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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동네’ 오웅진신부 횡령 무죄

    청주지법 충주지원 형사부(재판장 강영수)는 20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충북 음성 꽃동네 오웅진(59) 신부에 대해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오 신부에게 적용됐던 업무상 횡령과 국고조보금 편취 중 일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부 수사, 수녀 등이 허위로 심신장애인요양원에 근무하는 것처럼 서류를 작성해 5억여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은 사실과 인근 태극광산이 환경오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주민과 수용자를 동원해 집회를 여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수십년 동안 복지시설을 운영하면서 가족이나 사회도 포기한 사회적 약자를 보살펴왔고 편취한 국고보조금도 공공목적으로 지출된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꽃동네 자금으로 오 피고인 가족 명의로 구입한 청원 현도면과 부용면 등 토지는 현도대 설립부지나 대토용으로 등기절차의 편의를 위해 명의만 일시 빌린 것으로 보이며 이를 뒤집을 만한 증거가 없다.”고 업무상 횡령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또 “현도사회복지대의 부동산 구입이 꽃동네 설립목적과 무관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히고 “국고보조금 12억원 편취 혐의도 7억원은 적절한 절차로 받은 것으로 판단돼 이 부분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오 신부 변호인측은 “오 신부가 적은 비용으로 꽃동네를 효율적으로 운영했고 국고보조금을 편취할 의사가 없었는데도 유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곧바로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는 꽃동네 관계자들과 신도 등 500여명이 나와 부분적으로 무죄가 선고될 때마다 박수를 쳤다. 오 신부는 1996년 9월부터 2000년 2월까지 동생 등 친인척 명의로 농지를 구입하고 근무하지 않는 수사·수녀를 근무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국고보조금을 빼내는 등 모두 34억여원을 횡령 및 편취한 혐의로 2003년 8월1일 불구속 기소돼 지난 6월20일 징역 3년이 구형됐다.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檢 ‘삼성 편법증여’ 본격 수사

    檢 ‘삼성 편법증여’ 본격 수사

    삼성그룹이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를 헐값 매각한 데 대해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건희 회장 등 삼성그룹 고위층의 공모 여부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이혜광)는 4일 에버랜드 CB를 삼성 이재용 상무 남매에게 저가 발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박노빈 전 상무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형량이 높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지만, 법원은 업무상 배임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주주배정을 가장했을 뿐 이재용씨 등에 대한 증여 목적으로 CB를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통해 CB 인수대금과 납입대금의 차액 만큼을 이재용씨 남매에게 이득으로 주고 그만큼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장 주식 가치를 산정할 만한 법적 기준이 없어, 특경가법상 배임죄가 아닌 업무상 배임죄를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허 전 사장 등은 96년 12월 에버랜드 CB 125만 4700주에 대해 기존 주주들이 실권하자 실제 가치보다 낮은 주당 7700원에 이재용씨 등에게 넘겨 회사에 97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사채인수권을 포기한 주주는 중앙일보, 제일모직, 삼성문화재단 등 그룹 계열사와 이건희 회장 등이었다. CB 발행 전에 에버랜드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던 이재용씨는 CB를 전환해 31.37%의 주식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여동생 3명이 보유한 주식을 합치면 지분은 63.15%가 돼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에버랜드를 이들이 사실상 소유하게 됐다. 법원의 유죄 판결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정동민)는 재용씨가 CB를 저가 배정받도록 이건희 삼성 회장이 에버랜드 기존주주들에게 지시했는지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또 재용씨도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당시 에버랜드의 이사·감사 등을 소환, 저가 배정에 공모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공소유지를 위해 진행하던 수사를 전면 확대키로 했다.”면서 “수사의 초점은 당시 이사진이 CB가 재용씨에게 저가 배정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공모했는지를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법원이 허씨 등에게 형량이 높은 특경가법 배임죄를 적용하지 않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며 서울고법에 항소했다. 홍희경 김효섭기자 saloo@seoul.co.kr
  • [삼성 ‘편법증여’ 유죄] 변칙증여 통한 ‘경영권 세습’ 제동

    [삼성 ‘편법증여’ 유죄] 변칙증여 통한 ‘경영권 세습’ 제동

    1심 법원은 삼성 그룹의 증여가 ‘편법’이 아니라 ‘불법’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졌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법원은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 등에 대해 검찰이 기소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대신 상대적으로 형량이 가벼운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했다. ●“비상장회사 CB가치 평가 어려워”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이혜광)가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배임액수 계산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에버랜드와 비교할만한 유사한 회사가 없고, 이재용씨를 일반 투자자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에버랜드 법인주주들의 재무제표에 기재된 에버랜드 주가가 4800원∼23만 4985원으로 격차가 큰 것도 에버랜드 주식가치와 적정 CB 발행가격을 계산할 수 없는 이유가 됐다. 하지만 법원은 대부분의 법리적 쟁점에 대해 검찰측 주장을 수용했다.CB의 적정액과 배임 행위로 인한 손해액을 산정하기는 어렵지만, 에버랜드 주식의 장부가치가 CB 발행 당시 22만 3359원, 주식전환 뒤 8만 618원에 이르는 점을 고려해 7700원에 CB를 발행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에버랜드가 ‘산정할 수 없는 차액’ 만큼의 손실을 봤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허씨 등의 배임 행위가 삼성그룹의 증여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다. 에버랜드가 관행과 달리 예정에도 없던 CB 발행을 시도했고,CB 발행 이전에 이재용씨가 이미 인수자금을 마련했다는 점 등을 그 증거로 인정했다. 미국 출장중이던 이사에게 동의를 얻어 CB 발행을 결정한 것은 정족수 미달로 무효이며, 실권 의사를 밝히지 않은 주주인 제일제당의 의견을 묻지 않은 채 이재용씨 남매에게 CB를 넘기는 등 발행 과정의 절차적 문제도 지적했다. ●“에버랜드 지배권 넘기기 위해 CB발행” 재판부는 “CB 발행의 주된 목적은 이재용씨 등 특정인에게 아주 유리한 조건으로 에버랜드의 지배권을 넘겨줄 의도였다.”고 판시했다. 재판부가 이처럼 이재용씨에 대한 불법증여 사실을 인정함에 따라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에버랜드 주식 배분의 불법성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상장회사라면 경영진의 배임 혐의가 인정되면 소액주주 등에 의한 이사회 결의 취소소송과 손해배상 소송 등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에버랜드가 비상장 회사인 데다 주주 대부분이 삼성가 인사나 계열사들이기 때문에 CB를 배정한 이사회 결의를 문제삼아 민사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은 적다. ●검찰 “특경가법상 배임 적용해야” 항소 판결이 나자 검찰은 허씨 등에 대해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며 즉시 항소했다. 따라서 삼성의 항소 여부와는 무관하게 또다시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삼성측은 “주주들이 자체 경영판단에 따라 CB인수권을 실권했으며, 이재용씨 남매들에게 CB를 발행한 이사회 결의는 적법하다.”는 기존 주장을 항소심에서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항소심보다는 이건희 회장에게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을 더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으로서는 항소심이나 향후 검찰 수사에서 허씨 등의 배임 혐의를 부인하는 한편, 당시 오너의 지시나 치밀하게 계산된 증여 수순이 아니라 순수하게 에버랜드 주주들의 결정에 의해 ‘CB실권-제3자배정’이 진행됐다는 점을 입증해야 할 이중의 부담을 지게 됐다. ■ 에버랜드 CB 편법증여 사건 일지 ▲1996년 12월 이재용씨 등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자녀 4명, 에버랜드 사모CB 한 주당 7700원씩 96억원 어치(125만주)인수 ▲2000년 6월 곽노현 등 법학교수 43명, 이건희 회장 등을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 ▲2003년 12월 검찰,CB 한 주 당 거래가격 8만 5000원이라며 허태학·박노빈씨 등 전·현직 에버랜드 사장을 특경가법 배임 혐의로 불구속기소 ▲2004년 11∼12월 굿모닝신한증권, 한국회계사협회, 연세대 경영연구소 등 사실확인 조회 ▲2005년 1월 검찰, 허·박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3년 구형 ▲〃 2월 선고 두 차례 연기 ▲〃 10월4일 법원, 배임혐의 유죄 선고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에버랜드’ 무죄? 유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씨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사건’의 1심 판결이 4일 내려진다. 재용씨가 CB를 인수한 지 8년10개월, 법학 교수 43명이 이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한 지 5년3개월, 검찰이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과 박노빈 전 상무를 기소한 지 1년10개월 만이다. 검찰은 1996년 11월 주당 8만 5000원인 에버랜드 CB 125만여주를 주당 7700원에 재용씨와 여동생 3명에게 넘겨 회사에 97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허씨와 박씨를 기소했다. 결과적으로 4남매는 96억원으로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에버랜드 주식의 지분 62.5%를 차지했다. 검찰은 지난 8월29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수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씨와 박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3년을 구형했다. 재용씨의 CB 인수의 불법성 여부를 결정지을 선고 결과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하지만 형사상 처벌이 내려져도 배임행위로 손해를 입은 다른 주주들이 대부분 삼성 계열사이기 때문에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이 뒤따를 가능성은 적다. 유죄가 선고될 경우 이건희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초 CB 저가발행 문제를 제기한 곽노현 방송통신대 법대 교수와 참여연대 등은 이 회장을 특별배임, 특수교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법원이 유죄판결을 내리더라도 배임액수를 50억원 미만으로 본다면 이 회장 등에 대한 수사가 바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경가법에서 배임 액수가 50억원 이상일 때는 공소시효가 10년인 반면, 액수가 5억∼50억원이면 시효는 7년이 된다. 검찰이 공소시효 만료 하루 전날 피고인들을 기소했기 때문에 남아 있는 공소시효 기간은 하루. 배임액수를 50억원 미만으로 본다면 이 회장에 대한 공소시효는 허씨에 대한 재판 확정일 다음날로 정해져 검찰 수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삼성은 이미 수사·재판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의 편법성과 비도덕성을 드러내며 이미지 실추를 경험했다.4일 내려지는 선고가 재벌 3세로의 경영권 이양을 막는 방파제가 될지, 약간의 생채기만을 남긴 채 재벌역사의 에피소드 중 하나가 될지 주목된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회플러스] 유전의혹 김세호前차관 6년형 구형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의혹사건 수사팀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는 2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세호 전 건설교통부 차관에 대해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신광순 전 철도공사 사장과 왕영용 전 사업개발본부장에게는 징역 5년, 전대월 하이앤드 대표에게는 징역 4년이 구형됐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21일 오전 10시.->
  • 박혁규 前의원 징역 6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 최완주)는 19일 아파트 건설사업 인허가 로비청탁 명목으로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박혁규 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 징역 6년과 추징금 4억 5000만원을 선고했다.
  • 도둑 50년 발씻은 땅개노인

    도둑 50년 발씻은 땅개노인

      박태경(朴泰慶)(69)노인은 도로공사판에 인부로 나가고 있다. 일을 하는 데서 오래 산 보람을 느껴 보는 요즘 나날이다. 전과 16범, 일명「땅개노인」- 25년간, 그러니까 삶의 거의 3분의 2를 교도소에서 보낸 인생이 그 노경(老境)에 이르러 비로소 맛보는 평온이다. 주인꾸중 두려워 콩 사오다 도망쳤던 철부지 18세 초범이 그만 수년 전에『저 강은 알고 있다』라는 대중가요가 잠시 유행했었다. 이미자가 불렀다. - 비 오는 낙동강(洛東江)에 저녁놀 짙어지면 - 흘러 버린 내 청춘이 눈물 속에 애달프구나 - 한 많은 반평생에 눈보라를 안고서 - 모질게 살아가는 이 내 심정을… 노래에는 숨은 사연이 있었다. 아성(亞星)영화사가 유동일(柳東日)감독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제목이 바로『저 강은 알고 있다』(일명 땅개 박노인), 그 주제가다. 바로 이 영화의「모델」이 오늘의 박태경씨였다. 영화촬영 당시 박노인은 15회째의 징역살이로 대구교도소에서 푸른 수의(囚衣)를 입고 있었다. 딸에게 주려고 고무신 한 켤레를 훔친 것이 죄였다. 땅개 박노인의 기구한 운명이 세상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다. 약삭빠른 영화사가 노인을「모델」로 해서 그럴싸한「최루탄(催淚彈)영화」를 만들어 보자고 노릴 만도 했다. 박노인은 이 영화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수의를 입은 채로. 1918년 10월 11일 - 지금부터 51년 전, 박노인이 18세 때 첫 번째 죄를 지었다. 일본주인 밑에서 자전거를 타고 두부 만들 콩을 사서 돌아오는 길에 논두렁에 넘어졌다. 콩이 쏟아졌다. 주인을 찾아 볼 낯이 없었다. 그만 콩 한 말을 10원에, 자전거를 10원에 팔아 버렸다. 전과 16범의「스타트」였다. 2번째, 이웃에 홀로 사는 오(吳)모 여인이 아기를 낳고도 굶주리고 있음을 보다 못해서 쌀 두 말과 미역 1단을 훔쳐다 주었다. 3번째, 1919년 6월 21일, 가택침입죄로 대구지방검사국 안동지청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4번째, 1921년 12월 23일, 역시 가택침입죄로 징역 2년. 5번째, 1923년 10월 16일, 징역 3년. 6번째, 1927년 11월 16일, 징역 4년. 7번째, 1931년 12월 26일, 징역 4년. 8번째, 1935년 12월 28일, 절도죄로 대구지방검사국에서 기소유예처분. 9번째, 1936년 3월 5일, 경범으로 구류 10일. 10번째, 1936년 4월 28일, 징역 3년. 11번째, 1940년 7월 16일, 경범으로 구류 10일. 12번째, 1940년 12월 23일, 징역 3년. 13번째, 1961년 7월 25일, 20년간을 고요히 지낸 것도 헛것이 되어 대구지법에서 야간주거침입, 절도죄로 징역 8개월. 14번째, 1963년 1월 29일, 또 절도죄로 징역 2년. 15번째, 막내 딸에게 주려고 고무신 한 켤레를 훔쳐서 징역 1년. 영화촬영은 이때였다. 16번째, 1967년 5월 5일, 절도죄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낯익은 안동교도소에서 복역, 1968년 초에 출감했다. 인생의 가장 좋은 때를 몽땅 교도소에서 보낸 계산이다. 도둑질서 발 씻기는 영화 주제가 때문, 그 노래 들으면 눈물 나와 그 동안의 특징을 보면 고향인 경북 안동을 떠나지 않았다는 점과 죄명이 모두 절도 아니면 주거침입이라는 점. 사람을 해친 일은 한 번도 없다. 고향 땅에 고목 같이 굵은 뿌리를 박고 다만 살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어쩌면 소심하고 선량한 농민의 아들인지도 모른다. 범죄회수가 늘어남에 따라 본명만을 쓸 수가 없게 되었다. 자기가 붙이기도 하고 남이 지어주기도 한 별명들을 쓰기 시작했다. 그 중 알려져 있는 것만 들어도(본인은 입을 다물고 열지 않는다) 상희(相熙), 상열(相烈), 춘근(春根), 태성(泰星), 봉근(鳳根), 송태성(宋太星), 임춘근(林春根), 땅개 박노인의 8가지. 본명과 또 다른 별명들을 합해 13가지 별명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가 앞으로는 굶어 죽어도 도둑질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은 바로 이「땅개 박노인」이라는 별명 때문이란다. 영화와 대중가요를 통해 행적이 알려지면서「땅개 박노인」의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뜨끔해진단다. 문제의 노랫가락을 혼자 외면 헛되이 보낸 삶에 눈물이 흐른다. 그래서 그는 한때 안동과 대구 등지를 방랑하면서 구걸을 했다. 『땅개 박노인 왔습니다. 도와주십시오』문간에서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두 말 않고 도와주었다. 그러나 구걸도 한정이 있었다. 그는 작년 10월부터 안동시가 실시하는 구호양곡 근로공사장에 그 늙은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하루에 밀가루 3되씩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버지 소문이 부끄럽던 아이들도 발 씻자 모두 일터 찾아 도둑질과 인연을 끊기로 결심한 것은 후세들의 앞날을 위해서라고 박노인은 말한다. 그의 현주소는 안동시 상아동의 속칭「진모래」라는 곳. 안동 김씨의 재사 안의 1평 반짜리 단칸방에서 박노인 이하 부인 박숙해(가명·48) 장남(18) 장녀(16) 2녀(14) 3녀(10)의 5식구가 살고 있다. 도둑소리만 들어오던 아버지가 손을 씻자 아이들도 저마다 살 길을 찾아 힘차게 나섰다. 장남은 안동시 상아동 박모씨의 양계장에서 기술자로 일하면서 월수 5천원을 가지고 들어온다. 장녀와 2녀는「검」팔이로 하루 6백원 정도의 벌이를 하고 있다. 박노인 일가는 아침은 조밥을, 점심은 거르고 저녁에는 공사판에서 박노인이 가지고 온 밀가루로 국수를 쑤어 때운다. 비록 배는 고프지만 아이들의 얼굴에는 명랑한 웃음이 떠돈다. 이들에게는 또 새로운 꿈이 생겼다. 온 가족이 열심히 일해서 3년 후에는 50만원짜리 집 한 채를 마련하자는 꿈이다. 아버지가 도둑질만 하고 다녔을 때는 가져보지 못한 단란한 꿈이다. <안동=문명준(文明俊) 기자> [ 선데이서울 69년 2/2 제2권 제5호 통권19호 ]
  • [부고]

    ●애국지사 박윤옥 선생 항일 애국지사 박윤옥 선생이 23일 오후 11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평남 대동에서 출생한 선생은 평양 숭인상업학교에 다니던 1936년 6월 농민의 계몽지도 및 민족의식 고양을 목적으로 항일결사조직인 일맥회(一麥會)를 결성했다. 이듬해엔 일맥회보다 더 강력한 결사조직인 열혈회(熱血會)를 만들어 회장을 맡았다.1938년 3월 숭인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같은해 4월 도쿄에 있는 청산학원 신학부 예과에 입학했다. 이후 열혈회 회원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다가 1939년 11월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1941년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항소,2심에서 징역 4년, 집행유예 5년형을 받았다. 정부는 선생의 공적을 기리어 1980년 건국포장,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문성씨 등 1남 3녀가 있다. 빈소는 대전을지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6일 오전 10시, 장지는 대전공원묘원(042)471-1365. ●이승헌(육군대령)인헌(성지치과 원장)필헌(캐나다 거주)씨 모친상 홍현기(청주대 교수)씨 빙모상 2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5일 오전 9시 (02)3410-6909 ●김영만(피자헛 부천 춘의점)선의(화가)선향(선화예술고 교사)씨 부친상 엄원태(청담동 가정연합회장)신인승(선원건설)조형국(선문대 교수)씨 빙부상 22일 건국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2030-7903 ●이종범(개인사업)김덕수(광남건설㈜ 대표이사)씨 빙모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30분 (02)3010-2230 ●유선주(서울 동작교육청 장학사)은주(눈높이교육 강사)경주(오성식 영어학원 강사)현목(동성정보산업고 교사)씨 부친상 이영배(개인사업)이석근(농협 청원경찰)이원용(서울사료㈜ 차장)권오환(유지시스템 대표)씨 빙부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6시 (02)3010-2265 ●이윤주 차주 세주씨 부친상 송석정(코오롱㈜ 중앙기술 원장)김선기(아름툰 이사)이상훈(한빛가정의원장)이재훈(맥섬 대표이사)씨 빙부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2)3410-6917 ●최재복(월드그린㈜ 과장)씨 별세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3010-2253 ●황인만(포스데이타㈜ 부장)인조(대우증권 장한평지점 차장)씨 부친상 유원일(진 음악학원 원장)윤영호(아주택배 중랑지점장)김승식(하나은행 전산본부 부장)씨 빙부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5시 (02)3010-2294 ●박찬조(KT충남본부 홍보팀장)씨 부친상 24일 충남 금산군 새금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41)751-4702 ●윤익희(영등포경찰서)준희(비전파워)씨 모친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6시 (02)3010-2264 ●구태건(개인사업)상옥(삼성중공업 홍보팀)씨 모친상 박순주(LG화학 홍보팀)씨 시모상 24일 서울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2)392-1099 ●이상철(남해자애원장)씨 별세 이정윤(전 동아일보출판국장)정석, 정화(재미사업)씨부친상 홍형빈(유니온스틸전무)최호선(대진액심이사)씨 빙부상 24일 남해자애원, 발인 27일 오전 10시 (055)864-5097 ●최유성(㈜굿엠넷 대표)유진(㈜허밍텍스 대표)유홍(한국케이블티브이 경기동부)유용(유닉스라바)씨 부친상 박래수(㈜상우)씨빙부상 24일 경희의료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958-9549 ●정동철(세무사)경성(용산구청 의회사무국장)씨모친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6시 (02)3010-2238 ●정맹섭(㈜모던패션 상임고문)경섭(자영업)인섭(자영업)재섭(㈜영양종합식품 이사)원섭(미국 거주)홍섭(㈜중국 청운물산 유한공사)씨모친상 배재목(자영업)권영각(자영업)이호일(자영업)배완석(㈜가산디자인 과장)씨빙모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5시30분 (02)3010-2239 ●김맹녕(한진관광 상무)훈영(메트라이프코리아 상무)신영(서울 동작교육청 장학사)숙녕(경희의료원 간호팀장)씨모친상 서수원(서울 송파구청 사회복지과장)이대응(고려메카트로닉스 대표이사)씨빙모상 24일 경희의료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2)958-9545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6) 양심적 병역거부의 해법(타이완)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6) 양심적 병역거부의 해법(타이완)

    국방의 의무와 양심의 자유가 충돌하고 있다. 집총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스스로 감옥행을 선택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대체복무제는 여전히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올해 초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국민인권의식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7.5%만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했다.5년 전부터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한 타이완을 찾아 도입 과정과 복무 실태를 살펴봤다. ■ 대체복무자의 힘겨운 하루 |타이베이·타이중 나길회 특파원|군대생활보다 더 힘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군대에 갔다 온 남자들은 자신있게 말한다. 대체복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도 이런 심리 때문이다. 아무리 양심적이고 종교적이라고 해도 병역거부를 군복무 기피 수단쯤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타이완의 대체복무제를 살펴보면 이런 생각은 바뀌게 된다. ●장애인 돌보면서 관절염으로 고생도 “체력 소모만 놓고 본다면 군대 간 친구들이 더 힘들겁니다. 하지만 대체복무도 이에 못지 않게 어렵고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타이베이(臺北)시 양밍(陽明)산 자락에 자리잡은 ‘시립 장애인 보호소’의 한 교실. 미술치료 수업 중이지만 대체복무자 리런지에(21)는 누구보다 분주하다. 지도교사와 함께 아이들의 학습을 도와줘야 할 뿐만 아니라 화장실에도 데려다 줘야 한다. 우는 아이를 달래는 것도 리의 몫이다. 불교신자로 병역을 거부한 그는 “하루가 정신없이 간다.”며 웃어보였다.15∼60세 장애인 400여명이 생활하는 이곳에는 200여명의 직원 외에 리와 같은 양심적 병역거부자 5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물품관리와 같은 행정업무와 더불어 장애인을 돌보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장애인들을 뒷바라지하는 게 군복무보다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은 다른 대체복무자들을 보면 알게 된다. 대체복무자인 밍청강(明成剛·21)은 이곳에서 근무한 뒤 관절염을 앓게 됐다. 장애인들을 계속 업어서 옮겨 주다 보니 다리에 탈이 났다. 밍은 “대체복무자들은 한마디로 장애인들의 손발이 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소변을 받아내기도 하고 감정조절이 안되는 일부 장애인한테 맞는 일도 있다. 천이밍(陳一銘·24)은 “총을 들지 않아도 된다면 무슨 일이든 할 각오가 돼 있지만 신앙의 힘이 아니라면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군대 간 친구들도 이해해줘” 타이완의 대체복무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2000년 5월 시작됐다. 지금까지 이 제도로 교도소행을 면한 이들은 119명.33만군에 비하면 적은 숫자라 군 전력에는 손실을 주지 않으면서도 사회에 보탬이 되고 있다. 대체복무자들의 일은 다양하다. 독거노인을 돌보는 일과 홍수와 같은 재난 구조 활동에도 투입된다. 타이완 중남부의 타이중 도청 사회국 왕슈옌(王秀燕) 국장은 “1999년 대지진 복구 작업에서 대체복무자들이 큰 활약을 했다.”면서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이들은 성실하기로 소문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군 복무를 한 친구들도 대체복무자들을 인정하고 이해한다고 한다. 타이중 도청에서 근무하는 대체복무자 류카이이(劉凱逸·22)는 “대체복무제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친구들이 몇명 있었지만 국가를 위한 봉사로 수긍하게 됐다.”고 전했다. ●철저한 심사로 병역기피 논란 차단 타이완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 제도를 도입하는 데 ‘가짜 지원’이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그래서 철저한 대책을 준비했다. 내정부(우리나라의 행자부), 국방부, 학계, 종교단체 대표 등이 참여하는 중앙대체복무심사위원회에서 신청자의 신앙, 동기, 심리 등을 엄격히 심사하고 있다. 심사 후 종교 사유를 가장해 대체 복무를 신청한 것이 발각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 대체복무 기간은 일반 복무보다 기간을 더 길게 했다. 중타이리(鍾台利) 역정서(우리나라의 병무청) 서장은 “지금까지 위장 신청으로 처벌받은 사람은 없다.”면서 “제도를 악용하려는 사람들이 없어 초기에 1.5배 더 근무시켰던 것을 2003년부터는 일반 대체복무자는 2개월, 종교 사유 대체복무자는 4개월 더 근무토록 바꿨다.”고 말했다. kkirina@seoul.co.kr ■ 대체복무制 시행서 정착까지 |타이베이 나길회특파원|만 5년이 지난 타이완의 대체복무제도는 전반적으로 성공적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지엔시지에 평화추진기금회 집행장은 “군에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도소에 가는 것은 가혹하다.”면서 “지난 5년간 이들을 구제하면서 타이완이 잃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타이완의 대체복무제를 입법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당시 입법위원(우리나라의 국회의원)이었던 그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1996년부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주장했던 그는 법안을 발의하고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을 이끌어냈다. 각계각층, 특히 입영을 앞둔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 설득한 끝에 거둔 성과다. 그는 “몇백명이 빠져도 국가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 이들은 ‘병역기피자’가 아니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준다면 한국에서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를 도입하는 데 지엔시지에가 있었다면 이를 정착시키는 데는 중타이리(鍾台利) 역정서 서장이 있었다. 대체복무자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그는 여호와의 증인에 대해 “군대에서는 양이지만 사회에서는 맹수”라고 표현했다. 군대에 가기를 거부하는 그들도 대체복무에서는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얘기다. 우리나라가 여전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왜 어렵게 생각하는 모르겠다.”면서 “현대전은 화력전이 아님을 주지시켜 군력 감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복무기간을 길게 해서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고 확실한 심사단체를 만들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년 동안 대체복무제와 관련해 전혀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2000년 당시 국방부에서 근무했던 슈아이화민 현 입법위원(국방위원회 소속)은 “위장지원과 같은 문제는 없었지만 근무지역의 형평성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모 재단에서 일하게 된 일부 대체복무자들이 재단의 일반 직원들이 받는 배당금을 받은 일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또 비전문가인 대체복무자들을 전문성이 필요한 최일선 현장에 배치해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국방부 출신인 만큼 군력 감축에는 신중한 그이지만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었다.“징병제 하에서 ‘공평’ 문제만 해결된다면 이들을 인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한국에서 하루 빨리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kkirina@seoul.co.kr ■ 미국·프랑스등 38개국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1948년 유엔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 제18조는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한 사상·양심 및 종교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다. 이후 유엔은 지속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된 법과 관행 검토를 요청했다. 지난해에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국을 포함한 유엔인권위 53개 이사국은 캐나다, 영국 등 34개국이 공동으로 제안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의안 공동 제안 국가에는 내전을 겪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아르메니아, 그루지야,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등이 포함돼 있다. 대치 상황이 반드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인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유엔에 1997∼2000년 보고된 각국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국가는 프랑스, 미국, 러시아, 독일 헝가리 등 38개국에 이른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더라도 관행적으로 이들이 총을 들지 않도록 배려하는 국가도 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아의 경우 군지휘관이 여호와의 증인을 군 취사 담당 등과 같은 비전투적 복무에 배정하고 있다. 또 유고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자는 비무장 복무를 허락한다. 콜롬비아도 전투나 적대행위에 참가하지 않고 병역을 마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이용훈 대법원장 지명] 후배 재판지도 엄해 ‘벙커’ 별명

    ‘깐깐한 법이론가이면서 꼿꼿한 원칙론자’ 이용훈(63) 신임 대법원장 후보 지명자에게는 이런 설명이 어울린다. 의정부지원 판사로 재직하던 유신 초기인 1972년 시국사건 피고인에게 징역 2년 이상을 선고하라는 외압을 무시하고 징역 6월을 선고한 일은 그의 성향을 보여준다. 이 사건 이후 그는 시국사건은 물론 형사사건을 한 건도 배당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했다.●깐깐한 원칙론자 후배 판사들이 잘못하면 엄하게 꾸짖으면서도 소장판사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법관으로 같이 일했던 법관들은 이 지명자를 기억하고 있다. 판결문을 꼼꼼히 읽고 틀린 숫자를 찾아내 후배들이 쩔쩔매게 만들었고 후배 법관들에게 재판 지도를 엄하게 해 ‘벙커’(배석판사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재판장을 일컫는 은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판사에게 기록은 배우의 대본과 같다. 대본을 완전히 외우지 않고 배우가 연기할 수 없듯이 사건기록을 숙지하지 않고 재판에 임해서는 안된다.”이 지명자가 후배 법관들에게 자주 한 말이다. 대법관 때 그는 항소심의 잘못된 판결은 여지없이 깨어버렸고 소수 의견도 많이 냈다.97년 12·12,5·18사건 재판 당시 무죄를 확정받은 박준병씨에 대해 소수의견으로 유죄를 주장했고 끝까지 판결문에 ‘반란’이라는 표현을 넣어 단죄하려 했다.96년에는 삼청교육대의 민사상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됐다는 대법원의 다수 의견에 맞서 국가의 시효소멸 주장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 권리남용에 해당된다는 소수의견을 개진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 이 지명자는 후배 법관들이 청하면 못이긴척 술자리를 갖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5·6공 시절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 광주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지법 서부지원장 등을 거친 그는 윤관 대법원장 시절인 1993년 사법부의 엘리트 코스인 법원행정처 차장에 선임됐다. 이 때 법관 인사기준을 사법고시 서열에서 근무평정으로 바꾸는 개혁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듬해부터 2000년까지 대법관을 지냈으며,1999년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임했다. 대법원을 떠나 변호사로 지내던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아 일해왔다.전남 보성 출신으로 광주일고, 서울법대를 나왔다. 부인 고은숙(63)씨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소신과 원칙있는 판결성향 이 지명자는 소신있고 원칙있는 판결을 많이 남겼다. 하지만 소수 약자 보호에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 지명자는 95년 치료도중 숨진 환자의 사인에 대한 입증책임이 의사에게 있다며 기존의 판례를 뒤집는 판결을 내려 의료소송 전반에 큰 획을 그었다. 같은 해 재벌기업의 비업무용부동산 보유실태에 관한 감사자료를 폭로한 감사원 직원에 대해 “피고인이 공개한 재벌관련 자료는 공공이익에 부합된다.”며 무죄를 확정했다.97년에는 회계법인의 부실감사로 주식투자자들이 손해를 봤다면 회계법인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98년 ‘한국판 OJ심슨사건’이라는 ‘치과의사 모녀살해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지만 2003년 새로운 대법원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굵직한 시국사건에서 소신을 밝혔던 이 지명자도 경색된 남북관계를 앞서가진 못했다. 그는 99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북한주민 접촉 신청을 불허한 국가의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또 이적단체 구성원 사이의 내부 토론은 국가보안법의 이적단체 반국가단체 찬양·고무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원심을 깨고 유죄를 인정하기도 했다.99년 당시 70대 중반의 할머니가 욕설과 폭행에 정신이상 증세까지 보인다며 80대 중반인 할아버지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 등 소송에서 할머니의 상고를 기각해 여성단체로부터 “가부장제적 권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홍희경 박경호기자 saloo@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안락사 논쟁

    15년 동안이나 식물인간으로 영양공급 튜브에만 기대어 목숨을 이어오던 미국 여성 테리 시아보가 41세로 지난 3월 31일 세상을 떠났다.3월18일 법원의 판결로 튜브가 제거된 지 13일 만이다. 시아보가 살아 있는 동안 격렬했던 안락사 논쟁은 그가 사망하자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줄기세포 연구와 마찬가지로 생명의 존엄성이 안락사 논쟁의 초점이다. 시아보가 숨을 거두자 교황청은 “영양 튜브 제거는 생명에 대한 공격이자, 생명의 창조자인 하느님에 대한 공격”이라며 법원을 비난했다. 그러나 의식이 없는 사람의 목숨만 살려두는 것이 과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길이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시아보는 1990년 무리한 다이어트로 심장 박동이 잠깐 멈추는 바람에 뇌에 치명적 손상을 입어 식물인간이 됐다. 그뒤 안락사를 요구하는 남편과 반대하는 부모들이 법정싸움을 벌였다.1998년 남편은 튜브를 제거해달라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부모의 기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1996년 세계 최초로 호주에서 안락사법이 통과된 지 9년 만이다. ☞ 포인트 : 안락사 허용론과 불가론의 근거를 생각해 보고 소극적 안락사를 인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각국의 입법 경향을 살펴 본다. ●안락사란 무엇인가 안락사(euthanasia)는 죽음에 임박해서 참기 어려운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의 고통을 없애거나 경감할 목적으로 죽음을 앞당기는 임의적 조치다. 일반적으로 환자에게 모르핀을 과다 투여하는 것과 같이 직접 어떤 행위로 죽도록 하는 것을 능동적(적극적) 안락사라고 한다. 환자에게 필요한 어떤 의학적 조치를 하지 않거나 인위적인 생명연장 장치를 제거하는 것을 수동적(소극적) 안락사라 한다. ●안락사 논쟁을 불러일으킨 사건들 시아보 사건말고도 안락사 논쟁을 부른 사건들이 있다. ▲퀸란 사건 1975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퀸란은 당시 21세로 친구의 생일 파티에서 술과 약물에 중독되어 호흡이 정지돼 혼수상태에 빠졌다. 인공호흡기를 단 퀸란은 식물인간이 됐다. 퀸란의 아버지는 의식이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는 말에 의사에게 생명유지장치를 떼어달라고 했다. 그러나 의사가 거부하자 생명유지장치를 뗄 권한을 자기에게 달라는 소송을 냈다. 뉴저지 고등법원은 주치의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주 대법원은 아버지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 판결은 자기결정권을 존중한 새로운 판결이었다. 판결에 따라 호흡기를 떼었지만 퀸란은 식물상태 환자로 9년 남짓 스스로 호흡을 하며 생존하다가 1985년 6월 폐렴으로 사망했다. ▲케보키언 사건 미국의 케보키언 박사는 1998년 9월 미시간주에서 루게릭병을 앓던 유크에게 치사량의 독극물을 주입, 숨지게 했다. 또 이 장면을 미 CBS 방송의 ‘60분’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했다가 2급 살인죄로 최대 2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안락사 옹호자인 케보키언은 매년 10여명씩 불치병 환자 100여명의 자살을 도와주면서 ‘자살장치’ 를 만들어 환자 스스로가 마지막 스위치를 누르게 하기도 했다. ●각국의 입법 안락사를 인정하는 곳도 있고 완전히 금지하는 국가가 있는가 하면 소극적 안락사만 허용하는 곳도 있다. 미국은 40개주가 엄격한 요건 아래 생명보조장치를 제거하는 수준의 소극적 안락사(존엄사)는 대체로 인정한다. 그러나 적극적 안락사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영국은 법률로는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다만 소극적 의미의 안락사는 이뤄지고 있다. 호주는 지난 96년 안락사를 법제화했다가 6개월 만에 폐기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프랑스는 뇌사상태라도 심장박동이 완전히 멎지 않는 한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엄격하다. 독일도 엄하다. 고의가 인정될 경우 종신형까지 처벌받는다. 일본은 95년 요코하마 법원의 판례에 따라 환자의 참기 힘든 고통, 죽음의 임박성 등의 기준에 따라 융통성 있게 처리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2000년 11월 세계 최초로 불치병 환자의 안락사를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우리나라는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생명을 단축시키는 행위는 형법상 촉탁살인죄나 자살방조죄로 처벌받는다. 그러나 식물상태의 인간에 대하여 인위적인 생명연장 장치를 제거하는 것은 암묵적으로 행해지고 있고 이를 처벌하는 경우도 드물다. ●안락사 허용론 엄격한 조건만 지킨다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법적·도덕적으로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생명은 존엄하지만 살아 있을 동안에 인간답게 살 권리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삶은 품위가 있어야 하며 살아 있어도 죽음보다 못할 경우 죽음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생할 가능성이 없다면 고통을 빨리 없애 주는 것도 환자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생명을 인위적으로 연장시키는 것은 환자 자신도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에도 부담을 준다는 논리를 편다. 즉, 죽음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의식이 없는 환자는 죽은 상태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안락사 불가론 불가론은 이렇다. 특히 적극적 안락사는 환자의 고통을 감해 준다는 동기와 상관없이 명백한 살인행위다. 인간의 존엄성은 어떤 경우에도 지켜져야 하며 자살이라 할지라도 존엄성을 파괴하는 행위다. 안락사를 허용하면 사회 전체가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로 변화된다. 그렇게 되면 독일 나치가 정신병자 등을 학살한 행위도 정당화될 수 있다. 안락사의 남용과 오류를 막을 충분한 안전 장치가 없다. ●어떻게 볼 것인가 안락사를 둘러싼 논란은 어느 나라든지 오랫동안 계속됐다. 그러나 암질환 등 불치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적어도 소극적 안락사는 인정해 줘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각종 설문조사를 보면 일반인들도 소극적 안락사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으며 판례도 그런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러나 그 요건 자체는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 가령, 회복이 불가능한 말기 환자로 죽음이 임박한 경우로 한정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생명의 존엄성은 지켜져야 한다. 사형제도를 폐지해서 사회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하는 극악범이라도 생명을 살려두는 것은 그러한 뜻이다. 안락사의 허용이 사회 전반적으로 생명이 경시되는 풍조를 조성해서도 안될 것이다. 대안으로 말기 환자를 체계적으로 돌보는 호스피스 제도를 확대하고 고통을 경감시키는 방안의 하나로 마약 성분의 의약품 사용을 폭넓게 허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포르노 아닌데 왜 부끄럽죠?”

    미국 영화배우 카메론 디아즈가 10대 모델 시절 촬영한 가슴 노출 사진을 미끼로 돈을 뜯어내려 한 사진작가와의 소송에서 승리한 것을 계기로 BBC인터넷판은 27일 그녀의 성공 비결을 재조명했다. 작가 존 러터는 디아즈가 유명해지기 전인 19살 때 사진 촬영 계약을 맺고 망사 스타킹을 신고 가슴을 드러낸 다소 야한 사진을 낡은 창고에서 찍었다. 그 뒤 디아즈가 유명해지자 러터는 이 사진을 미끼로 디아즈에게서 돈을 뜯어내려 했고 지난 26일 미 법원은 러터에게 유죄 평결을 내려 그는 징역 6년을 선고받을 위기에 몰렸다. 디아즈는 “옷을 파는 그냥 모델이 아니라 굉장한 이미지를 표현하고 싶어 사진을 찍었다.”며 “그 사진들은 포르노가 아니어서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16살 때 파티에서 모델로 뽑힌 뒤 5년 동안 세계를 돌며 모델 활동을 했다.1994년 첫 출연한 영화 ‘마스크’가 3억달러를 벌어들였지만 그녀는 블록버스터나 ‘머리가 빈’ 금발 미녀 역할에 만족하지 않았다.‘내 남자친구의 결혼식’‘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등의 히트작을 골라내는 안목으로 줄리아 로버츠에 버금가는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BBC는 디아즈가 진지한 여배우와 미녀 스타 사이에서 확실한 지위를 구축하는 똑똑한 선택을 했기에 데뷔한 지 11년 만에 편당 2000만달러를 받는 할리우드 최상급 여배우가 됐다고 평가했다. 말괄량이 소녀가 어느날 모델 에이전시의 눈에 띄어 인기 배우로 변신했지만, 그 이면에는 본인의 성공을 행운이라 웃어넘기면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있었다고 BBC는 평가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이수근은 이중간첩 아니다” 처조카, 36년만에 재심청구

    1960년대 말 이중간첩 이수근 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이씨의 처조카 배경옥(67)씨는 사건에 대한 재심청구서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19일 밝혔다. 배씨는 “이씨는 간첩이 아니며 당시 남한 정보당국의 감시에 못이겨 중립국으로 탈출을 시도하다 잡힌 것”이라면서 “당시 이씨를 도와 여권을 위조하는 등의 범행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지만, 간첩이 아닌 이씨를 도운 것은 국가보안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배씨는 1989년 월간조선에 나온 ‘이수근은 간첩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조갑제씨 기사를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월간조선은 “이수근 사건은 당시 중앙정보부장이던 김형욱씨가 이씨가 해외도피할 경우 자신이 면직당할 것을 우려해 이씨를 간첩으로 몰아간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1967년 3월 조선중앙통신사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이씨는 판문점에서 군사정전위 242차 본회의가 끝나자마자 유엔군측 영국군 대표의 차량을 타고 남한에 귀순했다.그는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중간첩으로 의심받으며 중앙정보부로부터 감시와 심문을 받게 됐다.이에 이씨는 1969년 배씨와 함께 한국을 탈출해 캄보디아로 가다가 경유지인 베트남 호찌민의 탄손누트 공항에서 한국 중정요원들에게 검거돼 사형선고를 받았다.배씨는 위조여권 제작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여년을 복역한 뒤 감형돼 형기만료로 출소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21년만에 벗은 간첩누명

    21년만에 벗은 간첩누명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이호원)는 15일 위장 귀순해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함주명(74)씨의 재심청구 사건에서 함씨에게 무죄판결을 내렸다. 조작간첩 사건에 대한 재심청구에서 무죄가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간첩사건도 재심 받아들여야” 재판부는 “1983년 함씨가 위장간첩으로 귀순했다고 자백한 내용은 당시 수사관이었던 이근안씨의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이었으므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함씨를 간첩으로 지목한 홍모씨의 진술도 시간이 흐르면서 엇갈리는 등 신빙성이 없다.”고 밝혔다. ●아들 혼사 막히고 집안 전체가 고초 겪어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찬양 혐의에 대해서는 “함씨가 고향 친구들에게 사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적은 있지만, 이를 두고 북한을 찬양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함씨는 “간첩누명을 쓴 아버지 때문에 아들의 혼사길이 막히는 등 집안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이제 무죄를 선고받아 그동안의 내 말이 진실이었음을 인정받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신규영, 이장형, 박동운씨와 1985년 구미유학단 사건의 김성만·황대건씨 등 다른 조작간첩 사건의 희생자들에 대한 재심 청구는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피해자의 누명을 벗기는 데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신을 고문한 이근안씨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잘랐다. 그는 최후변론 당시 “1999년 서울지검에서 이씨와 대질신문을 했는데, 그가 미안하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위장자수 간첩조작에 16년간 옥살이 1954년 남파간첩으로 내려온 함씨는 “남한에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왔다.”며 자수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을 받았다. 그는 1983년 남파되자마자 위장자수를 하고 고정간첩으로 활동해 온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수감 16년 만인 1998년 8·15 특사로 풀려났다. 이듬해 이근안씨가 함씨에게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문을 했다고 검찰에 자수하자, 함씨는 2000년 사건에 대해 재심청구를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서방파 두목’ 김태촌 곧 출소

    폭력조직 ‘서방파’ 두목이었던 김태촌(57)씨가 곧 풀려난다. 국회가 29일 김씨의 인신구속을 가능케 한 보호감호제를 규정한 사회보호법 폐지를 의결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김씨가 사회보호법 폐지에 따른 첫번째 ‘수혜자’가 되는 셈이다.30일 법무부와 검찰 등에 따르면 김씨 석방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법무부 관계자는 “김씨가 이미 형기를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사회보호법 폐지로 석방될 것”이라면서 “법안 폐지 공포까지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법원이 그 전에라도 영장집행정지로 풀어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징역형(16년 6개월)이 끝났지만 1987년 선고받은 보호감호 7년형 때문에 풀려나지 못한 채 계속 수감돼 있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누명쓴 아들원혼 9년만에 풀었다

    사망자를 낸 교통사고 차량의 운전자로 몰린 피해자의 부모가 9년여의 법정투쟁 끝에 국가배상을 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강신욱 대법관)는 지난 1996년 교통사고로 숨진 손모씨의 부모가 국가를 상대로 낸 4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잘못된 초동수사로 손씨 부모의 법익이 침해됐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손씨 부모는 1996년 5월28일 아들이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손씨가 친구인 양모·김모씨와 술을 마시고 새벽에 운전을 하다 화물차와 충돌했고 손씨는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가 사망했다는 것이다. 양씨는 손씨가 운전자라고 진술했다. 운전석 밑에서는 손씨의 운동화가 발견됐다.현장조사를 한 경찰관도 운동화가 운전자의 것이라고 보고했다. 숨진 아들이 사고를 낸 음주운전자로 몰리자 손씨 부모의 법정투쟁은 시작됐다. 손씨 부모는 증거가 조작됐다며 1996년 경찰관을 상대로 고소했으나 항고·재항고 모두 기각됐다.1997년 양씨를 고소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사고가 난 뒤 5년이 지난 2001년 진실이 밝혀지지 시작했다. 또 다른 동승자였던 김씨가 “뇌수술을 한 뒤 기억이 돌아왔다.”면서 “진짜 운전자는 양씨다.”라고 증언한 것이다. 운전석에서 발견된 손씨의 운동화도 경찰관이 주워다 옮겨놓은 사실이 드러났다. 양씨는 결국 법원에서 징역 3년 6월형을 선고받았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어머니눈물 닦아준 女검사

    20대 정신질환 여성을 납치해 6년간 동거하면서 수차례 낙태를 시킨 50대 남자가 허술한 법규정으로 법망을 빠져나갈 뻔 했으나 여검사의 끈질긴 노력으로 쇠고랑을 차게 됐다. 장모(여ㆍ당시 29세)씨는 지난 1999년 9월 집 근처 공원에서 산책을 하던 중 노점상 성모(당시 52세)씨에게 납치됐다. 전문대 졸업후 직장생활을 하던 장씨는 1998년 3월 교통사고로 직장까지 그만두고 정신병원에서 편집성 정신분열증세로 치료를 받던 상태였다. 성씨는 이런 장씨를 데리고 서울, 제주 등 사는 곳을 옮겨 다니며 3차례나 임신중절 수술을 받게 했다. 장씨의 어머니는 경찰서에 가출신고를 하고 성씨의 주거지를 수소문했지만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성씨를 찾을 수 없었다. 장씨는 다행히 지난달 중순 길거리를 헤매다 경찰에 발견돼 6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장기간 납치생활에 따른 충격으로 정상적인 의사소통마저 불가능했다. 검찰은 성씨를 구속기소하려고 했지만 뜻하지 않은 문제에 부딪쳤다. 형법상 결혼을 목적으로 사람을 약취, 유인한 ‘결혼 유인죄’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지만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하는 ‘친고죄’이기 때문. 장기간의 납치생활로 정신질환이 악화돼 입원치료중이고 의사 소통도 힘든 장씨가 정식으로 성씨를 고소하기는 어려웠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김수남)의 김학자(38·사시36회) 검사는 정신적 약자인 한 여성의 삶을 짓밟은 성씨가 아무런 응징도 받지 않은 채 자칫 자유의 몸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 고민 끝에 묘안을 찾아냈다. 김 검사는 장씨 어머니에게 관련 법률의 허점을 자세히 설명하고 장씨가 ‘한정치산선고’를 받도록 설득했다. 선고가 내려지면 직계 혈족 등이 후견인이 돼 법정 대리권을 행사, 피의자를 고소할 수 있다. 김 검사는 장씨 어머니를 설득한 뒤 직접 법원과 병원에 다니며 한정치산 선고신청과 감정 절차를 대신 밟고 보통 1∼2개월이 걸리는 법원의 선고도 1주일 만에 이끌어냈다. 정상적인 절차를 따르면 성씨가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검찰은 장씨 어머니의 고소권 행사로 성씨를 구속 기소할 수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이 정신 질환 등의 이유로 소송 능력이 없으면 특별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지만 피해자에게는 이런 규정이 없어 가해자를 기소하기가 어렵다.”면서 “피해자도 특별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는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美, 톈안먼사태 구금자석방 촉구

    |베이징 연합|민주화 요구 시위를 유혈진압한 톈안먼(天安門) 사태 16주년을 맞은 4일 미국 정부는 재조사를 촉구했고 홍콩에서는 수만명이 참가한 촛불시위가 벌어졌지만 톈안먼 광장과 베이징(北京) 시내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주말인 4일과 5일 톈안먼 광장은 산보하는 시민들로 붐볐으며 한가로운 풍경을 연출했다. 다만 정복이나 사복을 입은 경찰이 광장과 광장으로 통하는 주요 길목에 증강 배치돼 시위가 있을지 모른다는 당국의 우려를 반영했다. 최대의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과 베이징역, 지하철역 등에도 검문·검색이 강화됐지만 시위나 추모행사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1월 사망한 자오쯔양(趙紫陽) 전 공산당 총서기의 자택 부근도 마찬가지였다. 베이징대학과 칭화(淸華)대학이 몰려 있는 대학가도 평온한 모습이었다. 한편 미국은 이날 톈안먼 사태와 관련해 구금된 250여명의 석방과 사태에 대한 재조사를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 션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톈안먼 광장에서 야만적이고 비극적인 일들이 일어난 지 16년이 흘렀지만 우리는 많은 중국인이 시위와 연계돼 살해·구금되거나 실종됐음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에선 학생과 시민 등 5만여명이 4일 톈안먼 사태 16주년 기념일을 맞아 대규모 촛불시위를 벌였다.
  • [부고]

    ● 항일 애국지사 박래은 선생 일제시대 고등학교 교원으로 재직하며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한 애국지사 박래은 선생이 지난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87세. 전북 금산 태생인 선생은 1937년 3월부터 순창군 금과보통학교 교원으로 재직하면서 역사교육을 통해 항일 민족의식을 심었고 주민들에게 식민통치의 부당성을 비판하다 40년 7월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선생은 이듬해 전주지법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려 82년과 90년 대통령 표창과 건국훈장 애족장을 각각 수여했다. 유족으로 김경란 여사와 4남1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25일 오전 9시.(02)3410-6919. ● 조림학계 ‘거목’ 임경빈 교수 한국 조림학계의 ‘거목’ 서울대 임경빈 명예교수가 24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82세. 고인은 70년대부터 소나무를 연구하면서 좋은 종자를 채집해 전국에 심는 조림사업에 참여했다. 또 1992년부터 6년간 ‘아카시아연구회’ 초대회장을 역임하는 등 아카시아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또 지난 30여년간 나무와 숲에 대해 쉽게 쓴 ‘나무백과’도 6권 펴냈다. 유족은 부인 은금순(63)씨와 2남1녀.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02)3410-6976. ●박병규(현대오일뱅크 생산본부 상무)씨 모친상 방극호(전 한국은행 자금부장)강석구(대산전자 대표)씨 빙모상 23일 충남 태안장례식장, 발인 26일 오전 8시 (041)674-0444 ●옥문길·문관(캐나다 거주)우석(한국베링거인겔하임 전무)씨 모친상 24일 일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6시 (031)904-7499 ●정인섭(서울대 교수)인혁(성원농원 대표)씨 부친상 이명숙(우리들내과 원장)김홍도(행정자치부)씨 시부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10시 (02)3410-6920 ●김일윤(경주대 총장·전 국회의원)씨 모친상 24일 동국대경주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54)776-9411 ●김재진(엔프라니 대리)연우(더북컴퍼니 기자)씨 모친상 권혁재(중앙일보 사진전문기자)정기락(시온ST 대표)씨 빙모상 24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26일 오전 6시 (02)2001-1097 ●이순영(전 인천시 건설국장)순달(인천시 상수도시설 관리소장)씨 모친상 24일 인천길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32)462-9261 ●이복렬(한전 원주지점장)씨 부친상 정원규(자영업)민영구(숭실고 교장)황남택(서울시성동교육청 교육장)이덕진(명문교회 목사)김식(세명대 교수)진근식(자영업)씨 빙부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3010-2291 ●권영호(프랑크프루트 오페라단)영인(G.O라인)씨 모친상 24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6일 오후 1시 (02)392-0499 ●서영환(KBS희극인)씨 별세 동현(네오크리에이터 실장)씨 부친상 안경찬(프리랜서)씨 빙부상 21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30분 (02)392-0299 ●강의성(일본삼성 자금팀 부장)씨 부친상 24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26일 오전 5시20분 (02)921-0899
  • 김운용, IOC위원 사임

    김운용(74)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IOC위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IOC는 김 부위원장이 IOC위원에서 자진 사퇴하겠다는 서신을 보내왔다고 20일 공식발표했다. IOC 집행위원회는 이에 따라 “김운용 부위원장에 대한 제명 등 징계 절차는 모두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김 부위원장은 오는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될 IOC 총회에서 제명될 가능성이 높았다. 공금유용 등 혐의로 이미 실형(징역2년)이 확정된 김부위원장은 그동안 정치적 누명이라며 IOC에 탄원서를 계속 보내왔다. 그러나 결국 대한태권도협회장,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대한체육회장 등 주요 공직을 차례로 내놓은데 이어 지난 1986년부터 재임해온 IOC 위원직마저 잃게 되면서 국제 스포츠계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게 됐다. 김부위원장의 사퇴로 한국의 IOC위원은 박용성, 이건희 위원 등 2명으로 줄어들게 됐고 국제스포츠계에서의 위상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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