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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 인터뷰] 짐 로저스의 경고 “‘걱정 말라’는 말 믿지 말라”

    [신년 인터뷰] 짐 로저스의 경고 “‘걱정 말라’는 말 믿지 말라”

    로저스 “모든 곳에 부채가 너무 많아”“유동성의 질서있는 회수는 본 적 없어”“주식으로 돈 번 사람 흔히 보이면 과열 징후”“2021년 말 또는 2022년쯤 최악 위기 올수도”“걱정 말라는 말을 믿지 마라. 제대로 아는 것만 투자하라. 올해말이나 내년 최악의 위기가 온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짐 로저스(79)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폭락장에서 더 주목받는 원로다. 1987년 주가가 대폭락한 블랙먼데이, 2000년대 초 정보기술(IT)업체 주가가 추락한 닷컴버블 붕괴,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낳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을 예측했다. 그는 최근 파티장 같은 세계 주식시장에서 분위기를 ‘깨는’ 경고성 발언을 계속 한다. 위기론의 핵심은 부채다. “미국 등 각국 정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너무 많은 유동성(돈)을 시장에 풀어 주가에 거품이 잔뜩 끼어있는데 푹 가라앉는 순간이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팔순을 앞둔 그는 “이렇게 풀어놓은 유동성이 질서있게 회수되는 걸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인다. 이번엔 맞을까, 틀릴까. 서울신문이 새해를 맞아 싱가포르에 사는 로저스와 지난 29일 화상 회의 서비스인 줌(ZOOM)으로 인터뷰해 그 주장의 근거와 투자 팁을 들어봤다. -주식 시장의 위기임을 어떻게 감지하나. “한국 등 모든 곳에서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투자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다. (상승장에서는) 투자가 쉬워 보이고 성공한 지인들도 보이니 시장에 유입되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이 장에 대거 들어오는 건 첫 번째 위기 신호다. 두 번째는 정치인(정부)들이 (시장에 유동성을 풀어) 시민들에게 돈을 계속 쓰도록 유인하는 것이다. 후세가 큰 걱정을 짊어지게 하는 문제다. 미국 주식은 계속 오르고 있고 채권은 역사상 가장 비싸다. 서울의 부동산은 계속 오르는데 영국 런던 등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지금 빚이 모든 곳에 충격적으로 많다. 하루아침에 쌓인 수준의 버블(거품)이 아니다.” -코로나19사태 같은 위기 때 유동성 공급이나 확장적 재정 정책은 불가피한 것 아닌가. 기업들이 무너지면 실업 문제가 심각해질 텐데. “예컨대 나는 대한항공 주주니까 (정책 자금 투입으로 회사를 지원한 건) 아주 좋은 일이다. 하지만 국가와 세계에는 좋은 일이 아니다. 일본은 1990년대 경제위기 당시 (양적 완화 등으로) 모든 것을 떠받쳤다. 그 결과는 잃어버린 30년이다. 일본 주가는 30년 전 고점보다 30%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1990년대 스칸디나비아 쪽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지만 정부는 파산한 곳을 구제하지 않았다. 사람들 당시 2~3년간 엄청나게 힘들었지만, 그 시기를 지내고 나서는 다시 호황을 누렸다.”-거품이 낀 장임을 일상에서 어떻게 알아채나. “만약 당신이 치과에 갔는데 접수 담당자가 치아에 대해 얘기하기보다 ‘핫팁(족집게 조언) 좀 줄래요?’ 하면서 주식 얘기를 한다거나 택시 기사가 정치나 축구 얘기를 안 하고 주식 얘기를 한다면 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물론 지금은 모든 영역에 거품이 생긴 것은 아니다. 당장 주식시장이나 실물 시장에 거품이 낀 곳도 있지만 안 그런 곳도 있기 때문에 (2021년에는)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 -위기가 가시화되는 시점은 언제로 보나. “올해 말이나 내년이 될 것으로 짐작해본다. 이미 세계 주식시장이 많이 올랐는데 많은 양의 돈이 시장에 풀려 있어서다. 덕분에 지금껏 모두가 좋은 시간을 보냈다. 미국의 새 정권도 당장 돈을 풀어쓰려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계속 커지면 (거품임을 감지하던) 큰손들의 자금이 확 빠질 것이다. 그 시점을 2021년 말이나 2022년으로 본다. 사람들은 (이 거품이 빠지지 않게 하려고) 더 노력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 (2022년 대선 등) 새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모든 정당에서 “더 해야 한다”(시장에 유동성을 더 풀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한국과 해외의 많은 전문가들이 주가 상승세가 계속 될 것으로 보는데. “맞다. 엄청난 돈을 풀어대니까 오를 것이다. 2021년 말에도 여전히 높을 수도 있다고 보는 이유다.”-금리가 낮아 많은 한국인들이 돈을 빌려 투자하고 있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도 은행에 돈을 맡기느니 주식 투자를 권하는데. “자신이 투자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지인이나 인터넷 정보에 의존하지 않고도 투자할 곳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투자를 추천한다. 하지만 스스로 정확하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면 얼마 안 되는 은행 이자를 받는 게 훨씬 좋다. 이미 많이 오른 장에서 빚을 내 투자하는 건 문제가 있다. 지금처럼 사람들이 대거 주식시장에 들어와 돈을 버는 건 위기 발생 전 흔히 보이는 신호들이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까. “내 투자 철학은 ‘쌀 때 사고 비쌀 때 팔라’라는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우선 잘 아는 것에만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한다면 원자재처럼 싼 종목에 관심을 두는 게 좋다. 예컨대 현재 설탕은 과거 최고치의 80% 수준으로 떨어졌고 은도 50% 수준이다. 채권과 주식 등은 이미 너무 올랐다. 많은 사람이 투자하는 삼성전자는 좋은 회사이지만 싸지 않다. 사람들은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해 투자하는데 개인적으로는 투자하지 않는다. 성공적 투자의 핵심은 인내다. 재미없어도 참는 법을 알아가야 한다.” -당신의 투자 포트폴리오(종목)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기본적으로 엔터테인먼트, 관광업과 외식업, 교통·항공업 등의 주가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최근 돈이 새롭게 투입되고 있는 농업, 원자재, 중국 와인, 러시아 선박 등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에는 대한항공과 리조트 회사, 바이오 회사 등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교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뇌 우회 공격해 치명상 입힌다

    [사이언스 브런치] 교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뇌 우회 공격해 치명상 입힌다

    2021년 신축년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 환자의 뇌는 심각하게 손상됐지만 바이러스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할 수는 있겠지만 뇌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 면역반응을 역으로 이용해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 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 미의료사관학교, 미시건대 의대, 국립노화연구소, 미국방부 의무본부, 뉴욕 수석검시관실, 아이오와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사망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뇌를 직접 공격하지 않지만 뇌신경계와 혈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구랍 30일자에 실렸다. 이번 연구에는 NINDS 소속 한국인 의과학자 이명화 박사도 참여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3~7월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19명의 뇌조직 샘플을 심층 검사했다. 검사에 쓰인 뇌조직을 제공한 코로나19 사망자는 5~73세까지 다양한 연령과 성별, 인종으로 구성돼 있다. 19명의 환자들 중 일부는 당뇨, 비만, 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건강검진에 사용하는 자기공명영상(MRI) 기기보다 더 민감하고 출력이 높은 11.7테슬라 MRI로 후각신경구(olfactory bulb)와 뇌간(brain stem) 부위를 정밀 검사했다. 후각신경구는 후각정보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뇌간은 심혈관 기능과 호흡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맡고 뇌 부위이다. 또 연구팀은 현미경 관찰과 단백질 검출기술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물질을 찾아내는 실험도 동시에 진행했다.분석 결과 두 영역 모두 심각한 정도의 염증과 출혈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환자를 제외하고는 뇌 조직 샘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뇌혈관이 얇아지면서 뇌혈관이 손상됨에 따라 혈액이 뇌신경계로 흘러들면서 나타나는 증상들이 다수 관찰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같은 관찰 결과는 뇌 신경계의 손상이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공격 때문이 아니라 바이러스에 대한 신체의 염증 반응으로 인해 뇌신경계의 미세혈관 손상이 쉽게 일어나면서 나타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코로나19는 호흡기 질환으로 구분되지만 많은 환자들이 극심한 두통, 섬망, 인지기능 장애, 현기증, 피로, 후각상실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염증과 혈관 손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코로나19 사망자들의 뇌에서 산소 부족으로 인한 손상 징후가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뇌졸중이나 염증성 신경질환과 비슷한 형태의 다양한 손상 흔적을 관찰했다. 나빈드라 나스 NINDS 교수(신경계 감염학)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하기는 하지만 뇌 손상의 직접 원인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코로나19가 뇌 혈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단기적, 중장기적으로 어떤 증상을 유발하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평론 심사평] 촉각 통해 자기 자신으로 재귀… 엄청난 집중력 보이며 분석

    [평론 심사평] 촉각 통해 자기 자신으로 재귀… 엄청난 집중력 보이며 분석

    투고작들 중에서 편차가 분명한 작품들이 많아 쉽게 2편으로 최종 논의를 좁힐 수 있었다. 두 편 모두 각각 시와 소설 장르를 텍스트로 삼아 개성 있고 완성도 높은 평론들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2편 모두 텍스트 분석력이 뛰어나 설득력 있는 논지를 전개한 점이 신뢰가 갔다. 자신의 논지를 확대시키는 과정도 논리적이어서 지속적인 평론 활동도 가능할 것 같다는 기대도 갖게 됐다. 2편 중에서 아깝게 당선작이 되지 못한 ‘선명한 징후와 쏟아지는 물음들-이장욱론’은 이장욱의 시를 대상으로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경계에서 영원한 질문들을 쏟아내면서도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는, 그 과정에서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역설적 긍정을 정치하게 도출해 내고 있다. 탄탄한 문장으로 이장욱 시가 지닌 ‘고요한 힘’을 힘차게 끌어내고 있다는 것이 커다란 장점이다. 그럼에도 시에 대한 직접 인용이 지나치게 많았다는 점, ‘정(正)·반(反)·합(合)’이라는 도식적이고도 변증법적 논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 등이 아쉬웠다. 당선작인 ‘만질 수 없음을 만지는 언어: 촉각의 소노그래피-한강의 ‘희랍어 시간’’은 작품론이면서도 작가론으로 확장되고, 작가론에서 문학론으로 다시 심화되는 글이다. 실명(失明)과 실어(失語)라는 존재론적 한계를 지닌 인간이 어떻게 촉각을 통해 자기 자신으로 재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며 분석해 나가고 있다. 사용되는 개념 자체가 다소 비약적이고 관념적이지만, 그런 한계를 한강의 적절한 텍스트 분석을 통해 잘 극복하고 있다. 언어를 통한 인간의 고통 혹은 구원 문제까지 연결시키는 뒷심도 눈여겨볼 만했다. 발전 가능성이 큰 글이자 평론가라는 믿음에 당선작으로 최종 결정했다. 당선을 축하하며 기대에 부응하는 신진 평론가로서의 활동을 기대한다.
  • 김창룡 경찰청장 신년사 “경찰, 수사의 온전한 주체로”

    김창룡 경찰청장 신년사 “경찰, 수사의 온전한 주체로”

    김창룡 경찰청장이 “2021년부터 경찰은 수사의 온전한 주체로서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된다”며 2021년 1월 시행되는 수사권 조정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청장은 31일 발표한 새해 인사에서 “75년 넘게 지속되었던 경찰 시스템도 국가경찰·자치경찰·수사경찰의 3원체제로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했다”면서 “2021년을 ‘국민체감 경찰개혁’의 원년으로 삼아 확연히 달라진 경찰의 모습을 국민께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청장은 내년 새롭게 출범하는 국가수사본부를 두고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흔들림 없는 중립성·독립성을 갖추고, ‘책임수사관 선발’ 등 엄격한 자격·보직 관리로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수사본부가 전담하게 될 ‘대공수사권’에 대해 “안보수사의 최종 책임기관에 걸맞은 역량을 갖춰나가고, 정보경찰이 공공위험에 대한 사전 경보 역할에 더욱 충실할 수 있도록 쇄신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자치경찰제에 대해서는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경찰 서비스’로 ‘보다 빠르고’, ‘한층 두터운’ 경찰활동이 가능해졌다”면서 “현장에 상당한 변화가 초래되고 예상치 못한 난관도 있을 수 있지만,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간 소통과 협업체계를 단단히 다지며 새로운 제도를 연착륙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다. 또 김 청장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 경찰 활동을 주문했다. 그는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초연결 사회의 복잡성·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면서 “생활 주변의 위험 요인과 징후를 감지하여 사전에 차단하는 경찰 활동만이 국민안전을 확실히 담보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美 철새 수십만 마리 미스터리 떼죽음…사인은 ‘굶주림’

    美 철새 수십만 마리 미스터리 떼죽음…사인은 ‘굶주림’

    지난 가을 미국 남서부에 서식하던 철새 수십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이상현상이 발생한 가운데, 부검 결과가 공개됐다고 기즈모도 등 현지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철새들의 미스터리한 떼죽음을 조사해 온 미국 지질조사국은 조류 부검 결과 사인(死因)으로 기아를 지목했다. 지질조사국 연구진이 분석한 사체의 80%에게서 신체 쇠약과 심하게 수축된 근육, 장내 혈액 누출, 신부전 등을 포함한 기아의 징후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철새들이 죽어나가는 기이한 현상이 처음 목격된 것은 지난 8월로, 파랑새와 찌르레기, 딱새류 등 북미의 많은 철새종이 죽은 채 발견됐다. 나무에 있어야 할 새들이 땅에서 먹이를 찾거나 벌레를 쫓기도 했고, 힘없이 바닥에 누워있는 모습도 목격됐다. 심지어 일부 새들은 도로에 앉아있다 차량에 치어 목숨을 잃었다. 연구진은 이중 170구의 사체를 분석했으며 이중 32구에서 위와 같은 기아의 징후를 보였다. 나머지는 부검을 실시하기에 적절한 상태가 아니었다. 연구진은 “영양실조는 이번 부검에서 발견한 유일한 공통점이었다. 새들의 몸에서 기생충과 박테리아 또는 바이러스성 질병 등의 징후를 검사했지만 그 어느 것도 새의 사망원인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철새들이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되기 시작한 무렵,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산불과 그로인한 연기가 새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이 또한 사인과는 거리가 멀었다. 다만 산불이 철새의 떼죽음과 조금의 연관성도 없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들은 기후변화가 산불을 유발했고, 산불 때문에 이동 경로를 변경한 철새들에게서 심각한 에너지 고갈 및 피로감이 나타났을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또 기후변화로 인해 심각한 가뭄이 이어졌는데, 건조한 환경에서 식물이 만들어내는 씨앗의 양은 적어지고 벌레도 번식이 어려워진다. 이러한 환경도 조류가 영양실조에 걸려 떼죽음을 당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도 9월 초 남서부 일부 지역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가뭄 이후 추위가 이어졌고, 이로 인해 철새들이 방향을 잃고 엉뚱한 곳에서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2019년 현지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 지역에서는 1970년 이후 조류 개체수가 이전의 30% 가량 줄어들었고,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기후변화가 지목됐다. 또 2020년 기준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 서식하는 조류 389종이 기온과 강수량의 변화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2인실 늘려 쾌적함 확보… 직원 수 규정보다 많아

    1·2인실 늘려 쾌적함 확보… 직원 수 규정보다 많아

    경기 남양주 수동면 축령산 자락. 이곳에는 하나금융그룹이 사회적 공헌을 실천하기 위해 설립한 노인전문요양원 ‘하나케어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이란 취지로 하나금융그룹에서 2006년에 하나금융공익재단을 설립하고, 하나케어센터라는 요양원을 만들어 2009년 3월에 개원했다. 하나케어센터는 하나금융그룹이 출연해 만든 하나금융공익재단이 운영하는 요양원이므로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 하나케어센터는 3년마다 실시하는 건강보험공단의 정기평가에서 2015·2018년 연속 최우수등급인 ‘A등급’을 받기도 했다. 하나케어센터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쾌적한 공간과 충분한 인력을 갖췄다. 하나케어센터의 입소정원은 99명인데 32명만 4인실에 거주하고 나머지 67명은 1인실과 2인실을 사용한다. 입소 노인들의 인권을 존중·보호하기 위해 건물을 지을 때부터 쾌적한 공간으로 설계했다. 이렇게 생활공간이 분산(유닛시스템)돼 있다 보니 법적 필요 인력인 56명보다 많은 88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인력의 추가 고용에 따른 적자는 하나금융그룹이 부담한다. 둘째 간호사의 24시간 보살핌을 들 수 있다. 입소정원을 고려할 때 법적으로는 4명만 있으면 되지만 하나케어센터는 총 7명의 간호사가 연중 24시간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또한 응급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간호사가 상황수습을 총괄 지휘하도록 체계가 갖춰져 있다. 응급상황 시 연락받고 멀리서 오는 자녀들을 대신해 당직 간호사가 병원까지 데리고 가서 자녀들에게 인계한다. 위험징후를 바로 발견해 병원으로 이동 조치하다 보니 지금껏 센터에서 죽음을 맞이한 노인은 한 사람도 없다는 게 하나케어센터 측의 설명이다. 셋째 안전한 돌봄이다. 입소 노인 수가 99명이면 요양보호사의 법적 필요 인원은 40명이다. 하지만 하나케어센터는 18명이 더 많은 58명을 고용해 주야간 관계없이 2인이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넷째 노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명의 사회복지사가 법적으로 필요한 프로그램 횟수보다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건강·체력 유지를 위해 2명의 물리치료사가 노인 1인당 주 2회 물리치료를 하고 있다. 다섯째 지역사회와의 밀접한 관계 유지다. 하나케어센터는 소재지인 수동면 노인회에서 운영하는 수동지역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꿈나무 장학사업에 참여해 매월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재단 본부에서는 시청이나 지역 노인회, 봉사단체, 초등학교, 종교단체에도 매년 정기적으로 후원을 하고 있다. 여섯째 직원중시의 운영이다. ‘직원들이 건강·행복해야 노인들을 편안하게 모실 수 있다’는 것을 모토로, 직원 근무 환경·조건 조성에 신경 쓰고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내년에도 먹구름”… 신용등급 하락 기업 4년만에 ‘최대’

    코로나19 확산으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올해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이 4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까지 코로나19 피해가 장기화되면 기업들의 신용등급 연쇄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인포맥스 집계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 24일까지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개사 중 한 곳 이상에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무보증 회사채 기준, 금융채·발행자등급·기업어음 제외)은 모두 41곳이었다. 조선·해운·건설업 업황 부진과 구조조정으로 신용등급 하향이 줄을 이었던 2016년(50개사) 이후 가장 많았다. 올해는 정유, 호텔·면세, 유통 업종에서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SK에너지, 에쓰오일 등이 각각 AA+에서 AA로 한 등급씩 내려갔고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도 각각 AA에서 AA-로 하향 조정됐다. 심지어 CJ CGV는 A+에서 A로, 다시 A-로 두 차례나 떨어졌다. 다만 부실징후가 나타나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은 줄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채권은행이 3508개 기업의 신용위험을 평가한 결과 대기업 4곳과 중소기업 153곳 등 모두 157곳이 부실징후 기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대기업은 5곳, 중소기업은 48곳 줄었다. 부실징후 중소기업 수가 줄어든 것은 3년 만이다.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D등급은 91곳으로 지난해보다 60곳 줄었고 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C등급은 7곳 증가해 66곳이었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금융권의 유동성 지원 효과로 연체율이 떨어졌고 회생을 신청한 기업 수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옥석 가리기 필요”… 은행권, 이자 상환 유예 재연장 난색

    “옥석 가리기 필요”… 은행권, 이자 상환 유예 재연장 난색

    내년 3월 종료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상의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 시끄럽다. 최근 자사 건물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에게 임대료를 감면해주고, 생활자금을 지원하는 등 정부 정책에 앞장서 온 은행권도 이자 상환 유예 재연장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상환 시기를 미룰수록 부실만 쌓일 것이라는 우려에 일괄적인 재연장보다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이자 상환 유예 건수는 8358건, 유예 금액은 95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 이자율이 2.5%라고 가정하면 이자 상환을 유예한 기업의 대출 원금은 3조 8000억원 규모다. 앞서 은행권은 지난 2월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을 위해 대출 만기와 이자 상환을 연장·유예했다. 당초 지난 8월까지였던 이 조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한 차례 연장돼 내년 3월 종료된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4월부터 유예됐던 대출금을 갚고, 이자도 모두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끝내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온다. 은행들은 대출 만기연장과 달리 이자 상환 유예 재연장에 대해선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자마저 갚을 능력이 없다면 사실상 버티기 어려운 한계기업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내년 3월 끝나는 연장 조치에서 한 차례 더 연장한다면 부실만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들의 부실이 커지면 돈을 빌려준 은행의 건전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자 상환이 유예되면 대출 기업에 대한 부실 징후를 판단하는 게 불가능해진다”며 “이자와 연결된 원금까지 감안하면 절대 적지 않은 금액”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은성수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서도 일부 은행장들이 이러한 우려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바로 종료되면 한계기업이 드러나면서 연쇄 도산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한국은행의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 지원이 전면 종료되면 유동성 부족을 겪는 기업은 전체 2.5%에서 5.2%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적자 자영업자 가구의 비중도 같은 조건을 적용했을 때 16.6%에서 20.3%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 위원장은 지난 1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위기 극복을 위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같은 지원 조치의 연착륙 방안을 금융권·산업계·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출 만기나 이자 상환 유예 재연장 가능성도 열어 두겠다는 얘기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취중생] 잘 돌보지 못했다는 수치심은 왜 엄마 혼자만의 몫인가

    [취중생] 잘 돌보지 못했다는 수치심은 왜 엄마 혼자만의 몫인가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안녕하세요. 서울신문 최영권 기자입니다. 오늘 저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돌봄 공백이 커진 한국 사회에서 불과 3주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세상에 알려진 ‘여수 냉장고 영아 시신 유기 및 아동 방임 사건’(여수 사건)과 ‘김포 양촌읍 쓰레기 산 남매 방임 사건’(김포 사건)의 닮은 점을 되돌아보려고 합니다. 두 사건 모두 쓰레기산에서 남매가 방치된 채 발견됐다는 점, 장기간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한 아동방임형 범죄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두 아동방임 사건을 되돌아봄으로써 앞으로 똑같은 사건이 일어났을 때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대처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먼저, 두 사건을 현장에 직접 가서 취재하면서 발견한 닮은 점을 말씀드리고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제2,제3의 여수·김포 사건 방지책에 관해 토론해보려고 합니다.■숨겨진 여동생의 존재, 오빠가 보낸 신호로 이웃이 알았다 두 사건 모두 어린 여자 아이가 집밖으로 나오질 않다보니 이웃 주민들은 여자 아이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두 아이는 영양이 불균형하고 쇠약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생후 27개월된 여수 선원동 아파트의 여아, 6살 먹은 경기 김포 양촌읍 여아 모두 구출 직후에 음식을 삼키는 게 어려워 이유식 등으로 섭식 훈련을 해야 했습니다. 두 아이 모두 집안에 방치된 채로 있는 바람에 제대로 일어나거나 걷지를 못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첫 번째 공통점은 그럼에도 두 사건 모두 이웃 주민들이 초등학생인 남자 아이를 통해 ‘아동 방임의 낌새’를 알아차렸다는 점입니다. 여수 사건은 ‘큰 아들의 말과 행동’에서, 김포 사건은 ‘큰 아들의 울음’이 이웃들이 눈치 챌 수 있었던 신호가 됐습니다. ‘여수 사건’의 최초 신고자인 윗집 주민은 아이가 혼자서 밤 8시가 넘어서 아파트 입구에 있던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던 걸 보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밥을 차려주곤 했습니다. 하루는 이 어머니가 “자, 밥 먹자”고 말을 했더니 아이가 “이거 밥 아니야”라며 손가락으로 찬장에 있는 과자를 가리켰다고 합니다. 일곱 살 큰아들이 평소에 밥을 과자로 인식하고 있을만큼 친모가 아이에게 밥을 차려주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 것입니다. 또 이 아이는 몸에서 악취가 났을 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반팔을 입고, 여름에는 긴팔을 입는 등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다니는 등 방임형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 아동의 전형적인 특성을 띄고 있었습니다. 밤이 늦어도 아이가 집에 갈 생각을 하질 않자 “동생 혼자 있으면 무서울텐데 얼른 집에 가야지”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다”라고 말을 했고, 윗집 어머니는 큰 아이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다음날 이 분은 아랫집 주민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냐고 물어본 뒤 “큰 아이가 말하고 다녔다”는 사실을 알고 신고를 하게 됐습니다. 사실 주민들은 쌍둥이 동생의 존재를 지난해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2013년생인 일곱 살 남자아이는 자신에게 쌍둥이 여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이웃들에게 말을 하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 아파트는 특이하게도 자녀들이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등학교에 다니는 엄마들이 많이 살고 있어 일종의 돌봄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엄마들은 평소에 함께 아이들을 돌보면서 깊이 교류했고, 이웃집 사정을 뻔히 알고 있었습니다. 아파트 이웃 엄마들은 서로의 아이들의 통학을 도와주었습니다. 서로 아이들의 식사도 같이 차려줬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씨의 큰아들도 함께 차를 타고 와서 이웃집에서 밥을 먹기도 했습니다. 이 아파트에는 놀이터가 없어 아파트 앞 주차장이 놀이터 구실을 하고 있었고, 저녁 무렵 어둑해지면 아이들이 혹여라도 차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아이들을 지켜보곤 했습니다.조씨의 큰 아이가 이웃집 아이들의 자전거를 빌려서 타다 갈등이 생기기도 했고, 조씨가 사준 자전거를 타다가 사고를 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큰 아이가 차 사고를 당한 날 조씨 집안으로 뛰어 올라온 주민이 쓰레기 더미가 있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최초 신고자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 가운데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의 여동생을 직접 본 이웃은 거의 없었습니다. 주민들은 조씨에게 직접 “XX이(일곱살 큰아들의 이름) 동생 있다면서요?”라고 여러 차례 물었습니다. 그때마다 조씨는 “내 아이가 아니다. 지인의 아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주민들이 쌍둥이 여아의 존재를 의심했지만 신고를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밥을 굶고 다니는 큰 아이를 돌본 사려 깊은 윗집 주민의 용기가 없었더라면 이 사건은 알려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김포 사건’의 최초 신고자는 집주인이었습니다. 집주인이 이 집이 어려운 사정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2017년 12월쯤 입주한 유씨가 월세가 10번 넘게 밀리면서부터였습니다. 집주인은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유씨의 사정을 알고 월세 일부를 받지 않고 계속 살게 해줬습니다. 집주인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이 울음 소리가 들려 잠을 잘 수 없다”는 옆집 세입자의 전화를 받고 신고를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집주인은 “여자 아이의 울음 소리는 아니었고 남자 아이의 울음 소리였다”고 전했습니다. 여수 사건과는 달리 이 빌라에는 영유아들이 살고 있지 않았고, 당연히 ‘돌봄공동체’가 없었습니다. 이 빌라에 이 또래의 아이들이 살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은 평소에 저녁 때 동네를 혼자 돌아다니는 남자 아이의 모습이 더 눈에 띄었다고 말했습니다. 한 층에 6가구가 살고 있는 이 빌라 안으로 들어가면 화장실과 부엌 겸 거실이 하나 있고, 방 그리고 베란다가 있는 7평 남짓한 곳입니다. 즉, 가족이 살기에는 충분치 않은 공간이었습니다. 제가 지난 25일에 만난 빌라 주민들은 인근 김포 신도시에서 직장 통근을 위해 집을 구한 남성들이었습니다. 대부분 보증금500만원에 55만원의 월세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남자아이의 여동생의 모습을 본 적은 한번도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홀로 생계를 책임지고 두 아이 키워야 했던 두 엄마 두 사건의 두 번째 공통점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친모가 혼자서 두 아이를 양육했다’는 것입니다. 번듯한 직업을 가지고 고소득을 버는 가정에서도 생계와 육아를 동시에 책임지고 해내는 일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여수와 김포 사건의 친모 모두 혼자서 생계를 이어가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었습니다. 여수 사건의 친모 조씨는 매일 저녁 6시 집을 나서 유흥 업소 주방에서 일하다 새벽 3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오곤 했습니다. 밤을 샌 조씨는 집에 돌아와서 잠을 청한 뒤 다시 일을 나가야 하는 일상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25일 서울신문과 통화가 닿은 김포 사건의 친모 유씨도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산다”며 “한부모 가정 수당을 41만 5000원씩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친부에게 양육비를 받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몸이 아프기라도 하면 대신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주변에 없었습니다. 혼자서 세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야하는 어려운 미션을 해결하면서도 ‘독박 육아’ 상황에 처한 두 엄마를 도와줄 가족조차 없었던 것입니다.■그러나 수치심은 왜 친모 혼자만의 몫인가. 여수 김포 사건의 세 번째 공통점은 ‘두 엄마가 쓰레기 산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저장강박으로 알려진 이 정신 질환은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장강박증에 빠진 사람을 호더(Hoarder)라 부릅니다. 호더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의사 결정을 회피하게 되고 결국 저장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호더는 보통 우울증을 가지고 있고, 정상적인 판단력을 상실한 상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사건의 친모 모두 자신이 겪고 있는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끝까지 숨기려 했습니다. 아동 방임이 아이들의 목숨을 잃게 하고 아이들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잘못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부끄럽고 두려웠을 것입니다. 두 사람은 평소 한부모 가정이 받던 사회의 편견과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로 인해 느끼는 사회적인 고립감은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것보다 컸을 것입니다. 여수 사건의 조씨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집에서 출산한 미혼모였습니다. 김포 사건의 유씨도 한부모가정 수당을 받으면서 혼자서 아이를 키웠습니다. 또 두 사람은 코로나19로 인해 공공 돌봄 서비스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않는 날도 길어지면서 돌봄 노동의 부담도 가중됐습니다. 김포 사건의 유씨는 서울신문이 ‘외벌이로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특별한 사정이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여수 사건의 이웃 주민들은 조씨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거나 공공돌봄시설에 맡기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밤에 일하는 자신이 아이를 잘 못 챙길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고, 아이가 다른 집단에 가서 타인의 시선을 받는 것을 꺼려했다고 전했습니다. ‘방임형 아동학대’는 학대로 잘 인식되지 않습니다. 또 피해자인 아동들도 친모로부터 방임형 학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해자인 친모와 피해 아동 사이에 애착 관계가 형성돼 있기도 합니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한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더 좋은 양육 환경을 제공하고 싶어도 방임에 익숙해진 아이가 원가정의 문제점을 모르고 오히려 ‘집이 좋다’,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두는 엄마, 아빠가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동이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해 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명백히 아동복지법을 위반한 범죄에 해당합니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9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로 사망한 사건 중에서도 방임은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신체학대(51.8%) 다음으로 방임학대(21.4%)가 많고 중복학대까지 포함하면 비중이 37.5%에 달합니다. 이세원 강릉원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서울신문 손지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어린이집 등 상시 등원기관을 포함한 지역사회에서 방임형 학대 징후를 보이는 아동을 적극 발견해 신고하고, 영·유아 건강검진 등을 활용해 병원에 오지 않는 아이를 가려내야 한다”면서 “학대 가해 부모가 양육 방법을 모른다거나, 양육할 여력이 부족하다면 원인을 파악해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김포 사건이 여수 사건보다 더 빨리 해결된 이유는 무엇인가. 먼저 여수 사건이 해결돼 가는 타임라인입니다. 2020년 11월 6일 오후 5시, 윗층 주민이 여천동주민센터에 “아랫집에 사는 아이가 우리 집에 밥을 먹으러 왔는데 아이 몸에서 악취가 난다. 이 집에는 어머니와 두 아이가 산다”며 “집 안을 우연히 봤는데 쓰레기가 가득하다. 청소를 해줄 방법이 있겠냐”는 내용의 신고를 했습니다. 11월 10일 같은 주민이 여천동주민센터에 2번째 신고를 합니다. 이때 처음으로 ‘쌍둥이 동생의 존재’에 대해 언급합니다. 주민센터는 이날 오후 3시 30분과 오후 8시 10분 2차례에 걸쳐 방문했습니다. 11월 12일 여천동주민센터가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여수시청 여성가족과에 사건을 보고했습니다. 11월 13일 아동보호전문기관과 동주민센터 직원들이 친모 조씨를 만나 면담을 했습니다. 조씨는 집 안에 쌍둥이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시인했지만 “지인의 자녀를 돌봐주고 있다”고 둘러댔습니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27개월된 쌍둥이 여아 이름을 아무리 검색해도 출생 등록 신고가 되어 있지 않아 아이의 신원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동명이인이 있었지만 주소지는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11월 17일 친모 조씨는 ‘한부모 가정 복지 급여 신청’을 위해 11월 17일 동사무소에 오기로 했지만 오지 않았습니다. 주민센터 직원과 20일에 재방문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11월 20일 아동학대로 판단한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이 여수경찰서 소속 경찰을 대동해 여수 선원동의 조씨의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쓰레기 산에서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와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27개월된 여자아이가 어른이 없는 상태로 장시간 방치돼 있었고, 쓰레기 산에 있다 구조됐습니다. 11월 25일 여천동주민센터 직원들과 청소 협력업체 직원들이 5톤 분량의 쓰레기를 치웠습니다. 11월 26일 청소를 했음에도 쌍둥이 동생이 발견되지 않은 게 이상하다고 느낀 최초신고자인 윗집 주민이 다시 오전 9시18분쯤 여천동주민센터에 3번째로 전화를 했습니다. 여천동주민센터는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은 경찰에 다시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여수경찰서는 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쌍둥이 동생이 있는게 맞느냐”는 탐문 수사를 벌인 뒤 11월 27일, 다시 조씨의 집을 수색해 냉장고에서 쌍둥이 영아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아이의 친모인 조씨는 주민센터의 대청소 때 자신의 회색 아반떼 차량에 아이 시신을 숨긴 뒤 청소가 끝난 뒤 다시 냉장고에 시신을 넣어뒀습니다. 11월 30일 여수경찰서는 친모 조씨가 구속된 상태로 아동학대죄와 사체유기죄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씨는 2018년 자택에서 쌍둥이를 혼자서 출산했다고 밝혔습니다. 2년 전 어느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보니 아이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1차 부검 결과, 숨진 쌍둥이 영아의 시신에서 외부에서 물리적인 힘이 가해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미혼모인 조씨는 첫째 아들만 출생신고를 했고, 2018년 낳은 이란성 쌍둥이 남매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조씨가 생계를 위해 오후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유흥업소 주방에서 일하는 동안 일곱살 남아와 두살 여아는 어른 없이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여수 사건은 사건을 인지한 뒤에도 집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판단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물론 주민센터,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집주인인 부모가 허락을 해주지 않으면 방문을 열고 강제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여천동주민센터는 주민 최초 신고가 일어난 11월 6일에는 현장 방문을 하지 않았고, 4일 뒤 동일인의 2번째 신고가 들어와서야 현장 방문을 했습니다. 그사이에 적절한 조처가 취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천동주민센터 측은 ‘아이가 쓰레기 더미에 살고 있다’는 신고에 대해 “단지 쓰레기를 청소해주면 되는 문제로 여겼다”고 신고 내용을 기계적으로만 이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뒤늦은 판단을 한 것입니다.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 역시, 친모 조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을 때 곧바로 경찰에 알렸더라면 조금 더 빠른 구조가 가능했을 것입니다. 물론, 공공기관의 판단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친모 조씨가 철저히 쌍둥이 영아 시신을 숨겼습니다. 조씨는 집안 내부를 보여주지 않으려 했고, 이웃 주민들에게도, 주민센터에도 27개월된 쌍둥이 여아가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둘러댔습니다. 또 조씨의 큰아들(7)은 밝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웃 주민들도 큰 아이와 친모와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큰아이가 다니는 학교 교육복지사조차도 아이가 아동 방임에 처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을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여수시청을 칭찬하고 싶은 건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지 않고 사건 해결 과정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최대한 자세히 공개했다는 것입니다. 그 덕분에 우리 사회는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해 교훈을 얻고 복기할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어쩌면 판박이 사건인 김포 사건의 처리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건지도 모릅니다. 다음은 김포 사건의 개요입니다. 2020년 12월 16일, 경기 김포 양촌읍의 한 빌라 집주인이 양촌읍사무소에 “아이 울음 소리가 계속 들린다”는 내용의 신고를 했습니다. 양촌읍사무소 직원들은 곧바로 현장을 방문했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읍사무소 사회복지과 직원들은 곧바로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12월 18일,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과 김포경찰서가 현장을 방문해 열두살 남자 아이와 여섯살 여자 아이가 쓰레기 더미에서 방치돼 있는 걸 발견해 구조했습니다. 아이 엄마인 유모 씨는 경찰과 함께 동행해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로 1차 조사를 받았습니다. 12월 26일에는 2차 조사를 받았습니다. 불과 2주 정도 전에 일어난 ‘여수 사건’이 준 교훈 때문일까요. 한눈에 보기에도 여수 사건보다 사건 해결 과정이 신속합니다.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작은 단서만으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김포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사실 아동 방임 사건을 취재하면서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던 건 여수 선원동 아파트 이웃들이 돌봤던 초등학교 1학년생인 큰 아이였습니다. 이웃들은 큰 아이가 평소에 아파트 이웃 주민들의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동생들을 챙겨줄 정도로 “싹싹하고 세심한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전남아동보호기관에 따르면, 임시보호시설로 옮겨진 아이는 아직도 엄마를 많이 보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현재 친모는 광주지검 순천지청 검사가 구속 기소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는 앞으로 엄마를 보지 못할 것이고 그룹홈(아동공동생활가정)에서 장기보호를 받으며 자랄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가 엄마를 보지 못해 상처를 받는 건 안타깝지만 검사가 친권상실 청구를 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아동학대를 한 전력이 있는 원가정에서는 다시 방임형 아동 학대를 당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룹홈에서 성장하는 것이 여러모로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는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검사의 판단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구속 입건된 김포 엄마 역시, 둘째 아이의 몸 상태를 생각한다면 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친권 박탈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사건은 한 아이를 돌보는 문제를 개인의 책임에만 떠맡겨선 안될 문제이며, 또 이웃의 작은 관심이 방임형 아동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이를 구해낼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건입니다. 이제 이 사건의 해결 방법에 대해 말할 차례입니다. 사실 독자 여러분들도 이미 답을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25일 저녁 이 기사가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뒤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아이를 저렇게 방치하지는 않습니다. 잘못한 건 처벌 받아야합니다”라면서도 “가해 엄마도 안타깝네요. 우리가 보듬어야 할 이웃이었네요”라는 댓글이 수없이 달렸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은 우리 사회에도 적용됩니다. 딱한 사정을 알고 월세를 받지 않았던 김포 양촌읍 빌라 주인, 아이 밥을 친모 대신 차려줬던 여수 선원동 아파트 윗집 어머님처럼 이웃들의 따뜻한 관심이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국가는 국민의 어려움을 알려고 마음 먹으면 알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아이들이 학교에도 가지 않는 상황이라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들이 발굴하는 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도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정부가 체납된 요금 고지서를 살펴보는 일입니다. 가스비, 전기세, 월세 등 살기 위해 필수적인 돈이 오랫동안 연체되는 건 위기 가정이 보내는 공통된 신호입니다. 여수 사건의 친모 조씨는 서울신문 취재 결과 500만원 넘는 건강보험료를 비롯해 가스비, 전기세 등을 미납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김포 사건의 친모 유씨도 500만원 넘는 월세를 열달 넘게 내지 못해 2017년 12월 입주하며 맡긴 보증금을 모두 차감한 뒤 보증금을 추가 지불해야 하는 상황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전력 등 필수 요금 미납 정보를 가지고 있는 기관이 해당 읍면동 주민센터에 취약계층의 존재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후 주민센터에서 사례 관리에 들어가게 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국회에서 미납된 요금을 읍면동 주민센터, 시군구청 단위에서 즉시 알 수 있도록 정보 공유를 하고, 위기 가정을 발굴하도록 의무화하도록 법을 만드는 것도 여수 김포 사건과 같은 비극을 막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두 사건은 ‘국가 실패’ 사례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라는 모든 아이는 학대나 방임을 받지 않고 클 권리가 있습니다. 국가는 자신의 의지로는 극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있는 국민을 마땅히 구제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위험한 재난이지만 사회적 취약 계층은 충분한 공공서비스를 받지 못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를 핑계로 국가가 뒷짐지고 있으면 안됩니다. 국가가 마땅히 해야만 하는 일을 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건 ‘부작위에 의한 아동학대 방조’이자 ‘직무유기’가 아닐까요.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성전’ 이름으로 정당화… 국가 간 분쟁보다 위험

    ‘성전’ 이름으로 정당화… 국가 간 분쟁보다 위험

    기독교 약 18억명, 이슬람교 약 13억명. 두 종교를 믿는 신자들의 숫자다. 이 두 거대 종교를 따르는 신자들을 합하면 거의 세계 인구의 절반이 된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이다. 두 종교 모두 ‘평화의 종교’를 내세우지만 세계는 평화롭지 않다. 외려 인간이 저지른 최악의 폭력들이 두 종교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경우가 많았다. 다른 종교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왜 그럴까. ‘종교가 사악해질 때’는 이를 종교가 타락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미국 비교종교학자인 저자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간의 갈등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을 쓰면서 서문(개정판)에 “종교에서 영감을 얻거나 종교라는 허울을 뒤집어쓰고 활동하는 사람과 집단의 위험이 지금만큼 분명하게 드러난 적은 없”기 때문이라고 출간 이유를 밝혔다. 세계에서 종교가 가장 들끓는 곳은 인종의 용광로, 미국이다. 지금까지는 기독교가 다수이고 유대교가 그다음이었지만, 이제 이슬람교가 2위를 넘본다. 세계 유일 초강대국의 내부에서 거대 세력 간의 싸움이 벌어진다면 국가 간 분쟁보다 훨씬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종교가 타락하는 징후를 살피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저자는 종교 타락의 징후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자신들만이 절대적 진리를 알고 있다고 주장하고, 맹목적인 순종을 강요하며, ‘이상적인 시대’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확립하려 든다. 또 숭고한 목표를 위해 동원되는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고, 이기적인 명분으로 ‘성전’을 선포한다는 것 등이다.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주는 내용이다. 저자는 “모든 종교가 다 똑같지 않다면, 모든 종교의 세계관이 똑같이 타당하다고 보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자기비판적인 의식, 타인에게 열린 마음을 갖는다면 건강한 미래를 일궈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는 일부 국가에서 극단주의를 부추기는 심각한 문제가 도드라지는 만큼, 이를 제어하기 위해 서구의 무슬림들이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수술 보조제가 안내염 유발?...식약처 ‘유니메드제약’ 제조·판매 중지명령

    수술 보조제가 안내염 유발?...식약처 ‘유니메드제약’ 제조·판매 중지명령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안내염을 유발한 것으로 의심된 유니메드제약의 주사제 제조시설 모든 제품(5개 품목)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 중지 조치를 내렸다. 식약처는 24일 유니메드제약을 점검한 결과 주사제 제조시설 전반에 걸쳐 미생물 오염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회수 제품은 백내장 수술 등 각종 안과수술 보조제로 쓰이는 유니알주15㎎, 무릎·어깨관절 염증 치료제인 히알론디스포주와 유닐론디스포주, 폐경 후 여성 골다공증 치료제인 유니본주와 마빌큐즈다. 식약처는 지난달 말 의료계로부터 유니매드제약의 백내장 수술 보조제로 안과수술을 받은 환자에게서 안내염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급증하자 품질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해당 약물 뿐 아니라 주사제 제조과정과 조제시설 전반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 질병관리청은 안내염과 해당 제품간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지 역학조사 중이다. 안내염은 안과 수술을 받거나 외상을 입었을 때 균이 침입해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치료가 어렵고 자칫 실명할 수도 있다. 이밖에 무균조작 주사제 3개 제품도 전 제조번호를 대상으로 회수조치했다. 무균조작은 미리 사용할 모든 기구와 재료를 멸균해 환경미생물과 미립자가 적절하게 관리되는 설비 안에서 무균상태가 유지되도록 하는 제조 방법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제품은 무균원료 오염방지, 제품 생산 전 무균성 검증 등이 모두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는 유니메드제약 외 다른 제조사의 제품에 대해서도 수거 검사를 하고 있다. 만약 해당 제품과 관련성이 있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 이상 징후가 있다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전화 1644-6223, 팩스 02-2172-6701)에 신고하면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동구 칼럼] ‘공공’의 품격을 높인다면

    [이동구 칼럼] ‘공공’의 품격을 높인다면

    “힘든 세상. 재석이 형, 아파트값 좀 잡아 줘요!” 배우 김광규씨가 지난주 한 방송사의 연예대상 수상소감으로 한 이 발언을 두고 의견들이 분분하다. “시상식에서 꼭 그런 말을 해야 했나”라는 비판과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현실이 오죽 답답했으면 그리 했을까”라는 옹호가 엇갈린다. 배우의 말처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아파트값은 하루가 다르게 뛰었고 전월세 가격 또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불과 며칠, 몇주 사이에 널뛰기하는 집값은 제아무리 급여가 높은 직장인이라도 따라잡을 재간이 없을 지경이다. 불안해진 젊은이들은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영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내년에라도 호전될 수 있다는 징후는 별로 보이질 않는다. 정부는 ‘부동산 종합대책’이라며 4년여 만에 20차례 이상 대책을 쏟아냈다. 대출을 막고, 세금을 올리고, 거래를 어렵게 하는 등의 각종 규제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제 웬만한 시 단위 지자체는 거의 대부분 부동산 거래 규제를 받게 됐지만 가격 안정 효과는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책이 풍선효과를 불러 전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규제 일변도의 임기응변적이고 보여주기식 대책이 만들어 낸 부작용이라는 지적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주택 정책에도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공공주택, 특히 공공임대주택이 과연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으로 유효한 것인지 한번 되짚어 봤으면 한다. 적어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도 종전처럼 인기 없는 공공주택을 계속 공급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공공주택이란 주택사업자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과 주택도시기금 등을 지원받아 건설하면 이를 매입, 임차해 소비자들에게 공급된다.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으로 구분되는데 84㎡ 이하의 중소형이 대다수이다. 문제는 공공주택이 전문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민간 아파트에 비해 질적으로 떨어진다는 인식이 너무 깊어져 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각종 부실, 날림 공사 그림자 등을 떨쳐내지 못한 채 여전히 시민들에겐 인기 없는 아파트로 인식돼 있다. 단순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차별이 성행하는 곳, 교육과 삶의 질이 떨어지는 곳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켜켜이 쌓여 있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도 화성 동탄 행복주택단지를 방문했을 때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아파트의 내부 인테리어 개선과 홍보비 등으로 4억여원의 거액을 사용해 물의를 빚은 것도 질적으로 미흡한 공공주택의 실태를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공공주택 공급 방안을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한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한다. 마치 핵심 메뉴인 양 자랑한다. 지난달에 발표된 부동산 대책에도 향후 2년간 수도권에 11만 4000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지만 이후에 집값 폭등이나 전세난이 안정되기는커녕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토부와 LH는 며칠 전 전세형 공공임대주택 1만 4299가구의 입주자 모집에 들어갔다. 서울 5586여가구를 비롯해 그동안 전국에 비어 있던 공공임대주택 물량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입주 희망자들이 얼마만큼 몰릴지 모를 일이나 전세난과 부동산 가격 폭등 속에서도 빈 주택이 이렇게 많았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공급 방식에 문제가 있었거나 공공주택, 공공임대주택이 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서 외면받고 있었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변 후보자 역시 임대주택 등 공공개발을 고집하고 있다.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이 외식할 필요가 있나”라는 과거의 발언으로 볼 때 공공임대에 대한 인식이 권위주의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미지 개선이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이 없는 공공주택 공급 정책은 그동안의 무의미한 경험을 되풀이하기 십상으로 보여 우려스럽다. 임대든 분양이든 공공주택도 이제 좀더 품격을 높여야 한다. 단순히 공급 물량만 늘려서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정책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가격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민간주택에 뒤지지 않는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 공공이 제공하는 아파트 등이 민간업자가 제공하는 아파트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때 공공주택 공급이라는 정책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입양아 학대 사망, 홀트 부실 입양절차 사과하라”

    “입양아 학대 사망, 홀트 부실 입양절차 사과하라”

    입양 부모의 학대로 숨진 생후 16개월 입양아 사건에 분노한 시민단체들이 피해 아동의 입양 절차를 진행한 홀트아동복지회에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등 단체들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홀트아동복지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양 아동과 예비 입양 부모 간 애착 관계는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서서히 형성되고 그 과정에서 예비 입양 부모의 입양 준비가 부족한 사실도 파악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건 피해자의 입양은 입양 아동과 예비 입양 부모가 처음 대면하는 날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피해 아동이 입양 부모에게 입양된 후 2개월이 지나서야 홀트아동복지회가 입양 가정을 처음 방문했고, 입양 부모의 학대 징후를 발견했음에도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등 사후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피해 아동은 지난 1월 양아버지 안모씨와 양어머니 장모씨에게 입양된 후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로 지난 10월 병원에서 사망했다. 안씨와 장씨는 아동학대범죄처벌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단체들은 “정부가 입양 절차를 민간에 맡겨 두지 말고 입양 아동 보호, 입양 사후 관리를 직접 감독해 아동보호 사각지대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홀트아동복지회는 입장문을 통해 사망한 피해 아동을 애도하고 입양 아동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들 단체의 일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홀트는 “예비 입양 부모의 적격심사는 입양기관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법원의 조사와 판결로 이뤄진다”면서 “이 사건 입양 부모의 입양 신청일로부터 법원의 입양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6개월 동안 입양 부모와 입양 아동의 만남 등을 실시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사후 관리는 입양 신고가 완료된 날로부터 1개월 뒤에 하도록 돼 있다”면서 “이번 사건의 피해 아동도 입양 신고일(지난 2월 3일)로부터 1개월 뒤인 지난 3월 23일 사후 상담을 했다”고 설명했다. 글 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러 스캔들 연루 15명에 성탄 사면…트럼프, 퇴임 한 달 전 ‘측근 구하기’

    러 스캔들 연루 15명에 성탄 사면…트럼프, 퇴임 한 달 전 ‘측근 구하기’

    퇴임을 약 한 달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특검 조사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인물 2명을 포함해 15명에 대한 크리스마스 사면을 단행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스캔들 관련 사면 대상자에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외교정책 고문이던 조지 파파도풀로스와 앨릭스 밴더즈완 변호사가 포함됐다. 또 이라크에서 민간인 살해 혐의를 받았던 경비용역업체 블랙워터 직원 4명, 부패 혐의를 받은 전직 공화당 의원 등이 사면 명단에 포함됐다. 이번 사면까지 트럼프 대통령 재임 동안 28명 사면, 16명 감형 조치가 이뤄졌다. 앞서 단임 대통령이던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74명 사면, 3명 감형이 이뤄졌던 데 비하면 적은 규모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직전까지 측근 사면을 늘려 갈 것이란 게 미국 언론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겉으로만 대선 불복을 주장할 뿐 실제 퇴임 이후를 준비 중이라는 징후가 이번 사면에서 드러났다고 보는 평가도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을 마지막까지 사용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주장과는 대조되는 행보”라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부동산 정책 실패, 진단 자체부터 잘못”

    “부동산 정책 실패, 진단 자체부터 잘못”

    정부가 내놓은 주택 투기억제 정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 것은 진단부터 틀렸기 때문이고, 다주택자·세금 중과 위주의 규제정책은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한국경제학회에 따르면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와 황세진 한국개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최근 ‘주택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하여’라는 글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예외적인 시기와 지역을 제외하고는 가격 거품의 징후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주택가격은 대체로 주택의 가치를 반영해왔고, 시장은 정상적으로 작동한 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다른 경제지표나 외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집값이 너무 높다는 주장은 통계로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가격 통계가 시작된 1986년 1월 이후 소비자물가지수는 235% 올랐지만, 올해 9월 전국 KB주택매매가격지수는 203% 상승했다는 것이다. 투기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리했다. 이들은 “50년 넘게 이어진 투기 억제 정책의 목표가 달성되지 않은 가장 중요한 원인은 억제해야 할 투기가 무엇인지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자본 이득을 겨냥한 부동산의 취득·보유·처분을 투기라고 한다면 모든 국민의 부동산 활동이 투기”라고 지적했다. 내집 마련이 불가능한 저소득층에게는 주거 안정, 중산층에게는 저렴한 분양 주택 공급과 금융·세제 지원, 고소득층은 지원하지 말되 간섭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다주택자와 세금 중과 위주의 대책도 지적했다. 이들은 “다주택자 역시 주택 공급 역할을 하고 있으며, 거래를 통해 시장 자율 조정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투기 억제 대책들은 빠짐없이 조세 측면의 제재를 포함하고 있는데 시중 유동성이나 이자율, 지역별 수급, 소비자 선호의 변화 같은 요인들을 그대로 두고 세금만으로 주택가격을 잡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또 주택정책의 초점은 오로지 투기를 잡기 위해 내놓은 규제를 줄이며 계층별로 지원하되, 신도시 같은 대단위 개발이 아닌 도시재생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감염력 70%↑, 어린이도 쉽게 감염” 영국서 변종 바이러스 확산

    “감염력 70%↑, 어린이도 쉽게 감염” 영국서 변종 바이러스 확산

    영국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변종은 어른만큼이나 어린이들도 쉽게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동안 어린이는 어른 만큼 코로나19에 잘 걸리지 않거나, 걸리더라도 다른 이들에 전파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내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를 분석 중인 신규 호흡기 바이러스 위협 자문그룹(New and Emerging Respiratory Virus Threats Advisory Group·NERVTAG) 소속 과학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NERVTAG은 새 변종이 영국 남부 지역에서 지배적인 바이러스종이 됐고, 곧 영국 전역으로 이 같은 추세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닐 퍼거슨 임피리얼 칼리지 교수는 “이 변종이 어린이들을 감염시키는 경향이 더 높다는 징후가 있다. 인과관계는 규명하지 못했지만, 데이터를 보면 그렇게 나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많은 데이터를 모아야만 앞으로 변종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웬디 바클레이 임피리얼칼리지 바이러스학 교수는 새 변종의 변화 중 하나는 인간 세포에 침투하는 방식에 있다면서, 이로 인해 “아마도 어린이들은 어른과 비슷할 정도로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다. 그러므로 혼합된 경향을 고려할 때 앞으로 더 많은 어린이가 감염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VUI-202012/01’로 알려진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때문에 수도 런던 및 인근 지역의 감염자가 급격히 늘어나자 긴급 봉쇄를 결정했다. 변종 바이러스는 코로나19 치명률이나 백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없지만, 감염력은 최대 70%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이웃 나라인 프랑스를 비롯해 전 세계 40개국 이상이 영국발 입국 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영국 내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어린이들도 쉽게 감염”

    “영국 내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어린이들도 쉽게 감염”

    영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종은 어른만큼이나 어린이들에게도 쉽게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내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를 분석 중인 신규 호흡기 바이러스 위협 자문그룹(New and Emerging Respiratory Virus Threats Advisory Group·NERVTAG) 소속 과학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NERVTAG은 새 변종이 영국 남부 지역에서 지배적인 바이러스종이 됐으며, 곧 영국 전역으로 이같은 추세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닐 퍼거슨 임피리얼 칼리지 교수는 “이 변종이 어린이들을 감염시키는 경향이 더 높다는 징후가 있다”면서 “인과관계는 규명하지 못했지만, 데이터를 보면 그렇게 나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많은 데이터를 모아야 변종이 앞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웬디 바클레이 임피리얼 칼리지 바이러스학 교수는 새 변종의 변화 중 하나는 인간 세포에 침투하는 방식에 있다면서, 이로 인해 “아마도 어린이들은 어른과 비슷할 정도로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므로 혼합된 경향을 고려할 때 앞으로 더 많은 어린이가 감염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VUI-202012/01’로 알려진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때문에 수도 런던 및 인근 지역의 감염자가 급격히 늘어나자 긴급 봉쇄를 결정했다.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 치명률이나 백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없지만, 감염력은 최대 70%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이웃 나라인 프랑스를 포함, 전 세계 40개국 이상이 영국발 입국 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한 병원서 2명째”…화이자 백신, 미국서도 알레르기 반응(종합)

    “한 병원서 2명째”…화이자 백신, 미국서도 알레르기 반응(종합)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을 맞은 뒤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사례가 영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알래스카주(州)의 한 병원에서 의료 종사자 2명이 각각 15일과 16일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15일 접종자는 중년 여성으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이 여성의 알레르기 반응은 역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영국의 의료 종사자 2명이 보인 것과 유사한 과민증 반응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 여성은 16일 오전까지도 여전히 상태를 관찰하며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이 여성은 다른 약물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이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람이 음식 등 다른 유형의 알레르기를 앓은 적이 있는지는 뚜렷하지 않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또 다른 한 명은 남성으로, 16일 백신 접종 뒤 10분 만에 현기증, 목이 칼칼해지는 증세 등이 나타나 응급실로 옮겨졌다. 이 남성은 한 시간 안에 정상으로 돌아와 퇴원했으며, 아나필락시스(항원-항체 면역 반응으로 발생하는 급격한 전신 반응)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졌다.화이자의 백신은 미국에서 4만여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을 거쳤으나 이 과정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시험 참가자는 통증이나 발열 등의 부작용을 겪기는 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3일 화이자의 백신을 16세 이상 미국인에게 접종해도 좋다고 승인하면서 심각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안전하게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CDC는 이 경우 백신을 접종한 뒤 30분간 잘 관찰하라고 의료진에게 권고했다. NYT는 “연말까지 미국인 수백만 명이 백신을 접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사고는 연방정부 관리들이 (백신의) 심각한 부작용의 징후에 더 신경 쓰게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제이 버틀러 CDC 감염병 담당 부국장은 이런 알레르기 반응이 백신 접종을 반드시 보류해야 할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딱 걸린 편법증여·탈세… 열에 아홉은 강남·용산

    딱 걸린 편법증여·탈세… 열에 아홉은 강남·용산

    서울 강남권 등 값비싼 주택 밀집지역에서 주택 편법증여가 많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이후 5개월간 시행한 투기거래 실거래조사 결과 편법증여를 포함해 탈세 의심거래 109건을 적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서울 강남·송파·용산구에서는 탈세 의심거래 109건 가운데 94건이 적발돼 탈세 비율이 높았다. 이들 3곳에서 이뤄진 의심 조사 대상 3128건 가운데 3%가 탈세 거래였다. 이 밖에 대출 규정 위반 3건, 거래신고법 위반 76건, 등기특별조치법 위반 2건 등도 적발됐다. 편법증여로 걸린 20대 A씨는 18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사면서 9억원을 저축성 보험계약 해지금으로 조달했다고 소명했다. 그러나 A씨가 납부한 보험료는 2010년 12월 8억원, 2012년 12월에 3억원씩 일시금으로 낸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료를 낼 당시 A씨는 미성년자였다. 국토부는 A씨 부모가 자녀에게 보험금으로 편법 증여해 아파트를 사들였다고 판단해 이를 국세청에 통보했다. 소매업자 B씨는 8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면서 중소기업 윤전자금 3억원을 대출받아 이 가운데 2억원을 거래대금으로 사용했다가 적발됐다. 대출 규정 위반 의심거래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통보해 대출 취급 금융사를 상대로 규정 위반 여부를 점검하고, 위반이 최종적으로 확인되면 금융기관이 대출금을 회수하게 할 계획이다. 국토부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은 지난 2월 21일 출범 이후 부동산시장 범죄수사를 통해 61명(47건)을 형사 입건하고, 이 가운데 수사가 마무리된 27명(27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특별공급을 이용한 부정 청약 사건 주범 2명은 구속됐다. 장애인단체 대표인 C씨는 브로커와 공모해 장애인·국가유공자 13명에게 건당 700만원을 주고 명의를 빌려 수도권 아파트 특별공급에 14채를 당첨받았다. C씨는 당첨받은 아파트를 되팔아 4억원의 수익을 챙겼다가 걸렸다. 김수상 국토부 토지정책관(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장)은 “불법행위 수법이 다양해지고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부동산 시장 동향을 꼼꼼히 모니터링해 이상 징후에 발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국민 개인 걱정 1위는 경제적 고통

    국민 개인 걱정 1위는 경제적 고통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국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일자리와 노후, 감염병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가 준비해야 할 정책으로는 실업 지원이 첫손에 꼽혔다. 미래 한국의 바람직한 모습으로는 감염병 걱정 없는 사회,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사회, 병원비 걱정 없는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민을 돕는 사회 등을 희망했다. 보건복지부가 16일 발표한 ‘2020년 사회보장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개인적인 걱정거리를 묻는 질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경제적 어려움(25.2%)과 노후생활(11.4%)을, 5년 뒤 걱정거리로는 노후생활(20.6%)과 경제적 어려움(16.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사회적 불안요소로는 현재 시점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감염병 문제’(30.7%)와 일자리 부족(19.2%)을, 5년 뒤에는 감염병 취약(14.9%)과 부동산(13.4%)을 지목했다. 국가가 가장 주력해야 할 정책으로는 국민과 전문가 모두 ‘실업 시 소득 지원’을 1순위로 선택했다. 코로나19 이후 전반적인 소득 수준이 나빠지는 징후도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생활 수준이 나빠질 것이라고 미래를 전망하는 응답은 33.9%나 되는 반면 좋아질 것으로 본다는 응답은 8.8%에 불과했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가구원이 많을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생활수준 악화를 예상하는 응답이 많았다. 2019년과 올해 1∼6월을 비교하더라도 소득이 줄었다는 응답은 27.4%인 반면 소득이 늘었다는 응답은 7.1%에 그쳤다. 같은 기간 지출이 줄었다는 비율도 14.0%를 기록했다. 국민의 절반 이상인 57.0%는 노후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주된 방법은 국민연금(57.5%), 예금·적금·저축성 보험(20.5%), 사적연금(7.0%) 등이었다. 현재 노후 준비를 하지 않는 이유로 30대는 ‘앞으로 준비할 계획’이라는 비율이 43%였지만 40대부터는 ‘준비할 능력이 없다’는 비중이 높아져 60대 이상에서는 이 비중이 67.1%까지 올라갔다. 이번 조사는 사회보장 환경 변화에 따른 국민 인식 변화와 정책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2016·18년에 이어 세 번째로 실시한 것으로, 국민 1000명과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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