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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몽’ 한예리, 예고편 보니..“우리 셋 중에 누구랑 잤어?” 파격

    ‘춘몽’ 한예리, 예고편 보니..“우리 셋 중에 누구랑 잤어?” 파격

    ‘춘몽’ 한예리가 화제인 가운데 스페셜 남과여 캐릭터 예고편 ‘그녀’편이 재조명됐다. 시네아스트 장률 감독의 10번째 장편 연출작 ‘춘몽’은 흑백 영상으로 완성된 신비로운 분위기와 함께 네 남녀의 오묘한 관계를 담아내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춘몽’은 예사롭지 않은 세 남자 익준, 정범, 종빈과 보기만해도 설레는 그들의 여신, 예리가 꿈꾸는 그들이 사는 세상을 담은 영화. 예고편에서 예리에게 솔직히 얘기하라며 운을 뗀 익준이 “우리 셋 중에 누구랑 잤어?”라고 묻자 그녀는 “내가 누구랑 자던 무슨 상관이냐”고 되묻는다. 하지만 종빈이 “근데 왜 저랑 잤다고 얘기했어요?”라며 자신은 금시초문이라는 듯 묻자 예리는 “자긴 잤지”라며 모호한 답변을 한다. 이에 종빈이 자신은 예리와 자지 않았으며 맹세할 수 있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하고 익준은 자신들과 잤다고 이야기하는 예리를 향해 답답하다는 듯 짜증을 낸다. 세 남자를 곤란하게 만든 예리는 “자긴 잤는데, 꿈에서”라며 세 남자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려 하지만 그동안 아무 말도 없던 정범이 불쑥 셋 중에 누구랑 먼저 잤냐며 물어본다. 조용하지만 그 또한 익준과 종빈 못지않은 엉뚱함으로 예측불가 캐릭터의 재미를 안겨준다. 한편 세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예리의 엉뚱한 이야기를 담은 캐릭터 영상을 공개하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영화 ‘춘몽’은 10월 6일,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첫 선을 보인 후, 10월 13일 전국 극장에서 정식 개봉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신조어 ‘더럽(The love) 개룡남(개천에서 용난 남자)’ 알고 계셨나요?

    신조어 ‘더럽(The love) 개룡남(개천에서 용난 남자)’ 알고 계셨나요?

    ‘낄끼빠빠’, ‘더럽’ 뜻 아세요?  정답은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자, The love’이다.  예상 가능한 말부터 상상조차 안되는 말까지 10대의 줄임말과 신조어는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쓰인다. 이 신조어를 잘 모르면 카카오톡의 단톡방이나 학교 생활에서 은따(은근한 따돌림)가 된다는 푸념까지 적잖게 나온다.  그럼 도대체 청소년들은 이런 신조어를 왜 만들고 왜 쓸까.  6일 스마트학생복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공식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중고생 480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줄임말과 신조어를 쓰는 이유로는 ‘친구들이 사용하니까’가 58%로 1위를 차지했다. 교우관계가 중요한 시기인 만큼 언어 습관에도 친구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스마트학생복은 설명했다.  ‘긴 문장을 적는 것이 귀찮아서’라는 응답이 25%로 2위를 차지했고 ‘재미있어서’ 또는 ‘유행에 뒤처지게 될까 봐’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5%는 올바른 표현보다 줄임말·신조어 사용을 더 선호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만큼 언어 파괴 현상이 심화됐다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그럼 10대들이 많이 쓰는 신조어와 줄임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괄호 안 정답을 가리고 몇개나 맞출 수 있는지 한 번 도전해 보자.  ▲개룡남(개천에서 용난 남자)▲ㅇㄱㄹㅇ(이거레알)▲세젤예(세상에서 제일 예쁨)▲글설리(글쓴이를 설레게 하는 리플)▲어그로(짜증나게 관심을 끔) ▲Not + 닝겐, 또는 낫닝겐(인간이 아닐만큼 훌륭하다) ▲정주행(드라마나 웹툰을 첫회부터 끝까지 감상함)▲핑프(핑거 프린세스, 검색하지 않고 물어보는 사람) ▲랜선 회초리질(온라인 상에서 엄격하게 잘잘못을 따져 훈계하다)  이런 신조어 등 언어 형성 습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응답자의 54%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꼽았다. 10대들이 많이 사용하는 줄임말이나 신조어는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간략하게 표현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생성되고 퍼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또 엘리트학생복이 9월 8∼21일 중고생 140명을 대상으로 SNS를 통해 진행한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63.6%는 하루 3회 이상 신조어를 쓴다고 답했다. 신조어가 학생들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의미다.  다만, 응답자의 84.3%는 ‘신조어 사용이 한글을 훼손시킨다’고 답했고, 신조어를 대체할 표준어가 있다면 사용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7.1%가 ‘표준어를 쓰겠다’고 답해 청소년들이 올바른 한글 사용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엘리트학생복 관계자는 “학생들이 잘못된 단어 대신 올바른 한글을 쓰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윤여정 “누구의 거울 되긴 싫어요…나다운 게 젤 좋은 거지”

    윤여정 “누구의 거울 되긴 싫어요…나다운 게 젤 좋은 거지”

    “한동안 길을 가다가 처지가 안 좋은 노인들을 보면 마음이 괴로워서 고개를 돌렸어요. 이런 영화를 찍은 계기로 인권 운동이라도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고개를 돌리는 비겁한 사람이 되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를 후배에게 했더니 저를 위로하데요. 보시는 자기가 갖고 있는 재능으로 하는 거라고. 저에겐 나서서 모금하고 도네이션(기부)하는 게 보시가 아니라 그 역할을 해냄으로써 보시한 거라고.” ●노인의 삶, 극한 직업… 가슴 아프다가도 우울 윤여정(69)은 이재용 감독의 저예산 영화 ‘죽여주는 여자’(6일 개봉)에서 노인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속칭 ‘박카스 할머니’ 소영을 연기했다. 그간 배우를 감정 노동자로 여겨 왔는데 이번엔 극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가 쉽지 않았다. “제 나이에 모르는 일이 어디 있을까 싶었는데 이런 세상이 또 있구나 했죠. 제가 연기하는 자체도 힘든데 이걸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가도 짜증이 나고 우울해졌어요.” 어찌 보면 자극적인 소재인 이 영화는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노인 문제 전반으로 외연을 넓힌다. 서비스가 죽여주는 것으로 소문이 난 소영은 우연하게 죽음을 갈망하는 노인들을 돕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중병으로 독립생활을 하지 못해 자존감이 파괴된 노인, 치매로 인해 자아 상실의 공포에 시달리는 노인, 사랑하는 이의 상실로 절대 고독에 빠진 노인을 비추며 죽음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노인들만 보듬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과 트랜스젠더, 필리핀과 한국 혼혈인 코피노 꼬마까지 우리 사회 소수자의 모습을 아우른다. 최근 노년의 삶을 조명하는 작품이 늘고 있다. 윤여정 또한 ‘장수상회’, ‘디어 마이 프렌즈’, ‘죽여주는 여자’ 등의 영화와 드라마가 이어졌다. “우리는 깡패 영화가 잘되면 그런 영화만 계속 나오고 그러잖아요. 애들 영화가 나오면 늙은이 영화도 나오고 해야 하는데 한 곳으로 전진 또 전진하는 건 재미없는 것 같아요. 100억원짜리 블록버스터가 있다면 우리처럼 조그만 예산으로 하는 영화도 만들어져서 몇 명이라도 보면 좋을 것 같아요.” ●한국의 메릴 스트리프요? 전 그냥 윤여정이에요 어느덧 연기 인생 50년. 많은 후배가 멘토이자 롤모델로 꼽는다고 하자 부득부득 손사래를 친다. “전 누구에게 거울이 되는 거 싫어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어 문장이 ‘비 유어셀프’(Be Yourself)예요. 그저 나다운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전 우리 배우를 해외 배우와 비교하는 것도 싫어해요. 저를 두고 한국의 메릴 스트리프나 이자벨 위페르라고도 하더라고요. 왜 그들과 비교해서 저를 평가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저를 모르시나요? 다른 누구도 아닌 대한민국의 윤여정이라는 배우예요.” 50이라는 숫자가 오히려 부끄럽다고도 했다. “제가 그 오랜 세월 수를 놓았다면 장인이 됐을 텐데 연기는 오래했다고 잘하는 건 아니에요. 무서운 신인이 나와 저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죠. 저는 그저 50년이라는 세월의 때가 묻은 배우가 된 거예요. 오염이 많이 되고 타성이 많이 생긴…. 제가 늙어서도 도전을 많이 한다고들 하는데 그냥 노력하는 거예요. 되도록 다른 역할을 하며 그러는 척 위장을 하는 거지요.” ●50년 연기 인생… 그저 세월의 때가 묻은 배우죠 데뷔 초기를 제외하면 영화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본격적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은 것은 2003년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부터다. “제가 젊었을 때는 영화가 TV보다 열악했어요. 제가 먼저 기피했던 부분이 있죠. 돈도 TV보다 조금 주고요. 호호호. 여전히 그런 세상인 줄 알았는데 달라졌더라고요. 그렇다면 한번 해보자 싶었죠. 또 생계를 위해, 가족을 위해 아득바득 연기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환갑 넘어서는 그간 내 의무를 다했으니 이젠 여유를 갖고 내가 하고 싶은 작가, 감독과 내가 하고 싶은 연기를 하며 사치스럽게 살아 보자 싶었죠. 스스로에게 보상해 주고 싶은 게 있었지요.” 칠순에 접어든 배우로서 ‘100세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재앙이라고 봐요. 사람은 85세를 정점으로 정신이 망가지든 몸이 망가지든 내리막을 걸어서 죽음을 맞이한다고 하네요. 배우들이 흔히 무대에서 죽고 싶다고 하잖아요. 그 표현은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죽고 싶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윤여정으로 자아를 잃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를 하다가 죽을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축복스러운 일이겠죠.”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서인영 가인 일침 “선배한테 ‘열받았다’는 말은 좀..” 가인 無대응

    서인영 가인 일침 “선배한테 ‘열받았다’는 말은 좀..” 가인 無대응

    가수 서인영이 공개적으로 브라운아이드걸스 가인에 불쾌감을 표한 가운데 가인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을 예정이다. 29일 가인의 소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측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인이 서인영의 글을 읽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별다른 대응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가인 측 관계자는 “서인영이 자신의 개인적인 사생활 공간에 올린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다”면서 “회사 차원에서 어떤 대응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가인 개인의 대응도 언급하기 힘든 부분이다”고 말을 아꼈다. 가인은 서인영의 글이 확산되며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고 있다. 앞서 28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가인은 서인영과의 과거 일화를 소개하며 “브라운아이드걸스 나르샤가 서인영보다 더 언니인데 서인영이 계속 반말을 하더라. 우리 언니들에게 반말을 하니 열받았다. 나중에 나이가 더 많다고 얘기해줬는데도 ‘그래 나르샤’라며 반말을 고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서인영은 “원래 다 친구처럼 지내는 스타일”이라고 해명하며 “열까지 받았어? 좀 짜증났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29일 새벽 서인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가 이런거 신경 안 쓰는 스타일이고, 방송이라는 게 편집을 통해 한쪽 입장만 나갈수도 있기 때문에 그냥 쿨하게 넘어가려고 했는데 ‘열받았다’는 표현은 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로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서인영은 “가인은 너무 상냥한 후배였는데 당사자도 아니면서 선배에게 열받았네 라고 해서 너무 당황했다. 녹화 들어가기 전과 들어가서의 모습이 너무 달라 적응이 좀 안됐다. 그리고 말하는 스타일도 시크하게 너무 변해버렸다”며 “여기는 선후배가 존재하고 룰이 있다. 선배한테 예의를 갖추는 사람에게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고 가인을 향한 일침을 날렸다. 또 ”가인은 대기할 때 ‘요즘 후배들은요 언니. 이런 행동 저런 행동..’ 얘기하는 이제 완전 대선배 마인드던데, 다른 후배가 이렇게 했다면 참았을까요?“라며 ”제가 어떤 이미지로 보인다 해도 어떤 일이든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전 솔직한 게 좋지 가식 떠는 삶은 딱 질색이거든요. 개인적으로 이미지 높이고 싶어서 어떤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한 적도 없고요. 전 그냥 접니다“라고 덧붙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서인영, 가인 추가 폭로 “완전 대선배 마인드던데..가식떠는 삶 질색”

    서인영, 가인 추가 폭로 “완전 대선배 마인드던데..가식떠는 삶 질색”

    가수 서인영이 브라운아이드걸스 가인을 겨냥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후 가인에 대한 폭로글을 추가했다. 29일 서인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가 이런거 신경 안 쓰는 스타일이고, 방송이라는 게 편집을 통해 한쪽 입장만 나갈수도 있기 때문에 그냥 쿨하게 넘어가려고 했는데 ‘열받았다’는 표현은 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로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서인영은 “저는 선후배 관계에서 예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처음에 브라운아이드걸스 나르샤를 봤을때 예쁘고 귀여워서 그렇게 표현을 했던 거였고 그 이후에는 영웅호걸에서 친해져 오해를 풀었다. 몇년이나 지난 얘기를 꺼내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가인은 너무 상냥한 후배였는데 당사자도 아니면서 선배에게 열받았네 라고 해서 너무 당황했다. 녹화 들어가기 전과 들어가서의 모습이 너무 달라 적응이 좀 안됐다. 그리고 말하는 스타일도 시크하게 너무 변해버렸다”며 “여기는 선후배가 존재하고 룰이 있다. 선배한테 예의를 갖추는 사람에게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고 가인을 향한 일침을 날렸다. 서인영은 이후 글을 수정해 내용을 추가했다. 그는 ”가인은 대기할 때 ‘요즘 후배들은요 언니. 이런 행동 저런 행동..’ 얘기하는 이제 완전 대선배 마인드던데, 다른 후배가 이렇게 했다면 참았을까요?“라고 폭로했다. 이어 ”제가 어떤 이미지로 보인다 해도 어떤 일이든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전 솔직한 게 좋지 가식 떠는 삶은 딱 질색이거든요. 개인적으로 이미지 높이고 싶어서 어떤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한 적도 없고요. 전 그냥 접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28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가인은 서인영과의 과거 일화를 소개하며 “브라운아이드걸스 나르샤가 서인영보다 더 언니인데 서인영이 계속 반말을 하더라. 그래서 열받았다. 나중에 나이가 더 많다고 얘기해줬는데도 ‘그래 나르샤’라며 반말을 고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서인영은 “원래 다 친구처럼 지내는 스타일”이라고 해명하며 “열까지 받았어? 좀 짜증났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서인영 가인 향한 일침, 라디오스타 녹화 땐 어땠나? “웃고 넘어간 일이었다”

    서인영 가인 향한 일침, 라디오스타 녹화 땐 어땠나? “웃고 넘어간 일이었다”

    가수 서인영이 브라운아이드걸스 가인을 향해 일침을 날린 가운데 ‘라디오스타’ 제작진의 입장이 전해졌다. 28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걸크러시 유발자들 특집’으로 서인영, 화요비, 브라운아이드걸스 가인, 마마무 솔라가 출연했다. 이날 가인은 서인영과의 과거 일화를 소개하며 “브라운아이드걸스 나르샤가 서인영보다 더 언니인데 서인영이 계속 반말을 하더라. 그래서 열받았다. 나중에 나이가 더 많다고 얘기해줬는데도 ‘그래 나르샤’라며 반말을 고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서인영은 “원래 다 친구처럼 지내는 스타일”이라고 해명하며 “열까지 받았어? 좀 짜증났다”라며 가인의 턱을 만졌다. 방송 이후 29일 새벽 서인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가 이런거 신경 안 쓰는 스타일이고, 방송이라는 게 편집을 통해 한쪽 입장만 나갈수도 있기 때문에 그냥 쿨하게 넘어가려고 했는데 ‘열받았다’는 표현은 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로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서인영은 “저는 선후배 관계에서 예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처음에 브라운아이드걸스 나르샤를 봤을때 예쁘고 귀여워서 그렇게 표현을 했던 거였고 그 이후에는 영웅호걸에서 친해져 오해를 풀었다. 몇년이나 지난 얘기를 꺼내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가인은 너무 상냥한 후배였는데 당사자도 아니면서 선배에게 열받았네 라고 해서 너무 당황했다. 녹화 들어가기 전과 들어가서의 모습이 너무 달라 적응이 좀 안됐다. 그리고 말하는 스타일도 시크하게 너무 변해버렸다”며 “여기는 선후배가 존재하고 룰이 있다. 선배한테 예의를 갖추는 사람에게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고 가인을 향한 일침을 날렸다. 해당 글이 확산되자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두 분이 좋은 선후배 사이인 걸로 알고 있었고, 녹화 때도 마찬가지였다. 서인영 씨가 가인 씨의 얼굴을 만진 건 예뻐하는 후배이기에 한 행동이었고 가인씨도 이를 가볍게 받아들였다. 웃고 넘어간 일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서인영 씨가 댓글을 보고 마음에 상처를 받아서 해명을 하고자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쇼핑왕 루이’ 서인국, ‘로코+브로맨스+앙숙’ 다 잡은 “케미킹 매직”

    ‘쇼핑왕 루이’ 서인국, ‘로코+브로맨스+앙숙’ 다 잡은 “케미킹 매직”

    ‘쇼핑왕 루이’에 ‘케미킹’ 서인국의 매직이 시작됐다. 28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 3화에서 서인국이 로코부터 브로맨스, 앙숙 케미까지 빠져들게 하는 케미킹으로 루이(서인국)의 매력을 배가시키며 60초 같은 60분을 완성했다. 루이는 복실(남지현)과 있을 때면 주인을 따르는 순한 강아지 같다가도 어느 순간 남자의 향기를 느끼게 했다. 쇼핑 감각과 함께 깨어난 패션 감각으로 복실에게 즉석에서 브로치를 선물하며 가깝게 밀착할 때는 심장이 내려앉는 두근거림을 선사했고, 왜 이렇게 따라다니느냐는 복실이의 투정에 “네가 좋아서”라는 말을 툭 내뱉을 때는 훅 들어오는 고백으로 직진남의 설렘을 느끼게 했다. 서인국은 명불허전 로코 장인으로 시청자의 설렘 포인트를 자극. 복실을 바라보는 루이의 눈빛은 깊이 있으면서도 순수하게 표현해 눈빛 속에 행복함까지 느껴지게 했고, 복실에게만 보이는 루이의 해사한 미소는 시청자의 마음까지 두근거리게 하며 로코 케미에 몰입도를 높였다. 이어 아랫집 취준생(취업준비생)으로 등장한 인성(오대환)과는 순도 100% 브로맨스를 완성했다. 모르는 게 없는 형에게 감탄하며 둘만의 세계에 빠져들 때면 주변까지 순수하게 만드는 마력을 발휘하며 서인국표 브로맨스의 새 그림을 선보였다. 서인국은 인성을 바라보는 루이의 표정에 존경심을 더해 두 사람의 브로맨스를 순수하게 표현해 이색 재미를 더했다. 특히, 서인국과 오대환은 전작 OCN ‘38 사기동대’에서는 사기꾼 케미를 선보인 바 있어, 전작을 본 시청자들에게는 사기꾼이었던 서인국의 순수한 반전 케미로 더욱 특별한 즐거움을 전했다. 서인국이 마지막으로 선보인 케미는 극 중 인성의 엄마이자 복실의 직장 상사, 청소 반장 황금자(황영희)와의 앙숙 케미다. 첫 만남부터 루이를 탐탁치 않아하던 금자와 금자에게 짜스(짜증나는 스타일)라고 불린데 이어 복실이 혹이라고 불리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루이가 앙숙 케미를 엿보인 것. 복실이가 먹을 것도 없이 삼겹살을 먹어치우는 금자의 젓가락질을 훼방 놓는 루이와 이를 비껴가며 삼겹살을 낚아채는 금자의 앙숙 케미는 웃음을 자아냈고, 금자를 이겨낼 재간이 없는 루이의 허당미는 두 사람의 앙숙 케미를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었다. 이처럼 서인국은 로코부터 브로맨스, 앙숙 케미까지 사로잡는 마성의 케미킹으로 드라마가 방영되는 60분의 시간을 60초처럼 느껴지게 만들며 무서운 흡인력을 발휘. 인국매직이라 불리는 극강의 몰입도를 선사했다. 한편, 시청자로 하여금 서인국으로 인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드라마라는 평을 얻고 있는 MBC ‘쇼핑왕 루이’의 4화에 예고에는 루이와 복실의 포옹 장면이 공개되며 로맨스 급진전에 기대감을 더해 방송 시간을 더욱 기다려지게 하고 있다. 매주 수,목요일 오후 10시 방송. 연예팀 seoulen@seoul.co.kr
  • ‘73%’ 역대 美대선서 첫 TV토론 승리자가 백악관 갈 확률

    미국에서 26일(현지시간) 실시된 1차 대통령후보 TV 토론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 될까? USA투데이는 지난 11번의 대선 중 1차 토론의 패배자가 백악관에 입성한 경우는 단 세 차례에 지나지 않는다며 1차 토론의 결과가 6주간 이어질 선거전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날 보도했다. 1960년 존 F 케네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와 리처드 닉슨 공화당 대선 후보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TV 토론을 벌인 이후 2012년 직전 대선까지 총 14번의 대선 중 세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TV 토론이 열렸다. 이 중 1976년, 1984년, 2012년 대선에서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가 1차 TV 토론에서 패배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차 토론에서 역전극을 선보이며 대권을 쟁취할 수 있었다. 이 외에 8번의 대선에서 1차 토론의 패배자는 백악관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2000년 대선 당시 대다수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앨 고어가 상대 후보인 조지 W 부시를 토론에서 완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어는 직전 8년간 부통령을 지낸 정치 베테랑이었던 반면 부시는 공식석상에서 단어조차 헷갈려 비웃음을 샀던 정치 초보자였기 때문이다. 자신만만했던 고어는 1차 토론에서 부시가 자신의 기준에 못 미치는 답변을 할 때마다 짜증스럽다는 표정과 한숨을 숨기지 못했다. 이런 모습이 고어를 오만하고 잘난 체하는 인물로 보이게 했다. 결국 고어는 2차, 3차 토론, 그리고 선거일까지 1차 토론의 패배를 만회하지 못했다. 반면 1980년 대선 당시 레이건 공화당 대선 후보는 ‘강경보수’, ‘극우’ 이미지로 중도 유권자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 카터 당시 대통령은 1차 토론에서 레이건을 극우로 몰며 그가 의료보조정책을 반대했음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레이건은 카터의 공격이 반복되자 자비로운 웃음을 지으며 “또 시작이군요”라고 점잖게 받아쳤다. 폴리티코는 레이건이 토론에서 자신을 카터보다 “큰 사람”으로 자리매김해 카터를 누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정치전략가 태드 디바인은 “무당파 유권자들은 1차 토론을 보며 처음으로 대선에 관심을 갖게 된다”며 “토론에서 한 후보가 일방적으로 우위를 점했을 경우 무당파의 지지는 그 후보로 쏠리게 되며 선거일까지 유지된다”고 지적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카터 공격 받아쳤던 레이건… 美대선, 딱 한번 판 흔들렸다

    2000년 앨 고어, 부시에 졌지만 토론 후 일반투표서 지지율 역전 미국 대선에서 TV토론의 영향력은 판세를 뒤엎을 정도로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1980년대 이후 TV토론이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2000년 한 해뿐이며, 우세한 지지율을 등에 업고 토론장에 들어간 후보가 이변 없이 승리했다고 NBC 방송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1980년 10월 당시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후보와 민주당의 지미 카터 대통령의 TV토론은 ‘게임 체인저’로 회자된다. 레이건은 카터의 공격에 여유 있게 웃으며 “또 시작하는군요”라고 받아쳤다. 자신 있어 보이는 레이건과 뭔가 짜증 나 보이는 카터의 모습이 대조적인 이미지로 나타났고 레이건의 대선 승리는 TV토론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정치블로그 ‘더 몽키 케이지’는 레이건이 이미 1980년 6월부터 지지율에서 꾸준히 앞서 있었고, 카터는 한 번 뒤집힌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한 채 선거를 치렀다고 지적했다. TV토론이 게임 체인저였는지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의미다. 1992년 조지 H W 부시 당시 대통령은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의 토론에서 손목시계를 자주 들여다봐 초조해 보인다는 인상을 줬다. 하지만 TV토론 이전부터 부시는 이미 클린턴에게 지지율에서 5% 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었으며, 실제 대선 결과도 별 차이가 없었다. TV토론이 주요 변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2000년 대선 당시 민주당 앨 고어는 선거인단 경쟁에서 뒤져 조지 W 부시에게 패배했지만, TV토론을 거치며 대선 일반 투표에서 부시보다 높은 지지를 받은 사례로 평가된다. 고어는 TV토론 전 여론조사에서 42%의 지지율로 부시에게 3% 포인트 뒤졌지만 TV토론을 거친 뒤 대선을 치른 결과 48.4%의 득표율로 47.9%를 얻은 부시를 앞섰다. TV 토론이 게임 체인저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후보들이 이미 TV와 신문, 라디오 등을 통해 많이 노출된 상태로, 고정적 이미지가 확립됐기 때문이라고 NBC는 분석했다.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는 각각 17개월, 15개월째 대선 후보로 있으면서 대중에 수많은 약점을 노출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테헤란 여행기 3] 토찰산 트레킹,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다

    [테헤란 여행기 3] 토찰산 트레킹,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다

    12일-토찰산 다라케 계곡으로의 짤막한 나들이  새벽 3시부턴가 시작한 허재 감독 인터뷰 기사를 끙끙대며 결국 낮 12시 조금 못돼 마쳤다.  약간 시장끼는 있는데 그렇다고 딱히 먹고 싶은 생각도 없어 택시 서비스로 가 말렉 라이브러리 앤드 뮤지엄 가겠다고 했더니 국경일이라 쉰단다. 이 나라 박물관은 오전이나 오후 한 차례만 열거나 아니면 쉬는 날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대안이 뭐냐고 했더니 산에 가란다. 케이블카도 있고 좋댄다. 시간은 44분 걸린다고 했다. 나중에 보니 터무니없는 얘기였다. 결코 44분 걸릴 거리가 아니었으며 케이블카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사실 가동한다고 해도 탈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위험해 보였다.   택시가 멈출 때까지 1시간30분쯤 걸렸던 것 같다. 신호만 제대로 지키면 안 그럴텐데 서로 빨리 가겠다고 우겨대니 생기는 현상이다. 또 목적지 근처에 이르자 양쪽에 차를 모두 주차해 길이 좁아 옴짝달싹 못했다. 여튼 택시에서 내렸다. 이 자리에 서 있어 안 그러면 내 손전화로 전화해 어쩌구저쩌구. 기사는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고 난 페르시아어를 하나도 못하니 이런 바보들이 없다. 택시 서비스 아자씨가 헤어질 경우에 대비해 내게 기사 전번을 적어 건넸다. 페르시아의 주인답게 아라비아 숫자 따위는 쓰지 않는데 일일이 숫자를 입으로 세면서 또박또박 ´09126336256´이라고 써줬다. 처음 편도에 40만리라라고 하더니 내가 왕복한다고 하자 잠깐 머리속으로 계산기를 돌리더니 대기시간 2시간 포함해 100만리라라고 했다. 30달러 정도의 왕복 차비에 2시간 대기가 포함됐으니 이런 호사가 따로 없다. 괜찮은 흥정이었다.  택시에서 내렸는데 100m쯤 나아갔을까. 선글래스를 뒷좌석에 놔두고 내렸다는 것을 알았다.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땡볕이 쏟아졌다. 헐레벌떡 달려가 움직이는 차를 붙잡았더니 이 기사는 내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뒷자리에서 선글래스를 꺼냈더니 그제야 ´투 아워스, 히어´라고 한다.  토찰산이다. 해발 고도 3972m로 카스피해를 넘은 구름이 부딪쳐 11월만 돼도 흰눈이 쌓인다. 스키장이 여러 군데 있는 것 같다. 내가 간 곳은 다라케 계곡인데 분명 택시 서비스 아자씨는 ´다르반´이라고 했다. 어느 게 맞는지 모르겠다. 땡볕 아래를 열심히 걸었다. 초반에 조금 무리를 했는지 숨이 차오르는 게 심상치가 않다. 제법 고산증세가 오는 듯 미식거리는 것도 같고 욕지기 같은 것도 올라오는 것 같다. 해발 2000쯤 되는 것 같았다.  여튼 간간이 하릴없는 청춘 남녀나 오래된 부부 같은 이들이 내국인 반, 외국인 반의 비율로 산을 오르내린다. 우리로 얘기하면 설악산 비선대산장과 비슷하게 절의 요사채처럼 꾸며놓은 공간에 톱질 소리가 요란하다. 그 위로는 길이 흐릿하고 더군다나 푹푹 미끄러지는 자갈길이라 자칫 큰일나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택시 내릴 때가 오후 2시였는데 이 마을에서 시게를 보니 3시다. 얼추 됐다. 내려간다.  내려왔다. 기사가 탄 차가 안 보인다. 선글래스를 되찾은 지점에 있나 싶어 갔더니 없어 계속 내려가다 한 호텔 앞에서 남자 둘이 노닥거리고 있길래 사정을 설명했더니 친절하게도 전화를 걸어줬다. 기사는 아마도 전화기 건너편에서 자기도 내려온 지 얼마 안된다는 얘기를 하는 듯했다.  그 젊은이는 기사가 나보고 원래 내렸던 자리에 가있으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맙다고 말하고는 그 자리로 힙겹게 돌아 올라갔는데 또 없다. 그렇게 건너편으로 건너가 아까 호텔 앞보다 조금 더 내려간 다른 호텔 앞에서 이번에는 남녀 커플에게 염치 불구하고 부탁했다. 첫눈에 보기에도 남의 청 거절 못하게 생긴 녀석이 아 짜증나 하는 것이 분명한 여친을 달래며 전화를 건다. 여자는 내가 기분나빠 할수도 있겠다 싶었는지 눈을 내리깔았다. 엄청 더운 날씨에 선 채로 전화를 걸어 기사 아저씨와 통화하니 나로선 대단히 미안한 일이라 어쩔줄 몰라 했다.  10분인가 20분쯤 뒤에 감격의 상봉을 했는데 이 기사는 또 2시간 전에 헤어진 내 얼굴을 못 알아보는 것이 틀림없다. 연신 자기가 딱 두 시간에 맞추지 못하고 조금 늦었다고 미안해 한다. 아니 웬걸, 난 괜찮은데. 오케이 소리를 열번 이상 외친 것 같은데 그는 호텔에 택시가 도착할 때까지 쏘리쏘리를 해댄다. 속으로 난,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했으니 팁이라도 좀 내놔 할까봐 나름 조마조마했는데 그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날 돌아보며 손을 꼭 잡으며 굿데이를 외쳐댔다.  씻고 침대에 누워 개기작거리다 오후 7시 식당에 갔더니 중국인 셋이 저녁을 먹고 있다. 내가 자리에 앉고 조금 이따 일본인 심판들이 들어와 한중일 삼국지가 다시 펼쳐졌다. 동료에게 문자를 보내 함께 먹자고 했지만 그는 일하면서 먹지 않는 습관이 들었다며 나중에 먹겠다고 했다. 오후 8시 시작한 카타르와의 경기를 그와 함께 취재했다. 마침 한국인 응원단이 옆 자리에 있길래 경기장 이름이 왜 ´1만 2000´이냐고 물었다. 교민 네 분이 계셨는데 잘 모르겠다고 했고 옆의 이란인 친구가 더듬거리는 우리말로 그만한 숫자가 들어와서 그런다고 답했다. 내가 어떻게 이 좌석에 그많은 숫자가 앉을 수 있느냐고 캐물었더니 교민들은 “이 나라에서 그렇게 따지면 안됩니다. 이 사람들이 그렇다면 그런 겁니다”라고 설명해 “아 네”라고 답했다.  호텔에 돌아오니 10시 30분쯤이었다. 동료 혼자 식사하겠다고 해 헤어져 기분좋게 잠에 들었다. 오늘은 잠깐이나마 이란의 척박하지만 나름 매력있는 산자락을 밟아본 행복한 하루였다.  13일-돌아오는 날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아보다  새벽 4시 눈을 떴다. 양호하다. 어제 밤 10시 50분쯤 잠든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충분히 잤다. 발제하고 기사 쓰고 간간이 카톡 주고받으니 6시반쯤 됐다.  동료와 마지막 아침을 함께 먹는다. 택시 서비스 아자씨가 말렉 라이브러리 앤 뮤지엄 간다고 하니까 한참 검색한다. 결론적으로 여기는 아주 찾기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근처에 볼만한 라이브러리나 뮤지엄이 너무 많아서다. 모두 그게 그거고 비슷한 수준이라고 길 물어본 어느 인간이 얘기해준다. 택시는 부러 내리기 좋은 곳을 찾아 뱅뱅 돌며 노력하는 것이 보였다.  방향 감각 없는 듯 이 사람 저 사람 라이브러리 안내하는 게 달라 혼란스럽다. 말을 끝까지 안 듣고 특정 단어만 꽂혀 안내하는 듯햇다. 예를 들어 라이브러리면 라이브러리, 뮤지엄이면 뮤지엄 한 단어에만 꽂히는 듯  결국 네 번째인가 다섯 번째 남자가 따라오라고 해 내셔널 뮤지엄 오브 이란 티켓 창구 바로 앞 라이브러리를 알려준다. 한 중늙은이, 3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 셋이 앉아 수다 떨다가 웬 동양 떨거지가 이런 데도 다 오는구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엔사이클로피디아 등 장서의 다양함이나 섹션 분류가 모두 훌륭하다. 사람의 손길을 잘 탔다. 특히 2층은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데 첫눈에 봐도 오래된 책들이어서 호기심은 발동했지만 궁금증을 풀 길이 없었다. 이런 때 써먹게 영어를 잘해야 하는데 싶었다. 책의 향기를 그리워 하는 사람이며 이왕 내셔널 뮤지엄에 들를 계획이라면 공짜이고 이슬람 책 사랑의 편린을 들여다볼 수 있어 강추할 만했다.  티켓 창구에서 20만리라-이슬람 시대, 30만리라-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까지-두 종류가 있길래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뭐 이런 바보같은 놈이 다 있냐 하는 표정으로 당연히 30만리라를 추천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 다음에 테헤란 들를 일 있으면 당연히 이슬람시대를 추가로 보겠지만.  선사 유적지 발굴 현장과 비화 등을 사진과 상상도 등으로 흥미롭게 꾸며놓았고 전시된 물품의 다양성이 뛰어나다. 페르시아 문명의 독창성, 풍부함을 느끼기에 손색 없었고 특히 이 뮤지엄의 1호 보물이라고 자랑하는 다리우스 황제 즉위식 부조는 정말 한번은 꼭 볼만하다.  1층과 2층으로 나뉘는데 1층이 조금 나중, 다시 말해 청동기와 철기이고 2층이 선사시대라 2층 먼저 보고 1층 내려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푹 빠져볼 만했다. 뮤지엄 나와 길 건너편 분수대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것도 좋았다. 이어 방향도 모른 채 의자상가, 전자기기 상가 등을 헤매며 과자 사고 과일 샀다. 과자는 공장에서 만들어낸 과자였는데 나중에 먹어보니 꽤 괜찮았다. 과일 장수는 고대 페르시아와 신라, 고려의 문물 교류에 대해 흥미있다며 한국인과의 만남, 특히 농구대회를 취재하러 온 한국 기자와 얘기를 나눈다는 데 대해 많이 들떠 했다. 그의 도움으로 즐거운 쇼핑을 했다.  슈퍼 바로 나와 택시를 탔다. 타고 나니 이 동네가 완전 청과상 골목이다. 꼭 뭐를 찾다가 어쩔 수 없이 하급품으로 만족하면 좋은 것을 파는 가게가 보인다. 역시 올림픽 호텔 하니 못 알아듣고 올람픽 호텔이라고 하니까 급반색, 40만리라쯤 나올 거라고 말한 것 같았는데 나중에 한 번 길을 묻고 도착한 뒤 미터기를 보니 31만리라쯤이었다. 10만 짜리 석 장 건네고 소액권 찾았더니 관두란다, 나름 길을 돌았다며 미안하다는 표시를 한 것 같았다.  낮 12시 15분쯤 호텔에 도착해 일행에게 과자랑 과일 한 보따리 넘기고 작별 인사하고 체크아웃, 택시 서비스로 가 신청했더니 80만리라, 엄청 비싸다니까 공항이 완전 외곽에 있어서라고 했다. 실제로 가보니 정말 멀었다. 한도 끝도 없이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는 느낌, 그렇다고 사막은 아니고, 황무지도 그런 황무지가 없다. 테헤란에 불어오는 모래바람, 전날 밤 호텔에 돌아가면서 봤던 다운타운 상공을 뒤덮은 연무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도로변 수박을 쪼개 파는 사람들, 참 힘들게 먹고 산다.  1시 조금 넘어 공항 도착해 체크하고 짐 부치고 과자 사고 캐셔는 유로로 계산해 신용카드 결제하려다 여의치않아힘들어 하길래 달러로 하겠다고 했더니 급반색, 100만리라가 넘었던 것 같은데 35달러라고 해서 50달러와 5달러 건네고 20달러 돌려달라고 했더니 계산 해보고 또 해보고, 애들 참 암산 같은 것 못한다.  카페 가면 와이파이 쓸 수 있을까 해서 커피 사먹으려는데 4달러란다. 웬 과자 봉지 둘을 건네길래 커피는 어디있느냐, 이래갖고 커피를 어떻게 먹느냐고 하니까 씩 웃으며 저쪽 가면 커피준댄다. 진작 얘기했으면 그렇게 정색하고 따지지 않았을텐데.  와이파이 비번 물어보니 다 모른댄다. 이 가게 종업원들인데 그런다. 누가 아느냐니까 밑에 어느 항공사 비즈니스 라운지 가보랜다. 그야말로 구걸을 하라는 얘긴데 커피맛이 좋고 과자맛도 좋아 용서해준다. 과자는 하이바이-HIBYE, 세상에 과자 이름이 독창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그게 과연 무슨 뜻에서 붙인 이름일까, 고개가 갸웃거려지는데 투박한 모양치고는 적당히 달고 맛있었다.  시간은 정말 후딱 흘렀다. 어느 순간 불현듯 시계를 보니 얼추 보딩 시간이 가까워온다. 서둘러 비행기를 탔더니 에어버스인데 거진 사람들이 다 앉아, 네가 늦게 오는 바람에 우리가 못 가지 않느냐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게중에는 정말 태어나서 동양인 50대 남자를 처음 본다는 표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중동 촌놈들이 상당수 있다. 어느 눈 큰 여자도 지 옆에 남자가 찰싹 달라붙어 시종 뭐라고 촐삭대는데도 날 노골적으로 할끔거린다. 이래도 되냐고 한마디 쏘아붙이고 싶었는데 도대체 어느 언어로 쏘아붙여야 통쾌한 반응을 얻어낼지 자신이 안 서 참았다.  내가 앉고도 20명 정도, 특히 맨 마지막 나타난 190cm에 100kg는 돼 보이는 잘 생긴 40대-이 녀석은 도대체 국적을 가늠할 수가 없다. 생긴 건 할리우드 톱클래스인데 늦어서 마구 뛰었는지 땀을 연신 훔치며 숨을 거칠게 몰아 쉬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그가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5분쯤 지나자 그제야 비행기가 움직인다.  점심도 안 먹고 커피 한 잔에 과자 두 개 주워 삼키고 비행기에 올랐는데 기내식이 너무 늦게 나온다. 정말 이란 떠난 기념으로 와인이나 맥주 있냐고, 없는 줄 뻔히 알면서 또 물었다. 역시나 없단다. 그냥 물달라고 해서 반쯤 남겼다가 양치에 쓰려고 아꼈다.  통로 건녀편 여자가 또 할끔거리다 이제는 이를 드러내고 웃는다. 남정네는 잠에 골아떨어졌다. 쯔쯔.  이스탄불에 오후 6시 내려 나갈까 말까 고민 한참 했다. 문제는 석양이었다. 낮시간이라면 황홀한 이스탄불 풍광을 즐기기 위해 용기를 냈을 것이다. 그런데 수속 받고 나가면 6시반, 어두워지기까지 90분, 이동하면 끝, 보스포러스 크루즈 탈까 했는데 그것도 너무나 많은 변수-예를 들어 쉬는 날일 수도 있고, 예약자가 너무 많아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테러나 강도당하거나 아니면 봉변 당할 수도 있으니  그냥 공항에 있기로 했다. 공항 내리니 역시나 사람 천지다. 휴대폰 충전하고 약 1시간 남짓 이 여행기를 대충 적었다.  와이파이 연결하려 했더니 위클리 120분이었단다. 7일 새벽에 사용했는데 13일 오후니 기간 만료라는 얘기다. 당시는 분명 원데이 120분이라고만 했던 것 같은데. 불편한 대합실 의자에 길게 누워 잠을 청했는데 환승 공항으로 유명한 이곳에서는 도대체 잠이 들 수가 없다. 어디나 사람이 많다. 저녁 시간 이 공항에 도착해 6시간 이상 환승해야 한다면 반드시 바깥 바람을 코에 불어넣으라고 권하고 싶다.  이렇게 이란 여행기를 갈무리한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취재 틈틈이 엿본 이 나라도 모순 투성이다. 반미 운동의 기지와 같은 곳이었지만 길거리에 영어 좀 하는 여성들이 넘쳐난다. 유럽 어느 여인네 못지 않게 명품 선글래스를 차도르나 히잡과 함께 보여주는 여성들이 많다. 그녀들이 운전하는 모습은 왜 그리 멋져 보이는지 모른다. 호텔 로비의 카페에서 남자와 찰싹 달라붙어 대화를 나누는 여성도 쉽게 눈에 띈다. 그런데 어렵지 않게 앞 자동차와 추돌하며 주차한 차들을 볼 수 있다. 사막으로 둘러싸인 나라에 멋진 분수와 나무들 사이로 지하수들이 흐른다. 길 한복판에서 달러화를 중개하느라 목청껏 소리지르는, 마치 뉴욕 증권거래소를 옮겨놓은 듯한 풍경도 충격적이었다. 한대 맞을까봐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지 못했는데 적잖이 후회된다. 그리고 페르시아 제국의 향기를 품은 많은 박물관들, 나중에 세계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테헤란 근교의 토찰산 너머 카스피해 쪽에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는데 돌아봐야겠다. 출장이라 아스파한이나 페르세폴리스 같은 고대 유적 도시들을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분명 색다른 매력으로 반짝이는 이란을 다시 찾을 날이 올 것이다. 글 사진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테헤란 여행기 3] 토찰산 트레킹과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다

    [테헤란 여행기 3] 토찰산 트레킹과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다

    ◆12일 토찰산 다라케 계곡으로의 짤막한 나들이 새벽 3시부턴가 시작한 허재 감독 인터뷰 기사를 끙끙대며 결국 낮 12시 조금 못돼 마쳤다. 약간 시장끼는 있는데 그렇다고 딱히 먹고 싶은 생각도 없어 택시 서비스로 가 말렉 라이브러리 앤드 뮤지엄 가겠다고 했더니 국경일이라 쉰단다. 이 나라 박물관은 오전이나 오후 한 차례만 열거나 아니면 쉬는 날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대안이 뭐냐고 했더니 산에 가란다. 케이블카도 있고 좋댄다. 시간은 44분 걸린다고 했다. 나중에 보니 터무니없는 얘기였다. 결코 44분 걸릴 거리가 아니었으며 케이블카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사실 가동한다고 해도 탈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위험해 보였다. 택시가 멈출 때까지 1시간30분쯤 걸렸던 것 같다. 신호만 제대로 지키면 안 그럴텐데 서로 빨리 가겠다고 우겨대니 생기는 현상이다. 또 목적지 근처에 이르자 양쪽에 차를 모두 주차해 길이 좁아 옴짝달싹 못했다. 여튼 택시에서 내렸다. 이 자리에 서 있어 안 그러면 내 손전화로 전화해 어쩌구저쩌구. 기사는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고 난 페르시아어를 하나도 못하니 이런 바보들이 없다. 택시 서비스 아자씨가 헤어질 경우에 대비해 내게 기사 전번을 적어 건넸다. 페르시아의 주인답게 아라비아 숫자 따위는 쓰지 않는데 일일이 숫자를 입으로 세면서 또박또박 ‘09126336256’이라고 써줬다. 처음 편도에 40만리라라고 하더니 내가 왕복한다고 하자 잠깐 머리속으로 계산기를 돌리더니 대기시간 2시간 포함해 100만리라라고 했다. 30달러 정도의 왕복 차비에 2시간 대기가 포함됐으니 이런 호사가 따로 없다. 괜찮은 흥정이었다. 택시에서 내렸는데 100m쯤 나아갔을까. 선글래스를 뒷좌석에 놔두고 내렸다는 것을 알았다.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땡볕이 쏟아졌다. 헐레벌떡 달려가 움직이는 차를 붙잡았더니 이 기사는 내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뒷자리에서 선글래스를 꺼냈더니 그제야 ‘투 아워스, 히어’라고 한다. 토찰산이다. 해발 고도 3972m로 카스피해를 넘은 구름이 부딪쳐 11월만 돼도 흰눈이 쌓인다. 스키장이 여러 군데 있는 것 같다. 내가 간 곳은 다라케 계곡인데 분명 택시 서비스 아자씨는 ‘다르반’이라고 했다. 어느 게 맞는지 모르겠다. 땡볕 아래를 열심히 걸었다. 초반에 조금 무리를 했는지 숨이 차오르는 게 심상치가 않다. 제법 고산증세가 오는 듯 미식거리는 것도 같고 욕지기 같은 것도 올라오는 것 같다. 해발 2000쯤 되는 것 같았다. 여튼 간간이 하릴없는 청춘 남녀나 오래된 부부 같은 이들이 내국인 반, 외국인 반의 비율로 산을 오르내린다. 우리로 얘기하면 설악산 비선대산장과 비슷하게 절의 요사채처럼 꾸며놓은 공간에 톱질 소리가 요란하다. 그 위로는 길이 흐릿하고 더군다나 푹푹 미끄러지는 자갈길이라 자칫 큰일나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택시 내릴 때가 오후 2시였는데 이 마을에서 시게를 보니 3시다. 얼추 됐다. 내려간다. 내려왔다. 기사가 탄 차가 안 보인다. 선글래스를 되찾은 지점에 있나 싶어 갔더니 없어 계속 내려가다 한 호텔 앞에서 남자 둘이 노닥거리고 있길래 사정을 설명했더니 친절하게도 전화를 걸어줬다. 기사는 아마도 전화기 건너편에서 자기도 내려온 지 얼마 안된다는 얘기를 하는 듯했다. 그 젊은이는 기사가 나보고 원래 내렸던 자리에 가있으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맙다고 말하고는 그 자리로 힙겹게 돌아 올라갔는데 또 없다. 그렇게 건너편으로 건너가 아까 호텔 앞보다 조금 더 내려간 다른 호텔 앞에서 이번에는 남녀 커플에게 염치 불구하고 부탁했다. 첫눈에 보기에도 남의 청 거절 못하게 생긴 녀석이 아 짜증나 하는 것이 분명한 여친을 달래며 전화를 건다. 여자는 내가 기분나빠 할수도 있겠다 싶었는지 눈을 내리깔았다. 엄청 더운 날씨에 선 채로 전화를 걸어 기사 아저씨와 통화하니 나로선 대단히 미안한 일이라 어쩔줄 몰라 했다. 10분인가 20분쯤 뒤에 감격의 상봉을 했는데 이 기사는 또 2시간 전에 헤어진 내 얼굴을 못 알아보는 것이 틀림없다. 연신 자기가 딱 두 시간에 맞추지 못하고 조금 늦었다고 미안해 한다. 아니 웬걸, 난 괜찮은데. 오케이 소리를 열번 이상 외친 것 같은데 그는 호텔에 택시가 도착할 때까지 쏘리쏘리를 해댄다. 속으로 난,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했으니 팁이라도 좀 내놔 할까봐 나름 조마조마했는데 그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날 돌아보며 손을 꼭 잡으며 굿데이를 외쳐댔다. 씻고 침대에 누워 개기작거리다 오후 7시 식당에 갔더니 중국인 셋이 저녁을 먹고 있다. 내가 자리에 앉고 조금 이따 일본인 심판들이 들어와 한중일 삼국지가 다시 펼쳐졌다. 동료에게 문자를 보내 함께 먹자고 했지만 그는 일하면서 먹지 않는 습관이 들었다며 나중에 먹겠다고 했다. 오후 8시 시작한 카타르와의 경기를 그와 함께 취재했다. 마침 한국인 응원단이 옆 자리에 있길래 경기장 이름이 왜 ‘1만 2000’이냐고 물었다. 교민 네 분이 계셨는데 잘 모르겠다고 했고 옆의 이란인 친구가 더듬거리는 우리말로 그만한 숫자가 들어와서 그런다고 답했다. 내가 어떻게 이 좌석에 그많은 숫자가 앉을 수 있느냐고 캐물었더니 교민들은 “이 나라에서 그렇게 따지면 안됩니다. 이 사람들이 그렇다면 그런 겁니다”라고 설명해 “아 네”라고 답했다. 호텔에 돌아오니 10시 30분쯤이었다. 동료 혼자 식사하겠다고 해 헤어져 기분좋게 잠에 들었다. 오늘은 잠깐이나마 이란의 척박하지만 나름 매력있는 산자락을 밟아본 행복한 하루였다. ◆13일 돌아오는 날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아보다 새벽 4시 눈을 떴다. 양호하다. 어제 밤 10시 50분쯤 잠든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충분히 잤다. 발제하고 기사 쓰고 간간이 카톡 주고받으니 6시반쯤 됐다. 동료와 마지막 아침을 함께 먹는다. 택시 서비스 아자씨가 말렉 라이브러리 앤 뮤지엄 간다고 하니까 한참 검색한다. 결론적으로 여기는 아주 찾기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근처에 볼만한 라이브러리나 뮤지엄이 너무 많아서다. 모두 그게 그거고 비슷한 수준이라고 길 물어본 어느 인간이 얘기해준다. 택시는 부러 내리기 좋은 곳을 찾아 뱅뱅 돌며 노력하는 것이 보였다. 방향 감각 없는 듯 이 사람 저 사람 라이브러리 안내하는 게 달라 혼란스럽다. 말을 끝까지 안 듣고 특정 단어만 꽂혀 안내하는 듯햇다. 예를 들어 라이브러리면 라이브러리, 뮤지엄이면 뮤지엄 한 단어에만 꽂히는 듯. 결국 네 번째인가 다섯 번째 남자가 따라오라고 해 내셔널 뮤지엄 오브 이란 티켓 창구 바로 앞 라이브러리를 알려준다. 한 중늙은이, 3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 셋이 앉아 수다 떨다가 웬 동양 떨거지가 이런 데도 다 오는구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엔사이클로피디아 등 장서의 다양함이나 섹션 분류가 모두 훌륭하다. 사람의 손길을 잘 탔다. 특히 2층은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데 첫눈에 봐도 오래된 책들이어서 호기심은 발동했지만 궁금증을 풀 길이 없었다. 이런 때 써먹게 영어를 잘해야 하는데 싶었다. 책의 향기를 그리워 하는 사람이며 이왕 내셔널 뮤지엄에 들를 계획이라면 공짜이고 이슬람 책 사랑의 편린을 들여다볼 수 있어 강추할 만했다. 티켓 창구에서 20만리라-이슬람 시대, 30만리라-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까지-두 종류가 있길래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뭐 이런 바보같은 놈이 다 있냐 하는 표정으로 당연히 30만리라를 추천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 다음에 테헤란 들를 일 있으면 당연히 이슬람시대를 추가로 보겠지만. 선사 유적지 발굴 현장과 비화 등을 사진과 상상도 등으로 흥미롭게 꾸며놓았고 전시된 물품의 다양성이 뛰어나다. 페르시아 문명의 독창성, 풍부함을 느끼기에 손색 없었고 특히 이 뮤지엄의 1호 보물이라고 자랑하는 다리우스 황제 즉위식을 묘사한 부조 ‘알현’은 정말 한번은 꼭 볼만하다. 1층과 2층으로 나뉘는데 1층이 조금 나중, 다시 말해 청동기와 철기이고 2층이 선사시대라 2층 먼저 보고 1층 내려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푹 빠져볼 만했다. 뮤지엄 나와 길 건너편 분수대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것도 좋았다. 이어 방향도 모른 채 의자상가, 전자기기 상가 등을 헤매며 과자 사고 과일 샀다. 과자는 공장에서 만들어낸 과자였는데 나중에 먹어보니 꽤 괜찮았다. 과일 장수는 고대 페르시아와 신라, 고려의 문물 교류에 대해 흥미있다며 한국인과의 만남, 특히 농구대회를 취재하러 온 한국 기자와 얘기를 나눈다는 데 대해 많이 들떠 했다. 그의 도움으로 즐거운 쇼핑을 했다. 슈퍼 바로 나와 택시를 탔다. 타고 나니 이 동네가 완전 청과상 골목이다. 꼭 뭐를 찾다가 어쩔 수 없이 하급품으로 만족하면 좋은 것을 파는 가게가 보인다. 역시 올림픽 호텔 하니 못 알아듣고 올람픽 호텔이라고 하니까 급반색, 40만리라쯤 나올 거라고 말한 것 같았는데 나중에 한 번 길을 묻고 도착한 뒤 미터기를 보니 31만리라쯤이었다. 10만 짜리 석 장 건네고 소액권 찾았더니 관두란다, 나름 길을 돌았다며 미안하다는 표시를 한 것 같았다. 낮 12시 15분쯤 호텔에 도착해 일행에게 과자랑 과일 한 보따리 넘기고 작별 인사하고 체크아웃, 택시 서비스로 가 신청했더니 80만리라, 엄청 비싸다니까 공항이 완전 외곽에 있어서라고 했다. 실제로 가보니 정말 멀었다. 한도 끝도 없이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는 느낌, 그렇다고 사막은 아니고, 황무지도 그런 황무지가 없다. 테헤란에 불어오는 모래바람, 전날 밤 호텔에 돌아가면서 봤던 다운타운 상공을 뒤덮은 연무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1시 조금 넘어 공항 도착해 체크하고 짐 부치고 과자 사고 캐셔는 유로로 계산해 신용카드 결제하려다 여의치않아힘들어 하길래 달러로 하겠다고 했더니 급반색, 100만리라가 넘었던 것 같은데 35달러라고 해서 50달러와 5달러 건네고 20달러 돌려달라고 했더니 계산 해보고 또 해보고, 애들 참 암산 같은 것 못한다. 카페 가면 와이파이 쓸 수 있을까 해서 커피 사먹으려는데 4달러란다. 웬 과자 봉지 둘을 건네길래 커피는 어디있느냐, 이래갖고 커피를 어떻게 먹느냐고 하니까 씩 웃으며 저쪽 가면 커피준댄다. 진작 얘기했으면 그렇게 정색하고 따지지 않았을텐데. 와이파이 비번 물어보니 다 모른댄다. 이 가게 종업원들인데 그런다. 누가 아느냐니까 밑에 어느 항공사 비즈니스 라운지 가보랜다. 그야말로 구걸을 하라는 얘긴데 커피맛이 좋고 과자맛도 좋아 용서해준다. 과자는 하이바이-HIBYE, 세상에 과자 이름이 독창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그게 과연 무슨 뜻에서 붙인 이름일까, 고개가 갸웃거려지는데 투박한 모양치고는 적당히 달고 맛있었다. 시간은 정말 후딱 흘렀다. 어느 순간 불현듯 시계를 보니 얼추 보딩 시간이 가까워온다. 서둘러 비행기를 탔더니 에어버스인데 거진 사람들이 다 앉아, 네가 늦게 오는 바람에 우리가 못 가지 않느냐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게중에는 정말 태어나서 동양인 50대 남자를 처음 본다는 표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중동 촌놈들이 상당수 있다. 내가 앉고도 20명 정도, 특히 맨 마지막 나타난 190cm에 100kg는 돼 보이는 잘 생긴 40대-이 녀석은 도대체 국적을 가늠할 수가 없다. 생긴 건 할리우드 톱클래스인데 늦어서 마구 뛰었는지 땀을 연신 훔치며 숨을 거칠게 몰아 쉬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그가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5분쯤 지나자 그제야 비행기가 움직인다. 점심도 안 먹고 커피 한 잔에 과자 두 개 주워 삼키고 비행기에 올랐는데 기내식이 너무 늦게 나온다. 정말 이란 떠난 기념으로 와인이나 맥주 있냐고, 없는 줄 뻔히 알면서 또 물었다. 역시나 없단다. 그냥 물달라고 해서 반쯤 남겼다가 양치에 쓰려고 아꼈다. 이스탄불에 오후 6시 내려 나갈까 말까 고민 한참 했다. 문제는 석양이었다. 낮시간이라면 황홀한 이스탄불 풍광을 즐기기 위해 용기를 냈을 것이다. 그런데 수속 받고 나가면 6시반, 어두워지기까지 90분, 이동하면 끝, 보스포러스 크루즈 탈까 했는데 그것도 너무나 많은 변수-예를 들어 쉬는 날일 수도 있고, 예약자가 너무 많아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테러나 강도당하거나 아니면 봉변 당할 수도 있으니 그냥 공항에 있기로 했다. 공항 내리니 역시나 사람 천지다. 휴대폰 충전하고 약 1시간 남짓 이 여행기를 대충 적었다. 와이파이 연결하려 했더니 위클리 120분이었단다. 7일 새벽에 사용했는데 13일 오후니 기간 만료라는 얘기다. 당시는 분명 원데이 120분이라고만 했던 것 같은데. 불편한 대합실 의자에 길게 누워 잠을 청했는데 환승 공항으로 유명한 이곳에서는 도대체 잠이 들 수가 없다. 어디나 사람이 많다. 저녁 시간 이 공항에 도착해 6시간 이상 환승해야 한다면 반드시 바깥 바람을 코에 불어넣으라고 권하고 싶다. 이렇게 이란 여행기를 갈무리한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취재 틈틈이 엿본 이 나라도 모순 투성이다. 반미 운동의 기지와 같은 곳이었지만 길거리에 영어 좀 하는 여성들이 넘쳐난다. 유럽 어느 여인네 못지 않게 명품 선글래스를 차도르나 히잡과 함께 보여주는 여성들이 많다. 그녀들이 운전하는 모습은 왜 그리 멋져 보이는지 모른다. 호텔 로비의 카페에서 남자와 찰싹 달라붙어 대화를 나누는 여성도 쉽게 눈에 띈다. 그런데 어렵지 않게 앞 자동차와 추돌하며 주차한 차들을 볼 수 있다. 사막으로 둘러싸인 나라에 멋진 분수와 나무들 사이로 지하수들이 흐른다. 길 한복판에서 달러화를 중개하느라 목청껏 소리지르는, 마치 뉴욕 증권거래소를 옮겨놓은 듯한 풍경도 충격적이었다. 한대 맞을까봐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지 못했는데 적잖이 후회된다. 그리고 페르시아 제국의 향기를 품은 많은 박물관들, 나중에 세계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테헤란 근교의 토찰산 너머 카스피해 쪽에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는데 돌아봐야겠다. 출장이라 아스파한이나 페르세폴리스 같은 고대 유적 도시들을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분명 색다른 매력으로 반짝이는 이란을 다시 찾을 날이 올 것이다. 글·사진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특파원 칼럼] 롯데마트가 다시 살아난 이유/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롯데마트가 다시 살아난 이유/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꼭 1년 전 ‘롯데마트가 부진한 이유’라는 제목으로 ‘특파원 칼럼’을 썼다. 베이징 왕징(望京)점의 부실한 매장 운영을 꼬집은 글이었다. 매장 책임자가 다음날 이메일을 보내왔다. 예상과 달리 기사 내용을 문제 삼거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이 없었다. “꼭 한번 만나서 조언을 듣고 싶다”고 했다. 며칠 뒤 그를 찾아갔다. 유통 업계에서 20년 동안 잔뼈가 굵었다는 그는 유통 문외한인 기자가 두서없이 내뱉는 말을 꼼꼼히 받아 적었다. “중국 시장에서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말에 결기가 느껴졌다. 지난 5월 새로 부임한 매장 책임자가 전화를 해 왔다. 그는 “전임자에게 연락처를 받았다”면서 “매장 리뉴얼 공사를 마쳤으니 향후 운영에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알았다”고 답변은 했지만, 실제로 조언할 생각은 별로 없었다. 최근 우연히 이 책임자를 만났더니 “드디어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20만 위안(약 3300만원)의 흑자를 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매장 설립 8년 동안 매월 수십만 위안씩 적자를 내던 매장이었다. 흑자 달성보다는 철수할 가능성이 커 보이던 곳이다. 1년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깨진 유리창 법칙’을 연상케 하던 매장은 호텔처럼 산뜻해졌다. 샴푸, 맥주, 식용유, 닭발이 엉켜 있던 매장이 생활용품, 생선, 과일, 베이커리, 놀이방, 마사지숍 등으로 잘 정돈돼 있었다. 중국 고객들에게 단연 인기를 끄는 곳은 즉석 요리 코너였다. 떡볶이, 만두, 초밥 등을 팔기 위해 한국에서 요리사까지 데려왔다고 한다. 매출 신장의 1등 공신은 수입 코너. 지난해 8월 8만 3000위안에 불과하던 수입 코너 매출이 올 8월에는 22만 8000위안으로 173%나 성장했다. 수입 코너 상품 중 90%는 한국산이었다. 매장 책임자는 “한국 기업에 조금이라도 힘이 된 것 같아 보람이 두 배”라고 말했다. 인근의 까르푸, 월마트 등 세계적인 유통 체인이 모두 내리막길을 걷는 상황이어서 롯데마트의 변신은 더 도드라져 보인다. 온라인 쇼핑몰과 모바일 페이를 기반으로 한 배송 문화가 정착된 중국은 대형 마트의 무덤이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징둥, 바이두, 메이퇀 등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몰과 제휴해 인터넷 판매 및 배달망도 갖췄다. 외관의 변신보다 더 괄목할 만한 것은 사람들의 변화였다. 고객에게 짜증스런 목소리로 “바코드 인식이 안 되니 다른 물건을 가져오라”고 말하던 중국 점원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고객님 조금만 기다리세요. 곧 조치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중국 마트에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뿐이다. 매장 책임자는 “친절이 돈을 부른다는 사실을 중국 직원들이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1년 전 칼럼을 쓸 때 롯데그룹은 신동주·신동빈 형제간 경영권 다툼으로 위기에 있었다. 중국 사업의 부진이 경영권 분쟁의 씨앗으로 지목돼 중국 현지 직원들은 죄인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1년이 흐른 지금 롯데그룹 수뇌부의 상황은 검찰 수사 등으로 더 악화됐다. 특히 성주 롯데골프장에 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될 것이라는 소식은 날벼락이나 다름없지만, 롯데는 냉가슴만 앓고 있다. 롯데가 중국의 경제 보복에서 시범 케이스가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베이징 왕징점의 ‘작은 기적’이 생산·판매 현장에서 땀을 흘리는 롯데 노동자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 window2@seoul.co.kr
  • 일본서 한국어로도 지진매뉴얼 발간

    일본서 한국어로도 매뉴얼을 발간하다니... 고맙기도 하고, 한국 정부에 짜증나기도 하고 최근들어 경주를 중심으로 지진이 잇따르면서 옆나라 일본열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진에 대한 우리국민들의 관심도 폭발적이다. 지진에 대처하는 일본과 한국정부의 능력이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 지난 12일 경주에서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데 이어 19일 또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하자 한반도가 발칵 뒤집어지며 국민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런 불안감은 지진에 대처하는 우리나라 정부의 능력과 수준이 너무도 처참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21일 일본에선 규모 6.3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진앙지는 일본 혼슈 동남부에 위치한 이즈(伊豆)제도에서 약 400㎞ 떨어진 지점이다. 지진에 따른 피해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정부는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준비된 메뉴얼에 따라 10초 이내 경보시스템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지진에 우리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이날 경주 인근에선 또 규모 3.5의 여진이 발생해 또 한번 국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일본열도와 한반도의 잇따른 지진소식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지진은 무섭지만 대처하는 일본정부의 능력은 부럽다”로 압축되고 있다.
  • ‘W’ 송재정 작가 “차원 이동, 극적인 상황 펼칠 수 있는 멋진 소재”

    ‘W’ 송재정 작가 “차원 이동, 극적인 상황 펼칠 수 있는 멋진 소재”

    웹툰 주인공이 자기 의지로 만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가 안전한 흥행 공식만 답습하던 지상파 드라마의 질서를 뒤집어 놨다. 지난 14일 종영한 MBC 드라마 ‘W’ 얘기다. 그 중심에는 시공간의 경계를 장악하며 시청자들을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빠뜨린 ‘장르술사’ 송재정(43) 작가가 있다. 2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난 송 작가는 “두 달간 작업실에만 있다 보니 이 작품에 찬사를 보내 주시는 것 자체가 얼떨떨하다”며 “과소평가받을 땐 짜증났지만 과대평가해 주시니 무서워서 잊혀질 때까지 숨어 지내야겠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자신감과 겸손이 동시에 밴 묘한 엄살로 들렸다. ‘W’는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에 이은 그의 ‘차원 이동 3부작’이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장르물을 잇달아 만들어 내는 이유는 서사를 한껏 부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차원 이동이란 소재 하나만으로도 생사에 쫓기기도 하고 추격을 벌이기도 하고 날아다니기도 하는 등 굉장히 극적인 상황을 많이 펼칠 수 있어요. 저는 특별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특별한 일을 겪는 것엔 관심이 없어요. 평범한 사람이 특별한 일을 겪게 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이렇게 된 거죠.” ‘W’는 그가 스페인 프라도미술관에서 마주한 고야의 회화에서 뻗어 나갔다. 입을 벌리고 아들을 집어삼키는 로마의 신 사투르누스를 묘사한 충격적인 작품에서 작가는 창조주와 피조물의 갈등 관계에 붙들렸다고 했다. “자식을 가지면 내가 이 아이에 대해 어느 정도 소유권이 있느냐, 어느 정도 개입할 수 있느냐 등 질문이 많아지죠. 20년간 글을 쓰면서 이른 결론은 대본은 제 것이지만 작품은 제 것이 아니란 거예요. 해석은 시청자의 몫이거든요. 대본을 공개한 것도 이 때문이고 대본은 앞으로도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청소년 등 잠재적인 작가들이 ‘나라면 이렇게 쓰지 않았을까’ 하고 그 자리에서 작품을 고치며 놀아 봤으면 좋겠어요. 아마추어분들이 제 대본을 더 멋있게 고쳐 주시길 바라요.” 송 작가의 최근 작품들은 끝 간 데 없는 상상력에 더해 스릴러, 미스터리 등 무거운 코드가 섞이지만 사실 그의 출발점은 시트콤이었다.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거침없이 하이킥’ 등이 대표작이다. 공동 창작을 기본으로 하는 10여년간의 시트콤 경력은 작품을 쓰는 동력이 됐다. 송 작가는 남미 문학에서 나타나는 마술적 리얼리즘이 대중문화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전엔 ‘CSI’, ‘살인의 추억’ 등 논리나 과학을 중시하는 현실적인 드라마와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지금은 지겨워졌어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을 몇 년 읽다 보니 논리가 아닌 개인의 사고로 이끌어 가는 자유로운 표현 방식, 판타지가 더 재미있고 그게 더 중요한 시대로 접어들었다 싶어요. ‘W’는 초기 단계에서 그걸 실험해 본 거죠.” 남다른 세계를 창조하는 작가다운 대답이었다. 그의 상상력의 원천은 어디일까. “요즘 조카들을 보면 놀이도 특정 장소에 가서 하고, 책도 학원에서 읽더군요. 기술적인 건 중요하지 않고 놀면서 온몸에 체화돼 있어야 해요. 상상력은 교육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무모하게 놀면서 융합이 되는 거거든요. 제가 사막처럼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일 거예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차원 이동, 극적인 상황 펼칠 수 있는 멋진 소재”

    “차원 이동, 극적인 상황 펼칠 수 있는 멋진 소재”

    웹툰 주인공이 자기 의지로 만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가 안전한 흥행 공식만 답습하던 지상파 드라마의 질서를 뒤집어 놨다. 지난 14일 종영한 MBC 드라마 ‘W’ 얘기다. 그 중심에는 시공간의 경계를 장악하며 시청자들을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빠뜨린 ‘장르술사’ 송재정(43) 작가가 있다. 2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난 송 작가는 “두 달간 작업실에만 있다 보니 이 작품에 찬사를 보내 주시는 것 자체가 얼떨떨하다”며 “과소평가받을 땐 짜증났지만 과대평가해 주시니 무서워서 잊혀질 때까지 숨어 지내야겠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자신감과 겸손이 동시에 밴 묘한 엄살로 들렸다.‘W’는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에 이은 그의 ‘차원 이동 3부작’이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장르물을 잇달아 만들어 내는 이유는 서사를 한껏 부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차원 이동이란 소재 하나만으로도 생사에 쫓기기도 하고 추격을 벌이기도 하고 날아다니기도 하는 등 굉장히 극적인 상황을 많이 펼칠 수 있어요. 저는 특별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특별한 일을 겪는 것엔 관심이 없어요. 평범한 사람이 특별한 일을 겪게 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이렇게 된 거죠.”‘W’는 그가 스페인 프라도미술관에서 마주한 고야의 회화에서 뻗어 나갔다. 입을 벌리고 아들을 집어삼키는 로마의 신 사투르누스를 묘사한 충격적인 작품에서 작가는 창조주와 피조물의 갈등 관계에 붙들렸다고 했다.“자식을 가지면 내가 이 아이에 대해 어느 정도 소유권이 있느냐, 어느 정도 개입할 수 있느냐 등 질문이 많아지죠. 20년간 글을 쓰면서 이른 결론은 대본은 제 것이지만 작품은 제 것이 아니란 거예요. 해석은 시청자의 몫이거든요. 대본을 공개한 것도 이 때문이고 대본은 앞으로도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청소년 등 잠재적인 작가들이 ‘나라면 이렇게 쓰지 않았을까’ 하고 그 자리에서 작품을 고치며 놀아 봤으면 좋겠어요. 아마추어분들이 제 대본을 더 멋있게 고쳐 주시길 바라요.”송 작가의 최근 작품들은 끝 간 데 없는 상상력에 더해 스릴러, 미스터리 등 무거운 코드가 섞이지만 사실 그의 출발점은 시트콤이었다.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거침없이 하이킥’ 등이 대표작이다. 공동 창작을 기본으로 하는 10여년간의 시트콤 경력은 작품을 쓰는 동력이 됐다.송 작가는 남미 문학에서 나타나는 마술적 리얼리즘이 대중문화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전엔 ‘CSI’, ‘살인의 추억’ 등 논리나 과학을 중시하는 현실적인 드라마와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지금은 지겨워졌어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을 몇 년 읽다 보니 이전의 과학이 아닌 개인의 사고로 이끌어 가는 자유로운 표현 방식, 판타지가 더 재미있고 그게 더 중요한 시대로 접어들었다 싶어요. ‘W’는 초기 단계에서 그걸 실험해 본 거죠.”남다른 세계를 창조하는 작가다운 대답이었다. 그의 상상력의 원천은 어디일까.“요즘 조카들을 보면 놀이도 특정 장소에 가서 하고, 책도 학원에서 읽더군요. 기술적인 건 중요하지 않고 놀면서 온몸에 체화돼 있어야 해요. 상상력은 교육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무모하게 놀면서 융합이 되는 거거든요. 제가 사막처럼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일 거예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민방위훈련 확! 바꾸자/이종락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민방위훈련 확! 바꾸자/이종락 정치부장

    2011년 3월 11일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리히터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기자는 도쿄에 있었다. 일본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기자는 이후부터 귀국할 때까지 2년 3개월간 무려 1만 1000여 차례의 여진을 더 겪느라 지금껏 ‘지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8시 32분 리히터 규모 5.8의 2차 경주 지진이 수도권까지 영향을 줬을 때도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던 기자는 회사 동료들과는 달리 단박에 ‘그놈’이 왔음을 알아차렸다. 일본에서 지내는 동안 지진과 원전의 공포에 떨어야 했던 기자는 당시 일본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모든 주민들이 지진을 무서워하고 있는데도 앞으로도 도쿄 수도권 직하 대지진, 간사이 대지진, 후지산 분화가 일어나 수만 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기사를 자주 보도하고 있었다. 때마침 일본 지진 기사를 취재할 일이 있어 사카이 신이치 도쿄대 지진연구소 교수를 만나 따져 물었다. “대지진 이후 일본 방재 당국이 대지진 예상 발표를 자주하고 언론도 대서특필해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고 있는 사실에 대해 섣불리 최대 피해 규모를 발표하는 건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다그쳤다. 그러자 사카이 교수는 “또 다른 대지진이 하루 뒤에 일어날지, 한 달, 100년, 1000년 뒤에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늘 대비하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주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 도쿄대 지진연구소 위원장이 최근 한 언론에 “한국도 리히터 규모 7 수준의 내륙형 지진은 과거에 일어났던 만큼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기사를 읽고는 고난했던 도쿄 생활을 떠올렸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또다시 일어날 수도 있는 대지진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일본의 지진 대피 훈련을 옆에서 지켜봤을 때 습관화가 제일 중요하다. 일본에서는 어릴 때는 물론 성인이 돼서도 반복적으로 지진 대피 훈련을 한다. 지진 대비 매뉴얼도 체계적이다. 일본 도쿄도가 펴낸 320쪽짜리 매뉴얼에는 장소별 대처 요령은 물론 피난할 때 주의점까지 상세하게 적혀 있다. 우리나라 국민안전처가 펴낸 9쪽짜리 국민행동요령 매뉴얼과 비교했을 때 우리의 재난·재해 대비 의식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웅변해 준다. 그러면 주기적인 대피훈련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거의 형식적으로 하는 민방위훈련을 내실화하는 게 지금 당장 현실화할 수 있는 해결책이다. 기자가 거주하던 도쿄 세타가야구내 초·중·고교에선 한 달에 한 번씩 피난 훈련을 하고 있다. 지금 민방위훈련은 1년에 다섯 차례 실시하며 재난·재해 대비훈련은 두 차례에 불과하다. 일선 교육청도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매년 네 차례 정도 민방공대피와 재난대피 훈련을 할 뿐인데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지는지 의문이다. 현실과 맞지 않는 재난·재해 대피 매뉴얼을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완하고 지진 대피 훈련 시스템을 전면 도입해야 한다. 학교, 도심 건물 등에서 시민들이 구체적 대응 방안을 몸에 익히게 해야 한다. 민방위훈련 사이렌이 울리면 짜증 내던 시민들도 경주 지진 이후 재난·재해 대피 훈련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자세가 된 것으로 생각된다. 민방위 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적기인 셈이다. jrlee@seoul.co.kr
  • “’흙수저’ 출신이라 미인대회 왕관 뺏겼다”

    “’흙수저’ 출신이라 미인대회 왕관 뺏겼다”

    불량한 태도 때문에 왕관을 빼앗긴 전 미스푸에르토리코가 왕위(?) 복귀를 노렸지만 실패했다. 푸에르토리코 법원이 2016년 미스 푸에르토리코 크리스티리 카리데(25)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고 현지 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법원은 "원고의 태도를 볼 때 왕관을 박탈한 건 정당한 결정이었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카리데 측은 그러나 법원의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며 "(카리데가) 평범한 집안 출신이라 법원이 이런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열린 2016년 미스푸에르토리코대회에서 영예의 1등을 차지하며 국가대표 미인 자리에 오른 카리데는 4개월 만인 올 3월 왕관을 빼앗겼다. 이유는 태도 불량. 소송 과정에서 드러난 일련의 사건을 보면 카리데는 미스푸에르토리코가 된 후 진짜 여왕처럼 행세했다. "헤어 컬러를 좀 바꿔봤으면 좋겠다", "헤이스타일에 변화를 줘보자"는 등 제안을 거부하는 미스푸에르토리코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회사와 번번히 갈등을 빚었다. 3월에는 한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인터뷰와 조명을 싫어한다"고 짜증을 내 기자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미스푸에르토리코 조직위원회는 "기자들에게 정중히 사과하라"라고 했지만 카리데는 거부했다.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하고 무단으로 펑크를 낸 적도 있다. 카리데는 그러나 "교통이 막혀 제시간에 못 간 걸 어떡하란 말이냐"며 책임을 지려하지 않았다. 미스푸에르토리코가 연이어 말썽을 내자 후원계약을 맺었던 한 신발회사는 "광고모델로 쓰면 오히려 판매에 방해가 되겠다"며 후원계약을 파기했다. 카리데는 4개월 만에 여왕(?) 자리에서 쫓겨나 다시 평민이 되자 조직위와 매니지먼트 회사를 상대로 300만 달러(약 33억)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법원은 "카리데의 태도는 왕관 박탈의 충분한 사유가 된다"며 카리데의 요구를 기각했다. 현지 언론은 방송 중 재판 과정을 속보로 전할 정도로 사건에 관심을 보였다. 한편 카리데의 변호인은 "평범한 주민의 딸인 게 카리데에겐 제한적 요소가 됐다"며 "결국 권력이 카리데를 누른 것"이라며 흙수저론을 제기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명절 뒤 미열·무기력증… 물·야채·과일 많이 드세요

    명절 뒤 미열·무기력증… 물·야채·과일 많이 드세요

    늦은 술자리 피하고 충분한 수면 취해야 퇴근 후 따뜻한 물 가벼운 샤워도 도움 취침 전 스트레칭으로 근육도 풀어야 주말이 지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른바 ‘월요병’처럼 긴 명절 연휴를 보내고 난 뒤에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온종일 멍한 데다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는 연휴 기간 생체리듬이 흐트러져서인데, 보통 하루 이틀 지나면 연휴 이전 상태로 어느 정도 돌아오고 한 주가 지나면 완전히 회복된다. 그러나 졸리고 온몸에서 맥이 빠지며 소화도 안 되고 미열이 나는 등 무기력증이 1주 넘게 지속된다면 명절 후유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심하면 몇 주 동안 극심한 연휴 후유증을 앓고 이를 방치하면 만성피로, 우울증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 추석 ‘연휴’라고는 하지만 추석 때 운전도, 음식도 하지 않는 청소년이 아니고서야 진짜 연휴를 보냈다고는 할 수 없다. 장시간 자동차나 기차를 타고 명절 음식을 장만하고 나면 허리와 근육, 정신적 피로감이 평소보다 더할 수 있다. 같은 자세로 오래 앉거나 쪼그리고 요리하면 근육, 힘줄, 인대에 무리가 가 근육 피로감이 커지고 자신도 모르는 새 힘줄과 인대가 늘어나게 된다. 명절 후유증을 줄이려면 완충 시간을 둬야 한다. 직장에 복귀하고서 1주 정도는 생체리듬을 적응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금부터라도 1주 정도는 늦은 술자리를 피하고, 하루 7~8시간을 자야 하며 그래도 피곤하다면 근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점심 시간에 10분 내외로 낮잠을 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1시간 이상 낮잠을 자면 오히려 밤에 잠이 오지 않아 더 피로해질 수 있다. 퇴근 후에는 약간 더운물에 10분 정도 가볍게 샤워하고, 취침 전 스트레칭을 해 긴장된 근육을 풀고서 되도록 낮은 베개를 사용해 바닥과 목의 각도를 줄인다. 무릎 밑에 베개를 고이고 자면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피로하다고 커피를 많이 마시면 중추신경이 자극돼 피로감만 더할 수 있다. 당분간은 물을 많이 마시고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게 좋다. 선 교수는 “명절 후유증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온몸이 무기력해지거나 아프면 다른 병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석 때 과식해 탈이 났을 땐 위장을 보강하는 마늘이 좋다. 갑자기 설사가 날 땐 마늘 5~6쪽을 끓인 물에 꿀을 타서 마시고, 귤 껍질을 1시간 반 정도 끓여 차처럼 마셔도 좋다. 과식 후 급체에는 위 운동을 강화하는 소화제가 효과적이지만 최선의 치료법은 하루 정도 먹지 않고 위를 비우는 것이다. 몸 건강만큼 정신건강도 중요하다. 평소 가사를 분담해 온 부부도 명절 때는 집안 어른들로 인해 부인만 일하기 일쑤인데, 이러면 육체노동에 스트레스까지 가중돼 명절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가부장적인 가치관에 대한 반발이 일어나 모든 일에 짜증이 나고 명절 후에 몸살이 나 며칠간 고생하는 등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따른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시댁과 갈등이 있다면 제3자에게 갈등 상황을 털어놔 미리 적응하고, 남편이나 시댁 식구, 며느리들 간 대화를 통해 자신이 느낀 바를 토로하고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편도 부인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고, 연휴 이후 집안일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명절 스트레스가 우울증 등으로 악화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우리 아이 스마트폰 언제 허용해야 할까

    [메디컬 인사이드] 우리 아이 스마트폰 언제 허용해야 할까

    1세 영아도 30.2%가 스마트폰 사용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은 올 3월 기준 91%(KT경제경영연구소)로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와 함께 세계 1위 수준으로 분석됐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스마트폰이 없는 가정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가 된 지 오래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영·유아 시기부터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데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영·유아 때 스마트폰을 가급적 쥐여 주지 말아야 하는 시기가 있을까요. 일부 논란도 있지만 대체로 만 2세 이하의 경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 있습니다. 박정하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8일 “사실 언제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여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미국 소아과학회(AAP)에서는 만 2세까지는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 노출을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주중과 주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하루 2시간 이내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빠른 판단과 시·지각 발달을 촉진한다는 긍정적인 연구 결과도 있지만, 과도한 사용은 알코올 중독과 같은 내성·금단 증상을 일으키고 가족과 학교, 대인관계 등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해외의 한 뇌 영상 연구에서는 성인이 온라인 게임을 반복하면 뇌 구조 변화가 일어나고 알코올 중독 초기처럼 게임에 대한 갈망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2014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주도한 연구보고서에서는 이런 뇌 변화가 영·유아나 청소년에게도 비슷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그럼 우리 현실은 어떨까요. 육아정책연구소가 2008~2013년 태어난 영·유아 1000명을 조사한 결과 만 2세 영아의 절반에 가까운 47.9%가 0~2세 시기에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세 영아는 30.2%가 0~1세 시기에 스마트폰을 처음 접했습니다. 스마트폰 최초 이용 시기가 1세 미만인 경우는 1주일에 33.45분이었지만 5세는 24.81분으로 일찍 스마트폰을 접할수록 주중 이용 시간이 길었습니다. ●만 2세 이하 절반 스마트폰 경험 부모들은 육아의 어려움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부모의 70.9%가 “아이가 좋아해서 스마트폰을 줬다”고 응답했습니다. 울며 보채는 아이를 앞에 둔 부모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행동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습니다. 국내 스마트폰 중독 고위험군은 적지 않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해 처음으로 전국의 3~9세 유아를 대상으로 ‘고위험군’ 규모를 추정한 결과 전체의 1.7%인 1만 8000여명에 달했습니다. 고위험군은 금단증상과 내성, 일상생활 장애를 모두 가진 아이를 의미합니다. 3가지 중 1~2개 증상을 보이는 ‘잠재적 위험군’도 전체의 10.9%, 10만 9000여명에 이르렀습니다. 스마트폰 의존 증상이 나타나면 ‘한계 설정’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무조건 금지하기보다 조절 능력과 자제력을 키우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안동현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무조건 금지하는 것은 아무런 효과를 얻지 못한다”며 “단순히 금지하기보다 하루 2시간 이내로 제한하거나 잠자기 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처럼 효과적인 한계를 설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교수는 “영·유아는 방에서 혼자 뭔가를 보도록 방치하지 말고 부모가 항상 곁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게 중요하다”며 “어릴 적 자유놀이 시간이 전자기기 화면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뇌 발달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충분히 놀아 주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부모의 태도도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만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한다면 아이에게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박 교수는 “사용 시간과 콘텐츠 등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일관된 원칙이 필요하다”며 “부모가 모범이 돼 모든 기기에 대해 스스로 규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 주길 바란다”고 조언했습니다. 물론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계속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본격적으로 허용해야 할 시기는 언제일까요.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2014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21명에게 물어본 결과 스마트폰을 처음 허용해야 하는 시기는 중학교 1학년이라는 응답이 19.8%(24명), 고등학교 1학년이 17.4%(21명)로 많았습니다. 평균적으로 권장하는 연령은 중학교 1~2학년이었다는 얘기지요. 심지어 고등학교 졸업 후라는 응답도 12.4%(21명)나 됐습니다.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는 분도 있겠지만, 전문의의 82.6%(100명)는 이런 연령 제한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연령 제한이 필요한 이유는 자기조절 능력 및 통제력 부족(65%), 과다사용 또는 중독위험(18%), 유해 자극이나 위험에 노출(7%) 등을 꼽았습니다. 연령에 따라 권장 시간도 달랐습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자기조절 능력이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한 것입니다. 초등학생의 일일 사용 권장시간은 55.25분입니다. 중학생은 96.86분, 고등학생은 115.04분으로 더 길었습니다. 주말은 초등학생 79.67분, 중학생 135.95분, 고등학생 157.69분으로 각각 조사됐습니다. ●전문가들 “中 1~2학년 허용 바람직” 학생들에게는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충동을 이겨 내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안 교수는 “최근 자율형 사립고를 중심으로 스스로 2세대 이동통신(2G)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며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는 저녁에 집에 와서 컴퓨터로 확인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메시지가 오면 그 자리에서 답을 보내거나 확인하는 충동을 이겨 내야 한다”며 “시도 때도 없이 화면을 확인하게 해 결국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지 못하도록 하는데 ‘즉시 응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수업이 끝난 다음이나 귀가 후 몰아서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하는 습관을 만들면 의존 증상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과도한 의존 외에도 스마트폰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많습니다. 특히 뇌가 쉬어야 하는 야간 수면 시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피곤, 짜증, 무력감 등의 증상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잠자기 전 스마트폰 사용을 줄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 눈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조절장애가 나타나면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근시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안구건조증도 심해집니다. 단순히 다그치기보다 이런 문제점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사진=pixabay
  • 미열·무기력증…월요병 같은 ‘추석연휴 후유증’ 주의보

    미열·무기력증…월요병 같은 ‘추석연휴 후유증’ 주의보

    주말이 지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른바 ‘월요병’처럼 긴 명절 연휴를 보내고 난 뒤에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온종일 멍한 데다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는 연휴 기간 생체리듬이 흐트러져서인데, 보통 하루 이틀 지나면 연휴 이전 상태로 어느 정도 돌아오고 한 주가 지나면 완전히 회복된다. 그러나 졸리고 온몸에서 맥이 빠지며 소화도 안 되고 미열이 나는 등 무기력증이 1주 넘게 지속된다면 명절 후유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심하면 몇 주 동안 극심한 연휴 후유증을 앓고 이를 방치하면 만성피로, 우울증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 추석 ‘연휴’라고는 하지만 추석 때 운전도, 음식도 하지 않는 청소년이 아니고서야 진짜 연휴를 보냈다고는 할 수 없다. 장시간 자동차나 기차를 타고 명절 음식을 장만하고 나면 허리와 근육, 정신적 피로감이 평소보다 더할 수 있다. 같은 자세로 오래 앉거나 쪼그리고 요리하면 근육, 힘줄, 인대에 무리가 가 근육 피로감이 커지고 자신도 모르는 새 힘줄과 인대가 늘어나게 된다.  명절 후유증을 줄이려면 완충 시간을 둬야 한다. 직장에 복귀하고서 1주 정도는 생체리듬을 적응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금부터라도 1주 정도는 늦은 술자리를 피하고, 하루 7~8시간을 자야 하며 그래도 피곤하다면 근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점심 시간에 10분 내외로 낮잠을 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1시간 이상 낮잠을 자면 오히려 밤에 잠이 오지 않아 더 피로해질 수 있다. 퇴근 후에는 약간 더운물에 10분 정도 가볍게 샤워하고, 취침 전 스트레칭을 해 긴장된 근육을 풀고서 되도록 낮은 베개를 사용해 바닥과 목의 각도를 줄인다. 무릎 밑에 베개를 고이고 자면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피로하다고 커피를 많이 마시면 중추신경이 자극돼 피로감만 더할 수 있다. 당분간은 물을 많이 마시고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게 좋다. 선 교수는 “명절 후유증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온몸이 무기력해지거나 아프면 다른 병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석 때 과식해 탈이 났을 땐 위장을 보강하는 마늘이 좋다. 갑자기 설사가 날 땐 마늘 5~6쪽을 끓인 물에 꿀을 타서 마시고, 귤 껍질을 1시간 반 정도 끓여 차처럼 마셔도 좋다. 과식 후 급체에는 위 운동을 강화하는 소화제가 효과적이지만 최선의 치료법은 하루 정도 먹지 않고 위를 비우는 것이다.  몸 건강만큼 정신건강도 중요하다. 평소 가사를 분담해 온 부부도 명절 때는 집안 어른들로 인해 부인만 일하기 일쑤인데, 이러면 육체노동에 스트레스까지 가중돼 명절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가부장적인 가치관에 대한 반발이 일어나 모든 일에 짜증이 나고 명절 후에 몸살이 나 며칠간 고생하는 등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따른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시댁과 갈등이 있다면 제3자에게 갈등 상황을 털어놔 미리 적응하고, 남편이나 시댁 식구, 며느리들 간 대화를 통해 자신이 느낀 바를 토로하고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편도 부인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고, 연휴 이후 집안일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명절 스트레스가 우울증 등으로 악화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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