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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유정, 아들 친권 상실…전 남편 동생이 후견인으로

    고유정, 아들 친권 상실…전 남편 동생이 후견인으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고유정(37)이 아들에 대한 친권을 상실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은 고유정이 전 남편 강모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에 대해 피해자 유족이 제기한 ‘친권상실’ 청구를 지난 8일자로 인용했다. 지난 12일에는 피해자 강씨의 동생을 아들의 미성년 후견인으로 선임하는 청구도 인용했다. 앞서 강씨의 유족은 아들의 복리와 앞으로 자라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 등을 고려해 고유정의 친권을 박탈하고 아들의 후견인으로 강씨의 남동생을 선임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했다. 재판부는 “범행 내용에 비춰볼때 친권을 행사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다”며 친권 상실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유정은 2017년 6월 강씨와 이혼하면서 친권과 양육권을 모두 가져간 바 있다. 이후 강씨는 소송 끝에 아들과의 면접교섭권을 얻어냈다. 강씨가 고유정에게 살해된 2019년 5월 25일은 2년여 만에 아들과 재회하는 날이었다. 재혼한 고유정은 아들에게 아버지 강씨를 삼촌이라고 소개해 친아버지의 존재를 숨겼던 것으로 알려졌다.강씨가 아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타고 간 차량 블랙박스에는 들국화의 ‘걱정 말아요 그대’를 부르는 강씨의 음성이 담겨 있었다. 강씨는 당시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행복의 꿈을 꾸겠다 말해요. ○○(아들 이름)를 꼭 보겠다 말해요”라며 가사를 바꿔 부르며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드러냈다. 강씨의 동생은 “남겨진 조카가 나중에 커서 아빠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했는지 알아주면 좋겠다. 형이 아들에게 주는 마지막 노래 선물”이라며 해당 영상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와 아들이 한 놀이공원 주차장에서 재회하고 함께 웃는 장면이 담긴 CCTV가 고유정 재판에서 공개돼 주변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고유정은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성매매 알선’ 빅뱅 승리 군사재판에 정준영·유인석 증인채택

    ‘성매매 알선’ 빅뱅 승리 군사재판에 정준영·유인석 증인채택

    투자유치를 위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20억원대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30)의 1심 재판에서 동업자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와 가수 정준영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재판장 황민제 대령)은 14일 진행된 승리의 속행 공판에서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 20여명을 채택했다. 이날 채택된 증인들은 성매매 및 성매매 알선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등 승리가 받는 여러 혐의 전반에 관계돼 있다. 다음 공판기일인 오는 11월 12일에는 우선 성매매 알선 등 혐의와 관련된 유인석 전 대표와 가수 정준영 등 9명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유 전 대표는 승리와 함께 2015∼2016년 외국 투자자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처벌법 위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클럽 버닝썬과 유착한 의혹을 받는 ’경찰총장‘로 불린 윤규근 총경과 골프를 치면서 유리홀딩스 회삿돈으로 비용을 결제한 혐의(업무상 횡령)도 받고 있다. 유 전 대표는 지난 6월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관련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나, 승리 측은 1차 공판 당시 “피고인에게는 성매매 알선을 할 동기 자체가 없다. 유인석의 성매매 알선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정준영은 유 전 대표가 외국 투자자에게 성매매를 알선할 당시 성매매 여성들을 알선한 정황이 있어 증인으로 채택됐다. 다만 그는 술에 취한 여성들을 집단 성폭행하고 이를 불법 촬영해 유포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라 정해진 공판 기일에 출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판부는 “사건이 워낙 방대하고 증인들이 다른 사건과 연루된 경우가 많아 장기간의 증인 신문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승리 측은 이날 공판에서 “성매매 알선을 할 동기가 전혀 없을뿐더러 성매매의 경우는 혐의사실 자체도 제대로 소명되지 않았다”며 “원정 도박도 있었던 건 맞지만, 상습이라곤 볼 수 없다”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한편 승리는 2015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클럽과 금융투자업 등을 위한 투자유치를 받기 위해 대만, 일본, 홍콩 등의 투자자에게 수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서울 강남 주점 ’몽키뮤지엄‘의 브랜드 사용료 명목 등으로 클럽 ’버닝썬‘ 자금 5억2천800여만원을 횡령하고, 직원들의 개인 변호사비 명목으로 유리홀딩스 회사 자금 22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도 기소됐다. 아울러 2013년 12월부터 2017년 8월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카지노 등에서 여러 차례 도박하면서 22억원 상당을 사용하고, 도박자금으로 100만달러 상당의 칩을 대여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장학금 빼돌리고 갑질 혐의로 기소된 전북대 교수 ‘무죄’

    장학금 빼돌리고 갑질 혐의로 기소된 전북대 교수 ‘무죄’

    제자들의 장학금을 빼돌리고 공연 출연을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전북대학교 무용학과 교수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제4단독 유재광 부장판사는 14일 강요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A(59·여)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 교수는 2016년 10월과 2018년 4월 학생들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장학금을 신청하라”고 지시한 뒤 이 학생들을 장학생으로 추천, 전북대 발전지원재단의 2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7년 6월과 같은 해 10월 무용학과 학생 19명을 자신의 개인 무용단이 발표하는 공연에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았다. A 교수는 교육부 감사에서 출연 강요가 문제가 되자 학생들에게 “자발적 출연이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학생들은 “A 교수가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학교생활이나 수업 시간에 투명인간 취급했고 반기를 든 학생들에게 0점을 주겠다고 말해 무서웠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A 교수의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징역 2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학생들의 장학금을 빼돌린 사기 부분에 대해 “전북대 발전지원재단이 장학금을 생활비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고 환수 규정도 없다”며 “학생들이 장학금을 피고인의 관리 계좌로 입금한 것이어서 피고인이 학생들을 배제하고 장학금의 귀속 주체를 기만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학생들의 공연 출연을 강요한 부분에 대해 “학과에 수회 이상 공연에 출연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고 대부분 학생이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강요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투서로 감사가 진행되자 피고인은 학생들에게 사실확인서 작성을 요구하고 자리를 떴고 ‘작성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던 점 등을 보면 도덕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평가할 수는 있겠으나 형법상의 범죄에 해당한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 신랑은 내 남편”…아내 몰래 결혼식하려던 남자의 최후

    “이 신랑은 내 남편”…아내 몰래 결혼식하려던 남자의 최후

    잠비아에서 한 남성이 아내 몰래 다른 여성과 결혼식을 올리려고 했다가 들통나 법의 심판을 받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간) ‘잠비아 옵서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잠비아 수도 루사카의 체인다에 있는 한 가톨릭교회에서 열린 결혼식이 신랑의 중혼 시도 사실이 밝혀져 중단됐다. 이는 이날 결혼식에서 새신랑으로 나선 남편 아브라함 무윤다의 원래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난입해 결혼 사실을 폭로했기 때문이다. 즉 이번에 중혼을 시도한 무윤다는 잠비아 국세청(ZRA) 소속 직원으로, 이날 자신의 아내에게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간다는 쪽지를 남겨둔 채 집에서 나와 그동안 몰래 만나온 내연녀와 결혼식을 올리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아내는 결혼식 직전 이웃주민들로부터 남편의 중혼 계획을 전해듣고 성당으로 달려가 결혼식을 간신히 멈추게 할 수 있었다.당시 상황을 일부 하객이 촬영해 인터넷상에 공유한 영상에는 아내가 어떻게 성당 안 복도로 걸어들어와서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이 결혼식은 계속할 수 없다”면서 “여기 있는 이 남자는 내 남편”이라고 폭로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아내의 폭로에 하객들은 깜짝 놀라 동요했지만, 새신랑을 자처한 남편은 그저 턱에 손을 괸 채 지켜봤고 새신부 역시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얼굴에 마스크를 쓴 아내는 앞쪽 신도석에 앉아있던 한 여성과 언쟁을 벌인 뒤 결혼식 주례를 보려한 신부님(성직자)에게 항의했다. 아내는 신부님에게 “이 남자는 내 남편”이라면서 “우리는 이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면서 “난 여기서 결혼식이 열리는 것조차 몰랐었다”고 하소연했다. 당시 아내는 포대기와 비슷한 천을 이용해 갓난아기를 업고 있었고 다른 두 아이도 함께 데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공유된 영상은 아내가 다른 사람과 언쟁을 벌이는 도중에 끝이 나지만, 이후 새신랑을 자처했던 무윤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돼 경찰서로 연행됐고, 남편의 부모 등 다른 가족은 이를 두고 어떻게 대응할지를 의논한 것으로 알려졌다.현지 매체는 무윤다는 중혼죄로 기소될 수 있다고 전하면서도 새신부 역시 무윤다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국제연합(UN) 자료에 따르면, 잠비아에는 현대 법령에 근거한 결혼 제도 외에도 관습을 따르는 결혼 제도가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일부다처제를 허용하지 않으므로, 이미 남편이나 아내가 있는 상태에서는 결혼을 또 하려는 사람은 기소될 수 있다. 이번에 체포된 무윤다 역시 중혼 시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징역 7년형에 처해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백인 남성 싹쓸이 그만”… 노벨상 새 역사 쓴 ‘여풍’

    “백인 남성 싹쓸이 그만”… 노벨상 새 역사 쓴 ‘여풍’

    올해로 제정 119주년을 맞은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12일 경제학상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 세기가 넘는 동안 노벨상은 학문의 금자탑을 쌓은 이들에게 수여되는 최고 영예로 여겨졌지만 최근 몇 년 새 수상 자격 및 수상자 행적 논란, 명단 유출 등으로 얼룩졌다. 서구 백인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오명도 있었지만 올해는 여성 수상자가 4명으로 전체 수상자 11명 중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노벨상 개시 이래 여풍이 가장 센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 시상이 시작된 노벨상은 물리학상과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등 6개 분야에 주어진다. 지난해까지 총 919명의 개인과 24개 단체(복수 수상 제외)에 수여됐다. 상금은 올해 기준 1000만 스웨덴크로나(약 13억 510만원)다. 특출한 학문적 성과 이외에 따라붙는 조건들도 있고, 추천자와 후보 명단은 50년간 공개되지 않는 관행으로 노벨상 선정 과정에는 매년 관심이 집중돼 왔다. 한 분야 최대 3명까지만 수상이 가능하고, 발표 당시 생존해 있어야 한다. 다만 평화상은 단체에 수여되기도 하고, 기준에 들어맞는 후보가 없을 시 건너뛰고 다음해로 넘어가기도 한다. 최종 결정은 번복되지 않으며 자진 추천도 불가능하다.노벨은 유언장에 “국적에 관계없이”라고 남겼지만 역대 수상자들이 실제 학문에 기여한 비중보다 과도하게 서구 백인 남성에게 집중돼 여성, 아시아·아프리카계에 문호가 좁고, 주류 연구 분야가 아니면 외면받는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이른바 학문적 헤게모니에 대한 비판이다. 국가 발전 수준이 학문적 척도와 비례 관계에 있긴 하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가별 수상자를 보면 미국이 383명(2019년 기준)으로 압도적인 1위에 올라 있고 영국(132명), 독일(107명), 프랑스(70명), 스웨덴(33명), 러시아(31명) 순이다. 일본이 28명으로 그 뒤를 잇는다. CNN은 10일(현지시간) “역대 노벨상 수상자 중 여성은 57명으로 전체의 6%에 불과하고, 흑인은 16명으로 2%가 채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학 부문에선 흑인 수상자가 배출된 적이 없다. 마크 지머 코네티컷대 교수는 “인종 다양성 부족의 근본 원인은 노벨상이 아니라 사회 체계에 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핵분열을 발견한 여성 유대인 과학자 리제 마이트너는 여러 차례 화학상 후보로 추천됐지만 공동 연구자였던 독일 과학자 오토 한만 1944년 수상해 학계에서 두고두고 논란이 됐다. 인도의 민족운동 지도자로 비폭력운동을 주창한 마하트마 간디는 1937~1939년 3년 연속, 1947년 평화상 후보자로 추천됐지만 서구 열강에 반대하는 식민지 출신을 불편하게 여긴 당시 유럽 분위기 탓에 수상하지 못했다. 천체 물리학 분야가 입자물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상자가 적은 점, 신고전주의 주류 경제학자에게 경제학상이 쏠린 점 등도 마찬가지다. 문학상 분야의 ‘언어 헤게모니’도 지적된다. 역대 수상자의 언어를 보면 영어 30명, 프랑스어 15명, 독일어 14명, 스페인어 11명, 스웨덴어 7명, 중국어 2명, 일본어 2명으로 영어권이 월등하다. 다행히 21세기 들어 수상자 중 여성 비중은 오름세다. 올해는 앤드리아 게즈(물리학),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제니퍼 다우드나(화학), 루이즈 글릭(문학) 등 4명이 호명됐으며 특히 과학 분야에서 여성이 공동 수상한 것은 최초다. 최근 몇 년간은 후보 명단 유출 의혹, ‘미투’ 폭로까지 겹쳐 한바탕 시끄러웠다. 2010년을 전후해 도박 사이트에서 특정 후보자의 베팅 금액이 급증하기도 했고, 2018년엔 선정 기관인 스웨덴 한림원 종신위원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이 명단을 사전 유출한 혐의가 확인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해 프로스텐손의 남편이 여성 18명을 성폭행했다는 주장까지 불거지며 결국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지 못하고 이듬해로 미뤄졌다. 수상자들의 자격이나 전후 행적이 구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문학상 수상자인 작가 페터 한트케의 유고 전범 지지 행적이 도마 위에 올랐고, 앞서 2016년엔 반전 음유시인 가수 밥 딜런의 문학상 수상을 놓고 “과연 노랫말이 문학의 범주에 들 수 있느냐”는 찬반 논란이 일었다. 2009년 평화상을 받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우 집권 1년도 안 된 시점이라 ‘구체적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한 바가 무엇인지’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1949년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안토니우 에가스 모니스는 정신병 치료 명목으로 뇌 일부를 잘라 내는 수술을 고안했지만 곧 폐기됐다. 독일 화학자 프리츠 하버는 암모니아 합성법을 발명, 화학비료로 식량 생산 증대에 기여한 공로로 1918년 화학상을 받았지만 1차 세계대전 당시 화학무기 개발·사용을 주장해 ‘화학무기의 아버지’라는 오명을 남겼다. 노벨 평화상은 세계 정치인들이 욕심을 내기 마련이지만 유대인 학살 장본인인 아돌프 히틀러(1939),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1945·1948), 전두환 전 대통령(1988)이 후보로 올랐던 사실은 역사의 아이러니로 남아 있다. 평화상에 대놓고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나란히 내년도 후보로 추천돼 관심이 쏠린다. 앞서 2018년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동 수상 가능성이 각종 도박 사이트에서 점쳐지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평화상을 받은 이로는 시어도어 루스벨트(1906)·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1919),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1978), 김대중 대통령(2000)이 꼽힌다. 반면 소신에 따라 수상을 거부한 이는 2명뿐이다. 1964년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 장 폴 사르트르는 “제도권에 편입되고 싶지 않아 모든 공식적 영예를 거부한다”고 밝혀 온 발언을 그대로 따라 상을 반납했다. 또 다른 한 명은 1973년 헨리 키신저 미 국무장관과 함께 평화상에 지명된 레득토 베트남 총리다. 노벨위원회는 베트남전 종결을 이끈 공로로 두 사람을 호명했지만, 레득토 총리는 “내 조국엔 아직 평화가 오지 않았고, 나는 전시 지도자이지 평화의 사도가 아니다”라며 상을 거부했다. 여기에 키신저 장관은 휴전 협상 중 하노이 폭격을 명령해 당시 심사위원 2명이 항의 의미로 사퇴하는 등 상의 의미가 바래기도 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수상 거절을 강요당한 이들은 7명이나 된다. 대표적 사례가 소설 ‘닥터 지바고’로 1958년 문학상을 받은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다. 그는 작품에서 러시아 혁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러시아 정부는 물론 모국의 작가 동맹에서도 압력을 받으며 생전 수상이 불발됐고, 사후에야 아들이 대리 수상했다. 중국 인권 운동가 류샤오보는 2010년 노벨상 수상자로 호명됐지만 징역 11년형을 받고 수감 중이어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학계에 충분히 족적을 남겼지만 노벨상과 인연이 없는 인물도 많았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크문트 프로이트를 비롯해 작가 제임스 조이스, 레프 톨스토이, 마르셀 프루스트, 조지 오웰, 마크 트웨인 등은 생전에 노벨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선 올해 과학 분야 최초 수상 여부를 놓고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에게 관심이 집중됐지만 고질적인 기초과학 투자 외면 속에 결국 무산됐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노벨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은 수상자들이 자국에서 상을 받는 TV 중계로 대체되고, 오슬로에서 평화상 시상식만 개최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검찰,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갓갓’에 무기징역 구형

    검찰,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갓갓’에 무기징역 구형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을 운영하며 성 착취물을 제작·배포한 혐의(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갓갓’ 문형욱(24·대학생)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또 보호관찰과 전자장치 부착 명령, 취업제한 명령 등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심리로 1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개인 욕망 충족을 위해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다수 피해자가 발생했고 영상 유통으로 지속적으로 피해를 끼쳤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지난 6월 5일 문형욱에게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상해 등 12개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그는 2017년 1월부터 올해 초까지 1275차례에 걸쳐 아동·청소년 피해자 21명에게 성 착취 영상물을 스스로 촬영하게 한 뒤 이를 전송받아 제작·소지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또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피해 청소년 부모 3명에게 성 착취 영상물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했다. 2018년 11월에는 피해자 2명에게 흉기로 자기 신체에 특정 글귀를 스스로 새기게 한 혐의도 받는다. 게다가 문형욱은 2019년 2월부터 지난 1월까지 갓갓이란 별명으로 개설한 텔레그램 대화방(n번방)으로 3762개 성 착취 영상물을 올려 배포했다고 한다. 2018년 9월부터 2019년 7월까지 피해자 8명에게 가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로그인 페이지로 연결한 링크를 보내는 수법으로 개인 정보를 모으고 이를 이용해 4명 SNS 계정에 무단으로 침입하기도 했다. 또 공범 6명과 짜고 아동·청소년에게 성폭행 또는 유사 성행위를 하도록 한 뒤 성 착취 영상물 제작하거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전태일 3법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전태일 3법

    지난 9월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올라온 전태일 3법이 10만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로 배정됐다고 한다. 해당 상임위원회는 조속히 이 청원안을 심의해서 변화된 노동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현행 노동 관련 법안을 바꿔 주길 바란다. 민주노총과 정의당이 주축이 돼 제안한 전태일 3법은 세 가지 법 개정 및 도입을 내용으로 한다. 먼저 근로기준법에서 제외돼 있는 상시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적용 대상으로 포함하는 것이다. 2019년 기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580만명에 이르고 이는 전체 노동자의 4분의1 정도에 해당한다.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기본적인 노동권을 보장받도록 하자는 취지다. 두 번째는 노동조합법이 규정하는 노동자의 기준을 바꾸자는 것이다. 현 노동조합법은 “임금·급료 또는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로 정의하는데, 이를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업무를 위하여 노무를 제공하고 해당 사업주 또는 노무 수령자로부터 대가를 받아 생활하는 사람”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한다. 현재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돼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택배기사, 대리운전 기사, 학습지 교사와 같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법의 권리를 누리도록 하는 내용이다. 소규모 사업장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특수고용노동자와 같은 플랫폼 경제 종사자가 증가하는 노동시장의 추세로 보았을 때,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정이다. 세 번째는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 제정인데, 이는 2017년 고 노회찬 의원이 발의했으나 제정되지 못한 법안에 기초해 있다.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해당 기업의 경영 책임자, 원청, 발주처 등에게 실질적인 책임을 묻고 처벌받도록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재해와 죽음의 심각성은 2018년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업체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사망한 김용균 노동자로 사회적 각성을 불러왔다. 산출 방법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국은 국제 비교에서 여전히 산업재해 비율과 재해 사망률에서 매우 높은 나라에 속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에 속한 국가들의 산재 사망률(노동자 1만명당 산업재해 사망 노동자 비율)은 평균 0.3명인 데 비해 한국은 그 두 배인 0.58명 정도가 된다. 실제 숫자로 보면 2018년에만 업무 관련 사고 또는 질병으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2141명에 이른다. 이는 매일 6명의 노동자가 일하다가 죽는다는 뜻이다. 이 중 87%가 50인 미만 사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좁히면 31%다.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망 원인은 추락과 끼임 사고라고 한다. 한국 노동 현장에서 산업 재해와 그로 인한 사망이 많은 이유는 현 노동시장의 부당한 구조와 재해의 책임을 피해 갈 수 있도록 용인하는 현행법에 기인한다.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이 보여 주듯, 위험과 사망은 ‘외주화´된 지 오래됐다. 원청은 하청을 주고 하청은 또 다른 하도급을 그리고 비정규직을 고용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하청 관리자는 현장의 문제를 제기할 권한이 없다. 목소리를 내도 원청은 무시하면 그만이다. 반대로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하청 또는 현장 관리자가 뒤집어쓰고, 원청 기업은 발뺌할 수 있는 구조다. 김훈이 일갈했듯 “책임은 아래로 내려가서 소멸하고 이윤은 위로 올라서서 쌓이는” 구조적인 문제인 것이다. 현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재해 및 사망이 발생했을 때 현장 감독관의 책임을 묻는 것에 초점이 놓여 있는 데다 처벌의 정도도 비교적 가볍다.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 제정 운동본부가 범죄통계를 분석한 결과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기업의 재범률은 97%에 달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산업 재해와 사망이 발생해도 책임자가 처벌을 피할 수 있거나 그 정도가 가벼우니 재범을 막지 못하는 것이다. 금번 국민동의 청원에 포함된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은 임대, 용역, 도급 관계에서 발생하는 재해까지 포함해 사업주와 경영자에게 유해와 위험 방지 의무를 적용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여기에 벌금과 유기 징역의 수위를 높여 재해 발생에 대한 책임을 높이고 재발 가능성을 예방하고자 한다. 국회에서 전태일 3법을 신속하게 심의하고 통과해서 노동자가 노동자성을 인정받고, 일하다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사례를 줄이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
  • “왜 밥 안차려” 88세 아내 때려 숨지게 한 남편

    “왜 밥 안차려” 88세 아내 때려 숨지게 한 남편

    채무로 인해 고민하는 자신에게 관심이 없고, 밥도 차려주지 않는다며 자고 있는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9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노인이 치매를 앓던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선처한 것이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박정제)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91)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한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67년간 함께 살아온 배우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에 대해 후회하면서 진지하게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치매 투병, 90세의 고령, 초범인 점, 유족인 자녀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8월13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소재 아파트에서 아내 B씨(당시 88세)를 손과 발, 나무 빗자루 등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부친에 의해 생긴 채무로 고민을 많이 했지만 아내 B씨가 이 고민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고, 사건 당일 새벽 B씨가 밥을 차려주지 않고, 자신이 밖에서 주워 모은 파지를 정리하지도 않은 채 잠을 자고 있는 모습에 화가 났다. A씨는 자고 있던 B씨를 손과 발로 때렸고, “내가 무엇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는지 왜 물어보지 않느냐”며 따지고 분이 풀리지 않자 나무 빗자루를 집어 들어 B씨를 향해 수차례 휘둘렀다. 온몸에 멍이 든 B씨는 같은날 아침 병원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집안에서 사망했다. 사인은 다발성 손상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화가 난다는 이유로 88세의 피해자를 무방비 상태에서 때려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다만, 피고인은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와 뇌경색 투병 중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참작 사유를 언급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가출했니? 도와줄게” 10대 성폭행·성매매 일당 12명 실형

    “가출했니? 도와줄게” 10대 성폭행·성매매 일당 12명 실형

    10대 성폭행·성매매 일당 12명 무더기 실형 ‘조건만남’을 하려는 가출 청소년 등 10명을 유인해 성폭행하고, 성매매한 사실을 경찰이나 부모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성매매를 시킨 일당 12명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울산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박주영)는 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A(20)씨에게 징역 18년, B(21)씨에게 징역 16년, C(23)씨에게 징역 15년, D(42)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6명에겐 징역 5년에서 8년을, 나머지 2명에겐 장기 5년에 단기 3년 6개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법원은 “N번방 사태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회의 요구 형량이 높아짐에 따라, 범죄 양상이 유사한 아동·청소년 성범죄 역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평소 경남 창원 일대에서 오랫동안 성매매 알선 영업을 해 온 D씨는 지난 1월 창원의 한 커피숍에서 자신을 찾아온 A씨, B씨, C씨 등과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으로 10대 여성을 모집해 성매매를 시키기로 공모했다. 이들은 가출 미성년자들을 성매매에 이용하기로 하고, 조건만남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10대 여성 7명을 모집했다. 이들 중엔 지적장애가 있는 청소년도 있었다. 10대 여성을 차 안으로 유인해 성관계를 맺으면 다른 일당이 현장을 덮쳐 성매매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여성을 위협했다. 이후 “혼자 성매매를 하면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 닥칠 수 있지만 우리와 하면 안전하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며 피해자들에게 성매매를 시켰다. 이 같은 방식으로 14세에서 17세 사이 여성 6명과 합숙하며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총 250여 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하고, 화대 3780만원 중 1260만원을 보호비 명목으로 받아 챙겼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성매매를 게을리하면 폭행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가 새벽 시간 합숙소를 탈출하자 울산까지 쫓아가 찾아낸 뒤, 차에 태워 데려가려고 했다. 피해 여성이 “더는 성매매를 하기 싫다”고 하자 휴대전화로 얼굴을 찍어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 올릴 것처럼 하고,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재판부는 “일명 N번방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법원조차 그 폐해의 심각성과 구조적 난맥상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가볍게 처벌해 왔다는 뒤늦은 자각이 있어 관련 양형 기준이 대폭 상향됐다”며 “이번 사건은 디지털 성범죄는 아니지만 그와 양상이 비슷하다. 성매매에 노출된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직적으로 이뤄진 성 착취 범행이란 점, 청소년을 성매매 현장에 묶어두려고 협박하는 것이 디지털 성범죄로 이어질 위험성이 매우 높은 점, 10대가 자발적으로 성매매에 참여한 듯한 상황처럼 보여 가벼운 처벌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들을 착취하고 폭행과 협박으로 유린했으며, 계획에 따라 조직적으로 행동했다”며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가출 여성 청소년을 상대로 한 이같은 조직적 폭력은 비열하기 짝이 없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술 마시고 킥보드 타는 어른들...알고보니 상습 음주운전자

    술 마시고 킥보드 타는 어른들...알고보니 상습 음주운전자

    킥보드 음주운전 확정판결 분석16건 중 10건이 상습 음주운전8개월 아이 탄 유모차 치기도12월부터 형사처벌 대상서 제외자전거와 동일하게 범칙금 3만원지난해 8월 A씨는 밤 늦은 시간 서울 강남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약 700m 구간을 이동하다 단속에 걸렸다. A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113%로 측정됐다. A씨는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각각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었다. 검찰은 A씨가 “음주운전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했다”며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전동 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PM)는 현행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돼 운전면허가 필요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강혁성 판사는 지난 7월 A씨에게 “음주 무면허운전은 타인의 생명, 신체,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범죄로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 3월 B씨도 부산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약 50m 구간을 이동하다 적발됐다. B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213%. B씨 역시 2013년과 2016년 음주운전으로 각각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었다. 부산지법 형사10단독 이성진 판사는 지난 5월 B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전동킥보드를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보는 사회적 인식이 확립됐다고 보기 어려운데 충분한 계도나 교육을 하지 아니한 채 엄벌하는 것은 과도한 형벌권 행사”라며 벌금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전동 킥보드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편리한 개인형 이동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일부 이용자들의 위험 운전은 여전한 숙제로 남아 있다. 안전운전 불이행, 중앙선 침범, 신호 위반 등으로 인한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술을 마시고 킥보드를 타는 어른들이 늘어나면서 도로 안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킥보드 음주운전자들의 상당수가 상습 음주운전자인 것으로 파악됐지만 ‘혁신 산업’이란 이유로 규제가 완화돼 오히려 킥보드 음주운전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신문이 대법원 판결서 인터넷 열람 시스템을 통해 킥보드 음주운전 판결 결과를 확인한 결과, 2017년 이후 확정된 16건 중 10건에서 두 차례 이상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 전력이 없는 경우는 4건에 그쳤다. 세 차례 음주운전 끝에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6개월이 지나기도 전에 킥보드 음주운전을 하거나 동승자를 태우고 운전하다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바람에 동승자가 얼굴을 다치는 등 상습 음주운전자들의 판결문에는 다양한 사례들이 담겨 있었다. 음주운전 전력이 없지만 대낮에 혈중 알코올농도 0.210%의 만취 상태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운전하다 20대 여성과 생후 8개월 된 아이가 타고 있던 유모차를 치는 사례도 있었다. 다행히 아이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하마터면 큰 일날 뻔한 사고였다. 지난 2월 대전지법 형사7단독 나상훈 판사는 당시 사고를 낸 C씨에게 “죄책이 가볍지 않고 피해 회복 및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오는 12월 10일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되면 킥보드 음주운전 처벌 수위가 크게 낮아진다. 현재는 형사 처벌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원동기장치자전거가 아닌 ‘자전거 등’으로 분류되면서 음주운전 적발 시 범칙금 3만원이 부과된다. 상습 위반에 따른 가중 처벌도 없다. 음주 측정에 불응하면 10만원이 부과될 뿐이다. 신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업계 요구를 받아들여 운전면허 없이 탈 수 있게 한 것도 킥보드 음주운전 증가로 이어지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경찰은 법 개정이 이뤄진 이상, 하위 법령도 이에 맞게 정비를 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현재 도로교통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입법예고를 한 상태다. 경찰청 관계자는 “법 시행 이후 추이를 보면서 사회적 부작용이 커지고 규제 필요성이 늘어나면 당연히 처벌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40년 넘은 폭력에 남편 살해…함께 한 아들 감쌌다

    40년 넘은 폭력에 남편 살해…함께 한 아들 감쌌다

    父의 어머니 폭행에 둔기로 내리친 아들아들 범행 자신이 안고 가겠다며 남편 살해국민참여재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40년 넘게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린 어머니. 이를 보다 못해 아버지를 때려눕힌 아들. 아들의 범행을 자신이 안고 가겠다며 어머니는 인내로 버텨왔던 긴 세월을 뒤로 하고 남편의 마지막 숨을 끊었다. 형편이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난 A(65·여)씨는 15살 때부터 생계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다. 그러다 스무살 무렵이었던 1975년 지인의 소개로 남편을 만났다. 결혼 생활 내내 남편은 가정폭력을 휘둘렀다. 그러나 자녀들에게만큼은 불우한 가정 환경을 대물림해줄 수 없다는 생각에 A씨는 참고 또 참으면서 살아갔다. 그러다 4년 전 남편에게 폭행을 당해 팔이 부러지고, 심지어 손자에게까지 손찌검을 하는 남편을 보고 결국 별거를 선택했다. 그러나 지난해 남편이 사고로 다치고, 과거의 잘못을 사죄하자 A씨는 올해 4월 남편과 재결합했다. 남편은 달라지지 않았다. 남편은 아내 A씨 명의로 구입한 땅의 시세가 하락했다며 수시로 욕설을 했고 잠도 자지 못하도록 괴롭혔다. 지난 5월 12일, 울산 자택에서 남편은 술을 마시면서 또 다시 아내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아내 A씨가 요금제 2만 5000원에 스마트폰을 새로 장만한 것까지 나무라면서 화를 냈고, 급기야 목까지 졸랐다. 다툼이 신고돼 경찰이 출동했지만 아내는 남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경찰관들을 돌려보냈다. 이를 알게 된 아들 B(41)씨가 집으로 왔다. 그런데도 남편은 아내에게 계속 욕설을 했고 심지어 아들이 보는 앞에서 A씨를 때리기까지 했다. 아버지를 위해 재결합한 어머니가 또 다시 눈앞에서 맞자 격분한 아들은 아버지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눕혔다. 이어 베란다에 있던 둔기를 가져와 아버지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쳤다. 이를 본 어머니는 아들의 범행을 안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들이 저지른 일을 자신이 한 것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A씨는 쓰러진 남편의 입에다가 염산을 부으려고 했지만 입술이 열리지 않아 실패했다. 아들이 깔때기를 만들어 어머니 옆에 놓아줬고, A씨가 이를 이용해 다시 염산을 부으려고 했지만 또 실패했다. 결국 A씨는 아들이 놓아둔 둔기로 남편 몸 여러 곳을 수 차례 내리쳤고, 남편은 사망했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모든 범행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범행 과정이 드러났고 A씨와 아들 B씨 두 사람 모두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2년을, 아들 B씨에게 징역 22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배심원 9명 중 7명은 어머니 A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나머지 2명은 징역 5년의 의견을 냈다. 아들 B씨에 대해서는 4명이 징역 7년으로 다수 의견을 차지했다. 울산지법 형사11부(부장 박주영)는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죄질이 좋지 못하다”고 전제하면서도 “A씨가 40여년 동안 심각한 가정폭력을 당하면서도 순종했고, 자녀와 손자 양육에 헌신한 점, 이웃들이 한결같이 불행한 가정사를 듣고 선처를 탄원하는 점, 피고인이 재판 과정 내내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참회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아들 B씨에 대해서는 “아버지를 살해한 것은 패륜적인 범죄”라면서 “어머니에 앞서 아버지를 둔기로 때린 것이 이 사건 결과를 일으킨 점, 어머니가 범행하도록 조력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불리한 정상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어렸을 때부터 가정폭력으로 고통을 겪어온 것으로 보이는 점, 우발적인 범죄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면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단독] 백지 위 도장 찍자 ‘가짜 차용증’ 둔갑… 딸은 처벌받지 않았다

    [단독] 백지 위 도장 찍자 ‘가짜 차용증’ 둔갑… 딸은 처벌받지 않았다

    “피해자와 범인은 모녀 사이로 직계혈족 관계여서 사기미수에 대해 형을 면제해야 한다.”(2014년 9월 대법원 선고) 이 판결은 67년 전 만들어진 ‘친족상도례’ 규정이 고령 사회에서 노인을 상대로 한 경제적 착취에 면죄부 수단으로 변질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정모(60)씨는 2010년 ‘보험에 가입해 주겠다’며 어머니에게 “백지 위에 서명하고 도장도 찍으라”고 했다. 정씨는 이 서명과 날인을 활용해 어머니가 자신에게 2000만원을 빌렸다는 내용의 가짜 차용증을 만들었고, “어머니가 돈을 갚지 않는다”며 소송까지 했다. 소송 과정에서 차용증이 조작된 사실이 밝혀져 검찰은 정씨를 사기미수와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정씨는 1·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친족상도례 규정을 들며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친족상도례는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등 친족 간 발생한 재산 범죄의 형을 면제하는 규정이다. 1953년 형법 제정 때 들어간 이후 고쳐지지 않았다. 노인들이 돈을 빼앗아 간 가족에 법적 대응을 하려고 해도 가해자는 친족상도례라는 방패 뒤에 숨어 버린다. 법률구조공단에는 친족상도례 관련 상담이 해마다 수백건씩 접수된다. 2017년 299건, 2018년 630건, 지난해 356건이다. 공단 관계자는 7일 “노인들은 대부분 재산 범죄와 관련해 친족은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가족 간 사기 사건이 집안 내부에서 정리할 가정사 정도로 치부되다 보니 수사 기관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사기 사건 24만 6160건 중 가해자가 가족(동거 친족·기타 친족)인 사건은 431건뿐이다. 경찰청은 “친족상도례를 이유로 처리하지 않은 사건은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형사처벌이 어렵다면 노인은 민사소송을 통해 돈을 돌려받아야 한다. 하지만 녹록지 않다.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소속 이정민 변호사는 “민사소송에서도 증거를 토대로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데 형사 소송과 달리 가해자 계좌내역 등 금융 조회조차 할 수 없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 변호사들은 지난 3월 친족상도례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같은 헌법소원에 대해 “가정 내부 문제는 국가형벌권이 간섭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법취지가 있다”며 합헌으로 봤다. 이번 헌법소원에 참여한 법률사무소 동행의 이현우 변호사는 “최소한 치매를 앓는 노인이나 장애인, 미성년자 등 사회 약자에 대한 친족상도례 적용만이라도 헌법불합치 판단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관심이 적다 보니 주머니를 뒤지는 수법은 점점 대담해진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처음엔 현금을 조금 가져가다가 아무 처벌도 받지 않게 되면 부동산 명의 이전이나 거액 예금 인출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뒤늦게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8월 발표한 고령친화 금융지원 방안에는 의심거래 정황이 발견되면 금융사 직원이 처리를 지연하는 등 노인 금융 착취를 막기 위한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장 실태조사부터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또 복지·금융 등이 얽힌 종합적 사회문제로 보고 예방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봤다. 노인 자산의 소유권을 금융기관 등에 맡겨 가족이나 제3자가 함부로 처분할 수 없도록 ‘잠금 장치’를 걸어놓는 신탁 제도, 판단력이 흐려질 때를 대비해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후견계약을 체결하는 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노인 문제 전담기관부터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익법인 온율의 배광열 변호사는 “노인보호전문기관, 각 지방자치단체, 치매안심센터 등 사실상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이 많아 서로 사안을 떠넘기기도 한다. 통합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이 의사 결정이 어려워지면 이를 어떻게 대리할 수 있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당국과 노인보호전문기관 간의 협업 활성화, 의심거래 신고에 대한 확실한 면책권 보장을 통해 적발·감시 업무가 활발히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greentea@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단독] “몰래 빼도 엄만 몰라”… 할머니 통장은 가족의 ATM이었다

    [단독] “몰래 빼도 엄만 몰라”… 할머니 통장은 가족의 ATM이었다

    노인이 평생 모은 노후자금은 당장 한 푼이 급한 가족들에게는 그저 ‘눈먼 돈’이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뽑듯 노인 통장의 돈을 빼 쓴다. 노인 피해자들은 아들과 딸, 동생, 왕래가 없던 친척이 자신의 돈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도 모른 척하거나 따지지 않았다. 수억원을 몰래 인출해도, 자신의 명의로 대출을 받아도, 기초생활수급비를 가져가도, 품 안의 자식이었고 늙은이를 돌봐주는 고마운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금융자산을 착취당한 노인들이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신문은 전국의 노인보호전문기관, 한국후견협회, 신용회복위원회, 전국노인복지단체협의회, 경기도 학대피해장애인쉼터 등 관계기관의 협조와 법원 판결문을 통해 경제적 착취를 당한 노인 13명의 사연을 살펴봤다. 피해자와 관계자 요청에 따라 모두 가명 처리했다.“딸이 돈을 다 가져가 버려서 전기요금도 못 냈다고 하시더라고요.” 복지시설 ‘평화의집’ 대표인 안정자(61·여)씨는 7개월 전 세상을 떠난 최순영(89) 할머니의 퀭한 얼굴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의 쪽방에서 20년 넘게 혼자 살았다. 매달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노령연금으로 나오는 60만원 남짓한 돈은 유일한 수입이었다. 쪽방 월세 10만원을 내고도 남는 돈이 조금 있었지만 최씨는 평화의집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연탄이나 화장지 같은 생필품도 이곳에서 받아 썼다.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노령연금이 나오는 월말이면 최씨의 딸이 어김없이 찾아와 엄마 돈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안씨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 돈을 딸에게 줄 수밖에 없는 할머니 속은 얼마나 타들어 갔겠어요? 그런데도 한 달에 한 번 딸 얼굴 보는 걸 좋아했어요.” 최씨는 딸 이야기를 웬만해선 입에 담지 않았다. 사정을 알게 된 안 대표가 경찰에 신고하거나 딸이랑 인연을 끊거나 여하튼 무슨 수를 내자고 했다. 하지만 최씨는 “어떻게 자식을 신고하느냐. 덜 먹고 덜 입더라도 줘야지”라며 오히려 타박했다. 모성애를 악용한 딸의 착취는 10년 가까이 계속됐다. 최씨가 남긴 유일한 유산인 쪽방 보증금 100만원도 딸이 차지했다. 최씨는 숨을 거둘 때까지 어느 곳에도 착취 사실을 알리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노인의 주머닛돈을 탐하는 손길은 이처럼 무자비하다. 황혼의 궁색한 사정 따윈 헤아리지 않는다. 노인보호전문기관 상담사들은 7일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고령층뿐 아니라 기초생활수급자 같은 저소득층도 경제적 학대 피해를 겪는다”며 “재산 규모보다 노인의 인지 능력이나 사회적 고립 정도 등에 따라 학대 가능성이 커진다”고 증언했다. 노인 대상 경제 착취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현금·신용카드 등을 강제로 가로채 사용하는 유형 ▲동의를 받지 않은 예금 인출과 부동산 명의 이전·대출 등 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유형 ▲감정에 호소해 노인 스스로 경제적 지원을 유도하는 유형이다. 노인은 죽어서도 착취당한다. 자녀에게 법적 재산권을 침해당한 김미자(82·여)씨 부부가 대표 사례다. 서울 강남 노른자 땅에 건물을 두고 남 부럽지 않게 살던 김씨는 2015년 남편과 사별했다. 김씨 아들은 사망 신고를 미루고 아버지 통장의 현금 29억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송금했다. 자녀라도 부모가 사망한 이후 돈을 인출하려면 상속 증명 자료를 금융사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서류상 아직 살아 있었기에 은행에서도 문제 삼지 않았다. 아들은 아버지의 유산을 가로채는 데서 만족하지 않았다. 2016년에는 어머니 김씨의 도장을 마음대로 가져다가 허위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만들었다. 어머니의 부동산, 예금 등을 동생과 나눠 가지려고 했다. 김씨는 2017년 숨질 때까지 두 아들이 재산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몰랐다. 어머니가 떠난 뒤 유산을 정리하던 다른 자녀가 신고해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자녀의 착취를 참지 못해 법정으로 가는 사례도 종종 있다. 정연득(78·여)씨는 남편이 유산으로 남긴 부동산 매매대금 중 자신의 몫을 돌려달라며 막내아들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냈다. 남편은 부동산 지분을 정씨와 막내아들에게 절반씩 남겼지만 아들이 이를 판 돈 17억원을 몽땅 챙겼기 때문이다. 법원은 “피고(아들)가 권한 없이 늙은 어머니의 통장에서 임의로 돈을 이체해 이를 취했다”며 정씨 손을 들어줬다.경제적 착취는 보통 판단력이 흐려질 때 당하기 쉽지만 멀쩡한 부모를 치매 환자로 몰아 돈을 가로채려는 자녀도 있다. 한상영(75)씨는 재혼한 뒤 자신을 치매라고 손가락질하는 딸과 싸우고 있다. 딸은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경찰에 ‘아버지가 치매 증상을 보이는데도 새 부인이 방치한다’며 수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이 확인한 결과 한씨의 인지 능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수도권에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가진 한씨는 돈이 화근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는 노인보호전문기관과의 상담에서 “딸이 재산을 노골적으로 탐내 경제 지원을 끊었더니 그때부터 치매에 걸렸다며 민원을 넣고 다닌다”고 했다. 노후자금은 아들, 딸만 탐하는 게 아니다. 성년후견 전문가인 배광열 변호사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고향 동생’이라며 치매 노인에게 접근해 집에 얹혀살면서 기초생활수급비와 각종 지원금을 조금씩 가져다 쓰는 사건도 있었다”고 했다. 김완기(88)씨도 명절에나 가끔 봤던 먼 친척인 김우영(45)씨를 2014년 양자로 들였다가 수억원을 빼앗겼다. 우영씨는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던 완기씨를 꾀여 양자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듬해인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우영씨가 양아버지 통장에서 빼간 돈은 7억원이었다. 금융거래를 수상히 여긴 은행 직원의 신고로 우영씨는 2018년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완기씨는 이미 세상을 떠난 이후였다. 노인이 노인의 등을 치는 일도 있다. 임영춘(87)씨는 10년 넘게 왕래 없던 친구 부부에게 500만원을 빼앗겼다. 친구인 유석진(86)씨와 그의 아내(72)는 2018년 임씨가 치매를 앓는다는 사실을 알고 접근했다. 임씨 집을 자주 찾으며 친분을 쌓았다. 그해 6월 유씨 부부는 임씨에게 “돈을 조금만 대주면 우리 가게의 빚을 청산한 뒤 당신과 함께 살며 병간호를 해주겠다”며 통장 비밀번호를 알아갔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쳐 500만원을 빼갔을 뿐 이후 임씨의 삶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노인에게 허락받지 않고 마음대로 통장의 돈을 찾아가는 게 가장 흔한 사례”라고 전했다. 노인들이 경제적 착취에 맞설 ‘법적 카드’가 없는 건 아니다. 타인이 현금·신용카드 등을 강제로 가져가 쓰거나 본인 동의 없이 예금을 인출하고 부동산 명의 이전, 대출 등을 했다면 노인복지법 위반이나 사기 등의 혐의로 상대방을 신고할 수 있다. 또 민사소송을 통해 부당이득금반환이나 손해배상 청구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감정에 호소해 노인이 스스로 돈을 꺼내 주도록 유도하는 교묘한 착취에는 손 쓸 방도가 없다. 처벌도 어렵고 노인 스스로도 굳이 피해 사실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송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워낙 드물다 보니 가족이 아닌 사람이 경제적 착취 피해 사실을 알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실제 서울신문이 인터뷰한 피해 노인들은 “자녀가 착취했다”는 표현 자체를 매우 불쾌해했다. 사업에 실패한 아들을 위해 지난 2월 자신 명의로 2000만원을 대출해 준 최정규(67)씨는 “착취가 아니라 내 의지로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0년부터 6년간 잔뜩 쌓인 빚 탓에 개인워크아웃 제도를 통해 채무조정을 해 겨우 부채를 털었지만 아들을 위해 다시 2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빚에 치인 삶을 다신 살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지만 저축은행, 카드사의 추심 압박에 시달리는 아들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최씨는 “아들이 통사정해 돈을 꿔서라도 줘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했다. 벌이가 없던 최씨가 2000만원을 갚기는 애초 불가능했고 꼬박꼬박 불어나는 이자 탓에 빚은 계속 늘어났다. 최씨는 경비 일을 시작하며 개인워크아웃을 다시 신청했다. 자신의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거나 필요한 물품을 결제해주는 방식으로 딸에게 지원을 해주던 박명숙(69·여)씨도 “딸이 너무 딱해서 그런 것이지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부터 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경제 지원을 하던 박씨는 1년 6개월 만에 5000만원의 빚이 생겼다. 박씨는 최근 채무조정 상담을 받고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사정이 나아지면 갚겠다”던 딸 부부의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았다. 특별취재팀 ikik@seoul.co.kr 특별취재팀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긴급출동 구급대원 폭언 폭행 여전...가해자 처벌은 솜방망이

    긴급출동 구급대원 폭언 폭행 여전...가해자 처벌은 솜방망이

    긴급출동한 구급대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줄 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7일 광주·전남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광주지역에서 최근 3년간 폭언·폭행을 당한 구급대원은 14명으로 집계됐다. 2017년 4명, 2018년 5명, 2019년 5명이다. 올해는 지난 9월 기준 6명이 폭언·폭행을 당했다. 같은 기간 전남지역에서 발생한 구급대원에게 폭언·폭행한 피의자는 모두 8명이다. 2017년 3명, 2018년 1명, 2019년 4명 등이다. 올 현재는 2명이다. 피의자들은 대부분 주취자로 확인됐다. 그러나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다. 광주지역의 경우 올해 9월 기준 14건 중 13건이 집행유예로 판결됐다. 전남지역도 벌금 4명과 집행유예 1명이 고작이다. 단 1명만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현행 소방기본법에 따르면 ‘구급대원 폭행 가해자의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적용한 사례는 단 한건도 없다. 이처럼 사법당국의 처벌이 가볍게 이뤄지면서 소방관 등 긴급 구조대원들의 폭행문제는 뿌리뽑히지 않고 있다. 한 시민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일선에서 땀흘리고 있는 구급대원들을 폭행하는 가해자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해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윤창호법’ 무시하는 국립대 교직원들…서울대 가장 많아

    ‘윤창호법’ 무시하는 국립대 교직원들…서울대 가장 많아

    2018년 12월 이른바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국립대 교수와 직원이 36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 서울대가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른 국립대나 사립대 보다 느슨한 서울대 교직원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 국립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수사기관으로부터 통보받은 교직원 범죄수사개시 건수는 총 1122건이었다. 그 중 음주운전, 음주측정거부, 무면허운전, 음주 및 치상 등 도로교통법위반은 141건으로 12.6%에 달했다. 2018년 12월 19일 ‘윤창호법’ 시행으로 음주운전으로 피해자가 사망할 경우 처벌을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강화된 뒤에도 국립대 교직원들의 음주운전은 계속됐고, 그 중 36명이 적발됐다. 그 가운데 서울대가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앞서 2016년에는 46건, 2017년은 30건, 2018년에는 29건이 적발돼 대학으로 통보됐다. 최근 5년 동안 서울대 교직원의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북대(13건), 경북대(11건), 경상대(11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대는 음주운전이 적발된 교직원에 대한 징계도 경징계인 감봉이나 견책에 그쳤다. 최근 5년 동안 감봉 4명, 견책 10명이 내려졌고 4명에게는 징계가 아닌 경고만 내렸다. 음주운전자에 대한 서울대 자체 교원징계 처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은 음주운전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면 파면 또는 해임이나 중징계를 내리지만, 법인화 이후 서울대 교직원은 공무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체 징계규정을 적용한다. 처음 음주운전이 적발되면 국립대나 사립대 교직원은 최대 정직까지 가능하지만, 서울대 교직원은 경징계인 감봉이나 견책만 가능하다. 서 의원은 “음주운전을 뿌리 뽑기 위한 우리 사회의 노력에 비하면 대학의 경각심은 바닥 수준”이라며 “대학들은 엄정한 징계처리를 비롯해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모든 대책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는 관련 규정 개선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8살 아들 때려 숨지게 한 엄마…그 곁엔 학대 부추긴 애인

    8살 아들 때려 숨지게 한 엄마…그 곁엔 학대 부추긴 애인

    남자친구가 IP카메라로 아이들 감시하며 학대 부추겨 8살 아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하다가 숨지게 한 30대 친엄마가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아이를 감시하며 학대를 부추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의 남자친구에게는 더 무거운 형이 내려졌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 김용찬)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38·여)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남자친구 B(38)씨에게는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아동학대치료 프로그램 이수 및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도 각각 명령했다. 이들의 학대는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간 이어졌다. 친엄마 A씨는 8살 아들을 사망 전날인 지난 3월 11일까지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모두 13차례에 걸쳐 손과 둔기 등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신의 폭행으로 아들과 딸이 얼굴과 온 몸에 심한 멍이 들자 멍을 빼게 하겠다며 줄넘기를 시켰고, 아이들이 잘 하지 못하자 또 폭행했다. 아들은 학대로 인해 종아리 피부가 모두 벗겨져 고름이 찼고, 탈모 증상을 겪는 등 극심한 고통 속에 던져졌다. 남자친구 B씨는 A씨의 모진 학대를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겼다. 그는 집에 설치된 IP카메라로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낮잠을 자지 말라는 지시를 어기더라”는 등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전달하며 폭행을 유도했다. 또 “아들이 동생과 다퉜다”고 전화로 알려 A씨가 때리도록 지시하는 등 수시로 학대에 가담했다. A씨는 B씨를 만나기 전에는 아이들을 때리지 않았는데 B씨가 훈육을 도와주겠다며 학대를 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반면, B씨는 본인이 지시한 폭행과 살인의 연관성이 없다며 치사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씨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사실혼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B씨에게 보호 자격이나 의무가 없다는 점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학대의 정도와 수법이 매우 잔인하고 심각하고 아이들이 느꼈을 공포와 배신감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들의 친부가 엄벌을 원하고 있다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해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데 비해 B씨는 책임을 회피하고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학대를 지시한 죄책이 더욱 무겁다”고 판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檢, 전두환 징역 1년6개월 구형... 민주 “5·18 진실 규명 첫걸음 되길”

    檢, 전두환 징역 1년6개월 구형... 민주 “5·18 진실 규명 첫걸음 되길”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죄로 징역 1년6개월을 구형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헬기 사격을 포함한 5·18의 진실을 규명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5일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사자명예훼손죄의 최고 형량은 2년이지만 그동안 고통 받은 피해자에 비하면 전씨의 구형은 20년 형으로도 부족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그동안 전씨가 역사와 국민 앞에 보여준 파렴치한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지난 3월, 23년 만에 피고인으로 광주법원에 출석한 전씨는 사과는 물론 반성도 없었다. 오히려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통에 울부짖는 피해자는 있고 가해자는 없었다”며 “5·18의 진실은 이제 밝혀져야 한다. 민주당은 5·18역사왜곡처벌법 처리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야당을 향해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5·18 묘역 앞에 참배하고 정신을 받들겠다고 공언하셨던 것처럼 5·18의 진실 규명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 ‘혼돈의 시대’에서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가 전씨를 2017년 4월 고발했고, 2018년 5월 전씨가 불구속 기소된 뒤 2년5개월간 재판이 진행됐다. 이날 오후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광주지법 형사대법정에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전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전씨는 법원의 불출석 허가를 받고 결심 공판이 열린 이날 역시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무기징역 복역 중이면서… 아들뻘 수감자 성추행

    무기징역 복역 중이면서… 아들뻘 수감자 성추행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던 수감자가 아들뻘 감방 동료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4단독 이헌숙 판사는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47)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3년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1997년 부산에서 단란주점 여종업원을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뒤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었다. A씨는 지난해 9월~11월 약 3개월에 걸쳐 대전교도소 같은 수용실에 수감 중이던 B씨(22)의 손과 발, 사타구니 부위를 만지는 등 총 5차례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B씨와 합의하긴 했지만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 중 동성 피해자를 어려차례 추행한 것은 죄질이 나쁘다”며 “B씨가 방을 옮긴 뒤에야 피해사실을 진술할 만큼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단독] ‘아우팅’ 협박해 신체사진 받아낸 대학생, 집행유예 왜

    [단독] ‘아우팅’ 협박해 신체사진 받아낸 대학생, 집행유예 왜

    성소수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아우팅’(타인에 의해 성적지향·성별정체성이 강제로 알려지는 일)에 대한 공포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협박해 신체 사진 등을 요구하고 돈을 빼앗으려고 한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양형권 부장판사는 공갈미수와 강요, 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8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선고했다. A씨와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않아 이 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A씨는 지난해 5월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성소수자 게시판에 접속해 피해자가 올린 글을 보고 피해자에게 연락했다. 그런데 대화 중에 말다툼이 생겨 피해자가 채팅방을 나가자 A씨는 앱 쪽지로 “사람 잘못 건드렸다”, “그쪽 다 까발리면 그만이니까” 등의 말을 전송하며 피해자의 사진과 대화 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피해자가 다니는 학교 등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이어 A씨는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며 신체 사진과 학생증 사진, 계좌 잔고 사진 등을 촬영해 전송하도록 강요했다. 이후 A씨는 피해자가 성관계 요구를 거절하자 8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피해자가 전송한 사진들을 유포하겠다며 피해자에게 겁을 줬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협박해 피해자의 신체 사진 등을 전송받고 돈까지 갈취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점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학생 신분이고 초범인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 여러 양형조건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은 배척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7년 공개한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보고서를 보면 성소수자 응답자의 92.2%가 오프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은 성소수자를 ‘환자’,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 등으로 표현하거나 ‘추방’ 등의 단어를 써가며 폭력을 선동하는 표현 등이 주를 이룬다. 이런 환경에서 성소수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이 알려지면 사회적으로 배제되고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다. 2015년 11월 공개된 인권위의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성소수자인 직장인 785명 중 아우팅을 당한 직장인은 71명(9.0%)이었다. 그런데 직장에서 아우팅을 당한 적이 없는 응답자의 15.3%가 해고, 권고사직 등으로 비자발적 사직을 경험한 반면 아우팅을 당한 적이 있는 응답자 중 비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던 응답자의 비율은 28.1%였다. 또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의 지난 5년(2015년 1월~2020년 5월) 간 상담 및 위기지원 통계에 따르면 가족과의 갈등 및 학대 피해를 호소한 청소년 성소수자 상담 사례 중 197건(34.0%)은 가족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거나(커밍아웃) 자신의 정체성이 원치 않게 알려졌을 때(아우팅) 가족과의 갈등 및 학대를 경험한 사례였다. ‘띵동’의 정민석 대표는 “사회가 달라지고 있다고 하지만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숨길 수밖에 없고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성소수자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삶의 조건들이 여전히 형성돼 있지 않은 것”이라며 “아우팅 협박 문제를 단순히 어떤 개인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가벼운 일로 취급하기보다 죄질이 나쁘고 근절돼야 하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차별금지법이 성소수자에 대한 아우팅 문제를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법은 아니지만 어떤 말과 행동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이고 혐오인지 공론화할 수 있는 근거법이 될 수 있다”면서 “차별금지법이 성소수자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가 처한 현실을 보여주고, 그런 상황을 이해하고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속보]“가면 쓴 사탄” 사자명예훼손 전두환에 징역 1년6개월 구형

    [속보]“가면 쓴 사탄” 사자명예훼손 전두환에 징역 1년6개월 구형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검찰로부터 징역 1년6개월을 구형 받았다. 5일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의 심리로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이날 검찰은 전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3월11일 첫 공판기일에서 전씨는 헬기사격을 부인했다. 지난 4월 27일 법원에 출석한 전씨는 재판부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알고 있기로는 당시에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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