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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1978년 긴급조치 위반 수사, 국가 불법행위 아니다”

    법원 “1978년 긴급조치 위반 수사, 국가 불법행위 아니다”

    1970년대 유신헌법에 근거한 긴급조치 위반으로 옥살이를 한 피해자가 당시 수사와 재판이 불법행위라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패소했다. 긴급조치 발령이 국민 개개인에게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재확인한 판결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9단독 최연미 판사는 정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지난 15일 기각했다. 앞서 정씨는 유신헌법에 따라 발령된 긴급조치 제9호 위반 등으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고 1978년 11월 4일부터 1980년 6월 6일까지 약 1년 7개월 동안 구금됐다. 정씨는 재심 절차를 통해 2018년 8월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또 민주화보상법에 따른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돼 2210만원 상당의 생활지원금을 지급받았다. 정씨는 긴급조치에 근거한 수사, 재판 및 징역형 집행은 국가의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지난 2019년 12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978년 11월 구속영장이 발부돼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되는 동안 구속기간 10일을 초과하여 구금됐고, 형 집행 종료로 출소한 후에는 불법사찰을 당했다며 이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등을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재판부는 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제9호 위반의 유죄 판결에 대해 재심절차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면 피고인은 일정한 요건 아래 형사보상을 청구해 그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원고가 수사나 재판을 받을 당시 긴급조치 제9호가 위헌·무효임이 선언되지 않았던 이상 당시 수사기관이나 법관의 직무행위가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대법원의 판례를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은 지난 2013년 긴급조치 제9호에 대해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표현의 자유, 영장주의와 신체의 자유, 주거의 자유, 청원권, 학문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위헌·무효”라고 판시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지난 2015년에는 “유신헌법에 근거한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로서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국민 전체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질 뿐 국민 개개인의 권리에 대응해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씨가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돼 생활지원금을 받을 당시 ‘보상금을 받은 때에는 그 사건에 대하여 화해계약하는 것이며 그 사건에 대해 어떤 방법으로도 다시 청구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다’는 취지의 동의서를 제출한 사실을 언급하며 원고의 청구 일부를 각하했다. 구속기간을 초과해 구금됐고 형 집행 종료 이후 불법사찰 피해를 입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증거가 없어 인정되지 않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죽음으로 끝난 부부 싸움…모든 걸 지켜본 어린 딸

    죽음으로 끝난 부부 싸움…모든 걸 지켜본 어린 딸

    어린 딸 앞에서 부부 싸움을 하다 부인을 흉기로 십수 차례 찔러 숨지게 한 40대 남성이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어린 딸은 어머니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했음에도 “아버지를 선처해달라”는 편지를 제출해야 했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이재희 이용호 최다은)는 1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43)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7일 자택에서 아내 B(40)씨와 다투다가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흉기로 십수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부검 결과 B씨는 아래턱에 골절상을 입고 정신을 잃은 채 쓰러진 상태에서 살해됐으며 A씨는 범행 후 자해를 시도했다. A씨는 2019년 9월 자신 몰래 아내 B씨가 지인들과 여행을 다녀온 뒤부터 아내와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현장을 목격해 충격을 받은 A씨의 딸은 현재 할머니가 돌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며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생 딸은 어머니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직접 지켜봐 평생 극복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을 입었을 것”이라며 “부부 사이 갈등을 자녀의 면전에서 살인으로 끝맺음한 피고인을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해야 마땅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직후 신고해 자수했고 범행을 인정·반성하고 있으며, 과거 부부 불화를 해결하기 위해 상담을 받는 등 노력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는 형량이 무겁다고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기각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유부남 상사가 준 시계는 ‘몰카’였다…한달반 침실 생중계

    유부남 상사가 준 시계는 ‘몰카’였다…한달반 침실 생중계

    “피해자 대부분 여성…민·형사상 대응에 어려움”HRW “뿌리깊은 성 불평등 문화가 근본 원인” A씨는 유부남 직장 상사로부터 탁상시계를 선물 받았다. 언제부터인가 자신에게 추파를 던지던 상사였다. A씨는 침실에 놨던 탁상시계에서 나오는 빨간 불빛이 신경쓰여 시계의 위치를 종종 바꿨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상사는 ‘시계가 맘에 안 들면 돌려달라’고 말했다. 이를 이상히 여긴 A씨가 인터넷에서 검색해본 결과 문제의 시계는 단순한 탁상시계가 아닌 ‘몰카’였다. 상사는 한달 반 동안 스마트폰과 연결된 ‘몰카 시계’로 A씨의 침실을 24시간 들여다본 것이었다. 문제의 ‘몰카 시계’는 인터넷에서 여러 종류가 버젓이 팔리고 있었다. 판매자는 ‘어둠 속에서도 완벽한 화면을 제공한다’고 광고하고 있었다. 상사에게 “이건 일반 시계가 아니던데요”라고 따지자 “그걸 검색하느라 밤새 안 자고 있었던 거냐”고 말했다. A씨의 상사는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지만 A씨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A씨는 불안 증세로 잠을 이루지 못해 1년간 약을 먹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 ‘내 인생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에 실린 디지털 성범죄 사례 중 하나다. HRW는 세계 여러 나라 중 한국만 콕 집어 90쪽에 달하는 디지털 성범죄 사례 보고서를 냈다. 이들은 디지털 성범죄를 피해자의 동의 없이 사진·영상을 촬영하거나 무단으로 유포하고, 조작·합성된 영상물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또 디지털 성범죄의 표적이 대부분 여성이고,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상대로 민·형사상 대응을 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HRW는 피해자·전문가 등과 38회 인터뷰하고 온라인 설문을 받아 사례를 구성했다. B씨는 남자친구의 휴대전화 사진첩에서 공공장소에서 여성들의 치마 속이나 엉덩이를 촬영한 사진을 발견했다. 이후 클라우드 사진첩에서도 성관계 상대 여성들의 것으로 보이는 사진 40~50장을 찾았다. 자신의 사진도 4장 있었다.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왠지 변호사가 고소 취하를 계속 권했다.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기 전 경찰 수사관은 ‘가해자와 합의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은 물론 가해자의 파일을 무단으로 엿본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는 가해자 측 변호사의 말을 전하며 그 역시 고소 취하를 종용했다. C씨는 4년간 연애하던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끝낸 지 두 달 뒤 갑자기 낯선 사람들로부터 이상한 문자 메시지를 받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한 사이트에 C씨의 사진과 함께 그의 주소, 학교, 직장, 거주지 사진까지 거의 모든 개인정보가 올라와 있었다. 전 남자친구가 벌인 짓이었다. HRW는 한국에서 유독 디지털 성범죄가 많은 이유가 ‘뿌리 깊은 성 불평등 문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헤더 바 HRW 여성권리국 공동소장 대행은 “한국의 형사사법제도 관계자들은 대부분 남자이고, 디지털 성범죄가 매우 심각한 범죄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피해자들은 사법제도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한 채 평생 이 범죄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2019년 살인·강도 사건의 불기소율은 각각 27.7%와 19%지만,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불기소율은 43.5%에 이른다는 점을 들었다. 또 지난해 불법촬영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의 79%가 벌금형과 집행유예, 52%가 집행유예만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또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대체로 형사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이는 피해자들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라며 “형사소송이 끝날 때쯤이면 피해자들은 대체로 너무 지쳐 민사소송을 제기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고 했다. 단체는 “한국 정부는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며 여성혐오는 결코 수용될 수 없다’는 분명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다”며 대응책을 촉구했다. 또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을 위한 여성가족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역할도 강조했다. 센터가 가해자 색출뿐 아니라 불법 촬영물을 지우는 기술적 지원, 피해자의 정서적 지원 등을 유기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HRW는 이 모델을 발전시키면 다른 나라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대표적 ‘디지털 성범죄’ 대응 모델일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기는 중국] 짝퉁 해외명품을 온라인 생방송 판매한 업주의 뻔뻔함

    [여기는 중국] 짝퉁 해외명품을 온라인 생방송 판매한 업주의 뻔뻔함

    짝퉁 명품을 온라인 상에서 대량 유통시킨 업자에 대해 징역형이 선고됐다. 중국 장쑤성 인민법원은 해외 명품 브랜드 모조품을 온라인 생방송을 통해 판매한 업자 관 모 씨에게 징역 3년 3개월, 벌금 22만 위안(약 3850만원)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중국 형법 제214조에 따르면, 짝퉁 모조품 판매 혐의와 관련해 불법 소득 금액이 막대하고 사회 질서 교란 등의 혐의가 큰 사건은 징역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및 벌금형에 처해진다. 실제로 관 씨는 지난 2019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SNS 계정과 알리바바 라이브 플랫폼 등을 통해 명품 브랜드 화장품, 의류 등을 판매한 혐의가 인정됐다. 관 씨는 생방송 1회 당 평균 40만 위안(약 7000만원) 상당의 물건을 전국적으로 팔아 넘겼다. 관 씨가 판매한 제품은 모두 해외 브랜드를 그대로 따라 만든 모조품으로 관 씨는 1회 판매 금액 중 3분의 1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판매한 제품 중에는 DIOR, SK-II, 시세이도, 랑콤, 설화수 등 다수의 고가 브랜드 상품을 위조한 가품이 다수 포함됐다. 관할 재판부는 관 씨가 해당 제품을 판매하면서 모조품이라는 사실을 인지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모조품 대량 유통을 위해 관 씨가 왕훙(网红) 등 유명인을 고용해 물건 판매 행위에 적극 가담했다는 점에서 위조상품판매 유통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재판에 참석한 관 씨는 “온라인 상에서 판매한 제품의 가격은 진품과 비교해 최대 10배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됐다”면서 “소비자에게 가품을 진품이라고 속여서 판매했다는 비판은 수용할 수 없다. 소비자들 역시 판매가를 통해 가품인지 여부를 짐작하고 구매했을 것이며, 따라서 소비자 기만 혐의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관할 법원 관계자는 “관 씨가 유명인을 이용해 짝퉁 제품을 진짜 명품 브랜드의 것으로 가장해 판매했다”면서 “이로 인해 다수의 소비자가 권익을 침해당했고, 상품권 침해 등 사회 질서 교란과 문란을 조성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관 씨에 대한 징역형 판결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활개를 치고 있는 짝퉁 판매 업자들을 대거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법원 측은 관 씨의 판매 행위와 관련해 불법으로 거둬들인 소득 전액을 몰수, 관 씨 명의의 창고에 산적돼 있던 짝퉁 제품을 전부 압류한 상태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성관계 사진 뿌리겠다” 협박에 수차례 폭행까지...30대 男 집유

    “성관계 사진 뿌리겠다” 협박에 수차례 폭행까지...30대 男 집유

    아내를 수차례 폭행하고 성관계 사진 등을 온라인 상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7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 박정길 부장판사는 협박, 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모씨(30·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씨와 피해자 A씨는 지난 2018년 10월 13일 만나기 시작해 2019년 4월 17일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혼인신고 당일인 오전 2~3시쯤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A씨의 왼쪽 뺨을 4~5회 폭행했다. 이후 같은해 5월 7일 오전 1시쯤에도 자택에서 A씨가 주기로 한 300만원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며 왼쪽 뺨을 2~3회, 입 부위를 2~3회 때려 폭행했다. 이에 앞서 2019년 1월쯤에는 헤어지자고 말하는 A씨에게 특정 신체 부위, 속옷 사진, 성관계 사진 등을 일베나 가족·친지에게 유포하겠다며 수차례 협박하기도 했다. 재판에서 이씨는 이같은 폭행 및 협박 사실을 부인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피해자에 가한 폭행이나 협박 범행은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가 입은 고통 역시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며 “유사한 폭행범행 전력도 있다”고 했다. 다만 박 부장판사는 “각 범행마다 피해자에게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며 화해한 것으로 보였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사진을 촬영한 것은 아니며 실제 배포하지 않았다”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선고 이후 검찰과 이씨는 쌍방 항소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스페인 법원, 어머니 살해하고 인육 XX 28세 남성에 15년형 선고

    스페인 법원, 어머니 살해하고 인육 XX 28세 남성에 15년형 선고

    지난 2019년 2월 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한 뒤 반려견과 함께 시신의 일부를 먹어 스페인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20대 아들에게 징역 15년 5개월형이 선고됐다. 말도 안되는 판결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드리드 지방법원은 16일(현지시간) 66세의 어머니를 상대로 차마 입에 올릴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알베르토 산체스 고메스(28)의 변호인이 주장한 “심신 미약” 변론을 일축하며 살인 혐의로 15년형, 인육을 먹은 혐의로 5개월형을 선고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그의 형제에게 6만 유로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웨이터 일을 잃고 실직 상태였던 그의 아파트 창문에 실종됐다는 어머니의 모습이 이웃들에게 목격된 뒤 며칠째 보이지 않자 이웃이 그의 친구에게 알렸다. 친구의 신고를 받고 그의 아파트에 출동한 경찰은 범행 현장의 참혹한 모습에 치를 떨었다. 어머니 마리아 솔레다드 고메스의 시신이 군데군데 널려 있었다. 1000개쯤 되는 조각으로 흩어져 있었다. 반려견이 도운 것 같았다. 일부는 플라스틱 용기 안에 담겨 있었고 조리대에선 사람 몸의 조각이 발견됐다. 아들은 정신적 문제가 있었고 약물에 쩔어 지냈다. 툭하면 어머니와 갈등을 빚어 법원은 접근 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였다. 그는 이를 위반하고 어머니를 목졸라 살해한 뒤 시신 일부를 먹었던 것으로 경찰은 의심했다. 시신과 함께 지내며 인육을 먹은 기간은 2주 남짓이었다. 그는 지난 4월 첫 재판 도중 어머니를 살해하거나 먹은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 신문에서는 이따금 인육으로 요리를 만들어 먹었고, 심지어 반려견에게 먹이로 던져주기도 했다고 진술했다고 일간 엘 문도는 전했다. 재판 도중 그는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으레 하는 변명과 비슷한 얘기를 늘어놓았다. 텔레비전을 보는데 갑자기 어머니를 살해하라는 목소리가 이웃주민들, 친구들, 유명인들의 목소리로 들렸을 뿐 자신은 살해의 의도가 없었다는 뻔한 얘기들이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여학생으로 속여 10대 남학생 성추행…30대 남성, 징역 15년

    여학생으로 속여 10대 남학생 성추행…30대 남성, 징역 15년

    또래 여학생인 척 접근해 남학생을 집으로 유인한 뒤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고충정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음란물 제작·배포, 유사성행위, 위계 등 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신상정보 10년 공개와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에 대한 취업 제한 10년을 명령했다. A씨는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25차례에 걸쳐 B군(16)에게 유사성행위를 강제한 혐의 등을 받는다. 또 B군을 상대로 한 자신의 범행 장면를 3회 촬영하고 이를 다시 성행위를 강요하는 협박용으로 쓰기도 했다. A씨는 2018년 SNS를 통해 당시 13세였던 B군에게 접근했다. 자신이 중학교 3학년 또래 여학생인 것처럼 행세해 경계심을 푸는 수법을 사용했다. 그러면서 서울 영등포구 자신의 집으로 B군을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B군이 도착해 성인 남성인 A씨를 보고 놀라자 “여자와 성관계를 할 수 있게 해줄 테니 옷을 벗고 기다리라”고 말한 뒤 현관문을 잠가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 곧이어 B군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겁을 주며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9년 2월 “집으로 오지 않으면 친구들을 찾아낸다”고 협박해 B군을 집으로 오게 한 뒤 유사성행위를 하고, 2018년 12월과 지난해 1·8월에는 범행 장면을 촬영해 성착취물을 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씨가 약 1년 9개월 동안 동성의 아동·청소년 피해자를 협박해 범행했고 이 과정을 촬영해 협박까지 했다”며 “성적 가치관과 성에 대한 판단능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부족한 피해자를 상대로 장기간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는 점, 동영상이 실제로 유포됐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없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검찰, ‘아이돌학교’ 투표 조작 CP ‘징역 1년’ 판결에 항소

    검찰, ‘아이돌학교’ 투표 조작 CP ‘징역 1년’ 판결에 항소

    2017년 방영된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의 시청자 투표를 조작한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엠넷(Mnet) 책임 프로듀서(CP)의 1심 결과에 검찰이 항소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김모 CP에 내려진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 CP는 2017년 7~9월 ‘아이돌학교’ 시청자 유료 투표 결과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원중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김 CP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김 CP는 선고 직후 법정에서 구속됐다. 투표 조작에 일부 가담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엠넷 전 사업부장 김모 전 기획제작국장은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 사건 범행으로 방송 프로그램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돼 시청자의 신뢰가 손상됐을 뿐 아니라 시청자들과 투표자들을 우롱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질타했다. 판결에 따르면 김 CP는 당시 투표 1위를 달리고 있던 이해인씨가 데뷔조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김 전 국장에 보고한 뒤 11위로 탈락시켰다. 앞서 엠넷의 ‘프로듀스 101’ 시즌 1에 출연했던 이해인씨는 이후 방송된 ‘아이돌학교’ 첫 회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초반에 상위권을 유지했고, 마지막회를 남겨둔 10회까지 줄곧 데뷔조 순위인 10위 안에 포함됐다. 그러나 마지막회 최종 투표에서 11위를 기록하며 데뷔조에 들지 못했는데, 이는 조작된 결과였고 사실은 1위에 올랐다는 것이 수사와 재판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아이돌학교’에서 최종 순위 10위 안에 들었던 참가자들은 이후 걸그룹 ‘프로미스나인(fromis_9)’으로 데뷔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아이돌학교’의 순위 조작 의혹은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사건이 불거진 뒤 시청자들이 ‘아이돌학교 투표조작 의혹 진상규명위원회’를 결성해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제기됐다. 진상규명위는 지난 10일 1심 결과에 대해 “시청자를 대상으로 사기극을 벌인 범죄 혐의에 비해 너무나도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고 밝혔다.이해인씨는 지난 2019년 10월 MBC ‘PD수첩’이 ‘CJ와 가짜 오디션’이라는 주제로 조작 의혹을 다뤘을 당시 PD수첩에 출연해 “경연에서 칭찬을 많이 받았지만 제작진이 자신에게 미안하다며 불합격자가 이미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해인씨는 최근 판결 이후 팬카페에 글을 올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생각보다 괜찮다”면서 “그 시간이 저에게 알려준 것들은 너무나 소중한 것들이라 앞으로 제가 나아가는 방향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뭔지 가르쳐준 시간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려 하고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 또 진실을 밝히는 데 노력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1등 만들어줘서 고맙다. 믿어준 만큼 실망하지 않도록 보답하겠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들 연예인으로 만들어 주겠다”며 수천만원 빼앗아…징역형 집유

    “아들 연예인으로 만들어 주겠다”며 수천만원 빼앗아…징역형 집유

    배우지망생 자녀를 둔 피해자에게 “아들을 연예인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거짓말을 해서 수천만원을 빼앗은 6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피고인은 과거에도 “지상파 방송에 출연시켜 주겠다”며 배우지망생 등에게 수천만원을 빼앗아 실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이재경 판사는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63)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5년 11월 초 피해자가 운영하는 펜션에서 피해자에게 “내가 연예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아들을 연예인으로 만들려면 탤런트에게 기초교육을 받아야 한다. 수강료로 600만원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그 다음달에는 “아들을 연예인으로 잘 키우고 방송에 출연시키기 위해서는 6000만원 정도 더 필요하다”고 말해 피해자로부터 총 6600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지난해 6월 말 기소됐다. A씨는 재판에서 “실제로 배우에게 피해자 아들의 연기 지도를 맡겼고, 피해자 아들이 드라마 조연으로 출연할 수 있도록 드라마 제작에 1000만원을 협찬했다”며 “작곡가에게 1200만원을 지급하여 피해자 아들을 위한 노래를 작곡하고 노래 교육도 시켰으나 피해자 아들의 실력이 부족해 녹음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즉 피해자를 속인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작곡가가 돈을 받았다는 2015년 11~12월 피고인이 사용하는 계좌에서 1200만원이 현금으로 인출된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당시는 피고인이 피해자 아들을 처음 알게 돼 연기 교육을 시작했을 때인데 피해자 아들의 노래 실력을 확인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1200만원에 이르는 돈을 들여 작곡을 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6600만원을 불과 3~4개월 만에 전부 소비하였는데, 상당 부분을 편의점, 주유소 등의 생활비와 개인 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했다”면서 “당시 피고인이 운영하던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연예인은 2명이 있었는데 수익을 내는 연예인은 1명 뿐이었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 외에는 연예기획사를 운영할 만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록 피해자 아들이 2015년 11월부터 최대 1년 동안 배우로부터 일주일에 1~2회 연기 교육을 받고 실제로 2016년 9월 무렵 웹드라마에 2~3회 출연한 사실, 다른 프로그램에도 2~3차례 단역으로 출연한 사실은 유리한 정상이지만, 해당 배역은 대사 한두 마디 정도의 단역이었고 출연료도 5만원 정도에 그쳐 피해자가 이런 정도의 지원을 예상하고 거액의 돈을 지급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A씨는 2012년 8~9월 피해자들에게 “지상파 방송 드라마 주연급으로 출연시켜 주겠다”, “연기자가 되려면 승마, 무술을 배워야 하고 연기 수업도 받아야 한다”는 등의 거짓말을 해서 3000만원을 빼앗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18년 5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또 2016년 7월 피해자에게 “아는 동생이 종편(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 PD(프로듀서)를 알고 있는데 그 프로그램에 출연하려면 돈이 필요하다”고 거짓말을 하여 2000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기소돼 2019년 1월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선거법 위반 혐의 이상직 의원 실형…21대 국회 첫 사례

    선거법 위반 혐의 이상직 의원 실형…21대 국회 첫 사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무소속 이상직(전주을·구속) 의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제1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는 16일 이 의원 등 피고인 10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이 의원에게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상직 피고인은 선거캠프 핵심 관계자와 공모해 종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당시 선거구민들에게 전통주를 보낸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인은 부인하지만 당시 이상직 피고인을 21대 총선에 출마하려는 자로는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21대 총선 공보물에 허위 사실을 기재하고 당내 경선 과정에서 권리당원들에게 일반 시민 대상 여론조사 참여하도록 했다”고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모든 후보자는 법에 따라 공정하게 선거운동을 하고 공직선거법 취지에 따라 민의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며 “그러나 피고인들은 부당한 행위를 금지하는 법 취지를 훼손, 선거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다만 재판부는 종교 시설 내 지지 호소,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부분 등은 무죄로 판단했다. 또 이 의원과 함께 기소된 시의원들은 벌금 200만원∼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거 캠프 관계자들은 벌금 100만원∼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판결 종료 후 이 의원 측은 공식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응하지 않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판결문을 본 뒤에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중진공 이사장 시절인 2019년 1∼9월 3차례에 걸쳐 전통주와 책자 2600여만원 상당을 선거구민 377명에게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시의원 등과 공모해 총선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일반 당원과 권리 당원들에게 중복 투표를 유도하는 듯한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해 경선에서 우위를 점하려 한 혐의도 추가됐다. 이 의원은 “범행에 가담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검찰은 이 의원이 사건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의원은 제21대 국회의원 중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첫 번째 사례를 기록했다. 이 의원은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선거법 위반 이상직, 징역 1년4개월·집유 2년…‘당선무효형’

    선거법 위반 이상직, 징역 1년4개월·집유 2년…‘당선무효형’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법정에 선 무소속 이상직(전북 전주을·구속) 의원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전주지법 제1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는 16일 이 의원 등 피고인 10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이 의원에게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선무효형(벌금 100만원 이상)인 이 형이 확정되면 이 의원은 의원직을 잃는다. 이 의원은 제21대 국회의원 중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첫 번째 사례가 됐다. 재판부는 “이상직 피고인은 선거캠프 핵심 관계자와 공모해 종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당시 선거구민들에게 전통주를 보낸 사실이 인정된다”며 “당시 이상직 피고인을 21대 총선에 출마하려는 자로는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21대 총선 공보물에 허위 사실을 기재하고 당내 경선 과정에서 권리당원들에게 일반 시민 대상 여론조사 참여하도록 했다”고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종교 시설 내 지지 호소,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부분 등은 무죄로 판단했다. 이 의원은 중진공 이사장 시절인 2019년 1∼9월 3차례에 걸쳐 전통주와 책자 2600여만원 상당을 선거구민 377명에게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시의원 등과 공모해 총선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일반 당원과 권리 당원들에게 중복 투표를 유도하는 듯한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해 경선에서 우위를 점하려 한 혐의도 추가됐다. 이 의원은 “범행에 가담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검찰은 이 의원이 사건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밖에 이 의원은 지난해 1월 인터넷방송에 출연해 20대 총선 당시 당내 경선 탈락 경위에 대한 허위 발언하고 지난해 3월 선거 공보물의 ‘후보자 정보공개자료 전과기록 소명서’란에 허위 사실을 기재한 혐의도 있다. 종교시설에서 명함을 배부하고 지지를 호소한 혐의도 검찰 공소장에 담겼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은 이스타항공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540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을 자신의 딸이 대표이사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100억여원에 넘겨 430억원의 손해를 회사에 끼친 혐의 등으로 구속돼 또 다른 재판을 받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출동한 경찰관 폭행 후 도주”... ‘상습폭행’ 혐의 男 징역 3년

    “출동한 경찰관 폭행 후 도주”... ‘상습폭행’ 혐의 男 징역 3년

    길거리에서 상습적으로 행인 등을 폭행하고,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하고 달아나는 등 범죄를 저지른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16일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문세)는 상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공무집행방해, 특수상해 등 5개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의 도피행각을 도운 혐의(범인은닉)로 기소된 B씨에 대해서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18일 오전 10시29분쯤 의정부시내 거리에서 인근에 있던 사람들을 시비 끝에 폭행했다. 경찰이 출동하자 A씨는 도주를 위해 차량에 탑승했다. 경찰관이 이를 제지하려고 문 손잡이를 잡자 A씨는 그대로 출발해 경찰관을 다치게 했다. 이어 도주로를 막고 있던 순찰차를 들이받은 뒤 달아나 약 2.1㎞ 구간을 운전했다. 당시 A씨는 검거 뒤 음주측정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077%의 면허취소 수준 만취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B씨는 A씨가 순찰차를 충격하고 달아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의정부시에서 아산시 아파트까지 A씨를 태워 달아나게 해준 혐의가 인정됐다. 이 사건과 별개로 경찰 수사과정에서 A씨는 2019년 10월23일 의정부시내의 한 도로에서 행패를 부리다가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도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2019년 12월31일 주점에서 지인을 둔기로 폭행한 혐의도 밝혀냈으며, 2020년 5월15일 의정부시의 길거리에서 한 자영업자를 마구 폭행한 혐의도 찾아냈다. 이에 앞서 A씨는 2018년 6월14일 의정부지법에서 공무집행방해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각 범행을 전부 시인하는 점, 피해자 일부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해회복을 위해 경찰관을 상대로 100만원을 공탁한 점은 유리한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다수의 폭력전과 및 공무집행방해전과가 있음에도 누범 기간 중에 동종 범행을 저질러 불량한 점, 재판 받는 도중에 재차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범행을 저지른 점, 그로 인해 구속될 것이 염려되자 도주한 점, 일부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회복이 되지 않은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광주 재개발 개입 의혹’ 조폭출신 518단체 전 회장 벌써 해외로 떴다

    ‘광주 재개발 개입 의혹’ 조폭출신 518단체 전 회장 벌써 해외로 떴다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동구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참사가 발생한 재개발사업에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은 인사가 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사고가 난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공사 수주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은 문흥식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을 입건했다. 그는 1999년 폭행과 공갈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는데, 그의 판결문엔 ‘신양 오비파 행동 대장’이란 표현이 나온다. 문씨는 “2심재판에서 조폭 혐의가 삭제됐다”며 “결코 조폭이 아니다”고 부인했으나 ‘조폭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경찰은 최근 문 전 회장을 입건하는 과정에서 출국 여부 등을 확인한 결과 이미 출국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했다. 그는 철거 건물 붕괴 사고로 인해 해당 재개발 사업지의 불법 하도급 문제가 불거지고, 자신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13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8년 10월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조합 고문 자격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07년 재개발,재건축 용역이나 대행업을 하기 위해 설립된 M사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현재 M사를 맡은 아내는 출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문 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등 국제 범죄 수사 기관과 공조해 그의 강제 송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최운산, 가명 8개로 활동… ‘최문무’ 행세 中공안 출신 조선족이 연금 가로채

    최운산, 가명 8개로 활동… ‘최문무’ 행세 中공안 출신 조선족이 연금 가로채

    “1923년 9월 중순경에 다시 간도로 나와 수십 명의 무장한 부하를 거느리고 일본관헌의 경비 상태를 탐정하는 동시에 수천 원의 군자금을 모집하였다. 최문무는 1925년에 체포되어 동년 2월 30일 청진지방법원에서 징역 8년을 받았다.” 국가보훈처 독립운동가 공훈록에서 ‘최문무’라는 이름을 검색하면 이런 공적이 나온다. 2008년에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그런데 이 공적은 최운산의 공적이다. 최운산의 후손들은 최운산과 최문무는 동일 인물이라고 말한다. 최운산은 다른 독립운동가들처럼 이명(異名)을 사용했는데 8개나 된다. 그중에 최문무가 있다. “1922년 음 3월 상순경에는 재무원 최태여(崔泰汝)와 함께 70여명의 무장한 부하를 거느리고…”라는 문구가 공훈록에 있는데 최태여는 최운산의 장조카라고 한다. 군자금 모금은 돈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최운산이 친족과 함께했다는 것이다. 공훈을 신청해 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은 최운산의 후손이 아니라 중국 민정국 출신 동포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그가 최운산의 이명을 내세우고 허위로 공훈과 지원금을 받고 있는 셈이다. 국가보훈처가 주도해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다. 최문무가 최운산과 같은 사람인지 알지 못하고 공훈을 인정한 사람은 박모 교수라고 한다. 최운산의 후손들이 시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겠지만 최운산의 후손들과 박 교수의 악연 아닌 악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최진동의 친일 논란과 관련된 것이다. 논란은 중국의 문화혁명 시기에 옌볜 지역 사학자들이 공산당을 반대한 지주였다는 이유로 최진동을 친일로 폄훼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그 근거의 하나로 드는 것이 1937년 최진동이 일제에 100원을 헌금했다는 신문 보도다. 이 보도에 대해 최운산의 후손들은 “최진동 장군의 후처가 한 일로 장군이 뒤늦게 알고 부인을 곁에 오지도 못하게 할 정도로 화를 냈다”며 최진동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해명한다. 최성주씨는 “일제가 최진동 장군이 살던 집 옆집을 사서 3층짜리 요정을 지어 1년 내내 내려다보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 것만 봐도 친일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최진동의 친일 논란이 문제가 됐는데 박 교수가 주도했다고 후손들은 주장한다. 2019년 말부터 독립유공자 전수조사가 시작됐고 지난해 박 교수가 국가보훈처 1차 심사위원회에서 최진동을 친일로 결정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진동의 친일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결론이 나는 분위기다. 후손들은 박 교수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최문무의 잘못된 서훈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최진동의 부인 김성녀와 동생 최치흥의 서훈을 부결시키고 있는 것도 박 교수가 서훈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심을 한다. 사실이라면 잘못된 판단을 인정하기 싫은 학자로서의 자존심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 생후 4개월 아들 주먹질로 숨지게 한 친모…1년 전에도 딸 사망

    생후 4개월 아들 주먹질로 숨지게 한 친모…1년 전에도 딸 사망

    생후 4개월 된 셋째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친모가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1년 전 둘째 딸도 머리부위 손상으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1일 오후 2시 인천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호성호)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등에관한 특례법위반(아동학대치사, 상습상해, 상습학대),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 및 방임) 혐의로 기소된 A씨(25·여)의 선고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하고, 아동복지법위반(상습아동유기 및 방임)죄로 기소된 남편 B씨(33)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와 각각 10년간, 5년간의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6월2일 대형마트 회 판매코너 직원인 B씨와의 사이에서 C군을 출산했다. 그는 가정주부로 집에서 첫째 D양(3)과 C군을 양육하며 생활해 왔다. 학대는 C군이 태어난지 한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인 2020년 7월부터 시작됐다. 그는 C군이 분유를 먹지 않거나 울면 매일 2~3차례씩 온몸을 팔로 세게 조여 화풀이를 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7월부터 8월초 사이 이 같은 수법으로 C군의 몸에 미세 골절 상해를 가하고도 방치했다. 학대 강도는 점점 더 강해졌다. 그해 8월초부터는 C군의 쇄골에 골절상을 가했고, 9월에는 몸통과 늑골 골절상을 가하고도 방치했다. 9월 중순쯤엔 팔이 골절돼 움직이지 못하는데도 방치했고, 9월19일쯤에는 침대에서 떨어져 머리에 혹이 생겼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9월말부터 10월2일께는 C군이 울면 주먹으로 머리를 강하게 내리치기 시작했다. 이 때 C군은 두개골 골절상을 입었지만, A씨는 C군을 방치했다. 그해 10월25일 오전 7시50분쯤에는 C군을 돌보기 귀찮아지자 붙박이장과 사장대 사이 좁은 공간에 C군을 놓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수유패드에 젖병을 꽂아 입에 물려 고정하고 분유를 먹게 하기도 했다. 그는 10월 22~25일, 또 27~30일 나흘씩에 걸쳐 머리를 계속해서 내리쳐 10월30일 오전 7시30분쯤 사망에 이르게 했다. C군 사망 당일에는 주먹질 횟수가 20~30회 이상 이를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그는 C군 시신을 방치한 상태에서 평상시와 같이 D양을 유치원에 등원시켰고, B씨는 회사에 출근했다. A씨는 10월30일 오후 6시38분쯤 C군에 대한 사망 신고를 했다. C군에게서는 장기간 강한 힘이 가해져 생긴 것으로 보이는 몸통 골절, 갈비뼈 골절, 뇌손상, 망막 출혈 등이 발견됐다. 또 흔들린 아이 증후군이 있는 경우 발생한 증상도 확인됐다. 특히 머리에서는 사망 3~7일 전 바닥에 부딪치거나 발로 밟는 등의 강한 둔력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보이는 상처도 발견됐다. B씨는 A씨의 학대행위를 지켜봤음에도 아이에 대한 조치를 하지 않고 방임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이미 3살인 D양을 양육하고 있었고 2019년 10월24일 둘째를 출산한 바 있었으나, 둘째는 머리부위 손상 및 합병증으로 사망한 상태였다. 재판부는 “지속 반복적으로 피해자를 사망하게 했음에도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집안에 그대로 방치했다가 숨지게 했다. 피고인 B도 A가 상당 기간에 걸쳐 매우 심각한 학대 행위 및 폭행을 피해자에게 가한 것임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서 “피고인들의 죄책이 무겁고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 하나, A는 과거에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고 B도 다른 범죄로 벌금형을 받은 것 외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4개월 아기에 주먹질…아들 숨지게 한 20대 친모 징역 17년

    4개월 아기에 주먹질…아들 숨지게 한 20대 친모 징역 17년

    학대 방임한 친부도 징역 3년 선고 태어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아들을 학대해오다가, 생후 4개월 무렵 주먹으로 머리를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친모가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호성호) 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상습상해, 상습학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 및 방임) 혐의로 기소된 A(25)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유기 및 방임) 혐의로 기소된 친부 B(33)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주거지에서 C(1)군이 운다는 이유로 손으로 C군의 머리를 마구 때려 두개골 골절을 가한 뒤 방치했다가, 10월 22일~29일까지 다시 C군의 머리를 주먹으로 20~30차례 때려 10월 30일 뇌부종 등 두부 손상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C군이 분유를 잘 먹지 않는다는 등 이유로 세게 안는 등의 수법으로 온몸에 골절상을 입히는 등 학대하고, 병원에 데려가 치료하지 않은 채 방치한 혐의도 있다. 그는 지난해 6월 2일 C군을 출산한 뒤 가정주부로 일하면서 C군을 돌보기 싫다는 이유로 생후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C군을 학대하기 시작해 온몸 골절상 등을 입히고 방치했다가 급기야 생후 3개월째는 머리를 2개월에 걸쳐 계속해서 내리치는 수법으로 골절상을 입히고 방치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같은해 10월 30일 오전 7시 30분 C군이 숨진 것을 확인하고도 시신을 그대로 방치한 채 두 살 터울인 C군의 누나 D(3)양을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남편인 B씨는 오후 6시 38분쯤에야 C군이 숨진 것을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씨는 D양도 울거나 보채면 몸통을 팔로 세게 조여 압박하는 등의 수법으로 상습적으로 학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A씨의 학대 사실을 지켜보거나, 알고도 이를 묵인해 자녀들의 학대 행위를 방임하고 C군이 숨졌을 당시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사이에는 2019년 당시 출산한 자녀가 있었으나, 그 자녀 역시 두부 손상으로 사망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지속 반복적으로 피해자를 사망하게 했음에도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집안에 시신을 그대로 방치했다가 숨지게 했다”며 “피고인들의 죄책이 무겁고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잠원동 붕괴사고 유족 “2년 전 우리가 강력 대응했더라면…”

    잠원동 붕괴사고 유족 “2년 전 우리가 강력 대응했더라면…”

    “좋은 선례 만들었으면 재발 안 했을 것버스 안에서 생사 갈린 부녀 눈에 밟혀”“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길 바라고 빌었는데…. 저희가 강력한 대응으로 좋은 선례를 마련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2년 전 서울 서초구 잠원동 붕괴 사고의 피해자 가족들은 지난 9일 광주 동구에서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지면서 목숨을 잃고 다친 17명의 피해자에게 못내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광주 붕괴 사고에 이원민(65)씨와 황기연(61)씨는 “2년 전 악몽이 되살아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2019년 7월 4일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던 예비신부인 딸(당시 29세)을 잃었다. 잠원동에서 철거 공사 중인 지상 5층 건물이 붕괴하면서 도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차에 탄 딸을 덮쳤다. 옆자리에 앉은 예비신랑인 황씨의 아들을 포함해 3명이 다쳤다. 광주 사고는 잠원동 사고와 판박이였다. 방송 화면으로 사고 장면을 본 이씨의 아내는 그대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 황씨는 광주 사고 피해자 중에서도 버스 뒷자리에 앉은 딸과 앞자리에 앉은 아버지의 생사가 갈린 사연이 자꾸 눈에 밟힌다고 했다. 이씨의 딸과 황씨의 아들이 부녀와 같은 운명을 겪었기 때문이다. 황씨는 “아들이 (예비신부가) 자신의 무릎에서 숨져 갈 때의 모습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는 걸 너무 힘들어한다. ‘차라리 같이 가는 편이 더 좋지 않았겠나’라고 말하기도 한다”면서 “생존하신 아버지도 같은 심정일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잠원동 사고는 현재진행형이다. 철거업체 현장 소장과 감리 책임자 등이 지난해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2년형과 금고형을 선고받았으나 건축주와 담당 구청 공무원에 대한 검찰 수사는 끝나지 않았다. 그사이 담당 검사만 세 번 바뀌었다. 배상을 위한 민사소송은 형사재판이 끝나야 시작할 수 있다.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할 전문건설공제조합은 보험금 2억원이 예상 손해액(7억 6100만원)을 초과해 법원에 보험금을 변제공탁하고 소송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유족들은 황씨 아들의 병원 치료비까지 자비로 부담해야 했다. 이씨는 “아이 엄마에게 ‘사건이 완결됐으니 이제 그만 잊자’고 말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글 사진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생사 갈린 광주 부녀, 눈에 밟혀”…잠원동 사고 유족, 되살아난 악몽

    “생사 갈린 광주 부녀, 눈에 밟혀”…잠원동 사고 유족, 되살아난 악몽

    2017 서울 낙원동, 2019년 서울 잠원동, 2021년 광주 학동.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사람들이 철거 중이던 건물에 깔려 세상을 떠나는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사고 당시에만 반짝 화제가 될 뿐 남겨진 유족들의 고통은 금세 잊히고 만다. 사고 2년이 다 되도록 수사 결과도, 피해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 한 잠원동 붕괴사고 유족들은 이제 그만 털어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잠원동 붕괴사고 당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예비신부의 아버지 이원민(65)씨와 부상을 입었던 예비신랑의 아버지 황기연(61)씨를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에서 만나 사고 그 이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삶의 의미가 없다”…유족들의 피해회복은 요원 잠원동 붕괴사고 유족들은 “이번 광주 붕괴사고와 잠원동 붕괴사고는 판박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씨는 “광주에서도 잠원동 사고처럼 똑같이 붕괴 조짐이 있었고, 회사가 경제적 측면만 고려해 하청·재하청을 준 경우”라면서 “잠원동 사고를 교훈 삼아 구청에서 한 번이라도 제대로 점검했다면, 회사가 안전 교육이라도 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잠원동 붕괴사고는 지난 2019년 7월 4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철거 공사 중인 지상 5층 건물이 붕괴돼 바로 옆 도로를 지나던 차량이 건물 외벽에 깔린 사고다. 이 사고로 당시 결혼을 앞둔 이씨의 딸이 사망하고 예비신랑인 황씨의 아들을 포함해 3명이 다쳤다. 이후 경찰 수사에서 건물 건축주가 철거업체에서 추천한 업체를 감리자로 고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유족들은 이번 광주 사고로 되살아난 2년 전 악몽에 떨고 있다. 광주 사고 소식을 들은 이씨가 사고 당일 회사에 있는 TV를 켜려고 했지만 이씨를 걱정한 회사 직원들은 리모콘을 숨기고 뉴스를 보여주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뉴스에서 사고 장면을 본 이씨의 아내는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사고 피해자인 황씨의 아들은 트라우마로 인해 출근하지 못했다.살아남은 사람들에겐 고통과 죄책감이 남았다. 황씨는 버스 뒷자리에 앉은 딸과 앞자리에 앉은 아버지의 생사가 갈린 사연이 자꾸 눈에 밟힌다고 했다. 이씨의 딸과 황씨의 아들이 이 부녀와 같은 운명을 겪었기 때문이다. 황씨는 “아들이 (예비신부가) 자신의 무릎에서 숨져갈 때의 모습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기 너무 힘들어한다. ‘차라리 같이 가는 편이 더 좋지 않았겠나’고 말한다”면서 “그 고통은 너무나 크다. 사연 속 아버지도 그럴 것이다. 앞으로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치료 등을 확실하게 지원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끝나지 않는 수사…배상받을 길도 안 보여 잠원동 붕괴사고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철거업체 현장소장이 지난해 2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감리 책임자와 굴착기 기사가 각각 금고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지만 건축주와 관할 구청 공무원 등에 대한 검찰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그 사이 담당검사는 3번째 바뀌었다. 피해자들이 배상을 받을 수 있는 민사소송은 형사재판이 다 끝나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멈춰 있다.피해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유족에 따르면 철거업체는 전문건설공제조합에 해당 건물에 대해 2억원의 보험을 들어놓았다. 철거 중 문제가 생기면 2억원을 피해자들에게 지급할 피해보상 금액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유족들은 조합 측이 “알아서 2억을 나눠가져라”라고 일관할 뿐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배상을 받아야 하는 피해자들과 금액을 나눠야 하는데 그 대상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대상자를 안다고 해도 피해자들끼리 금액을 나누려면 누구의 피해가 몇 퍼센트인지 등을 확정하기 위해 또 다른 법적 다툼을 벌여야 한다. 결국 유족들은 황씨의 아들 병원 치료비까지도 자비로 부담해야 했다. 유족들은 관할 공무원들에게도 답답함을 드러냈다. 황씨는 “유족들은 사고 후속처리가 어떻게 됐는지 제대로 듣지 못해 국민신문고 등에도 여러 번 글을 올렸지만 그때마다 정부는 ‘담당 구청에서 답변을 받으라’고 하고 구청은 ‘재판 중이니 답변을 줄 수 없다’고 한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붕괴사고엔 큰 책임이 따른 다는 것을 알아야” 유족들은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금전적 손실 등을 통해 비슷한 비극이 반복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철거 현장을 허술하게 관리한 대가가 크다고 느껴야 그만큼 경각심을 갖게 된다는 취지다. 이씨는 “이미 처벌받은 현장 관계자들 외에 건축주, 담당 공무원 등은 아직 피부로 와 닿는 책임이 없을 것”이라면서 “현장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관련 공무원, 건축주 등도 일벌백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잠원동 사고를 계기로 법이 강화되면서 지난해 5월부터 건축물을 철거할 때는 관리자가 건축물 해체계획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하고 주무 감독청이 감리자를 지정하도록 하는 건축물관리법이 시행됐다. 그러나 비극은 또다시 일어났다. 이씨는 “법은 바뀌었지만 그걸 관리·감독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바뀌지 않았다. 관리·감독청이 바뀐 법을 현장에서 실제로 이행하는지 감시하고, 법 규정도 홍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 달은 잠원동 붕괴사고 2주기다. 유족들은 사고를 털어내고, 피해를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아직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이씨는 “제가 원하는 것은 아이 엄마가 이 사고를 잊는 거다. ‘사건이 완결됐으니 이제 잊자’고 말하고 싶은데, 사건이 끝나지 않으니 그런 말도 할 수가 없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홍콩 민주화 상징 아그네스 차우 왜 앞당겨 7개월 만에 석방했을까

    홍콩 민주화 상징 아그네스 차우 왜 앞당겨 7개월 만에 석방했을까

    불법 집회 참가 혐의 등으로 수감됐던 홍콩 민주화 운동가 아그네스 차우(周庭·24)가 형기를 다 채우지 않고 약 7개월 만에 석방됐다. 차우는 12일 오전 10시쯤 교도소 밖으로 나와 홍콩 민주화 시위의 상징인 검은색 티셔츠를 입거나 노란색 우산을 든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지만 취재진에게 별다른 소감을 밝히지 않은 채 자동차를 타고 떠났다. 2019년 6월 반중국 시위를 선동하고 참여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류 처분을 받고 수감돼 징역 10개월형을 선고받았던 그녀가 형기를 다 마치지 않았는데 일찍 석방된 이유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이 없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또 지지자들이 우리의 ‘아자!’에 해당하는 “짜유(加油)” 구호 소리가 들렸다고 덧붙였다. 차우는 조슈아 웡(黃之鋒), 네이선 로(羅冠聰) 등과 함께 홍콩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2014년 대규모 시위인 ‘우산 혁명’을 주도했고 2016년 야당인 ‘데모시스토당’을 만들기도 했다. 웡과 이반 람은 아직도 수감 중이며 로는 영국으로 망명했다. 차우는 지난해 8월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기 때문에 이 건으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이날은 2019년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며 입법회를 포위한 시위가 일어난 지 2주년이 되는 날로 지난해 1주년 때는 이를 기념하는 집회가 열렸다. 하지만 올해는 경찰 약 2000명이 배치돼 주요 거리를 차단하고 검문했고, 코즈웨이베이 등 도심에서 집회가 열리지 않았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경찰은 전날 불법집회 참여를 선동한 혐의로 야권활동가 2명을 체포했다. 일본과 호주 등 해외에서는 홍콩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보따리]“내 사고 차량 ‘몸값’이 60만원이라고요?”

    [보따리]“내 사고 차량 ‘몸값’이 60만원이라고요?”

    5회 : 차량 수리비 ‘뻥튀기’ 이면엔… 견인차-공업사 ‘통값’의 검은 공생 우리가 낸 보험료가 줄줄 새고 있습니다. 보험금을 눈먼 돈으로 여기고 사건을 조작하거나 사고를 과장해 타내려 하는 일이 흔합니다. 때론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남의 목숨까지 해치는 끔찍한 일도 벌어지죠. 한편으로는 약관이나 구조가 너무 복잡해 보험료만 잔뜩 내고는 정작 필요할 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들도 벌어집니다. 든든과 만만, 그리고 막막의 사이를 오가는 ‘보험에 따라오는 이야기들’을 보따리가 하나씩 풀어드리겠습니다.A씨가 운영하는 경기도 부천의 한 정비업체는 인근에서 ‘잘나가는’ 공업사로 유명했습니다. A씨의 숨겨진 사업 비법은 ‘통값‘이었지요. 통값이란 사고 차량을 견인해오는 대가로 정비업체가 견인차 기사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뒷돈을 말합니다. A씨는 사고 차량을 끌고 온 견인기사에게 1대당 약 60만원의 통값을 지급했습니다. 여기에 8대를 견인해오면 1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통 큰’ 인센티브도 내걸었지요. 차량 8대를 끌어다준 견인기사는 1대당 모두 72만 5000원의 통값을 받은 셈입니다. 사고차량 견인 1대당 ‘통값’ 60만원 제공해 A씨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차량을 집중적으로 끌어오는 견인기사들을 자신의 공업사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등록했습니다. 서류상으로는 통값이 아닌 직원 임금인 것처럼 위장한 것이지요. 한술 더떠서 교통사고 정보를 다른 업체보다 발빠르게 수집하기 위해 택시기사들을 대상으로 제보 콜센터까지 운영했습니다. 사고 현장을 먼저 알려준 택시기사에게는 1건당 포상금 7만원을 지급하는 형태였습니다. 2019년 경찰에 덜미가 잡힐 때까지 약 3년에 걸쳐 A씨가 이렇게 은밀하게 뿌린 뒷돈은 파악된 액수만 14억 4000만원을 웃돕니다. 이렇게 지급한 통값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A씨는 차량 수리비를 부풀렸습니다. 예컨대 사고차량의 멀쩡한 부분까지 사고로 인해 하자가 발생, 이번에 수리한 것처럼 판금작업 부위를 허위로 기재하는 등의 수법을 썼지요. A씨의 교묘한 범행은 사이가 틀어진 동업자가 보험사에 제보하면서 드러났습니다. A씨로부터 상습적으로 통값을 받아온 견인기사만 40여명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A씨를 비롯해 견인기사, 정비업체 관계자 등 48명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자동차관리법,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등 위반 혐의로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검찰은 A씨 등에 징역 3년을 구형한 상태입니다. 14억 뒷돈... 판금작업 위조 등 수리비 부풀려 충당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어디선가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견인차입니다. 한꺼번에 여러 대가 몰려들어 사고현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툼이 벌어지기도 하지요. 사고 차량을 정비업체로 끌고가는 숫자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데다, 업계가 포화상태라 치열한 경쟁이 발생하는 겁니다. 경쟁이 치열한 것은 정비업체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견인차가 사고 차량을 어느 정비업체로 끌고가느냐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까닭입니다. 이같은 ‘견인 생태계’를 파고드는 어두운 거래가 바로 통값이지요. 통값은 법으로 엄연히 금지돼있습니다. 자동차관리법 제 57조 1항에 따르면 “자동차 관리 사업자는 해당 사업과 관련한 부정한 금품의 수수 또는 그 밖의 부정한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무분별한 장거리견인·묻지마 수리비 금지해야” 그럼에도 이미 업계에서는 통값이 어두운 관행으로 자리잡은지 오래입니다. 경기 하남시에서 20년째 정비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아예 국산차와 외제차는 통값의 가격부터 다르게 책정된다”면서 “통값을 내지 않으면 견인차가 사고 차량을 입고시켜주지 않는데, 사고 차량을 받지 않으려면 자발적으로 정비를 맡기는 개인 고객에게만 의지해야해 정비업체 운영 자체가 어려워지게 될 것”이라고 털어놨습니다. B씨는 “특히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업황도 나빠지고 차량 사고 자체도 줄어들어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문제는 통값이 오롯이 자동차 수리비에 포함돼 결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입니다. 견인기사들이 통값을 많이 쳐주는 정비업체로 차량을 견인하다보니 사고 현장이나 운전자의 생활권에서 동떨어진 정비업체로 장거리 견인이 이뤄지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보험료 누수의 주범인 통값을 적발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긴 하지만 근절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장거리 견인이 상습적으로 이뤄지거나 사고 수리비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는 정비업체를 관리감독하는 정도지요. 하지만 A씨의 사례와 같이 통값 문화도 점차 조직화, 지능화 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험업계에서는 사고현장을 기준으로 일정 반경 이내의 공업사로 견인을 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하고, 차량 수리비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의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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