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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가톨릭 국가 아일랜드의 ‘조용한 혁명’/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가톨릭 국가 아일랜드의 ‘조용한 혁명’/이순녀 논설위원

    가톨릭 국가 아일랜드가 지난 주말 헌법 개정 국민투표에서 찬성 66.4%로 낙태죄 폐지를 결정했다. 아일랜드는 1983년 임신부와 태아에게 동등한 생명권을 부여하는 수정헌법 8조가 발효되면서 유럽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 금지 국가로 꼽혀 왔다. 법을 어기면 최대 14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2013년 임신부의 생명에 위험이 있을 경우에 한해 낙태가 허용됐으나 영국 등으로 향하는 ‘원정 낙태’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 35년간 약 17만명의 임신부가 국경을 넘었다. 이러한 법과 현실의 괴리가 국민을 움직였다. 지난해 총리 선출 당시 낙태 찬반 국민투표를 공약했던 의사 출신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가 이번 결과에 대해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조용한 혁명의 정점”이라고 표현한 게 결코 과장이 아니다. 아일랜드의 ‘조용한 혁명’은 어쩔 수 없이 우리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지난 24일 낙태 처벌 형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가리는 헌법소원 공개변론을 계기로 낙태죄 폐지 찬반 갈등이 재점화됐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 6개 국가에 속한다. 현행법은 낙태 여성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 임신중절을 집도한 의사는 2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규정돼 있다. 1956년 이후 한번도 바뀌지 않았다. 다만 1973년 모자보건법 개정을 통해 강간, 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 등 극히 일부 경우에만 예외를 두고 있다. 법과 현실이 따로 놀기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보건복지부는 연간 낙태 건수를 2005년 34만 2000건, 2010년 16만 8000건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하루 3,000명꼴, 연간으로 따지면 100만건이 넘는 것으로 추정했다. 게다가 우리나라 낙태율은 1000명당 29.8명으로, OECD 1위다. 낙태 허용 국가인 미국(15.9명), 프랑스(14.5명), 네덜란드(8.5명)보다 훨씬 높다. 낙태 금지법과 처벌 강화가 낙태율을 떨어뜨린다는 낙태죄 찬성론자들의 주장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다. 반면 엄격한 낙태 제한 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은 크다. 안전하지 않은 불법 임신중절로 여성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침해된다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다. 원하지 않는 임신과 출산의 부담을 여성만이 짊어진다는 점도 차별적이다. 이런 왜곡된 현실과 변화된 사회 인식을 감안하면 낙태죄 논란에서 태아 생명권이냐,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냐는 이분법적 접근법은 소모적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지난해 11월 인사 청문회에서 “태아의 생명권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진 사람은 바로 임신한 여성”이라면서 “임신한 여성이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낙태를 선택하게 될 수도 있는데, 그런 것을 태아의 생명과 충돌하는 가치로만 볼 것이 아니고, 두 가지를 조화롭게 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24주’는 낙태 허용 국가인 독일에서 주인공이 태아 생명권과 자기결정권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98% 확률로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고도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여성은 그러나 태아의 심장에 구멍이 뚫려 있어 태어나자마자 수술을 받아야 하고, 평생 고통 속에 살 수도 있다고 하자 깊은 번민에 빠진다. “태어나도 행복하지 않을 거야”라고 자신을 다독이며 마침내 수술대에 오른 주인공은 마지막 장면에서 이렇게 말한다. “결정은 내가 내렸지만 옳은지 그른지 모르겠다”고. 낙태를 옳고 그름의 잣대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 가슴을 짓누른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낙태 결정을 하기까지 충분한 의학적·사회적 상담을 받는 대목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유럽 대다수 국가는 이런 절차를 의무화하고 있다. 2012년엔 낙태죄 합헌 결정을 내린 헌재가 이번에는 어떤 판단을 할지 예단하긴 어렵다. 낙태죄를 손질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위헌 결정으로 원칙을 바꿀지, 아니면 합헌을 유지하고 예외를 늘릴지는 의견이 팽팽히 갈린다. 우리에게도 과연 ‘조용한 혁명’이 벌어질까. coral@seoul.co.kr
  • 82년 만에 첫 총장직선제 ‘성신여대의 봄’

    내일 후보 3명 중 과반 득표 선출 교수 76% ·학생 9% 참여율 반영 이화여대 이어 사립대는 두 번째 동덕여대·고려대도 목소리 커져 1936년 개교한 성신여대가 82년 만에 처음으로 총장을 직선제로 선출한다. 성신여대가 다년간 지속돼 온 학내 갈등에 마침표를 찍고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8일 성신여대에 따르면 오는 30일 학내외 구성원이 참여하는 신임 총장 투표가 실시된다. 투표 결과 반영 비율은 교수 76%, 직원 10%, 학생 9%, 동문 5%로 정해졌다. 총장 후보는 양보경(63·여) 지리학과 교수, 김한란(63·여) 독일어문·문화학과 교수, 전광백(61) 법학과 교수 등 3명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자가 없으면 31일에 1, 2위 후보자가 결선 투표를 벌인다. 성신여대는 개교 이래 최근까지 이사회가 총장을 지명해 오다 지난해 6월 심화진 전 총장의 자진 사퇴 이후 직선제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심 전 총장은 지난해 2월 교비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올해 1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받았다. 국립대가 아닌 사립대에서 총장 직선제가 도입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학내 구성원들이 총장을 직접 뽑은 사립대는 지난해 이화여대에 이어 성신여대가 두 번째다. ‘총장 직선제 바람’은 다른 사립대로도 번지고 있다. 올해 총장 임기가 끝나는 동덕여대와 고려대가 배턴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낙훈 동덕여대 총장은 오는 8월 말,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내년 2월 말에 각각 임기가 종료된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매주 화요일 서울캠퍼스 민주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총장 직선제 도입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학교 측이 수용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차기 총장 후보가 정해지는 대로 자체적으로 총장 선거를 치른 다음 그 투표 결과를 이사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김아현 총학생회 사회연대국장은 “학교 측에서 총장 선출 과정을 학생들과 전혀 공유하지 않고 있어 아직 정확한 일정은 잡히지 않았으나 자체적으로 투표를 해보고, 이사회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지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가 꾸려지기 전에 학교 관계자들과 면담을 시도하며 직선제 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총장 직선제 도입 운동을 벌이는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의 공동의장인 김태구 총학생회장은 “이사회와 학교법인, 교우회가 모여 총장 선출 방식을 정하기 전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역대 최고 제약 리베이트 수수 의사들, 벌금형 확정

    역대 최고 제약 리베이트 수수 의사들, 벌금형 확정

    제약회사 파마킹으로부터 역대 최고액인 56억원을 리베이트로 받은 의사들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44)씨 등 의사 3명의 상고심에서 각 벌금 400만∼1500만 원과 리베이트 수령액수에 상응하는 추징금 850만∼3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김씨 등은 경기도 성남과 여주에서 병원을 운영하며 2011년 1월부터 2014년 5월 사이에 ‘파마킹 의약품을 처방하면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파마킹 영업사원의 제안을 받아들여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의사들은 일부 혐의사실이 공소시효(5년)가 지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들이 리베이트를 챙긴 과정이 포괄일죄(여러 행위가 포괄적으로 하나의 죄에 해당하는 것)에 해당하는지가 재판에 쟁점이 됐다. 1·2심은 “반복적으로 리베이트를 받은 것은 포괄일죄를 구성한다”며 “포괄일죄는 그 범행이 끝난 때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된다”고 봤고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파마킹은 제약 리베이트 범죄 사상 최고액인 56억원을 의사들에게 준 것으로 조사돼 2016년 7월 대표이사 등이 기소됐다. 대표이사 김모(73)씨는 지난해 3월 징역 1년 8월을 선고받았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대물림 안 된 도전·혁신 DNA…한국경제의 맥까지 끊어진다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대물림 안 된 도전·혁신 DNA…한국경제의 맥까지 끊어진다

    고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은 1983년 ‘도쿄선언’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경영 일선에서 마지막 도전이었으며, 이 전 회장은 그로부터 약 4년 뒤 세상을 떠났다. 반도체 산업은 당시 재계에선 시기상조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세계 일류 기업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이 됐다.●이병철 반도체·정주영 “해 봤어?” 정신 어디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이봐, 해 봤어?”의 도전정신으로 ‘제3세계’였던 한국에 처음 완성차 업체를 만들었다. 그는 앞서 그리스 선주에게 거북선이 그려진 당시 500원 지폐를 보여 주며 조선소도 없이 선박을 수주, 영국에서 차관을 내 조선소 건립과 선박 건조를 동시에 진행했다. 두 회장을 비롯한 ‘창업가 1세대’와 그들의 기업을 물려받아 이끈 2~3세들, 또 1980년대 이후 창업 신화를 만들어 낸 창업가 2세대는 도전정신과 기업가정신으로 오늘의 한국을 세계 11위 경제대국으로 만든 주역이었다. 하지만 2018년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기업들 중 그런 혁신과 도전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창업 신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1세대 창업가들이 세운 거대 기업들은 정경유착, 탈세, 경영권 편법 승계, 불공정 거래, 골목상권 침해 등으로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재벌 3~4세’들은 할아버지 세대들이 보여 줬던 기업가정신은커녕 입시비리, 갑질, 폭행 등 사건을 몰고 다녔다. 2세대 창업가들이 썼던 신화는 상당수 ‘새드엔딩’을 맞기도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라디오 인터뷰에서 “온실 속에서 자란 3세들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이런 것이 한국의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는 데 많은 전문가들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정보포털(OPNI)에 따르면 2018년 5월 한국 대규모 기업집단 매출 순위 10위 기업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농협, 현대중공업 순이다. 이 기업집단들은 약 30년 전인 1987년 한국 10대 기업(현대, 삼성, 럭키, 대우, 선경, 쌍용, 한화, 한진, 효성, 롯데 순)과 대부분 일치한다. 10대 기업집단 중 30년 전에도 10위권이 아니었던 곳은 포스코와 농협 두 곳뿐이다. 상위 기업집단은 약 40년 전인 1980년대부터 큰 변동이 없었다. 상위 기업집단끼리 순위를 오르내렸고, 새롭게 진입하는 창업기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새로 진입하는 기업집단은 대체로 포스코(포항제철), KT(한국전기통신)와 같이 과거 공기업으로 국가 재정의 지원을 받았던 민영화 기업들이었다. 상위 기업집단의 변동폭이 작다는 것은 얼핏 전통 있는 기업들이 오랜 세월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의미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한국 경제의 역동성이 작다는 의미로, 경제학자들이 계속 지적해 온 문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5년 보고서에서 “기업의 진입률과 퇴출률의 합인 기업교체율은 경제 역동성을 측정하는 척도 중 하나”라면서 “기업 역동성은 생산성 향상과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상위 60개 기업집단 중 창업한 지 20년이 되지 않은 곳은 50위 이하로 내려가서야 단 4곳을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네이버(1999년)가 50위, 카카오(2010년) 56위, 넷마블(2000년) 57위, 셀트리온(2002년)이 59위다.●‘2세대 신화’ STX·웅진 휘청 ‘창업가 2세대’ 신화를 쓰며 승승장구했던 일부 대기업은 경영 실패로 그룹이 해체돼 공정위가 지정하는 대규모 기업집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창업주 강덕수 전 회장은 쌍용중공업 최고채무책임자(CFO)로 일하던 중 외환위기 여파로 그룹이 흔들리던 2001년 퇴출이 결정된 중공업을 인수해 사명을 STX로 바꿨다. 그는 조선사업에 진출한 뒤 에너지, 해운, 건설, 금융 등에 이르는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STX를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STX는 오히려 무리한 사업 확장이 독이 돼 2013년 채권단 공동관리 체제를 맞았다. 이후 대부분의 계열사가 매각·정리돼 STX는 전문 무역상사로 남았다. 강 전 회장은 2조 3000억원대 횡령·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에서 분식회계 혐의를 무죄로 인정받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1980년대 윤석금 회장이 교육·학습지 사업에서 시작해 식품, 정수기, 화학 등으로 사업을 확장, 재계 30위권까지 성장시켰던 웅진그룹도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2012년 법정관리 체제에 들어갔다. 윤 회장은 14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한 뒤 방문 판매, 교육, 렌털 사업 중심으로 그룹 재건에 매달리고 있다. 코웨이를 매각할 당시 5년 동안 렌털시장에 진출하지 않기로 계약했는데, 올해 그 기간이 끝나 이 사업에 재진출했다. ●미래에셋, 1990년대 창업 대기업 중 20위권 유일 1990년대에 창업해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곳 중 유일하게 20위 안에 든 미래에셋만이 창업가 2세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동양증권 소속으로 업계 최연소 지점장이었던 박현주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직원 8명과 벤처캐피탈을 시작해 ‘샐러리맨 신화’를 만들었다. 미래에셋은 현재 부동산 투자, 생명보험 등 금융·비금융을 망라한 13개 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경제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물려받은 기업과 자산 없이 맨주먹으로 시작해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대기업을 만드는 신화를 찾아볼 수 없다는 뜻이다. 사회적으로는 ‘흙수저’가 노력만으로 ‘금수저’가 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김병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서 ‘도전력’에서 “생산성이 정체된 기업들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되고 새로운 기술과 열정으로 무장한 신규 기업들이 이를 대체하면서 국가 전체의 생산성이 향상되는 경제가 역동적인 경제”라면서 “우리 경제가 역동성을 회복하려면 생산성이 저하된 좀비 같은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개선하고 국민의 기업가정신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강금실 전 장관이 제천에 뜬 이유는

    강금실 전 장관이 제천에 뜬 이유는

    대한민국 최초 여성 법무부 장관이후삼 민주당 후보 지원 사격강금실, 2016년에도 후원회장 맡아 2003년 참여정부에서 최초의 여성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61) 전 장관이 26일 충북 제천에 모습을 드러냈다.오는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제천·단양 지역구에 출마하는 이후삼(48)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이 곳은 권석창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였다. 그러나 선거법을 위반한 권 전 의원이 지난 11일 징역 8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으면서 의원직을 잃었고 이번 지방선거 재보선 지역에 포함됐다. 이 후보는 지난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58.19%를 득표한 권 전 의원에 이어 32.9%를 얻는 데 그쳐 고배를 마셨다. 강 전 장관은 당시 선거는 물론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도 이 후보의 후원회장을 자처했다. 강 전 장관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2006년 당시 열린우리당 총무국에서 일하던 이 후보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정무비서관을 지낸 이 후보는 지난 15일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지난 2년 대한민국은 역동적으로 변하는데 제천·단양은 연이은 지역 국회의원의 사법처리로 지역 정치권의 불신이 극에 달했고, 대형 화재 참사로 지역민 전체의 트라우마를 시급히 극복하지 못한 채 여전히 침체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깨끗한 정치, 실력 있는 정치로 지역 경제를 살리고 지역민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성매매 혐의 연예인 “성폭행 당했다” 거짓 진술로 징역형

    성매매 혐의 연예인 “성폭행 당했다” 거짓 진술로 징역형

    여성 연예인이 성매매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과거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남성을 성폭행범으로 몰았다가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21단독 장찬 판사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배우 A(21·여)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4월 경기도 모 경찰서 생활안전과에서 성매매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거짓으로 성폭행 피해를 신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성매매 장소까지 데려다준 인물이 누구냐”고 경찰관이 추궁하자 B씨를 지목하고 그로부터 2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는 B씨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B씨는 A씨의 거짓 진술에 따라 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장 판사는 “피고인은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무고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B씨는 강간죄 등으로 기소돼 형사 재판을 받았고 상당한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고인은 과거에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우울증 등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B씨와도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별별톡쇼’ 나한일♥정은숙 동반출연, 40년 전 연인→부부 ‘러브스토리’ 공개

    ‘별별톡쇼’ 나한일♥정은숙 동반출연, 40년 전 연인→부부 ‘러브스토리’ 공개

    배우 나한일과 정은숙 결혼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두 사람이 만남부터 결혼까지 이야기를 털어놓는다.25일 오후 방송되는 TV조선 ‘별별톡쇼’ 배우 나한일, 정은숙이 출연한다. 두 사람은 앞서 지난 22일 극비리에 녹화에 참여, 이날 옛 연인과 결혼하게 된 운명적인 이야기를 모두 공개했다. 나한일은 “2016년 옥중에 있을 때 삶을 돌아보게 됐다. 그때 40년 전 쯤 4년 동안 열애를 한 정은숙에 대한 그리움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이에 정은숙은 “나한일 측으로부터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한 달 동안 고민을 하다가 옥중면회를 가게 됐고, 그 이후 사랑에 빠졌다”고 밝혔다. 옥중에서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은 오는 27일 서울 강남 한 호텔에서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린다. 이미 혼인신고는 마친 상태다. 한편 나한일은 해외부동산 투자금 명목으로 5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나한일-정은숙의 운명같은 이야기는 이날(25일) 오후 8시 방송되는 ‘별별톡쇼’에서 공개된다. 사진=TV조선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전설의 ‘축구 스타’ 호나우지뉴, 두 여성과 동시 결혼 “이미 동거중”

    전설의 ‘축구 스타’ 호나우지뉴, 두 여성과 동시 결혼 “이미 동거중”

    한 시대를 호령하던 축구 슈퍼스타 호나우지뉴(38)가 오는 8월 두 여성과 동시에 결혼할 것이라고 브라질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브라질 매체 ‘오 디아’는 24일(현지시간) “호나우지뉴는 프리실라 코엘류, 베아트리스 소자와 약혼했다”라며 “세 사람은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동거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나우지뉴는 이 매체를 통해 “2013년 코엘류와 먼저 만난 뒤 2016년 소자와도 사랑에 빠졌다”라며 “두 약혼녀는 복혼(複婚)을 이해하고 받아들였다”라고 밝혔다. 다만 호나우지뉴는 두 여성과 정식 혼인신고를 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에서 복혼은 불법이고, 최대 징역 6년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 호나우지뉴는 2000년대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와 브라질 축구대표팀 에이스로 많은 축구팬에게 사랑을 받았다. 화려한 개인기와 기량으로 ‘외계인’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2004년과 2005년엔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그는 전성기가 지난 지난해까지 현역 선수 생활을 이어가다 올해 1월 공식 은퇴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가 사면한 흑인 챔피언 10개월 징역 이유 어처구니 없네

    트럼프가 사면한 흑인 챔피언 10개월 징역 이유 어처구니 없네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해 세계를 놀래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 뒤 한 일이 하나 있다.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헤비급 세계 챔피언이었던 잭 존슨에 대해 1913년 내려진 유죄 판결을 사면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 복서 레녹스 루이스 전 헤비급 챔피언, 데온타이 와일더 현 헤비급 챔피언, 존슨의 증외조카 린다 벨 헤이우드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면 서명식을 갖고 존슨에게 행한 미국 정부의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았다. 존슨은 텍사스주 갤버스턴에서 노예였던 부모들 밑에서 태어나 1908년 호주 시드니에서 토미 번스를 물리치고 타이틀을 땄다. 1910년 ‘위대한 백인의 희망’ 짐 제프리스를 네바다주 리노에서 세기의 대결로 불렸던 꺾은 뒤 폭동이 일어나 2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 얘기는 1969년 제임스 얼 존스가 주연한 같은 제목의 연극으로 만들어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1915년 쿠바 하바나에서 캔자스주 출신 백인 카우보이 제시 윌라드에게 26라운드 KO패를 당해 타이틀을 잃었다. 1912년 그가 체포됐던 것은 1910년 제정된 맨 법률을 위반했다는 것이었다. 도덕적 순수법으로 불렸던 이 법은 부도덕한 목적으로 여성들을 주 경계를 벗어나 여행하게 하면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당시 검찰은 잭슨과 나중에 아내가 된 백인 여자친구 루실 캐머론의 관계가 “본성을 거스르는 범죄”라고 주장했고, 백인 배심원단은 2시간도 안되는 짧은 토론 끝에 유죄 평결을 내렸다. 커리어를 망친 그는 보석도 신청하지 않고 유럽으로 망명해 1920년 미국 사법당국에 자수할 때까지 몇년 동안 해외에서만 시합에 나섰다. 결국 10개월을 복역했다. 1946년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떴다.트럼프 대통령은 “잭 존슨를 사후 완전 사면하는 행정집행 명령을 발동했다”고 밝힌 뒤 “그는 인종을 불공평하게 다루는 여러 견해들 때문에 10개월 동안 수감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스탤론이 이 사건을 언급했던 지난달부터 사면을 고려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당시 트위터에 “실베스터 스탤론이 내게 헤비급 복싱 챔피언 잭 존슨의 얘기를 들려줬다”며 “그의 시도와 기여는 대단했고 그의 삶은 복잡하고 논쟁적이었다”고 적었다. 1977년 영화 ‘로키’에서 복서 연기를 선보였던 스탤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을 마친 순간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고 주먹을 불끈 쥐며 “계속 펀치를, 잭”이라고 말했으며 서명식에 끝난 뒤 트위터에 “모든 것에 감사드린다. 정의가 이뤄졌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이들이 “전 행정부가 해낼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 많은 이들이 실망했다”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잽을 날렸다. 일간 뉴욕 타임스는 존슨이 가정폭력에 연루됐다는 이유 등으로 오바마 행정부가 사면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태아도 생명체” vs “모체 부속된 생명”… 헌재 달군 ‘낙태죄 공방’

    “태아도 생명체” vs “모체 부속된 생명”… 헌재 달군 ‘낙태죄 공방’

    청구인 측 “태아 별개 생명체 아냐” 법무부 “태아도 국가 보호 대상” “안전한 낙태 논의”vs “위헌 아냐” 전문가들도 찬반 입장 엇갈려 재판관 9명 중 6명 “낙태죄 손질” 위헌 결정 가능성도 배제 못해태아의 생명권 보호와 여성의 자기 결정권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낙태죄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공개적으로 의견을 청취했다. 지난 2011년 11월 이후 6년 6개월 만이다.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인사청문회 당시 낙태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 향후 위헌 결정이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헌재는 24일 오후 2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산부인과 의사 정모씨가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변론을 열었다. 공개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헌재 앞에선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낙태법 유지를 주장하는 시민연대’ 등이 맞불 집회를 열기도 했다. 정씨는 2013년 1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69회가량 낙태 시술을 한 혐의(업무상 승낙낙태 등)로 기소된 뒤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형법 269조 1항은 ‘자기낙태죄’로, 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270조 1항은 ‘의사낙태죄’로 의사가 임신한 여성의 동의를 받아 낙태하면 2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한다. 공개변론에서는 태아를 생명권의 주체로 인정할 것인지를 두고 공방이 펼쳐졌다. 청구인 측은 태아가 생존과 성장을 모체에 의존하는 만큼 별개 생명체로 볼 수 없다고 전제했다. 김광재 변호사는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낙태죄 폐지에 대해 한 달 만에 20만명 넘는 사람이 청원할 만큼 절박한 상황”이라며 “낙태는 국가가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며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침해와 생명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차혜련 변호사도 “임신과 출산은 여성 생애 전반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제적으로 낙태를 형사법으로 처벌하는 곳은 많지 않다”며 “한국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낙태죄로 처벌받을 이유가 없다”고 거들었다. 반면 법무부는 낙태죄가 보호하는 법익은 태아의 생명권이고 이에 대해 국가의 보호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측은 “태아도 생명권 주체인 이상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 대상”이라며 “낙태죄가 폐지된다면 태아의 생명권에 대해 아무런 보호 조치가 없는 것으로서 또 다른 위헌적 상황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또한 “태아의 생명 보호는 중요한 공익이고 낙태의 급격한 증가를 막기 위해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인한 낙태를 허용한다면 사실상 대부분의 낙태를 허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참석해 양측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청구인 측 참고인 고경심(산부인과 전문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사는 “이제는 ‘안전한 낙태’를 논의해야 할 때”라며 “합법적이고 훈련된 의료인이 임신 초기에 시술해야 여성의 건강과 인권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 측 참고인 정현미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낙태의 자유는 예외적으로 결정되므로, 낙태 처벌 조항 자체가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도 “낙태 예외적 한계의 허용 범위가 지나치게 좁아 임신 12주 이내 낙태를 허용하는 등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2011년 11월 낙태죄 관련 최초로 공개변론을 열고 2012년 8월 낙태죄 합헌 결정을 내렸다. 정부는 낙태죄에 대해 열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 도입이 필요하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실시, 현황과 사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겠다”며 “결과를 토대로 관련 논의가 한 단계 진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천주교를 중심으로 한 종교계는 낙태죄 폐지 반대 100만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여전히 낙태죄를 둘러싼 찬반 논쟁은 치열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지적장애인 성폭행 복지사 징역6년

    지적장애인을 성폭행한 복지사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형사1부는 자신이 돌보던 지적장애인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기소된 복지시설 전 복지사 A(60·무직)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이해 8월까지 모 복지시설에서 여성 지적장애인 B씨를 3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직원과 입소자들이 모두 외출하거나 잠이 든 틈을 타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보호·지도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오히려 피해자가 지적장애로 인해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가 곤란한 점을 이용, 3회에 걸쳐 성폭행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해 합의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태아 생명권 보호냐,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냐

    태아 생명권 보호냐,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냐

    낙태죄 위헌 여부, 6년 반 만에 헌재 공개 변론...바깥에선 찬반 맞불집회 태아의 생명권 보호와 여성의 자기 결정권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낙태죄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공개적으로 의견을 청취했다. 지난 2011년 11월 이후 6년 6개월 만이다.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인사청문회 당시 낙태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 향후 위헌 결정이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헌재는 24일 오후 2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산부인과 의사 정모씨가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변론을 열었다. 공개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헌재 앞에선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낙태법 유지를 주장하는 시민연대’ 등이 맞불 집회를 열기도 했다. 정씨는 2013년 1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69회가량 낙태 시술을 한 혐의(업무상 승낙낙태 등)로 기소된 뒤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형법 269조 1항은 ‘자기낙태죄’로, 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270조 1항은 ‘의사낙태죄’로 의사가 임신한 여성의 동의를 받아 낙태하면 2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한다. 공개변론에서는 태아를 생명권의 주체로 인정할 것인지를 두고 공방이 펼쳐졌다. 청구인 측은 태아가 생존과 성장을 모체에 의존하는 만큼 별개 생명체로 볼 수 없다고 전제했다. 김광재 변호사는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낙태죄 폐지에 대해 한 달 만에 20만명 넘는 사람이 청원할 만큼 절박한 상황”이라며 “낙태는 국가가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며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침해와 생명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차혜련 변호사도 “임신과 출산은 여성 생애 전반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제적으로 낙태를 형사법으로 처벌하는 곳은 많지 않다”며 “한국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낙태죄로 처벌받을 이유가 없다”고 거들었다. 반면 법무부는 낙태죄가 보호하는 법익은 태아의 생명권이고 이에 대해 국가의 보호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측은 “태아도 생명권 주체인 이상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 대상”이라며 “낙태죄가 폐지된다면 태아의 생명권에 대해 아무런 보호 조치가 없는 것으로서 또 다른 위헌적 상황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또한 “태아의 생명 보호는 중요한 공익이고 낙태의 급격한 증가를 막기 위해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인한 낙태를 허용한다면 사실상 대부분의 낙태를 허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참석해 양측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청구인 측 참고인 고경심(산부인과 전문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사는 “이제는 ‘안전한 낙태’를 논의해야 할 때”라며 “합법적이고 훈련된 의료인이 임신 초기에 시술해야 여성의 건강과 인권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 측 참고인 정현미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낙태의 자유는 예외적으로 결정되므로, 낙태 처벌 조항 자체가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도 “낙태 예외적 한계의 허용 범위가 지나치게 좁아 임신 12주 이내 낙태를 허용하는 등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2011년 11월 낙태죄 관련 최초로 공개변론을 열고 2012년 8월 낙태죄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재판관 의견이 4대4로 팽팽히 맞서며 위헌 정족수(6명)를 채우지 못했다. 당시 헌재는 낙태죄를 폐지하면 낙태가 더 만연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태아의 생명권을 인정했다. 정부는 낙태죄에 대해 열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 도입이 필요하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실시, 현황과 사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겠다”며 “결과를 토대로 관련 논의가 한 단계 진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천주교를 중심으로 한 종교계는 낙태죄 폐지 반대 100만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여전히 낙태죄를 둘러싼 찬반 논쟁은 치열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배우 나한일♥정은숙 27일 결혼, 누구길래?

    배우 나한일♥정은숙 27일 결혼, 누구길래?

    배우 나한일과 정은숙이 결혼한다.24일 한 매체는 배우 나한일과 정은숙이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 2016년 나한일이 사기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복역 중인 시기부터 면회를 하며 정식으로 만남을 가져왔다. 오는 27일 백년가약을 맺는다. 나한일은 지난 1985년 MBC 특채 탤런트로 데뷔, ‘왕초’, ‘야인시대’, ‘영웅시대’, ‘연개소문’ 등에 출연했다. 정은숙은 1981년 MBC 14기 공채 탤런트 출신으로, 정하연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드라마 ‘조선왕조 500년’, ‘수사반장’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한편 두 사람은 40여년 전 연인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각자 다른 사람과 결혼해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 나한일은 1989년 동료 배우 유혜영과 결혼했다가 이혼, 재결합했지만 결국 이혼했다. 정은숙 또한 이혼의 아픔이 있다. 사진=K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모텔서 필로폰 투약한 유명 디자이너에 집행유예 선고

    모텔서 필로폰 투약한 유명 디자이너에 집행유예 선고

    마약을 사서 투약하고 보관한 유명 패션 디자이너가 유죄를 선고받았다.서울서부지법 형사5단독 곽형섭 판사는 2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디자이너 A(49)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약물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전문대 전임교수로도 활동 중인 A씨는 지난해 7월 서울 서대문구 한 모텔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6년 10월 채팅 앱을 통해 필로폰을 사들이고, 지난해 8월 용산구 한 호텔에서 필로폰이 든 주사기를 소지한 혐의도 적용됐다. A씨는 자택의 안방 장롱 위에 필로폰이 든 비닐팩 1개를 보관한 사실도 재판 과정에서 밝혀졌다. 재판부는 “A씨가 초범이고,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기는 남미] 페루, 미성년 대상 성폭행범 ‘화학적 거세’

    [여기는 남미] 페루, 미성년 대상 성폭행범 ‘화학적 거세’

    페루에서 성범죄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성폭행범을 화학적으로 거세한다는 형법 개정안이 페루 의회에서 1차 의결됐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페루 의회는 신중한 법안 심의와 입법 활동을 위해 2차 의결제를 시행하고 있다. 1차 표결에서 참석의원의 3/5 이상이 찬성하지 않으면 법안은 2차 표결로 넘어간다. 화학적 거세에 대한 형법 개정안은 1차 표결에서 찬성 68, 반대 7, 기권 28로 통과됐다. 현지 언론은 "1차 표결 결과를 볼 때 (단순 과반이 적용되는) 2차 투표에서도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2016년 발의돼 2년 만에 표결이 실시된 형법 개정안은 기존의 징역 외에 추가 징계로 성폭행범에 대한 화학적 거세를 명문화하고 있다. 대상은 14세 미만 미성년자가 피해자인 경우다. 화학적 거세에 찬성한 의원들은 표결에 앞서 진행된 토론에서 "징역 외에 보완적인 징계가 필요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 요니 레스카노는 "아무리 형량을 높여도 성범죄 예방엔 효과가 미미하다"며 "화학적 거세 등 이제는 다른 조치를 결단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주장했다. 형법 개정안은 내주 페루 의회에서 2차 표결에 붙여진다. 한편 중남미에서 성범죄에 대한 화학적 거세를 처음으로 제도화한 건 아르헨티나의 멘도사주다. 멘도사주는 2010년 "성범죄자의 재범률이 70%에 달한다"며 논란을 불사하고 화학적 거세를 도입했다. 페루 의회가 형법을 개정하면 전국 단위로 화학적 거세를 제도화하는 첫 중남미국가가 된다. 하지만 페루 사법부 일각에서 "화학적 거세가 성범죄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벌써부터 반대의견이 나오는 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에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특활비’ 문고리 3인방 징역 4~5년 구형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상납받는 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문고리 3인방’ 이재만·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검찰이 각각 징역 5년과 벌금 18억원을 구형했다. 안 전 비서관에겐 또 1350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정호성 전 비서관에 대해선 징역 4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 심리로 21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대통령을 보좌한 피고인들이 비서관으로서 책무를 망각하고 사적 이익을 탐하기 위해 대통령과 국정원장 사이에서 은밀하게 불법자금을 매개하며 사욕을 탐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안 전 비서관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7월까지 박 전 대통령 지시로 매달 5000만~2억원씩 국정원 특활비 수십억원을 상납받는 데 관여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정 전 비서관은 안 전 비서관과 함께 2016년 9월 특활비 2억원을 받아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네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국정원 특활비 상납 혐의를 “대통령의 사적 수요 충족을 위해 국회가 편성한 나랏돈을 국가안보 중추기관에서 상납받은 국가의 기간시스템을 무너뜨린 범죄”라며 힐난했다. 그러면서도 수사에 협조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3명 모두에게 유리한 양형 이유로 참작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변호인들은 “피고인들은 국정원 특활비를 상납받는 의사결정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국고손실 혐의 등에 대해 법리적 이견도 제시했다. 선고는 다음달 21일 오전 10시에 이뤄진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검찰, ‘특활비’ 문고리 3인방 징역 4∼5년 구형

    검찰, ‘특활비’ 문고리 3인방 징역 4∼5년 구형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에서 정기적으로 특수활동비를 상납받는 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문고리 3인방’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검찰이 징역 4∼5년을 구형했다.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2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에게 각각 징역 5년과 벌금 18억원을 구형했다. 안 전 비서관에게는 1350만원 추징도 함께 구형했다. 정 전 비서관에게는 징역 4년과 벌금 2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대통령과 국정원의 상납 약속에 따라 국민 혈세로 마련된 국정원 예산을 사적 목적으로 주고받은 것”이라며 “피고인들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관으로서 본연의 신분과 책무를 망각한 채 사적 이익을 위해 대통령과 국정원 사이의 불법적 거래를 매개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비서관에 대해선 “대통령 판단이 올바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충언도 마다하지 않아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음에도 국정농단에 조력했다”며 “재판 증언을 거부하는 등 진실 규명에 소극적 태도로 임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안 전 비서관을 두고는 “상납이 개시될 때부터 범행에 가담했고, 자금 전달 과정에서 핵심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비서관은 최후 진술에서 “그 일이 비서관으로서 해야할 직무의 일환이라고 생각했다”며 “어찌 됐건 대통령에게 너무나 죄송한 마음뿐이다. 측근 참모로서 다 잘 모시지 못했을까 하는 뒤늦은 후회와 슬픔으로 괴롭고 참담하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안 전 비서관은 “당시 조금 더 깊이 생각해서 일처리를 했더라면 대통령에게 누가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았고 제 자신이 많이 부족했던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전 비서관은 “조금이라도 부정에 연루되지 않고 공직생활하기 위해서 조심해왔는데 뇌물과 관련해 이 자리에 서게 돼 참담하고 많은 회한이 든다”고 했다.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7월까지 박 전 대통령 지시를 받아 매달 5천만∼2억원씩 국정원 특활비 수십억원을 상납받는 데 관여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 지시와는 무관하게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에게서 개별적으로 135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정 전 비서관은 안 전 비서관과 함께 2016년 9월 특활비 2억원을 받아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네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21일 오전 10시에 이뤄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상] 여성들의 분노, 성대결이 아닌 ‘일상화한 공포’입니다

    [영상] 여성들의 분노, 성대결이 아닌 ‘일상화한 공포’입니다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여성의 불안, 공포는 그대로다. 또,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대책 마련에 집중되지 않고 성대결로 번지는 양상 역시 2년 전과 변함이 없다. 홍대 몰카 사건에서 촉발된 남혐 대 여혐 구도도 마찬가지다.개별적 범죄가 ‘미러링(혐오를 상대에게도 그대로 반사해 적용하는 것)’ 그리고 ‘백래시(반격)’를 거치면 여지없이 성대결 구도로 변질되고 만다. 그러나 35만명 이상이 참여한 ‘여성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성별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합니다’란 청와대 청원은 성대결 조장이 아닌 공포가 일상화한 대한민국 여성이 국가에 보내는 ‘구호 요청’이다. 실제로 지난 16일 대검찰청은 2017년 한해 동안의 여성 대상 살인, 성폭력 등의 강력범죄가 총 3만 27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강남역 살인 사건이 발생했던 2016년 2만 7431건보다도 10% 가량 늘어난 수치다. 여성의 불안이 공상이나 과장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최근 ‘몰카’라는 사건을 계기로 다시 촉발됐지만, 일상 속에서 여성이 느끼는 공포는 비단 몰카 뿐만이 아니다. 여성은 일상 곳곳에서 시각적·촉각적 공격이나 폭력을 당한다. 일상 생활을 영유하는 대중적 공간에서조차 여성은 안심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 일상 속 공포는 만연한데 처벌되는 범죄는 일부뿐 최근 논란의 한 가운데에 있는 몰카는 ‘찍는다’고 모두 처벌 받는 것은 아니다. 처벌 받는 행동이 특정되어 있기 때문에, 신고해도 사건 접수가 안 되는 경우도 많다. 특정 부위가 아니라 전신 촬영인 경우,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진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다. 실제 판례에도 지하철 몰카범에게 해당 사유로 무죄 판결이 난 사례가 있다. 이모(27·여성)씨는 붐비는 지하철에 서 있는 사이 앞좌석에 앉은 남성에게 몰카를 찍혔다. “남성의 어깨 너머 유리창에 비친 핸드폰 화면이 분명히 내 몸을 찍고 있는 걸 똑똑히 봤다”면서 “그땐 아무 말 못했는데 수치심을 느껴 뒤늦게 찾아보니, 특정 부위가 아니면 처벌할 수 없다더라”면서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모(29·여성)씨는 “마음에 든다, 번호 좀 달라”면서 아파트 지하 주차장까지 모르는 남성이 쫓아왔다. 김씨는 “살고 있는 아파트 동 바로 앞까지 왔기 때문에 또 찾아올지, 나중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겁이 덜컥 났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주변에서 흔히 찾을 수 있다. 여성은 불안을 호소하지만, 남성이 집까지 쫓아와 처벌받는 경우는 ‘집에 침입하거나, 여성에게 신체 접촉을 가했을 때’에 한한다. 직접 접촉한 게 없고 집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면 사건 접수가 안 된다는 것이 경찰 측의 설명이다. ● 범죄라는 인식 없거나 있어도 잡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신고율 낮아 이모(50·여성)씨는 퇴근길에서 예상치 못한 손길에 깜짝 놀란 후부턴 밤길이 무서워졌다. 한 남성이 길을 걷던 이씨의 다리를 만지고 도망간 것. 이씨는 “처음엔 어이없어하며 넘겼지만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쁘고 무서워 이제는 퇴근길에 딸과 만나 함께 귀가한다”고 했다. 이씨의 딸은 “이런 사건이 신고가 되는지도 몰랐지만, 신고한들 잡을 수는 있느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신체 일부를 만지고 도망가는 이른바 ‘만튀(만지고 튀는 것)’는 엄연한 범죄이지만 이씨처럼 ‘범죄로 인식하지 못해서, 잡지 못할 거라 생각해서’ 신고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만튀’는 그러나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는 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 ●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대중 속에서도 범죄 일어나 변모(61·여성)씨는 아침 출근 버스에서 한 청년이 때리려는 시늉을 한 뒤로 한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이유도 없이 “확! 씨!”하며 눈앞에서 때리려드는 청년에 놀라기도 했지만 주변에서 아무도 말리거나 신고해주지 않아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변씨는 “절대적으로 힘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어떤 반항도 할 수 없는 스스로가 무력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매일 출근길에서 마주치는 청년이기에 해코지를 당할까 신고도 제대로 못했다. 변씨가 불안을 호소하자 그녀의 아들이 며칠을 기다려 청년과 마주했다. 청년은 그제야 “술이 취해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변명하고 변씨에게 사과했다. 판례상 폭행죄는 멱살을 잡거나 때리는 시늉만 해도 인정된다. 하지만 변씨의 사례처럼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으면 신고조차 어렵고, 일회성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 가버리면 검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게 만드는 일상 속 공포 이 밖에도 야간 택시 이용, 공중화장실 몰카, 남녀 공용 화장실 공포 등 여성들의 일상 곳곳엔 불안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많은 여성들은 “밤에 택시 탔을 때, 택시 기사가 여성이면 크게 안심 된다”고 말한다. 그 순간부터 야간 택시 성추행 및 강도 예방을 위한 행동, ‘뒷자리에 탑승하라’, ‘지인에게 택시 차번호를 알려라’, ‘도착 전까지 졸지 마라’ 등의 불편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수차례 다녀와야 하는 화장실조차 여성은 마음 편히 갈 수 없다. 특히 강남역 살인 사건의 배경이 됐던 ‘남녀 공용 화장실’과 구멍이 수십 개 뚫려 몰카를 걱정하게 하는 ‘공중 화장실’을 찾을 때면 여성들은 신경이 곤두선다. 남녀공용 화장실을 갈 때면 여성 여럿이서 짝지어 가서 문을 잠그거나 아예 다른 안전한 화장실을 찾는다. 공중 화장실을 갈 때는 구멍을 막을 휴지, 본드나 몰래 카메라 렌즈에 손상을 입힐 바늘, 매니큐어 등을 들고 다닌다는 여성들까지 여성 커뮤니티에 등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최소한의 자기 방어 행동조차 꺼려진다는 목소리도 있다. ‘카메라를 찾으려 구멍에 얼굴을 들이대면 몰카에 본인의 얼굴이 더 크고 선명하게 찍힐까봐 걱정 된다’는 것이다. 몇몇 여성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공중 화장실 이용을 포기한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몰카 범죄에 대한 엄벌 의지를 강조했다. 또, 경찰은 화장실 벽에 구멍을 내고 몰래카메라를 설치할 경우 손괴(파손)죄를 추가 적용하는 등 몰카 범죄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많이 무서웠겠다”라는 공감이 절실하다 여성들에겐 공포가 일상이다. 나이가 많건 적건, 낮이건 밤이건, 주변에 사람이 많건 적건 간에 그 어느 여성에게도 세상은 안전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언제, 어디에서나 부지불식간에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피해자를 향해 흔히 하는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밤늦게 다니까 그렇지.”, “짧은 치마는 왜 입어서 그런 일을 만들어?”, “제대로 저항했어야지” 등의 말이 부적절한 이유다. 공감과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화장실 몰카 대책처럼 특정 장소, 특정 범죄를 대상으로 제도나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여성이 일상에서 느끼고 있는 공포를 많은 이들이 함께 공감해주는 일이 현시점에선 더 절실하다. “진짜 그래?”, “무고아닐까?”라는 의심을 품는 대신 “그런 불편함이 있구나”, “무서웠겠다”라는 말만으로도 여성은 혼자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피해 사실에서부터 점차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적 구분을 지우고 피해자의 입장에 전적으로 공감할 때, 서로를 향한 날선 혐오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씨줄날줄] 드루킹과 플리바게닝/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드루킹과 플리바게닝/김성곤 논설위원

    2003년 미국 워싱턴주에서 여성 48명을 살해(그린 리버 사건)한 리언 리지웨어는 사형을 면제받는 조건으로 범행 일체를 인정한다. 이른바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유죄협상제도)이다.무자비한 살인으로 악명이 높은 미국 마피아의 전설 알 카포네의 구속 사유는 살인이 아니라 탈세였다. 그를 잡기 위해 절치부심하던 연방정부가 회계장부 작성 책임자 레슬리 섬웨이에게 암호가 걸린 장부를 풀어 주면 선처하겠다는 조건으로 협조를 받아 알 카포네를 기소한다. 1931년 알 카포네는 징역 11년을 선고받고 앨커트래즈 교도소에 수감된다. 국내에서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검찰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플리바게닝 논의를 촉발하기도 했다. 포털 댓글 조작사건 주범인 ‘드루킹’ 김모씨가 검찰과 거래를 시도했다는 보도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씨가 지난 14일 수사 검사와의 면담을 자청해 “댓글 조작에 김경수(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깊숙이 관련돼 있다는 걸 모두 진술하겠다”면서 “자신과 경공모 회원에 대한 경찰 수사를 여기서 끝내 달라. 그리고 자신에 대한 수사를 김 전 의원에 대한 수사로 전환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보도대로라면 플리바게닝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검찰과의 거래 시도 직후인 17일 옥중에서 변호인을 통해 한 언론사에 편지를 보냈다. 2016년 10월 파주의 자기 사무실을 찾아온 김 전 의원에게 매크로(댓글 조작 프로그램)를 직접 보여 줬다고 주장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플리바게닝이 도입되지 않았다. 이와 유사한 ‘사법협조자 형벌 감면제도’도 아직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수사기관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이들 방식이 적용돼 온 것이 사실이다. 검·경의 수사를 받으면서 다른 사람의 죄를 털어놓고 자신만 빠져나온 경우도 없지 않다. 수사기관에서도 이를 적절히 활용한다는 것은 알려진 비밀이다. 플리바게닝이 거악 척결에 보탬이 되는 측면이 있지만, 문제도 없지 않다. 자신을 변호하느라 다른 사람의 범죄를 과장하기도 하고, 때론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씌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 피해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수사기관과 범인이 거래를 하는 것도 찜찜하다. 드루킹 김씨가 특검을 눈앞에 두고 자꾸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고, 검찰과 거래를 하려는 것을 보면, 뭔가 계산이 있는 듯해 보인다. 그 계산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만간 구성될 특검에서 주장할 것 주장하고, 밝힐 것 밝히는 게 맞는 것 아닌가 싶다. sunggone@seoul.co.kr
  • 이재만·안봉근 보석 석방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구속 만기를 앞두고 석방됐다. 지난해 10월 31일 체포된 지 199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는 18일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의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들의 주장과 구속 만기를 단 하루 앞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결정으로 이들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이날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온 안 전 비서관은 심경 등을 묻는 취재진 말에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뒤이어 나온 이 전 비서관은 “다음에 뵙겠다”는 말만 남겼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문고리 3인방’은 모두 풀려났다. 앞서 정호성 전 비서관은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의 형기를 모두 마치고 지난 4일 만기 출소했다. 이들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7월까지 국정원 특별사업비로 편성된 자금에서 매월 5000만∼2억원을 받아 온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은 33억원, 안 전 비서관은 27억원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재판부는 오는 21일 검찰이 형량을 제시하는 구형, 변호인단의 최종 변론,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을 듣는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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