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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락한 올림픽 스타 왕기춘...‘미성년 제자 성폭행’ 징역 6년 확정

    추락한 올림픽 스타 왕기춘...‘미성년 제자 성폭행’ 징역 6년 확정

    입시 준비 중이던 미성년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에게 징역 6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왕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인 왕씨는 2017년 2월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에 다니던 A양(당시 17세)을 “햄버거를 사주겠다”며 집으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왕씨는 또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체육관 제자였던 B양(당시 16세)과 10차례에 걸쳐 성관계하며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와 지난해 2월 B양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왕씨에게 청소년성보호법상 강간죄와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왕씨는 B양과 자신이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하며 성적 학대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들과의 합의 아래 성관계를 맺었으며, 위력을 행사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왕씨가 폭력이나 위협을 가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강간’이 아닌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 등을 적용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왕씨가 입시 준비를 위해 체육관에 등록한 A양의 대학 입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집안일을 구실로 자신의 주거지로 유인해 갑작스럽게 간음한 점 등을 볼때 위력을 행사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성적 자기 결정권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B양에게 ‘친해지려면 성관계를 해야 한다’고 설득하는 등 행위는 학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2심은 왕씨와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으며,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이 이날 형을 확정하면서 왕씨는 체육연금 수령 자격을 상실했다. 앞서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왕씨를 영구 제명했다.
  • ‘미성년 제자 성폭행’ 왕기춘 전 국가대표 징역 6년 확정(종합)

    ‘미성년 제자 성폭행’ 왕기춘 전 국가대표 징역 6년 확정(종합)

    자신이 가르치던 미성년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에게 징역 6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왕기춘에 대한 상고심 선고에서 왕기춘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왕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왕씨는 지난 2017년 2월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에 다니는 17살 A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9년 2월 16살 B양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뒤 지속적인 요구로 10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도 받는다. 왕씨는 재판에서 피해자들과 합의로 이뤄진 성관계였으며 B양의 경우 성적 가치관과 판단 능력이 있어 성적 학대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왕씨가 피해자들을 항거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폭행하거나 협박하지는 않았다며 청소년성보호법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 등을 적용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한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또 반성하지 않으면서 합의를 종용하기까지 했다”며 “피해자들이 대인 기피 증세 등 고통을 겪고 있어 이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심은 왕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으며,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왕기춘은 서울체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6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남자 73㎏급 3위에 오르며 한국 유도 유망주로 떠올랐다. 이후 2007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유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 ‘미성년 제자 성폭행’ 왕기춘 전 국가대표 징역 6년 확정

    ‘미성년 제자 성폭행’ 왕기춘 전 국가대표 징역 6년 확정

    자신이 가르치던 미성년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에게 징역 6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왕기춘에 대한 상고심 선고에서 왕기춘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왕기춘은 지난 2017년 2월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에 다니는 17살 A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9년 2월 16살 B양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뒤 지속적인 요구로 여러 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도 받는다.
  • [여기는 남미] 19살 여성 납치해 23년간 감금한 남자…고작 징역 18년?

    [여기는 남미] 19살 여성 납치해 23년간 감금한 남자…고작 징역 18년?

    자신보다 16살이나 어린 여자친구를 납치해 20년 넘게 자유를 구속한 남자가 마침내 법정에 섰다. 한 여자의 일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린 사건이지만 검찰은 징역 18년을 구형할 방침이라고 밝혀 벌써부터 여론은 들끓고 있다.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사법부는 27일(현지시간) 납치, 감금, 자유 구속 등의 혐의로 기속된 오스카르 알베르토 라코(60)에 대한 구두재판을 시작했다.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고 피고가 체포된 지 2년 만에 열리는 재판이다. 재판은 이제 막 시작됐지만 여론은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검찰이 18년 징역을 구형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다. 아르헨티나 사회에선 "한 여자의 인생을 망친 범죄자에게 말도 되지 않는 솜방망이 처벌이 될 것"이라면서 검찰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문제의 사건은 1996년 5월 아르헨티나 지방도시 로사리오에서 발생했다. 법정에 선 남자는 자신보다 16살 어린 여자친구를 납치해 감금했다. 당시 피고의 나이는 45살, 여자친구 마리아는 19살이었다. 일찍 결혼했지만 이혼하는 바람에 마리아는 당시 한 살짜리 딸을 둔 싱글맘이었다. 유치원교사로 일하던 그는 우연히 알게 된 피고와 교제를 시작했다. 마리아는 "포클랜드 전쟁 참전용사라고 내게 자신을 소개했었다"면서 "나이 차이가 컸지만 처음에 워낙 자상하게 챙겨주는 터라 거부감 없이 사귀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게 그의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 사건이 될 줄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남자는 언제부턴가 견디기 힘들 정도로 여자친구에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퇴근 후 귀가하자말자 전화를 걸지 않으면 벌컥 화를 내면서 욕설을 퍼붓는 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견디다 못한 여자가 이별을 통고하자 남자는 여자친구를 납치했다. 23년간의 노예생활은 이렇게 시작됐다. 남자는 여자친구를 쇠사슬로 침대에 묶어두곤 했다. 종종 가족들과의 통화를 허용하긴 했지만 바짝 옆에 붙어 당장이라도 위해를 가할 태도로 전화통화 내용을 감시했다. 2019년 마리아는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남자에게 끌려 나가 마당을 쓸다가 볼일이 급해진 남자가 화장실로 달려간 틈을 이용해 목숨을 걸고 벌인 탈출이었다. 남자는 결국 법정에 섰지만 마리아는 검찰의 징역 18년 구형 방침에 크게 실망했다. 어느새 44살이 된 마리아는 "23년간 갇혀 지내면서 딸을 키워주지 못했고, 인생이 완전히 망가졌다"면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고 한 사람의 인생을 철저하게 무너뜨린 사람에게 겨우 징역 18년이라니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경찰 매달고 주행한 前사랑제일교회 전도사, 2심도 집행유예

    경찰 매달고 주행한 前사랑제일교회 전도사, 2심도 집행유예

    전직 사랑제일교회 전도사가 청와대 근처에서 차량 통행을 제지하는 데 불만을 품고 경찰관을 차에 매단 채 운전해 다치게 한 혐의로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윤강열 박재영 김상철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 방해 치상 혐의로 기소된 이모(46)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사랑제일교회 전도사로 일하던 2019년 7월 14일 청와대 앞 도로에서 서울경찰청 경비단 소속 경찰관 A씨를 자신의 차량에 매단 채 11m가량 달려 바닥에 떨어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씨는 일행들과 함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주최한 ‘문재인 대통령 하야 촉구 기도회’와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 당시 한기총 대표회장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였다. 경찰은 경호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이씨에게 우회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씨는 경찰 A씨를 매달고 그대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 차에 끌려가다가 떨어진 A씨는 전치 3주의 뇌진탕 등을 진단받았다. 이씨는 법정에서 “A씨가 구체적 사유 없이 자의적 기준으로 통행을 제한했다”면서 위법한 공무집행에 기초한 행동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기도회를 주최했던 전광훈 당시 대표회장이 2018년 12월 집회에서 ‘청와대로 진격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면서 “경찰 입장에서는 피고인과 차량 동승자들이 돌발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A씨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경호 구역을 우회하는 것이 과도한 불편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었는데도 이에 불응해 차량을 운행, 상해를 입혔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이씨는 항소심에서도 범행에 고의가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현장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허위 진술을 하면서 죄책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 ‘뻥이요’ 베껴 ‘뻥이야’ 만든 업체 대표 징역형의 집행유예

    ‘뻥이요’ 베껴 ‘뻥이야’ 만든 업체 대표 징역형의 집행유예

    유명 과자 ‘뻥이요’를 모방해 ‘뻥이야’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과자업체 대표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1부(부장 이현경)는 상표법 위반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업체 대표 B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원심은 B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한 바 있다. A업체에 대해서도 원심은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벌금 1200만원으로 감경했다. 법원에 따르면 B씨는 2019년 4월과 5월 자신이 운영하는 A업체에서 ‘허니 뻥이야’와 ‘치즈 뻥이야’ 등 총 6300만원 상당을 제조해 베트남에 수출했다. 두 제품 모두 ㈜서울식품공업의 ‘허니 뻥이요’, ‘뻥이요 치즈’ 등과 흡사하다. 서울식품공업은 1982년부터 ‘뻥이요’를 생산, 판매했으며 상표 등록도 마쳤다. 이후 다양한 맛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어 연간 매출액이 100억원에 달한다. 베트남 업체는 B씨에게 ‘뻥이요’와 95% 정도 유사한 포장지를 사용해 과자류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고, B씨는 의뢰받은 대로 ‘뻥이야’를 제조해 수출했다. 서울식품공업은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조사를 신청했고 ‘상표권을 침해한 불공정무역 행위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결국 A업체와 B씨는 상표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1심인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지난해 4월 A업체와 B씨에게 각각 벌금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러나 A업체와 B씨는 판결에 불복, 법리 오해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며 양형 가중 부분에서 일부가 인정돼 다소 감형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상품을 모방하려는 고의를 갖고 범행했다”며 “피해 회사는 상품의 인지도와 매출 규모 등에 비추어 직·간접적인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피해 회사로부터 이의 제기를 받은 뒤 상표권 침해 행위를 중단하고 포장지와 해당 인쇄 동판을 폐기한 점, 무역위원회 의결에 따라 과징금을 낸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덧붙였다.
  • [서울광장] 과거사 청산과 대선주자들의 역사전쟁/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과거사 청산과 대선주자들의 역사전쟁/오일만 논설위원

    모리스 파퐁이라는 프랑스 관료가 있다. 그는 2차 대전 당시 나치 괴뢰 비시 정부의 보르도시 치안 책임자였다. 유대인 1670명(어린이 223명 포함)을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보낸 인물이다. 나치의 패전이 짙어지면서 그는 드골이 이끈 자유 프랑스 레지스탕스에 고급 정보를 흘리면서 접근했고, 전후 국가 유공자로 둔갑했다. 파리 경찰청장을 거쳐 국회의원을 13년간이나 지냈고, 지스카르데스탱 대통령 시절인 1978년 예산담당 장관에까지 올랐다. 손바닥으로 진실을 가릴 수 없는 법, 나치 부역 행위가 뒤늦게 밝혀지면서 1998년 법정에 섰고 10년 징역형에 처해졌다. 그의 나이 90세 때 였다. 건강 악화로 가석방된 후 2007년 파리 교외의 한 병원에서 96세로 생을 마감했다. 파퐁의 사례는 일제 패망 이후 친일파들의 생존 처세술과 비슷했다. 해방 공간에서 분단의 비극을 틈타 반공투사로 신분 세탁을 한 뒤 부와 권력, 명예까지 한꺼번에 거머쥔 ‘한국판 파퐁들’인 것이다. 한국의 친일파 세력이 아직까지 떵떵거리는 것은 프랑스와 달리 과거사 청산을 제대로 못 한 우리의 업보일 것이다. 프랑스는 나치 치하의 반민족 행위에 대해 집요하고 엄정하게 처벌했다. 150만~200만명이 나치 협력 혐의로 조사를 받았는데, 체포된 사람만 99만여명이다. 6766명이 사형선고를 받았고 그중 782명이 사형을 당했다. 나치 잔재 청산을 이끌었던 드골은 “국가가 민족 반역자에게 벌을 주고 애국자에게 상을 주어야만 비로소 국민을 단결시킬 수 있다”고 일갈했다. 프랑스와 달리 우리는 해방 후 70년이 훌쩍 지났지만 친일파 잔재 청산 문제가 여전히 논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민족의 정신과 혼을 팔아 득세한 청산 대상들이 오히려 대한민국의 주류 사회를 장악한 탓이다. 2차 대전 이후 121개의 신생 독립국 가운데 동족을 배반하고 외세에 빌붙었던 사람들이 다시 집권한 사례는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 사회에서 내로라하는 집안의 계보를 따라가 보면 상당 부분 일제 친일 부역 집단과 겹치는 현실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여야를 떠나 정치권은 물론 경제계, 법조계 등 그 뿌리가 넓고도 강고하다. ‘토착왜구’로 불리는 그 후예들 역시 탄탄한 기득권을 방패 삼아 철옹성을 구축한 지 오래다. 우리와 반대로 치열한 ‘스페인판 과거 청산’ 작업을 보자. 스페인 정부는 최근 과거사 청산을 위해 국가폭력 희생자 유해 수습, 쿠데타 찬양 발언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민주주의 기억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스페인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와 그의 정권을 찬미하거나, 독재 정부에 희생당한 이를 모욕하는 발언을 할 경우 최대 15만 유로(약 2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매기는 내용이 골자다. 일제 치하를 찬양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이 횡행하고 군 위안부를 매춘부로 비하하는 주장에도 거리낌이 없는 우리와 너무도 대조된다. 득세한 친일파 자손들이 부끄럼 없이 재산 반환 소송에 나서고 친일인명사전 발간을 국가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국론 분열로 매도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스페인에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 과정을 보자. 프랑코는 스페인 내전에서 독일 나치당, 이탈리아 파시스트당의 지원을 받아 승리한 뒤 30년 넘게 철권통치를 휘두른 인물이다. 그의 집권 전후로 민주주의를 요구한 수십만 명이 희생됐다. 프랑코 정권 시절의 경제 호황에 향수를 가진 일부 세력의 반대가 심했지만, 현재 집권한 산체스 정권과 스페인 대법원은 2019년 국가묘역(전몰자의 계곡)에 묻혀 있던 그의 유해를 파내 가족 묘지로 보냈다. 지난해 프랑코 후손들이 소유한 호화 여름별장을 국고로 환수하는 결단도 내렸다. 강력한 과거 청산 작업을 주도하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국가 통합을 위해 과거 청산은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고 선을 그었다. 과거사 청산은 국가의 존립 기반인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다. 유럽 각국이 별도의 소급 입법으로 나치 협력을 ‘반(反)문명 범죄’이자 ‘반인륜 범죄’로 규정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우리도 역사전쟁이 한창이다. 미래를 위해 과거가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거나, 국론을 분열시킨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어불성설이다. 공정과 정의의 가치가 무너진 공간에서 국민 통합과 단결이 나올 수 없다. 올바른 국가의 성장과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여야를 떠나 대선주자들의 역사관은 국가를 이끄는 좌표나 다름없다. 더 치열하고 철저한 역사관 검증이 필요하다.
  • 전자발찌 끊고 잠적했던 ‘함바왕 유상봉’ 15일 만에 검거

    전자발찌 끊고 잠적했던 ‘함바왕 유상봉’ 15일 만에 검거

    위치 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던 ‘함바 브로커’ 유상봉(75)씨가 15일 만에 수사 당국에 붙잡혔다. 인천지검은 27일 오전 10시쯤 경남 사천시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지난달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자 지난 12일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했다. 유씨는 도주한 지 보름 만인 이날 오전 10시쯤 경남 사천시에서 검거팀에 붙잡혔다. 검찰은 유씨를 인천으로 압송한 뒤 인천구치소에 다시 수용할 예정이며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 방침이다. 유씨는 2014년 3월 울산 중구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의 함바(건설현장 간이식당) 운영권을 미끼로 피해자 A씨로부터 89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유씨는 “1억원을 주면 식당 건물을 지어 주고 운영권도 넘기겠다”며 A씨를 속였다. 또 그는 2020년 10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도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유씨가 2019년 8월부터 이듬해 2월 21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에 대한 진정서 제공을 대가로 경쟁 후보자(무소속 윤상연 의원)에게 함바식당 수주를 받거나 수주 약속을 받아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유씨는 재판 과정에서 “눈이 실명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며 보석을 신청해 지난 4월 석방됐다. 재판부는 보석을 허가하면서 전자발찌 부착과 법정 출석 목적 외 자택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조건을 걸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검찰이 신병을 확보하려 하자 도주했다. 유씨는 2010년부터 경찰 간부, 공기업 경영진, 건설사 임원 등에게 뒷돈을 건네거나 함바 운영권을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수차례 구속되면서 ‘함바 브로커’로 알려졌다.
  • “엄마는 PC방”…1살 아들 방치해 결국 실명하게 만든 부부

    “엄마는 PC방”…1살 아들 방치해 결국 실명하게 만든 부부

    “아기 시력 손상 알고도1년 6개월 이상 방임” 시력이 좋지 않은 1살 아들을 방치해 실명하게 한 부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6일 인천지법 형사2단독 이연진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남편 A(40)씨와 그의 아내 B(24)씨에게 각각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고 밝혔다. A씨 부부는 2019년 2월 당시 1살인 둘째 아들 C군이 시력 손상으로 앞을 잘 보지 못하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부부는 병원 예약 후 진료 연기나 취소를 반복했고 지난해 2월이 돼서야 아들을 안과병원에 데리고 갔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지원을 받아 정밀 검사를 한 결과 C군은 양안 유리체 출혈과 망막 병리 의증 등으로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은 수술을 계속 권유했지만 A씨 부부는 7개월 넘게 수술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진료비와 월세 등의 생계비도 지원받았으나 이들은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 결국 부부의 동의를 받고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이 C군을 병원에 다시 데리고 가 다시 검사를 받았고, ‘양안 망막 박리로 인한 실명’상태로 판정됐다. 또, B씨는 지난해 9월 새벽에 C군과 첫째 아들(당시 3세)만 집에 두고 게임을 하기 위해 PC방에 다녀오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는 2018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4차례나 A씨 부부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오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C군의 시력 손상을 알고도 1년 6개월 이상 방임했다. 피해 아동은 이미 두 눈 망막이 박리돼 시력 회복이 불가능하게 됐다”며 “피고인들은 스스로 돌볼 능력이 약한 영유아 자녀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현재 C군은 시각 장애와 뇌 병변 장애로 인해 장애 영유아 시설에서 지내고 있으며, 형은 또 다른 아동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경찰관 사칭한 뒤 미성년자 성폭행한 50대 징역 8년

    경찰관 사칭한 뒤 미성년자 성폭행한 50대 징역 8년

    경찰관을 사칭해 미성년자들을 성폭행한 5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2부(부장 노재호)는 27일 경찰관을 사칭해 미성년자들을 협박해 잇달아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유모(53)씨에 대해 징역 8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에 대한 정보를 10년간 정보통신망 공개·고지하고, 5년간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 내렸다. 유씨는 지난해 7월 조건만남으로 만난 당시 12세 미성년자에게 경찰관을 사칭한 뒤 성폭행하고, 2019년 12월에는 17세 미성년자를 같은 수법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테이저건·권총이나, 경찰 신분증으로 보이는 물건을 들이대며 경찰관을 사칭해 협박했다. 또 차에 태워 경찰서 주변을 지나거나, 성폭행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씨는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었고, 경찰관 사칭 사실은 없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전반적으로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고, 경찰의 소환 통지에 응하지 않고 잠적했다가 체포영장에 의해 체포되는 등 범행 이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며 “성폭력 범죄로 징역 9년을 선거 받아 수감생활을 하는 등 두 번 처벌을 전력을 참고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 불난 집에 아기 두고 혼자 빠져나온 엄마, 2심도 무죄

    불난 집에 아기 두고 혼자 빠져나온 엄마, 2심도 무죄

    불이 난 집에서 아이를 구하지 못하고 혼자 살아남은 어머니가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최수환 최성보 정현미 부장판사)는 26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A(24)씨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19년 4월 자택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12개월 된 아들 B군을 구조하지 않고 혼자 집을 빠져나와 B군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군은 안방의 전기장판 위에 누워 있었는데 이곳에서 불이 번지기 시작했고 끝내 사망했다. 다른 방에서 잠들었던 A씨는 화재로 인한 연기를 빼려고 현관문을 연 뒤 안방으로 향했지만, 불길이 거세져 들어갈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1층으로 곧장 내려가 행인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그사이 불길이 더 번져 A씨와 행인 모두 집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고도 했다. 1심 재판에서 검찰은 “화재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의 거리는 2m에 불과했고, 이런 상황에서 아기를 데리고 나온 다음 도망치는 게 일반적임에도 혼자 대피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에 A씨의 변호인은 A씨가 아이를 구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유기했다거나 유기할 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화재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과 시뮬레이션 결과 등을 토대로 “아기를 내버려 뒀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도 “갑작스러운 화재로 합리적 판단을 내리는 게 쉽지 않은 상황에서, 사후 평가를 통해 피해자를 유기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추정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며 1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에 출석한 A씨는 선고 내내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렸다. 한편 법원에는 2심 선고를 앞두고 A씨를 엄벌해달라는 진정서가 200건 넘게 접수됐다. 사건이 뒤늦게 아동학대 관련 카페와 맘카페에 알려지면서 탄원이 줄지은 탓이다.
  • ‘온라인 수업 중에도’…10대 의붓딸 성폭행 40대 징역 9년

    ‘온라인 수업 중에도’…10대 의붓딸 성폭행 40대 징역 9년

    10대 의붓딸을 수시로 폭행하고 온라인 수업 중에도 성추행과 성폭행을 일삼은 40대가 징역 9년형을 선고 받았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유석철)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1)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7년, 보호관찰 2년 등을 명령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12월부터 대전 중구 자신의 거주지에서 당시 만 15세인 의붓딸 B양을 상습 추행·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범행은 함께 산지 몇개월 만에 폭행부터 시작됐다. 자신의 손길을 거부하거나 외박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B양의 뺨을 때리기 일쑤였다. 이후 “훈육을 위해 신체접촉 등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범행을 정당화하면서 지난해 2월 중순 방에 누워있는 B양에게 다가가 입맞춤을 요구했다. A씨는 이를 거부하자 B양을 강제로 성폭행했다. 추행과 성폭행을 일삼던 A씨는 한 달 뒤인 지난해 3월 온라인 수업을 듣던 B양 방에 들어가 옆에 누워 강제 추행하면서 이를 촬영하는 파렴치 짓도 저질렀다.재판부는 “훈육을 핑계로 의붓딸의 방이나 화장실에서 수차례 성폭행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고 범행수법 또한 불량하다”며 “보호 대상을 자신의 그릇된 성적 욕망을 해소하는 도구로 삼아 피해자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 [단독] 낯선 사람 집 들어오면, 女 69% “성폭력 우려” 법원 “주거 침입만 유죄”…피해자 감정 못 따라가는 法

    [단독] 낯선 사람 집 들어오면, 女 69% “성폭력 우려” 법원 “주거 침입만 유죄”…피해자 감정 못 따라가는 法

    모르는 남자가 집 앞까지 따라왔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현관문을 열자, 그 남자가 문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오려 했다. 가까스로 문을 잠갔지만 남자는 5~10분 동안 문을 두드리며 서성이다 사라졌다. 만약 남자가 피해자의 집으로 들어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20~30대 일반인의 생각은 성별에 따라 판이하게 갈렸다. 남성들은 폭행과 상해 피해를 예상한 반면 여성들은 성폭력 피해를 가장 우려했다. 성범죄로 분류되지 않는 주거침입, 절도 등 단순 범죄에도 여성 상당수는 성범죄에 맞먹는 두려움을 느끼지만 수사기관의 수사와 법원의 판결은 시민들의 법 감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경찰 내 학술모임 ‘경찰젠더연구회’의 논문 ‘형법은 누구의 법 감정을 반영하는가’에 따르면 모르는 남자의 주거침입 사건에 대해 여성 응답자의 68.5%가 강간, 강제추행과 같은 성폭력 피해를 입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생명·신체적 피해(27.8%)가 걱정된다는 의견은 그다음이었다. 남성 응답자의 69.8%가 폭행, 상해와 같은 생명·신체적 피해를 예상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경찰젠더연구회의 의뢰를 받아 지난달 7~9일 20~30대 일반인 218명(여성 112명, 남성 10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했다. 논문은 응답자들에게 ‘동료들과의 출장 기간에 가방에 넣은 속옷이 사라진 사건’을 제시하면서 절도범의 범행 의도가 무엇인지도 물었다. 절도범의 성별은 따로 제시되지 않았다. 남성 응답자 중 가장 많은 35.8%는 성범죄적 의도가 있다고 답했다. 재산상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라는 응답(30.2%)이 뒤를 이었다. 반면 여성 응답자의 79.6%는 절도범에게 성범죄적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생명·신체적 가해 의도가 있다는 응답이 두 번째로 많았지만 7.4%에 그쳤다. 연구를 진행한 김영은 서울 남대문경찰서 경사는 “남성들은 주거침입, 절도 등을 하나의 독립된 범죄로 여기지만 여성들은 성폭력 등 더 큰 범죄로 이어지는 예비단계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2019년 5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귀가하는 피해자를 뒤쫓아간 30대 남성이 주거침입, 강간미수 혐의로 기소된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주거침입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남성은 지난해 6월 징역 1년형을 확정받았다. 주거침입죄의 최대 형량은 징역 3년이다. 김 경사는 “일반범죄 중 성범죄와 다를 바 없는 범행은 계속 증가하지만 수사기관과 법원은 형법상 구성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감정과 경험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사건 처리와 판결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을 뒤따라가 현관문을 열고 창문으로 손을 넣거나 나체 상태로 문을 두드리는 등의 행위도 단순 주거침입죄가 아닌 성범죄의 예비나 미수 단계까지 고려해 처벌하는 등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단독] 모르는 남자의 주거침입, 여성 70%는 성범죄로 느낀다

    [단독] 모르는 남자의 주거침입, 여성 70%는 성범죄로 느낀다

    경찰젠더연구회 ‘형법의 법 감정’ 논문속옷 도난 사건에 여 80% “성범죄 의도”‘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징역 1년형 그쳐“법 감정 반영한 수사 처리와 판결 필요”모르는 남자가 집 앞까지 따라왔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현관문을 열자, 그 남자가 문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오려 했다. 가까스로 문을 잠갔지만 남자는 5~10분 동안 문을 두드리며 서성이다 사라졌다. 만약 남자가 피해자의 집으로 들어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20~30대 일반인의 생각은 성별에 따라 판이하게 갈렸다. 남성들은 폭행과 상해 피해를 예상한 반면 여성들은 성폭력 피해를 가장 우려했다. 성범죄로 분류되지 않는 주거침입, 절도 등 단순 범죄도 여성 상당수는 성범죄에 맞먹는 두려움을 느끼지만 수사기관의 수사와 법원의 판결은 시민들의 법 감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경찰 내 학술모임 ‘경찰젠더연구회’의 논문 ‘형법은 누구의 법 감정을 반영하는가’에 따르면 모르는 남자의 주거침입 사건에 대해 여성 응답자의 68.5%가 강간, 강제추행과 같은 성폭력 피해를 입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생명·신체적 피해(27.8%)가 걱정된다는 의견은 그다음이었다. 남성 응답자의 69.8%가 폭행, 상해와 같은 생명·신체적 피해를 예상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경찰젠더연구회의 의뢰를 받아 지난달 7~9일 20~30대 일반인 218명(여성 112명, 남성 10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했다. 논문은 응답자들에게 ‘동료들과의 출장 기간에 가방에 넣은 속옷이 사라진 사건’을 제시하면서 절도범의 범행 의도가 무엇인지도 물었다. 절도범의 성별은 따로 제시되지 않았다. 남성 응답자 중 가장 많은 35.8%는 절도범에게 성범죄적 의도가 있다고 답했다. 재산상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라는 응답(30.2%)이 뒤를 이었다. 반면 여성 응답자 중 절도범에게 성범죄적 의도가 있다고 밝힌 응답 비율은 79.6%에 달했다. 생명·신체적 가해 의도가 있다는 응답이 두 번째로 많았지만 7.4%에 그쳤다.연구를 진행한 김영은 서울 남대문경찰서 경사는 “남성들은 주거침입, 절도 등을 하나의 독립된 범죄로 여기지만 여성들은 성폭력 등 더 큰 범죄로 이어지는 예비단계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2019년 5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귀가하는 피해자를 뒤쫓아간 30대 남성이 주거침입, 강간미수 혐의로 기소된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주거침입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남성은 지난해 6월 징역 1년형을 확정받았다. 주거침입죄의 최대 형량은 징역 3년이다. 김 경사는 “일반범죄 중 성범죄와 다를 바 없는 범행은 계속 증가하지만 수사기관과 법원은 형법상 구성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감정과 경험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사건 처리와 판결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을 뒤따라가 현관문을 열고 창문으로 손을 넣거나 나체 상태로 문을 두드리는 등의 행위도 단순 주거침입죄가 아닌 성범죄의 예비나 미수 단계까지 고려해 처벌하는 등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장대호 회고록’ 참고해 연인 잔혹살해…항소심, 형량 높여

    ‘장대호 회고록’ 참고해 연인 잔혹살해…항소심, 형량 높여

    ‘한강 몸통시신 사건’의 범인 장대호의 범행 회고록을 읽고 모방범죄를 저지른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윤승은 김대현 하태한 부장판사)는 최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2)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의정부시의 한 모텔에서 교제 중이던 피해자 B(48·여)씨를 둔기로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 동거녀 카드대금 결제 요구…거절하자 살해 A씨는 B씨와 사귀기 전부터 여러 여성을 만나며 그들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B씨와 사귈 때 역시 B씨가 자신의 생계를 책임져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이에 A씨는 자신이 사용했던 예전 동거녀 C씨의 신용카드 대금을 대신 결제해달라고 요구했고, B씨는 이를 거절했다. A씨는 B씨가 ‘생계를 책임져주겠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생각하며 B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철물점서 미리 둔기 구입…장대호 회고록 검색 그는 둔기 등을 검색해 지난해 11월 철물점에서 살해 도구를 구입해 미리 준비했다. 특히 장대호 회고록을 검색, 구체적인 범행 계획에 이를 참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이 일하던 모텔 투숙객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 비닐봉지에 나눠 한강에 유기해 무기징역이 확정된 장대호는 2019년 말 28쪽 분량의 회고록을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올려 자신의 범행 수법과 과정을 설명하고 범행을 합리화한 바 있다. A씨의 범행은 장대호 사건과 범행 도구 및 장소, 범행 후 행동에서 유사한 측면이 나타났다. A씨는 범행 3일 전 구입했던 둔기를 가방에 넣고 다니다 의정부의 한 모텔 방에서 B씨를 6차례 내려쳐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뒤 피해자 딸 전화하자 “상견례 중…축하해달라” B씨를 살해한 A씨는 B씨 차량 열쇠와 휴대전화를 훔쳤고, B씨 차에 있던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 등도 훔쳤다. A씨는 범행이 발각되는 것을 늦추기 위해 B씨 카드를 이용해 숙박을 하루 연장하기도 했다. A씨는 또 범행 뒤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는 취지의 메모를 모텔 방 탁자에 남겨두기도 했지만, 그가 실제로 극단적 선택을 한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아울러 A씨는 범행 뒤 B씨의 딸이 전화를 걸자 “엄마는 화장실에 가 있다. 상견례 중이니 축하해달라”며 거짓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그는 다른 여성을 찾아가 혼인신고를 하자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징역 22년…A씨 “계획 아닌 우발…형량 무겁다” A씨는 1심에서 범행 자체는 모두 시인했지만 징역 22년의 중형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범행 방법이 잔혹하고 계획적”이라며 “피고인을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진심으로 참회하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A씨는 판결에 불복했다.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장대호 회고록을 읽고 범행을 계획한 것이 아니라 막말과 욕설에 격분해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이라며 “둔기는 피해자가 보일러실 벽 수리를 위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1심의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대법원 양형기준상 ‘잔혹한 범행수법’은 ‘흉기로 신체 급소 등을 수십 차례 찌르거나 가격한 경우’ 등인데 자신은 둔기로 6차례 내려쳤을 뿐, 그 횟수가 수십 차례에 이르지 않아 ‘잔혹한 범행수법’에 해당하지 않는 취지의 주장이다. 2심 “보일러 수리 때문에 둔기 구입? 수리할 곳 없었다” 그러나 항소심은 A씨의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은 “경찰이 피해자 주거지 현장방문 조사를 한 결과, 둔기를 사용해 수리할 만한 곳은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들고 다니기 무겁고 어차피 다시 피해자 집에 들고 가야 하는 망치를 굳이 범행 장소에 가져간 것도 납득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사체 유기 빼고는 장소·도구 등 장대호와 수법 유사” 또 “살인 장소가 모텔이고, 둔기를 이용한 범행 방법이 (장대호 회고록과) 유사하다”면서 “사체를 유기하지 않았다는 점만 제외하면 장대호를 롤모델로 삼아 모방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못 볼 바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잔혹한 수법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비록 가격 횟수가 수십 차례에 이르지 않았으나, 통상의 정도를 넘어 극심한 육체적 고통이 가해진 것으로 보기에 무리가 없다”면서 “양형기준상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항소심 “살인 저지르고도 참회 안해”…형량 가중 재판부는 “A씨는 살인을 저지르고도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 없이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도리마저 저버리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또 “A씨는 범행 주된 원인을 피해자의 막말과 모욕적 언사 때문이라고 하면서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태도를 보이기까지 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 “자신의 잘못을 진정 참회하는 모습을 취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형을 가중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 “기아차 취업시켜줄게” 23억 뜯은 목사...檢, 15년 구형

    “기아차 취업시켜줄게” 23억 뜯은 목사...檢, 15년 구형

    검찰이 대규모 기아자동차 취업 사기에 관여한 목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2일 광주지법 형사9단독 김두희 판사 심리로 열린 목사 박모(53)씨의 결심공판에서 박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현금 23억과 소유한 부동산 등을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씨와 함께 취업 알선에 가담한 목사와 교회 장로에게는 각각 징역 2년에 추징금 8000만원, 징역 1년에 추징금 4000만원을 구형했다. 박씨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아차 공장 취업을 도와주겠다며 구직자 수십명에게 23억원을 받아 일부를 장모(36)씨에게 전달하고 개인적으로도 챙긴 혐의(사기 등)로 기소됐다. 장씨는 자신이 다니던 교회 목사인 박씨를 통해 소개받은 교인 등을 상대로 취업 사기 행각을 벌였다. 장씨는 자신이 기아차 협력업체에 다니다가 돈을 주고 정규직으로 채용된 것처럼 주변을 속였다. 그는 600여명을 상대로 135억원을 챙겼고, 박씨 역시 수십명에게 23억원 상당을 챙겨 일부를 장씨에게 전달했다. 장씨는 지난 3월 별도로 진행된 1심 재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박씨 측은 실제 취업이 이뤄질 것으로 믿고 14억원은 피해자들을 위해 썼고 현재까지 6억원을 추가로 변제했다면서 선의로 시작한 일이 결과적으로 잘못됐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취업 사기 피해자들은 “우리는 종교인이라는 특별한 위치에 있는 박씨를 믿고 돈을 건넸을 뿐 장씨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우리에게는 박씨가 주범”이라며 엄벌을 탄원했다. 박씨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9일 오전 9시 50분 광주지법 402호에서 열린다.
  • “정신병원 강제입원시켜 인생 꼬였다” 父 살해한 아들 징역 10년

    “정신병원 강제입원시켜 인생 꼬였다” 父 살해한 아들 징역 10년

    자신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킨 사실을 원망해 아버지를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6)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집에서 날카로운 자전거 부품으로 부친 B(74)씨의 머리를 여러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A씨는 아버지가 사망한 직후 현장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고, 이를 본 형이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시작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경찰은 사건 당일 오후 10시 50분쯤 A씨 거주지 인근 PC방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학창시절 성적이 우수해 부모의 기대를 한몸에 받기도 했떤 A씨는 20대 후반인 2009년 무렵부터 편집성 조현병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사건 직전까지 아홉 차례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돼 치료를 받은 A씨는 아버지와 형이 자신을 강제로 입원시키는 바람에 직장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런 이유로 아버지와 형을 심하게 폭행하기도 했다. 1심은 “아버지를 살해해 천륜을 끊은 극악무도하고 반사회적인 범죄”라며 “일반 살인보다 죄질이 훨씬 불량하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범행 당시 약물 투여 중단 등의 영향으로 피해망상, 과대망상, 공격적 행동 등의 증상이 발현된 상태여서 사물 변별 능력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했음이 인정된다”며 심신미약감경을 적용해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 및 위치추적장치 10년 부착을 명했다. A씨는 형이 무겁다며, 검사는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 역시 “1심의 증거판단 및 사실인정이 비합리적이거나 경험칙에 어긋난다고 보이지 않고 형량도 부당하지 않다”면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A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 광주 ‘붕괴 참사’ 철거업체 선정 70대 브로커 구속

    광주 ‘붕괴 참사’ 철거업체 선정 70대 브로커 구속

    광주 동구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 뒷돈을 받고 업체 선정 과정에 개입한 70대 브로커가 구속됐다. 광주지법 형사22단독 박민우 부장판사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학동 재개발사업 정비 4구역 계약 브로커 이모(73)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씨는 후배인 문흥식(61·전 5·18구속부상자회장)씨와 공모해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과 계약을 체결해주는 대가로 4~5차례에 걸쳐 철거업체 2곳(한솔기업·다원이앤씨)·정비기반시설 업체 1곳 관계자들로부터 억대의 돈을 받아 나눠가진 혐의다. 이씨와 문씨는 ‘조합장과 친분 등을 이용해 조합이 발주하는 공사를 맡게 해주겠다’고 알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정비기반시설공사 업체 선정에 대해선 혼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한솔·다원이앤씨는 조합으로부터 계약을 따낸 뒤 학동 4구역의 철거 공정을 이끌었다. 특히 제공한 금품 비율에 맞춰 철거 공사 이익을 7대 3으로 나누는 이면계약을 한 뒤 불법 다단계 하도급을 줬다. 공정별 하청 철거 계약 구조는 ▲일반 건축물(재개발조합→현대산업개발→한솔·다원이앤씨→백솔) ▲석면(조합→다원이앤씨→백솔) ▲지장물(조합→한솔·다원이앤씨·거산건설)로 파악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공범 문씨는 붕괴 참사 이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기 직전인 지난달 13일 미국으로 달아나 귀국하지 않고 있다. 문씨는 2007년 다원그룹 측에 학동 3구역 재개발공사 철거업체로 선정해주겠다고 속여 6억 5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가 2012년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경찰은 조합과 계약을 맺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업체와 브로커들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입찰 담합·방해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붕괴 참사와 관련해 조사를 받은 45명 중 23명이 입건됐다. 이 가운데 이씨를 포함, 5명이 구속됐다. 한편, 지난달 9일 오후 4시 22분 학동 4구역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 무너진 5층 건물이 승강장에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 ‘DJ 측근’ 허만기 전 국회의원 별세

    ‘DJ 측근’ 허만기 전 국회의원 별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허만기 전 의원이 2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92세. 1929년 경남 합천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0년 제3대 경남도의원, 한남관광진흥㈜ 대표이사를 지낸 뒤 1981년 제11대 총선에 민주한국당 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선거 직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1987년 통일민주당 총재 특보를 거쳐 같은 해 12월 평민당으로 옮겨 총재 특보를 지냈고,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전국구 의원이 됐다. 정계에서 물러난 이후로는 성균관 명예관장, 한국서예포럼 고문, 성균관 유도회 중앙회 총재, 도덕성회복국민연합 대표·총재, 성균관 원로회의 명예의장 등을 지냈다. 유족은 부인 김복희씨와의 사이에 1남 4녀. 빈소는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3일 오전 8시 (02)3779-1918
  • 대법, 金 댓글조작 묵인 인정… ‘킹크랩 시연’ 참관이 운명 갈랐다

    대법, 金 댓글조작 묵인 인정… ‘킹크랩 시연’ 참관이 운명 갈랐다

    “법리 오해·자유심증주의 한계 안 벗어나”공모 관련 핵심 쟁점서 항소심 판단 유지金, 최후 진술서 “法, 동선 입증 증거 외면”주소지 인근 창원교도소에 다시 수감될 듯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21일 대법원의 상고심 선고는 ‘킹크랩(댓글 순위 조작 프로그램) 시연 참관’을 둘러싼 허익범 특검 측과 김 지사 측의 마지막 공방에서 재판부가 특검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킹크랩 시연 참관 여부는 김 지사가 일명 ‘드루킹’ 김동원씨와 댓글조작 범행을 공모했는지 따지는 데 있어 핵심 쟁점으로 꼽혔지만 재판부는 “심리 미진으로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며 김 지사가 시연을 참관했다고 판단한 원심을 유지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수사 의뢰로 2017년 5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4년여 만에 ‘친문 적자’인 김 지사가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법 여론 조작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대법원이 김 지사의 공모사실을 인정한 것은 2016년 11월 9일, 김 지사가 경기 파주 드루킹 사무실 산채를 방문해 킹크랩 시연을 참관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지사가 킹크랩의 존재를 인지한 것은 물론, 이를 묵시적으로 동의 내지 승인했다고 본 것이다. 이후 1년 4개월간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주기적으로 온라인 정보 보고를 받고, 김씨와 반복적으로 만났다. 대선 뒤에도 김 지사가 김씨에게 킹크랩 운용을 부탁함으로써 범행 결의를 강화했다는 원심의 판단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김 지사와 김씨 사이에 공동가공의 의사(공모사실)가 존재하고, 김 지사에게 범행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도 존재한다”고 판시했다. 김 지사가 킹크랩을 통한 불법 여론 조작이라는 범행을 공모하고 가담해 유죄로 인정된다는 취지다. 줄곧 킹크랩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주장해 온 김 지사 측은 상고심에서 킹크랩 시연 참관은 없었고, 드루킹이 킹크랩 개발·운용 사실을 김 지사에게 알렸다는 증거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또 김 지사 측은 드루킹 일당이 보낸 온라인 정보보고에 ‘선플운동’ 인원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다며, 킹크랩 시연이 사실이라면 이런 메시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라는 논리를 폈지만 판결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김 지사는 이날 판결 후 페이스북에 올린 상고심 최후 진술문에서도 산채 방문 당시 자신의 동선을 증명하기 위해 수행비서의 구글지도 타임라인을 제출했으나 인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진술문에서 “세세한 동선은 특검이 입증할 이유가 없다는 항소심의 판단은 시연 (사실을) 입증해야 할 특검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피고인에게는 합리적 의심을 넘어 명백한 증거로 입증하라는 형사법 원칙을 뒤집는 판결”이라고 적었다. 이번 상고심에서는 1·2심의 유무죄 판단이 엇갈린 김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김 지사의 ‘일본 센다이 총영사 제안’이 지방선거와 관련해 이뤄졌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판결한 원심이 유지됐다. 다만 재판부는 원심 판단에 공직선거법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는 점을 짚고 넘어갔다. 공직선거법 위반죄가 성립하려면 선거운동과 관련해 이익 제공 또는 제공의 의사 표시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원심은 김 지사의 제안이 특정 후보자의 선거운동과 관련됐다고 볼 수 없어 무죄라고 잘못 판단했다는 것이다. 장차 특정될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과 관련해 이익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공직선거법 위반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다. 그러면서도 법원은 “공소사실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할 수밖에 없으므로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로 징역 2년이 확정됨에 따라 김 지사는 법에 따라 경남지사직을 잃게 됐다. 또 앞으로 약 6년 9개월간 국회의원·대통령 등 공직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공직선거법 및 형의 실효에 관한 법률에 따라 ‘3년 이하 징역·금고’를 선고받으면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남아 있는 형 집행 기간을 더해야 한다. 김 지사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77일 만인 2019년 4월 보석이 허가돼 석방된 상태다. 김 지사는 창원지검에 출석한 뒤 주소지 인근인 창원교도소에 수감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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