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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추정한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만 400만명입니다

    정부가 추정한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만 400만명입니다

    최악의 환경 참사이자 국가적 재난인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주요 내용을 숫자로 정리해 소개한다. # 18 가습기 살균제 판매 기간. 1994년 첫 제품인 유공(현 SK디스커버리)의 가습기메이트를 시작으로 2011년 판매 중단 때까지 18년간 43종류 998만개가 팔렸다. 18년 동안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등 4명의 대통령이 재직했지만 어느 정부에서도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중간에 파악해 내지 못했다. 2011년 초 산모들이 집단적으로 죽어 나가면서 의료진과 유족들의 신고로 역학조사가 진행돼 겨우 알아냈을 뿐이다. 화학물질과 생활화학제품의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환경부, 산업부, 노동부 등 정부 내 10여개 부처와 SK, LG, 롯데, 삼성, 신세계, GS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그룹들과 옥시레킷벤키저, 테스코, 헨켈 등 유럽의 다국적 기업들을 포함한 수십개의 제조판매사 중 어느 곳도 제품 안전시험을 하지 않았다. # 43 환경보건시민센터가 파악한 시중에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은 모두 43개 제품이다. 이 중 24개 제품에 대한 성분, 판매량, 판매시기 등이 파악되었고 9개 제품에 대해서는 판매량만 파악됐으며 10개 제품은 제품명과 일부 제조판매사만이 파악된 상태다. 7개 제품은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GS리테일, 다이소 등 대형마트의 자체브랜드(PB)다. 2016년 서울중앙지검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수사팀’이 꾸려져 이루어진 검찰수사는 전체 43개 제품 중 PHMG 성분의 4개 제품(옥시rb, 롯데마트, 홈플러스, 홈케어 가습기클린업)과 PGH 성분의 세퓨 1개 제품 등 5개 제품에 대해서만 진행됐다. 43개 제품의 11%에 불과하다. CMIT/MIT 성분을 사용한 SK, 애경, 이마트, 헨켈, 다이소, GS 등의 제품과 BKC 성분을 사용한 옥시, LG 제품 등 38개에 대해서는 수사되지 않다가 2019년 1월 검찰수사가 재개돼 SK, 애경, 이마트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실시됐고 현재까지 모두 3명의 임직원이 구속되는 등 추가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미진한 부분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47.3 유사한 환경조건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의 폐 손상 발병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47.3배나 높다는 상대위험비 숫자로 2011년 8월 31일 정부가 발표한 역학조사의 핵심 내용이다. # 53.4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형사사건으로 사법처리가 확정된 15명의 유죄 형량의 합계로 징역 34년 4개월과 금고 19년 등 모두 53년4개월이다. 서울대 조모 교수의 경우 대법원에 계류 중이어서 형기를 포함하지 않았다. # 798 최근까지 정부가 인정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수. 폐 손상, 태아 피해, 천식 등 3개 질환만이 구제 인정 질환이다. 전체 피해신고자 6309명 중 12.6%로 10명 중 1명 정도만 인정한 셈이다. 이런 결과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건강피해임을 밝히는 의학적으로 엄격한 인과관계 잣대를 들이댔기 때문으로 의학적으로 밝히기 어려운 한계가 고스란히 피해자들에게 돌아가고 반대로 가해기업들에 90%의 면죄부가 주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 2500 옥시싹싹, 롯데 와이즐렉 등의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돼 가장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킨 살균성분인 PHMG의 독성값(Risk quotient). 일반적으로 독성값은 1을 넘으면 위험하고 값이 커질수록 더 위험하다. 참고로 애경 가습기메이트, 이마트PB 등에 사용된 CMIT/MIT살균제의 독성값은 9.41이고 세퓨에 사용된 PGH살균제의 독성값은 1만 500이다. 초기 제품개발 당시 독성조사를 제대로 했다면 판매하지 못할 정도의 독성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2012년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과기술’에 게재된 이종현, 김용화, 권정환의 학술논문 발췌). # 10만 5789 2011년 11월11일 정부가 제품안전법에 근거해 발표한 6개 제품 강제회수 및 나머지 제품들 자발적 회수조치 이후 2012년 7월말까지 회수된 가습기 살균제 개수다. # 998만 714 환경보건시민센터가 파악한 옥시싹싹 등 33개 제품의 판매량 합계다. 옥시가 3개 제품에 545만개로 전체의 54%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애경이 2개 제품에 171만개, 17%로 두 번째로 많았다. LG가 110만개, 11%로 세 번째로 많았다. 2016년 국정조사, 2017년 구제법에 의한 원료, 제품제조판매사들에 대한 분담금 배정의 과정 등에서 파악된 자료를 종합한 것으로 2017년 한국환경보건학회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 보고됐다. 모두 43개의 제품이 시중에 판매된 것으로 파악되지만 10개 제품의 판매량 정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2016년 검찰수사가 이루어진 PHMG, PGH 살균성분의 5개 제품의 판매량은 460만 7911개로 판매량이 확인된 전체의 46%이고 나머지 54%는 CMIT/MIT 및 BKC 등의 살균성분 제품으로 2017년 1월 현재 검찰수사가 뒤늦게 진행되고 있다. # 5200만 2012년 7월 2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옥시레킷벤키저 등 4개의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회사에 대해 과장광고 등의 책임을 물어 과징한 벌금 액수. 피해 규모와 사망 및 영구적인 폐 손상 등의 위중함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공정위는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의 옥시레킷벤키저에 5000만원, 홈플러스와 세퓨의 버터플라이이펙트에 100만원씩의 과징금을 물리고 검찰에 고발했다. 아토오가닉은 시정명령, 롯데마트와 글로엔넴은 경고조치를 내렸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2015년 2월 4일 대법원은 공정위의 행정처분이 정당하다고 최종 판결했다. # 1250억 2017년 8월 9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 특별법에 명시된 가습기 살균제 원료, 제품제조판매사들에 부과된 피해구제기금 액수. 모두 18개 사업자에 부과되었으며 이 중 가장 많은 액수는 옥시레킷벤키저로 전체의 53%인 674억 929만원이고 SK케미칼이 2위, SK 이노베이션이 3위로 합해서 341억 3162만원이다. 가려진 피해자를 제대로 확인해 전신질환 치료 및 생활지원 등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도움말: 최예용 사회적참사특조위 부위원장·환경보건학 박사>
  • 全씨 형량 ‘조현오 盧 명예훼손’이 기준 될까

    全씨 형량 ‘조현오 盧 명예훼손’이 기준 될까

    ‘死者’ 단일범 땐 실형 최근 5년간 ‘0건’ ‘다른 혐의 경합’ 조현오 1심 ‘징역 10개월’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혐의를 전면 부인한 가운데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되면 전씨는 2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사자명예훼손죄에 대해서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에 따르면 2013~17년 사자명예훼손 혐의 피고인(단일범 기준)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도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트린 혐의로 기소된 지만원씨 사건이 전부다. 2013년 1월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신현일 판사는 “김대중이 김일성과 짜고 북한 특수군을 광주로 보냈다고 한다”는 등 허위 사실을 온라인 게시판에 적시한 지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일반 명예훼손 등 다른 혐의와 경합된 경우 실형이 선고된 적은 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으로 노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명예훼손)로 2013년 2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이성호 판사는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과 비판하는 국민 사이에 국론을 분열시켰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의 불법자금 수수’ 발언으로 노 전 대통령과 이해찬(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전 총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김경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는 지난해 4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와 관련, 전씨를 고소한 조영대 신부 측 김정호 변호사도 조 전 청장 사례를 들며 “전씨의 회고록에 국론 분열이라는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는 게 아니냐”며 실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법원은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해 벌금형 선고를 가장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명예훼손 사건 3400건(1심 기준) 중 벌금형(과료 포함) 선고가 난 사건이 2003건으로 58.9%를 차지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23년 만에 법정 서는 전두환…이번엔 ‘골목 성명’ 없었다

    23년 만에 법정 서는 전두환…이번엔 ‘골목 성명’ 없었다

    전두환씨가 약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23년 전엔 5·18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학살 및 내란 등의 혐의로, 이번엔 5·18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다. 전씨는 11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공판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나와 승용차를 타고 광주로 출발했다. 부인인 이순자씨도 동행했다. 전씨는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지 않고 집에서 혼자 걸어 나와 아무 말 없이 바로 승용차에 올랐다. 전씨는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주장해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 3일 불구속 기소됐다. 전씨는 회고록에서 조비오 신부를 ‘가면 쓴 사탄’이라고 지칭했다. 앞서 전씨는 1995년 12월 21일 반란수괴·내란수괴·내란모의참여 등의 혐의로 노태우씨와 함께 기소된 적이 있다. 당시 검찰은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해 ‘12·12 군사쿠데타’(전두환·노태우를 앞세운 신군부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킨 사건)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및 학살의 주범인 노씨와 전씨를 수사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1995년 12월 2일 전씨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을 통보했다. 하지만 전씨는 연희동 자택 앞에서 “종결된 사안에 대한 검찰의 수사 재개는 진상규명이 아니라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이므로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골목 성명’을 발표하고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가 버렸다. 이에 검찰은 전씨에 대해 반란수괴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다음 날인 1995년 12월 3일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 전씨는 안양교도소에 수감됐다.검찰은 1996년 8월 1심 재판에서 전씨에게 사형을, 노씨에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전씨에게는 검찰 구형대로 사형을, 반면 노씨에게는 징역 2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그해 12월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으로 감형받았다. 결국 전씨는 항소심 선고공판 출석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서게 된 셈이다. 이후 노씨는 1997년 4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추징금 2688억원 납부를 명령받았다. 전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추징금 2205억원 납부를 명령받았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같은 해 12월 김영삼 정부로부터 사면을 받았다. 이번 전씨의 ‘5·18 사자 명예훼손’ 사건은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가 심리한다. 전씨는 이날 공판 전까지 세 차례 재판 연기와 관할지 이전을 요구하며 법정을 피해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전두환, 오늘 오후 1시 30분쯤 광주지법 도착 예정

    전두환, 오늘 오후 1시 30분쯤 광주지법 도착 예정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오늘(11일) 광주지법으로 향한다. 전씨는 오늘 오전 8시 3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설 예정이다. 전씨가 이번 재판에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혀 구인장(피고인 강제 소환을 위한 영장)은 자택 정문을 나서는 시점이 아니라 광주지법에 도착한 뒤 집행한다. 또 전씨가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해 수갑 역시 채우지 않기로 했다. 광주지법에는 오후 1시 30분쯤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인 이순자 여사와 변호사가 동행하며 서울 서대문경찰서 형사들과 평소 전씨를 경호하는 경찰 경호대도 함께 나선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연희동 자택 주변에 6개 중대 350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했다. 현재 자택 앞에는 자유연대·자유대한호국단 등 전씨를 지지하는 보수 성향 단체 회원 50여명이 오전 7시30분부터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앞서 전씨는 지난해 5월 불구속기소된 뒤 ‘재판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두 차례 재판 연기 신청을 했다. 또 이후 두 차례 더 공판기일에 불출석해 재판이 진행되지 못했다. 지난해 8월 첫 공판기일을 앞두고는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며 불출석 의사를 밝혔고, 지난 1월 7일 재판 때도 독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전씨는 지난 2017년 출판한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이로 인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광주지법에서 재판받고 있다. 1995년 12월에는 내란목적 살인죄 등으로 구속 기소돼 1996년 12월 항소심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전두환 ‘5·18 참회’ 마지막 기회

    전두환 ‘5·18 참회’ 마지막 기회

    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 유족 “5·18 폄훼 진상 밝히고 심판해야” 시민단체, 인간띠 잇기 등 처벌 촉구 시위 경찰 600명 배치… 법원은 내부촬영 금지전두환(88) 전 대통령이 11일 다시 법정에 선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관련, 39년 만에 처음으로 광주에서 재판을 받는다. 법정 출석을 하루 앞둔 10일 광주엔 긴장감이 흘렀다. 5월 단체는 재판 당일인 11일 오후 3시쯤 광주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이날 밝혔다. ‘5·18역사왜곡 처벌 광주운동본부’도 법원 주변에서 ‘인간띠 잇기’와 피켓시위를 통해 전씨에 대한 처벌을 촉구한다. 광주경찰청은 재판정 안팎에 600여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법원도 자체 경비인력을 총동원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법원은 법정 내부촬영을 금지했다. 전씨는 이번엔 2017년 회고록에서 5·18 당시 시민군을 겨냥한 육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1938~2016)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데 따른 법원 판단을 앞뒀다. 그는 1995년 12월 내란목적 살인죄 등으로 구속 기소돼 1996년 12월 항소심에서 사형선고,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판결을 받았다.5월 단체와 시민사회 등은 냉정하고도 차분하게 재판을 지켜보자는 모습이다. 법정에 출두하는 전씨에 대해 물리적으로 대응하거나 돌발상황을 연출할 경우 되레 5·18 진상규명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씨 고발 당사자인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광주 용봉동성당 주임)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전두환씨의 광주법원 출두는 조비오 신부 개인의 명예훼손 여부 규명이라는 사적인 재판을 떠나 5·18 진상규명을 위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또 “지금까지의 행태로 봐 전씨가 이번에도 ‘잘못했다’며 죄를 뉘우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렇다고 그대로 내버려둘 수 없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죄상을 밝히고 역사적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야당 국회의원을 비롯한 극우세력이 5·18을 늘 폄훼하고, 모독하는 것도 ‘5·18은 나와 무관하다’며 자기 책임을 부인해 온 전씨의 파렴치한 거짓말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며 “전씨에 대한 고발엔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그를 좇는 일부 세력을 향한 경고 의미도 담겼다”고 덧붙였다. “만약, 전씨가 이번에 잘못을 뉘우치고 광주시민들에게 사죄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엔 “가톨릭 사제로서 이름을 걸고 그를 용서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전씨에 대한 고발도 개인에게 보복하거나 피해보상을 받겠다는 차원이 아니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사죄한다면 5·18이 숱한 왜곡과 폄훼로부터 벗어나고, 역사적 진실 규명을 위한 획기적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후식 5·18 부상자회장은 “사죄·참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역사와 국민 앞에 겸허한 자세로 재판에 임하라”고 강조했다. 양희승 5·18 구속부상자회장은 “국가 차원의 공식 조사에서 헬기 사격이 사실로 드러났고, 전일빌딩에서도 총탄 흔적이 발견됐는 데도 역사를 왜곡했다”고 목청을 높였다. 전씨는 지난해 5월~지난 1월 세 차례 재판 연기와 관할지 이전을 요구하며 법정을 피했다. 이번 재판은 11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법 201호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마사지 도중 여성 고객 간음한 50대 마사지사에 징역 5년 실형

    마사지 도중 여성 고객 간음한 50대 마사지사에 징역 5년 실형

    50대 남성 마사지사가 자신에게 마사지를 받던 여성 고객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형법상 강간 및 유사강간 혐의로 기소된 김모(56)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김씨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마사지숍에서 마사지사로 근무하면서 2017년 3월과 8월 각각 40대와 20대 여성 고객을 상대로 일반적인 마사지 과정인 것처럼 탈의를 유도한 뒤 기습적으로 강간 및 유사강간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마사지를 받던 고객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을 뿐 피해자를 폭행해 강간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은 “피해자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라며 “간음행위 시작 전 김씨가 피해자에게 유형력을 행사하진 않았대도, 간음행위와 거의 동시 또는 그 직후 피해자를 제압해 성교행위에 이르러 이는 강간죄에 있어서의 폭행에 해당한다”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경수 보석 청구에 엇갈린 반응…“석방 바람직” vs “염치없는 일”

    김경수 보석 청구에 엇갈린 반응…“석방 바람직” vs “염치없는 일”

    ‘드루킹 불법 댓글 조작’에 공모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최근 항소심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다. 이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법원이 보석을 허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김 지사가 ‘보석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지사는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에 보석 청구서를 제출하면서 현직 도지사로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점,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보석 청구 사유로 밝혔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1월 1심에서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지난해 2월 대선 승리 등을 위해 댓글 조작 프로그램을 이용해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7년 6월 ‘드루킹’ 김동원씨와 지난해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같은 해 연말에는 김씨 측근을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앉히겠다고 제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지사의 보석 청구 소식이 전해지자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9일 “김 지사는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을 뿐 아니라, 도정 공백에 따른 어려움도 현실적으로 발생한다”면서 “보석을 통해 정상적으로 (김 지사가) 도지사 업무를 수행하는 가운데 사법 절차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보석 신청은 정해진 법적 절차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으로, 사법부는 정치적 고려 없이 엄정히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사법부에 대한 압박으로 보이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도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보석을 허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김 지사의 인신구속은 과한 처사였고, 홍준표 전 경남지사와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김 지사는 보석 대상이 아니라 재특검을 받아야 할 대상”이라면서 “김 지사 측이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고 주장한 것은 이 사건의 검·경 초동수사가 부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의 이종철 대변인은 “김 지사가 구속 37일 만에 보석 신청서를 낸 것은 짜인 각본치고는 너무나 뻔뻔하고 염치없는 일”이라면서 “김 지사가 몸이 아파 다 죽어가는 것도 아닌데 보석 사유는 명백하게 없으며 보석 신청은 언감생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석 허가에 고무돼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뛰어볼까 하는 몸짓인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여수우체국 금고털이범, 이번엔 보험금 노리고 부인 살해

    [단독]여수우체국 금고털이범, 이번엔 보험금 노리고 부인 살해

    여수우체국 금고털이 주범이 출소후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재혼한 부인을 살해한 사실이 드러났다. 여수해양경찰서는 지난 6일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가 타고 있던 승용차를 바다에 밀어 넣어 숨지게 한 박모(50)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10시쯤 여수시 금오도 한 선착장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추락방지용 난간에 충돌한 뒤 차에 내려 뒷좌석에 타고 있던 아내 김모(47)씨를 차량과 함께 바다에 추락시켜 숨지게 한 혐의다. 박씨는 김씨와 교제 하던 지난해 10월부터 11월 사이 보험 5개를 잇따라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사건 발생 20일 전에 혼인신고를 한 뒤 수익자를 모두 자신 명의로 변경했다. 보험금은 모두 17억 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승용차가 바다에 추락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박씨가 현장을 유유히 빠져나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다. 현재 박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구속된 박씨는 2012년 12월 친구사이인 경찰관 김모 경사와 함께 여수산단 내 우체국 금고에서 현금 5200만원을 털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본인이다. 당시 1심에서 김 경사와 박씨는 징역 7년과 4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각각 4년과 2년 6월로 감형됐다. 이들은 2005년 6월에도 여수시 미평동 모 은행 365코너 현금지급기 안에 든 현금 879만원을 훔친 사실도 드러났다. 2011년 3월 여수에서는 성인오락실 ‘바지 사장’으로 있던 황모(여·당시 43)씨가 김 경사를 만나러 간후 실종된 사건도 발생했다. 황씨의 동거남은 “부인이 김 경사 전화를 받고 만나러 나갔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김 경사는 우체국 금고털이로 잡혀 교도소 수감중이던 2013년 황씨 실종과 관련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응하지 않았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씨 말릴라…알 품은 빵게 맛있어도 대는 끊지 말아요

    씨 말릴라…알 품은 빵게 맛있어도 대는 끊지 말아요

    동해안에서 대게가 무분별한 남획과 불법 포획 등으로 ‘씨가 마르는’ 수준까지 악화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7일 경북도와 포항해양경찰서, 울진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6~2018년) 경북 동해안 지역 불법 대게 조업·유통(암컷 대게·체장 미달) 단속 건수는 모두 115건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222명이 검거됐다. 하지만 불법 어업은 여전하다. 해경은 올 들어 지금까지 연중 포획이 금지된 암컷 대게 4843마리를 잡은 포항 구룡포선적 어선 선장 A(56)씨와 체장미달 대게(9㎝ 미만) 43마리를 불법 포획한 어선 선장 B(32)씨를 해양경비법과 수산자원관리법 위반 혐의로 붙잡았다. 해경은 최근 3년여간 암컷 대게 11만 9085마리와 어린 대게 2만 5924마리를 압수해 대부분 바다에 방류했다. 암컷 대게는 한 마리당 평균 5만~20만개의 알을 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게 불법 포획과 유통이 근절되지 않으면서 대게 생산량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2007년 4817t이던 게 2017년 1789t으로 10년 새 63% 급감했다. 이에 따라 대게 값은 가파른 상승세다. 5년 전보다 2배 정도 올랐다. 이른바 ‘대게 경제’라고 불리는 동해안 지역 경제도 직격탄을 맞았다. 대게는 울진·영덕·포항 등 경북이 전국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대게처럼 수명이 15~20년으로 긴 어종은 자연적 원인보다는 불법 남획이 씨를 말리는 원인이 된다”고 했다. 암컷 대게와 체장 9㎝ 이하의 대게를 포획·보관·판매하면 수산자원관리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포항·울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박근혜 탄핵 2년’ 주말 서울 도심 곳곳 대규모 ‘태극기 집회’

    ‘박근혜 탄핵 2년’ 주말 서울 도심 곳곳 대규모 ‘태극기 집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파면 선고를 받은 지 2년을 맞아 이번 주말 서울 도심 곳곳에서 보수단체의 집회가 잇따라 열린다. 7일 경찰에 따르면 토요일인 9일 오후 1시 박근혜대통령무죄석방1천만국민운동본부(석방운동본부)는 서울역에서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광화문 정부중앙청사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 집회에 5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는 같은 날 오후 2시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효자치안센터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대통령복권국민저항본부(대국본)과 자유대연합도 같은 날 오후 1시 각각 시민열린마당과 교보빌딩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7개 보수단체가 집회를 예고했다. 파면 선고가 이뤄진 지 정확하게 2년이 되는 10일에도 곳곳에서 보수 집회가 열린다. 석방운동본부는 9일에 이어 10일에도 오후 1시 30분 서울역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뒤 헌법재판소가 있는 안국역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1시에는 국본이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안국역 방향으로 행진한다.일파만파애국자총연합과 자유대한호국단은 각각 오후 1시와 오후 6시 헌법재판소 안국역에서 집회를 연다. 박 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됐던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벌어진 탄핵 반대 시위에서는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과격 시위를 주도했던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정광용 회장과 손상대 뉴스타운 대표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보수단체들은 파면 결정 이후 주말마다 도심에서 이른바 ‘태극기 집회’를 열었고, 때로는 과격 양상을 띠며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지난해 3월 1일 열린 집회에서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촛불 조형물을 불태우는 등 난동을 부렸다. 경찰은 조형물에 불을 붙이고 이를 저지하는 경찰관들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보수단체 회원 3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때로는 제19대 대선에 출마한 홍준표 후보와 조원진 후보를 지지하는 문제로 보수단체끼리 서로를 비난하다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태극기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문재인씨를 대통령으로 인정 못 한다”, “이런 미친 XX가 어디 있냐” 등의 발언으로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해피벌룬’ 아산화질소 규제 강화

    환각 물질인 아산화질소가 ‘해피벌룬’이라는 이름으로 빠르게 확산되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경찰청, 외교부는 아산화질소에 대한 유통 관리를 강화한다고 6일 밝혔다. 지금도 아산화질소 흡입은 불법이다. 환경부는 2017년 7월 ‘화학물질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아산화질소를 환각 물질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아산화질소를 흡입하거나 소지, 판매하는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휘핑가스’처럼 식품첨가물로 판매되고 있는 아산화질소를 구입해 흡입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해 아산화질소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식약처는 아산화질소가 환각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소형 용기에 담겨 휘핑크림 제조용으로 판매되는 아산화질소 제품의 제조, 수입, 유통을 전면 금지했다. 앞으로 아산화질소는 2.5ℓ 이상의 고압금속제용기에서만 충전할 수 있다. 다만 커피전문점, 제과점과 같은 식품접객업소는 아산화질소 가스 용기를 설치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고시 시행 후 1년의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박근혜, 형 확정 상태… 보석 허가 힘들 듯, 건강 악화 땐 형 집행정지로 석방될 수도

    박근혜, 형 확정 상태… 보석 허가 힘들 듯, 건강 악화 땐 형 집행정지로 석방될 수도

    “재판부 못 믿어” 법원 결정 모두 거부 중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핵심 재판인 국정농단 사건과는 별도로 진행된 불법 공천 개입 사건으로 이미 형이 확정됐기 때문에 보석을 신청해도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재 국정농단 사건으로 상고심 중인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은 다음달 16일까지다.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이 사건에만 연루돼 있다면 이 전 대통령처럼 보석 카드를 쓸 수 있다. 이날 법원이 이 전 대통령의 보석 허가 결정 사유로 든 ‘심리 기간 부족’ 등을 이유로 내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0대 총선 과정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때문에 다음달 17일 국정농단 상고심 구속이 만료된 이후에도 석방되지 않고 형이 확정된 기결수 신분으로 재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이전에도 보석 신청을 한 적이 없다. 2017년 10월 법정에서 “재판부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한 뒤로 법원의 재판, 결정 자체를 거부해 왔다. 형 집행정지, 사면 등 다른 방법을 통한 석방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우선 박 전 대통령은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수형자의 치료 등을 위해 일시 석방하는 형 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있다. 단, 척추 질환 등 단순 건강 악화 등을 호소해서는 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할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이 1997년 내란,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확정받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처럼 특별사면으로 석방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국정농단 사건과 함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으로도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모든 재판이 끝나야 사면을 기대할 수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전두환 “연희동 자택 공매 처분 부당” 행정소송 제기

    전두환 “연희동 자택 공매 처분 부당” 행정소송 제기

    추징금을 미납해 연희동 자택이 공매에 넘어간 전두환(88)씨는 지난달 18일 서울행정법원에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공매 처분을 취소하라”고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전두환씨의 부인 이순자씨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매를 막아달라는 집행정지도 같이 신청했다. 전씨는 지난해 12월에도 12·12 군사반란죄와 5·18 내란죄, 내란목적살인죄, 뇌물죄 등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재판의 집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냈다. 1997년 전씨는 해당 재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지만 김영삼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추징금 2205억원 중 1050억원이 미납금으로 남아있다. 전씨 측은 이 추징금 환수를 ‘제3자’인 이씨 명의에 재산에 대해 집행하는 건 위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희동 자택은 범죄수익이 발생한 1980년 이전에 이순자씨가 취득한 것이기에 환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 측에서는 2016년 개정된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에 따르면 제삼자의 범죄수익도 집행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전두환씨의 연희동 자택은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의 신청에 따라 공매 물건으로 등록됐다. 공매 대상은 4개 필지의 토지와 건물 2건으로, 소유자는 이순자씨 외 2명이다. 이 물건에 대해 지난달 세 차례 공매가 진행됐으나 모두 유찰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법농단 추가 기소‘ 전·현직 법관 10명, 4개 재판부서 나눠 맡아

    ‘사법농단 추가 기소‘ 전·현직 법관 10명, 4개 재판부서 나눠 맡아

    5개 사건 별로 묶여 4개 재판부에 나눠 배당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추가 기소된 전·현직 법관들의 1심 재판부가 결정됐다.서울중앙지법은 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전날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판사 10명의 사건을 4개 재판부로 나눠 배당했다. 검찰이 기소한 대로 관련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판사들이 한 사건의 피고인으로 묶였다. 법원 관계자는 “이 사건들을 적시처리가 필요한 중요사건으로 선정했다”면서 “관계되는 형사합의부 재판장들과 협의를 거쳐 연고관계, 업무량, 진행 중인 사건 등을 고려해 일부 재판부를 배제하고 나머지 재판부를 대상으로 무작위 전산배당 했다”고 설명했다. 통합진보당 행정소송 재판에 개입하고 국제인권법연구회 등을 와해시킬 목적으로 부당한 지시를 한 혐의 등에 연루된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현 서울고법 부장판사), 방창현 대전지법 부장판사와 심상철 전 서울고등법원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윤종섭)에 함께 배당됐다. 이 재판부는 지난해 추가로 신설된 형사합의36부도 겸임하고 있어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도 함께 맡고 있다.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현 변호사)의 사건은 형사합의28부(부장 박남천)가 맡게 됐는데 이 재판부도 형사합의35부를 겸임하며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건을 맡고 있다. 이 재판부는 전날 양 전 대법원이 청구한 보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영장심사 과정에서 얻은 수사 관련 정보를 누설한 혐의를 받는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이었던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지낸 조의연 서울북부지법 수석부장판사, 성창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는 형사합의21부(부장 이미선)에 사건이 배당됐다. 재판장인 이미선 부장판사는 2010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고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2017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일했다. 지난해 민사단독 재판부를 맡다 지난달 25일자 사무분담에서 형사합의부 부장으로 보임됐다. 2015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을 지내며 카토 타츠야 전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을 받는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서울서부지방법원장을 지내던 2016년 행정처에 수사기밀을 제공하는 등의 의혹에 연루된 이태종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각각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형사합의27부는 지난해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을 맡아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장인 정계선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사건의 ‘피해자’ 격으로 분류되는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어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의 피해자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따라서 임 전 차장에 이어 양 전 대법원장 배당 과정에서 재판부 제척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배당된 사건은 블랙리스트 의혹과는 관련이 없어 배당대상에서 빠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딸 다니는 학교 안다…50억 내놔” 협박한 불법체류 중국인…징역 2년 실형

    지난 1월6일 오전 3시쯤, 전북 전주시에 사는 50대 여성은 자신의 승용차를 보고 깜짝 놀랐다. “50억원을 주지 않으면 집에 불을 지르겠다. 딸이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도 알고 있다”는 메모가 붙어 있었던 것이다. 전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 여성(52)은 이같은 협박을 누가 했는지 짐작이 갔다. 차고 벽에 설치된 CCTV 카메라 연결선이 끊겨 있었고, 승용차 브레이크 센서 연결선도 절단돼 있다. 여사장은 이같은 협박을 누가 했는지 짐작이 갔고, 경찰에 신고했다. 앞서 1년쯤 전에 비슷한 협박을 받았다. 2017년 12월23일 오후 1시20분쯤 전주시의 한 공영주차장에서 “중국에 가는 데 필요한 돈을 달라”는 쪽지를 내밀었던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돈을 요구한 사람은 중국인 불법체류자(32)였다. 당시 이 여사장이 소리를 지르며 저항하자 미수에 그쳤다. 경찰 조사결과 이 불법 체류자는 같은 중국 국적 동료로부터 “이 여성이 돈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중국인을 공갈미수 및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대해 전주지법 형사6단독 허윤범 판사는 이 중국인에 대해 “범행 수법과 내용이 좋지 않고, 계획적으로 이뤄진 점을 감안할 때 비록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더라도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징역 2년에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뉴스1이 6일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명박, 구속 349일 만에 조건부 석방…“자택에만 머물고 접견·통신 제한”

    이명박, 구속 349일 만에 조건부 석방…“자택에만 머물고 접견·통신 제한”

    다스 횡령·삼성 뇌물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78)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으로 풀려난다. 지난해 3월 22일 구속된 지 349일 만이다. 다만 석방 뒤 주거지를 자택으로 제한하고, 접견·통신 대상도 제한하는 등 조건을 달면서 “자택 구금과 유사한 조건”이라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6일 이 전 대통령이 청구한 보석을 조건부로 허가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법원 인사로 재판부가 변경되면서 오는 4월 8일 이 전 대통령의 구속 만기까지 충분한 심리를 통한 선고가 어려워 보이는 점, 고령에 기관지확장증 등 확인된 질환만 총 9개라면서 특히 수면무호흡증은 돌연사 위험도 있는 등 건강 문제를 들어 불구속 재판을 요청했다. 반면 검찰은 재판부 변경은 보석 허가 사유가 될 수 없고, 건강 상태 역시 석방돼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위급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 측이 건강 문제를 이유로 낸 이른바 ‘병 보석’에 대해서는 “구치소 내 의료진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구속 만기가 다가오는 점에서 보석을 허용할 만한 타당성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구속 만기일에 선고한다고 가정해도 고작 43일밖에 주어지지 않았다”면서 “심리하지 못한 증인 수를 감안하면 만기일까지 충실한 심리를 끝내고 선고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구속 만료 후 석방되면 오히려 자유로운 불구속 상태에서 주거 제한이나 접촉 제한을 고려할 수 없다”면서 “보석을 허가하면 조건부로 임시 석방해 구속영장의 효력이 유지되고, 조건을 어기면 언제든 다시 구치소에 구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엄격한 조건을 전제로 한 이 전 대통령의 보석을 허가했다. 일단 10억원의 보증금을 납입토록 하고, 석방 뒤 주거는 주소지 한 곳(논현동 사저)으로만 제한하고 외출도 제한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진료를 받을 서울대병원도 ‘제한된 주거지’에 포함할 것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병 보석을 받아들이지 않은 만큼 이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진료를 받아야 할 때는 그때마다 이유와 병원을 기재해 보석 조건 변경 허가 신청을 받고, 복귀한 것도 보고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만약 입원 진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면 오히려 보석을 취소하고 구치소 내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이 전 대통령이 배우자와 직계 혈족, 변호인과는 자택에서 자유로이 만나고 연락할 수 있지만, 그 외의 사람과는 접견하거나 통신을 할 수 없다는 조건도 달았다. 매주 한 차례 재판부에 일주일 간 시간별 활동 내역 등 보석 조건 이행 상황을 제출할 것도 요구했다. 재판부는 “불구속 재판 원칙에 부합하는 보석 제도가 국민의 눈에는 불공정하게 운영된다는 비판이 있다”며 “이에 ‘자택 구금(Home Confinement)’에 상당하는 엄격한 조건을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법원의 허가 없이는 자택에서 한발짝도 나갈 수 없고, 변호인과 직계 혈족 외에는 접견·통신도 할 수 없으므로 자택에 구금된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면서 이 조건을 받아들일지 결정해달라고 밝혔다. 약 10분간 휴정한 사이 변호인과 상의 끝에 이 전 대통령은 “(보석 조건을) 숙지했다”면서 조건에 동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일단 수감 중인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동했다. 구치소에서 보석을 위한 절차를 마친 뒤 오후 석방돼 자택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 보석을 통해 풀려난 것은 이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앞서 군사 쿠데타와 비자금 조성 등으로 1997년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확정받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2월 특별 사면으로 석방됐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 계속 재판을 받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스위스 ‘삶을 끝내는 권리’ 범위 놓고 갑론을박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스위스 ‘삶을 끝내는 권리’ 범위 놓고 갑론을박

    2012~2016년 열차 투신 매년 100여건 발생 인간답게 죽는 방법 열어주자는 사회적 공감 2015년 기준 GNI 세계 2위지만 자살률 14위 전신마비·말기암 환자에게만 조력자살 허용 2006년부터 고령 노인·우울증 등으로 확대 “마지막 선택권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 중요”“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외국인들이 안락사하러 스위스로 오고 있어요. 자국에서 불가능하다면, 이곳에 오는 것도 괜찮다고 봐요. 단 두 가지가 분명해야 해요.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분명히 자신이 판단한 것이어야 해요.” 지난 1월 5일 오전 스위스 취리히 주 파피콘에 위치한 일명 ‘블루하우스’. 거의 매일 두 건씩 조력자살(안락사)이 이뤄지는 이곳 앞에서 만난 로이텐아우어 베노이트(55)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리낌 없이 답했다. 20여년 동안 이곳에서 살았다는 그는 아내 로이텐아우어 루스(50)와 함께 눈 내리던 인근을 산책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곳을 오가며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외국인들을 자주 지켜봤다고 했다.블루하우스는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지원하는 비영리기구인 디그니타스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의 아내는 “제 주변에 아직 조력자살을 한 사람은 없지만, 저나 남편이 말기암으로 고통받는다면 조력자살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까지 법적으로 인정하는 몇 안 되는 국가다. 꼭 말기암이나, 전신마비의 고통을 겪는 환자가 아니어도 된다. 최근에는 생의 욕구를 잃은 마음의 병을 앓는 이들까지 조력자살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1월 4~11일 일주일 동안 스위스에서 검찰, 법학, 법의학, 의학, 장의업계, 조력자살 지원단체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만났다. 그들이 현지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했다. 개인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고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실제로 조력자살의 위법성 논란은 스위스에서 이미 끝났다는 게 그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2016년 기준 스위스에서 조력자살로 사망한 숫자는 928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1.4% 수준이다. 조력자살의 역사는 스위스 근대 계몽기까지 올라간다. 같은 맥락에서 스위스 연방 정부도 20세기 초 자살을 범죄로 규정하지 않았고, 자살을 돕는 것 역시 처벌하지 않았다. 관련 법의 틀은 지금도 비슷하다. 달라진 점은 ‘이기적 동기’로 타인의 자살을 돕거나 부추기면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 정부는 재산상속을 더 빨리 받으려고 부모의 자살을 돕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자 1942년 악용을 막고자 일부 처벌조항을 담은 자살방조죄(형법 115조)를 제정했다. 자살방조죄가 생겼지만, 여전히 이기적 동기만 없으면 처벌받지는 않는다. 환자에게 독극물을 처방하는 의사나, 자살을 도와주는 단체들이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스위스에는 정확히 조력자살이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법적 규정이 없다. 그 덕에 사실상 조력자살이 허용되는 법적 자유공간이 만들어졌다. 우리 형법 역시 자살을 죄로 규정하진 않지만, 자살교사·방조는 죄로 규정한다. 다만 스위스와 달리 ‘동기’로 죄의 유무를 구분하지 않아 조력자살이 허용될 틈이 없다. 환자가 간절히 죽음을 원해 의사가 ‘선의’로 독극물을 처방해도 예외 없이 처벌되는 건 이 때문이다.율리안 마우스바흐 취리히대 법학 교수는 “조력자살에 대한 정확한 법적 규정이 필요하다는 논의도 있었지만, 형법 115조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에 새로운 조항은 만들진 않았다”며 “단 이기적 동기라고 했을 때 어디까지 이기적인지 모호한 부분이 있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가 조력자살을 허용한 건 자기 선택권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높은 자살률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자살을 완벽히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비교적 인간답게 죽는 방법을 열어 주자는 여론이 법과 제도를 바꿨다. 실제로 스위스에선 2012~2016년에는 열차 투신자살이 매년 100건 이상 발생해 사회문제가 됐다. 또 그전에는 총기 자살이 이슈였다. 취리히주 북화장장(Krematorium Nordheim) 총책임자인 시릴 지머만은 “친척 가운데 두 분이 조력자살로 돌아가셨고, 조력자살로 돌아가시는 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중병에 걸리고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한 사람들이 총으로 자살하는 것보다는 조력자살이 훨씬 더 인간적”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12.5명(2015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국 가운데 14위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선두권을 놓치지 않는 우리나라처럼 압도적으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8만 189달러로 세계 2위인 스위스의 경제·복지 사정을 고려하면 결코 낮은 편이 아니다. 원인은 뚜렷하진 않다. 다만 흐린 날이 많은 기후 조건과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할 정도로 평온하지만 외로운 삶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1997년에는 스위스 자살률(인구 10만명당 18.7명)이 우리나라(15.6명)보다 더 높기도 했다. 현재 한국의 자살률은 25.8명(2015년 기준)으로 세계 2위다. 안락사를 허용하는 범위를 두고선 스위스 내에서도 여전히 갑론을박이 팽팽하다. 초기엔 말기암 환자나 전신마비 같은 육체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만 조력자살이 허용됐다. 그러나 2006년부터 특정 질병이 없어도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고령의 노인과 우울증 등 정신질환자들도 조력자살을 할 수 있게 됐다. 스스로 삶을 마감하고자 했던 한 정신질환자가 스위스 연방 대법원을 상대로 소송해서 이긴 결과다. 당시 대법원은 스스로 판단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삶을 끝내는 시간과 방법에 대해 정할 권리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여기에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우울증 환자도 포함된다. 호주의 최고령 과학자인 데이비드 구달(사망 당시 104세) 박사가 지난해 5월 특정한 질병이 없음에도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을 한 건 유명한 일화다. 조력자살 현장에서 검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스위스 법의학자는 “20년 전에는 조력자살 신청자가 우울증이 있으면 정신과 의사는 그에 대해 스스로 죽음을 판단할 능력이 없다고 봤지만, 요즘은 상황이 바뀌어 우울증 환자도 조력자살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법이 바뀐 건 없지만 같은 법을 바라보는 스위스 사회의 이해력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스위스 내에서도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특히 질병으로 고통받는 노인들이 치료비 부담 때문에, 혹은 자신을 병간호하기 힘든 자녀의 눈치를 보느라 조력자살을 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누군가는 자살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확실한 건 우리나라와 사회적 배경이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스위스의 복지체계는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처럼 보편적 복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가난한 사람들이 적절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선택적 복지가 잘돼 있는 나라에 속한다. 노인들이 자식들에 등 떠밀려 조력자살을 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수밖에 없다.스위스 정부 차원의 생애 말 결정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인 게오르그 보스하드 취리히대학병원 노인병학 전문의는 “스위스 문화는 여러 언어권과 문화 인식도 다양한데, 죽고자 하는 욕망 역시 다양하다”면서 “좋은 시스템은 다양한 사람의 희망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조력자살도 허용돼야 한다”면서 “좋고 나쁨을 떠나서 모든 생의 마지막 선택권을 열어 놓고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 취리히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글 취리히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사진 취리히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단독] “강남 클럽, 온갖 범죄의 온상”… 법원은 진실을 알고 있다

    [단독] “강남 클럽, 온갖 범죄의 온상”… 법원은 진실을 알고 있다

    최근 6년간 성·마약 범죄 등 286건 재판에 필로폰·물뽕 거래부터 유사 강간도 발생 ‘수백억 탈세’ 아레나 실소유주 출국 금지서울 강남 클럽들은 정말 범죄의 온상일까. 최근 ‘버닝썬’ 사태가 불거진 이후 클럽이 마약, 성폭력, 폭행 등 범죄의 장이 됐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크러버(클럽 이용객)들 사이에선 “버닝썬뿐 아니라 유명 클럽 전반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7년간 법원 판결을 분석해보니 강남 클럽 안팎에서는 범죄가 적지 않게 발생했다. 서울신문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판결이 내려진 사건을 분석해보니 버닝썬과 클럽 아레나 등 고객이 많은 강남권 주요 클럽 5곳에서 발생한 성범죄가 72건, 마약 범죄는 46건으로 나타났다. 접수 사건 중 검찰이 재판에 넘긴 경우만 포함한 수치다. 클럽 안팎에서 발생한 실제 범죄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마약과 성범죄 외에도 폭행·재물손괴 등을 포함하면 286건이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주로 클럽 안에서 마약을 사고팔거나 투약하는 행위가 많았고, 클럽 주변에서의 마약 거래로 처벌받은 일도 빈번했다. 필로폰, 대마초, 엑스터시, 물뽕(GHB) 등 거래 마약의 종류도 다양했다. 2014년 7월부터 두 달간 서울 강남구의 클럽과 호텔 등에서 엑스터시와 대마를 유통·투약한 A씨는 2015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가 판매상으로부터 캡슐에 담긴 엑스터시, 지퍼팩에 담긴 대마 등을 주로 건네받은 장소는 강남의 한 클럽이었다. 2017년 6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B씨도 클럽을 마약 투약 장소로 활용했다. 클럽 운영진이 마약을 조직적으로 유통시킨 정황은 확인된 적이 없다. 다만 업장 안팎에서 마약 거래·투약이 빈번한데 암묵적으로 방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서는 자유롭기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거래와 투약은 아주 은밀하거나 아주 혼잡한 장소에서 주로 이뤄진다”며 “클럽도 이런 특성을 가진 장소”라고 말했다. 마약 범죄뿐 아니라 술에 취한 이성을 강제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사건도 클럽에서 여럿 발생했다. 버닝썬에서도 “물뽕을 이용한 성폭력이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실제 클럽에서는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지난해 10월 준유사강간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C씨는 강남의 한 클럽에서 만난 피해자에게 졸피뎀을 먹인 뒤 유사강간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재판부는 “‘클럽에서 술을 마시던 중 어느 순간부터 기억이 나지 않았다’는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혈액 감정, 호텔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종합하면,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한편 클럽 아레나의 탈세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은 이 클럽의 실소유주를 A씨로 보고 출국 금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클럽이 봉사료 명목으로 종업원들에게 현금을 준 것처럼 속여 전체 매출액을 줄이는 등 수법으로 100억~200억원가량 탈세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단독]“강남 클럽, 온갖 범죄의 온상”…법원은 진실을 알고 있다

    [단독]“강남 클럽, 온갖 범죄의 온상”…법원은 진실을 알고 있다

    판결문으로 본 강남 클럽 5곳 범죄 현황최근 6년간 성·마약 범죄 등 286건 재판에필로폰, 물뽕 거래부터 유사 강간도 발생광수대, 승리 성접대 의혹 카톡 일부 확보서울 강남 클럽들은 정말 범죄의 온상일까. 최근 ‘버닝썬’ 사태가 불거진 이후 클럽이 마약, 성폭력, 폭행 등 범죄의 장이 됐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크러버(클럽 이용객)들 사이에선 “버닝썬뿐 아니라 유명 클럽 전반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7년간 법원 판결을 분석해보니 강남 클럽 안팎에서는 범죄가 적지 않게 발생했다. 서울신문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판결이 내려진 사건을 분석해보니 버닝썬과 클럽 아레나 등 고객이 많은 강남권 주요 클럽 5곳에서 발생한 성범죄가 72건, 마약 범죄는 46건으로 나타났다. 접수 사건 중 검찰이 재판에 넘긴 경우만 포함한 수치다. 클럽 안팎에서 발생한 실제 범죄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마약과 성범죄 외에도 폭행·재물손괴 등을 포함하면 286건이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주로 클럽 안에서 마약을 사고팔거나 투약하는 행위가 많았고, 클럽 주변에서의 마약 거래로 처벌받은 일도 빈번했다. 필로폰, 대마초, 엑스터시, 물뽕(GHB) 등 거래 마약의 종류도 다양했다.2014년 7월부터 두 달간 서울 강남구의 클럽과 호텔 등에서 엑스터시와 대마를 유통·투약한 A씨는 2015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가 판매상으로부터 캡슐에 담긴 엑스터시, 지퍼팩에 담긴 대마 등을 주로 건네받은 장소는 강남의 한 클럽이었다. 2017년 6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B씨도 클럽을 마약 투약 장소로 활용했다. 클럽 운영진이 마약을 조직적으로 유통시킨 정황은 확인된 적이 없다. 다만, 업장 안팎에서 마약 거래·투약이 빈번한데 암묵적으로 방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서는 자유롭기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거래와 투약은 아주 은밀하거나 아주 혼잡한 장소에서 주로 이뤄진다”며 “클럽도 이런 특성을 가진 장소”라고 말했다. 마약 범죄뿐 아니라 술에 취한 이성을 강제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사건도 클럽에서 여럿 발생했다. 버닝썬에서도 “물뽕을 이용한 성폭력이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실제 클럽에서는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지난해 10월 준유사강간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C씨는 강남의 한 클럽에서 만난 피해자에게 졸피뎀을 먹인 뒤 유사강간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재판부는 “‘클럽에서 술을 마시던 중 어느 순간부터 기억이 나지 않았다’는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혈액 감정, 호텔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종합하면,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한편 버닝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빅뱅의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의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성접대) 대화가 오간 카카오톡 메시지 일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제보자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한 자료와 동일한 것인지 확인하고, 대화 내용을 분석할 방침이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호주 에어비앤비 주인, 16만원 방값 안 낸다고 투숙객 폭행 치사 인정

    호주 에어비앤비 주인, 16만원 방값 안 낸다고 투숙객 폭행 치사 인정

    호주 멜버른 근처의 한 에어비앤비 주인이 210 호주달러(약 16만 7600원)의 방값을 결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투숙객을 구타하고 목졸라 살해한 사실을 시인했다. 제이슨 콜튼(42)은 4일 빅토리아주 최고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2017년 10월 라미스 조누지(36)를 두 하우스메이트들로 하여금 붙잡게 한 뒤 때리고 목 조른 것을 인정하며 살인죄가 아니라 과실치사죄에 대해 유죄 인정을 했다. 다만 그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만 때릴 생각이었지 살해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힐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현지 일간 ‘더 에이지’ 보도에 따르면 벽돌공 조누지는 브라이턴 이스트에 있는 콜튼의 에어비앤비 방을 값싸고 안전하게 빌려 “개인적 이슈들”을 정리하려 했다. 처음에는 사흘만 예약하고 묵었는데 일주일 더 머무르겠다고 해 허락했더니 체크아웃해야 하는 날, 조누지는 수중에 10호주달러도 남지 않았다며 더 이상은 돈을 낼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콜튼과 두 하우스메이트는 밤 8시쯤 짐을 챙기고 방안을 정리한 뒤 떠나려고 하는 조누지를 붙잡고 돈을 내놓으라고 윽박질렀다. 마크 깁슨 검사는 콜튼이 맨먼저 조누지의 멱살을 잡고 벽에다 밀어붙인 뒤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ABC 방송은 두 메이트가 조누지를 붙잡은 상태에서 콜튼이 의식을 잃을 때까지 구타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두 메이트들이 조누지를 정원으로 끌고 나가 계속 때렸다. 이날 재판 도중 범행 현장 동영상도 보여졌는데 조누지는 반쯤 벌거벗은 상태로 집 앞에 누워 있었으며 코는 부러지고 얼굴은 피투성이였다. 콜튼은 재판 내내 자신의 공격 때문에 조누지가 죽을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배심원단이 콜튼의 과실치사 유죄 인정을 받아들이면 20년 징역형에 처해지고, 살인죄로 평결하면 종신형을 선고받게 된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미 두 메이트는 지난해 9월 과실치사죄를 인정해 라이언 스마트는 9년형, 크레이그 레비는 7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에어비앤비는 이전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런 일이 발생해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며 이 업소를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밝힌 뒤 “글로벌 커뮤니티가 표방하는 모든 것들을 침해하는, 이런 상반된 행동을 하는 에어비앤비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은 5일에도 이어진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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