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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부에 부채 떠맡으라는 철도公

    사장은 4조 5000억원의 부채를 정부가 떠맡으라고 하고, 노조는 인력충원,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새달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한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한국철도공사의 모습이다. 딱하고 답답하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 판단과 집행, 정치적 이해관계, 공기업의 방만경영이 얽혀 어떤 결과를 낳는지 똑똑히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철도공사의 부채는 운영부채 4조 5000억원과 시설부채 5조 5000억원 등 무려 10조원에 이른다. 한해 이자만 4000여억원이다.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임은 분명하다. 철도공사는 “정부 몫인 철도건설 부채까지 부담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철도공사의 경영난에 털끝만큼도 책임질 이유가 없는 국민들로서는 부채의 주인이 누구든간에 막대한 혈세가 철도공사 빚잔치에 쓰이지나 않을까 불안하고 짜증스러울 뿐이다. 사실 철도공사의 적자는 정책적 오류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경부고속철 예상수익을 부풀린 정부와 지역이기주의에 편승한 정치권의 갑론을박 등으로 고속철 공사가 6년이나 늘어나고 막대한 추가비용이 발생한 것이 지금의 구조적 손실로 이어진 것이다. 물론 11개의 자회사를 설립하고 러시아 유전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등 공사의 방만경영도 주된 이유라 하겠다. 정부는 이미 총리실 중심으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기금 활용과 국고채 발행 등이 검토되는 모양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철도산업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고속철 연계망 확충 등 적자구조 해결책이 따라야 한다. 호남고속철 조기착공도 재고돼야 한다. 막대한 재정소요를 감안할 때 국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 [13일 TV 하이라이트]

    ●살림의 여왕(EBS 낮 12시) 삭막한 도심 한가운데서 자연을 느끼는 김혜나 주부. 그 비결은 바로 자연스럽고 친근한 프로방스풍으로 꾸며놓은 집이라는데, 자연을 닮은 프로방스풍 인테리어란 어떤 것인지 배워보자.‘주부생활백서’에서는 집안의 조경은 물론 공기청정 가습효과까지 못하는 게 없는 만능 화분, 토피어리에 대해 알아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이혼한 전처와 만나는 남편을 보고 분노한 재혼 아내가 남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혼을 요구할 경우에 이혼사유가 될까. 양도세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서 집주인의 요청으로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하지 않고 업무용으로 임대한 경우에 경매 통지서가 날아오면 우선변제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방학을 마무리하는 과학체험전 2곳을 소개한다. 여러가지 과학실험들과 병아리 부화과정 관찰 등 과학 전시행사가 열린 잠실학생체육관 예스사이언스 과학축제 현장을 찾아간다. 또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세계 곤충 대륙별 학습체험 현장도 찾아간다. 대륙별로 곤충의 생태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전시했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MBC 오후 8시20분) 희정은 태경과 은민을 집으로 데려오고, 태경은 다시 은민모를 만나러 간다. 속이 상해 혼자 술을 마시던 은민모는 순수한 교제를 허락해달라는 태경의 당찬 태도에 할 말을 잃고 허락을 한다. 은주와 영민, 기훈은 모처럼 모여 저녁을 먹지만, 은주는 고향으로 내려가겠다는 영민을 잡지 못한다.   ●별난여자 별난남자(KBS1 오후 8시25분) 기웅은 병두에게 거세게 항의하며 반품을 요청하고 병두는 알아보겠다며 일단 기웅을 돌려보낸다. 석현은 종남에게 방송 모니터 자료를 가져가라고 연락하는데 인범이 같이 나타나자 또 화가 난다. 민숙과 나라는 석현이 문제로 심하게 말다툼을 하는데 이때 석현이 들어온다.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KBS2 오후 9시25분) 동우와 진주는 이혼한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럽게 사랑을 시작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결코 밝힐 수가 없다. 진주와 동우는 모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하려고 했지만 상황은 자꾸 꼬여만 가고, 두 사람은 결국 서로에게 짜증까지 내게 된다.
  • [서울이야기] (37) 청소년복지

    [서울이야기] (37) 청소년복지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미래다. 청소년기를 건강하고 알차게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거리를 배회하는 아이들, 이성문제로 고민하는 아이들, 성적 때문에 방황하는 아이들 등 청소년들은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눈을 조금만 돌리면 우리 주변에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곳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또한 청소년기를 알차게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다. ●9~24세 서울 청소년 모두 224만여명 1985년 유엔 총회에서 청소년은 15세에서 24세까지를, 아동은 14세 이하로 한다고 결의하였다. 이를 세분해 유엔은 13∼19세를 십대(teenagers)로,20∼24세를 청년(young adults)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기본법에서는 9세에서 24세까지를 청소년으로 보고 있다. 2005년 현재 서울시의 9∼24세 청소년 수는 224만 470명으로 서울시 인구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게 되는 13세에서 18세까지의 청소년은 77만 3462명으로 9∼24세 청소년의 34.5%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 전체 인구의 7.6%이다. 지난 5년 간 서울시의 9∼24세 청소년,13∼18세 청소년 인구는 절대수도 줄어들고,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줄어들고 있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청소년의 대부분은 현재 학교를 다니고 있다.1970년에는 우리나라 초등학교 졸업생의 66.1%가 중학교에 진학하였으나,1985년 이후에는 진학률이 거의 100%에 이르고 있다.1970년 중학교 졸업생의 70.1%가 고등학교 진학을 하였으나,2004년에는 중학생 졸업자의 99.7%가 고등학교 진학을 하고 있다.1970년 고등학교 졸업자의 26.9%가 대학, 전문대학을 비롯한 각종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하였으나,2004년에는 고등학교 졸업자의 81.3%가 고등교육기관으로 진학하였다. 서울시 15∼24세 청소년의 경제활동 인구율은 2000년 33.6%에서 2005년 31.9%로 감소했다.20∼24세 청소년의 경우에도 경제활동인구율이 2000년 57.2%에서 2005년 55.5%로 감소했다.15∼19세 청소년의 경제활동인구율도 2000년 12.9%에서 2005년 8.7%로 줄어들었다. ●청소년 정체성의 다양화… 갈등 증폭 우려도 1970년대∼1980년대처럼 초등학교나 중학교 졸업 후, 가난 때문에 상급학교로 진학하지 못하고 공장 근로자로 일하는 10대 청소년은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초등학교 및 중학교 졸업자의 상급학교 진학률이 거의 100%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10대 청소년의 대다수는 학생이라는 신분에 놓여 있다. 반면 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하고 싶어하는 청소년은 많아지고 있다. 또한 최근 몇년 동안 서울에서만 연평균 중·고등학생 1만명 정도가 학교를 떠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이제 청소년은 학생이면서 소비자로 부각되고, 한편 생산자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청소년과 부모 간 갈등, 청소년 개인의 내부적 갈등, 청소년 집단간 갈등이 증폭될 우려도 있다. 세계화와 디지털 사회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청소년은 온라인(on-line)에서뿐만 아니라 오프라인(off-line)에서도 범세계적인 접촉을 하고 있거나 할 기회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에 청소년들이 세계시민으로서의 국제적 감각을 키우는 일도 중요해졌다. 청소년을 둘러싼 이러한 환경변화와 관련하여, 청소년과 부모님들이 이용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서울시의 청소년 복지사업은 다음과 같다. ●청소년 신분을 보장하는 청소년증 발급 형철이는 오늘 동사무소에 가서 청소년증을 발급받았다. 형철이는 지난 가을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었다. 이 일은 그뿐만이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힘든 결정이었다. 학생 신분을 벗어나면서 형철이가 가장 먼저 겪은 불편한 것 중의 하나가 자신을 확인해줄 신분증이 없다는 것이었다. 대중교통이나 극장, 고궁 등의 문화시설 이용시에 요금할인을 받기 위해 간혹 필요한 학생증이 없어 곤혹스러웠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기는 하나, 보수가 적고 집안 사정도 어려워졌기 때문에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처럼 학생 할인요금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랐다. 이런 그에게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미현이가 자신의 청소년증을 보여주면서 동사무소에 가서 청소년증 발급을 하라고 알려주었다. 할인요금 혜택도 중요하지만,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기 전까지 자신이 누구임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이 있다는 사실에 동사무소를 나오는 형철이의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가출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쉼터 구로등 6곳 운영 미현이는 방금 청소년 쉼터 선생님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작년 여름에 미현이는 가출을 했다. 엄마와 아빠는 자주 싸우시더니 어느 날부터 아빠가 집으로 들어오시지 않았다. 엄마는 일을 시작하셨는데, 힘드신지 짜증도 많아지고 우울해 하셨다. 미현이는 엄마가 불쌍하게 느껴지는 한편, 원망하는 마음도 들었다. 학교 성적이 뚝 떨어지면서 엄마와 다투는 일이 잦아지고, 모녀 사이는 점차 악화되어갔다. 엄마가 아빠 흉을 보면서 함께 싸잡아서 자신을 야단치는 것이 제일 싫었다. 집과 학교에서 마음 붙일 곳이 없다고 느끼던 미연이는 여름방학 어느 날 엄마와 한바탕 싸운 후, 집을 나와 버렸다. 동대문 두타시장에서 며칠간 방황하다보니 돈도 떨어지고 심신이 피곤해지기 시작했으나, 집으로 가기는 싫었다. 지친 몸으로 두타광장에 앉아 있는데 이동청소년 쉼터 버스가 눈에 들어왔다. 용기를 내어 상담자로 보이는 선생님에게 접근했다. 미현이는 집나온 여자 청소년을 위한 서울시립 구로청소년쉼터로 갈 수 있었다. 청소년 쉼터에서 약 한 달간 지낸 미현이는 그곳에서 자신보다 더 어렵고 힘들게 사는 아이들이 많음을 보고 놀랐다. 정말 돌아갈 집이 없는 몇몇 아이들은 쉼터에서 장기 그룹홈으로 옮겨가기도 했다. 쉼터에서 미현이는 엄마와 관계개선을 위해 함께 상담을 받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니 그때 청소년 쉼터를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이 정말 다행으로 여겨졌다. 서울시에 있는 6개 청소년 쉼터에 대한 정보는 쉼터 홈페이지(www.youthzone.or.kr)에서 확인할수 있다. ●탈학교 청소년을 위한 도시형 대안학교… 형편 맞춰 진학 학교를 그만둔 형철이지만 지식을 쌓고 배우는 일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생각이 점점 더 들었다. 현재로서는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미래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구체적인 관심사나 목표는 없다. 학교는 아니더라도 친구와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배움 공동체에 소속되어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을 하던 참에 탈학교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가 서울시에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서울시 대안교육센터(www.activelearning.or.kr)에 들어가니 14개 도시형 대안학교에 대한 소개가 되어 있다. 형철이는 집과 아르바이트 장소 근처에 있는 대안학교부터 방문하고 상담을 하여, 자신이 원하는 대안학교에 다니기로 결정하였다. 부모님도 형철이의 이런 결정을 매우 반기고 있어, 최근 집안 분위기가 밝아졌음을 느끼고 있다. ●청소년 문제를 들어주고 상담해주는 청소년 종합상담센터 중학생인 정수가 친구를 사귀고 학교생활에 점차 적응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정수 부모님의 고민도 사라졌다. 정수는 아버지 직장을 따라 외국에서 생활하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오면서 바로 중학교에 진학하였다. 내성적인 정수는 교육환경이 달라서 그런지 이곳 학교에 잘 적응을 하지 못하고, 친구도 사귀지 못하는 듯했다. 학교를 가기는 하나 아들의 시무룩한 표정에 부모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친구들 모임에서 자녀교육에 대한 문제들을 이야기하다 정수 어머니는 청소년 종합상담센터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친구는 인터넷 게임에 거의 중독되다시피 한 아들 때문에 청소년 종합상담센터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정수 어머니는 인터넷에서 청소년 종합상담센터(www.teen1318.or.kr)를 검색하였다. 현재 정수는 청소년 종합상담센터에서 하는 친구 잘 사귀기 집단상담과 적응력 향상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정확한 성지식과 자연스러운 성태도를 배우는 아하! 청소년문화센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남매를 둔 김정애씨는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시켜야 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에 있다. 얼마 전 아들이 포르노사이트에 접속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딸아이가 생리를 시작하였다. 집에서나 학교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란 본인 세대가 성에 무지하여 부닥친 문제들을 생각해보았다. 자신 세대와 달리 지금은 인터넷과 대중매체를 통해 아이들은 성에 대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고 성적으로 조숙한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오히려 더 제대로 된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녀 성교육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www.aha.ymca.or.kr)사이트로 들어갔다. 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는 청소년과 부모를 위한 다양한 성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한다. 모형을 통한 섹슈얼리티 체험관 성교육을 한다고 하니 토요일에 남매를 데리고 이 곳을 방문 할 예정이다. ●자원봉사활동을 지원하는 서울시 청소년자원봉사센터(www.sy0404.or.kr) 지연이는 일년 전부터 장애우와 함께 하는 문화활동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함께 공원에 놀러가기도 하고 박물관이나 공연장에 가기도 한다. 자원봉사확인증을 위해 시작한 자원봉사활동을 이렇게 지속적으로 하게 될 줄은 본인도 몰랐다. 이제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이 오히려 혜택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부모님께 하던 불평불만이 쑥 줄어들었다. 그러자 공부에 방해된다고 마음속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크게 반겨하지 않던 부모님도 생각을 바꾼 것 같다. 지연이는 자신이 받은 자원봉사 마일리지를 복지시설에 기부하였다. 고 3이 되어도 가능한한 자원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작정이다. ●청소년 국제교류활동을 지원하는 서울청소년문화교류센터 경준이는 2002년 명동에 놀러 갔다 유네스코 건물의 청소년문화교류센터 미지카페(www.mizy.net)를 이용했다. 무료로 인터넷뿐만 아니라 음악 감상, 보드게임, 국내외 최신 잡지와 도서를 볼 수 있는 청소년 문화공간이 명동 시내 한복판에 있다는 것이 신기하였다. 미지카페를 자주 이용하면서 청소년문화교류센터에서 하는 국제문화교류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직접 참여도 하였다. 자신의 세계문화에 대한 관심은 청소년문화교류센터를 통해 촉발되고 발전되었다고 생각한다. 신경희 서울시정개발연구원
  • [KCC프로농구] “16블록슛 봤지”

    절묘한 타이밍에서 솟구쳐 올라 공을 찍어내는 블록슛은 득점을 차단하는 동시에 상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어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보너스 효과까지 갖고 있다. 특히 센터들의 경우 2∼3차례 찍히고 나면 주눅들어 활동 반경이 위축되거나 짜증을 내며 무리한 파울을 범하곤 한다. 확률 높은 페인트존 공략이 어려워진다면 외곽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기 마련.8일 부산 금정체육관에서 동부를 만난 KTF도 어쩔 수 없이 25개의 3점슛을 쏘아댔지만,20개가 림을 외면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동부의 자밀 왓킨스(18점 18리바운드 9블록슛)와 김주성(20점 7리바운드 7블록슛)은 이날 무려 16개의 블록슛을 합작해내며 ‘두개의 탑’의 위력을 톡톡히 보여줬다.16블록슛은 올시즌 최다이며 02∼03시즌 SBS가 거둔 17개에 한뼘 못 미치는 역대 2위.145㎏의 체중에서 뿜어져나오는 가공할 파워를 앞세워 KTF에 4연승을 선물했던 ‘킹콩센터’ 나이젤 딕슨(11점 22리바운드)도 ‘두개의 탑’을 당해내지 못했고, 끝내 4쿼터 중반 5반칙으로 물러났다. 동부의 83-73 완승.3연패에서 탈출한 동부는 2위 모비스를 1경기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질주했다. 또한 KTF를 상대로 올시즌 5전전승을 포함,2004년 11월30일 이후 10연승을 달리며 천적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대구에선 KT&G가 4쿼터에서 나란히 8점씩을 터뜨린 양희승(18점)과 단테 존스(32점 19리바운드)를 앞세워 ‘역전의 명수’ 오리온스를 상대로 96-94, 짜릿한 뒤집기쇼를 펼쳤다.3연승을 거둔 9위 KT&G는 공동 5위 SK,KCC와의 격차를 2.5경기차로 좁히며 6강 플레이오프의 희망을 이어갔다. 반면 이전 3경기를 모두 4쿼터 역전승으로 일궜던 오리온스는 마지막 50여초를 버티지 못해 7위로 추락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화 삭이는 청와대

    청와대는 최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된 기밀 및 내부 문건의 잇따른 유출로 곤혹스럽다. 문건 유출도 문제이지만 ‘대통령 보고’ 등 정리된 사안의 의혹이 커지는 게 더 짜증스럽다.특히 이종석 통일부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와 맞물려 흠집내기 또는 낙마라는 ‘숨겨진’ 의도설까지 꼬리를 물자 속으로 애써 화를 삭이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지난 1·2일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이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된 3급 국가 기밀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문건을 폭로하자 즉각 사실 관계를 조목조목 해명했다.또 인터넷 매체인 프레시안이 3일 지난해 4월8일 작성한 ‘NSC가 한·미간 외교각서 교환사실을 인지하고도 1년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국정상황실 내부 문건을 보도하자,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찢어진 신문을 보고 기사화하는 것 같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5일 “전략적 유연성의 협상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며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국정상황실 내부 문건은 초기에 문제 제기를 담은 내용일 뿐 자체 점검 뒤 종합된 결론이 아니다.”라면서 “NSC 사무처는 한·미간의 실무 초안이 오간 사실을 보고 받은 뒤 대통령에게도 곧바로 보고됐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또 국정상황실 문건은 기밀이 아닌 내부 정리문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특히 4일 발표한 청와대 입장 중 ‘대통령이 이 문제가 제기된 초기부터 관여해 방향을 설정했다.’는 언급이 문제의 논란에 대한 해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기밀 문건이 외부로 통째로 새나간 데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현재 두 문건의 유출은 내부의 동일인 짓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 상황에서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이 이날 이 장관 내정자의 NSC 상임위원장 겸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개진, 기밀 문건의 유출 파문은 더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3일 TV 하이라이트]

    ●행복의 오솔길(EBS 오후 1시) 한국 고전무용으로 건강을 지키는 61세 김행림 할머니. 젊어서부터 팔과 다리의 심한 통증으로 고생했던 할머니. 하지만 고전무용을 시작하면서 즐거운 인생을 살고 있다.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이는 고전무용은 노년층에게 유익한 운동이라는데, 고전무용으로 효과를 본 김행림 할머니의 건강 비밀이 밝혀진다. ●신동엽의 있다!없다?(SBS 오후 7시5분) 꽈배기처럼 몸을 비트는 것을 사람이 진짜 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본다. 경상도에 백두산이 있다고 하는데 동명이산인지 백두산이라는 사람의 묘비인지 알아본다. 또 옥상 위에 설치되어 공중에서 360도 회전하는 대관람차가 존재하는지, 창고처럼 생긴 노래방이 있는지 없는지도 살펴본다. ●글로벌 비전(YTN 오후 1시20분) 지난 4년간 방글라데시에서 임신이나 출산 중에 사망한 여성은 8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많은 후진국들처럼 방글라데시도 빈곤과 인구 과밀화 현상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으며 특히 여성의 보건 문제가 심각하다. 방글라데시는 앞으로 10년간 임산부 사망률을 연 2만명에서 5000명까지 줄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청춘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스키장에서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겠다는 남자들. 스키장에서 만난 쭉쭉빵빵 여자들과 방팅을 시도한다. 한편 여자방에서는 희진의 주도로 롤링페이퍼를 하게 된다. 그런데 희진의 페이퍼에 기분 나쁜 말을 써놓은 사람이 있다. 희진은 그 글을 쓴 사람을 찾아 복수하려고 하는데…. ●별난여자 별난남자(KBS1 오후 8시25분) 종남의 합격소식에 석현은 괜히 신경이 쓰이고 짜증이 난다. 병두는 CCTV 녹화 테이프를 경찰에 넘겼다는 유정의 말을 듣고 긴장한다. 종남은 인범과 함께 케이홈쇼핑으로 가던 중에 케이가 아니라 웰빙 홈쇼핑이란 걸 알고 기겁하고, 인범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석현과 정면으로 부딪친다. ●윤도현의 러브레터(KBS2 밤 12시15분) 러브레터 무대를 마지막으로 4집 활동을 접는 휘성은 이번 앨범의 히트곡 ‘Good-bye Luv’‘일년이면’을 리믹스해 방송에서 처음 선보인다. 또 폭발적인 가창력의 주인공 BMK와 힙합 가수 리쌍이 함께하는 무대에서는 그 동안 그들의 히트곡을 총망라하여 함께 부르는 시간을 갖는다.
  • ‘생활속 문화공간’ 지하철

    ‘생활속 문화공간’ 지하철

    지하철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닙니다. 생활속 문화공간입니다. 하루평균 632만명이 드나들며 재즈에 취하고 명화에 흠뻑 빠집니다. 자치구 현장민원실을 찾으면 인터넷과 책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지요. 이색 결혼식장으로 깜짝 변신하기도 한답니다 30년간 지하철이 진화를 거듭하는 동안 우리는 제자리 걸음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휴대전화 벨소리와 통화소리가 끊이질 않고, 의자 위를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자주 만납니다. 내리기도 전에 몸을 밀치며 먼저 타려는 승객들로 눈살을 찌푸릴 때도 있습니다. 지하철 마니아들은 우리 지하철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뉴질랜드는 개찰구에서 표를 확인해 번거롭고, 프랑스 파리는 문을 직접 열고 닫아야 해서 내릴 역을 지나치기 쉽답니다. 중국은 덜컹거리고 소음이 심하고요.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지하철, 올해는 문화시민답게 이용해 봅시다. 해질 무렵 한강철교위를 질주하는 열차의 모습에서 고단한 삶의 희망을 읽어 봅니다. 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녹사평역에서 행복한 새출발 이색적인 결혼식을 꿈꾼다면 6호선 녹사평역으로 달려가 보자. 국내 유일의 지하철 결혼식장이 그 곳에 있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도수현 부역장은 “교통이 편리하고,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시설이 완벽해 장애인에게 더없이 좋은 예식장”이라고 자랑했다. 서울시 건축상 동상을 받은 곳이라 볼거리도 다양하다. 녹사평의 특징은 자연광이 지하 5층까지 오롯이 비추는 원통형 구조라는 점이다. 천장이 돔형(지름 12m)이라 은은한 빛이 하루 종일 역사를 감돈다. 지하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을 유리로 만들어 바닥까지 반짝인다. 햇빛 만큼이나 화사한 신부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에스컬레이터를 탄다. 웃음을 머금은 신랑에게 내려가는 길이다. 층마다 매단 청사초롱이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182인치 대형 멀티비전에선 신랑, 신부의 성장 모습이 상영된다. 결혼식장은 에스컬레이터를 가운데로 둔 원형이다. 규모가 1520㎡(460평)라 출장 뷔페를 부르면 식장 반대편에서 식사도 할 수 있다. 평소엔 갤러리로 활용되는 터라 하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그림도 감상할 수 있다. 폐백실, 신랑·신부대기실도 모두 공짜다. 역사를 꾸미는 비용은 이벤트 회사와 따로 계약을 맺어야 한다. 녹사평의 또다른 볼거리는 이색 벽화다. 작가 최범진·안혜경씨가 색상 유리로 만든 ‘교렴(轎簾)’과 ‘상생(相生)’은 빛과 색을 조화시킨 작품이다. 교렴은 전통적인 조각보의 느낌을 살렸고, 상생은 손을 맞잡아 새로운 화합을 표현했다. 덕분에 영화,TV,CF, 뮤직비디오, 각종 잡지의 단골 촬영장소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말아톤’‘와일드키드’ 등이 대표적 작품이다. ■ 50여곳선 흥겨운 공연활동 24일 오후 6시, 지하철 7호선 이수역 공연장. 록밴드 ‘아수라’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이데아’를 부르고 있다. 보컬의 목소리가 역사를 뒤흔들고, 연주자는 시린 손을 털어가며 기타와 드럼을 두드린다. 찬 바람이 지하 1층에 자리한 공연장까지 그대로 불어왔다. 퇴근길 시민들이 공연장 앞에 멈췄다. 락밴드의 화려한 음악과 몸짓에 눈길을 빼앗긴 탓이다. 여중생들은 ‘보컬이 꽃미남’이라며 연신 플래시를 터트렸다. 회사원 박영석(35)씨는 “대학 축제 때 이후로 록밴드 공연을 본 적이 없다.”면서 “오랜만이라 신기하고 재밌다.”고 했다. 그러나 이봉학(71) 할아버지는 “시끄러워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같은 날 오후 1시30분 4호선 동대문운동장역. 자신을 ‘산해’라고 소개한 안중신씨가 통기타를 치며 고 김광석씨의 노래 ‘일어나’를 부르고 있다. 하모니카 연주까지 이어지자 탄성이 나왔다. 박수를 친 관객들은 1000원짜리를 꺼내 기타 케이스에 집어넣었다.2004년 10월부터 지하철에서 공연하는 안씨는 “노래가 끝날 때까지 멈춰서서 감상하는 시민들이 참 고맙다.”면서 “지하철 공연은 관객과 직접 호흡하는 문화공간”이라고 말했다. 지하철에서는 포크송, 남미민속음악, 록밴드, 응원퍼레이드, 섹스폰 연주 등 다양한 공연이 매일 펼쳐진다. 주말에는 더욱 다채롭다. 사단법인 서울지하철문화연구원 등이 오디션을 통해 뽑은 예술가들이 지하철 50여곳에서 활동한다. 서울메트로(www.seoulmetro.co.kr)와 도시철도공사(www.seoulmetro.co.kr)에서 공연자와 공연장소·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 곳곳에 미술품 상설전시장 지하철역이 갤러리로 거듭났다. 벽화에 더해 미술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곳곳에 생겼다. 대표적인 곳이 3호선 경복궁역 지하 1층에 자리한 서울메트로미술관.400평 규모로 전시면의 크기는 가로 4m, 세로 2m. 전시관은 1,2관으로 나뉘어 있고, 중간에는 출입문을 설치해 미술품 도난을 방지한다. 24일 찾은 미술관에선 ‘서울체신청 100주년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공간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뤄져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천장과 측면에 달린 조명이 은은하게 작품을 비췄다.CCTV와 함께 공익근무요원이 전시장 주변을 맴돌며 도난을 방지하고 있었다. 사진을 감상하던 주부 이정녀(49)씨는 “편지를 써놓고 우편 배달부를 애타게 기다리던 옛 생각이 떠오른다.”면서 “전시장 덕분에 누군가를 기다릴 때도 짜증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지하철 전시장이 일상생활을 여유롭게 해준다는 얘기다. 딸 이소희(8)양과 함께 방문한 직장인 김인수(여·36)씨도 전시장이 만족스럽다고 했다.“바빠서 아이와 문화생활을 즐기기 쉽지 않는데 지하철 갤러리는 오가며 자주 찾게 된다.”면서 “다양한 미술품이 많이, 자주 전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볼륨을 높인 TV 소리가 아쉬웠다. 서울시내 교통정보를 들으며 미술품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4호선 혜화역에 위치한 혜화전시관은 아기자기하다.1층 대합실에 유리담장으로 구분해 조성한 57평 규모.50여점을 전시할 수 있다. 5호선 마포, 광화문역,6호선 녹사평역,7호선 이수역,8호선 몽촌토성역 등에도 상설전시장이 있다. ■ 지하철에도 지름길 있다 ‘2호선을 타고 한번에 갈까? 중간에 4호선으로 갈아탈까?’ 지하철 노선이 얽혀있다보니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기 전에 지하철 노선도를 보며 고민에 빠질 때가 종종 있다. 좋은 방법은 경험자들로부터 도움말을 듣는 일이다. 이마저도 안된다면 서울메트로(www.seoulmetro.co.kr)와 도시철도공사(www.seoulmetro.co.kr)의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환승 시간까지 계산해 최단 거리를 알려준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경험담이 최고다. 서울의 ‘동서남북’에 살며 시청 인근 도심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4명으로부터 생생한 지하철의 지름길을 들어봤다. ●목동에서 시청까지 서울 서쪽 양천구 목동에 사는 조모(38)씨는 갈아타기가 귀찮아 5호선을 이용, 광화문역에서 내렸다. 그러나 요즘에는 신길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시청역에서 내린다. 직장이 시청 인근이어서 지하철에서 내려 걷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출퇴근 시간이 5∼10분정도 빠른데다 요금도 100원 저렴하다. 목동에서 시청까지 가는 방법은 모두 3가지.(1)목동∼광화문까지 5호선을 타는 방법.(2)목동∼신길(1호선)∼시청 (3)목동∼영등포구청(2호선)∼을지로 입구. 시청을 기준으로 광화문, 시청역은 지하철 맨 앞칸, 을지로역은 맨 뒤칸에 타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노원역에서 시청까지 서울 북쪽 노원구 상계동에서 사는 이모(43)씨.4호선 노원역에서 출근을 시작한다. 그리고 환승노선에 따라 길이 2가지로 갈린다. (1)노원역∼동대문역(1호선)∼시청역과 (2)노원역→동대문운동장역(2호선)→을지로입구역 (1)코스와 (2)코스의 경우 승차시간은 45분 정도로 비슷하다. 다만,(1)코스는 동대문역에서 환승거리가 길다. 게다가 혼잡하다.(2)코스는 동대문운동장의 환승거리가 짧지만 을지로역에서 시청 인근 회사까지 좀 긴 편이다. 전체적으로 (2)코스가 2∼3분 빠르다. 이씨는 4호선 노원역 신문판매대에서 한 칸 뒤쪽에서 탄다. 동대문운동장역에서 내리면 에스컬레이터가 바로 앞에 있다.2호선 동대문운동장역에서는 전철 진행방향 가장 앞쪽에서 타면 을지로입구역 계단과 만난다. ●방배역에서 시청까지 서울 남쪽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회사원 박모(30)씨는 2호선 방배역∼사당역(4호선)∼서울역(1호선)∼시청역으로 다녔다. 시간은 36분.2호선 방배역∼시청역 코스보다 13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동료직원 고모(29)씨에게 을지로입구역에서 내리라는 권유를 받았다. 하차한 뒤 역사 밖으로 나오는 거리가 절반 정도로 짧다는 것이다. 그의 지적은 맞았다. 방배역에선 여섯번째 칸, 첫번째 문에서, 사당역에서 맨 앞 칸에서 타면 갈아탈 때 가장 빠르다. 특히 환승자가 많은 사당역에선 인파의 앞 부분에 서야 편하다. ●오금동에서 시청까지 이모(31)씨가 서울 동쪽 송파구 오금동에서 시청까지 오는 방법은 2가지다.(1)버스∼잠실역(2호선)∼을지로입구역 (2)방이역(5호선)∼광화문역이다. 이씨는 첫 번째 방법을 선호한다.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잠실역까지는 20여분, 지하철로 잠실역에서 을지로입구역까지는 28분 걸린다. 방이역에서 광화문역까지는 36분 소요된다. 그러나 집에서 방이역까지는 13분, 광화문역에서 시청까지는 10분을 걸어야 한다. 을지로입구역에서 시청까지는 도보로 5분이면 충분하다. 출퇴근시간의 지하철 배차간격도 2호선은 2∼3분인 반면 5호선은 5∼6분이다. 모두 감안하면 첫번째 방법이 두번째보다 5∼10분 정도 덜 걸리는 셈이다. 더구나 5호선이 2호선보다 더 붐빈다. 시청을 향한다면 2호선이나 5호선 모두 앞쪽에 타는 게 좋다. 서울시청팀종합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명당’ 잡으면 10분을 아낀다 지하철에도 ‘베스트 포지션’이 있다.‘아는 사람들’은 이런 자리만 골라탄다. 바로 환승역과 가장 빨리 연결될 수 있는 열차 위치다. 어떤 문으로 내리느냐에 따라 목적지 도착 시간이 짧게는 3분에서 길게는 10분까지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바쁜 출근 시간에 10분은 하루를 좌우할 만큼 가치있다. 당신의 황금같은 10분을 위해 서울인이 베스트 포지션을 공개한다. 지하철 1호선이나 3∼8호선을 이용하다가 2호선으로 갈아탄다면 열차 앞쪽이나 끝쪽이 베스트 좌석이다. 시청역에서 1호선 인천·천안행을 탔다가 2호선으로 갈아타려면 열차의 첫번째 칸 첫번째 문에서 내리면 좋다.2호선 환승구와 맞닿아 있는 곳이다. 반대로 의정부북부행에서 2호선으로 가려면 열차 마지막칸 마지막문 앞에 서면 된다. 지하철 4호선을 이용, 동대문운동장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탈 때도 열차의 맨 앞 또는 가장 끝부분이 베스트 좌석이다. 사당행 4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탈 때는 열차 마지막칸 마지막 문이, 오이도행 4호선에서는 첫번째 열차 첫번째 문이 빠르다. 신도림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려면 승강장 중간쯤에서 탑승해야 한다.1호선 인천행 열차를 타고 신도림에서 2호선으로 바꾸어 타려면 뒤에서 네번째 칸 두번째 문, 의정부북부행에서 갈아타려면 네번째 칸 네번째 문을 이용하면 빠르다. 지하철 3개선이 한꺼번에 있는 종로3가역과 왕십리역은 매우 혼잡하고 환승구간이 길기 때문에 베스트 포지션을 알아두면 특히 유용하다.1호선 종로3가역에서 3호선이나 5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무조건 여섯번째 칸 첫번째 문앞에 서는 것이 좋다. 반면 3호선 종로3가 역에서 1호선으로 빨리 갈아탈 수 있는 베스트 포지션은 다소 복잡하다.3호선 수서행 열차에서 1호선 인천·병점행 열차로 빨리 갈아타려면 첫번째 열차 첫번째 문을,1호선 청량리행 열차에 타기 위해서는 두번째 열차 두번째 문을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반대로 3호선 대화행 열차에서 인천·병점행 1호선을 타려면 가장 마지막 열차 마지막 문을,1호선 청량리행에 타려면 아홉번째 열차 두번째 문을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지하철 5호선 상일동·마천행 열차를 타고 종로3가역에서 1·3호선으로 갈아타려면 열차 맨 앞칸에 타는 것이 좋다. 반대로 방화행 열차에서 1·3호선으로 바꾸어 타려면 맨 마지막 열차 마지막 문을 이용하면 가장 빠르다. ■ 1호선 동묘앞역 안전·편리 최우수 지난해 12월21일 개통된 1호선 동묘앞역은 새로운 개념의 역사다. 이용이 편리하면서도 안전하게 설계됐다. 우선 기능실을 지상으로 올려 지하를 말끔히 정리했다. 그래서 6호선까지 환승거리가 45m에 불과하다. 에스컬레이터 16대와 엘리베이터 8대, 장애인 전용 게이트를 만들어 장애우, 노약자가 불편 없이 지하철을 이용한다. 승강장 바로 옆에 화장실을 배치한 것도 작은 배려다. 개찰구도 승강장과 맞붙어 오가기 편하다. 안전시설은 정교하다. 승강장과 대합실을 불연소재를 마감하고, 계단 부근에 제연수막을 설치해 유독가스의 확산을 막았다. 승객대피 유도등과 더불어 시각장애인 음성안내기를 마련해 비상시를 대비했다. 화재가 발생하면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차단된다. 불이 위층으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밖에도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고, 승강장을 2배로 넓혔다. 종합화상감시시스템을 도입해 역무실에 CCTV 48개를 한꺼번에 보며 승강장을 관리한다. 문철현 역장은 “동묘앞역은 ‘안전하고 편리한 지하철’을 말 그대로 실천한 새로운 역사”라고 강조했다. 역사의 또 다른 변화는 화장실에서 시작된다.4호선 숙대입구역와 삼각지역이 깨끗한 화장실로 명성을 얻자 서울메트로 강경호 사장이 1∼4호선 전 역사의 화장실을 바꾸도록 지시했다. 24일 삼각지 화장실 입구. 무가지와 잡지책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여자화장실에는 화장대와 아동용변기, 기저귀대, 숙녀용 비데가 마련돼 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대까지 눈에 띈다. 겨울이라 화분은 역무실로 옮겼지만 작은 화분과 시계가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화장실 개선을 주도한 삼각지 영업사업소 황춘자 소장은 “화장실이 깔끔해져 기분까지 상쾌해 졌다는 시민을 자주 만난다.”면서 “작은 변화가 큰 기쁨을 준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 하루 632만명, 한해 22억명 수송 연간 22억명을 수송하는 서울지하철은 서울의 핵심 교통수단이다. 규모면에서 세계 3∼4위를 다툴 정도로 선진 지하철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서울메트로(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에서 운영하는 서울지하철은 1974년 8월15일 1호선이 개통한 이래 30여년 동안 양적·질적인 팽창을 거듭했다. 알고 타면 더 유익한 지하철에는 재미있는 통계가 살아 숨쉬고 있다. 수송인원은 하루평균 632만명을 수송, 연간 22억명에 이른다. 이는 하루 32만명에 불과하던 30년전에 비해 무려 27배가 늘어난 것이다. 서울지하철은 모스크바 33억명과 도쿄 26억명에 이어 세계 3위다. 영업거리는 286.9㎞로 30년전 7.8㎞에 비해 36배나 늘어났다. 이는 런던 415㎞, 뉴욕 368㎞, 도쿄 292㎞에 이어 세계 4위다. 서울지하철 역사는 30년전 9개 역사에서 1∼4호선 117개,5∼8호선 158개 등 모두 265개 역사로 29배 증가했다. 전동차량 수도 60량에서 3505량으로 59배 증가했다.2호선 본선과 1·3·4호선은 편성당 10량이다.5·6·7호선은 8량,8호선은 6량으로 구성돼 있다.2호선 지선인 성수∼신설동 구간은 편성당 4량이며, 신도림∼까치산역 구간은 6량이다. 한량의 길이는 20m로 내구연한 25년이 지나면 폐차시킬 수 있다. 지하철 1량의 탑승정원은 160명이지만 최고 400명까지 탈 수 있다. 최고 운행속도는 1∼4호선이 시속 110㎞이며,5∼8호선은 80㎞다. 가장 깊은 역은 8호선 산성역으로 지하 60m에 위치하고 있다. 가장 짧은 역간 길이는 5호선 행당∼왕십리 구간으로 552m이며, 가장 긴 곳은 3호선 삼송∼원당 구간으로 5㎞에 이른다. 전철은 평택∼성환 구간이 9.4㎞다. 지하철역 중 가장 많은 출입구를 가진 역사는 1·3·5호선이 교차하는 종로 3가역으로 출입구가 16개나 된다. 역무원 수는 4139명이다. 서울메트로 2380명, 도시철도공사 1759명이다. 하루 수익금만도 31억여원에 이른다. 1∼4호선의 전력사용량은 연간 8억 8000㎾, 한달 7360만㎾로 연간 655억원으로 한달 평균 55억원이 전기료로 들어간다. 이는 서울시 전체 전력사용량의 2.7%이며, 인구 14만여명이 거주하는 김포시나 구리시 전체가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규모다. 지하철 1㎞를 운행하는 데 1998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전기료로만 운임수익의 약 10%가 쓰여진다. 지하철 전기는 71%가 전동차 운행, 전동차 내부조명, 에어컨 가동 등에 쓰이며, 나머지는 역사조명과 에스컬레이터, 환기시설 가동 등에 사용된다. 2005년 지하철 1∼4호선의 유실물은 하루평균 74건, 연간 2만 6846건으로 한해 접수된 유실물의 70.2%인 1만 8850건이 본인에게 인계됐다. 유실물 중에는 가방이 전체 28.9%인 777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휴대전화와 MP3 등 전자제품이 12.3%(3305건), 의류 11.1%(2981건) 등의 순이었다. 현금도 7.9%(2145건)로 액수로 따지면 3억원에 달했다.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량은 5∼8호선의 경우 하루 15t에 이르는데 연간 5475t의 쓰레기가 나오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하로 들어간 구청 민원서비스 지하철 현장민원실의 대민 서비스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강남·서초·노원·동작·양천구청 등 25개 구청에서 운영중인 지하철 현장민원실에서는 각종 민원서류 발급 뿐만 아니라 도서 대여, 인터넷 이용, 휴게실, 공부방, 어학강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민원서류 발급. 직장인들이 50여개 역사에 있는 현장민원실이나 무인민원발급기에서 주민등록등초본 등 일선 동사무소에서 발급되는 대부분의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다. 운영시간은 구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오전 8시에서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양천구청(구청장 추재엽)은 양천구청역과 신정네거리역, 목동역 등 3곳에 민원서비스와 함께 도서대여점을 운영한다. 하루 민원처리 건수는 하루 평균 100∼200건 정도로 이용객의 대부분이 출퇴근 직장인들이다. 역별로 2000여권의 도서를 배치해 무료도 대여해 주고 있다. 특히 차별화된 구청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역사내에 도서방, 문화의집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노원구청(구청장 이기재)은 지하철 7호선 마들역에 ‘문화의집’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어학강의와 문화교실, 어린이 놀이방, 인터넷 이용시설, 휴게실 등을 제공, 구민들이 주말에도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하루 평균 100∼120명이 이용한다. 공부방에는 지하철 이용객은 물론 시험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즐겨 찾는다. 컴퓨터 교실과 노래교실, 서양화교실, 한문교실, 서예교실 등 13개 강좌가 매일 개설돼 운영되고 있다. ■ 지하철 타고 고궁여행 “진분홍 연꽃을 물에 띄우고, 금으로 장식한 배로 봉래궁(蓬萊宮)에 이르니, 무릉도원(武陵桃源)이 따로 없네.” 영화 ‘왕의 남자’에서 연산군이 경복궁 경회루에서 풍류를 즐기는 모습을 당시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지금은 연꽃도, 금으로 장식한 배도, 봉래궁도 없지만 조선시대 왕들이 노닐던 장소만은 그대로 남아 있다. 지하철 티켓 한 장이면 그 곳들을 손쉽게 갈 수 있다. 서울시내에서 역사여행을 떠날 수 있는 지하철역 주변의 명소를 소개한다. ●조선시대 왕들의 풍류 경복궁(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은 1395년 태조 이성계가 건축한 조선시대 정궁(正宮). 광화문의 해태조각상, 근정전의 기단에 조각된 방위신상, 경회루 다리 및 영제교의 석교에 설치된 석조조각물 등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조각 미술품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경회루 방지(方池)는 왕과 왕비가 생활하는 침전의 서쪽과 연결됐으며 잔치도 하고 뱃놀이도 즐기며 때로는 외교사절을 영접하던 곳이다. 규모는 남북 113m, 동서 128m에 이른다. 1506년 연산군 시대 기록을 보면, 방지 서쪽에는 만세산(萬歲山)을 만들어 화려한 꽃을 심고 금·은·비단으로 장식한 봉래궁(蓬萊宮), 일궁(日宮), 월궁(月宮) 등 작은 궁궐을 만들었다. 왕은 황용주(黃龍舟)라는 작은 배를 타고 만세산(萬歲山)을 오고 갔으며, 때로는 비단꽃을 물 위에 띄우고 촛불을 켜고 향을 피워 밤이 낮같이 밝을 정도로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통합요금권 3000원(성인 기준) 한 장이면 경복궁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서민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국립민속박물관·조선 왕실의 유물 4만여점이 전시된 국립고궁박물관도 함께 둘러 볼 수 있다. ●왕이 거닐던 정원 둘러볼까 창덕궁(5호선 종로3가역 6번 출구,3호선 안국역 3번 출구)은 1405년 태종이 경복궁의 이궁(離宮)으로 지었다. 경복궁 주요건물이 일직선상으로 놓여있다면, 창덕궁은 산자락을 따라 건물들을 골짜기에 안기도록 배치했다. 지형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정자·연못·담장·다리 등을 설치해 자연과 인공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창덕궁은 현재 남아 있는 궁궐 가운데 가장 보존이 잘 돼 있고 자연과 잘 어우러진다는 점에서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언어권별로 정해진 시간에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정문인 돈화문 앞에서 일정 시간 동안 기다렸다가 들어갈 수 있다. 창덕궁 건너편의 종묘(1·3·5호선 종로3가역 8·11번 출구)는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봉안한 사당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도심 속에 숲으로 둘러싸여 엄숙하면서도 한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돌담길 걸으며 문화의 향기 덕수궁(1호선 시청역 3번 출구,2호선 시청역 12번 출구)은 최초의 서양식 건물인 석조전이 있는 곳으로 구한말 수많은 시련의 역사를 간직한 궁이다. 아관파천의 장소였던 옛 러시아공사관과 을사조약이 체결된 중명전은 대한제국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국중유물전시관과 덕수궁미술관이 있으며, 대한문에서는 월요일을 빼고 매일 수문장 교대의식이 열린다. 덕수궁 돌담길 건너편의 서울시립미술관도 볼거리다. 현재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들전(3월 5일까지)’‘박노수 기증 작품전(2월 19일까지)’‘천경자 상설전’이 열리고 있다. 남정 박노수(藍丁 朴魯壽)는 한국화단의 대표적인 원로작가로 남정의 작품세계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풍경 등을 모티브 삼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실험도 선보이고 있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올라가면 서울역사박물관(5호선 서대문역 4번출구·5호선 광화문역 7번 출구)이 나온다. 선사 시대부터 현대까지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하여 보여 주는 대표적인 도시 역사박물관이다. 특히 조선시대의 과학·생활·놀이 문화 등을 자세히 엿볼 수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샛길로 핸들틀면 고향길이 FUN해

    샛길로 핸들틀면 고향길이 FUN해

    ■ 45번국도 확장·포장 용인~안성 걱정 뚝 서울에서 수원 또는 용인으로 내려오는 구간에는 샛길이 많지 않으므로 다소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서울∼성남∼용인가기 고속도로나 국도보다 덜 막히는 서울 양재∼성남간 393번 지방도 또는 수서에서 국지도 23번을 타고 판교 또는 분당을 거쳐 용인 신갈까지 내려온다. 이때 분당과 죽전·용인구간에서 극심한 체증을 빚게 되지만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용인까지 진입하면 안성 또는 평택까지 한번에 연결하는 우회도로나 샛길을 이용할수 있어 한숨 돌릴 수 있다. 구성에서 경찰대학교입구와 용인 어정가구단지를 거쳐 42번 국도와 연결되는 샛길을 이용할 수도 있다. 판교와 수지를 거쳐 용인 신갈오거리까지 내려오면 체증이 예상되는 42번국도를 피해 23번 국지도를 타고 민속촌방향으로 직진한다. ●지곡리·용인대 샛길 민속촌입구를 끼고 좌회전하면 용인정신병원을 거쳐 용인시내까지 이어지는 왕복 4차선 도로가 펼쳐진다. 그러나 정신병원구간에서 심한 정체가 예상되므로 지곡리 샛길을 이용한다. 남부CC입구 앞까지 이르러 우회전한후 이 길을 따라 3㎞쯤 가다 두갈래 길에서 한국소방검정공사쪽으로 좌회전, 직진한다. 고개를 넘어 영진골프연습장 진입로를 따라 내려가면 42번 국도와 만난다. 그러나 42번 국도는 용인시내까지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500여m쯤 진행하다 용인대학교 진입로로 우회전한후 계속 진행하면 안성으로 이어지는 321번 지방도를 만날 수 있다. ●용인∼안성구간 수월해져 이 길은 45번 국도와 맞나는데 최근 용인시 마평동과 평택시 고덕면 동고리를 연결하는 45번국도가 확포장돼 고향가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킨다. 안성쪽으로 내려가고 싶으면 이동저수지 인근 안성시 양성면 난실리에서 82번 국지로를 갈아타면 안성까지 수월하게 갈 수 있다.45번 국도가 막힌다면 용인대에서 321번 지방도를 타고 계속 내려가 23번 국지도를 이용한다. 수원에서 오산을 거쳐 82번 국지도로 진입한 후에는 레이크힐스 골프장앞을 지나 송전·고삼면을 거쳐 안성으로 진입한다. ●안성도 다소 여유 용인 42번 국도구간에서 명지대 용인캠퍼스 정문 앞길 또는 45번국도를 거쳐 와우정사 등 57번국도와 연결되는 샛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57번국도를 이용할 경우 곧바로 안성시내쪽으로 내려갈 수도 있지만 중간에 318번 지방도와 17번국도를 차례로 이용해 일죽 IC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탈 수 있다. 안성에서는 진천쪽으로 가는 귀성객은 325번 지방도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개산초등학교와 마둔저수지를 거쳐 상중리 배타고개까지 이른후 중앙컨트리클럽 샛길로 진입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남한산성 순환로 타면 경충국도 장지IC가 금방 강릉을 포함한 영동지역은 영동고속도로와 이 도로를 우회진입할 수 있는 경충국도(3번국도)를 이용한다. 여주까지가 짜증나는 구간이지만 이곳만 지나면 대부분 정체구간에서 벗어난다. 경충국도를 염두에 두는 경우 서울 북부지역 거주자들은 서울외곽순환도로를 타거나 명절이면 한가해지는 서울 중심도로를 이용해 일단 성남까지 가야 한다. ●광주 가는 길(약도 (1)) 경충국도 모란시장 진입로는 해마다 심각한 교통체증현상이 빚어진다. 그러나 남한산성을 넘으면 이 국도의 체증구간을 건너뛸 수 있다. 서울 복정동 사거리에서 남한산성 방면으로 차를 몰다 표지판을 보고 산성으로 진입, 매표소 2곳을 지나면 삼거리길(43번국도)이 나온다. 여기서 우회전해 광주시청을 지나면 경충국도 광주인터체인지를 탈 수 있다. 남한산성순환도로를 이용할 수도 있다. 남한산성입구 표지판에서 좌회전하지 말고 직진하면 이 도로가 산성순환도로.3∼4㎞정도 가면 터널이 나오고 곧바로 고가도로 아래 경충국도와 광주방면으로 나누어지는 사거리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좌회전하면 광주로 향하는 이배재고개가 나온다. 길이 높고 굴곡이 심하지만 지름길이다. 고개를 넘어 현대아파트 사거리에서 좌회전(45번국도)하면 경충국도 장지인터체인지다. 분당신시가지에서 출발하는 귀성객들은 분당열병합발전소를 지나 광주시 오포면으로 직진해 안내표지판을 따라 경충국도로 진입하는 것이 낫다. 용인지역은 죽전사거리에서 우회전해 광주방면으로 직진한다. ●샛길로 곤지암까지(약도 (2)) 광주시청앞(43번국도)에서 청사를 등지고 오른쪽은 경충국도, 왼쪽은 퇴촌방향이다. 오른쪽으로 500m가량 지나면 파발교 못미쳐 샛길이 나오고 이 길(500∼600m)이 끝나는 지점에서 좌회전,300m가량 지나 우회전한다. 이 곳부터는 직진이다. 길 초입 오른쪽에 광주소방파출소가 있고 왼쪽으로는 광주기도원이다.1㎞정도 지나면 389번 지방도와 200m가량 겹치고 삼육재활원방향으로 우회전하면 초월갈비집이 보인다.1㎞정도 지나 337번 지방도로 접어든다. 곤지암 표지판과 함께 소머리국밥집들이 눈에 들어오면 곧바로 경충국도다. 좌회전하면 중부고속도로 곤지암IC가 나온다. 이천 하이닉스반도체공장을 지나면 영동고속도로 이천IC가 나온다. 다음은 여주군이고 명성황후기념관 옆으로 영동고속도로 여주IC가 보인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국도 3호선 우회로·중랑천 자동차 전용로-의정부 도심체증 피하고 쌩쌩∼ 경기북부 주 간선축인 연천·동두천·양주∼의정부간을 남북으로 종단하는 국도 3호선(평화로)과 포천∼의정부간 국도 43호선의 의정부 구간 상습정체를 피하는 게 관건이다. 또 최근 인구가 크게 는 파주읍과 탄현, 양주시 서북부 등지에서 출발하는 남행 귀성객들은 일산신도시와 1번국도(통일로)의 체증을 피하는 노선을 택해야 한다. ●양주·동두천, 포천∼의정부∼경부·중부고속도(약도 (1)) 양주·동두천에서 출발하면 의정부 시계에 들어선 직후 국도3호선(평화로) 대신 경민대학∼의정부시청 방향에 나있는 국도 3호선 우회도로를 이용해 의정부 도심의 체증을 피해 동부간선∼경부고속도로 연결한다. 이 도로는 올 하반기 부터 통행료를 징수할 예정이지만 현재는 무료다. 중랑천 자동차전용도로를 이용해도 의정부 구간 체증을 피할 수 있다. 이 도로는 오는 3월10일부터 영구 폐쇄돼 올 추석엔 이용할 수 없다. 중부고속도로를 찾아갈 때는 중랑천 자동차 전용도로 입구에서 의정부 성모병원 방향으로 진행,43번 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포천 방향에서 남행하는 차량들은 의정부시계로 들어서기 직전 축석고개 검문소 전방 200m 지점 SK 주유소앞에서 죄회전, 경희궁 식당을 돌아 4차선으로 확장된 의정부 시도 29번으로 빠진다. 이후 직진해서 마주치는 43번 국도에서 의정부교도소 방향으로 좌회전해 퇴계원∼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구리 IC∼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축석고개에서 4㎞ 직진, 우측으로 의정부 성모병원을 바라보면서 좌회전 43번 국도로 진입해도 된다. ●파주∼경부·서해안고속도로(약도 (2)) 1번 국도(통일로)와 일산신도시의 체증을 피하는 방법으로 368번 지방도를 이용해 볼 만하다. 이 도로를 이용해 통일동산을 거쳐 자유로에 연결, 서울외곽 순환도로와 김포대교를 거쳐 경부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남행한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제2경인도·외곽순환路로 핸들 돌리면 가다서다 짜증운전 훌훌∼ 인천은 물론 부천·김포 등 수도권 서부에 사는 시민들이 영·호남이나 영동권으로 귀향하려면 일단 안양·성남 또는 수원을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 이곳까지만 가면 다양한 샛길이 있어 일단 ‘절반의 성공’이지만 이곳까지 가기가 녹녹지 않다. ●인천∼성남(약도 (1)) 인천시와 부천시 경계를 통과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도로는 평상시에도 속을 썩인다. 때문에 인근에 있는 제2경인고속도로와 시내도로를 번갈아 이용하는 등 머리를 써야 한다. 일단 제2경인도(인천∼안양)를 탄 뒤 안현분기점에서 외곽순환도로 옮겨간 뒤 성남으로 간다. 안현분기점은 체증이 심한 계양IC∼서운분기점∼중동IC∼송내IC∼장수IC 구간을 벗어난 곳이다. 문제는 제2경인도와는 멀리 떨어져 처음부터 외곽순환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인천 부평·계양구, 부천시, 김포시 거주민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외곽순환도 노선과 비슷하게 나 있는 시내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외곽순환도 김포공항IC 인근인 인천시 하야동에서 시작해 부천 오정동∼중동∼상동을 통과해 인천 장수동에 이르는 길이 이 경우 안성맞춤이다. 장수동에서 1㎞ 정도 전진해 서창분기점에서 제2경인도를 탄 뒤 안현분기점에서 외곽순환도로 옮겨타면 된다. ●인천∼안양∼성남(약도 (2)) 또다른 문제는 외곽순환도 평촌 지점에 이르면 또다시 만만치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외곽순환도로 바꿔타기 이전에 고속도로이용정보(1588-2505)를 들어 평촌∼판교 구간이 막힌다는 소식을 접하면, 이 때는 과감하게 외곽순환도를 포기하고 막히는 일이 거의 없는 제2경인도를 계속 타고 종점인 안양까지 간 뒤 비산동∼관양동∼인덕원∼판교를 거쳐 성남까지 이어지는 시내길을 이용해야 한다. 제2경인도에서 빠져 수원 쪽으로 2㎞ 가량 가다 왼편으로 이마트가 보이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계속 직진하면 청계산을 넘어 판교가 나온다. ●인천∼수원(약도 (2)) 일반화된 코스인 영동고속도로(인천∼수원∼강릉)는 처음부터 떠올리지 않는 것이 좋다. 곳곳이 막혀 동수원이나 신갈IC까지 가는 데도 서너 시간씩 소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천시 장수동부터 시작되는 39번 국도(수인산업도로)를 이용해 수원까지 가는 것이 좋다. 수인산업도로도 차선 확장이 안된 것을 중심으로 부분적인 정체가 있기는 하나 고속도로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래도 정체가 우려된다면 위에서 언급한 대로 제2경인도로 안양까지 간 뒤 안양∼수원간 국도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녹색공간] 청계천의 미래/노수홍 연세대 교수·청계천살리기연구회장

    유난히 추위가 일찍 찾아온 서울 도심에 지난해 10월1일 복원된 청계천이 첫 겨울을 나는 신고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복원 후 2달이 채 안 되어서 1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갔다고 한다. 한강도 일찍 얼었는데 청계천에는 물줄기가 하루 24시간 힘차게 흐르고 있다. 무언가 자연스럽지 않은 느낌을 가진다. 그러나 2년반 전만 하더라도 콘크리트 도로 위로 매연을 뿜으며 지나가는 차들의 소음에 짜증을 내는 사람들의 모습과 너무 다른 서울 도심의 풍경이다. 서울 도심의 하수도 역할을 하였던 크고 작은 개천들이 60년대와 70년대에 걸쳐서 대부분 복개되었다. 그러나 도심의 하천이 복개되면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그 결과가 우리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깨닫기까지 40년이 더 걸렸다. 일본도 1964년 동경 올림픽을 앞두고 도쿄 중심부에 있는 대부분의 개천이 복개되었다. 그러나 최근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도쿄의 니혼바시 위를 지나는 고가도로를 이전하는 계획을 총리 임기가 끝나는 올해 9월 전까지 세우라고 지시하였다는 보도가 있었다. 청계천복원의 파급효과가 이웃 일본에 벌써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1991년 봄 공학자인 필자와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역사학자인 이희덕 교수와의 우연한 대화가 청계천복원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복개 전 청계천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가진 노교수는 필자에게 현대 첨단기술로 흉물스러운 콘크리트 구조물을 걷어내고 맑은 물이 다시 흐르는 청계천으로 복원할 수 있는지 문의하였다. 이후 물 처리 및 재이용을 전공하는 필자는 청계천복원에 필요한 기술 분야에 관심을 갖고 필요한 조사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청계천을 복원하려면 기술 분야도 중요하지만 교통, 상인, 노점상 등의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필자는 1998년 봄에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께 청계천복원의 가능성을 설명할 기회가 있었다. 박 선생님은 청계천은 서울의 얼굴이며 상징이므로 꼭 복원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 후 박 선생님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신문과 방송을 통하여 복원의 당위성을 강조하여 공론화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청계천복원을 위한 학술적인 준비는 2000년 9월1일 제1회 청계천살리기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청계천살리기연구회가 설립되면서 체계화되었다. 이후 3년 동안 연구회에서 발표된 환경, 생태, 교통, 역사·문화, 법률, 경제성 등의 연구내용이 서울시장선거에서 공약으로 활용되었다. 또한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복원사업에 직접 참여하여 서울시가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복원을 단기간 내에 할 수 계기를 마련하였다. 물론 청계천복원이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앞당겨 현실화될 수 있었던 것은 서울시민의 높은 환경의식과 CEO형 서울시장의 리더십과 시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일전에 청계천의 미래를 위한 대토론회가 있었다. 복원사업에 참여한 전문가들과 직접 이해당사자인 상인들 그리고 옆에서 지켜본 일반인들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복원된 청계천과 사업과정의 문제점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시간적·공간적 제한과 상인·노점상 등의 이해관계로 야기된 부족한 보행도로, 제한적 생태복원, 미비한 문화재 복원, 부족한 역사문화 콘텐츠 등이 지적되었다. 특히 주변 재개발과정에서 상인들이 소외되지 않고 개발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복원에 참여한 모든 구성원이 같이 노력할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동대문운동장에 임시로 이전한 노점상에 대해서도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한 복원과정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매우 귀중한 자산이다. 국내외에 청계천복원의 뜻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청계천연구재단의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2005년 10월1일 완공된 청계천은 콘크리트로 덥여 있는 하천을 다시 연 1단계 복원이다. 청계천의 미래는 지속가능하고 역사와 문화가 복원되어서 서울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있다. 노수홍 연세대 교수·청계천살리기연구회장
  • [구청장 현장인터뷰] 김희철 관악구청장

    [구청장 현장인터뷰] 김희철 관악구청장

    서울 관악구 김희철 구청장은 ‘아침형 인간’이다. 오전 5시면 눈을 뜨고,6시면 집을 나선다. 어린 시절 농부의 부지런한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란다. 김 구청장은 집을 나서면 아직도 밤 기운이 가시지 않은 골목골목을 누빈다. 너저분한 곳을 치우기 위해서다. 그의 관용차 트렁크에는 빗자루와 쓰레받기, 손전등이 들어있다. 쓰레기 양이 많아 혼자 정리하기 힘들면 구청이나 해당 동사무소에 연락한다. 그러면 ‘청소기동대’가 현장으로 달려온다. 골목길 청소에 나선 지 8년째. 주민들은 그에게 ‘청소 구청장’이라는 훈장을 달아줬다. 19일 오전 6시40분. 봉천3동 봉천시장에 자리한 새마을금고 앞. 주민 200여명이 크고 작은 빗자루를 들고 ‘주민 자율 대청소’를 하기 위해 모였다. 관악구 27개동은 두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며 대청소를 실시한다. 이 행사에 김 구청장은 빠지는 일이 없다. 하늘색 점퍼를 입은 구청장이 도착하자 청소가 시작됐다. 그는 흰색 장갑을 끼더니 긴 빗자루를 잡고 익숙한 솜씨로 앞장을 섰다.‘쓱삭 쓱삭’, 소리와 함께 크고 작은 쓰레기가 한 곳으로 모인다. 주민들도 30∼40명씩 무리를 이뤄 각 방향으로 흩어졌다.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도 청소하는 손놀림에는 정성이 담겼다. 김 구청장은 1998년 7월 취임하자마자 ‘청소주간’을 선포했다. 그리고 전 직원과 함께 주택가 주변의 해묵은 쓰레기를 없애기 위해 뛰어들었다. 일주일 만에 3000t이 쏟아졌다. 이같은 제안은 1987년부터 관악구에서 살아온 그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퀘퀘한 냄새가 진동하는 동네를 들어서면 괜스레 짜증스럽더군요. 활기찬 구를 만들려면 가장 먼저 청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구청장이 빗자루를 들고 골목길을 쓸자 직원들이 쓰레기 봉투를 헤집으며 분리 수거를 독려했다. 더디긴 했지만 주민들도 변해갔다. 쓰레기 무단 투기가 줄고,‘골목청결이 봉사단’에 주민 1만명이 가입했다. 이들이 2240개 골목을 관리한다. 생활폐기물이 절반으로 줄고 재활용은 배로 증가했다. 깨끗한 도시가꾸기에 성공한 김 구청장은 2002년부터 연간 10만 그루 나무심기에 도전했다. 서울시 전역에 심는 나무의 5분의 1에 달한다. “관악산 덕분에 구의 녹지비율이 높더라도 주택가와 자투리 땅을 활용해 푸른 쉼터를 나눠주고 싶습니다.” 김 구청장은 21세기 도시는 경쟁력과 삶의 질, 환경이란 3박자가 하모니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우리 생활을 편안하게 만드는 개발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의미 있으려면 마음을 여유롭게 만드는 환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경쟁력과 환경 보존 사이에서 균형잡힌 행정을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2000억원을 들여 난곡지역과 신대방역을 잇는 경전철 건설에도 이같은 그의 철학이 반영됐다. “푸른 녹지를 만들어 가는 일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 더 소중한 일입니다. 그래서 한 뼘의 공원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김 구청장의 ‘철학’을 듣다 보니 어느새 골목길이 말끔해졌다.40분만에 100ℓ짜리 쓰레기봉투 10개가 가득찼다. 윤기나는 골목길을 따라 출근하는 주민들의 얼굴이 아침 햇살만큼이나 환하게 빛났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그가 걸어온길 ▲출생 1947년 전북 고창 ▲학력 건국대학교졸, 행정학 박사 ▲약력 건국대총학생회장, 새정치국민회의 관악구지구당 지방자치위원장,2·3기민선관악구청장, 건국대학교 총동문회부회장,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최고경영자상수상, 제2회 반부패청렴대상수상, 자랑스런CEO 한국대상수상,2005행정대상수상, 제8회 자치대상수상 ▲가족 조선자씨와 3녀 ▲종교 기독교 ▲기호음식 김치찌개, 칼국수 ▲주량 거의 마시지 않음 ▲좌우명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자 ▲애창곡 추풍령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전통 살아숨쉬는 일본 새해 풍경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전통 살아숨쉬는 일본 새해 풍경

    새해 첫 참배(하쓰모우데), 장식나무 세우기(카도마쓰), 설 전통 음식(오세치 요리), 각종 축제(마쓰리), 연하장 보내기 등 일본의 새해는 전통적인 세시풍속으로 분위기가 고조된다. 여러 신사나 절을 돌며,7가지 복을 비는 순례도 널리 행해진다. 백화점이나 가전제품 할인점 등 대형 매장들은 일본인 특유의 상술로, 복주머니(후쿠부쿠로)를 팔아 돈도 챙기고 재고도 처리한다. 손님에게 복전 주기 등 새해 상술도 다양하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새해는 세시풍속으로 분위기가 떠들썩하다. 동구지역 한 외교관은 “일본의 고유한 세시풍속에 놀랐다. 산업화속에서도 이처럼 많은 세시풍속이 유지되고 있다는 게 부럽다.”고 말했다. ●신사·절에서 소원 빌기 일본 사람들은 원단인 지난 1일을 전후해 도쿄시내 주택가 대부분의 집 대문앞에 소나무·대나무 등을 이용한 ‘카도마쓰’라는 장식을 했다. 조상신을 부르고 건강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다. 가족·친지들이 모여 신사를 찾기도 했다. 신사참배는 이웃들과 새해 인사를 교환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경찰 추산에 따르면 지난 1∼3일 일본 전국의 주요 신사와 절에서 하쓰모우데를 한 사람은 9373만명. 신사 가운데 가장 큰 메이지 신궁에만 305만명이 참배했을 정도였다. 회사원 마쓰무라(지바시)는 세자녀, 부인과 함께 1일 0시 인근 절에 가 백팔번뇌에서 벗어난다는 취지의 타종식에 1인당 3만엔(약 2만 5000원)씩을 내고 참여하기도 했다. 미혼인 20대의 아들, 딸이 있는 다카하시(55·여)는 1월에 영험하다는 신사나 절 7곳을 돌아다니며 이른바 ‘7복’을 빌고 있다. 정직·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을 지켜주는 신, 재물의 신, 지혜의 신, 장수의 신 등이 모셔진 신사·사찰을 순례하는 것이다. ●기발한 상술로 새해를 달군다 지난 2일 오전 10시. 도쿄 신주쿠의 이세탄·게이오·다카시마야 등 대형 백화점 앞에는 수백∼수천명의 고객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일부 백화점은 고객들의 성화에 못 이겨 개점 시간을 20분 정도 앞당기기도 했다. 이날 게이오 백화점에서 첫 판매된 복주머니는 투명하거나 불투명한 두 가지 부류다. 상품내역이 안 보이는 복주머니로는 운수를 점치는데, 판매가격 보다 3배정도의 재고 상품들을 넣어 땡처리를 한다. 내용물에 따라 운수를 점친다는 것이다. 잠깐 사이에 매진되는 상품도 적지 않았다. 백화점입구에서는 청주를 고객들에게 대접하는 행사도 벌였다.50여명의 손님에게는 특별히 제작한 고급 나무잔으로 마시게 한 뒤 이를 선물로 줬다. 상당수 신사들은 효험을 부각시키며 1년수입을 좌우하는 하쓰모우데 광고를 했다. 고급식당이나 서점 등에서는 고보센(御寶錢)이라는 5엔짜리 새동전이 들어있는 복돈을 고객에게 선물도 했다. 나카자와 준코는 “어른은 세뱃돈이 없기 때문에 세뱃돈을 주는 의미와,5엔은 인연을 나타내는 ‘고엔’으로 발음돼, 인연을 소중하게 하고 싶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급속한 서구화로 세시풍속 잠식 하지만 일본의 새해맞이 문화도 잠식되고 있다. 전직 기자 이시즈카는 “오세치 요리는 백화점이나 슈퍼에서 많이 산다. 일본은 서양 문화를 빨리 흡수했기 때문에 개인주의 등으로 전통 문화가 많이 약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온가족이 따로따로 새해를 보내는 가족도 늘었다. 교사 사치코는 지난 연말부터 이달초까지 호주여행을 했다. 지방에서 근무중인 미혼인 오빠도 개인행동을 했다. 할머니 역시 친구들과 온천여행을 했다. 해외여행, 온천여행이 성해지면서 전통적인 새해맞이 문화가 시나브로 약화되고 있다. 도쿄의 관문 나리타공항에 따르면 연말연시 나리타공항을 통한 출입국 여객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0.8% 늘어난 143만 1000여명이었다고 한다. taein@seoul.co.kr ■ 설날음식 ‘오세치 요리’ 숨은 뜻 |도쿄 이춘규특파원| 일본인들은 1월1일 허리가 휠 때까지 건강하게 살자는 소망을 담은 새우, 앞날을 밝게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지게 해달라는 소망의 연근,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흑콩, 자손번영을 비는 소망의 토란 등으로 설음식인 오세치 요리를 만들어 부러지기 어려운 버드나무로 만든 새해젓가락으로 식사한다. 찰떡(모치)을 먹는 문화도 번성하고 있다.12월 말 가족이나 동네사람들이 힘을 모아 찰떡을 만든다. 이때문에 해마다 찰떡이 목에 걸려 숨지는 사고도 많다. 지난 1일 간토지역에서만 노인이 4명이나 숨졌다. 일본인들은 음식을 눈으로 보면서 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모양을 중요시한다는 의미다. 지난 14일 도쿄시내의 죠시에이요대학에서는 외국특파원들을 상대로 한 전통 신춘 음식 만들기 교실이 열렸다. 가가와 요시코 대학장은 “일본의 음식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유학생도 더 많이 유치, 세계에 확산시키고 싶다고 했다. 시메야 홍보부장은 “일본음식은 애니메이션과 함께 세계에 유행중인 지적재산”이라고 자랑했다. 좋은 음식으로 건강을 유지하게 해 노인들의 의료비를 줄이는 것도 일본 전통음식 만들기가 추구하는 목표라고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장미 모양과 나비 모양의 ‘말이 스시’를 만드는 시범과 실습이 4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우리의 김밥과 유사하지만 일본식으로 변형된, 화려한 장미 모양의 말이 스시였다. 음력설에 주로 지바 지역에서 먹는 음식이다. 이런 음식을 음력설이나 춘분 전날 제대로 먹으면 “1년간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에 민중 사이에서 유행했었다고 한다. 강사 도야마 이사무(56)는 “음식은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 여유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면 좋은 음식이 되지만, 짜증스러운 상태로는 좋은 음식이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일본인의 음식관을 설명했다. taein@seoul.co.kr ■ 연하장 37억장 팔려…100통 쓰는 일 예사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인들의 연하장 쓰기는 유별나다. 새해에 100통 정도의 연하장을 쓰는 경우도 흔하다. 초등학생부터 노인들까지 쓰는 층도 다양하다. 일정기간내에 보내면 복권식의 번호가 주어지며,1월 중순 추첨해 하와이 여행권 등 상품도 푸짐하게 준다. 일본우정공사에 따르면 올 1월1일 하루에만 전국에서 배달된 연하우편물은 20억 5200만통(1인당 약16통)으로, 지난해에 비해 173만통이 줄었다. 이후 배달된 연하장은 오히려 예년보다 늘었다고 한다. 자영업을 하는 50대 쓰보는 “예전에는 1월1일날 꼭 배달되어야 한다는 의식이 많았지만 지금은 늦어도 성의있게 쓰는 추세”라며 “과거엔 50장 정도 썼지만 지금은 20∼30장이다. 대신 1년간의 안부를 꼼꼼히 전해 내용을 충실히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연하장 쓰기는 여전히 일본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해마다 일본우정공사의 판매량이 줄고 있다.1999년 42억통정도를 정점으로, 줄어드는 경향이다. 이에 따라 2006년 판매매수는 전년비 2∼3% 정도 준 37억통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일본도 전자메일에 의한 새해인사 풍조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를 이용한 전자메일이 빠르게 늘어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50%정도 늘었다.NTT도코모의 경우 2004년에는 전년대비 1.6배, 지난해는 1.4배로 증가했고, 최대의 경우 시간당 무려 1억통 전후의 양이라고 한다. 지난해 4월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된 것도 연하장을 줄이는 요인이 됐다. 정치인이나 회사 상·하간에 주소를 파악, 의례적으로 연하장을 보내는 것이 주소 등 개인정보의 엄격한 관리 전환으로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연하장 감소 경향에 일본우정공사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우정공사는 연간 연하장으로 1조 7000억원 정도의 판매수익을 올려왔다. 따라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중이다. 올해는 ‘○○시,○○정’ 등이라고 주소를 지정하면, 그 지역의 전원에게 연하장이 보내지는 신상품을 개발, 실험적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연하장 배달사고도 새해의 단골메뉴다. 유난스럽게 많은 눈이 내렸던 올 겨울, 동북부 야마가타현에서는 우편배달 아르바이트 남자 고교생(18)이 연말연시 5일간 연하장 437통을 포함한 627통의 우편물을 “힘들다.”며 눈속에 묻어버린 것이 발각돼 징계면직됐다. taein@seoul.co.kr
  • 全大앞둔 우리당은 지금

    ■ “네탓이오” 댓글 전쟁 2·18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의 당원 게시판에서도 김근태·정동영 후보를 지지하는 세 대결이 뜨겁다.‘김근태 친구들(김친)’이라는 팬클럽과 정 상임고문 캠프의 대변인 정청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참여1219(국참)’가 주로 이끈다. 김 의원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당권파 책임론’을 거론하며 정 상임고문을 비판하고 있다.“실용주의를 주창하며 실용도 개혁도 모두 실패한 의사 실용주의의 대부, 석고대죄해야 할 사람은 바로 정동영”이라는 식이다. 한 기간당원은 “당에 소통이 없어 정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는데 그것은 오로지 당권파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기간당원은 “분열주의 운운하는데 민주당 시절 정 상임고문도 권노갑씨 쫓아내는 투쟁에 앞장섰다. 그것도 분열주의냐.”고 비꼬았다. 반면 정 상임고문을 지지하는 기간당원들은 “당권파가 당을 말아먹었으면 GT(김근태)계와 개혁당파, 친노 세력은 뭘 하고 있었냐.”고 반격했다. 한 기간당원은 “당권파가 누구인지 명확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심정적으로 하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당원은 “창당 때 눈치보고 마지막까지 버티다 막차를 탄 것이 누구인데 지금 와서 누가 당을 망쳤네 어쨌네 하면서 마타도어를 하고 있느냐.”고 정 상임고문을 질타했다. 이처럼 양측 대리전이 거칠어지자 한 기간당원은 “그 나물에 그 밥들이 설쳐대는 통에 요즘 엄청 짜증나는 중”이라면서 “당게는 각 정파의 선거꾼이 사용할 수 없게 하고, 선거용 게시판을 따로 만들자.”고 호소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내가 왔소” 조문정치 지난 16일 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는 밤새 정치권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전날 시부상을 당한 열린우리당 이미경 의원을 위로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조문 정치’ 양상도 두드러졌다. 노무현 대통령, 이해찬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계 인사들과 지인들이 보낸 화환으로 둘러싸인 빈소는 2·18 전당대회를 앞둔 탓인지 이내 ‘문상 정치’의 무대가 된 느낌이었다.2·18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속속 얼굴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접객실에는 열린우리당 원혜영 원내대표 겸 정책위의장과 배기선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서갑원 의원 등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배 총장은 직전 당 출입기자들과 원내대표 출정식을 겸한 저녁자리를 가진 뒤였다. 김근태 의원이 전남 나주에서 당원간담회를 마치고 곧바로 장례식장을 찾았다. 김 의원은 ‘재야 운동’의 동지를 위로하기 위해 저녁 식사도 거른 채 수행비서도 없이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한다. 지난 16일 출사표를 던진 김부겸 의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17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조배숙 의원은 “많이 도와달라.”며 악수를 건넸다. 최근 ‘술자리’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모습도 보였다. 부산에서 정동영 전 장관을 ‘지원사격’하고 공항에서 달려온 정청래 의원은 특유의 입심을 과시하며 현장 반응을 전했다. 이 의원의 보좌관은 “정 전 장관은 전날 다녀갔고 새벽녘에 김두관 특보와 김혁규 의원도 ‘눈 도장’을 찍었다.”고 전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지금 청남대에선] 발묶인 관광지개발…개방2년 관람객 ‘뚝’

    [지금 청남대에선] 발묶인 관광지개발…개방2년 관람객 ‘뚝’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가 충북도로 소유권이 넘어간 지 3년 가까이 된다. 일반개방 이후 ‘현대판 임금님 행궁’을 보기 위해 물밀듯이 몰리던 관람객들의 열정도 서서히 사그라지고 있다. 청남대는 대통령 별장의 품위를 유지하며 국민에게 좀더 다가가려고 변화를 꿈꾸고 있으나 쉽지 않은 모습이다. ●관람객 감소 폭설로 호남지방이 난리가 난 뒤 열흘쯤 지난 지난달 말. 충북 청원군 문의면에 있는 청남대는 매서운 칼바람에 썰렁한 모습을 보였지만 분위기만큼은 고고했다. 나무는 모두 옷을 벗어 앙상했고 잔디는 누렇게 변해 있었다. 단체로 구경을 온 관람객이 주고받는 말소리와 청남대 선착장 앞의 대청호변에 풀어놓은 오리떼의 울음소리가 적막을 깼다. 경남 거제에서 남동생과 함께 온 윤지애(28·교사)씨는 “평소 한번 오고 싶었는데 방학을 맞아 처음 찾았다.”면서 “외국의 왕이나 대통령 별장은 무척 화려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청남대에 있는 식기나 샴푸 등은 검소해 보여 의외였다.”고 말했다. 요즘 하루종일 청남대를 찾는 관람객은 평일 500명, 주말 1000명 안팎에 그치고 있다.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2004년 4월 1만명을 훌쩍 넘길 때와는 대조적이다. 청남대는 2003년 4월 충북에 소유권이 이전되고 일반에 개방된 8월부터 그해 말까지 53만 843명의 관람객이 찾았다.2004년 100만 6652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73만명으로 관람객이 크게 줄어들었다. 청남대관리사업소 신현구 운영팀장은 “개방후 관람객이 많은 것은 호기심에서 찾은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면서 “올 관람객수를 정상으로 본다면 내년부터 따져봐야 관람객이 주는지 느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변화 발목잡는 규제 관람객들은 대통령이 잠자고 밥을 먹던 본관구경을 가장 많이 즐긴다. 이 가운데 대통령 부부 침실이 최고 인기다. 안내원 박상은(24)씨는 “개방 전에 항간에 ‘목욕탕의 수도꼭지가 금으로 만들어졌다.’ ‘지하실에 가면 대청호 물고기들이 훤히 보인다.’는 등의 헛소문이 많이 나 그런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는 “시설이 단조롭다면서 불만스러워하는 관람객도 있지만 도시에서 바쁘게 살다가 온 관람객은 ‘조용하다.’며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청남대는 개방 전과 후로 크게 달라진 게 별로 없다. 상수원 보호구역에 있어 증개축이 어려워, 화장실을 늘리고 계단과 관람로를 넓히는데 그쳤다. 잔디밭도 행사 때에만 개방되고 있다. 본관의 침실과 방 등에도 금줄을 쳐놓았다. 신 팀장은 “대통령이나 가족들이 쓰던 식기 등은 요즘에도 나와 바꿀 수 있지만, 사용했던 것이어야 가치가 있기 때문에 관람객의 접촉을 막아 훼손을 예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식시설이 부족하고 하루 묵으려 해도 청남대는 불가능하고 문의면 소재지에 있는 숙박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음식점도 없다. 청남대에서는 아이스크림과 자판기 커피만 사먹을 수 있다. 관람객 설문조사에서도 ‘먹을 거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불만거리였다. 청남대는 현재 2과4팀의 충북도 소속 직원 22명과 안내, 청소, 조경, 경비 등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용역업체 직원 63명이 관리하고 있다. 신 팀장은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싶지만 상수원 보호법에 묶여 갖가지 규제가 따라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청남대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동상·소장품 전시 ‘대통령 역사관’ 계획 ‘대통령 역사관 건립’ 충북도의 의뢰를 받은 청주대 산업경제연구소와 삼성에버랜드는 올해 ‘청남대 명소화를 위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역사관에는 청남대를 이용한 역대 대통령의 유물과 업적 등을 전시해 관광 홍보시설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2003년 4월 노무현 대통령이 청남대에서 묵은 뒤 권양숙 여사와 함께 뜬 손 모형 동상이 전시된다. 관리사업소는 ‘핸드 프린팅 전시장’을 만들기 위해 다른 대통령 부부의 손 모형도 생존시 뜬다는 구상이다. 또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탔던 자전거를 확보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6년 여름휴가 때 읽은 책 5권도 구해 놓았다. 낚싯대, 골프채, 테니스 라켓 등 대통령들이 썼던 물건도 있다. 대통령들의 동상과 각국 대통령 궁이나 별장을 축소한 미니어처 100점도 역사관에 설치, 전시할 계획이다. 유람선도 뜬다. 청남대 선착장에서 900∼1100m쯤 떨어진 대청호 큰섬과 작은섬을 모노레일로 연결해 배터리로 움직이는 유람선도 운항한다는 것이다. 두 섬은 생태공원으로 조성, 관람객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섬들은 1980년 대청댐이 건립된 뒤 25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미지의 땅이다. 모두 16만평 규모로 행정구역은 대전에 속하고 있지만 소유권이 청남대와 함께 충북도로 넘어온 상태이다. 본관 진입로에 있는 돌탑 앞에 원형광장을 조성해 먹을거리 제공장소로 활용한다. 상설공연 무대도 만들어진다. 이곳에서는 승무와 궁중무용 등 고급 전통공연이 펼쳐지고 어가행렬 등 대통령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이벤트가 열린다. 일부 건물은 고급 훈련원으로 변신한다. 청남대 곳곳의 야생화를 활용, 전국 최대 야생화단지를 꾸밀 예정이다. 이밖에도 문의면 소재지∼청남대간 13㎞의 진입로에 자전거길을 만들고 면소재지 재래시장 활성화와 숙박시설 확충 등의 계획이 추진된다. 이 발전계획은 10년간 추진된다. 권영동 관리소장은 “청남대가 국민이 사랑하는 휴식처로 자리잡으려면 필요한 시설이고, 또 만들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청남대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권영동 관리사업소장 “상수원 보호법 때문에 도대체 뭘 할 수가 없습니다.” 권영동(55·4급) 청남대 관리사업소장은 “청남대를 변신시키지 않고 이대로 방관해서는 생명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상수원 보호구역에 있어 건물을 신축하거나 시설을 개보수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관리사업소 사무실로 쓰고 있는 건물도 청남대 경호업무를 수행하던 지상 2층 규모의 군부대 막사다. 권 소장은 “청남대는 산과 호수, 꽃밭, 왕궁으로 이뤄진 곳인데 이런 규제로 인해 중요한 물을 이용할 수 없어 불구자 같은 처지”라고 말했다. 그는 “놀고 있는 골프장에서 관광객이 대청호로 공을 쳐보는 시설을 관광상품화 해보려고 해도 못하고 있다.”면서 “무엇을 해보려고 해도 상수원 보호법에 자꾸 걸려 짜증스럽다.”고 덧붙였다. 충북도로 넘어가기 직전인 2003년 4월 노무현 대통령이 마지막 라운딩한 1만 6515평의 5홀 규모 골프장은 현재 놀리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청남대 장기발전계획도 성사가 불투명하다. 음식조달이 안 되고 새로운 관광시설이 없는 등 관광자원이 단조로운 측면이 관광객 감소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적자가 매년 7억∼8억원에 이르고 있다. 그는 “재작년은 대부분 무료 관람이 가능한 노인들이 찾아와 관람객 숫자가 많았어도 적자를 냈다.”며 “지난해부터는 청장년이 늘어나 기대를 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소장은 장기발전계획 외에 4∼5㎞ 거리의 문의면 매표소와 청남대 사이에 유람선을 띄우고 청남대를 궁중식 혼례식장으로 활용하고 싶어한다. 그는 “청남대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개방된 현대 대통령 별장으로 고품위 관광지”라며 “고품위를 지키고 국민도 쉽게 다가가는 관광지가 되기 위해서는 수질을 해치지 않는 개발방식은 허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남대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어제와 오늘청남대는 1983년말 지어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했다가 경치에 반해 “이런 곳에 별장 하나 지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실제로 들어섰다. 처음 이름은 영춘재(迎春齋)였다. 1986년 7월 ‘남쪽의 청와대’라는 의미에서 청남대(靑南臺)로 바뀌었다. 부지는 모두 55만 8000평에 이른다. 지하 1층 지상 2층의 본관 등 숙소시설과 골프장, 양어장, 헬기장,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보트도 2척이 있으나 대청호변 전시시설로 옮겨져 있다. 앞에 대청호가 펼쳐진 초가정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 지어졌다. 이곳에는 김 대통령의 전남 하의도 생가에서 가져온 농기구 등이 전시돼 있다. 본관 진입로에 수령 70년이 된 반송과 130년이 넘는 소나무에다 메타세쿼이아 등 조경수 5만여그루, 야생화 20만포기가 곳곳에 심어져 있다. 청남대는 5명의 대통령이 모두 88차례 이용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가장 많은 28차례 이용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4월에 한차례만 쓰고 충북도로 소유권을 넘겼다. 개방 이후에는 지난해 MBC 드라마 ‘제5공화국’이 촬영되기도 했다. 청남대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女子 송윤아, 배우로 거듭나다

    女子 송윤아, 배우로 거듭나다

    “몸을 많이 사린 탓에 연기폭을 확장시킬 수 있는 굵직한 작품들을 놓쳐왔어요. 이 작품을 끝내면 새로운 나를 경험하고 싶다고 막연히 기대했는데, 실현될 듯해요.” 다음 작품은? “억척이거나 엄청 쿨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 송윤아는? 배우다, 여자다, 배우다, 여자다, 배우다, 아니…. # 송윤아는 ‘여자’였다 송윤아(33)는 그 자신, 이 도돌이표의 마침표를 “여자다.”란 지점에서 찍는다.“데뷔한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사람들은 아직도 ‘배우’라기보다는 ‘송윤아란 여자’로 나를 기억한다.”며 자신의 정체성을 변(辯)한다.“무슨무슨 작품으로서가 아니라 이러이러한 여자로 얘기되는 배우란 사실이 나의 최고 장점이자 최대 단점”이라는 그다. 이번엔 멜로의 주인공이 됐다.26일 개봉하는 ‘사랑을 놓치다’(제작 시네마서비스·감독 추창민)는 공포영화 ‘페이스’(2004년) 이후 햇수로는 2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도발과는 거리가 멀다. 사랑하는 남자의 주변만 맴돌다 어긋나기만 하는 안타까운 사랑이야기. 누구나 청춘기에 한두 번쯤은 앓아봤을 일상성으로 가득한 연애담에서 그는 또 한번 익숙한 그 송윤아이기로 했다. “평생 연기하며 살 텐데 뭐든 자연스러울 수 있는 걸 하자 싶었다.”는 그는 “한방 가슴을 치는 극적 장치가 없어 답답하다는 시사회 평도 인터넷에 올라오는 걸 봤다. 그러나 그게 매력”이라 운을 뗐다. 무심한 척하지만 몇년새 많이 달라져 있었다. 기실 “어느 작품보다 치열하게 찍었다.”고 했다. 왁자한 배경장치 없이 일상성으로만 승부 거는 어쩌면 좀 “심심한 영화”(상대역인 설경구의 표현)에서 마침내 연기력을 검증받고 싶었던 것이다. 극중 역할은, 대학 때부터 짝사랑한 남자 우재(설경구)를 10년 뒤에 다시 만나서도 계속 엇갈리는 사랑만 하는 여자 연수. 청바지 입은 대학생에서부터 혼자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이혼녀, 시골의 홀엄마(이휘향)에게도 잔정을 쏟는 사려깊은 딸. 이 모두를 떠안은 캐릭터에 순도를 더하느라 메이크업을 전혀 하지 않은 장면도 많았다.“리얼리티를 위해 로션만 바른 적이 많았죠. 그런 게 힘든 게 아니라 절제된 감정연기를 해달라는 감독님의 주문이 힘들었어요. 사랑을 떠나보내는 장면(특히 후반부 옥상신)에서도 눈물을 보이지 말라는 주문이었으니까.” “아직도 내 연기를 보고 있으면 짜증이 난다.”는 그는 “‘더 잘할 걸’보다는 ‘뭔가 덜 했어야 할 걸’하는 생각을 요즘엔 많이 한다.”고 했다. 넘치지 않고 자연스러운 것이 영화의 힘이 된다는 걸 알 듯해서이다. # 송윤아는 ‘배우’일 것이다 꼼꼼한 감독 스타일을 따라가느라 멜로물치고는 촬영이 길었다.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꼬박 다섯달.“‘광복절 특사’로 만난 경구 오빠와는 더할 수 없이 편했다.”는 그에게 현실의 사랑에게도 벙어리 냉가슴 앓느냐고 슬쩍 떠봤다.“아이쿠, 끔찍하죠. 그렇게 번번이 사랑을 놓쳐서야 되겠어요?” 박속처럼 고르게 하얀 치아를 드러내는 웃음이 시원했다. 그는 “이 영화가 진짜 연기자로서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자신있어했다.“늘 한발짝 늦게 왔던 것처럼(자신을 ‘뭐든 늦게 이루는 사람’이라 표현했다.) 이젠 꼭 있어야 할 배우가 돼야 하겠다.”는 짧은 말에도 여운은 깊었다. ‘사랑을 놓치다’는 송윤아에게 반동(反動)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몸을 많이 사린 탓에 연기폭을 확장시킬 수 있는 굵직한 작품들을 놓쳐왔어요. 이 작품을 끝내면 새로운 나를 경험하고 싶다고 막연히 기대했는데, 실현될 듯해요.” 깜짝 놀랄 캐릭터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다음 작품은? “억척이거나 엄청 쿨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씨줄날줄] 이원종의 ‘퇴장’/한종태 논설위원

    당·청갈등이니 장외투쟁이니 짜증나는 뉴스밖에 없는 정치권에 모처럼 청량제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찌뿌듯한 날씨에 잠깐 모습을 드러낸 밝은 햇살이라고나 할까. 바로 이원종 충북도지사의 불출마 선언이다.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면 대부분 민선 도지사나 시장을 꿈꾼다. 그런 자리를, 그것도 3선 등정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용퇴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공직생활 40여년 동안 한순간도 긴장을 풀지 못했으며 휴일과 명절도 없었다. 늦잠도 자고 싶고 그동안 실종됐던 나를 찾고 싶다.”는 게 이 지사의 ‘귀거래사’다.“혼자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겠다.”고도 했다. 한나라당에도 탈당계를 제출, 정치권과의 인연도 완전히 정리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계산 또는 복선 운운하며 비판적 시각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은퇴 뒤 어떤 공직에도 몸담지 않겠다. 앞으로 직위를 구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그의 발언이 더욱 묵직하게 느껴진다. 우체국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요직을 두루 섭렵한 입지전적 인물이자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그는 두 번의 민선 지사 재임기간 동안 호남고속철 오송분기역 확정, 혁신도시 및 기업도시 유치 등 작지 않은 업적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이 지사에 대한 50% 안팎의 높은 지지율도 그 때문이리라. 이쯤 되면 다음 고지를 넘보게 되는 게 상례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 여기서 내려오지 않으려고 바둥거리는 경우는 너무 흔한 얘기가 돼버렸다. 연민의 정마저 느끼게 되는 이런 모습은 특히 정치권에서 자주 눈에 띈다. 국회의장이나 당 대표직을 내놓지 않으려다 공천 탈락이나 검찰 수사 등의 볼썽사나운 과정 끝에 결국 팽(烹)당하는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목도했다. 그래선지 재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미련없이 17대 불출마 선언을 한 오세훈 변호사의 ‘아름다운 퇴장’은 지금도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고생 끝에 기업을 성공궤도에 올려놓은 뒤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는 홀연히 떠난 벤처 1세대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도 같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떠밀려 물러나기보다는, 정상에서 내려오기가 아쉬울 때 스스로 내려가야 한다는 선인의 가르침을 실천한 이 지사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치고 싶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20&30] 울긋불긋 ‘꽃’핀 얼굴 주름펼 날 없네

    [20&30] 울긋불긋 ‘꽃’핀 얼굴 주름펼 날 없네

    새해 가장 절실한 소원을 물으면 ‘피부 미남미녀’라고 대답하는 20·30들이 있다. 뒤늦게 여드름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다. 남들은 회춘이라도 하는 것 아니냐고 웃으며 말하지만 막상 당사자들은 괴롭기 그지없다. 여드름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20·30들의 얘기와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미팅 나갔더니 여드름이 심한 저를 보고 화상 입었냐고 하더군요.” “학교에서도 고개 푹 숙이고 걸어요.” 10대 여고생의 얘기가 아니다. 여드름으로 속앓이 하는 20·30대의 한숨 섞인 하소연이다. 이 때늦은 ‘불청객’은 대개 학교나 직장생활에서 받은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피부미인에서 여드름쟁이로 2004년 대학원에 진학한 김모(28)씨는 요즘 거울만 보면 속이 상한다. 친구들 사이에서 늘 ‘피부미인’으로 통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여드름으로 얼굴이 엉망이 됐다. 대학원에서 학과 조교를 맡은 김씨는 공부는 물론 시도 때도 없이 처리해야 하는 교수의 심부름까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피부과에 문을 두드려 봤지만 ‘반짝효과’ 밖에 볼 수 없었다. 가격에 상관 없이 피부에 좋다는 화장품도 써봤고 각종 민간요법도 안해 본 게 없다. 김씨는 “여드름을 진정시킬 수 있다면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유난히 하얗고 뽀얀 피부를 가진 회사원 임모(28)씨도 여드름으로 고생하긴 마찬가지다. 오랜 취업 준비기간과 2차례 이직하는 동안 스트레스가 쌓일대로 쌓인 탓이다. 그나마 여드름이 얼굴이 아닌 등에 나서 평소에는 큰 불편이 없다. 하지만 공중 목욕탕에는 통 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 지난해 여름에는 가까운 수영장 한번 가지 못했다. 남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취업 준비생 고모(28)씨는 10대까지 멀쩡하던 피부가 2002년 뒤늦은 군 입대를 앞두고 여드름의 공격을 받았다. 그는 “내무반에서 별명이 첫 인상으로 결정된다는 얘기에 입대 전 비싸다는 박피수술까지 했다. 하지만 군 생활 내내 여드름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여전히 여드름으로 고생하는 그는 “취업과 더불어 여드름에서 벗어나 깨끗한 피부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처럼 20·30의 피부 문제는 소수의 얘기가 아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여드름 카페(cafe.daum.net/acnecafe)’에는 회원 10만명 중 20·30대가 절반을 넘는다. ●고급 화장품은 물론 박피까지 여드름은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전용 비누, 전용 화장품은 물론 각종 레이저 치료까지 병원비가 적잖이 든다. 거기다 입소문을 타고 떠도는 각종 여드름 치료 방법까지 도전하다 보면 지출이 만만치 않다. 곧 대학을 졸업하는 정모(30)씨는 20대가 되면서 여드름으로 고생하기 시작했다. 군 입대 후에는 따로 피부관리를 할 수 없었지만 어머니를 통해 여드름에 좋다는 비누를 ‘공수’해 사용했다. 군 제대 후에는 큰 맘 먹고 50만원짜리 박피수술까지 받았다. 취업을 준비 중인 그는 회사 면접이 있을 때면 2주 전에 미리 피부과에 가서 스케일링을 받는다. 회당 20만∼30만원이 드는 고가 시술이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는 “아무래도 말끔한 얼굴이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않겠느냐.”면서 “그동안 여드름 때문에 쓴 돈이면 중형차 한 대쯤은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차모(28)씨도 심한 스트레스로 여드름이 생겼다. 처음 직장을 갖게 되면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탓이다. 차씨도 예전 피부로 돌아가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거의 매월 화장품 값으로만 10만원 정도를 쓴다. 피부관리실도 1주일에 두번씩 빠지지 않고 다닌다. 적지 않은 지출이지만 피부를 회복하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다. ●자신감 상실, 대인기피증까지 여드름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정신적 압박감을 준다.20·30대는 연애와 사회생활로 정신 없는 시기다. 하지만 여드름은 자신감을 잃게 만든다. 김씨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의욕이 없고 금세 우울해지곤 했다. 지금도 행여 얼굴에 여드름이 번질까봐 노심초사한다.”고 털어놓았다. 강씨는 “갓 입사해 회사 선배들에게 좋은 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여드름 때문에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처음에 무척 속상했다.”고 전했다. 고씨 역시 대인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웃으면 ‘혹시 내 얼굴을 보고 그런게 아닐까.’하는 생각에 부아가 치밀기 일쑤였다. 정씨의 경우는 박피 수술 후 이틀간 집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수술 후 고통이 너무 컸고 주위 사람들에게 짜증만 내는 것이 미안했기 때문이다. 피부과에 가는 날이면 아침부터 긴장이 돼 신경이 예민해진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즐겨 찍는 ‘셀카’는 단 한 장도 없다. 심할 때는 친한 사람들 외에는 만나지 않고 교수나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는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한다. ‘여드름 카페’ 운영자 박준형 (24)씨는 “회원 대부분이 대인 관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여드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게으르고 잘 씻지 않아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직접 겪지 않는 이상 그 고통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여드름 퇴치법 ‘이 나이에 무슨 여드름이람.’20·30대에 여드름이 나기 시작한 사람들이 한번쯤 가져봤을 만한 의문이다. 여드름이라면 흔히 사춘기의 전유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20·30대의 여드름은 10대 여드름과는 원인이 다르다. 사춘기 때에는 피지선의 피지 생성능력을 키우는 안드로겐의 분비가 왕성해진다. 이때 만들어진 피지가 모공을 통해 모두 빠져나가지 못하고 모낭과 피지선에 축적되면서 여드름이 생기는 것이다. 건성 피부의 경우 여드름이 안 생길 가능성이 높지만 좌우간 이 시기에는 자연스러운 신체 변화의 하나로 여드름이 생기는 것이다.반면 성인 여드름은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여러 외부요인으로 호르몬 분비의 불균형이 생길 경우 여드름으로 연결된다. 일산 고운세상피부과 이남호 원장은 “여드름은 10대에는 활발한 호르몬 활동이 주원인인 데 비해 20대 이상의 성인 여드름은 스트레스, 화장, 술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말다. ●10대는 호르몬·2030 환경적 영향 가장 큰 원인으로는 스트레스가 꼽힌다.20·30대는 대학진학 또는 사회생활로 갑작스럽게 환경이 변화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러한 스트레는 효소 불균형을 낳고 이는 호르몬 분비에 문제를 가져온다. 최근에는 경기 불황으로 청년실업이 심각해지면서 취업 스트레스로 여드름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스트레스 못지않게 음주도 여드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음주 후 유난히 생리적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면 여드름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회식자리에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거나 커피 등을 많이 마시는 것은 여드름과 상관 없다. 여성의 경우 화장품도 여드름이 생기는 데 한몫 한다. 화장은 따지고 보면 피부에 이물질을 바르는 것이다. 화장품이 모공을 막고 피부 노폐물이 외부 오염물질과 만나 굳게 되면 여드름이 생긴다. 특히 메이크업 베이스나 파운데이션 속에 들어 있는 기름 성분과 활석가루는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생기게 할 수 있다. 따라서 두꺼운 화장에 쓰이는 이러한 제품은 되도록 사용을 삼가야 한다. ●약물 의존보다 휴식·청결이 비법 운동을 하지 않아 땀을 흘리지 않으면 노폐물이 빠져나가지 않아 여드름이 생길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여드름이 생기는 곳은 땀구멍이 아닌 모낭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땀을 흘린 후 피부를 깨끗하게 하지 않으면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 속이 좋지 않거나 변비가 생기면 얼굴에 뭔가 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변비는 여드름과 관계가 없다. 모두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는 다양한 질환일 뿐이다. 이지함 피부과학연구소 김세기 소장은 “소위 말하는 ‘타고난 피부미인’도 성인 여드름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스트레스 같은 정신적인 부분은 마음 먹은대로 조절할 수 있겠지만 그밖의 외적인 원인들은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단 생긴 여드름 치료에는 과잉 생산된 피지를 빠르게 없애는 것이 관건이다. 무조건 순한 화장품을 찾기보다는 알코올 성분이 일부 포함된 제품이 낫다. 민간요법을 사용할 경우 자연팩 수준은 상관없지만 자극이 강해 피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치료시간을 늦출 뿐 전혀 도움이 안되므로 피해야 한다. 연고제의 경우 입 소문에 현혹돼 구입해서는 안된다. 장기간 사용할 경우 여드름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혈관확장증, 피부위축, 튼살 등 새로운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씨줄날줄] 웃음 바이러스/육철수 논설위원

    복(福)도 사람 가리는 재주는 탁월한 모양이다. 기왕이면 마음에서 우러나서 기쁘게 웃는 사람을 찾아간단다. 화내거나 짜증내는 사람은 용케 알아내고 발길을 멈춘다고 한다. 시도때도 없이 웃는다고 복이 저절로 굴러오지 않는 걸 보면 더 신통하다. 그렇다면 복은 가식적인 웃음이나 비웃음, 그리고 실성한 사람의 헤픈 웃음까지 선별해 내는 능력도 갖춘 게 틀림없다. 웃음이 인색하기로 소문난 독일 사람들에게 요즘 ‘웃음학교’가 인기라고 한다. 외지에 따르면 이틀 수업에 수강료가 30만원인데도 수강생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웃음학교는 체인점 형태로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란다. 오죽이나 웃음이 메말랐으면 돈까지 내고 배우는지 우습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밝고 즐거운 마음을 간직하려는 그들이 가상하다. 지난 연말 외신을 보면 이스라엘 요르단강 서안의 정착촌을 팔레스타인인에게 내준 유대인들도 고향을 잃은 아픔을 삭이려고 웃음교육을 열심히 받고 있다고 한다. 미국 국방부도 이라크 파병 군인의 가족을 대상으로 웃음클럽을 운영 하고 있는데, 이게 효과 만점이라는 소식이다. 슬픔과 고통과 걱정거리를 억누르는데는 웃음만한 명약이 없다더니만, 이제야 지구촌 사람들이 웃음의 특효를 알게 된 것일까. 웃음의 면역효과는 많은 학자들이 임상실험을 거쳐 확인한 바 있다. 웃음은 병균을 막는 항체인 인터페론 감마의 분비를 200배 이상 촉진시킨다고 한다. 엔돌핀이나 엔케팔린 같은 호르몬도 분비시켜 모르핀보다 200배의 진통효과를 낸단다. 뇌에 알파파를 생기게 해서 마음이 밝고 활력이 넘치게 만든다고도 한다. 웃음은 신체의 650개 근육 가운데 230개를 순식간에 수축시켜 운동효과도 그만이다.20초 웃으면 5분간 에어로빅을 한 효과와 맞먹는단다. 한번만 크게 웃어도 윗몸일으키기 25번,15초 박장대소하면 100m 전력질주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한 사람이 1시간 동안 화를 내면 80명을 죽일만큼 독소가 나온다고 한다. 웃어서 나와 이웃에게 건강을 줄 것인지, 화내서 상대를 질식하게 할 것인지는 순전히 나에게 달렸다. 새해 첫 출근일, 내가 퍼트린 웃음바이러스를 가족에게, 직장동료에게 맘껏 창궐시키며 병술년 한 해를 열어 보자. 자고로 일소일소 일로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요,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 했거늘….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당선작] 블랙홀/김미정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당선작] 블랙홀/김미정

    ●블랙홀/김미정 등장인물 광식 정애 남자 가인 등을 들고 있는 아이 인철 그 밖의 배우들 각 에피소드들의 시간적 배경은 같다. 에피소드 1 전체 무대는 1,2층의 구조로 되어 있다.2층은 오랜 병원생활을 했음을 짐작하게 해 주는 병실의 내부가 있다. 병실에는 환자용 침대와 보호자용 침대가 있고 침대를 바라보며 유리창이 있다. 유리창 밖으로는 도시의 풍경이 보인다. 양끝으로는 줄을 연결해서 빨래를 걸어 놓았다. 한쪽에는 1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이 있고 그것은 병원 비상계단의 모습이다. 침대 옆에는 인공호흡기와 심장모니터기가 놓여져 있다.1층은 어느 산동네를 연상케 하는 배경들이 있고 계단의 정반대쪽에는 지하철 입구의 표시가 그려져 있다. 계단의 앞쪽으로는 벤치가 있고 그 벤치 옆에는 어느 노숙자가 놓고 간 듯한 신문지들과 소주병들이 나뒹군다. 멀리서 들리는 소리, 얼핏 들으면 기차소리와도 같은 규칙적인 소리.2층의 무대가 조금 밝아지면서 기차소리는 심장 모니터기의 소리로 바뀐다.2층의 무대가 완전히 밝아지면 모니터의 소리는 잦아들고 보호자용 침대에 앉아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광식의 모습이 보인다. 유리창 밖에는 어깨에 끈을 매단 남자가 유리창을 닦는다. 유리창을 닦다가 소주를 꺼내어 마신다. 광식의 앞에는 먹던 중이었던 김치그릇과 밑반찬 그릇들 그리고 밥그릇이 있다. 나머지 두 침대는 비어있다. 광식:(입맛을 다시며)거 참 맛있겠네. 저 양반 저거 세상을 아는 양반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소주 한 병 사오는 건데.(혼잣말로)거 혼자만 잡숫지 말고 나눠 먹읍시다.(먹던 밥을 계속 먹는다.) 남자가 유리창을 두드리더니 소주병을 내민다. 광식:한 잔 주시게요?아이고 그럼 나야 고맙지요. 유리창 남자가 소주를 따르는 시늉을 한다. 광식이 술잔을 받는 시늉을 한다. 광식:(마시는 시늉)원샷! 캬! 안주는? 안주도 줘야지. 남자가 씩 웃는다. 광식:사람 참 싱겁소. 남자도 하!웃는 모양. 그러고는 유리창을 닦는다. 광식:하, 취한다.(침대의 이불을 젖히니 아이가 반듯이 누워 있다. 광식이 아이의 몸을 옆으로 돌려서 등을 문지른다)우리 딸입니다. 예쁘죠?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이 예수님 귀 빠진 날이래요. 뭐 대단한 양반인지는 몰라도 병원 전체가 들썩들썩 합니다. 우리 병실 환자들은 모두 외출을 나갑디다. 세상을 구원하신 독생자 그리스님인지 놈인지 덕분에 오랜만에 조용하고 좋수.(등을 문지르다가 손을 동그랗게 하고 두드린다.)하나요, 할머니가 지팡이 들고서 달달달, 둘이요, 두부장수 두부를 판다고 달달달, 셋이요, 새 각시가 빨래를 한다고 달달달. 광식이 부르는 노래의 반주와 함께 빨간 등을 든 여자아이가 등장해서 1층의 무대를 돌아다닌다. 아이가 작은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남자가 내려다보고 있다. 아이:(가만히 서서)아빠!일곱은 뭐라고 그랬죠? 남자가 뭔가를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들리지 않는다. 유리창을 두드린다. 광식이 쳐다본다. 남자가 손가락 일곱 개를 유리창에다 댄다. 광식:일곱이요. 일본 놈이 순찰을 돈다고 달달달! 아이:아!(아이가 다시 노래를 부르면서 무대를 돌아다니다가 퇴장한다.) 광식:(아이의 등에 베개를 대주고 이불을 덮어주면서 남자를 빤히 쳐다본다.)우리가 언제 한 번 본 적이 있죠?(유리창에 입김을 불어서 글씨를 쓴다.‘나 몰라요?’큰 소리로 입 모양이 보이게)초등학교 어디? 난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는 공주에서 살다가 중학교 올라가면서 서울로 이사 왔는데…. 고향이 공주?아닌가?아무튼 형씨 인상 한 번 좋수다. 어쩌다 이런 일…. 뭐 오해는 마슈. 위험하니까. 이런 일 하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잘 될 거요. 인상 보면 알지.(아이를 쳐다보며)우리 애는 십 년째 이러고 누워 있어요. 교통사고를 크게 당했거든.(사이)원무과에서는 석 달에 한 번씩 청구서가 나옵니다. 일년 만에 집 날리고 벌써 팔 년 짼데 뭐가 남았겠습니까?지금은 월세 낼 돈도 없어서 병원에서 살아요. 뭐 그런 얘기를 밥 먹으면서 하냐고 그러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이게 현실인걸. 만날 울고 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니까. 그냥 하루하루 간신히 넘기는 거죠. 하루의 끝은 웃으면서 보내려고 해요. 그게 살아남는 방법이죠.(한숨을 쉬며)그래도 하루에도 몇 번씩 울화가 치밀어요.(조금 작은 소리로)이건 형씨한테만 하는 말인데요. 처음에는 살아준 것만으로도 고맙더니 딱 일년이 지나니까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길어야 삼년이겠지. 웃기죠?딱 일년 만에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걸 우리 마누라가 알면 난리 날 겁니다. 긴병에 효자 없죠?맞습니다. 부모라면 벌써 포기했을 겁니다. 자식이니까 붙들고 있는 겁니다.(큰소리로)진짜 나 몰라요?(한참의 사이 후 고개를 숙인다. 어깨를 들썩인다. 다시 한참의 사이를 두고 고개를 든다.)제길, 소주 한잔에 취했네. 다 잘 될 거요.(사이)그거 하면 하루 얼마나 줍 니까? 남자가 유리창에다 손가락을 대고는 여섯, 다섯, 넷, 셋, 둘, 하나를 세더니 칼을 꺼내어서 줄을 끊는다. 순식간에 남자가 사라진다. 광식:어?(광식은 잠시 아무 움직임이 없다가 주머니에서 전화를 찾는다.)씨!지가 왜 죽어. 죽을 놈이 누군데.(한참 만에 전화를 찾는다. 떨리는 목소리로)저 여기 13층인데요.(사이)네?병원(사이)한영병원요. 사람이 떨어졌어요.(사이)아니 안이 아니고 밖인데요. 그러니까 그 사람이 누구냐면…유리창을 닦는 사람인데…. 인상이 좋고…. 어디서 많이 본 것도 같고…. 저 위 동네에 사는…. 헉!(갑자기 입을 막는다. 전화를 놓친다.) 광식이 정신없이 병실을 빠져나가 비상계단으로 내려간다. 머리를 벽에다 반복해서 박는다. 무언가 모를 괴로움에 몸부림을 친다. 그러다가 미친 듯이 웃는다. 한참 만에 다시 병실로 돌아온다. 아이를 바라보고 유리창 밖을 바라본다. 두 손바닥을 유리창에다 댄다. 이제부터는 모든 행동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아이의 호흡기 전원을 끈다. 호흡기 소리가 점점 잦아들다가 멈춘다. 침대 위 아이의 몸이 위로 한 번 뛰었다가 털썩 내려앉는다. 심장모니터의 박동소리가 완전히 멈춘다. 광식의 몸이 털썩 밑으로 내려간다. 무대가 서서히 어두워진다. 광식의 손바닥 자국이 드러난다. 소리:2005년 12월25일 서울의 모 병원에서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생명을 유지하던 15세 김모 양의 아버지가 아이의 인공호흡기를 떼어내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김모 씨는 병원 소각장에서 아이의 신발을 태우다가 붙들렸습니다. 김모 양은 지난 1998년 교통사고를 당해 그 이후로 계속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서 살아왔던 걸로 밝혀졌습니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아이의 목숨마저 끊어버리게 된 김모 씨는 현재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씨의 다른 가족으로는 아이의 어머니 최모 씨와 8세의 아들이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김씨는 아내 최모 씨에 의해 경찰에 신고 되었다고 합니다. 같은 날 김모 양의 병실 밖에서는 병원의 유리창을 닦는 강모 씨의 추락사가 있었습니다. 강모 씨의 주머니에는 마시다 만 소주병이 있었고 리프트의 한 쪽에는 분골함으로 보이는 상 자에 하얀 재가 반쯤 들어 있었습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아 한층 들뜬 분 위기의 한 쪽에는 이런 어두운…. 암전 에피소드 2 빗소리와 함께 무대가 밝아진다.2층 무대의 소품들은 여전하다. 정애가 지하철 입구를 통해 밀고 다니는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들고 등장하고는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더니 그냥 그 자리에 선다. 주머니에서 수건을 꺼내어서 닦는다. 남자가 벤치에 앉아 있다가 정애가 있는 곳으로 온다. 정애:(남자를 힐끗 보더니)크리스마스에 눈이 안 오고 비가 오네요. 남자가 쭈그리고 앉는다. 정애도 쭈그리고 앉는다. 정애:(남자를 바라보며)묘한 기분이 들어요. 남자:…. 정애:(천천히 고개를 돌리며)나 좀 봐 주책이야. 남자가 담배를 피운다. 정애:(가방에서 칫솔을 꺼낸다. 혼잣말로 연습한다.)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학교에서나 공부하시느라 살림하시느라 일하시느라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으십니까. 오늘 제가 가지고 나온 물건은 여러분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해소시킬 수 있는 건강 칫솔입니다. 이 건강 칫솔은 아이에스오 9002 인준을 받은 칫솔모를 사용한 칫솔로서 여러분의 이와 잇몸의 구석구석까지 들어가서 찌꺼기와 치석을 제거해 줄 것입니다. 몇 달이 지나도 칫솔모가 상하지 않아 칫솔을 자주 바꾸실 필요가 없습니다.(남자를 쳐다보며)한영병원 1002호에 입원해 있는 가인이를 아시죠? 제 딸이에요. 남자:(그제서야 고개를 돌려서 정애를 본다) 정애:그동안 잘 지냈어요? 남자:…. 정애:당신, 많이 늙었네요. 남자:…. 정애:먹고 살만 하시면 칫솔 두 개만 사주세요.5천원이에요. 이 칫솔은 아이에스오 9002를 인정받았어요. 그게 뭔지 아시죠? 남자가 주머니에서 5천원을 꺼내서 정애에게 준다. 정애가 남자에게 칫솔을 준다. 정애:우리 가인이는 저 혼자 이빨도 못 닦아요. 그래서 칫솔도 필요 없죠.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무대 가운데로 간다. 뒤돌아서 정애를 바라본다. 남자:봉천동 산27번지에 사는 소영이는 어제 바다에 뿌려졌습니다. 며칠 전에 돌에 깔려서 죽었거든요. 그 아이도 이제 칫솔은 필요없을 겁니다. 정애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남자:가인이는 오래오래 살길 바랍니다. 정애가 남자에게 달려들어 옷을 잡고 흔든다. 남자와 정애의 몸싸움. 슬프고도 정열적인 음악이 흐른다. 얼핏 보면 두 사람이 춤을 추는 것 같다.2층 병실로 검은 옷을 입은 조폭이 등장한다. 쇠방망이를 들었다. 조폭:으메 씨벌, 병실 한 번 좋구마잉, 으메 씨벌, 돈 빌려준 놈은 지 엄니 병원비도 없어서 집구석에서 다 돌아가시게 생겼는디 돈 빌려간 놈은 지 자식을 번듯하니 이런 큰 병원에다 모셔두고 있어 잉?니들이 사람이여?개, 돼지만도 못한 것들 아녀 이것!씨발!(방망이를 한 번 내리친다) 정애:병원비가 없어서 사채를 썼어. 갚은 이자만으로도 원금을 까고도 남는데 이 새끼들이 이자가 한달만 밀려도 병실로 찾아오네. 아이의 아빠가 작업복을 입고 1층으로 등장한다. 같은 복장의 배우들이 방망이를 들었다. 광식:이 집은 재개발 지역 내에 있습니다. 나 난 이, 이렇게까지 하긴 싫어요. 어서 어서들 나가세요. 안, 안 그러면 가만 두지 않겠어. 어, 어서 나가!셋을 셀 거야. 하나!둘!씨발 나가요!셋!(방망이를 치켜든다.) 배우들이 같이 치켜든다. 남자:봉천동 산 27번지 재개발 지역. 거기서 살고 있는 사람들. 조폭:울 엄니도 몇 년째 똥오줌 받아내고 있다니까. 니 자식만 자식이고 울 엄니는 늙었응께 고만 돌아가시라 이거여 뭐여!잔말 말고 돈 내놔!안 그러면 자식이고 뭐고 없응께. 인철이가 피에로 분장을 하고 등장한다. 남자와 정애는 본격적으로 춤을 춘다. 광식:인철아!이 자식 여기 있었구나. 나 좀 살려주라!이게 사람이 할 짓이 아니야. 난 못 하겠다. 내가 그 돈은 꼭 갚을게. 인철아. 나 좀 놔 주라. 내 이 손으로 우리 엄니같은 노인네 허리를 치고 머리를 잡고 집에다 불을 지르고 그랬다. 야!인철아!나 좀 ! 인철:아직 먹고 살 만한가 보구나, 니가. 알아서 해. 광식:야, 우리가 불알친구 아니냐. 이 자식아. 인철:어렵게 생각하지 마. 그냥 쉽게 생각해. 자식을 생각하라고. 광식:인철아. 나 이제 이 짓 못하겠다. 나 좀 봐주라. 인철:야 이 자식아. 일할 사람은 많아. 너 당장 돈 갚을 수 있어? 광식:내가 벌어서 갚을게. 인철:오다가 떨어져서 말이야. 니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나도 곤란해져. 이쪽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 지는 알지? 광식:그래도 난, 난 못해. 인철:이 자식아. 그럼 돈을 가져와. 광식:으으으으으! 인철:쉽게 생각해. 아이의 호흡기 소리가 거칠어진다. 음악이 고조되면서 2층 병실의 조폭과 1층의 광식과 다른 배우들이 방망이를 휘두르고 정애와 남자가 무대를 빙글빙글 돈다. 배우들의 모습은 마치 무협영화의 한 장면 같다. 정애:있는데 안 주는 것 아닌데. 조폭:그려? 갚을 능력이 없으면 몸으로라도 때워야지. 아줌니 아직 탱탱하구마잉. 남자:일곱 살 난 딸이 집 마당으로 뛰어들다가 돌에 깔려 죽었네. 정애:그럴게요, 그럴게요, 제가 가서 일해 드릴게요. 빚만큼 일해 드릴게요. 제발 가주세요. 조폭:오메, 이렇게 쉬운 길이 있었는데 괜히 힘써 부렀네. 현란한 조명이 무대 전체를 채우고 이어서 공사장의 먼지 같은 희뿌연 연기가 무대를 가득 메운다. 무대에 탬버린 소리가 울린다. 연기가 걷힌다. 화려한 옷을 입은 정애가 탬버린을 치고 있다. 정애는 노래를 부른다.2층의 유리창 밖으로 어깨에 끈을 매단 남자가 유골함에서 하얀 재를 허공에 뿌린다. 조명이 서서히 암전된다. 에피소드 3 웨딩마치 흐르면서 무대가 밝아지면 2층의 무대에는 하얀 천이 내려와져 있다. 무대의 곳곳에는 두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단들이 있고 단위에 사람들이 둘씩 앉아 있다. 그들은 모두 광식과 정애다. 첫번째 단 광식:오늘은 입질이 영 시원찮네. 정애:아이 재미없어. 광식:그러게 왜 따라왔어. 정애:집에 있어도 재미없어. 광식:그러셔?가인이는? 정애:아까부터 곯아 떨어졌어. 텐트 치고 잔다고 좋아하더니. 당신은 낚시가 그렇게 좋아? 광식:그러엄. 정애:우리보다도? 광식:그러엄. 정애:치, 그럼 왜 결혼했냐? 평생 혼자 낚시나 하고 살지. 광식:니가 결혼해 달라고 하도 쫓아 다녀서 할 수 없이 했다. 정애:뭐야?내가 언제? 광식:물고기 머리냐? 정애:하이구 그러셔?그래서, 그래서 후회해? 광식:글쎄에. 정애:이이가 정말.(광식을 꼬집는다.) 광식:아야!조용히해. 물고기들 다 도망간다. 정애:똑바로 말하란 말야.(또 꼬집는다.) 광식:아야. 왜 이래 마누라. 똑바로 말하면 잡아먹으려고? 정애:뭐야? 광식:하하하. 두번째 단 정애:방송국에서 우리 가인이를 찍어간대. 광식:그래?방송국에서 어떻게 알고? 정애:간호사들이 편지를 써 줬대. 광식:정말? 세번째 단의 배우들이 플래시를 터트린다. 정애:아이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요. 광식:가끔씩 눈을 맞추고 울기도 합니다. 정애:가인아. 어서 일어나서 엄마랑 밖에 나가 놀아야지. 광식:(얼굴을 찌그러트리고 입을 크게 벌려서 운다.) 정애:그럴 땐 우리말을 알아듣는 것 같아요. 그럼 가인이가 곧 일어날 것 같아요. 광식:(정애의 등을 두드린다.)두 시간에 한 번씩 체위를 바꿔주고 등을 이렇게 두드려 줘야 합니다. 정애:가래도 뽑아줘야 하고요. 낮에는 어머니가 와 계시고 밤에는 우리가 교대로 하죠. 낮에는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정애와 광식의 역할을 바꾸어 정애가 광식의 등을 두드린다. 광식:가장 필요한 거는 역시…. 정애:(얼른)아이의 병원비를 석 달에 한 번씩 계산해야 해요. 셋째 단의 배우들이 플래시를 터트린다. 세번째 단 정애:밑 빠진 독에 물붓기지. 벌써 통장이 바닥났어. 광식:인수가 걱정이야. 정애:왜? 광식:장모님이 병원으로 데리고 왔어. 정애:그래서? 광식:데리고 가서 자장면을 사줬는데, 아이가 이상했어. 정애:이상해? 광식:자장면을 먹다가도 눈을 깜빡하고 얘기도 잘 하지 않고 그저 눈만 깜빡거렸어. 정애:하도 오랜만에 보니까 낯설어서 그랬겠지. 광식:그게 아니야. 정애:그럼, 아이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야? 광식:장모님이 그러는데 신경증 증세가 있대. 정애:뭐? 광식:우리가 잘 돌봐주지 못해서 그래. 태어나고 얼마 있지 않아 가인이가 그렇게 되고…. 아무리 장모님이 신경 써 줘도. 정애:그래서 엄마가 잘 못 돌봐서 그런단 거야? 광식:이 사람이!누가 그렇대? 정애:그럼 뭐야, 그럼 뭐냐고. 광식:으이구, 왜 억질 부려. 내가 뭐라고 했다고. 정애:몰라. 정말 미치겠다. 다른 배우들이 세번째 단을 쳐다본다. 네번째 단 광식:당신 저녁마다 어디를 나가는 거야. 정애:내가 말했잖아. 친구 식당일 도와준다고. 광식:당신 정말! 정애:어서 밥이나 먹어. 광식:…. 정애:유리창 닦는 아저씨가 죽었어. 광식:뭐? 정애:집이 재개발돼서 다 부숴지고 식구들이 다 뿔뿔이 흩어지고 그랬대. 광식:그래서, 죽었어? 정애:줄을 끊었어. 광식:다, 당신이 봤어? 정애:아니, 들었어. 깡패들이 와서 집을 다 부쉈대. 참 기분이 묘해. 그 아저씬 우리 가인이가 바깥세상을 잘 볼 수 있게 유리창을 깨끗하게 잘 닦아줬는데. 광식:…. 정애:불쌍하다. 그치?그런 거 보면 우리만 힘든 것도 아냐. 가인이는 이렇게 살아 있잖아.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도……. 광식: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 그게 어울리는 말이니? 정애:왜 이래?오늘?짜증이 컨셉트야? 광식:힘들겠다. 자기는. 정애:새삼스럽게 왜 이래. 광식:밤마다 춤추고 노래하는 게 얼마나 힘들겠어? 정애:뭐? 광식:…. 정애:어, 어떻게 알았어? 광식:더럽다. 정애:누가? 광식:내가. 정애: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당신이 사채만 안 썼어도. 광식:당신이 다른 남자들 앞에서 웃고 있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쏠려. 정애:그럼 가서 일억만 벌어와. 광식:제길! 정애:당신이 신체 포기각서도 썼다며. 콩팥하나 떼어줬는데 이번에는 뭘 주려고?눈?간?심장?그럼 우리 가인이는?당신이 죽으면 가인이도 죽어. 광식:개새끼들한테 돈을 빌리는 게 아니었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정애:허풍 떨지 마. 광식:뭐? 정애:어렵지 않아. 그냥 노래만 불러. 광식:거기가 그런 데냐?노래만 부르는 데냐고. 정애:정 못 믿겠으면 따라와서 보면 되잖아. 광식:꿈에도 생각 못했어. 당신이…. 정애:아까 어머니가 호박죽 끓여 오셨던데 먹을래? 광식:…. 정애:총각김치도 있어. 광식:개새끼. 정애:애 듣는 데서 왜 자꾸 욕을 하고 그래. 광식:듣긴 누가 듣는다고 그래. 병신이! 정애:(광식의 뺨을 친다.) 광식:인생이 억울하다. 정애:…. 광식:…. 정애:가인이가 다 들어. 세 단의 배우들이 일어나서 계단으로 올라가서 하얀 천을 내린다. 침대위의 아이가 호흡기를 단 채 침대에 앉아있다. 빨래가 매달려 있는 줄 사이에는 등이 여러 개 걸려 있다. 등이 하나둘씩 켜지면서 정애의 얼굴 몽환적이 된다. 무대에는 등의 불빛만이 있다. 정애:이상하지. 유리창 아저씨가 우리 병실 앞에서 하얀 재를 뿌리는 꿈을 꿨어. 그게 우리 가인이가 죽어서 태운 재 같아서 가슴이 저려 죽는 줄 알았어.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당신 얼굴이랑 똑같이 생긴 거야. 광식:그 사람. 자기 아이가, 무너지는 집에 깔려서 죽었어. 정애:어떻게 알아? 광식:나도 꿈을 꿨어. 둘이서 장난삼아 주거니 받거니 소주 한 잔 하는데 그 사람 얼굴이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 거야. 초등학교 동창인가 중학교 동창인가 물어보려는 참에 줄을 끊더라. 그러고 나니까 생각이 나는 거야. 죽은 그 아이를 많이 닮았더라. 내가 그 사람을 닮고 죽은 아이가 가인이를 닮고 ……. 정애:꿈을 꾸는 것 같다가 일어나보면 꿈이랑 별 차이가 없는 현실이 돌아와. 광식:내가 거기 있었어. 아이가 죽을 때 내가 거기 있었어. 죄책감 때문에 미칠 것 같다. 배우들이 등 앞에 서있다. 하나의 등에 하나의 광식과 정애. 두 사람이 조금 더 몽환적인 상태가 된다. 정애:지금도 꿈을 꾸는 것 같아. 광식:꿈에서 보면 우리의 머리맡에 등이 하나씩 걸려 있어. 정애:예쁘다. 광식:등이 하나씩 꺼져. 정애:슬프다. 배우들이 등을 차례로 끈다. 광식:가인이 머리위의 등은 아직 켜져 있어. 정애:다행이다. 광식:(두 팔을 천천히 들어올린다)나는 꺼진 내 등을 부여잡고 울어. 당신 등을 부여잡고 울어.(울음을 터트린다.) 정애:부모란 게 그런 거야. 자식이란 게 그런 거야. 광식:저기 아직 꺼지지 않았지만 많이 희미해진 등들이 있네. 정애:그건 누구의 등일까? 광식:인수. 정애:저게 우리 인수 등이야?어머, 정말 빨갛고 작은 등이네. 광식:그 아이, 그 아이 아빠. 정애:어쩜, 저렇게 예쁜 등을 가진 아이였어. 광식:(손을 원을 그리며 돌린다.)나는 가인이의 등을 꺼. 정애:어?그럼 안돼. 광식:천천히, 조금씩 심지를 줄여. 미안해. 정말 미안해. 배우가 가인이의 등을 끈다. 앉아있던 아이의 눈이 무섭게 커진다. 호흡을 거칠게 쉰다. 그러다 점점 잦아든다. 앉은 채로 숨을 멈춘다. 정애가 광식의 목을 조른다. 남아 있는 등들이 무대를 비춘다. 숨을 멈춘 가인의 눈이 등불처럼 떠져 있다. 암전. 에피소드 4 1층 무대의 한곳에 햇빛처럼 조명이 드리우고 광식이 벤치에 쭈그리고 앉아있다. 광식의 그림자가 무대 전체에 비추어지면서 광식의 외로움이 극대화된다. 정애가 계단을 통해 내려와서 무대 가운데로 천천히 걸어간다. 소복을 입고 있다. 광식의 그림자에 정애의 모습이 겹친다. 정애:(허공에 손을 대본다.)크리스마스에 눈이 오면 뭐라고 그러지? 광식:메리 크리스마스. 정애:치, 화이트 크리스마스 아냐? 광식:알면서 왜 물어봐? 정애:어서 일어나서 이리로 와. 집에 가야지. 광식:왜 이래? 당신이 이쪽으로 와야 해. 병원으로 가는 길은 이쪽이야. 정애가 광식의 쪽으로 걸어오다가 멈춘다. 정애가 당황해하며 멈춰 서서 양쪽을 바라본다. 정애:어디로 가지?가인이가 죽었는데. 광식:(놀라며)무슨 소리야?가인이가 죽어? 정애:균에 감염이 돼서 열이 40도까지 올라갔어. 누가 때리지 않았어도 온몸에 멍이 들고 입과 항문으로 피가 줄줄 나왔어. 당신이 없는 동안에 가인이가 죽었어. 지금 가면 볼 수 있어. 광식:(가슴을 쥐어짜며)아! 정애:죽는 건 너무 순간이라 처음엔 나도 믿을 수가 없었어. 집으로 데려와서 씻기고 옷을 입히고 당신을 기다렸어. 오늘쯤 당신이 병원으로 올까봐 이리로 왔어. 광식:우리한테 집이 있었나? 정애:가인이를 보내려고 집을 구했어. 며칠동안만이라도 있을 수 있었어. 오늘 나가야 해. 주인이 죽은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는 걸 보고는 당장 나가라고 그러는데 며칠만 봐달라고 빌었어. 광식:난 꿈을 꾸는 것 같아. 정애:다른 병실 아이도 죽었어. 아이 아빠가 호흡기를 껐어. 뉴스에도 나왔어. 그 아이 아버지는 잡혀 갔어. 나도 꿈을 꾸는 것 같아. 아니 잘 모르겠어. 지난 8년이 꿈인지, 아니면 지금이 꿈인지. 광식이 운다. 그림자가 흐느낀다. 정애의 몸에 겹쳐져서 두 사람의 흐느낌이 된다. 광식:장례비는? 정애:아이 옷하고, 염할 것 하고, 화장터 가서 화장할 것 하고 집세 내고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 무대 위를 비추는 조명이 시간이 흘러감을 알게 해준다. 그림자가 점점 작아진다. 광식:하나요, 할머니가 지팡이 들고서 달달달…. 정애:차내에 계시는 승객 여러분, 여기를 잠시 봐 주십시오. 우리가 흔히 쓰는 칫솔은 한달만 써도 칫솔모가 쉽게 닳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칫솔로는 치석까지 제거되지 않습니다. 광식:둘이요, 두부장수. 정애:여기 새로운 칫솔이 나왔습니다. 몇 달을 써도 칫솔모가 손상되지 않는 칫솔입니다. 이를 닦으면 부드러운 칫솔모가 이의 구석구석까지 파고 들어가 찌꺼기와 치석을 제거해 줍니다. 광식:낙원으로 갔니? 정애:이를 닦는 동안 여러분을 낙원으로 데리고 가줄 칫솔이 두개에 오천원입니다. 광식:정말 하루저녁이 꿈같다. 아이들이 죽고 어른들은 자살하고 마치 블랙홀에 빠진 것 같아. 정애:하얀 옷을 입어서 니 모습이 성모 마리아처럼 성스럽고 숨소리는 너무나 고요해서 세상의 모든 소음을 덮어주었어. 엄마는 꿈을 꾼다. 니가 등불을 들고 나타나 아빠를 위로해주고 엄마의 눈물을 닦아주고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선하게 해주는 꿈을……. 죽은 이들이 등불을 들고 등장한다. 자신의 영정사진을 들었다. 환하게 웃고 있다. 조명이 서서히 암전된다. ■ 당선소감 “수술후 벅찬 소식… ‘이런게 인생이구나’ 느껴” 갑자기 배에 기형종이 생겨 수술을 받게 되었고 수술 직후 당선 소식을 들었다. 통증과 전신마취 후의 몽롱함 속에서 들은 가슴 벅찬 소식이었다.‘이런 게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부터 나는 ‘대전여민회’라는 여성운동단체의 연극 소모임 ‘돼지꿈’에서 활동을 해 왔다. 다양한 계층의 수많은 여성 문제를 연극으로 만들어 공연을 하면서 ‘연극’이라는 것이 사람의 다친 마음을 치료해주고 닫힌 마음을 열어주는 최고의 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간호사로서 막연히 연극에 대한 동경만 가지고 있던 나를 연극판으로 이끌어주고 몇 년을 한결같이 믿어준 대전여민회의 언니와 동생들 그리고 진연 언니에게 가장 먼저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나와 같이 몇 년을 울고 웃으며 연극을 했던 모든 돼지꿈 단원들과도 술 한 잔 하면서 기쁨을 나누고 싶다. 정말 소중한 사람들이다. 단 몇 평의 무대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신 김상열 교수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부모님, 대전대의 모든 교수님들과, 같이 스터디했던 동료들, 그밖에 작품을 열심히 읽어주고 평을 해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아 주었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와 그의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과 함께 개인이나 가족의 병이 아닌 사회의 병으로 인식해 같이 치료할 날을 바라며 당선 소감을 마친다. 김미정 ●약력 1971년 대전 출생 충남대학교 간호학과 졸업, 대전대 문예창작대학원 수료 대전여민회 문회위원장(연극모임 ‘돼지꿈’ 연출 및 극작 활동) ■ 심사평 “꿈·현실 넘나들며 존재의 불가사의 부각 돋보여” 신춘문예에도 유행은 있는가 보다. 올해 응모작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심사를 하면서 그 작품이 그 작품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다른 말로 하면 개성 있는 작품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말이다. 자의식과 관념이 과잉되어 작가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작품들, 고통의 아우성만 보여주고 고통의 근원을 성찰하지 않으려는 엄살과 감상(感傷)덩어리의 작품들, 무뇌아적 형식실험에 진부한 소재를 안이하게 결합한 작품들, 존재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꺼내 보이려는 도살의 욕망은 보이나 존재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나 깨달음은 보이지 않는 작품들 등. 개성이나 독창성의 기준을 떠나 극작의 기본기를 중심으로 작품을 선별하려고도 해보았으나 단편희곡이 지녀야 할 덕목을 지닌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소한 소재를 의미심장하게 구성해내는 능력, 압축적이면서 오랜 울림을 줄 수 있는 내공, 존재의 심연을 깊고 섬세하게 응시하는 통찰력을 지닌 신인을 만날 수 없었다. 정말 심사를 하는 입장에서 독창성보다 기본기에 충실한 신인을 기대했다. 그 이유는 대개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들이 등단과 함께 사라져가는 경우가 너무나 허다하기 때문이다. 등단은 시작일 뿐이다. 그런데 시작과 동시에 끝을 내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미정의 작품과 박재원의 작품이 최종적으로 거론되었다. 박재원의 희곡은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서라운드(surround), 다시 말해 삶의 조건에 대한 성찰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그러나 형식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삶의 조건에 대한 중심인물의 대응이 자폐적이라는 지적 또한 면할 수 없었다. 김미정의 ‘블랙홀’은 공간, 인물, 사건의 혼재와 병치, 꿈과 현실의 넘나듦을 통해 존재의 불가사의한 면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연극 공간의 활용과 극적 이미지의 연결이 돋보였고 무거운 소재를 다루는 와중에도 코믹함을 잃지 않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철리 김태웅
  • [사설] 폭력시위·강경진압 이젠 그만

    허준영 경찰청장이 전용철·홍덕표 두 농민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지고 마침내 사퇴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허 청장이 ‘사퇴 절대 불가’를 천명한 지 이틀만이다. 불법 폭력시위와 경찰의 강경진압이 맞부딪치면서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고 서울경찰청장에 이어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청장마저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진한 것은 우리 시대의 불행이다. 따라서 폭력시위와 강경진압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번에는 반드시 차단해야 한다. 그것이 두 농민의 죽음을 헛되이하지 않는 길이다. 노 대통령은 계획적인 폭력시위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시민단체의 의식에 답답함을 토로했지만 정치권을 비롯한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고 본다. 폭력시위와 강경진압이 일상화되면서 우리 모두가 ‘법과 원칙’에 무감각해진 탓에 오늘의 불행을 초래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강경진압을 불러들이는 불법, 폭력시위는 더 이상 용인돼선 안 된다. 그러한 시위 형태로는 여론의 지지는커녕 외면과 지탄만 받게 될 뿐이라는 교훈을 시위 주체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이에 앞서 ‘낮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타인의 불편과 짜증을 담보로 한 그릇된 시위문화를 바로잡을 수 있다. 전투적 시위·진압문화에는 여론을 제대로 제도권내로 수렴하지 못하는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정쟁에 골몰할 시간에 국민들의 아픔을 보듬고 다독거리는 노력을 했다면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 요인을 훨씬 줄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경찰도 지금과 같은 인권 의식으로는 수사권 조정을 요구할 자격이 없다. 국민은 적이 아닌 형제다.
  • [씨줄날줄] 형제간 소송/오풍연 논설위원

    배 고팠던 시절. 형제·자매간에도 잦은 다툼이 있었다. 고구마, 떡, 옥수수, 사탕 한 개를 놓고도 옥신각신했다. 어린 순이는 나중에 먹으려고 과자 몇 개를 다락방에 숨겨 놓는다. 이 같은 속셈을 뻔히 알고 있는 오빠와 언니는 곶감 빼먹듯 하나씩 슬쩍한다.1∼2개만 남아 있어도 그나마 다행. 착한 순이는 모두 없어진 것을 알고 한바탕 울음보를 터뜨린다. 오빠와 언니는 엄마로부터 “동생 것을 뺏어 먹으면 되느냐.”며 몇 대 쥐어 맞는다. 그것으로 끝이다. 순이는 금세 재롱을 피워댄다. 경제사정이 훨씬 나아진 지금 먹는 것 가지고는 다투지 않는다. 오히려 안 챙겨 먹는다고 성화들이다. 각종 개발 붐과 함께 땅값이 치솟으면서 가족간 재산 싸움을 종종 보게 된다.80대의 아버지가 다 장성한 50∼60대 아들을 고소까지 하는 형국이다. 부모의 재산을 탐내 살인을 저지르는 패륜행위도 가끔 눈에 띈다. 그 옛날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물론 가진 사람 주변의 얘기들이다. 상속도 꽤 많이 받은 지인에게서 “남동생이 없었으면 (부모)재산을 모두 물려 받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형제간 재산다툼으로 볼썽사나운 모습들을 연출하고 있다. 얼마 전 두산그룹 형제들이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고소·고발에다 소송을 하더니 이번에는 한진그룹마저 형제간 소송에 끼어들었다. 현대그룹 형제의 난도 재산에서 비롯됐었다. 대다수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한마디로 짜증스럽다. 지도적 위치에 있는 기업인들의 재산타령을 누군들 곱게 보겠는가. 일말의 수치심이라도 있다면 소 취하 등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들 가족에게 쏟아지는 비판의 강도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없으면 아쉬운 게 재산이다. 돈이 없어 목숨을 던지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한 번 더 곱씹어보자. 그것 때문에 형제간 우애가 곧잘 금간다. 형제끼리 아예 발길을 끊고 사는 예도 많이 본다. 이 경우 재산은 약(藥)이 아니라 독(毒)이다.“없이 살아야 우애라도 있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허언은 아닌 것 같다. 재산타령을 않고 사는 우리네가 더 부럽지 않겠는가.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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