등에 ‘1대1 방문교육의 혁명’ 등의 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회원으로 가입한 학생과 학부모에게 학력을 속인 강사를 소개해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1억 78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 등은 김씨의 권유를 받고 위조된 학력을 내세워 과외교습을 해 2억 87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사이트 운영자 김씨는 “이 정도 학력으로는 강남에서 과외하기 힘드니 알아서 학력을 맞춰주겠다.”고 강사들을 꾀어 대학중퇴, 재적 등의 학력을 서울대, 연세대 등 유명 대학 졸업으로 바꿔 학부모와 학생을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강사 800여명과 학생 3000여명을 모집, 매달 과외비의 30∼90%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겼다. ●“이런 건 시험에 안 나와” 사이트 운영자 김씨는 한달에 600만원씩 받는 고액과외도 알선했으며,‘과목당 월 100만원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 고액과외 단속을 피하기 위해 입금된 과외비의 금액을 수십만원씩 2∼3차례에 나눠 장부에 기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일부 강사는 학생들이 어려운 질문을 하면 “이런 문제는 시험에 나오지 않는다.”며 답변을 피하거나 다음 강의시간에 답변을 하기도 했다. 학부모와 학생의 환심을 사기 위해 학용품 등 선물을 제공하거나 수시로 상담을 했으나, 실제 과외를 받은 학생들의 성적은 대부분 향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위학력 강사를 고용했던 학부모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서울의 D대 출신인 신씨가 이화여대 수학교육과 출신인 줄 알고 지난 2월부터 한달에 70만원씩 주고 고3인 딸의 과외를 맡겨온 정모(45·여·강남구 도곡동)씨는 “유명사이트라서 믿었는데 속았다는 것을 알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고액의 알선 수수료를 챙긴 과외사이트 18곳에서 고액과외를 한 강사 38명을 포함, 과외교습 신고를 하지 않은 2976명의 강사 명단을 서울시교육청에 통보하고, 이와 비슷한 영업을 하고 있는 다른 과외알선사이트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50평 아파트 안방이 일본인용 ‘짝퉁 백화점’

    경찰의 단속이 심해지자 고급 아파트에 진열대를 차려놓고 일본 관광객들을 유인해 가짜명품을 파는 등 짝퉁 거래가 지하로 숨어들고 있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용산구 한남동 H아파트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가짜명품을 판매한 안모(39)씨를 상표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종업원 정모(34)씨 등 4명과 관광객을 소개하고 알선료를 챙긴 D여행사 가이드 김모(37·여)씨 등 2명을 입건했다. ●日관광객만 상대로 영업 안씨는 지난 3월 보증금 2000만원, 월세 250만원에 50평짜리 아파트를 계약한 뒤 샤넬, 구치,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상표를 도용한 손가방과 의류, 액세서리 등 3000여점을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팔아 2억 4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음식점 등에서 접촉한 관광가이드에게 매출의 30%를 지불키로 하고 알선책으로 활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은 이태원에서 가짜 명품을 팔다 경찰 단속이 심해지자 아파트로 숨어 들었다.”면서 “장소가 알려질까봐 내국인에게는 물건을 거의 팔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이드의 연락을 받고, 고객이 묵고 있는 호텔로 봉고차를 보내 한차례 10여명씩 아파트로 데려갔다. 이들은 이웃 주민과 아파트 경비원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지하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 곧바로 가짜 명품이 진열된 7층 아파트로 올라가도록 했다. 또 폐쇄회로(CC)TV를 설치, 출입객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하고, 전용카드키를 사용해야 현관문이 열리도록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고급아파트에서 판매하니 물건도 고급”이라고 꾀어 이들은 시중 백화점에서 2000만원씩에 팔리는 에르메스 손가방을 위조한 제품을 중간 유통업자로부터 16만원씩에 구입,4∼5배인 60만∼70만원에 팔아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고급아파트에서 파는 만큼 물건도 고급이라고 꾀었더니 이태원 등에서 파는 가격보다 좀더 비싸게 불러도 관광객들이 선뜻 구입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간 유통업자와 휴대전화로 연락을 한 뒤 장소를 정해 만나는 방식으로 물건을 공급받았으며, 일본인 관광객에게 소개받은 현지 일본인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국제우편으로 물건을 보내주고 온라인으로 돈을 받기도 했다. ●땀 넓고 엉성한 박음질, 매끄럽지 못한 도금장식 조심 서울경찰청 외사2계 김학희 경위는 “위조와 유통, 판매 등이 철저히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가짜인 줄 알면서도 구입하는 사례가 많지만, 일부 위조품은 진짜로 둔갑해 팔릴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가짜를 구별해 내기 위해서는 가죽 박음질과 금속장식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품 샤넬 손가방은 박음질이 촘촘하고, 안쪽에 고유번호 라벨과 보증카드가 있지만 이번에 적발된 위조품은 박음질 땀이 넓고 엉성해 가죽표면이 울거나 바닥이 여러 조각으로 연결돼 이음선이 눈에 띄었다. 경찰은 안씨 일당의 통장과 장부 추적 등을 통해 정확한 거래규모와 가짜명품 제조·유통책 등을 수사 중이며, 서울의 다른 주택가에도 이같은 판매업소가 영업하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Funny 머니] “짝퉁 사는 건 테러단체 지원”

    [Funny 머니] “짝퉁 사는 건 테러단체 지원”

    ‘짝퉁을 사는 것은 곧 테러단체를 지원하는 것과 다름없다.’ 지난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위조품 추방을 위한 국제사회에 참석한 인터폴 관계자가 내던진 섬뜩한 경고 한마디다. 이 관계자는 “별 생각없이 가짜 아르마니 티셔츠나 구치 핸드백, 롤렉스 시계를 사기 전에 이 돈이 마피아와 같은 조직범죄단체나 테러단체에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라.”고 조언한다. 9·11테러 이후 전세계적인 테러와의 전쟁이 한창인 요즘, 국제적인 테러단체들이 위조상품 거래에 손을 뻗쳐 이를 조직의 자금줄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세계적인 위조상품 시장 규모는 수천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만큼 남는 장사인 셈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가짜 명품 거래 때문에 한 해에 최소 30억유로를 손해본다. 인터폴과 세계관세기구(WCO) 관계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위조상품 거래로 자금을 조달하는 국제적인 테러조직이나 범죄단체가 어디인지 거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과거 인터폴은 북아일랜드의 무장단체들이 담배에서부터 음악 CD까지 갖가지 위조 제품들을 불법 유통시켜 엄청난 이익을 챙겨왔다고 밝혔었다. 이밖에 레바논 경찰 당국은 가짜 자동차 브레이크 관련 사건을 조사한 결과 용의자들이 테러단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이같은 사실을 인터폴에 통보한 바 있다. 유수의 세계 기업들이 매년 수백만달러를 쏟아붓는데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위조상품 추방 작업이 테러단체와의 연계 가능성 경고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영화 ‘파송송 계란탁’ 임창정

    영화 ‘파송송 계란탁’ 임창정

    ‘파송송 계란탁’(제작 굿플레이어)이란 제목과 배우 임창정(31).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콤비는 없겠다 싶지만,‘또 코믹 연기야?’라는 의문도 없지 않다. 얼마 전 개봉한 ‘시실리 2㎞’에서 다양한 표정을 보여줘 이제는 연기 변신을 시도해도 좋을 듯싶은데, 그는 또다시 안전한 길을 택했다.“아직은 코미디 연기밖에 모르겠어요. 이거나 잘하고 싶어요.” 영화 ‘파송송‘의 촬영현장인 충남 연기군 조치원에서 만난 임창정. 물 만난 고기처럼 더없이 유쾌한 걸 보니, 역시 코믹 연기가 그의 천성에 맞나 보다. 게다가 그가 맡은 대규 역은 ‘짝퉁’ 음반을 만들며 삼류 인생을 살아가는 가수 지망생. 전직 가수의 경험을 살려 더 잘해낼 자신이 있단다.“굳이 가수 지망생이라 그 역할을 선택한 건 아니지만, 시원하게 노래를 부르니까 좋아요. 웅크리고 있던 내 모습을 확 펼쳐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요리 소재 영화 같은 제목과 달리 ‘파송송‘은 아버지와 아들의 코믹 휴먼 드라마다. 별 볼일 없이 살아가던 대규에게 아홉살짜리 아이 인권(이인성)이 아들이라며 나타나고, 둘만의 좌충우돌 여행길이 펼쳐진다.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남자들은 누구나 ‘어디선가 내 아들이 자라고 있다면‘이란 생각을 한다.”면서 “‘만약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하지?’라는 문제를 던져주는 시나리오가 좋았다.”고 말했다. 아들과 티격태격하며 결국은 사랑으로 귀착되는 가족드라마라는 점보다는 “9년 동안 모르고 살았던 아들을 통해 또 다른 나를 조금씩 느껴가는 것”이 영화의 포인트라고 강조하는 그. 뻔한 가족드라마쯤으로 여기던 기자의 뒤통수를 치는 이런 해석은,10여년에 걸친 그의 연기 경력을 되돌아보게 했다. 제목은 “라면처럼 일회용 인스턴트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대규에게 파와 계란 같은 아들이 나타난다.”는 의미란다. 연출은 ‘위대한 유산’의 오상훈 감독.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만큼 “사소한 버릇 등 미세한 연기까지 뽑아낸다.”며 서로 잘 맞고 편한 감독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촬영에 앞서 감독과 오래 대화하는 모습이 정말 친구처럼 다정해 보였다. 이어진 촬영신은 대규와 아들이 여행을 떠나는 장면. 시골의 아담한 기차역에서 임창정이 기타를 메고 ‘낭만 고양이’를 부르자 아들이 밀짚모자를 들고 청중을 돌며 돈을 받아낸다. 노래 부르랴 꼬마 연기자의 연기 지도하랴, 힘들 텐데도 노랫소리의 크기가 줄지 않는 걸 보니 역시 프로다. 영화는 내년 1월 중순 개봉 예정. 조치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토종웰빙을 찾아서] 봉화 대추

    [토종웰빙을 찾아서] 봉화 대추

    대추 한 알이 하루아침 ‘해장’이라는 옛말이 있다.그만큼 대추가 몸에 좋다는 뜻이다. 실제로 한의원에서 쓰는 약재들 중 일반인에게 친숙한 약재를 꼽으라면 반드시 대추가 들어갈 정도다.다른 약재와 잘 어우러져 약재의 부작용을 막고 위가 상하지 않도록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봉화 대추는 토종 시중에서 파는 대추는 대부분 개량종이다.즉 외래 종자들과 혈통이 섞여 있는 것이다.하지만 경북 봉화 대추는 순수한 우리 혈통이다. 낙동강 상류인 소천·명호·재산면 일대의 대추 재배농민들은 36㏊의 대추밭에서 연간 125t의 토종 대추를 생산해 3억 5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인기 비결은 다른 지역 대추에 비해 씨가 절반 크기에 불과하고 살이 두껍다.물론 당도도 높다.일반 대추의 당도가 10도인데 비해 봉화 토종 대추는 15도나 된다.이러다 보니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시중에서 금방 동이 나기 때문에 ‘짝퉁’봉화 대추도 많이 나돌고 있다고 한다. 껍질이 붉고 주름이 많은 것을 고르면 봉화 대추일 확률이 높다.9월 하순에 봉화 대추가 첫 수확된다.건조를 거쳐 10월 중순이면 시중에서 햇대추를 구입할 수 있다. ●항암·노화 방지에 효과가 좋은 봉화 대추 봉화 대추의 효능은 다양하다.마음을 안정시키고 불면증에 큰 효능이 있다.갈락토스,수크로 오수,맥아당 등 당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단맛이 나는데 이 단맛은 긴장을 풀어주어 흥분을 가라앉히고,신경을 완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수능시험을 앞두고 신경이 예민해지기 쉬운 수험생에게 대추가 이러한 증상을 완화시켜 줄 수 있다.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꿈을 많이 꾸는 경우와 갱년기 여성들이 짜증,우울증,변덕 등의 히스테리 증상을 보일 때도 대추가 더 없이 좋은 식품이다. 또 부부화합의 묘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원기를 돋워 준다.대추를 달인 차에 꿀을 섞어 매일 마시면 강장·강정 작용이 생긴다. 대추는 혈액순환을 좋게 해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오장육부와 12경맥을 골고루 원활하게 해주기 때문에 임산부에게도 좋다.이뇨작용과 함께 심장혈관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효능이 있다. 대추에 있는 비타민류나 식이성 섬유,플라보노이드,미네랄 등은 노화를 방지하는 동시에 항암 효과도 지니고 있다. ●대추를 이용한 다양한 건강식품들 날대추를 먹으면 체지방을 지나치게 분해시켜 여위게 할 수 있으므로 평소 몸에 열이 많으면서 마른 체질의 사람들은 삼가는 게 좋다.또 장기간 복용하면 오히려 체내에 습기운을 축적시켜 비장의 기능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따라서 대추를 이용해 식품을 만들어 먹는 것이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가장 쉽게 제조할 수 있는 것이 대추차다.대추차는 보통 달여서 마시지만 즙을 내어 뜨거운 물을 타서 마시면 더욱 맛이 좋다.대추에 물을 붓고 완전히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푹 고아 베보자기나 거즈에 싸서 꼭 짠다.여기에서 나온 즙을 물과 3대1 비율로 혼합해 매일 아침·저녁 식후에 마시면 좋다.신경쇠약,빈혈증,식욕부진,무기력 등에 효과가 있다. 대추와 엿을 이용해 대추엿 강정을 만들 수 있다.대추의 씨를 빼고 잘게 채 썰어 엿물에 섞어 버무린 다음 밤톨만큼씩 떼어내어 콩가루를 묻혀 가며 동글납작하게 빚으면 된다. 체력과 기력이 약하고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밀가루에 대추를 섞어서 끓인 대추 밀가루죽이 효과적이다. 대추술은 피로회복과 불면증,이뇨,강장,갈증,식욕 증진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대추 양의 3배 정도 되는 소주를 붓고 밀봉한 후 서늘한 장소에 저장한다.4∼5개월 지나서 마시면 대추의 향내가 그득해진다. 봉화군 홍경표(54) 유통특작계장은 “봉화 토종 대추는 태양열로 건조시킨 건강식품”이라며 “값이 일반 대추보다 20%,수입 대추의 2배가량 높게 거래되고 있으나 공급이 늘 부족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글 봉화 한찬규기자cghan@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7) 오징어의 섬 울릉도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7) 오징어의 섬 울릉도

    십 여년 전,시베리아 사하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미리 소주를 챙기면서 안주 삼아 오징어도 한축 챙겼다.문제는 현지 호텔에서 터졌다.한국 술의 참 맛을 보여준다며 소주파티를 열어 오징어구이를 내놨는데 냄새 때문에 분위기가 엉망이 돼버렸다.구수한 그 냄새가 ‘국제적’으로 통용 불가임을 깨닫는 데 걸린 시간은 아주 짧았다.우리처럼 오징어를 알뜰살뜰 즐기는 민족도 흔치 않다.수산물 기호도에서 마른 오징어는 단연 수위이며,하다못해 오징어와는 별 상관도 없는 ‘오징어땅콩’ 과자가 ‘롱런’하는 나라 아닌가.가난했던 시절,아이에게 안겨주던 귀한 오징어로부터 영화관의 필수품이던 구이,맥주 안주의 기본인 오징어땅콩,등·하교길 혹은 아예 시장바구니를 들고 먹던 튀김,그리고 회·무침·국·조림·순대에 이르기까지 어찌 한민족의 생활사에서 오징어를 빼놓을 수 있으랴. 오징어의 원조를 만나려면 울릉도 저동항으로 가야한다.그야말로 진풍경이다.촛대바위 너머로 여명이 동터오면 어판장은 이내 시장판으로 바뀐다.수협 직원들이 종을 치며 입찰에 바쁘다.배에서 막 내려진 고기 상자가 칸칸이 쌓여져 입찰에 부쳐진다.중개인이 적어낸 팻말에서 최적 가격을 찍어낸다.입찰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상자를 뒤짚어 오징어를 바닥에 쏟아낸다.날카로운 비수를 들고 서성이던 ‘오징어아지매’들이 달려들어 일과인 ‘할복’을 시작한다.누렇고 흰 오징어 내장이 바닥을 가득 채울 때쯤되면 이내 대꼬챙이를 들고와 스무마리씩 꿰어 한축을 만든다.물에 씻어서 수레에 실은 뒤 덕장으로 운반하면 아지매들의 어판장 작업은 끝이다. ●‘오징어 할복’ 20마리에 500원꼴 “배 따는 데 얼마나 받습니까?”“한축에 500원이네요.” 스무마리에 500원이니 2000마리쯤 ‘할복’하면 5만원 벌이다.말이 2000마리지 쪼그리고 앉아 거대한 오징어 산(山)을 해치우는 일이 쉬울 턱이 없다.이 일꾼 아지매들이 없다면,울릉도 건오징어는 꿈도 못꿀 일이다.남정네들이 채낚기로 씨름하다가 돌아오면 여자들은 다시 한번 칼을 들고 역할을 바꿔 ‘할복’을 시작한다. 대충 말리면 되는 줄 알지만,한 마리의 건오징어가 탄생하려면 복잡다단한 과정과 비용을 치른다.할복,대나무 꿰기,씻기,덕장 운반과 널기,젖혀진 귀 뒤집기,뭉친 오징어다리 떼어 보기 좋게 만들기,‘탱’이라 부르는 대나무로 심을 박아 맵시잡기,스무마리씩 축엮기,냉장실 입고,배에 싣고 내리기,차에 싣고 내리기 등등,거칠 과정을 모두 거쳐야만 비로소 소비자의 손에 들린다.이 과정마다 비용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렇게 하여 오징어 가격이 결정된다. 요새는 만나는 어민들마다 기름값 타령이다.도회에서야 기름값이 오르면 전철로 출·퇴근할 수도 있지만,어민들은 배가 없으면 한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고,출어비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섬의 특성상 산물을 육지로 내다 팔려면 배편을 이용해야 하는 이중부담까지 껴안아야 한다. 일명 ‘울릉도지킴이’로 섬의 속사정을 꿰뚫고 있는 홍광진(53)씨의 말.“백화점 같은 대형 매장 뚫은 사람은 그래도 괜찮은데,문제는 중소 상인들이지요.건조가 끝나도 판로가 없으니 창고에 쌓아두게 되는데 창고비는 물론이고 빚내서 출어한 이자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니 모두들 주저앉기 직전이라고 봐야 합니다.게다가 심각한 것은 아지매들이에요.평생 쭈그리고 앉아 배를 따고 있으니 직업병을 피해갈 재간이 있겠어요?” ●‘짝퉁 울릉도 오징어’에 섬사람들 속앓이 육지 오징어를 울릉도산이라고 속여 파는 일도 심각하다.전국의 울릉도 오징어 시장 점유율은 10% 안팎.지난해 기준으로 육지 것과의 가격 차이가 1축에 3000∼4000원 정도다.그러니 너나없이 ‘울릉도 짝퉁 오징어’를 시장에 밀어넣는다. 오징어는 다 같은 줄 알았는데,현지에서 먹어 보니 결코 같지 않다.습도와 기후,바람 때문이다.잘게 찢으니 실같이 가늘게 갈라진다.30여시간 바짝 말린 오징어나 12시간 정도 살짝 말린 ‘피데기’나 할 것 없이 살이 도톰하여 씹는 맛부터 다르다.소비자들은 이제 오징어에서조차 ‘원조’와 ‘짝퉁’의 구별에 신경써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어판장에서 만난 정건웅(65) 수협조합장의 말.“뻣뻣하게 바짝 말린 놈은 맛이 덜해요.수분이 살짝 남아있는 놈을 굽지 않고 그대로 먹어야 제맛이지요.”개인별 식성에 따라 다르겠지만,표면에 허연 분가루처럼 타우린이 묻어나는 오징어를 ‘진짜’로 아는 일반 상식도 실인 즉 오해다.밝으면서도 붉은빛 도는 선명한 색깔에다 도톰하게 살집이 씹히는 오징어가 상품이다.보기좋은 게 먹기도 좋다고 오징어도 잘 생긴 놈을 고를 일이다. 날씨가 좋으면 오징어값이 되레 비싸진다.좋은 날씨에는 비용이 거의 안드는 자연건조를 하지만 궂은 날에는 인공건조를 해야 하기 때문.그러나 완벽한 자연건조는 드물다.자연건조로 물이 60∼70%쯤 빠지면 공장으로 옮겨 인공건조 과정을 거쳐 상품을 완성하기 때문이다.물론 추석 이후의 가을에는 햇볕에 말리는 자연건조가 주종을 이룬다.옛날에는 연탄불로도 건조시켰으며,가스불로 건조시킨 오징어에서는 ‘싸한’ 가스맛이 배어나곤 했다.울릉도 오징어 중에서도 해변 몽돌밭에 빨래처럼 널어서 태양 반사열로 말리는 ‘태하동오징어’가 압권인데,진품 만나기가 쉽지 않아 필자도 먹어 보지 못했다. ●오징어 흉년이면 섬 전체가 보릿고개 늦여름부터 가을을 넘길 동안 저녁마다 강렬한 불빛으로 바다의 축제를 여는 오징어잡이 풍경은 동해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일상적 모습이지만,울릉도는 원산지답게 오징어를 빼면 삶 자체가 아예 설명이 되지 않는다.오징어 흉년이면 섬 전체가 보릿고개고,오징어 풍년이면 섬 전체가 흥청거린다.제 철이면 오징어잡이 배가 저동항 바로 앞의 죽도에서 독도 방향으로 까마득히 늘어서 ‘바다의 도시’를 보는 듯하다.오징어는 대화퇴에서 내려오는 회유성으로 독도 근해가 주산지다.육지와 제일 가까운 대풍령 앞바다에서 두지봉 위까지 가서 잡다가 비잉∼ 돌아서 가두봉까지 오면 떨어져 나간다.육지 내륙으로 빠지면서 멀리 부산 기장 쪽으로 내려가 대마도 근해로 나가기도 한다.울릉도를 빠져나간 오징어는 점차 맛이 없어지다가 일년생답게 종내는 살이 없는 ‘거풀오징어’가 되고 만다. 오징어잡이 역사는 100년 안팎으로 그리 오래지 않다.오래 전에도 오징어를 잡았겠지만 상업성을 갖춘 오징어잡이 역사는 한 세기를 넘지 못한다.30여년 전,오징어가 지천일 때는 대나무에 낚시를 매달아 찍어올리는 이른바 ‘찍낚시’로 아예 오징어를 퍼담았다.이런 때는 바다가 눈밭처럼 희게 빛났다.믿기지 않겠지만 심지어는 낚시가 내려가지 않을 정도로 많았던 적도 있다고 나이 든 어민들은 추억한다. 뗏목처럼 생긴 ‘테우’에서 잡다가 2∼3인이 타는 ‘강꼬’배를 거쳐,나중에 채낚기배로 귀착되었다.처음에는 나무물레를 돌리는 물레치기로 잡았으나 지금은 자동조절기가 등장했다.20여명분의 일을 기계가 하게 되면서 노동력 감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어로기술 명칭에 일본어가 많은 것은 이들 어법이 일본영향권에 있음을 방증한다.가장 보편적이었던 ‘돔보어법’도 오키제도에서 들여왔다.독도문제로 말썽을 일으키는 오키 어민들은 일제시대에 울릉도에 집단촌을 형성해 살았으니,‘게다’짝을 따닥거리며 저동항을 오갔던 바로 그들이다. ●오징어는 다리가 없다? 오징어는 불빛을 좋아하는 추향성,동시에 전진과 후퇴만 아는 직진성 어류다.그래서 오징어 채낚에는 미끼가 필요없다.불만 보면 미끼인 줄 알고 직진해 달려든다. ‘살아있는 로켓’인지라 빨아들인 물을 뿜어내면서 그 추진력으로 전진과 후퇴를 거듭한다.집어등은 애초에 석유호롱불을 쓰다가 카바이드,휘발유 등을, 요즘에는 전깃불로 변모를 거듭했다.배에서 모터를 돌려 발광하는 오징어 집어등 불빛은 화상을 입힐 만큼 고온이다.그래서 밀짚모자를 쓰고 어로작업을 하는 등 차광장치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중개인으로 일해온 성학주(73)씨에게 ‘오징어론’을 청했다.대개 잘못 아는 상식 중의 하나가 부위별 명칭이다.오징어는 팔다리가 머리에 달려있는 두족류다.오징어에 다리는 없으며,엄밀하게 팔다리가 맞다.팔다리 10개 중에서 유달리 긴 2개는 먹이를 잡거나 교미할 때,나머지 8개는 먹이를 먹을 때 쓰인다.머리라고 부르는 삼각형 부위는 지느러미다.흔히 ‘오징어 불알’이라 부르는 부위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주둥이며,사람처럼 한쌍의 눈알도 갖고 있다. 오징어는 난류성이지만 바닷물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사라진다.오징어가 대거 이동해 서해안 태안반도 안흥항이 파시처럼 오징어판이 되기도 했는데,취재에 동행한 수산과학원 이윤 연구관(해양생물학)의 생각은 조심스럽다.“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지만,계통이 다소 다른 오징어로 볼 수 있지요.같은 황인종이라도 일본인,한국인,중국인이 다르듯이 말입니다.” ●울릉도 오징어요리 세계화했으면 울릉도 주민들은 역경의 삶을 헤쳐나가면서 우리가 즐겨 먹는 오징어살보다는 그 부산물인 내장을 더 품격있는 요리로 개발해 냈다.흰창자로 끓인 내장탕은 시원하기 이를 데 없다.소금에 절여서 배추시래기와 함께 끓여내는 노란창자찌개는 8월의 ‘울릉도 오징어축제’ 때 최고 인기음식이다. 여기에 감자와 옥수수밥을 올리면 전형적인 울릉도식 접대 방식이 된다.10월이 넘어 찬바람이 돌면 기름진 노란창자를 된장에 졸여 쌈장도 만든다.오징어내장과 먹물로 만든 순대는 서울식과 전혀 다르다.이렇듯 오징어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오징어 먹물요리를 가지고 세계적인 건강식으로 키워낸 이탈리아 사람들의 역량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데,왜 우리는 아직도 울릉도 사람들의 이 뛰어난 요리를 세계인의 식탁으로 이끌어내지 못할까!
  • 짝퉁이라뇨! ‘패러디패션’ 이죠

    짝퉁이라뇨! ‘패러디패션’ 이죠

    패러디는 문화다.정치는 물론 영화와 드라마도 패러디가 떠야 성공이 확인된다고 할까.패러디가 없으면 인생의 재미가 절반은 줄어들 것도 같다. 패션계에도 패러디가 뜬다.고가의 해외 수입브랜드나 유명 상표를 패러디한 티셔츠가 인기종목이다. 디자인은 단순하다.일반 면 티셔츠 앞면 한가운데에 브랜드 로고를 응용해 새겨넣는 식이다.하지만 브랜드를 교묘하게 바꿔 그 브랜드인 양 파는 모조품,일명 ‘짝퉁’과는 구별된다.브랜드를 재미있게 표현한 ‘패러디’로 명품을 선호하는 ‘럭셔리 신드롬’에 대한 반기라고나 할까. 코오롱패션산업연구원 정송향 교수는 “이전에는 패션을 자기 과시의 도구로 이용했지만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놀이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패션에서 기쁨,즐거움 등의 심리적인 만족을 얻는 사람들은 명품에 대한 욕구를 유머를 가미한 브랜드 패러디로 풀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마’하고 싶지만,‘빈곤’해서… 1980년대부터 꾸준히 돌아다닌 모조품으로는 나이키,아디다스,아놀드 파머,프로스펙스를 나이스,아디도스,아놀드 파라솔,프로스포츠 정도로 바꾼 것들,이건 짝퉁이다. 요즘 패러디는 이렇게 바꾼다.압도적인 인기를 끄는 ‘푸마(PUMA)’의 캐릭터를 변형해 머리부분을 부풀려 ‘파마(PAMA)’,머리카락을 세워 ‘펑크(PUNK),푸마가 당구를 치면 ‘다마(DAMA·공의 일본말)’다.푸마가 자고 있으면 ‘자나(JANA)’,푸마 대신 참치가 뛰면 ‘튜나(TUNA)’,하마가 뛰면 ‘하마(HAMA). 고급 의류 브랜드 ‘빈폴(Beanpole)’은 자전거 대신 손수레를 끌며 ‘빈곤(Beangone)’이 됐다.푸마가 빈폴의 자전거를 탄 그림은 ‘임마(IMMA)’로 낙점.남녀가 등을 맞대고 있는 이탈리아 브랜드 ‘카파(kappa)’의 이미지는 담배 피우는 남자와 울먹이는 여자로 바꿔 ‘오빠나빠(oppa nappa)’가 됐다. 고가의 수입브랜드도 벗어날 수 없다.‘PRADA(프라다)’는 ‘9RADA(구라다)’로,‘GUCCI(구찌)’는 ‘구찌(9UCCI)’로 탈바꿈했다.브랜드를 희화화한 것은 아니지만 ‘루이뷔통’의 ‘LV’로고를 학생용 흰색 실내화에 빼곡히 그려 루이뷔통 실내화를 만든 사람도 있었다! ●좋잖아,즐겁잖아,재밌잖아 짝퉁은 브랜드 제품을 흉내낸 것이다.자세히 보지 않으면 브랜드 제품으로 알고 넘어간다.하지만 패러디는 재미있다.그래서 당당하게 구매하고 자랑스럽게 입고 다닌다. 박세나(25·엔씨소프트)씨는 인터넷쇼핑몰에서 최근 ‘파마’를 주문했다.“교묘한 모조품은 ‘나 그거 살 수준 안 돼서 이거라도 입어요.’라는 처량함이 느껴지지만 이런 패러디 티셔츠는 부끄럽지 않아요.원래 이런 거잖아요.친구들과,또는 남자친구와 커플티로 입어도 좋겠죠.” 친구들과 동대문 시장에 들른 회사원 임병안(30)씨는 패러디 티셔츠를 보고 ‘반해’버렸다.“인터넷에서 본 티셔츠가 눈에 띄더라고요.‘다마’ 티셔츠를 하나 샀죠.친구들과 당구칠 때 입으려고….” ●개그라고 즐기기에는 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 대상이 된 업체는 울상이다. 푸마코리아 조원섭 마케팅실장은 “패러디가 최근의 문화코드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문화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특정 기업의 경영,브랜드 가치를 저해한다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말한다.현재 독일 본사 법무팀에 패러디 상품의 위법 여부를 의뢰했고,결과에 따라 대처할 방침이다. 그러나 한 스포츠브랜드 마케팅담당자는 앞으로 패러디 대상이 돼도 문제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브랜드를 희화화하는 것은 그 브랜드의 인지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 아닐까요.대통령도 패러디하는 현 세대의 문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을까요.” ■ ”패러디도 자유로운 표현의 하나” “인터넷에서 활성화된 패러디 문화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고 싶었습니다.자유로운 생각을 표현하고 풍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뜻이었죠.” 패러디 티셔츠의 원조격인 ‘티공구(t09.co.rk)’의 김인욱(28)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미국,일본에서는 티셔츠를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사용해요.개인의 생각,코드를 새겨 입고 다니는 것이죠.브랜드 변형도 수많은 표현 중 하나일 뿐 모방,이미지 침해의 뜻은 없습니다.” 대화의 단절,고가의 명품과 싸구려 짝퉁으로 구분되는 소비 행태 등 부정적인 문화의 벽을 허무는 것.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친구 2명과 고시원에서 작업을 시작한 데는 이런 ‘티셔츠 문화론’이 깔려 있다.‘’,‘아’,‘즐’ 등 인터넷 용어를 사용한 티셔츠가 첫 제품.인터넷 공모,디자인 개발 등을 거쳐 나온 14종의 티셔츠는 하루 평균 80∼90장,최고 300장에 육박하는 주문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패러디 티셔츠도 모조품과 전쟁 중이다.정식 공모를 거쳐 나온 디자인은 디지털 콘텐츠로 판단,이미지 저작권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무일푼으로 시작했던 초심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고구려 역사가 이슈가 되는 만큼 이제는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티셔츠를 한번 만들어볼까 해요.패러디도 꾸준히 하면서요.”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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