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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일 아침에] 거꾸로 보기/손희송 가톨릭대 교수·신부

    오래 전에 읽었던 법정 스님의 수필집에 실려 있는 이야기 하나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스님은 어느 여름날 자신이 거처하는 암자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마루에 팔베개를 하고 누워서 비스듬히 주위 경치를 바라보았다. 그랬더니 평소에 눈에 익고 친숙하게 보이던 산 경치가 색다르게 눈에 들어왔다. 스님은 벌떡 일어나 마루에서 마당으로 내려와 서서 허리를 굽혀 가랑이 사이로 다시 그 경치를 내다보았다. 눈앞에는 전혀 새로움이 펼쳐졌다. 하늘은 푸른 호수가 되고 산은 그 속에 잠긴 그림자가 되었다. 스님은 이 발견이 너무나도 신기해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소개를 했다. 먼저 스님이 숙달된 조교처럼 시범을 보이면 그들도 따라 하면서 어린 아이처럼 좋아했다는 것이다.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가르침이 담겨 있다. 고정된 시각을 바꾸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는 가르침! 각자의 고유한 시각에서 독특한 개성이 형성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편견과 고정 관념이 생겨서 거기에 갇히는 경우가 많다. 편향된 시각과 제한된 소견으로 세상과 인간을 보게 되면, 마음에 안 들고 미운 것이 많이 생기게 마련이고, 이는 비난과 다툼의 원인이 된다. 물론 사람은 익숙하고 당연한 것에 머물기를 좋아해서 거기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익숙한 것에서의 ‘탈출’은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선사해준다. 올여름에는 어느 해보다 장마가 길었고, 장마가 끝난 직후에는 찜통더위가 지속되어 불쾌지수가 상당히 높았다. 게다가 신문과 방송에서 접하는 소식은 우리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고 마음을 갑갑하게 만드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럴 때일수록 일상사를 한 번 거꾸로 보는 시각 전환을 해보면 좋겠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어떤 사람이 쓴 ‘항상 감사하기’라는 제목의 글은 짜증스러운 일상사도 뒤집어보면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점을 가르쳐준다. 10대의 자녀가 반항을 하면 그건 아이가 거리에서 방황하지 않고 집에 잘 있다는 것이고/지불해야 할 세금이 있다면 그건 나에게 직장이 있다는 것이고/집들이 하고 나서 치워야 할 게 너무 많으면 그건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고/ 옷이 몸에 좀 낀다면 그건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는 것이고/정부에 대한 불평불만의 소리가 많이 들리면/그건 언론의 자유가 있다는 것이고/주차장 맨 끝 먼 곳에 겨우 자리 하나 있다면 그건 내가 걸을 수 있는 데다 차도 있다는 것이고/난방비가 너무 많이 나왔으면 그건 내가 따뜻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고/교회에서 뒷자리 아줌마의 엉터리 성가가 귀에 거슬린다면 그건 내가 들을 수 있다는 것이고/이른 새벽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에 깼다면 그건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고/그리고 내가 이렇게 괴로워하는 이유는 내가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고/할 일 안하고 지금 내가 놀고 있는 이유는 나에게 아직 여유가 있다는 뜻이고. 신약성경에 보면 예수님은 당신 말씀을 듣는 이들에게 회개하라고 누누이 강조하신다. 회개란 잘못된 삶에서 돌아서서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새로운 삶에로 향하는 것이다. 그런데 원래 그리스어로 쓰인 신약 성경에서 회개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단어 ‘메타노이아’(metanoia)는 어원적으로 ‘생각을 바꾸는 것’,‘달리 생각하는 것’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새로운 삶이 생각을 바꿈으로써 시작된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하겠다. 이런 저런 이유에서 숨통이 막힌 듯 답답할 때마다 생각을 바꾸어 세상을 다르게 보는 훈련을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미처 예상치 못했던 것이 보이면서 긍정적인 시각을 얻을 수 있다. 긍정적인 시각은 한 자락의 여유를 선사하여 꽉 막힌 숨통을 트이게 해줄 것이다. 마치 무더운 날에 쏟아지는 한 줄기 시원한 소나기처럼 말이다. 손희송 가톨릭대 교수·신부
  • [韓·中 수교 14돌…양국 교류현황과 명암] 교역량 1000억弗… 하루1만명 訪中

    [韓·中 수교 14돌…양국 교류현황과 명암] 교역량 1000억弗… 하루1만명 訪中

    |베이징 이지운특파원|24일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중심도로인 창안지에(長安街). 쉴새 없이 오가는 택시 대부분은 ‘현대’ 마크를 달고 있다.3년반 남짓 팔린 60여만대 가운데 일부다. 최고 번화가 왕푸징(王府井) 일대 고급 상점들의 전시장에서는 지난 1년여 20여만대가 판매된 ‘삼성’이나 ‘LG’의 LCD를 통해 상품 선전을 보기 쉽다. 길거리 광고판에는 ‘애니콜’과 ‘초콜릿폰’이 즐비하다. 휴대전화는 5000만대가량 팔렸다. 한·중 수교 14돌을 맞은 2006년 8월24일. 중국 속의 한국을 나타내는 가장 ‘시각적인’ 상징물들이다. 한·중간 교역량은 지난해 이미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중국과 일본이 30년 걸렸던 일이다. 무엇보다 한·중 관계는 “돈과 물건만 오가는 단순한 투자·무역 단계가 아닌, 사람간 이동이 동시에 뒷받침되는 교류의 형태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지난 한 해 한국인은 매일 1만명꼴로 중국을 찾았다. 중국 방문객 수로 세계 1위다. 중국에 상주하는 교민 수도 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에 있는 전 세계 유학생의 40%는 한국학생으로 추산된다. 공항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각종 안내문과 인쇄물과 표지판에 친절하게 ‘한글’이 적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울의 중국어 표기를 한성(漢城)에서 서우얼(首)로 바꾸려 할 때,‘모든 표기를 전부 교체해야 한다.’며 중국이 짜증섞인 반응을 보인 점도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아닌 게 아니라 남쪽의 해양도시부터 내륙의 관광지, 북쪽의 네이멍구에 이르기까지 한글은 낯설지 않은 문자가 됐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제조업 일변도에서 금융, 서비스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22개 은행과 11개 보험사 및 증권사가 중국에 진출했다. 지난해 11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을 통해 양국은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됐다.2007년 한·중 교류의 해는 양국 관계를 전성기로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과 베이징에서 성대한 개·폐막식이 열리고 영화제·가요제를 비롯한 각종 문화·체육행사와 과학기술분야 교류 등이 민·관 차원에서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 중국에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져 간다. 수교 이전부터 중국에서의 사업체를 운영해온 한 한인 인사는 “당초 일본 수준의 부자나라로 여겨졌던 한국이 금융위기를 맞는 등 부실한 데다, 정치적으로도 안정되지 못한 불안정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반면 중국은 고속 성장과 함께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과거 역사적 우월감까지 과시하려 하는 등 한국인에게 바람직하지 않는 분위기는 점점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기업들은 사업환경도 날로 나빠져가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각종 우대와 혜택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일부 폐쇄적으로 회귀하고 있는 정책들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세계 각국의 유력기업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중국은 치열한 각축장으로 변해버렸다. 한 중견기업인은 “떠나야 할지, 남아서 버텨야 할지 고민하는 기업이 부지기수”라고 토로했다. 한·중 수교 14년의 또 다른 모습이다. jj@seoul.co.kr
  • 불없이 만드는 4색 여름요리

    불없이 만드는 4색 여름요리

    여름철에 가스레인지 옆에서 요리를 해야 하는 것은 곤혹스럽다. 가뜩이나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데 불을 사용해야 하는 요리가 많아 더욱 짜증이 난다. 그렇다고 안 먹을 수도 없고…. 이런 고민을 안고 있다면, 정답은 불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요리를 익히는 것. 보기에도 좋고, 만들기도 재미있고,10분 내에 만들 수 있으면서 독특한 맛까지 낸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12분만에 뚝딱! 메이의 초간단 요리’(영진닷컴)의 저자 메이킴이 이런 요리를 색상별로 추천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1) 새콤달콤, 빨간 골뱅이 과일무침 재료:캔 골뱅이(큰 것) 1/3캔, 복숭아 1/3개, 사과 1/3개, 오이 1/4개, 실파 10대, 오징어포 반줌,양념장(고추장2큰술, 고춧가루 2큰술, 맛술 1큰술, 식초 4큰술, 설탕 1큰술, 물엿 1큰술, 골뱅이국물 2큰술, 다진마늘 1큰술, 참기름 1큰술, 생강가루 조금), 깨소금 1큰술 만드는 법:(1)골뱅이를 먹기 좋게 썬다.(2)북숭아, 사과, 오이, 파는 굵직하게 채썬다.(3)양념을 만들어 (1),(2)와 섞는다.(4)오징어채를 넣어 마저 무친다. (5)깨소금을 뿌려 낸다. (2) 우리 아이 튼튼하게, 하얀 잔멸치 파래김 주먹밥 재료:밥 1공기, 볶은 잔멸치 3큰술, 파래김자반 5큰술,양념(참기름 1/2큰술, 깨소금 1/3큰술) 만드는 법:(1)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운 찬밥, 볶은 멸치, 파래김자반을 준비한다.(2) (1)에 양념재료를 넣고 골고루 섞는다.(3)일회용 장갑을 끼고 동글동글하게 빚어주면 완성. (3) 식욕을 돋우는 노란 닭고기 오렌지 냉채 재료:닭가슴살 1쪽, 오렌지 1개, 대파·양파·마늘 약간씩, 물 3컵,요거트드레싱(플레인요거트 3큰술, 오렌지즙 1큰술, 설탕 1/2작은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1)파를 5∼10㎝ 길이로 썰고, 양파와 마늘을 갈아 닭가슴살에 바른 뒤 랩을 씌워 전자레인지에서 15분가량 익힌다.(2)차갑게 식힌 닭가슴살 위에 껍질을 벗긴 오렌지 과육을 얹는다.(3)요거트드레싱을 만들어 원하는 만큼 뿌리면 끝. (4) 만드는 재미가 솔솔, 식빵 키위 케이크 재료:식빵 4장, 딸기잼 적당량, 생크림 1컵, 키위 1개, 프루트칵테일 1/4컵 만드는 법:(1)식빵은 모서리를 자르고 키위는 얇게 잘라서 준비한다.(2)식빵 사이에 잼을 발라 4단으로 쌓는다.(3)생크림을 핸드믹서로 돌려 단단하게 거품을 낸다.(4)생크림을 빵에 펴서 사방으로 바른다.(5)키위와 프루트칵테일로 개성있게 장식한다.
  • [여성&남성] 쌩얼 오해와 진실

    [여성&남성] 쌩얼 오해와 진실

    ‘화장빨’은 가라,‘쌩얼’로 승부한다. 화장하지 않은 밑바탕 얼굴을 뜻하는 ‘쌩얼’.10대들이 인터넷에서 장난스럽게 쓰던 이 말은 요즘 들어 두터운 화장을 벗어 던진 자연미의 대명사가 됐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외모 지상주의의 극단으로 보는 시각 또한 만만치 않다. 우리 사회의 ‘쌩얼 열풍’을 해부해 봤다. ●쌩얼생각1:“아무나 쌩얼로 다닐 수 있나.” “그 병원 가보니까 간호사부터 의사까지 모두 쌩얼이더라고요. 소문난 병원이라 좋은 줄은 알았지만 확실히 다르긴 달라요.” 이진영(가명·29·여)씨는 다음달 말로 ‘소개팅’을 미뤘다. 직장에서 자타 공인 ‘얼짱’인 그녀지만 ‘공사 중’인 얼굴로 남자를 소개를 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여름휴가 동안 레이저 박피 수술을 받았다. 회복까지는 6주. 수술을 결심한 데에는 “나이 드는 게 보인다. 피부는 못 속이지.”란 회사 여자선배의 말 한마디가 컸다. 하지만 이씨는 수술 후에라도 ‘쌩얼’로 소개팅에 나가지는 않을 생각이다.“쌩얼을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드러내는 것은 대단한 자신감이 없으면 불가능하죠. 쌩얼은 아름다움에 있어 피부의 중요함을 의미하는 것일 뿐 아닌가요. 정말로 화장을 지운 채 나간다면 보는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할 것 같아요.” ●쌩얼생각2:“귀찮아서 안 한거니까 아프냐고 묻지 말아줘.” 회사원 서모(25·여)씨는 ‘쌩얼’ 열풍에 때문에 성가실 때가 많다. 땀이 많이 나는 편이라 평소 여름에는 로션에다 옅은 립스틱 정도만 바르고 외출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쌩얼’이 유행한 후에는 화장기 없는 얼굴로 나서면 오히려 ‘아프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하는 일종의 비아냥거림인데 그때마다 적잖이 불쾌해진다. “때론 ‘너 (얼굴에)자신 있냐.’란 이야기도 듣는데 정말 어이가 없어요. 그냥 화장하기 귀찮아서 안한 것뿐인데 마치 못할 짓 한 것 같이 바라보는 시선이 짜증스러워요. 쌩얼이 자기가 미인임을 증명해 보이는 수단인 것처럼 변질돼서 그런 거예요.”편하고 자연스러운 게 좋아서 화장을 안 하는 여성들이 ‘쌩얼 열풍’ 이후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게 된 이상한 형국이란 얘기다. ●연예계 쌩얼은 없다 ‘쌩얼’의 유행은 ‘웰빙 열풍’과 연관이 있다.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웰빙이 맨 얼굴을 선호하는 풍토로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화장이나 성형을 통한 ‘인공미’가 아닌 ‘자연미’를 원하게 된 것이다. 스타에 대한 대중의 신비주의와 호기심도 한몫 했다. 연예인의 맨 얼굴을 보고 싶어하는 네티즌들의 심리에 스타들은 미니홈피 등을 통해 안 꾸며도(?) 아름다운 자신들의 얼굴을 하나둘씩 공개했다. 순위가 매겨졌고, 찬사도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마치 ‘커밍 아웃’처럼 ‘쌩얼’의 공개가 확산됐다. 하지만 연예계엔 ‘쌩얼은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한 여자연예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모(27)씨는 “인터넷에 돌아다는 쌩얼 연예인 사진 중 진짜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파운데이션과 파우더, 옅은 눈화장까지 아무리 못해도 전문가의 손이 15분 이상 들어갔을 때 가능한 얼굴들”이라고 했다. ●“쌩얼은 외모 지상주의의 결정체” 비난도 경위야 어찌됐든 많은 사람들이 ‘쌩얼 열풍’의 한 가운데에 들어와 있다. 각종 피부미용 제품들이 쏟아지고 피부과를 찾아 각종 시술을 받는 젊은 여성들이 늘고 있다. 화장을 지웠을 때 눈썹 모나리자로 보이지 않게 눈썹문신을 하는가 하면 입술문신도 유행이다. 최근에는 ‘쌩얼’ 미인대회까지 생겼다. 오죽하면 ‘쌩얼’을 위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일까지 생겼을까. 이 때문에 ‘쌩얼’ 열풍을 성형·얼짱·몸짱·동안 열풍을 거치면서 탄생된 ‘외모지상주의의 결정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국분장예술협회 신단주 회장은 “해외 배우나 모델 중에 주근깨나 잡티 있는 얼굴을 그대로 노출하고 그 자체를 아름다움으로 여기는 추세가 번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몸매부터 피부, 머리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하는 것처럼 변질되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신씨는 “개인적으로 메이크업을 전공하긴 했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건강미와 자연스러움에서 비롯된다는 상식이 우리 사회에서도 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쌩얼열풍에 피부과 고객 10~15% 늘어 맨 얼굴 피부미인을 꿈꾸는 여성들이 성형외과와 피부과에 몰리고 있다. 특히 최근엔 박피시장에 젊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20대 고객’을 잡기 위한 병의원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실제 서울의 한 피부과가 올 4∼7월 4개월간 주름 치료를 위해 방문한 603명을 분석한 결과 40대 33.3%-20대 25.4%-30대 23.9%-50대 17.4%로 20대가 두번째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쌩얼 열풍에 젊은 세대들이 병원을 찾으면서 고객이 지난해에 비해 10∼15% 이상 늘었다.”고 귀띔했다. 치료방법은 어떨까. 요즘 젊은 세대가 많이 받는 시술은 주근깨와 잡티, 여드름, 점 제거로 일종의 박피수술이다. 이 중 폴라리스는 모공 주위의 늘어진 피부를 탄력 있게 만드는 데 효과적인데 여드름 방지 효과도 크다. 레이저와 고주파를 함께 이용하는 최신 치료법이다. 여드름 자국을 없애는 데는 브이빔레이저, 제네시스레이저, 벤티지 레이저가 사용된다. 주름 제거에 가장 보편적인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시술로 유명해진 ‘보톡스’가 있다. 이른바 ‘다리미법’으로 통하는 서마지 리프트도 각광받는다..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 전문의는 “과거에는 나이 든 세대들이 주름을 펴는 보톡스 시술이 주류를 이뤘지만 쌩얼 유행 이후 여드름과 모공 등 피부 트러블을 잡아 달라는 젊은 세대들의 요구가 몰려 시술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10대 외모지상주의 인식 개선 교육 ‘외모는 특권’이라는 인식이 사회에 뿌리내린 지는 이미 오래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10대 소녀들의 외모 지상주의는 심각할 정도다. 한국여성민우회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10대 소녀들의 외모지상주의를 완화하기 위한 ‘러브 마이 보디(Love My Body·내 몸 사랑)’ 교육프로그램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실시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미디어에 나타난 여성의 몸, 외모 지상주의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 안의 외모 지상주의 드러내기, 내 몸 새롭게 인식하기 등 4개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활동극 등 4시간의 집중교육을 통해 ▲자기 가치를 재인식하고 자긍심 가지기 ▲획일화된 미의 기준에 대해 성찰하고 다양한 모습 인정하기 ▲자신의 소중한 몸에 대해 바로 알기 ▲외모 지상주의를 유포하는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갖기 ▲사회·문화적 외모 차별에 대한 감수성 키우기 등을 가르친다. 지난해 서울·경기 지역 6개 학교 10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 뒤 가진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의 70% 정도가 “외모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여성민우회는 오는 9월부터 서울·경기·인천·진주 지역 15개 학교 2000명으로 교육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교육문의 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 (02)734-1045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주말탐방] 남자 캐디의 하루

    [주말탐방] 남자 캐디의 하루

    ■ # 프로 연습생 남자 캐디 조종연(29)씨 24시 8월9일 새벽 4시50분. 휴대전화에 맞춰놓은 알람 소리에 잠을 깬다. 오늘은 두번째 순번.3개월 전 장만한 ‘애마’에 시동을 건 뒤 은화삼골프장으로 향한다. 차를 장만하기 전까지는 택시비도 수월찮이 들어갔다. 남자 캐디들은 기숙사가 없어 가까운 용인시 변두리에서 자취를 하거나 나처럼 친구와 월세방을 나눠 쓴다. 삼복 중이라지만 더워도 너무 덥다. 차창 밖에서 밀려들어오는 후텁지근한 새벽 공기가 벌써부터 뜨거운 하루를 예고한다. 이른 아침의 ‘공장’은 언제나처럼 분주하다. 카트에 시동을 거는 소리, 순번을 확인시키는 캐디마스터의 고함소리, 그리고 “절대로 뒷조에 밀리지 말아야 한다.”고 반협박(?)조로 강조하는 조장 A형의 귀띔까지. 벌써 7년째 겪는 익숙한 모습들이다. 오늘 고객은 어제에 이어 ‘아줌마’들이다. 요즘은 방학 기간이라 여성골퍼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서둘러 카트에 응급약품과 물 등 준비물을 싣는다. 얼음통도 가득 채워야 한다. 어제는 한 여성고객이 “얼음이 벌써 떨어졌다.”면서 “너무 더우니 스코어도 나오지 않는다.”고 짜증을 있는 대로 냈다. 핸디캡이 낮을수록 사소한 것 때문에 캐디에게 불평을 쏟는 법은 없는데. 그 고객의 스코어는 트리플보기 이상을 전부 더블보기로 낮춰 기록해도 115타였다. ‘캐디 짬밥’ 7년에 관상 보는 법도 배웠다. 카트 주변에서 서성이는 4명 고객의 얼굴을 보니 일단은 안심이다. 수더분한 얼굴에 야하지 않은 옷차림의 40대 중반.“캐디 오빠, 참 잘 생기고 몸도 잘 빠졌다.”며 18홀 내내 못살게 굴던 어제의 30대 ‘젊은 아줌마’들은 아니겠다. 그러나 아뿔싸, 두 분이 ‘머리를 얹으러’ 온 분들이란다. 뒷조 캐디 B에게 눈짓으로 사인을 한 뒤 첫 홀로 나간다. 뒤에서 너무 보채지 말라는 신호다. 무사히(?) 라운드를 끝낸 시간은 오전 10시40분.20분 가량 예정시간을 초과했다. 예상대로 점잖은 분들이었다. 캐디피를 건네주면서 “병아리 골퍼 챙기느라 고생 많았다.”며 치하의 말도 잊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챙겨먹은 뒤 곧장 골프연습장으로 향한다. 지난달 초 세미프로 선발전 지역예선 마지막 라운드에서 1타차로 아깝게 떨어진 터라 연습시간을 더 늘렸다. 내년 3월 추가 선발전에 대비하려면 무리해서라도 골프채도 바꿔야 할 것 같다. 한 달 평균 수입은 280만원 남짓. 술 담배를 안 하다 보니 동료들에 견줘 착실하게 돈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도 형편은 빠듯하다. 고향 부여에 계신 부모님께 일정액을 부쳐드리고 룸메이트와 나눈 월세 15만원에다 공과금·생활비, 비정규직인 탓에 전부를 내야 하는 의료보험비와 국민연금, 무엇보다 골프 연습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적금까지 붓고 나면 한 달 주머니에 남는 용돈은 25만원 정도다. 저녁은 여자친구 D와 함께 했다.10년 전에 사귀다 헤어진 뒤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 그는 아직 내가 골프연습장 티칭프로인 줄로 알고 있다.7년간 부은 적금을 타 조그만 전셋집을 얻게 될 연말쯤이면 솔직히 털어놓고 결혼하자고 말할 작정이다. 물론 이후에도 캐디생활은 계속될 것이다. 미국 PGA까진 못 가더라도 지금보다는 더 당당한 직업인 국내 프로골퍼가 되는 게 내 꿈이다. 녹초가 돼 이부자리에 누운 몸이지만 그 꿈에 되레 손가락 끝까지 생기가 넘치는 걸 느낀다. 글 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최초 캐디는 남자… 국내 200여명 활동 평균 24세… 월수입 300만원대 짭짤 ‘남자 캐디’가 뜬다. 골퍼들의 경기를 돕는 캐디의 공식 명칭은 ‘경기 보조원’.70년대 이후 여자캐디가 ‘골프장의 꽃’으로 자리잡았지만 90년대 중반부터 남자캐디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캐디, 원래는 남자 캐디의 어원에는 여러 설이 있지만 16세기 후반 프랑스 출신인 스코틀랜드 메리 여왕의 라운드 때마다 골프채를 들고 따르던 육군사관 후보생 ‘캐데이(CADET)’에서 비롯됐다는 게 가장 유력하다. 현재 국내 골프장에서 일하고 있는 남자 캐디의 수는 정확하게 헤아릴 수 없지만 전국 10개 안팎의 골프장에 200명 남짓인 것으로만 추산된다. 골프장경영자협회에 등록된 180여개의 정규홀(18홀 이상) 골프장이 대부분 평균 80∼100명의 캐디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에 비춰 아직은 ‘새발의 피’인 셈이다. 다만, 조종연씨가 일하고 있는 은화삼골프장은 국내에서는 ‘남자 캐디’의 효시이자 ‘천국’이다. 전체 인원 87명 가운데 60%나 된다. 지난 1993년 개장한 이 골프장은 당초 캐디 없이 운영하다 2년 뒤 난이도가 높다는 지적 때문에 남자 캐디를 고용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다 인원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그렇다면 왜 남자 캐디일까. 골프장 입장에서 볼 때 평균 7분 간격으로 팀이 나서는 하루 전 라운드 수익의 관건은 팀 간격이 밀리지 않고 예정된 제 시간에 각 라운드를 진행시키는 것이다. 여성보다 체력적인 면에서, 그리고 운동신경과 전문지식에서 다소 앞서는 남자 캐디들이 더 적격이라는 판단이다. 은화삼골프장의 경우 남자 캐디의 평균 연령은 24세 안팎. 개장 당시에 견줘 3살 정도가 낮아졌다. 일당격이긴 하지만 1라운드 캐디피는 평균 8만∼9만원. 한 달 가운데 10일을 하루 2라운드 치른다고 가정하면 월 수입은 300만원을 거뜬히 넘어선다. ■ 남자 캐디가 꼽은 여성 골퍼들의 꼴불견 남자 캐디가 꼽은 여성 골퍼들의 꼴불견은 무엇일까. 은화삼골프장의 캐디 5명으로부터 ‘톱5’를 들어봤다. (1) 담배 없인 못살아 대부분의 국내골프장은 절대 금연. 고객의 건강은 물론 애써 관리한 잔디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물론 ‘카트(전동차) 내에서만’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골프장 끽연이 죄는 아니지만 도가 지나치면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법. 한 여성 골퍼는 홀마다 1개비 이상씩을 연기로 날린다. 심지어는 티박스에서까지 담배를 문 채 올라가 티샷하는 경우도 있다.“헤드업 방지하려면 담배 끝만 쳐다보는 게 최고라니까.” (2) 1야드에 목숨건다 캐디의 임무는 고객의 스코어를 줄이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것. 그러나 그린까지 1야드, 홀컵 1㎝까지 따지는 데는 두 손 다 들 지경이다. 자칭 ‘싱글핸디캐퍼’임을 과시한 어떤 여성 골퍼는 30야드의 어프로치샷을 남기고 핀까지 서너 차례나 왕복하며 거리를 재기도 한다. 뒤팀은 페어웨이에서 골프채에 턱을 괸 채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다음샷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의 샷은 처참하게 섕크가 나 OB말뚝 밖으로 튀어나갔다. (3) 그린 삼매경이 죄냐 그린 위에서 쪼그려 앉은 채 한참 동안 퍼트라인을 ‘쪼는’ 걸 탓하는 게 아니다. 다리를 모으기만 한다면. 여성 골퍼들의 짧은 치마 속에는 물론 속바지가 있다. 그렇다고 무릎을 모으지 않고 ‘개방’할 경우엔 모두가 민망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남자 캐디가 반대편에서 그린을 읽어주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그의 입에서 제대로 된 그린 정보가 나오기란 ‘절대 불가’다. 무릎을 모으시라. 스코어가 올라간다. (4) 여자라고 왜 못해 궁금하면서도 우려했던 바다. 성희롱과 스킨십이다. 극히 일부지만 지나친 ‘농’을 건네는 40대 아줌마들. 반말은 기본이다. 그린에서 공을 닦아 놓아주는 캐디에게 “이 퍼트라인이 맞느냐.”며 뒤에서 몸을 찰싹 붙이는 경우는 그래도 참을 만하다.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조심스레 카트(전동차)를 운전하는데 “참 다리가 튼실하다.”며 허벅지를 손으로 문지를 땐 카트를 계곡에다 처박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5) 소풍은 즐거워 에티켓에 충실한 골퍼라면 라운드 도중 한번쯤은 그늘집에 들러주는 건 기본. 그러나 일부 ‘걸스카우트 아줌마’들에겐 예외다. 떡이며 김밥, 냉커피까지 완벽하게 준비해 ‘소풍 잔치’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 한술 더 떠 그늘집 안으로 음식물을 가져 들어가는 데는 대책이 안 선다. 이런 골퍼들일수록 캐디에게 떡 한쪽 건네는 법이 없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감독·해설가로 돌아온 前천하장사 장지영

    [스포츠 라운지] 감독·해설가로 돌아온 前천하장사 장지영

    무려 22년 전 이야기다.‘모래판의 꽃’이라는 천하장사 타이틀은 그의 어깨엔 되레 추락하는 날개였다. 지난 1984년 3월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천하장사 씨름대회. 인하대 3학년 장지영은 대학생으로는 이만기에 이어 두 번째로 천하장사에 등극했다.83년 이후 모래판을 점령한 이만기-이준희-이봉걸의 ‘트로이카 체제’를 비집고 천하장사가 된 것도 그가 유일했다. 하지만 갈채보다는 야유가 쏟아졌다. 교묘한 샅바 싸움으로 경기를 짜증나게 만들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것. 체격이 다소 작았던 그는 기본 중의 기본인 샅바 잡기에 집중해야 했다. 하지만 거리를 다니다가 시비가 붙을 정도로 ‘역적’이 됐다. 실력이 없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과연 그랬을까. 그의 실력은 중학교 시절부터 어른과 ‘맞짱’을 뜰 정도로 빼어났다. 부평고를 신흥 씨름 명문으로 이끌었고, 최강 홍현욱과 이준희를 넘어뜨리기도 했다. 아마추어에선 이만기보다 더 유명했다.“9시 뉴스를 처음으로 늦게 시작하게 만든 주인공이 접니다. 천하장사가 되고도 CF를 찍지 못한 사람도 저밖에 없을 거고요.”7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만난 장지영(43) 인하대 감독은 “천하장사를 안 했더라면 인생이 달라졌을 것”이라면서도 세월의 더께를 이미 털어낸 듯 싱긋 웃는다. 그는 지금 씨름 해설위원이다.‘샅바 파동’으로 깊은 상처를 받은 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89년 씨름판을 떠났다. 삶 자체가 씨름인지라 95년 명예회복을 벼르며 풍운아처럼 돌아왔지만 IMF로 소속팀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꿈을 접었다. 샅바를 푼 뒤 직장을 옮겨다니다 꽃가게까지 열며 생계를 꾸렸다. 씨름 인생의 2막은 99년 인하대 감독을 맡으면서부터.7년 동안 개인·단체전을 통틀어 팀을 전국 최강으로 거듭나게 했다. 최우수 감독상도 두 차례나 받았다. 장 감독은 “씨름 인생을 살아가며 모교에서 후배를 키우고 있다는 게 가장 보람 있었다.”고 했다.TV해설은 꼭 해보고 싶은 일이었다.84년 당시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해설로 거의 매장되다시피 했기 때문. 그는 “선수에겐 공정하고, 시청자에겐 쉬운 해설로 저변을 넓히고픈 욕심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마이크를 잡은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 5개 대회밖에 입심을 자랑하지 못했다. 팀이 잇따라 해체되며 민속씨름이 난관에 부딪힌 탓이다. 씨름계 내분도 한몫했다. 자연스레 이야기는 어려운 씨름판으로 이어진다. 그는 “아직도 불만을 갖고 서로 삿대질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 민속씨름은 그럴 겨를이 없을 정도로 위기”라면서 “80∼90년대 좋은 시절 타령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최홍만에 이어 최근 이태현에 이르기까지 톱스타들이 모래판을 떠난 사실을 두고 “무척 아쉬운 일이지만 5000년 민족의 삶이 녹아 있는 씨름은 스포츠라기보다 문화이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질 좋은 선수층이 아직 두꺼운 데다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대회 방식이 차츰 뿌리내리고 있는 건 희망적인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씨름 박물관과 전용 경기장을 세우는 게 평생의 꿈”이라는 장 감독. 오뚝이처럼 일어선 그처럼, 민속씨름도 다시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 글 제천 홍지민기자 한국씨름연맹 제공 icarus@seoul.co.kr ■ 장지영은 누구 ●출생 1963년 5월25일 인천 ●가족 부인 장미희(43)씨와 1남 1녀 ●체격 180㎝ 128㎏(현역시절 110㎏) ●혈액형 A형 ●종교 가톨릭 ●취미 골프, 다도 ●학교 부평동중-부평고-인하대-인하대 대학원 박사과정 ●경력 소년체전 2회, 전국체전 2회 등 아마추어 대회 다수 우승 1983∼89(인하대-일양약품),95∼97(세경진흥), 3대 천하장사, 인하대 씨름팀 감독(99∼현재), 대한씨름협회 최우수 감독상 (2000·06), 인하대 체육학과 교수(2000∼현재), 한국씨름연맹 기술위원, KBS 민속씨름 해설위원
  • [열대야 물렀거라] 잠 부르는 아이디어 상품

    [열대야 물렀거라] 잠 부르는 아이디어 상품

    잠 못 이루는 무더운 여름밤. 애써 잠을 청하려 가만히 누워 있자니 잠도 안 오고 짜증만 난다. 넋 놓고 멀뚱멀뚱 눈 뜨고 날밤을 새우니 하루종일 찌푸둥함이 밀려온다. 이럴 때 잠을 부르는 아이디어 상품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 G마켓(www.gmarket.com)의 생활잡화팀 김현준 과장은 “열대야 기간에는 잠들기도 힘들고, 잠이 들었다 해도 자주 깨기 때문에 무기력한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숙면을 유도하는 제품을 이용해 잠자리에 드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G마켓은 숙면에 효과가 있는 ‘대나무 베개’(4900원), 아로마 오일과 라벤더 향을 넣은 ‘수면 안대’(5000원), 숙면과 심리안정에 좋은 ‘아로마 램프’(9900원) 등을 열대야에 숙면을 돕는 대표 제품으로 꼽았다. 특히 대나무 베개는 천연 대나무 소재로 항균, 방습, 방취 효과가 탁월하다. 베개 속에는 습기를 막는 숯이 들어 있어 쾌적한 잠자리를 만든다. 윙윙 거리는 모기 소리로 짜증이 배가된다면 ‘공주 캐노피 모기장’(8600원)은 어떨까. 인테리어 효과도 좋아 하루 평균 800여개가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달아오르는 집안을 피해 야외로 나선 사람들에게 필요한 제품도 많다. 옥션(www.auction.co.kr)은 가볍게 휴대할 수 있는 모기장텐트나 돗자리, 미니 선풍기, 얼음방석, 아이스 스카프 등을 모아 ‘열대야 극복상품’ 코너를 마련했다. 대자리, 죽부인, 대나무 발 등 대나무로 만들어진 제품은 대나무 자체의 찬 성질 때문에 인기. 담양산 제품을 시중가보다 40% 정도 저렴한 10만∼24만원대에 판매한다. 수면 중에 천연 허브 향이 퍼져 나와 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숙면을 도와주는 기능성 베개는 8000∼1만원선. 자연 건조된 허브, 한방 재료 성분이 몸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 잠옷을 잘 고르는 것도 숙면을 돕는 비결. 좋은사람들 강철석 마케팅팀 대리는 “덥다고 옷을 벗고 자면 몸의 땀을 흡수한 이불에서 대량의 습윤열이 나와 더욱 더워진다. 몸에 감기지 않는 리플 원단이나 아사, 모시 등을 합성한 잠옷을 입어 땀 배출을 돕는 것이 보다 시원하게 잘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쿨쿨쿨~ 집안이 잠을 자네

    쿨쿨쿨~ 집안이 잠을 자네

    여름철 인테리어는 시원하고, 공간이 탁 트여 상쾌하게 보이는 것이 관건이다. 하얀 색상에 파랑을 섞으면 시원함이, 하얀 바탕에 원색 계열의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면 안정감 있으면서도 경쾌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안락한 느낌이 드는 실내를 만들면, 짜증나고 피로한 여름에 마음의 안식을 찾는 효과를 높일 수 있다. # 거실은 단순하고 시원하게 거실은 모든 사람들이 자주 모이고 공간 활용의 빈도가 높은 곳 중의 하나.TV, 소파, 테이블 등 주로 큰 가구들이 놓여 있는 거실을 탁 트여 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만든다. 여름철 거실 인테리어는 다소 절제되면서도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벽을 하얀색으로 하면 깔끔하면서도 넓어 보인다. 맨살이 닿는 일이 많은 바닥재는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를 쓰는 것이 좋다. 무겁지 않으면서 은은한 베이지색이나 나무결을 그대로 살린 원목 느낌의 소재가 안정감을 높인다. # 침실은 원색으로 화사하게 여름철 침구는 하얀색을 기본으로 한 것이 가장 청결하면서도 시원해 보인다. 부드러우면서 땀을 잘 흡수하는 린넨이나 대마로 만든 삼베가 좋다. 린넨은 통기성과 통풍성이 뛰어나고 삼베는 면보다 20배나 빠른 수분 흡수력과 배출력을 갖고 있어 둘 다 여름철 침구 소재로 그만이다. 하얀색의 침구가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으므로 원색 느낌의 소품을 이용해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파랑, 빨강, 연두, 노랑 등의 줄무늬 커튼을 이용하면 여름의 정열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빨강의 경우 무겁지 않은 다홍색이 경쾌하다. 침대 위에 쿠션을 둔다면 커튼과 같은 원색 계열로 선택해야 통일감을 주고 혼란스럽지 않다. 침대 위에 덮개식 커튼인 캐노피를 드리우면 마치 휴양지에 있는 듯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캐노피는 레이스나 시폰 등 가벼운 느낌의 소재가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한다. # 욕실은 상쾌하고 쾌적하게 욕실은 종일 물을 사용하는 곳이므로 여름에는 더욱 눅눅한 느낌이 강해진다. 욕실에는 파란색을 이용해 상쾌한 느낌을 주도록 한다. 같은 파랑이라도 어떤 색상과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는 180도 달라진다. 파랑과 하얀색의 조화는 공간에 시원함을 강조하고, 파랑과 초록을 매치하면 투명함과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명도가 높지 않은 파랑과 연두라면 시원하면서도 무게감, 안정감 있는 분위기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욕실 인테리어는 타월 한장으로도 가능하다. 욕실 입구에 파란 모시를 감싸 시원함을 더한 원목 의자를 놓고 파랑, 연두, 하얀색 타월을 차곡차곡 얹어두면 실용적일 뿐만 아니라 장식효과도 높일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도움말:Z:IN(지인) 송현희 디자이너
  • [열대야 물렀거라] 긴급체포 잠도둑

    [열대야 물렀거라] 긴급체포 잠도둑

    해가 진 밤에도 무더위가 계속되고 끈적끈적한 습기가 온몸을 감쌀 때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아무리 잠을 이루려고 해도 뒤척이는 밤이다. 특히 더위가 늦게 시작된 올여름은 이달 중순까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자연의 이치를 인간의 힘으로 마음대로 조절한다는 것은 무리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보다 편안하게 열대야를 넘길 수 있다. 건강하고 활기찬 여름을 위해 열대야를 이기는 방법을 알아보자.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촬영협조 쿠킹아트센터(www.foodcodi.or.kr) 서울프라자호텔, 좋은사람들 ■ 잠 못 이루는 밤 먹을거리 수면제 열대야란 밤의 최저 기온이 섭씨 25도를 넘어 수면장애가 유발되는 상황을 말한다. 열대야가 계속되면 중추신경이 흥분돼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해 낮에 일의 효율이 떨어지고 피로가 쌓이게 된다. 에어컨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에어컨을 틀면 되지.”라고 쉽게 말하지만 에어컨을 1시간 이상 틀면 실내 습도가 30∼40% 수준으로 떨어져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열대야를 이기는 비결은 무엇인가. 바로 ‘음식’이다. 저녁, 잠자리 전에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편안하고 깊은 잠에 빠져들 수 있다. 먼저 피해야 할 음식으로 첫번째가 술과 담배. 숙면을 위한 최대의 ‘적’이다. 니코틴은 중추신경을 자극해 잠을 깨우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한 잠자기 전에 마시는 술은 수면을 유도할 수 있지만 효과는 잠깐이고 오히려 깊은 잠을 방해해 자주 일어나게 만든다. 또 수박이나 카페인이 든 음료수 등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안 좋다. 또 밥이나 고기 등 위에 부담을 주는 음식보다 신선한 우유, 두부, 비타민이 든 야채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쿠킹아트센터’의 장경진 팀장이 요리를 추천한다. 시원한 샐러드로 짜증풀고 감자채먹고 z…z… ■ 두부샐러드 칼로리가 낮고 영양 만점인 시원한 생두부와 싱싱한 야채를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도 좋고 무더운 밤 간단한 야식으로도 좋다. 재료:두부 1/2모, 쌈채소 100g, 오이 1개, 홍피망 1/2개, 적양파 약간, 방울토마토 약간. 소스는 간장 3큰술, 설탕 2큰술, 사과식초 4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굵은 고춧가루 1작은술, 검은깨 1/2큰술, 참기름 1/2큰술, 홍고추 1개, 레몬 1/4개 만드는 법 (1)두부는 큼직하게 썰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어 살짝 데쳐 실온에서 식힌다. (2)각종 채소는 깨끗하게 씻어 적당한 크기로 썰어 얼음물에 30분 정도 담가 놓는다. (3)적당분량의 소스를 만든다. (4)물에 담근 채소는 물기를 제거한 후 그릇에 담고 준비된 나머지 재료도 담는다. (5)소스를 뿌려 먹는다. 상큼한 소스와 시원한 야채가 더위를 날려줄 것이고 두부가 포만감과 영양을 더해주는 이상적인 샐러드. ■ 단호박샐러드 단호박이 요즘 제철이다. 고소하고 달콤한 단호박, 영양도 가득하다. 샐러드로 만들면 색깔도 예쁘고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아무때나 먹어도 좋고 각종 요리에 사이드 메뉴나 장식으로 잘 어울린다. 재료:단호박 1개, 피클 1개, 완두콩 1/3컵, 당근 약간, 페타치즈 약간이 필요하다. 소스는 요플레 1통, 꿀 1/2큰술, 우유 약간, 꽃소금, 후추 약간 만드는 법 (1)단호박은 4등분한 후 속씨를 파내고 김이 오른 찜통에 찐다. (2)떠먹는 요플레는 꿀, 꽃소금, 후추로 간하고 우유를 섞어 농도를 조절한다. (3)오이피클은 다져서 물기를 제거하고 당근은 잘게 다진다. (4)완두콩은 끓는 물에 소금을 넣어 데쳐 차게 식힌다. (5)단호박 찐 것, 삶은 완두콩, 오이피클, 당근, 페타치즈를 섞는다. (6)접시에 단호박샐러드를 담고 요플레소스를 얹어낸다. ■ 감자채 콩국수 옛날 어머니가 말아주시던 시원한 콩국수 생각이 난다. 하지만 칼로리가 걱정된다면 국수 대신 제철을 맞은 감자를 얇게 썰어 말아보자. 사각사각 씹히는 맛이 그만이며 살짝 오이를 곁들이면 시원함이 두배다. 재료:콩 2컵, 통깨 1/3컵, 물 2ℓ, 감자 3개, 오이 2개, 방울토마토, 흑임자, 소금 만드는 법 (1)콩은 씻어서 하루 정도 불린다.(그냥 대형 할인점이나 시장에서 파는 콩국물을 써도 된다.) (2)불린 콩은 껍질을 벗긴 후 삶는다. (3)삶은 콩은 깨, 물을 넣고 믹서에 곱게 간다. (4)간 콩을 고운 보자기에 걸러 맑은 국물만 받아 낸다. (5)감자는 곱게 채 썰어서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삶아 찬 물에 담가 놓는다.(한 1분 정도 삶아야 아삭함이 살아난다.) (6)오이도 곱게 채썰어서 찬물에 담가 놓는다. (7)감자와 오이를 물기를 제거한 후 그릇에 담고 콩 국물을 부어 낸다. (8)방울토마토, 흑임자를 얹어 낸다 ■ 규아상 여름 만두로 불리는 규아상, 숙주 나물과 김치 대신 오이를 넣어 시원함과 담백함을 느낄 수 있는 만두다. 칼로리도 낮고 포만감을 주어 밤에 부담없이 먹기에 ‘딱’이다. 재료:밀가루 300g, 쇠고기 100g, 불린 표고버섯 3장, 오이 3개, 잣 1큰술. 양념 간장은 1큰술, 설탕 1/2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깨소금 1/2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추 약간, 초간장 1큰술, 식초 1큰술, 설탕 1/2큰술, 물 1큰술, 레몬 슬라이스 1쪽, 잣가루 1/2큰술. 만드는 법 (1)밀가루에 소금, 물을 넣고 치댄 후 비닐에 싸서 30분 정도 두었다가 얇게 민다. (2)얇은 반죽을 지름 8㎝ 크기의 원모양으로 찍어 만두피를 만든다. (3)쇠고기는 곱게 다지고 불린 표고버섯은 얇게 썰어 쇠고기와 같이 양념을 한 후 볶아 식힌다. (4)오이는 3㎝ 길이로 잘라 돌려깎아 채썬 후 소금물에 절였다가 꼭 짜서 달군 팬에 볶아 식힌다. (5)볶은 고기와 오이를 합해 만두소를 만들어 만두를 빚는다. (6)김이 오른 찜통에 빚은 만두를 올려 15분 정도 찐 후 식혀 초간장과 함께 담아 낸다.
  • [시론] 김병준 인사 파문이 남긴 숙제들/손혁재 경기대 정치교육원장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시론] 김병준 인사 파문이 남긴 숙제들/손혁재 경기대 정치교육원장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물러났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 부총리의 사의를 받아들임으로써 뜨거운 여름을 더욱 짜증나게 했던 인사파문이 가라앉았다. 그러나 새 교육부총리를 임명하는 것으로 모든 게 제자리를 찾는 것은 아니다. 드러난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우리 모두에게 숙제로 남겨졌다. 먼저 김 부총리는 각종 의혹이 어느 정도 해명이 됐다고 말했지만 매우 억울할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참모 중 한 사람을 결정적인 흠으로 볼 수 없는 사안 때문에 떠나보내는 노 대통령의 심기도 불편할 것이다. 바닥에 가라앉은 지지율을 어떻게 끌어올릴까 고민하는 열린우리당은 지지율이 더 낮아지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것이다. 한나라당도 속이 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드러난 소속 의원들의 무능함으로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마음이 아팠던 것은 이번 사태가 교육정책의 혼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내내 속을 태웠던 교육소비자(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아닐까. 김 부총리의 자진 사퇴는 도덕성 논란으로 교육부총리직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게 되었고, 교육행정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했다. 그렇지만 제기된 문제들이 장관직을 물러나게 할 정도로 결정적 흠이었는지는 의문이다. 도덕성 논란은 논문표절 의혹과 BK21 관련 논문실적 부풀리기가 핵심이었다.BK21 관련 논문실적 부풀리기는 실무자의 실수라고는 하지만 명백한 잘못이다. 그러나 제자논문을 베꼈다는 주장에는 의혹과 해명이 엇갈리고 있어 표절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자기가 쓴 논문을 여러 학술지에 중복해 실은 중복게재 문제는 별도의 연구업적으로 보고했다면 잘못이지만, 그 가운데 하나만을 연구업적으로 등록했다면 문제삼을 수 없다. 중복게재를 언론이 ‘자기표절’이라 부른 건 논문표절로 몰아가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김 부총리 파문을 통해 학자 출신 공직자들의 논문이 공직 수행의 자격을 판가름하는 기준의 하나로 등장했다. 앞으로 논문 표절과 논문실적 등에 대한 검증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고위공직자가 임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도덕성 논란으로 물러나게 되면 정치적, 사회적 갈등이 확산되고 국정공백이 발생한다. 이때 치러야 할 만만치 않은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김 부총리 파문은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과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식 절차에서 걸러지지 못한 채 임명된 직후 언론의 의혹 제기와 당사자의 해명, 사퇴 공방이 이어졌다. 이기준·이헌재 부총리 등 지난해의 고위공직자 인사파문도 거의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 이런 제도의 허점을 메우기 위해 인사청문회를 확대하고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에 관한 법률’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법안이 제출됐지만 국회가 다루지 않아 먼지를 뒤집어쓴 채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다.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 위해서는 우선 국회에 계류돼 있는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에 관한 법률(안)’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 인사검증에 대한 합리적인 사회적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인사청문회가 요식행위가 아니라 인사검증 절차로서 제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손혁재 경기대 정치교육원장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nurisonh@naver.com
  • 더위夜! 당신이 잠 못 이룰땐…

    더위夜! 당신이 잠 못 이룰땐…

    장마가 끝나면서 전국적으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 밤잠을 설치게 하고 있다. 열대야란 야간의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일 때를 이른다. 한낮에 달아오른 지표면의 열기가 해가 진 뒤에도 식지 않아 밤에도 25도 이상의 고온이 지속되는 것. 이 같은 조건에서는 인체의 체온조절 중추가 각성상태에 들어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짜증나는 열대야,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우선 체온을 낮추고… 열대야를 이기는 최선의 방법은 가능한 한 체온을 낮추는 것이다. 우선 창문을 열어 충분히 환기를 시키는 것이 필수. 에어컨을 이용할 경우 장시간 밀폐시킨 실내 온도를 외부 온도보다 5도 이상 낮게 유지하면 두통과 피로감을 악화시키고, 감기나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에어컨은 계속해서 1시간 이상 가동하지 않아야 좋다. 에어컨보다는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이용해 실내 공기를 흐르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선풍기 바람도 직접, 오래 쐬는 것은 피해야 한다. 수박을 먹는 것도 체온을 떨어뜨리는 한 방법. 수박은 수분 섭취를 늘리고 체온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너무 늦은 밤에 먹으면 이뇨작용 때문에 수면을 방해할 수도 있다. 흡수된 수분이 체내에서 소변으로 바뀌기까지는 약 1시간30분이 소요되기 때문에 취침 직전에 물이나 수박을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렇게 해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면 샤워가 좋다. 처음에 미지근한 물로 시작해 서서히 찬물로 바꿔주면 체온을 내리는 데 효과적이다. 처음부터 너무 차가운 물로 목욕을 하면 신체 근육이 긴장하면서 생리적 반작용을 초래, 체온이 다시 올라갈 수 있다. 또 초저녁에 30분 정도 가벼운 조깅이나 속보, 산책 등 운동을 해 땀을 흘린 후 샤워를 하는 것도 체온을 식히는 데 도움이 된다. ●억지로 잠들려다가는… 잠을 잘 자려면 ‘잠 들어야 하는데….’하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강박관념은 숙면을 방해할 뿐더러 잠 드는 것도 방해한다. 따라서 ‘못 자면 좀 피곤하고 말지.’ 식으로 편하게 생각하도록 한다. 가볍게 움직이거나 독서도 잠드는 데 좋다. 흔히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술을 마시면곯아 떨어지듯 수면의 1,2단계에는 잘 들지만 3,4단계의 깊은 수면에는 이르기 어렵다. 이 상태에서는 아침에 몸이 무겁고, 종일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잠을 잘 못 자면 다음날 무력감과 인지능력 저하로 판단능력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감소해 전체적인 업무 및 학습능력이 떨어진다. 커피, 콜라, 초콜릿, 홍차, 녹차 등 카페인이 든 음식은 중추신경을 흥분시켜 취침을 방해한다. 따라서 잠들기 전에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 담배도 각성효과가 있어 숙면을 방해한다. ●정답은 정시 취침, 정시 기상 늦게 취침했더라도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잘 지키면 자신의 수면주기 생체리듬을 온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 낮잠은 가능한 한 안 자는 게 좋다. 밤잠을 잘 못 잤다고 낮에 지나치게 자면 야간 취침 방해로 수면 리듬을 잃기 쉽다. 되도록 낮잠은 피하되 자더라도 30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더위에 적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중간 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다. 심한 운동은 체온을 높이고, 심장병이나 일사병 등을 일으킬 위험성도 있다. 운동 시간은 이른 저녁이 좋다. 단, 잠들기 2시간 전에는 심한 운동을 삼가는 게 좋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장기언 한강성심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안영수 을지병원 내과 교수, 박동선 예송이비인후과 원장.
  • [범죄피해 유가족 방치실태] 현장목격 넷째딸 해만 지면 문 ‘꽁꽁’

    [범죄피해 유가족 방치실태] 현장목격 넷째딸 해만 지면 문 ‘꽁꽁’

    지난 3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봉천동 자매 피습사건’. 이 사건에는 범죄 피해자들이 정신적·경제적으로 얼마나 심각한 고통에 노출돼 있는지, 이들에 대한 사회의 지원은 얼마나 허술한지 극명하게 드러난다. 단란했던 가정이 풍비박산난 뒤 130여일을 추적해봤다. ●사건 발생 지난 3월27일 새벽 5시쯤 연쇄살인범 정모(37·1심 재판 중)씨가 서울 봉천동 김동균(55)씨 집에 들이닥쳐 한방에서 잠자던 세 자매에게 둔기를 휘두르고 불을 질렀다. 큰딸(24)은 병원에 옮기자마자, 작은딸(22)은 그 이튿날 숨졌다. 셋째딸(14)은 두개골이 함몰되고 큰 화상을 입었다. 넷째딸(10)은 다른 방에서 잠을 자 화를 면했지만 언니들이 피를 흘리는 장면을 그대로 목격했다. ●정신적 피해(1)=두 딸 잃은 김씨 부부 수사 초기 경찰은 사라진 물건이 없고 성폭행 흔적이 없다며 아버지 김씨를 딸들의 보험금을 노린 용의자로 꼽았다. 이 때문에 4월24일 정씨가 붙잡힐 때까지 김씨는 이중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하루 9시간 취조를 받았던 적도 있었죠. 하지만 진범이 잡힌 뒤에도 경찰은 미안하다는 전화 한 통 안 하더군요.”김씨의 아내(48)는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24일 넉달 만에 처음 계 모임에 나갔지만 사람들이 자꾸 사건 이야기를 꺼내 가슴에 칼질을 했다. 결국 울화통을 참지 못하고 헛구역질을 했다. 이후 김씨 부부는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종일 TV만 켜놓고 산다. 주위가 조용해지면 자꾸 그때 생각이 나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다.“아내가 스트레스 때문인지 만사를 귀찮아하고 짜증을 내 사소한 일로도 다투게 됩니다.” ●정신적 피해(2)=살아 남은 세 남매 가장 심각한 건 셋째딸이다. 원래 차분한 성격이었지만 그날 이후 한 곳에 10분 이상 앉아 있지 못하고 산만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밤에 불을 끄면 극도의 불안감에 시달려 거실 불을 켜고 아버지를 소파에서 자게 한 뒤 방문을 열어 놓고서야 잠이 든다. 처음에는 언니들이 미국으로 일하러 간 줄 알았다. 하지만 병원에서 나온 뒤 엄마로부터 “언니들은 좋은 데 갔으니 찾지 마라. 안 그러면 엄마 미쳐서 죽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후 언니들 이야기는 단 한 번도 꺼낸 적이 없다. 언니들 사진은 눈에 띄면 곧바로 구겨 쓰레기통에 버린다. 한의원에서 응어리를 푸는 약도 지어 먹고 있다. 학교 성적은 중상위권에서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학교 친구 2∼3명의 도움이 있어야 등하교가 가능하다. 현장을 목격한 넷째딸도 심각하다. 어두워지면 가장 먼저 나서서 창문과 현관을 걸어 잠근다. 어른들이 집을 비우면 1분이 멀다 하고 “빨리 오라.”며 전화기를 울려대는 정서불안 증세도 보인다. 막내 아들(5)은 말수가 부쩍 줄었다. ●경제적 피해 2억원이 넘는 김씨의 주택은 ‘살인사건 난 집’으로 소문이 나 팔리지 않고 있다. 세입자들도 못 살겠다며 아우성쳐 돈을 빌려 전세금 4000만원을 내줬다. 숨진 두 딸의 보험금과 융자금 등을 묶어 지난 5월,20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를 전세로 얻었다. 건설현장 기능공으로 일하던 김씨는 일손을 놓고 있다. 셋째딸과 아내 병원비와 약값으로만 한 달에 수십만원이 든다. 첫째딸이 직장에서 벌어놓은 돈을 생활비로 쓰고 있지만 곧 바닥난다. ●부실한 피해구제 과정 김씨는 경찰로부터 뒤늦게 범죄피해자구조금 제도란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6월21일 서울남부지검 공판과를 찾았더니 직원은 생뚱맞다는 표정으로 “사건 공판이 끝나야 서류접수 가능 여부를 알 수 있으니 연락처만 남겨두고 가라.”고 했다. 결국 사망진단서와 호적등본, 경찰 사건확인서 등 어렵게 마련한 네댓가지 서류를 제출조차 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정부가 알아서 피해자들을 챙겨주는 게 지원이지 우리가 일일이 찾아다니며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게 무슨 지원입니까. 딸들 관련 서류 하나를 떼는 일도 상처가 돼 이렇게 손이 떨리는데….”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지난 3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봉천동 자매 피습사건’. 이 사건에는 범죄 피해자들이 정신적·경제적으로 얼마나 심각한 고통에 노출돼 있는지, 이들에 대한 사회의 지원은 얼마나 허술한지 극명하게 드러난다. 단란했던 가정이 풍비박산난 뒤 130여일을 추적해봤다.
  • [이슬람 문명과 도시] (15) 아랍에미리트 무역허브 두바이

    [이슬람 문명과 도시] (15) 아랍에미리트 무역허브 두바이

    아랍에미리트의 무역도시 두바이는 사막을 낙원으로 바꾼 21세기 오아시스의 신기루다. 진주 조개잡이를 하던 자그만 어촌이 이제는 세계 최고라는 무수한 브랜드를 가진 지구촌 무역·금융 허브로 급성장하고 있다.180층 세계 최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사막에 잔디를 심어 2시간마다 물을 주는 세계최고의 골프장도 건설했다. 그뿐이랴. 바다에 떠 있는 초호화 세븐 스타 호텔을 짓고, 바다를 매립하여 세계지도를 본뜬 인공섬을 만들어 분양하고 있다. 그 자존심 강하다는 아랍 지역에서, 유일하게 모국어인 아랍어가 통용되지 않을 정도로 국제화된 도시가 두바이다. 석유가 고갈되면 아랍은 끝장이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은 아마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적인 밀 수출국이고, 국제적인 관광·쇼핑·스포츠·금융 허브로서 발돋움하고 있는 두바이의 모습을 보고는 생각을 고쳐먹게 될 것이다. 두바이는 원래 걸프해의 고대 무역항이었다. 인도양과 아라비아해가 만나는 걸프해의 입구에는 해마다 4월이면 계절풍인 몬순이 불기 시작한다. 이미 7세기부터 이 몬순을 타고 상인들은 인도나 중국으로 배를 저어갔다. 배에는 진주조개에서 채취한 영롱한 진주알과 금 세공품, 이웃 오만과 예멘 등에서 구입한 값비싼 향료와 약초를 잔뜩 실었다. 그러고는 가족과 고향을 등지고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아니면 풍랑을 만나 영영 못 돌아올지도 모르는 긴 항해를 떠났다. 그래서인지 두바이에서 선원들을 만나면 웃음 속에서도 알 수 없는 슬픔이 묻어난다. 걸프해의 옛 항구 두바이에는 지금도 전 세계에서 상인들과 물건들이 모여들고 있다. 그렇지만 두바이 선원들은 더 이상 목숨 걸고 뱃길로 나가지 않는다.1940년대 양식 진주의 개발로 선원들의 생계가 한때 어려워졌지만,1966년에 엄청난 양의 석유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두바이에는 넘쳐나는 물건과 밤낮 구분 없는 흥청거림, 길거리를 메운 자동차만 가득하다. 지평선을 삼켜버린 고층 첨단빌딩으로 그 옛날 사막은 아예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40도를 웃도는 날씨에 실내 스키를 즐기는 아이들의 표정에 어안이 벙벙하다. # 인도인과 세븐 스타 호텔의 절묘한 공존 10년만에 다시 찾은 새벽 도시에는 인도 사람들만 가득하다. 지나가는 택시를 세우고 흥정을 한다. 그도 역시 인도 서부도시 케랄라에서 왔다고 한다. 박물관 수위, 기념품 가게 주인, 주유소 직원, 환전하는 은행 창구원도 대부분 인도인들이다. 심지어 커피 한잔 마시러 잠깐 들른 카페테리아에서는 젊은 아랍인들이 영어로 인도인 점원에게 음식주문을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40만 두바이 인구 중에서 시민권을 가진 아랍 토착인은 20%에 불과하다고 하니 이 도시를 먹여살리는 것은 온통 인도 중심의 외국인인 셈이다. 지금 두바이에는 옛날 아랍 도시의 분위기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옛 모습이 궁금하여 시내에 있는 두바이 박물관부터 찾았다. 1787년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해 놓은 알 파히디 성채에 꾸며진 박물관은 작은 규모였지만, 두바이의 모든 것을 압축해서 잘 전시해 놓았다. 역사·민속·자연사 박물관 기능을 모두 갖춰 두바이의 참 모습을 떠올리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성채 안으로 들어가니 정원에는 두바이의 전통 목조 가옥과 진주잡이를 하던 목선을 그대로 복원해서 전시해 놓았다. 진흙으로 벽을 바르고 대추야자 잎으로 지붕을 엮었다. 고급주택이 늘어선 해변가 거주지 주메이라로 가보았다. 은은한 푸른 색이 감도는 배 모양을 한 건물 한 채가 바다 위에 떠 있다. 소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초호화 호텔로 잘 알려진 별 일곱개 부르즈 알 아랍 호텔이다. 구경하는 입장료만 50달러를 받는다. 엘리베이터도 천장도 벽도 온통 금으로 치장해 놓았다. 아래층에서 2층 로비로 가는 높은 벽면 전체를 수족관으로 만들어 놓아 호텔로 오르면서 바다 밑에서 수면으로 나가는 감동을 연출해 놓았다. 하룻밤에 수천달러씩 하는 방 구경을 하고 싶었지만, 지배인은 끝까지 나의 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 43도 날씨의 실내 스키장 시내 중심가의 쇼핑 센터는 고급스러운 카페와 레스토랑, 갤러리가 있는 문화공간으로 없는 것이 없는 작은 지구였다. 다른 쪽 실내 스키장에서는 리프트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영하의 온도에서 입김을 호호 불며 아랍의 젊은이들이 신나게 스키를 즐기고 있다. 아랍커피의 본산에 왔으니 쓰디쓴 모카 커피 오리지널 한 잔 마시고 싶었으나, 스타벅스 커피와 인스턴트 커피에 밀려 어느 커피숍에서도 전통 아랍커피는 찾을 수 없었다. 다시 무더운 바깥으로 나왔다. 오후 1시, 시계탑의 온도는 43도를 가리킨다. 때묻지 않은 두바이의 냄새를 맡고 싶어 옛 항구로 발길을 돌렸다. 대추야자가 늘어선 작은 공원을 지나 건너편 전통시장 수크로 가는 통통배에 올라탔다. 더위에 한참을 짜증을 내며 기다리는데 20명을 채워야 떠난단다. 뱃삯으로 우리돈 300원 정도하는 2분의1 디르함을 받는다. 두바이 옛 항구에는 아직도 거대한 목선들이 줄지어 정박해 있었다. 전통시장 수크에는 진정한 삶이 있었다. 인도인과 하얀 터번을 둘러 쓴 두바이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흥정하고 차 마시는 시장에서 나는 진정한 두바이를 보았다. 그 옆 금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랍 지역 최대의 금시장이라 한다. 가게마다 금이 넘쳐난다. 가느다란 금 목걸이나 금반지가 아니라 금 옷이나 금 머플러를 연상케 하는 굵고 화려한 세공의 금 덩어리들이 눈을 부시게 한다. 나는 황금색이 어떤 것인지 똑똑히 보고 머리에 새겼다. 구름 한 점 없는 강한 햇살에 빛나는 그 황금색을 어떤 화가나 카메라도 도저히 담아낼 수 없을 것 같다. 석양이 몰려오면서 두바이를 떠날 채비를 한다. 사막 모래가 식으면 이곳 사람들은 텐트를 치고 밤의 문화를 시작하곤 했다. 그러나 이제 텐트를 칠 공간마저 부동산 개발로 빼앗긴 두바이 사람들은 모래 대신 아파트의 화려한 카펫 위에서 전혀 새로운 밤의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다만 잠 속에서 신드바드의 꿈을 꾸면서 옛날을 희미하게 기억하게 될까? 이희수 한양대 교수·이슬람문화연구소장
  • 노조 불법쟁의 손배訴 사례와 인정범위

    노조 불법쟁의 손배訴 사례와 인정범위

    포스코는 지난달 21일까지 8일 동안 포항 본사를 점거농성했던 포항지역건설노조 및 노조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손배 청구액은 재물손괴 등 직접적인 피해액만 산정해도 대략 18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게 포스코측의 설명이다. 이를 계기로 노조나 노조원들의 불법적인 쟁의행위로 인한 배상책임의 인정범위와 사례, 의미 등을 짚어본다. ●포스코 손배 청구액 18억원 될 듯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단체교섭이나 쟁의로 인한 손해에 대해 사용자가 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가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이번의 쟁의행위가 불법적이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법당국이 현재 노조원 58명을 무더기로 구속, 수사하고 있는 등 불법성이 충분히 인정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노조의 정당한 쟁의에 대해서는 민사책임을 면제해주고 있지만 불법쟁의로 인한 책임은 철저히 묻고 있다. 특히 노조와 함께 노조원 개개인에 대한 책임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993년의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91년 6월 발생한 불법쟁의에 가담한 대구의 한 병원노조 간부들에게 500만원의 공동 손해배상 판결을 확정했다. 당시 대법원은 불법 쟁위행의를 주도한 조합의 간부들 개인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워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로 인한 배상액의 범위는 불법 쟁의행위와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는 모든 손해로 했다. 서울고법은 지난 2004년 판결에서 서울시지하철공사 노조와 노조간부 68명에게 “노조는 물론, 간부들도 개인자격으로 연대해 4억 7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불법 쟁의행위는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 25일에도 철도노조의 2003년 불법파업에 대해 40%의 손해배상 판결을 확정했다. 법원의 확정 판결이 이어지면서 불법 노사분규와 관련, 노조 또는 노조원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가 지난 2004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2004년에는 7개사가 67억 22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데 비해 2005년에는 16개사가 187억 2500만원을 청구한 상태다. 특히 노조위원장 등 개인을 상대로 186억 4000만원을 손배 청구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난해 울산건설플랜트노조와 이번 포항지역건설노조 등 사례처럼 특정 분규사업장이 장기간 불법 점거되는 사례가 잇따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판결은 법적근거 불과” SK㈜ 울산컴플랙스는 현재 울산건설플랜트노조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울산건설플랜트노조는 이번 포항지역건설노조원들과 유사한 이유로 지난해 3월17일부터 5월27일까지 SK정유탑 등을 점거하며 71일간 농성을 벌였다. 이에 회사측은 정유탑 점거자 3명에게 2억 7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 노조간부 3명과 집행부 4명에게는 22억여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는 “당사자들의 경제적 능력으로 볼 때 실제 배상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법적 책임을 묻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강하다.”고 말했다. 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에도 불구하고 실제 집행까지는 어려움이 많다. 노조원 대부분이 배상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도 실제로 배상을 받은 사례를 찾지 못했다. 가압류 조치가 전부였다. 가압류 신청은 14개사 30억 1100만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대형 사업장 노조의 경우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노동조합비를 압류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확정판결을 받을 때쯤이면 노사관계가 원만하게 변해 회사측은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노조를 상대로 24억 4000만원의 손해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철도공사 관계자도 “판결은 법적 근거에 불과하다.”면서 “가압류 문제 등을 노조와 다시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노동교육원 원창희 박사는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이 노사양측의 협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위해서도 법과 원칙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하루빨리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구·박경호기자 yidonggu@seoul.co.kr ■ 손배訴 보는 노사 입장 법조계 일각에서는 노조 또는 노조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법원이 확정하는 추세에 반발하고 있다. 엄격히 규정돼야 할 파업권 등 노동기본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재야 법조계의 상당수 변호사들은 법원이 무분별하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해주고 있어 파업권 등 노조원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권두섭 변호사는 “손해배상 판결이 원래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하는데 회사측이 판결 자체를 노조활동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내고도 실제로 집행하지 않고 노조원의 재산을 가압류 상태로 묶어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정길오 한국노총 선전본부장은 “90년대 후반부터 불법쟁의에 대해 형사소송 이외에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면서 “쟁의행위의 원인과 배경을 같이 고려해야 하는데 단순히 노조의 불법성만 강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문숙 민주노총 부대변인은 “일용직 노동자들인 포항지역건설노조원에게 배상능력이 있겠느냐.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노조를 압박하려는 것이다.”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사용자측을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입장은 다르다.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민사, 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이 법치주의 국가에서 너무나 당연한데 유독 노사관계 분야에서는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유야무야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노조와의 막판협상 단계에서 당장의 손실 때문에 기업이나 정부가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협상조건에 동의해주는 경우가 많았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경총 관계자는 “합법적인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서는 기업, 노조, 정부 모두가 법과 원칙을 엄격히 지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사회적 지지 이끌어내는 노동운동으로 변화하라 노동조합은 법으로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는 조직이다. 노조활동에 회사측이 개입하려 하거나, 교섭에 응하지 않으면 처벌받도록 돼 있다. 또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파업을 하더라도 노동조합은 파업피해를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 법은 전적으로 노동조합 편이다. 노사 간 힘의 균형을 위해 국가가 법이라는 수단을 통해 노조에 힘을 실어주는 셈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노사관계의 법치는 오히려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매우 불편한 환경변화라고 볼 수 있다. 반면 노동조합에 이는 최상의 활동조건이다. 미국과 일본의 노조가 한가한 이유 중에 하나는 노동자들의 개별소송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법제도를 통한 갈등조정이 단체행동을 대체해 가는 추세인 것이다. 유럽의 노동조합들이 매우 강력한 교섭력과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음에도 노사관계가 안정돼 있는 이유는 노사가 모두 법과 제도의 테두리 내에서 행동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해 이해다툼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우리 노사관계가 아직 선진화되지 못한 하나의 증거는 법치가 확립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정해진 법과 원칙이 노동계에 매우 불리한 때가 있었다. 한때 법과 원칙이 공안적 대처를 의미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법과 제도는 정비되었고 이제 활용하기에 따라 노동운동의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 왜 재계와 정부만의 바람이어야 하는가를 노동계는 잘 따져 보아야 한다.OECD국가 중 유일하게 많은 구속자와 손배·가압류가 매년 발생하지만 우리 노사관계는 아직도 불법과 폭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포항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포스코 본사건물 점거농성 사건은 불법을 불사하고 힘의 논리로 요구를 관철하려고 하는 행동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잘 보여 준다.1500명이 넘는 결코 젊지도 않은 노동자들이 10여일씩 좁은 건물 내에서 농성할 때는 무엇인가 절박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보도는 이들이 왜 분노하고 무엇을 요구하는지에 침묵했다. 절차와 방식 면에서 불법과 폭력이 수반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법적인 여러 구제수단을 갖고 있는 노동조합이 절차와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할 때 이를 지지하고 변호할 사람은 많지 않다. 불법과 폭력이 수반되는 집단행동에 대해 우리 사회는 더 이상 관용하려 하지 않는다.1987년 이후 국민들은 그런 행동에 너무나 지쳐 있다. 짜증내고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을 상대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노동운동은 이제 좀 낯설고 익숙하지 않더라도 정책역량과 사회적 지지를 동원해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지식·정보화 시대에, 그리고 여러 법·제도적인 보호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시대에 “논리의 힘”을 믿지 않고 “힘의 논리”에 계속 매달려 있을 때 그 조직은 발전하기 힘들다.
  • 北, 남북외교장관회담 거부 백남순·라이스 악수도 안해

    |쿠알라룸푸르 김수정특파원| 대화 복원의 계기로 활용코자 했던 ARF 무대는 유엔 결의문 채택 이후 국제사회의 냉랭해진 대북 기류를 확인시켜준 계기가 됐을 뿐이었다. 28일 오후 3시10분 10자 회동은 결국 북한을 제외한 채 시작됐고, 그때까지 북한이 ‘홀로’ 외치는 소리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했다. 북측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남북 외교장관회담도 거부, 자신들의 고립감만 더욱 부각시켰다. ●차가워진 중국, 그래도 막판까지… 전날 리자오싱 외교부 장관이 백남순 북한 외무상을 맞는 태도에서 냉담함을 보여줬던 중국은 이날 막판까지 대화 해결을 강조하며 북측을 설득하려 애썼다. 북측 입장에 상대적으로 호의적인 편인 인도네시아·뉴질랜드까지 포함시켜 대북 압박 분위기를 희석시킨 중국은 28일 오후 1시간30분이나 백 외무상을 설득했다. 리자오싱 외교부장은 “해볼 테니 기다려달라.”고 미측을 설득했고, 결국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10자 회동 주재를 시작한 지 30분이 지나 회의장에 들어섰다. 리 부장은 “북한을 설득했으나 불행히도, 결실을 맺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성일 북한 외무성 부국장은 중국이 유엔 결의문을 찬성한 데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그것은 중국의 자주적인 문제다. 우리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고 비켜나갔다. ●반 “만나자”, 백 “그런 것 필요없다” 백남순 외무상은 오전 ARF 리트리트(격의없이 토론) 회의에 정성일 부국장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섰다. 휴식 시간 중 북­말레이시아 회담 일정 변경과 관련, 수행원들에게 짜증을 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백 외무상은 악수조차 나누지 않았으며, 백 외무상이 6자 회담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밝히는 동안 나머지 참가국 외교장관들은 조용히 듣기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러가 제재보다는 대화를 통한 해결을 주장했지만, 태국까지 나서 북한의 태국 여성 납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왔다. 반기문 장관은 이날 백 외무상에게 다가가 “지난 2년간 남북이 만났고 정세도 어려우니 만나는 게 어떻겠느냐.”는 취지로 제안했으나, 백 외무상은 “그런 것 필요없다.”면서 “북·남관계는 6·15공동선언에 따라 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거부했다. crystal@seoul.co.kr
  • 외교하기엔 너무 솔직한 부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 애매모호한 외교적 수사에 능통하지 못한 직설적 텍산(텍사스 출신)임을 또 한번 드러냈다. 부시 대통령은 17일 폐막오찬 중 “진짜로 필요한 일은 시리아가 헤즈볼라로 하여금 그 엿같은 짓(shit)을 그만두게 압력을 넣어야 한다는 거요.”라고 막말을 뱉어냈다. 그는 롤빵에 버터를 발라 먹으며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문제로 유엔에 대해 짜증이 났던 것을 설명하던 중이었다. 오찬장 주변에 녹음장치가 설치돼 마이크로폰으로 옆자리까지 ‘생중계’된 상황을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알아차리지 못했다. 전세계 언론들은 블레어 총리에게 “어이(Yo) 블레어”라고 부르며 음식을 입에 넣고 쩝쩝댄 부시 대통령의 민망스러운 대화록을 앞다퉈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60살 생일을 막 보낸 부시 대통령이 G8 정상들을 칭찬하며 협력적인 지도자로서 새로운 이미지를 심으려 했으나, 세계를 아군과 적군으로 가르는 흑백의 단순한 세계관을 감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불만을 표시하며 “나는 (레바논에 군대를 파견하는) 그 결과가 별로다. 그의 태도는 기본적으로 전쟁만 끝나면 나머지는 뭐든 일어나도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블레어 총리가 “진짜 어려운 점은 현재의 국제 상황이 동의되지 않으면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문제를 멈출 수 없다는 것이지요.”라고 답했다. 중동 특사로 활동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블레어 총리의 의견을 부시 대통령은 “조금 있다가 콘디(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가 갈 겁니다.”라고 일축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여성&남성] 임신한 아내·남편 속 들여다보니

    [여성&남성] 임신한 아내·남편 속 들여다보니

    새 생명이 태어나기까지 9개월여. 아내의 임신기간에 부부는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사소한 일로 티격태격하는 경우가 잦아진다. 남편은 아내에게 잘해 준다고 하는데도 아내는 섭섭한 게 많다. 그래도 2세의 출산으로 부부사이는 더욱 돈독해지게 마련이다. 임신기간 아내와 남편의 속내를 들여다 봤다. ■ 女 “아무리 잘해줘도 섭섭” 남편이 최선으로 잘해 준다고 해서 임신한 아내에게 서운한 게 없을까. 잉꼬부부로 소문난 김희선(28·가명)씨는 올 3월 딸을 낳았다. 남들은 김씨가 임신한 동안 남편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씨의 대답은 “천만의 말씀”이다. “남편 직업상 야근이 많고 일정이 들쭉날쭉이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었어요. 아기용품을 준비할 때도 저 혼자 인터넷으로 사야 했어요. 속이 부글부글 끓더군요. 임신하면 신경이 예민해진다고 해서 내가 너무 하는 건가 생각도 해봤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더군요.” 하지만 남편은 영 다른 소리를 했다.“당신이 나보다 훨씬 더 잘 알잖아.” 한동안 이런저런 문제로 남편과 자주 다퉜다.“몸이 무거울 때 옆에 없었던 것, 맛있는 것 함께 먹으러 다니지 않았던 것, 이런 사소한 일들이 모두 다 섭섭했어요.” 임신 7개월째인 양성현(25·가명)씨는 얼마전 TV드라마를 보다가 남편과 크게 다퉜다.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 뜨개질을 배워 임신한 아내와 태어날 아기를 위해 모자와 목도리를 떠주는 걸 보고 “부럽다.”고 했다가 남편으로부터 되레 “저런 놈이 어딨어. 그 시간에 밖에 나가 돈을 더 벌어 오겠다.”며 타박을 당했다. 양씨는 “임신한 아내를 위해 맘에 없는 말이라도 듣기 좋게 해주면 안 되나.” 싶었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지난 4월 딸을 낳은 김선영(31·가명)씨는 몇개월 전 일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남편이 대놓고 아들을 원했다. 병원에서는 “분홍색 아기옷을 준비하세요.”라는 식으로 뱃속의 태아가 딸임을 넌지시 알려 줬는데도 남편은 “난 딸보다 아들이 좋다. 병원에서 잘못 안 것일 수도 있다.”면서 끝까지 아들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런 남편 때문에 김씨는 혼자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하지만 딸이 태어난 뒤에는 남편의 태도가 확 달라졌다.“아직도 아들이 좋으냐.”고 물으면 “애가 듣는다. 내가 언제 그랬느냐.”고 딴소리를 한다. 딸을 예뻐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둘째는 아들이기를 바라는 눈치다. 아내들에게 섭섭한 일은 아이를 낳고 나서 더 많이 생길지도 모른다. 신지은(31·가명)씨의 말.“남편이 아기 좋아하는 건 잠깐이죠. 아기를 ‘보는 것’만 좋아하지 ‘기르는 것’은 귀찮아 하거든요.”도통 아내 도와줄 줄 모른다는 얘기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男 “실감 안나는 걸 어떡해” 아내가 임신했을 때 어떻게 처신하고 행동해야 할지 요즘 남편들은 너무나 잘 안다. 임신했을 때 섭섭했던 기억은 아내에게 평생 간다는 얘기를 어머니, 누나들로부터 얼마나 귀에 못 박히게 들었던가. 한번 실수로 평생 시달리는 인생 선배들의 경험담도 주변에 수두룩하다. 아내가 임신 5개월째에 접어든 서국일(31)씨. 누나들과 회사동료들로부터 얻은 지식으로 단단히 무장했다. 출산한 뒤 아내들이 가장 섭섭할 때가 남편이 ‘고맙다.’라는 말을 안해 줬을 때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아내가 임신을 한 이후로 아이가 돼 버렸어요. 그래도 임신부한테는 짜증내면 안됩니다. 모든 걸 남편이 다 참아 줘야죠.” 그는 임신한 아내를 위해 청소·빨래는 물론이고 주말에는 손수 장까지 본다. 아내가 먹고 싶다는 음식이 있으면 한밤중에도 퀵서비스로 대령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다음달 아내의 출산을 앞둔 권태선(30·가명)씨도 결코 서씨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해심 많은 남편이라고 불편과 불만이 없는 건 아니다. 대표적인 게 회사의 회식.(마시고 싶은)술 한방울 안 마시고 구석자리에 앉아 있다 대충 시간이 되면 “임신한 아내 때문에…”를 겸연쩍게 부장에게 말하며 일어서야 한다. 그렇다고 집에 술냄새를 풍기며 들어올 수도 없지 않은가.“그래도 아내가 하는 고생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죠.” ‘교육’을 철저히 받았다고 해서 남자들이 다 그대로 하는 것은 아니다. 결혼 5년 만에 딸을 본 박민욱(34·가명)씨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는데도 아내로부터 섭섭하다는 말을 심심찮게 듣는다. 임신 초기에 잘 챙겨 주지 못한 걸 아내는 두고두고 원망한다. “사실, 딱히 못해 준 것도 없어요. 아기가 뱃속에 있다는 게 실감이 나야 말이죠. 입덧도 거의 안했고. 아내야 자기 몸 안에 아기가 있으니 실감이 났겠지만.”이렇게 실감 안 나던 남편들도 서서히 아기의 존재를 느끼게 되는 계기가 ‘초음파 사진’이다. 박씨는 “임신 6개월째 3차원 초음파검사로 아기의 팔·다리을 보고서야 ‘아, 뱃속에서 새 생명이 자라고 있구나.’하고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 아내에게 잘 해 줬지만 좀 늦었던 모양이다. 아내는 그 이전에 다소 소홀하게 대했던 기억만을 간직하고 있으니.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 만들기] 여행만 가면 아내와 싸워요

    Q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30대 가장입니다.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여름휴가를 떠나야 할 텐데 아내와 여행할 때마다 항상 의견 차이로 싸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작년에도 차 안에서 말다툼 중 아내가 고속도로에서 뛰어내리는 위험한 지경까지 가게 돼 휴가를 다 망쳤습니다. 작년의 악몽이 떠올라 벌써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스럽습니다. - 이인철(37세·가명)- A 여름휴가를 계획해야 하는데 작년의 불미스러운 일이 떠올라 걱정스럽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네요. 1년에 한번뿐인 황금 같은 여름휴가 기간을 부부싸움으로 망쳤다면 서로의 마음에 상처가 큰 사건 가운데 하나가 됐을 것입니다. 지금은 장마와 집중호우 피해로 전국이 비상사태에 있지만, 각 가정마다 자녀들 방학이 시작되면 여름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겠지요. 기분 좋아야 할 피서지에서 배우자와의 의견충돌로 분위기가 엉망이 된 기억을 가지고 있는 데다 집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부부싸움을 하게 되니 ‘휴가를 안 가자니 그렇고 가자니 두려운’ 마음상태가 되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휴가지 선정에서부터 준비하는 과정, 차량운전이나 고속도로에서, 여행길을 찾으면서, 숙박시설을 정하면서, 식사준비를 하면서…. 매 순간순간 부부가 서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즐겁고 신나는 휴가를 기대할 수 없지요. 평상시에는 부부가 각자 일터에서 많은 시간 떨어져 있었지만 휴가기간에는 내내 붙어 있어야 하니 서로에 대한 성격 차이를 더 극명하게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장소, 새로운 상황에서 느껴지는 각자 개성에 따른 패턴, 자기 방식의 대처방법들에 대한 차이점들이 순간적으로 조정하기 힘들어질 수 있지요. 그러다 보면 자신의 의도나 생각과 다르게 그동안 일상생활에서 참아왔던 욕구불만이 함께 터져 나오게 되고 극단적인 방법까지 써가며 충돌하게 됩니다. 휴가 가기 전, 아내와의 많은 대화로 서로 짜증이나 불만을 누적시키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평상시 정서적·육체적·경제적 욕구에 불만이 없었는지 체크해 보시고, 가급적 휴가기간에는 긍정적 체험을 하고 충분히 휴가를 즐기자고 사전에 대화할 것을 권합니다. 또 남편이 일방적으로 짠 여행계획으로 아내를 지시·명령하거나 주도하는 쪽에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면, 여행지 선정과 일정 등 많은 부분을 아내가 사전에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충분히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하세요. ‘산’과 ‘바다’ 등 격렬하게 의견이 충돌할 때에는 어느 한 쪽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한 해씩 번갈아가며 여행지를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해야겠지요. 남편들의 경우 ‘모처럼 가족을 위해 시간을 내준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함께 즐기는 것’이라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가족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아내는 고마워할 것이라는 전제를 갖기 쉽지요. 고마워해야 할 아내가 자신의 의견에 순종적으로 따라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더 화를 돋게 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각자 다른 선호도와 생활 방식을 이해하고 존중하세요. 여행을 하면서는 배우자와 나의 성향과 생활 방식 차이로 평소보다 더 의견 충돌이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자기 방식만 고집할 게 아니라 경험과 욕구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대화로 의견을 좁혀 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상대의 감정이 상하지 않게 하면서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또 필요에 따라서는 도움을 요청하세요.“이렇게 해.”라고 요구하기보다는 “나는 이렇게 하고 싶은데 도와주면 좋겠다.”라고 말해야 기분 좋게 도와 줄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부부’가 친밀해질 수 있는 기회를 살려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보세요. 집을 떠나 색다른 분위기에서 아내와 연애시절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즐기도록 하면서 자녀에게도 ‘부부싸움의 포로’가 되지 않도록 ‘행복한 부부’의 모습을 많이 보여 주세요. 그것이 자녀를 위한 최고의 배려입니다. <나우미 가족문화연구원장>
  • [서울광장] 현대차 노조는 세계시장을 보라/ 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현대차 노조는 세계시장을 보라/ 육철수 논설위원

    10여년 전, 선진기업 취재차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벤츠사를 찾았다. 그때 벤츠사 관계자는 사진 취재를 한사코 거절했다. 자기가 제공하는 사진만 쓰라는 거였다. 할 수 없이 직원의 안내를 받아 생산라인만 둘러보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그 직원의 얘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머리 좋고 부지런해서 사진을 찍게 하면 금방 모방한다. 자동차 회사를 취재하려면 한국에도 좋은 회사가 있는데 뭐하려고 여기까지 왔느냐. 현대자동차는 무서운 경쟁자다….” 기자를 산업스파이 쯤으로 여겼다는 생각에 처음엔 불쾌했으나, 얘기를 다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벤츠조차 현대차를 경쟁자로서 두려워한다는 사실이 가슴 뿌듯했다. 우리의 자동차 산업은 1970∼80년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거나 다름없다. 그런데 불과 몇십년 만에 100년 전통의 벤츠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으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만하지 않은가. 또 여름이 왔다. 최악의 물난리 속에서 올해도 예외없이 현대차 노조의 연례파업을 짜증스럽게 지켜 보고 있다. 이게 과연 세계적 기업의 노조인지는 제쳐두고라도, 어떻게 일구어 놓은 산업인데 여기서 주저앉을까 걱정스럽고 울화통이 치민다.1986년 창립된 노조가 이듬해부터 딱 한해(1994년)만 빼고 19년 동안 파업을 벌였으니 회사가 거덜나지 않은 것만도 신통하다. 현대차에서 파업 관련 자료를 받아 보니 더 기가 막힌다. 그동안 누적 파업일수가 자그마치 320일이다. 휴일을 제외한 수치라니 1년 넘게 공장이 멈췄다는 얘기다. 총 손실 추정액은 무려 10조원이다. 파업 때문에 나라 경제가 멍든 것까지 고려하면 유·무형의 피해 규모는 짐작하기 어렵다. 듣기 싫겠지만, 현대차 노조는 이쯤에서 냉정하게 세계시장을 바라봤으면 한다. 현대차보다 규모가 큰 GM·포드·폴크스바겐 같은 회사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람을 줄이는 추세다. 올해 세계 1위를 꿈꾸는 도요타는 한해 1조엔대의 흑자를 내면서도 지난 5년간 월급 한푼 안 올렸다. 현대차는 어떤가.1인당 생산성이 차량 대수로 따져 도요타의 절반이고, 매출 기준으로는 35%밖에 안 된다. 그러면서 월급은 지난 5년 동안 매년 8% 이상 인상했다. 현대차의 경영환경도 여의치 않다. 원·달러 환율이 1원 떨어지면 120억원을 앉아서 손해본다고 한다. 올해는 고환율 손실만 2조원 이상 예상된단다. 영업이익률은 갈수록 열악해져서 지금은 5%도 어려운 처지다. 최고 경영진의 사법처리 문제도 걸려 있다. 그야말로 노사가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곧바로 수렁에 빠질 수 있다. 이런 마당에 노조는 파업을 연례행사로 여기고, 잘못을 지적하는 언론에 대고 “지역신문 정도는 밥줄을 끊어 놓겠다.”“허튼 소리하는 기자들 명단을 적어서 본때를 보이겠다.”는 둥 위협을 예사로 한다. 대단한 권력이다. 이러다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먹는 게 아닌지 조마조마하다. 자동차산업은 연간 전체 수출액의 13%(300억달러)로 국민을 먹여 살리고, 나라경제를 떠받치는 기둥 아닌가. 그 중심엔 현대차 근로자들이 있음은 물론이다. 노조가 땀흘려 일한 덕분에 회사가 성장해 온 측면을 모르는 바 아니나, 행태를 보면 실망스럽다. 현대차가 세계 일류기업으로 남느냐, 나락으로 떨어지느냐는 노조가 하기 나름이다. 이제는 좀 글로벌기업의 노조에 걸맞은 인식과 행동과 품격을 갖춰 줬으면 한다. 회사와 사회, 나라를 생각하고 나아가 세계를 품에 안는 성숙한 면모를 보여 주길 바란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모기야, 나 좀 미워하면 안되겠니?

    모기야, 나 좀 미워하면 안되겠니?

    장마철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여름밤의 불청객 모기. 한낮 무더위에 지쳐 간신히 밤잠을 청하려는데,‘앵∼앵∼’하며 ‘야간 공습’을 감행한다. 반사적으로 손바닥을 휘둘러 내리쳐봐야 허탕치기 일쑤다. 더욱 짜증스러운 것은 유독 얼굴 주변에서 맴돈다는 사실. 이럴 때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 ‘모기퇴치기’다. 매캐한 연기의 모깃불과 모기향, 살충제 수준을 넘어 요즘은 전자파나 초음파를 이용한 최신 기구들이 일반화됐다. 그러면 이런 기구들에는 어떤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는 걸까. ●젖산·이산화탄소등 냄새 좋아해 인체로 접근 모기 등 날벌레는 후각을 통해 동물의 몸에서 나오는 냄새와 이산화탄소 등을 감지한다. 특히 모기는 심한 근시이지만 후각은 매우 잘 발달해 있다. 특히 모기는 젖산 냄새를 좋아하는데,20∼30m 밖에서도 맡을 수 있다. 이산화탄소는 10m 밖에서도 알아챌 수 있다. 모기가 얼굴로 몰려드는 이유는 얼굴에 상대적으로 젖산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특히 코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얼굴 주변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공기중 평균 농도보다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등산할 때 땀을 뻘뻘 흘리면 하루살이(날파리) 등 날벌레들이 새까맣게 얼굴 주위로 몰려드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숨을 거세게 몰아 내쉬면서 얼굴 주변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진다. 특히 유산소 운동을 하면 얼굴 등 피부에서 땀과 함께 젖산이 많이 나온다. 모기 등 날벌레는 땀냄새, 발냄새, 아미노산 등의 냄새를 좋아한다. 또한 여성호르몬을 좋아해 피부로 발산되는 여성호르몬의 냄새를 맡고 달려든다. 후각의 발달 이외에 모기는 온도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심한 근시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몸에서 발산하는 열을 통해 모기는 10∼20m 거리에서도 사람을 감지해낼 수 있다. 미국 농림부와 플로리다대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사람 몸이 지방을 태울 때 생기는 아세톤이나 박테리아가 단백질을 분해할 때 생기는 이염기이황화물도 모기를 유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뚱뚱한 사람은 대사작용이 활발한 경우가 많아 ‘유인물질’이 많이 분비돼 모기에 잘 물린다.”고 설명한다. ●살충제는 날개근육 수축·호흡기능 마비시켜 초음파를 이용해 모기를 퇴치하는 방법이 최근 많이 쓰이고 있다. 피를 빠는 모기는 암컷인데, 암컷은 여름철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본능적으로 수컷을 피하게 된다. 암모기는 통상 평생 단 한 차례 교미할 때만 수모기를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다. 이같은 점에 착안, 수모기의 날갯짓 소리 대역인 1만 2000∼1만 7000㎐의 초음파를 발생시켜 암모기를 불안하게 해 쫓아낸다는 것이 초음파 모기 퇴치기의 원리다. 수컷의 소리는 초음파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전자)모기향이나 뿌리는 모기약에서 살충제로 사용되는 화학약품은 다양하지만, 곤충의 신경 작용을 방해하는 공통점이 있다. 살충제를 모기를 향해 뿌리면 날갯짓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모기의 근육과 신경이 만나는 부위에는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많이 분비된다. 이것은 근육을 수축시켜 날갯짓을 하도록 기능하며 효소(콜린에스터라제)에 의해 분해된다. 그런데 살충제 성분이 침투하면 효소의 작용을 멈추게 한다. 때문에 아세틸콜린이 분해되지 않고 누적된 탓에 날개 근육이 계속 수축돼 날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살충제 성분은 호흡 기능을 하는 근육을 마비시킴으로써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따끔’하고 아픈 느낌과 동시에 피부에 앉은 모기를 쫓아봤자 이미 한참 포식을 하고 난 다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이유는 모기는 물 때 침에 담긴 진통제와 혈액응고를 막는 성분을 우선적으로 동물의 혈관에 집어넣기 때문이다. 또 물린 부위가 가렵고 뻘겋게 부어오르는 이유는 백혈구들이 몰려와 ‘히스타민’성분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히스타민은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흐르는 피의 양이 많아지도록 해준다. 백혈구 항체가 더 많아져 상처를 빨리 낫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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