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국가보안법은 합헌” 판시
◎재야 법조계의 “8개항 위헌론주장” 일축/“북의 위협 상존… 평화통일 원칙과 모순안돼”/헌재ㆍ하급심에 큰 영향줄듯/문목사 상고기각… 징역7년 확정
재야법조계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에 관한 8가지 위헌주장은 잘못이라는 대법원의 판례가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용준대법관)는 8일 문익환피고인 등의 국가보안법 위반사건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변호인측이 제기한 이법의 위헌주장을 조목조목반박,모두 합헌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의 이날 판례로 국가보안법에 대한 위헌론은 법률적으로 더 이상 재론하기 어려워졌으며 국회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 법의 개정작업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여부심사 및 하급심의 판결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문을 통해 『이 법은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인만큼 국가보안법의 규정을 그 법률의 목적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한 이법의 규정이 죄형법정주의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수없다』고 「위헌」 주장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또 『북한은 아직도 막강한 군사력으로 우리와 대치하고 있으며 우리사회의 자유민주적 기본체제를 전복할 것을 포기하였다는 명백한 징후를 찾아볼 수 없고 우리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계속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국가보안법이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본다고 하여 우리 헌법이 천명한 국제평화주의나 평화통일의 원칙과 모순되는 법률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국가보안법 제6조2항 잠입ㆍ탈출죄에 대해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으로부터 직접 지령을 받는 경우 뿐만 아니라 그 지령을 받은 자로부터 다시 지령을 받는 경우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잠입ㆍ탈출죄에 규정된 「지령」은 지휘와 명령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반드시 상명하복의 지배관계가 있음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지령의 형식에도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것이었다.
또 잠입죄는 그 출발지가,탈출죄는 그 목적지가 반드시 반국가단체의 지배아래 있는 지역이 아니어도 된다고 판시했다.
이와함께 이법 제7조1항의 찬양ㆍ고무ㆍ동조죄에 관해서는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한다는 것을 알고서 기자회견이나 연설회,설교 등을 하는 행위는 우리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가할 위험이 현저한 행위로서 이죄에 해당된다』고 해석했다.
이보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국가보안법 제7조1항의 찬양ㆍ고무ㆍ동조죄에 대해 「한정합헌」이라는 결론을 내려 이날 대법원 판례보다 오히려 여운을 남겼었다.
한편 대법원 형사3부는 이날 북한에 다녀온뒤 국가보안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문익환(72),유원호피고인(60)등 2명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측과 검찰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징역7년에 자격정지 7년씩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