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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남성]직장에서 성별을 바꾸고 싶을 때

    [여성&남성]직장에서 성별을 바꾸고 싶을 때

    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해 고된 직장 생활을 견뎌야 하는 것은 여자나 남자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말처럼 직장 내에서 내가 더 힘들고, 상대가 부러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다. 남자는 여자보다 더 힘든 일을 하는 것 같아 짜증나고, 여자는 남자가 더 대접받는 것 같아 아쉽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 여자와 남자가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한 ‘상대적 박탈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직장 생활에서 어떨 때 여자는 남자가 부럽고, 남자는 여자가 부러울까. 각각 다른 직종에 몸담고 있는 여(女)와 남(男)의 솔직한 속마음을 들어봤다. ■ 눈치보는 퇴근시간 답답하君 ● 회식자리 상사대접 골치 아파 기업 연구원에 근무하는 김모(31)씨는 퇴근이나 회식 때만 되면 그저 여자로 변신하고 싶다. 오후 6시만 되면 눈치볼 것 없이 짐 싸들고 휙 일어서는 여직원이 부럽기 때문이다. 회식 때도 여직원은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는 핑계로 ‘상사 접대 노동’에 남자만 동원되기 일쑤다. “남자는 아무래도 군대에서부터 스스로 주눅드는 게 몸에 배다보니 상사가 눈치를 주지도 않는데 ‘칼퇴근’을 못하고, 회식 때도 미적거리다 빠지겠다는 말도 못하죠. 여직원이 주말에 휴가를 붙여서 해외여행까지 다녀오는 걸 보면 나도 차라리 여자가 됐으면 싶어요.” 지난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서울의 한 구청에서 일하고 있는 윤모(30)씨는 같이 일하고 있는 여자 공무원이 마냥 부럽다.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만 하면 인생에 꽃이 필 줄 알았던 윤씨였다. 하지만 일은 늘 산더미처럼 쌓였고,‘출세’를 위해선 남보다 한 시간이라도 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몰려왔다. 상사와의 회식 자리도 절대 빠질 수 없고 결혼을 준비하기 위해 집을 장만하려면 재테크에도 신경써야 한다. “요즘 여자 공무원이 신붓감 1위라고 하니 동료 여직원은 합격 이후에는 승진에 별로 신경쓰지 않고 ‘칼퇴근’한 뒤에 자기계발이나 여유있는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살더라고요. 이상한 짓만 하지 않으면 평생 해고당할 염려도 없으니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 직업상 여자가 훨씬 더 유리하다고 느낄 때 영업사원 이모(29)씨는 업무상 여성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점이 부러워 여자가 됐으면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평소 남성을 대상으로 영업을 다니는 이씨는 최대한 부드럽게 고객을 대하지만 아무래도 상대가 딱딱하게 느끼는 때가 많다. 하지만 동료 여성은 같은 사람과 만나도 좀더 길게 대화하고, 보다 쉽게 식사 자리도 갖는 등 관계를 잘 풀어나갔다.“아무리 열심히 해도 여자만이 할 수 있는, 묘한 그런 게 있더라고요.” 광고 회사원 나모(30)씨도 마찬가지다. 광고를 제작하기 위해 배경으로 깔게 되는 영상 제작이나 상황에 걸맞은 카피를 만들 때 여성이 훨씬 더 세련되고 감각적이라는 생각이 든 게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화장품이나 패션 쪽 광고 제작 의뢰가 들어왔을 때 남자 직원은 거의 꿀먹은 벙어리처럼 있어야 할 때가 많다. “아무래도 감성적인 측면에서는 여성이 훨씬 뛰어난 측면이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럴 땐 여자로 태어났으면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곤 하죠.” ● 시험에 유리한 예쁜 글씨, 도저히 안나올 때 변호사 서모(34)씨는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 가끔 여자였으면 좀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손글씨로 시험을 치러야 하는 사법시험의 특성상 예쁜 글씨체가 점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펜글씨로 필체 연습까지 했다. 하지만 이미 손에 익은 글씨체는 별 발전이 없었다. 주변의 여성 고시준비생은 대부분 예쁜 글씨로 답안지를 써내려가 그저 부러움만 안겨줬다.“법조인은 일의 분량에서나 사건의 까다로움에서 남녀 차별없이 동등하게 일을 하는 편이지만 시험준비 때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니 글씨 잘 쓰는 여자가 돼 시험을 치르고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았죠. 어릴 때부터 예쁘게 보이고 싶어하는 여성의 꾸준한 글씨 연습을 뒤늦게 따라가려니 이미 늦었더라고요.” 경찰 공무원 김모(35)씨는 자기가 맡은 업무 외에 유명 인사 경호나 집회 시위 폴리스라인 등의 동원 업무를 나가야 할 때 여직원이 마냥 부럽다. 주요 경호 업무가 주어졌을 때 형사계에 있는 여경이라도 동원되지 않는 일이 많은데다 최근 여경들로 폴리스라인을 만드는 ‘립스틱라인’이 사실상 폐지되면서 폴리스라인 동원 업무도 고스란히 남자 경찰만의 일이 돼버렸기 때문이다.“주업무는 아니지만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불평하기 힘들고, 괜히 치사해 보이기도 하니까 말을 꺼내지도 못하죠. 그럴 땐 차라리 여경이 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또 다른 경찰 공무원 서모(33)씨는 여성 범죄자를 심문할 때 여자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털어놨다. 최근엔 지능범이 많아 피의자 심문 조서를 꾸밀 때 머리 굴리는 소리가 다 들리지만 여성의 마음 속을 읽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범죄란 게 남자 여자 차이가 있겠습니까만, 가끔 여성 범죄자와 머리 싸움을 할 때 내가 여자라면 이들의 심리를 좀더 꿰고 한 발 앞서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죠.” ● 여자가 아니라 다행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남자로서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직업도 있다. 항공사 파일럿인 김모(34)씨는 오존층 위로 비행하는 시간이 많아 걸러지지 않은 방사능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늘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쓴다. 여성 파일럿에게 처음 비행을 배워 섬세한 항공 운항술에 여성이 유리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했지만 방사능이 자칫 잘못하면 ‘불임’이라는 불행을 낳을 수가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몇몇 여성 동료가 위험에도 불구하고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짠할 때가 많죠. 어쨋든 제가 남자로서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꽉 조이는 유니폼 괴로운 Girl ● 머리부터 발끝까지 규제받다니… 은행원 김모(26·여)씨는 유니폼을 입고 있는 자기 모습을 볼 때마다 남자 행원이 되고 싶다. 남자 행원과는 달리 여자 행원은 꼭 유니폼을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은 여자 행원의 복장과 두발을 엄격히 단속(?)한다.“물론 고객에게 신뢰를 줘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남자 행원도 항상 정장을 입어야 하죠. 그러나 남자 행원에게는 여자 행원 만큼 까다로운 복장 규정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여자 행원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다 규제받고 있죠.” 김씨는 예쁜 정장을 입고 일반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이 여간 부럽지 않다. 모두 같은 유니폼을 입고 일한다는 사실이 마치 고등학교를 다시 다닌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은행에서 여자 행원에게만 유니폼 규정을 두다 보니 여자 행원은 황당한 일을 겪기도 한다. 은행원 강모(26·여)씨는 고객이 유니폼을 입고 있는 여자 행원과 그러지 않은 남자 행원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다르다고 울분을 토한다.“같은 직급이라도 여자는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직급을 낮게 봅니다. 그러니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고객이 많죠. 어떤 손님은 유니폼을 입은 제 모습을 보고 ‘고등학교 밖에 안 나와 은행일 하고 있냐.’고 비웃기도 합니다. 고객에게 화를 낼 수도 없죠. 그냥 웃는 얼굴로 ‘아닙니다. 고객님’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니폼 하나에도 ‘남녀차별’이 깊숙이 배어 있는 겁니다.” ● “남자처럼 편한 자세로 일하고 싶어요” 대기업 회사원 김모(27·여)씨는 편한 자세로 일하는 남자 동료를 볼 때마다 남자가 되고 싶다. 여자 사원은 남자 사원과는 달리 조신하고 품격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여성스럽지 못한 여자’로 눈밖에 나기 때문이다.“남자는 모를 거예요. 직장에서 여자가 행동에 얼마나 많은 제약을 받는지. 남자는 괜찮지만 여자는 안 되는 행동이 수도 없이 많아요. 대표적인 게 앉아 있는 자세죠.” 평소 다리를 떠는 버릇이 있는 대기업 회사원 조모(27·여)씨는 상사에게 ‘여자가 다리를 떤다.’고 가끔 지적을 받는다. 그러나 다른 남자 직원은 다리를 떨어도 별로 지적을 받지 않는 게 의아하다. 칸막이가 쳐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이 불편하게 여길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러나 왜 여자는 남자와 달리 행동 하나하나를 통제받고 조심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조씨는 모르겠다고 한다. 조씨는 이를 ‘군대 이야기’에 비유한다.“남자들 군대 얘기 많이 하잖아요, 이등병 때 고참 눈치보느라 ‘각잡고’ 앉아 있었다고. 그래야 ‘이등병다운 자세’라고요. 여자는 평생 이등병입니다. 항상 ‘여자다운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하잖아요.” 회사에서 영업직으로 근무하는 주모(27·여)씨는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마다 남자가 되고 싶다. 결혼 후에도 계속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생명’이 짧은 영업직원의 특성상 결혼은 큰 ‘타격’이 된다.“여자는 결혼하면 남자보다 더 가정에 헌신해야 하잖아요. 아이도 낳아 길러야 하고 신경쓸 게 많죠. 일을 계속하고 싶은데 결혼하면 제 꿈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주씨는 뛰어난 영업실적으로 우수 사원만 갈 수 있는 해외연수까지 다녀왔다. 하지만 주변에서 ‘여자는 결혼하면 영업직으로 계속 성장하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최근 임신 때문에 영업을 그만두고 내근직으로 근무하는 여자 동료에게 쏟아진 뒷말도 주씨에게 교훈 아닌 교훈이 됐다. 계속 일하고 싶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이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제가 원하는 영업직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남자라면 이런 걱정 하지 않고 일에만 전념할 수 있을 텐데요.” ● 그 ‘좋다는’ 전문직도 여자는 서럽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산부인과 전공의로 일하는 이모(31·여)씨는 전공을 선택했을 때 정말 남자가 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아무래도 ‘여자’라는 굴레 때문에 산부인과를 선택한 이유가 강했다.“경쟁력을 따지는 시기에 그래도 남자보다 유리한 게 산부인과밖에 없더라고요. 안과나 피부과 같은 인기 직종은 여자를 잘 뽑지 않는다는 말도 있고요.” 이씨는 인턴시절에 황당한 경험을 했다. 지난해 7월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중 치료를 받으려던 환자가 ‘남자 의사 없냐.’고 물었던 것. 이씨는 이 날의 충격이 꽤나 컸다.“아직 우리 사회에는 의사와 같이 중요한 직업은 남자가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나봐요. 적어도 산부인과 환자는 이렇게 면박을 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나마 직장내 여성 차별이 적다는 교사도 할 말은 많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김모(26·여)씨는 아이들을 맘껏(?) 혼내지 못할 때 남자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절실하다. 평소 학생이 남 교사와 달리 여 교사를 무시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아이들이 남자 선생님은 무서워하지만 여자 선생님은 우습게 봐요. 반항 때문에 불쾌한 일도 겪고 상처도 많이 받아요.” 지난해 12월에도 김씨는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수업시간에 떠드는 학생들에게 “조용해”라고 말했지만 “떠들지 않았다.”,“선생님이 잘못 들은 것이다.”라며 투덜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남자 선생님이라면 그런 반응이 나오지 않았겠죠. 무서워 하니까요. 여자 선생님을 무시하는 아이들이 커서는 어떻겠어요.”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女談餘談] 감기약/전경하 경제부 기자

    진짜 춥다. 추우면 몸의 저항력이 떨어져 감기에 잘 걸린다더니…. 추위가 질색인 데다 기침·가래에 오한까지, 딱 며칠만 쉬고 싶다. 하지만 병원을 찾아 처방전을 받고 약을 사먹는다. 가끔 의사가 주사라도 한방 주면 더 빨리 낫는 거 같다. 감기는 “약 먹으면 2주, 약 안 먹으면 14일이 걸린다.”고 한다. 같은 기간이지만 숫자가 많이 다르다. 약을 먹으면 그럭저럭 일할 수 있다. 국내 유럽계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아는 사람이 본사로 1년간 교환근무를 갔다 왔다. 그곳에서도 감기에 걸렸다. 약국에서 감기약을 찾으니 두통약만 주더란다. 그거라도 먹고 한국에서처럼 출근했다. 처음에 의아해하던 직원들이 시간이 지나니까 수군거렸다. 감기 걸리면 며칠 쉬는 것이 그곳 관행이다. 한국에서 온 ‘이상한’ 직원 때문에 노동권이 훼손됐다고 불편한 심기를 대놓고 드러냈단다. 노동권, 일하는 권리인 줄만 알았는데 아플 때 쉴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우리나라에서 감기로 며칠 쉰다면? 글쎄, 자리 보전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조직 내에서 찍히기 십상이다. 딸 둘을 가진 중견기업 여성 임원. 자기 부서 여직원이 출산에 이어 1년 육아 휴직을 가겠다는 말에 “차라리 관두지!”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더란다. 신생 부서라 가뜩이나 일이 많은데 여직원이 정규 TO로 잡혀있어 인원 보강이 어렵기 때문이다. 다들 일에 허덕인다. 누군가 빠지면 그 일을 다른 사람이 해야 한다. 하루 이틀은 버티지만 시간이 지나면 짜증이 난다. 외환위기 이후 조직을 효율화한다면서 구조조정이 실행돼 일들이 늘어났다. 회사 중심의 분위기까지 합쳐져 개인이나 가정은 뒷전이기 일쑤다. 그런데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다. 일을 나눌 수는 없을까. 약의 남용도 줄어들고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낼 수 있을 거 같다.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돈을 쓰더라도 회사 중심의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고 한다. 일본은 재정을 투입, 여러 대책을 실행했다. 하지만 출산율이 아직 1.3명대다. 전경하 경제부 기자 lark3@seoul.co.kr
  • 행복을 만드는 생각웃기

    “우리 치아 중에 가장 마지막에 나는 치아는 무엇일까요?” 사랑이도 뻐드렁이도 아니고 ‘틀니’라고 합니다. 우스개 소리인데 올해 70살이신 저희 어머니는 틀니를 하고 계십니다. 치아가 좋지 않아서 하나씩 빠지던 치아가 아예 하나도 남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틀니를 사용합니다. 그래서인지 저희 6남매 형제자매들도 모두 치아가 좋지 않습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부터 어금니가 흔들거리고 썩어서 금니를 씌워야 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금니를 하고 나서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왠지 부담을 느꼈습니다. 입을 크게 벌리고 말할 때나 크게 웃을 때는 왠지 금니가 보일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하기까지 했습니다. 제 생각에 이를 닦지 않아 이가 썩어서 금니를 했다는 오해를 받을까봐서 스스로 움츠려들었던 거죠. 이 금니와 함께 어렸을 때 또 하나 말못할 고민은 까만 얼굴피부 때문이었습니다. 제 얼굴이 남들보다 까맣기 때문에 친구들은 종종 저를 시커먼스라고 불렀는데 솔직히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어렸을 때부터 번쩍이는 금니와 까만 피부로 인해 큰 열등감에 시달렸습니다. 왜 난 튼튼한 치아를 갖지 못했을까? 왜 내 피부는 지저분하게 까만 피부일까? 라는 생각으로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당연히 사람 만나는 것이 짜증나고 만나더라도 왠지 내 까만 피부와 치아를 욕하는 것 같아 마음은 언제나 바늘방석이었죠. 하지만 20살이었던 어느 날 한 잡지를 보는데 놀라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바로 까만 피부가 우성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까만 피부가 생물학적으로 하얀 피부보다 더 잘낫다는 말입니다. 그 한마디에 제 피부에 대한 열등감은 신기하게도 싹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하얀 피부를 가진 사람을 보면 오히려 불쌍하게 보였습니다. 신기하게도 하얀 얼굴이 엄청난 동경의 대상에서 동정의 대상으로 바뀌어버렸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에 치과에 간 일이 있는데 의사선생님이 말 한마디 때문에 치아에 대한 열등감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치과 의사선생님이 제 치아를 보더니 말하더군요. “우와 부자네요. 입안에 금은방을 차리셨네요.” 그 말 한 마디에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후에 사람들에게 떳떳하게 말합니다. “저 현금부자입니다. 전 입안에 금은방 차렸습니다.” 이 말에 사람들은 크게 웃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단점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 인생의 진정한 고수라는 것을 그때 배우게 되었습니다. 제 아내는 키가 작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152cm의 키에 몸무게는 65kg까지 나가 여자 몸으로서는 약간 뚱뚱한 편이었지만 언제나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키가 작은 것이 아니라 남들의 키가 큰 것이다. 뚱뚱한 것이 아니라 남들이 날씬한 것이다”. 가끔은 이렇게 말합니다. “난 이래봬도 연비가 좋습니다 왜냐하면 작고 뚱뚱하니깐 잘 굴러갑니다.” 사람들은 세상을 바꾸려고만 합니다. 그러다 제 입맛대로 바꿔지지 않는 세상을 원망하며 쓰러지며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 생각 하나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뀝니다. 결국 세상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결정됩니다. 저는 현재 웃음치료사와 유머코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을 찾아준다는 것은 단순히 한번 더 웃게 하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올바르고 즐겁고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기 위해서는 첫째, 자주 많이 웃는 것이 필수입니다. 웃게 되면 신기하게도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합니다. 자기의 단점이나 아픔보다는 장점이나 기쁨만을 보게 만듭니다. 두 번째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무리 웃는다 해도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우선되지 않는 웃음은 하릴없는 몸짓에 불과합니다. 자기 자신을 조금만 더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치유가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세 번째는 행복한 말을 하는 것입니다. 말은 우리의 생각을 꿰는 하나의 틀로서 우리는 말의 지배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나는 행복해”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사랑”, “우정”, “기쁨”, “장미”, “희망”, “아들”, “행복”, “웃음”, “감사”, “대단해”, “당신이 최고야” 등의 말은 그 자체로 행복의 파동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긍정적 파동은 부정적인 생각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합니다. 세상 사람은 모두 자신만의 아픔을 가지고 삽니다. 진정한 행복은 아픔없이 사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보며 더 많이 웃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긍정적인 사고는 생각웃기의 정수입니다. 이번달에도 행복하세요. 하하하! 최규상의 유머발전소 [유머퀴즈] 1. 아기가 태어나면 우는 이유는?........................................ 밥줄을 끊어놔서.. 2. 슈퍼맨의 가슴에 있는 S자는 무엇의 약자일까요?...................스판 3. 플레이보이 들이 가장 즐기는 놀이 감은?.......................................... 바람개비 4. 먹으면 죽는데 모든 사람들이 결국 먹고 죽는 것은?................................ 나이 [추석과 송편] 제가 어제 교회에서 들은 유머인데요 옛날 시골마을에 지능이 좀 모자라 세상을 편하게 사는 분이 계셨는데 추석 때 송편을 빚어 놓은걸 찌지도 않았는데 집어먹더니 혼자 중얼거렸다. “이 송편은 속은 익었는데 겉이 안익었네.” [파바로티는 어느 집 자손?] 얼마 전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몇일 전에 타개했는데요. 그는 어느 집 아들이었을까요? 4번 1) 휘파람을 잘 부르는 노래방집 아들 2) 경극을 좋아하는 중국집 아들 3) TV드라마를 좋아하는 전파사집 아들 4) 오페라를 좋아하는 빵집 아들. 5) 인터넷 게임을 좋아하는 PC방집 아들 [메뚜기와 하루살이] 메뚜기가 길가던 하루살이를 때렸다. 그러자 하루살이는 자기 친구들 20,000마리를 데리고 메뚜기에게 복수하러 갔다. 하루살이들이 메뚜기를 포위하고 마지막 소원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다. 그러자 메뚜기가 소원을 말했다. “내일 싸우자.” [맹인부부] 맹인남편이 개안 수술을 했는데 수술이 성공적이어서 드디에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처음으로 부인의 얼굴을 보자 이렇게 말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그러자 엉겹결에 부인이 대답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글 최규상 웃음치료사, 웃음코치, 한국유머전략연구소 소장 월간 <삶과꿈> 2007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발 좀 빌려주세요

    발 좀 빌려주세요

    이곳에서 일한 지 벌써 석 달. 처음 발 들여놓을 때를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난다. 나는 우울증으로 삶이 버겁고 싫었다. 삶에 아무런 의욕도 없었다. 이놈의 우울증에서 벗어나려면 밖으로 돌아다녀야 한다는데 성격상 어딜 돌아다닌다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교회에서 일자리를 준다고 옆집 친구가 가보라고 해서 왔는데, 발마사지를 하라고 했다. 싫기도 하고 짜증도 났지만 낮에 시간 때울 곳이 마땅치 않던 나는 ‘에이 다른 사람도 하는데 한번 견뎌보자’ 하는 마음으로 버텼다. 가르치는 선생님이 처음에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데, 발을 내미는 사람이 흔치 않을 거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사람이 자신의 발을 만진다는 것이 그리 내키는 일은 아니다. 냄새도 날 것이고 모양새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자기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선생님이 말하길, 그럴 때는 “발 좀 빌려주세요” 하고 부탁하란다. 배우기 시작할 땐 여러 사람에게 발을 빌려달라고 떼쓰면서 연습을 했다. 그 후엔 한 달 넘게 발마사지 봉사가 진행됐다. 발마사지 요금을 받아 그 돈으로 가난하고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단체라고 했다. 일을 하다 보면 여러 사람의 발을 만나게 된다. 냄새 나는 분, 발가락이 휜 분, 발바닥이 딱딱한 분… 뇌졸중으로 반신불구가 되신 분들도 오시는데 이분들의 발은 대리석처럼 차갑고 단단하다. 몇 달 되진 않았지만 얼굴과 발은 서로 상반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외모는 참 예쁘고 고상한데 발을 보면 그간의 고단한 삶이 보이는 것 같은 발이 있다. 그런 발을 보면 붙들고 기도를 한다. 놀랍게도 어떤 병원을 찾아가도 효과가 없던 우울증이 이젠 사라졌다. 교회로 출근할 때마다 ‘오늘은 어떤 분이 날 기쁘게 해주실까’ 기대가 된다. 얼굴도 많이 밝아졌고 신경질을 부리는 일도 없어졌다. 남의 냄새 나는 발을 만지며 나의 삶이 바뀐 것이다. “여러분, 이곳에 많이 오셔서 발 빌려주시고 좋은 일도 하세요.” 2008년 1월
  • [영화리뷰] 뜨거운 것이 좋아

    [영화리뷰] 뜨거운 것이 좋아

    “여자에겐 절대 들켜선 안될 세 가지가 있다. 바람, 주름살 그리고 속마음.”(영화대사중). 하지만 여기 자신들의 본능에 꽤 솔직하려 노력하는 세 여자가 있다.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는 10대,20대,40대를 대표하는 세 주인공의 사적인 연애담을 경쾌하게 그린다. 지난 2003년 29세 여성들의 ‘쿨’한 인생관을 담은 영화 ‘싱글즈’로 트렌드를 선도했던 권칠인 감독은 이번엔 ‘뜨거운’ 이야기를 들고 5년 만에 관객 앞에 나섰다. 형식은 옴니버스식이지만, 내용은 성장영화에 가깝다. 모텔에 처박혀 1년째 엔딩만 고민하고 있는 시나리오 작가 아미(김민희). 일도 안 풀리는데 자기보다 갑갑한 남자친구 원석(김흥수)을 보면 한심하다. 못 이기는 척 나간 선 자리에서 유머만 빼고 모든 게 완벽한 회계사 승원(김성수)을 만나자 아미는 혼란에 빠진다. 잘나가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영미(이미숙)는 불혹의 나이에도 자신의 일과 사랑을 뜨겁게 즐기는 싱글맘이다. 거침없이 덤비는 매력에 끌려 연하남 경수(윤희석)와 연애를 시작하지만, 바로 폐경기라는 불청객이 날아든다. 별것 아닌 일에도 짜증이 나고 더웠다가 추웠다를 반복하는 그녀는 이것이 사랑인지 갱년기 증상인지 분간이 힘들다. 공사다망한 엄마 영미와 이모 아미를 챙기느라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는 고등학생 강애(안소희). 그녀의 고민은 3년째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 호재(김범)와의 스킨십이다. 급기야 강애는 브라질에서 온 친구 미란(조은지)과 ‘뽀뽀 연습’을 하기에 이르지만, 문제는 엉뚱한 데서 발생했다. 호재와 통해야할 전기가 미란과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이 영화는 지난해 4월 첫 촬영 때는 감독의 유명세로 주목을 받다 개봉즈음에 이르러서는 대중문화 코드로 떠오른 ‘원더걸스’ 안소희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독특한 케이스. 세 주인공의 도발적인 연애담은 색다른 느낌을 주지만, 연상녀-연하남 갈등 구조나 ‘사랑이냐 조건이냐’를 고민하는 20대 여성의 모습은 기존 드라마나 영화의 코드를 답습한 부분도 적지 않다. 사랑과 우정을 혼돈하는 10대 사춘기 소녀의 모습을 담았다는 강애의 에피소드는 색다르지만 튀는 느낌도 있다. 다만 이 작품에서 한 단계 성장한 배우들을 보는 맛은 쏠쏠하다. 배우로서 여자로서 한결 성숙한 김민희는 방황하는 20대 청춘 연기를 맛깔나게 소화했다. 이미숙의 30년 연기관록과 스크린에 첫발을 내디딘 ‘새싹´ 안소희의 연기도 신선하다. 이 작품이 새해 벽두 한국 영화의 ‘뜨거운 맛’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15세이상 관람가.17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04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밤 12시30분) 내가 버린 쓰레기는 내가 줍겠다는 생각으로 시작된 클린마운틴 운동. 클린원정대는 2003년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시작으로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들을 청소하고 있다. 히말라야 14좌 중 9번째 산행지로 정한 곳은 네팔 북동쪽에 위치한 칸첸중가. 칸첸중가를 오르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로봇파워(EBS 오후 7시20분) 2년여의 시간을 총정리하는 2007 로봇파워 휴머노이드 왕중왕전. 현재 로봇파워 휴머노이드 랭킹에서 상위를 기록하고 있는 10개팀이 출전해 대한민국 최강 휴머노이드를 가린다. 어려운 미션을 멋지게 수행하는 모습은 물론이고 치열한 격투까지 휴머노이드의 다양한 매력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가자, 선진경제로(YTN 오전 10시30분) 한때 몰락한 제국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영국. 하지만 금융 빅뱅을 거쳐 해가 지지 않는 금융 제국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도쿄와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전통적인 금융 허브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국경이 사라진 금융 자본주의의 시대, 한국의 금융 과제와 가능성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김치 치즈 스마일(MBC 오후 8시20분) 수영이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별 것도 아닌 이야기를 잔뜩 부풀려 호들갑스럽게 떠들어대자, 짜증이 난 연지는 수영의 말을 번번이 잘라 김새게 만든다. 한편, 기준은 산호가 취중에 사람 죽는 것 본 적 있냐는 둥 심상치 않은 말을 해대자, 산호가 생각보다 위험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천인야화(SBS 오후 8시50분) 아빠를 이성으로 사랑하게 되는 딸의 엘렉트라 콤플렉스에 대해 알아본다. 또 능력있는 아내 때문에 자격지심이 극에 달한 ‘못난이’ 남편의 사례를 통해 자격지심 완전정복의 길이 없는지도 알아본다. 남편을 사고로 잃은 뒤 남편이 사망한 시각만 되면 기억을 잃게 되는 여인의 이야기로 ‘기념일 반응’을 짚어본다.   ●윤도현의 러브레터(KBS2 밤 12시15분) 대한민국 대표 록그룹 윤도현 밴드를 만나본다.MC 윤도현이 직접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며 자신의 히트곡들을 들려주는 시간을 갖는다. 맑고 투명한 가을을 닮은 공학 박사 가수 루시드폴의 잔잔한 매력에 빠져본다. 아버지만큼 유명해진 가수 이루, 데뷔 20년차 이상은도 만나본다.
  • [사설] 선택의 날, 꼭 투표합시다

    선택의 날이다. 앞으로 5년 동안 국가의 미래를 끌고갈 새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대통령 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직선 대통령 제도가 부활된 이후 5번째 선거다. 국민들의 선택에 따라 국가와 국민들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지난 20년간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선거의 의미나 무게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 지도자의 성품, 가치관, 이념은 국민들의 삶의 방식이나 일상 실생활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치지 않았는가. 이번 선거전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혼탁의 연속이었다. 후보 경선전부터 그랬다. 의혹 제기·비방·흑색 공방이 난무했고 정당·정치 세력간 이합집산의 혼전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12명의 후보가 나서는 사상 최다 후보의 선거가 됐다. 정책이나 공약대결은 일찌감치 실종됐다. 공약 검증은 경부대운하 시비 정도가 국민들이 기억하는 전부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유권자들로서는 당혹스럽고 짜증스러운 선거판이었다. 더욱이 선거 이틀을 앞두고 국회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특검법안이 통과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선거 후유증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상 최악의 선거라는 지적에 공감이 간다. 하지만 선거전이 아무리 혼란스러웠다 하더라도, 선거를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선거판이 엉망이고, 후보 판단 기준의 진실이 가려지지 않았다 해서 선택의 의무와 권리마저 포기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들의 냉정한 판단과 심판이 절실하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도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뽑아야 한다. 가능한 한 많은 유권자들이 권리 행사의 실천을 보여야, 선택의 결과를 공유하고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그래야 많은 국민들이 당당하게 새로운 정권의 참여자와 비판자로서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다. 선거전의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는 여러가지 부정적 행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가능성도 함께 보였다. 지역주의 탈피, 탈이념의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 계층간 갈등 역시 첨예화하는 양상으로 전개되지 않았다. 후보들의 이전투구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의 의식이 그만큼 성숙하고 돋보였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마무리도 유권자들의 몫이다. 투표장으로 나가자. 나의 소중한 한 표는 새로운 미래를 여는 출발이다.
  • [길섶에서] 은행나무/최종찬 국제부차장

    순도 99.9%의 노랑으로 물든 은행잎을 주렁주렁 달고 있을 때 나는 이 거리의 최고 멋쟁이였다. 눈부신 자태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았다. 더러는 부러운 눈길을 던졌다. 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며 찬사를 보냈다. 수은주가 떨어지면서 겨울을 재촉하는 비바람에 자식처럼 사랑했던 은행잎들이 차례차례 내 곁을 떠나갈 때만 해도 사람들의 눈길엔 그래도 사랑스러움이 배어 있었다. 한동안 사색에 빠지기도 했다. 떠나가려는 계절에 대한 동병상련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고생대 삼엽충의 화석같은 모습으로 쓸쓸하게 서 있는 지금 나는 이 거리의 절대 고독 그 자체다. 모든 것이 떠나가고 남은 것은 빈 가지뿐. 쉼터가 못 되는 곳엔 바람도 새도 더이상 찾지 않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엔 짜증스러움이 담겨 있다. 바람이 날려보낸 검은 비닐이 내 신세를 더 처량하게 만든다. 외로움이 뼛속 깊이 파고든다. 가족들이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는 따스한 아랫목의 풍경이 그립다. 최종찬 국제부차장 siinjc@seoul.co.kr
  • [사설] 앞으로 5년, 유권자가 결정한다

    17대 대통령선거의 부재자 투표가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실시된다. 거소투표자는 19일까지 관할 선관위에 도착하도록 하면 된다고 한다. 사실상 투표가 시작된 셈이다. 이번 부재자투표 대상은 81만여명이다. 전체 선거인수의 2.15%에 해당된다. 비율은 미미하지만 앞으로 5년간 우리나라를 이끌 최고 지도자를 선택하는 선거혁명의 출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이제 선거일이 닷새 앞이다. 국민들과 유권자들은 엄정한 선택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때다. 이번 선거전은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하게 진행됐다. 대선 후보조차 정리되지 않은 기현상이 너무 오래 지속됐다. 대진표 없는 대선을 국민들은 짜증스럽게 바라보았다. 합종연횡과 이합집산을 거듭한 끝에 역대 최다인 12명의 후보가 난립했다. 이전투구, 흑색·비방전만 난무하는 유세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념도, 정책도, 지역 다툼도 아닌 희한한 선거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건 당연하다. 그러다 보니 긴장감이나 관심은 뚝 떨어졌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독주가 계속된 것 역시, 선거전 외면의 한 요인이 됐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민이 진정 주인된 권리를 행사하는 날은 선거일밖에 없다. 이후 국민들은 스스로 선택한 대통령을 믿고 따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선거전이 관심 밖이라 해서 선거마저 팽개칠 수는 없는 이유다.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들의 판단이 중요하다. 그래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름대로 판단의 기준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거대 담론은 차치하고라도, 우리의 삶과 가치를 규정하는 여러 사안을 사려 깊게 비교하고 선택하는 지혜를 보일 때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포기하고 물러서 있다 뒤늦게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나의 주권 포기는 5년의 미래를 방기하겠다는 무책임한 행동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자.
  • [길섶에서] ‘모른다 당’/임병선 체육부차장

    믿기지 않겠지만 ‘아무것도 모른다(Know-Nothing) 당(黨)’이 있었다. 미국의 13대 대통령 밀러드 필모어가 백악관 재입성을 노려 반이민을 내건 이 정당과 손잡았다. 지하철에서 낄낄대며 들여다 보는 책 ‘대통령의 위트’에서 이 대목을 읽고 얼마나 기가 막혔던지. 밥 돌 전 상원의원이 쓴 이 책에는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떠받들리는 에이브러햄 링컨이 유머감각 역시 제일 윗길로 꼽혔다. 정적(政敵)인 스티븐 더글러스가 두 얼굴의 사나이라고 비난하자, 그는 “여러분께 판단을 맡깁니다. 제게 또다른 얼굴이 있다면 지금 이 얼굴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고 맞받았다. 남북전쟁 와중에 링컨이 상세한 전황 보고를 독촉하자 짜증 난 장군이 짤막한 전보를 쳤다.“암소 6마리를 막 포획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링컨 역시 단답형으로 맞대응했다.“우유를 짜십시오.” 그제 대선 2차 TV토론을 봤다. 시쳇말로 ‘드럽게 재미없었다.’우리 정치의 비극은 웃음의 실종에 연유하고 있다. 임병선 체육부차장 bsnim@seoul.co.kr
  • 연말 이런 행동 ‘눈엣가시’

    연말 이런 행동 ‘눈엣가시’

    “이번 연말에는 이런 짓은 하지 맙시다.” 한 해를 정리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운 정을 전하는 연말이다. 성탄절, 송년회 등 설레는 행사와 모임이 잇따르는 요즘. 주위에는 꼭 하지 않아도 되는 행동, 마음에도 없는 성의 표시 등으로 친구들의 빈축을 사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앞으로 그러지 말자고 다짐에 다짐을 거듭해도 절대 사라지지 않는 연말 ‘공공의 적´. 남자들도 싫어하는 ‘꼴불남´, 여자들도 싫어하는 ‘꼴불녀´의 사례에 귀를 기울여 보자. ●“왜 연말정산 때만 되면 갑자기 착해지는건데?” 자동차회사에 다니는 조모(42)씨는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회사 후배의 눈물겨운(?) 효행담에 가슴이 아려오곤 한다.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액을 더 돌려받기 위해서 “올해는 부모님을 내가 모시는 것으로 하겠다.”며 여동생들과 싸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작년에는 네가 모신 것으로 했으니까 올해는 내가 모신 것으로 하는 게 맞잖아?”“넌 부모님한테 얼마나 잘해드렸길래 나보고 뭐라고 하는거냐?”등 ‘효자’치고는 다소 과격한 말투가 후배를 바라보는 조씨의 시선을 더욱 차갑게 만든다. 증권사에 다니는 유모(35)씨는 11월부터 “내가 아는 형이 모 정당의 대변인”이라며 정치 후원금을 내라고 조르는 회사 동기 때문에 심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어차피 10만원 까지는 연말정산에서 돌려받을 수 있으니 10만원을 다 채워내라.”며 후배들에게 후원을 강요하는 모습에 화가 난다. 유씨는 입사동기가 회사 선·후배들을 이용해 자신의 지인에게 후원금을 내게 한 뒤 나중에 ‘콩고물’이라도 떨어지길 바라는 건 아닌가 싶어 괘씸한 생각도 든다고 한다. 은행에 다니는 김모(40)씨는 12월만 되면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거듭나는 회사 후배를 보며 혀를 내두르곤 한다. 평소에는 교회 한 번 안 가는 후배지만 어머니가 다니는 교회에 전화 한 통화만 하면 수백만원 헌금을 한 것으로 적혀있는 교회 영수증이 팩스로 날아오는 ‘기적’을 옆에서 직접 목격하곤 한다. ●“왜 술만 마시면 도덕선생님이 되시는거죠?” 가전제품회사에 다니는 정모(32)씨는 연말 송년회에서 듣게 될 고참 차장의 훈계 레퍼토리만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한 해를 마감하면서 서로 좋은 기억으로 새해를 시작하자는 송년회를 만들자.”는 게 차장의 주장. 물론 술자리 초기에는 다사다난했던 한해에 대한 소회로 깔끔하게 출발하지만 술이 한 순배 돌고나면 모든 부원들이 다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야, 너!하는 짓이 그게 뭐냐?인생 똑바로 살아라. 똑바로!” 정유업체에서 일하는 차모(29)씨는 송년회를 이유로 12월 한달간 합법적 외박허가증을 받았다며 날마다 거래처와 송년회 자리를 만드는 차장이 무섭다. 연말연시를 핑계로 동료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은 채 마음대로 송년회를 잡아놓아 12월만 되면 부부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의류업계에 종사하는 송모(32)씨는 송년회 자리만 되면 부하 직원 모두 집에 못 들어가게 잡아두는 부장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린다.“어차피 나는 집이 인천이라 버스 끊겼으니 다같이 밤새 마시자.”며 남·녀 불문하고 밤새다시피 잡아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취했다고 생각하면 곧바로 대리운전을 불러 가버린다. ●“쓰지도 못하게 할 휴가로 생색은 왜 그리 내는지….” 제2금융권에서 일하는 진모(35)씨는 부장 때문에 화가 잔뜩 나 있다. 올해 유난히 바쁜 업무 때문에 여름휴가도 제대로 쓰지 못한 채 겨울을 맞은 그는 얼마전 회사에서 “올 여름 휴가 못 쓴 사람들을 위해 특별휴가 5일을 제공하겠다.”는 말에 신이 났었다. “윗선에서 안된다는 것을 억지로 만들어냈다.”는 부장의 잘난 척이 그렇게 반가운 적이 없었다. 특별휴가 5일을 다 쓰면 ‘왕따’당한다는 사실 정도는 잘 알던 터라 주말연휴에 이틀만 휴가를 붙여 스키휴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휴가원을 받아 든 부장의 반응에 약 3초간 살인충동을 느꼈다고 한다.“야, 지금이 어떤 땐데 휴가 타령이야. 신청하란다고 진짜 신청하냐?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내 실적까지 가로채 상 받으면 좋아요?” 전자회사에 다니는 오모(32)씨는 최근 부장의 태도에 할 말을 잃었다. 오씨의 회사는 해마다 연말이 되면 직원들의 한 해 실적을 평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베스트 사원’도 뽑아 시상하는데 올해는 오씨의 수상이 유력한 분위기였다. 자신의 제품 아이디어가 회사 수익창출에도 상당한 기여를 했고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가 회사 경영에 직접 반영되는 등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동료들도 오씨에게 “베스트 사원에 뽑히면 한 턱 쏘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오씨는 최근 부장이 본인 스스로를 베스트 사원으로 추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장이 오씨의 사업 아이디어나 보고서 등을 부장 본인이 기획하고 감수한 것으로 보고했던 것. 부장의 보고서에서 오씨는 그저 시키는대로 일한 ‘행동대원’에 불과해 인센티브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연말만 되면 자기 부하직원의 공을 가로채려는 낯 두꺼운 상사들이 어디 우리 부장 하나 뿐이겠어요? 다들 말도 못하고 속병만 앓는거지….” ●“꼭 연말에 사람들 앞에서 망신 줘야하나?” 대학원생 최모(27)씨는 지난해 연말 대학원 동기가 저지른 만행에 가끔은 오싹하기까지 하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커플 동반 모임을 하기로 약속하고는 정작 그는 다른 모임에 나갔다. 때문에 여자친구는 당황한 기색으로 술만 마시다 돌아갔다. 알고보니 그는 여자친구와 확실하게 헤어지려고 일부러 그날을 택해 ‘테러’를 감행한 것. 여친에게도 “미안해, 우리 그만 정리하자.”는 말만 남기고 연락을 끊었다고.“아무리 헤어지려고 마음먹고 한 일이라지만 특별한 날에 다른 사람들 다 있는데서 그런 식으로 망신을 주면 상대방 가슴에 평생 비수로 남게 될 텐데요. 아무리 친구지만 그럴 땐 정말 독한 놈 같아요.”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예수님 생일에 네가 왜 그렇게 난리치는데?” IT업체에 다니는 김모(24·여)씨에게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여고 동창생이 최근 들어 여간 꼴불견이 아니다.“크리스마스 케이크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밤에 제일 잘 팔리듯 여자나이도 24살이 절정”이라며 올 연말을 불태우겠다고 반쯤 미쳐있는 친구를 보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미 크리스마스 이브에 갈 콘서트장, 무도회장은 예약을 다 해둔 상태. 친구들끼리 모여 파자마만 입고 웃고 떠든다고 이름붙은 ‘파자마 파티’를 하겠다고 호텔 예약도 마쳤다. 행사 때 입을 옷과 액세서리도 수백만원 어치를 구입했다.“어떨 때보면 제 친구가 돈을 못 써서 안달난 사람 같아요. 지나치게 돈을 쓰며 온갖 파티를 즐기는 ‘무개념족’ 같아 안타까워요.” ●“송년회가 무슨 ‘전국자기자랑’ 시간이니?” 신문사 기자로 일하는 이모(28·여)씨는 이번 송년회에서 대학 동기의 ‘자기자랑’을 다시 들을 생각을 하니 짜증부터 난다. 방송국 아나운서인 친구는 송년회 자리에서 술잔이 돌기 전부터 “우리 서로 근황을 얘기해보자.”며 운을 떼고는 직장·남친·자동차에 심지어 자기 집 강아지까지, 자랑이 끝이 없다. “내가 얼마 전에 모 단체 홍보대사가 됐거든. 내 미니홈피에 와서 확인해보면 알 수 있어.”,“몇 달 전에 회사 동료 기자가 사내에서 기자상을 받았는데 상을 받으면서 ‘이 상의 기쁨을 함께 누리고 싶은 여자가 여기 있다.’며 나에게 간접 고백을 하는거야.”,“요즘 집 앞에 항상 날 기다리는 남자가 있는데…. 생긴 건 멀쩡한데 그래도 귀찮아 죽겠어.”올해는 어떤 자기자랑으로 무장하고 나올지 겁부터 난다는 이씨는 ‘그 친구가 나오면 모임에 아예 안나가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나이 먹고 이래도 남자들이 늘 집에 데려다 줄까?” 의류회사에 다니는 박모(26·여)씨는 연말만 되면 늘 남자직원들에게 기꺼이 ‘몸을 내던지는’ 선배 여직원 하나가 그렇게 ‘밉상’이란다. 각종 송년회 자리에서 정신을 잃을 때까지 술을 마신 뒤 남자직원들의 부축을 받고 집에 돌아가는 일이 다반사다.“아무리 술이 좋다지만 자기 몸은 자기가 챙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스런 충고에 돌아오는 답변은 “괜찮아, 난 예쁘니까 집에 다 들어가게 돼 있어.”였다. “한 두번도 아니고 술자리에서 서로에게 피해 주지 않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인데…. 남자 직원들도 ‘예쁘니까 다 용서가 된다.’며 받아들이는 분위기라서 대놓고 말하기도 그렇고…. 나이 먹고 미모가 꺾인 뒤에 술 먹고 길거리에서 내팽개쳐지는 경험을 해 봐야 버릇이 없어지겠죠.” ●“평소에는 연락 한 번 없더니…단체문자 한 번이면 끝?” 골프용품점을 운영하는 김모씨(27·여)는 해마다 이맘 때면 날아오는 친구들의 ‘안부문자’가 그리 달갑지 않다. 일년 내내 연락 한 번 없다가 뜬금없이 “메리크리스마스∼”나 “새해 복 많이 받아.” 등의 단체문자 메시지 한 번 보내고는 나중에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경우를 종종 봤기 때문이다.“너 왜 문자까지 보냈는데 내 결혼식에 안 온거니?”,“내가 너 평소에 얼마나 챙겼는데 돈도 안 빌려주고…. 못됐다. 정말” “잊지 않고 문자를 보내줘서 고맙기는 한데요. 뜬금없이 그런 날을 핑계로 문자 보내고는 나중에 갑자기 연락해서 아쉬운 소리를 하는 친구들은 좀 꼴불견이죠. 오히려 나를 그저 알고 지내는 여럿 중 하나(one of them)라는 것만 일깨워줘 ‘우리 관계가 이것 밖에 되지 않았나.’하는 회의감만 심어주거든요.” 변호사 남모(32·여)씨도 연말·연시에 받는 친구들의 연하장을 볼 때마다 보낸 사람들의 진정성이 의심돼 이상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한해가 저물어가는 이때….”,“내년엔 올해 이루지못한….”등 닳고 닳은 말투로 시작하는 연하장. 그것도 자필도 아닌 인쇄된 문자로 채워진 글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혹시 얘가 나한테 뭐 원하는 게 있어서 그런가.” “휴대 전화 번호 검색을 하다가 이름을 지우자니 좀 아까운 생각이 드니까 해마다 이 때가 되면 문자나 연하장을 보내는 것 아니겠어요?관계를 끊기보다는 나중에라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러겠죠. 정말 저에게 관심이 있다면 이럴 때 말고 평소에 전화 한 통만 해 주면 되는 거잖아요. 제가 너무 인간관계를 까칠하게 보나요?그래도 저같이 생각하는 사람들 많을 것 같은데….” ●“분위기 흐릴거면 여기 왜 나온거야? ㅠ.ㅠ” 대학원생 신모(26·여)씨는 연말 송년회마다 꼭 자리를 함께 해야 하는 동료 대학원생 한 명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종교적인 이유로 술을 안마시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다들 즐겁자고 모이는 술자리에서까지 “너희들 너무 이런 자리에서 죄를 많이 짓는 것 아니니?”,“이런 모임이 다 허망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는 등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을 마구 쏟아내 분위기를 깰 때가 많아 난감하다고 특히 신씨를 더욱 가슴아프게 하는 것은 그 친구가 모임이란 모임은 기를 쓰고 빠지지 않으려 애쓴다는 것. “ ‘야, 너 정말 한 잔도 안 마실거냐?´ 라고 물으면 그 친구는 ‘요즘 술자리가 너무 많아서 오늘은 도저히 못 마시겠어.´라고 말해요. 누구는 요즘 술자리 없어서 이렇게 마시나요?술 한 잔 안마실거면 최소한 즐거운 송년회 분위기라도 흐리면 안 되는 거잖아요.”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BBK 보도에서 언론이 잃은 것/금희조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지난 주 검찰이 BBK 관련 이명박 후보의 전면 무혐의 결정을 내렸으나 아직 대통합민주신당에서는 검찰수사에 이의를 제기하며 BBK특검법을 제안하고, 한나라당은 여권이 김경준씨의 송환을 기획했다는 의혹을 내세워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검찰의 발표 훨씬 이전부터 언론은 BBK 의혹에 엄청난 지면을 할애해 보도경쟁을 벌였다. 이제 대선을 일주일 남겨놓고 있다. 유권자들이 언제까지 BBK에 매달리는 정치권과 함께 이에 덩달아 휩쓸리는 언론을 지켜봐야 하는 것인가. 물론 BBK 사건은 유력 대통령 후보의 범죄 관련 여부를 규명하여 유권자의 판단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그 뉴스가치가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BBK 의혹 관련 언론보도는 초기부터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우선 대부분의 언론보도가 사실 여부를 뒷받침하는 합리적 자료나 근거, 정보원의 신뢰성, 정보획득 절차의 합법성, 피해자에게 확인해 보려는 최소한의 노력 등이 결여된 가운데 폭로와 비방을 무분별하게 다루었다는 점이다.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언론은 혐의사실과 수사진행과정에 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알려 독자의 알 권리를 신속하게 충족해 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러나 독자의 알 권리를 위한 언론의 자유가 아무런 제약 없는 마구잡이 보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동안 보수언론, 진보언론 구분 할 것 없이 BBK 사건 보도에 있어 정치 공세적 주장을 무책임하게 그대로 실어나르는 보도태도를 보여줬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사안의 중요성이 지대한 만큼 언론은 책임 있는 자체검증 과정을 거쳐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여론재판이 아닌 공정성과 객관성을 전제로 보도에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 독자들은 김경준씨 가족의 일방적 진술이나 정치인들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혹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내세우는 잡다한 주장보다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했다. 그러나 언론의 BBK 보도는 정치권의 공방에 휩쓸려 어느 한쪽을 편드는 편파성까지 띠고 흥미위주의 보도를 하는 데 그쳤다는 인상을 준다. 유감스럽게도 이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이명박 후보, 정동영 후보, 이회창 후보 그 누구도 아닌 유권자들이다. 아직도 유권자들은 진실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하고 있고, 언론은 올바른 의제설정 기능을 다하지 못한 채 정치공방을 중계하고 범죄혐의자의 목소리를 공공연히 대변하고 있는 형국이다. 서울신문은 BBK 사건과 관련해서 다른 언론매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도의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정책선거 원년으로’ 시리즈를 통해 후보자의 정책 분석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서울신문이 공정한 의견 제시와 사실의 전달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혐의자 혹은 후보자들의 공세를 그대로 전달하는 정치 공학적 보도가 눈에 많이 띈다. 이번 BBK 사건과 지루하게 이어져 오는 네거티브 전략은 정치권과 공권력에 대한 불신의 벽을 다시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정치권에서는 자신들이 눈앞의 이익을 두고 벌이는 진흙탕 싸움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짜증스러운 시선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언론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과 검찰에 대해서뿐 아니라 언론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얼마나 실망하고 신뢰를 철회했는지 깨달아야 한다. 미디어에 나타나는 정치 네거티브는 유권자의 의견형성을 왜곡할 뿐 아니라 정치 냉소주의를 조장하여 정치참여와 투표율을 저하시킨다. 언론은 지금이라도 정치권의 시각이 아닌 유권자의 시각에서 이번 대선을 바라보고 유권자들의 합리적 판단을 도울 수 있는 보도에 충실하기 바란다. 금희조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지방시대] 지저분한 선거를 상쾌하게/최형재 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17대 대선이 이제 8일 남았다. 여드레 후이면 향후 5년 동안 국정을 이끌 대통령이 선택되는 것이다. 임기는 5년이지만 실질적으로 대한민국 몇십년의 설계가 바뀌는 것이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초·중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대학에 들어갈 때 입시제도가 없어질 수 있고, 유지될 수도 있다. 대학생들은 취업의 문이 넓어질 수도, 좁아질 수도 있다. 여성들의 권익 신장 내용도 달라질 것이다. 어르신들의 노령연금액수도 달라진다. 남북 관계도 변화돼 북한 관광이나 이산가족 문제 해결도 달라질 것이다. 지역균형발전 정책 추진도 속도가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모든 분야에 변화가 일어난다. 그럼에도 지금 논쟁은, 당신은 자격이 없고 나만 자격이 있단다. 그러니 유권자들도 어떤 사람이 나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을 발전시키고, 나라를 편안하고 품위있게 할 것인지의 판단보다는 이미지에만 관심을 표명한다. 지역에 있는 사람으로서 대선 후보들의 지역 공약을 보아도 그렇다. 지역공약은 모든 후보가 ‘판박이’이다. 후보 캠프에 자문교수나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지역 공약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나 연구소에서 요청한 현안 사업을 공약으로 짜깁기해 내놓기 때문이다. 지역에 대한 고민이 없고 투자도 하지 않는다.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분권운동을 하는 전문가나 단체가 요구한 지역발전 3대 특별 의제나 10대 대선 의제에는 획기적이고 상쾌한 내용이 많이 들어 있다.1시·도 1로스쿨 정책과 정원 확대라든지 지역 대표성 상원 설치, 국가균형원 설치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후보들은 형식적인 대답만 하고 있거나 심지어 아직까지 대답도 없다. 정쟁거리에는 “나도 있소.”하고 신속하게 나서지만 정책 결정에는 너무 신중하다 못해 움직이지도 않는 것이다. 잠시 눈을 돌려 대통령선거 경선 전과정을 살펴보아도 기억나는 것이 없다. 몇가지 공약을 내놓긴 했지만 이제는 얘기도 꺼내지 않는다. 실현 불가능한 것을 의제 선점용으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거의 1년 동안 있어왔던 당내 경선에서 싸움만 했지 공약은 보이지 않았다. 100명이 넘게 거창한 명분을 걸고 출마를 선언했다가 설명도 없이 출마도 못한 사람들은 정치를 희화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기탁금 5억원을 내고 출마했다 후보 사퇴를 하는 사람들은 왜인지 투명하게 이유를 밝혀야 한다. 그럴 듯하게 포장해 내놓지만 이면에는 다른 거래가 있는 모양이다. 심지어는 협상 과정에서 선거비용 보전까지 주장한 사람도 있다니 출마를 거래로 생각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가능하다면 국가기관이 이런 것은 조사해 주어야 한다. 유권자들은 차별화된 정책을 내놓고 치열하게 경쟁해 서서히 유력한 후보가 부각되고 그 후보 중에서 나와 이해관계가 맞는 후보를 선택하는 상쾌한 선거를 원한다. 그런데 거래나 자신의 지분을 높이는 관점에서 선거를 이용해가니 국민들은 정치를 지저분하게 보는 것이다. 진검승부 8일이 남았다. 선거운동이 지금까지 국민과 유권자를 염려하게 하고 짜증나게 한 빚을 갚으려면 근본과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유권자가 미래를 선택할 수 있게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당과 후보의 정강정책에 맞고 실현 가능한 공약만을 제시해 선택해준 유권자가 속았다는 기분이 들지 않게 해줄 의무가 정치권에는 있다. 이제부터 유권자가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게 솔직한 계획을 내놓아 상쾌한 선거가 되길 바란다. 최형재 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
  • “문인 사진 매달리다 소설 못써 미련 남아”

    “문인 사진 매달리다 소설 못써 미련 남아”

    막걸리잔을 기울이는 천상병, 경제기획원서 집무중인 서기원, 자전거점에서 담배를 피우는 이문구, 산책을 하며 깊은 사색에 잠긴 조지훈…. 멀리 최남선부터 지난달 별세한 하근찬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인들의 창작 모습과 숨겨진 에피소드 등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는 ‘작고 문인 102인전’이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아르코예술정보관에서 열린다. 문학사랑과 한국문화복지협의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문인 전문 사진작가인 김일주(65)씨가 40여년동안 자신이 직접 찍거나 유족으로부터 수집한 작고 문인 102명의 생전 모습을 선보인다. “김지하씨의 출감파티 모습을 찍다가 ‘기관원’으로 오인돼 필름을 빼앗길 위험에 처했지요. 이때 재빨리 필름을 바꿔치기한 덕분에 지금까지 그 사진을 소장하게 됐습니다.” 8만여점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 중에서 선정하다보니 짜증도 났다는 김씨는 “하지만 이 일이 나의 사명이요 보람이라고 생각하니 힘든줄 몰랐다.”고 털어놨다.1966년 현대문학에 단편 ‘산령제’로 등단한 그는 문인 사진 외에도 문인들의 육필원고(1t 분량)와 문인들의 각종 행사 플래카드, 친필 사인(500여점) 등을 소장한 한국 문학사의 산증인이다. “1968년 경기일보 편집부에서 근무할 때 조지훈 시인이 별세했는데, 사진이 없어 너무 안타까웠어요. 이때부터 문인들의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후 독서신문·문학사상 등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문인들의 모습을 앵글에 담다보니 본업인 소설 쓰기는 자연 등한시할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문인 사진에만 매달리다보니 창작을 못해 미련이 남는다.”면서 “전시 작품이 작품 사진이라기보다는 기록 사진인 만큼 예술성은 떨어진다.”고 겸사했다. 문학박물관이 생기면 이번 전시 작품은 물론 소장자료 모두를 기증하고 싶다는 그는 “소장자료를 모두 전시하고 싶었지만 전시공간이 좁아 102명으로 한정한 게 아쉽다.”고 밝혔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월드 사이언스] 우울증 엄마가 기른 아이 사고위험 높아

    우울증에 걸린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가 다칠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신시내티의 어린이 병원 키에란 펠랑 박사팀은 ‘영국의학지’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엄마가 우울증을 겪으면 아이의 안전에 부주의할 뿐만 아니라 아이도 행동장애를 보여 사고를 당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 노동부에 등록된 1106쌍의 엄마와 아이의 1992∼94년 건강자료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엄마의 우울증 정도를 수치로 환산하고 아이들 사고와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우울증 수치가 높은 엄마의 아이는 수치가 낮은 엄마의 아이보다 사고로 다친 일이 2배나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엄마의 우울증 수치가 1점 높아질 때마다 아이가 부상당할 위험은 4%, 행동장애를 겪을 위험은 6%씩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여자 아이보다 남자 아이에게서 더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펠랑 박사는 “남자 아이가 더 많이 사고를 당한 것은 부모가 남자 아이를 덜 보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행동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나쁜 짓을 하거나 짜증을 잘 내는데 이런 아이들이 크면 알코올이나 약물에 중독될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유아 심리백과 펴낸 연세대 의대 신의진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유아 심리백과 펴낸 연세대 의대 신의진 교수

    전혀 다른 남녀가 만나 결혼하고 중년부부가 되면 ‘꼭 오누이 같다.’는 말을 듣게 된다. 왜 그럴까. 행복한 공동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행동 또한 유사해지기 때문일 것이다.‘로렌츠의 법칙’이란 게 있다.1973년 노벨상(생리·의학)을 받은 오스트리아 학자 로렌츠(Konrad Lorenz)에 의해 생겨난 말이다. 로렌츠는 인공부화로 갓 태어난 새끼 오리들은 사람과 1시간만 같이 있으면 어미오리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생후 초기의 본능적인 행동을 각인(imprinting)이라고 불렀다. 각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극에 노출되는 시기가 매우 중요하며 이를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라고 했다. 이처럼 어린 동물들은 처음으로 눈과 귀 그리고 촉각으로 경험하게 된 대상을 부모로 생각하고 따라다니게 된다. 새들의 경우도 생후 50일 동안 경험한 대상을 부모로 알고 쫓아 다닌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사람은? ●조기교육 비판한 책 20만부 이상 팔려 우선 몇가지 문제를 예시해 보자.▲공공장소에서 아이가 대(大)자로 누워 생떼를 부린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아이를 따로 재우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아이에게 조기교육은 과연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어린 아이를 키우는 이 시대의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궁금증들이다. 누구나 그러하듯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예상치 못한 돌출행동에 적잖이 당황한다. 막무가네로 떼를 쓰며 울다가 눈이 뒤집혀지는 광경에 놀라 병원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 부모들은 아이 교육을 위한 ‘시기와 방법’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는 6세 이전에 많은 성장을 하며 70%의 자아가 완성된다.’고 한다.6세 이전의 상황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 때문에 유아교육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가 자란 20년후의 인생을 그릴 수 있다. 그렇다면 이같은 고민을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 어떤 지침은 없을까.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신의진(44) 교수. 칼럼연재와 책자발간 등을 통해 올바른 유아교육이 어떠한 것인지 꾸준히 설파한다. 특히 2000년 조기교육을 비판한 책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를 펴내 20만부 이상 팔리며 많은 부모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또 ‘느림보 학습법’‘아이보다 더 아픈 엄마들’ ‘현명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화법’ ‘현명한 부모는 자신의 행복을 먼저 선택한다’ 등을 잇달아 출간해 베스트셀러 저자로서 위치를 굳혔다. 뿐만 아니라 ‘느림보 학습법’을 제외한 대부분의 저서가 중국어와 일본어로 번역, 출간되면서 국외 초청강의를 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런 그가 최근 600여쪽에 달하는 ‘아이 심리백과’를 펴내 또 한번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소아정신과 의사가 그저 그렇게 펴낸 책이려니 생각하면 오산이다. 신 교수가 직접 두 아이를 키우며 지난 10년여 동안 무려 50만명에 달하는 엄마들의 고민을 상담해 오면서 사례별로 모은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국내 처음으로 집대성했다. 예를 들어 ‘왜 우리 아이는 시도 때도 없이 우는 걸까.’‘지겨운 밥상머리 전쟁, 끝낼 방법은 없을까.’‘우리 아이는 도대체 왜 이렇게 산만할까.’‘말늦은 우리 아이 혹시 발달장애는 아닐까.’ 등 온갖 불안과 고민들을 해결하고 예방법을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말 그대로 21세기 육아의 지침서. ●10여년간 50만명 엄마들 고민 상담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실에서 신 교수를 만났다. 그는 ‘로렌츠의 법칙’을 예로 들면서 “사람은 3년이면 부모의 품을 안다.”면서 6세까지는 부모나 주변의 자극에 의해 인성이 대부분 결정되는 시기라고 했다. 그만큼 유아교육이 중요한데도 우리 사회나 국가정책은 선진국에 비해 훨씬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의 주장과 논리는 철저한 현장경험에서 비롯된다. 한달에 평균 600여명의 부모·아이들과 상담을 하며 예약 대기 리스트만 6개월에 이를 정도로 그의 진료창구엔 북새통을 이룬다. 올 한해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환자 중 전체 진료과목 가운데 두번째로 많은 초진기록을 세울 정도. 그는 “10여년 전보다 상담사례가 다섯배나 늘었다.”면서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증했으며 최근들어 경제사정과 이혼 등으로 무너지는 가정이 많고, 또 학교폭력과 아동 성폭력 등 사회불안 요인들로 인해 아이들의 정서나 성격에 적지 않은 장애가 생겨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학강단과 병원진료 외에 틈틈이 서울 마포에 위치한 ‘해바라기 아동센터’에서 성폭력 피해·가해 아동 등을 상대로 3년째 상담 및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상담하러 온 부모들을 만나면 ‘요즘 애들이 왜그런지 모르겠다.’는 말로 짜증부터 부립니다. 이는 아이의 입장에서, 심리상태를 이해 못해서 그렇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키운다는 뜻이지요. 예를 들어 갓난아이가 열차 안에서 막 울 때 어떤 부모들은 ‘왜 이러니.’ 고함치기도 하고 ‘울지마 아가야.’ 달래기만 합니다. 이때 아이의 귀를 살짝 막아 보십시요. 뚝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아이가 주위 소리에 민감했기 때문이지요.” 아울러 답답한 물건들이 주위에 많으면 아이가 크게 울면서 자지러지게 되는데 이때 엄마의 입장에서 다그칠 경우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한다. 또한 “우리나라 아이들은 6세 이전에 피아노, 발레, 학습지 등 과외만 7개나 시킨다.”면서 이는 아이의 뇌에 엄청난 스트레스만 가중시킬 뿐이다.”면서 엄마들의 조급증으로 아이들에게 조기교육시킬 경우 고문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방해만 안하면 스스로 글자도 익힌다는 것. 즉 아이들은 발달속도에 따라 어떤 것에 관심을 보이며, 이는 곧 뇌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 이때 도와 주면 된다는 설명이다. 학습이 늦어서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 그런데도 경제활동에 쫓긴 나머지 어른들이 설정한 목표와 기준에 맞춰 아이들을 몰아붙이는 것은 아동학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선후보들 육아정책 어른중심적이고 획일적” “17대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내세운 육아정책을 짚어 보면 대부분 획일적이고 어른 중심적 사고로 돼 있습니다.‘발달과학’은 국력과 관계 있으며 노벨상을 탈 수 있는 가장 빠른 분야이기도 하지요. 창의적인 인재발굴은 우리나라가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지름길이며 특히 6세 이전까지의 육아정책이 가장 중요합니다.”사람 중심의 사회에선 유능하면서도 행복하고 타인들에게 공익을 줄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는 것이 신 교수의 거듭된 철학이다. 현재의 대학입시에 편중된 값싸고 질떨어지는 교육정책은 더 이상 진행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보육시스템이 좋은지 나쁜지 아동들의 스트레스호르몬 수치를 재보면 금방 알 수 있다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보육시스템 점검 또한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글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4년 부산 출생. ▲83년 부산혜화여고 졸업. ▲89년 연세대 의과대학 졸업. ▲95년 동대학 박사과정 졸업. ▲96∼98년 미 콜로라도대학 소아정신과 연수. ▲98∼2006년 연세대 의대 정신과 전임강사 및 조교수. ▲06∼현재 연세대 의대 부교수. # 대외활동 해바라기아동센터 운영위원장, 간행물윤리위원회 심의위원,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 전문위원, 청소년위원회 자문위원 등. #주요저서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 느림보학습법, 아이보다 더 아픈 엄마들, 현명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화법, 현명한 부모는 자신의 행복을 먼저 선택한다, 아이 심리백과 등.
  • [열린세상] 일본,미쳤나?/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열린세상] 일본,미쳤나?/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기계 위에 손가락을 대라고 하더니, 카메라로 얼굴 사진을 찍는다. 말로만 듣던 일본 입국 외국인 지문채취의 현장. 한 나라에 입국하는 대가로 인간의 생체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이 나를 매우 짜증나게 만든다. 둘째손가락의 지문을 요구하는 그들을 향해 셋째 손가락을 올려주며 입국장 문을 나섰다. 사실 그 나라가 매력적이라서 입국하는 게 아니다. 그저 방문하지 않을 수 없어 들어간 것뿐이다. 게다가 지문 찍는 게 싫어서 주민증도 끝까지 버티다가 버틸 수 없는 상황에서 겨우 만들었던 사람이다. 그런 내가 같지도 않은 나라에 들어가면서 왜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사람들, 농담하나? 파병을 한 한국이나 일본이나 어차피 부시 대통령의 애완견. 주인이 밉다고 목숨 걸고 개를 테러하는 사람도 있나? 유감스럽지만 테러리스트의 입장에서 볼 때 일본은 테러할 가치도 없는 나라다. 일본 정부는 제 주제를 지나치게 중요하게 본 것 같다. 일본에서 테러가 일어난 적이 있던가? 미국과 유럽의 다른 나라들이 테러를 당할 때에도 일본은 테러리스트들의 관심 영역에서 벗어나 있었다. 게다가 테러가 한창이던 게 언제 적 일이던가? 이라크 전쟁마저 세인의 기억에서 까맣게 잊혀져가는 이 시점에 느닷없이 일본 혼자 호들갑을 떠는 이유가 뭘까? 내가 기억하는 한, 일본에서 일어난 유일한 테러는 외국인이 아니라, 일본인의 손으로 저질러졌다.‘옴 진리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뿌리는 엽기적 테러는 일본인의 작품이었다. 따라서 테러를 방지하는 게 목적이라면, 일본은 애먼 외국인이 아니라 위험한 자국인의 지문을 채취할 일이다. 불법체류자를 막는 목적도 있다고 한다. 세상에 불법체류자 없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가? 웬만큼 사는 나라에는 어디에나 불법체류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어떤 나라도 불법체류자를 막는답시고 지문을 채취하지는 않는다. 외국인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이 반인권적 발상이 일본이라는 나라에서는 상식인 모양이다. 듣자 하니 불법체류자들 중에 성형까지 하고 재입국하는 사례가 있어서라고 한다. 도대체 그 나라에 들어가려고 제 얼굴에 성형수술까지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 몇가지 극단적 사례를 보편적 입법의 근거로 들이대는 그 가공할 황당함에 이르면, 도대체 저 사람들이 제 정신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도대체 누가 그런 법을 만들었을까? 하긴, 일본 정치인들의 꼴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한국정치에서 차라리 희망이 보일 정도다. 제 나라 정치인들이 비싼 세금 받아먹고 이런 한심한 짓을 하는데, 그냥 침묵만 하는 그 국민들은 또 뭔지 모르겠다. 외국인 친구도 없나? 하여튼 산케이 신문 구로다 씨가 제 나라의 민도에 대해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지문채취는 사실 아무 효과도 없는 상징적 제스처일 뿐. 도대체 이런 입법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일본인의 의식 아래에 밖에서 들어오는 이들은 테러리스트나 불법체류자 같은 범죄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틀어박혀 있음을 의미한다. 아무리 세계로 뻗어나가도 일본인의 머리는 여전히 바다로 고립된 열도에 갇혀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일본처럼 입국자의 지문을 채취한다면, 일본인들은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다. 당연하다며 흔쾌히 손가락을 내밀까? 아니면 그들도 남의 나라 정부에 잠재적 범죄자 취급당하는 것을 기분 나빠할까? 전자라면 변태적이고, 후자라면 모순적이며, 어느 쪽이든 한심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인들에 한해 입국할 때 지문을 채취하자는 증기 뿜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거야말로 일본과 같은 바닥수준으로 내려가는 길. 그들 혼자 그렇게 살게 내버려두고, 한국은 계속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상식에 따르는 게 좋겠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 ‘은행 돈가뭄’ 은행이 불렀다

    ‘은행 돈가뭄’ 은행이 불렀다

    은행들이 돈 가뭄으로 아우성이다. 대출 수요가 있어도 자금이 모자라 산업의 동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은행들은 돈이 마르다 보니 대출 심사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고금리 예금 상품 판매나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늘리면서 대출 금리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현재 은행들 일종의 유동성 위기에” “현재 은행들은 일종의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은행 예금이 빠져 나가 펀드나 자산관리계좌(CMA) 등 증권사로 쏠리고, 해외 차입은 거의 안 되고…이런 식으로 가면 예금 금리를 올리는 수밖엔 재간이 없습니다.” 우리은행의 C지점장은 “금리(수익률)를 좇아 증권사로 돈이 몰리는 것을 어떻게 말릴 수 있느냐. 통제 불능 상태 아니냐.”면서 이같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매일 평균 1억원 정도의 부동산 매입용 대출이 이뤄졌는데, 지난 6개월 동안 실적은 10여건에 불과할 정도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다.”면서 “기존 대출자들도 금리가 올라 짜증을 낸다.”고 덧붙였다. 은행 대출 금리는 CD에 연동돼 있고, 과거 저금리 기조때 대부분 변동금리를 택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CD를 많이 발행할수록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올라간다. 채권은 가격과 금리(수익률)가 반비례한다. 국민은행 서울 L지점장은 “돈이 말라 영업하기가 어렵다. 예금을 끌어와야 하는데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대출 수요는 있지만 예금이 안 들어와 자금이 없으니까 엄격히 심사한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자금 부족과 금리 인상의 표면적인 원인은 ‘펀드 열풍’이 가장 크다. 그러나 은행들의 영업 행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김재천 조사국장은 “은행들이 예금에 비해 CD나 은행채 등 시장성 상품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비율이 높아졌다.”면서 “CD 발행 물량 증가로 금리가 올라가면 주택담보대출금리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문제”라고 말했다. 일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연 8%대에 진입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0조원대여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금리 부담은 대략 2조원대가 늘어난다. ●제2 금융권과 경쟁… 예금상품 개발해야 김 국장은 “은행들이 지난해와 올해 이익을 많이 내 자기자본도 늘어나면서 대출 등 영업을 확대하려는 외형 경쟁과 맞물려 CD나 은행채 발행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은행채 비율이 높아지면 시장 상황에 따라 위기가 올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좀 지나치다는 느낌이라면서 제2금융권과 경쟁할 수 있는 예금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은은 그러나 내년엔 은행들의 수익 규모가 올해에 비해 줄어들고 안정적인 경영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금리 인상 행진도 조정 과정으로 보고 있다. 김 국장은 기존 주택담보대출자들의 금리 부담과 관련해선 “변동 금리가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배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선진국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고정 금리 비율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K지점장은 “자금난으로 대출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면서 “대출을 늘리는 등 자산 키우기 경쟁을 하는 은행들도 문제”라고 실토했다. 그는 과거에는 예금액이 100이라면 대출 수요는 70가량이었는데, 요즘엔 역전돼 대출 수요가 100을 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금이 빠져나가는 것에 대한 은행 책임론도 제기했다. 은행 수익을 위해 창구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펀드 상품 가입을 적극 권유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증권사나 은행 자회사의 펀드 상품을 평균 1%대의 위탁 판매 수수료를 받고 판매한다. 특히 수수료를 미리 떼는 선취상품도 있기 때문에 은행 고유의 여·수신(예금과 대출) 업무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오승호 경제전문기자 osh@seoul.co.kr
  • ‘지배권 승계’ 수사대상 4건으로

    ‘지배권 승계’ 수사대상 4건으로

    삼성비자금 특별검사법이 23일 국회를 통과해 향후 처리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특검법은 정기국회 마감일인 이날까지 의원들 간 치열한 정치공방을 벌일 정도로 처리에 진통을 겪었다. 대선을 앞두고 각 당간 힘겨루기 차원으로 변질되면서 ‘대선 면피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뇌물관련 금품제공사건도 수사 삼성특검법은 전날 법사소위에 처리된 원안에 비해 삼성그룹의 지배권 승계와 관련된 수사 범위를 ‘재판과정에 있어서의 불법행위와 수사방치 의혹을 받고 있는 4건의 고소고발사건’으로 명확히 했다.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가짜증인 등 수사·재판 과정의 의혹은 물론 삼성에버랜드와 서울통신기술의 전환사채 발행,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e삼성 회사지분거래 등이다. 특검법은 또 삼성그룹의 불법로비와 관련,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경위와 비자금이 2002년 대선자금 및 최고권력층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의혹 등 일체의 뇌물관련 금품제공사건에 대해서도 수사토록 했다. 특검 대상에 ‘당선축하금’이란 용어를 넣어 2002년 대선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축하금 수수 의혹에 대해 수사를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특검법은 이와 함께 파견공무원을 법사위 소위안의 50인 이내에서 40인 이내로 줄이고, 특별수사관도 40인 이내에서 30인 이내로 줄이도록 했다. 수사기간은 최장 105일로 확정됐다. ●정치권 이해에 따라 특검법 운명 갈릴 듯 이처럼 각 당의 합의로 삼성 비자금 특검법이 통과됐지만 이를 보는 정당간 이해관계는 엇갈린다. 대통합민주신당은 특검법 처리에 앞장섬으로써 이번 대선을 ‘부패 대 반 부패’ 구도로 몰고 갈 수 있게 됐다. 한나라당은 통합신당의 이런 노림수를 견제하기 위해 독자적인 특검법을 제출했지만 법사위의 논의 과정에서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통합신당과 정동영 후보는 특검법 처리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자연스레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이중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특검 대상에 ‘당선축하금’이란 용어를 넣어 특검법이 노 대통령의 축하금 수수 의혹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합신당 내 ‘친노’(親盧) 의원들은 특검법 조문 자체가 2002년 대선자금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마치 노 대통령을 타깃으로 삼은 것처럼 보인다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향후 특검법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는 대선 이후 정국과 범여권 친노·비노 진영의 세력 변화, 향배에까지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아름다운 시절(KBS1 오전 7시50분) 향숙이 여인숙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진숙은 급히 향숙에게 달려간다. 허름한 여인숙 방에서 몸져누운 향숙을 보고 진숙은 울음을 터뜨린다. 진숙은 향숙에게 방 얻을 돈을 마련해 올테니 며칠만 기다려 달라고 말한다. 한편 향숙의 소재를 파악한 재범은 약 가방을 챙겨 향숙이 있는 여인숙으로 향한다.   ●그래도 좋아(MBC 오전 7시50분) 효은은 석우의 따뜻한 배려에 고마운 마음이 든다. 준배는 명지를 찾아가 계속 관계를 유지하자고 말하지만 차갑게 거절당한다. 석경은 집으로 돌아온 준배에게 명지가 누구냐고 묻고 준배는 석경에게 짜증을 낸다. 한편 석빈은 수경을 불러 다른 사람 몰래 디자인을 진행하라고 한다.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세계최상의 물종합 서비스기업이 되겠다.´ 한국자원공사가 내건 야심이다. 물 산업은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유엔이 정한 물 부족국가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또 댐-하천-상하수도의 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한국수자원공사 곽결호 사장에게 들어본다.   ●착한여자 백일홍(KBS2 오전 9시) 승표와의 실랑이 끝에 나가떨어진 남기는 창고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오피스텔로 돌아온 승표는 자꾸만 일홍에게 관심을 쏟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는 혼란스러워한다. 문자는 용찬과의 이혼소송을 앞두고 용찬에게 때아닌 애교를 부리고, 민 변호사는 가구명장을 손에 넣을 작전에 들어간다.   ●로비스트(SBS 오후 9시55분) 마리아가 한성조선의 로비스트일을 못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은 해리는 그녀를 찾아간다. 마리아는 반드시 잠수함을 수주할 거라고 결의를 다진다. 마리아를 만난 태혁은 마리아를 에바의 여동생으로만 보지 않는다고 털어놓는다. 태혁은 마리아가 미국에서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해내자 기분이 좋아진다.   ●다큐-여자(EBS 오후 7시45분)‘사랑은 개나 소나 다 한다지만’ 한 TV시트콤에 나온 이 노래의 주인공 이경미씨. 모르는 사람은 아줌마 탤런트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녀는 뮤지컬계에선 모르는 사람 없는 실력파 배우다. 그녀가 또 ‘사고’를 쳤다. 정규 1집 음반을 내며 신인가수로 데뷔한 것. 도전이 두렵지 않은 여자, 그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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