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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창 협박해 2억 뜯은 20대… 판사 “최악 중 최악” 징역 6년 선고

    대학 동창을 도둑으로 몰아 2억원 이상을 뜯어낸 20대에게 징역 6년이 선고됐다. 이 사건의 여파로 빚더미에 내몰린 피해자의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했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최악 중 최악’이라고 질타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2단독 백광균 판사는 협박, 공갈, 강요 등 혐의로 구속된 A(27)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학 동창인 B(27)씨를 도둑으로 내몰고 갖은 협박을 하며 34차례에 걸쳐 2억 96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22년 2월 부산의 한 주점에서 B씨가 자기 지갑을 만지는 것을 보고 “도둑질하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며 누명을 씌운 뒤 “돈을 주면 고소하지 않겠다”고 협박해 93만원을 뜯어냈다. 이후에도 A씨는 B씨에게 “가게에서 돈을 훔치는 모습이 CCTV에 촬영됐다. 500만원을 주지 않으면 고발하겠다”고 협박하는 등의 방법으로 돈을 빼앗아 갔다. 이렇게 A씨가 2년 넘게 온갖 공갈과 협박으로 한 번에 50만원에서 4500만원까지 뜯어내면서 B씨 모녀의 빚은 1억 6500만원까지 쌓였다. 견디다 못한 B씨 모녀는 A씨를 고소했지만 A씨는 SNS에 B씨 가족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1년간 잠적했다가 체포됐다. B씨의 어머니는 괴로워하다 지난해 8월 숨진 채 발견됐다. 백 판사는 “돈을 더 많이 뜯어내려고 강요, 스토킹까지 저지른 점을 고려하면 ‘최악 중 최악’으로 평가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A씨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A씨가 인생의 한창때 자유롭게 활동할 수 없도록 막아 피해자의 고통을 뼈저리게 깨닫도록 조치하는 게 마땅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동창 모친 죽음 부른 ‘도둑 몰이’…2년간 2억 뜯어낸 20대 징역

    동창 모친 죽음 부른 ‘도둑 몰이’…2년간 2억 뜯어낸 20대 징역

    대학 동창을 도둑으로 몰아 2년 동안 2억원 이상을 뜯어낸 20대에게 징역 6년이 선고됐다. 이탓에 빚더미에 내몰린 피해자의 모친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했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최악 중 최악”의 범죄라며 “단연코 장기간 실형만이 어울린다”고 피고인을 강하게 질타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2단독 백광균 판사는 공갈, 강요, 명예훼손, 협박, 주거침입,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된 A(27)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학 동창인 B(27)씨를 도둑으로 내몰고 갖은 협박을 하며 34차례에 걸쳐 총 2억 96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동창을 도둑으로 몰아 노예처럼 부리기 시작한 때는 2022년 2월이다. B씨는 A씨의 소개로 부산 한 주점에서 아르바이트했다. B씨는 가게에 놀러 온 A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그가 가지고 있던 지갑을 잠시 만졌는데, A씨는 이를 ‘절도’라고 협박하며 B씨에게 돈을 뜯어냈다. “네가 도둑질하는 모습이 CCTV에 다 찍혀있다. 100만원짜리 지갑도 찢어졌으니 150만원을 변상하면 고발하지 않겠다”는 A씨의 협박은 터무니 없었지만, 분쟁에 휘말리기 싫었던 B씨는 93만원을 이체하면서 일을 끝내려 했다. 하지만 A씨의 협박은 계속됐다. “네가 가게 카운터에서 돈을 훔치는 게 CCTV에 촬영됐다. 네가 훔치면서 부순 물건을 내가 변상하게 됐는데, 말이 되느냐”면서 돈을 받아냈고, 다음번에는 “절도죄 벌금이 1000만원인데, 500만원을 달라. 아니면 고소하겠다”고 협박해 다시 돈을 뜯어냈다. 이후에도 A씨는 “가게 사장이 너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하는데, 돈을 보내주면 전해주고, 소송하지 않게 설득하겠다”면서 돈을 갈취했다. 또 다른 지인들 이름을 거론하면서 “네가 절도한 것을 알고 형사 고발하겠다는데, 돈을 보내주면 나눠주고 없던 일로 해달라고 설득하겠다”면서 돈을 이체받았다. A씨는 지속해 B씨에게 도둑 누명을 씌우고 협박하면서 한 번에 적게는 50만원부터 많게는 4500만원까지 무려 34번이나 돈을 받아 갔다. 심지어 B씨의 어머니를 만나 신용카드를 받아서 쓰기도 했으며, B씨의 아이디로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해 자신이 사고 싶은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대신 결제 하게도 했다. B씨는 직장을 구했지만, 월급 중 일부를 A씨에게 빼앗겼고, 그래도 돈이 부족하면 대출받거나 지인에게 빌려서 A씨에게 줬다. 이렇게 쌓인 채무가 1억 6500만원까지 쌓였다. 그런데도 A씨는 모녀가 연락받지 않으면 집에 찾아가 문을 두드리고, 문에 ‘돈을 갚지 않으면 천벌을 받는다’는 쪽지를 붙이는 등으로 악랄하게 괴롭혔다. ‘딸은 취미도 특기도 도벽이고, 엄마도 거지’라는 글을 SNS에 게시한 것처럼 사진을 찍어 B씨에게 전송하기도 했다. 견디다 못한 B씨 모녀는 A씨를 고소했지만, A씨는 자신의 SNS 프로필에 B씨와 그의 부모를 조롱하는 글을 올리고 잠적했다가 1년 만에 체포돼 구속됐다. 이런 괴로움 속에 B씨의 어머니는 지난해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숨진 어머니를 B씨가 발견했다. 백 판사는 이례적으로 법정에서, 판결문을 통해 A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백 판사는 “B씨와 어머니가 목숨까지 내던져가며 갚아야만 한 억대 채무는 A씨가 별다른 벌이 없이, 호감을 지닌 남성의 환심을 사려고 명품 선물, 생활비 지원으로 대부분 탕진해버린, 즉 허세와 객기를 부리는 데 쓴 돈이다”면서 “B씨 모녀는 사랑스러운 가정을 일궈 행복한 하루를 지내오다 오로지 A씨의 악행 때문에 막대한 재산과 둘도 없는 생명까지 잃는 돌이키지 못할 피해를 봤다”고 질타했다. 백 판사는 또 “이 사건의 핵심인 공갈죄만 보더라도 범행 후 정황이 더 나쁜 사안을 떠올릴 수 없으리만치 참혹하고도 비극적이다. 돈을 더 잘 뜯어내려고 저지른 강요, 스토킹 등 관련 범죄까지 더해 본다면 최악 중 최악으로 평가하는 데 아무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백 판사는 “형사 절차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범죄를 법정 밖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응징하는 소설, 영화가 인기를 끄는데, 사법부로서는 현실 세계에서 더 혹독하게 대가를 치른다는 준엄한 진실을 밝혀 둘 필요가 있다. A씨가 인생의 한창 때인 20대 후반~30대 중반에 자유로이 활동하지 못하도록 피해자들의 크나큰 고통을 뼈저리게 깨닫도록 조치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동창 협박해 2억원 뜯은 20대 징역 6년…法 “최악 중 최악 범죄”

    동창 협박해 2억원 뜯은 20대 징역 6년…法 “최악 중 최악 범죄”

    동창을 도둑으로 몬 뒤 34차례에 걸쳐 2억원 상당을 뜯어낸 20대가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2단독 백광균 판사는 공갈, 강요, 명예훼손, 협박, 주거침입,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 된 A(27)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동창 B씨가 A씨 지갑을 만지는 모습을 본 뒤 “도둑질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고 누명을 씌운 뒤 “돈을 주면 고발하지 않겠다”며 금품을 뜯어냈다. 실제 B씨는 단순히 지갑을 만진 것에 불과했지만 지속되는 A씨의 협박에 못 이겨 93만원을 이체했다. 이후에도 A씨의 협박은 계속됐다. A씨는 B씨가 자신이 일하는 가게에서 절도했다고 주장해 돈을 뜯어내고, B씨 어머니를 찾아가 카드를 받아 사용하기도 했다. A씨는 2년간 34차례에 걸쳐 B씨 모녀에게 2억 96만원을 뜯어냈다. 그는 이 돈은 남자친구 등에게 쓰거나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 모녀가 공갈 등 혐의로 고소하자 A씨는 1년 동안 도주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건으로 B씨 어머니는 괴로워하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을 담당한 백 판사는 법정과 판결문에서 피고인 A씨를 강하게 비판하며 중형을 선고했다. 백 판사는 “B씨는 고운 심성 탓에 절도 혐의가 없는데도 장기간 위협에 굴복하며 노예처럼 지냈다”며 “피해자들은 사랑스러운 가정을 일궈 행복한 하루하루를 지내오다 오로지 A씨의 악행 때문에 막대한 재산과 둘도 없는 생명까지 잃어 돌이키지 못할 피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의 핵심인 공갈죄만 보더라도 범행 후 정황이 더 나쁜 사안을 떠올릴 수 없으리만치 참혹하고도 비극적”이라며 “돈을 더 잘 뜯어내려고 저지른 강요, 스토킹 등 관련 범죄까지 더해본다면 최악 중 최악으로 평가하는 데에 아무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형사 절차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온갖 범죄를 법정 밖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응징하는 소설, 영화,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실정”이라며 “사법부로서는 오히려 현실 세계에서 가상 세계보다 더욱 혹독하게 대가를 치른다는 준엄한 진실을 밝혀둘 필요가 절실하며, 이 절실함이야말로 법치주의 구현을 위한 밑거름”이라고 했다.
  • 보험금 노리고 남편 죽였다…가족도 실명시킨 ‘엄여인’ 얼굴 공개

    보험금 노리고 남편 죽였다…가족도 실명시킨 ‘엄여인’ 얼굴 공개

    2005년 수많은 사람을 충격에 빠트렸던 일명 ‘엄여인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 엄인숙의 얼굴이 19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MBC와 STUDIO X+U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그녀가 죽였다’ 제작진은 다음 달 첫 방송을 앞두고 지난 29일 예고편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회차별로 조명할 ‘가평 계곡 살인사건(이은해)’, ‘연쇄 보험 살인 사건(엄인숙)’,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 ‘제주 전남편 살인 사건(고유정)’, ‘박초롱초롱빛나리 양 유괴 살인 사건(전현주)’ 등이 소개되며 여성 범죄자들의 얼굴이 공개됐다. 특히 엄인숙의 얼굴이 공개된 건 2005년 그의 범죄가 세상에 드러난 지 19년 만이다. 엄인숙 사건의 수사가 펼쳐지던 당시 범인의 성별과 성씨, 나이 외에는 신상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그는 한동안 ‘엄여인’으로 불렸다. 또한 다른 범죄자들과 달리 그의 얼굴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이들의 기억만 전해졌다. 지난 2022년 방송된 채널A 범죄다큐스릴러 ‘블랙: 악마를 보았다’에 따르면 당시 엄인숙을 담당한 강남경찰서 오후근 형사는 “다소곳하고 부잣집 딸처럼 고급스러워 보이는 미인형이었다”며 “탤런트라고 볼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엄인숙을 직접 만났던 권일용 프로파일러 역시 “잔혹한 행위에 비해 신뢰감을 주는 타입의 얼굴이었다. 친절한 말투와 자신이 가진 ‘후광’을 무기로 이용한 범죄자였다”고 전했다. 엄인숙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총 10명을 대상으로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 이 중 3명은 사망했다. 연쇄살인, 존속 중상해, 방화치상 등 셀 수도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 1976년생인 엄인숙은 2005년 검거 당시 29살이었다. 보험설계사였던 엄인숙의 첫 번째 범죄 대상은 남편이었다. 엄인숙은 두 번 결혼했는데 두 번 모두 남편을 죽였다. 수면제를 먹인 후 눈을 찔러 실명하게 했고, 얼굴에 끓는 기름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가 하면 흉기로 배를 찌르기도 했다. 두 남편은 고통 속에서 치료받다 숨졌다. 엄인숙은 남편들을 죽인 뒤 거액의 보험금을 챙겼고, 시댁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영혼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첫 번째 남편은 27살, 두 번째 남편은 29살로 생을 마감했다. 직계 가족도 범행 대상이었다. 엄인숙은 친엄마의 눈을 바늘로 찔러 실명하게 했고, 친오빠의 눈에 염산을 부어 눈을 멀게 했다. 보험금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상해가 ‘실명’이라고 한다. 오빠와 남동생이 사는 집에 불을 질러 화상을 입혔고, 가사도우미의 집에 불을 질러 그의 남편을 숨지게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2006년 엄인숙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엄인숙은 현재 청주여자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 글로벌 손맛 사로잡은 ‘배그 신화’… 17년 만에 게임사 시총 1위로[2024 재계 인맥 대탐구]

    글로벌 손맛 사로잡은 ‘배그 신화’… 17년 만에 게임사 시총 1위로[2024 재계 인맥 대탐구]

    크래프톤은 2017년 출시한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의 흥행에 힘입어 사세가 급성장했다. 29일 현재 시가총액 약 11조 6000억원 규모로 국내 증시에 상장한 게임사 중 시총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 집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해 자산 총액 6조 4404억원으로 넥슨(2017년), 넷마블(2018년)에 이어 국내 게임사 중 세 번째로 준대기업 집단(자산 총액 5조원 이상)에 편입됐다. 지난해 매출 1조 9105억원 가운데 해외 비중이 95%에 달할 정도로 K게임 수출 선봉에 서 있다. 인도에서는 배그 모바일 게임이 국민 게임으로 불릴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크래프톤은 17년 전인 2007년 게임개발사인 블루홀 스튜디오에서 태동했다. 장병규(51)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은 당시 네오위즈 공동 창립자 신분으로 김강석(54) 전 네오위즈 게임 퍼블리싱(배급) 사업부장, 엔씨소프트에서 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MMORPG) ‘리니지2’ 성공을 이끈 스타 제작자 박용현(54·현 넥슨게임즈 대표) 전 실장과 박 전 실장 밑에서 일하던 황철웅(아트), 김정한(프로그래밍·현 크래프톤 정글 원장), 박현규(기획) 등 5인과 함께 공동 창업했다. 박 전 실장은 당시 ‘리니지3’ 개발팀을 이끌던 중 퇴사한 개발 인력들과 함께 합류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사원 공모를 통해 채택된 사명 ‘블루홀’은 움푹 팬 바닷속 지형을 뜻하는 단어다. 당시 전 세계를 휩쓸던 게임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시리즈를 출시한 게임사 블리자드가 눈보라라는 뜻을 지녔다는 점에 착안해 눈보라를 능가하는 가능성을 담아 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블루홀의 시작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박 전 실장 등을 상대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형사 고발을 한 데 이어 블루홀과 장 의장을 상대로도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을 이유로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014년까지 진행된 민·형사 소송은 게임 개발과 투자 유치 과정에 영향을 끼치며 블루홀을 괴롭혔다. 대법원은 장 의장의 이직 권유 행위가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전직 권유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박 전 실장 등은 창업 전 일본 게임사의 투자 유치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개발 관련 문서를 건넨 혐의 등이 인정돼 유죄(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 판결이 확정됐다. 블루홀은 송사에 휘말리는 와중에서도 MMORPG 제작의 명가가 되겠다는 비전, 경영과 제작의 분리라는 철학 등을 바탕으로 첫 게임인 ‘프로젝트 S1’(TERA, 테라)을 2011년 출시했다. 그동안 개발팀을 이끌었던 박 전 실장은 경영진과의 갈등 등을 이유로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테라는 출시 직후 동시접속자 26만명을 기록하면서 그해 말 대한민국 게임 대상 4관왕을 휩쓸었다. 이후 일본, 북미, 중국, 러시아 등 해외 시장에 진출했고 2013년에는 부분 유료화하면서 최대 매출(499억원)과 영업이익(131억원)도 달성했다. 다만 6년간 600억원이 넘는 거액의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개발 비용 대비 큰 성과를 내진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에는 장 의장의 개인 예금 300억원을 담보로 잡힐 정도로 회사 자금 상황이 어려워졌다. 블루홀 스튜디오는 2015년 사명을 블루홀로 바꾸고 지분 교환을 통한 중소 게임 개발사와의 연합을 통해 활로 모색에 나섰다. 이런 과정에서 2015년 합류한 지노게임즈(현 펍지 스튜디오)가 개발한 배그를 히트시키며 반전에 성공했다. 전 세계 7500만장 이상 판매된 배그는 ‘가장 빠르게 1억 달러 수입을 올린 스팀 얼리액세스 게임’을 포함해 기네스북 세계 기록 7개 부문에 등재될 만큼 현재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블루홀은 이어 2018년 회사 이름을 크래프톤으로 변경했다. 중세 유럽 장인들의 연합을 뜻하는 ‘크래프트 길드’에서 착안한 것으로 게임 제작에 대한 장인정신을 갖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2021년 코스피에 상장한 크래프톤은 배그의 지속적인 돌풍으로 공모가 49만 8000원으로 출발했을 만큼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하게 되면서 서울 성수동 일대 부동산을 대거 사들이기도 했다. 2020년 약 1200억원을 들여 서울 성수동 건물 3채를 매입한 데 이어 2021년에는 이마트 성수동 본사 토지와 건물을 1조 2200억원에 인수했다. 이마트 본사 건물은 지하 8층~지상 17층 규모의 업무 시설로 조성돼 크래프톤의 본사 사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경수초등학교 인근 건물 두 채를 640억원에 매입한 데 이어 성수동 메가박스 본사 건물을 2435억원에 취득했다. 크래프톤은 현재 산하에 펍지 스튜디오, 블루홀 스튜디오, 라이징윙스 등 13개 게임 제작사를 거느리고 있다. 사옥이 없는 크래프톤 계열사들은 서초, 합정, 성수, 분당, 판교, 역삼 등에 각각 건물을 임대해 근무하고 있다. 조만간 클러스터 형식으로 조성될 성수동 ‘크래프톤 타운’에 모여 함께 일할 계획이다. 다만 한 게임의 흥행으로만 먹고사는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란 꼬리표를 떼는 일이 과제로 남아 있다. 올해 출시를 앞둔 게임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의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 고양이 43마리 아파트 방치하고 이사간 집주인에 징역형 선고 [여기는 동남아]

    고양이 43마리 아파트 방치하고 이사간 집주인에 징역형 선고 [여기는 동남아]

    빈 아파트에 고양이 43마리를 남겨두고 이사를 가버린 싱가포르 남성이 징역 20일을 선고받았다. 아시아원을 비롯한 싱가포르 언론은 지난 24일 애완동물법 위반 혐의로 무함마드 다니엘 수키만(31,남)씨가 징역 20일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이는 싱가포르에서 애완동물 방치와 관련한 최초의 징역형이라 주목을 끈다. 관련 사건은 지난 2021년 11월 5일 아파트 주민들이 심한 악취가 난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악취가 풍기는 아파트 내부로 진입한 경찰은 30마리가 넘는 고양이들이 온갖 오물 속에 죽은 고양이들과 뒤섞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고양이들은 음식과 물도 없고, 환기도 되지 않는 비좁고 비위생적인 환경에 방치된 상태였다. 게다가 굶어 죽은 고양이들의 사체도 함께 발견됐다. 조사 결과, 다니엘은 아내와 함께 2016년 1월 어머니가 거주하는 이곳으로 이사 왔다. 시어머니는 돌아가시면서 고양이 세 마리를 남겨뒀고, 다니엘이 남겨진 고양이를 키우게 됐다. 하지만 중성화 수술을 받지 않은 고양이 세 마리는 순식간에 수십 마리로 번식했다. 2021년 7월, 다니엘과 아내는 새 아파트로 이사를 나가면서 수십 마리의 고양이들은 빈 아파트에 그대로 방치했다. 다만 일주일에 한 번 큰 사료 봉지를 들고 와 아파트에 두고 떠났다. 살아남은 고양이들을 검사한 수의사는 “고양이들이 끔찍한 고통과 괴로움을 겪었다”면서 “마실 물이 없어 화장실 수도꼭지에서 조금씩 바닥에 떨어진 물을 마셨는데, 이마저도 배설물에 오염된 물이었다”고 전했다. 검사 결과, 고양이들은 탈모증과 링웜(곰팡이성 피부질환) 등의 질병에 걸린 상태였다. 검찰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고양이들이 번식 중인 것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했기에 징역형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에서는 애완동물을 학대할 경우 최대 18개월 징역형 또는 1만5000싱가포르달러(약 1518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며, 징역형과 벌금형이 모두 선고될 수 있다.
  • “북한 주의·주장 답습은 허용 안돼”…“이적단체로 일률 적용말라”

    “북한 주의·주장 답습은 허용 안돼”…“이적단체로 일률 적용말라”

    이적단체로 규정된 ‘코리아연대’ 조직원이 항소심에서도 징역·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부장 박진환)는 26일 국가보안법 위반(이적단체의 구성, 찬양·고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자격정지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 2011년 코리아연대 주최로 열린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 등의 활동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코리아연대 조직원에게 항공료를 지원받아 총책이 체류 중인 프랑스로 출국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활동을 벌이는 등 코리아연대 행사에 다수 참여하며 적극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와 코리아연대는 ‘자주통일’ 선결 조건으로 외국군 철수와 반통일법 폐지를 주장했고, 민중 중심의 민주정권 수립을 위한 투쟁을 선동했다”며 1, 2심 모두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3일 결심공판에서 “내가 가입한 단체는 이적단체가 아니다”고 했다. 변호인은 “A씨는 행사 참석만 했고 직접 찬양이나 옹호하는 행위는 없었다.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따라 행동한 것”이라며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평가했다고 일률 적용돼야 하는지 의문이다.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고 통일은 우리 민족의 목표로 논의가 보장돼야 하지만 북한의 주의와 주장을 그대로 답습하며 맹종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며 “A씨는 이적단체인 코리아연대에 가입하고, 여러 행사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북한 주장 등에 동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직 구성원들이 폭력·파괴적 방식으로 대한민국 질서와 체제를 무력화하려고 시도한 정황은 외형상 보이지 않으나 내면의 이적성이 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는 압수수색을 당한 뒤 해외로 출국해 장기간 도피 생활로 사법 절차 진행에도 지장을 초래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코리아연대는 실질적으로 반국가단체 활동을 하는 이적단체로 봐야 하고 A씨 역시 여기에 동조, 참여했다”며 “1심 형량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보기 어려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은 2016년 코리아연대를 북한의 대남혁명 전략 실천을 위해 설립한 이적단체로 판단했다. 코리아연대는 이 판결 전 조직을 해산했다.
  • 여중생 제자 성폭행 후 “산부인과 가봐”…죽음 시도, 학업 중단

    여중생 제자 성폭행 후 “산부인과 가봐”…죽음 시도, 학업 중단

    첫 부임 중학교에서 자기 반 여중생 제자를 수개월간 성폭행한 30대 교사에게 징역 6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제1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2)의 상고를 기각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4년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2년 늘어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2022년 처음 임용을 받아 근무하던 중학교에서 3개월 동안 자신이 담임을 맡은 반 제자인 B양을 5차례 추행하고 15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B양과 함께 술을 마시고 성관계하면서 이 장면을 촬영했다. 그는 또 성관계 후 임신을 우려해 “산부인과에서 사후 피임약을 처방받으라”고 요구해 피임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도록 했다. 1심 재판부는 “제자를 올바르게 지도·교육하고 성범죄로부터 보호할 책무가 있음에도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려운 학생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나쁘다”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으나 오히려 형량이 늘어났다. 항소심을 진행한 대전고법 제3형사부(부장 김병식)는 지난 1월 “B양은 극심한 신체·정신적 고통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고, 결국은 학업을 중단했다”며 “가족들도 B양과 함께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1심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원심을 파기한 뒤 징역 6년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 등 관련 기관에 취업제한 10년 등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B양을 위해 2000만원을 형사 공탁했으나 공교육 현장의 담임 교사로서 본분을 망각하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대법원 양형기준을 참작해도 1심 형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 “우리 집 태양광 시설 가린다” 이웃 살해 40대 징역 23년 확정

    “우리 집 태양광 시설 가린다” 이웃 살해 40대 징역 23년 확정

    옆집 나무가 자신의 집 태양광 패널을 가린다는 이유로 이웃을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징역 23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 4일 살인, 특수상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3일 술에 취한 채 옆집에 사는 70대 남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B씨 밭에 있는 복숭아나무가 자신의 집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시설을 가린다는 이유로 갈등을 빚어오다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을 말리던 B씨의 아내 C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 혈중알코올농도 면허취소(0.08%)를 웃도는 0.100%의 상태로 차를 몰고 약 2.7㎞ 구간을 운전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26년을 선고하고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A씨는 “B씨에 대한 상해의 고의가 없었고, 술에 취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범행 직후 행인에게 신고해달라 요청했으니 감경돼야 한다”고 밝혔지만, 재판부는 “‘내가 사람을 죽였다’는 말을 반복했을 뿐 실제 신고를 요청했는지는 불분명하다”며 이 또한 인정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토지가 압류돼 일정 부분 금전적인 피해 보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근거로 징역 23년으로 감형했다. A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이를 기각했다.
  • 미성년 120명 성착취물 찍은 초등교사, 징역 13년 확정

    미성년 120명 성착취물 찍은 초등교사, 징역 13년 확정

    미성년자 120명에게 성착취물을 촬영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소장한 초등학교 교사에게 징역 13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상 상습 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또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한 원심판결을 25일 확정했다. 2012년부터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A씨는 2015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6년간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고 이를 촬영하게 해 성착취물 1900여개를 제작·소지한 혐의로 기소됐다. 드러난 범죄 피해자는 약 120명에 달한다. A씨는 메신저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가운데 이 과정에서 피해자를 직접 만나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1심에서 성착취물 제작 혐의는 징역 8년, 미성년자 유사 강간 혐의는 징역 7년 등 총 15년이 선고됐다. 이후 검찰은 항소심에서 재판부 허가를 받아 공소장을 변경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른바 n번방, 박사방 사건을 제외하고 이 사건보다 죄질이 불량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는 제1항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2020년 6월 법이 개정되면서 상습으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는 행위를 가중 처벌하는 조항(제11조 제7항)이 신설됐다. 그러나 지난해 1월 대법원은 공소장 변경은 잘못이라고 보고 징역 18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수원고법은 지난해 12월 A씨에게 징역 13년의 실형을 선고했고 A씨는 양형부당으로 재상고했다. 대법원은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직업, 피해자들과의 관계,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을 살펴보면,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징역 13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 오송 참사 유발 제방공사 현장소장·감리단장 중형 구형

    오송 참사 유발 제방공사 현장소장·감리단장 중형 구형

    14명이 숨진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검찰이 미호천교 공사 현장소장과 감리단장에게 모두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4일 청주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장소장 A(55)씨에게 징역 7년 6개월을, 감리단장 B(66)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미호천교 도로 확장공사 현장 내에 있는 제방을 임의로 훼손하고 임시제방을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 사고 후에 임시제방 도면을 위조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A씨가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아 현행 법령상 최고형을 구형했다”고 밝혔다. B씨는 기존 제방 불법 철거 등을 묵인하고 방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B씨가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며 뉘우치고 있으나 죄질이 나쁘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이날 최후 진술에서 B씨는 “유족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선처를 베풀어주시면 마지막까지 속죄하며 살아가겠다”고 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오는 5월 31일 열릴 예정이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지난해 7월 15일 오전 8시 40분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발생했다. 인근 미호천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물로 지하차도가 침수돼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졌다.
  • “한국 맞아?”…벤치에 둔 ‘명품백’ 훔쳐 달아난 여성

    “한국 맞아?”…벤치에 둔 ‘명품백’ 훔쳐 달아난 여성

    차 열쇠와 현금 50만원이 든 명품 가방을 갑자기 도둑맞았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4일 인천 연수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11분쯤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길가에서 “벤치에 둔 가방을 누군가 훔쳐 갔다”는 112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자 A씨는 “가방이 사라져 관리사무소를 통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해 보니 어떤 여성이 가방을 들고 도망갔다”고 주장했다. A씨의 가방은 95만원 상당의 명품 브랜드 제품으로, 가방 안에는 현금 50여만원과 함께 신분증, 차 키 등이 들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온라인상에 CCTV 장면을 공개하며 “내가 다섯 걸음 앞에 있었는데도 가방을 가지고 건물로 들어간 뒤 뛰어서 다른 출구로 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너무 속상하다”며 “2시간 넘게 길바닥을 헤맸다”고 토로했다. CCTV 영상에는 청재킷과 검은색 바지를 입은 한 여성이 휴대폰을 든 채로 상가 건물을 달리는 듯한 모습이 찍혔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과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에 녹화된 장면을 확인하고 피해 진술서를 받아둔 상황”이라며 “절도 사건으로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형법 제329조에 따르면 타인의 물건을 훔친 자는 6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 국민 절반 “의대 1500명 이상 증원해야”… 정부 방식엔 찬반 ‘팽팽’

    국민 절반 “의대 1500명 이상 증원해야”… 정부 방식엔 찬반 ‘팽팽’

    10명 중 7명 필요성 공감71% “증원, 필수의료 개선에 도움”66% “총선 결과에 영향 안 미쳐”의료대란과 국민 감정81% “필수인력 남기도록 법제화”전공의 면허정지엔 64%가 “찬성” 의대 증원 갈등 해법은34% “사회적 협의체 통해 결정” 국회 공론화위 선호는 28% 그쳐지역의료 개선에 대한 요구과반은 지역의사제·공공의대 찬성‘의료 취약’ 광주, 전남·북 66% 달해 필수의료 위한 건보료 인상“부담할 수 있어” 42%, “못 해” 44%고연령·저소득층일수록 ‘부정적 국민 2명 중 1명(53.9%)은 ‘의과대학 정원을 1500명 이상 증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증원 추진 방식에 대해선 ‘적절하다’(47.6%)와 ‘부적절하다’(45.0%)는 의견이 엇갈렸지만, 의대 증원 필요성엔 70.6%가 동의했다.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가 곧 의대 증원에 대한 심판 결과’라는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6.2%가 공감하지 않았다. 의료개혁에 관한 이런 ‘민의’는 지난 22일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 여론조사기관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자동응답(ARS) 여론조사, 휴대전화 100% RDD 방식)에서 확인됐다. 의료대란이 두 달을 넘겼지만 의정(醫政) 갈등의 해법을 좀처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총선 이후 의료개혁에 대한 여론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의대 증원에 대한 국민 의지는 확고했다. ‘의대 증원이 필수·지역의료 개선에 도움이 될까’란 질문에 70.6%가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란 응답은 17.7%였고 나머지는 판단을 보류했다. 의대 증원에 대한 긍정은 진보·보수가 다르지 않았다. 자신의 정치 성향을 ‘진보’라고 답한 사람의 64.1%, ‘중도’의 72.9%, ‘보수’의 73.7%가 의대 증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들은 “2000명을 증원하면 의료체계가 붕괴될 것”이라며 집단 행동에 나섰지만, 국민의 생각은 달랐다. 가장 많은 38.8%가 증원 규모로 ‘2000명’을 꼽았고 15.1%가 ‘2000명 미만 1500명 이상’이라고 답했다. 적어도 1500명 이상 늘려야 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53.9%였다. 이 밖에 ‘1000명 이상 1500명 미만’ 14.3%, ‘1000명 미만’이란 응답이 20.7%로 나타났다. ‘한 명도 증원해선 안 된다’는 6.9%에 그쳤다. 정부는 2000명 증원 원칙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의정 대화의 물꼬를 트고자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배정된 인원의 50~100% 범위에서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실제 증원 규모는 1000~1700명대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의대 증원 필요성과 ‘2000명 증원’에 다수가 공감했지만, 의료대란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으로 정부의 증원 추진 방식에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적절하다’(47.6%)와 ‘부적절하다’(45.0%)가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 진보층에선 ‘부적절했다’(61.8%)는 의견이 ‘적절했다’(32.9%)보다 많았고, 보수층은 그 반대였다.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와 연동된 것으로 해석된다. 눈에 띄는 건 중도층의 의견이었다. ‘적절했다’(45.7%)와 ‘부적절했다’(44.8%)가 팽팽했다. 중도층은 72.9%가 의대 증원 필요성에 공감했고, 가장 많은 40.3%가 2000명 증원에 찬성했다. 그런데도 ‘밀어붙이기식’ 증원 추진에는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참패한 것은 의대 증원 강행 때문’이라는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의 주장에 동의한 응답자는 25.2%뿐이었다. 66.2%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진보·중도·보수 모두 ‘부동의’가 60%를 웃돌았다. 다수 유권자가 이번 총선에서 의대 증원 이슈를 분리하고 정치적 선택을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의대 증원 갈등 해결 방식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의 제안대로 ‘국회에 설치한 공론화위원회에서 국민이 숙의토론을 해 결정해야 한다’는 문항에 공감한 응답자는 27.8%였다. 반면 ‘정부가 설치한 사회적 협의체에서 토론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에는 이보다 많은 33.6%가 공감했다. 숙의토론 전문기관 ‘코리아스픽스’의 이병덕 대표는 “지금껏 국회가 협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 준 적이 없으니 국민도 국회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방증”이라며 “(민주당의 국회 공론화특위 제안이) 정부가 제시한 사회적 협의체보다 낮게 평가받은 것은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상황을 고려할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범야권 지지층으로 볼 수 있는 진보 성향 응답자는 39.6%가 국회 공론화 특위에서, 26.8%가 정부의 사회적 협의체에서 의대 증원 갈등을 풀어야 한다고 답했다. 중도 성향 응답자는 25.8%가 국회 공론화 특위를, 31.5%가 정부의 사회적 협의체를 선택했다. 의사 단체들의 ‘원점재검토’ 제안에 대한 동의는 불과 13.7%로 ‘늘어난 정원 내에서 대학이 자율결정’(19.7%)보다도 적었다. ‘의료공백으로 실제 불편이 있었다’는 응답은 19.8%였다. 38.4%가 ‘진료를 받지 못할까 봐 불안하다’고 했고, 39.0%는 ‘별 문제가 없었다’고 답했다.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효력 발생까지 임박하면서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의료공백에 대한 체감도는 ‘대란’으로 부를 만큼 크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밥그릇’에 위협을 받을 때마다 반복되는 의사 집단행동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의료법을 위반한 전공의들의 면허를 정지해야 한다고 보는가’란 질문에 64.0%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28.1%였다. 집단행동을 하더라도 응급·중증·분만 등 필수 인력은 남기도록 별도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선 압도적으로 많은 81.0%가 찬성했다. 반대 의견은 9.8%에 그쳤다. 이와 관련,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다음달 21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면 자동으로 폐기된다. 이 법은 의사가 필수의료 행위를 정당한 사유 없이 중단했을 때 보건복지부 장관의 ‘업무개시명령’ 단계를 건너뛰고 ‘패스트트랙’으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의대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주고 일정 기간 지역 필수의료 현장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게 하는 ‘지역의사제’에 대해선 57.7%가 ‘지역의료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부정 의견은 30.1%였다. 공공의대 설립에는 54.1%가 찬성하고 29.7%가 반대했다. 특히 의료 취약지역으로 꼽히는 광주, 전남·전북 지역 응답자들의 호응이 두드러졌다.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에 각각 65.9%, 63.3%가 찬성해 50%대에 머문 다른 지역보다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여론조사를 수행한 서명원 피플네트웍스리서치 대표는 “중증 응급진료인력의 법적 통제장치 강화, 전공의 면허 정지에 대한 여론을 보면 국민도 이번에는 의사 증원 문제의 끝을 보겠다는 생각이 강한 것”이라며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신설에 대한 여론은 의대 증원 외에도 전반적인 의료 개혁에 대한 요구가 큰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필수의료 지원을 위해 건강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면 부담할 의사가 있나’라는 물음에는 42.2%가 ‘있다’, 44.1%가 ‘없다’고 답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고연령층일수록 부담 의사가 없다는 응답이 많았다. 향후 필수의료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건보료 인상 문제가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분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공공의 창은 2016년 문을 연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다.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리서치DNA·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한국사회여론연구소·한국여론연구소·피플네트웍스리서치·서던포스트·세종리서치·소상공인연구소·PDI·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14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 분석 기관이 우리 사회를 투명하게 반영하고 공동체에 보탬이 되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 출범했다. 정부나 기업 의뢰를 받지 않고 매달 ‘의뢰자 없는’ 조사 분석을 한다.
  • 6년만에 붙잡힌 전청조 부친…16억원대 사기 혐의 ‘징역5년6월’

    6년만에 붙잡힌 전청조 부친…16억원대 사기 혐의 ‘징역5년6월’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는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창수씨(61)에 대해 징역 5년 6월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부동산개발 회사를 운영하던 전씨는 부동산 매매계약을 중개하면서 알게 된 피해자에게 지난 2018년 2월부터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16억 1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씨는 회사에 공장설립 자금을 빌려주기로 한 피해자에게 “개인에게 돈을 송금하면 창업 대출이 더 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속여 개인 통장으로 돈을 전달받았다. 전 씨는 2018년 2월부터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됐다. 도피행각을 이어오던 그는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11시 30분쯤 보성군 벌교읍 일원에서 휴대전화를 훔쳐 달아나다 경찰에 긴급체포 됐다. 재판부는 “피해 금액이 16억 원이 넘고, 범행 이후 피해자와 연락을 두절한 뒤 잠적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며 “피해 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용서받지 못한 점 등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전씨의 딸 전청조씨는 재벌 혼외자이자 재력가로 행세 등으로 27명에게 30억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 유부녀와 바람 난 양궁선수…남편 살해 ‘공소시효’ 오발탄 쏴 붙잡혔다[전국부 사건창고]

    유부녀와 바람 난 양궁선수…남편 살해 ‘공소시효’ 오발탄 쏴 붙잡혔다[전국부 사건창고]

    합숙소 근처 슈퍼마켓 여주인과 눈 맞아남편에 ‘이혼 요구’하다 목 졸라 살해20년 만에 중국서 ‘밀항’ 자수해 등장 2015년 11월 중국 상하이(上海) 한국 총영사관에 40대 남녀가 찾아와 “우린 중국으로 밀항한 불법 체류자들이다. 10년 넘게 도피생활을 했다”고 자수했다. 총영사관은 이들을 중국 공안당국에 인계했다. 공안당국에 두 달 넘게 억류돼 있던 남성 주모(당시 41세)씨가 강제 추방돼 그해 12월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주씨의 원주소지 관할인 대구경찰청이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데려와 조사를 시작했다. “왜 중국으로 밀항했느냐”는 물음에 주씨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손발을 떨고 불안해했다. 경찰은 수상한 직감에 함께 자수한 여성 A(당시 48세)씨의 제적등본 등 신상기록을 자세히 살폈다. ‘사망자’로 처리돼 있었다. 20년 전인 1996년 가족이 A씨를 경찰에 실종 신고한 기록이 나왔다. A씨 남편 B씨가 사망한 것도 그해였다. 당시 구마고속도로 옆 배수로에서 불 타고 부패한 채로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밀항보다 주씨와 A씨 부부의 관계에 수사를 집중했다. 각종 문서와 기록을 모았지만 세월이 오래 지나 명확하지 않았다. 당시 언론 보도 등도 뒤져 사건의 내막을 파악해 갔다. 발견시 B씨의 시신에서 검출된 타인의 유전자(DNA)가 주씨 것과 일치한다는 결과도 받았다.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일단 구속된 주씨에게 증거를 들이밀자 범행을 자백했다. 주씨 입국 1주일 후 한국으로 추방된 A씨도 조사했다. 사건이 일어난 1996년 주씨는 대구시 모 구청 소속 양궁선수였다. 촉망받던 선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합숙소 인근 슈퍼마켓을 자주 드나들면서 미모의 여주인 A씨를 알았다. 주씨가 21세, A씨가 28세 때다. A씨는 유부녀였다. 둘은 그해 7월부터 급격히 가까워져 불륜으로 발전했다. 얼마 못 가 남편 B(당시 34세)씨에게 발각됐고, 남편은 아내에게 계속 “그×과 헤어지라”고 요구하며 폭력도 행사했다. B씨는 아예 슈퍼마켓을 정리하고 15㎞ 떨어진 달성군 현풍면으로 이사 갔다. 둘 사이를 떼어놓으려는 의도였지만 착각이었다. 주씨는 그해 12월 8일 오후 10시쯤 B씨를 찾아갔다. 집 근처 포장마차에서 만난 둘은 말다툼을 벌였다. 주씨는 “당신 아내를 사랑하고, 죽고 못 사는 사이가 됐으니 이혼하라”고 요구했다. B씨는 거세게 거부했다. 둘의 다툼은 인근 공영주차장으로 자리를 옮겨 몸싸움으로 번졌다. 주씨는 끝내 열세 살 많은 B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이어 B씨의 시신을 트럭에 싣고 가 11㎞쯤 떨어진 구마고속도로 인근 배수로에 버린 뒤 휘발유를 뿌리고 불태웠다.범행 자백 후 “공소시효 끝났다” 주장 ‘해외 도피 땐 시효 정지’ 모르고 자수범행 후 은신했다 일본 거쳐 중국 밀항 주씨는 이튿날 경남 창원시 모 파출소에서 근무하던 누나에게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다. 누나는 ‘돈이 필요해서 거짓말하나’라고 생각하고 용돈을 주고 주씨 명의 통장까지 건넸다. 이후 동생과 연락이 끊기자 수상해 경찰서에 동생의 행적을 보고했다. B씨 아버지도 아들 부부의 행방이 묘연하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주씨와 A씨의 불륜 때문에 가정불화가 있었다’, ‘주씨와 B씨가 포장마차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함께 자리를 떴다’ 등의 목격자 증언을 확보했지만 이들 셋이 동시에 사라져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배수로에서 버려진 B씨의 시신이 여섯 달 만인 1997년 6월 비가 와 밖으로 드러났다. 고속도로 옆 산을 오르던 등산객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주씨를 B씨 살해 사건 용의자로 보고 행방을 쫓았다. 흔적조차 나오지 않았다. 현상금을 걸고 방송을 통해 공개수배도 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유는 ‘장기 미제’로 처리돼 사건이 잊힐 정도로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범인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밝혀졌다. 주씨와 A씨가 주도면밀한 도주와 밀항으로 경찰의 추적을 철저히 따돌렸기 때문이었다. 주씨는 경찰에 범행을 자백하고는 “그런데 살인죄 공소시효가 끝난 거 아닌가요”라고 반격했다. 얼굴에는 묘한 미소도 띠었다. 주씨와 A씨는 “한국에서 숨어살다 2014년 4월 중국으로 밀항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살인죄 공소시효는 15년이었다. 그때 해외로 도피했다면 이미 2011년 12월 7일에 시효가 만료된 것이었다. 중국에서 자수할 때는 ‘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해외로 도피하면 공소시효가 정지된다’는 한국 형사법을 모르고 “밀항 도피한지 10년이 넘었다”고 했다 한국 입국 후 이를 뒤늦게 알고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위조여권 못 구하자 ‘강제 추방’ 노려 검경은 이들이 언제 해외로 도피했는지 입증해야 했다. 둘 다 범행 후 금융거래 기록이 없고, 의료보험 가입과 전기·도시가스 요금 납부 흔적도 없다. 이것만으로는 공소시효 정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둘은 도피 행적에 철저히 묵비권을 행사했다. 범인이 죄를 자백하는데도 처벌하지 못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검경은 두 사람 가족의 행적을 살펴봤다. A씨 친언니 부부가 2010년과 2013년 중국 청도 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찾아냈다. 두 차례 모두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비행기표만 끊었다. 검경은 친언니 집을 압수수색했다. 주씨와 A씨가 만리장성 등 관광지에서 찍은 사진 10여장이 발견됐다. 사진 뒷면에 ‘2000년 ○월 ○일’ 촬영 일자가 적혀 있었다. 출국 기록이 없는 상태에서 사진은 이들의 해외 거주를 증명했다. 주씨와 A씨는 결국 사진에 무너졌다. A씨가 2013년 청도를 찾아온 언니에게 “한국에 돌아가려고 살림살이를 정리하는데 이것만큼은 아름다운 추억이라 버릴 수 없으니 잘 간직해 달라”고 건넨 것이 자기 발목을 잡은 것이다. 압수수색에서 두 사람의 위조여권 복사본, 위조여권에 쓴 증명사진 등도 나왔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주씨가 털어놓은 도주 행각은 ‘영화’ 같았다. 주씨는 범행 후 A씨와 함께 1년 4개월 동안 경북 경주, 전북 군산, 인천 등 국내를 떠돌며 숨어 살았다. 1998년 4월 위조여권을 사들여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출국했다. 주씨는 일본 파친코에서 승률 높은 자리 알선 브로커로 일하면서 억대 가까운 돈을 모았다. 두 사람이 도쿄 디즈니랜드 관광 등을 하며 누린 4년의 평온을 깬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었다. 일본 전역에 검문검색이 강화되자 또다시 위조여권을 사 중국으로 밀항했다. 주씨는 트럭에 채소 실어주는 일을 했고, A씨는 공장에서 일했다. 일본보다 생활이 힘들었지만 틈틈이 둘은 다정히 여행도 했다. 양궁선수 징역 22년, 내연녀 2년“장기 도피 고초로 일부 죗값 치렀다”↔“법에 따른 떳떳한 처벌 아니다” 하지만 지치고 향수도 커지자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을 꾸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일본·중국 밀입국 때처럼 위조여권 수법을 생각했다. 2013년 청도에 온 A씨 언니에게 수천만원을 건네주며 위조여권 2장을 부탁했다. 2년 넘게 구매하려다 실패했다. 어떤 경로로 알아봤는지 모르지만, 둘은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것으로 확신하고 귀국 후 밀항 관련 처벌만 받으려는 계산 아래 대담하게 한국 총영사관을 찾았다. 중국 공안의 억류가 두 달이 넘어가자 “빨리 한국으로 추방하라”고 단식투쟁까지 했다고 한다. 결국 공소시효가 13년 넘게 남아 있던 주씨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했으나 기각되자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이 형이 확정됐다. A씨는 남편 살해 가담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여권 위조와 밀항 관련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 후 출소했다. 항소심을 진행한 대구고법 제1형사부는 2016년 9월 “주씨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람을 살해했을 뿐만 아니라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시신을 유기하기까지 했다”며 “그는 장기간 도피생활로 고초를 겪어 일부 죗값을 치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떳떳하게 법에 따라 처벌받은 것이 아니다”고 기각했다. 살인죄 공소시효는 2007년 25년으로 늘었으나 이전 사건은 15년 그대로였다. 지금은 완전 폐지됐다.
  • [서울 on] 지연된 정의의 지연

    [서울 on] 지연된 정의의 지연

    박정희 정권에서 간첩으로 몰려 1972년 사형당한 오경무씨는 지난해 10월 재심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51년 만에 누명을 벗은 오씨의 유족들은 법정에서 눈물을 흘렸고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는 “가족 전부에게 가혹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즉각 항소했다. 경무씨가 강요가 아닌 자의로 밀입북했을 수 있기에 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 혐의를 일부 유죄로 판결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경무씨는 1966년 어머니를 통해 6·25 전쟁 때 실종된 형 경지씨가 북한에 생존해 있으며 형제를 보러 제주도에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앞서 경무씨의 이복동생 경대씨는 그해 6월 제주도에서 경지씨를 만났고, “일본에 같이 가자”는 경지씨에게 속아 북한으로 끌려갔다. 이후 “고향에서 다른 형제를 만나게 해 달라. 안 그러면 가족을 몰살시키겠다”는 경지씨의 협박을 받고 다시 한국에 들어왔다. 경무씨는 그해 8월 경지씨를 자수시키자고 경대씨와 약속하고 만남 장소로 나갔다. 그러나 경지씨는 권총으로 위협하며 경대씨를 집으로 보내고 경무씨만 북한으로 데려갔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으로 돌아온 경무씨는 경대씨와 중앙정보부에 체포돼 고문을 받았고 법원에서 반공법(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경대씨는 징역 15년형을 받았다. 경무씨의 재심 1심 재판부는 “경무씨가 권총으로 위협받아 밀입북했고, 북에서 탈출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령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해 국보법상 잠입·탈출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이러한 사실은 경대씨가 앞서 제기한 재심 재판에서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2020년 11월 경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검찰도 ‘권총 위협’은 사실로 수용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검찰은 2심 재판에서 경무씨가 경지씨를 만나면 북한으로 가게 될 수 있다고 인식했다며 월북에 자발적 의사가 있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검찰의 항소는 대검찰청의 ‘과거사 재심 사건 업무 매뉴얼’에 어긋난다. 대검찰청은 2019년 독재 정권의 사법기관이 간첩 사건을 조작한 과거사를 사과하며 매뉴얼을 마련했다. 매뉴얼은 ‘재심 무죄 선고 시 일률적인 상소를 지양하고, 공소의 기초가 된 공범에 대해 무죄가 확정되거나 유죄 인정 증거를 발견하지 못하면 상소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연된 정의는 거부된 정의다’라는 법 격언이 있다. 사법기관이 피해자를 위한 정의를 제때 구현하지 않으면 정의 구현을 거부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경무씨의 재심 1심 재판부는 지연된 정의를 늦게나마 구현하려 했지만, 검찰이 지연된 정의의 구현마저 다시 지연시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과거의 잘못을 시정한다는 재심의 취지에 맞게 검찰이 무죄가 선고된 재심 사건에 대해 항소를 적극 포기하는 방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박기석 사회부 기자
  • ‘성추문 입막음’ 첫 재판서… 트럼프, 고개 떨구고 졸기도

    ‘성추문 입막음’ 첫 재판서… 트럼프, 고개 떨구고 졸기도

    트럼프 “미국에 대한 공격” 항변11월 대선 결과 좌우 민감한 재판96명 중 12명 배심원단 선정 난항머천 판사, 트럼프 측 징역형 악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맨해튼 형사법정 피고인석에 앉았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을 소환한 형사재판이자 접전으로 흐르는 11월 대선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는 민감한 재판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그의 유죄 여부를 판가름할 배심원단 선정부터 난항을 겪으며 험난한 재판을 예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형사법원 15층 법정에 출석하면서 방송 카메라를 향해 “이런 일은 전례 없고, 누구도 이런 재판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며 “이것은 정치적 박해이며 미국에 대한 공격”이라고 항변했다. 지자자들에게도 문자메시지로 “그들이 나를 파괴하려 한다”는 등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렸다. 재판에 걸린 34개 혐의 중 주목을 받는 부분은 사기, 장부 위조다. 그는 2016년 10월 대선을 앞두고 성인물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과거 성추문 스캔들을 덮고자 개인 변호사이자 ‘해결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약 1억 7500만원)를 건네고 회사 장부에 허위 기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은 재판 첫 절차로 배심원 12명을 뽑기 위한 선정 작업이 진행됐다. 뉴욕 맨해튼 지역 주민인 배심원 후보 96명이 출석했다. 후안 머천 판사는 1차로 “자신이 공정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손을 들라”고 요청했다. 50명 이상이 손을 들었고 이들은 즉시 제외됐다. 이후 남은 후보들이 차례로 간단한 질문에 답했다. 도서 판매원이라고 밝힌 이는 “전직이든 현직이든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후보들은 직업, 교육 수준은 물론 친트럼프 집회 참석 여부, 청취하는 팟캐스트 등 접하는 뉴스, 주요 증인으로 예상되는 코언이 쓴 책을 읽었는지 등 42개에 이르는 질문을 받았다. 원고인 검찰 측과 피고 트럼프 측 모두 배심원 최종 선정에 극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뉴욕주, 특히 맨해튼은 민주당 우위 지역이라 NYT는 “트럼프가 맨해튼에서 우호적인 배심원을 찾는 것은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격”이라고 했다. 성향뿐만 아니라 재판 일정이 1주일에 네 번씩 6주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여 배심원단을 꾸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장에서 여러 번 눈이 감기거나 입이 벌어지고 고개를 떨구는 등 조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언론들은 피고인석에 앉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복잡하게 얽힌 재판 관계자들에게도 주목하고 있다.특히 머천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악연으로 유명하다. 지난 1월 트럼프 가족 기업 및 이 회사 임원의 세금 사기 재판에서 각각 벌금 160만 달러, 징역형을 선고한 인물이다. 전직 대통령을 형사재판에 회부한 최초의 검사가 된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사장은 머천 판사와 함께 트럼프 측의 표적이 되고 있다. 한때 트럼프 최측근이던 코언은 앞서 ‘트럼프 지시로 돈을 건넸다’는 진술로 그와 틀어지며 앙숙이 됐다. 트럼프 변호사인 토드 블랜치는 트럼프의 기밀 문서 유출, 대선 결과 전복 혐의 재판도 맡고 있다. 블랜치를 비롯한 변호인단은 ‘머천 판사의 딸이 민주당 컨설턴트로 일했기 때문에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다’며 기피 신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 역시 트럼프의 외설적 발언이 담긴 ‘액세스 할리우드’ 녹음 파일을 배심원단에게 들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편견을 조장할 수 있다며 허용되지 않았다.
  • 女 투숙객 성폭행 시도한 무인텔 사장…아내 “남편 억울”

    女 투숙객 성폭행 시도한 무인텔 사장…아내 “남편 억울”

    여성 투숙객이 묵는 방에 침입해 성폭행을 시도했던 무인텔 사장이 증거에도 무죄를 주장했다. 14일 JTBC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3월 충남 부여의 한 무인텔에 묵었다. 그날 밤 12시 30분쯤 누군가 방에 들어와 A씨 몸을 양팔로 끌어안았다. 침입한 사람이 누군지 몰랐지만 ‘죽을 수 있다’는 생각에 A씨는 몸에 힘을 뺀 채 애써 자는 척했다고 한다. 남성은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A씨 속옷을 벗긴 뒤 성폭행을 시도하는 등 유사 강간을 벌였다. 남성이 나가자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서 긴급체포 됐다. 침입자는 다름 아닌 50대인 무인텔 사장 B씨였다. 1심 선고를 앞둔 지난해 8월 법원에 탄원서 2장이 제출됐다. B씨 아내와 딸이 쓴 것이다. 아내는 “남편이 공소장에 나온 것처럼 그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억울하게 갇혔다”며 “스트레스에 살이 6㎏이나 빠져서 힘들다”고 했다. 딸은 “아버지의 부재로 직장 출퇴근이 힘들어 도로 위 살인마인 졸음운전 위협을 많이 받았다”며 “꼭 진실을 밝혀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아내는 현재도 무인텔을 영업하고 있다. 아내는 남편 죄에 대해 “원래부터 알던 사이”라며 “동의하에 (방에) 들어간 거고 성추행 정도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억울하다”며 “(남편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돈 달라고 그러는 거 아니냐”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드러났다. 조사에서 B씨는 처음에는 방에 들어간 사실이 없다고 잡아뗐지만, 폐쇄회로(CC)TV 영상에 침입 모습이 찍혀 있었고 “동의받고 들어갔다”고 진술을 바꿨다. B씨 측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A씨에게 “돈 보고 접근한 거 아니냐”, “피고인이 무섭지 않냐”, “왜 자꾸 재판을 쫓아다니냐”고 했다. B씨 측 변호인 주장과 달리 A씨는 B씨와 합의하지 않았고, 수사 과정에서 B씨에게 돈을 요구한 적도 없었다고 한다. A씨는 “잠들면 누군가 (방에) 들어올 것만 같은 두려움 때문에 잠도 계속 못 잔다”고 했다. 대전고법은 징역 6년의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B씨는 상고장을 제출했고 사건은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 우리은행 ‘700억 횡령’ 형제, 징역 15년·12년 확정

    우리은행 ‘700억 횡령’ 형제, 징역 15년·12년 확정

    회삿돈 약 7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리은행 전 직원과 공범인 그의 동생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우리은행 직원 전모(45)씨에게 징역 15년을, 전씨의 동생(43)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징역 15년, 징역 12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지 않다”라며 “추징에 관한 법리,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기업개선부서에 근무한 전씨는 동생과 함께 2012~2018년 은행 계좌에 있던 614억원을 세 차례에 걸쳐 인출하거나 주가지수 옵션거래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전씨 형제는 해외직접투자 및 외화예금거래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품 거래대금인 것처럼 속인 뒤 해외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돈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씨는 회삿돈을 인출할 근거를 만들기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의 명의 문서를 위조해 사용한 혐의도 적용됐다. 1심 재판부는 전씨 형제에게 각각 징역 13년,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횡령금액 93억원을 발견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지만, 구속 기한을 넘길 우려가 제기되고 추가된 금액을 횡령한 방식이 앞선 614억원과 달라 재판을 별도로 진행했다. 횡령액 93억원에 대해선 전씨는 징역 6년, 동생은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심은 두 사건을 병합해 진행됐고, 재판부는 전씨에게 징역 15년, 동생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1심의 추징금보다 9억원 정도 증가한 약 332억 755만원을 추징하되 50억원의 공동 추징을 명령했다. 대법원은 전씨 형제 돈이 범죄수익인 정황을 알고도 이들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약 16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서모씨에 대해서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13억 96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 의료사고로 ‘환자’ 둘 죽인 의사, “아내는 맘먹고 살해했다”[전국부 사건창고]

    의료사고로 ‘환자’ 둘 죽인 의사, “아내는 맘먹고 살해했다”[전국부 사건창고]

    재혼 1년 안 돼 아내 ‘심정지’ 두 차례사망하자 서둘러 장례, 시신 화장언니 “의사 제부 의심스럽다” 수사 요청 “건강하던 여동생이 재혼한 뒤 두 번이나 심정지가 와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2017년 3월 21일 충남 내포신도시(홍성·예산)에 있는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중년 여성이 찾아와 이런 얘기를 전하며 “아무래도 제부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제부 직업이 ‘의사’라고 밝힌 이 언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이곳을 찾아왔다. 한 번만 도와 달라”며 간절한 수사 요청과 함께 진정서를 접수했다. 9일 전인 같은달 12일 오전 2시쯤 충남 당진시에 사는 당시 45세 동갑내기 A씨의 아내 B씨가 사망한 사건이다. 수사팀은 난감했다. 여동생 B씨의 시신이 이미 화장돼 없었다. 사인을 규명할 핵심 단서가 사라진 것이다.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 관계자는 “사체 없는 수사는 대부분 결과가 뻔한데 언니가 너무나 간절하게 부탁했다”고 회고했다. 언니의 간절함에 마음이 걸린 수사팀 관계자는 “허구는 아닌 거 같다”고 생각했고, 그가 전한 제부의 행동도 수상하다고 판단했다. “동생이 숨진지 이틀 만에 서둘러 장례를 치렀다”, “장례식장에서 제부의 표정은 아내 잃은 사람이 아니었다”.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얘기였다. 경찰 관계자는 ‘의사-약물’의 연관성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이 추정을 증명할 건 자백밖에 없었다. 수사팀은 일단 내사에 착수했다. 구급대원 “팔에 주사 자국 있었다” 수사팀은 A씨의 행적부터 차근차근 추적했다. 언니는 “제부가 ‘11일 밤 11시쯤 산책 나갔다 돌아와 보니 아내가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집 주변 폐쇄회로(CC)TV를 모두 점검했다. 그 결과 A씨가 나간 시각은 이보다 1시간 후인 12일 0시쯤이었다. 거짓이었다. 행동도 이상했다.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연신 줄담배를 피웠다. 초조한 모습이었다. 수사팀은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것으로 봤다. 수사팀은 서둘러 B씨를 병원에 옮긴 구급대원을 찾았다. 구급대원은 “집 안에 들어갔을 때 이미 심장이 멎어 있었다”면서 “호흡을 살려보려고 확장 주사를 맞히려는데 B씨 오른쪽 팔에 주사 자국이 있었다. 그것도 맞은지 얼마 안된 듯했다. 자국이 아주 또렷했다”고 했다. 주사와 약물을 잘 다뤄 맘먹으면 인명을 해칠 수 있는 남편의 직업과 딱 떨어지는 결정적 진술이었다. 경찰은 ‘살인사건’으로 전환했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의사 남편 ‘주사기에 약물 넣는’ 모습 찍혀 수사망 좁혀오자 “내가 죽였다” 문자, 도주 진정 열흘 만인 같은달 30일 A씨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약품 구매·사용 내역을 분석하고 CCTV도 확보했다. 범행 전, 직원들이 퇴근한 뒤 A씨가 병원에서 약물을 주사기에 넣은 장면이 있었다. 병원 직원과 환자 명의로 수면제를 처방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병원이 구매한 약물 사용처는 불분명했다. A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4월 4일 아침 자신의 차를 몰고 강원도로 달아났다 오후에 영동고속도로 강릉휴게소에서 붙잡혔다. 도주하기 전 자신의 병원에서 혈관주사를 놓아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검거 당시 그는 잠든 상태였다. A씨는 도주 직전 자기 어머니에게 “내가 아내를 죽였다”고 문자를 전송했다. A씨는 경찰에서 “아내가 나를 무시해 범행했다. 내가 돈이 없다고 계속 모멸감을 줬다”면서 “(전처 사이에 낳은) 아이도 못 보게 했다”고 했다. B씨가 없기 때문에 이 말의 진실 여부는 불분명하다. 재판에서는 “성격 차이로 갈등이 극심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B씨 유족은 “A씨가 형량을 줄이기 위해 범행 동기를 가정불화로만 몰아간다”면서 “애초부터 돈을 노리고 결혼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에서는 범행 4개월 전에도 아내 살해를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2016년 11월 15일 오후 8시 30분쯤 집에서 아내 B씨에게 수면제를 탄 물을 마시게 한 뒤 잠들자 주사기로 똑같은 약물을 주입했다. 이때도 “산책을 나갔었다”고 말했고, 아내의 친정 식구가 왔을 때는 심폐소생술하는 척했다. 1차 시도는 B씨가 병원 이송 후 며칠 지나 깨어나면서 실패했다. A씨가 아내 사망시간 계산을 제대로 못한 데다 쏜살같이 달려온 구급대원의 심폐소생술이 B씨를 살린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이송된 병원은 이런 심정지 전력과 남편이 의사인 점을 믿고 2차 심정지 때 끝내 회생하지 않자 ‘병사’ 처리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의사가 ‘병사’로 처리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현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범행에 쓰인 약물은 골격근이완제였다. A씨는 이 약을 식염수에 희석한 뒤 주사기에 담아 가방에 넣고 다니다 기회를 노리고 범행했다. 이 약물은 외국에서 사형집행이나 안락사시킬 때 사용한다. 목 졸린 듯 숨을 쉬지 못하다 시간이 지나면 심장이 멈춘다. 4~5시간 지나면 분해돼 흔적도 안 남는다고 한다. 의사의 범죄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 사건은 의사만이 구할 수 있는 약물과 방법으로, 그것도 계획을 세워 두 차례나 시도한 끝에 사람을 살해한 이례적 사례여서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의료사고로 병원 폐업, 전처와 이혼재개원 도운 아내 살해하고 재산 가져 독자적 의료 기술과 약물 사용 권한을 악용해 범죄를 저지른 A씨가 누구인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는 서울의 명문 의대를 졸업하고 2004년 서울 강남 청담동에서 성형외과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2008년 허위 입원확인서를 발급한 게 보험사기에 연루돼 사기방조죄로 500만원 벌금형을 받았고, 2년 후 프로포폴을 과다 투여해 환자를 숨지게 해 업무상과실치사죄로 벌금 1000만원을 또 선고받았다. 이 소문이 알려지면서 환자가 줄어 결국 병원을 폐업했고, 전처와도 이혼했다. 이후 그는 압구정동 등 성형외과 페이닥터로 일했지만 사고를 또 연달아 냈다. 2015년 안면 리프팅(얼굴 피부 처짐 수술)을 하면서 환자에게 상해를 입혀 벌금형을 받았고, 곧바로 안검하수(눈꺼풀 처짐) 교정 수술 때 프로포폴을 과다 투여해 환자를 또 숨지게 했다. 유족으로부터 민·형사 소송까지 당했다. 이 상황에서 2016년 1월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남편과 사별한 B씨를 만났다. B씨는 학원을 운영해 10억원 안팎의 재산이 있었다. 둘은 그해 4월 재혼했다. B씨는 “강남에서 병원을 했으니 당진에서도 잘될 거다”고 권했고, A씨도 동의했다. 아내 B씨는 병원 인테리어비 등 개업에 들어간 대부분의 돈을 댔다. 병원은 상당히 잘된 편이었지만 부부 갈등이 불거졌다. 고부 갈등도 심했다. A씨는 전처에게 자녀 양육비로 매달 800만원을 줘야 했고, 예전 병원 운영 때 생긴 빚도 5억원 정도에 달했다. 이런 사정이 A씨가 이혼을 선택하지 못한 이유로 추정됐다. 게다가 이혼하면 병원 개원비도 돌려줘야할 형편이었다.징역 35년…“인간 생명·건강 보호할 본분 잊고 의료지식 살인 도구로 활용” 검찰은 “A씨는 아내 도움으로 병원을 개업했는데도 아내의 수억원의 재산을 가로채려고 살해하는 극단적 범죄를 저질렀다”며 “그는 아내가 현금과 건물, 땅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아내가 죽으면 재산이 자신에게 넘어올 걸 알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내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병사로 위장, 화장한 뒤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보험금을 청구해 수령했다”고 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35년이 선고됐고, 항소심이 기각해 유지됐다. 그가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이 형이 확정됐다. 검찰은 ‘아내 재산을 노리고 살해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1, 2심 모두 사형을 구형했었다. 1심을 맡은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는 2017년 10월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할 의사가 본분을 망각하고 자기 의학지식을 살인 도구로 활용했다”며 “아내를 살해한 뒤 상속인 지위를 내세워 아내 부동산을 자기 명의로 옮기고 예금, 보험금을 가져 7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취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유기징역 상한인 30년에 살인미수 등 5년을 합쳐 선고했다. A씨는 범행 후 보름 만에 아내 명의의 부동산과 자동차 소유권을 자기 앞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A씨는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성향 때문인지 ‘아내의 1차 심정지도 살해 시도 과정에서 생긴 일이냐’고 묻자 순순히 자백했다. 범행 부정을 위한 자기 주장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스스로 생각한 것 같았다. 분명한 증거가 없다 싶으면 무작정 범행을 부인하는 일반적 범인들과 달랐다”면서 “수재의 면모는 엿보였지만 ‘사람 냄새’는 별로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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